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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타이완 저명화가 60명 ‘新부춘산거도’ 공동 완성

    中·타이완 저명화가 60명 ‘新부춘산거도’ 공동 완성

    무려 66m에 이르는 신(新)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가 완성돼 양안(兩岸·중국과 타이완)이 또다시 ‘하나’가 됐다. 중국과 타이완의 저명한 화가 60명이 함께 그린 신부춘산거도는 오는 8일부터 18일까지 베이징의 중국 국가박물관에 전시된 뒤 내년 2월에는 타이완으로 옮겨져 선보일 예정이다. 부춘산거도는 원나라 때 화가 황공망(黃公望)이 저장성의 절경인 부춘강(富春江)을 배경으로 3년여간에 걸쳐 그린 수묵산수화 대작으로 명나라 말 두 부분으로 분리됐으며 지난 6월 1일 중국과 타이완이 각각 소장하고 있던 두 부분을 타이완에서 합체, 전시하면서 화해와 통일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유명해졌다. 당초 360여년 만에 합체된 뜻을 기리기 위해 36m 길이로 제작할 것을 계획했지만 그림에 대한 화가들의 열정이 넘쳐 계획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황공망이 그림을 완성한 1350년부터 660여년 후라는 의미에서 66m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무더위 식힐 3색 사진전

    무더위 식힐 3색 사진전

    후덥지근한 여름철,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하다. 주말 나들이 삼아 둘러보기 좋은 사진전을 골라봤다. # 한국미 궁금하면… ‘한韓류流’ 14일부터 10월 16일까지 경기 고양시 마두동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열리는 ‘한韓류流: 사진작가 6인과 한국을 만나다’전은 제목 그대로 한국의 미를 드러내는 한국 대표작가 6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조선 백자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달항아리 작가’ 구본창, 한국적 구도를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해 내는 이갑철, 한국의 정신을 대나무로 그려 내는 김대수, 사진으로 묵직한 수묵화 맛을 내는 민병헌, ‘아프리카’에 이어 ‘한국의 이미지’ 시리즈를 내놓는 김중만, 문화예술인 열전을 선보이는 김용호의 ‘한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3000원. (031)960-0180. # 자연 맛보려면… ‘내셔널지오그래픽’ 오는 20일부터 8월 31일까지 경기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 빛나는갤러리에서 열리는 ‘내셔널지오그래픽’전은 광활한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들을 담은 사진을 준비했다. 캐나다 북쪽 이누이트족 마을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극지방에 관심이 많았던 폴 니클렌의 북극곰·고래·바다표범 사진들이 생생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항공사진 작가 조지 스타인메츠의 오지 사진과 소수민족 사진은 수작으로 꼽힌다. 1만원. (031)230-3440~2. # 얼굴에 흥미있다면… ‘동강국제사진제’ ‘흐르는 시간, 멈춘 시각’을 주제로 내세운 제10회 동강국제사진제는 22일부터 9월 25일까지 강원 영월군 영월읍 동강사진박물관,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열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얼굴이다. 올해의 사진상 수상작가전 코너에 초대된 오형근 작가는 ‘아줌마’와 소녀의 얼굴을 선보인다. 국제전 코너는 20세기 미국의 풍경을 담은 ‘미국 사진 반세기’전으로 꾸몄다. 저임금 어린이 노동자들을 찍은 루이스 하인의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국제보도사진전 POYi(Pictures of the Year International)이다. 세계적 권위의 POYi는 처음으로 동강사진제에 참여, 143점을 출품했다. 무료. (033)375-455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인사]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공공보건정책관 양병국 ■방위사업청 ◇서기관 승진 △박정은 홍미루 황양운 김재식 이창호 김낙진 김달호◇기술서기관 승진△조우현 박정근 강정훈 ■농촌진흥청 ◇전보 △연구정책국 연구정책과장 이진모△기술협력국 국외농업기술팀장 서세정△국립식량과학원 기획조정과장 김욱한△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 서장선△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장 유용희<국립농업과학원>△작물보호과장 고현관△농업미생물팀장 김완규△농업재해예방과장 이용범◇승진 <국립식량과학원>△전작과장 권영업△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소장 박광근<국립축산과학원>△동물유전체과장 성환후△가축유전자원시험장장 양보석 ■도로교통공단 ◇전보 <본부>△방송기술국장 변생효[처장]△경영기획 이원영△경영평가 엄원상△안전기획 노희철△공인검사 손원일△신호운영 김종갑△통합DB 김태정△면허기획 김영준△회계 양노숙△관재 서성익<지부장>△충북도 장영채△제주특별자치도 김우철 ■인천항만공사 ◇1급 승진 △경영지원팀장 이범란△인천신항건설TF〃 함성진◇2급 승진△시설관리팀 최용섭◇3급 승진△갑문운영팀 이민재 ■코레일네트웍스 △전략사업본부장 임채화△경영지원실장 최진욱△고객센터장 탁거상<처장>△SI전략 이성옥△다원사업 김용호△주차관리 송명민△주차사업 변준근△역무사업 정문영△정보사업 권순철△CS혁신(감사처장 겸직) 송홍하△기획인사 김욱일△재무 김덕중 ■코레일유통 △대표이사 사장 정대종 ■서울예대 △부총장(기획조정실장 겸임) 정중헌△교학운영처장 조현철△예학지원〃 김호동 ■연합뉴스 △논설위원실 주간 조성부△마케팅국 TV마케팅부장 김오성 ■동아일보 ◇승진 및 승격 △편집국 부국장급 전문기자 서영수◇부장급△사업국 스포츠사업팀장 이지훈△재경국 구매관재〃 강승호△편집국 채널A 파견 천광암△〃 광주호남지사장 김광오△고객지원국 지원팀 발송파트장 정용수△〃 전략팀장 류병생◇전보 <부장급>△논설위원 이형삼△편집국 인천지사장 박선홍△출판국 전문기자 이정훈△〃 전략기획팀 이미숙△광고국 최수묵△미디어연구소 성하운 ■한국일보 △주간한국국 국장직대(부장) 박종진△광고국 주간한국광고부장 박진석 <한국일보미디어그룹> ◇HMG퍼블리싱 △대표이사 사장 이상석△포춘코리아 발행인(상무) 송태권△골프매거진 발행인 김종렬 ■경향신문 △광고국 광고영업총괄 최병탁 ■아시아경제신문 △사장실장 정재형 ■조선매거진 △미디어사업본부장(국장대우) 이창희△경제미디어본부 이코노미플러스 광고팀장(부장) 김영권 ■동부생명 ◇부사장 △경영지원실장 이원혁◇상무△자산운용팀 황승현◇차장△DM사업부 김영 ■동부화재 <사업본부장>△부산 문수원△대구 정일표△충청 노삼식 ■알리안츠생명 ◇부장 △리스크관리 김영필△MM기획 김유성△고객전략운영 조수진 ■LIG투자증권 △대구지점장 한천철 ■현대증권 △중부지역본부장 서용석<지점장>△평택 이길우△시화 이동윤△안양 안준수 ■대한생명 ◇부서장 전보 △변화혁신팀장 김경호△인사〃 김현철△법무〃 문정근◇지원단장 전보△명동 유용식△신촌 김종희△제주 백종국△서울 안현수△강릉 최돈도△여수 김대연△구미 김형우△서면 오세창△마산 이영찬△울산 윤재수 ■현대해상 ◇상무 승진 △경남지역본부장 강용찬△보상1〃 박주식◇임원 전보△보상업무부문장 이성적△경인지역본부장 김흥동△마케팅〃 박덕용△부산지역〃 노재준△준법감시인 전세영◇부장 승진△대구경북본부지원부장 여환소◇부장 전보 <보상서비스센터장>△울산 임현묵△대전 김영욱<사업부장>△대구 전경원△전북 김도회△진주 엄동엽△동부 김한민△성남 허준<지원부장>△보상 박운재△호남본부 홍성학<부장>△장기업무 이상재△보험수리 홍사경◇현대C&R 임원 선임△외주사업본부장 민원표◇현대손해사정 임원 전보 및 선임△보상1본부장 나병호△보상2〃 장천운△보상3〃 이일복△관리담당 주계훈△보상지원담당 이상재◇현대HDS 사장 및 임원 선임△대표이사 임창식△경영지원본부장 김수길◇하이카손해사정 임원 전보 및 선임△손해사정부문장 신남조△보상2본부장 김병호△보상1〃 이효관△경영기획〃 김덕철◇하이카다이렉트 임원 전보 및 선임△감사 이종석△고객서비스본부장 황규진△경영지원〃 김영수◇하이캐피탈 상무 승진△채권관리본부장 강형철 ■한영회계법인 ◇임원 승진 △부대표 김교환△상무 주정호 박상욱 전상훈 유정훈 장홍래 김동우 장성규 이정욱 오원석 배영로 ■KB데이타시스템 ◇본부장 승진 △경영지원본부 김우성◇부장 승진△경영지원부 김용태 ■코엑스 △서비스지원본부장 신윤균 ■TG삼보컴퓨터 ◇상무 △마케팅&컨슈머영업실 우명구△커머셜영업실 김상용△기술연구소 변성준
  • 옹진군-섬, 안개에 잠기다

    옹진군-섬, 안개에 잠기다

    모처럼의 비가 전국을 촉촉이 적시던 날이었다.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해서도 어깨를 적시는 빗줄기와 흐린 하늘에 심란한 마음이 앞섰지만, 일탈하듯 떠나는 섬 여행에 낭만을 더해 주는 더없이 그럴싸한 날씨라 생각하니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모처럼의 비가 전국을 촉촉이 적시던 날이었다.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해서도 어깨를 적시는 빗줄기와 흐린 하늘에 심란한 마음이 앞섰지만, 일탈하듯 떠나는 섬 여행에 낭만을 더해 주는 더없이 그럴싸한 날씨라 생각하니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약 4시간 뱃길을 달려 마주한 서해 최북단의 섬들은 포근한 안개와 시원한 절경으로 맞아준다. 그동안의 괜한 걱정과 긴장감일랑 풀어버리라는 듯이.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명희 취재협조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옹진군청 www.ongjin.go.kr 대청도 모래사막과 푸른 바다의 만남 작은 사하라 사막 여행을 가기 전 검색해 본 대청도 사진에는 예상치 못한 사막 풍경도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는지 의아한 마음으로 찾은 모래사막. 바람이 만들어 놓은 물결만 오롯이 있는 순결한 금빛 모래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은 새벽녘 밤새 내린 눈 위에 뽀드득 발자국을 만드는 순간만큼이나 비밀스러운 기쁨을 선사했다. 부드러운 바람이 이곳으로 불어올 제, 모래알이 하나둘 쌓여 만들어진 모래 언덕은 날씨가 좋을 때는 저 멀리 청록 빛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이제는 주변에 해송을 심어서 더 이상 모래가 쌓이지는 않고, 단지 바람에 따라 날리며 그 모습을 조금씩 바꾼단다. 이 작은 모래 언덕 아래턱에는 야생 해당화 밭이 펼쳐져 있다. 해변에서 만끽하는 완벽한 휴식 수목이 무성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대청도(大靑島)’는 그 이름만큼이나 푸른 해변을 많이 품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애석하게도 여전히 날은 흐렸지만 안개가 가득 낀 농여 해변은 을씨년스럽기보다는 애수에 차 있었고 발밑으로 느껴지는 단단히 다져진 고운 모래는 아침 산책을 더욱 가뿐하게 만든다. 지두리 해변은 해변이 많은 대청도에서도 최적의 가족 피서지로 손꼽히는 곳. ‘지두리’는 경첩의 이곳 사투리로 기역자 모양의 해변 모습을 딴 정겨운 이름이다. 양쪽으로 산줄기가 바람을 막아주고 완만한 경사와 잔잔한 파도를 지녀 이곳 주민들도 해수욕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추천을 아끼지 않는다. 샤워나 화장실 시설도 완비되어 있어 동해처럼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평온한 가족휴가를 보내기에 이만한 곳이 없을 것 같다. 1km에 걸쳐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해송이 우거져있는 사탄동 해변 또한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 여심을 유혹하는 붉은 꽃망울 봄바람은 바다 건너 이 먼 섬에도 찾아와 붉은 꽃망울을 틔웠다. 따뜻한 해안과 인접한 토지에 자생하는 동백꽃. 대청도의 동백이 특별한 것은 이곳이 동백나무가 자생할 수 있는 최북단 한계지라는 이유에서다. 해서 이 동백나무북한자생지는 천연기념물 66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4, 5월에 막 피어나는 요염한 빛깔의 동백을 감상할 수 있다. 예전에는 동백나무가 더 많았으나 땔감으로 쓰느라 많이 베어그 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근처 언덕에서는 흑염소들이 평화로이 풀을 뜯고 있다. 대청도에서 만난 청록빛 바다 대청도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보려는 욕심에 강난도 정자각에 올랐다. 저 아래 삼각산은 안개에 묻혀 그 모습을 드러낼 듯 말 듯 시시각각 그 모습을 바꾸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해 바다에 햇살이 잘게 부서져 내리는 광경이 들어오니, 정자각에 오르는 것은 그 자체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기름아가리 절벽도 대청도의 아름다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나무를 헤치고 시야가 탁 트이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손을 담그면 금세라도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초록빛 바다. 이런 바다색이 서해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짧게 내뱉은 탄성은 차라리 감동에 가까웠다. 저 멀리 혼자 고독하게 서 있는 독바위는 그 풍경에 아름다운 소품이 되어 주고, 바다 빛깔에 질세라 새파란 하늘은 색의 다채로움을 더한다. 1 대청도 독바위 해변. 대청도는 조용히 가족 휴가를 보낼 만한 아름다운 청록빛 해변이 많은 섬이다 2 정자각에서 본 삼각산 원나라 순제가 귀향살이를 했다고 전하며 모양이 삼각형 같다고 하여 삼각산이라 이름 붙여졌다. 해발 343m로 2시간 정도의 훌륭한 등산 코스가 되어 준다 3 대청도의 명물 기름아가리 절경 아름다운 바다와 풍부한 수산물이 자랑인 대청도에서 낚시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배 위에서 직접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회로 즐길 수 있는 선상 바다낚시나 여러명이 함께 그물을 잡고 물고기 몰이를 할 수 있는 끌레그물 고기잡이 등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식당이나 민박집에서도 갓 잡은 자연산회를 맛볼 수 있다 소청도 마을 두 개가 전부인 소탈한 섬 달빛처럼 빛나는 분바위 분칠을 한 것처럼 하얀 까닭에 이름 붙여진 분바위의 또 다른 이름은 ‘월띠’다. 마치 달빛이 하얗게 띠를 두른 듯 하다 하여 붙여진, 참으로 낭만적인 이름이다. 그 자태만 고운 게 아니라 그믐밤 배들의 방향잡이까지 되어 주는 고마운 분바위다. 계단을 내려가 가까이서 본 해안은 바닷물에 의해 만들어진 웅덩이와 그 안에서 자라나는 해조류와 굴 등이 만들어낸 작은 세계들로 가득했다. 바다 가까이 가면 해안을 덮듯이 가득한 홍합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오묘한 빛을 반사해내는 장관이 펼쳐진다. 하얀 등대의 로망 분바위에서 섬 반대편으로 차를 달리니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등대가 나온다. 마을 두 개가 전부인 아담한 소청도에서 서로 반대편에 위치한 이 두 곳만 보더라도 섬 전체를 한번은 가로지르게 되는 것이다. 소청 등대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설치된 등대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묵묵히 배들의 길잡이가 되어 밤바다를 밝혀 왔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하얀 등대는 그 어떤 피사체보다도 바다에 대한 로망을 가득 품게 해준다. 등대 주변에서는 텐트 야영도 가능하다. 별, 등대, 바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리는 조합이다. 1, 2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설치된 소청등대. 작은 섬에 홀로 서 있는 하얀 등대가 그 운치를 더한다 3 분바위 해변을 가득 메운 자연산 홍합 이렇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소청도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체험 여행을 해보자. 아이들과 바닷가의 해조류와 홍합을 직접 채취해 삶아먹기도 하고, 유유자적 낚시를 즐길수도 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수묵화 안개가 지닌 신비한 힘은 소청도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등대 위에서 바라본 바다에 정신이 팔려 있다 보면 언덕배기를 슬금슬금 넘어온 안개가 어느새 풍경을 뿌옇게 가려 버리기 일쑤다. 대청도와 소청도 사이를 가득 메운 해무는 겨우 고개만 삐죽 내민 대청도를 마치 운해 속의 산처럼 보이게도 만들었다. 배가 오가는 포구에서는 한층 더하다. 마침 파도도 없어 잔잔한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안개로 인해 모호해지는 가운데 그 속으로 사라지듯 배가 미끄러져 나가고 있었다. 백령도 현빈이 지키는 어매이징한 그곳 서해 최북단 긴장의 땅에 찾아온 봄 천안함 폭침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백령도 연화리 해안절벽에 세워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찾았다. 얼마 전 1주기를 맞아 제막식을 가졌던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엄숙한 추모의 묵념뿐, 직접 마주한 현장에서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북한과의 계속되는 긴장은 백령도의 주 산업인 관광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오죽하면 천안함과 함께 이곳의 산업도 침몰했다는 주민들의 한숨 섞인 탄식이 들려왔을까. 그러나 직접 가서 본 그곳에서 백령도를 지키는 흑룡부대는 더욱 증강된 전력과 전술로 다짐을 새로이 하고 있었고 주민들도 활로를 모색하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현빈의 백령도 복무 소식은 백령도 주민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화색을 돌게 해준 소식임에 틀림없었다. 많은 이들이 현빈이 지키는 이 어메이징한 섬의 매력에 빠져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1 대청도의‘두무진’은일명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2 두무진의 석양.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다 3, 4 천안함 위령비와 위령탑 5 군부대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사곶해변 신이 만든 기묘한 작품 서해 5도 중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는 지척에 보이는 북녘땅의 아련함만큼이나 가슴 벅찬 절경을 가진 섬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 ‘서해의 해금강’등의 수식어를 두루 독식한 ‘두무진’이다. 바위들의 모습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두무진. 바다로 나아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기묘한 기암괴석들의 모습을 차례로 돌아보는 유람선 관광은 백령도 최고의 관광 상품이지만, 그 바위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자 한다면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갈 일이다. 해안으로 내려가 눈앞에 마주한 장대한 선대암의 모습은 바람과 파도,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위대한 작품에 다름 아니었다. 그 장쾌한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적이었지만 두무진의 해넘이를 보기 위해서 몇 차례나 백령도를 찾았다는 이의 말을 들은 후였기에 이곳에 온 이상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백령도 하늘이 붉은 빛으로 젖어들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기암괴석들은 본 모습을 서서히 감추며 검은 실루엣으로 변해 갔다. 해넘이 직후의 짙푸른 하늘에 초승달이 떠오르자 어디선가 갈매기 한 마리도 날아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변들 백령도의 해변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독특함을 자랑한다. 먼저 사곶해변은 나폴리와 함께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다는 천연 비행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약 3km 길이의 해변은 부드럽지만 단단한 규조토로 이루어져 버스가 지나가도 타이어 자국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군부대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단다. 현재는 부드러운 모래와 완만한 경사로 해수욕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여름철에는 야영도 가능하다. 이름부터 귀여운 콩돌해변은 콩알처럼 작고 동글동글한 돌멩이들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이곳에서는 계절에 상관없이 맨발로 해변을 걷는 이들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발 지압 해변으로 알려진 이유에서다. 돌멩이들이 파도에 쓸려 다니며 내는 독특한 소리 또한 이곳이 가진 매력이다. 콩돌해안이 바라보이는 식당에서 마시는 옥수수막걸리와 홍합탕은 이곳을 잊을 수 없게 만들어 주는 또 하나의 이유. 고백컨대, 이곳에서 맛본 홍합탕은 지금까지 먹었던 그것과 견줄 바가 아니었다. 1 심청각의 심청이 상 2 쫄깃한 자연산 회는 보너스 3 백령도의 홍합탕 4 황해도식 메밀냉면 심청전의 무대를 찾다 익숙한 책이나 이야기의 배경무대를 찾는 일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백령도가 무대가 된 작품은 바로 <심청전>.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바라다보이는 곳에 심청각이 위치하고 있다. 심청각 앞마당에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고자 몸을 던지려는 심청의 모습이 조각된 석상이 자리잡고 있고, 1층에는 심청전 판소리 음반을 듣거나 관련 영화 자료, 고서, 모형 등을 볼 수 있게 전시해 놓았다. 2층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이면 북녘의 장산곶을 볼 수 있다. 닿을 듯이 가까운 저 곳이 가장 닿기 힘든 곳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슬프고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밤안개 속을 걷다 백령도를 떠나기 아쉬운 맘을 읽은 것일까. 섬을 떠나려던 날, 해무 때문에 배가 결항됐다. 영화에서처럼 꼼짝없이 섬에 갇히게 된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자연의 불가항력, 소설 <무진기행> 속 표현을 빌자면 사람의 힘으로는 헤칠 수 없고 먼 곳에 있는 것들로부터 사람을 떼놓는 안개였다. 선물같이 주어진 하루 저녁은 여유롭게 보낼 참이었다. 섬의 밤은 도심의 그것과는 완연히 다르다. 7시면 불이 꺼지는 고요한 섬에 안개가 내려앉으니 저 앞은 물론, 무심코 돌아보면 걸어온 길도 사라져 있었다. 바다 내음이 섞인 파도소리만 저 멀리 들려올 뿐 완벽한 정적과 어둠이 존재하는 섬에서의 산책, 이곳에서 들리는 것은 사박사박 나와 그의 발걸음과 나지막한 웃음소리뿐. 나 또한 도시에서의 생활이 문득 내 어깨를 짓누를 때, 한적(閑寂)이 그리울 때 이곳을 생각하리라. 어깨 위 촉촉하게 내려앉아 사라지던 밤안개처럼 하룻밤 꿈 같았던 이 밤을 그리면서. ▶ Travie tip. 가격도, 마음도 가볍게 옹진섬 나들이 옹진군에서는 여행객 유치를 위해 연평, 백령(대청), 덕적, 자월(이작, 승봉)으로의 여객선 운임을 지원하는 ‘옹진섬나들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7, 8월 제외. 선착순으로 진행). 인천시민은 80%, 타시도민은 50%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옹진군청 홈페이지에서 출발일 3일 전 오후 3시까지 신청해야 한다. 홈페이지 ‘옹진섬 나들이’ 신청→여객선사 전화신청→발권 및 여행 멀미약 챙기기 4~5시간의 뱃길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평소 멀미를 하지 않더라도 승선 전 멀미약 복용을 권한다. 바람을 막아 줄 겉옷 준비 육지와 기온이 비슷하더라도 섬에서는 수시로 변하는 날씨나 바닷바람 때문에 더 쌀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윈드브레이커나 따뜻한 겉옷을 준비하자. 일정은 여유롭게 섬 여행에는 항상 기후에 의한 결항 위험이 존재한다. 일정을 짤 때에는 하루 이틀 정도 여유를 두는 편이 좋다. ▶ Travie info. 찾아가기: 인천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소청도, 대청도를 경유한 뒤 백령도로 간다. 소요시간 인천~백령도 간 약 4~5시간. 섬간 이동은 2~30분 소요. 왕복요금 백령도 성인 기준 11만3,300원(여름성수기 10% 할증 있음). 운항시간 인천 출발 08:00, 08:50, 13:00, 백령도 출발 08:00, 13:00, 13:50 줈운항시간은 기상 및 선박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으므로 확인 필요. (청해진 032-884-8700, 우리고속, 에이스마린 032-887-2891) 대청도 마을 버스 한 대, 택시 두 대(택시투어 약 4~5만원)가 있으며 주민 차 렌트 가능. 여관 한 곳, 펜션 두 곳, 민박 다수 있음. 엘림민박(032-836-5997 www.daechungdo. com) 1박 4만원(3인 기준) 식사 6,000원(회 별도 주문 가능) 싱싱한 자연산 홍어, 광어회가 별미. 소청도 대중교통수단이 없으나 민박집 차량 이용 가능. 민박 집이 약간 있으며 식사도 가능. 백령도 렌터카와 개인택시 이용. 민박과 모텔 등 다수 있음. 아일랜드 캐슬(032-836-6700, www.island castle.kr) 한국관광공사 굿스테이로 지정된 숙박업체로 테니스장, 야외 바베큐장을 갖추었다. 1박 6만원(2인 기준, 비수기), 식사 7,000원 자연산 돌미역, 다시마, 까나리액젓이 유명하다. 특히 액젓은 백령도 청정해역에서 잡은 까나리와 천일염전에서 만든 소금으로 만들어 비린내 없이 담백한 맛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 간도 까나리액젓으로 하는 것이 이채롭다. 황해도식 메밀 냉면과 우럭, 광어, 꽃게 등의 자연산 해산물 옹진군 관광 문의 032-899-221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산·빛·바람

    산·빛·바람

    중국의 황산을 주제로 한 ‘山, 빛과 바람’전이 오는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트라운지 디방에서 열린다. 최규철(67)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을 비롯해 한국화가 이정신(67)의 제자 17명이 지난 4월 황산에 오른 감흥을 그린 수묵산수화를 모았다. 전통 수묵산수의 현대적 변용을 추구해온 이정신의 제자들인 만큼 전통적인 산수화뿐 아니라 다소 파격적인 작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전시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최 이사장은 “장송(長松)의 나이테처럼 켜켜이 쌓아 온 각자의 궤적을 흔들어 깨워 화폭에 담았다.”면서 “전시 주제는 산, 빛, 바람이지만 실은 (이 땅에 살아 가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02)379-308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 2편

    글짓기가 너무 싫다.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 생각이 아닐까. 일기 쓰기는 더욱 싫다. 방학이 끝날 때쯤 밀린 일기를 한꺼번에 쓰느라 끙끙댔던 기억도 대부분 있을 법하다. 그런데 종이에 갖다 대기만 하면 글이 술술술 써지는 연필이 있다면? 어느 날 민호에게 그러한 연필이 생겼다. 빨강 연필이다. 연필이 대신 쓴 글은 민호를 인기 있는 아이로 만든다. 좋아하는 여학생과도 가까운 사이가 되고, 엄마와도 조금씩 소통하게 된다. 그런데 연필이 멋들어진 글을 포장해 내놓을수록 민호의 고민은 커져만 간다. 연필이 쓴 글에 담긴 자신의, 가족의 모습은 실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이 장편동화의 미덕은 빨강 연필이 펼치는 판타지에 매몰되지 않고 그에 따른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며 아이의 성장을 이끈다는 데 있다. 올해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을 수상한 ‘빨강 연필’(신수현 글, 김성희 그림, 비룡소 펴냄)이 출간됐다. 황금도깨비상은 어린이출판사 비룡소가 1992년 국내 최초로 만든 어린이 문학상으로 해마다 장편동화 부문과 그림책 부문으로 나누어 수상작을 선정한다. 올해 황금도깨비상 그림책 부문을 수상한 ‘비야, 안녕!’(한자영 글·그림)도 함께 나왔다. 꼬물꼬물 삼총사인 지렁이, 달팽이, 거북이가 함께하는 비오는 날의 즐거운 소풍을 담았다. 빗방울 소리와 빛깔, 느낌을 색깔 있는 수묵화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빨강 연필’ 9000원. ‘비야,’ 1만 1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2011 임재범 콘서트-다시 깨어난 거인 6월 25일 오후 7시, 26일 오후 6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나는 가수다’를 통해 대중 곁으로 다시 돌아온 가수 임재범의 전국 투어. 8만 8000~12만 1000원. 1544-1555. ●이승환 the Regrets 소극장 콘서트 6월 23일~7월 3일 서울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콘서트의 황제’ 이승환이 7인조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해 펼치는 소극장 공연. 8만 8000원. (02) 747-1252. 국악·클래식 ●서울시향 실내악시리즈Ⅱ:아드리앙 페뤼숑 리사이틀 2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로 세종체임버홀.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과 서울시향의 수석 팀파니스트를 겸하는 페뤼송의 리사이틀. 크세나키스 ‘리바운드 파트 B’, 오하나 ‘해석의 연습 11·12번’ 등. 트럼펫 알렉산더 화이트, 피아노 임수연, 첼로 이정란. 1만~3만원. (02)1588-1210. ●브루크너 교향곡 7번 28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대학 음악학도들이 모인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지휘 박태영)는 1년전 단원 설문조사로 레퍼토리를 선정해 2월부터 이 공연을 준비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7번’. 5000~3만원. (02)399-1790. ●막심 벤게로프&서울시립교향악단 30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벤게로프의 솔로 연주와 지휘 솜씨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재미교포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도 함께한다. 림스키코르사코프 ‘부활절 서곡’ ‘세헤라자데’, 차이콥스키 ‘명상곡’ 등. 6만~15만원. (02)585-0136. 연극·뮤지컬 ●연극 ‘별 헤는 밤’ 6월 14~22일 서울 대학로 공간 아울. 윤동주의 시를 모티브로 어머니의 마음을 그렸다. 어머니 장례식에 모인 삼형제는 변호사로부터 유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유산은 어머니가 낸 수수께끼를 푸는 단 한 명의 아들에게만 상속된다. 수수께끼의 단서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수수께끼의 답은 무엇일까. 1만~3만원. (070)8272-9001.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 6월 12일까지 서울 용산동 전쟁기념관 문화극장. 마음씨는 착하지만 실수투성이인 펀치넬로가 마을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친구 루시아를 만나면서 진정한 우정을 발견한다는 가족 뮤지컬. 1만 5000원. (02)322-4111. ●연극 ‘예술하는 습관’ 6월 21일~7월 10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세계적 문호 W H 오든과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의 가상의 만남을 극중극(劇中劇)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1만 5000~4만원. 1644-2003. 미술·전시 ●이기칠 개인전 6월 1~7일 서울 공평동 공평아트센터. 뭔가를 채우기보다 비워낸 공간을 통해 조각과 건축의 의미를 되묻는다. (02) 3210-0071. ●신페이 오카와 ‘전조’전 6월 7일까지 서울 수송동 갤러리 고도. 깔끔하고 완벽해 보이는 일본의 건물들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그림들을 전시한다. (02)720-2223. ●오만철 개인전 31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전통적인 수묵화에서부터 도자기에 이르기까지 동양적인 심미감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02)736-1020.
  • 발가락만으로 ‘초섬세 수묵화’ 그리는 中달인

    ‘멀쩡한’ 손으로도 그리기 어려운 섬세한 수묵화를 단지 발가락과 입을 이용해 그려내는 진정한 기인이 중국서 탄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황궈푸(41)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4살 때 불의의 교통사고로 두 팔을 모두 잃었다. 하지만 그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는데 힘썼고, 그 결과 12살 때 발가락에 붓을 끼워 수묵화를 그리는 연습을 시작하게 됐다. 며칠 밤을 지새우면서 ‘발가락 수묵화’에 열중해 온 그는 일반인이 흉내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고, 그의 그림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18살이 되던 해부터는 병으로 몸져누운 아버지의 약값을 대려 학교를 그만두고 전업 화가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기이한 능력을 본 사람들은 앞다퉈 그림을 사들였고 무사히 아버지의 병간호를 마칠 수 있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전국을 돌며 떠돌이 화가 생활을 했다. 발가락만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한계를 느낀 그는 이후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능력을 수 년간 연마해 현재의 경지에 올랐다. 황씨의 그림 실력은 전문가들에게까지 전해졌다. 그는 얼마 전 새롭게 문을 연 한 박물관 측으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큐레이터로 일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에 소개되기도 한 황씨는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점점 나아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면서 “나의 사고는 재앙이 아닌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말 안 듣는 水墨, 한번쯤 완벽하게 꺾고 싶다”

    “말 안 듣는 水墨, 한번쯤 완벽하게 꺾고 싶다”

    “수묵을 꺾어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오기 때문에라도 그만두질 못하겠어요.” 서울 관훈동 미술공간 현에서 개인전 ‘도시사유’를 열고 있는 박성식(39) 작가의 말이다.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 출신이다. 여전히 한지에 수묵을 고집하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만, 동양화 전공 가운데 수묵을 유지하는 작가는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현대를 담아내기에는 먹이 적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서양 물감을 가져다 쓰거나, 아예 설치미술처럼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박 작가는 대놓고 동양화 ‘티’를 확실하게 낸다. 한지 위에 수묵을 올리는 점이 그렇고, 하얀 바탕으로 구름이 주는 여백을 한껏 살린 점이 그렇다. 차이가 있다면 대상이다. 옛 산수화의 구름 뒤 산봉우리나 폭포수가 낡고 오래된 상가 건물과 아파트로 대체됐다. →낡은 건물보다 초현대식 건물을 그렸으면 기법과 대상이 더 대조적이지 않았을까. -생각 안 해본 건 아닌데, 어릴 적 감성이 받쳐주지 않는다. 고향인 충남 공주에 어릴 적 살던 3층짜리 아파트가 있다. 얼마 전에 가보니까 낡았지만 그대로 있더라. 그런 풍경이 와닿는다.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보다 그런 건물에서 각 가정의 신산스러운 얘기들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는 느낌 같은 것 말이다. →아직도 수묵화냐는 핀잔을 듣지 않나. -집안 내력 같다. 미대 가기 전에 서양화도 해봤는데, 결국 어릴 적 익숙했던 묵향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평생 서예를 하셨다. 얼마 전 가보로 주신 것도 통째로 직접 쓴 천자문이다. 그 영향에서 못 벗어난 셈이다. →동양화 전공자들도 수묵을 외면하는데. -솔직히 수묵을 놓는 사람들 가운데 70%는 수묵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라 생각한다. 솔직히 수묵이란 게 쉽지 않다. 김을 뜨듯 종이를 뜨는 게 한지라 질이 모두 다르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 같은 재료를 써서 만들어도 다 다른 게 한지다. 수묵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바로 이 천차만별인 한지를 살살 달래가며 쓸 줄 안다는 거다. 이게 정말 어렵다. →버리고 싶은 유혹은 없었나. -왜 없겠나. 안 그래도 수묵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농담 삼아 “버티자, 무조건 버티면 대가가 된다.”고 말한다.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해 버리니 살아남는 자가 이긴다는 거다. 하하하. 공개를 안 해서 그렇지 나도 화려한 작업을 한다. 실험 차원에서 여러 시도를 해 본다. 그렇지만 그런 작업은 늙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수묵 그 자체에만 집중하고 싶다. 말 안 듣는 이 수묵을, 한번쯤 완벽하게 꺾어 보고 싶다. →도시풍경을 사진처럼 묘사하면서도 수묵을 고집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가. -수묵을 고집한다고 산과 물만 그릴 필요 있나. 그건 윤선도, 김홍도 때 얘기다. 그리고 사진기법 같은 것도 배워올 수 있지 않나. 호방하다거나 하는 작업을 하고 싶지 않은 점도 작용했다. 호방하다는 건 산전수전 다 겪은 대가들이나 하는 거라 생각한다. 고된 단련 없이 젊었을 때부터 대가 흉내내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안 그래도 중국 작가들은 대학생 때부터 자기 세계를 내세우는 우리나라 풍토를 신기하게 여기더라. -맞다. 중국은 미대생들에게 송나라, 명나라 때 그림 펴놓고 그대로 베끼라고 한다. 배울 때는 정확하게 배우고, 자기 세계는 나중에 가서 펼치라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일찍 새로운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언제까지 수묵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나. -나도 도전 중이다. 갈 데까지 가볼 생각이다. 일단 집사람은 포기시켰으니 당분간은 버틸 수 있다. 하하. 13일까지. (02)732-5556.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2011 엔니오 모리코네 시네마오케스트라 5월 16~18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007년 아카데미 평생공로상 수상에 빛나는 ‘영화 음악의 귀재’ 엔니오 모리코네가 데뷔 50주년 기념으로 펼치는 내한 공연. 4만~22만원. 1544-1555. ●2011 이선희 콘서트 ‘오월의 햇살’ 5월 21일 오후 7시, 22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지난 2월 미국 뉴욕 카네기홀을 성공적으로 마쳤던 이선희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를 만날 수 있는 무대. 6만 6000원~14만 3000원. 1544-1555. 클래식 ●조수미&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 5월 7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고(古)음악 전문 오케스트라인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지휘 리처드 이가)와 함께 펼치는 바로크 음악의 향연. 헨델 합주협주곡, 비발디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헨델 ‘내게 돌아와주오’(오페라 ‘알치나’ 중), 알비노니 ‘2대의 오보에 협주곡’ 등. 5만~25만원. 1577-5266. ●2011 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2:앙상블에서 피어난 프라하의 봄 28일 오전 11시 고양 마두동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해설과 피아니스트 이효주, 노부스 콰르텟(4중주단)의 협연. 모차르트 ‘현악 4중주 14번 G장조 K.387’, 베토벤 ‘현악 4중주 제11번 f단조 Op.95’, 드보르자크 ‘현악 4중주 12번 Op.96’ 등. 1만 5000원. 1577-7766. 연극·뮤지컬 ●연극 ‘여기, 사람이 있다’ 28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용산 참사를 소재로 한 연극으로 극중 시점을 2029년 미래로 설정하고 20년 전 일어난 용산 참사의 상흔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조명해 본다. 전석 2만원.(02)745-4566. ●뮤지컬 ‘모차르트’ 5월 24일~7월 3일 경기 성남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삶을 록·재즈 등 다양한 음악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지난해 티켓 오픈과 동시에 몇만석에 이르는 티켓 전량을 매진시키는 최고의 티켓파워를 보인 JYJ의 김준수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3만~13만원.(031)783-8000. 미술·전시 ●김영호 개인전 5월 4~9일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수묵을 기본으로 하되 선에 의존해 형태를 분명히 그리기보다 일탈의 분방함을 선보이는 작품들을 내놓는다. (02)730-1020. ●조상근 ‘자취 - 순환의 경계와 존재의 기억’전 5월 4~13일 서울 관훈동 백송갤러리. 자연의 순환에 따라 말라가는 꽃을 통해 사라져 가는 존재에 대한 애잔함을 드러낸다. (02)730-5824. ●김숙 ‘내 삶에 대한 사색’전 5월 3~8일 예술의전당. 자연물 등 정물화를 통해 잔잔한 자신의 심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02)580-1620.
  • 꽃 따라 맛 따라… 섬진강 3美3味

    꽃 따라 맛 따라… 섬진강 3美3味

    해마다 이맘때면 섬진강 주변 마을마다 꽃 잔치가 열립니다. 전남 구례에서는 산수유꽃이 노란 제 빛깔을 자랑하고, 광양에서는 매화가 고절한 자태를 선보이지요. 경남 하동에서는 봄철 한때 잠깐 수확되는 차들이 싱그러운 연둣빛 여린 싹을 틔워냅니다. 먹거리도 덩달아 풍성해집니다. 겨우내 섬진강 끝자락의 기수역에 웅크리고 있던 참게들이 소상하기 시작하고, 재첩잡이도 기지개를 켭니다. 여기에 그윽한 하동 녹차로 입을 씻는다면 봄날의 여정으로 모자람이 없겠습니다. 지금 섬진강에 가시면 꽃과 맛이 함께합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지요. 섬진강에 흩뿌려지는 꽃비를 맞으려면 서두를 일입니다. ●노란 산수유꽃과 시원한 참게탕 최근 ‘2012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가 여수 등 16개 지역의 숙박·음식·쇼핑분야 지정업소 393곳을 선정, 발표했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구례에서 하동에 이르는 19번 국도 주변에 몰려 있다. 우리나라의 참게 명산지 중 한 곳이 19번 국도와 나란히 흐르는 섬진강 주변이다. 봄이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 서식하던 참게들이 ‘봄물에 방게 기어나오듯’ 섬진강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낸다. 덩달아 수많은 식객들도 제철 맞은 참게탕을 맛보기 위해 섬진강 줄기 따라 몰려든다. 구례 사람들은 이맘때 참게를 ‘영등게’라 부른다. 음력 2월을 뜻하는 영등철에 잡히는 참게를 이르는 말이다. 다리마다 살이 꽉 차서 단단하고 특유의 향기가 몸통에 가득하다. 참게는 주로 탕으로 먹는다. 된장을 풀어 팔팔 끓인 물에 섬진강변에서 잡아 올린 참게와 겨우내 말린 시래기 등을 넣고 끓여낸다. 여기에 무와 호박, 토란줄기, 고사리 등을 곁들이는데, 걸쭉하면서도 시원한 국물맛이 압권이다. 중독성이 있다고 할 만큼 밥을 다 먹고도 계속 손이 갈 정도다. 구례 읍내에서 곡성 쪽으로 향하는 섬진강변에 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지리산회관 (782-3124), 노고단식당(782-2171), 노고단산장(782-1877, 이상 지역번호 061) 등이 그 중 유명한 참게탕집들이다. 어린아이 주먹만한 참게 한 마리가 1만원에 달하는 만큼 참게탕값도 녹록지는 않다. 3만~5만원 선. 이맘때 구례의 으뜸가는 볼거리는 산수유꽃이다. 지리산 만복대 기슭에 기댄 산동면 상위마을은 산수유꽃 감상 1번지. 만복대 자락에서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이 산수유 군락과 어우러져 영락없는 풍경화를 그려낸다. 이쯤 되면 누구라도 꽃멀미에 빠지지 않을 재간이 없다. 계천리 현천마을은 ‘사진발’을 잘 받는 곳이다. 마을 입구의 현계정을 지나면 돌담을 두른 밭고랑마다 산수유꽃이 내려와 외지인을 반긴다.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계척마을도 나름의 정취가 있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떨어져 있다. ●고절한 매화와 재첩의 쌉쌀한 맛 구례를 지난 섬진강은 하동땅을 지나고 바다 냄새를 맡으면서 한껏 그 폭을 넓힌다. 바로 이쯤부터, 그러니까 섬진강이 광양만 바닷물과 몸을 섞는 하류의 사질 토양에서 재첩이 익어간다. 쉽게 말해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져야 재첩 맛이 좋아진다는 뜻이다. 기수역 위쪽 지역에도 재첩이 서식하고는 있지만 어민들의 손길이 이르지 않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재첩은 벚꽃이 필 때쯤 잡기 시작한다. 국과 회무침, 전 등이 재첩 요리 삼총사로 꼽힌다.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올라가다 만나는 청송회식당(883-2485)과 혜성식당(883-2140)은 이십년 넘는 라이벌 맛집이다. 1990년대 화개장터 맞은편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문을 열었는데, 현 위치로 이사온 뒤에도 공교롭게 대문을 마주한 채 영업을 하고 있다. 부흥재첩식당(884-3903)과 하옹촌(883-8261), 부두횟집(883-8288), 금양가든(884-1580, 이상 지역번호 055)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재첩회덮밥 1만원, 재첩정식 7000원 선. 예년보다 보름가량 늦게 핀 섬진강변 매화는 지금 절정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섬진강변의 첫손 꼽히는 매화 명소는 전남 광양의 청매실농원. 861번 지방도로를 따라 답동마을에서 청매실농원을 거쳐 염창마을에 이르기까지 20여개의 크고 작은 매화마을마다 하얀 꽃구름이 내려앉은 듯하다. 하동땅 매화도 아름답기로 치자면 광양에 못잖다. 특히 광양 청매실농원과 마주한 흥룡마을과 먹점마을 등이 소문난 매화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흰 점을 찍어 놓은 듯 새하얀 매화가 꽃을 피우고 있다. 특히 산골짝 먹점마을 매화는 여백의 미를 한껏 드러낸 수묵화와 같은 풍경을 그리고 있다. ●마음이 키운 찻잎과 녹차의 정갈한 맛 하동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인상적인 풍경 중 하나가 야생 차밭이다.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始培地)로 알려진 화개면 일대엔 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 야생차 재배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동의 야생차밭에서 보성이나 제주 등의 일렬로 나란한 풍경을 기대하지는 말자.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지 않은, 말 그대로 야생차가 산기슭을 따라 듬성듬성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거칠다. 바위틈에서 자라기도 하고, 별스럽게도 발품 팔아야 하는 산 중턱에 뿌리를 내리기도 했다. 요즘 갈수록 줄어드는 ‘찻잎 따는 할머니’들의 애면글면한 수고와 마음이 없다면 맛보기도 쉽지 않을 지경이다. 이제 곧 차 애호가들의 ‘로망’ 우전차(곡우 전에 따는 차)가 나올 터다. 김정옥 관아수제차 대표가 “긴 겨울을 지나고 첫 수확한 찻잎을 덖을 때면 손이 뜨거운 줄도 모르고 그 향기에 환장한다.”고 한 바로 그 차. 제아무리 산해진미가 유혹해도 차 한 잔 들어갈 여유는 남겨 둬야 하는 이유다. 다만 지난겨울 유난히 추워 빨갛게 타버린 차나무가 곳곳에 눈에 띈다. 예년에 견줘 우전차 값이 치솟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제16회 하동 야생차문화축제’가 오는 5월 4~8일 화개면과 악양면 녹차마을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3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한 축제다. ‘섬진강 달빛차회’ ‘대한민국 차인 한마당’ 등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꾸며졌다. 화개지역은 한국 3대 차 생산지이면서도 찻집이 드물다. 차를 시음하고 구입하는 차 가게는 많아도 여유 있게 차를 즐길 공간은 흔치 않다. 산유화(884-5262)와 다우찻집(883-0765, 이상 지역번호 055) 등이 정갈하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향하는 길에 있다 ●여행수첩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익산분기점에서 익산포항간고속도로를 탄 뒤 전주나들목을 지나 완주분기점에서 새로 난 완주순천간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구례나들목으로 나와 19번 국도를 타고 산수유와 만난 뒤 하동, 광양 순으로 돌아본다. 잘 곳:수류화개는 화개천을 내려다보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한옥 펜션. 화개장터에서 5분 거리다. 총 6채가 별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6채 모두 편백나무와 전나무 등을 이용해 못질 한번 없이 전통한옥 건축방식대로 지어졌다. 수려한 풍경 만큼이나 주인장의 입담도 화려하다. 10만~35만원. (055)882-7706. 글 사진 구례·하동·광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5집 내놓은 ‘국악계의 보아’ 꽃별

    5집 내놓은 ‘국악계의 보아’ 꽃별

    KBS 드라마 ‘추노’를 즐겨 본 사람이라면 주인공 장혁과 이다해의 사랑만큼이나 가슴 한구석을 애절하게 적신 해금 선율을 기억할 것이다. 나무로 만든 작은 울림통과 가느다란 명주실을 꼬아 만든 두줄의 현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 시청자까지 사로잡은 ‘국악계의 보아’ 꽃별(본명 이꽃별·31)이 그 해금 연주자다. 그녀가 2년 만에 수묵화 같은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5집 앨범 ‘숲의 시간’을 내놓았다. 이름처럼 꽃 같은 외모를 지닌 꽃별을 지난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그녀는 해금을 “고집 없는 악기”라고 소개했다. “피아노는 그 음정에 다른 악기가 맞춰야 하는데 해금은 어떤 악기에도 다 맞춰줄 수 있어요. 똑같은 음색을 내도 활로 연주하고 손가락으로 주물러야 하기 때문에 헤어져서 슬프고 (옛 연인이) 미워 죽을 것 같을 때 연주하면 미움에 대한 소리를 그대로 내주는 악기가 바로 해금이에요.” 1~4집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해 다양한 사운드를 해금과 접목시키는 시도를 했다면 5집 앨범에선 어쿠스틱 기타, 콘트라 베이스 등 악기 편성을 최소화해 단순미를 강조했다고 한다. 한국적인 음색은 더 강해졌다. 성숙미도 느껴진다. ‘성숙’이란 단어가 나오자 그녀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제가 최근에 아주 큰 영향을 받은 TV 프로그램이 있어요. 쟁쟁한 가수들이 나오는 ‘나는 가수다’에서 MC겸 출연자인 이소라씨가 한 말인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소라씨를 최고의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이런 말을 하는 거예요. ‘나는 노래를 못해서 한음 한음 부를 때마다 온 힘을 다해 불러야 한다’ 그 말이 제 마음을 쿵 치더라고요. 순간, 저도 연주할 때 한음 한음 온 힘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꽃별은 서울대 국악과를 진학하고 싶었지만, 재수 끝에 2000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다. 동료와 합주를 해도 항상 관객이 자신을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이 컸단다. “오케스트라에 앉아 있어도 마찬가지였어요. 오케스트라는 한 덩어리의 조화된 음을 내야 하는데 합주를 망치는 한이 있더라도 (관객이) 나만 봤으면 하는 욕심이 저도 모르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한 선배가 ‘너는 오케스트라보다 솔리스트가 더 맞는 것 같다.’며 소리꾼 김용우의 밴드를 추천해줬다. 2001년 여름, 김용우 밴드의 일원으로 일본 오사카에서 연주할 때였다. 신나게 무대를 즐기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김용우 선생이 “그렇게 흥이 나면 솔로 연주 부분에서 마음껏 무대를 즐겨라.”고 했다. 그 한마디에 용기를 얻은 꽃별은 다음날 공연에서 무대 위 스피커에 다리를 올려놓고 로커처럼 미친 듯이 연주했다. 꽃별은 “사람들이 저보고 ‘또라이’라고 했어요. ‘쟤는 뭐냐?’라는 냉소도 많았고요. 한국 전통음악을 전통악기로 록 가수처럼 연주하니 손가락질할 만했지요.”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웃었다. 하지만 이 무대가 바로 그녀를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해준 ‘문’이었다. 무대를 지켜본 일본 음반제작자 호소이 사토시가 음반 제작을 제안해 온 것. 이듬해 꽃별은 일본에서 데뷔 앨범을 냈다. 그해 일본 6개 도시를 돌며 공연도 성공리에 마쳤다. 한·일 두 나라에서 동시 발매한 3장의 앨범은 10만장이나 팔렸다. 이때 생겨난 별명이 ‘국악계의 보아’다. 한국음악을 하겠다는 12살 딸에게 어머니는 국악중학교 진학을 권유했다. “어머니 제안에 물 흐르듯 따랐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전공할 악기들을 1학년 때 관찰하는데 이상하게도 해금은 싫더라고요.” 중학 1학년 소녀가 느끼기에 해금 선율은 너무 슬펐고, 무언가 말을 하지 못한 채 끙끙거리는 듯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저항’은 오래 가지 못했다. “연습실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3학년 선배의 연주 소리를 들었는데 해금이 뭔가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요. 그날따라 해금 소리가 말 소리처럼 들리더라고요. 해금이 내게 말을 걸고 싶어한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해금을 전공 악기로 선택했지요.” 해금과의 운명적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금도 해금 소리를 들으면 애틋하고 행복해 눈물이 난다는 꽃별. 한국인이 한국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것뿐인데 자신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털어놓는 그녀에게서 한국 국악계의 밝은 미래가 느껴졌다.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허달재 매화도는 다르다

    허달재 매화도는 다르다

    외로운 가지 하나 덩그러니 있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 나뭇결도 거칠다기보다는 허벅허벅하니 푸근하다. 포인트처럼 찍히는 화려한 꽃송이도 없다. 그보다는 전체적으로 가지와 꽃이 만발한 모양새다. 사군자 가운데 매화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꽃이다. 해서 대개 혹독한 환경을 이겨낸 모양새로 그려진다. 허나 ‘심조화 화조심’(心造畵 畵造心)이란 이름이 붙은 직헌(直軒) 허달재(59)의 매화는 정반대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격조도 중요하지만 시대상도 중요하지요. 컬러를 쓰고 풍성한 것은 그런 현대 사회의 심상이 투영된 게 아닐까요.” 허 작가는 남종화(南宗畫·중국 명나라 때 막시룡 등이 일으킨 화풍으로 장식적인 북종화와 달리 수묵과 담채 위주의 문인화를 중시)의 대가로 꼽히는 의재(毅齋) 허백련(1891~1977)의 장손이다. 그럼에도 현대적 변용을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기초적인 작업방식에서 할아버지를 떠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림까지 할아버지처럼 그리는 게 계승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림 크기도 실용적이다. 병풍 모양으로 제작한 작품들도 있는데, 소파나 침대, 사무실 뒤편에 두고 쓸 수 있도록 그림 높이를 현대적으로 조절했다. 4월 25일까지 서울 명동 롯데갤러리. (02)726-4429.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꼬마 밤송이 뽀알루의 모험(모두 7권)(피에르 바이·셀린 프레퐁 지음, 보리 펴냄) 호기심 많은 밤송이 뽀알루가 집을 나서서 겪는 신나는 모험 이야기가 담긴 글 없는 그림책. 만화처럼 그림이 칸으로 나뉘어 전개되는 형식이며 스티커가 있는 놀이 책도 함께 들어 있다. 각 권 1만원. ●공부가 되는 한국 명화(글공작소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펴냄) 미술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우리의 명화를 그림과 함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글로 소개한다. 한국 명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배울 수 있다. 1만 8000원. ●개구리네 한솥밥(백석 글, 오치근 그림, 소년한길 펴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천재 시인 백석의 동화 시가 오치근의 채색 수묵화로 새롭게 태어났다. 정겨운 우리말, 우리 꽃과 풀을 담은 그림은 시간이 가도 변치 않는 교훈을 준다. 1만 2000원. ●혜린이 엄마는 초등학교 4학년(한예찬 글, 민홍소이 그림, 가문비 어린이 펴냄) 혜린이의 소원은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지만 엄마는 공부만 강요한다. 어느 날 휴대전화로 이상한 쿠폰을 내려받자 혜린이 엄마가 초등학생이 되는데…. 9500원.
  • 그림이 된 詩

    그림이 된 詩

    옛 선비들은 시와 그림을 하나로 보았다. 그림이란 붓으로 쓴 시이고, 시는 글로 그린 그림이라고 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고은, 강은교, 김지하 등 시인 74명의 시를 두고 화가 43명이 그림을 덧붙인 ‘시화일률’(詩畵一律)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재홍과 미술평론가 윤범모,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정지용문학상 등을 받은 작품을 엄선해 뽑은 뒤 작가들에게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 미술로 표현해보라고 주문했다. 시와 그림이 함께 있다고 하니 언뜻 수묵화가 연상될 법도 한데, 극사실주의에서 추상화, 비디오 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향의 작가들을 섭외한 덕분에 이채로운 작품이 눈에 많이 띈다. 가령 ‘긴 강을 헤엄쳐 온 내 안의 상처들은/ 어느덧 하늘의 가슴에 밀물지는데/ 길게 꼬리 진 노을 속에 젖은 외로움 하나/ 아직도 솟대처럼 우두커니 서있다.’고 읊은 ‘강변에서’(백수인 시인)를 맡아 그린 이는 한국 팝아트의 기수로 꼽히는 권기수다. 시는 전반적으로 우수에 찬 느낌인데 그림은 권기수의 특징으로 꼽히는 강렬한 빨간색과 ‘동구리’ 캐릭터가 등장해 묘한 느낌을 낳는다. 김남조 시인의 ‘면류관’은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이 표현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화려한 4계절 동영상 버전의 ‘신인왕제색도’로 제작해 화제를 모았던 이이남답게, 알프레드 뒤러의 ‘자화상’ 그림을 동영상으로 처리했다. 자화상에 면류관이 얹어지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다음 달 6일까지. (02)720-1020. 2월 23일부터는 부산 중동 가나아트로 자리를 옮겨 전시될 예정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새의 여정·경마장 얘기… 그림책으로

    영유아 시기에서부터 책 읽기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자녀들에게 책을 사 주려고 적금까지 허는 부모들이 허다하지만 판매되는 책은 대부분 전집이나 학습 만화다. 1990년대부터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 단행본을 꾸준히 낸 보림출판사는 그림책 본연의 미적 표현과 예술성 구현에 초점을 맞춘 ‘더 컬렉션’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번째 성과물로 자체 발굴한 신진 작가 2명의 처녀작 ‘어느 날’(유주연 지음, 1만 5000원)과 ‘달려 토토’(조은영 지음, 1만 2000원)를 출간했다. ‘어느 날’은 전통 수묵화에 현대성을 가미한 그림체로 친구를 찾는 한 마리 새의 여정을 서정적으로 담았다. ‘달려 토토’는 경마장에 간 할아버지와 아이의 이야기다. 경마장이란 흔치 않은 공간을 소재로 도박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과 말의 생명력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두 권의 그림책 원화 작품은 국내에서 책이 정식으로 발간되기 전 외국에서 판권이 먼저 팔려 나갔다. 지난해 3월 이탈리아의 볼로냐 아동도서전에 출품돼 프랑스의 한 출판사에 전 세계 판권이 팔렸으며, 이미 프랑스에서 한국보다 먼저 책이 출간됐다. 권종택 보림출판사 대표는 그림책이 어린이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으로 한정되면서 영역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며 “한정된 연령층과 시대의 유행을 벗어나 그림책의 본래 기능을 되살린 ‘더 컬렉션’ 시리즈로 독자들에게 예술적인 감동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럽에서 20대 여성들이 그림책을 소장하는 것이 유행하고, 일본에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읽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권 대표는 또 “프랑스 출판사가 먼저 판권을 사간 것은 세계의 그림책 시장이 이미 그림책의 순수 목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한국 출판계 역시 더욱더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림의 ‘더 컬렉션’ 시리즈는 한정된 연령층과 시대의 유행을 벗어나 그림책의 본래 기능을 되살린 대안 그림책으로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보림은 ‘유아들의 성경’이라 불리는 베스트셀러 ‘사과가 쿵’ ‘열두 띠 동물 까꿍 놀이’로 아기 엄마들에게 낯익은 출판사다. ‘더 컬렉션’ 시리즈 외에도 그림책 전문 글 작가가 부족한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성인 대상 문학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나 작가와 협업하는 ‘보림 작가 그림책’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그의 토속 소재 서양화엔 은근한 웃음이…

    그의 토속 소재 서양화엔 은근한 웃음이…

    해와 달, 가족, 나무, 새, 소 같은 토속적 소재를 서양적 화법으로 소화해낸 화가. 큰 규모의 그림을 그리기보다 자그마한 화폭에다 밀도 높은 그림을 남기길 원한 화가. 오직 화폭 앞에서 진실해지기 위해 서울대 교수직도 내다버린 채 술을 벗삼아 좁디좁은 화실에 스스로를 가둔 화가. 갤러리현대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은 서양 유화에 한국적 요소를 섞어 넣은 고(故) 장욱진(1917~1990) 화백의 20주기를 맞아 14일부터 유화작품 등 모두 70여점을 전시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 초기작인 ‘마을’(1947년작)에서부터 숨지던 해 죽음을 예감하듯 예전과 달리 하얗게 텅빈 집을 그려둔 ‘밤과 노인’(1990년작)에 이르기까지, 미묘하게 변화했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토속적인 색채에서 출발해 순수추상적 경향을 실험하다 수묵화나 민화 등 전통 회화적인 요소를 끌어오기도 했다. 작품세계를 웅변하는 작품은 역시 1951년작 ‘자화상’. 전쟁통이라 제대로 된 캔버스도 구하지 못해 조그만 갱지 위에 그린 이 그림에서 화백은 자신을 멋드러진 연미복 차림에다 우산까지 갖춰 든 신사로 표현했지만, 이 인물을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길에다 배치했다. 서양화를 배운 이가 한국적으로 작업해 나간다는 것이 어쩌면 이처럼 어색한 일일 수 있겠으나 그래도 강아지와 새가 나를 알아보고 뒤따르니 그 아니 즐겁겠는가, 라는 선언이자 스스로에 대한 독려다. 멀리 번화한 거리를 배경으로 나무 그늘 아래 편안히 팔베개를 하고 누운 1957년작 ‘수하’(樹下) 역시 ‘남들이 뭐라건 나에게는 나무 그늘 하나면 족하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이런 담담한 여유를 품고 있었던 장 화백이었기에 그의 작품에서는 은근한 웃음이 묻어나온다. ‘가족도’(1973년작)를 보면 해와 산과 새와 나무가 있고 집이 있는데, 오른쪽 초가집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4명의 가족 모습이 익살맞다. 마치 대처에 바람 쐬러 나온 듯한 일가족의 어설픈 기념사진 같다. 그 아래 드리워진 빨간 그림자는 그 집의 온기를 드러내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형태를 단순화하고, 집이나 다른 사물을 그릴 때 옆모습으로 그리되 위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내용을 채워 나가는 모습들이 이채롭다. 몇몇 작품에서는 상형문자 수준으로 대상을 압축하는 것도 눈에 띈다. ‘소’(1953년작), ‘반월’(1988년작), ‘나무’(1988년작) 등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있다. 성은진 갤러리현대 팀장은 “장 화백은 유화 작가 가운데 작품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하는데 이는 골똘한 명상 끝에 밑그림 없이 좁은 화폭에다 붓 한획 한획에 의미를 담아 그리는 작업 스타일 때문”이라면서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 느긋하게 그림을 보면서 철학적인 맛을 느끼며 여유와 멋스러움을 유추해 보면 그림의 참맛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장 화백은 비교적 작품이 잘 관리된 작가로 꼽힌다. 가난한 화가 대신 생계를 책임져야 했음에도 “나는 남편의 지팡이요, 그이는 나의 눈”이라며 남편의 작품에다 번호를 매기고 사진까지 찍어뒀던 부인 이순경(91)씨 덕택이다. 덕분에 이번 전시를 계기로 영문판 화집 ‘장욱진’(마로니에북스 펴냄)까지 나왔다. 화백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도 있고, 말년 작업실이었던 경기 용인의 화실도 복원했다. 오는 21일 오후 2시에는 맏딸이자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이사인 장경수씨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도 갖는다. 다음달 27일까지. (02)2287-3500. 관람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설산의 여운, 카메라로 그렸다

    설산의 여운, 카메라로 그렸다

    5m 길이의 초대형 화면에 가득찬 설산(雪山)의 풍광이 시야를 압도한다. 흑백의 대비와 전통 산수화 같은 익숙한 구도로 인해 얼핏 수묵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헐벗은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잔설의 무게감과 눈에 채 가려지지 않은 갈색 숲의 색감까지 디테일하게 살아 있는 풍경 사진이다. 휘날리는 눈발 아래 온몸을 뒤채는 격정의 파도를 포착한 해변 사진은 또 어떤가. 아무도 밟지 않은 순백의 눈밭 위에 펼쳐진 거센 바다 풍경은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자아낸다. ●전통 수묵화 색감 살린 풍경 돋보여 중견 사진작가 권부문(56)의 ‘산수’ 연작과 ‘낙산’ 연작이다. ‘산수’는 설악과 홍천· 평창 등 강원도 산야의 설경을, ‘낙산’은 눈내리는 동해안 낙산의 해변을 촬영한 것이다. ‘산수’ 12점과 ‘낙산’ 22점을 한자리에 모은 권부문의 개인전 ‘산수와 낙산’이 오는 12일부터 2월 27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린다. 본관과 신관을 통째로 사용하는 대형 전시다. 2007년 아르코미술관 전시 이후 이처럼 큰 규모의 개인전은 3년 만이다. ‘낙산’ 연작은 2007년 소개된 적이 있지만 ‘산수’ 연작은 처음 선보이는 신작이다. 10년 전 강원도 속초에 둥지를 튼 작가가 지난 한해 집 근처 겨울 설산을 누비며 찍은 것들이다. ‘산수’란 제목은 촬영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전통 산수화가 지향하는 태도를 닮고자 하는 의미에서 따왔다. “풍경은 바람 속의 구름 같은 것으로 보는 자의 마음 상태에 따라 드러난다.”고 말하는 작가는 사진 안에 어떤 메시지나 이야기도 담으려고 하지 않는다. 눈앞의 대상이 본연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한 뒤 그 재현의 기록을 관객 앞에 내놓을 뿐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옛 사람들이 전통 산수화를 수기(修己)의 도구로 삼았듯 관객이 자신의 사진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발견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 때문에 그의 카메라는 절경이나 명산을 따로 찾지 않는다. 설악산이라 해도 남들이 눈여겨 보지 않는 평범한 곳에 시선을 둔다. 작가는 “그 앞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산이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려고 기막힌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귀띔했다. 사진 속 풍경 안에 등산로 같은 인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점도 흥미롭다. ●절경 아닌 평범한 곳의 진면목 조명 미대 진학을 꿈꾸다 고교시절 사진에 빠져 중앙대 사진학과에 진학한 작가는 1970년대 급격한 근대화에 놓인 사회상을 반영한 거칠고 어두운 사진들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0년대에 이르러 사진을 재현의 역사, 즉 소재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이미지보다 자기 성찰의 방법으로 삼는 길에 주목하게 된다. 이 같은 작업 방식을 굳히게 된 계기는 2000년 북유럽 여행이다. 시베리아를 거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핀란드, 노르웨이 등 삭풍과 동토의 땅에서 느꼈던 감성은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주요 배경으로 한 ‘북풍경’ 연작으로 남았다. 그후로도 프랑스, 스위스, 사하라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풍경에 대한 정신적 탐험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을 자기 성찰의 방법으로 삼아 그의 작업은 미국과 영국의 출판사가 작품집으로 발간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현장에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사진작가의 숙명”이라는 그는 “본 것을 재현하는, 사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02)720-152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눈길끄는 사립미술관 두 곳 기획전

    눈길끄는 사립미술관 두 곳 기획전

    시간의 무게와 인연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는 때, 사립미술관 두 곳의 기획전이 눈길을 끈다. 올해 개관 21주년인 금호미술관은 그간 미술관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작가 21명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21 & Their times’(그들의 시간들)를 열고 있다. 최근 신관을 개관한 김종영미술관은 ‘연리지, 꽃이 피다’전을 통해 1950년대 폐허의 화단에서 우정을 나눴던 세 거장, 장욱진·김종영·김환기을 추억한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은 지금까지 600여회 전시에서 실험성이 강한 중견·신진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이 가운데 미술관의 정체성을 보다 뚜렷이 각인시켜줬던 21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근작과 더불어 작업의 모티브가 됐던 오브제나 드로잉, 그리고 초기작을 나란히 배치했다. 미술관이 작가를 키우고, 작가는 미술관을 키운 ‘동반 성장’의 시간을 함께 돌아보도록 한 구성이다. 독특한 필묵기법으로 수묵화의 전통을 새롭게 확장시켜온 김호득은 천장에서 바닥으로 길게 떨어지는 먹지에 노란색 분필로 수직의 선을 그은 설치 작품을 한쪽 벽면에 설치했다. 그 옆에는 1990년대 수평선 작업이 걸려 대조를 이룬다. 조각가 정현은 지난해 기무사터에서 열렸던 국립현대미술관의 ‘신호탄’전에 선보인, 대형 작품의 원형이 된 철수세미 작품 등과 함께 철도용 침목·아스팔트·철근 등 그가 즐겨 다루는 작업 재료들을 전시했다. 재료의 성질을 살리고, 인공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김태호는 10년간 지속적으로 해온 미니멀 회화 작품과 작업의 근간이 되었던 드로잉, 사진들을 출품했다. ‘맨드라미 작가’ 김지원도 맨드라미 생화를 박제시킨 오브제를 비롯해 맨드라미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과 모색의 흔적을 선보인다. 내년 2월 6일까지. (02)720-5114.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의 ‘연리지, 꽃이 피다’전은 한자리에 가장 모으기 어렵다는 1950~60년대 장욱진, 김환기, 김종영의 대표작 35점과 소묘 30점을 전시한다. 1910년대에 태어나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한 세 작가는 한국전쟁 후 서울대학교에 적을 두고, 신사실파 등을 통해 서로 교유하며 전통과 현대, 사실과 추상, 동양과 서양을 융합해낸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인물들로 꼽힌다. 충남(장욱진), 경남(김종영),전남(김환기) 등 출신 지역과 성장 배경이 다른 이들이 전후 서울의 황량한 풍토에서 나눴던 우정을, 서로 다른 뿌리를 지닌 두 나무가 얽혀 한 몸을 이루는 연리지(連理枝)에 비유한 점이 흥미롭다. 일반에 거의 공개된 적이 없는 희귀작들이 여러 점 나왔다. 물고기의 형상을 사각과 삼각의 색면으로 분할해 구성한 장욱진의 초기작 ‘물고기’(1959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는 추상미술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엿보게 한다. 고향 앞바다를 닮은 푸른 빛 화면에 달 하나가 떠 있는 김환기의 ‘산과 달’(1950년대)은 일반인은 물론 연구자들에게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개인 소장자를 설득해 어렵게 전시했다는 후문. 조각가 김종영의 ‘꿈’(1958년)은 세부적인 형태를 생략하고, 절대적인 미를 추구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밖에 김환기가 뉴욕 시절 신문지 위에 그린 과슈 작품, 장욱진이 매직펜과 먹으로 간결하게 그려낸 소묘, 서예에 능했던 김종영의 수묵 추상소묘 등을 만날 수 있다. 내년 2월 11일까지. (02)3217-648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여든번째 겨울 캔버스, 치유의 색채를 담다

    여든번째 겨울 캔버스, 치유의 색채를 담다

    “늙은 사람 작품 같지 않지요? 몸은 나이 드는데 정신은 오히려 젊어져요. 허허” 강렬한 붉은 색의 400호 대작 그림 앞에서 노() 화백은 호탕하게 웃었다. 작품만 젊은 게 아니라 외모도 젊다. 양복 상의 윗주머니에 주황색 선으로 포인트를 준 검은색 정장에 세련된 디자인의 안경, 손가락에 낀 알 굵은 반지까지 화단의 소문난 멋쟁이다운 차림새다. 전시장 곳곳을 활보하며 작품을 설명하는 모습은 얼마 전에 치렀다는 팔순 잔치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박서보. 한국 모노크롬(단색화) 회화의 선두 주자이자 묘법(描法) 시리즈로 이름 높은 박 화백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2007년 경기도미술관에서 근작 80여점을 선보였던 전시회 이래 중국 베이징, 미국 뉴욕 등 해외 개인전과 아트페어 전시를 제외하고 국내 개인전은 3년 만이다. 팔순을 맞아 회고전 성격으로 열리는 전시는 국제갤러리 본관과 신관 전체에 50여점의 작품을 내건 대규모 전시다. 박 화백 특유의 묘법 작업 40년의 변천사에 초점을 맞춰 초기 작품부터 현재까지 시대순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홍익대 서양화과 출신으로 1950년대 국전 등 기존 화단의 가치와 형식을 부정하며 ‘앵포르멜(비정형) 추상주의’를 이끌었던 박 화백은 1967년부터 스스로 ‘손의 여행’이라고 칭한 묘법 회화에 천착했다. 프랑스어로 ‘에크리튀르’(ecriture·쓰기)라고 이름 붙인 이 작업은 초기엔 캔버스에 밝은 회색이나 미색의 물감을 바르고 연필로 그 위에 반복적으로 끊이지 않게 선을 그어서 완성했다. 그러다 1990년대에는 닥종이를 겹겹이 화면에 올린 뒤 막대기나 자를 이용해 표면을 일정한 간격으로 밀어내 요철의 선을 만드는 작업으로 변모했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모노 톤 대신 밝고 화려한 색채로 캔버스를 물들이고 있다. 전시 개막에 앞서 지난 23일 만난 박 화백은 “구도와 비움의 자세로 도 닦듯이 그림에 매달려온 세월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림은 생각을 토해내 채우는 마당이 아니라 비워내는 수련의 과정”이라고 말하는 그의 작품들에선 자연과 사물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동양 수묵화의 기본 정신인 깊은 사유가 느껴진다. 무채색의 시대에서 색채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그는 수신(修身)을 넘어 치유의 예술을 이야기한다. “몇년 전 일본 후쿠시마를 여행할 때 단풍을 보면서 자연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감탄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색을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써야겠다 마음먹었죠.” 빨강, 파랑, 연녹색 등 그가 쓰는 색은 화사하지만 튀거나 가볍지 않고 차분하다. “21세기 예술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흡인지처럼 빨아들여야 해요. 그림을 보면서 불안이 해소되고,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하는 것이 미래의 예술이에요.” 1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졌던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요즘도 하루 열두시간씩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낸다. 일요일에도 쉬는 법이 없다. “평생 노는 걸 모르는 양반”이라는 아내의 타박에 “조금 있으면 영원히 쉴 텐데….” 라고 받아넘길 정도로 일벌레다. 그는 “21세기 디지털 시대는 엄청난 변화의 시기다. 아날로그 세대인 나로선 그 변화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청년 작가 못지않은 창작 의욕을 내비쳤다. 전시는 내년 1월 20일까지 열린다. (02)735-8449. 글 사진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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