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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로 승격 확실시

    독립국가를 이루겠다는 팔레스타인의 ‘반세기 염원’이 실현된다.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승격과 관련한 유엔총회 표결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3분의2 이상이 지위 승격에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BBC는 팔레스타인 관계자의 말을 인용, “150~170개 국가가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전했다. 표결에 앞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현재의 ‘표결권 없는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state)’로 높여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한다. 미국,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가 지지 입장을 밝힌 터라 지위 격상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비토’로 정회원국 승격을 퇴짜 맞았으나 총회 표결은 회원국 3분의2(129개국) 이상 찬성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바티칸처럼 옵저버국이 되면 팔레스타인은 간접적으로 국가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유엔총회 참석은 물론 국제협약 체결, 유엔 및 국제기구 가입 등이 가능해진다. 이스라엘이 두려워하는 건 팔레스타인의 국제형사재판소(ICC) 가입이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로부터 점령당한 영토를 반환받기 위해 ICC를 통한 법적 행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2008~2009년 가자전쟁의 전범 혐의로 이스라엘을 제소할 수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 건설에 대해 제네바협약 위반으로 제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국가 지위 격상을 통해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서 향후 국경 위치와 불법 정착촌 건설, 난민 귀향 보장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팔레스타인은 유엔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등에서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인정해줘야 협상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미래 창조사회를 위한 정부조직 개편/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미래 창조사회를 위한 정부조직 개편/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이제 20일 후면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이 정해진다. 대통령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은 권한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헌법이 정한 정부의 수반이며 국가의 원수이자 외국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막강한 권한과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들이 자신들의 국정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정부조직 개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부조직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의 정부조직 개편만이 능사는 아니다. 더구나 5년마다 다반사로 일어나는 개편이라면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조직 개편에 따른 유무형의 비용이 이익보다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후보들의 정부조직 개편 논의는 미래의 국가 경쟁력 차원보다는 일부 이해당사자들의 주장에 편승한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미디어부 신설이다. 아직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아 단언할 순 없지만 지난 정부의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 업무 등을 통합하거나, 지난 정부의 정보통신부와 현 정부의 방송통신위원회 업무 등을 관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디지털콘텐츠도 이들 부처에서 다루자는 얘기도 들린다. 이 같은 논의는 기술가치를 최우선에 둔 것으로, 미래 창조사회에 맞는 접근이라고 할 수 없다. 그 근거는 우선 미래사회는 무엇보다 문화적 콘텐츠가 우선하는 창조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의 원동력은 문화적 개방성 및 다양성과 예술적 감수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와 예술에 바탕을 둔 창조의 산물을 문화콘텐츠 또는 콘텐츠라고 부른다. 콘텐츠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1년 이미 2조 달러, 약 2200조원에 이를 정도로 거대산업이 됐다. 일부 후보 진영에서 주장하는 창조경제의 핵심도 바로 모든 산업 분야에서 창의적 콘텐츠를 만들어 부가가치를 배가시키는 것이 요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미래사회는 문화 창조력 기반의 문화콘텐츠산업 확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창의성이 기반이 되는 창의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 문화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창의적 기업경영이 대세가 될 것이다. 사실 콘텐츠 중심의 창조사회는 이미 도래했고, 앞으로 더욱 확장될 것이다. 둘째, 이 같은 콘텐츠 중심의 창조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생태계, 곧 행정시스템의 공급이 미래의 국가경영에 가장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산업의 창조적 발전을 위해서 기술 발전이 수반돼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네트워크와 기기 중심의 정보기술(IT)산업 진흥은 집행 의지만 있다면 현재의 정부 조직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문제는 세계시장 점유율 약 2.5%, 세계 9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블루마켓 콘텐츠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다른 산업에까지 파급시켜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과업이 어떤 정책 의제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의 핵심요소인 문화예술, 문화산업, 문화기술, 저작권, 미디어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 콘텐츠 중심의 창조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행정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그렇다고 새로운 부처를 만들 필요는 없다. 현재의 문화체육관광부 조직을 일부 보강하고 대통령 산하에 콘텐츠진흥위원회 설치, 콘텐츠진흥기금의 설치와 충분한 기금 확보, 분산돼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비롯한 문화 콘텐츠진흥사업의 문화체육관광부로의 집적화 등 지원시스템을 손질하면 될 것이다. 이제는 정치가들이 거대산업이 된 문화산업의 화폐적 가치는 물론 이보다 월등히 큰 문화의 비화폐적 경제가치까지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질 때가 되었다. 싸이 현상에서 보듯 한류가 아시아는 물론 공룡 콘텐츠시장인 유럽과 미국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고 있지 않은가. 이들이 국가 브랜드가치와 상품 수출에 끼치는 공헌은 또한 얼마인가. 미래를 준비하는 지도자라면 기술지향적인 접근에 앞서 문화 창조력을 높이고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 조직을 보강하는 데 눈을 돌려야 한다.
  • 카탈루냐 분리독립 불길 흔들린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실시된 스페인 카탈루냐주의 조기 총선에서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집권 중도우파 카탈루냐통합당(CIU)이 승리했다. 그러나 의석 수는 오히려 2010년 총선 때보다 줄어 분리독립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6일 개표를 마친 결과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지방정부 수반이 이끄는 CIU는 전체 135개 의석 가운데 50석을 차지하면서 제1당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종전 62석에서 12석이나 줄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데 실패하면서 단독으로는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 CIU와 더불어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카탈루냐공화좌파당(ERC)은 21석, 다른 2개의 소수 정당은 16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CIU는 이들 정당과 연합해 분리독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의 국민당(PP)은 19석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마스 카탈루냐 수반이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정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해 분리독립을 추진한다고 해도 헌법을 거스르면서까지 주민 투표를 실시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카탈루냐가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스페인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연립정부 집권당인 PP를 비롯해 스페인 주요 정당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라호이 총리는 그간 카탈루냐가 헌법에 위배되는 주민투표를 강행하면 처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카탈루냐는 인구가 750만명으로 덴마크보다 많고 면적은 벨기에와 맞먹는다. 또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담당할 정도로 부자 지역이다. 그러나 카탈루냐 주민들은 마드리드 중앙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것보다 오히려 빼앗기는 것이 많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2009년 말 기준 카탈루냐가 세금 등으로 중앙정부에 지급한 돈이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것보다 164억 유로(약 23조원) 많다.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마스 수반은 2014년 카탈루냐 분리독립 찬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예정보다 2년 앞당겨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중랑, 동절기 도로 굴착공사 통제

    한겨울 도로 굴착 공사를 벌일 땐 뜻하지 않은 사고를 염두에 둬야 한다. 예컨대 아스콘 포장의 경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쉽게 다져지지 않는다. 자갈·모래·아스팔트를 일정 비율로 섞어 작업을 하는데, 재료들이 응결되지 않고 서로 분리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흙조각·돌조각들이 공사장 바닥에 돌아다니게 된다.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최신 공법이 도입됐다고는 하지만 이는 완벽한 조건 아래에서 실험한 결과이므로 실제 적용되는 작업 환경과는 다르다. 부실시공 및 재해발생 우려를 낳는 것이다. 따라서 중랑구는 26일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전역에 걸쳐 아스팔트, 보도 등 모든 포장도로 굴착 공사를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장도로의 굴착을 수반하는 모든 공사에 대해 3개월간 굴착을 통제한다. 겨울철 가뜩이나 추운 날씨에 결빙이라도 되면 도로 굴착 공사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발생 등 시민생활의 불편요인을 최소화하고 굴착 공사에 따른 부실시공 방지 및 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도로 굴착·복구 공사는 통제기간 이전에 마무리짓거나 통제기간 이후에 시행해야 한다. 다만 통제기간이라도 시민생활과 직결되는 가스·상수도 공사 등 소규모(너비 3m, 길이 10m 이하) 굴착 공사와 돌발적인 사고 등으로 인한 긴급 굴착 공사에 대해서는 도로점용 승인을 받은 뒤 할 수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라파트 시신발굴 독살설 규명될까

    2004년 타계한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시신이 오는 27일 발굴된다. 이로써 팔레스타인 측이 제기한 ‘이스라엘의 아라파트 독살설’이 규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수사 당국 관계자는 아라파트의 사인 규명을 위한 시신 발굴 작업이 지난 13일부터 시작돼 27일 발굴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스위스와 프랑스, 러시아 전문가들로 구성된 ‘아라파트 사인 규명 수사팀’은 아라파트의 뼈에서 표본을 채취해 각자 나라로 가져가 조사할 계획이다. 발굴된 아라파트의 시신은 당일 군장(軍葬)으로 다시 묻히게 된다. 사인 규명 수사팀을 이끄는 타우피크 티아위 팀장은 “조사 결과의 발표 시기는 분명치 않으나 샘플 조사에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라파트는 2004년 11월 프랑스 파리의 군 병원에 입원한 뒤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한 달 만에 숨을 거뒀다. 당시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이 아라파트를 독살했다고 주장했지만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고인의 옷에서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210’ 흔적이 발견돼 재수사가 이뤄졌으며 전문가들은 사인 규명을 위해 시신에서 표본을 떼어내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라파트의 죽음은 심장마비가 직접적 원인이지만 사망하기 전 앓았던 병의 원인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아 암을 앓았다거나 에이즈 보균자라거나 이스라엘에 의한 독살·암살설 등 음모론이 난무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작은 담론, 작은 마을, 작은 도시/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열린세상] 작은 담론, 작은 마을, 작은 도시/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담론’은 도시를 설명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현 중의 하나다. 그러나 그 개념이 언어학과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까닭에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굳이 도시로 범위를 한정해서 생각한다면 변화를 유도하는 주요한 ‘흐름’이나 ‘방향’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도시의 역사를 살펴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양한 담론이 늘 존재해 왔다. 예를 들어 오늘날 가장 중요한 도시 담론이라 할 수 있는 친환경은 도시의 발전이 지구를 파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생을 모색하자는 데 핵심이 있다. 그러므로 도시계획과 건축디자인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접목한다. 이처럼 도시에서 담론은 궁극적으로 실행의 당위성을 제공한다. 긍정적 역할과는 별개로 담론에는 도시의 지도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도사린다. 바로 유행처럼 거대 담론에 다른 모든 가치들이 휩쓸려 버린다는 점이다. 거대 담론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확한 이해와 깊이 있는 분석을 뒤로한 채 결과에서 드러난 성공 신화를 좇는 방식으로 활용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예를 들어 유비쿼터스 도시, 디자인 도시, 창조 도시, 녹색 도시 등이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도시들을 관통한 거대 담론이다. 이와 같은 담론은 우리나라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선진 도시들로부터 수입되었고, 도시마다 시차를 두고 여러 가지 담론을 교대로 전면에 내세웠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즉, 한동안 ‘창조 도시 XX’를 앞세우다가 유행에 편승해 슬그머니 ‘녹색 도시 XX’를 외치는 식이다. 맹목적으로 거대 담론을 추구하는 현상이 낳는 결정적 폐해는 일상과 괴리된, 소위 ‘한방’을 노리는 허술한 도시계획과 건축디자인이 뒤따른다는 점이다. 최근의 상황은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 몇 십만 평에 몇 천 억원은 우습고, 심지어 몇 십 조원이 투입되는 개발계획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럴듯한 거대 담론을 전면에 내걸고, 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한방을 제시하는 양상이다. 그 한방이 뜻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싶으면 이내 더 큰 한방을 찾아 나선다. 이쯤 되면 그야말로 노름판과 다를 바 없다. 거대 담론의 망령에 사로잡힌 지도자와 전문가의 오판은 거대 담론 아래 계획된 도시가 시민들에게 행복한 삶도 함께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서 비롯된다. 건물의 높이가 올라갈수록 그에 상응하는 짙은 그림자가 땅 위에 드리워지는 것은 ‘주관적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이다. 이는 고층건물을 짓고 나면 그만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하물며 건물 하나가 이러할진대 급조된 도시의 거대 담론과 그에 수반된 공허한 개발 계획에 얼마나 많은 도시의 소중한 가치들이 매몰되겠는가. 지난 세기에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을 쓴 제인 제이컵스, 그리고 오늘날 ‘도시의 승리’를 쓴 에드워드 글레이저와 같은 학자들의 주장이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는 소위 거대 담론에 휩쓸려 도시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거대 담론에 관심을 갖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작은 담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런던을 방문해 그럴듯해 보이는 금융지구인 카나리워프만을 보고, 파리를 방문해 상업지구인 라데팡스만을 보고 열광하며 물불 가지리 않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도시, 이런 구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도자는 21세기형이 아니다. 그런 지도자는 필요가 없다. 런던과 파리의 건물 하나하나를, 거리 하나하나를, 그리고 마을 하나하나를 어떻게 소중히 관리하고 디자인하는지를 관찰하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시민들의 삶을 보듬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작은 담론, 작은 마을 그리고 작은 도시는 단순히 물리적 규모를 일컫는 말이 아니다.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살고 싶어하는 도시의 본질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역설이다. 진실로 큰 도시는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도시는 결코 도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 “수십兆 사업 공약 반영하라” 지자체, 여야에 양다리작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형 지역 개발사업을 대선 공약에 반영해 줄 것을 여야 대선 후보와 정당에 앞다퉈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역개발사업이 대선 공약으로 채택될 경우 차기 정권에서 국책사업에 반영되거나 예산 확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겨냥한 지자체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지자체의 공약 반영은 겉보기에 단체장들이 대선 후보와 정당에 간절히 요청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대선 후보들을 지자체가 압박하는 형국이다. 충분히 반영해 주지 않으면 지역 민심이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엄포를 내포하고 있다. 대선 후보와 정당들도 지자체의 요구를 즐기는 듯하다. 지자체가 지역에서 필요한 사업을 알아서 발굴해 오면 이를 받아들이기만 해도 각 지역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표 계산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장들은 여야 후보를 가리지 않고 공약사업 반영을 건의하는 ‘양다리 작전’을 펴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22일 “이번 대선에 18대 전략 100개 정책과제를 발굴해 적극적으로 세일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일찌감치 18대 대통령 선거 공약 건의과제로 4대 분야에 24개 과제를 선정해 각 후보와 정당에 전달했다. 부산시는 신해양경제시대에 발맞춰 부산을 동북아 해양수도로 키우겠다며 14개 대선공약과제를 선정했다. 대구시는 4개 분야 12개 사업을 대선 공약으로 선정하고 각 후보에게 요구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호남~제주 간 해저터널 건설 등 10대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자치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공약사업을 모두 추진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 이 때문에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정치 쇼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시·도별 공약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수십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예산 확보가 어려운 사업은 공약으로 채택된다 할지라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실정이다. 전북도의 경우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등 총사업비가 25조원에 이르는 15건의 대선 공약을 발굴해 여야 후보에게 전달했다. 민주통합당은 이 가운데 9건을 채택했지만 실제 사업추진 여부는 그때 가봐야 안다는 분위기다. 충남도는 충남 36개, 충청권 11개 사업을 제시했다. 사업비가 49조원이 넘는다. 대전시도 18개 사업을 제시했다. 총사업비는 15조원이다. 전남도가 요구한 공약사업 가운데 호남~제주 간 해저터널 공사 1건만도 사업비가 14조원에 이른다. 울산시민연대 김태근 대외협력실장은 “각 지자체가 현안 및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 대선후보의 선거공약에 현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안간힘을 쏟고 있고, 이러한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 현안은 지역별로 겹쳐 자칫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대통령 당선자나 집권정당이 이해관계가 얽힌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투명한 방법으로 처리, 선거공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대선 공약을 마구 들이미는 것은 지역에서 들끓는 주민들의 욕구를 한꺼번에 분출시켜 해소하고, 안 돼도 국가에 책임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선 후보는 표 때문에 일단 수용하고 나중에 정치적으로 해결하다 보면 국가균형발전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사설] 與野, 버스-택시 공존방안 조속히 내놓아라

    최악의 사태는 가까스로 면했다. 서울·인천·경기 등 버스업계는 어제 새벽 파업 돌입 한 시간여 만에 파업을 유보함으로써 1500여만 버스 이용자들의 발이 묶이는 교통대란은 없었다. 정치권도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택시법) 개정안을 당분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 사회가 무모한 충돌을 피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또 다른 불씨를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 해소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본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2013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시까지 정부의 납득할 만한 대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택시법을 예산안과 동시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선을 의식한 약속일 수도 있겠지만 연내 본회의 상정 추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버스업계는 택시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시 전면파업 돌입 방침을 밝히고 있어 택시법 논란이 재연될 소지는 다분하다. 택시업계를 지원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취지에 일리가 아주 없지는 않다. LPG 가격이 2007년 1월 ℓ당 713원에서 지난 10월에 1101원으로 상승했고, 택시 8500여대가 공급계획 대비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다만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분류하면서 지원하겠다는, 전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발상과 그 흔한 공청회 등의 절차 없이 졸속 추진했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게 사실이다.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받아 버스전용차선에 바퀴를 들여놓는 순간 버스전용차선이 버스와 택시로 뒤엉키는 일은 불 보듯 뻔하다. 이 경우 버스전용차선의 의미는 상실될 것이고, 버스를 이용하는 서민의 삶은 더욱 고달파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과 정부는 택시와 버스업계가 공존하는 방안 마련에 하루빨리 나서기 바란다. 정부는 공급과잉의 택시업계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지하철 확충 등으로 택시업계는 경영 악화를 겪고 있고 택시운전자들은 생계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 지원에는 당연히 서비스 수준 향상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버스업계의 파업유보 결단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 모두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지키기 어려운 공약이라면 이쯤에서 거둬들이는 용기야말로 사회적 손실 비용을 줄이는 첩경일 것이다.
  •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교전 8일 만인 21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중재로 가까스로 휴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휴전 발표 직후 각각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는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축포를 쏘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앞서 휴전 협상을 중재한 이집트의 무함마드 카멜 아무르 외무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카이로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휴전 합의는 오후 9시(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를 기해 발효된다.”며 휴전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휴전 합의서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각각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고 돼 있다. 특히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모든 팔레스타인 분파들이 로켓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교전에서 최후의 승자는 이스라엘도 하마스도 아닌 이들의 휴전을 이뤄낸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그동안 중동 내 최대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서방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려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정전 협상에서 ‘균형 있는 리더십’으로 중동의 안정을 이끌어내며 ‘피스메이커’(분쟁 중재자)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중동에 직접 날아가 협상 타결의 촉매제가 됐지만 “무르시 대통령이 하마스와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한 미국 정부가 절대 도출해 낼 수 없는 성과”라고 타임 등 외신들은 평가했다. 미국이 선호해 온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제 역할을 못 하자 미 정부는 결국 이집트에 매달렸다. 무슬림형제단이 하마스와 이어 온 정치적 유대와 이집트 정보국이 이스라엘 정보국과 장기간 구축해 온 협력 관계, 다시 말해 하마스, 이스라엘 양쪽 모두와 연결된 이집트의 ‘강점’을 정전 협상에 활용해 주길 원했던 것이다. 실제로 하마스와의 연대 과시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신뢰까지 얻는 성과를 이뤘다. 이스라엘 집권 리쿠드당의 요하난 플레즈너 의원은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진실의 순간과 맞닥뜨렸을 때 이집트 지도부는 책임감 있게 행동했고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이미 중동 내 정치적 동맹을 재편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협상 중재로 중동과 미국 양쪽에서 모두 중요 인물로 부상했다.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제한적인 승리’를 거뒀다. 내년 1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최고 사령관을 암살하는 공(?)을 세운 데 이어 미사일 요격 시스템 ‘아이언 돔’을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양측을 오가며 휴전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함으로써 지도력을 과시하게 됐다. 하마스도 이번 교전을 통해 이스라엘에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장악력을 공고히 하고 합법성을 더 인정받게 됐다는 점에서 승자로 꼽힌다. 반면 이번 교전에서 입지가 대폭 약화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과 그가 이끄는 파타당은 이번 사태의 최대 패자로 분류될 만하다. 이란도 하마스에 제공한 자국산 미사일이 아이언돔에 무력화되면서 ‘약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 교전이 중동 지역에 복잡한 셈법을 남긴 가운데 국제사회는 일단 양측의 휴전을 환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서로가 휴전 합의를 어긴다면 더욱 강력하게 응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중동의 화약고’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제약사들, 유령 마케팅업체 세운 뒤 리베이트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고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동아제약의 ‘기프트카드깡’을 이용한 비자금 조성과 사용처 파악에 나선 가운데 리베이트 단속과 추적을 피하기 위한 제약업체들의 꼼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합수반은 21일 동아제약을 비롯한 일부 제약사들이 마케팅·관광업체 등으로 위장한 ‘거래 에이전시’를 통해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건넨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제약사들은 현행 법의 맹점을 악용해 수사망을 피하고 있다. 현행 리베이트 쌍벌제는 의사와 약사, 의료기관 개설자 및 종사자, 의약품 제조사 등 의료 관련 종사자가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각종 리베이트를 제공할 경우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현행 법이 의료 관련 종사자만을 처벌한다는 점을 악용해 겉으로는 의약품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리베이트 대행 업체를 통해 병·의원에 금품을 건네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약사들은 제3의 업체를 통해 계약을 맺은 후 거래 에이전시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직접 업체를 세운 뒤 리베이트 전달의 창구로 이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거래 에이전시는 리서치 대행 등의 업무를 하는 것처럼 서류 등을 조작해 놓을 뿐이지 실질적으로 리서치나 마케팅, 관광업 등 관련 업무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서울 남부지검에 적발된 Y제약사도 리서치 대행사로 가장한 거래 에이전시를 통해 16억 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형식적인 내용의 리서치사이트를 개설해 두고 1~2회 접속하는 등 실제로 리서치에 응하는 것처럼 꾸미고 병·의원에 리서치의 대가로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합수반 관계자는 “남부지검 건처럼 (거래 에이전시가) 적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처벌을 피한 경우도 많다.”면서 “에이전시가 제약사의 리베이트 제공에 있어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지만 이들이 제약사와의 관련성을 부인할 경우 공모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맹점 때문에 현행 의료 관련 종사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리베이트 쌍벌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 됐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을 발의한 오제세 민주통합당 의원은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수법이 진화되고 있어 리베이트 쌍벌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뜨는 하마스 지는 아바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계기로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하마스의 위상은 올라간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마무드 아바스의 존재감은 묻히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마스 지도자들은 최근 정전 협상 중재를 위해 가자지구를 방문한 터키 외무장관과 이집트 총리, 튀니지 외무장관 등과 잇달아 회동하며 강화된 위상을 과시했다. 전날 이집트에서 진행된 정전 협상장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협상 상대로 아바스가 아닌 하마스의 지도자 칼레드 메샬이 참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적극 지원해 온 미국도 아바스를 배제하는 모양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3차례나 전화를 걸어 사태 해결을 논의한 반면, 아바스와는 전혀 통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1일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를 방문해 아바스와 회동할 예정이지만 그가 정전 협상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아바스는 대내적으로도 국민들의 신망을 잃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가산 알카티브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과거의 세력이 됐고, 하마스가 새로운 핵심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파타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강경파인 하마스는 연정 수립과 해체를 반복하다 2007년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을,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팔 휴전 불발… 힐러리, 긴급 중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정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 외교 활동에 나섰다. 반 총장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공격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정전 협상 중재를 위해 급파된 클린턴 장관도 라말라에서 아바스 수반과 정전 협상의 중재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차례로 만나 미국은 이·팔 간 교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 교전이 8일째로 접어든 21일 사상자만 속출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청사 인근에서 버스 한 대가 굉음과 함께 폭발해 1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폭발의 원인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의 정부청사 등에 무차별 공습을 가해 이날 팔레스타인인 9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밝혔다. 이로써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46명으로 늘었다. 앞서 20일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에 협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민 6명에 대한 공개 총살이 자행됐다. 가자지구 중심부 가자시티 라드완 지역에서 얼굴에 복면을 한 사람들이 이스라엘 부역자로 알려진 주민 6명을 한 명씩 총살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마스 산하 무장조직 이제딘 알카삼 여단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이스라엘에 하마스 대원과 로켓 발사 장소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는 게 하마스 측 주장이다. 이날 한때 정전 임박 소식이 흘러 나왔으나 이스라엘이 일부 조건에 반대하면서 합의는 불발됐다. 하마스 측은 ‘공은 이스라엘에 넘어갔다.’는 입장이다. 이집트 카이로에 파견돼 있는 하마스 협상팀은 “21일까지 휴전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정부가 휴전 제안에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중재자인) 이집트는 교전 종식을 위해 미국의 확실한 지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외교적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타임아웃’(일시적 휴전)엔 관심이 없고,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 아래 살지 않는 새로운 현실을 원한다.”고 밝혔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비공개 협상에서 하마스의 휴전 의지를 판단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로켓포 발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2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단체 하마스에 군사적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란 의회의 알리 라리자니 의장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팔레스타인 국민들과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하마스에 경제적·군사적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편 90%의 명중률을 자랑하며 하마스발 로켓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 아이언돔에 미국이 뒷돈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2010년 아이언돔 개발 비용으로 2억 500만 달러(약 2200억원)를 지원했으며 올해도 이미 7000만 달러를 대줬다. 추가 지원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 아이언돔 제조업체 ‘라파엘어드밴스드디펜스시스템’은 미사일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밤낮 없이 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이후 아이언돔 5개 포대에서 발사된 미사일 수는 360발에 이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동아제약 ‘기프트카드깡’으로 수백억 비자금

    동아제약 ‘기프트카드깡’으로 수백억 비자금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고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국내 1위 제약업체인 동아제약이 ‘기프트 카드깡’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병·의원 등에 리베이트로 제공한 사실을 파악, 로비 대상을 추적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수사기관이 기프트 카드깡 로비 실태에 칼을 빼든 건 처음이다. 기프트 카드깡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업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카드깡은 신용카드로 가짜 매출전표를 만들어 조성한 현금으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자를 먼저 떼고 빌려 주는 불법 할인 대출이다. 합수반 관계자는 “깡을 통한 ‘억’ 단위 자금 조성은 회사 차원에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면서 “동아제약이 기프트 카드깡을 한 중간 유통업체, 회사 내부 연루자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합수반은 수사 과정에서 동아제약이 법인카드를 통해 기프트 카드를 대량 구매한 사실을 포착하고 동아제약 법인계좌도 훑고 있다. 합수반 관계자는 “제약회사 법인카드 연간 사용액의 70~80%가 기프트 카드 구입 비용이라고 한다.”면서 “동아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300만원 이상을 받은 의사 등을 1차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측은 “리베이트 제공 여부나 조성 방법 등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면서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기프트 카드는 무기명 선불카드로 상품권과 유사하다. 카드사, 은행 등에서 발행하고 있다. 구매 한도는 개인은 100만원이지만 법인은 무제한이다. 2002년 삼성카드에서 처음 출시했다. 2009년 2조원, 2010년 2조 9000억원, 2011년 6조 4000억원 등 발행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카드깡에 정통한 한 경찰 인사는 “기프트 카드는 깡을 통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을 정도로 유통망이 형성돼 있다.”면서 “서울 영등포나 강남 쪽 업자들을 끼면 억 단위도 현금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상품권 업소 관계자들은 “제약회사를 비롯해 건설·유통 등의 업체가 주로 기프트 카드깡을 통해 현금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제약사들은 기프트 카드를 현금이나 법인카드로 구입한 뒤 상품권 취급소나 사채시장에서 환금한다. 상품권 취급소는 10만원권은 9만 6000원(수수료 4%), 50만원권은 48만 5000원(3%)에 매입한다. 강남 지역 업소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로비를 위해 현금화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깡을 통해 현금화한 뒤 병·의원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하거나 기프트 카드 자체를 리베이트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앞서 합수반은 동아제약이 병·의원 관계자들에게 9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포착, 지난 10월 10일 동아제약 본사와 지난 1일 경기와 경북의 지점 3곳을 압수수색했다. 합수반 관계자는 “90억원은 관행적인 리베이트 비율에 맞춘 추정치일 뿐”이라며 “아직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글로벌 시대] 스코틀랜드와 카탈루냐/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스코틀랜드와 카탈루냐/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지난 10월 15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알렉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제1장관은 2014년에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 합의는 당사자인 영국뿐 아니라 스페인에서도 특히 높은 관심을 끌었고,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기자들이 몰려와 열띤 취재를 벌인 것으로 보도됐다. 현재 카탈루냐 지방 주민들도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라고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스페인 북동부 프랑스 접경 지역에 있는 카탈루냐의 중심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르셀로나다. 리오넬 메시 등 유명 프로축구 선수가 즐비한 FC 바르셀로나 팀이 있는 곳이고, 건축가 가우디가 곡선미를 살려 설계한 건축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수도인 마드리드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몰려 들고 있기도 하다. 스페인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가 이뤄져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 있는 곳으로, 고유 언어와 독자적인 역사·문화를 지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의 독립국가 의식이 높아 스페인 북부의 바스크 지방과 함께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분리독립을 요구해 온 곳이다. 20세기 중반을 철권 통치한 프랑코 총통이 죽은 뒤 스페인은 1978년 신헌법을 제정하면서 카탈루냐와 바스크의 분리독립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두 지역을 포함한 17개 지역에 자치권을 부여하는 대신 단일 국가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 각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금지했다. 그 뒤로 30년간 분리독립 요구는 비교적 잠잠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재정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2010년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입법 조치에 대해 무효 결정을 내리자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요구는 다시 거세졌다. 지난 9월 아르투르 마스 자치정부 수반이 부채문제 해결을 위해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게 재정독립권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당하자 11월 25일 카탈루냐 지방의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카탈루냐 집권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임기 내에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이번 선거는 분리독립에 대한 예비 주민투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스페인 중앙정부와 의회는 카탈루냐의 주민투표가 불법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요구가 경제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프랑코 총통 사후 이룩한 민주적 헌정 질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영국인들은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 간 대립을 지켜보면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에 대한 찬반 투표 실시를 허용한 영국의 성숙한 정치문화를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사실 분리독립 주장이 이미 초법률적인 고도의 정치적 행위인데 이를 헌법 위반이라는 법률 논리로 대응하는 것은 옹색해 보인다. 그러나 카탈루냐는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 수준을 차지하고 독립 찬성 여론도 50%를 웃돌고 있어 주민투표를 인정한다면 분리독립이 실제 상황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스코틀랜드의 경우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분리독립 분위기와 파괴력이 서로 다르니 대응 방안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분리독립 움직임은 가뜩이나 불안정한 유럽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해 주면서 내정 문제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더구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간 재정·은행 통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불거진 분리독립 운동은 시대적 흐름과 모순된 느낌을 준다. 최근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의장도 분리운동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영국의 주요 언론은 스코틀랜드 주민투표 시행계획 발표 후 유권자들이 ‘뜨거운 가슴’이 아니라 ‘냉철한 머리’로 판단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스페인도 당국자들이 강행과 반대의 충돌 궤도에서 벗어나 타협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은 막연한 감정론에 젖기보다는 분리독립 시 어떠한 위험과 어려움에 부닥칠지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 몰래 숨어 주먹밥 먹는 서울대 청소 노동자

    몰래 숨어 주먹밥 먹는 서울대 청소 노동자

    “새벽에 나와 아침도 못 먹고 청소를 하다 보면 점심 때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근데 우리 같은 청소아줌마는 밥 먹을 곳도, 쉴 곳도 없어요. 빈 강의실에 숨어 앞치마 깔아 놓고 주먹밥이라도 먹다가 학생들이 들어오면 마치 도둑질하다 들킨 것 같고….”(서울대 용역 청소원 A씨) ●서울대 청소·경비원 200명 조사 최근 서울대 대학원생들이 교수 등에게 당하는 성희롱과 인권침해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서울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소원과 경비원들도 심각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악노동인권네트워크와 서울대 총학생회는 6일 토론회를 열고 청소원 115명과 경비원 85명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 청소원의 평균 임금은 115만원이었고 경비원은 136만원이었다. 한 달 식비로 대개 1만 7000원을 받고 있으며 계약기간은 1년 이내였다. 근로계약서 작성 비율도 청소원은 33.0%, 경비원은 34.1%에 불과했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경비원 B씨는 “학교나 용역업체와 1년 계약을 하는데 회사 측의 눈에 잘 들면 6개월, 잘못 들면 3개월 단위로 계약하게 된다.”면서 “실제로 불만스러운 사람에게는 대놓고 연말에 ‘조치’(계약해지)를 하겠다며 겁을 준다.”고 말했다. ●3명 중 2명은 “근로계약서 없다” 설문에 응한 청소원 중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답한 비율은 19.1%(22명)였다. “상사나 동료에게 폭언·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8.7%(10명), “부당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는 7.0%(8명)였다. 3명은 학생이나 교수 등으로부터 멸시나 조롱을 받았다고 했다. 청소원 C씨는 “아무런 이유 없이 해고를 통보해 업체 사장에게 항의했더니 욕설을 퍼부으며 뜨거운 커피를 끼얹었다.”고 밝혔다. ●음담패설 등 성폭력 피해도 16%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도 16.5%(19명)나 됐다. 성적으로 모독하는 별명·호칭의 사용(3건), 신체나 외모에 대한 모욕이나 음담패설(3건), 성적인 접촉(2건), 강제로 신체접촉을 요구하는 행동(2건) 등도 있었다. 남우근 관악주민연대 공동대표는 “다른 대학은 많아야 3~4개 용역업체에서 간접고용을 하고 있는데 서울대는 22개 업체로 유독 많다.”면서 “간접고용은 필연적으로 중간착취, 인권차별 등의 문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어 서울대는 직접고용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내 청소원·경비원은 한정된 국가예산을 바탕으로 정부 조달청 용역계약을 통해 고용된 사람들”이라면서 “그들의 노동환경에 학교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오바마냐 롬니냐… 美 오늘 대선] 롬니는 누구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첫 모르몬교 대통령이 된다. 롬니는 대학 시절 모르몬교 선교사로 프랑스에서 활동했을 정도로 신앙심이 깊다. 부인 앤은 원래 성공회 신자였지만 롬니와 사귀면서 모르몬교로 개종했을 정도다. 롬니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공부도 잘했고 인물도 준수한 전형적인 ‘엄친아’형 정치인이다. 롬니의 어머니는 어릴 적 롬니를 ‘기적의 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기를 낳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어머니가 죽음을 무릅쓰고 출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롬니가 프랑스 선교사 시절 차량 충돌 사고로 의사의 사망 진단을 받고도 살아난 것 역시 롬니 집안에서는 기적으로 받아들인다. ●대학시절 모르몬 선교사 활동… 부인도 개종 롬니의 아버지는 아메리칸모터스 회장과 미시간주 주지사, 리처드 닉슨 정부의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역임한 조지 W 롬니로, 그 역시 1968년 대선 경선에 도전한 적이 있다. 그의 어머니 레노어 롬니도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따라서 롬니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집안의 대를 이어 온 꿈을 실현하는 셈이다. 롬니는 1975년 하버드대에서 2개 학위(법학 박사와 경영학 석사)를 동시에 땄을 정도로 머리가 좋다. 그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1990년 베인앤드컴퍼니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그는 이 시기에 돈을 많이 벌었는데 아버지의 도움 없이 사업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2002년엔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흑자 대회를 일궜고 그 영향으로 2003년 민주당 텃밭인 매사추세츠에서 주지사로 당선됐다. 주지사로서도 그는 주 재정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등 수완을 발휘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밀려 중도 사퇴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대세론을 구가해 왔다. ●매사추세츠 주지사시절 흑자전환 수완 발휘 롬니는 공화당에서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이다. 한때 동성애자의 결혼과 낙태에 찬성했으며 오바마케어(건강보험 의료개혁안)의 모태인 의료보험 개혁을 주지사 시절 실시한 전력 때문에 공화당 보수층으로부터 노선을 의심받아 왔다. 롬니의 대북정책은 강경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지난해 김정일 사망 직후 “김정일의 죽음으로 북한 주민들의 길고 잔인한 고통이 끝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인 롬니가 대통령이 될 경우 외교 문제에서는 주관이 없이 측근들에게 휘둘리면서 대북정책 등에서 강경책을 불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조지 W 부시 정권 때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당선땐 ‘부자 이미지’ 불식 급선무 롬니가 당선될 경우 선거 때 내놓은 과격한 공약들을 어떻게 현실화할지가 관심사다. 그는 당장 취임 첫날 오바마케어를 백지화하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막상 행동으로 옮길 경우 엄청난 저항과 논란이 수반될 만한 민감한 쟁점이다. 물론 실용주의적 성향인 그이기에 그럴듯한 명분으로 공약을 철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롬니 입장에서는 당선될 경우 선거 과정에서 부각된 ‘부자 이미지’를 불식시켜야 하는 일도 과제다. 무엇보다 “미 국민의 47%가 정부에 의존하고 산다.”는 발언으로 그에게 등을 돌린 절반에 가까운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이 급선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Romney] *나이:64세 *출생: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학력:하버드대 법대, 경영대 *경력:베인 캐피털 창업,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매사추세츠 주지사 *가족:부인 앤과의 사이에 5남
  • 유통재벌 4인방 “청문회도 불참”

    유통재벌 총수 4인방이 국감에 이어 청문회에도 모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후 해외출장길에 올라 ‘도피성’ 비난을 받은 유통업계 총수들은 이번엔 일제히 청문회 불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6일 열리는 정무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은 모두 출석하지 않는다. 현재 4명 모두 출장을 이유로 해외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증인들이 모두 불출석을 통보해 오면서 이번 청문회도 원활한 진행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7일 동남아 출장길에 올라 해외 수반과 장관들을 만나 사업을 논의한 뒤 이르면 주말이나 내주 초에 귀국할 계획이다. 정지선 회장은 현재 중국에서 현지 업체와 홈쇼핑 사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6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역시 사업차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정 부회장은 5일 홍콩으로 출국, 현지 부동산 개발 업체와 복합쇼핑몰 사업과 관련한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정 부사장은 신세계가 하남에 짓는 복합 쇼핑몰 설계 디자인과 관련한 업무로 영국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수반 예방이나 사업 관련 협약 체결은 이미 일정이 다 정해진 것으로 청문회를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는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정무위는 청문회에 끝내 증인 4인이 불참하면 회의를 해서 다시 소집을 할지, 국회법에 따라 고발 절차에 돌입할지를 결정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기고] EU가 동북아에 주는 희망메시지/김창범 주벨기에·EU 대사

    [기고] EU가 동북아에 주는 희망메시지/김창범 주벨기에·EU 대사

    10월 12일 유럽연합(EU)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 한편에 전쟁의 대륙에서 평화의 대륙으로 바뀐 유럽과, 아직도 분단상태인 한반도라는 서로 다른 사진이 교차했다. 60여년이 지났지만 한쪽에는 냉전의 유산이, 유럽에는 평화의 유산이 있다는 게 우리에게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럽은 공포와 분열의 후유증으로 더 큰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폐허 속 유럽에서는 또 다른 전쟁을 막고 평화와 경제발전을 위해 뭉쳐야 한다는 절박감이 커졌다. 수십개의 나라로 나누어진 현실에서 통합만이 살 길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있었지만 방향을 잃고 표류했다. 다행히 모네, 슈망, 아데나워 같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희망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거창한 구호나 원대한 이상 대신 실현 가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에서 평화의 묘목을 심고자 했다. 그 노력은 1951년 유럽 석탄철강공동체 결성으로 나타났다. 세계대전 당시 전쟁 물자였던 석탄과 철강을 공동 관리해 화해와 평화의 상징으로 바꿨다. 이후 자유무역지대와 관세동맹, 단일시장으로 나아가는 점진적인 진화의 과정을 거쳐 세계 최대의 경제공동체로 성장했다. 오늘날 EU는 27개 회원국으로 뭉쳐 있다. 다른 민족, 문화와 언어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자유, 민주주의와 평등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그물망보다 더 촘촘히 엮여 있다. 이제 전쟁은 상상하기도 어렵고 희미한 기억 속에 잊혀진 단어가 됐다. 전쟁의 대륙에서 평화의 대륙으로 거듭난 EU가 노벨평화상의 영광을 누린 이유다. 잠시 시선을 지구 반대편의 한반도로 돌려보자. 분단되고 갈라진 틈 사이로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군사력이 대치하고 있다. 1000만명의 이산가족들이 헤어짐의 아픔을 다독거리면서 통일의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고대하고 있다. 한반도는 마지막 남은 냉전의 유산이다. 다행히 우리에게도 희망의 씨앗이 있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 근세기 역사상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모했다.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한국이 거쳐 온 과정과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20세기 초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운을 잃어야 했던 우리나라는 이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북한이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따른다면, 우리나라는 전쟁과 대립의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바꿀 수 있는 힘과 의지를 갖게 됐다. 오늘날 세계 경제의 중심축은 서에서 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중·일 3개국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잘못된 과거사를 청산하고 더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EU 못지않은 동북아연합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EU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이후 국제사회 일각에서 논란도 일고 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은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꿈을 현실로 이루고 지난 수년간 재정위기 극복과 더 강도 높은 통합을 위해 진통을 겪고 있는 EU와 시민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변화는 고통을 수반하고 고통을 이겨낸 변화는 더욱 아름답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그리고 동북아 지역도 더욱 살기 좋고 꿈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기를 소망해 본다.
  • [문화마당] 변사, 그 시청각적 체험/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변사, 그 시청각적 체험/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세계영화사에서 발성영화가 시작된 시점은 1927년이다. ‘재즈 싱어’(The Jazz Singer)라는 영화를 시발로 삼고 있다. 그 이전은 음악은 있으나 배우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는 무성영화 시기였다. 무성영화는 배우 목소리의 부재를 자막으로 해결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나 일본 등지에서는 좀 더 독특한 방식으로 무성영화에 접근했는데, 바로 변사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변사는 영화해설자이자 목소리 연기자이다. 그래서 변사의 존재는 무성영화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듣는 것’으로 만들어준다. 시각적 연행양식인 셈이다. 예전 우리 영화의 마지막 변사 신출 선생이 해설하는 ‘검사와 여선생’을 본 적이 있다. 또한 그의 변사로서의 삶에 대하여 구술 채록하는 일에 참여한 바 있는데, 독특한 억양과 톤으로 내레이터로서뿐만 아니라 남녀의 목소리를 아우르며 영화 속 인물의 대사를 전달하는 품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변사 공연이 지난주까지 서울역에서 열렸다. 문화역 서울 284(구 서울역사)에서 9월 26일부터 10월 13일까지 ‘청춘의 십자로’(안종화 감독)라는 무성영화가 상영됐다. 이 영화는 우리 극영화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1934년작이다. 1935년 ‘춘향전’(이명우 감독)이 우리 발성영화의 시작을 알렸으니 무성영화시기 막바지에 제작된 영화인 셈이다. 2008년 복원된 ‘청춘의 십자로’는 현존 최고(最古)의 무성영화라는 역사성과 보존 필요성이 인정되어 문화재(제488호)로 지정되었으며, 부산 등 몇몇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영상자료원은 2008년 ‘청춘의 십자로’ 복원기념 상영에서 이 영화가 무성영화인 점을 감안해 변사 공연을 기획하였는데, 이때 총연출은 ‘가족의 탄생’과 ‘만추’를 감독한 김태용이, 변사는 연기자 조희봉이 맡아 공연하였다. 일단 김태용과 조희봉의 조합은 예상치 않은 지점에서 변사 공연이 수반된 무성영화 관람이라는 진기하고 재미있는 체험을 선사한다. 변사 공연 상황은 신문이나 기록물 등 문헌자료에 나타난 바와 같이 재현되어 한국영화사를 연구하는 필자에게도 유용하였고, 입담 좋은 조희봉의 해설은 변사가 왜 무성영화시대의 ‘스타’였는지 가늠케 할 만한 팁이 되었다. 기실 무성영화는 원대본이 있다 해도 변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변사는 관람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말을 첨삭하거나 스토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 이상 표현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 이는 변사가 구술(口述)문화, 즉 이야기하기나 이야기 전달하기의 연장선상 혹은 영화적 변형으로 여겨지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로써 변사는 격정적인 어조로 객석을 들썩이게도 하고, 구슬픈 탄식으로 눈물짓게도 하며 때로 재담과 능청으로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조희봉은 그와 같은 변사 역할을 십분 해냈고, 김태용은 변사 대본부터 연주와 노래까지를 영화의 이미지와 결합하는 데 재능을 보였다. 영화는 약혼녀를 마을 유지에게 빼앗긴 남자(이원용)가 상경하여 경성역에서 짐꾼으로 일하며 겪게 되는 사건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남자는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연인(김연실)과, 자신을 찾아 경성으로 온 여동생(신일선)이 마을 유지와 그 패거리에게 유린당할 위기에 처하자 패거리를 응징하고 연인과 여동생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제목의 분위기대로 신파적이고 꽤 비극적 코드를 가지고 있으나, 이번에 변사 공연과 함께 상영된 ‘청춘의 십자로’에서는 영화의 비극적 정조가 약화된 대신 당시 생활상과 인물의 면모를 드러내는 데 있어서는 코믹함이 추가되었다. 코믹함의 동력은 상당 부분 변사의 입담과 풍자에서 나왔다. 소리가 넘쳐나는 시대, 영화적 테크놀로지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시대에 무성 흑백영화를 본다는 것, 더구나 고답적인 변사 공연을 함께 본다는 것은 흥미롭고 유쾌한 경험이다. 그것은 또한 옛 우리 영화문화를 재구성하여 새롭게 체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 [열린세상] 대통령의 외교언어/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대통령의 외교언어/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신라 선덕여왕이 즉위하자 당(唐) 태종이 모란 그림을 보내왔는데 당연히 있어야 할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여왕은 ‘그림에 나비가 없으니 이는 당제(唐帝)가 과인이 짝이 없음을 놀리는 것이다.’라 했다고 삼국유사는 전하고 있다. 이는 당과 신라의 정상외교를 묘사한 것으로, 여기에서 모란 그림을 오늘날 넓은 의미의 외교언어(diplomatic parlance)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외교언어란 말과 글(문서)뿐만 아니라 그림과 같은 상징물, 독특한 몸짓이나 태도, 스타일과 같은 비언어로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외교 의사소통 방식이다. 미국 첫 여성 국무장관이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여사가 외국방문 시에 색깔이 다른 브로치를 사용해 의사표시를 한 것도 외교언어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시에는 중국이 판다 곰을 선물해 ‘판다 외교’도 그 이름을 남겼다. 때로는 침묵도 외교언어가 될 수 있다. 은둔으로 일관하다가 필요할 때 잠시 등장해 세상의 주목을 유도한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행태를 ‘침묵 외교’라고도 한다. 2008년 2월 뉴욕 필이 평양에서 공연을 했다. 미국의 ‘콘서트 외교’는 1956년 미·소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튼 이래 1973년에는 미·중관계의 해빙을 조성해서 공산권과의 외교에 단골메뉴가 되었다. 1946년 3월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가 야당 당수일 때 미국을 방문해 미주리 주의 웨스트민스터 대학 연설에서 언급한 ‘철의 장막’은 냉전 반세기 동안 외교언어의 대명사가 되었다. 1992년 5월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바로 이 대학을 찾아 ‘냉전의 종식’을 선언했다. 외교언어는 국가관계와 국제정치에 영향을 주고받는 외교의 중요한 소통수단이다. 그래서 국가정상의 외교언어는 언제나 주목을 받지만, 외교언어에 힘과 행동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진실성이 결여된 ‘구두선’(lip service)으로 또는 ‘그저 한번 해본 소리’(rhetoric)로 평가 절하되어 정상 개인뿐 아니라 나라의 신뢰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큰 대포는 잘 쏘지 않는다.’고 한다. 세치 혀는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천 냥의 빚을 질 수도 있다. 한국 대통령의 외교언어는 실패한 사례가 자주 거론된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의 ‘일본 버르장머리 고치기’와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의 ‘북한 핵 개발 일리 있다’는 발언이다. 정제되지 않은 외교언어였다.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도 방한하고 싶으면 먼저 사과하라.’는 발언도 신중하게, 의도된 외교언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독도문제나 과거사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약화되고 대일외교에 혼란을 초래했다. 학생과의 대화 중에 우연히 나온 실수라는 해명은 또 하나의 실패한 외교언어가 될 수 있다. 옛말에도 ‘왕의 말씀은 바꿀 수 없다.’고 했다. 한국 대통령의 외교언어로서 성공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52년 1월 국제사회에서는 ‘리-라인’으로 회자된 이승만 대통령의 ‘평화선‘이다. 6·25전쟁 중이었고 미국과 일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평화선을 통해 우리의 영해를 넓히고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가능하게 했다. 외교언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의도하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예측해야 한다. ‘결과를 잘 생각하라.’는 로마 속담도 있다.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결과가 불확실하면 아니함만 못하다. 그리고 행동할 때는 힘이 수반되어야 효과가 있다. ‘큰 몽둥이를 갖고 다니되 말은 부드럽게 하라.’ 외교의 정곡을 간파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 대통령의 말이다. 12월 19일 대통령 선거가 있다. 대통령의 외교언어는 곧 외교력이다. 세 후보의 외교언어 능력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아직 후보들은 인기가 없는 외교, 안보 이슈에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와 동북아의 영토분쟁, 민족주의, 정치 우경화, 군비경쟁 등 한국에 주어진 외교적 도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준엄하다. 한국의 미래는 외교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지도자는 교체되었고, 중국과 미국·일본의 정상은 곧 선출된다. 이들과 상대하게 될 새로운 한국 대통령의 외교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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