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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수십억대 조합비 횡령·배임한 뉴타운 조합장 검거

    경찰이 수십억원대의 조합비를 유용한 서울시내 뉴타운 재개발조합 비리를 포착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철거업체와 결탁해 비용을 부풀리고, 조합 임원에게 재개발지역 부지를 특혜분양하는 등 각종 비리로 재개발 조합에 60여억원의 손해를 끼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 뉴타운 제4구역 재개발조합장 박모(57)씨 등 11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또 내사단계에서 출국한 용역업체 대표 정모(53)씨를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2007년 10월 철거업체와 짜고 철거면적을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조합비 39억여원을 과도하게 지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은 또 지난해 5월 조합 전직 임원에게 재개발지역 내 부지를 특혜분양해 조합에 약 7억 4000만원의 손해를 입히고, 2008년 9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2년간 주민동의 없이 법무비 등 명목으로 조합비 17억여원을 유용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가재울 뉴타운 4구역에는 2조원의 공사비를 투입, 아파트 63개동 4000여 가구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조합 운영의 불투명성으로 2007년 뉴타운 지정 이후 현재까지 철거 공사만 진행된 상태다. 수사에 대한 잡음도 많았다. 1년 넘게 사건을 맡아 수사하던 한 경찰관이 올해 초 용산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발령나자 주민들이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며 항의했다. 서대문서는 지난 2월 ‘가재울 뉴타운 4구역 조합비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전담 수사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인허가 과정의 뇌물 비리 등 여부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캐나다 여당 당사로 보낸 잘린 ‘사람 손발’ 범인은…

    캐나다 여당 당사로 보낸 잘린 ‘사람 손발’ 범인은…

    최근 캐나다의 집권 여당 당사로 잘려진 사람 손과 발을 연이어 소포로 보내 충격을 던진 엽기적인 범인의 윤곽이 잡혔다. 몬트리올 경찰은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살인범으로 추정되는 엽기적인 소포를 보낸 남자는 올해 29살의 루카 로카 마그노타로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 발표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용의자 마그노타가 ‘에릭 클린튼 뉴멘’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포르노 배우라는 것. 그는 지난 29일 오전 몬트리올에서 오타와의 보수당사로 잘린 사람 손과 발이 담긴 소포들을 보냈다. 이중 첫번째 소포는 보수당사 직원이 개봉했으며 심한 악취가 나는 잘린 발을 발견하고는 급히 경찰에 신고했다. 또 몇시간 후에는 인근 우체국에서 보수당사로 향하는 의문의 소포에서 역시 잘린 손이 발견됐다. 이후 몬트리올에서 잘려진 손과 발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됐으며 사망자는 백인 남성으로 용의자와 서로 아는 사이로 보인다. 몬트리올 경찰은 “용의자 마그노타는 전과 기록이 전혀 없으며 살해 동기와 보수당사로 소포를 보낸 이유도 파악되지 않았다.” 면서 “범인을 잡기 위해서 국민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서민 생활지원자금 82억 줄줄 샜다

    서민 생활지원자금 82억 줄줄 샜다

    전세지원자금, 햇살론 등 정부에서 지원하는 각종 서민 정책자금 82억원 상당을 부정대출받게 해준 부정대출 전문조직과 부정대출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수사해온 ‘서민 지원자금 부정대출사건 ’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부정대출자 524명에게 대출을 받게 해준 대부중개업자 문모(47)씨 등 2명을 상습사기 및 사문서 위조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또 김모(48)씨 등 일당 1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2명을 수배하는 한편 부정 대출받은 백모(52)씨 등 29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정모(38)씨 등 76명은 수배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서민 지원자금 부정대출 사건에 대한 수사를 펴 전세자금 부정대출을 알선한 문씨 등 일당과 부정 대출자 140명을 적발했다. 경찰은 이후 수사를 확대해 이번에 창업자금과 대출 전환 직장인 소액대출 사기 행각을 추가로 밝혀냈다. 문씨 등 부정대출 조직 일당은 2009년 3월부터 최근까지 275회에 걸쳐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중 금융기관에 가짜 전세계약서 등을 제출해 전세자금, 창업자금, 햇살론, 행복드림론 등 정부의 서민지원금 82억원을 부정 대출받게 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생활정보지 등에 ‘금융권 당일 신용대출 가능’이라고 광고해 대출 희망자를 모집했으며 자금 대출이 이뤄지면 대출금의 30∼50%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 등 지금까지 30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대출 자격이 안되는 사람을 자격자로 만들고자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과 재직증명서 등을 가짜로 만들거나 위장사업체를 설립하는 수법 등으로 대출관련 서류를 허위로 만들었다. 문씨 일당은 국책자금을 운용하는 은행이 대출금이 회수되지 않을 경우 한국주택 금융공사에서 대신 충당을 해주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직접적인 손해가 없어 대출심사가 허술한 점을 노렸다. 이들이 사기에 이용한 서민 대출자금의 경우 최대 1억 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회수불가시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90%를 보증해준다. 경찰은 대출금이 상환되지 않더라도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에서 대부분을 보증하기 때문에 금융권의 대출심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이들의 여죄를 캐기 위해 그동안 수사를 계속 해왔으며 전세자금 부정대출뿐 아니라 창업자금 대출 등의 부정대출도 저지른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조희팔 형, 자수한 뒤 동생 사망엔 침묵… 왜?

    4조원 규모의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55)씨에 대한 경찰의 사망 발표<서울신문 5월 22일자 9면> 뒤 조작·위장설 등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달 자진 귀국, 구속된 조씨의 형(57)도 동생의 사망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형 조씨는 “중국 도피 때 동생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경찰의 신문에 “한 번 정도 만났을 뿐 자주 연락하고 지내지 않아 잘 모른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형 조씨가 동생의 죽음을 실제 몰랐는지, 아니면 함구했는지를 두고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형 조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동생 희팔씨 소식을 4개월이 지나도록 몰랐다면 다단계 사기 피해자들의 주장대로 ‘자작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가족들조차 사기에 능한 만큼 말을 맞추고 사망을 조작했을 것”이라면서 “유가족 진술처럼 시신 훼손, 보복이 우려돼 밝히지 않았다면 굳이 더 숨어 있어야 할 시점에 동생의 소재를 쫓는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것이 설명이 안 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은 “조희팔 주변 인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28일 경찰청 외사국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수배됐던 형 조씨는 동생 사망 후인 지난 4월 중국 주재 경찰을 통해 “도피 생활로 피폐해져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며 자수와 함께 귀국 의사를 밝혔다. 경찰청은 곧 불법체류 신분인 조씨에게 임시비자를 발급, 수배 관할 경찰서인 부산 연제경찰서에 연락해 김해공항에서 검거토록 했다. 형 조씨도 동생처럼 불법 다단계 사기를 저지르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2005년 12월 중국으로 도망쳤으며, 동생 조씨 역시 2010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했다. 경찰 관계자는 “형 조씨가 당시 동생의 소재나 사망과 관련해 진술했다면 곧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형 조씨는 2003년 12월~2005년 10월 “천연 농약개발 벤처사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꾀어 수천여명에게 2500회에 걸쳐 47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조씨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사업 아이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KPN이라는 다단계 판매 회사를 차린 뒤 부회장직을 맡아 투자자들을 모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의 모임 측은 이와 관련, “조희팔은 친인척과 가까운 사이였는데 형조차 동생의 죽음에 대해 입을 다물었던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여론을 떠보려고 먼저 들어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유독물 치아미백제 ‘사람 잡을 뻔’

    공업용 과산화수소수가 들어간 불법 치아미백제를 제조, 환자들에게 시술한 유명 치과그룹이 경찰에 적발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해당 미백제를 섭취하면 입과 목, 식도에 심한 자극을 줘 화상까지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최대 네트워크형 치과그룹으로, 전국 100여개 의원 지점을 둔 이곳은 무료 미백이벤트를 ‘미끼상품’으로 내세워 추가 치과 진료를 유도하기도 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4일 불법 치아미백제를 제조해 사용한 A치과그룹 소속 치과의사 박모(35)씨와 상담실장 강모(35·여)씨 등 42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불법 치아미백제 제조법을 알려준 납품업체 대표 정모(60)씨 등 4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또 미국으로 출국한 그룹 대표 김모(46)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수배 조치했다. 박씨 등은 2008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공업용으로 분류되는 34.5% 농도(15% 초과는 공업용)의 과산화수소수 2~8방울에 치아연마제로 사용하는 브라이트 파우더를 섞은 치아미백제를 제조, 시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환자 4000여명이 해당 치아미백제로 시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술을 받은 환자들 중 일부는 이 시림이나 통증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등은 치과그룹 산하 병원에서 공업용 과산화수소가 치료용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화공약품을 1병당 9000~1만원에 납품하고, 제조법을 병원 관계자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미국으로 출국한 김 대표는 그룹 산하 치과병원에 공업용 과산화수소수 등을 제조, 공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출국했다. 공업용 과산화수소수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해 유독물로 분류돼 종이펄프나 섬유 표백, 폐수처리 등에 사용된다. 환경부 고시에서도 과산화수소를 6% 이상 함유한 혼합물은 ‘유독물’로 분류돼 있다. 박관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관련 법령에 과산화수소수의 유해기준을 판단할 수 있는 통계 기준이 명시되지 않아 유독물을 사용한 치아미백제 제조 행위를 가중처벌할 수 없다.”면서 “법률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다른 치과병원의 불법 의료행위를 적발한다며 도청한 이 치과그룹 직원 김모(45·여)씨 등 7명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다단계 사기왕’ 中서 돌연사 미스터리

    ‘다단계 사기왕’ 中서 돌연사 미스터리

    4조원 규모의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인 뒤 2008년 12월 10일 중국으로 밀항, 종적을 감췄던 주범 조희팔(55)씨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경찰이 21일 밝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조씨의 가족과 측근들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망 당시 응급 진료 기록과 사망진단서, 시신 화장증 등이 발견됐다. 조씨는 지난해 12월 19일 0시 15분쯤 중국 현지 호텔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 경찰은 “공조해 오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로부터 지난 21일 저녁 (사망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3만여명에 이르는 피해자 모임 측은 “사망설은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조씨의 사망을 둘러싸고 풀리지 않는 갖가지 의혹도 나오고 있다.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또 다른 미스터리다. 경찰이 확보한 중국 현지의 120구급대(119에 해당)의 응급 진료 기록을 보면 조씨는 지난해 12월 18일 한국에서 자신을 만나러 온 여자 친구 등과 함께 중국 옌타이(煙臺)시의 한 호텔에서 식사한 뒤 오후 8시 30분쯤 호텔 내 노래주점에 들러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는 나훈아의 ‘홍시’를 부르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이어 객실로 돌아와 복부 통증을 호소했다. 조씨는 “급체한 것 같다.”며 응급 진료를 요청, 구급차로 인근 인민해방군 404병원으로 가다 숨졌다. 다음 날인 19일 긴급비자수속을 밟아 출국한 가족들의 참관 아래 조씨의 장례가 치러졌고 시신은 화장됐다. 경찰은 밀항을 도왔던 조씨의 외조카 Y씨의 집에서 조씨가 생전에 썼던 중국의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응급진료기록증, 사망증명서 등을 통해 조씨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조씨 딸의 컴퓨터에 있던 51초 분량의 장례식장 동영상과 딸이 쓴 일기장 역시 사망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삼았다. 하지만 지난 17일 조씨가 운영하던 다단계 업체의 운영위원장 최모(55)씨와 사업단장 강모(44)씨 등 핵심 공범들이 도주 3년 만에 한국으로 강제 송환된 시점에서 갑작스러운 조씨의 사망 사실을 놓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경찰은 역시 여러 정황으로 미뤄 돌연사에 무게를 두면서도 ‘위장 사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장례식장을 굳이 영상으로 담아놓은 점이 석연치 않다. 수배된 피의자의 사망 증거를 남겨놓는다는 점이나 장례식 촬영 자체가 정서상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동영상에는 조씨가 입관된 모습도 나와 있다.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경찰은 “사망증명서를 발급한 의사로부터 조씨 본인임을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지만 시신이 화장된 상황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입증해 줄 수 있는 생물학적 증거인 유전자정보결합체(DNA) 확보가 불가능하다. 경찰은 “DNA 대조까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까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씨의 유족들이 피해자들의 테러나 보복을 우려해 조씨의 사망 사실을 숨겨 왔다는 게 경찰의 수사 결과다. 조씨는 중국에서 조영복이라는 가명을 쓰고 나이도 53세로 속여 생활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기의 달인으로 내연녀와 여자 친구 등 화려한 여성 편력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측근의 검거로 수사망이 좁혀져 오자 자작극을 벌였을 개연성도 100% 부정하기는 힘들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 모임 측은 “조희팔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병도 아닌 예기치 않은 사망으로 은닉해 놓은 거액의 범죄 수익금에 대한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현직 공무원 연루 비리와 자금 추적 수사가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렇지만 수백억원에 이를 범죄 수익 및 공범에 대한 수사는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1100억 유사석유팔아 조직키운 조폭

    검찰이 수도권 일대에서 1100억원대의 유사석유를 진짜로 속여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조직을 운영한 조직폭력집단 등 조폭 100여명을 무더기로 적발해 21명을 구속기소했다. 적발된 조폭 가운데는 서울 강남지역에서 새롭게 세력을 확장하던 서민약탈 조폭들도 대거 포함돼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고유가를 틈타 주유소를 조직 차원에서 직접 운영하며 1100억원 상당의 유사석유를 판매한 김모(41·행동대장)씨 등 ‘봉천동식구파’ 소속 조폭 55명을 적발, 이들 가운데 11명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 등 봉천동식구파 조직원들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주유소 19곳을 운영하며 1100억원 상당의 유사석유 7000만ℓ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유사석유 판매를 통해 조직자금 수백억원을 마련하고 대형 상가 이권에 개입하는 등 사업의 규모를 키우면서 영역 확장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유사석유를 팔아 500억~550억원의 수익금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이들은 유흥업소 운영과 철거업, 사채업 등 전통적인 조폭사업체를 운영해 오다 조직자금 확충을 위해 주유소 사업을 기획, 유사석유 제조·판매 전문가를 영입해 사업을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유사석유 판매이익금 분배과정에서 두목과 대립하면서 탈퇴한 부두목을 살해하기 위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하기도 했다. 검찰관계자는 “폭력조직이 유사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를 직접 운영하다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들은 주유소 운영권을 뺏기 위해 주유소 사장을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해외로 도주한 봉천동식구파 두목 양모씨에 대해서도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통닭이 덜 익었다.’는 이유로 배달원을 폭행하는 등 서민들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답십리파 조직원 45명을 적발, 행동대장 민모(41)씨 등 10명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답십리동 일대에서 활동하면서 조직원을 집단폭행한 ‘김포 토박이파’ 조직원들을 둔기로 보복 폭행하고, 회칼, 야구방망이 등을 가지고 다니면서 각종 폭력범죄를 저질렀다. 평범한 시민들에게도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 등으로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호남지역 폭력조직인 ‘전주 나이트파’와는 강남지역 진출 등을 놓고 전면적인 ‘전쟁’ 직전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검찰은 잠적한 두목 유모씨 등 간부급 조직원들을 지명수배하는 등 나머지 조직원들에 대한 검거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재결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폭력범죄 단체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활동을 통해 서민들을 괴롭히는 조폭을 철저하게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조폭대장 “통닭이 덜익었다며” 배달원을…

    조폭대장 “통닭이 덜익었다며” 배달원을…

     검찰이 수도권 일대에서 1100억원대의 유사석유를 진짜로 속여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조직을 운영한 조직폭력집단 등 조폭 100여명을 무더기로 적발해 21명을 구속기소했다. 적발된 조폭 가운데는 서울 강남지역에서 새롭게 세력을 확장하던 서민약탈 조폭들도 대거 포함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고유가를 틈타 주유소를 조직 차원에서 직접 운영하며 1100억원 상당의 유사석유를 판매한 김모(41·행동대장)씨 등 ‘봉천동식구파’ 소속 조폭 55명을 적발, 이들 가운데 11명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 등 봉천동식구파 조직원들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주유소 19곳을 운영하며 1100억원 상당의 유사석유 7000만ℓ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유사석유 판매를 통해 조직자금 수백억원을 마련하고 대형 상가 이권에 개입하는 등 사업의 규모를 키우면서 영역 확장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유사석유를 팔아 500억~550억원의 수익금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이들은 유흥업소 운영과 철거업, 사채업 등 전통적인 조폭사업체를 운영해오다 조직자금 확충을 위해 주유소 사업을 기획, 유사석유 제조·판매 전문가를 영입해 사업을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유사석유 판매이익금 분배과정에서 두목과 대립하면서 탈퇴한 부두목을 살해하기 위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하기도 했다.  검찰관계자는 “폭력조직이 유사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를 직접 운영하다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들은 주유소 운영권을 뺏기 위해 주유소 사장을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해외로 도주한 봉천동식구파 두목 양모씨에 대해서도 신병을 확보하는대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통닭이 덜 익었다’는 이유로 배달원을 폭행하는 등 서민들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답십리파 조직원 45명을 적발, 행동대장 민모(41)씨 등 10명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답십리동 일대에서 활동하면서 조직원을 집단폭행한 ‘김포 토박이파’ 조직원들을 둔기로 보복폭행하고, 회칼, 야구방망이 등을 가지고 다니면서 각종 폭력범죄를 저질렀다. 평범한 시민들에게도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 등으로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호남지역 폭력조직인 ‘전주 나이트파’와는 강남지역 진출 등을 놓고 전면적인 ‘전쟁’ 직전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검찰은 잠적한 두목 유모씨 등 간부급 조직원들을 지명수배하는 등 나머지 조직원들에 대한 검거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재결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폭력범죄 단체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활동을 통해 서민들을 괴롭히는 조폭을 철저하게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1300억 허위세금계산서 발행…무자료 경유 불법유통 일당적발

    부산경찰청 수사2계는 16일 유령회사를 차린 뒤 전국 주유소에 무자료 경유를 불법 유통시켜 1300억원대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조모(48)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박모(37)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이모(37)씨를 수배하는 한편 이 일당에게 자금 세탁을 위한 통장을 넘겨준 김모(42)씨 등 22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사건 Inside] (31) 불탄 큰 아들 시신에 범인이 남긴 흔적은…‘순천 세 모자 살인’ 사건

    [사건 Inside] (31) 불탄 큰 아들 시신에 범인이 남긴 흔적은…‘순천 세 모자 살인’ 사건

     지난 3월 26일 밤 10시쯤 전남 순천시 덕월동 주택가. 조용하던 이 곳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큰 불이 났다.  불이 난 곳은 39세 김모 여인이 두 아들과 함께 살던 5층짜리 다가구 주택의 3층 가정집이었다. 소방당국이 곧바로 화재를 진압했지만 세 모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언뜻 보기에는 관리 부주의로 일어난 가스폭발 사고였지만 수상한 점이 발견됐다. 예상치 못한 화재로 숨진 경우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친 흔적이 남기 마련인데 세 모자는 반듯하게 누워있었던 것이다. 자세히 보니 흉기에 찔린 상처도 있었다. 살인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질렀다는 추측을 하게 만드는 단서들이었다.  경찰은 단순한 사고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사건 발생 보름 만인 지난달 9일 유력 용의자로 내연남 설모(41)씨를 붙잡았다. 경찰이 밝혀낸 설씨의 범행 수법은 냉혹하기 그지 없었다. 이른바 ‘순천 세모자 살인·방화 사건’은 일상에서 흔히 있는 갈등이 참혹한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적나라 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투자 전문가’ 내연남 말을 믿었다가…참사의 동기는 돈?  김씨는 두 번째 남편 이모씨가 외국으로 장기 근무를 나간 사이 설씨를 만났다. 설씨는 남편이 없는 김씨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다. 이웃들은 서로 누나 동생으로 부르던 김씨와 설씨를 남매 사이로 믿었기 때문에 설씨가 김씨 집에서 살다시피 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김씨는 자칭 ‘투자 전문가’인 설씨의 말만 믿고 선물 옵션에 8000만원을 투자했다. 가지고 있던 돈이 부족하자 전세금까지 빼냈다. 똑똑한 남자 친구의 말을 좇으면 큰 돈을 만질 수 있다고 믿었지만 오산이었다. 설씨는 이미 횡령과 사기 등 혐의로 검경의 수배를 받고 있는 상태였고, 전국을 돌며 도피 생활을 하다 순천으로 흘러들어온 뒤 김씨를 만난 것이었다.  결국 김씨는 큰 돈을 잃고 설씨에게 “날린 돈을 책임지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설씨 역시 주식 투자로 손해를 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랑은 식어갔고 갈등만 커져갔다. 경찰은 돈 문제로 인한 갈등이 범행의 주요 동기가 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먼저 살해한 시신은 장롱으로…치밀한 살인 행각  설씨는 김씨와 여덟살인 둘째 아들을 먼저 죽였다. 스물 한살인 큰 아들은 당시 집을 비운 상태였다. 경찰이 추정한 김씨와 둘째 아들의 사망 시간은 3월 24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 사이. 설씨는 첫째 아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울 계획도 세워놓은 상태였다. 26일 낮 첫째 아들이 집에 들어왔다.  “엄마랑 동생은 어디 갔어요?” “볼 일이 있다고 나갔는데. 잠깐 심부름 좀 해줄래?”  시신은 안방 장롱에 숨기는 등 집은 정돈해 놓은 상태라 첫째 아들은 아무런 의심을 하지 못했다. 설씨는 휘발유를 사오면서 은행에서 현금 120만원을 인출해 오라고 시켰다. 흔적은 남기지 않고 도피 자금까지 마련하려는 생각이었다.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온 첫째 아들은 곧바로 설씨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설씨는 숨겨놓은 김씨와 둘째 아들의 시신을 꺼내 침대에 눕혔다. 또 큰 아들 시신은 거실에 놔두고 주변에 흉기를 떨어뜨려 놓았다. 설씨는 유증기(기름이 증발하면서 발생한 증기)를 이용해 불을 내려고 집 구석구석에 휘발유를 뿌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에 설치된 도시가스 밸브가 파손돼 있는 점을 미뤄볼 때 설씨가 불길이 크게 번지게 하기 위해 가스를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론했다. 경찰 관계자는 “설씨가 자신이 없을 때 불이 나도록 시한장치를 설치해 발화가 늦게 이뤄지도록 유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현장에서 몸을 빼낸 설씨는 전남 광양시에 머물며 알리바이를 만들었다. 자신에게 쏠릴 의혹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혐의를 부인하는 용의자…수사 당국이 내놓은 증거는  하지만 경찰은 설씨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대부분의 살인사건과는 달리 흉기가 시신 옆에서 발견된 점, 큰 아들이 여자친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가운데 “설씨가 집에 있다.”, “휘발유를 사오라고 시켰다.”는 등의 내용이 남겨진 점 등을 미뤄볼 때 설씨가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보고 추적에 나섰다. 이후 큰 아들 가슴 부위에서 흉기로 인한 치명상이 발견됐고 기도에서 매연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용의자는 설씨로 굳어졌다  이미 4년 동안 도피생활을 하던 설씨는 쉽게 붙잡히지 않았다.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만에 공개 수사로 전환하고 수배령을 내렸다. 결국 설씨는 부산 해운대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설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큰 아들이 숨지고 난 뒤 불이 났다는 것을 입증하는 부검 자료와 문자메시지, 설씨의 운동화에서 발견된 큰 아들의 혈흔 등은 설씨가 범인임을 가리키고 있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 4일 설씨를 살인, 사체 손괴,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설씨는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설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어떤 범죄도 완벽하게 흔적을 지울수 없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들이 확보됐으니 공정한 판결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미주통신] 성폭행 도주범 맥도날드서 포르노보다 덜미

    [미주통신] 성폭행 도주범 맥도날드서 포르노보다 덜미

    4살짜리 친척 아동을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20년형을 선고받고 8년을 복역한 후 가석방 상태에서 도망친 성폭행범이 공공장소에서 태연히 포르노를 보다 덜미가 잡혔다고 미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브렌트 캘로그(43)로 알려진 이 ‘뻔뻔남’은 8일(현지시각) 미 조지아주 로즈웰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그것도 어린이를 비롯한 손님이 붐비는 점심시간에 자신의 노트북으로 유유히 나체의 젊은 여성이 나오는 포르노를 감상하고 있었다는 것. 손님의 항의를 받은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마주치자 멀리 못 가 체포되고 말았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 ‘뻔뻔남’이 바로 가석방 후 소재지가 파악되지 않아 다시 수배된 피의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어떻게 공공장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자녀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분노를 표출했다. 캘로그는 이번 건으로는 6000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상태이나 보석 되더라도 이전 도주 혐의와 함께 다시 재판에 넘기질 것이라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다니엘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속옷 폭탄’ 용의자, 이중첩자였다

    테러 조직 내부에 잠입한 이중 첩자, 미국 항공기를 노리는 최신식 ‘속옷 폭탄’, 이중 첩자의 활약으로 인한 위기 일발. ‘미션 임파서블’ 같은 첩보물에서나 있음직한 일이 미국과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 사이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속옷 폭탄으로 예멘발 미국행 민간 항공기를 폭파하려던 테러 계획이 미 정보당국이 알카에다 예멘지부(AQAP)에 심어놓은 이중 첩자에 의해 사전 적발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 첩자가 미 중앙정보국(CIA)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보국의 협력에 의해 AQAP의 중심부에 침투했으며, 수주 동안 테러조직 지도부의 신임을 받은 뒤 자살 폭탄 테러 임무를 자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첩자는 지난달 항공기 테러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속옷 폭탄을 AQAP로부터 받자마자 미국행 항공기를 타지 않고 아랍에미리트연합을 경유해 CIA와 사우디 정보국에 이를 넘겼다. 그는 폭탄과 함께 AQAP의 수뇌부 등과 관련한 내부 정보도 CIA 등에 전달했다. 이 폭탄은 AQAP의 최고 폭탄 제조 전문가인 이브라힘 하산 알아시리가 가장 최근에 만든 것으로 보이며, 속옷에 딱 들어맞게 바느질 처리돼 공항 검색대의 정밀한 몸 수색으로도 발견하기 힘들도록 고안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정보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폭발물이 고성능 군사용 화약으로 만들어져 공격이 이뤄졌다면 틀림없이 항공기가 폭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은 속옷 폭탄이 실제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는지, 폭탄이 어떤 성분으로 제조됐는지 등을 정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첩자는 최근 수년 동안 예멘 내부 테러그룹에 대항하는 CIA 요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했다. 테러 수배자 파드 무함마드 아메드 알쿠소 등을 사살한 무인 항공기의 지난 6일 공격과 관련해 결정적 정보를 제공한 사람도 이 첩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쿠소는 지난 2000년 미 해군 구축함 폭파 사건을 비롯한 테러 혐의로 수배령이 내려진 인물이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 첩자의 예멘 내부 활동을 CIA가 모두 파악하고 있었지만, 그가 CIA 요원은 아니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그는 현재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사우디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정약용 탄생 250주년 맞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정약용 탄생 250주년 맞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누구나 출생의 비밀은 있다. 이름을 빛낸 위인의 경우에는 더욱 관심이 쏠린다. 그 비밀의 문으로 잠시 들어가보자. 다산 정약용은 1762년(영조 38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꼭 250년 전인 음력 6월 16일, 아버지 하석 정재원(荷石 丁載遠)과 어머니 해남 윤씨(海南 尹氏) 사이에서 출생했다. 태어난 곳은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이다. 아버지는 대과에 급제하지 않았지만 영조 임금의 특별한 지시로 연천현감, 화순현감, 예천군수 등 고을 수령을 지냈다. 조정에 들어와서는 호조좌랑과 한성서윤을 지내고, 다시 수령으로 나가 울산부사를 거쳐 진주 목사까지 지냈다. 어머니는 고산(孤山) 윤선도의 후손이요, 공재 윤두서(恭齋 尹斗緖)의 손녀였다. 윤선도의 증손자인 윤두서는 한국 회화사에 유명한 자화상을 남긴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세 부인 사이에 모두 5남 5녀, 그러니까 10남매가 있었다. 첫 부인은 24세로 요절한 의령 남씨. 소생으로 큰아들 약현(若鉉)이 있다. 둘째 부인 해남 윤씨와 사이에 약전(若銓), 약종(若鍾), 약용(若鏞) 3형제와 딸을 두었다. 딸은 나중에 조선 최초의 영세교인인 만천(蔓川) 이승훈에게 시집간다. 다산 정약용의 나이 9세 때 어머니 해남 윤씨가 세상을 뜨고 말았다. 12살 때 서울에서 20세의 김씨(1754~1813)를 데려왔다. 어린 다산을 친자식처럼 돌봐준 그가 바로 서모(庶母) 김씨다. 서모 김씨는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를 지낸 김의택(金宜澤)의 딸로 슬하에 3녀 1남(약횡)을 두었다. 다산의 작은형 약종은 형제보다 뒤늦게 천주교를 접했지만 그 믿음이 독실하여 신유사옥 때(1801) 희생됐다. 전도에 힘쓰다가 책롱사건(册籠事件)으로 마흔 둘의 젊은 나이에 순교했다. 형 약전과 막내(다산)가 믿음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형제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다. 엄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배교하지 않은 약종의 아들 철상(哲祥), 하상(夏祥), 딸 정혜(貞惠) 역시 천주교로 인해 요절했다. 형 약전은 학문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다. 다산과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의 인연뿐만 아니라 다산의 학문을 알아주는 지기(知己)이기도 했다. 1801년 11월 하순 함께 귀양길에 올라 나주 율정점(栗亭店)에서 눈물로 헤어진 후 16년 동안 서로 한번도 보지 못했다. 약전은 그의 나이 59세인 1816년에 유배지에서 세상을 떴다.(다산연구소 자료 참조) 올해 정약용 탄생 250주년을 맞아 다산의 생애와 학문, 사상을 재조명하는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국립박물관과 실학박물관의 전시회, 음악제, 국제학술대회 등이 잇따른다. 지난 3월부터 올 12월까지 계속된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다산의 일대기가 처음으로 판소리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다산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오는 9월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정해석 명창에 의해 1시간 20분동안 진행된다. 창본은 김세종씨. 특히 영문판 CD까지 제작, 세계 각국에 보급할 예정이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다산을 기리는 판소리 무대는 있었지만 75년 생애를 오롯이 담기는 처음이다. 이 밖에 다산이 직접 쓴 글씨와 그림을 전시하는 ‘한국 서예사 특별전-다산 정약용 탄신 250주년 기념전’이 다음 달 9일부터 7월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또 다산 기념 음악회가 8월 24일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다. 다산연구소의 박석무(69) 이사장. 그는 요즘 이 같은 행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올해로 다산 연구에 몰두한 지 40년째가 된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순화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이사장은 연구소 설립 이후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편지를 지금까지 700여회 쓰고 있다. 자리에 앉으면서 최근에 쓴 편지에 대한 얘기가 먼저 나왔다. ‘대군(大君)이다, 멘토다, 실세 중의 실세다라는 사람들의 감옥행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딱하고 국가 체면도 구겨질 대로 구겨져 버렸습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큰소리치면서, 그들을 그런 직위에 임명했던 임명권자의 입장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중략)화려했던 권력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 부와 권세를 놓치고 감옥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분들, 그런 기회에 목민심서라도 읽으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감옥행을 보면서 다산의 시선으로 글을 썼다. 또 있다. ‘정약전·약용 형제는 세상에 없는 지기지우인 동포 형제였습니다. 두 분이 주고 받은 편지나 학문적 토론의 글들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는 사이였습니다.(중략)오늘의 세상에야 사촌이 남이 된 것은 오래 전의 일이고 친형제조차도 재산 싸움에 남보다 더 원수지간이 되고 있음은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재벌가의 왕자난이나 쟁송(爭訟)의 보도를 읽다보면 다산 형제의 우애가 세상을 바로잡을 청량제로 여겨집니다. 오늘에도 그런 형제애를 복원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편지의 내용은 전국 35만 4000여명에게 이메일로 보내진다. 일주일에 주말을 제외한 4~5차례 꼬박꼬박 쓴다. 어리석은 질문 하나, 박 이사장은 목민심서를 몇 번이나 읽었을까. “몇 번 읽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사회 현상을 보면서 문득문득 목민심서나 논어를 다산적으로 해석한 글들을 생각날 때마다 다시 뒤적이고 그 뜻을 가슴에 담지요. 수시로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편지 쓸 때에도 다산의 눈으로 비판하는 것입니다. 대학이나 단체 등에 강의 나갈 때도 다시 목민심서를 읽고 가지요. 성균관대에서 ‘다산과 21세기’라는 교양과목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아주 명품강좌로 소문났다지요(웃음).” 지금도 틈 날 때마다 다산을 연구한다는 그는 대학 시절부터 ‘반계수록’ 등 실학에 관심을 두었으며 1971년 대학원 때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석사 학위논문을 쓴 것을 계기로 다산 연구와 인연을 맺었다. 1973년 유신에 항거하다 투옥됐을 때에 다산의 책을 여러 차례 읽었고 이후 8개월 수배 생활 동안에도 다산을 공부했다. 1982년 3월 복권됐을 때 비로소 7년 동안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 시작해 다산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편역,발간했다. 이 책은 지금까지 50여쇄나 찍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다산은 학문의 깊이가 끝이 없는 최고의 학자이자 사상가입니다. 다산은 520여권의 방대한 저술을 통해 정치, 행정, 법학, 경제, 지리, 의학, 공학 등을 아우르면서 인간존중 사상, 개혁정신, 실사구시의 철학 등을 펼쳐 시대정신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학자로서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안목과 방대한 지식을 섭렵하고 있지요. 특히 유배지에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의 인간성과 철학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산이야말로 칠흑같이 어두운 봉건시대에 실낱같은 한 줄기의 민중적 의지로 75년동안 치열하게 살다 간 역사적 인물이지요.” 가난에 찌들어 굶어 죽어가는 이웃의 아픔을 견디다 못해 공동 경작에 의해 공동분배하도록 하자고 혁명적인 전론(田論)을 주장하기도 했고 부정부패와 착취를 일삼는 관리들을 어떻게 해야 올바른 생각으로 돌아서게 할 수 있을까 해서, 관리들의 지침서인 ‘목민심서’를 저술한 것, 그리고 시를 통해서 백성들을 일깨워 보고자 했던 그의 생애는 2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따르고 연구하려는 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산은 22세때 진사과에 합격했는데 정조임금이 답안지를 직접 읽고 휼륭한 인재임을 알고는 근처에 있도록 하면서 자주 교류가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시문행사때마다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다산을 늘 아꼈고 기쁨을 누렸습니다. 정조는 다산을 통해서 사실상 정치를 바로 할 수 있었고 그런 다산은 정책 보고서를 임금에게 직접 올리게 됩니다.” 박 이사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요즘처럼 가족윤리가 무너지고 사제 간의 의리도 깡그리 파괴된 때, 우리는 다산의 사상과 철학을 통해 가족의 중요함과 사제간의 정다운 의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산의 효제(孝悌)사상을 새삼 강조했다. 다산의 탄신일과 관련해서는 “1762년 6월 16일에 태어났는데 그날이 양력으로 8월 5일이어서 생일 기념은 매년 8월 5일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그날에 회혼례, 산신제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석무 이사장은 1942년 전남 무안에서 4대째 한학을 공부해온 집안에서 자랐다. 전남대 법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로 구속되는 등 민주화 운동에 투신, 4차례 옥고를 치렀다. 1971년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다산 연구에 집중했다. 1973년 유신반대 유인물인 전남대학교 ‘함성’지 사건에 연루돼 1년 동안 복역하면서 감방 안에서 본격적으로 다산 저술에 대한 연구의 시간을 가졌다. 출옥후에는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발간했다. 지금까지 50쇄나 찍을 정도로 꾸준히 읽히고 있는 명저가 됐다. 1980년 광주항쟁 때는 관련 주모자로 몰려 오랜 수배생활 끝에 붙잡혀 1년 3개월여를 또다시 복역했다. 1988년 13대 국회에 진출한 후 14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국회다산사상연구회를 조직, 간사를 맡아 활동을 펼쳤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과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연세대학교 초빙교수, 전남대학교 초빙교수와 단국대학교 이사장, 한국고전번역원 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석좌초빙교수이자 (사)다산연구소의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다산기행’, ‘우리 교육을 살리자’, ‘풀어 쓰는 다산 이야기1,2’,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가 있으며, 편역서로는 ‘흠흠신서’, ‘애절양’, ‘다산산문선’, ‘나의 어머니, 조선의 어머니’ 및 ‘다산 논설선집’, ‘다산 문학선집’(공편역) 등이 있다.
  • 김찬경 회장 56억 빼돌리다 도난당해

    김찬경(56)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한 달 전 비자금으로 보이는 56억원을 빼돌리다가 50년 지기 친구에게 도둑을 맞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전 2~4시 사이 아산시 송악면 외암 민속마을 건재고택에서 김 회장이 전날 스타크래프트 외제 승합차에 싣고 온 뭉칫돈을 별장 관리인 김모(56)씨가 훔쳐 달아났다. 승합차 안에는 5만원권으로 5억 6000만원씩 담은 복사용지 박스 10개가 실려 있었다. 김씨는 김 회장이 호텔로 잠자러 간 사이 승합차 뒷유리를 망치로 깼다.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리에 수건을 대고 망치를 휘두르는 치밀함을 보였다. 차 안으로 들어간 김씨는 박스를 자신의 승용차로 실어 나른 뒤 도주했다. 김씨는 김 회장의 고향 친구로 초등학교 동창이다. 김 회장은 세계문화유산 잠재 목록에 등재된 외암민속마을 내 국가지정 문화재인 건재고택(국가 중요민속자료 제233호)을 몇년 전 매입해 김씨를 관리인으로 두고 별장처럼 사용해 왔다. 김 회장은 이 돈을 도둑맞은 뒤 지인에게 “그×이 돈을 갖고 튀었으니 어떻게 하느냐.”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범행 후인 지난달 10일과 18일 울산에서 김 회장 측근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돈을 돌려줄 것처럼’ 안심시켰다. 하지만 김씨는 최근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좀 챙겨야겠다. 어차피 비자금이니까 (김 회장이) 신고도 못할 것”이라고 호기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믿었던 친구 김씨에게 도둑맞은 뒤 이 사실이 알려질까봐 아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고향 후배 박모(47)씨가 도둑맞은 것처럼 허위 축소 신고토록 시켰다. 박씨는 아산경찰서를 찾아가 “종업원이 내 차에 있던 사업자금 35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박씨를 소환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달아난 김씨를 출국금지시킨 뒤 전국에 수배했다. 또 수감 중인 김 회장이 돈의 사용처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장] 김찬경 회장 기상천외한 밀항작전, 운전사 한마디에 ‘물거품’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장] 김찬경 회장 기상천외한 밀항작전, 운전사 한마디에 ‘물거품’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200억 중국 밀항’ 계획은 치밀했다. 김 회장은 겉으로는 저축은행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믿도록 행동했다.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를 유예받을 당시에 미래저축은행에 넣어두었던 부인 하모씨의 예금 10억원을 선뜻 인출해 후순위채를 샀다. 후순위채는 영업정지를 당하면 날아가는 것이어서 어떻게든 저축은행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읽히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충남에 있는 개인 명의의 골프리조트를 매각하려는 시도도 하는 듯했다. 골프장은 고객 돈 1500억원을 불법대출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저축은행 서울 서초동 본점과 주로 거래하는 우리은행 서초지점에서 법인통장에 들어 있던 200억원을 인출하는 과정도 치밀했다. 김 회장은 “증자를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의심을 피하기 위해 200억원 중 70억원은 수표로 준비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예금 인출 하루 전인 2일이었다. 현금을 미리 확보한 김 회장은 3일 출근하지 않았다. 저축은행에 파견돼 있던 금융감독원 감독관은 아침부터 김 회장을 찾았다. 저축은행 감찰실장에게 김 회장을 찾아내라고 다그쳤고, 감찰실장은 김 회장의 승용차 운전기사 A씨를 수배했다. 저축은행에 모습을 나타낸 A씨는 감독관 등이 몰아세우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같은 날 저녁에 경기 화성시 궁평항에서 소형 어선을 타고 중국으로 밀항하려 한다고 털어놨다. 5개월간 김 회장이 치밀하게 준비한 ‘밀항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당국의 요청에 따라 A씨는 김 회장에게 돌아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A씨는 오후 5시 130억원을 현금으로 찾아갔다. 손수레로 김 회장의 승용차 트렁크에 돈을 실었다. 돈은 5만원권을 1000장씩 흰색 종이 띠로 두른 묶음을 10개씩 가로로 쌓아 비닐로 포장돼 있었다. 비닐 포장 하나가 5억원인 셈이다. 총 35개 정도의 비닐 포장 중에 운전기사는 26개(130억원)를 찾아갔다. 김 회장은 이후 2~3시간 사이에 이 돈을 쪼개 지인들에게 숨겨두고 궁평항으로 떠났다가 현장에 잠복 중이던 해경에 붙잡혔다. 해경은 수개월전 저축은행 고위관계자가 밀항을 준비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 중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신용불량자 신분이었다. 그는 건설회사 태산의 연대보증을 섰고 태산은 2007년 파산됐다. 2011년 3월 확정판결에 따라 신용불량자가 됐지만, 미래저축은행 지분 취득은 2000년에 이뤄졌기 때문에 대주주 결격 사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편 김 회장은 국가지정 문화재를 매입해 직원들과 술판을 벌인 행동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의 상징적 고택인 ‘건재고택’과 ‘감찰댁’ 등 모두 8채를 차례로 구입한 뒤 ‘별장’처럼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2009년 봄 건재고택 등으로 직원 100여명을 데려와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술판을 벌였다. 일부 직원은 마을 공중화장실에 토하고 마을 관리인과 말다툼을 했다. 건재고택은 조선 후기 학자 외암 이간(1677~1727)의 생가로 2000년 1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33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아산 이천열·서울 이경주기자 성민수PD kdlrudwn@seoul.co.kr
  • 폐수 처리업체가 폐수 무단방류

    울산 지역 폐수처리 업체가 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채 상습적으로 비밀 배출관을 통해 폐수를 공공수역에 흘려보내다 적발돼 268억원의 수질초과배출부과금을 물게 됐다. 울산시는 처리하지 않은 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한 폐수처리 업체 S사를 적발해 영업정지 3개월, 폐수배출시설 조업정지 20일, 수질초과배출부과금 268억원을 부과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업체는 2004년부터 온산공단 일대의 폐수를 위탁처리(하루 처리량 500㎥)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 업체는 지난해 8월 8일부터 같은 해 11월 24일까지 위탁받는 폐수를 처리하면서 일부만 정상처리하고, 나머지 3만 7726㎥를 가지관(비밀 배출관)을 통해 공공수역에 무단 방류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시는 이 업체에 대해 폐수처리업 영업정지 3개월, 폐수배출시설 조업정지 10일, 수질초과배출부과금 206억원을 부과했다. 울산지검은 이 회사 대표 김모씨를 구속했다. 또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2~23일, 배출량 7100㎥)과 올해 1월(9~18일, 배출량 3062㎥) 시의 단속에서 잇따라 적발됐다. 시는 이 업체에 개선명령과 조업정지 10일, 수질초과배출부과금 62억원을 부과했다. 특히 이 기간에 무단 방류한 폐수는 배출허용 기준을 최고 70배까지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 조사 결과 총질소는 3924.084㎎/ℓ(기준 60㎎/ℓ)로 기준치의 65배를, 아연은 189.146㎎/ℓ(기준 5㎎/ℓ)로 기준치의 37.8배를, 용해성 철은 702.13㎎/ℓ(기준 10㎎/ℓ)로 기준치의 70.2배를, 총질소는 기준치의 62.7배, 불소는 기준치의 29.7배를 각각 초과했다. 시 관계자는 “폐수 무단방류는 자연환경을 직접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강력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면서 “앞으로도 환경오염 행위가 적발되면 강력한 행정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시에서 부과한 62억원에 대해 검사과정 등에 이의를 제기,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美 대사관 피신 中인권변호사 천광청 신병처리 어떻게?

    ■ 궁지몰린 中 중국 당국으로부터 탄압받아 온 천광청(陳光誠) 인권 변호사의 미 대사관 피신 사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처리 향방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천 변호사의 피신은 당국이 납치와 감금, 투옥 등 불법적인 수단으로 공산당을 비판하는 민주 인사들을 탄압해 왔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 최근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을 처리하면서 유독 법치주의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로서는 진퇴양난의 궁지에 몰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천, 망명보다 중국 내 활동 원해 중·미 양국 모두 사태의 조기 해결을 바란다는 점에서 이르면 오는 3일 전략경제대화가 시작하기 전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반중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BBC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29일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베이징에 도착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중국이 미국 정부로부터 천 변호사 문제와 관련해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사태의 조기 해결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은 당장 북한, 시리아, 이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공개적으로 중국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며, 중·미 전략경제대화도 경제와 통상을 주제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정부의 압력 여부와 상관없이 천 변호사의 뜻대로 움직여 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미국의 영사 보호를 받고 있는 천 변호사 역시 중국의 지시에 순순히 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결국 천 변호사가 미국으로 보내지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천, 美 로크 中대사와 만나” 천 변호사는 톈안먼 사태 이후 수배령이 내려졌던 팡리즈(方勵之)나 국가 기밀을 제공해 ‘배신자’로 규정된 왕리쥔(王立軍)의 사례와 다르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처분을 기다리는 입장이 아니다. 더욱이 천 변호사는 망명 의사를 밝힌 적이 없으며 오히려 중국에서 기본권과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자신과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한 관료·부패인사들을 처벌해 달라며 법치주의에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중국 당국으로 하여금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스스로 인정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천 변호사의 뜻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차이나에이드의 푸시추(傅希秋)는 “천이 자유로운 중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조치를 취해 줄지가 향후 그의 거취를 결정할 관건”이라고 전제한 뒤 “중국이 그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없다면 해외에서 편안히 생활할 수 있도록 중·미가 함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의 탈출을 도운 후자(胡佳)는 “천 변호사가 게리 로크 주중 미 대사와도 면담했다.”고 밝혔다고 명보가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고민중인 美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입장에서 인권 변호사 천광청 문제는 중국에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우선 천 변호사를 중국 정부에 아무 조건 없이 넘겨 주는 일은 오바마 정부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꼴이다. 미국 정부는 줄기차게 중국 인권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가깝게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해 11월 천 변호사의 가택 연금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재선을 앞두고 미국 여론을 신경 써야 한다는 점도 오바마로서는 부담이다. ●3일 전략경제대화 전 봉합 총력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지난 27일 성명에서 “미 당국자들은 천광청과 가족들이 또 다른 박해에서 보호받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선거 이슈화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렇다면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하나는 중국 정부로부터 천 변호사를 처벌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신병을 넘겨주는 것, 다른 하나는 중국 정부로부터 천 변호사의 망명을 얻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방안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사법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두 번째 시나리오가 더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미 CBS방송도 “미국이 천광청과 그의 가족을 미국으로 망명시키는 쪽으로 중국과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망명을 허용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데다 천 변호사의 망명이 제2, 제3의 망명 사태를 부르면서 체제 기반이 흔들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中, 천 망명거부땐 외교갈등 장기화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당국자들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면전에서까지 인권 문제를 제기할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그러던 그들이 이 문제에 관해 지금까지 함구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양보를 얻어 내는 게 간단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워싱턴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부랴부랴 중국 방문길에 오른 데서도 정면 대결보다는 중국을 달래 망명을 관철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만약 중국이 망명을 거부한다면 천 변호사의 미 영사관 체류가 길어지면서 양국 간 장기 외교 갈등 이슈가 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천 변호사 본인이 망명보다는 중국 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이라면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정부는 물론 천 변호사도 설득해야 하는 이중과제를 안은 셈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MB 멘토’ 최시중 구속

    ‘MB 멘토’ 최시중 구속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30일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8억여원을 받은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검찰은 또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2일 오전 소환해 이 전 대표로부터 청탁과 함께 11억여원의 금품을 받았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이명박 정권의 최고 실세이자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 최 전 위원장의 구속으로 이번 사건 수사는 최대 고비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박 전 차관과 서울시 고위 간부 등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박병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금품 공여자의 일관된 진술 등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건설브로커 이동율(60·구속)씨를 통해 이 전 대표로부터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13차례에 걸쳐 8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뭔가 많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큰 시련이라 생각하고 그 시련을 잘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한 뒤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건설브로커 이씨의 운전기사 최모(44·구속)씨가 이씨의 차 트렁크에 실린 돈을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동봉해 최 전 위원장에게 보낸 협박 편지 내용을 공개하며 ‘대가성’ 입증에 주력했다. 편지에는 ‘그 돈의 성격을 잘 아시겠지만 시청에 말씀 좀 잘해 달라는 돈인 걸 알지 않느냐. 8억원의 현금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검찰은 또 박 전 차관으로부터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강철원(47)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이 이날 중국에서 귀국하자마자 불러 당시 상황 등을 조사했다. 한편 사정 당국은 박 전 차관이 경북 포항 지역 기업인으로 친분이 깊은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을 통해 카메룬에 머물고 있는 CNK인터내셔널 오덕균(46) 대표와 검찰 수사 상황 등과 관련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이날 “오 대표는 지난 1월 이 회장 이메일을 통해 박 전 차관에게 ‘800여억원 횡령이라니 말이 되느냐. 억울하다. 귀국해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따졌고 이에 박 전 차관은 오 대표에게 메일을 보내 귀국을 적극 만류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지난해 10월 카메룬으로 출국한 뒤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으며 검찰은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에 수배한 상태다. 검찰은 이 회장이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박 전 차관이 받은 돈 등을 ‘세탁’해 온 정황을 포착, 이 회장 자택 등에 대해 지난 28일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이 회장과 박 전 차관의 커넥션에 주목하고 있다. 김승훈·안석기자 hunn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자스민, 오원춘과 재외동포/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자스민, 오원춘과 재외동포/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1980~90년대 일본 정계에 아라이 쇼케라는 정치인이 있었다. 본래는 대장성 관료였지만 정치에 입문, 재수 끝에 중의원에 당선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정치 스캔들에 연루돼 1998년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의 부친은 장례식에서 “우리들은 부초(浮草)와 같습니다. 고향도 조국도 없습니다.”라는 고별사를 하며 울먹인다. 아라이 쇼케의 본명은 박경재, 제일동포 3세다. 결혼은 일본 여인과 했고, 이름도 일본 이름을 썼다. 그때 이름은 아라이 다케시였다. 국적은 한국이었다. 하지만 때론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않은 차별과 이미 일본인으로 성장해 버린 그의 정체성 갈등 등 여러가지 이유로 1962년 일본으로 귀화를 신청, 우여곡절 끝에 5년 만에 일본인이 된다. 이후 그는 우리의 고시에 해당하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 대장성에서 근무를 하다가 정치로 방향을 전환해 중의원에 당선(1986년)된다. 하지만 그 이면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선거전에서 그가 한국인이라는 가계도가 나돌고, 첩자라는 흑색선전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런 시련을 극복하고 그는 정치에서도 한동안 잘나갔지만 증권투자 스캔들은 극복하지 못한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나서고, 당 안팎의 비난이 그에게 집중되자 죽기 전 “다들 했는데 유독 왜 나만…민족차별 아닌가.”라고 울분을 쏟아내기도 했단다. ‘4·11 총선’에서 한 정당의 비례대표로 결혼이주 여성인 필리핀계 이자스민이 당선됐다. 선거 전엔 오원춘이라는 조선족 교포가 행한 엽기적인 20대 여인 살해사건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이주자에 대한 비난과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지지한 정당의 패배, 그리고 경찰의 안이한 대응 탓에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 잔인한 범죄의 희생자가 된 데 따른 분노라는 점은 이해한다. 따라서 일과성으로 그치고 시간이 흐르면 일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칫 이번 일을 계기로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 국적 취득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외국에서 들어오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100년이 넘는 이민역사에다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재외동포는 700만명을 헤아린다. 이른바 국제화 시대이다. 어느 나라든지, 심지어 북한까지도 외국인을 배척하고 살 수 없게 국제 환경은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순기능도 있고, 역기능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거주자 증가는 장점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 싫다고 내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우리나라 거주 외국인 가운데 상당수가 폐수배출업종이나 건설현장, 서비스업 등 3D 업종에 종사한다. 특히 건설업 종사자도 20여만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이들이 일거에 빠져나간다면 우리 경제가 지탱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000만명의 인구에 120만~130만명의 외국인은 그리 많은 수는 아니다. 한 도시의 20%를 넘는 이주 외국인 때문에 정체성 위기를 겪는 유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820만명의 인구 가운데 자국민은 100만명이 채 안 된다. 카타르는 92만명 중 자국민은 20여만명에 불과하다.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상태에서도 큰 탈 없이 이들은 국가를 유지한다. 이달 초 중동에 다녀왔다. 한 산유국을 방문할 때 입국장에서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던 제3국 근로자들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간편하게 입국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일부 국가는 비자도 필요 없었다. 30여년 전 우리 근로자들이 중동현장에 나갈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는 게 현지 주재원의 얘기다. 외국인 범죄자에 대한 단죄와 외국인 관련 치안의 허점 등 정부의 실책은 따져야 한다. 하지만 극소수 때문에 대다수 선량한 외국인 이주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해져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어느 나라에선가 편견 때문에 고통받는 우리 교포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자. sunggone@seoul.co.kr
  • “자수할테니 현상금 100달러 줘” 황당 테러리스트

    “자수할테니 현상금 100달러 줘” 황당 테러리스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의 중간급 지도자가 17일 “사진 속 수배자가 바로 나”라면서 자수한 뒤 현상금 100달러(약 11만 4000원)를 요구했다고 BBC 등 해외언론이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크티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탈레반 반군 지도자 모하마드 아샨은 자신의 현상수배 포스터를 들고 사 호우자 지역 경비 초소를 직접 찾아 “사진 속 인물이 내가 맞다.”고 자수했다. 경비 초소의 군경들은 일단 아샨을 체포한 뒤 지문과 사진 등을 대조·확인한 결과 현상수배 리스트에 오른 반군임을 확인했다. 체포 당시 아샨은 아프가니스탄 군경의 보고를 받고 현장에 나온 미국 요원에게 “수배중인 인물이 내가 맞다.”면서 그에게 걸린 현상금 100달러를 당장 받을 수 있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현지의 한 미군 관계자는 아샨을 두고 ‘가장 멍청한 테러리스트’라며 조롱했다.”고 전했으며,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자신의 현상금을 요구한 아샨의 자수는 현재 탈레반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편 현지에 있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및 아프가니스탄 군 측은 아샨이 왜 스스로 자수를 했는지에 대해서 아직 밝혀내지 못했으며, 아샨이 실제로 현상금을 수령했는지 역시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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