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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책속 이미지] 두 바퀴로 누린 따뜻한 도시, 서울

    [그 책속 이미지] 두 바퀴로 누린 따뜻한 도시, 서울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양태종 지음/윌북/240쪽/1만 3800원 한강을 가로지르는 육중한 대교 저 너머로 빛을 밝힌 N서울타워가 보인다. 남색의 짙은 수묵으로 그려낸 한강변 공기가 상쾌하다. 자전거 타기에 더없이 좋은 밤이다. 공기를 가르고 페달을 지그시 누르며 나아가는 자전거 여행자는 이렇게 말한다. “고맙다. 차갑고 메마른 도시라지만, 강변 곁에는 두 바퀴를 굴릴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어서.” 신간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은 자전거 여행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의 그림 에세이집이다. 한강과 자전거를 주제로 서울, 그리고 서울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과감한 생략, 그러면서도 곳곳에 보이는 세밀한 묘사, 그리고 수채화 특유의 따뜻한 터치로 그려낸 그림이 112장에 달한다. 특히, 빛을 묘사한 몇몇 그림은 가히 탁월하다. 잔잔하면서도 유머 넘치는 장면들이 프랑스 국민 화가 장 자크 상페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그림과 함께 실린 짧은 글을 읽다 보면 서울이라는 도시가 더 가깝게,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삶에 지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으로도 손색없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희호 별세]촉망받던 여성운동가, 무일푼 DJ와 결혼한 이유

    [이희호 별세]촉망받던 여성운동가, 무일푼 DJ와 결혼한 이유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늦은 밤,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여사는 생전에 왜 DJ와 결혼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유쾌하게 답했다. “잘생겼잖아요.” 두 사람의 결혼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화여전,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 여성과 첫 번째 부인과 사별한 뒤 초등학생 두 아들이 딸린 빈털터리 야당 정치인의 사랑이었다. 누가 봐도 한쪽이 한참 기우는 만남이었다. 지난 2015년 한겨레가 연재한 ‘이희호 평전-고난의 길, 신념의 길’에 따르면 이 여사와 DJ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부산에서 처음 만났다. 이 여사는 1·4 후퇴 때 서울 피란민을 배에 태워 돕는 일을 했는데 그 배의 주인이 당시 해운회사를 운영하던 DJ였다. DJ는 이 여사를 “이지적인 눈매를 지닌 활달한 여성”으로, 이 여사는 “눈이 크고 핸섬한(잘생긴) 멋쟁이이자 책을 많이 읽고 아는 것이 참 많은” 남자로 기억했다.두 사람은 5·16 군사정변이 일어난 1961년 가을 재회했다. 첫 만남 이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여사가 39살, DJ가 37살이었다. 그 사이 이 여사는 미국 스칼렛 대학원으로 유학을 다녀왔고, DJ는 첫 부인 차용애씨와 사별했다. 쿠데타로 군인들이 국회를 장악하면서 야당 대변인이라는 직업까지 잃었다. 두 사람은 당시 YWCA연합회 총무로 있던 이 여사의 사무실 근처인 명동에서 자주 만났다. 보통 연애완 달랐다. 만나서 주로 정치상황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생각이 잘 통했던 두 사람은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의지했다. 회고록은 당시 두 사람의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두 사람의 감정은 마른 장작의 불처럼 빠르게 타오른 것이 아니라 수묵화의 먹처럼 마음의 한지에 천천히 번졌다.”회고록은 이 여사가 DJ를 인생의 동반자로 받아들인 이유를 3가지로 분석했다. 남자로서의 매력, 해박한 지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투철한 신념, 관용이 넘치는 사람 됨됨이 등이다. 그러나 이 여사가 DJ와의 결혼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도와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민주주의와 조국통일이라는 DJ의 큰 꿈이 꺾이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는 것이다.이 여사와 DJ는 이듬해인 1962년 5월 10일 서울 종로구 체부동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 여사의 외삼촌 집이었고, 결혼반지도 이 여사가 마련했다. 신혼집은 DJ의 홀어머니와 아픈 여동생, 두 아들이 살고 있는 서대문구 전셋집이었다. 그렇게 이 여사는 ‘인동초’ DJ의 가시밭길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 들여다본다…여주박물관, ‘겸재 정선, 여주나들이 展’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 들여다본다…여주박물관, ‘겸재 정선, 여주나들이 展’

    경기 여주시 여주박물관은 6월 30일까지 전시하는 ‘겸재 정선, 여주나들이’와 연계한 주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오는 6월 8일과 22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수묵화 놀이 교실’을 진행한다. 박물관 큐레이터의 전시해설을 듣고 대나무펜과 빨대, 면봉 등 붓이 아닌 재료를 이용하여 나무와 숲, 강을 수묵으로 표현해본다. 또 6월 29일 토요일 오전 10시에는 여주시민을 대상으로 김용권 겸재정선미술관장을 초청해 진경산수화의 개척자이자 완성자로 ‘화성’ 이란 칭호를 받고 있는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을 살펴보는 역사문화 특강도 열린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체험과 강연은 겸재 정선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며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수묵산수화와 옛 그림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고자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프로그램에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여주박물관 홈페이지(www.yeoju.go.kr/museum)를 통해 참가 신청하면 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인사] 아주경제신문

    △논설위원실 논설고문 김세원 △기획위원 겸 전략국장 최수묵
  • “3차 한류 부는 日… 민간 손 못 미치는 곳 지원”

    “3차 한류 부는 日… 민간 손 못 미치는 곳 지원”

    “부임한 직후 도쿄의 한인타운인 신오쿠보에 들렀습니다. 케이팝 관련 상품을 파는 가게와 한국 식당에 엄청난 사람이 몰려 있더군요. 일본에서 ‘제3차 한류’가 새롭게 붐을 이루고 있음을 체감했습니다.” 지난 9일 개원 40주년을 맞은 ‘해외 한국문화원 1호’ 주일한국문화원의 특별기획전시 ‘2019 한국 공예의 법고창신-수묵의 독백’ 개막식에서 만난 황성운 원장은 남색 한복 차림으로 분주하게 손님을 맞았다. 이날 개막식에는 미야타 료헤이 문화청 장관 등 한일 문화예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주일한국문화원은 1979년 5월 10일 일본 도쿄 도시마구 ‘선샤인 60빌딩’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같은 해 12월 미국 뉴욕, 1980년 프랑스 파리 등에서 잇따라 한국문화원을 개원했고 현재 전 세계 27개국에 한국문화원 32곳이 있다. 황 원장은 “전 세계 문화원 가운데 ‘맏형’ 격인 주일한국문화원의 40주년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면서도 “한류 확산과 더불어 혐한류, 반한류 기류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징용공 판결, 위안부재단 해산, 레이더 갈등 등으로 한류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황 원장은 “한동안 일본 언론에 한국을 비난하는 기사가 거의 매일 실렸다. 그렇지만 정치적 갈등과 문화 교류는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훨씬 많다”며“한국문화원은 한류를 뒤에서 지원해 주면서 민간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 ‘한류 팬’들이 ‘한국 문화의 팬’이 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일본의 심장에서 40년간 한국문화 알리다

    일본의 심장에서 40년간 한국문화 알리다

    전 세계 한국문화원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연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이 10일 개원 4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한국어 강좌와 다양한 전시, 공연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일본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일본 도쿄 신주쿠구 주일한국문화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특별 기획전과 공연을 연다고 밝혔다. 주일한국문화원은 1979년 5월 10일 일본 도쿄 도시마구 ‘선샤인 60빌딩’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같은 해 12월 뉴욕, 1980년 파리 등에서 잇따라 한국문화원을 개원했다. 현재 전 세계 27개국에 한국문화원 32개소가 있다. 한국문화원 가운데 ‘맏형’ 격인 주일한국문화원은 그동안 한국어 강좌와 전시, 공연 등으로 한국을 알려왔다. 개원 30주년인 2009년 5월 신주쿠로 자리를 옮겨 공연장과 전시장, 전통한옥과 한국정원, 도서관 등 8층짜리 건물에 복합문화공간을 갖춘 신청사 시대를 열었다. 특히 2013년부터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동경한국교육원, 국외소재문화재단 등 관계 기관이 입주한 ‘코리아 센터’(KOREA CENTER)로 거듭나며 한국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황성운 주일한국문화원장은 “40년 전 선샤인 빌딩 일부를 빌려 개원한 이래 한국문화 소개와 한일 문화교류의 거점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자부한다”며 “전 세계 한국문화원들의 맏형으로서 한층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영원 일본 세종학당장은 “주일한국문화원이 그동안 한국 문화의 위상을 크게 올리고, 재일 한국인들의 자긍심 고취에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한국 문화에 심취한 재일 한국인과 일본인이 한국어를 배우는 데에도 견인차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주일한국문화원은 개원 40주년 기념 사전 행사로 9일 한국문화원 갤러리에서 특별 기획전 ‘2019 한국공예의 법고창신-수묵의 독백’ 개막식을 열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미야타 료헤이 문화청 장관, 무로세 카즈미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정구호 특별기획전 예술감독, 참여 작가 6명, 김태훈 해외문화홍보원장 등 한일 문화예술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한국 공예의 법고창신’이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 전시회는 흑과 백으로 갤러리 공간을 나누고, 흰색과 검은색만으로 표현한 전통 공예품을 각각의 공간에 전시했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김기호, 박창영, 서신정, 김춘식 장인을 비롯한 작가 23명이 그릇, 부채, 갓, 제기 등을 비롯한 공예작품 75점을 책가도 형태 전시물에 담아냈다. 전시회는 다음 달 11일까지 이어진다. 10일에는 40주년 특별 공연 ‘소리가 춤을 부른다’가 이어진다. 공연에서 일본 전통음악 명인 오쿠라 쇼노스케(북), 요코자와 카즈야(피리)와 함께 한국전통예술 명인들이 ‘가(歌)·무(舞)·악(楽)’을 펼친다. 일본 문화예술계 인사와 시민 등 300여 명이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김태훈 해외문화홍보원장은 “주일한국화원은 문화를 통해 한일 양국의 우호관계를 이어오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도 양국 문화의 가교로서 충실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소확행 빚는 봄…쪽빛에 물든 봄

    소확행 빚는 봄…쪽빛에 물든 봄

    가정의 달 5월, 거창하고 고단한 여행보다는 가족·연인·친구와 함께하는 가벼운 나들이가 어울릴 것 같은 계절이다. 유명 관광지로 손꼽히지는 않지만 2500만 수도권 주민이라면 언제든 부담 없이 가볼 만한 고장이 있다. 자가용으로는 금방이고, 경강선 전철을 타고도 갈 수 있는 경기 이천이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자연경관이나 보물급 유적·유물은 없지만 오히려 그런 까닭에 농촌·공예·먹거리·문화 등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는 관광코스가 발달했다. 완연한 봄날, 이천에서 추억을 만들고 ‘소확행’을 찾아보면 어떨까.●국내 최대 도자예술촌 ‘예스파크’ 지금 이천에 방문한다면 예스파크는 반드시 들르는 게 좋다. 이천 최대 축제인 도자기축제가 오는 12일까지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재작년까지 설봉공원 등지에서 열리던 도자기축제는 지난해 신둔면에 예스파크가 개장하면서 축제 장소를 옮겼다. 지난해엔 완벽히 정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서둘러 축제가 열린 측면이 있다면 올해는 이천 도자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예스파크를 확인할 수 있다. 이천시가 10년간 총사업비 752억원을 투입해 만든 국내 최대 도자예술촌이다. 40만 5900㎡(12만여평) 규모의 마을에 220여명의 공예인이 모여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자기가 중심이 되지만 금속공예·조소·가죽·퀼트 등의 공방도 있다.안내판을 따라 예스파크 안으로 들어가면 가지런히 정비된 도로 옆으로 단정한 이층집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파주의 헤이리 예술마을과 비슷한 형태인데 최근에 완성돼 좀더 쾌적하고 깔끔한 인상이다. 축제 기간이라 공방들이 문을 활짝 열고 방문객을 맞는다. 거리에는 축제 부스가 줄지어 늘어섰다. 예스파크에 입주해 있지 않은 지역 공예인들도 초청돼 저마다 부스를 열었고 각지의 특산품이나 세계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이벤트 부스도 마련됐다. 예스파크 내 카페거리 앞에는 알록달록 푸드트럭이 모여들어 축제 분위기를 돋운다.●공방 물레체험… 전통·디자인 자기 한자리에 축제의 주인공은 당연히 도자기다. 저렴한 가격의 실용적인 식기부터 작가들의 개성이 듬뿍 담긴 디자인 제품, 전통 예술혼이 느껴지는 작품까지 모두 모였다. 앙증맞은 도자기 장식품이 눈길을 빼앗고 예쁜 그릇들이 구매욕을 자극한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다는 느낌의 종합선물세트다. 25년 동안 도자기를 빚어온 이창화(52) 작가는 “인프라가 잘 돼 있어서 작업을 하는 데 편하다. 공예인들이 모여 있어 서로 도울 수 있고 정보 교환도 용이하다”며 예스파크에 입주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그릇과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국내에 여기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국내 최대 도자예술촌인 만큼 도자기를 빚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1~2시간 동안 물레 체험을 하고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고, 좀더 제대로 도예를 배워 보고 싶다면 예스파크 내 게스트하우스에 2~3일간 머물면서 빚은 도자기에 채색을 하고 가마에 넣어 굽는 과정까지 체험할 수 있다. 목공예·가죽공예·종이공예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평생 쌓은 기술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싶다”는 이천시도자기명장 이향구(67) 작가는 이웃집 어른처럼 소탈하게 그의 공방을 찾는 초보 체험객들의 도자기 만들기를 손수 돕는다.●쪽물에 담근 손… 하늘빛으로 배어들다 물레를 돌리면서 묻은 진흙을 씻어낸 뒤 이번에는 쪽물에 손을 담가 본다. 예스파크에서 차로 20분가량, 이천 시내에서는 30분가량 떨어진 마장면 ‘쪽빛나라’에서는 천연쪽염색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쪽빛 바다라는 표현에 자주 등장하는 쪽은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로 영어로는 인디고라 불리는 염료 자원이다. 3월 초에 파종한 뒤 모종과 본밭에 심는 과정을 거쳐 7월 중순쯤이면 베어낸다. 2~3일간 쪽잎을 물에 담가 색소를 우려내고 조개껍질가루를 넣어 침전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거기에 막걸리 등을 넣고 2~3일 발효시키면 쪽염색을 위한 준비가 끝난다. 쪽물 준비까지 오랜 노력이 들어가는 데 비해 염색 자체는 금방이다. 쪽염색에 적합한 천을 쪽물에 넣고 손으로 천천히 자근자근 주무르면서 색이 잘 배길 돕는다. 몇분 뒤 천을 빼내 공기 중에 펼치고 색을 낸다. 내고 싶은 쪽빛의 정도에 따라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한다. 무늬를 만들고 싶다면 천을 다양한 방법으로 묶은 뒤 염색하면 된다. 염색을 끝내고 나면 손도 쪽빛으로 파랗게 물드는데 한두 번 씻어서는 비누로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화학약품을 쓰지 않은 천연염색은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하니 너무 조급히 씻어내려 하지 않아도 좋다. ●산수유마을 등 수확의 기쁨까지 이천에는 이밖에도 다양한 체험 코스가 마련돼 있다. 산수유마을, 대벌체험장, 꾸메숲버섯나라, 각종 농원 등에서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안옥화음식갤러리와 단드레한과 등에서는 맛있는 먹거리체험을, 비틀즈자연학교 등에서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생태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시내 인근의 대표적인 휴식처 설봉공원에서 문화예술과 함께 여유를 느껴 봐도 좋다. 동양화가 월전 장우성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2007년 개관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는 월전 상설전과 함께 다양한 기획전이 열린다. 오는 6월 말까지는 전통 수묵채색화를 현대와 접목시키려 노력하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벽계 송계일의 ‘자연의 본질을 찾아서’ 전시가 열린다. 글 사진 이천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잘 곳 :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은 아늑한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인 국내 최초 메모리얼리조트다. 삶과 죽음이 아름답게 공존한다는 콘셉트로 2017년 문을 열었다. 호텔 뒤편으로 예배당 등 건축물이 있고 앞쪽으로는 1만여㎡의 너른 정원이 수려하게 꾸며져 있다. 스페인풍으로 지어진 건물과 일일이 손으로 빚은 듯한 느낌으로 섬세하게 디자인된 정원이 아름답다. 종종 야외결혼식이 열리는 정원 한편에는 카페와 티하우스가 조용히 자리 잡았다. 더블룸, 트윈룸, 패밀리룸 등 모두 72개 객실이 있다.
  • 세월호 신항 거치 기록화 SNS 수묵화전 눈길

    세월호 신항 거치 기록화 SNS 수묵화전 눈길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된 2년간의 과정을 수묵화로 기록한 작품이 SNS에 전시된다. 전남 목포 중견 작가인 정태관 화백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5주기를 맞아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http://m.blog.daum.net/mpngo1)에 ‘세월호 신항 거치 기록화 SNS 수묵화전’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2017년 3월 31일부터 2여년 동안 목포 신항의 현장을 화첩 5권에 수묵으로 기록한 100점이다. 정 화백은 그동안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입항한 이후의 현장 모습을 그림으로 기록화하고 있다. 거치 200일과 세월호 4주기에는 기록화 70점의 작품을 SNS을 통해 그림전을 개최했다. 그는 2017년 7월 7일 세월호 목포 거치 100일에는 ‘세월호 304 서화 퍼포먼스’를 열었다. 목포평화광장에서 4시간 동안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써 내려가는 서화퍼포먼스 등을 통해 넋을 위로했다. 원작은 정 화백의 작업실 ‘화가의 집 무인카페’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기획전은 미술관을 찾아가지 않고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존의 미술관 전시기법에서 탈피해 눈길을 모은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사회 관계망서비스(SNS) 매체를 활용한 독특한 그림전이다. 정 화백은 또 오는 13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목포평화광장 일대(해양음악분수 인도)에서 304m 천에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한 자씩 써 내려가는 ‘시민 릴레이 퍼포먼스’를 연다. ‘정태관 화가의 집’ 주최로 희생자들의 넋들을 위로하는 문화제다. 퍼포먼스 진행 중에는 세월호를 되새기는 음악과 씻김굿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마지막 34m는 정 화가의 서화퍼포먼스가 곁들어진다. 정 화백은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참사 원인과 규명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생명과 인간 존엄성 중시,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혼이 세상을 정화해 주는 횃불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이편에는 함양 저편에 담양/ 꿈에는 가끔가끔 산을 넘어/ 오작교 찾아찾아 가기도했소/ 그래 옳소 내 누님, 오오 누이님/ 해 돋고 달 돋아 남원땅에는/ 성춘향 아가씨가 살았다지요/ (김소월의 시 ‘춘향과 이도령’ 중) 퇴기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은 로맨스는 전북 남원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랑 이야기다. 춘향가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으뜸으로 꼽히고, 이들의 사랑을 노래한 명시만도 여러 편이다. 춘향제가 열리는 매년 5월이 다가올 무렵이면 남원은 이팔청춘 춘향이처럼 생기가 돈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살랑이던 날 지리산 자락의 맑은 정취, 천년고찰의 운치, 민족의 문학혼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남원을 다녀왔다.●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옛 서도역 수도권에서 남원으로 향한다면 남원 시내에 이르기 전 시 북동쪽에 자리한 옛 서도역에 먼저 들르는 것이 동선을 짜는 데 좋다. 임실군과의 경계에 위치한 옛 서도역은 전라선 철도에 놓인 기차역으로 일제강점기인 1931년 영업을 시작했다. 2002년 전라선이 정비되면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새 역사가 생겼고 철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보존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남원시가 철도청으로부터 역사와 부지를 매입했고, 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과거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거듭났다.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 세월을 거슬러 서 있는 듯한 옛 서도역을 돌러보던 중 짤랑짤랑 방울 소리를 들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산책을 나온 생후 1개월 된 강아지가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뛰어다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 군대에 가기 전 서도역에서 급사로 일했었다는 이길무(76) 할아버지는 지금도 서도역 맞은편에 살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기차가 다니던 시절엔 줄을 서서 표를 끊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때는 역 앞에 여관도 있었고 하루 한 마리씩 돼지를 잡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역 앞 벚나무는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에도 컸고 수령 100년은 족히 넘었다고 한다.●소설 속 여러 장면 볼 수 있는 혼불문학관 최근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소개되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다. ‘혼불’은 1930년대 말 전라도의 유서 깊은 문중에서 무너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3대를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이다. 소설 속 종가집 효원이 마을로 시집을 오는 장면, 주인공 강모가 전주로 전학하는 장면 등에서 서도역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옛 서도역에서 차로 3분가량 떨어진 곳에 혼불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내부에서는 소꿉놀이, 혼례식, 액막이연 날리기, 명혼식, 장례식 등 소설 속 여러 장면들을 디오라마(입체전시)로 볼 수 있고 각 장면마다 전통 풍속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생전 집필실이 재현돼 있고 자필 원고 등 여러 전시물을 통해 작가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다. 문학관 옆 최명희 가문에서 100여년 전 만들었다는 청호저수지는 둘레로 짧은 산책을 하기 좋다.●몽룡이 춘향이 보고 첫눈에 반한 곳,광한루 혼불문학관을 나서 차로 25분쯤 달려 남원 시내의 광한루원으로 향한다. 광한루에 올라앉아 있던 이도령이 단오날 그네를 뛰는 춘향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 그곳이다. 보물 281호인 광한루는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인 1419년 남원으로 유배를 오게 된 황희 정승이 지은 누각으로 처음에는 광통루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인지가 이곳의 경치에 취해 달나라 미인 항아가 사는 ‘광한청허부’로 부른 것을 계기로 광한루라는 이름을 얻었다. 1461년에는 부사 장의국이 광한루를 보수하면서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물을 끌어다 둘레에 연못을 만들었다. 1582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은 연못 가운데에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삼신산을 따 섬을 만들고 정자를 세웠다. 금실 좋은 원앙 한 쌍이 노니는 연못 위로 돌다리 오작교가 가로놓여 있다. 버드나무 가지가 수면에 닿을 듯 드리우고 그 너머 광한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풍경은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여러 차례에 걸친 확장공사로 2만 여평 부지에 조성된 광한루원에는 수중누각 완월정, 춘향 어머니의 집인 월매집, 이도령과 춘향이 백년가약을 맺은 부용당, 춘향전기념관 등이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한편에서는 춘향이 된 듯 커다란 그네를 타고 투호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춘향의 일편단심을 기리기 위해 1931년에 세워진 영정각에는 김은호 화백이 그린 단아한 모습의 춘향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이 사당에서 축원을 빌면 백년가약이 이뤄진다고 하니 광한루원을 찾은 연인이라면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떠올리며 소원을 빌어 봐도 좋겠다.●요천 따라 산책로 양옆으로 벚꽃 활짝 광한루원을 나서면 맞은편 도로변에 활짝 핀 벚꽃이 장관이다. 남원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을 따라 숭사교에서 춘향교 부근까지 산책로 양옆으로 벚나무가 빽빽이 심겼다. 사방으로 풍성하게 뻗은 가지마다 핀 벚꽃이 연분홍 장막을 드리운다. 군밤, 솜사탕 등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고, 엿장수의 구성진 입담에 지나가던 어르신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벚꽃으로 물든 요천변과 광한루원 일대는 다음달 8일부터 12일까지 춘향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완월정 무대에서는 개막공연과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 등 공식행사가 펼쳐진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광한루각은 1년에 단 한 번 축제 기간 동안 개방된다. 이 밖에 명인·명창·명무들의 국악 향연과 전국에서 온 버스커들의 거리공연도 풍성하게 열린다.●춘향테마파크 지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요천 벚꽃길 남쪽의 춘향테마파크를 지나 춘향의 흔적에서 벗어나 본다. 춘향테마파크 남쪽 출구 부근에 옅은 회색의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서 있다. 지난해 3월 개관한 공립미술관으로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가 남원시에 기증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문을 열었다. 입구로 들어서는 나지막한 오르막길 주위로 계단식 물의 정원이 조성돼 있다. 작품 감상에 앞서 잡념을 씻어 주는 듯하다. 1층에서는 김병종 작가의 상설전이, 2층에서는 기획전이 열린다. 약 2000권의 미술·문학·인문학 서적이 비치된 1층 북카페는 물의 정원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몽심재, 조선 후기 상류 가정 가옥 형태 그대로 시내를 벗어나 ‘숨은 보석’을 찾아 떠난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5분가량 가다 호곡삼거리를 지나면 몽심재에 다다른다. 내비게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면 ‘수지면 내호곡2길 19’로 주소를 입력하면 찾아갈 수 있다. 마을 입구 빨간 하트 모양 표지판이 ‘남원의 숨은 보석 10선 몽심재’라고 길을 안내한다. 몽심재는 조선 후기 전북 지방 상류 가정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고스란히 보존한 고택이다. 경사진 지형 위에 뒤로는 대나무숲을 두고 앞으로는 소나무가 병풍처럼 자란 낮은 언덕을 마주한다. 잿들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당 앞으로 흘러 연못을 이루고 배산임수의 명당을 완성시킨다. 솟을대문을 높게 세웠는데, 여인네들이 가마를 타고 마당 안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지은 것이라고 한다. 대문 오른편으로는 하인들이 기거하는 문간채가 있다. 문간채 앞으로는 거북 모양의 큼직한 바위가 놓여 있어서 사랑채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하인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한 조경이라고 한다. 가옥 중심에 있는 사랑채는 정교하게 쌓인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해 고고하고 위엄 있는 인상을 준다. 사랑채 뒤편 안채에는 양편으로 다락이 있다. 다락방의 창을 열면 사랑채 지붕 너머로 집 앞 아미산의 눈썹 같은 능선이 내다보인다.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높낮이를 알맞게 조절해 완성한 배수시설에서는 몽심재의 세심한 건축기법을 엿볼 수 있다. 몽심재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서 묵어갈 수 있다. 사랑채와 안채 등의 일곱 칸을 묵어가는 방문객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지리산 자락 구룡폭포·회덕마을도 가볼 만 이번에는 남원 동남쪽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간다. 내비게이션에 ‘구룡폭포 주차장’을 찍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경사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된다. 40분가량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서 구룡폭포까지는 400여m. 가까운 거리지만 산길을 타고 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 산을 오르다 작고 가파른 계단 400여개를 내려가야 폭포를 만날 수 있다. 4월 초파일에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놀다가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구룡폭포는 굽이쳐 흘러내리는 물살을 보면 그 전설에 왠지 수긍이 간다. 작지만 아찔한 출렁다리에서 폭포를 감상한 뒤 비폭동, 지주대, 유선대, 육모정으로 이어지는 절경을 둘러볼 수도 있다.구룡폭포 주자창에서 멀지 않은 곳에 회덕마을이라는 동네가 있다. 지리산 둘레길 상에 놓인 이 마을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오래된 샛집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시골마을인 회덕마을 경로당 뒤편에 자리잡은 덕치리 초가는 1985년 박창규씨가 지은 것이 시초로,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가 1951년 재건했다. 억새풀로 지붕을 이은 샛집은 조선시대 일반가옥 형식을 따르고 있어 지리산 골짜기 마을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신라 흥덕왕 때 창건한 천년고찰 실상사 마지막 목적지는 경남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천년고찰 실상사다. 회덕마을에서 40여분 차를 달리면 닿는다. 신라 흥덕왕 때인 828년 증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실상사는 신라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문을 열었을 만큼 유서 깊다. 이곳에는 국보 제10호 백장암 3층석탑과 보물 제33호 수철화상능가보월탑 등 10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유물이 가득하다. 막상 절 문턱을 넘으면 글로 쓰인 거창한 역사 대신 고즈넉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지리산 자락 봉우리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한가운데 너른 평지에 자리잡아 부처님 품에 감싸인 듯한 안온한 느낌이 든다. 절 오른편에 조성된 크지 않은 대숲에서는 마음을 툭 내려놓고 바람이 움직이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글 사진 남원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하면 남원을 포함한 전북 여행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다.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지리산허브밸리 등 남원의 유료 관광지를 여러 곳 방문할 계획이라면 전북투어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관광형 카드 기준 1일권 8300원, 2일권 1만 3900원, 3일권 1만 9900원 등이 있다. 전북 14개 시·군의 60여개 주요 관광시설에 해당 기간동안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다. 교통형 카드 이용 시 시내버스,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등 혜택이 추가된다. 관광안내소 등 40개 판매점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 반갑다 파란 하늘…둘레길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반갑다 파란 하늘…둘레길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봄기운이 완연한데도 최악의 미세먼지로 나들이하기가 두려웠던 일주일였다. 마침내 연일 숨을 막히게 했던 초미세먼지가 물러나고 주말을 맞아 푸른 하늘이 얼굴을 내밀었다. 창가엔 몽우리 진 노란 산수유와 백목련 등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마쳤다. 미세먼지와 추위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겨울의 묵은 먼지를 툭툭 털고 나만의 여유로움을 찾아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고즈넉한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의왕 왕송호수공원, 안양 제1경인 망해암 일몰을 볼 수 있는 비봉산,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는 군포 수리산은 도시생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에 충분한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3곳이다.-고즈넉한 시골 정취 만끽하며 걷기 좋은 왕송호 둘레길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왕송호수’는 이른 아침 신비스런 물안개와 호수를 온전히 물들이는 해넘이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의왕 8경 중 하나인 ‘왕송호의 일몰’을 담아내고 있는 호수 위를 노닐고 있는 철새의 모습은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최장길이가 1.5km에 이르는 왕송호(의왕 월암동, 초평동)의 진정한 가치는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전된 자연환경과 생태에 있다. 주변에 논과 밭, 흙길이 많은 왕송호는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즈넉한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사색하며 걷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호수를 따라 도는 둘레길이 조성돼 새로운 걷기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상쾌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갈대, 부들, 습지식물, 철새와 곤충 등 다양한 자연과 만나게 된다.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에 올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드넓은 호수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조류와 어류, 수서곤충, 습지식물 등의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왕송호는 생태계의 보고다. 수면이 넓어 붕어, 잉어, 가물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 청둥오리, 쇠기러기 등 겨울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여름철새, 나그네새 등 100여 종에 이르는 철새를 관찰할 수 있어 탐조객과 사진 애호가를 유혹한다. 언 땅이 녹고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봄이 되면 호숫가에는 조개나물과 할미꽃이 만발해 봄의 기운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여름철 호수 주변에는 콩배나무와 떡신갈나무가, 제방에는 나비모양의 보라색 꽃을 피우는 활나물, 산과 들에 흔한 솔새 등의 산야초가 군락을 이뤄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호수 주위 4,3km 도는 레일바이크와 길이 450m의 집라인 등 신나고 짜릿한 다양한 레저시설은 왕송호의 또 다른 줄거움이다. 왕송호수 주변에는 자연·생태의 학습장인 ‘자연학습공원’, ‘왕송맑은물처리장’, ‘조류생태과학관’, 우리나라 철도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철도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시설들이 있어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나들이객, 청춘남녀에게 최적의 여행지다. 전철 1호선 의왕역에서 철길을 따라 도보로 20여분이며 갈 수 있다. 왕송호수를 중심으로 주요 고속도로의 부곡, 월암, 동군포, 서수원, 동안산 등 IC가 있어 접근성도 좋다.-안양의 제1경 일몰이 아름다운 비봉산 망해암 산행길 안양예술공원(경기 안양시 석수동)을 사이에 두고 삼성산(480m)과 남쪽으로 마주하고 있는 비봉산(295m) 정상 부근에는 해넘이 풍경이 아름다운 전통사찰 망해암이 있다. 전철 1호선을 타고 관악역에서 안양역으로 향하다 보면 왼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매달 리 듯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곤 하는 언뜻 눈에 띄는 곳이다. 산 정상의 좁은 대지와 절벽을 이용, 서향으로 들어선 망해암에서 바라본 일몰은 안양 8경 중 1경으로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화선지에 수묵이 스며 퍼저나가 듯 서쪽 하늘에 낮게 걸린 구름 사이로 퍼져 나온 빛이 온통 만물을 붉게 물들이면 그 풍경은 가히 신비롭다. 가도가도 끝없는 산에 비해 크게 힘들여 오르지 않고도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는 편안한 산이다. 망해암에서 20여분 더 올라가면 비봉산 정상에 이른다. 비봉산은 일몰뿐만 아니라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몇 해 전 정상에 새로 설치된 전망대에서 서면 사방이 탁 틔어 마음이 상쾌해지고 온갖 잡념이 사라진다. 북동으로 지척에 있는 관악산(632m)과 삼성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동으로 안양시를 배경으로 우뚝 솟은 청계산, 바라산, 백운산이 서로 자태를 뽐내며 줄지어 서 있다. 매년 이곳에서 많은 시민이 해맞이, 해넘이를 하며 소망을 기원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장소다. 정상부근까지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도로가 포장돼 20여분이면 승용차로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에 묻혀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다. 초반 오르막에 있는 삼성 사와 만 장사, 보덕사 등의 사찰을 둘러 올해 소망을 빌어보고, 도로 옆 샛길로 빠져 숲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간혹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라이더를 만나기도 한다. 맑은 공기 마시며 여유롭게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덧 망해암에 이르고 이마에 맺힌 땀은 봄이 눈앞에 왔음을 느끼게 한다. 1호선 안양역에서 내려 도보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안양천 양명교를 지나 경수대로를 건너면 비봉산 초입에 다다른다. 안일교를 건너 대림대학을 거쳐 오르는 길도 있다. 비봉산 정산까지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지만 정상부근까지 포장된 임곡로를 따라가며 가파르지 않아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안양예술공원에서 오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진달래가 군락을 이룬 수리산 산행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수리산은 봄이 오면 온통 붉게 물든다. 최고봉 태을(489m)을 중심으로 슬기(469m), 관모(426m), 수암(395m) 등 주봉이 동서를 이루며 평지에서 갑자기 솟아올라 우뚝 서 자태를 겨루고 있다. 군포, 안양, 안산시 3개시의 경계를 가르는 수리산은 도심 한복판에 버티고 서 지형적으로 안정감과 방향감을 주며 주변 도시를 포근히 감싸 안고 있다. 규모가 크고 붕우리가 많은 수리산은 능선이 여러 갈래로 굽이쳐 산세가 수려하다. 전망이 좋고 소래포구와 송도까지 바라볼 수도 있어 산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수도권에서 전철을 타고 다녀올 수 있는 산행코스 중 하나로 코레일이 추천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진달래와 철쭉이 만개하는 3~4월이면 4호선 수리산역과 경부선 명학역은 봄의 정취를 즐기려는 산객으로 붐빈다. 여러 갈래의 산행길이 있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용진사 입구(군포중앙도서관)에서 성불사, 임간교실을 거쳐 슬기봉까지 가는 산행길은 1시간으로 하산까지 2시간이면 가능하다. 산행길이 너무 짧아 성에 안 차며 수리산역에서 임도5거리, 주봉을 거쳐 수리약수터로 내려오는 4시간 30여분이 소요되는 등산길도 있다.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군포시 수릿길을 걷는 것도 좋다. 수릿길은 ‘수리산 둘레길’, ‘수리산 임도길’, ‘자연마을 길’, ‘도심테마길’ 4개를 주제로 이뤄진 다양한 코스가 있다. 산자락에 조성된 수리산 둘레길과 수리산 임도길의 풍경소리길과 구름산책길, 바람고개길은 울창한 송림과 산림욕장 등의 편의 시설을 갖춰 여유롭게 봄기운을 느끼며 걷기에 좋다. 수리산과 철쭉공원을 잇는 인근 초막골생태공원도 산에 오르지 않고 산책하기에 매우 편한 곳이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갯내음, 봄내음…묵향 맡아보고 샛별 찾아보고

    갯내음, 봄내음…묵향 맡아보고 샛별 찾아보고

    엄마 손잡고 놀러와 고사리 손으로 조개 캐보는 아이 옹이 진 손가락으로 종일 허리 굽혀 갯것 캐는 어민들 모두 ‘감태 매기’ 몰두하다 보면 노을지는 평온한 동네어촌은 두 가지 얼굴을 가졌습니다. 여행지로서의 어촌과 삶의 터전으로서의 어촌. 전자에 한갓진 풍경, 다양한 체험거리, 바구니 가득 바지락을 채운 여행자가 있다면, 후자에는 고된 노동, 마디마디가 옹이 진 손가락, 종일 허리 굽혀 갯것을 캐는 어민이 있습니다. 이맘때 충남 서산의 중리어촌체험마을은 어촌의 두 가지 얼굴을 보여주는 여행지입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감태 뜨기 체험을 하며 서산의 갯벌을 알아가도 좋고, 허리를 한껏 수그리고 감태 매는 어민을 보며 노동의 무게에 대해 사색해도 좋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여행의 끝자락에는 감태 한 장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수고로움을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연초록 물이 든 감태가 입에 들어오면 봄이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될 겁니다.충남 서산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평온한 어촌이 있다. 세계 5대 청정 갯벌 중 하나인 가로림만에 자리한 중리어촌체험마을이다. 펄이 깨끗하니 마을에서 나는 바지락, 굴, 뻘낙지는 청정 수산물로 이름났다. 그뿐 아니다. 숱한 어촌체험마을 중 2016년도 어촌마을 전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을 만큼 운영 실력을 검증받았다. 바지락 캐기 체험, 감태 뜨기 체험, 쪽대 그물로 물고기 잡기 등 체험거리도 다양하다. 해마다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와 추억을 만들고 간다. 이맘때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갯벌에서 감태 매는 어민들이다. 감태 철인 겨울부터 초봄까지 마을의 하루 작업량은 150톳, 1만 5000장이나 되는 양이다. 갯벌을 뒤덮은 초록색 실오라기가 걷힐 때마다 봄이 딸려온다.●年10만 명 이상 관광객 찾아… 지금은 갯벌서 감태 매기 한창 발이 푹푹 빠지는 중리 갯벌 군데군데 초록빛 잔디가 깔려 있다. 긴 고무장화를 신은 할머니가 갯벌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잔디를 한 움큼씩 건져 올린다. 잔디의 정체는 감태, 한겨울부터 초봄까지 나는 녹조류 갈파래과다. 감태는 언뜻 보면 파래나 매생이와 비슷하지만 알고 보면 전혀 다르다. 감태 줄기는 파래보다 가늘고 매생이보다 굵다. 양식 방법도 다르다. 파래나 매생이는 주로 대나무 발에 포자를 붙여 양식하는 반면, 감태는 갯벌에 포자가 박힌 뒤 제 알아서 자란다. 상서로운 땅, 서산의 자연이 주는 귀한 식재료다. 감태는 채취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수온이 조금만 높아져도 연초록색이던 것이 갈색으로 변한다. 하늘하늘하던 것이 뻣뻣해져 맛도 없다. 깨끗한 갯벌에서만 자라는 데다가 양식도 불가능하다. 노동은 또 얼마나 고된가. 호미로 밭을 매듯 갯벌에 찰싹 달라붙어 손으로 뜯어야 하기에 감태는 ‘맨다’고들 한다. 매고, 씻고, 발에 뜨고, 말리는 모든 과정이 손으로 시작해 손으로 끝난다. 당연지사 김보다 훨씬 귀한 대접을 받는다. 중리어촌체험마을은 감태 뜨기 체험을 통해 감태가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을 알려준다. 고층 빌딩에 둘러싸여 살고 편의점 음식에 길들여진 ‘도시 촌놈’이 서산의 갯벌, 자연의 맛을 느낄 기회다. 체험 후에는 건조한 감태를 집에 가져갈 수 있다. 감태 김은 한 톳(100장)당 3만 5000원 선. 어른은 25장, 어린이는 10장을 가져갈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장사다.●매고, 씻고, 뜨고, 말리는 전 과정이 손으로 시작해 손으로 끝나 체험은 감태를 씻는 것부터다. 감태 줄기 사이사이의 진흙이 빠져나가도록 몇 번씩 헹구는데, 마구잡이로 휘젓지 말고 시계 방향으로 둥글게 돌려가며 씻는 것이 포인트다. 다음 단계는 감태 뜨기. 헹군 감태를 감태 발과 틀을 이용해 물속에서 골고루 펴는 작업이다. 한곳에만 뭉치지 않도록 감태를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니 체험자들은 이내 말을 잊고 집중한다. 한 올 한 올 흩날리던 감태가 체험자의 손에 이끌려 네모난 김처럼 모양새를 갖춰간다. 마지막 단계인 감태 건조까지 거치면 감태 뜨기 체험이 마무리된다. 체험까지 했는데 감태 맛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감태’(甘苔)를 풀면 단 이끼다. 이끼처럼 생겨서 단맛이 난다고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이 단맛이라는 게 참 묘하다. 처음엔 쓴맛이 지배적이다가 씹을수록 단맛이 천천히 번진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도 자리를 뜰 수 없는 영화처럼 단맛의 여운이 짙다. 감태 김 한 장에 수백 번의 허리 굽힘, 수십 번의 헹굼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곱씹게 되는 단맛이다. 이 쌉싸래한 달달함에 중독되면 김이나 파래는 성에 차지 않는다. 감태 김치, 감태 무침 등 감태를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감태 김에 밥 한 숟갈 올려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마을의 다양한 즐길 거리 중 바지락 캐기 체험은 가족 방문객에게 언제나 인기다. “엄마, 나 게 잡았어!” 갯벌에서는 아이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소란스러워진다. 바지락은 갯벌 표면 가까이에 살기 때문에 호미로 야트막한 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체험 후에는 중리의 너른 갯벌을 따라 마을을 산책할 시간이다. 이른 봄 햇살을 받은 갯벌은 별 가루를 뿌린 듯 반짝이고, 꽃무늬 작업복을 입은 할머니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갯것을 손질한다. 마을의 오늘은 어제와 다르지 않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것이다. 단조로울 정도로 반복되는 일상의 어촌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중리 감태에는 연초록 물이 오른다. 봄이 오고 있다는 소리다.중리어촌체험마을 인근 볼거리 ●묵향 흐르는 문화예술공간, 서산창작예술촌 중리어촌체험마을 맞은편 언덕배기에 분홍색 옷을 입은 단층 건물이 있다. 2010년, 서산시가 폐교를 매입해 만든 서산창작예술촌이다. 서예, 미술, 도예 등의 다양한 전시가 두세 달에 한 번씩 교체되며 연중 열린다. 예술촌은 30분 남짓이면 둘러보기 충분하다. 초등학교 교실과 복도는 어엿한 갤러리가 된다. 마룻바닥이 삐거덕대는 소리와 스피커에서 흐르는 클래식 음악이 기분 좋은 화음을 이룬다. 예술촌 뒷문은 운동장으로 이어진다. 하늘로 힘차게 뻗은 솟대와 나룻배가 서산의 들녘을 배경으로 안온한 풍경을 연출한다. 서산창작예술촌이 특별한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가 중 한 명인 시몽 황석봉이 이곳의 관장이기 때문이다. 웅진식품 ‘아침햇살’ 음료수 병의 수묵화, 국순당 ‘백세주’의 글씨 모두 그의 작품이다. 서산 출신인 황 관장은 50여 년의 서울살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 허름한 폐교에 자신의 예술혼을 불어 넣었다. 크고 작은 작품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서예 아카데미까지 예술촌 구석구석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란 없다. 서예 아카데미에서는 서예의 대가에게 전통서예, 현대서예, 전각을 배울 수 있다. 수업료는 무료, 재료비는 별도다.●류방택 선생 업적 기리는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 ‘류방택’이라는 이름은 낯설어도 만 원권 지폐 뒷면의 별자리 그림은 익숙하다. 그림의 정체는 천상열차분야지도(국보 제228호). 서산 출신의 고려 말 천문학자, 금헌 류방택 선생이 제작한 것이다. 하늘을 그린 석각 천문도 중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둥근 원 안에 1467개의 별을 새겼는데, 별의 밝기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표현했다.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은 류방택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관측실에서 천체를 관측할 수 있음에도 ‘천문대’라고 명명하지 않은 이유다. 1층의 류방택사료관에서 류방택 선생과 천상열차분야지도에 관한 전시를 둘러보아야 공간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주 관측실은 현재 장비 수리 중으로 보조관측실만 이용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의 슬라이딩 돔 뚜껑이 열리고 굴절망원경으로 낮에는 태양의 흑점이나 홍염, 밤에는 달이나 별자리가 보일 때엔 모두가 탄성을 지른다. 주의할 점 하나. 해가 지고 별이 뜨기 전인 박명 시간(오후 5시 30분~7시 30분)에는 태양과 별 모두 관측할 수 없다. 이곳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접근성이다. 굽이진 길을 차로 몇 십 분 달려야 도착하는 두메산골 천문대가 아니다.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관측소를 표방해 훤한 대로변에 자리한다. 거대한 돔 뚜껑에 이끌린 곳에서 류방택 선생의 업적을 배우고 천체를 관측하게 된다면 꽤 뿌듯한 배움이겠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정철훈(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IC에서 ‘서산, 태안’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서산톨게이트 통과 후 70번 지방도를 지나 중왕교차로에서 중왕리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왕산이로를 5㎞가량 달리다 어름들2길을 따라가면 중리어촌체험마을이다. →맛집 : 서산시청 앞에 있는 진국집(665-7091)은 오래된 게국지 집으로 이름났다. 젓갈을 듬뿍 넣은 게국지를 중심으로 나물 반찬, 달걀찜 등을 준다. 삼기꽃게장(665-5392)은 2대에 걸쳐 운영하는 간장게장 전문점이다. 어리굴젓을 숙성시킨 젓국을 써서 꽃게의 비린 맛을 잘 잡아낸다. 큰마을영양굴밥(662-2706)은 간월암 근처에 있는 굴 요리 전문점이다. 간월도 자연산 굴, 대추, 은행 등이 들어간 영양굴밥이 대표 메뉴. 김에 굴밥과 어리굴젓을 함께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잘 곳 : 서산버스터미널과 중앙호수공원 근처에 잘 곳이 모여 있다. 중앙호수공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서산아리아호텔(668-7822)은 블랙 앤 화이트로 단장한 인테리어가 깔끔하다. 특실에는 의류 관리기인 스타일러를 비치했다. 계암고택(010-2376-8273)은 한옥의 전통미와 현대식 시설의 편안함이 조화를 이루는 고택이다. 19세기에 지은 사대부 한옥이지만 현대식 화장실, 부엌, 에어컨 등을 갖췄다.
  • 숙대 미래교육원, 학위과정 및 전문교육과정 수강생 모집

    숙대 미래교육원, 학위과정 및 전문교육과정 수강생 모집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원장 전용욱)이 학점은행제(학위) 및 다양한 맞춤형 전문교육과정(비학위)을 운영해 수강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숙명여대 미래교육원의 학점은행제 과정은 ▲아동학 전공 ▲사회복지학 전공 ▲식품조리학 전공 ▲식공간연출 전공 등이 운영되며 학점은행제 과정을 통해 학위취득은 물론, ▲보육교사 2급 ▲사회복지사 2급 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국가자격증을 함께 취득할 수 있어 수강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뿐만아니라, 숙명여대의 우수한 교수진이 교육현장에 참여하고 캠퍼스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 등도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해 수강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숙대 미래교육원의 다양한 맞춤형 전문교육과정도 눈길을 끈다. ‘자격증’과정은 ▲노래지도자 ▲시니어건강여가지도사 ▲시니어플래너지도자 ▲실버(치매예방) 두뇌훈련놀이지도사 ▲포크댄스 지도자과정 ▲미술심리상담사 ▲향기상담사 ▲조향디자이너 ▲컬러테라피스트 양성과정 ▲플로리스트과정 ▲와인소믈리에 ▲홍차·허브차컨설턴트 ▲디톡스주스&스무디마스터 ▲채식요리지도사 ▲한국몬테소리교육사 ▲이야기전문가·손유희지도사 ▲스피치지도사 ▲반려동물관리사 교육과정이 개설됐다. 또, ‘전문가’과정은 ▲미술경영리더십아카데미 ▲역학최고전문가과정(육효학) ▲세계꽃예술전문가과정 ▲선교무용 과정이 준비돼 있다. 이밖에도 ‘문화교양’과정은 ▲역사문화(한국역사) ▲역사문화(중국역사) ▲명화속신화이야기 ▲직장인을 위한 서양미술사 ▲향수로 읽는 문학 ▲퍼스널컬러셀프이미지코칭 ▲한국화 채색을 품다 ▲민화(한국전통채색화지도자양성과정) ▲수묵일러스트와캘리그라피 ▲빈티지멋가죽공예 ▲팝송으로 영어 입문하기 ▲한국무용 ▲독립책방(동네서점) ▲여행기획학교 과정이 개설됐다. 이외에도 ‘최고경영자’과정으로 ▲미식문화최고위과정 ▲디지털뷰티최고경영자과정 강의가 준비되어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 2019년 1학기 수강생 모집 및 기타 자세한 내용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랑 대신 SNS 택한 화백… “돼지 통해 기득권 악덕 풍자”

    화랑 대신 SNS 택한 화백… “돼지 통해 기득권 악덕 풍자”

    “올해 남북관계가 더 무르익고, 서민 행복과 정의사회가 구현되길 바라는 의미로 사회현상을 녹이려 애썼습니다.” 기해년을 맞아 지난 4일부터 황금돼지를 주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풍자 수묵화전’을 열고 있는 정태관(60) 화백은 13일 “몇 년간 틈틈이 사회적 이슈였던 주변 현상들을 묘사해 오다 무술년 개띠이던 지난해 개를 주제로 20점을 그려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국내 사회현상을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모습으로 담아 냈다. 12지신상(十二支神像)의 하나인 돼지라는 동물을 인용해 지도자들의 사회적 결함과 악덕, 비뚤어진 상황 등을 비꼬고 오늘날의 사회현상을 꼬집는다. 가로 45㎝, 세로 35㎝ 족자 형태에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최근 목포에서 논란을 일으킨 손혜원 의원과 관련된 ‘목포 기(氣) 대회’는 재미를 준다. 박지원·나경원·손혜원 의원이 서로 끈을 이로 물고 기 싸움을 하는 모습은 최후의 승자는 누구라는 제목으로 그려졌다. 돼지 위에 앉았다가 뒤로 넘어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종말도 웃음을 자아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건배를 하는 ‘평화통일의 만찬’, 한라산 백록담에서 두 지도자가 서로 껴안고 있는 ‘한라산의 평화’는 국민 염원을 대신하는 듯하다. 대학에서 민중미술에 심취했던 정 화백은 한국민족미술인협회 목포지부 사무국장을 역임하는 동안 꾸준하게 생활 주변 모습을 시대상에 비유하는 작업을 펼쳤다. 작업실엔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5·18 민주화운동 폄하 발언을 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폐기물 쓰레기 차량에 버린 모습도 걸려 있다. 2017년 10월엔 세월호 목포 신항 거치 200일을 기록한 관련 수묵화 35점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정 화백은 “기존 전시회에서 탈피해 미술관을 찾아가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리는 온라인 작품 전시를 계속할 계획이다”며 “앞으로 매년 10년 동안 나머지 동물 하나씩을 작품에 담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재 목포문화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정 화백은 앞서 박근혜 퇴진 목포운동본부 문화예술 총연출,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상임공동대표 등을 맡는 등 활발한 사회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나는 조선의 화가로소이다 - 진도 운림산방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나는 조선의 화가로소이다 - 진도 운림산방

    “鳴一世(명일세) : 세상을 진동시키다” 낯설 수도 있다. 유럽의 중세 문화를 대표하던 회화처럼 조선 후기에도 그림이 한 세상을 흔든 시기가 '잠시'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오원 장승업(1843-1897)이었다. 그는 1800년대 말 조선의 운명을 마름질하던 청나라 사신들의 조선인 역관들의 후원을 받아 조선 후기 사대부 문화에 장식용 그림을 본격적으로 집어넣은 인물이다. 오죽하였으면 고종의 어명(御命)을 받아 그림을 그리다가 도망을 쳐도 무사할 정도로 오원은 대접을 받았다. 이러한 장승업과 아울러 조선 회화의 맥을 굳건히 지켜 나갔던 조선말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1809-1892)이 만든 화실인 진도의 운림산방으로 가 보자.조선 후기에 가장 유명하였다는 장승업 그림에도 근저에는 조선 후기 남종화의 화풍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바로 사대부들 회화 문화에 있어 남종화는 고매한 인격을 드러내는 수단이자 장식용이었다. 따라서 조선의 양반들에게는 남종화풍의 회화 양식을 벗어나는 그림은 더이상 그림이 아니었다. 따라서 조선 사대부들이 즐겼던 회화 전통은 곧 남종화의 역사였다.여기서 남종화란 인격이 드높은 사대부(士大夫)가 수묵 담채로 담백하게 그린 맑은 정신세계의 연장선이며 눈앞의 사물을 뛰어넘는 유교의 정신 문화였다. 대표적인 조선 남종화 대가가 단지 서예가로만 우리에게 알려진 추사 김정희(1786-1856)였으며 그의 작품인 '세한도'는 조선 후기 남종화의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서예성을 강조하고 주변의 군더더기들은 과감하게 지워버린 세한도는 조선 후기 사대부 회화의 최고봉으로 여전히 손 꼽힌다.바로 이런 남종화의 대가였던 추사 김정희의 제자가 허련이었다. 그는 더 이상 중국의 산수화 화풍을 답습하지 않고, 조선 회화만의 특성을 잘 살린 화가였다. 허련의 화풍은 그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이 독특하였는데 붓을 다루는 솜씨가 강직하였고, 구도 및 수묵의 농암 표현이 자유분방하였다. 따라서 허련 이후부터 조선 남종화가 중국 남종화 화풍에서 벗어나 조선 남종화만의 특성를 지닌 스스로의 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이런 허련의 특성은 그의 후손들에게도 고스란히 내려왔는데, 이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 바로 손자인 남농(南農) 허건(1908~1987)이다. 허건은 고답적인 조선의 회화 양식에서 벗어나 특유의 ‘신남화’(新南畵)라는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 내었다. 허건은 신남화에서 할아버지 허련의 ‘갈필법’(渴筆法)‘ 전통을 제대로 이어받고 발전시키는데. 갈필법이란 물기가 거의 말라버린 붓으로 먹을 조금만 묻혀 마른 붓질을 하는 양식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이 갈필법으로 농촌의 풍경, 산과 들, 바닷가 등의 향통적 풍경을 그려 제23회 조선전람회(1944)에 출품한 ‘목포의 일우’로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허씨 가문이 이룩한 조선 수묵화의 전통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진도의 운림산방은 진도 첨찰산을 배경으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ㄷ’자 모양으로 만든 기와집인 운림산방은 초가로 된 살림채, 전시관, 연못과 연못 가운데 직경 6m 크기의 인공 섬에는 배롱나무가 있다. 특히 기념관에는 남도 회화의 맥을 이어온 허씨 가문 출신 화가들의 수준높은 작품도 관람이 가능해서 서양 회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눈에 색다른 관람 기회를 주기도 한다. <진도 운림산방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진도에 들러 시간이 남는다면. 고즈넉한 분위기의 넓은 화실이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들.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3. 가는 방법은? - 전남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15 - 군내 버스 이용(운림산방 앞) 4. 감탄하는 점은? - 잘 가꾸어진 정원. 조선 후기 남종화의 세밀하면서 웅장한 스케일.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늘상 조용한 편이다. 관람객이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기념관 내의 작품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쌈밥정식 ‘가족회관’, 성게비빔밥 ‘신호등회관’, 한우 생고기 ‘묵은지’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jindo.go.kr/tour/sub.cs?m=1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신비의 바닷길, 진도타워, 진돗개 테마파크, 이충무공 전첩비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조용한 곳이다. 진도에 들러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편안히 가 볼만한 곳. 특히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가 있는 장소.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수묵화에 고요한 자연 담았네

    수묵화에 고요한 자연 담았네

    한국화가 임태규(56) 작가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오는 21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작가 특유의 힘을 덜어 낸 수묵화 기법이 돋보이는 ‘흐린 풍경 시리즈’ 등 모두 2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화폭 속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고요함이 전시 포인트다. 산수풍경을 수묵이라는 재료로 줄곧 다뤄 온 작가는 흐릿한 기억을 주제로 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숲과 대지로 시야를 확장했다. 임 작가는 “차분함과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화폭에 고요함을 담고자 애쓰는 모습마저 함께 그려 넣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며 다양한 해석을 낳는 것도 흐린 풍경 시리즈의 특징이다. 처음에는 작가의 내면 속 우울한 기억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과거 자신의 안식처이자 가장 평온했던 곳인 고향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임 작가의 작품들은 어느 한 시점으로 시선이 고정되지 않는다. 흐릿함과 진함을 대비해 관람객들의 시선 변화를 자연스레 유도한다. 임 작가는 1992년 동아미술제 회화1부 동아미술상, 1993년 제1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모두 18회의 기획전을 열었으며, 현재 성균관대 예술학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조선을 사랑했지만 지워진 일본화가들

    조선을 사랑했지만 지워진 일본화가들

    일제강점기는 우리 근대 미술계에 참 난감한 시간이다. 기억하자니 친일이 돼버리고, 잊자니 40년 공백으로 남는다. 그래서 애써 이를 부정하곤 한다. 이 부정의 시간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우리에게 여전히 큰 과제다.‘일본 화가들 조선을 그리다’는 근대 미술계의 공백으로 남은 일제강점기 일본 화가들에 관한 책이다. 황정수 미술연구가가 20년 동안 발로 찾아다니며 챙긴 일본인 화가 30여명의 작품과 생애가 담겼다. ‘도화서’로 대변되는 조선 미술계는 일제강점기 때 ‘개화’라는 이름의 새로운 미술 세계를 마주하고 일본 미술과 서양 미술에 자리를 내준다. 3·1운동 이후 일제는 식민지인을 계도한다면서 이른바 ‘문화정책’을 펼친다. 1922년부터 1944년까지 23년 동안 열린 조선미술전람회가 바로 그 대표적인 통로였다. 전람회는 많은 미술가를 배출하는 순기능이 있었지만, 미술계가 조선 총독부의 의도에 맞춰 왜색을 띠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출품·입선한 그림은 빼어난 작품이 많았지만, 현재 전하는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일본 화가가 그린 작품은 불태워졌거나 이름을 바꿔 유통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한국 화가 조석진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조선 사찰 풍경’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림 좌측 위쪽에 ‘1925년 초봄에 조석진이 봉운사를 그린 작품이고 ‘매애’(梅涯)라는 사람이 글을 썼다’는 설명이 붙었다. 조석진의 화풍과 전혀 다른 데다가 그림에 글이 지나치게 과하다고 생각한 저자는 그림의 인장에서 ´산본’(山本)을 보고 글자를 맞춰 본다. 이렇게 나온 ‘산본매애’(山本梅涯)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와서 활동했던 유명 일본 화가 ´야마모토 바카이´였다. 그의 그림이 마치 조석진의 작품처럼 팔린 셈이다.저자는 일제강점기 그림 가운데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며, 오히려 근대 미술계를 왜곡시킨다고 지적한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조선 총독부가 이른바 왜색 짙은 작품에 상을 주고, 한국 미술계가 거기에 맞춰 흘러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조선이라는 공간에서 한국 화가와 일본 화가가 교류했다. 한국의 유명 화가가 일본인 교사에게서 그림을 배우기도 했는데, 우리가 이를 부끄럽게 여겨 부정해버리면 우리 근대 미술은 결국 반쪽밖에 남질 않는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이들의 그림은 굉장히 한국적인 색채를 띤다. 한국을 누구보다 사랑한 가토 쇼린의 ‘마포풍경’은 한국의 시대상을 잘 드러낸다. 마포 쪽에서 한강 마포나루를 바라보며 종이에 수묵담채로 그린 이 그림은 조선 평민의 애환을 그대로 담았다. 조선 총독부가 조선미술전람회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 가타야마 탄 역시 누구보다 한국적인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특히 한복을 입은 조선 여인이 어린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림 ‘구’는 김기창의 ‘엽귀’와 비슷한 소재와 구도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두 작품은 1935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나란히 출품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금강산을 사랑한 화가 도큐다 교쿠류는 그 누구보다 금강산을 빼어나게 그렸다. 그의 그림은 200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었던 ‘그리운 금강산’전에서 허백련의 제자인 임신의 그림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744페이지 방대한 분량의 책에는 400점의 도판을 실었다. 이 가운데 120점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그림이다. 저자가 20년 동안 찾고 5년에 걸쳐 정리한 책은 사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일본 화가들이 그린 그림임에도, 그들이 애정을 가지고 그린 한국의 인물과 풍경을 보노라면 우리 미술계가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 돌아보게 된다. 예술에는 이념도 국경도 없다. 애써 부정하기보다는 다시 돌아보고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때가 아닐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횡권산수화로 만나는 백두산… 동양화가 윤영경 개인전

    항공사진을 촬영하는 것처럼 높은 공중에 시점을 두고 유장하게 펼쳐 낸 횡권산수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오는 5일부터 서울 중구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최하는 동양화가 윤영경 개인전 ‘하늘과 바람과 땅’. 윤영경은 진경산수 전통을 살려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수묵화로 그리는 작가다. 먹에 의지하는 묵법을 최대한 절제하고 선(線)으로 강산의 주름진 질감을 묘사하는 준법을 쓰는 점도 특징이다. 12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윤 작가는 중국 지린성에서 바라본 압록강과 백두산 풍광을 특유 화풍으로 되살렸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이들 그림에 대해 “장대한 압록강 물줄기와 백두산 천지, 그리고 광활한 대평원과 자작나무숲을 장대한 퍼스펙티브의 횡권산수화로 담아냈다”며 “압록강과 백두산을 그린 것에는 민족의 기상과 통일에의 염원, 우리 산청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윤 작가는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개인전 ‘그곳에…’를 시작으로 독일 뮌헨과 베를린,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해왔다. 전시는 오는 10일까지다. (02)724-6322.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그린 수묵화, 670억 원 낙찰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그린 수묵화, 670억 원 낙찰

    중국 송나라 시대의 대문호인 소동파(蘇東坡)가 그린 수묵화 작품이 미술품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670억 원이 넘는 거액에 낙찰됐다. AFP통신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전날 홍콩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소식의 수묵화 작품 ‘목석도’(木石圖)가 5959만 달러(4억636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목석도는 길이 185.5㎝의 두루마리 수묵화로, 바위 옆에 서 있는 고목은 시든 가지와 뿌리를 드러내 마치 용이 비상하는 듯한 형상을 담고 있다. 11세기 중국 4대 문인의 서예와 시가 새겨져 있으며 수집가 41명의 인장도 찍혀있다. 조너선 스톤 크리스티 아시아미술 부문 대표는 “소동파의 수묵화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하다”면서 “크리스티를 통해 아시아에서 거래된 미술품 중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소동파는 북송(北宋) 때인 1037년 생으로 본명은 소식(蘇軾), 동파는 호(號)다. 소동파는 중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인 중 한 사람이며, 존경 받는 학자이자 시인, 산문 작가, 화가, 서예가 그리고 정치가였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구름 속으로, 그 기운 속으로…초록 속으로, 그 고요 속으로

    구름 속으로, 그 기운 속으로…초록 속으로, 그 고요 속으로

    소슬한 가을바람이 부는 요즘입니다.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싶어 남쪽으로 달렸습니다. 전남 영암. 목포 옆 동네, 서울에서 차로 꼬박 5시간이 걸리는 도시, 어디에서든 월출산이 보인다는 곳. 그 말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영암에 머무는 내내 시선의 끝에는 언제나 월출산이 걸렸습니다. 일렬로 늘어선 바위 봉우리가 어찌나 힘차고 옹골차던지요. 너른 들판을 품에 안은 바위산은 땅에서 훅 솟아난 듯 하늘에서 툭 떨어진 듯 신비로웠습니다. 가까이에서 본 월출산은 기가 대단했습니다. 목적지인 구름다리에 이르기까지 바위를 타다가 단풍을 밟다가 기암괴석을 올려다보느라 심장이 쉴 새 없이 쿵쿵거렸습니다. 구름다리에서 마주한 바위 봉우리는 영암을 지키는 수호신인 양 굳건해 보였습니다. 역동적인 늦가을 산행이었습니다.영암과 월출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영암에 오면 이 말을 십분 이해하게 된다. 우선 영암 어디에서나 월출산이 보인다. 고깔을 가로로 이어 붙인 듯한 능선은 고요한 마을을 감싸 안는다. ‘신령한(靈) 바위(巖)’를 뜻하는 영암이라는 지명도 월출산에서 비롯됐다. 월출산 구정봉에 흔들바위 3개가 있었는데, 바위들이 산 밑으로 떨어지자 그중 하나가 스스로 올라왔다고 한다. 말 그대로 ‘신령한 바위’다. 월출산은 바위산이다. 소백산맥의 한줄기가 서남해안 평지에 우뚝 솟아났다. 800m가 조금 넘는 산이라고 얕봤다가는 큰일 난다. 바위 능선이 날카롭고 깎아지른 듯한 급경사의 절벽이 매서운 기를 내뿜는다. 때문에 정상 천황봉(809.8m)을 오르는 것이 만만치 않다. 다행인 점은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가 산을 찾는 이에게 적당한 목적지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지상 120m 높이에 설치된 다리에서 아스라하게 이어지는 산의 능선과 기암괴석의 위용을 마음 벅차도록 감상할 수 있다.●화승조천의 산세… 원적외선 내뿜는 화강암 여기는 영암군청 근처의 식당.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주변에서 월출산에 갔다 왔느냐고 한마디씩 한다. “영암에 왔으면 월출산은 꼭 가봐야 한다”, “난 한 달에 한 번씩은 오른다”, “산의 기가 무진장 세다”며 저마다 월출산에 얽힌 소회를 푼다. 영암 사람들 말이 빈말은 아니다. ‘택리지’를 쓴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월출산을 두고 “화승조천(火昇朝天)의 지세”라고 했다. 산세가 아침에 하늘로 타오르는 불꽃 같다는 말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아침에 화르르 타는 불꽃이니 기가 약할 리 없다. 게다가 월출산을 이루는 화강암의 80%는 사람에게 이로운 원적외선을 내뿜는 맥반석이란다. 산을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천황사 주차장을 출발해 구름다리를 지나 천황봉을 찍고 도갑사로 내려오는 8.9㎞ 코스, 도갑사에서 억새밭과 구정봉을 지나 전남 강진군 쪽의 경포대로 내려오는 7.1㎞ 코스, 천황사 주차장에서 천황봉까지 올랐다가 천황사로 돌아오는 6.7㎞ 코스 등이다. 등산 초보자에겐 하나같이 녹록하지 않은 거리와 난도다. 산과 친하지 않거나 가벼운 등산을 하고 싶은 이들은 구름다리를 목적지로 삼아도 좋다. 왕복 2시간 반의 산행은 월출산의 정기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아찔한 구름다리 위에서 펼쳐진 장엄한 풍광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30분쯤 걸어 본격적인 출발점, 천황사를 마주한다. 천황사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바람폭포와 구름다리 코스가 나뉘는 갈림길이기도 하다. 두 코스 모두 구름다리까지의 거리는 1㎞. 걸리는 시간은 40분 정도로 비슷하지만 길이 품은 풍경은 사뭇 다르다. 바람폭포 코스는 폭포를 벗하고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구름다리에 가까워질수록 철 계단이 이어져 등산하는 재미가 떨어진다. 구름다리 코스는 돌과 바위가 첩첩이 쌓여 있다. 바위를 연거푸 오르느라 막간에는 다리가 뻐근할 정도지만 산의 기운을 온몸으로 흡수하기에 제격이다. 바위가 낸 길을 따르기를 1시간쯤 됐을까, 새빨간 구름다리가 보인다. 회백색 봉우리 사이에서 대번 도드라지는 색이다. 다리는 월출산의 매봉과 사자봉을 잇는다. 1978년에 다리가 만들어지며 매봉에서 사자봉까지 34시간이나 걸리던 것이 5분으로 단축되었단다. 다리는 시간이 지나며 노후화되어 잠시 철거되었다가 2006년에 재개통했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다리의 폭은 1m. 예전 폭에서 두 배 가까이 넓어져 지나가는 사람끼리 눈인사를 나누거나 둘이 걷기 맞춤해졌다. 구름다리는 120m 높이의 수직 절벽에 걸쳐져 있다. 땅에서 올려다보는 것만도 아찔한데 다리를 건널 때 바람이 불면 살짝 흔들리기까지 해 스릴이 더욱 고조된다. 안개가 짙은 날은 공중을 걷는 듯한 기분이란다. 구름다리에 첫발을 내디딜 땐 모두가 신중하다. 발뒤꿈치에 힘을 준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다. 다리를 반쯤 걸었을 때 고개를 들고 마주한 풍경은 장엄함 그 자체다. 앞뒤로 수직 절벽이 첩첩이 늘어선 모습에 무협지 속 산중에 들어선 듯하다. 운무가 짙은 날에는 선계의 풍경과 닮았으리라. 단풍으로 군데군데 불그스름한 빛을 띠는 봉우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니 그 앞에 선 인간은 압도해오는 풍경을 두 눈에 얌전히 담을 수밖에 없다. 구름다리가 있는 부근은 골이 진 터라 바람이 제법 매섭다. 위풍당당한 봉우리는 바람에 꿈쩍하지 않은 채 영암의 들판을 내려다본다. ‘신령한 바위’, 영암의 지명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다.●F1 선수처럼…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 정적이 깨진다. 굉음이 울려 퍼진다. 차들의 양보 없는 레이싱 한판이 한창인 이곳은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 최정상 모터스포츠인 F1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국제 자동차 경주장이다. 185만 3천여㎡의 광활한 대지에 서킷 5615㎞, 12만 석의 관람석, 미디어센터 등을 갖췄다. 일정이 맞으면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열리는 KIC트랙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경주를 보는 것만으로도 레이서가 된 듯 팔에 오스스 소름이 돋는다.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맞은편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카트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카트경기장이 있다. F1 경기의 아마추어 버전이랄까. 카트는 1인승과 2인승, 두 종류가 있는데 미취학 아동은 보호자와 2인승 카트를 타면 된다. 카트는 F1 경기용 차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차체와 지면의 간격은 고작 8㎝. 트랙을 내달리는 바퀴의 진동이 온몸에 전해질 만한 거리다. 카트 작동은 단순하다. 오른쪽 페달은 엑셀, 밟으면 앞으로 나아간다. 왼쪽 페달은 브레이크, 밟으면 멈춘다. 계기판이 없어 카트를 타며 속도를 조절한다. 카트경기장 트랙은 F1 서킷을 축소한 형태다. 쭉 뻗은 직선 코스, 코너링을 돌 수 있는 S자 코스를 고루 갖췄다. 직선 코스에서 속도를 힘껏 내다가 S자 코스 진입로에서 속도를 살짝 줄이는 등 탈수록 요령이 생겨 탑승 시간 10분이 짧게만 느껴진다. 중년의 아마추어 레이서들은 아이의 얼굴로 돌아간다. 함박웃음을 짓다가도 옆 카트가 추월이라도 할라치면 이를 악물고 속도 내기에 집중한다. 트랙을 달리는 동안 그렇게 일상의 걱정거리를 날려 보낸다.● 초록빛 비밀의 다원 ‘덕진차밭’ 여행깨나 다녀본 이들의 바람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풍경은 모자람이 없는 명당을 찾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이들에게 덕진차밭은 반가운 여행지다. 영암 군민도 “어디 가신다고요?”하고 되물을 만큼 인지도가 낮다. 전남 보성이나 경남 하동의 이름난 다원에 비해 크기도 아담하다. 그럼에도 덕진차밭이 가볼 만한 건 월출산이 정면에 보이는 풍광과 차밭의 한갓진 분위기 때문이다. 차밭을 찾아가는 건 쉽지 않다. 인터넷 글마다 주소도 제각각이다. 몇 번 허탕을 치다가 군청 관광과에서 목적지를 ‘영암군 덕진면 운암리 143-1번지’ 혹은 ‘운암저수지’로 설정하라는 답변을 들은 뒤에야 비밀처럼 숨겨진 차밭이 나타났다. 덕진차밭은 백룡산 자락에 있다. 한국제다에서 1979년에 조성했으니 40년 가까이 됐다. 이곳에서 나는 차의 90%는 재래종, 나머지는 외래종이다. 비스듬한 언덕에 초록 이랑이 층층이다. 봄이나 초여름 차밭이 싱그러운 분위기라면 늦가을 차밭은 추수가 끝난 들녘처럼 고요하다. 인적이 드문 차밭 사이를 걷다 보면 칙칙했던 마음에도 초록 물이 오른다. 이곳을 찾기에 최적의 시간대는 차밭에 안개가 자욱하고 월출산 능선이 수묵화 같은 선을 그리는 새벽, 최고의 조망점은 차밭 꼭대기 정자다. 너른 차밭과 굽이진 월출산 봉우리가 완벽한 구도를 이룬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논산천안고속도로를 지나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한다. 호남고속도로 논산분기점부터 1시간 정도를 달리다 ‘나주, 운수IC’ 방면으로 진입한다. 무안광주고속도로 운수IC와 빛가람장성로를 지나 왕곡교차로에서 ‘해남, 영암, 국립나주박물관’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천황사교차로에서 ‘영암, 월출산국립공원, 천황사’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천황사로를 따라가면 월출산국립공원이다. →맛집 : 영암은 1980년대에 간척지가 되기 전까지 항구를 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바다에서 난 재료가 들어간 음식이 많다. 독천식당(472-4222)의 갈낙탕이 대표적이다. 갈비탕 국물에 세발낙지 한 마리가 통으로 들어간다. 남도한정식이 당긴다면 파랑새정원(461-2021)이 어떨까. 젓갈 정찬을 주문하면 생선구이를 중심으로 젓갈과 계절 반찬이 한 상 가득 깔린다. 돌쇠정(464-3337)의 연잎 떡갈비정식은 떡갈비를 연잎에 싸서 찐 다음 구워내 잡냄새가 없다. →잘 곳 : 영암에는 정갈한 전통 한옥집이 많다. 월인당(471-7675)은 ‘달빛이 도장처럼 찍히는 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월출산 사이로 솟은 달빛이 유난히 환하다. 객실에 개별 화장실과 취사시설이 있고, 주인장이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준다. 호텔현대목포(463-2233)는 영암금호방조제 입구에 위치해 영암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이 일품이다. 전 객실에 전망 발코니가 있어 어디에 묵어도 풍경이 보장된다.
  • 수묵채색화 중견작가 지암 김대원 ‘멈추지 않는 노정’전

    수묵채색화 중견작가 지암 김대원 ‘멈추지 않는 노정’전

    수묵채색화의 현대화에 매진하는 중견미술가 김대원(조선대 미대 명예교수) 화백이 22일까지 서울 종로 팔판동 한벽원미술관에서 ‘지암 김대원: 멈추지 않는 노정(路程)’을 연다. 한국화 전시와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 월전미술문화재단 한벽원미술관의 2018 재단선정작가 초대전의 일환이다. 김 화백은 50여년간 23회 개인전을 열고, 450여회 단체전에 참여하며 화단을 이끌어왔다. 조선대 미술대 학장과 부총장을 역임했고, 현산미술상·전남미술대전 최고상·미술세계 올해의 작가상 등을 받았다. 2014년 황조근조훈장을 수상했으며, 우리민족문화예술연구소 대표를 지내고 있다. 그는 1980~90년대 전통성에 기반한 수묵산수화 제작 시기를 거쳐 2000년대 이래 강한 표현력의 추상화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엔 분방한 화면과 함께 문인화적 미감과 주제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끊임없이 예술세계의 변화를 모색한 김 화백의 흥미로운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이다.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을 놓고 보면 이성적인 화면에서 더 감성적인 화면으로 점차 강한 전이가 이루어졌는데,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유난히 감성적인 측면이 강하다. 과거의 작품들이 잘 계획된 구성과 이에 걸맞은 묘사, 채색 등의 비중이 컸다면 이번 작품들은 수묵과 채색 자체의 물성(物性)에서 오는 우연적 효과의 역할이 크다. 특히 이번 작품들의 주제가 강렬하다. 아픈 과거의 역사, 현재의 흉악한 세태를 다룬 것이 그 예이다. 보편적인 시각으로 보면 작가의 작품을 추상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이러한 작품 성격을 감안하면 사의화(대상을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느낌을 강조해 그린 그림)이자 문인화의 현대적 변주라 정의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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