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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리개 단 장원영·곰방대 든 안유진…中네티즌 “중국 문화 훔쳤다”

    노리개 단 장원영·곰방대 든 안유진…中네티즌 “중국 문화 훔쳤다”

    걸그룹 아이브가 신곡 ‘해야’를 발표한 가운데 뮤직비디오가 때아닌 중국 네티즌의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무대부터 의상까지 뮤비 곳곳에 한국 전통적 색채가 녹아있는데 중국 네티즌은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 29일 아이브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유튜브 등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이브의 두 번째 EP 앨범 ‘아이브 스위치(IVE SWITCH)’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해야 (HEYA)’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영상에서 멤버들은 저고리를 활용한 의상에 노리개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등 동양적인 의상을 입었다. 멤버들이 춤을 추는 무대 배경으로는 산수화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 펼쳐졌다. 곰방대를 비롯해 전통 부채, 노리개 등 전통 소품도 적재적소에 활용됐다. 아이브 멤버 안유진은 “‘해야’에 한국풍으로 뮤비를 찍고 의상을 준비한 게 매우 의미 있었고 준비하면서 재밌었다”며 “많은 팬분들 특히 글로벌 팬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개하기도 했다.뮤직비디오에서 2D 원화(작화 총괄, 콘셉트 아트, 캐릭터 디자인)를 담당한 박지은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해야’ 뮤직비디오에 한국화 이야기 한 스푼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박 작가에 따르면 소속사 측은 “전통적이지만 낯선 한국성” 이미지를 요청했다. 박 작가는 “해야의 공식 콘셉트는 한국의 아름다움과 해를 사랑한 호랑이”라며 “한지 위에 전통 재료로 그린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중국 네티즌은 “중국 화풍을 베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수묵화 일러스트나 족자(두루마리)·상서로운 구름·노리개의 매듭·부채 등의 요소가 모두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이다.‘해야’ 뮤직비디오 티저 시작 부분에는 족자(두루마리)가 나오는데 한 네티즌은 “두루마리는 중국 전통문화의 일부이며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책 형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또 “헤어스타일에 중국 매듭을 썼고, 무대에서 표현한 산 그림 역시 한국에는 없는 풍경으로 중국 남부에만 존재한다”고 했다. 심지어 일부 중국 네티즌은 박 작가의 소셜미디어(SNS)에 찾아가 비난을 퍼붓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라” “문화적 열등감 때문에 중국 문화를 훔치지 말라” 등의 댓글이 쏟아졌고, 현재 박 작가는 댓글창을 닫은 상태다. 한편 ‘해야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하루 만에 약 987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번 앨범은 기존 이야기 장르인 설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표현해 차별화를 둔 것으로 ‘또 다른 나’로 나아가는 확장의 신호탄을 쏜다. 나르시시즘을 바탕으로 팀의 색을 확장해 온 아이브의 새로운 서사를 담았다.
  • 칠보산 위로 펼쳐지는 양방언의 선율…문화재청, 감사패 수여

    칠보산 위로 펼쳐지는 양방언의 선율…문화재청, 감사패 수여

    우리 문화재를 위해 재능기부를 한 재일교포 작곡가 양방언이 문화재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4일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과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 :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칠보산도병풍 디지털 영상 전시’의 음악 제작에 재능기부로 참여한 양방언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19세기 그려진 작자미상의 ‘칠보산도병풍’은 함격북도 명천에 있는 칠보산 일대의 모습을 비단 위에 수묵담채로 그린 10폭 병풍 그림이다. 국립고궁박물관과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지난달 15일 개막한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는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클리블랜드미술관이 협업해 칠보산도병풍을 소재로 제작한 디지털 영상 전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양방언 작곡가는 섬세하고 다채로운 음악을 선사했다. 여기에 배우 류준열이 감성적인 목소리로 해설을 보태 낮과 밤 또는 눈·비 등을 표현한 영상 효과와 함께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였다.문화재청은 공로를 특별히 인정해 감사패를 제작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양방언이 이번에 한국을 방문함에 따라 이날 국립고궁박물관에 초청해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직접 감사패를 증정했다. 양방언은 전시를 관람한 뒤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을 위해 약 15분간 즉석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는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양방언은 “국외에 있는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생동감 넘치는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함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번 전시는 클리블랜드미술관과의 협업뿐 아니라 양방언 작곡가와 같은 저명한 전문가의 도움으로 그 가치를 더욱 빛낼 수 있었다”면서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들을 통해 국외 문화유산이 국내와 해외 현지 모두에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5월 26일까지,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는 9월 29일까지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칠보산도병풍 디지털 영상’, ‘칠보산도 세부 확대 보기 콘텐츠’,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한국 문화유산 3D 뷰어 콘텐츠’ 등으로 구성됐다.
  • 래퍼인 듯, 댄서인 듯… 세상 향한 1000개의 ‘수어 부처님’[마음의 쉼자리]

    래퍼인 듯, 댄서인 듯… 세상 향한 1000개의 ‘수어 부처님’[마음의 쉼자리]

    여기 부처님의 그림이 있다. 안경을 쓴 채 윙크를 하고 터프하게 콧수염을 기르거나 래퍼와 같은 몸짓으로 뭔가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은 부처님 그림이 모두 1000개다. 더 놀라운 건 이런 격의 없는 부처님의 그림이 주불전의 탱화 구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엄하기 그지없는 탱화만 보던 장삼이사에게 이는 이만저만 파격이 아니다. 천불(千佛)을 모신 절은 비교적 흔하다. 천불은 천체불(千體佛)의 약자로, 비슷한 크기와 모양의 불상을 수없이 배열한 조각이나 회화를 말한다. 어떤 중생이건 깨닫지 못할 자가 없다는, 이른바 천불사상을 표현한 것이다. 경기 고양의 금륜사도 천불을 모시고 있다. 한데 금륜사의 천불은 좀 다르다. 수어(手語)하는 천불이다. 그러니까 부처님께서 수어로 청각장애인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개성 강한 몸짓으로 말이다.금륜사는 2010년에 문을 연 신생 도량이다. 위치와 모양새가 여느 절집과 많이 다르다. 차들이 내달리는 큰길가에 터를 잡은 것도 그렇고, 평범한 이층 양옥의 구조도 그렇다. 도시 외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든’에 적합한 자리지 절집이 들어설 자리는 아니다. 그래서 처음 접하는 이들은 생경한 느낌을 받는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점집이라 오해받을 만한 외양이다. 금륜사를 개창한 이는 본각이란 법명의 비구니 스님이다. 본각 스님은 평소 “사찰이 높은 곳에 있어서는 안 되고, 동네 이웃집같이 편하게 자리해 잠깐 들러 밥 한 그릇 먹고 올 수 있고 편하게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가 이전에 개창한 절집들이 가정집, 상가 등인 이유다. 현재 금륜사도 갈비를 파는 ‘가든’이었다고 한다. 육고기를 팔던 자리에 들어선 절집이라니, 수어하는 부처님만큼이나 특이하다.금륜사 천불도의 공식 명칭은 ‘천불수어설법도’다. 그림 속 부처님이 설법하고 있는 건 ‘법구경’이다. 가장 오래되고 널리 읽히는 불교 경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법구경의 본래 이름은 ‘담마파다’이다. ‘담마’란 법, 진리라는 뜻이고 ‘파다’란 말씀을 의미한다. 부처님의 설법, ‘진리의 말씀’을 담은 경전이 법구경이다. 법구경은 모두 게송(부처님의 공덕이나 가르침을 찬탄하는 노래), 즉 시의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423편의 게송 가운데 본각 스님이 100편을 추렸고, 이를 불교 미술가 이호신 작가가 불화로 표현했다. 천불도는 닥종이에 수묵과 채색으로 그린 부처님 그림 10점이 한 묶음이다. 예를 들면 “자기가 얻은 것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남이 얻은 것을 부러워하지도 말라”는 법구경 게송을 10점의 부처님 수어 불화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불화 묶음 100개가 모여 총 1000점의 천불만다라로 탄생한 것이다. 천불만다라 외에도 석가모니 고행상과 석굴암 부처님, 세계 각지의 문화유산 불화도 함께 만날 수 있다. 금륜사는 장애인뿐 아니라 이동 약자들에게 ‘열린’ 사찰이자 환경을 중시하는 녹색 사찰이다. 출입구 쪽 턱과 홈이 있는 부분에 간이 철판 받침대를 대 휠체어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게 했고,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도 조성했다.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는 등 환경 친화적인 노력도 실천해 불교환경연대가 ‘녹색사찰 1호’로 지정하기도 했다. 서오릉 맞은편에 있다. 누구나 무시로 드나들 수 있다.
  • ‘봄 전령사’의 해바라기… ‘계절의 향기’가 스며들다

    ‘봄 전령사’의 해바라기… ‘계절의 향기’가 스며들다

    우리 전통 수묵화의 맥을 이으면서도 서양 풍경화 같은 채색으로 한국화에 새 길을 연 오용길(78·이화여대 명예교수) 화백이 손끝으로 봄을 먼저 불러왔다. 먹으로 정교하게 윤곽을 그린 뒤 수채 물감으로 맑게 채색한 벚꽃, 유채꽃, 복숭아꽃이 화선지 위에 흐드러져 생동하는 봄기운이 그득하다. 20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는 오 화백의 개인전 이야기다. 봄의 정경을 자주 그려 온 그는 화랑가에서 ‘봄의 전령사’라 불린다. 이번 전시에서도 밀양 위양지와 금시당, 안성 팜랜드 등 전국 곳곳을 다니며 마음에 들어온 풍경에 자신만의 연출을 더해 자연의 청명한 색과 감각을 생생히 표현한 작품을 내놨다.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오용길의 풍경이 정겨운 이유는 그 계절의 색과 표정을 놓치지 않고 일일이 붓끝으로 낚아내기 때문”이라며 “계절의 가장 민감한 변화의 순간들을 피부 위에 올려놓은 듯하다”고 했다. 나무 이파리 하나, 꽃잎 한 장도 허투루 묘사하지 않은 생동감 넘치는 표현과 투명한 채색으로 그의 그림에서는 한국화임에도 낡은 느낌이 아닌 세련된 감각이 느껴진다. 지난 4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동양화를 공부하고 추구했지만 서울예고에서 소묘, 수채, 유화를 익혔기 때문에 내 그림은 전통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서양의 감각을 적극 받아들인 것”이라며 “우리 것의 맥을 잘 부여잡으며 나만의 감성을 지키되 시대의 자극을 도외시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림에 녹여 왔다”고 했다. 일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그는 매일 같이 아침이면 아내가 싸 준 도시락을 들고 집에서 3㎞ 남짓 거리의 작업실로 가 종일 그림을 그리다 저녁이 돼서야 귀가하는 ‘성실한 그리기’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바라기를 처음 그림에 들여보내는 시도도 했다. 봄뿐 아니라 여름, 가을까지 아우르는 ‘계절의 향기’ 연작들이다. 초근경에 구륵법(형태의 윤곽을 선으로 먼저 그리고 그 안을 색으로 칠하는 화법)으로 그려 앞세운 해바라기 무리들이 무르익은 늦여름과 초가을의 정취를 미리 전해 준다. 그간 흰색으로 처리했던 하늘에 새롭게 푸른색을 입히며 색감 조화를 대조할 수 있는 작품을 짝지어 선보인 것도 눈에 띈다.
  • 그의 손끝에서 봄이 피어났다…‘봄의 전령사’ 오용길의 새로운 시도

    그의 손끝에서 봄이 피어났다…‘봄의 전령사’ 오용길의 새로운 시도

    우리 전통 수묵화의 맥을 이으면서도 서양 풍경화 같은 채색으로 한국화에 새 길을 연 오용길 화백(78·이화여대 명예교수)이 그의 손끝으로 봄을 먼저 불러왔다. 먹으로 정교하게 윤곽을 그린 뒤 수채 물감으로 맑게 채색한 벚꽃, 유채꽃, 복숭아꽃이 화선지 위에 흐드러져 생동하는 봄 기운이 그득하다. 20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는 오 화백의 개인전 이야기다. 봄의 정경을 자주 그려온 그는 화랑가에서 ‘봄의 전령사’라 불린다. 이번 전시에서도 밀양 위양지와 금시당, 안성 팜랜드 등에서 전국 곳곳을 다니며 마음에 들어온 풍경에 자신만의 연출을 더해 자연의 청명한 색과 감각을 생생히 포착했다.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오용길의 풍경이 정겨운 이유는 그 계절의 색과 표정을 놓치지 않고 일일이 붓끝으로 낚아내기 때문”이라며 “계절의 가장 민감한 변화의 순간들을 피부 위에 올려놓은 듯 하다”고 했다. 나무 이파리 하나, 꽃잎 한 장까지 허투루 묘사하지 않은 생동감 넘치는 표현과 투명한 채색으로 그의 그림은 한국화이지만 낡은 느낌을 주는 대신 세련된 감각마저 느껴진다.지난 4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동양화를 공부하고 추구했지만 서울예고에서 소묘, 수채, 유화를 익혔기 때문에 내 그림은 전통을 기본으로 하지만 서양의 감각을 적극 받아들인 것”이라며 “우리 것의 맥을 잘 부여잡으며 나만의 감성을 지키되 시대의 자극을 도외시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림에 녹여 왔다”고 했다. 일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그는 매일같이 아침이면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집에서 3㎞ 남짓 거리의 작업실로 가 종일 그림을 그리다 저녁이 되어서야 귀가하는 ‘성실한 그리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쉼 없는 수련과 경험을 통해 겸재의 진경산수 정신을 현재에 이어받고 오용길만의 현대적 진경 산수화를 완성해나가는 데 천착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바라기를 처음 그림에 들여보내는 시도도 했다. 봄뿐 아니라 여름, 가을까지 아우르는 ‘계절의 향기’ 연작들이다. 초근경에 구륵법(형태의 윤곽을 선으로 먼저 그리고 그 안을 색으로 칠하는 화법)으로 그려 앞세운 해바라기 무리들이 무르익은 늦여름과 초가을의 정취를 미리 전해준다. 그간 흰색으로 처리했던 하늘에 새롭게 푸른색을 입히며 색감 조화를 대조할 수 있는 작품을 짝지워 선보인 것도 눈에 띈다. 어디를 가든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그림이 될지 안 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는 노작가는 “벚꽃만 그리다 안 해본 해바라기를 그리니 재미가 있더라”며 “앞으로는 다양한 색의 조합을 실험해보는 작업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 ‘설악산 화가’ 김종학이 꽃 그리듯 그린 보통 사람들…‘사람이 꽃이다’

    ‘설악산 화가’ 김종학이 꽃 그리듯 그린 보통 사람들…‘사람이 꽃이다’

    “사람도 꽃도 다양하게 생겨 흥미롭다. 나의 인물화에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시골 버스를 타면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드물고 개성 강한 사람이 많아 일부러 시골 버스를 타기도 했다. 이제 죽을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웃음) 인물을 많이 그리고 싶다.” 자연의 생명력을 화려한 색채로 펼치며 ‘설악산 화가’, ‘꽃의 화가’로 불려온 김종학(87) 화백. 그가 계절마다 설악 산야를 헤매며 발견한 다채로운 야생화를 그리듯 관심을 놓지 않고 쉼 없이 그려온 대상이 바로 사람이다.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이 4월 7일까지 그가 화업 60여간 화폭에 담아온 인물을 한데 모은 개인전 ‘김종학: 사람이 꽃이다’를 연다. 1950년대부터 그려온 143점 가운데 대부분은 대중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특히 1977년부터 2년간 미국 뉴욕에 거주하던 기간 인물에 대한 그의 탐구는 더 빛을 발했다. 당시를 작가는 이렇게 회고한다.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 지하철에서 마주 보고 서 있었던 사람 중 내 기억에 남은 사람들을 집에 와서 그리곤 했다. 다양한 인종의 얼굴과 모습이 흥미로웠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는 것만큼이나 사람들을 지켜보는 게 좋은 공부가 됐다.”3개의 전시장 가운데 첫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남자’(1978)는 바로 당시 뉴욕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인물, 형상을 탐색하던 당시 그린 그림이다. 당시 뉴욕 화단에서 새롭게 접한 회화 경향을 보고 느낀 신선한 감각과 에너지를 자신만의 화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두 번째 전시장에는 그가 연필, 수채, 수묵 등 다양한 재료로 시도했던 인물 드로잉들이 나와 있다.세 번째 전시장에서 마주하는 8m 길이의 대형 캔버스(2018년 작 팬더모니움, 대혼란이라는 뜻)에는 갖가지 색과 형태의 야생화들이 앞다퉈 피어올라 새, 나비 등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마치 그가 평생 그려온 설악의 야생화들을 한데 모은 듯하다. 물감 상자 뒷면에 99명의 인종, 성별, 연령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인물들을 같은 크기로 그려넣은 ‘얼굴들’(1990)은 마치 작가가 그린 꽃처럼 제각각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김인혜 미술사가는 “그가 사람을 그리는 방식은 꽃을 그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름 모를 들꽃을 세심하게 관찰한 것처럼,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기억한 뒤 특징을 그림에 담았다”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그의 인간 군상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는 수십 년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인생이란, 단지 한 사람이 평생 만난 사람들의 총체일 뿐이라는 사실을.
  • 부처의 일생 담은 ‘팔상도’ 국보 된다

    부처의 일생 담은 ‘팔상도’ 국보 된다

    석가모니의 일생을 담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팔상도가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를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2003년 보물이 된 지 21년 만이다.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된 불화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함께 제작된 것이다. 팔상도는 석가모니 생애의 주요 사건을 8개의 주제로 표현한 불화로 주제와 도상, 표현 방식은 나라마다 다채로운데 ‘석씨원류응화사적’의 도상을 활용한 송광사 팔상도는 조선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화기(그림 제작과 관련된 발원자, 작가 등을 담은 기록)를 통해 조선 영조 대인 1725년에 그려졌고 화승이 의겸이라는 정보 등도 명확히 알 수 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조선 후기 영산회상도의 다양성과 팔상도의 새 전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인물들을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고 전각, 소나무 등으로 공간성과 사건에 따른 시공간 전환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등 구성과 표현 면에서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조선의 천재 화가 김홍도(1745~ 1806?)가 서른네살 때 그린 ‘서원아집도 병풍’은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조선 정조 시대인 1778년에 수묵 담채로 그려진 6폭 병풍은 17세기 조선에 유입된 중국 명대 4대 화가 중 한 명인 구영(1498~1552)의 작품에서 차용한 것이다. 하지만 과감한 필치로 그린 암벽, 소나무, 버드나무 등은 생동감이 넘치며 길상을 의미하는 동물인 사슴과 학 등을 그림에 들여보냈다. 이에 중국에서 유래한 화풍을 재창조해 발전시키며 조선시대 회화사의 독자성, 창조성을 드러낸 중요한 기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5폭에서 6폭 사이 상단에는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이 그림 완성 3개월 뒤 적은 제발(그림의 제작 배경, 감상평 등을 기록한 것)이 14행가량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스승이 제자를 ‘신필’(神筆)이라고 상찬하는 내용이 담겨 그의 예술적 기량을 재확인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1635년 제작된 남원 대복사 동종도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 석가모니 일생 담은 조선 후기 대표 팔상도 ‘국보’ 된다…김홍도 병풍은 ‘보물’로

    석가모니 일생 담은 조선 후기 대표 팔상도 ‘국보’ 된다…김홍도 병풍은 ‘보물’로

    석가모니의 일생을 담은 조선 후기 대표 팔상도가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를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2003년 보물이 된지 21년만이다.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된 불화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함께 제작된 것이다. 팔상도는 석가모니 생애의 주요 사건을 8개의 주제로 표현한 불화로 주제와 도상, 표현 방식은 나라마다 다채로운데 ‘석씨원류응화사적’의 도상을 활용한 송광사 팔상도는 조선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화기(그림 제작과 관련된 발원자, 작가 등을 담은 기록)를 통해 조선 영조 시대인 1725년에 그려졌고, 화승이 의겸이라는 정보 등도 명확히 알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조선 후기 영산회상도의 다양성과 팔상도의 새 전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인물들을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고 전각, 소나무 등으로 공간성과 사건에 따른 시공간 전환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등 구성과 표현 면에서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말했다.조선의 천재 화가 김홍도(1745~1806?)가 서른 네 살 때 그린 ‘서원아집도 병풍’은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조선 정조 시대인 1778년에 수묵 담채로 그려진 6폭 병풍은 17세기 조선에 유입된 중국 명대 4대 화가 중 한 명인 구영(1498∼1552)의 작품에서 차용한 것이다. 하지만 과감한 필치로 그린 암벽, 소나무, 버드나무 등은 생동감이 넘치고, 길상적 의미를 지닌 사슴과 학 등을 그림에 들여보냈다. 이에 중국에서 유래한 화풍을 재창조해 발전시키며 조선시대 회화사의 독자성, 창조성을 드러낸 중요한 기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5폭에서 6폭 상단에는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이 그림 완성 3개월 뒤 적은 제발(그림의 제작 배경, 감상평 등을 기록한 것)이 14행가량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스승이 제자를 ‘신필’(神筆)이라고 상찬하는 내용이 담겨 그의 예술적 기량을 재확인할 수 있다.문화재청은 1635년 제작된 남원 대복사 동종도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조선 인조 시대인 1635년 제작된 동종은 종의 어깨 부문을 장식하는 입상연판문대(종의 꼭대기 천판과 어깨 부분 경계에 둘러지는 장식)과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보살입상 등 고려의 동종 양식을 이어받았다. 이와 함께 불법의 전파, 국가의 융성을 기원하는 원패(기원하는 내용을 적어 만든 패)를 도입하는 등 조선 후기라는 시대성과 작가의 개성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들 유물을 각각 국보,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 야구로 치면 겨우 7회말… 남은 2회도 내 호흡대로… 소리판에서 놀다 가야지

    야구로 치면 겨우 7회말… 남은 2회도 내 호흡대로… 소리판에서 놀다 가야지

    한국 나이로 ‘7학년 6반’인데 진짜 노래는 10년 뒤 나올 것 같다고 한다. 목소리가 쉬고 음정이 틀리고 엉망진창이라도 그 노래는 진짜일 것이라고. 평생 라이브만 고집해 온 소리꾼이 눈빛을 반짝거린다. 오체투지를 하듯 나를 음악에 던져야 희로애락이 소리에 스며든다고. 장사익은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마흔여섯 살이던 1994년 대표곡 ‘찔레꽃’으로 무대에 선 후 지금까지도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는 1집 ‘하늘 가는 길’을 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국악도, 대중음악도, 아리아도 아닌, 뭣도 아닌” 소리로 ‘장사익류(流)’로 불리는 독보적 장르를 만들어 냈다. 그는 국내외에서 ‘장사익의 소리판’ 공연을 쉼 없이 펼치며 9장의 정규음반을 발표했다. 다음달 6년 만에 10집을 낸다.다음달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봄날음악회’ 무대에 서는 그를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만났다. 집은 사시사철의 풍경을 품고 있다. 벽 두 면을 튼 2층 거실의 통유리창 너머로 그가 ‘와불’(누워 있는 부처) 같다고 한 인왕산 뒷자락의 봉우리와 능선이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달인 차(茶)와 삶은 고구마를 내온 그는 싱긋 웃으며 차 석 잔을 다 마셔야 인터뷰를 한다고 했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쌀쌀한 기온이 느껴지는 마당 한켠에서 인터뷰 사진을 찍던 그는 몸을 사뿐사뿐 흔들며 ‘찔레꽃처럼 노래했지/찔레꽃처럼 춤췄지/찔레꽃처럼 사랑했지/찔레꽃처럼 살았지’(찔레꽃)를 노래했다. 흥이 일자 ‘젊은 날 떫고 비리던 내 피도/저 붉은 단감으로 익을 수밖에는’(단감)을 재즈 가수처럼 읊조렸다. 장사익은 타고난 가인(歌人)이다. -데뷔 30주년 소회는. “30년이 사흘같이 후딱 지나갔다. 10주년 기념 콘서트 때 ‘10년이 하루’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했고, 20주년 때는 ‘찔레꽃’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섰다. 그때그때의 인생 이야기를 해 왔다. 노래를 하다 보면 내 인생이 보이고, 관객들은 ‘내 이야기를 하네’라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세상에 나와 이렇게 노래하는 게 운명이구나 싶다.” -30주년 공연 계획은. “오는 10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30주년 주제로 ‘나에게 꽃을 준다’는 시(詩)의 한 구절을 마음에 두고 있다. 우리가 남들 좋은 일이 있으면 꽃다발도 건네고 축하도 한다. 그러나 본인에게는 참 가혹하다. 못난이, 바보 천치라고 자기 탓을 하고 스스로 비하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들한테 주는 꽃다발을 자신에게는 주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온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인생’이라고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공연마다 인생의 의미를 담아낸다. “내게 노래는 깨달음을 주는 시이다. 작년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야구나 인생이나 다른 게 없다. 칠순 중반의 나는 야구로 치면 7회 말을 앞두고 있다. 내가 이기고 있다 싶으면 8회, 9회 열심히 점수를 지키기 위해 뛴다. 지고 있다고 하면 더 분발하면 된다. 7회를 기준으로 뒤돌아도 보고 앞도 내다본다. 인생의 순간순간을 담아내는 게 노래다.”-‘장사익류’는 어떤 음악인가. “내 음악이 무엇이다 스스로 평가하는 건 마땅치 않다. 표현하자면 박자를 무시하는 의도적인 박치 아닐까. 내 노래는 100% 시다. 시의 운율이 악보 박자대로 딱딱 맞을 수 없다. ‘찔레꽃’, ‘꽃구경’은 아예 박자가 없다. 무대에서 관객과 교감하면서 내 호흡대로 부른다. 대중들이 처음에는 ‘이게 노래인가’ 하고 의구심을 가졌는데 한 10년 넘으니까 내 노래에 몰입하고 함께 즐긴다.” -음악의 스승이 준 깨달음은. 장사익은 2004년 별세한 천재적인 타악연주가 흑우(黑雨) 김대환을 ‘음악의 스승’으로 꼽는다. 김대환은 열 손가락에 북채, 장구채, 드럼 스틱 등 여섯 개의 채를 쥐고 여러 타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는 ‘프리뮤직’의 창시자다. 오는 3월 1일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트럼펫 최선배, 이광수 민족음악원장, 장사익, 기타리스트 김광석, 색소폰 이정식, 해금 강은일, 오쿠라 쇼노스케(일본 전통 북), 요코자와 가즈야(일본 피리) 등 흑우와 인연이 깊은 한일 정상급 음악인들이 20주기 추모 공연을 연다. “무명 시절 사물놀이패를 쫓아다니며 태평소를 불 때다. 어느 뒤풀이 자리에서 김대환 선생님이 나를 불러내 동요 ‘송아지’를 음정, 박자 다 무시하고 불러 보라고 했다. 열심히 노래했더니 선생님이 ‘너 속으로 박자를 세고 있잖아. 그것도 깨야지’라고 하는 순간 머릿속에 번갯불이 일었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대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데뷔 후에는 선생님이 딱 한마디, ‘너 인기 끌지 마’라고 했다. 난 그 말씀을 음악의 본질로 승부하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불혹을 넘어 데뷔했다. “보험사 영업사원도 뛰고, 가구점, 카센터에서도 일하고 이것저것 많이 했다. 당시 노래하는 게 꿈인지도 잘 모른 채 좌절을 많이 겪었다. 먹고만 살 정도면 불행하겠다 싶어 국악을 공부했다. (피아니스트) 임동창과 죽이 맞아 신촌의 소극장에서 그의 피아노 반주에 이틀간 노래한 게 데뷔 무대가 됐다. 100석 규모의 소극장을 800명이 몰려와 도떼기시장판처럼 떠들썩하게 했다. 그때 관객들에게 참 감사하다.” -소리를 잃을 뻔했다. “지난 7년간 성대결절 수술을 세 번 했다. 두 번 재발해 마지막 수술을 한 후 두 달간 전혀 소리를 내지 못했다. 소리를 질러도 음이 나오지 않아 절망도 했다. 의사가 성대 근육에 상처가 너무 많다고 했다. 한 1년은 매주 클래식 성악 발성 치료를 했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하는데 목 상태가 최상이다. 매일 2시간 운동하고 명상한다. 좋은 소리는 건강한 몸과 정신에서 나온다.” -10집 신곡 의미는. “그간 소리판 라이브로 불러온 노래들을 작년 가을 녹음했다. 타이틀은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는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을 노래한 곡이다. 한상호 시인의 ‘뒷짐’은 한 손으로 가면 외롭기에 두 손으로 뒷짐을 지듯 인생도 어울려 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합창곡이다. 서정춘 시인의 ‘11월처럼’은 자식들이 떠나고 덩그러니 남은 노부부의 이야기를 재즈처럼 불렀고, 허형만 시인의 ‘뒷굽’은 늘 한쪽만 먼저 닳는 구두처럼 기울어진 세상을 노래한다.” -서울신문 봄날음악회 선곡 중 ‘아리랑’이 눈에 띈다. “아리랑은 이 땅에 봄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노래다. 애국가 같기도 하고, 들을 때마다 막 소름이 돋고 정신적인 각오가 생기는 한국적인 노래다. 봄을 아리랑으로 연다는 의미도 크다. 봄날음악회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 -장사익의 노래 인생은. “아이돌 노래가 꽃피는 화려한 봄이라면 내 노래는 굽이굽이 사철의 희로애락이 있다고 할까. 봄이 왔는데도 엉뚱하게 겨울같이 사는 사람들을 보면 철모르는 놈이라고 하지 않나. 늙으면 늙는 대로, 희면 흰 대로 순리대로 산다. 나도 노래도 꾸미지 않고 철 따라 흘러간다.”
  • 한파가 그린 ‘갯벌 수묵화’… 오늘도 계속

    한파가 그린 ‘갯벌 수묵화’… 오늘도 계속

    서울 최저기온이 -14도, 체감온도는 -22도까지 내려가는 등 전국에 최강 한파가 몰아닥친 21일 인천 강화군 동막해수욕장 앞 갯벌이 그림을 그려 놓은 듯 얼어붙어 있다. 22일에도 서울 최저기온이 -15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 마음에 펼친 화폭에 고매한 선비 정신 물드네

    마음에 펼친 화폭에 고매한 선비 정신 물드네

    여백의 미가 살아있고 번짐의 속도가 고아하다. 보는 이에게 조심히 말을 거는 듯한 그 찬찬함이 마음을 깊게 물들인다. 한국적 아름다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 안에 다 들었다. 2013년 초연해 올해 10주년을 맞았고 4년 만에 돌아온 ‘묵향’이 지난 14~1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묵향’은 정갈한 선비정신을 사군자(매·난·국·죽)에 담아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낸 작품이다. 윤성주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최현(1929~2002)의 ‘군자무’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하고 간결함의 미학으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온 정구호 연출이 극도로 세련된 무대미학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연이 시작하면 붓과 화선지의 색감을 닮은 흑백의 무대가 등장한다. 수묵화를 펼쳐내려는 에너지가 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무대 위의 무용수들이 조금씩 춤사위를 꺼내 보인다. 윤 전 감독은 “처음 작품을 준비할 땐 매·난·국·죽만 하려다가 서무와 종무를 붙여서 6장으로 구성하게 됐는데 인도 시인 타고르가 한국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한 것처럼 서무에서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밝은 도화지 같은 무대에서 하얀 옷을 입은 선비들이 동양의 색을 활짝 열어주는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서양의 흑백 대비를 상징하는 물건이 백건과 흑건으로 이뤄진 피아노라면 동양의 흑백 대비를 상징하는 물건이 먹과 화선지라는 걸 새삼 일깨우며 서무가 마무리된다. 긴장감 속에 먹과 화선지의 조우가 끝나면 1부는 사군자의 첫째인 매화가 등장한다. 서서히 분홍빛으로 물드는 속도가 봄이 찾아오는 것 같다. 난과 국, 죽 모두 각자의 색깔, 각자의 속도와 움직임으로 전통무용을 표현했는데 식물을 상징화한다고 할 때 가장 직관적인 요소인 색을 활용하면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곡선미와 직선미를 정교하게 살린 무대, 화선지에 묵을 올려둔 것과 같은 속도로 무대 뒤쪽에서 색이 번지는 디테일함이 작품을 더 돋보이게 했다.정적인 속도와 움직임 때문에 한국의 전통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묵향’은 역동적인 움직임과 소리로 깨트렸다. 때론 사람의 목소리, 때론 전통 악기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두고 그 위에 쉬지 않는 움직임을 얹어놓으면서 정(靜)과 동(動)을 모두 잡았다. 오랜 시간 정신문화가 지배했던 나라에서 많은 이의 혼이 깃든 에너지가 60분에 걸쳐 선명하게 퍼지면서 고매한 미학을 뽐냈다. ‘묵향’은 앞서 지난 10년간 일본, 프랑스, 헝가리 등 10개국에서 총 43회 공연되며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윤 전 감독은 ‘묵향’이 10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한국무용만의 독창성에서 찾았다. 그는 “전 세계의 많은 민속춤을 봤지만 한국무용의 손놀림과 발디딤은 한국에만 있다”면서 “무용수들이 음악의 박자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호흡으로 춤추는 점도 해외가 인정하는 한국무용의 독창성”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용을 재발견하게 만든 작품인 데다 국립무용단 레퍼토리 중 최초로 10년 장기 공연을 하는 작품인 만큼 단원들에게도 의미가 특별하다. 작품의 안무지도를 맡으며 출연진의 한 사람으로 무대에 오른 김미애는 “이 작품이 많은 관객에게 선보여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객들이 극장 밖을 나설 때는 ‘역시 우리 것이다’라는 전통의 품격을 안고 가면 좋겠다”는 말로 앞으로도 이어질 ‘묵향’에 대한 소망을 전했다.
  • 전남 관광지 순환버스 남도한바퀴 이용객 증가

    전남 관광지 순환버스 남도한바퀴 이용객 증가

    전남의 관광지를 순환버스로 돌며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남도한바퀴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에 따르면 남도한바퀴 이용객은 올들어 11월 말 현재까지 1029회, 2만 54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4회, 1만 7115명보다 49%나 늘었다. 이처럼 남도한바퀴 이용객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일반코스 기준 9900원부터 2만 4900원까지 30여 개에 이르는 다양하고 저렴한 코스를 기획, 이용객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또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 탑승해 관광지를 설명하고 남도에 대한 지식과 흥미를 높이는 것도 관광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기에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국체전과 전국장애인체전 등 대규모 메가 이벤트와 연계한 특별코스를 운행한 것도 한몫했다. 이에 전남도는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3개월간 22개 시군을 순환하는 시티투어 ‘남도한바퀴’ 겨울 히트 코스 28개 상품을 출시했다. 남도한바퀴 이용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남도의 일몰일출 명승지와 전통시장, 겨울철 진미 탐방 등 겨울 상품을 출시, 이용객 증가 추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겨울 상품은 따뜻한 남도를 즐기도록 순천 세계수석박물관과 보성 판소리성지, 함평 엑스포공원 등 실내 위주 코스로 구성했다. 또한 연말연시 일출일몰을 감상할 목포구등대, 겨울 포구와 낭만을 만끽할 광양 배알도 섬 정원&망덕포구 코스와 고흥 동강5일장, 함평 천지 전통시장 등 제철 진미를 느낄 지역 5일장 코스도 포함했다. 조대정 전남도 관광과장은 “남도한바퀴는 저렴함 비용으로 다양한 여행지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어 코로나 이후 이용객이 대폭 늘었다”며 “앞으로도 남도한바퀴가 내실있게 운영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남도한바퀴 코스 운영 및 상품 예약은 남도한바퀴 누리집(http://citytour.jeonnam.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콜센터(062-360-8502)로 예약하면 된다.
  • 아득히 먼 우주에서 보낸 엽서같은, ‘섬의 산물’에 빠진다

    아득히 먼 우주에서 보낸 엽서같은, ‘섬의 산물’에 빠진다

    한라산 붉은겨우살이 작품으로 유명한 정상기(55) 작가가 ‘제주 생명의 젖줄’ 용천수를 색다른 질감으로 앵글에 담는 시도를 해 또 한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일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30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3층 전시실에서 정상기 특별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섬의 샘물, 한라산붉은겨우살이’이다. 제주의 생명수인 산물과 그 품 속에서 산물을 먹고 자란 한라산붉은겨우살이의 서사를 포착해냈다. 제13회 특별초대전인 이번 전시에서 정 작가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선별한 제주 용천수 작품 15점과 한라산붉은겨우살이 20점 등 총 35점을 선보인다. 정 작가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용천수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면서 “올 여름 중국에 있던 아들이랑 아내가 와서 삼양 해수욕장에 자주 놀러 갔는데 우연히 용천수를 발견해서 여름 한철 내내 새벽부터 저녁까지 촬영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주학총서 고병련의 ‘섬의 산물’에 보면 “물은 생명의 근원으로 자신을 스며들게 해 만물을 길러 주고 키워주지만 절대로 자신의 공(功)을 자랑하지 않고 만물을 이롭게 한다고 나온다”면서 “제주 섬의 산물도 마찬가지다. 예부터 제주 산물이 당 신앙 등 제사의식 등과 관계되고 신성시된 이유는 물에는 생명의 원천이자 낡고 묵은 것을 없애고 새것으로 바꾸는 재생력과 정화력, 성스러움이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제주 섬의 산물은 수심(水心), 암심(岩心), 지심(地心)을 품고 있으며 만지면 산도록(시원)하고 마시면 오도록(차가움)한 청심청수(淸心淸水)”이라며 “제주 섬의 산물, 그 의미와 가치는 재화적 가치인 ‘돈’으로만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1000여개 이상의 산물(샘)이 존재하는 섬은 전 세계적으로 제주 섬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물은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는다”면서 “물은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서 은혜를 베푼다. 물은 깨끗함도 더러움도 모두 받아들여 스스로를 정화하는 점에서 나를 사로잡았다”고 고백했다. ‘샘(spring)’을 제주어로 ‘산물(生의 의미)’이라 한다. ‘살아 있는 물’이다. 학술적으로는 용천(湧泉) 또는 용출수(湧出水)라 한다. 산물은 또 ‘산(한라산)에서 내린 물’이라고도 하고, 바닷물과 비교해 짜지 않다는 의미에서 ‘단물’이라고도 한다. 산물은 마을을 만들고 존재하게 해준 설촌의 원동력이었다.정 작가는 “산물 문화를 기억하는 세대가 점점 사라져가고, 근거 없이 개발되는 도시화의 풍경 속에서 섬의 물, 산물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 제주인 뿐만 아니라 제주 섬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과 제주의 삶·생명을 품은 ‘산물’, ‘한라산붉은겨우살이’의 가치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11년째 찍는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가 수묵화를 연상시킨다면, 제주 용천수 ‘섬의 산물’ 작품은 판화같기도 하고 아득히 먼 우주에서 보낸 사진 엽서를 받아보는 느낌이다. 정 작가는 ‘고요함 속에 깊이’가 묻어나는 정적인 작품에서 벗어나 살아 숨쉬듯 꿈틀대는 입체적이고도 동적인 예술감성으로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고 있다.
  • 긁고 긁고 긁어 낸 한지 위, 새 삶 움트다

    긁고 긁고 긁어 낸 한지 위, 새 삶 움트다

    여러 겹 포개 수천 번 철솔로 분수 연작 등 유화 같은 수묵 한지를 여러 겹 포개 붙인 뒤 채색해 물에 흠뻑 적신다. 그 위를 철솔로 수백·수천 번 문지르며 한지의 표면을 거칠게 일으켜 세운다. 물과 색을 머금고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진 한지 위에는 서양 유화의 마티에르와는 다른 물성의 질감과 깊이감이 새겨진다. 유근택(58) 작가는 이런 ‘수행’과 같은 작업으로 일군 화폭에 일상의 끈질긴 생명력, 생과 사의 환희와 비애의 순간을 사유하듯 풀어놓는다. 그의 작업을 대표하는 작품 40여점을 모은 개인전 ‘반영’은 오는 1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현대에서 볼 수 있다.1990년대 관념에 빠진 동양화의 권태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작가는 우리의 삶과 개인의 일상에 주목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일상을 낯설게 보여 주며 그 안에서 움트는 기묘한 힘을 캔버스에 옮겼다. 이사로 인해 거실에 널브러진 사물들의 기묘한 생명력(이사), 새벽녘 창문으로 바라본 바깥 풍경과 어둠을 뚫고 번져 나가는 빛(창문-새벽)…. 전시장 1층에 등장하는 이런 평범한 소재들은 그의 화폭에서 ‘연극적 장치’가 돼 낯선 세계로 관람객들을 이끈다. 그의 작업 가운데 큰 지분을 차지하는 ‘분수’ 연작 15점은 무념무상의 감상에 들게 한다. 끊임없이 물줄기가 솟구쳤다가도 매번 스러지고야 마는 분수의 운명은 우리의 생과 사를 깨우치게 한다. 코로나19 시기 작가는 요양병원에 격리돼 투병하던 아버지를 떠나보낸 통절한 경험을 했다. 당시 면회가 제한되면서 간병인을 통해 10개월간 매일 아버지에게 그림 사진을 전한 작가는 이를 계기로 분수에 대한 더 깊은 사유의 우물을 파게 됐다. “물줄기가 올라왔다 스러지는 순간이 비극적이면서도 찬란하다는 역설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스러지지만 다시 올라오는 방식이 결국 인간이 서 있는 방식 아닌가.” 2층 전시장의 풍경 작품들은 작가가 직접 몸으로 체험한 바깥 풍경을 다층적으로 보여 준다. 봄날 연한 새순들이 단단한 땅을 비집고 올라와 지상에 자신만의 회화를 만들어 내는 풍경은 ‘봄-세상의 시작’ 연작으로 탄생했다. 식물들과 함께 옷, 탁자, 거울, 화장대 등 일상의 오브제들이 대지를 뚫고 돋아나 거대한 회오리를 이루는 장면은 우주적 이미지처럼 초현실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 섬유예술 50년 혁신의 집념… “자수 전공했으면 못 했을 거예요”

    섬유예술 50년 혁신의 집념… “자수 전공했으면 못 했을 거예요”

    “대한민국 자수 다 망쳤다.” “발가락으로 작업했냐.” 전통 자수가 대세이던 1960~1970년대 실을 감고 뽑고 엮거나 밀 포대, 방충망, 벽지 등을 적용한 이신자(93) 작가의 ‘혁신’은 이런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기존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고 과감한 실험을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1970년대 태피스트리(여러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섬유예술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었던 이유다. 구순이 넘은 작가는 “배운 게 없어 제멋대로 하느라 힘들었지만 자수를 전공했다면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한다. 한국 섬유예술의 역사가 된 그의 반세기 실험을 작품 90여점, 아카이브 30여점으로 짚어 볼 수 있다. 내년 2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이신자, 실로 그리다’ 전시에서다. 이신자의 작품 세계가 무르익는 과정을 4부로 구분한 전시는 시기별 한국 섬유 미술사의 변천사와 작품 변모상을 함께 뒤따라가 보는 여정으로 짰다. 도화진 학예연구사는 “작품의 뒷면까지 볼 수 있는 입체적인 전시 연출로 제작 과정을 가늠해 볼 수 있고 견고한 밀도, 세밀한 디테일을 추구하며 작품을 완성한 작가의 공예가로서의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1961년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추천작가로 출품한 ‘노이로제’는 네 아이가 태양을 보며 즐겁게 놀이하고 꿈을 펼쳐 나가는 모습을 세련된 구도와 색채로 담았다. 특히 쇠망에 염료를 묻혀 바탕을 찍고 그 위에 천을 붙이거나 화학섬유로 수를 놓는 그의 독창적인 기법을 한껏 부려 놓았다. 하지만 당시 주변의 냉담한 반응에 냉가슴을 앓던 작가는 작품명을 ‘노이로제’라 붙였다. 63빌딩, 한강대교 등 한강 주변 풍경을 가로 19m짜리 대작으로 구현한 ‘한강-서울의 맥’(1990~1993)은 세밀한 명암 표현이 돋보이는 한 폭의 거대한 수묵화로 다가온다. 작가가 우리 민족의 애환, 발전상을 보여 줄 수 있는 한강을 소재로 기념비적인 작품을 남기기 위해 3년간 공력을 들인 결과물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는 화면을 나눠 독립적으로 재구성하고 자연을 관조하는 ‘하나의 창’을 내듯 태피스트리에 금속 프레임을 배치했다. 섬유와 금속이라는 이질적인 물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자연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제공하는 변화를 더한 것이다.특히 ‘산의 정기’ 시리즈에는 경북 울진 출신인 작가의 모태 공간, 아버지와 손을 맞잡고 오르던 산과 울진 앞바다의 추억이 아로새겨져 있다. “어린 시절 울진 앞바다에서 본 풍경과 아버지 손을 잡고 오르던 산에는 파도 소리, 빛, 추억, 사랑, 이별 이 모든 것이 스며 있다”는 말처럼 자연의 영원한 생명력은 이신자 예술의 평생 화두였다.
  • ‘문화예술의 1번지’ 탄생 20주년…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예술제 20일 개막

    ‘문화예술의 1번지’ 탄생 20주년…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예술제 20일 개막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이 생긴 지 20주년 기념 예술제 개막을 앞두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서부지역 문화예술 특화공간으로 조성 운영하는 저지 문화예술인마을 설촌 20주년을 맞아 ‘아트 & 저지(ART & JEOJI) 2023’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2003년부터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등 유명 예술가들이 하나 둘 둥지를 틀면서 현재 회화, 조각, 서예, 공예,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이 입주해 있는 이곳은 2007년 제주현대미술관이 저지예술인마을에 건립되면서 저지리는 ‘문화·예술의 1번지’로 거듭났다. 얼마전 작고한 박서보 화백을 비롯, 한국 화단의 거목 김흥수 화백, 김창열미술관, 최근엔 유동룡(이타미 준)미술관까지 개관해 문화예술에 목마른 사람들의 갈증을 달래주고 있다. 저지 문화예술인마을 입주 예술인인 주민협의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2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9일까지 다채로운 프로 그램을 선보인다.20일 오후 3시 현대미술관 분관 야외광장에서 입주 예술인,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개막식이 열린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현대미술관 분관에서 입주 예술인들의 대표 창작작품 20점을 선정해 합동 전시를 개최하고, 입주 예술인 갤러리 15곳에서 한국화, 서양화, 서예, 수묵화 등 다양한 작품을 개별 전시한다. 또한, 입주 예술인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한국화, 문인화, 돌 조각 등 문화예술 체험, 김연수 소설가의 문화예술 강연, 아틀리에 전시 투어가 이뤄지며, 김창열미술관에서는 가수 하림과 장들레가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도 마련된다. 특히 지역주민들과 입주 예술인들이 함께 참여해 농산물, 식물, 음식, 아트상품 등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을 열어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교류의 장을 펼친다. 김창열 화백과 건축가 유동룡의 일생을 각각 영화로 제작한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이타미준의 바다’ 등 문화예술 영화를 지역주민, 입주 예술인, 방문객들이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마을극장도 운영한다. 오성율 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저지 문화예술인마을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서부지역 특화 문화예술 공간으로 도민과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도 닦듯 그림에 매달려온 세월이었다”…‘단색화 거장’ 박서보 별세

    “도 닦듯 그림에 매달려온 세월이었다”…‘단색화 거장’ 박서보 별세

    수도승처럼 끊임없이 반복한 ‘묘법’ 연작으로 우리 미술계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린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오전 9시 34분 별세했다. 92세. 193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박 화백은 1950년대 국전 등 기존 화단의 가치와 형식을 부정하며 ‘앵포르멜(비정형) 추상주의’를 이끌었다. 특히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escrite) 연작으로 한국 현대 추상 미술의 존재감을 세계 미술계에 뚜렷이 새겼다. 한국 현대 미술의 핵심 사조로 자리매김한 단색화의 시작에 대해 고인은 “(단색화에 대해) ‘저것도 그림이냐’는 소리를 들으며 많은 멸시를 당했다”며 “겉으론 단순해 보이지만 수없이 자기를 부정하고 비워내야만 가능한 작업”이라고 했다.고인의 ‘묘법’ 작업은 반세기간 우직하게 이어졌지만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 나갔다. 고인은 1960년대 후반부터 캔버스에 밝은 회색이나 미색의 물감을 바르고 연필로 끊임없이 선을 긋으며 전기 묘법 시대(1967~1989)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한지를 풀어 물감에 갠 것을 화폭에 올린 뒤 도구를 이용해 긋거나 밀어내는 방식으로 후기 묘법 시대를 펼쳤다. 2000년대 들어선 자연의 색을 작품에 끌어들인 유채색 작업으로 ‘진화’를 일궈 나갔다. 고인이 제자들에게 늘 건넨 당부도 “변화하지 않으면 추락한다”였다. 고인은 지난 2010년 회고전 간담회에서 “구도와 비움의 자세로 도 닦듯이 그림에 매달려온 세월이었다”고 돌이킨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그림이란 작가의 생각을 토해내 채우는 마당이 아니라 나를 비워내는 마당이며, 내가 나를 비우기 위해 수없이 수련하는 과정이 바로 묘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그의 작품에는 자연과 사물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동양 수묵화의 기본 정신인 깊은 사유가 느껴진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개인전을 열며 주목받은 고인의 작품은 해외 저명 미술관들도 두루 소장하고 있다.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 구겐하임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 홍콩 M+미술관 등에서 그의 작품을 품고 있다. 1962∼1997년 모교인 홍익대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 고인은 1986~1990년에는 홍익대 미대 학장을 지냈다. 1977~1980년에는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우리 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석류장(1984년)과 옥관문화훈장(1994), 은관문화훈장(2011), 대한민국 예술원상(2019), 금관문화훈장(2021) 등을 받았다. 2월 SNS에 폐암 3기 진단 알려“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제주 박서보미술관 내년 7월 완공“방문객 모두에게 치유 공간 되길” 박 화백은 아흔을 넘어선 나이에도 작업에의 열정을 놓지 않았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이 마지막 남긴 말도 “배접해라. 나가면 작업할 게 너무 많다”였다고 한다. 말년까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젊은 세대와도 활발히 소통한 고인은 지난 2월 페이스북을 통해 폐암 3기 진단 사실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며 작업에의 강렬한 의지와 삶에 대한 투지를 드러냈다. 지난 3월에는 제주 서귀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박서보 미술관’ 기공식에 참석한 바 있다. 그는 “굉장히 감격스럽고 영광스럽다. 작품이 하나 되는 경험을 상상하니 창작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곳을 찾는 모든 이가 제주의 자연과 예술로 호흡하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서보 미술관은 2024년 7월 완공 예정이다.미술계에서는 고인의 자취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박 화백은 단색화의 거장이자 한국 미술계의 거목이었다”며 “그가 온 생애를 바쳐 치열하게 이룬 화업(畵業)은 한국 미술사에서 영원히 가치 있게 빛날 것”이라고 추모했다. 하종현 화백도 소셜미디어(SNS)에 고인과 함께 찍은 젊은 시절과 최근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오랜 동료로서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애도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한국 현대미술 운동의 선봉에 섰던 박 화백은 아카데믹하고 전통적이었던 한국 현대 미술의 기류를 바꿔놓았다”고 평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명숙씨를 비롯해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7일 오전 7시,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 파크이다.
  • “발로 했냐” 혹평 떨치고 일군 섬유예술 새 지평…이신자 ‘반세기 실험’

    “발로 했냐” 혹평 떨치고 일군 섬유예술 새 지평…이신자 ‘반세기 실험’

    “대한민국 자수 다 망쳤다.” “발가락으로 작업했냐.” 전통 자수가 대세이던 1960~1970년대, 실을 감고 뽑고 엮거나 밀 포대, 방충망, 벽지 등을 적용한 ‘이신자(93)의 혁신’은 이런 혹평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기존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고 과감한 실험을 우직하게 밀고나갔다. 1970년대 태피스트리(여러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섬유예술의 새 지평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다. 구순이 넘은 작가는 “배운 게 없어 제멋대로 하느라 힘들었지만 자수를 전공했다면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한다. 한국 섬유예술의 역사가 된 그의 반세기 실험을 작품 90여점, 아카이브 30여점으로 짚어볼 수 있다. 내년 2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이신자, 실로 그리다’ 전시에서다.1961년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추천작가로 출품한 ‘노이로제’는 네 아이가 태양을 보며 즐겁게 놀이하고 꿈을 펼쳐나가는 모습을 세련된 구도와 색채로 담았다. 특히 쇠망에 염료를 묻혀 바탕을 찍고 그 위에 천을 붙이거나 화학섬유로 수를 놓는 그의 독창적인 기법을 한껏 부려놓았다. 하지만 당시 주변의 냉담한 반응에 냉가슴을 앓던 작가는 작품명을 ‘노이로제’라 붙였다. 63빌딩, 한강대교 등 한강 주변 풍경을 가로 19m짜리 대작으로 구현한 ‘한강-서울의 맥’(1990~1993)은 3년의 공력을 들여 세밀한 명암 표현이 돋보이는 한 폭의 거대한 수묵화로 탄생시켰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화면을 나눠 독립적으로 재구성하고 자연을 관조하는 하나의 창처럼 태피스트리에 금속 프레임을 배치해 이질적인 물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자연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제공하는 변화를 더했다. 특히 ‘산의 정기’ 시리즈에는 경북 울진 출신인 작가의 모태 공간, 아버지와 손을 맞잡고 오르던 산과 울진 앞바다의 추석이 아로새겨져 있다. “어린 시절 울진 앞바다에서 본 바다 풍경과 아버지 손을 잡고 오르던 산에는 파도 소리, 빛, 추억, 사랑, 이별, 이 모든 것이 스며 있다”는 말처럼 자연의 영원한 생명력은 이신자 예술의 평생 화두였다.
  • 추석 연휴 전남 곳곳 볼거리 풍성

    추석 연휴 전남 곳곳 볼거리 풍성

    추석 연휴를 맞아 전남지역에서는 관광객과 귀성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테마별 볼거리는 전라남도농업박물관과 전남도립미술관, 국제수묵비엔날레 등이 있다. 전남도농업박물관은 농경문화의 유물 전시와 체험을 통해 농업의 본질과 중요성을 느끼고 깨닫는 교육장이다. 투호를 비롯한 윷놀이와 제기차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을 통해 옛 전통 놀이문화를 직접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옛 광양역에 건립된 전남도립미술관은 전남 작가들의 작품과 전남의 풍경, 역사성을 담은 작품을 위주로 수집해 전남의 예술성을 알리기 위한 다채로운 작품을 볼 수 있다. 특히 10월 29일까지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에서는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김환기 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장식한 거장들의 작품 62점을 만날 수 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도 이번 연휴 남도 볼거리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10월 31일까지 개최되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물 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 속에서’를 주제로 세계 19개국 190여 명 작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6개의 주전시관 가운데 하나인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백남준의 작품을 비롯해 해외작가들의 레지던시와 수묵산수를 통해 힐링할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이는 대한제국 황실 수묵유산전에서는 황실 인물들의 글씨와 그림 등 수묵과 유물이 소개된다.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에서는 유명 중견작가들이 수묵의 재료성과 현대성을 주제로 하는 수묵의 뉴웨이브전을 열고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에서는 한국화 전공 대학생과 어린이 수묵제를 연다. 또 진도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국내 대표 작가들의 신작 전시와 수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 아티스트 6인의 전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 전남에서는 수묵비엔날레 기간에 19개 시군 곳곳에서 기념전과 특별전 등이 열린다.
  • “추석 연휴 볼·먹거리 풍성한 전남 오세요”

    “추석 연휴 볼·먹거리 풍성한 전남 오세요”

    전남은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해 가을철 여행지로도 인기가 있다. 관광객과 귀성객이 추석 연휴 기간 즐길만한 것들을 27일 알아봤다. 여수 엑스포해양공원에서는 박람회기념관, 스카이타워 등과 함께 빅오쇼를 경험할 수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설치된 원형의 워터스크린 ‘디오’에 분수, 화염, 레이저 등을 활용해 펼치는 멀티미디어 쇼다. 추석 연휴 휴장 없이 운영한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현대미술 위주의 비엔날레와 차별화해 민족의 혼이 담긴 수묵화의 대중화, 세계화를 통해 예향남도의 위상 재정립을 위해 올해로 3회째 개최됐다. 다음달 31일까지 19개국 190여명의 작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가을철 산책명소는 나주의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해남 대흥사 십리숲길, 순천만습지이다.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는 산림치유, 숲 해설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며 겨울철에도 녹음을 만끽할 수 있는 향나무길, 450m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길 등 자연환경을 갖춘 힐링 여행지다. 해남 대흥사 입구에서 경내로 오르는 십리숲길은 각양각색의 난대림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대흥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다. 먹거리는 나주 영산포 홍어삼합, 보성 벌교 꼬막정식, 광양 망덕포구 전어요리 등을 꼽을 수 있다. 나주 영산포 선창가 일대에는 홍어 전문점 30여곳이 성업 중이다. 영산강변을 거닐다 잠시 쉬면서 톡 쏘는 홍어에 잘 삶은 돼지고기, 묵은김치를 곁들인 삼합에 시원한 막걸리를 한 잔 마시는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영산포 홍어의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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