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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 에세이] 이름값하는 음식

    “냉면 먹고 나면 봉투 잘 버려.”전주대 문화관광학부의 한복진 교수님이 모 식품회사의 냉면 제작에 참여한다더니 제품 포장지에 얼굴 사진이 박히게 됐다며 그런 식으로 홍보를 하시더군요.궁중 음식의 대가 황혜성 선생의 막내딸인 그는 궁중 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식품회사의 신상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거죠.한 교수님의 표현대로 얼굴과 이름 팔아 번 돈 1000만원 전액을 전주대 장학금으로 기증했다니 음으로 양으로 우리 음식문화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음식에도 실명제가 실시됩니다.‘마복림 할머니 떡볶이’‘배연정 소머리국밥’‘김충복 베이커리’,500원짜리 과자 상자에도 생산 책임자의 이름이 박혀 있고,요즘 불티나게 팔리는 수박에도 생산자의 얼굴과 이름을 새긴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수박 껍질을 통통 두들겨 보다가 자신이 없을 때는 스티커에 붙은 아저씨 인상을 보고 고르기도 하는데 딱 들어맞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외국에서는 훨씬 오래 전부터 음식업계에서 실명제를 실시했죠.‘돔 패리뇽’,‘무통로쉴드’ 등 유명 와인도 결국은 ‘돔 패리뇽이 만든 샴페인’,‘무통 로쉴드네 집에서 만든 와인’이란 뜻이니까요. 술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보태면 요즘 여자들 사이에 인기있는 술 ‘산사춘’을 만든 ‘배상면주가’이름도 ‘백세주’로 유명한 ‘국순당’의 배상면 회장의 이름을 딴 것이네요.뉴욕의 ‘노부’나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파리의 ‘알랭 뒤카스’ 등도 주인의 이름을 그대로 상호로 사용한 것들이지요. 이름을 상호나 제품명으로 사용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것은 자신감입니다.제품에 자부심이 없다면 자신의 이름을 붙이기 힘들겠죠.그만큼 책임감도 큽니다.제품이나 업소에 털끝만큼도 흠집이 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이름은 늘 이름값을 하나 봅니다. 신혜연 월간 favor 편집장
  • [나의 건강보감]‘영원한 물개’ 조오련

    “인생을 물에서 시작했으니 물에서 꽃피워야지요.아직 젊어요.물론 예전같지야 않지만,나이라는 숫자가 가진 벽을 무너뜨리고 싶습니다.” 조오련(53).그가 수영으로 아시아를 제패한 뒤,물보라를 일으키며 역영하거나 태극 머리띠를 두르고 시상대에 선 모습의 흑백사진은 70년대 전국의 학교와 군부대,공공기관의 화보집과 게시판에서 빠지지 않았다.‘아시아의 물개’라는 닉네임과 함께. ●새달 한강 700리 주파 도전 그 조오련이 다시 한번 ‘장정(長征)’을 꿈꾸고 있다.북한강 수계의 최북단인 평화의 댐을 출발,서울 여의도까지 물길 7백리를 수영으로 주파하겠다는 것.다음달 5∼6일로 D-데이까지 정해 놓았다.이미 50을 넘겨 무엇을 해도 ‘노익장 운운’하기 십상인 나이에 젊은이들도 엄두를 못내는 이런 꿈을 꾸며 산다는 것이 부럽고 의아했다.“더 유명해서 뭐하겠습니까? 동기가 있어요.3년쯤 전일겁니다.한 중국인이 추운 12월에 수영으로 한강을 건넌 적이 있었어요.그때 이 양반이 당돌하게 저에게 안내를 부탁하는 거예요.그러마고 나서긴 했는데 아,기분 뭐같더라고요.” 도버해협과 현해탄을 수영으로 건넌 그로서는 한국의 상징인 한강을 한 겨울에 중국인이 수영으로 건넜다는 사실에 무척 자존심이 상했고 덩달아 오기가 발동했다.“도버해협과 현해탄을 건넌 내가 있는데 중국인이 하고 많은 강 다 놔두고 한강이라니…”싶었다.그때부터 그는 ‘양쯔강을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키웠다.말이 강이지 양쯔강은 중국의 자존심이다.“100일만 하면 양쯔강 상류에서 끝까지 헤엄쳐 내려올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여기에다 수영 감독이자 평생지기인 지봉규 감독의 부추김도 한 몫을 했다.그의 한강수계 도전은 이를테면 양쯔강 정복의 전초전인 셈이다. 쉽지 않다는 건 그도 잘 안다.그래선지 선뜻 후원하겠다는 기업도 아직 없다.그러나 뜻을 접을 수 없어 이달들어 성남의 상무부대 수영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그가 양쯔강을 정복하겠다고 나선 것이 꼭 수영인으로서의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다.“제 엄마 잃고도 슬퍼할 겨를조차 없이 수영에 매달리는 아들놈 보면서 가슴이 미어집디다.저도 방황을 했고요.견디기 힘들어 그 때 술 좀 했습니다.” 그의 아내는 알만한 사람은 아는 유명한 의상디자이너였다.맏이 성운(22)은 해군UDT로 복무중이고,멕시코에서 수영 유학중인 막내 성모(18·고려대)는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유망주.“생전에 집사람과 ‘내가 못오른 세계 정상에 성모가 오르도록 키우자.’고 약속까지 했었는데….그런데 집사람 졸지에 떠나보내고 나는 나대로 힘겨워 헤매다 어느 순간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아버지의 열정과 능력이 아직은 수박 속처럼 붉다는 것을 두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는 양쯔강을 100일간의 헤엄으로 정복하는 계획을 함께 추진했던 방송사가 발을 뺀 사실을 무척 아쉬워했다.“저도 그 도전이 성공할지 확신을 못합니다.그러니 누구보고 도와달라고 매달릴 수도 없고…” 그는 살면서 두번의 힘든 고비를 넘겼다.첫 고비는 아내와의 사별이었고,두번째는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은 수영장 사업의 실패.근래 각 지자체마다 앞다퉈 생활체육관에 수영장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그래도 수영 인생에 후회는 없어요.어린 촌놈이 무단 상경해 이만큼 했으면 명예 하나는 건진 것 아닙니까?” ●평생 수영 덕 건강만큼은 ‘빵빵’ ‘수영만 잘하면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무모한 열망으로 상경해 간판집 점원으로 일하던 그 해가 68년.그는 이듬해 서울시 수영대회에 대학·일반부로 나서 400m와 1500m에서 우승하면서 ‘수영 인생’을 시작했다.고교 1학년 나이 밖에 안됐지만 대학·일반부 선수로 나선 것은 학적이 없었기 때문.그는 당시 대한체육회장이던 민관식씨의 눈에 띄어 바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가는 기쁨을 누렸다.어려서부터 물을 벗삼아 익힌 ‘막수영’이 인생을 바꾸는 순간이었다.그는 주위의 기대대로 다음해 아시안게임에서 두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아의 물개’라는 면류관을 썼다. 조오련의 ‘수영 설법’은 유장했다.“사지를 가진 동물은 모두 수영 능력을 타고 나는데 직립하는 사람만 그걸 못해요.그런 사람도 수영할 때만은 사지 습관으로 돌아갑니다.사람은 동물에는 없는 것 세가지를 가졌지요.바로 디스크 질환과 치질,그리고 수영을 배워야 한다는 점입니다.서서 사는 업이겠지요.” 평생 수영으로 몸을 다진 덕분에 그는 지금도 건강만큼은 ‘빵빵’하다고 했다.맘만 먹으면 주량도 끝이 없다.의지가 강해 담배도 뭔가를 해야겠다고 작정하면 단번에 끊는다.뭐든 가리지 않는 식성에다 건강도 좋다.현역 시절에는 선수촌에서 최고의 먹성을 자랑한 그다.한창 운동할 때는 쇠꼬리와 사골 등을 우린 곰국을 즐겼다.물론 지금은 그렇게 먹지 않는다. “내 삶에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그에게 건강이 갖는 의미가 뭐냐고 물었다.“건강은 개인이나 사회가 이상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하는 절대 조건입니다.명석한 두뇌와 큰 야심을 갖고도 건강 때문에 좌절하고 실패한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라고 여기는데 그런 건강관은 결국 자신을 무너뜨리지 않겠습니까?”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조오련의 수영 예찬론 조오련씨는 수영을 ‘재미없는 운동’이라고 했다. 보지도,듣지도 못하고 오직 물속의 라인만을 따라가는 운동이니 당연히 재미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분히 역설적인 평가다.그는 “수영중에 느끼는 고독은 곧 명상이며,이런 명상이 정서를 순화하고 강인한 기질을 키워준다.”고 설명했다. 그가 꼽는 수영의 대표적 장점은 지구력과 심폐기능의 강화.“육상 400m 세계기록이 43초대인데 수영 100m 세계기록은 47초대 정돕니다.결국 수영이 육상보다 4배 가량 많은 운동량을 가진다는 설명이지요.” 특히 연속적인 심호흡을 통한 심폐기능 강화를 수영만의 매력으로 든다. “수영은 호흡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초보자들이 수영을 잘 익히지 못하는 것은 몸동작에 호흡을 맞추기 때문인데,이렇게 하면 동작이 자꾸 헝클어지죠.호흡에다 동작을 맞춰야 합니다.이런 리듬감만 익히면 실력도 부쩍부쩍 늘고 재밌습니다.” 운동량이 많아 비만해소와 기초체력 증진에도 그만이다.“체중 85㎏을 기준으로 한 수영의 열량소비량은 시간당 660㎉ 정도로 등산이나 테니스보다 많습니다.격렬하다는 축구의 690㎉와 맞먹는 양이지요.” 부상 위험이 없어 장애인,임산부도 부담없이 할 수 있으며,일단 출발하면 빠지지 않기 위해서 헤엄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기질을 강인하게 단련시킨다. 그러나 모든 운동이 그렇듯 수영에도 한계는 있다.예컨대 마라톤이 지구력과 심폐기능 강화에는 효과적이지만 근력에는 취약한 것과 비숫한 이치다. 그는 “수영은 상체 의존도가 90% 정도로 큰 편이어서 틈틈이 등산으로 하체를 단련하고 성찰의 시간도 갖는다.”고 귀띔했다. 서울아산병원 박준영 임상운동처방사는 “일반인은 주3회,1일 30분 정도의 가벼운 수영만으로도 체력향상과 스트레스 해소,면역력 증대 등의 효과를 본다.”며 “체력에 맞춰 분당 심박수 110∼140회 정도로 3개월 정도만 연습하면 기분좋은 수영중독증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어린이 都農체험

    “도시 어린이에게는 농촌의 풍요로움을,농촌 어린이에게는 도시의 발전상을….” 영등포구(구청장 김용일)와 충남 청양군,전남 영암군 등 3개 자치단체는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에게 도시와 농촌의 서로 다른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상호 방문,문화를 체험하는 이색 문화교류 행사를 갖는다.이에 따라 영등포구 관내 초등학생 90여명은 22일부터 24일까지 청양군과 영암군에 각각 45명씩 방문한다. 청양군을 방문한 어린이들은 칠갑산 도립공원에 있는 장곡사와 장승공원을 둘러보고 고운식물원,칠갑산 자연휴양림 등을 견학한다.또 천연염색 실험을 직접 해볼 기회도 갖는다. 영암군을 방문한 어린이들은 왕인 박사유적지,도기문화센터,월출산 등정,쌀 도정공장 방문,수박농원 견학등 소중한 농촌체험을 한다. 청양군과 영암군은 답례로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두 지역 어린이 45명씩 90명이 영등포구를 방문,도시의 발전상을 체험한다.첫 날인 29일엔 뮤지컬 ‘김치꽃만두’를 관람하고 월드컵경기장을 방문,지난해 뜨거웠던 월드컵 열기를 직접 느낀다.밤에는한강유람선을 타보며 아름다운 한강의 야경을 구경한다.이튿날인 30일에는 63빌딩에 들러 아이멕스영화관과 수족관,전망대 등을 구경하고 방송국도 견학할 예정이다. 조덕현기자
  • “복날 음식 형편따라 즐겼지요”/서울 班家음식의 산증인 김숙년씨

    현대인들은 24절기를 대부분 잊고 지낸다.하지만 복날만큼은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여름 무더위가 지겨웠던 까닭일까,여름 보양식을 즐겁게 먹었던 기억 때문일까. 초복(16일)을 앞두고 전통요리연구가 김숙년(金淑年·69)씨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 만났다.마른 장마 속에 몹시 더웠던 이날 그는 2시간 남짓 계속된 인터뷰 동안 앉음새를 흩뜨리지 않았다.흰색 모시 저고리에 포도색 치마로 곱게 차려입고 단아하게 화장을 한 김씨는 일흔을 바라보지만 수줍어하는 듯한 소녀티가 가시지 않았다.목소리 또한 낭랑했다. ●혀끝의 기억으로 350가지 맛 찾아 김씨는 최근 100년간의 서울 토박이 반가(班家) 문화를 대변한다.그의 고조부 김석진(金奭鎭) 이전 11대가 서울 사대문 안에서 살았고 증조부 김영한(金寗漢) 이후 지금까지 서울에서 살고 있다. 더위를 화제로 삼은 김씨는 복날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옛날엔 초복은 여름을 맞이하는 기분으로,말복은 한여름을 넘겼다는 다소 허전한 느낌으로 맞았지요.제가 어릴 때만 해도 복날엔 ‘복놀이’가있었지요.학동들은 천렵을 나서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았고,어른들은 황구를 몰고 산등성이로 넘어 갔지요.” 복날 음식 이야기가 끝이 없다.복날 형편은 가세에 따라 다 달랐다.서민들은 보신탕과 추어탕을 즐겼고,반가에선 육개장이나 삼계탕으로 더위를 이겼다. “‘더 있는 집’에선 민어 잔치를 벌였지요.민어로 구이와 매운탕을 먹고,부레로 순대를,알로 어란을 만들었지요.” 인삼이 귀하던 옛날,서민들은 삼계탕 대신 닭곰탕을 먹었다. “장닭 몇 마리를 푹 고아 식구들이 한 그릇씩 먹으며 더위를 달랬지요.” “당시에도 음식 사치가 있었고 경제력이 있던 중인들은 궁궐 못지않게 먹었습니다.대표적으로 용봉탕을 들 수 있지요.” 용봉탕이란 잉어와 닭을 함께 고아 낸 다음 잣·호두 등으로 고명을 한 것으로 겉보기에도 화려하면서 먹음직한 것이다. 또 한겨울 동짓날의 팥죽도 복날 먹었다고 한다.붉은 팥을 액막이로 여겼기 때문이다. “참외와 수박도 빠지지 않았지요.” 그러면서 김씨는 참외와 증편(떡)을 살갑게 갖고 나왔다. 이렇게 당시의음식을 꿰뚫고 있는 김씨는 ‘김숙년의 600년 서울음식’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김씨는 어린시절 혀끝의 기억만으로 350가지나 되는 전통 서울음식의 맛을 찾아낸 것이다.이 책은 단순한 요리책의 차원을 넘어 서울 반가의 생활문화와 예의범절이 담긴 역사책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엄한 가풍… 4대 42명 한집서 살기도 음식 이야기로 바뀌면서 김씨는 추억속에 빠져드는 듯했다. “어릴 적의 가풍이 무척이나 엄했지요.” 그도 그럴 것이 김씨 집안은 조선 인조 때 예조판서를 지낸 김상헌(金尙憲)을 배출했고,순조의 둘째딸 복온(福溫)공주의 시댁이기 때문이다. 김씨 가문은 김상헌 이후 잣골(효자동) 등 서울 4대문 안에서만 살아왔으나 1910년 한일합방 당시 형조판서였던 고조부 오천(梧泉) 김석진이 “세상을 보고 듣지 않겠다.”며 두메산골이던 서울 도봉구 번동 드림랜드 자리의 한 부분인 오현(梧峴·당호)집으로 이사를 했다.오천은 결국 나라를 빼앗긴 울분을 못이겨 자결했다. 고조부의 자결 이후 일본의 감시와 수탈이 한창이던 1934년 김씨는 오현집에서 5남매의 장녀로 태어났다. 어린 김씨는 대가족의 울타리 속에 살았다.오현집에 증조부·조부모·부모·삼촌·고모·당숙·당고모·김씨의 5남매 등 4대 42명의 식구가 살았다고 회상했다.일제시대 가족은 엄했지만 언제나 따스하고 정겨웠다. 이런 대가족이자 일제를 거부하는 집안의 맏며느리였던 어머니의 손이 마를 날이 없었다.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는 제사와 어르신들의 생신,세시풍속을 다 챙겼기 때문이다. 대신 집안에서는 구수한 음식 냄새 또한 가시질 않았다.댕기머리 소녀였던 김씨는 감히 음식을 먹지 못했지만 부엌에선 할머니와 어머니가 ‘숙아 맛좀 보렴.’하고 한 숟가락 떠준 덕분에 맛을 봤다.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았던 것이다. ●음식은 세대를 잇는 징검다리 해방과 더불어 김씨는 학교 교육을 받았다.일제 때 증조부가 신식교육은커녕 외출도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6·25 때 800평에 이르던 오현집은 인민군에게 빼앗겼고 유엔군에게 폭격됐다.현재 드림랜드에는 폭격에서 살아남은 사랑채만 남아 있다.안채는 수년 전에 복원된 것이다. 그런 와중에 김씨는 1957년 이화여대 가정학과를 졸합하고 성심여고에서 음식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서예 교사로 교편생활을 시작했다.1959년 국전에서 입선하기도 했다.1973년 전근갔던 창문여고에선 가정 교사였지만 서예도 많이 가르쳤다.그동안 틈틈이 서예를 출품,국전에 입선한 적이 여러차례였다.한글 서예의 지평을 연 일중(一中) 김충현(金忠顯)이 그의 숙부이다. 지난 1996년 교사를 그만둔 뒤 서예에서 멀어지는 대신 전통 음식에 가까워졌다.“감기 기운이 있다가도 부엌에만 들어가면 감기가 다 나았어요.” 그에겐 음식이 세대를 잇는 징검다리 같아 보였다.“언젠가 쇠골찜을 만들었는데,‘할아버지,숙이가 만들었어요.드셔보세요.’라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했지요.그리곤 즉시 전화를 걸어 7살 손자에게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던 음식’이라며 먹으라고 했지요.” ‘…서울음식’ 발간 이후 김씨는 잡지와 방송에서 음식 코너를 맡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요리 연구가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서울 반가음식의 산 증인인 김씨.그에게는 요즘 전통 음식과 생활문화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이언탁기자 u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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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20일까지 모피를 겨울 시즌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모피 찬스 상품전’을 연다.진도 블랙그라마 재킷 248만원,동우 쉬어드 재킷 179만원,윤진 마호가니 재킷은 136만원에 각각 판매한다. ●애경백화점 수원점은 12∼13일 오후 5시부터 3층 아트홀에서 인기가수와 함께하는 ‘추억과 낭만의 작은 음악회’를 연다.신계행·김범룡씨 등이 출연한다. ●뉴코아백화점 강남점은 최근 다양한 브랜드의 수영복과 캠핑용품을 판매하는 ‘바캉스 의류용품 전문숍’을 개장했다. ●이마트는 17일까지 ‘초복 보양식품 특선전’을 실시한다.이번 행사에는 삼계탕·양념장어·수박·우족·사골 등을 중심으로 10∼20% 할인 판매한다. ●LG마트 송파점 은 16∼27일 개점 3주년을 맞아 ‘고객 감사 대축제’를 펼친다.이번 행사에는 신선식품을 최저가로 판매하는 ‘생생 대축제’,인기상품 50여개를 초특가로 판매하는 ‘고객 감사 초특가전’ 등 다양한 초특가 상품전을 실시한다. ●테크노마트는 여름 방학 및 휴가철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 100여종을 저렴하게 파는 벼룩시장 및 경매행사,절반가격 판매전 등 다양한 기획 행사를 갖는다.20일까지 매일 열리는 벼룩시장은 TV,김치냉장고,VTR,컴퓨터 등 일반 가전제품에서 의류 및 생활필수품을 30%에서 최고 70%까지 할인해준다. ●CJ홈쇼핑(www.cjmall.com)은 12일 계절과 피부 타입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한 화장품 냉장고 ‘프라움(사진)’을 출시한다. ●Hmall(www.Hmall.com) 은 이달 말까지 바캉스 시즌의 이색 행사로 ‘수영복 맵시왕 선발대회’를 연다.Hmall 회원들 가운데 자신이나 연인의 수영복 입은 사진을 Hmall 게시판에 등록하면 된다. ●LG이숍(www.lgeshop.com)은 31일까지 ‘한 여름밤의 공포 체험,가격이 무서워!’ 이벤트를 연다.심야시간대인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매일 인기상품 3종을 선정해 20∼50% 싸게 판다.
  • 생산자물가 3개월째 하락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의 생산자물가는 농림수산품과 공산품 가격이 내린 영향으로 전월 대비 0.5% 하락해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떨어졌다. 농림수산품은 계절적인 출하량 증가로 채소류·과실류를 중심으로 5% 하락했고,공산품도 환율하락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0.4% 내렸다. 농림수산품 중에서는 무가 55.1% 떨어진 것을 비롯,수박(-34.8%),참외(-26.1%),배추(-47.3%),양파(-25.5%),고추(-10.4%) 등이 급락했다.갈치(-24.4%)와 명태(-13.8%) 등의 하락 폭도 컸다. 공산품은 국제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으로 석유제품(-1.8%)과 화학제품(-1.4%) 등이 내렸다. 김유영기자
  • 무더위 쫓는덴 수박이 그만

    “더울 땐 시원한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수박 먹는 것이 최고의 피서죠.” 한국 듀폰이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고의 상상 피서’ 설문조사 결과다. 이렇듯 여름에 가장 사랑받는 과일은 단연 수박이라 할 수 있다.수박 성분의 91%는 수분.단맛을 내는 과당과 포도당,자당도 있다.뜨거운 햇볕을 받아 메스껍거나 토하려고 할 때 수박을 먹으면 효과가 금방 나타난다.과당과 포도당이 즉시 에너지로 바뀌어 무더위에 지친 몸을 풀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이뇨 작용과 관련있는 ‘시트룰린’이란 아미노산이 많다.신장병에 효과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겐 수박이 좋다는 얘기다.하지만 칼륨을 제한하고 있는 사람은 전문의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수박의 과육에 들어있는 붉은 색소 ‘리코핀’이 주목받고 있다.토마토에 고농도로 들어 있는 리코핀이 전립선암 등에 강력한 항암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까닭이다. 섬유질이 많아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고,칼륨이 풍부해 몸을 상쾌하게 만드는 것도 수박의 장점.수박은 몸을 차게 하므로 태양이 내리쬐는 한낮에 먹는 것이 좋다. 수박의 속껍질(흰부분)에는 수분과 비타민C가 많아 팩을 하면 거칠어진 피부를 촉촉하게 할 수 있다. 대개 수박을 쪼개 그냥 먹지만 상큼한 레몬을 더한 ‘수박 레몬에이드’도 더위를 이기는 적당한 음료수가 된다.딸기를 넣어주면 맛과 색감도 한결 좋아진다. 잘게 토막낸 수박 6컵(중간 크기 수박 ¼개)을 믹서기에 넣고 딸기 ¼컵과 물 1컵을 넣고 갈아 즙을 낸다.건더기를 걸러내고 주전자 등에 부은 다음 설탕 ⅓컵과 레몬즙 ½컵(레몬 4개)을 넣어 설탕이 녹을 때까지 젓는다.기호에 따라 레몬과 설탕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냉장고에 차게 보관했다가 두고 먹으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 도움말 서효덕 농촌진흥청 채소재배과장 이기철기자
  • 보신탕·삼계탕등 여름 보양식 지나치면 독약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보양식으로 기운을 차려 더위를 이기려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보양식은 굳이 별도로 섭취할 필요가 없으며,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각종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 보양식을 많이 찾는 무더운 여름에는 인체의 기능이 10%쯤 떨어진다고 한다.고온 다습한 것이 원인이지만 때로는 열대야 등으로 수면 부족 때문이다.몸은 축 늘어져 의욕이 떨어지며,머리도 멍하게 된다.물론 식욕도 저하되며,소화기능 역시 10%쯤 저하된다. ●열 많은 사람에겐 인삼·황기 안맞아 한의학에서는 기온이 올라가면 몸의 내부는 반대로 차가워진다고 본다.몸의 양기가 모두 밖으로 나오고 속은 찬 기운만 남는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건강을 지탱할 수 없게 된다.그래서 소화와 흡수가 잘되고 힘을 돋워주는 보양식을 찾게 된다. 보양식의 대표 음식으론 개고기를 꼽을 수 있다.개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시고 짜며 오장을 안정시킨다.몸의 허약한 것을 보충하고 혈맥을 튼튼하게 하며 장과 위장,골수를 채우는 작용이 있다.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돋우고 기력을 길러준다고 ‘명의별록’과 ‘식료본초’가 극찬하고 있다. 또한 복수가 찬다면 개고기 한근(600g)을 썰어 쌀과 함께 죽을 쑤어 공복에 먹으면 효과가 좋고,이질과 복통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닭고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닭고기는 성질이 따뜻하여 속을 데우고 원기를 도와준다.닭을 주재료로 만드는 삼계탕의 인삼은 기를 보하고,대추는 스태미나와 기력증진에 좋고,마늘과 찹쌀은 비위와 장을 따뜻하게 보호한다. 삼계탕에 황기를 넣으면 더욱 좋은 보양식이 된다.황기는 기를 보호하고 피부의 기능을 굳건하게 하여 땀이 새어 나가는 것을 막는 효능이 크다. 황기와 인삼은 삼계탕뿐만 아니라 추어탕에 넣어도 좋다.여름에 맥을 못 쓰고 나른하며 몸이 늘어지는 증상에 미꾸라지가 원기를 회복시켜준다.미꾸라지에는 질이 좋은 단백질이 많으며,비타민A·A·D가 풍부해 강장,강정식품으로 그만이다.황기와 인삼은 성질이 따뜻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다. 이밖에 장어,중국요리 불도장 등이 일본과 중국의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더위 풀어주는 녹두·메밀·오이·수박 그러나 동물성 단백질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보양식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원복 한국채식연대 대표는 “과거 보릿고개로 먹고 살기 힘든 시절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보양식이 필요했지만 요즘은 영양과잉으로 별도의 보양식이 필요없다.”며 “개·닭고기 등 고칼리로 식품을 자주 먹으면 비만·암·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대신 열을 내려주는 여름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더위를 풀어주는 대표적인 음식으론 보리 녹두 메밀 오이 수박 참외 등이다.한의학에서는 여름철에 수확되는 이들 음식은 서늘한 기운을 갖고 태어나 열을 내려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미숫가루,오이냉국,수박화채,메밀국수 등도 좋다. 오이는 체내에 쌓인 열이나 습기를 제거해주는 작용이 있다.여름을 많이 타는 체질에는 효과적인 야채다.식욕이 없거나 몸이 나른할 때 냉장고에 넣어둔 시원한 오이를 깎아먹으면 도움이 된다. 녹두는 여름철 부진한 식욕을 돋우는데 좋다.해독작용과 이뇨작용도 강해 체내의 열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녹두는 몸을 차게 하는 힘이 강해 해열,고혈압에는 좋지만 혈압이 낮거나 냉증이 있는 사람은 삼가야 한다. 가장 흔한 수박은 열을 식혀서 더위를 잊게 해 주고 이뇨 작용에도 좋다.목이 타는 증세에도 수박을 먹으면 갈증이 해소된다.단맛을 내는 과당과 포도당은 즉시 에너지로 전환되므로 무더위에 지친 몸을 풀어주는데 그만이다.냉증이 있거나 위장이 차가워지기 쉬운 체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매실도 여름철 건강유지에 효과적 해독과 소화에 좋은 매실도 여름 음식이다.장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줘 건강유지에 효과적이다.여름에 피로를 많이 느끼고 더위를 탄다면 매실 장아찌를 넣고 밥을 먹어도 좋다. 정인봉 한국자연건강회 이사는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먹는 식생활 기본에 충실하면서 몸에 나쁜 음식을 멀리하는 것이 최고의 보양”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양성완 뉴코아 한의원장,김희순 동아요리학원장 이기철기자 chuli@
  • 야채·과일·고기·잡화·의류 최고 80% 할인 / 알뜰쇼핑 ‘반짝세일’ 노려라

    “알뜰 쇼핑을 하려면 ‘타임 서비스(반짝 세일)’를 노려라.” 할인점 등에서 야채·과일·육류 등 신선 식품에 한정해 실시하던 타임 서비스가 백화점·슈퍼마켓으로 확산되는 데다,품목도 잡화·의류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타임 서비스는 유통 업체가 특정 시간대에 30분∼1시간 동안,또는 제품의 수량을 정해 최고 70%까지 할인해 파는 제도.지금까지는 할인점 등에서 폐점시간 무렵 그날 팔지 못하면 판매하기 어려운 신선 식품 등을 위주로 실시돼 왔다. 이장화 롯데백화점 상품총괄팀장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유통 업체들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타임 서비스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및 수도권 전 점포에서 ‘7시에 만나는 특별한 즐거움’이라는 타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잡화,신사·숙녀의류,식품,가정용품,아동·스포츠의류 등의 품목에 대해 40∼70% 할인 판매한다.원래 이달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반응이 좋아 서울 영등포점·강남점 등은 주 1회 상설화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오후 6시 ‘럭키타임’이라는 이름의 타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선글라스·액세서리·모자·핸드백 등 잡화류와 T셔츠·반바지 등 단품 중심의 의류를 5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서울 본점과 미아점,영등포점 등에서는 그날의 상황에 따라 오후 시간대에 비정기적으로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서울 전 점포도 ‘7시에 만나요’라는 타임 서비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매일 오후 7시 상품군별로 1개품목씩 하루 9개 품목을 정상가보다 최고 50% 할인된 가격에 내놓고 있다.지방 점포에도 확대할 것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행복한세상은 매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수량을 한정한 타임 서비스를 제공한다.할인율은 50%이며,품목은 패션 잡화와 의류 등이다.28일의 경우 레노마 마(麻)모자 1만원(100개 한정),시스터 바지 1만원(100개),니나리치 수영복세트 2만 5000원(100개) 등이 타임 서비스된다. 신세계 이마트는 하루 3번 정도 타임 서비스를 실시한다.오전 중에는 10∼12시 매장 상황에 따라 매출 10위내제품중 몇 가지를 골라 10% 인하된 가격에 판매한다. 요즘은 수박·참외 등 과일과 야채류,쌈류 등이 주요 품목이다.오후에는 4시와 7시 그날 상황에 따라 적당한 시간대에 실시하는데,물량이 많은 제품에 집중된다.그날 귤이 많이 입점되었으면 시간이나 물량을 한정해 최고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저녁에는 밤 9시 이후 실시하며,어패류·생물생선 등이 주요 품목이다.가격은 최소한 50% 이상 할인된다. 롯데마트는 전국 30개 점포별로 2가지 형태의 타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첫번째는 오전 11시∼오후 3시 실시하는데,농·수·축산품 등 1차상품을 20∼50% 저렴하게 판매한다.다음으로는 밤 8시 이후 상추·배추 등 야채류와 딸기 등 과일류,신선 고기류 등에 대해 50∼80% 할인해 판매한다. 그랜드마트는 매일 선호도가 높은 제품을 선정,5개 품목씩 최고 50% 이상 싼 값에 판매하는 ‘일별 초특가 상품전’ 행사를 상설화하는 한편,폐점시간에 실시하던 떨이상품전 행사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 중간중간에 실시하고 있다. 한화스토아는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간대별로 10분 동안 품목별로 번갈아가며 타임 서비스를 실시한다.예컨대 오전 11시대에는 10분 동안 생선 코너에서 오징어를 두 마리 가격에 세 마리를 판매하고,낮 12시 대에는 10분 동안 불고기 양념 돼지고기를 싸게 판매하는 등의 형태로 진행된다. 김규환기자 khkim@
  • 강산에와 함께 떠나는 음악여행 / 20~22일 ‘강이고’ 콘서트

    인기가수 강산에가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 동안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올해 첫 콘서트 무대를 갖는다. 팬이라면 찾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제목부터 독특하다.‘강이고’라니….강산에가 단짝 음악친구인 드럼의 이기태,키보드의 고경천과 함께 무대를 마련하면서 셋의 성(姓)을 한자씩 땄다. 콘서트는 강산에의 오래된 여행일기처럼 꾸며진다.고경천과 함께 최근 두달여 중국·일본·필리핀·인도 등 아시아 4개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그는 여행이야기를 정겨운 영상으로도 곁들여 보여줄 예정이다. ‘할아버지와 수박’‘예럴랄라’‘라구요’‘넌 할 수 있어’‘연어’ 등 국민가요급 히트곡들이 준비된다.자유와 저항정신이 반반씩 사이좋게 섞인 강산에 특유의 보컬에 한껏 빠질 수 있다.지난해 10월 선보인 7집 수록곡 ‘명태’‘와그라노’‘지금’도 불러준다.어쿠스틱 사운드로 완전히 새롭게 편곡한 히트곡들은,그의 노래를 인이 박이게 들어온 골수팬에게도 충분히 새로울 것 같다.(02)3272-2334. 황수정기자
  • 힐러리 회고록

    |워싱턴 백문일특파원|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백악관 회고록 ‘살아 있는 역사(Living History)’는 발매 첫 날 미 국내에서만 20만부나 팔려나가는 대 히트를 기록했다.책을 출간한 ‘사이먼 앤드 슈스터’(S&S)사는 하루 만에 초판 100만부의 20%가 팔려 곧바로 30만부 추가 인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38장으로 구성된 회고록은 머리말과 색인을 빼고 모두 528쪽이며 하드커버 가격은 28달러,CD판은 30달러이다.회고록은 백악관 생활,르윈스키 스캔들 당시의 심경,가정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상원의원으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등 힐러리의 인간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판매 첫날 구입한 회고록을 발췌, 요약한다. ●내 사랑,빌 클린턴: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1970년 가을,예일대 법대에서 만난 빌은 런던 옥스퍼드대를 마친 로즈 장학생이기보다 ‘바이킹’처럼 보였지만 훤칠했고 구레나룻을 기른 잘생긴 청년이었다.법대 휴게실에서 처음 봤을 때 그는 몇몇 학생들 앞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수박을 키워…”하며 한참 떠들던 중이었다.“누구냐.”고 친구에게 물었다.“아칸소 출신의 빌 클린턴인데 맨날 아칸소 얘기만 해.” 1971년 봄 학기가 끝날 때까지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마지막 수업이 끝나던 날 빌이 말을 걸었다.다음 학기 수강신청하러 가는데 그가 따라왔다.그때 처음으로 나의 가족과 자란 곳을 물었다.직원이 빌에게 “수강신청을 이미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빌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함께 왔다고 말했다.그때부터 데이트가 시작됐다. 법대를 마친 1973년 봄 빌과 유럽여행을 갔다.빌은 영국 북서부의 에너대일 호숫가에서 청혼했다.그를 사랑했지만 나의 인생과 미래 때문에 단호히 거절했다.평생 지속될 결혼을 원했고 빌에 맞춰 삶을 보낼지도 궁금했다.빌은 여러 목표가 있었고 나는 그중의 하나였다.계속되는 구혼을 거절하자 그는 “결심하면 말해 달라.”고 기다렸다.그후 2년 반 뒤 우리는 결혼했다.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책 조언자로 백악관에서의 첫 날,우리는 겨우 몇시간 밖에 못 잤다.“탁,탁,탁” 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깼다.갑자기 침실 문이 열리고 턱시도 차림의 남자가 은쟁반에 식사를 날라왔다.전임 부시 대통령이 아침 5시 30분이면 갖던 아침 식단이었다.빌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지금 뭐하는 거야.” 새로운 변화에 적응중이라고 생각했으나 경호원이 침실 밖에 대기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아래층에 있으라고 하자 한 경호원은 “대통령이 한밤중에 심장마비를 일으키면 어떡하느냐.”고 되물었다.“그는 46살이고 심장마비는 없을 것”이라고 대꾸했다. 백악관에 영부인의 역할을 위한 매뉴얼은 없다.전임자들이 그랬듯 자기 관심과 스타일에 맞게 처신한다.나는 빌이 사회의 변화상을 말할 때 나의 의견과 관심을 털어놨다.여성들이 사회에서 할 역할들을 대변했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에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지를 곧 깨달았다. 주지사 부인과 영부인의 차이는 설명할 수가 없다.갑자기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몰려와 나를 기쁘게 해주려 한다.영부인이 말을 하는 모든 게 확대된다.원하는 것을 말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한때 다이어트 음료를 마시고 싶다고 말한이래 수년동안 내가 묵는 호텔의 냉장고에는 똑같은 음료수가 놓여 있었다. 빌과 나는 정치적 동지였고 가까운 친구였다.중요한 연설문을 작성할 때 늘 조언을 주고받았다.그러나 빌과 나는 ‘화이트워터(클린턴 부부가 투자했던 부동산개발 회사의 불법대출에 힐러리가 과거 관여됐다는 의혹)’의 정치적 중요성을 간과했다.아무 것도 잘못된 게 없으나 조사 자체와 일반 대중에게 우리가 관여됐다는 인상을 주는 게 목적이었다.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빌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었다…. 1998년 1월 21일,빌은 새벽같이 일어나 침대 끝에 앉았다.“당신이(힐러리가) 알아야 할 내용이 신문에 날거야.”나는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빌은 백악관 인턴인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정사 문제라고 했다.빌은 몇차례 대화를 나눴고 친하게 지냈을 뿐 잘못된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르윈스키가 그의 관심을 잘못 해석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빌의 말을 믿었다.르윈스키 건도 빌에게 늘 따라 다니던 사악한 스캔들의 하나려니 생각했다.빌이 마약을 복용했다든가,매춘부와 관계를 맺었다든가 하는 식의 선정적 주장으로 받아들였다.그해 8월 빌이 ‘부절적한 관계’를 공개적으로 시인하기 직전까지 나는 “남편이 나한테 거짓말은 절대 안해”라고 공식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대배심 증언을 하루 앞두고 빌은 침대 머리맡에서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고 증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내 감정과 정치적 확신은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아내로서 나는 그의 목을 비틀고 싶었다.그가 거짓말 할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딸) 첼시에게 사실을 알려주라.”고 말했다.그는 눈물을 글썽였다.증언을 마친 뒤 대국민 연설을 준비할 때 빌은 혼란스러워 했다.나는 “이건 당신의 연설이야.혼돈으로 끌고간 것도 당신이야.오직 스스로만이 무얼 할지 결정할 수 있어.” 하지만 빌은 나의 남편이자 나의 대통령이었다.빌은 내가 지지했던 방식대로 미국과 세계를 이끌었다.그가 무슨 짓을 했던 그런 식으로 매도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그와 나,가족의 사생활과 르윈스키의 사생활은 잔인하고 불필요하게 침해됐다.화이트워터 사건으로부터 배운 교훈은 빌이 탄핵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스타 검사와 그의 동료들이 헌법을 무시하고 대통령을 무너뜨리기 위해 악의적인 목적으로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면 미국이 걱정됐다. 빌과 나는 우리의 결혼생활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정기적인 상담을 받기로 동의했다.나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고 그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했다.다른 한편 빌은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믿었다. ●남편과 헤어지지 않기로…상원의원의 길로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빌과의 결혼생활을 계속 유지하기로 한 것과 뉴욕에서 상원의원 출마를 결정한 일이다. 출마를 결정하기에 앞서 나는 어떤 강력한 동기가 필요했다.3월 나는 뉴욕의 한 학교에서 열린 여성 스포츠인들에 관한 HBO방송의 특집 프로그램을 알리는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행사장 무대 위에 걸려있던 배너에 나의 눈길이 꽂혔다.거기에는 특집물의 제목인 ‘과감히 도전해라(Dare to Compete)’라고 써있었다. 여자농구팀의 주장인 소피아 도티가 무대 위에서 나를 소개했다.악수를 나누면서 그녀는 내 귀에다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클린턴 부인,과감히 도전하세요.”그녀의 말 한마디에 나는 완전히 무장해제 됐다.행사가 끝난 뒤 나는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동안 수많은 여성들에게 행동하라고 했으면서도 나 스스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왜 겁을 낼까?그리고는 결론을 내렸다.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1999년 6월 나는 예비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다.11월7일 선거날 우리 가족은 함께 투표소로 향했다.수년간 투표 용지에 남편의 이름만을 봐왔던 나는 내 이름이 찍혀있는 투표용지를 받아든 순간 짜릿한 흥분을 느꼈다. 저녁이 되자 선거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표차로 나의 승리가 확실시됐다.첼시가 최종 투표 결과를 전하기 위해 나의 호텔방으로 달려 들어왔다.결과는 55%대 43%.나의 힘겨웠던 노력이 보답을 받는 순간이었다. mip@
  • 생산자물가 2개월째 하락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가 국제유가 및 환율 하락으로 2개월 연속해서 내렸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중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4% 하락,4월(-0.8%)에 이어 2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한은은 “국제유가 및 환율 하락에다 내수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공산품 가격이 크게 떨어졌고,운수·임대 등 서비스 이용료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산품은 석유제품(-2.5%),화학제품(-5.2%) 등의 인하에 힘입어 전월대비 0.9% 하락했다.반면 농림수산품은 3.1% 올랐다.수박(146.4%),참외(97%),돼지고기(18.5%) 등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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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아백화점 패션관은 7일 패션관 앞 야외 특설무대에서 오후 3시와 5시 두 차례에 걸쳐 수영복과 선글라스,핸드백으로 구성된 패션쇼 ‘2003 갤러리아 비치 컬렉션’을 실시한다.이날 진행될 패션쇼에서는 패션관 4층 수영복 시즌 매장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 ‘아레나’,‘엘르’,‘레노마’,‘파코라반’의 수영복과 ‘파피루스’,‘오클리’ 선글라스 제품,‘키플링’ 핸드백 등을 선보인다. ●신세계 이마트는 9일까지 전국 52개 점포에서 ‘고당도 꿀수박 대축제’를 열고 수박 30만통을 30% 싼 가격에 판매한다.7㎏짜리 대형 수박을 6800원에 구입할 수 있다.이번 행사기간에 판매되는 수박에는 특수 스티커가 부착돼 있어 수박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적정 온도가 되면 ‘E’ 마크가 나타난다. ●그랜드마트는 6∼8일 서울 및 수도권 5개 점포에서 ‘주말 쇼핑 특별기획전’ 행사를 연다.이번 기획전에서는 나들이를 떠나는 소비자들을 위해 식품관에서 1개 값으로 2개를 구매할 수 있는 원+원 상품전 행사를 갖는 한편,5만원 이상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사은품으로 진라면(5개입)·그랜드 기획상품인 각티슈(3개입),퓨리스 생수(2.0ℓ×6개입) 가운데 하나를 선택 증정한다. ●웅진코웨이㈜는 오는 10일 이온수기 ‘루체’(모델명 EW-203AU·사진)를 출시한다.이 제품은 물의 pH 농도를 조절, 일반 음용수·취사용 등으로 소비자가 용도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우리홈쇼핑은 최근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휴대폰으로 상품 방송일정 등을 미리 알려주는 ‘모바일 알림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의 방송시간,가격,상품정보 등을 방송시작 30분 전에 미리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로 받아볼 수 있다.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리닷컴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TV방송몰 ‘예약방송’(쇼핑 메신저) 코너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CJ몰(www.CJmall.com)은 13일까지 ‘이카루스 쇼킹 프라이스’를 열고,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한다.이번 행사에서는 패션 이너웨어 이카루스 제품을 990원과 9900원에 균일가로 판매한다.이카루스 정상매장과 할인매장을 통해 당일 2만원 이상 구매할 때는 무료 배송도 가능하다. ●롯데닷컴(www.lotte.com)은 월드컵 1주년 기념으로 6월 말까지 ‘붉은악마 사진 콘테스트’를 연다.붉은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는 장면 등 월드컵 관련 사진을 롯데닷컴 포털 사이트 롯데타운(www.lottetown.com) 게시판에 올리면 우수작을 뽑아 나이키 인라인스케이트(5명),가족사진 무료촬영권(30명),유명 레스토랑 무료식사권(50명) 등의 경품을 준다.
  • 책꽂이

    ●동식물에 관한 상식의 오류사전(울리히 슈미트 지음,조경수 옮김,경당 펴냄) 새는 당연히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날기를 포기한 도도새도 있다.‘성은 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지만 복족류나 기생충의 경우 난세포뿐만 아니라 정자도 생성하는 자웅동체도 있다.이처럼 잘못 알기 쉬운 266가지의 오류를 밝혔다.1만원. ●노무현 화술과 화법을 통한 이미지 변화(이현정 지음,가림출판사 펴냄) 현대인이 갖춰야 할 화술과 화법,테크닉 등을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통해 설명.한국화가이자 불교방송 아나운서인 저자는 성공어법의 하나로 점층적인 반복법으로 강조의 효과를 높이거나,단어와 단어 사이에 리듬감을 줄 것을 것을 권한다.1만원. ●레퀴엠(진중권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전쟁이라는 현상을 미학적인 관점에서 분석.지식인담론의 비판작업을 활발히 벌여온 저자는 현대인의 미적 감정이 ‘숭고’와 ‘시뮬라크르(흉내)’의 두 요소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8000원. ●뉴미디어 아트(마이클 러시 지음,심철웅 옮김,시공사 펴냄) 회화와 조각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미술은 마르셀 뒤샹 이후 일상의 사물을 미술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그 외연을 넓혀왔다.뉴미디어아트 또한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빌 비올라·백남준 등의 미디어아트 작품과 경향을 소개.1만5000원. ●패션의 유혹(앤드류 터커 등 지음,김은옥 옮김,예담 펴냄) 패션은 한 시대의 문화적 경향을 드러내며 그 자체가 높은 부가가치의 산업이기도 하다.이 책은 인류학,유행,그리고 예술의 맥락에서 패션을 살핀다.1만2000원. ●하늘개가 달을 삼킨 날(조임생 글,손호경 그림,꿈소담이 펴냄) 그믐밤을 제목만큼 운치있게 표현할 말이 또 있을까.한여름 그믐날 밤,장난꾸러기 삼총사는 호랑이 할아버지네 수박밭으로 서리를 나섰다가 할아버지의 불호령에 줄행랑을 치는데….표제작을 포함해 3편의 단편으로 구성.초등저학년용.7000원. ●브루노를 위한 책(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그림,김경연 옮김,풀빛 펴냄) 책읽기의 즐거움에 눈뜨게 해주는 판타지 그림책.아빠의 서재에서 노는게 취미인 올라와,그의 친구 브루노가 책을 읽다 신비한 환상의 세계에 빠져든다는 줄거리.5세 이상.8500원.
  • 애써 태연한 한나라 / “포말정당에 식상” 깎아내려

    한나라당은 여권발(發) 신당론에 애써 태연해하면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표정이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29일 “당명을 천오백년당으로 할지는 모르지만 권력의 향배에 따라 생성·소멸하는 포말정당에 국민은 식상하다.”고 한껏 폄훼했다.이상배 정책위의장도 “경제가 어려운데 총선용 당권투쟁에만 몰두하는,집권당이기를 포기한 집단”이라고 몰아세웠고 이규택 총무는 “노무현 정당”이라고 깎아내렸다. 김 총장은 “우리 당 무슨 세력을 영입 운운하는데 그런 어리석은 의원은 없다.”고 집안단속을 했다. 박종희 대변인도 민주당 이상수 총장의 ‘한나라당 접촉’ 발언에 대해 “콩가루 정당이 호박에 줄 그어 수박을 만들든 말든 관심 없다.”면서 “한나라당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 민주당 신장개업에 ‘초대’된 수도권 소장·개혁파들도 일단은 ‘남의 집 부부싸움’으로 보며,아직 꺼지지 않은 당 개조라는 불씨를 키워보기로 했다. 이날 당쇄신 서명작업에 착수한 남경필 미래연대 대표는 “의원들은 늘 ‘접촉’하기 마련”이라면서 “지금 하나의 세력으로 움직일 소장파 그룹은 없다고 본다.”고 접촉설을 일축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에

    시인 고형렬(高炯烈·사진·49)씨가 24일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의 상임이사로 선임됐다.고씨는 1981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뒤 ‘대청봉 수박밭’‘해청’ 등을 발표했다.현재 시전문 계간지 ‘시평’의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 꽃동네 ‘오신부 사퇴 이후’ 르포 “후원금·자원봉사 뚝”

    설립자인 오웅진(59)신부가 공금횡령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충북 음성 ‘꽃동네’는 5일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꽃샘추위 속에 ‘가족’들이 리어카로 작업하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들과 산책하는 모습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 오 신부가 기부금과 국가보조금 등 10억여원을 가족들의 통장에 입금시키고 음성 일대 100만평의 부동산을 매입해 투기를 일삼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자원봉사자와 후원금마저 크게 줄고 있어 오 신부의 행보가 꽃동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꽃동네 회장직을 물러난 오 신부는 칩거하면서 “전부 내 잘못이다.”고만 말하고 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마을 어귀에 ‘희망의 땅 맹동면에 금광개발 웬말이냐’‘수박농사 다 망한다 태극광산 물러가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만 꽃동네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기자가 찾은 이날도 오 신부는 하루 종일 수도원으로 종적을 감춘 채 검찰의 소환조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들은 꽃동네 회장직 사퇴가 ‘검찰수사 피하기’의 수순이 아니냐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꽃동네 수사와 수녀,직원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꽃동네 수용자들도 대부분 이번 일을 모르는 듯했다. 오 신부의 대변인격인 박마태오 수사는 “꽃동네가 금광개발을 반대한데 대해 앙심을 품은 모 광산의 음해성 진정 때문에 이번 사건이 터졌다.”며 “오 신부의 횡령과 투기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적극 해명했다. 한 여직원은 “그분(오 신부)이 아니었으면 꽃동네가 있었겠느냐.”며 눈물을 떨구었지만 40대 자원봉사자는 “꽃동네는 오 신부 혼자 만든 게 아니다.”고 말했다. 맹동면 꽃동네 인근 마을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윤모(38)씨는 “꽃동네에서 운전을 하거나 식당에서 돈벌이를 하는 사람을 빼고 모두 꽃동네를 싫어한다.”며 “지역발전을 막는 꽃동네만 남고 대학 등 좋은 시설은 오 신부의 고향인 청원군 현도면으로 갔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다른 주민은 “오 신부가 선거마다 개입해 지역주민들의 민의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수사는 “새 회장이 선임되면 꽃동네가 크게 개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음성 이천열기자 sky@
  • 마을사람 주연… 풍속영화 촬영 현장 “찍은 걸 왜 또 찍어?” “NG라 그래유”

    “한번 찍은 걸 자꾸 다시 하라 그러니께 신경질나데.”“아이구,그걸 엔지(NG)라 그러는 거예유.” “그건 그렇구.그 달집태우는 데가 우리 밭인데,뭣 좀 없는가.”“그러면 성님네 밭이라고 화면에 자막처리하면 되지.안 그렇수,박물관 양반?” 지난 15일 음력 정월 대보름.충남 서산시 지곡면 장현리 마을회관에서는 ‘영화촬영’을 하느라 한참이나 늦어진 점심을 마친 동네어른들 사이에 이렇듯 유쾌한 농담이 오갔다. ‘배우’로 ‘출연’하고 있는 동네노인들이 말하는 ‘영화’란 국립민속박물관이 만들고 있는 ‘한국의 농경세시’.장현리 사람들의 사계절 농삿일과 세시풍속 등의 모듬살이를 비디오카메라에 담고 있다.정월대보름은 겨울편의 막바지이자,겨울세시의 뼈대를 이룬다. 이 기록영화가 기획된 것은 농촌마을에 세시풍속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만 남고,풍속을 낳은 농민들의 구체적인 삶이 어떠했는지는 갈수록 잊혀지고 있기 때문.세시풍속은 농촌의 생산과정에서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의례지만,생산과 의례를 연결지어 생각하는 사람은갈수록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장현리가 선정된 데는 ‘인심’이 한 몫을 했다.지난해 겨울 민속박물관팀이 대상지역을 물색하고자 충남 일대 마을회관을 누볐지만 말도 못 붙이고 물러나오기 일쑤였다.그러나 장현리 마을어른들은 “몸을 녹이고 가라.”며 막걸리며 음식들을 권하는 등 친절히 대해주었다.결국 장현리처럼 인심좋고 단합도 잘 되는 마을이 경치좋은 마을 보다 낫다는 데 뜻이 모아졌다. 오월 단오부터 들어간 촬영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살아있는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담는다는 원칙을 세워놓았지만,기록성에 충실하고 현장음을 최대한 활용하려다 보니 동네어른들에게는 번거로운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참여가 수동적에서,적극적으로 바뀐 계기는 지난해 11월15일 시사회.민속박물관은 장현리 주민들을 서울로 초청하여 막 제작이 끝난 여름편을 보여주었다.이날 화면에 얼굴이 자주 비친 사람들은 주연급 배우인 양 의기양양한 반면 나오지 않은 사람들은 “내 얼굴 어디 갔느냐.”며 섭섭한 표정이 역력했다고 한다.이후 주민들이 적극 협조하면서 작업이 쉬워졌고,카메라에 담은 ‘그림’도 훨씬 좋아졌다.동네 꼬마들은 처음부터 협력자였다.이웃 산성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삼복 물놀이를 촬영하면서 전라(全裸)연기를 서슴지 않았고,수박서리에서도 평소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했다.대보름날에도 풍물을 치며 촬영을 도왔다. 현지촬영을 진두지휘한 김시덕 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기록영화와 함께 장현리를 민속학적 차원에서 탐구한 마을지(誌)를 발간할 것”이라면서 “장현리에서 농촌의 세시풍속을 담고 나면 어촌 한 곳을 선정하여 같은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한국의 농경세시’는 봄,여름,가을,겨울 등 4편으로 제작되고 있으며,4계절을 50∼60분 분량으로 편집한 종합편도 오는 9월 완성된다. 글·사진 서산 서동철기자 dcsuh@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4. 향락 부추기는 사회구조

    향락가 주변에는 온갖 범죄가 독버섯처럼 자란다. 매매춘과 마약거래·인신매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카드깡’을 비롯한 탈세 범죄가 일상화돼 있다.조직폭력배는 향락가에 기생하며 자금을 마련한다.지난해 12월 경찰의 ‘조직폭력배 소탕작전’에서 검거된 3300명 가운데 34.8%인 1148명이 유흥업소 주변 조직폭력배였다. 향락은 주택가까지 번져 밤이 되면 시민들이 대문 밖으로 나서기를 꺼려할 정도다. ●생활 속에 파고드는 매춘유혹 회사원 이모(32)씨는 지난 7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에서 앳된 소녀에게서 가로 6㎝,세로 8㎝ 크기의 수첩형 광고물을 건네받았다.표지를 넘기자 전라의 여성이 묘한 포즈를 취한 사진이 붙어 있었고,‘진한 7일’,‘1일데이트·주말여행·애인·결혼까지’ 등 자극적인 문구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이씨는 일본에나 있을 듯한 이런 매춘 권유가 한국에서,그것도 대낮에 있는 것을 보곤 몹시 놀랐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주택가에 출장마사지 전단을 배포,매춘을 알선한 박모(30)씨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객 중에는 대학교수나 회사 간부,대학원생 등도 포함됐다. 출장마사지 윤락업주들은 별도의 사무실을 차리지 않고 ‘점조직’으로 활동하며,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만들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등 교묘한 수법을 사용한다. ●세금도둑 향락산업 ‘청량리 588’의 한 업주는 “화대를 현금으로 내면 6만원,신용카드로 내면 7만 8000원”이라면서 “차액은 ‘카드깡’ 업자의 수입”이라고 말했다.카드깡 업자는 대부분 유령 가맹점을 차려놓고 과세를 피한다. 단란주점 등에서 술값을 카드로 결제할 때 매출전표에 술집과 다른 주소지가 찍혀 나오는 것은 모두 소득원을 분산시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행위로 보면 된다. 유흥업소 매출액의 10%는 부가가치세로,종업원 봉사료(팁)의 5%는 원천세로 징수되지만,접대부 고용을 숨기고 현금결제를 고집하기 때문에 세금은 제대로 걷히지 않는다.국세청 관계자는 “유흥가의 탈세가 교묘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힘들고,세금추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살인으로 치닫는 향락풍토 무분별한 향락 풍토는 살인과 강도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진다.호스트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김모(21)씨 등 3명은 ‘고객’인 유흥업소 여종업원 이모(23)씨를 목졸라 숨지게 한 뒤 금품 5000여만원어치를 훔친 혐의로 최근 경찰에 구속됐다.고급 승용차 할부금에 시달리던 이들은 이씨가 명품 옷으로 치장하고 ‘팁’을 넉넉하게 줘 돈이 많을 것으로 보고 범행을 모의했다. 지난해 8월에는 사채업자 최모(38)씨가 다른 업자들과 청량리 윤락가 주변 3억여원 규모의 사채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다 흉기에 찔려 숨졌다.숨진 최씨는 청량리 윤락가 폭력조직의 행동대장 출신으로 일대에서는 ‘큰손’으로 통했다.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kdaily.com ◆건설업자의 접대비 증언 “술과 여자가 없으면 되는 일이 없습니다.” 10일 서울 서초동의 중견 건설업체 H건설 사장 김모(42)씨는 기자와 만나 “건물 하나를 지으려 해도 계약 전·후 관련자들에게 최소 6,7차례 룸살롱 접대를 하며,수천만원 이상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리 정보를 캐내기 위해 부동산업자,건축사무소,시청 관계자,은행 등을 돌아다니며 접대를 해야 한다.”면서 “계약이 성사되면 정보를 준 쪽에 일명 ‘오찌(소개비)’ 명목으로 또다시 접대를 해야 한다.”고 했다.계약 자체도 룸살롱 안에서 해야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씨는 “공사비가 100억원이면 접대비가 10억원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부실공사가 되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꼬집었다. 강남구 삼성동의 A인터넷 벤처업체 홍보담당 과장 이모(33)씨는 100만원 이하의 접대는 법인카드가 아닌 개인카드로 결제한다고 폭로했다. 사장이 소액 접대는 개인카드를 사용,소모품비나 회식비 명목으로 돌리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이씨는 “다른 벤처기업도 이같은 편법을 사용해 장부상으로는 법적 접대비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조치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선 이후 회사측이 정치권·재계 인사들과 인맥을 쌓기 위해 지난달에만 수천만원의 접대비를 썼다고 증언했다.이씨는 “강남 룸살롱에서 1000여만원을 한번에 지불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일부 경영진은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쓴 뒤 회사 접대비로 처리해 사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세청과 조세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1년 24만 352개 기업의 접대비 지출액은 3조 9635억 400만원이었다.거품경제기였던 97년의 3조 4988억 2500만원보다 오히려 13% 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kdaily.com ◆향락 키우는 인터넷 ‘인터넷이 향락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인터넷을 통해 왜곡된 신종 향락 행태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회사원 김모(30)씨는 8일 오후 6시 퇴근하자마자 인터넷에 접속했다.김씨가 방문한 곳은 컴퓨터에 장착된 화상카메라를 통해 상대의 얼굴을 보며 채팅할 수 있는 S사이트.말만 잘 통하면 서로 알몸을 보여주기도 한다. ‘로그인’한 김씨는 ‘생생남’이란 아이디로 ‘화끈방,캠녀만’이란 제목의 대화방을 만들었다.잠시 후 ‘섹시녀’란 여성이 쪽지를 보내왔다.채팅방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주문이다.김씨는 ‘비번 9818’이란 답장을 보냈고 이때부터 둘만의 은밀한 ‘만남’이 시작됐다. 같은 시각 이모(19·고교 3년)군은 김씨와 ‘섹시녀’의 ‘낯뜨거운 대화와 노출’을 엿보고 있었다.이용료가 1500원인 ‘엿보기 아이템’을 구입한 이군에겐 ‘벗고 노는 은밀한 대화방’ 어느 곳에나 투명인간처럼 들락날락할 권한이 1시간 동안 부여됐다. 중소기업 부장인 김모(44)씨는 한달 전 인터넷 화상채팅을 즐기다 만난 ‘캐서린’과 밀회를 즐기고 있다.아내의 의심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한 달에 2000원을 이용료로 내고 한 인터넷사이트의 ‘가상전화번호’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사용 중인 휴대전화의 번호와는 별개로 가상의 번호를 하나 더 받은 김씨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은밀한 전화통화를 즐길 수 있다.밀회가 지겨워지면 김씨는 즉시 번호를 바꿀 생각이다. 경찰은 “하루 수만명이 인터넷 화상채팅 사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음란이용자를 적발해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익명으로 향락에 탐닉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향락산업 부추기는 사회 “향락 범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전국에서 발생하는 ‘향락형 범죄’를 담당하는 경찰청 방범국 관계자는 10일 “윤락,원조교제,시간외영업,무허가영업,호객행위,변태영업,갈취,인신매매 등 죄목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모른 체 눈감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이 ‘잠재적 향락 범법자’로 몰리는 원인은 향락을 부추기는 사회구조에 있다고 지적한다.밀실 문화의 ‘젖줄’인 기업 접대비는 5조원에 이른다. 또 한국은행과 관련 업계 등은 은행권이 지난해 소규모 개인사업자(SOHO)에게 대출한 금액 52조원 가운데 60%에 가까운 30조원대가 현금순환이 빠른 향락업소에 집중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매매춘을 금지하는 법규는 형법,윤락행위방지법,공중위생법,식품위생법,미성년자보호법 등 10여개에 이르지만 효율적이고 일관성있는 단속을 하지 않아 대부분의 법 규정이 사장돼 있다.적발된 사람은 그저 운이 나빴다고 말한다.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윤락행위방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사람은 1만 591명,유해업소로 단속된 업소는 8만 1384개로 집계됐다.그러나 서울 ‘미아리 텍사스’에서만 하루 평균 3000여건의 윤락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풍속대상으로 지정된 업소가 60만여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수박 겉핥기식’ 단속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성 산업의 수요자인 남성의 의식변화와 남성 중심의 사회풍토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스러기선교회 강명순 원장은 “가정과 사회에서 위축된 남성이 매춘을 통해 가부장적 권위를 회복하려는 망상에 빠져 있다.”면서 “성적으로 군림하면 마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하는 것으로 착각해 성매매에 집착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성을 사는 남성보다는 윤락 여성에게 단속이 집중되고,적발된 여성이 대부분 ‘벌금형’을 받게 돼 이를 상쇄하기 위해 윤락에 더욱 집착하는 역효과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청소년 문화단체인 ‘하자센터’ 김찬호 박사는 “향락문화가 번창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불투명한 사회구조 때문”이라면서 “공정한 룰이 없는 파행적 산업화가 이뤄지다보니 음성적 접대문화가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면서 “사회인식의 변화와 불합리한 법 제도의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개발원 황장임 책임연구원은 “상대방에게 대가를 바랄 때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것이 향락 제공”이라면서 “향락을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혁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1부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 ⑥ 국회.정댕 개혁

    1948년 제헌국회부터 2000년 15대 국회까지 법률안 가결 건수를 보면 정부가 제출안 법안은 총 5169건(52.9%)인 반면,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4594건(47.1%)으로 정부 제출 법안보다 적다.더구나 같은 기간 정부가 제출한 법안의 가결 비율은 76.9%인데 반해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 비율은 45.6%에 불과했다. ●저조한 의원 입법 국회가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가 모여서 법을 만드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할 지경이다.작년 2월 한 보도에 따르면 1년간(2000년 6월∼2001년 5월) 한국 의원 1인당 의안 발의 건수가 1.96건인데 반해 미국 연방의원(2001년 1월∼12월)은 11.2건으로 우리 국회의원들의 ‘입법 생산성’은 미국의 5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회의 비생산성으로 인해 국민들의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과 불만족은 제어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KSDC 조사 결과,일반 국민들은 자신들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62.1%가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매우 불만족 17.4%+약간 불만족 44.7%). 왜 한국 국회는 선진국에 비해 생산성이 현격히 낮은가. 그 이유는 한국 정당이 그동안 1인 지배체제에 의해 비민주적으로 운영되었고,정당이 비대해지면서 의원들이 자율성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즉 정당이 의정활동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거수기’ 의원을 양산해왔기 때문이다. KSDC 조사 결과,의원들이 소신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사항으로 ‘당 지도부의 운영체제 개혁’을 꼽은 응답자가 42.5%로 가장 많았다.다음으로 ‘당 지도부의 공천권 독점방지’가 21.2%였고,‘당론에 따른 줄서기투표 방지’ 10.7%,‘당 지도부의 국고보조금 독점사용 금지’ 10.6% 등으로 조사됐다. ●국민의 국회감시 보장해야 ‘국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생산적인 국회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가장 많은 47.3%가 ‘국민의 국회 감시기능 강화’를 지적했다. 다음으로 ‘당적을 마구 이동하는 철새정치인 방지장치 마련’ 17.9%,‘대통령과 당 지도부로부터 의원들의 자율성 확보’ 12.8%,‘국회의 대 행정부 견제기능 강화’ 9.1% 등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회법에 의하면 위원회의 결정에 의해서만 국정감사 등 국회 활동에 대해 외부인사가 참관할 수 있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모든 활동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철저한 감사를 받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 소위원회 등 국회 소위원회의 회의록도 국민들에게 기록,공개해야 한다. 현재는 참여연대의 의정감시센터 등 시민단체들이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일부 감시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법적 제약으로 인해 활발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정보공개법 및 국회 청원제도 등을 강화해 시민단체들이 국민의 편에 서서 중립적으로 국회를 철저히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장 권한 강화 또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모든 국회 운영은 여야 합의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도록 돼 있다.국회의장은 조정자의 역할만을 담당할 뿐 입법부 수장으로서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장이 당적을 이탈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정을 주도할 수 있도록 국회법을개정한 만큼 이에 부합하는 강화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특히 여야간 당파적 대립으로 인한 파행국회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장이 독자적으로 판단,국회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미국 의회의 경우,의장이 우리의 법사위원회 같은 규칙위원회(rule committee)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입법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생산적인 국회를 수립하기 위해 중요한 사항은 의원들의 자율성 확보와 대 행정부 견제 기능의 강화이다.행정부를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행정부와 비교해 대등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현재 우리 국회에는 연구·분석기능이 전무하다. 따라서 한국 국회가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회 ‘입법 싱크탱크’의 설립이 시급하다.여야를 초월해 국회를 위해서만 일할 수 있는 ‘의정연구원’과 같은 국회판 KDI를 조속히 설립해야 한다. ●국회 전문연구 기능강화 미국 의회의 경우 다양한 입법 전문지원 기구를 갖고 있다.우선 약 700명 정도의 연구직원들로 구성된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Center)’이 매년 65만건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의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또한 ‘의회예산처(Congressional Budget Office)’가 약 2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연방정부의 예산편성 및 심의를 돕고 있다. 우리 국회의 경우 정부가 기획예산처를 통해 일방적으로 편성한 100조원이 넘는 예산안을 하루 이틀에 몇 명의 의원들이 심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미국은 예산관련 3대 상임위(예산위원회,세입위원회,세출위원회)가 일반 상임위원회로 기능하고 있는 반면,우리는 예산결산위원회가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전문기구의 보좌 없이 50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수박겉핥기 식으로 예산을 심의·결산하고 있다.국회법을 개정해 예산위원회와 결산위원회를 분리하고 이를 일반 상임위원회로 전환해 내실 있는 예결산 심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한편 미국 의회는 우리의 감사원과 같은 ‘일반회계국(General Accounting Office)’이 있어 약 3200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정부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하고 있다.우리의 경우 감사원을 국회에 예속시키는 것은 헌법 개정 사항이므로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이에 따라 현행 법제도 하에서는 국회의 행정부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로 감사원에 대한 ‘국회감사요청제도’의 도입이 필요한데 최근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돼 다행스러운 일이다.국회가 특정 사안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면 감사원은 이에 성실히 응하고,보고의무를 지도록 하는 제도이다. ★정당위기 및 원인 현대 정치는 한마디로 ‘대의 민주주의’로 특징지을 수 있다.국민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자를 선출해 국정 운영을 담당하게 한다.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국가에서 대통령과 의회는 국민 대표의 두 축이다.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 정책을 집행하고,의회는 국민과 지역의 대표자들이 모여 법을 만드는 기능을 담당한다. 한편 정당이란 국민이 선출한 대표기관이 아니라 같은 이념과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자발적인 임의 결사체이다.정당의 목적은 공직 후보를 내서 당의 이념과 정책을 실현시키는 데있다.그런데 한국 정당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원들이 진심으로 국민을 대표하고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기능을 하지 못했다.정당이 오히려 국민의 약속을 지키는 장소인 국회의 발목을 잡는 역할만을 해 왔다. 당이 선출한 후보자와 유권자들은 다양한 약속을 하는데 정당은 후보자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도록 도와주는 기능 대신 소위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당과 지도부의 지시를 강요해 왔다.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다.국민의 대표기관이 아닌 정당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와 의원들을 지배함으로써 국민의 정치불신과 정치냉소주의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헌법이 정당의 활동을 보호해 주고 있다.헌법 제8조에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해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의 정당 보호 및 보조의 전제 조건은 ‘정당의 목적,조직,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국민의 정치적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당은 그동안 1인 지배체제에 의해 비민주적으로 운영돼 왔고 이러한 제왕적 정당구조는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조장해 온 측면이 강하다.대통령은 정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했고,정당도 소위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들을 지배했다.한국 의회·정당정치의 위기는 바로 여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국회개혁의 핵심은 정당의 순기능 회복과 의원들의 자율성 확보이다.즉 의회정치와 정당정치를 정상화하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대한 정당구조 혁신 ▲제왕적 지배체제 청산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 확대 ▲생산적 의회개혁이 필수다. ★정상화 방안 정당개혁의 목표를 권력투쟁이 아니라 민주주의 활성화와 정당정치 정상화에 두어야 한다.선거에서 패배했다고 마지못해 하는 개혁은 진정한 개혁이 아니다.정치인 위주의 개혁이 아니라 국민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입장에서,그리고 한국정치를 정상화시킨다는 입장에서 정당개혁의 문제점을 다뤄야 한다. 정당개혁은 특정 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야가 동반개혁을 해야 한다.예를 들어 ▲국회의원 후보선출을 위한 경선의 동시 시행 ▲지구당위원장 폐지 ▲철새정치인 방지 ▲당 정책위의 국회이전 등을 여야간 합의로 도출하고 이를 법적으로 제도화시켜야 한다. 정당 및 국회개혁,나아가 정치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혁에 대한 종합 청사진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과거처럼 각종 정치관계법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서 개혁안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 정치개혁의 핵심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권력구조,선거법,정당법,국회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관련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직후 국회 내에 ‘범국민정치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개혁안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국회에 정치개혁특위가 있고,여야 각각 정개특위가 활동하고 있으며,정권인수위에도 정치개혁연구실이 있다.한마디로 정치개혁안이 백가쟁명식이다. 대화와 타협에 의한 진정한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정부가 독자적인 정치개혁안을 제안,주도하는 모습보다는 국회의 ‘범국민정치개혁위원회’에서 여야 당사자뿐 아니라 학계,법조계,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합의된 개혁안을 여야가 조건 없이 수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정당개혁 방향 이념정당에서 인중(引衆)정당(catch-all party)으로 전환돼야 한다.근대에는 이념을 축으로 정당체계가 구축됐지만 현대에는 정당의 틀 속에 이념이 녹아드는 인중정당을 지향한다.어떤 정책은 정당간 합의를 할 수 있고,어떤 정책은 견해를 달리할 수 있으며,한 정당 내에서도 다양한 정책적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것이 현대 정당의 특징이다. 미국 정당의 경우,민주당과 공화당의 양당 구도 속에서 민주당 내에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이 공존하고 있다.공화당도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이 함께한다. 따라서 특정 정책에 대해서 민주당내 보수적인 성향의 의원이 공화당과 협조해 법안을 통과시키는 이른바 ‘보수연합’ 형태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1998년에는 보수연합이 하원에서 8번 투표해 95% 승리했으며 상원에서는 3번 투표해 100% 승리했다.다시 말해 여야 간의 교차투표(cross-voting)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보험의 문제를 살펴보자.어떤 정당은 다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는 것을 지지하고 다른 정당은 소수의 부유층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길 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책문제에 대한 정당 간의 차이는 이념이라는 거창한 용어보다는 정책 선호라는 가치중립적인 용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이념으로 뒤집어 씌우면 합리적인 대화나 타협의 민주주의 장치가 훼손될 수 있다.한국 상황에서 유럽식으로 좌·우 이념대립이 첨예하게 표출되는 보혁구도를 상정하는 것은 무리다.한국은 분단 상황에서 이념적 스펙트럼이 적었다.이념적 다원주의가 아니라 일원주의가 지배해온 사회이다. 따라서 보혁구도라는 표현을 쓸 때도 조심해야 한다.한국에서 보혁구도 논쟁은 자칫 색깔론을 야기시키고 불필요한 사회혼란 및 분열을 가져온다.왜냐하면보혁구도라는 용어 속에는 이념대립적인 요소가 강하게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이념적 대립이 뚜렷하게 정당이 재편된다면 과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당 운영방식 간부 중심의 정당에서 당원 및 서포터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전환돼야 한다.지구당위원장 또는 지구당 간부들의 동원 및 기획에 의해 형성된 허수 당원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고 정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진성당원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이를 위해 공천제도의 변화 및 지구당 운영체제의 개혁이 필수적이다. 이번 KSDC 조사 결과,이름만 당원인 허수 당원을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는 ‘진짜 당원’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 ‘당원들의 공직후보 선거참여 확대’가 꼽혔다.가장 많은 31.7%가 응답했다.‘지구당의 공동운영’은 24.3%,‘지구당은 존속하되 지구당 위원장직 폐지’ 19.2%,‘지구당 폐지’ 16.0%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비선거 기간에도 지구당 위원회(local committee)는 존재해 민원수렴,후보충원,선거기금 모집 등의 기능을 담당하지만 지구당 위원장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한편 캐나다의 경우,선거가 없는 기간에는 중앙당 사무국과 전국 집행조직 이외의 모든 조직이 해체된다. 비선거 기간에 당과의 연락이나 의사소통은 지구당 조직이 아니라 전국조직이나 원내정당 조직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이는 원외 정당조직이 선거가 없는 기간에도 계속 기능할 경우,지역구에서 선출된 의원이 지역구 주민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파를 대표하기 쉽고 여야 원외조직 간의 대립과 갈등을 야기시켜 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어렵게 할 수 있는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정당정치에서 지구당의 존재는 제왕적 지구당위원장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고비용과 허수 당원을 양산시키는 주범이 되어 왔다.지구당 제도를 폐지하고 당원 및 경선 관리를 시·도지부가 맡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과도기적으로 지구당은 존속시키되 지구당 위원장직은 폐지하고 지구당은 연락사무소 정도로 축소시키는 것도 방법이다.정치권 일부에서는 지구당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지구당내 파벌정치 등 부정적인 효과를 더 많이 유발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노무현 정부의 핵심과제 중 하나가 지방분권이다.중앙과 지방이 수평적인 입장에서 기능하는 지방분권의 시대 정신에 맞게 중앙당의 규모를 축소하고,중앙당의 권한을 시·도지부에 대폭적으로 이양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도지부는 지구당 또는 지구당 위원장직이 폐지될 경우,선거구의 당원과 공직후보 선출을 관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현재 여야 정당에서 지역구 당원은 지구당위원장만이 관리함으로써 지구당이 위원장의 사조직으로 전락하고 일반 국민의 정치참여를 막는 역기능만을 해왔다.중앙당을 축소하고 지구당을 폐지할 경우 한국 정치의 고비용 주범을 개선하는 효과도 낳는다. ★정당체제 개편 원내중심 정당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보스 중심의 정당에서 의원 중심의 정당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이를 위해 당 대표의 제왕적 권한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의원들의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특히 당의 정책위 기능을 국회로 이전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운영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중앙당의 슬림화(살빼기)를 유도하면서 정책 중심의 국회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 연방하원의 경우,1996년 19개 상임위 및 1개 특별위원회의 스태프는 모두 1367명으로 1개 상임위당 평균 68명에 이르고 있다.더구나 위원회 정책 보좌진은 각 정당에서 임명하고 있다.하원규칙에 의해 3분의2는 다수당에서,3분의1은 소수당에서 임명하고 이들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상임위원을 보좌한다. 2000년 조사에서 한국 국회의 상임위원회 인력은 215명으로 위원회당 평균 6명 정도의 입법지원 전문위원을 갖고 있다.게다가 이들은 모두 공무원 신분으로 국회 사무총장의 지휘를 받고 있다.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 원내중심 정당의 정형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정당구조를 살펴보면,선거 기간에는 원외정당 조직인 선거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비선거 시기에는 원내총무단 등 원내정당 조직이 당의 실질적인 기구로 활동한다.더구나 우리나라와 같이 고비용의 전당대회를 열어 대의원들이 대표 및 최고위원 같은 지도체제를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원내총무가 당의 대표로 기능하게 된다. ★의원후보 선출방식 과거 한국 정당에서 공천은 형식적으로는 지구당 대의원 대회를 통해 선출하게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당 지도부(당 총재)에 의해 결정되었다. 민주당은 지난해 1월7일 당무회의를 열어 당 쇄신안을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확정했다.이날 회의에서 확정된 ‘당쇄신을 위한 제도개선안’에는 국민 선거인단이 대선후보 예비선거에 참여하는 ‘국민참여 경선제’를 비롯해 당권·대권분리 및 국회의원 등 각종 선출직 공직후보의 상향식 공천,총재직 폐지 등 획기적인 내용을 담았다. 한나라당도 지난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국회의원 공천에 지구당 대회 경선방식을 도입하여 지구당이 인구 1000명당 1명 비율로 각각 선거인단(최소 150명)을 구성,자유 경선을 통해 총선 후보자를 선출하는 ‘상향식’으로 전환토록 했다. KSDC 조사 결과,바람직한 국회의원 후보공천 방식에 대해서 압도적인 다수(65.2%)가 ‘당원뿐만 아니라 지역구 주민들도 참여해 선출하는 방식’을 선호했고 ‘공천은 정당 자체 문제이므로 현행대로 당 지도부에 맡기는 방식’에 대해서는 7.3%만이 선호했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서 후보 선출시 채택됐던 국민참여 경선제가 국회의원 공천에서도 적용돼야 한다.국회의원 공천을 위한 선거인단의 50%는 최소한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또한 일반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에 의한 당원 가입을 허용하고,인터넷 투표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 볼 만하다. ★기획 취지및 필진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는 ‘수평사회를 만들자’란 연중 기획의 첫 시리즈로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를 마련해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보도하고 있습니다.이번 여섯번째 주제는 ‘국회와 정당개혁’입니다.국회의 위상강화와 생산적 국회 및 정당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무엇이 필요한지 국민들의 선호도를 알아보고 이에 대한 대한매일-KSDC 자문교수팀의 분석을 실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KSDC는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전국의 만20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전화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이번 기획물의 대표 집필은 숙명여대 정치학과 이남영(李南永·50·KSDC 소장) 교수와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金亨俊·45·KSDC 부소장) 교수가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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