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과 추진방향/내무부의 지자제발전 중기계획(국정탐방)
◎「신한국」 걸맞는 지방시대 연다/중앙권한 위임,효율행정 극대화/복권 등 발행… 올 재정자립 70%로/지역이기주의 등 문제점 보완에도 역점
풀뿌리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주민들의 대표로 구성된 지방의회가 출범한지 1년6개월여.
햇수로 2년이 흘렀다(기초의회 91년4월 광역의회 91년7월 구성).
제1기 지방의회의 회기를 절반정도 넘긴 현시점에서 평가해볼때 우리의 지방자치수준은 어느정도일까.
특히 지방의회가 구성된 이후 지방의회관계자와 자치단체공무원·주민들의 자치의식은 어느정도이며 단체장선거를 앞두고 지방화시대에 걸맞는 법적·제도적 정비작업은 어디까지 이뤄진 것일까.
○“가능성 제시” 중평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의회는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초기단계임에도 불구,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방화시대를 꽃피울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제시했다는게 정치권은 물론,관계·학계등의 일반적인 평가다.
행정의 독선·오류등을 지방의회에서 감시·견제·비판함으로써주민의 의사를 행정에 반영토록한 사례나 중앙의존적행정을 지역성을 고려한 자율행정으로 전환시켜 각종시행착오를 해소하고 지역주민의 동참을 통해 지역활성화를 도모한 케이스등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행정편의위주의 사고와 관행에 쐐기박은 것으로 평가되는 청주시의회의 행정정보 공개요구조례안 제정이라든가 청소년들에게 흡연동기를 차단시키는 방안으로 고안돼 신선한 충격을 준 부천시의회의 담배자판기철거조례등도 이같은 실례로 꼽을 수 있다.반면 각종 혐오시설을 자기지역에 설치하지 않으려는 지역이기주의 심화현상이라든지 지방의회의 월권적 조례제정파동,지방공무원의 지방의회에 대한 비협조에 따른 비능률,비효율의 역기능이 표출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지자제주무부서인 내무부는 이같은 평가와 인식을 바탕으로 자치단체장선거에 대비한 중기발전계획을 마련중이다.
지방의회와 더불어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또다른 한 기둥인 단체장선거에 앞서 모든 제도를 정비하고 자치여건조성작업을 완료,각종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무부는 이와함께그동안 지방의회운영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등을 보완하기 위한 법령및 제도정비작업과 자치단체의 재정확충방안 마련등을 서둘러 새정부의 「신한국건설」구상에 걸맞는 지방화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한 법제정비=지난해 정기국회때 문제가 된 지방자치 단체등에 대한 국회감사권은 시도의회로 이양토록 지방자치관련법규를 개정,국회에 상정해 놓고 있다.
○일부 감사권 이양
중복감사·이중감사 등의 폐단을 없애고 지역의 주요사안에 대한 감사는 지역사정에 밝은 지방의회에서 실시토록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기본원리에도 부합한다는 지역정서 등을 대변했다.
또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효과적인 조정을 위해 상급 자치단체나 중앙정부가 조정토록 돼있던 것을 관계부처·사계전문가·당해단체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분쟁조정위에서 협의해 결론을 내리도록하고 이 결정에 강제력을 부여토록 해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확보토록 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각시·도 의회에서지방의회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공무원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등을 골자로한 「지방의회에서의 증언및 감정에 관한 조례안」을 잇따라 처리한 것과관련,이같은 조례제정의 근거가 된 지방자치 관련법규의 삭제를 추진중이다.
조례로써 3월이하의 징역·금고 등을 벌칙 규정할 수 있도록 한 지방자치법 20조는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헌법12조의 죄형법정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법조계 등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또 무보수명예직인 지방의회의원이 직무를 수행하는동안 상해를 입을 경우 보상토록 하는 상해보상금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행정감사기간의 연장과 관련,5일(광역의회)과 3일(기초의회)의 현행감사 기간으로는 수박겉핥기식의 겉치레 감사밖에 할수없는만큼 행정과 각급 기관 등의 근원적인 비리와 부조리 등을 깊이있게 파헤칠수 있도록 하기 위해 7∼10일로 늘리는 방안 등을 의회관계자들과 함께 강구중이다.또 사무처기구를 보강하고 활동경비를 지원,원활한 의정활동을 할수 있도록 하는 방안등도 연구하고 있다.
◇자치기반조성을 위한 행정·재정지원=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사무를 중앙으로부터 위임·이양받도록함으로써 자치능력을 키울수 있도록 하고 지방재정능력의 확충을 유도,자치기반의 확대를 모색토록 하고 있다.
지자제실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지난88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앙권한을 시도·시·군·구등에 위임한 건수는 사무위임 5백10건,사무이양59건등 모두 6백5건으로 건국이후 87년까지의 전체위임·이양건수 1천1백34건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양곡매매업허가권과 유·무료직업소개사업 승인·허가의 취소권등 17건에 대해서는 현재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자치제실시에 따른 행정수요등을 반영하기위해 그동안 시·군·구의 경우 기획·예산등을 맡는 기획실과 법제기구인 법무계등을 새로 설치했다.또 1차산업기능을 축소하고 2·3차산업기능을 보강하기위해 군의 농산과와 식산과를 산업과로 통합하는한편 각시·군·구에 환경보호과·청소과·상수도사업소·교통행정과등을 새로 만들었다.
지방재정확충을 위해 지난 88년부터 자치구세를 신설하고 자치구재원조정제도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재산세·면허세·사업소세·종합토지세등으로 구성되는 자치구세는 지난89년 3천4백억원규모였으나 92년에는 8천1백99억원에 이르렀고 올해는 9천3백46억원에 달할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담배소비세는 올해 1천7백70억원,컨테이너 입출항,채광,수력발전,지하수개발등때 징수하는 지역개발세는 올해 4백58억 규모가 될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엑스포복권등이 사라지는 올하반기에 2천억원규모의 지방복권을 발행,지방재정확대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세원개발에 주력
◇단체장선거에 대비한 지방자치 중기발전계획 수립·추진=지난해 가을 구성된 지방자치제도발전심의회(회장 노륭희)에서 행정구역의 개편,지방선거제도의 개선·발전방안 등을 포함 중장기 발전프로그램을 마련중이다.
단체장직선이 실시되면 지역간 이해대립이나 지역내 주민 사이의 갈등요인 등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각종 제도개선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본격적인 지방화시대가 열려도 혼란과 부작용을 최대한 막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2월말쯤 내용이 구체화되면 전국순회공청회 등을 열어 각계 의견등을 수렴,정부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자치 및 행정계층 구조개편과 관련해서는 중앙시·도시·군·구읍·면·동의 계층구조를 축소,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선진외국의 경우처럼 특정한 권한과 특정한 업무를 담당하는 특별자치단체를 설립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도로·교통·주택·교육 등 특정지역의 전문분야를 담당하는 특별자치단체 등의 설립을 모색한다는 지적이다.
오랜 중앙집권체제가 계속되면서 전문성이나 창의력·자율성이 크게 떨어진 지방행정능력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지방공무원제도의 개선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신명나는 사회 자치 통해 건설”/95년 장선거 앞서 제도·법령 정비/허태열 지방기획국장
『지방화시대를 통해 지방에 활기가 넘치면 결국 우리나라전체에 활력이 솟구치게 됩니다』
지방자치관련업무를 총괄 기획하는허태열 내무부지방기획국장(48)은 『국민모두가 자신이 서있는곳에서 열심히 신명나게 일하는 사회,경제의 활력이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것이 곧 지방화시대를 꽃피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부가 표방하는 「신한국건설」의 요체 역시 신명나는 사회의 건설이라는 해석이다.허국장은 단체장선거를 앞두고 각종제도와 법령등을 깔끔하게 정비,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지방자치제도를 뿌리내리도록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장선거시기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정치권에서 최종 결론을 내려야할 사안이지만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한 정부의 지방자치법개정안에는 95년 실시할것을 제안하고 있다.지방의회1기는 지방자치의 시험기인 만큼 2기때부터 지방의회나 단체장 선거를 함께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95년실시안을 마련한것이다.
지방자치중기발전계획의 기본방향은.
▲진정한 민주화·지방화시대를 꽃피우는데 초점을 맞춰 백지상태에서 모든 작업을 벌이고 있다.따라서 신정부의 행정개혁작업의 일환으로 볼수있다.경제기획원·건설부·총무처등 지방관련중앙부처의 이해와 협조속에 추진하려 하는것도 이같은 성격때문이다.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과 지방공무원등의 인식이 아직도 낮은 편인데.
▲지방자치는 주민과 지방의회의원·공무원등이 삼위일체가 될때 좋은 결실을 맺을수 있다.지방의회는 알뜰한 주부처럼 지역주민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복지증진방안등을 강구해야한다.전시적인 활동등에 치우치면 오히려 주민의 부담을 높이는 낭비를 가져오게 되고 지역내·지역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킬수 있게된다.
또 주민들은 애정을 갖고 지방의회의 활동을 감시·비판·격려 해야하고 지방공무원은 비판자가 생겼다고 거북해 하지말고 지방의회와 조화속에 주민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의회·지방자치단체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는.
▲우리 인구의 4분의3이 지방에 살고있고 공장의 99%가 지방에 흩어져있다.
지방에서 진정 활기가 넘쳐야한다.지방의회나 지방자치단체의 신선한 시각이나 행정시책등이 역류돼 중앙정부에 충격과 자극을 주고 이것이 또다시 피드백기능을 통해 지방에 환류될때 활력있는 국가건설이 이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