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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미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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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들으니 더 좋아… 3년 만에 신년음악회

    코로나19 탓에 비대면으로 열렸던 신년음악회가 3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일 오후 7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3 신년음악회’를 연다. 예술의전당 유튜브 채널, 네이버TV, 한국방송 마이 케이 등 온라인 생중계도 함께한다. 1부에서는 배일동 명창이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 경기소리꾼 이희문이 경기잡가 중 ‘적벽가’를 선보인다. 가수 윤형주가 ‘우리들의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 ‘두 개의 작은 별’ 등을 들려준다. 뮤지컬 배우 김도형·김보경·김소현·김준수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모차르트!’, ‘드라큘라’, ‘황태자 루돌프’의 유명 뮤지컬곡을 선사한다. 최영선이 지휘하는 KBS 교향악단이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으로 2부를 연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레하르의 오페레타 ‘미소의 나라’ 중 ‘그대는 나의 모든 것’, 알비노니·자초토의 ‘아다지오’ 등 클래식 음악을 비롯해 ‘마중’, ‘꽃 피는 날’ 등 우리 노래를 이어 가고, 2002 한일월드컵 응원가 ‘챔피언’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공연 실황은 오는 14일 오후 3시 20분부터 KBS 1TV ‘열린음악회’에서 방송한다.
  • 소설, 시간을 저버리지 않는 -정지돈, 박솔뫼, 윤해서의 작품에 나타나는 시간관을 중심으로-/이근희 [서울신문 2023 신춘문예 - 평론]

    0. ‘그림자 개’와 소설 ‘그림자 개’가 있다. 이 개는 “시간과 마음의 연결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나타나 산책을 가자고 요구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시간과의 관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림자 개’가 누군가에게 나타난다는 것은 삶에 대한 일종의 경고 신호인 셈인데,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위험에 처했음을 깨닫지 못하고 이를 단지 희한하고 우스운 하나의 에피소드로 여겨 버린다. 따라서 그 경고 신호를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림자 개’의 특성을 파악해 두어야 하는데….(박솔뫼,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문학과사회’ 2021년 가을호, 88쪽) 대뜸 이렇게 시작하는 박솔뫼의 소설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는 첫 페이지부터 독자에게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그래, ‘그림자 개’라는 것이 있다고 하자. 언뜻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아무튼 이것은 허구의 이야기니까. 그런데 시간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된다는 거지? 그 연결이 약해지는 것이 왜 위험한 거지? 어쩌면 이와 같은 질문은 근대 이후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잊힌, 혹은 불필요한 질문이 돼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똑똑한 그들은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그 질문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고. 어떤 성과나 효용이 발생하느냐고. 그런 것이 산출되지 않고 어떤 답도 도출해 낼 수 없다면 애초에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그러니 그에 대한 생각은 접어 두라고. 시간이니, 마음이니, 관계니, 믿음이니,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할 시간에 한 시간 더 일하거나 한 시간 더 잠을 자 두라고. 그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생산적이라고. 더이상 자신들이 지나온 과거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근대인은 ‘시간과 인간의 관계’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모호한 것 대신 명확하고 검증 가능한 ‘이성과 과학’을 손에 쥐고 더 나은 내일,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 그런데 이는 파멸의 길이기도 해서, 인간이 이성의 힘으로 이뤄 낸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도리어 인간을 파괴하는 전쟁과 야만의 시대를 불러오게 된다. 그럼에도 반성 없는 근대의 열차가 질주의 고삐를 멈추지 않던 20세기 초,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발터 베냐민은 근대의 ‘진보적 시간관’에 어떻게 대항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베냐민에 따르면 근대는 ‘과거→현재→미래’라는 삼분법적 시간관으로 작동되는 것으로, 최종 목적지인 미래를 위해 과거를 망각하고 현재를 폐기시킨다. 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폭력으로 스러지고 잊힌 과거 속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이때 과거는 단순한 사실에 그치지 않고 현재에 의한 ‘기억의 형식’이 되며, 이는 과거가 현재의 기억을 통해 다시 살아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이때 “균질하고 공허”하게 흘러가기만 하는 연속적·진보적 시간의 흐름을 폭파한 후 그 ‘정지의 상태’에서 스쳐 가는 찰나의 기억을 붙잡는 일이 중요한데, 왜냐하면 현재 우리가 인식하지 않는 “과거의 진정한 이미지”는 지금 “현재와 더불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의 ‘정지의 변증법’은 근대의 진보적 시간관이 토대를 두고 있는 계속해서 앞으로만 발전해 가는 변증법이 아니라 오히려 일단 멈춰야만 한다는 것, 그 정지의 순간에만 가능한 무엇이 있음을 역설한다. 그는 기존의 지배적인 시간의 “결을 거슬러 역사를 솔질”(이상 발터 베냐민,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최성만 옮김, 길, 2008, 331~345쪽 참조)해 새로운 서사를 (재)구성해 내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자연의 시간은 서사적 방식으로 진술되는 한에서 인간의 시간이 되며, 이야기는 “시간 경험의 특징”을 그리는 한에서만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 폴 리쾨르의 말(폴 리쾨르, ‘시간과 이야기 1’, 김한식·이경래 옮김, 문학과지성사, 1999, 25쪽)은 베냐민의 역사철학적 사고와 근대 이후 서사의 주요 장르가 된 소설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찰나라도 멈춰 세운 후 그 정지의 시간 속에서 잊힌 한 존재를 기억의 그물로 건져 낼 수만 있다면 이는 인간 삶의 새로운 서사-의미를 만들어 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인간이 시간과 맺는 관계를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소설은 ‘그림자 개’와 닮아 보인다. 앞서 미처 살펴보지 못한 ‘그림자 개’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하나. 그림자 개는 그림자로 된 개다. 둘. 그림자 개는 산책을 한다. 셋. 그림자 개는 짖는다.”(‘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88~89쪽) 하나. 소설은 허구로 쓰인 글이다. 둘. 소설은 시간과 마음의 연결을 돕기 위해 이리저리 떠돈다. 셋. 소설은 짖는다. 이 ‘짖음’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알리는 다급한 신호라면 우리는 소설을 그저 상상력으로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로, 현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순진하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가벼이 여기고 지나쳐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다루는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바라보는 렌즈로서의 시간을 어떻게 구축하며 살아갈 것인지 묻고 따져 보는 실천이 된다. 여기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형상화하는 세 편의 ‘그림자 개’가 있다. 이 글은 그들과 함께 산책을 나서기 위한 하나의 시도가 될 것이다. 1. 소진됨으로써 발생하는 이미지 - 정지돈의 ‘모든 것은 영원했다’(정지돈, ‘모든 것은 영원했다’, 문학과지성사, 2020. 이하 인용할 경우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1927년 하와이, 독립운동가이자 공산주의자인 ‘현앨리스’의 아들로 태어난 ‘정웰링턴’은 미국에서 의학을 공부하다 자신의 신념인 공산주의가 실현된 나라를 보기 위해 1948년 체코로 떠난다. 허나 공산주의 사회의 실상은 그가 그토록 꿈꿨던 이상과 달랐고, 정작 그 사회에서 그는 자신이 “열외자”(54쪽)라는 것을 깨달을 뿐이다. 그는 체코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비밀경찰에 협조하지만 공산주의자로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정신적 고향으로 여겨 온 북한에서는 현앨리스를 비롯한 그의 지인들이 숙청당한다. 그는 미국과 체코, 북한 그 어느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한다. 1963년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는 그의 모습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정웰링턴은 꿈을 꿨고 꿈을 기억하는 것이 오랜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은 아주 오래된 기억이었고 두 세계에 살고 있는 기분이었다. (…) 꿈속에서 정웰링턴은 두 번째 삶을 살았다. 또는 세 번째, 네 번째. 인간은 매일 꿈을 꾸지만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정웰링턴은 그 사실을 깨달은 이후 다시 잠들지 못했다.(7쪽) 인간은 매일 잠을 자고 꿈을 꾸지만 대부분 그 꿈을 기억하지 못한다. 허나 이날 그는 자신의 꿈을 기억해 낸다. 이후 다시는 잠들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준 “오래된 기억”으로서의 꿈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으나 떠올린 순간 “인생 전체가 쏟아져 내리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꿈을. 그 꿈은 무엇이었을까? 지금까지 그는 무엇을 망각해 왔던 것일까? 근대는 위기의 시대라 할 수 있다. (…) 위기는 사실상 ‘위기’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고대 그리스에서 위기는 선택을 의미했다. 옳음과 그름, 구원 또는 심판, 삶 혹은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상황, 찬성이냐 반대냐를 요구하는 시대. 그게 바로 ‘위기’라네. (…) 재밌는 건 그럼에도 최근 지나온 10년을 프랑스혁명 이후 유일하게 위기가 없었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거네.(97쪽) 근대 이후 빠르게 변모해 가는 세계에서 위기는 ‘일상적’인 것이 된다. 그럼에도 2차 대전 이후 냉전의 대립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던 지난 10년은 오히려 위기가 없었던 시대였다고 ‘이지’는 말한다. 정웰링턴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그동안 죽음의 위기를 수시로 겪어 온 자신과 가족, 동지들의 삶이 위기가 아니었다고? 그러나 어느 순간 그는 깨닫는다. 그들은 죽을 상황에 처하거나 심지어 죽었다고 하더라도 ‘위기’를 겪지는 않았다는 것을.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애초에 무언가를 택한다는 선택권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들은 선택을 내릴 권리 자체를 박탈당한 사람들, 처음부터 “예외적인 존재”(100쪽)였던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을 이렇게 배제한 것이 자본주의나 공산주의 둘 중의 하나가 아니라 두 체제 모두가 그렇게 했다는 것, 즉 두 체제 모두가 ‘근대의 쌍생아’로서 그들을 사회에 포섭하는 동시에 배제시켜 온 공모자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믿었다. 공산주의는 국경과 인종, 성별과 나이를 뛰어넘는다. 자본주의는 반대다. 자본주의는 상이한 욕망과 능력을 먹이로 성장하고 국경과 인종, 성별과 나이를 나누고 계급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게 변했고 그는 이러한 변화를 설명할 수 없었다. (…) 정웰링턴은 생각했고 책에 불을 붙였다. 바삭하게 굳은 ‘레탕모데른’은 잘 타올랐다.(8~9쪽) 1963년의 잠에서 깨어난 뒤 그가 깨달은 것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실상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 둘 다 최종 목적지를 ‘발전된 미래’에 두고 ‘진보적 시간관’이라는 동일한 연료로 달리는 기차였다는 뼈아픈 진실이었다. 이제 겉무늬만 다를 뿐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근대의 두 기관차 모두에 “비상 브레이크”(“마르크스는 혁명이 세계사의 기관차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쩌면 사정은 그와는 아주 다를지 모른다. 아마 혁명은 이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잡아당기는 비상 브레이크일 것이다.”(‘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356쪽))를 걸기 위해 그는 이들이 공유한 시간관 자체와 맞서 싸워야 한다. 그가 ‘레탕모데른’(les temps modernes), 즉 ‘근대의 시간’이라는 잡지를 불태우는 것은 마땅한 수순으로 보인다. 1848년 7월 혁명 발발 당시 파리 곳곳의 여러 사람들이 “시계탑의 시계”를 향해 동시에 총을 쐈던 것처럼(위의 책, 346쪽) 근대 이후 ‘혁명’은 기존 시간관과의 투쟁에서 시작되는 것이리라. 그러나 거대한 근대의 시간에 맞서 “지연된 순간들”을 좋아하고 “목적지가 없”는 이동과 “결과가 없는”(102쪽) 실험을 추구하는 정웰링턴은 무력하게만 보인다. 차차 그는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채 혼자가 돼 간다. 그에게 남은 대화 상대는 과거뿐인 듯하다. 윌리(정웰링턴의 애칭-필자)는 과거가 떠올랐다. 꿈을 기억한 이후 처음 체코에 온 시절이 반복해서 재생됐다. 시간은 기억 속에서 거리를 상실했고 종이를 반으로 접어 펜으로 구멍을 뚫은 것처럼 의식의 지평 위에 14년 전과 14년 후가 겹쳐졌다.(29쪽) 과거를 떠올리는 그에게 처음 체코에 도착했던 14년 전과 14년 후인 지금 현재는 “겹쳐”진다. 시간의 흐름을 건너뛰어 먼 과거의 특정 시기와 현재가 연결된다. 과거의 어떤 선택에 따라 그 이후의 삶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었다. 체코 비밀경찰의 협조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면? 서둘러 미국으로 돌아갔다면? 북한으로 갔다면? 아니, 애초에 미국을 떠나지 않았다면? 꿈을 기억한 1963년의 그날 그가 꿈속에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삶을 살았다는 것은 이러한 맥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중 어떤 꿈도 그를 받아 주지 않았다면. 아무리 많은 삶이 가능했더라도 그것들이 모두 ‘진보의 꿈’으로 귀결될 뿐이었다면. 공간적으로도(“체코와 북한 모두에 거절당한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길 원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135쪽)), 시간적으로도(“정웰링턴의 문제는 자신이 어느 시간대에 존재하는지 모른다는 데 있었다.”(16쪽))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그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하나의 장르를 발명해 낸다. “침묵”(16쪽)이 바로 그것. 이는 소설 속의 그가 행하는 유일한 ‘선택’으로, 그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기를 선택한다.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허먼 멜빌, ‘허먼 멜빌’, 김훈 옮김, 현대문학, 2015, 22쪽)라며 ‘하지 않음’을 택하는 허먼 멜빌의 바틀비와 극 중간중간 긴 침묵에 골몰하는 사뮈엘 베케트의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들뢰즈는 베케트의 텔레비전 단편극에 대한 글에서 “피로한 인간은 단지 실현을 소진했을 뿐이다. 반면 소진된 인간은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하는 자”라고 둘을 구분한다. 그러니까 ‘피로한 인간’은 오늘의 할 일을 마친 후 집에 돌아가며 피곤해하지만, 밤새 푹 자고 일어나면 내일 다시 일을 하며 무언가를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소진된 인간’에게는 이 내일의 실현 가능성이 더이상 없다. 그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 자체를 남김없이 불태워 버렸기에 오늘이든 내일이든 먼 훗날이든 더이상 어떤 것도 할 수 없다.(질 들뢰즈, ‘소진된 인간’, 이정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23~24쪽 참조) 하와이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체코로, 끊임없이 어떤 가능성을 따라 살아온 정웰링턴에게 이제 남은 것은 ‘소진된 가능성’뿐이다. 가능성을 탕진해 온 삶. 그의 “시계는 정지”(96쪽)한다. 윌리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세계와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나는 가까운 시일 내에 죽을 것이고 사람들이 이를 자살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어에 불과하고 나의 선택은 단어가 아니다. 그것은 언어와 숫자, 개념 따위로 수렴되지 않는 것이다.(132쪽) 삶이 정지하는 죽음의 순간 정웰링턴은 가능성 자체의 소진이 무엇인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외치는 진보의 폭력성이 무엇인지 드러낸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자살이라 부를 것임을 알지만, 그것은 “단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한 후 맞는 마지막 순간의 정지 속에서 그는 하나의 이미지를 그리는 중이다. 바로 “더이상 가능한 것은 없다”는 이미지.(위의 책, 44~45쪽 참조) ‘진보적 시간’이 주장하는 모든 허황된 것들을 끝장낸 후에야 비로소 발생할 이미지. “죽음과 혼돈의 순간”이 “생성과 창조의 순간”과 동시에 존재하는 “카오스모스의 시간”(위의 책, 119쪽), 그것은 결코 “언어와 숫자, 개념 따위로 수렴되지 않”을 것이다. 2. 끝나지 않는, 끝날 수 없는 산책 - 박솔뫼의 ‘미래 산책 연습’(박솔뫼, ‘미래 산책 연습’, 문학동네, 2021. 이하 인용할 경우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1982년 3월 18일, 부산 중구 대청동 부산 미국문화원에 방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을 일으킨 것은 당시 고신대 학생이었던 문부식, 김은숙 등으로, 그들은 1980년 5월 광주항쟁 때 자행된 군부의 학살을 비판하고, 또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미국은 즉각 이 땅에서 물러갈 것을 요구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2021년 박솔뫼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미래 산책 연습’을 발표한다. 그런데 작가는 같은 소재로 ‘매일 산책 연습’이라는 단편소설을 이미 쓴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작가는 한 번 다뤘던 소재를 왜 다시 써야만 했을까. 두 소설에서 소설을 쓰는 ‘나’의 서사는 거의 동일하다. 다만 차이점은 장편인 ‘미래 산책 연습’에는 ‘나’ 외에 ‘수미’의 서사가 추가된다는 점이다. 이때 두 서사가 지닌 시간축의 특징에 주목해야 한다. 즉, ①‘나’의 서사가 현재의 시점에서 80년대 과거를 돌아보는 회상의 형식이라면, ②수미의 서사는 80년대 과거로부터 현재로 다가오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간단히 내용을 살펴보면 ①‘나’는 부산의 목욕탕에서 우연히 만난 ‘최명환’과 친해지면서 그녀가 과거에 김은숙을 알았으며, 방화 사건 당일 우연히 김은숙을 목격했음을 듣게 된다. ②광주에 사는 학생인 수미는 감옥에서 출소한 친척 언니인 ‘조윤미’를 맞이하게 되는데, 서사가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건 조윤미가 부산 미국문화원에 불을 지른 인물 중 한 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①과 ②의 서사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이 장편소설에서 ①의 김은숙과 ②의 조윤미는 서서히 겹쳐지게 된다. 단편에서는 이름으로만 회상됐던 김은숙이 장편에서는 1980년대 당시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인 조윤미로서 소설 속에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총 12개의 장으로 이뤄진 이 소설의 전체 구조도 주목을 요한다. 서사의 흐름을 따르자면 이 소설의 1장은 소설의 처음이 아니라 마지막에 놓여야 한다. 마지막인 12장은 어른이 된 수미가 아픈 윤미 언니를 배웅하며 끝나는데, 이를 이어받기라도 하듯 1장에서의 수미가 좀 전까지 같이 있었던 아픈 윤미 언니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12장 다음에 1장이 오는 것이 인과관계상 자연스럽다. 그러나 1장의 수미가 “그렇다면 어떻게 처음 언니와 만나게 되었는지를 써둬야겠다”(12쪽)고 마음먹은 뒤 써 내려간 것이 바로 다음 장에서부터 전개되는 이 소설의 내용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1장은 분명 이 소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 소설은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과거로부터 다가오는 현재(②)와 현재에서 뒤돌아보는 과거(①)가 서로 물고 물리는 것을 전체적인 구조로 형상화하고 있다.1) 이제 소설의 형식에서 보이는 이러한 시간적 특성이 내용의 측면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김은숙-조윤미’는 1982년 당시 88올림픽 준비를 중단하라고 비판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가 ‘82년도에 생각한 88년도’와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88년도는 그 모습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겉으로는 ‘화합과 전진’이라는 올림픽 슬로건이 내세워졌지만, 실상 이면에서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집을 빼앗기고 사회에서 배제돼야만 했다. 국가는 이를 은폐한 채 “성공적인 88올림픽”(97쪽)을 홍보해 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제와 폭력은 그 후로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은, 아니 오히려 더 강화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들은 나라에서 쓸어 버려도 좋다”거나 “부족하고 모자라 보이는 사람들은 흐름에서 탈락되어 죽어 버려도 좋다”는 말, “손이 없는 자가 빵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당연한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148~149쪽)와 같은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떠도는 것이 지금 이 사회의 모습 아닌가. 이러한 모습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어쩌면 거듭되는 기득권의 지배와 ‘경쟁에서의 승리’만을 향해 달려가는 이 흐름에 맞서기 위해서는, 민주화 운동 인사들이 고문당하는 소리를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193쪽) 지워 버리는 기차 소리에 맞서기 위해서는, 지금-현재에 하나의 “매듭을 지어 버리는 일”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미국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미래를 연습하였을지는 알 수 없었다. 불을 붙인 이후의 시간을 미래라 생각하였을지도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그들은 그런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어땠을지는 알 수 없지만 끝을 내고 매듭을 지어 버리는 일, 다음을 생각하지 않는 일이 필요할 때가 있을지 모른다.(91~92쪽) ‘그런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하나의 사건을 일으킬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 1980년 광주에서 억울하게 죽어 간 자들의 목소리, 그 외에 다른 원천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곳곳에서 수수께끼처럼 제시되는 대목들, “내가 갖고 싶은 미래가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아름다운 과거로 여겨”(18쪽)진다거나 “미래는 꼭 다음에 일어날 것이 아니고 과거는 꼭 지난 시간은 아니”(91쪽)라는 부분에 대한 해석도 가능하겠다. 즉,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미래는 ‘발전된 미래’라는 진보적 시간관으로서의 미래가 아니라 과거의 사람들이 꿈꿨던 미래, 그러나 실현되지 않은 것이기에 “슬픈 과거”(140쪽)인 미래, 그렇기에 지금 여기로 가져와야만 하는 미래-과거가 된다. 이때 우리는 ‘미래 기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보았던 사쿠라이 다이조의 연극 중에는 ‘미래 기억’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연극이 있었다. (…) 그러니까 다른 시간을 살 수 있었다. 미래를 살고 와야 할 것을 살아 낸다면 미래를 기억이 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153쪽) 현재의 내가 과거의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꿈꿀 때 미래는 꼭 다음에 오는 일이 아니고 과거 역시 그저 지나간 일이 아니게 된다. 이렇게 시간은 “뭉쳐지고 합해지고 늘어나고 누워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의 사람들이 꿈꾼 미래를 지금 여기서 기억하며 살아간다면. 따라서 ‘미래 기억’은 바라는 일이 아직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 일이 실현될 오늘을 살아가는, 일종의 수행적인 행위가 된다. 1980년에 기억하는 2000년처럼. 1980년 겨울, 광주 전남 지역의 미술인들은 ‘2000년을 위한 파티’를 연다. ‘2000년’은 광주의 진실이 알려진 미래로, 당시에는 (그리고 지금도) 아직 오지 않은 “민주적인 미래”(193쪽)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약속이 아니라 “과거의 완결되지 않은 사실”에 발을 딛고서 다른 “미래로의 문”(에밀 앙게른, ‘역사철학’, 유헌식 옮김, 민음사, 1997, 242쪽)이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 문 너머의 세계는 우리에게 예상 가능한 미래가 아니라 “새로운 미래”(153쪽)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흔히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당시 그대로의 완벽한 복원을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 그 자체의 완벽한 복원은 불가능함을, 과거를 예상하고 짐작하는 나의 생각이 “착각일 수 있음”(193쪽)을 인정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1980년 5월 27일 아침, 피가 강물처럼 흘렀다는 도청 앞의 “그 냄새와 공기와 광경을 모르고 모르고 모”(192쪽)르기에. 과거에 대한 ‘살아 있는 기억’을 지닌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로부터, 그러한 기억을 지니지 않은 다음 세대를 위한 ‘역사적 기억’으로의 전환(박순석, ‘5,18과 도청’ 토론문, ‘5.18 41주년 기념 학술대회’, 5.18기념재단, 2021, 95~97쪽 참조)은 가능할까? 최명환은 ‘나’에게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14쪽)라고 묻는다.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묻는, 그래서 ‘미래 기억’적인 이 질문은 지금 우리 사회에 얼마나 유효할까. 과거를 현재로부터 가차 없이 떼어 내 버리는 ‘기억의 위기’인 이 시대에 대응해 예술은 기억을 위한 어떤 “새로운 형식을 창안”(알라이다 아스만, ‘기억의 공간’, 변학수·채연숙 옮김, 그린비, 2011, 16~26쪽 참조)해 낼 수 있을까? ‘미래 산책 연습’은 이에 대한 하나의 응답처럼 보인다. 소설에는 평범한 인물들의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이 자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세세하게 묘사된다. 그리고 소설을 읽으며 독자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이 인물들을 따라 먹고 마시고 걷게 된다. 그 식당과 목욕탕과 빵집과 카페와 골목의 어디쯤에서, 소설 밖의 독자와 소설 안의 인물이 만난다. 그리하여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기억하는 ①과 과거의 시점에서 미래를 기억이 되게 살아가는 ②가 하루하루 서로 교차될 때 독자는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된다. 물론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우리가 나 스스로를 사건 당사자의 자리에 놓아 보는 것, 자신을 “한 사람의 시민”이나 “인류의 일원”으로 생각해 보는 것은 “드문 상태”(14~15쪽)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 소설을 읽고 있을 때 우리는 그 상태가 된다.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이 만났을 때 서로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을까? “그럴 수는 없”(112쪽)는 것이다. 과거 사람들이 바랐던 ‘미래’를, 그들에 대한 ‘생각하기’와 ‘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미래 산책 연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끝날 수 없을 것이다. 3. 눈사람을 만드는 일 - 윤해서의 ‘0인칭의 자리’(윤해서, ‘0인칭의 자리’, 문학과지성사, 2019. 이하 인용할 경우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앞의 두 소설에는 각각 ‘1960년대 체코의 정웰링턴’, ‘1980년대 부산의 김은숙’이라는 역사적 시공간의 인물이 제시돼 있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그 인물을 바라보는 현재 작가로서의 ‘나’가 있었다. 반면 이제 살펴보게 될 윤해서의 ‘0인칭의 자리’에는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이나 인물, 그리고 작가로서의 ‘나’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앞의 두 소설에 이어 놓아 보는 이유는 이 소설이 동시대를 역사적으로 사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의 두 소설이 과거와의 대화를 통해 동시대를 사유하고자 했다면 이 소설은 동시대를 사유하기 위해 동시대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듯 보인다. 특정한 플롯이나 줄거리가 없어 보이는 이 소설은 그야말로 실험적이다. 소설 전체에 걸쳐 주인공이라 할 만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며 여러 인물들(혹은 공간들)은 *을 사이에 두고 매번 달라진다. 행갈이가 되어 마치 시처럼 보이는 이탤릭체의 대목들(대체로 현재형)이 정서체로 쓰인 인물들에 대한 객관적 묘사(대체로 과거형) 사이사이에 흩뿌려져 있다. 예컨대 소설의 첫 문장부터 15쪽까지가 이렇다. * 언제나 사람들은 어딘가에 앉아 있었을 것이고, 어쩌다 일어나 서둘러 걷거나 뛰었을 것이고, (…) * 사는 게 재밌네, 재미있어 사는 게. 그는 혼잣말을 했다. (…) * 화병의 목록은 꽃 이름만큼 많다. 현무암, 화강암, 석회암은 아니다. * 그녀는 6번 출구로 나왔다. 출구 앞에는 영종도에 들어설 오피스텔 분양 (…) * 큰눈물버섯이라는 버섯이 있다. 큰눈물버섯은 눈물버섯속이다. (…) * 그가 후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문화재해설사는 궁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었다. (…) 작가는 왜 이런 형식으로 글을 쓴 것일까? 만약 작가가 “어떤 한계”에 의해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모든 것은 영원했다’, 150쪽) 이런 기법으로 소설을 쓰도록 만든 그 한계는 무엇이었을까? 계속 변화하고 움직이는 현재, 좀처럼 파악되지 않는 그 현재의 수많은 삶들, 바로 이를 포착해 드러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윤해서가 직면한 어떤 한계가 아니었을까. 마치 한글 문서창의 커서가 깜빡이며 “살았다, 죽었다, 살았다, 사라졌다”(85쪽)를, 어둠 속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며 “반짝, 어둠”(67쪽)을 반복하듯, 매순간 ‘있다-없다’를 반복하는 이 현재를 도대체 어떻게 붙잡아 그려 낼 것인가.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소설은 위와 같은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즉, 논리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정서체(과거형)의 대목 사이사이로, 갑자기 나타나 서사-시간의 흐름을 끊어 버리는 이탤릭체(현재형)의 대목을 등장시켜, 끊임없이 교차되는 시간의 움직임을 매순간 형상화해 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내용적으로 ‘미래 산책 연습’에서 얼핏 보였던 동시대 사회의 모습은 이 소설에서 더욱 전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람을 넘어뜨려 죽이고도 태연해하고(18쪽), ‘만남의 광장’이라는 식당에서 마주 앉아 밥을 먹지만 상대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 채 자기 식사에만 골몰하고(157쪽), PC방에 앉아 무기를 고른 후 각자의 전장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죽인다(169쪽).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오직 돈과 휴식만을 원할 뿐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다(61~63쪽). 이러한 사회의 모습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인 것만 같고,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대의 사회적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 소설의 또 다른 몇몇 대목은 그 자연스러워 보이는 모습들이 실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이 사회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암시한다. 한 공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집단적으로 백혈병 진단을 받았음에도 어떠한 진상 규명이나 보상도 없이 해고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지켜보며 45일째 단식 투쟁을 하다 공장 옥상에서 투신하는 사람이 있다(52~53쪽). 과거에 자신들이 행한 잘못이 명백함에도 죽어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일본대사관 앞에는 지금도 소녀상이 있다(117~118쪽). 자신들이 타고 있는 배가 어디로 가는 중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두려움에 떨면서도 믿고 의지할 것이 없어 서로의 작은 손만을 잡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132~135쪽). 단지 소설 속 이야기로만 읽기 어려운 이 대목들은 결코 자연스러워지지 않는다. * 어떤 시간도 공평하게 간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 시간이 무섭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가만히 있는 것들을 자라게 하고, 썩게 하고, 기어이 사라지게 하는. 황홀한 삶을.(199~200쪽)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의 한 화자는 “감자에 싹이 나고, 물 밖의 고기가 썩고, 방충망에 뿌옇게 먼지가 낀다”는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에 “비는 내리다 그치고 / 더위가 가고 추위가 온다”는 자연적 흐름을 더해 가며 섭리 같은 시간을 말한다. 그저 가만히 있는 존재들을 “자라게 하고, 썩게 하고, / 기어이 사라지게 하는” 공평무사한 자연의 시간을. 그런데 화자는 이 시간을 무섭다고 여긴 “적이 있다”고, 마치 지나간 일처럼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화자는 시간의 또 다른 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무언가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지만 또한 무언가를 탄생시킬 수도 있는, “가능한 것이 사라지게 하는 바로 그 순간에 가능한 것을 창조”(54쪽)할 수도 있는 시간. 이제 200쪽에 이르는 이 소설에서 무심히 세 번 내리는 눈(雪)을 살펴볼 때가 된 것 같다. * 눈이 내린다. 눈이 내려 쌓인다. 쉼 없이 쏟아지는 눈송이들. 골목, 골목에. 모든 기억의 눈꺼풀 위에. 잠잠하라. 잠잠하라.(20쪽) * 눈은 내려 쌓이고, 아무도 밟는 사람이 없어서 발자국 하나 없이 끝내 하얗고.(88쪽) * 죽을 때 죽더라도. 어느 때나 눈사람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눈은 그저 내리고, 어디에나 똑같이 내려 쌓이는데.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드는 건 사람의 일. 눈사람은 누군가의 기억 같아. (…) (174~175쪽) 시간이 공평히 흘러가 모든 존재하는 것들을 사라지게 하듯, 눈 역시 “그저 내리고, 어디에나 똑같이 내려 쌓”이면서 땅 위의 존재들을 하얗게 지울 수 있다. 시간은 흐르면서, 눈은 쌓이면서 여기 존재하던 무언가가 더이상 여기 있을 수 없게 한다. 그곳은 새하얀 무(無)가 된다. 그러나 시간이 무언가를 사라지게 하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태어나게도 하듯, 눈 역시 그럴 수 있다. 단, 하나의 조건이 충족됐을 때. 즉, 우리가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드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사람의 일”을 수행할 때. 한 사람을 기억하며 만들어 가는 눈사람은, “모든 눈꺼풀의 기억 위에” 쏟아지면서 “잠잠하라”고, 이제 그만 잊으라고 명령하는 ‘눈-시간’에 저항하는 일이 된다. 어쩌면 이때, “기둥도 뿌리도 없이, 잎도 열매도 없이”(200쪽) 이 지상 위를 떠도는 이들도 저 눈사람 위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계절의 끝에, 아이들의 침대 맡에, 깊은 꿈속”(175쪽) 곳곳에 눈사람이 놓여 있듯, 이 소설의 곳곳에는 누군가를 간절히 기억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이 땅에 없는 사람을 향해 “하늘에도 지도가 있습니까?”라고 묻는 사람(118~119쪽), 낚시터에 나란히 앉아 주말마다 이곳에 앉아 있던 한 남자를 기다리는 엄마와 딸(179쪽),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보다 문득 바다 위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을 보게 되는 그녀(20~21쪽) 등. 이들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고 깊은 고통과 상심을 겪고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그 한 사람을 끈질기게 기억하고 바라보고 있다. 문득 떠오르는 소설 앞부분의 한 대목. 화병의 목록은 꽃 이름만큼 많다. 현무암, 화강암, 석회암은 아니다.(9쪽) 화병의 목록이 꽃 이름만큼 많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국화꽃, 진달래꽃, 봉숭아꽃, 목련꽃, 벚꽃 등 각각의 꽃에는 저마다 그에 맞춤한 꽃병이 있다는 말일까. 그래서 화병이 저마다의 이름을 가진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들은 더이상 “현무암, 화강암, 석회암” 같은 보편적인 명사에 속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현무암일 뿐인 평범한 돌이 어떤 특정한 꽃을 담아내는 순간 고유한 이름을 가진 화병이 된다. 여기서 ‘화병’을 기억되는 사람으로, ‘꽃’을 기억하는 사람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이때 기억되는 사람은 기억하는 사람만큼 생겨나게 된다. 과거 속에서 이름을 잃은 채 무명(無名)의 상태로 떠돌던 이들을 누군가 기억하는 순간, 그들은 자신의 고유한 이름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과거의 누군가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를 기억하는 동시에 그 자신 또한 상대방에 의해 고유한 존재로, ‘이 화병’에 담긴 ‘이 꽃’이 된다. 이처럼 이 둘은 따로 떨어져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있을 때 자신 역시 존재할 수 있는, 서로가 서로를 구성하는 관계가 된다. 마치 한국어에서 “자음과 모음”이 합해져야 하나의 글자가 되는 것처럼. 아이와 부모가 서로를 존재케 하는 것처럼(186쪽). ‘0인칭의 자리’는 더이상 과거를 기억하지 않고 어떤 미래도 떠올리지 않는, 단절된 현재만을 살아가는 동시대를 어두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또한 이 소설은 공허하게 흐르는 시간과 무심히 내리는 눈을 거슬러, 그것을 뭉쳐 눈사람을 만들 수도 있다고, 지금도 어딘가에는 눈사람이 놓여 있지 않느냐고 우리를 조용히 일깨운다. 그러므로 폐허 속 잔해들을 그러모아 새로운 무언가를 (재)구성하는 것은 ‘역사의 천사’뿐 아니라 “미약한 메시아적 힘”(‘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332쪽)을 지닌 바로 우리, 인간의 몫이기도 할 것이라고. * ‘0인칭의 자리’에는 한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책장을 정리하다 ‘수학’이라는 책을 펼쳐 보는 대목이 있다. “378쪽. 거기에 유일한 밑줄. 존재성 증명은 정의되는 성질을 가진 물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는 과정이다.” 이어지는 설명에 따르면 이렇다. 존재성 증명에는 ‘구성적 증명’과 ‘비구성적 증명’ 두 가지가 있는데, ‘구성적 증명’은 명확한 숫자로 답이 존재한다. 1+1=2처럼. 그런데 방정식의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답이 존재하기는 한다는 것, 바로 그 사실을 밝히는 증명도 있다. 명확한 숫자로서의 답은 제시하지 못하지만 어쨌든 무언가 “존재하기는 한다”고, 답으로서의 무언가가 “있기는 하다”(109~110쪽)고 증명하는 것이 바로 ‘비구성적 증명’이다. 아들은 궁금하다. 아버지가 밝히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앞에서 살펴본 세 편의 소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다루는 와중에 이 ‘비구성적 증명’을 해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웰링턴을 기억하냐는 ‘나’의 물음에 ‘야넥’은 그의 죽음이 자살인 건지, 그의 목소리나 성격이 어떠했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당신이 물으니까 병원 담벼락 안쪽 “그곳에 남자가 있었다”(‘모든 것은 영원했다’, 200쪽)는 것만은 기억이 난다고 말한다.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부산의 김은숙과 동지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고민하던 ‘나’는 그들이 생각한 것은 “그들 자신이 광주에 있었다면”이라는 가정이 아니라 “그때 그곳에 누군가 있었다”(‘미래 산책 연습’, 92쪽)는 과거의 사실 그 자체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 카메라 렌즈로 바라본 어머니의 눈빛, 그때까지 자신이 알던 어머니의 눈빛과는 전혀 다른 그 눈빛은 카메라도 아니고 카메라 너머의 자신도 아닌 어떤 것을 보고 있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눈빛을 찍어 왔다는 한 사진가. 그러나 그 어머니의 눈빛은 “그날 그 자리, 거기 없던 어떤 것”(‘0인칭의 자리’, 30쪽)이었음을 이제는 안다는 그의 고백은 이렇게 바꿔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이 없는 모든 곳에 당신이 있어.”(위의 책, 150쪽) 그러므로 위 소설들의 끝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은 하나의 초상(肖像)과 마주하게 된다. 깊은 밤, 책상 앞에 앉아 잊힌 존재에 대한 자료를 읽고 그를 상상하며 글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어떤 사람의 수그러진 뒷모습을. 여기서 우리는 80년대에 태어난 이 젊은 세 작가가 왜 2020년을 전후로 이 작품들을 써야만 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글쓰기는 지금 이 시대의 시간관-과거는 하루 빨리 잊을수록 좋고, 미래는 상상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며, 그저 하루하루의 현재만 생존하라고 명하는-에 대한 하나의 투쟁이자 경고 신호로서, 지금 여기에 도착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 작가 개인의 글쓰기는 그를 뛰어넘어 이 시대의 공동체를 위한 글쓰기가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서로 교차하는 곳에, 희미하게 명멸(明滅)하고 있는 한 존재가 있다. 지금-여기에는 없지만 그때-그곳에는 있었던 누군가를 증명해 내는 일은, 내일-저곳을 이미 기억해 내어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과 같다. 그리하여 만약 소설이 지금-여기에 그들을, 그때-그곳에 우리를 데려다 놓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림자 개’의 특성을 하나 더 추가해 볼 수도 있겠다. 넷. 그림자 개는 그림자 개가 되기 전의 개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개다. ‘그림자 개’의 다른 이름이 ‘믿음의 개’인 이유도 여기에 있을 터. 비록 그것이 한낱 그림자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그림자 개’-소설은 끝내 시간을, 그 속의 한 존재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므로. ——————————————————————————————————————————— 1) 그리고 이는 ‘모든 것은 영원했다’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정웰링턴이 자신의 꿈을 기억하는 소설의 첫 페이지는 1963년으로, 서사의 흐름상 그의 유언이 등장하는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와 연결된다. 또 작가로 추정되는 ‘나’가 등장하는 마지막 장의 시간대를 이 책의 출판 연도인 2020년으로 생각해 본다면 1960년대의 과거(정웰링턴)와 2020년의 현재(‘나)가 마주 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예술의전당 3년 만의 제야음악회… 화려한 불꽃과 함께 맞은 2023년

    예술의전당 3년 만의 제야음악회… 화려한 불꽃과 함께 맞은 2023년

    3년 만에 돌아온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가 화려한 불꽃놀이로 대미를 장식하며 새해를 아름답게 열었다. 2022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2022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가 열렸다. 1994년 시작한 제야음악회는 올해로 27회째로 코로나19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개최돼 의미를 더했다. 이날 홍석원 지휘자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2018년 지나 바카우어 국제 아티스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 피아니스트 신창용,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황수미,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자 베이스 박종민이 해를 마무리하는 관객들의 2022년 마지막을 함께했다. 1부는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의 화려한 춤곡인 ‘바카날레’로 시작했다. 이어 신창용의 협연으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43’을 선보였다. 2부에서는 박종민이 김효근의 ‘눈’에 이어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소문은 미풍처럼’을 불렀다. 박종민은 익살맞은 행동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황수미가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게 바치는 노래’와 도니체티의 오페라 ‘돈 파스콸레’에서 ‘기사의 눈길’을 부르며 2022년의 남은 시간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가득 채웠다. 두 성악가는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를 함께 부르며 무대를 마쳤다.이날 라벨의 볼레로로 예정된 공연을 마친 후 홍석원 지휘자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앙코르곡으로 윌리엄텔 서곡을 추가로 연주했다. 이후 관객들은 음악당 앞에 나와 2023년을 함께 맞으며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 윤정수, 박수홍 결혼식 안 간 ‘진짜’ 이유

    윤정수, 박수홍 결혼식 안 간 ‘진짜’ 이유

    개그맨 윤정수가 최근 결혼식을 올린 박수홍과의 손절설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윤정수와 박수홍은 2000년 전후 때부터 방송 등을 함께 하며 친분을 쌓았다. 윤정수는 지난 28일 방송된 KBS 쿨 FM ‘윤정수 남창희의 미스터 라디오’에서 “어떤 분들이 박수홍 씨랑 손절했냐고 하는데 어이가 없었다”고 전했다. 박수홍은 지난 23일 김다예와 웨딩마치를 울렸는데 윤정수가 당일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 불화설이 제기된 이유다. 가족과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박수홍을 위해 그와 절친한 박경림·김수용이 결혼식에서 혼주 역할을 맡고 유재석, 김국진, 김용만, 지석진, 손헌수 등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윤정수는 당일 촬영 일정 때문에 박수홍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윤정수는 “결혼식 날 안 갔다는 거다. 근데 결혼식 당일에 라디오도 남창희 씨 혼자 진행했다. 전 그날 김수미 선배님과 촬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수홍에게 살림에 보태 쓰라고 축의금을 두둑하게 보냈다”고 강조했다.
  • 신세계백화점, 중소 패션브랜드 재고 40억 매입·판매 ‘상생’

    신세계백화점, 중소 패션브랜드 재고 40억 매입·판매 ‘상생’

    신세계백화점의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Off Price Store)인 신세계팩토리스토어가 최근 중소 패션브랜드와 함께 친환경 패션 알리기에 나섰다. 아름다운가게가 론칭한 업사이클링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를 포함해 재사용 패션 브랜드 ‘오버랩’, 프리미엄 비건 브랜드 ‘러브참’ 등을 신세계팩토리스토어 강남점에서 소개했다. 이처럼 신세계팩토리스토어는 코로나19 등 대외 영업환경 악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국내 패션업계를 돕고자 지난해부터 대규모 재고 매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영세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총 4억원가량의 매입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40억원에 가까운 물량을 사들였다. 소규모 패션업계 입장에서는 재고 부담 완화와 동시에 판로까지 확대할 수 있어 이득이고 팩토리스토어도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에게 소개할 수 있어 윈윈인 셈이다. 신세계가 재고 전량 매입을 통해 선보인 대표적인 국내 브랜드로는 ‘수미수미’, ‘리플레인’, ‘네스티킥’ 등이 있다. 먼저 수미수미는 국내 유명 패션업체의 니트 수석 디자이너였던 정수미 대표가 만든 여성 커리어 캐주얼 브랜드다. 매출 부진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중 팩토리스토어와 손잡고 2년 차 이상 재고를 전체 매각해 숨통이 트였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네스티킥은 코로나로 인해 판매 부진이 이어지던 중 지난해 신세계팩토리스토어에서 재고 전체 매입을 진행, 자금 확보는 물론 오프라인 인지도 제고에도 효과를 거뒀다.
  • ‘77세 득남’ 김용건, 의사도 놀란 신체 나이

    ‘77세 득남’ 김용건, 의사도 놀란 신체 나이

    77세에 득남한 배우 김용건의 뼈 나이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6일에 방송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김수미와 김용건이 특급 게스트 임하룡, 신현준, 현영과 함께한 가운데 회장님네 헬스데이를 맞아 뼈 건강 체크에 나섰다.  김용건은 의사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건강한 뼈를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김수미의 뼈 나이는 48살, 김용건은 28살을 받아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의사는 “이계인 선생님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 남자로 뼈 나이는 61살”이라며 10살이나 젊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 소프라노 조수미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

    소프라노 조수미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대사로 활약한다. 부산시와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조수미씨를 엑스포홍보대사로 위촉한다고 26일 밝혔다. 위촉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윤상직 유치위원회 사무총장, 김윤일 대통령실 미래정책비서관 등이 참석한다. 조수미씨는 1986년 세계 5대 오페라극장으로 불리는 베르디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역으로 데뷔해 내년이면 세계무대 데뷔 37주년을 맞는 우리나라 대표 예술인이다. 미국 그래미어워드 오페라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고, 동양인 최초로 이탈리아 황금기러기상도 수상했다.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받았으며, 미국 아시아명예의 전당에서 한국인 중 처음으로 헌액됐다. 부산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한 공로로 명예 부산시민이 됐고, 지난해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 홍보대사로 위촉돼 개관 작품 구성부터 지역 성악가 육성 등 오페라하우스 운영 전반을 돕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부산에서 열린 엑스포 유치기원 특별음악회에서 응원곡 함께를 가창했다. 이날 위촉식 이후 함께의 디지털 싱글 음원도 발매된다. 현재 엑스포 홍보대사로는 배우 이정재씨, 가상인간 ‘로지(ROZY)’,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활동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홍보대사가 엑스포 유치에 큰 힘이 되고 있는데, 조수미씨의 합류로 홍보대사단은 그야말로 글로벌 천하무적이 됐다. 엑스포에 대한 국내외 관심과 지지가 크게 증폭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조수미&프렌즈 콘서트’ 자립준비청년 위해 1억 5000만원 기부

    ‘조수미&프렌즈 콘서트’ 자립준비청년 위해 1억 5000만원 기부

    세계적인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가 클래식 콘서트 ‘조수미&프렌즈 In Love’ 출연진과 함께 총 1억 5000만원을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써달라며 서울시에 기부했다. 25일 시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공연 종료 후 기부금 전달식이 이뤄졌다. 조수미는 “아직 우리 사회에는 의식주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많은 청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며 “음악으로 위로를 전해 드리는 것은 물론, 경제적 지원을 통해 현실적인 도움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선한 영향력에 공감한 출연 아티스트 홍진호(첼로), 대니 구(바이올린), 길병민(베이스 바리톤), 송영주(피아노), 나리(해금), 최영선(지휘)도 연주료 기부에 동참했다. 기부금은 서울시아동복지협의회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시아동자립지원사업단에 전달된다. 시설에서 나와 어린 나이에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서울시아동복지협회 이소영 회장은 “조수미 성악가와 연주자들의 뜻깊은 후원을 통해 연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음악처럼 귀한 위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 메시보다 화려하고 개콘보다 재밌게… 조수미가 선물한 환상적인 밤

    메시보다 화려하고 개콘보다 재밌게… 조수미가 선물한 환상적인 밤

    세리머니는 월드컵에서 우승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보다 화려했고, 유쾌하기로는 개그콘서트보다 더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1초도 버릴 것 없는 명품공연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밤을 선사했다.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친 ‘조수미&프렌즈’는 듣는 즐거움에 더해 보는 즐거움까지 가득한 무대였다. 조수미는 노래하는 틈틈이 세리머니를 곁들였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도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몸동작을 마다하지 않는 여유를 보였다. 함께 무대를 꾸민 출연진들 역시 기존의 클래식 공연과는 달리 고상함을 내려놓고 관객들을 시시때때로 웃게 했다.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라타 ‘박쥐’ 중 서곡으로 문을 연 후 조수미가 등장해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오페라 코미크 ‘연대의 딸’ 중 ‘모두가 알아요’를 노래했다. 조수미는 첫 곡부터 무대 뒤편을 포함해 공연장 전체를 돌아보는 여유를 보이며 이날 공연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베이스 바리톤 길병민은 흰 중절모를 쓰고 나와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년 신사의 농익은 몸짓으로 프라임 필하모닉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중절모를 씌우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오스발도 파레스의 ‘그럴 수도 있겠지’와 체사레 안드레아 빅시오의 ‘사랑한다 말해주오, 마리우’를 멋지게 불렀다. 다른 출연진 역시 기존의 클래식 공연에서 볼 수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노래할 때마다 바뀌며 시선을 사로잡은 조수미의 무대 의상은 이날 공연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였다. 특히 공작새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을 때는 드레스마저 웃음의 소재로 활용하는 그의 유머감각을 엿볼 수 있었다. 팬터마임 같은 행동은 명불허전인 노래실력과 맞물려 공연을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크리스마스를 앞둔 만큼 조수미와 친구들은 앙코르 무대로 ‘크리스마스 메들리’를 불렀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등을 불렀는데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는 “전 세계에서 처음 듣는 메들리일 것”이라며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조수미는 노래 중에 “사랑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저 조수미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고 개사하는 센스를 발휘해 늦게까지 남은 관객들에게 특별한 밤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최근 발매한 앨범 ‘사랑할 때’에 실린 수록곡이 기본이 됐지만 무대 위에서 음악가들의 애드리브로 음악이 다양하게 변주돼 라이브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 줬다. 조수미와 친구들은 이날 공연 출연금 전액을 취약계층에 기부해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더했다.
  • 한국인삼협회, ‘2022 인삼 문화 심포지엄’ 개최

    한국인삼협회, ‘2022 인삼 문화 심포지엄’ 개최

    한국인삼협회(회장 반상배)는 20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2주년 기념 ‘2022 인삼 문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학용, 김종민, 안호영, 박형수, 유상범 국회의원과 농림축산식품부, KGC인삼공사의 후원을 받은 심포지엄은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가 농경 분야 최초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2주년을 기념하고 인삼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포지엄에는 안호영 국회의원, 유상범 국회의원, 반상배 한국인삼협회장,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 국장 등이 참석하여 축사를 보냈다. 반상배 한국인삼협회장은 환영사에서 “심포지엄의 주관단체로서 농경 분야 최초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인삼 문화를 국내외에 알리며 인삼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은 주제 발표와 토론 순서로 진행됐다. 해당 주제 발표와 토론의 좌장으로는 경주대학교 교수이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이 좌장을 맡았다. 기조 발표에는 ▲ ‘인삼의 세계사’를 집필한 연세대학교 설혜심 교수의 ‘세계 속 인삼 문화와 역사’ ▲전북대학교 홍태한 교수의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의 의의와 가치’ ▲충남연구원 유학열 연구원의 ‘금산전통인삼농법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의 의의와 가치’ ▲한국외국어대학교 남수미 연구원의 ‘인삼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과 관련한 특성과 가치’를 발표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이어서 이루어진 토론은 ‘공동체별 인삼문화 향유와 의미’라는 주제로 ▲‘은밀하고 위대한 인삼이야기’를 집필한 연세대학교 옥순종 교수 ▲KGC인삼공사 김호겸 대외협력실장 ▲한국한의학연구원 최고야 박사 ▲금산문화의집 박시영 센터장 ▲뉴욕대학교 이혜민 연구원 등이 토론에 참석하여 인삼 문화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이뤄졌다. 한편, 한국인삼협회는 인삼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발대식을 지난 9월 개최했으며, 앞으로도 등재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 이질적 영역 아우르며… 새로운 미술 언어 창조한 ‘사진회화 마술사’[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이질적 영역 아우르며… 새로운 미술 언어 창조한 ‘사진회화 마술사’[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살아 있는 현대미술 작가 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영국의 구상회화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와 독일의 추상회화 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일 거다. 리히터는 히틀러가 총리가 되기 1년 전인 1932년 동독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당시는 인종차별주의와 독재주의로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대였다. 그는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리얼리즘을 교육하는 동독에서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1955년 ‘카셀 도큐멘타’(5년마다 열리는 미술전시회)에서 잭슨 폴록과 루초 폰타나의 작품을 접하면서 창작을 규제하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1961년 서독으로 이주했다.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직전이었다. 서독으로 이주한 그는 당시 최고 작가들이 모여 있던 뒤셀도르프 국립예술대학에서 팝아트, 누보레알리슴 앵포르멜(informel·추상미술) 등 새로운 미술적 동향을 공부하며 이데올로기의 제한 없이 회화의 물질적·개념적·역사적 의미를 탐구했다. 그는 대중미술부터 순수미술까지, 재현회화에서 추상회화까지 넓은 범주의 미술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미술계에서 대립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모든 영역들을 뒤섞은 작업들을 선보여 왔다. 설치, 조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끊임없이 새로운 미술 언어에 대한 탐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다양한 영역에 대한 탐구가 90살이 넘어서도 계속 진화하며 변해 가는 새로운 미술 언어를 만들고 있는 작품의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그의 상징적 초기 작업은 ‘뿌연 회화’(blurry painting)다. 이 작업은 잡지, 신문 기사, 가족 사진, 일상의 사진들을 활용한 작품으로 ‘사진 회화’라 불릴 수도 있다. 리얼리즘 기법으로 그려 낸 화면 외곽선을 의도적으로 흐리게 만들어 마치 그가 경험한 혼란스러웠던 독일의 사회적·현실적 상황과 미술계 동향에서 작가로서 취하고자 했던 중립적 태도를 드러낸다. 사진을 재현하는 회화 행위는 주관적 해석을 배제하고 객관적 관찰자 태도를 취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태도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 또한 동독의 리얼리즘적 미술 특징을 서독의 국제적 추상주의 맥락 가운데에서 독자적으로 보여 주는 시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작가로서 중립적 위치를 지키고자 했던 리히터는 이 연장선상에서 1967년부터 ‘회색 회화’(grey painting) 작업을 진행한다. 그는 흑백 대비의 강렬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간의 혼합 색채인 회색을 사용한다. 리히터는 회색을 무관심에 대한 발언이자 주관적 의견을 비워 내기 위한 색상이라고 설명한다. 회색 회화는 회색조의 사진 회화로 제시되기도, 단순히 순수하게 색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회화로 제시되기도 한다. 그는 1982부터 1983년까지 2년에 걸쳐 총 12개의 촛불 작업을 남겼다. 리히터 작품 중 가장 주목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진 회화 특유의 흐리기 기법으로 촛불 회화는 명상적 분위기를 전한다. 그는 촛불 개수와 구도에 변형을 가하며 반복적으로 작품을 그려 냈으며, 심지어는 해골과 함께 촛불 회화를 그려 냈다. 이 지점에서 촛불 연작은 인생의 덧없음을 주제로 했던 17세기 네덜란드의 바니타스 정물화와 미술의 오랜 주제로 다뤄진 ‘메멘토모리’(죽음을 기억하라)라는 정언명령을 상기시킨다. 그는 이 시리즈를 작업하며 ‘명상과 기억, 침묵, 죽음과 관련된 감정을 경험했다’는 말을 남겼다. 독일에서 발생한 수많은 외상적 사건을 연상시킨다. 촛불 회화 연작은 20세기 독일에서 발생했던 수많은 사건들에 대해 예술가가 진행하는 애도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그의 ‘사진 회화’는 어떤 면에서는 추상화의 한 방법으로 활용돼 진화했다. 그는 카메라 렌즈로 확대한 캔버스의 붓자국을 정밀하게 묘사하기도, 평범한 사진을 극단적으로 확대해 재현한 후 지시하는 대상을 분별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방식으로 추상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회화는 시각적으로는 추상표현적 형태를 취했더라도 그 이면에 사진을 그대로 재현하는 포스트 모더니즘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회화의 전통을 벗어남과 동시에 새로운 추상회화의 영역을 만든 것이다. 리히터가 보여 준 사진 회화는 사진이 등장한 이후 여러 작가들이 행해 온 사진과 회화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시도들과는 차별된다. 회화만의 순수한 무언가를 찾지도, 전형적 추상 형태를 취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사진을 그대로 재현해 모더니즘의 전통에 반박했다. 미술계에서 대립항으로 여겨졌던 사진과 회화를 뒤섞어 융합해 내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이다. 리히터는 1960년대부터 작업의 원천으로 삼기 위해 수집해 온 사진 이미지들을 패널 위에 부착해 정리한 대규모 이미지 기록 작품 ‘아틀라스’를 제작했다. 1972년 처음 전시를 시작하면서 계속 새 자료들이 추가되고, 재배열되며 반복 전시됐다. 이 자료 속 이미지들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가족, 인물, 동물, 주변의 풍경을 찍은 사적 기록 사진과 신문, 잡지, 포르노, 선전용 사진 등 공적 사진이다. 무수하게 모인 사진들, 그가 ‘이미지의 대홍수’라 표현한 ‘아틀라스’에서 이미지들의 개별 성격은 사라진 채 그저 기록물로 존재한다. 실제 그것이 존재했었음에 대한 지표로 작동하는 ‘사진’의 특성, 사진에 내포된 증거로서의 성격으로 인해 ‘아틀라스’는 단순히 이미지 모음이 아닌 동시대적이고 역사적인 사건들을 기록한 대규모 기록물로 변모했다. 이는 작가가 자신이 속한 시대와 사회를 가장 객관적 태도로 제시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정치적 이념이든 회화적 의미이든 중립적 태도를 고수했던 그의 초기 예술적 태도는 작품에 ‘우연’을 개입시킨 작업들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무작위적으로 선택해 배열된 ‘색상표’(Color Chart)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미 상품으로 제작된 수많은 색상의 물감을 색상표 형식을 차용해 작업을 진행한다. 이 시리즈는 1966년 시작돼 ‘18개의 색상’, ‘256개의 색상’, ‘1024개의 색상’, ‘4096개의 색상’ 등 색상들이 계속 추가되며 반복 제작됐다. 리히터는 색상표 각각의 색들을 어떤 것을 지시하지도, 의미하지도 않는 일종의 기성품으로 사용했으며, 색채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했다. 우연적 선택의 결과들로 제작된 색상표 연작들은 색상 간의 위계를 해체하고, 관람객들의 해석적 시도를 무위로 돌리는 회화적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이 연작은 색상 간에 백색 여백을 두고 그려진 것과 달리 점차 백색 여백은 줄어들고 색상들이 직접 맞대어지는 화면으로 그려진다. 이는 디지털 사진의 픽셀을 연상시킨다. 이로써 그의 색상표 연작은 사진 회화와 다른 시작점에서 시작됐을지라도 결국 그의 오랜 관심의 대상이었던 사진으로 연결된다.색채에 대한 연구는 그의 또 다른 추상화 양식으로 발전한다. 초기 사진을 활용한 추상화와 다르게 그는 여러 겹으로 쌓은 물감을 스퀴지와 주걱으로 밀어내고 긁어내 우연의 결과로 작품을 완성한다. 물감을 덧칠하고, 긁어내고, 밀어내는 행위를 반복해 오직 여러 겹으로 쌓인 물감의 층위와 물리적 흔적들이 가득한 화면만을 보여 준다. 작가는 사진 추상회화에서 보였던 무언가를 묘사하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작가의 주관성이 거의 개입되지 않은 우연한 물질성의 회화를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이 지점이 리히터를 리히터로 만드는 순간이 아닌가. 그의 회화는 단순한 채색의 배열이 아닌, 잘 그린 회화만이 아닌 작가의 정신과 사상, 태도, 의식이 만들어 낸 개념적 회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숨 프로젝트 대표
  • 은수미 前 성남시장 항소심에서도 혐의 부인

    은수미 前 성남시장 항소심에서도 혐의 부인

    자신의 사건 수사 자료를 받는 대신 담당 경찰관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은수미 전 성남시장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신숙희 고법판사)는 16일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은 전 시장의 항소심 재판을 열었다. 은 전 시장 측은 경찰관들의 부정한 청탁과 관련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며, 1심에 이어 다시 한 번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은 시장 측 변호인은 원심의 사실오인,법리 오해,양형부당 등을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최측근이었던 성남시 전 정책보좌관 박모(1심 징역 7년 4월) 씨로부터 범죄 사실에 대한 내용을 보고 받거나 지시한 적 없다”며 “와인과 현금 등도 받은 적 없다”고 설명했다. 은 전 시장 측은 2심에서 박씨 등에 대한 추가 증인신문을 진행해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은 전 시장은 2018년 10월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던 경기 성남중원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부터 수사 기밀을 받는 대가로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은 전 시장에게 징역 2년과 벌금 1000만원 등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시장으로서 시정과 소속 공무원을 총괄하고 지휘해야 함에도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범행에 가담해 관급 계약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그런데도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비합리적인 이유로 범행 일체를 부인하며 자신의 부하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저지른 일이라고 책임을 전가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 조수미, 새 앨범 수록 ‘마중’ 열창… 감동 선사

    조수미, 새 앨범 수록 ‘마중’ 열창… 감동 선사

    전자신문 창간 40주년 기념으로 열린 소프라노 조수미 콘서트가 성황리에 끝났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전자신문 창간 40주년 이벤트 피날레 행사로 ‘JOURNEY to the FUTURE with 조수미’ 무대가 마련됐다. 지난 6일 ‘사랑할 때’(in LOVE)를 발표한 조수미를 메인,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배경으로 1부와 2부로 나뉘어 총 25개 스테이지로 꾸몄다. 이날 행사에는 기업 초청 인사 등 관객 2000여명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1부는 감정이 투영된 또렷한 기승전결의 곡으로 채워졌다. 생기 있고 가벼운 관현악 서곡 ‘Die Fledermaus’(박쥐)와 유려한 목소리로 음절 하나하나를 짚어내는 듯한 조수미의 ‘Das Land des Lchelns’(나의 온 마음은 당신 것이오)를 필두로 새 앨범 첫 번째 곡으로 실린 ‘마중’ 등 한국적 정서의 음악이 전면에 섰다. 라틴 컬러가 강조된 장주훈의 ‘Quizs, Quizs, Quizs’를 비롯해 한 해의 여러 일을 이야기하는 듯한 다양한 음악과 함께 드라마 ‘커튼콜’에 나온 ‘민들레야’ 등이 이어졌다. 2부는 직전의 희망연가를 다채롭게 보여 주는 무대로 이어졌다. 도종환의 시를 노래한 ‘흔들리며 피는 꽃’이나 ‘연’ 등 새 앨범에 담은 곡들을 선보였다. 조수미·장주훈의 ‘사랑의 찬가’와 함께 경쾌한 발걸음의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 등 조수미표 무대의 향연이 이어졌다. 조수미의 재치도 돋보였다. 조수미는 앙코르 곡 ‘라데츠키 행진곡’을 부르며 “전자신문 40주년 축하하고 저 조수미도 전자신문 사랑한다”라는 개사로 무대 관객에게 화답했다.
  • 조수미의 ‘미래를 향한 여정’…전자신문 40주년 기념공연

    조수미의 ‘미래를 향한 여정’…전자신문 40주년 기념공연

    전자신문 창간 40주년의 피날레로 열린 소프라노 조수미 콘서트가 청중 2000여명의 갈채를 받으며 성료됐다. 지난 1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마련된 ‘JOURNEY to the FUTURE with 조수미’ 공연에는 최근 ‘사랑할 때’(in LOVE)를 발표한 조수미를 주역으로,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테너 장주훈이 출연해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총 25개 스테이지로 꾸몄다.1부는 감정이 투영된 또렷한 기승전결의 곡으로 채워졌다. 생기 있고 가벼운 관현악 서곡 ‘Die Fledermaus’(박쥐)와 유려한 목소리로 음절 하나하나를 짚어내는 듯한 조수미의 ‘Das Land des Lchelns’(나의 온 마음은 당신 것이오)를 필두로 새 앨범 첫 번째 곡으로 실린 ‘마중’ 등 한국적 정서의 음악이 전면에 섰다. 라틴 컬러가 강조된 장주훈의 ‘Quizs, Quizs, Quizs’를 비롯해 한 해의 여러 일을 이야기하는 듯한 다양한 음악과 함께 드라마 ‘커튼콜’에 나온 ‘민들레야’ 등이 이어졌다.2부는 직전의 희망연가를 다채롭게 보여 주는 무대로 이어졌다. 도종환의 시를 노래한 ‘흔들리며 피는 꽃’이나 ‘연’ 등 새 앨범에 담은 곡들을 선보였다. 조수미·장주훈의 ‘사랑의 찬가’와 함께 경쾌한 발걸음의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 등 조수미표 무대의 향연이 이어졌다. 조수미는 앙코르 곡 ‘라데츠키 행진곡’을 부르며 “전자신문 40주년 축하하고 저 조수미도 전자신문 사랑한다”라고 재치있게 개사해 돋보이는 무대를 만들었다.
  • 자폐 극복 천재 음악소녀 세계적 첼리스트 꿈꾼다

    자폐 극복 천재 음악소녀 세계적 첼리스트 꿈꾼다

    우영우 변호사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법조문 대신 음악과 미술에 빠진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자폐 스팩트럼 장애를 극복하고 예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학생이 있다. 청주 경덕중 3학년 이정현(16)양이다. 14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양이 그린 그림악보가 1회 스페셜올림픽 미술대회 발달장애인 미술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사인펜으로 나무와 집, 동물 등을 작게 그리고 점을 찍어넣었는데, 마치 도화지에 펼쳐놓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케한다. 이 그림은 2022국제스페셜 뮤직앤아트 페스티벌 팸플릿 제작에도 사용됐다. 지난 5월에는 이양의 작품 ‘우주선’이 교육부와 한국장애인부모회가 함께 개최한 장애청소년 우수미술작품 전시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양의 음악적 재능은 더욱 놀랍다. 이양은 생후 18개월부터 정확한 음정으로 콧노래를 불렀다. 6세때는 언니의 멜로디언 건반으로 즉석에서 애국가를 연주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되자 피아노건반 7개를 한번에 눌러도 어느 음인지를 알아맞추는 절대음감을 발휘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가야금을 배운지 6개월만에 전국장애학생음악 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다.이양은 초등학교 5학년때 삼성전기 지원을 받고 있는 장애인청소년 헬로우샘 오케스트라에 입단해 첼로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양과 첼로와의 만남은 전국대회 석권으로 이어졌다. 첼로를 배운지 1년 6개월만인 2019년에는 제12회 전국장애학생음악콩쿠르 대상, 2020년에는 제13회 전국장애인청소년 예술제 대상, 2021년에는 전국장애인음악콩쿠르 전체 대상을 차지했다. 이양은 2022 국제서울음악콩쿠르 1등, 리틀모차르트 한국 콩쿠르 전체 준대상 등 일반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회에서도 잇따라 입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양은 내년 3월 충북예술고에 입학할 예정이다. 이양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아직 서툴다. 이 때문에 이양의 어머니는 음악적 성공보다는 첼로를 통해 이양이 건강하게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더욱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어머니는 “정현이가 자기 마음을 언어로 잘 표현하고 평범하게 살아가길 기도한다”며 “딸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을 위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부고]

    ●손영호(전 동수원세무서장)씨 별세, 박채근씨 남편상, 손영숙·수경·성원(사업)·지원(사업)씨 부친상, 김신(사업)·권종오(SBS 보도본부 부국장 선임기자)씨 장인상, 고현주씨 시부상 = 11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 13일. (02)3410-6914 ●이정자씨 별세, 최용씨 부인상, 최철·현(문화창작집단날 대표)·수미씨 모친상, 조준원씨 장모상 = 10일 서울좋은병원장례식장, 발인 12일. (02)984-5000
  • [씨줄날줄] ‘4대 천왕’ 망령/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4대 천왕’ 망령/안미현 수석논설위원

    4대 천왕은 불교에서 유래했다. 세상의 중심에 있다는 수미산 허리 동서남북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동쪽은 지국(持國), 서쪽은 광목(廣目), 남쪽은 증장(增長), 북쪽은 다문(多聞) 천왕이다. 모두 우락부락한 얼굴에 눈을 부릅뜨고 있다. 그런데 손에 든 물건이 각기 다르다. 칼(기쁨), 삼지창과 보탑(분노), 용과 여의주(사랑), 비파(즐거움)다. 각각의 감정을 상징하면서 인간의 선악을 관찰한다. 이후 실력이나 명성이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뜻으로 변주되며 한류, 게임, 바둑 등에서 수많은 4대 천왕을 탄생시켰다. 금융권에도 4대 천왕이 존재했다. 저 유명한 강만수 전 산업은행, 어윤대 전 KB금융, 이팔성 전 우리금융,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다. 강 전 회장은 이명박(MB)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나머지 세 명은 MB의 대학(고려대) 동문으로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라인으로도 유명했다. 이들은 MB정부 때 4대 금융그룹 회장을 동시에 맡아 금융권을 쥐락펴락했다. MB와 사이가 별로였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4대 천왕은 모두 물러났다. 이때가 2013년 여름이다. 그런데 10년 만에 4대 천왕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오는 13일 윤곽이 드러나는 BNK금융 회장에 이팔성 전 회장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기재부 출신인 김창록 전 산은 총재 이름도 들린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고문인 변양균씨와 부산고 동창이기도 하다. 내부 연임으로 기우는 듯했던 농협금융 회장에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내정설이 파다하다. 기재부 차관도 지낸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초기 멤버다. 우리금융 회장과 기업은행장 후임에도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등 MB맨과 기재부 출신이 거론된다. 4대 천왕이 여든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자가발전’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지난달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기재부 출신이 6년 만에 컴백한 점, 현 정부에 MB맨과 기재부 출신이 유난히 많이 포진한 점 등을 들어 ‘낙하산 부활’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4대 천왕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아직도 그때의 ‘몸집 불리기’ 과당경쟁 후유증을 성토하는 이들이 많다. 과거로의 회귀는 보고 싶지 않다.
  • “간절히 사랑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노래에…”

    “간절히 사랑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노래에…”

    “지금은 사랑할 때라고 느꼈거든요. 내 첫사랑이 잊어지기 전에 이 앨범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의 조수미는 남자친구와 첫눈이 오는 날 경복궁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평소 공부도 안 했지만 하필이면 눈이 펑펑 오는 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뒤늦게 눈이 오는 걸 봤다. 그대로 남자친구를 보려고 경복궁까지 뛰쳐나갔지만 안타깝게도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는 조수미를 기다리다 집 앞으로 가 몇 시간이나 눈을 맞고 있었다. 40년 전의 일이지만 조수미가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는 떨림과 설렘의 순간이다. 간절히 사랑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조수미의 새 앨범 ‘사랑할 때’가 6일 발매됐다.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조수미는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이 생각날 거라는 애절함과 절실함이 앨범에 들어가 있다”면서 “팬들에게 첫눈 오는 날 앨범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약속했는데 오늘 기적같이 눈이 펑펑 오는 날 소개하게 돼서 기분이 굉장히 좋다”고 웃었다. 이번 앨범에는 깊은 감정과 서정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마중’을 시작으로, 첼리스트 홍진호와 합을 맞춘 ‘연’,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김효근의 가곡 ‘눈’ 등 11곡이 담겼다. 앨범 발매와 함께 오는 22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과 듀오 콘서트 ‘아트 송즈’를, 23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신보 수록곡을 선보이는 콘서트를 준비했다. 이 공연의 연주료 전액은 사회 취약계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사랑을 주제로 전체적인 소개를 마칠 때쯤 조수미는 축구에 대한 사랑도 드러냈다. 그는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 팬으로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많은 사랑과 존경심,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면서 “음악과 스포츠는 어디에 있든 서로를 연결하는 유니버설 랭귀지(만국 공통어)이지 않나. 우리 뮤지션들도 세계평화와 화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니 앞으로 많이 응원해 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 아련한 사랑의 기억 신보에 담은 조수미 “지금은 사랑할 때”

    아련한 사랑의 기억 신보에 담은 조수미 “지금은 사랑할 때”

    “지금은 사랑할 때라고 느꼈거든요. 내 첫사랑이 잊어지기 전에 이 앨범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의 조수미는 남자친구와 첫눈이 오는 날 경복궁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평소 공부도 안 했지만 하필이면 눈이 펑펑 오는 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뒤늦게 눈이 오는 걸 봤다. 그대로 남자친구를 보려고 경복궁까지 뛰쳐나갔지만 안타깝게도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는 조수미를 기다리다 집 앞으로 가 몇 시간이나 눈을 맞고 있었다. 40년 전의 일이지만 조수미가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는 떨림과 설렘의 순간이다. 풋풋한 시절의 간절히 사랑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조수미의 새 앨범 ‘사랑할 때’가 6일 발매됐다.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조수미는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이 생각날 거라는 애절함과 절실함이 앨범에 들어가 있다”면서 “팬들에게 첫눈 오는 날 앨범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약속했는데 오늘 기적같이 눈이 펑펑 오는 날 소개하게 돼서 기분이 굉장히 좋다”고 소녀처럼 해맑게 웃었다.이번 앨범에는 깊은 감정과 서정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마중’을 시작으로, 첼리스트 홍진호와 합을 맞춘 ‘연’,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김효근의 가곡 ‘눈’ 등 11곡이 담겼다. 음악적으로 어렵거나 해석이 힘든 곡은 빼고, 클래식의 성향이 강한 한국 노래를 찾았다. 1980년대 작곡된 곡부터 2022년 작곡된 곡까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틀어 작곡가들의 성향을 담으려 노력했고 편곡에도 신경 썼다. 이번 앨범 제작을 위해 조수미는 전 세계를 떠도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재녹음도 여러 차례 했고, 아티스트들을 재섭외하는 등 욕심을 잔뜩 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앨범이기에 애착이 크다. 조수미는 “제가 내렸던 결정이 맞는 것 같다”면서 “웬만하면 이런 말 안 하는데 내가 들어봐도 정말 아름답더라”고 말했다. 조수미는 “같이 참가해주신 아티스트들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분들이고, 탑 아티스트들이 제 음반에 참여해 줘서 너무너무 기분도 좋고 행복하다”면서 “이번 앨범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았을 때 놓기 싫은 것처럼 그 손에서 떠나지 않는 앨범이 되리라 감히 말씀드린다”고 자신했다.이번 신보 발매와 함께 연말 공연 일정도 빠듯하다. 롯데콘서트홀에서 오는 13일 전자신문 40주년 기념 공연과 22일 토머스 햄프슨과 듀오 콘서트 ‘아트 송즈’를 연다.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신보 수록곡을 선보이는 콘서트를 올리고, 출연금 전액은 사회취약계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함께 무대에 서는 첼리스트 홍진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과 해금 연주자 해금나리, 최영선 지휘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앨범 제작에 참여한 아티스트 모두가 동참한다. 사랑을 주제로 전체적인 소개를 마칠 때쯤 조수미는 축구에 대한 사랑도 드러냈다. 2002 한일월드컵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은 노래 ‘챔피언’을 불렀던 그는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 팬으로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많은 사랑과 존경심,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고 전했다. 공연을 위해 컨디션을 관리해야 하는데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하는 경기가 걱정이란다. 조수미는 “축구가 음악 못지 않게 굉장한 삶의 기쁨”이라며 “음악과 스포츠는 어디에 있든 서로를 연결하는 유니버설 랭귀지(만국 공통어)이지 않나. 우리 뮤지션들도 세계평화와 화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니 앞으로 많이 응원해 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 [포착] 우크라軍, 연 이틀 러시아 본토 ‘드론 습격’…반격 시작됐나 (영상)

    [포착] 우크라軍, 연 이틀 러시아 본토 ‘드론 습격’…반격 시작됐나 (영상)

    러시아 본토 비행장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 서부 군용 비행장 2곳에 대한 드론 공습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한 지 하루 만이다. 러시아는 이번에도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꼽았다. 6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의 한 군용 비행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현장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는 굉음과 함께 비행장에서 화염이 치솟는 게 포착됐다. 로만 스타로보이트 쿠르스크 주지사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쿠르스크 비행장의 석유 저장고에 불이 붙었다. 화재는 진압 중이며, 긴급 구조대가 현장에서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선 아직 아무런 언급도 나오지 않았다.하루 전인 5일에도 러시아 서부 랴잔주 디아질레포 공군기지, 사라토프주 엥겔스 공군기지에서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졌다. 엥겔스 기지에는 Tu-160, Tu-95 등 핵미사일 탑재까지 가능한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실전 배치돼 있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미사일로 폭격할 때 이들 전략폭격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러시아 정부는 드론 공격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제 제트엔진 드론을 공습에 활용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도 트위터를 통해 공습 사실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뉴욕타임스(NYT)에 드론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출발했다 확인하기도 했다.6일 화재가 발생한 쿠르스크 비행장은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280㎞, 랴잔과 엥겔스 공군기지는 각각 480∼720㎞ 거리에 있다.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러시아 내 접경지나 내륙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의 공작으로 보이는 시설물 폭발은 다수 있었으나, 본토가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드론의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가 공격거리 1000㎞에 이르는 드론을 개발했다는 관측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본토가 공습받은 직후 수도 키이우, 빈니차, 오데사, 수미 등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의 전력 시설에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 10월 이후 러시아가 가한 8번째 대규모 공습이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사일 70여발 가운데 60여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이번 공습으로 최소 4명이 숨졌다며 많은 지역에 단전사태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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