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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세 차이 ‘돌싱 커플’ 4년간 母子 행세하며 상습사기

    “옆 아파트 201호에 살고 있는데 저희 엄마 연락받으셨어요?” 김모(28)씨는 지난 1월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미용실에 들어서며 주인 유모(40·여)씨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유씨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김씨는 무안한 표정으로 대뜸 휴대전화를 건넸다. 전화기에서는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언니 저 몰라요? 전에 머리 하러 갔었는데. 제가 지금 병원인데 아들한테 3만원만 빌려주세요. 이따가 들어가는 길에 바로 드릴게요.” 너무나 태연한 말투에 유씨는 단골손님이겠거니 하며 의심 없이 김씨에게 돈을 건넸다. 그러나 돈을 갚는 사람은 없었다. 유씨는 한참이 지나서야 속았다는 걸 깨달았다. 김씨와 진모(46·여)씨가 함께 벌인 사기행각이었다. 이들은 서울 광진구 중곡동 인근 제일·노륜산·군자 등 재래시장 등을 돌며 아들과 엄마로 행세를해 상인들의 돈을 편취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1월 17~21일간 9회에 걸쳐 28만원을 속여 뺏은 것으로 확인했다. 황당한 건 이들이 사실은 모자(母子)가 아니라 18살 차이 나는 ‘커플’이라는 사실. 2009년 이혼한 김씨는 이듬해 인터넷 채팅으로 이혼녀 진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 절도·사기 등 전과 14범인 김씨와 전과 2범인 진씨는 부모 자식뻘 나이 차에도 죽이 잘 맞았다. 찜질방과 여관을 전전하던 이들은 엄마와 아들 행세를 해 생활비를 벌기로 머리를 짜냈다. 붐비는 영세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전국을 누볐다. 주로 여주인이 혼자 지키는 미용실, 정육점을 타깃으로 했다.빌린 돈은 가게마다 3만~4만원 정도. 편취 금액이 비교적 적어 신고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한 지역에서 며칠간 바짝 돈을 챙기고서 소문이 나기 전에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 둘은 PC방에서 현금 20만원을 훔쳐 광주광산경찰서에 특수절도 혐의로 지명수배돼 있었으며, ‘모자연기 사기’로도 수배 중이었다. 이들은 “2010년 10월부터 최근까지 40~50차례 현금을 편취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여죄가 더 있을 걸로 보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30일 김씨와 진씨를 상습사기 및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46억 가로챈 계주 도주 8개월만에 검거

    높은 이자 지급을 미끼로 46억여원의 곗돈을 가로채 달아난 60대 계주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5일 동작구 노량진에서 ‘새마을계’를 운영하며 계원들로부터 수십 억원을 챙겨 도주한 이모(63·여)씨에 대해 배임 및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200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목돈을 가진 동네 주부 43명을 상대로 “은행보다 튼튼한 게 나다. 계에 가입하면 최소 연 5~6%의 높은 이자를 쳐주겠다”고 속여 모두 46억 2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계원 한 사람당 매월 86만∼146만원을 받으며 곗돈이 계원들에게 순서대로 돌아가는 3000만∼5000만원짜리 계 9개를 운영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이씨가 노량진에서만 40년 이상 살며 오랫동안 문제없이 이웃 주민들의 돈을 관리해온 데다, 남편 양모(69)씨가 노량진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재직한 점을 믿고 돈을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노량진 토박이인데다가 남편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이고 아들도 회계사여서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아들에게 집을 사주려고 모았던 8000만원을 전부 잃었다”고 말했다. 이씨를 실제 은행으로 생각하고 5억원을 맡긴 피해자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수배된 이씨는 3개월마다 고향인 경남 진주시 일대에서 은신처를 옮기는 등 도피행각을 해오다 8개월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남편 양씨의 범행 공모 여부와 추가 피해 등을 조사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동영상] “이들이 바로 보스턴테러 용의자”… FBI 2명 공개수배

    [동영상] “이들이 바로 보스턴테러 용의자”… FBI 2명 공개수배

    미국 연방수사국(FBI)등 수사 당국은 ‘보스턴 폭탄 테러’ 발생 사흘째인 18일(현지시간) 보스턴 테러 유력한 용의자 2명을 공개수배했다. 이들은 보스턴 마라톤 폭발 직전 현장에 있던 남자 두 명으로, 수사당국은 이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용의자 두 명의 사진은 보스턴 폭발이 있었던 결승점 부근의 감시카메라 화면을 통해 입수한 것이다.수사 당국이 용의자를 공개수배함에 따라 이번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수사당국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 등에는 재킷 차림에 야구모자를 쓴 두 명의 젊은 남자가 배낭을 멘 채로 마라톤 코스를 따라 관중 사이를 비집고 지나는 모습이 담겼다.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은 백인이고 나머지 한 명은 백인이 아닌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특히 용의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결승점에 폭파장치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다우지수 끝자리 홀짝 맞히기’ 6000억대 불법 스포츠토토 적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스포츠 경기 결과는 물론 해외 주가지수까지 도박 종목으로 내걸어 600억원대의 이득을 챙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고모(46)씨 등 8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해외로 달아난 10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고씨 등은 2010년 6월부터 최근까지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 14개를 개설해 회원들로부터 6300여억원을 입금받아 이 가운데 약 10%인 600여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뽀빠이’, ‘페라리’ 등 이름으로 개설된 불법 사이트들의 도박 방식에는 온라인 게임 경기 결과는 물론 홍콩 항셍지수, 미국 다우지수 등 해외 주가지수의 당일 종가 끝자리가 홀수인지 짝수인지를 맞히는 것도 있었다. 각 사이트들은 한번에 최대 300만원까지 내기를 걸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한 곳은 회원 2700여명이 한달 동안 입금한 돈이 평균 35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일본에 서버를 뒀고 회원들의 배당금은 태국과 중국에 사무실을 개설해 현지 직원들이 인터넷으로 송금했다. 수사 과정에서 5600여명의 회원 명단을 입수한 경찰은 불법도박 금액이 1000만원이 넘는 사람들을 추려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용인 부동산업자 청부살인 중형 선고

    지난해 용인 부동산업자 청부살인 사건 피고인 2명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정운)는 18일 살인 교사 혐의 등로 기소된 박모(51)씨와 심모(47)씨에게 각각 무기징역,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도주한 공범 2명이 피고인들이 건넨 전자충격기 뿐만 아니라 (또 다른)흉기를 범행에 사용한 점과 피해자가 쓰러진 뒤에도 흉기를 수차례 휘두른 점이 인정돼 살인을 교사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은 사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조직폭력배를 끌어들이고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반성하지 않고 달아난 공범에게 책임을 돌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박씨 등은 지난해 8월 공범 2명을 사주, 경기도 용인 부동산 개발 관련 문제로 다툼이 있던 유모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직폭력배인 공범들은 박씨가 건넨 전자충격기 등으로 귀가하는 유씨 부부에게 폭행을 가한 뒤 흉기로 유씨를 수 차례 내리쳐 숨지게 했다. 공범 2명은 범행 뒤 달아나 수배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투데이 인사이드] 평범한 부모는 왜 두 딸을 죽였나… 포천 자매 살해사건 재구성

    [투데이 인사이드] 평범한 부모는 왜 두 딸을 죽였나… 포천 자매 살해사건 재구성

    성탄절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에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진청색 중소형 승용차와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소녀의 시신이 유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동반 자살하겠다”는 편지를 매형과 누나에게 보낸 이모(46)씨가 아내 정모(37)씨와 함께 두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지난 10일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부산의 한 농장에서 이씨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상은 이씨 부부가 천륜을 저버리고 몹쓸 짓을 했다며 혹독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 평범한 젊은 부부가 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하고 동반 자살을 기도했을까. 부인 정씨는 아동학습지 판매 회사인 A사의 경기 고양 시내 모 지점 영업팀장을 지내면서 1억 3000만원에 가까운 빚을 져 괴로워했다. 당시 1년간의 지역국 매출 6억원 가운데 4억 5000만원이 정씨 실적이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빚은 늘어만 갔다. 급한 김에 책을 팔고 고객에게서 받은 현금으로 돌려 막기를 한 사실이 회사에 적발돼 팀장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된 것은 물론 1000만원의 벌금까지 물게 돼 빚을 내 해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월급은 본부장이 직접 관리하고 정씨는 고작 50만원만 손에 쥐게 됐다. 공금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회사 빚은 매달 600만~700만원씩 상급자 신용카드를 빌려 상환했으나 빚은 줄지 않았고 모든 짐은 정씨 책임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씨 부부가 얹혀살고 있던 누나 집도 몇 개월째 월세를 못 내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한 달 후면 중학생이 될 큰딸(당시 12)의 교복은 구입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곤궁한 처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정씨는 2011년 2월 15일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주차장에서 남편 이씨의 누나에게 쓴 유서에서 당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형님’이라 불러 보네요. (중략) 아이들을 키울 자신도 없고 미래도 보이지 않기에 이리 죽을 결심을 했습니다. 세상이 참 무섭다는 거 너무 늦게 깨달아 죄송합니다. (중략) 제가 사치스러운 것도 아니고 제 욕심만 채우자고 했던 일도 아닙니다.” 정씨는 옴짝달싹 못할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죽음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 이씨는 그런 아내를 달래기 위해 2011년 2월 14일 새벽 4시 고양시 일산 집을 나섰다. 누나와 매형에게는 “바람 쐬러 간다”는 메모를 남겼다. 이씨 부부는 집을 나선 지 13시간 만인 오후 5시쯤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3호실에 투숙했다. 큰딸 민이(가명)와 둘째 영이(10·가명)는 일찍 재우고 이씨는 밤을 새워 가며 아내 정씨를 설득했지만 정씨의 자살 의지는 확고했다. 이씨도 “차라리 함께 죽자”며 체념했다. 이튿날 오후 1시 20분쯤 이씨는 지인에게서 21만원을 입금받아 근처 편의점에서 유서를 작성하기 위해 편지지와 편지봉투, 볼펜을 구입해 민박집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에서 놀고 있었고 부부는 주차장에 세워 놓은 승용차 안에서 각자 유서를 써 내려갔다. 이씨는 매형에게, 정씨는 처음으로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에게 편지지 한 장 가득 꾹꾹 눌러 유서를 썼다. 정씨는 유서에서 “잠시 후 저희 손으로 아이들 목을 졸라야 합니다. 이런 부모가 또 있을까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모든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 이씨도 눈물로 매형에게 유서를 써 내려갔다.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남아 있으면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불쌍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죽을 각오로 잘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너무 무섭습니다. 어제도 결정을 해서 행동으로 옮기려 했으나 아이들의 눈을 보니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오후 5시쯤 근처 이동우체국에서 남편이 우표를 구입해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밤 11시쯤 다시 민박집에 투숙했다. 민이와 영이는 잠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이내 잠이 들었다. 이씨는 천천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LPG의 호스를 칼로 반쯤 잘랐다. 정씨는 말없이 옆에 서서 물끄러미 지켜봤다. 이씨는 밖으로 나가 낮에 민박집 주인으로부터 고기를 구워 먹는다며 받은 번개탄 2장에 불을 붙였다. 냄비에 담긴 번개탄을 방 안 출입문 앞에 놓은 이씨 부부는 꼭 안고 자리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꽈당’ 하고 냄비 떨어지는 소리와 누가 넘어지는 소리에 가족들이 잠에서 깼다. 막내 영이가 화장실을 가던 중 그만 번개탄이 들어 있는 냄비를 밟고 넘어진 것이다. 이씨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즉시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번개탄을 밖으로 던졌다. 이튿날 오전 11시 민박 집을 나온 일가족은 일동면 화대리 제일유황온천 부근 음식점에서 늦은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했다. 주차장으로 나온 정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죽기로 했으니 너희들은 보육원에 보내 주겠다”며 처음으로 죽음을 암시했다. 큰딸은 울면서 따라 죽겠다고 했고 작은딸은 울기만 했다. 오후 6시쯤 지인에게 빌린 돈 15만원을 근처 농협에서 찾아 산정호숫가의 한 숙박업소로 이동했다. 길가 마트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각각 2병 사고 번개탄을 3장 구입했다. 새벽 2시쯤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스로 다독여 차에 태우고 호숫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불붙은 번개탄 3장을 냄비에 담아 차량 안 정씨 다리 밑에 놓았다. 잠을 청한 지 2시간쯤 지난 새벽 4시. 두 딸이 괴로워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있는 뒷자리로 넘어가 작은아이부터 목을 졸랐고 정씨는 발버둥치는 아이들 다리를 잡았다.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 고요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두 딸을 뒷자리와 그 밑에 각각 눕힌 이씨 부부는 차량을 추락시킬 장소를 찾아 1시간여 동안 주위를 배회했다.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이 적당해 보였다. 차량을 그대로 몰아 돌진했다. 70m 아래로 떨어진 자동차는 휴지 조각처럼 구겨졌고 두 딸의 시신은 차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안전띠를 맨 이씨 부부는 멀쩡했다. 가까스로 차량을 빠져나온 부부는 소나무 가지에 줄을 걸어 나란히 목을 맸지만 나뭇가지는 두 사람의 체중을 견뎌내지 못했다. 2월 중순 여우재 계곡은 한겨울 날씨 그대로였다. 가만히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질긴 목숨은 4~5일이 지나도 이상이 없었다. 결국 부부는 계곡을 걸어 나와 산정호수로 갔고 화장실, 빈 컨테이너 등에서 며칠을 더 보냈다. 2월 25일 오후 1시 40분쯤. 부부의 편지를 받은 이씨의 매형 차모씨가 급히 일산경찰서 실종수사팀을 찾아가 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때 이씨가 산정호수 부근 현금지급기에서 지인들이 보내준 현금을 3회에 걸쳐 인출하자 경찰은 단순 가출로 봤다. 여러 차례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부부는 3월 1일 버스를 이용해 의정부 시내로 들어갔다. 다시 지인들에게 소액을 통장으로 받아 인출한 다음 병원을 찾아갔다. 이씨는 동상에 걸려 걷기가 어려웠다. 정씨는 상태는 덜했지만 치료가 필요했다. 열흘간 의정부에 머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은 부부는 강릉 주문진으로 몸을 옮겼다. 강릉에서도 이씨는 병원을 오가야 했다. 같은 달 23일까지 강릉을 배회하던 부부는 눈에 잘 안 띄는 시골로 도피하기로 하고 PC방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마침 충북 진천의 한 오이 재배 농가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부부는 월 230만원을 받기로 했다. 3개월 후인 6월 30일 말없이 편지만 한 통 써 놓고 충남 보령(대천)으로 이동했다. 약 1주일간 모텔을 전전하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다. 이후 경북 상주 버섯농장, 경북 청도 염색 공장, 새마을 농장을 돌며 하루벌이를 했으나 힘에 부쳤다. 다시 인터넷 구인광고를 검색해 7월 21일 경남 밀양의 한 펜션에서 둘이 250만원을 받기로 하고 몸을 의탁했다. 그러나 다른 종업원과 마찰을 빚어 한 달을 겨우 채우고 경남 마산, 전남 여수, 충남 강경, 전남 해남을 떠돌았다. 9월 추석 명절 직전 부산의 한 농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봤다. 명절 연휴가 지난 뒤 오라고 했다. 부부는 220만원을 받기로 했다. 1년 6개월 지나는 동안 월급도 오르고 잘 지내는가 싶었지만 천륜을 어기고 이 하늘 아래 숨을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중요 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을 본 한 주민의 신고로 부부는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은 포천경찰서는 12일 이씨와 정씨 부부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두 자녀 살해범인 이들도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 아빠였다. 이씨는 전문대학과 같은 2년제 동국대 전산원을 졸업하고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했다. 집 전세금 전체를 털어 지인들과 함께 하던 사업이 잘못돼 누나 집에 얹혀살게 됐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할 만큼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역시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맞벌이에 나섰다. 국내 유명 아동학습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팀장직에 올랐다. 한 질에 70만~100만원 하는 교재를 팔면 13%의 판매 수수료가 수당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담에 쫓겨 허위 판매를 하고 허위 판매 대금을 입금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책값을 유용한 것이 화근이 됐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회사는 돈을 벌었지만 자신과 직원들의 빚은 줄기는커녕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민이와 영이는 교우 관계가 매우 좋았다. 성적도 중상위권이었다. 두 자매의 담임교사들은 “민이는 특히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도 강했다. 어머니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다른 엄마들보다 강했다”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사를 맡은 포천경찰서 김중기 형사는 “이씨 부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엄마 아빠였지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성탄절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에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진청색 중소형 승용차와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소녀의 사체가 유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동반자살 하겠다”는 편지를 매형과 누나에게 각각 보낸 이모(46), 정모(37·여)씨 부부가 두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지난 10일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부산의 한 농장에서 이씨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상은 이씨 부부가 천륜을 저버리고 몹쓸 짓을 했다며 혹독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평범한 한 30~40대 젊은 부부가 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두 딸을 목졸라 살해하고 동반 자살을 기도했는지를 심층취재했다.  동반 자살 배경  부인 정씨는 아동학습지 판매회사인 A사 경기 고양시내 모지점 영업팀장을 지내면서 1억 3000만원에 가까운 빚을 져 괴로워했다.  당시 1년간의 지역국 매출 6억원 가운데 4억 5000만원이 정씨 실적이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빚은 늘어만 갔다. 급한 김에 책을 팔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현금으로 돌려막기를 한 사실이 회사에 적발돼 팀장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된 것은 물론, 1000만원의 벌금까지 빚을 내 해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월급은 본부장이 직접 관리하고 정씨는 고작 50만원만 손에 쥐게 됐다. 공금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회사 빚은 매달 600만~700만원씩 상급자 신용카드를 빌려 상환해야 했으나 빚은 더욱 늘어만 갔고, 모든 짐은 정씨 책임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씨 부부가 얹혀 살고 있던 누나집도 몇 개월째 월세를 못내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다음 달 중학생이 될 큰 딸(당시·12)의 교복은 아직도 구입하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곤궁한 처지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정씨는 2011년 2월 15일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주차장에서 남편 이씨의 누나에게 쓴 유서에서 당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형님’이라 불러 보네요(중략) 아이들을 키울 자신도, 미래도 보이지 않기에 이리 죽을 결심을 했습니다. 세상이 참 무섭다는 거 너무 늦게 깨달아 죄송합니다(중략) 제가 사치스러운 것도 아니고 제 욕심만 채우자고 했던 일도 아닙니다”  마지막 가족 여행  정씨는 옴짝달싹 못할 처지를 벗어 날 수 있는 길은 죽음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 이씨는 그런 아내를 달래기 위해 2011년 2월 14일 새벽 4시 고양시 일산 집을 나섰다. 누나와 매형에게는 “바람 쐬러 간다”는 메모를 남겼다.  이씨 부부는 집을 나선지 13시간 만인 오후 5시쯤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한 민박집 3호실에 투숙했다. 민이(가명·당시 12), 영이(가명·10)는 일찍 재우고, 이씨는 밤 새워가며 아내 정씨를 설득했지만, 정씨의 자살 의지는 확고했다. 이씨도 “차라리 함께 죽자”며 체념했다. 이튿날 오후 1시 20분쯤 이씨는 지인에게 21만원을 입금 받아 근처 편의점에서 유서를 작성하기 위해 편지지와 편지봉투, 그리고 볼펜을 구입해 민박집 주차장으로 돌아 왔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에서 놀고 있었고, 부부는 주차장에 세워놓은 승용차 안에서 각자 유서를 써 내려 갔다 이씨는 매형에게, 정씨는 처음으로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에게 편지지를 한 장 가득 꾹꾹 눌러 썼다.  정씨는 유서에서 “잠시 후 저희 손으로 아이들 목을 졸라야 합니다. 이런 부모가 또 있을까요? 사는 것 보다 죽는 게 모든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 이씨도 눈물로 매형에게 유서를 써 내려갔다.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남아서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불쌍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죽을 각오로 잘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너무 무섭습니다. 어제도 결정을 해서 행동으로 옮기려 했으나 아이들의 눈이 밟혀 못했습니다”  오후 5시쯤 근처 이동우체국에서 남편이 우표를 구입해 우체통에 넣고, 밤 11시쯤 다시 민박집에 투숙했다.  민이와 영이는 잠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이내 잠이 들었다. 이씨는 천천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LPG가스의 호스를 칼로 반 쯤 잘랐다. 정씨는 말 없이 옆에 서서 물끄러미 지켜봤다. 이씨는 밖으로 나가 낮에 민박집 주인으로부터 고기를 구워 먹는다며 받은 번개탄 2장에 불을 붙였다. 냄비에 담겨진 번개탄을 방안 출입문 앞에 놓은 이씨 부부는 꼭 안고 자리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꽈당’ 냄비 부서지는 소리와 누가 넘어지는 소리에 가족들이 잠에서 깼다. 막내 민이가 화장실을 가던 중 그만 번개탄이 들어있는 냄비를 밟고 넘어진 것이다. 이씨는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즉시 창문을 열고 출입문을 열어 환기 시키고 번개탄을 밖으로 던졌다.  이튿날 오전 11시 민박 집을 나온 일가족은 일동면 화대리 제일유황온천 부근 음식점에서 늦은 아침 겸 점심식사를 했다. 주차장으로 나온 정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죽기로 했으니 너희들은 보육원에 보내주겠다”며 처음으로 죽음을 암시 했다. 큰딸은 울면서 따라 죽겠다고 했고, 작은 딸은 울기만 했다.  오후 6시쯤 지인에게 빌린 돈 15만원을 근처 농협에서 찾아 산정호숫가에 한 숙박업소로 이동했다. 길가 마트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각각 2병 사고, 번개탄을 3장 구입했다. 새벽 2시쯤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스로 다독여 차에 태우고 호숫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불붙은 번개탄 3장을 냄비에 담아 차량 안 정씨 다리 밑에 놓았다. 잠을 청한지 2시간쯤 지난 새벽 4시. 두 딸이 괴로워 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있는 뒷자리로 넘어가 작은 아이부터 목을 조르고, 정씨는 발버둥치는 아이들 다리를 잡았다.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 고요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두 딸을 뒷자리와 그 밑에 각각 눕힌 이씨 부부는 차량을 추락시킬 장소를 찾아 1시간 여 동안 주위를 배회했다.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이 적당했다. 차량을 그대로 몰아 돌진했다. 70m 아래로 떨어진 자동차는 휴지조각처럼 구겨지고, 두 딸의 사체는 차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안전띠를 맨 이씨 부부는 멀쩡했다. 가까스로 차량을 빠져 나온 부부는 소나무 가지에 줄을 걸어 나란히 목을 맸지만 나뭇가지는 두 사람의 체중을 견뎌내지 못했다. 2월 중순 여우재 계곡은 한 겨울 날씨 그대로였다. 가만히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질긴 목숨은 4~5일이 지나도 이상이 없었다.  결국 부부는 계곡을 걸어 나와 산정호수로 걸어갔고, 화장실, 빈컨테이너 등에서 며칠을 더 보냈다.  2월 25일 오후 1시40분쯤. 부부의 편지를 받은 매형 차모씨가 급히 일산경찰서 실종수사팀을 찾아가 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때 산정호수 부근 현금지급기에서 지인들이 보내준 현금을 3회에 걸쳐 인출하자 경찰은 단순 가출로 봤다.  자살 포기  여러 차례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부부는 3월 1일 버스를 이용해 의정부시내로 이동했다. 다시 지인들에게 소액을 통장으로 받아 인출한 다음 병원을 찾아갔다. 이씨는 동상에 걸려 걷기가 어려웠다. 정씨는 상태는 덜했지만 치료가 필요했다. 열흘간 의정부에 머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은 부부는 강릉 주문진으로 이동했다. 강릉에서도 이씨는 병원을 오가야 했다. 같은 달 23일까지 강릉을 배회하던 부부는 눈에 잘 안 띄는 시골로 도피하기로 하고 PC방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마침 충북 진천의 한 오이 재배농가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부부는 월 230만원을 받기로 했다. 3개월 후인 6월 30일 말 없이 편지만 한 통 써놓고 충남 보령(대천)으로 이동했다. 약 1주일간 모텔을 전전하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다. 이후 경북 상주 버섯농장, 경북 청도 염색공장, 새마을 농장을 돌며 하루벌이를 했으나 힘에 부쳤다.  다시 인터넷 구인광고를 검색해 7월 21일 경북 밀양의 한 펜션에서 둘이 250만원을 받기로 하고 몸을 의탁했다. 그러나 다른 종업원과 마찰을 빚어 한 달을 겨우 채우고 경남 마산, 전남 여수, 충남 강경, 전남 해남을 떠돌았다. 9월 추석 명절 직전 부산의 한 농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봤다. 명절연휴가 지난 뒤 오라고 했다. 부부는 220만원을 받기로 했다. 1년 6개월 지나는 동안 월급도 오르고 잘 지내는가 싶었지만 천륜을 어기고 이 하늘 아래 숨을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중요 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을 본 한 주민의 신고로 부부는 사건 발생 2년 2개월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 받은 포천경찰서는 12일 이씨와 정씨 부부를 살인 및 사채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친자매 살해범도 평범한 엄마 아빠였다  부부는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 아빠였다. 이씨는 전문대학과 같은 2년제 동국대 전산원을 졸업하고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했다. 집 전세금 전체를 털어 지인들과 함께 하던 사업이 잘못돼 누나 매형집에 얹혀 살게 됐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할 만큼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역시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맞벌이에 나섰다. 국내 유명 아동학습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팀장직에 올랐다. 한 질에 70만~100만원 하는 교재를 팔면 13%의 판매수수료가 수당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담에 쫓겨 허위 판매를 하고, 허위 판매대금을 입금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책값을 유용한 것이 화근이 됐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회사는 돈을 벌었지만, 자신과 직원들의 빚은 줄기는 커녕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민이와 영이도 교우 관계가 매우 좋았다. 성적도 중상위권이었다. 두 자매의 담임교사들은 “민이는 특히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도 강했다. 어머니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다른 엄마들 보다 강했다”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사를 맡은 포천경찰서 김중기 형사는 “이씨 부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엄마 아빠였지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포천 자매’ 살해 부모 2년만에 검거

    2011년 말 경기 포천시 이동면 여우재고개 부근 계곡에서 10대 자매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받아 온 친부모가 2년 만에 부산에서 붙잡혔다. 이 부부는 차 안에 번개탄을 피워 동반 자살을 시도하다가 잠에서 깬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천경찰서는 11일 이모(46)씨와 부인 정모(37)씨의 신병을 부산 사하경찰서로부터 넘겨받아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편 이씨는 부인 정씨가 직장에서 75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고, 직장 상사로부터 빌린 5000만원을 갚지 못해 괴로워하자 기분 전환을 해주려고 2011년 2월 14일 12살과 10살 난 두 딸을 데리고 여행에 나섰다. 그러나 이씨는 부인이 여행 내내 괴로워하며 “죽겠다”고 하자, 일가족이 함께 목숨을 끊는 것이 낫다며 투숙한 콘도에서 1차 가스배관을 절단해 자살을 시도했으나 창문 틈으로 가스가 새 실패했다. 이씨 부부는 다시 목숨을 끊기로 하고 16일 새벽 산정호수 인근 막다른 길 공터에 승용차를 세우고 차량 안에서 번개탄 3개를 피웠으나 두 딸이 잠에서 깨어나 괴로워하자 부인과 함께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딸의 시신은 10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 30일 차에서 각각 1~1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등산객에 의해 유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부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뒤를 쫓았으나 행방을 찾지 못해 전국에 수배했다. 결국 이 부부는 범행 2년 만인 지난 10일 부산 강서구 송정동의 한 농장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사진 한장으로 남자 마음 훔친 ‘미녀 범죄자’

    사진 한장으로 남자 마음 훔친 ‘미녀 범죄자’

    ”내 마음을 훔쳐간 그녀는 유죄!” 최근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퍼진 한 여성의 머그샷(경찰의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이 뭇 남성들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한장으로 남성들의 마음을 홀린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플로리다 제피어힐스에 사는 메간 시몬스(27). 그녀는 지난 2010년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돼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머그샷을 찍었다. 머그샷은 일반 사진과는 달리 특별한 촬영 기술을 동원하거나 가공을 하지 않아 적나라한 외모를 드러내지만 그녀의 사진은 그냥 찍어도 ‘작품’이었다. 이 사진은 뒤늦게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해 퍼졌고 남성들의 구애가 이어졌다. 남성 네티즌들은 시몬스에게 ‘매력적인 죄수’라는 별명을 붙이며 “전화번호를 알고싶다.” , “내 마음을 훔쳐간 죄인” , “미국 전체 주에서 지명 수배해야 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남겼다. 하루아침에 유명세를 얻은 시몬스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시몬스는 “지난주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서야 인터넷에 내 사진이 퍼진 것을 알았다.” 면서 “나는 평범한 보통 사람으로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머그샷은 잘 나온 사진이 아니며 더 좋은 사진이 많다.”며 웃었다.     한편 시몬스는 이혼 후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네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뉴스팀
  • ‘저팔계’ 김정은 현상금 100만달러 누가 받나?

    ‘저팔계’ 김정은 현상금 100만달러 누가 받나?

    ’저팔계’ 김정은 현상금 100만달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얼굴 사진에 서유기에 나오는 저팔계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 비상 관심을 끌고 있다.이는 국제해킹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반제민족민주전선’을 해킹해 김정은을 풍자한 게시물로 5일 알려졌다. 현상수배 포스터 형식의 합성 사진에는 김정은 모습이 저팔계와 흡사 하다.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준다.김정은이 돼지 코와 돼지 귀를 달고 오른손에는 저팔계의 무기인 쇠스랑을 들고 있다. 김정은의 배에는 미키마우스가 그려져 있다.이는 지난해 김정은이 관람한 ‘모란봉악단 공연’에 디즈니 캐릭터가 등장한 것을 비 꼰 듯 하다. 그 아래에는 김정은(KIM JONGUN)에 대해 ‘핵무기와 미키마우스 애호가 (A.K.A.NUKE NUKE Mickey lover)’인물이란 부제를 달았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핵무기에 돈을 퍼붓는 동안 인민들은 강제수용소에서 죽어가는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 죄악을 저지르고 있다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또 미국은 공식적으로 북한의 강제수용소에서의 심각한 인권침해와 고문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처벌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현상금 $ 1million.이 현상 수배 포스터를 본 김정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북한에선 김씨 일가 초상화 훼손을 ‘최고 존엄 모욕’으로 간주하고 있다.북한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북한은 사이버 보복을 포함한 어떤 형식으로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내 강구할 것으로 예상 할 수 있다. 이번 어나니머스(Anonymous)의 해킹에 대해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임종원 원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북한 내부공조자가 있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한편 국제 해커조직 어나니머스(Anonymous)의 해킹으로 유출된 북한 대남 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9000명 회원 명단에 국내 인사 상당수가 포함된 것과 관련, 사정당국이 수사에 나섰다.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우리민족끼리’ 가입자가 공개되자 이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개인정보를 배포하는 등 ‘신상털기’에 나서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iseoul@seoul.co.kr
  • 北 ‘우리민족끼리’ 해킹… 회원 정보 9000여개 유출

    北 ‘우리민족끼리’ 해킹… 회원 정보 9000여개 유출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해킹을 당해 9000여개 회원 계정에 관한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국제 해커 집단 ‘어노니머스’(Anonymous)라고 주장한 트위터 계정(@YourAnonNewsKR)에는 4일 “우리민족끼리의 사이트 계정 9001개를 공개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올라왔다. 이어 이 트위터에는 ‘우리민족끼리’ 회원 이름, 아이디, 이메일 주소, 성별, 생년월일 등으로 추정되는 정보가 대거 공개됐다. 한글로 된 회원 이름과 국내 포털사이트 이메일도 상당수였다. 또 이날 오후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계정(@uriminzok)에는 ‘해킹됐음’(hacked), 또는 ‘탱고다운’(해커들이 특정사이트를 마비시켰을 때 쓰는 용어)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단문 메시지 5건이 올라왔다. 반제민족민주전선, 우리민족강당 등 다른 북한의 대남 선전용 사이트에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얼굴 사진에 저팔계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 내걸리는 등 해킹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합성 사진에는 ‘현상수배’(wanted) 문구와 함께 현상금이 100만 달러라는 문구도 걸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주통신] 버려진 상자 열어보니 살아있는 눈알이…

    [미주통신] 버려진 상자 열어보니 살아있는 눈알이…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 시에 있는 주유소 편의점에서 일하는 한 점원은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각) 밤 주유소에 들른 두 남성이 버리고 간 종이 상자를 열어보고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용기에는 ‘냉장 요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살아있는 눈알 한 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람의 눈알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하에 당시 감시카메라에 찍힌 남성을 공개 수배하는 등 한바탕 대소동이 일어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지 경찰은 마침 인근에 있는 안구 은행을 조사했으나 분실된 물건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캔자스 시에 사는 주민들은 “끔찍하고도 혐오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난 28일, 경찰이 관련 기관의 정밀 감식 결과 해당 눈알이 사람의 것이 아니라 돼지의 눈알로 밝혀져 범죄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발표하자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진=현지 언론(KCTV5)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또 도심 총격전… 성폭력 수배자, 경찰에 엽총 난사

    또 도심 총격전… 성폭력 수배자, 경찰에 엽총 난사

    40대 강간범이 도심 한복판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며 달아나다 붙잡혔다. 24일 오전 9시 50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가던 조모(47·무직)씨가 경찰의 검문에 걸렸다. 조씨는 지난 18일 0시 26분쯤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의 한 모텔 앞에서 최모(23)씨를 자신의 승용차로 납치해 21일 오후 9시 50분까지 나흘간 충남 태안과 아산 등지로 끌고 다니면서 수차례 성폭행해 수배를 받아 왔다. 검문에 걸린 조씨는 승용차를 타고 시속 120㎞가 넘는 속도로 시내 도로를 통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순찰차 등 4대에 10여명이 나눠 타고 조씨를 추격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경찰차에 엽총을 쐈고, 경찰은 조씨가 탄 승용차 타이어를 향해 권총 9발을 발사했다. 조씨는 경찰의 추격을 뿌리치고 10㎞쯤 떨어진 동남구 신부동의 한 아파트 인근 새마을금고 앞 거리까지 왔으나 권총에 맞은 타이어의 바람이 빠지면서 속도가 급격히 줄었다. 경찰차들이 가로막고 주위를 포위했다. 조씨는 진퇴양난에 빠지자 운전석 창문을 조금 내리고 경찰관을 향해 엽총 3~5발을 난사했다. 총알이 빗나가 순찰차에 맞았다. 경찰은 전기충격으로 마비시키는 테이저건을 쏘면서 대응했다. 테이저건 한 발을 맞은 조씨가 휘청거렸다. 이 순간 경찰이 조씨를 덮쳐 검거했다. 발견에서 검거까지 걸린 시간은 15분 정도다. 검거과정에서 조씨는 찰과상을 입었다. 다행히 경찰과 시민의 피해는 없었으나 도심을 질주하며 벌어진 총격전에 공포에 떨어야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홍성에서 엽총을 훔친 뒤 평소 총알 5발 정도를 넣어 두고 다녔다”면서 “순찰차에 총 맞은 흔적이 남았다. 조씨가 조금이나마 저항할 수 있었던 것은 2발을 맞아야 마비되는 테이저건을 한 발만 맞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21일 최씨가 몰래 달아나기 전까지 “경찰에 신고하면 가족들까지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고, 경찰은 최씨의 신고를 받은 뒤 조씨 동선 주변으로 4일간 밀착 감시와 잠복근무를 펼친 끝에 이날 꼬리를 잡았다. 경찰은 이날 조씨에 대해 살인미수 및 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눈뜨고 당하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 교묘해지는 수법들

    [눈뜨고 당하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 교묘해지는 수법들

    3월 휴대전화 요금명세서를 본 교사 오수정(28·여)씨는 깜짝 놀랐다. 소액결제(통신과금서비스)로 20만원이 빠져나가 있었다. 게임업체 ‘넥슨’의 이름으로 같은 시간에 5만원씩 4차례가 결제됐다. 누군가가 게임머니를 사면서 악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오씨에게 결제를 떠넘긴 것이다. 순간 오씨는 얼마 전 휴대전화로 들어온 수상한 피자 홍보 문자가 떠올랐다. ‘[피자헛]리치골드치즈킹L세트 공짜쿠폰도착!(2월 26일까지)’라는 문구 뒤 주소(bit.ly/YIHJNR)를 클릭하자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되다가 멈췄다. 그냥 “오류가 났나 보다” 하고 말았는데 악성 앱이 설치돼 결제가 이뤄진 것이다. 게임 회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오씨는 “클릭 한번 잘못해 사기를 당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면서 “게임 회사도 통신사도 수수방관하는데 내 돈은 누구한테 보상받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회사원 김모(33)씨도 지난해 8월 소액결제로 9900원이 빠져나갔다. 본 적도, 결제한 적도 없는 모바일 성인동영상 이용료였다. 피해 금액이 크지 않아 넘어갈까 하다가 경찰에 신고를 한 후에야 김씨는 매월 자동결제로 자기 돈이 빠져나가게 돼 있었다는 걸 알았다. 사기꾼들은 결제 문자를 ‘[안내]초특가 대박이벤트 9900원 무제한정액제 문의(rdrtv.kr)’라는 홍보 메시지로 바꿔 보내 사람들을 속였다. 이로 인한 피해자는 2만 1719명에 금액은 2억원에 달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8일 프로그램 개발자 강모(37)씨를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해외로 달아난 운영자 이모(30)씨와 박모(35)씨를 지명수배했다. 문자 소액결제를 뜻하는 ‘스미싱’(문자메시지를 뜻하는 SMS와 피싱의 합성어)이 하루가 다르게 교묘해지고 있다. 순진하게 주소를 누르거나 앱을 설치했다가 ‘눈 뜨고 코 베이는’ 피해자가 부쩍 늘고 있다. 유명 외식업체인 척 유인해 악성코드를 심는 방법은 이제 고전이다. 지인을 가장한 약속 문자, 스마트폰 앱을 업데이트하라는 문자, 연말정산 영수증을 확인하라는 문자를 무심코 눌렀다가는 20만~30만원이 훌쩍 빠져나간다. 일단 문자메시지 속 주소를 클릭하면 스마트폰에 악성코드가 심어져 소액결제에 필요한 인증번호나 결제 통보 문자가 전부 사기꾼에게 간다. 돈이 빠져나간 걸 알게 되는 것은 휴대전화 청구서가 나오는 한 달 뒤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접수된 소액결제 관련 신고 민원은 3555건으로 1년 전인 지난해 2월(733건)의 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 17일까지 3월에만 2204건이 접수됐다. 소액결제 피해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소액결제8585’에는 비슷한 내용의 신고·문의글이 34만여개가 올라와 있다. 올 1~2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새로 발견한 악성 앱은 179개에 달한다. 스미싱 범인들은 주로 해외 인터넷 주소로 활동하기 때문에 검거하기가 어렵다. 인증번호에 의존하는 현재 방식으로는 소액결제 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이 개인들의 세심한 주의 말고는 거의 없다. 소액결제에 관련된 이동통신사, 결제 대행사, 수금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때문에 환불도 쉽지 않다. 그나마 이동통신 업계가 이날부터 경찰에서 스미싱 피해를 확인받은 사람에 한해 구제해 주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현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스미싱 사기가 자주 일어남에 따라 소액결제 서비스 가입 약관 변경, 피해 환급 등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中·日 센카쿠 분쟁 물밑대화 모색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강대강 대치전이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가운데 타협을 위한 대화 모색 시도도 병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0일 해상 영토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해양국의 직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안에는 국가해양국의 해양감시선뿐만 아니라 공안부의 변방 해양경찰 부대, 농업부의 어정선(어업관리선), 해관총서의 해상 수배 경찰부대 등 해상 공권력을 국가해양국 산하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상 순시 역량을 집중, 강화해 해상 영토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또 보다 정확한 센카쿠 열도 지도 제작을 위해 측량원들을 센카쿠 열도에 상륙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9월 일본이 센카쿠 열도 국유화에 나선 뒤 중국 정부 기관 소속 인원이 상륙한 적은 없어 일본의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은 동시에 유화 제스처도 취하고 있다. 중국 외교가의 일본통으로 꼽히는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이 이달 하순 일본을 방문해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 양국 정상회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악화된 양국 관계에 전환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중국은 또 국무원 신문판공실 국제국 우훙젠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규모 청년매체 대표단 87명을 이날 일본 도쿄에 파견했다고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센카쿠 열도 갈등 이후 우호 교류 차원의 민간 교류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일본도 중국에 호의를 표시하기 위해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가동했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는 지난 8일 주일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서 ‘하늘의 절반은 여성이 떠받든다’는 뜻의 ‘반볜텐’(半邊天)이라는 중국어를 섞어 가며 양국 관계 발전 취지를 담은 인사말을 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경복궁 야간 지킴이로 새 삶 사는 ‘시라소니 이후 최고 주먹’ 방동규 씨

    [김문이 만난사람] 경복궁 야간 지킴이로 새 삶 사는 ‘시라소니 이후 최고 주먹’ 방동규 씨

    “나를 주먹, 건달, 협객, 뭐라고 해도 상관없지만, 그냥 뜨거운 내 인생을 찾아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을 뿐이오.” 이 시대의 낭만 협객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시라소니 이후에 최고의 주먹, 한번에 17명과 맞서 싸운 전설, 백기완, 황석영과 함께 조선의 3대 구라”라고. 본명 방동규, 아니 ‘방 배추’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1935년 개성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각종 운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중·고교 시절, 뜻하지 않게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시라소니 이후 최고의 주먹’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1954년 체육특기생으로 홍익대 법학과에 입학했고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구중서(문학평론가) 등과 함께 나무를 심고 계몽운동을 펼쳤다. 30살에 독일에서의 광부생활, 4년 동안 파리에서의 유랑생활, 양장학교 수업, 중동 파견, 긴급조치와 ‘말지’사건으로 구속수감 등 실로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겪었다. 2006년 경복궁 관람안내 지도위원으로 있다가 잠시 그만둔 뒤 2011년 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와 야간지킴이 일을 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낭만 협객이 80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경복궁의 파수꾼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저녁 경복궁에서 방씨를 만나 사진 촬영을 한 다음 인근 막걸리 집으로 장소를 옮겼다. 등산복 점퍼에다 청바지 차림이었다. 백발이긴 한데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걸음걸이가 경쾌하다. 말할 때는 “이봐, 이 사람” 등을 섞어가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자리에 앉으면서 “내가 2003년 서울시장배 보디빌딩 대회(장년부)에서 6등을 했거든, 나이 80 되는 내년에는 꼭 우승하려고 그래. 그런 각오로 하루 1시간씩 꼭 운동을 하고 있지. 허허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단단한 팔뚝 근육을 잠깐 보여준다. 요즘 근무하고 있는 경복궁 야간지킴이 활동에 대해 먼저 물었다. “말 그대로 야간에 경복궁을 지키고 경비하는 일이여. 물어볼 것도 없어. 경복궁에는 오랫동안 내려오는 정기 같은 것이 있잖아. 그런 정기를 받고자 하는 사람도 있고 또 무작정 담을 넘어오는 사람도 더러 있어. 참 내원. 거 머시기야. 남대문에 불을 지른 사람도 창경궁에 불을 지르려다가 붙잡혔잖아. 당시 초범이고 노인이어서 풀어줬는데 결국 남대문에서 사고 쳤거든. 야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 해.” 경복궁 주변에서 막무가내로 버티는 사람도 많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친절하게 대해 주다가 정 안 되면 강제로라도 끌고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 힘은 어디서 나올까. 방씨는 아직은 괜찮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방씨는 오후 5시 30분에 출근해서 그 다음 날 아침 8시 30분에 퇴근한다. 15시간을 근무하는 셈이다. 어떤 인연으로 경복궁에서 일하게 됐을까. “유홍준씨와 각별히 친하지. 긴급조치법 2호 때 독방에 있었어. 유홍준씨가 학생들과 데모하다가 감옥 옆방에 들어왔어. 통방이라고 하거든. 벽을 똑똑 두드리면 옆방에서 반응을 해. 귀에다 대고 말을 하면 서로 통화가 잘돼. 그때부터 형·동생으로 지내게 됐고 감옥에서 나와 같이 술 마시면서 아주 친해졌어. 또 이때 같이 수감된 이호철, 임헌영, 장준하, 백기완 등과 인연을 맺었어. 아주 각별하지.” 이후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고 유홍준씨가 문화재청장으로 재직 시 방씨에게 경북궁에서 일하도록 배려를 해 줬다. 이에 대해 방씨는 “아마 왕년의 주먹이자 몸짱 할아버지라는 이미지와 ‘경복궁 지킴이’의 역할이 썩 잘 어울렸는지 이곳저곳에서 인터뷰를 해 화제의 인물로 부각됐다”고 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사발통문을 날려 인사동에서 송년회를 겸해 ‘배추 취직 축하연’ 자리를 가졌다. 이때 임재경 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시인 신경림, 정치인 김태홍과 이부영, 춤꾼 이애주, 불문학자 최권행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또한 언론에 보도돼 또 한번 화제가 됐다. 그렇다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인연이 된 긴급조치법 2호와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큰딸 이름은 방그레, 둘째는 방시레이다. 웃는 행렬로 지었단다. 방씨가 강원 철원 노느메기밭에서 일할 때였다. 둘째 딸 출산을 위해 서울 어머니네 집에 들러 병원을 가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점퍼 차림의 두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 권총을 들이대면서 철원에서 대구 경찰서 대공분실로 연행했다. 이유는 서울에 아는 사람이 많고 정치와 문화계통에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취조를 해야 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심문 내용은 이런 것이었어. 뭐, 다짜고짜 김일성과 무전 친 암호를 대라고 했어. 나는 무전기도 만질 줄 모르고 집에 그런 것도 없다고 했지. 그때 산에서 농사를 지을 때 아는 사람이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하나 줬어. 그걸로 트집을 잡는데 참 황당하더라고. 그렇게 6개월 동안 고문받으며 지내다가 나왔어.” 1986년 ‘말지’ 사건 때도 수감됐다. 김태홍 전 국회의원과 형·동생하면서 지냈다. 제5공화국 시절 언론 보도지침이 나왔을 때 김 전 의원이 수배 대상이 돼 고향인 광주로 피신해야 했다. 방씨는 그런 사정을 알고 김 전 의원과 함께 광주로 동행했다. 이런 이유가 나중에 밝혀져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 가서 고문을 받았던 것. “그때 고문기술자 이근안씨를 만났어. 고문실에 들어가면 옆방이나 옆옆방 정도에서 비명 같은 것이 들려. 진짜 고문해서 나는 비명인지 하여간 그런 소리 들리면 맥이 쫙 풀려. 그런데 이근안씨는 때리지는 않고 아주 상당한 기술이 있더구먼(웃음).” 화제를 돌렸다. 왜 ‘배추’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6·25전쟁 혼란기 때였다. 방씨는 당시 경신·대광고와 정신여고 등 기독교 계열의 학교들이 합쳐진 전시 연합학교에 다녔다. 전쟁 혼란기라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평소 자유분방한 성격이라 군복 등 입을 수 있는 것이라면 아무거나 걸쳐 입고 다녔다. 특히 방씨는 6·25 때 부산과 호남에서 장사하던 옷차림 그대로였다. 여학생들은 이런 방씨의 모습을 보고 ‘쟤가 싸움 잘하는 배추장수’라고 했고, 결국 ‘배추’로 굳어졌다. ‘시라소니 이후의 최고의 주먹’이라는 별명은 어떻게 얻었을까. 방씨는 1950년대 학생 주먹으로 유명했다. 고등학생 때 대학가의 주먹들과 붙는 일이 자주 있었다. 1953년과 1954년에는 대학생 건달로 악명을 떨치던 ‘춘하’의 패거리들과 싸웠고 전국 씨름왕의 도전을 받아들여 이기기도 했다. 창경원에서 특수부대 군인 출신인 깡패들과 맞짱을 뜨면서 ‘양배추’의 이름이 장안에 알려졌다. 당시 신문기사 제목이 ‘군인 깡패, 학생에게 혼쭐나다’였다. ‘시라소니 이후 최고의 주먹’이라는 근원지는 소설가 황석영이었다. 그럴 것이 1960년대를 거쳐 1990년대까지 잊을 만하면 한두 번씩 ‘맞짱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국내뿐만 아니라 파리와 스페인 등 해외에서도 그랬다. 문단의 화제였고 술자리의 단골 주인공이었다. 특히 방씨는 재야 세력의 주먹으로 반독재 민주화를 기치로 내건 문화운동패의 문인, 화가, 그리고 지식인들과 두루 친했다. “내가 말야. 한창 주먹으로 이름을 날릴 무렵 이정재가 제3자를 보내 은근히 영입의사를 밝힌 적이 있어. 당시 이정재는 유지광을 전면에 내세워 동대문시장과 평화시장 일대를 주무대로 하는 ‘화랑동지회’라는 단체를 조직했거든. 이 조직의 후신인 반공청년단 등을 만들어 사회적 이권과 정치세계에까지 개입하고 있었지.” 그러나 방씨는 이정재의 제안을 단호하게 뿌리쳤다. 이유는 간단했다. ‘중국무협사’에 주가(朱家)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그는 첫째, 가난하고 빈천한 사람부터 도왔다. 둘째, 의협을 행하면서도 남이 알게 되는 것을 두려워해 굳이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 셋째, 가난하고 청빈하여 집에 재물이 없었다. 적어도 사나이라면 이러한 의기는 지녀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하면 정치깡패들과 한통속이 된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방씨는 운동가 집안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육상 등 각종 운동을 했고 막내 삼촌은 승마, 고모는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였다. 방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육상과 높이뛰기, 넓이뛰기, 수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수로 발탁됐다. 고등학교 때에는 역도와 합기도를 했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중국, 중동 국가 등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어 지금도 6개 국어를 구사한다. ‘조선의 3대 구라’라는 말 또한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지나온 세월을 반추한다. “돌이켜보면 가난하더라도 ‘마음 부자’에 ‘친구 부자’로 지냈어. 비록 별 볼 일 없이 살았지만, 친구들은 하나같이 모두 멋진 사람들이야. 정말 복 받은 사람이지. 그 복을 보디빌딩 장년부 우승으로 갚아 주려고 해. 세상이 뭐라 하든 나의 길을 가는 것이 원칙이야.” 너털웃음과 함께 ‘배추의 호방함’이 향기롭다. 헤어지면서 “앞으로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좋은 친구가 되면 어떠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세상은 좋은 친구들이 많아야 해”라며 다시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방동규씨는 누구 1935년 황해도 개성에서 태어났다. 1948년 월남 후 경신고와 대광고, 정신여고 등이 합쳐진 기독교 계통의 연합학교를 나왔다. 중학교 시절부터 ‘시라소니 이후 최고의 주먹’으로 유명했다. 1954년 체육특기생으로 홍익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이때 백기완, 구중서, 김태선 등과 함께 나무를 심고 계몽운동을 펼쳤다. 30세에 독일에서 광부생활을 했고 4년여 동안 파리에서 유랑생활을 했다. 고국으로 돌아와서 양장점 ‘살롱드방’을 운영했고 1973년에는 강원도 철원의 ‘노느메기밭’에서 공동체 생활을 했다. 이때 간첩 혐의로 수감되기도 했다. 1979년부터 2년 동안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건설노동자로 근무했고 1986년 ‘말지’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1991년 서해화성 경영자(CEO)로 취임했고 3년 뒤에는 중국 공장 대표이사를 지냈다. 2001년에는 헬스클럽 강사로 깜짝 변신했다. 2006년부터 경복궁 관람 안내 지도위원으로 활동하다 2008년 그만둔 뒤 2011년부터 경복궁 야간 지킴이로 근무하고 있다.
  • 불법게임업체, 프로그래머 필리핀 유인해 살해

    불법 게임 프로그램을 약속한 기한 내에 만들어주지 않은 게임 프로그래머를 부산지역 폭력조직 칠성파 조직원을 동원해 필리핀으로 데려가 살해한 불법게임 사이트 운영자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 신성식)는 21일 제작비를 받고도 게임 프로그램을 제때 만들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게임 프로그래머 백모(45)씨를 필리핀으로 유인한 뒤 폭행해 숨지자 시신을 화장해 없앤 불법 게임사이트 운영 총책 진모(36)씨와 칠성파 조직원 정모(27)씨 등 3명을 감금, 상해치사,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진씨 등과 공모해 불법 게임사이트 운영을 통해 87억원의 불법 수익을 챙긴 9명을 사기와 게임산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이 가운데 국내 관리총책 신모(36)씨 등 3명을 구속했다. 달아난 2명은 수배했다. 진씨는 게임 프로그램 제작을 의뢰했던 백씨가 약속을 어기자 평소 친분이 있던 칠성파 조직원 정씨에게 시켜 백씨를 2011년 11월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필리핀 마닐라 사무실로 유인했다. 진씨는 백씨에게 2억원을 주고 새로운 게임 프로그램 제작을 의뢰했으나 백씨가 약속한 기한까지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자 백씨를 마닐라에 있는 숙소에 4일 동안 감금해 놓고 정씨와 함께 몽둥이와 손발 등으로 온몸을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당한 백씨는 장기손상 등으로 상태가 위독해 같은 달 17일 현지 한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 날 숨졌다. 진씨는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백씨를 숙소로 데려와 방치했다. 진씨 등은 사설 경호원으로 쓰던 현지 경찰관 2명에게 200만원씩 주고 백씨의 시신을 화장했다. 진씨 등은 화장한 백씨의 유골을 필리핀 현지 야산에 뿌렸다고 했으나 검찰은 유골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씨의 부인과 자녀들은 백씨가 실종된 뒤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으나 2년이 지나도록 행방을 찾지 못했다. 진씨는 또 불법 게임사이트 한국 운영 총책인 신씨 등과 짜고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물을 국내 이용자들에게 제공해 87억원의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진씨 등은 게임 이용 고객들에게 실제 배당금을 주지 않으면서도 줄 것처럼 속이고 세금 등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대포계좌를 통해 고객들로부터 48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의 사기 수법에 걸려 1000만원이 넘는 피해를 입은 이용자가 22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진씨 등은 한국에서 단속을 피하기 위해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필리핀 마닐라에 2개의 사무실을 두고 불법 게임사이트를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47억 횡령후 성형 ‘페이스오프’

    벤처기업 30대 재무회계과장이 회사 돈 47억원을 횡령한 뒤 성형수술로 ‘페이스오프’하고 잠적했지만 끝내 붙잡혔다. 경찰은 범인의 얼굴이 완전히 변한 사실을 알고 수배전단을 회수하는 소동까지 벌여야 했다. 충남 아산시에서 반도체칩을 생산하는 E사 재무회계과장 윤모(34)씨는 지난달 4일 오전 9시부터 회사 계좌에서 47억원을 인터넷 뱅킹으로 자신의 계좌에 이체했다. 이날 회사에 “아버지가 병이 나 고향으로 간다”고 말한 뒤 서울로 올라간 윤씨는 이틀간 강남지역 12개 은행을 돌면서 33억 6000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했다. 고졸인 윤씨는 2011년 5월 이 회사에 입사할 때도 서울 모 대학을 졸업한 것처럼 이력서를 위조한 것도 드러났다. 윤씨는 이날 알고 지내던 최모(45·회사원)씨를 불러내 서울의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고 호텔에 묵으면서 호화쇼핑을 시작했다. 이틀 후 윤씨는 광주시 수인동으로 내려가 원룸을 얻은 뒤 고성능 폐쇄회로(CC)TV 8대를 설치하고 은신했다. 고향 친구 신모(34·무직)씨가 합류해 윤씨의 도피를 도왔다. 경찰과 회사 측은 수배전단 수천 장을 제작해 전국에 뿌렸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윤씨는 광주 잠입 10일 후 500여만원을 들여 성형수술을 했다. 병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경찰과 회사는 윤씨의 애초 얼굴이 박힌 수배전단을 긴급 회수해야 했다. 경찰이 추적 끝에 이달 초 원룸을 기습하자 윤씨는 옆 건물 옥상으로 뛰어내려 무안으로 잠입했다. 그곳에 빌라 한 채를 임대해 CCTV 5대를 설치하고 방문자들의 동태를 살피며 또다시 은신했다. 며칠 후에는 고향인 전남 신안군 암태도로 들어가 현금 16억원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땅에 묻어 숨겼다. 조카에게만 자신이 윤씨임을 알렸을 뿐 고향 사람들을 아는 체하지 않았다. 이웃도 얼굴이 완전히 바뀐 윤씨를 알아보지 못했다. 경찰은 제보를 받고 잠복 끝에 도주 7주 만인 지난 20일 오전 3시쯤 무안 빌라를 기습해 윤씨를 붙잡아 윤씨가 쓴 6억 1000만원를 제외한 현금 등 40억 9000만원을 회수했다. 아산경찰서는 21일 윤씨를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신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하고 최씨를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지방시대] 창조경제와 빅데이터/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지방시대] 창조경제와 빅데이터/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이번 정부에서는 창조경제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한다.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루는 한 방법으로서 빅데이터를 중소기업이나 개인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창조경제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이를 사업화하여 경제적인 효과를 얻는 것을 말한다. 즉, 창조경제는 아이디어를 찾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는 서로 다른 영역의 정보를 융합하여 얻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나의 평소 취향과 위치 정보 그리고 주변의 맛집 정보를 이용하여 최적의 음식점을 추천받는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미국의 한 자동차 보험회사는 고객의 운전 기록과 소유한 자동차 정보 등을 취합, 가까운 미래에 사고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의 보험료를 인상하여 그 고객이 타 보험사로 옮겨가게 하고 있다. 수배 중인 범죄자의 이름이나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 사람과 관련된 데이터를 조합하여 현재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주는 서비스도 개발되고 있다. 이와 같이 창의적인 서비스는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융합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미래 경제의 주요 키워드로 자주 거론되는 빅데이터는 바로 데이터 융합의 대표적인 예이다. 과거부터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묶어서 분석하거나, 여러 소스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조합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하는 것이 빅데이터의 핵심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정보와 날씨 정보를 조합하여 우리 상점에서 내일 잘 팔릴 물건을 예측하기도 한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은 모두 빅데이터를 잘 활용한 사례이다. 아마존은 최적의 도서 추천 서비스로, 구글은 최적의 검색 서비스로 성공했다. 트위터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빅데이터를 제공하여 트렌드 분석 등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앞으로 창조경제를 이끌 주요 기술이 될 것이다. 그런데 빅데이터는 이러한 세계적인 기업 또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포털사, 통신사, 대기업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앞으로 중소기업 또는 개인도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며 정부는 이 과정을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예전에 여러 서점에서 구매했던 도서 정보를 스스로 조합하여 신규 도서를 추천받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몰랐던 내 운전 습관과 현재의 주변 상황을 자동차가 자동으로 파악하게 하여 운전 중에 위험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창조경제의 주요 원동력이 될 빅데이터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공공 데이터와 민간의 공익 데이터를 누구나 쉽게 공유하고 연계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데이터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공통으로 사용되는 데이터의 포맷이나 이용절차의 표준화도 시급하다. 빅데이터가 정부나 대기업의 내부 자료로만 이용되지 않고 중소기업과 개인도 창의적인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 檢 ‘소녀상 말뚝 테러’ 日人 기소

    檢 ‘소녀상 말뚝 테러’ 日人 기소

    일본군 위안부 평화비(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한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48)가 국내 재판에 넘겨졌다. 스즈키가 법정에 나오지 않아도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된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이성희)는 17일 스즈키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스즈키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아 피의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범행 사실이 명백한 만큼 기소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스즈키는 지난해 6월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옆에 ‘다케시마(일본에서 독도를 부르는 말)는 일본땅’ 등이 적힌 말뚝을 놓고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사는 김순옥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지난해 7월 스즈키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검찰은 스즈키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그는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서 검찰에 ‘다케시마 말뚝’을 보내는 뻔뻔함을 보였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스즈키가 윤봉길 의사의 순국기념비에 ‘말뚝 테러’를 하고 윤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모욕한 데 대해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의 태도로 보아 스즈키가 제 발로 한국 법정에 출두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법원의 유죄 선고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실형이 선고되면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우리 정부가 일본 측에 신병 인도를 요구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복잡한 외교절차가 따르고, 벌금형일 경우 벌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수배자가 돼 국내에 들어오는 즉시 체포돼 노역장에 유치되기 때문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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