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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묵화가 박대성씨 5년만에 개인전

    소평(小平) 박대성(55).수묵의 운필로만 30년의 화력을 쌓아온 그는 대자연을 스승으로 독학,한국 수묵화의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온 입지전적 작가다.활달한 붓놀림과 강인한 필세,청명한 갈필(渴筆)과 은은한 먹빛.소평의 그정갈하고 자유로운 선과 묵향의 세계는 수묵화 본연의 품격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자연의 진리를 먹그림에 담아온 그가 18일부터 6월 11일까지 서울 평창동가나아트센터에서 5년만에 개인전을 연다.‘해금 일출’‘삼선암’‘향원정’‘묘향산 만폭동’‘평양 연광정’등 99년작과 올들어 완성한 ‘금강전도’‘돌담수화(樹話)’‘정방산 성불사’‘병산서원’‘오견금강산도’,문인화 ‘가지’등 근작 4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묘향에서 인왕까지’라는 제목이 붙었다.그렇듯 조국의 산하가 주된 소재다.작가는 지난 10년동안 묘향산,금강산,백두산,정방산 등 북한지역에서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북한산,인왕산까지 골골샅샅이 누볐다.그런 다리품 끝에 묘향산의 정기를 담아낼 수 있었고,화가로서 도전하기 쉽지않은 안동의병산서원을 농축된 화법으로 그려 냈다.작가는 북한에서 제일로치는 묘향산을 “백두와 금강을 합친 것”이라고 말한다. 수묵화의 생명은 선(線)이다.선이 살아 있어야 한다.소평 역시 그런 필선을 중시한다.그의 거실에 걸려 있는 마우쩌둥의 시 ‘만강홍(滿江紅)’을 옮겨 쓴 현판은 소평 그림의 수려한 필선을 짐작케 하기에 충분하다.그는 요즘고려불화의 선에 매료돼 있다.“섬세하면서도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는 고려불화의 선은 거미줄에서 예지를 얻은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평은 지난 98년 북한 화문(화文)기행을 포함,수차례에 걸쳐 북녘의 산하를 둘러 봤다.그 때 스케치해둔 북녁의 풍광이 이번에 먹그림으로 온전히 되살아났다.전시작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오견금강산도’.가로 11m,세로21㎝의 장축으로 연결된 그림이다.동해의 장전항에서부터 온정리를 지나 외금강,삼선암,괴면암,만물상,삼일포,해금강,명사십리,신계사,그리고 조선 후기부터 대가들이 즐겨 그렸던 옥류동 계곡,비룡폭포,구룡폭포에 이르기까지금강산 절경이 차례로묘사돼 있다.그 풍경 사이사이엔 꽃을 그려넣어 사계절의 경계를 지었다.적재적소에 배치된 산뜻한 색깔의 할미꽃,도라지,금강초롱,해당화,구절초가 자칫 단조로워지기 쉬운 산수화의 약점을 거둬낸다.해금강 일출 대목은 해가 뜨는 자리에 ‘양’자의 도장을 찍어 멋을 내기도 했다.동양화에서 흔히 쓰는 ‘유인(遊印)’,즉 문자도장이다.장축의 그림은 제작하기가 쉽지 않다.채우고 비우는 허허실실이 맞아야하고 음양의 조화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묵산수화는 전통적으로 문인화적인 화풍 일색이었다.실재하는 자연을 그린 실경산수화일지라도 정신성을 중시하는 사의(寫意)의 세계를 드러내는 것을 이상으로 여겼다.소평의 수묵화 또한 그런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하지만 그는 다양한 소재와 표현형식을 통해 문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다.그의 그림에는 현대적인 감각들이 시원스레 배어 있다.문방사보와 함께 옥판선지와 한지를 사용하는 그는 더러는 붓질을 건너뛰고,대담한 간필(簡筆)을 활용하며,망실된 구조물을 복원해 그리기도 한다.그의 화면경영은 어떤 구속으로부터도 자유롭다.(02)3217-0233. 김종면기자 jmkim@
  • 먹으로 되살아난 장중한 ‘自然’

    중국 조선족 미술계를 대표하는 수묵화가 장홍을(57)의 작품전이 16∼21일서울 중구 태평로 1가 서울갤러리 1전시실에서 열린다. 작가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재현적인’ 수묵산수를 추구한다.그러나 이상으로서의 자연,정신으로서의 자연도 결코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그의 자연은먹으로 되살아난다. 먹만으로 장중하고 치밀한 필치의 풍경을 그려낸다.파묵·발묵·선염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겨울’‘한적한 오후’‘만추’등의작품은 그 유려한 붓질의 산물이다.(02)2000-9737. 김종면기자 jmkim@
  • 백색화면에 담은 절제의 미학

    절제된 백색화면에 펼쳐진 무한한 정신의 세계.모노크롬 화가 이동엽(54)의그림은 침묵, 신비,환상,망각,명상 등의 말과 동의어다.색채랄 것도 형체랄것도 없는 속살의 언어로 다가와 이내 침묵의 심연에 빠져들게 하는 그의 그림이 유혹한다.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이동엽 ‘사이-명상’전.작가로선93년 뉴욕 헤나켄트 갤러리 전시 이후 7년만에 갖는 뜻깊은 자리다. 이동엽은 누구인가.이우환,윤형근,박서보 등과 함께 70년대 한국 미술계를풍미했던 단색화의 대표주자다.우리의 전통 백색을 놓고 한국과 일본 미술계에서 일어난 이른바 ‘백색논쟁’을 유발한 주인공이 바로 그다. 그는 서양화가이지만 철저하게 동양적이다.극도로 절제된 백색화면을 견지하는 가운데 동양 전래의 수묵화와 문인화의 공간개념을 도입한다.색과 형태를 최대한 생략한 채 여백을 동양적인 사고의 장으로 남겨둔다.물질세계와정신세계를 무시로 넘나드는 존재론적인 소우주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단순한 수평과 수직의 틈새를 통해 대지와 생명의 조화를 조형화하는 한편 인체와 우주의 일체성도 추구하고 있다는 평.그러나 아무리 주석을 붙여도 그의 그림은 숙명적으로 난해할 수밖에 없다.작가는 “나의 그림은 평면이 아니라 직관적 공간이다.서구의 미니멀 아트는 이미지를 지우는 작업이지만,나의 단색화는 인간을 지우는 작업이다”라고 말한다.전시는 16일까지.(02)544-8481. 김종면기자
  • [리뷰] 문봉선‘…붓길따라 오백리’전

    한국화가 문봉선의 ‘섬진강,붓길따라 오백리’전이 아트스페이스 서울과학고재에서 나란히 열리고 있다. 이 수묵화전은 부드럽게 감겨드는 이름을 달고 있으나 타이틀만 믿고 태평하게 부드러운 그림을 기대했다간 실망한다.실망보다는 예기치 않는 각성과마주친다는 편이 올바르다.우리 산천을 그리는 수묵 풍경화가 부드러움을 완전히 모른 체하기는 어려울 터이나 작가는 부드러움에 그다지 유의하지 않는다.문봉선은 섬진강 주변 풍경을 결코 유(柔)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관람객들은 전시장 첫 그림부터 작가의 ‘사나운’ 눈길을 느낀다. 조금만 한눈팔면 화폭에다 실현시키고자 한 풍경과 느낌이 흩어져 버릴세라눈을 부르뜹고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사납다는 말이다.그래선지 그의 그림은 보기가 편치 않다.가까이 다가가서 눈을 크게 뜨고 이것저것을 구별해야한다.작가는 관람자에게 편안한 거리 같은 걸 배려할 생각이 없다.자기 고집대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연한 먹물을 슬쩍 바르는 데서부터 붓에 먹물을 시늉만 묻히고 짙게 그리는갈필에 이르기까지 곧은 한 길을 걸으려는 의지가 느껴진다.보는 눈을 편하게 해줄 셈으로 형상을 다듬을 마음도 없고 색채를 베풀 생각도 없다.조약돌같이 매끈하기만 한 한국 풍경화에 익숙한 눈에는 문봉선의 수묵화는 발부리에 채이면 아픔을 주는 울퉁불퉁한 돌멩이같다.아픈 각성에도 불구하고 그의그림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작가는 전북 진안에서 발원하여 남해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212km의 섬진강수계를 수년간 직접 답사했다고 한다.작품 ‘섬진강 전도’는 무려 22m 길이다.이런 수치들보단 그저 부드럽기만 한 눈으론 잡아내기 어려운 어스름이나 새벽,말갈기처럼 일어선 대나무숲 등과 지지않고 눈싸움을 벌이는 작가의고집이 더 귀중해 보인다. [김재영기자]
  • [쉽게 읽기] 오주석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고고학이나 미술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의 작업을 강우방 선생은 연어의 생태에 비유한 적이 있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연어는 상류를 향해 격류를 거슬러 올라가 결국 자신이 태어난 출생지에 알을 낳고 죽는다.이러한 연어의 모천회귀와 역사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그림의 연원을 밝히고 거기에 새로운빛을 비추어 다시 태어나게 하는 미술가들의 연구는 사뭇 닮은 데가 있다. 오주석 교수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솔 펴냄)을 읽으면서도 나는 내내 연어의 유영을 떠올렸다.간결하고 담박한 그의 문체는 잘 단련된 지느러미 같아서 과거와 현재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옛 그림들이 품고 있는 신비를 풀어내 보여준다.단순히 지식으로서가 아니라 획 하나에 담긴 옛사람들의 마음결을 읽어내고 그것이 얼마나 깊은 철학적 기반과 예술적 감각에서 나온 것인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언어로 바꾸는 일이란 어느 정도의 한계를 전제로 하기 마련이다.그러나 김명국의 ‘달마도’가 왜 색채화가 아니라 흑백이 약동하는수묵화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김정희의 ‘세한도’가 왜 원근법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구도를 가지게 되었는지,윤두서의 ‘자화상’은 왜 귀가 그려지지 않은채 미완성작으로 남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 저자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동안 우리는 어느새 그 오래된 그림 속에 따라 들어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붓과 먹보다는 크레파스와 색연필부터 겪고 자란 우리로서는 그림을 보는눈에 있어서도 서양중심의 기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그림에 대한 섬세하고 생동감 있는 감상문인 동시에 서양의 그림과 근본적으로 다른 우리 옛그림 감상법에 대한 입문서로도 휼륭하게 읽힐 수 있다.옛 사람들은 ‘그림을 본다(看畵)’고 하지 않고 ‘그림을읽는다(讀畵)’고 표현했다. 이러한 표현은 글씨와 그림이 하나였던 동양의 전통 때문이기도 하지만,밖으로 드러난 형상보다 그림에 담긴 마음과 생각을 중시하는 태도를 반영하고있다.동양화 특유의 여백의 미도 여기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언어와 형상을 뛰어넘는 그 침묵의 공간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과 삶의 총체를 투여하는 일이 필요하다.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 역시 그림을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으로 읽어내며 그것을진정으로 즐기는 일이다.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하지 않는가. 값9,500원/나희덕 시인
  • 일러스트레이터들 새달 전시회

    동화책이 날로 다양해지고 화려해지고 있다.그림도 단순한 선 위주의 디자인에서 본격적인 유화 내지는 수묵화 등 예술성을 담은 작품으로 바뀌고 있다. 어릴수록 글보다 그림에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그러나 유명화가들이 그려 화제가 된 몇권의 책 말고는,동화책의 그림은 부수적인‘삽화’ 정도로 대접받는 실정이다. 그러나 동화책의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이야기가 가사라면그림은 멜로디”라고 주장하면서 동화의 예술적 향기를 높이는 것이 바로 그림인 일러스트라고 강조한다.특히 이야기와 그림은 ‘상호유기적’이어야 어린이에게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화그림작가 14명은 이런 관점에서 다음달 8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일러스트 전시회를 갖고 동화책에 나온 그림의 원화 등을보여준다.97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것. 강영수 김민정 김소영 김희영 박찬욱 백은희 안수민 윤미숙 이은선 임경희정세희 최원선 최현미 황성혜씨 등이 출품작가.이들은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어린이들이 자란다는 데 크게 자부심을 갖고 있다. “동화책 안의 박제된 그림이라는 점이 아쉬워 책 밖으로 나온 것입니다”강영수씨는 전시회가 작가를 위해 마련됐지만 어린이들을 꿈의 세계로 안내하는 또다른 길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밝힌다. 더욱이 이번 전시회는 일본풍과 프랑스의 유명작가의 아류가 판을 치는 풍토를 벗어나보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동화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부여된 과제는 우리 것에 대한 애정과 현대적인 감각을 어떻게 담아내느냐 하는 것입니다” 한양여대 일러스트레이션학과김석진교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이런‘독립전’이 발전의 자극이 될 것 이라고 전망한다. 첫번째 전시회에서 어린이는 물론 부모들도 “동화와 꿈의 세계에 젖었다” “마음이 착해지는 느낌이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하는 이들 출품자들은 이번 전시회에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아기들은 동화의 그림에서 세상을 만난다’는 확고한 신념을 지닌 이들 일러스트레이터.착한 마음을 갖고나쁜 마음을 반성하는 동화같은 세상을 꾸미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한다.이번 전시회는 어린이들에게 풍성한 꿈을 주는 장(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남주기자 yukyung@
  • 동양화가 한정수 유작展 금호미술관 새달15일까지

    동양화가 한정수의 유작이 한 자리에 모였다.8월 15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열리는 ‘제5회 한정수 개인전’에는 ‘돌’‘물고기’‘화훼연습’등 작가의 대표작 50여점이 나와 있다. 한정수는 관념세계가 아니라 현실세계에 관심을 갖고 주변의 사물들을 다뤄온 작가.동양화가로서 그는 몇가지 의미있는 시도를 해 주목받았다.묵색과인주색 일변도인 수묵화의 기본색을 늘리기 위해 목탄과 카민(carmine)을 사용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양홍(洋紅)으로도 불리는 카민은 연지벌레에서짜내어 만든 붉은 빛의 물감.그는 또 붓 대신 손끝 혹은 손톱에 먹물을 묻혀 그리는 지두화(指頭화)와 종이 뒷면에서 그려 앞으로 배어나오게 하는 배채법(背彩法)을 독자적으로 사용했다. 금호미술관측은 이 전시에 ‘유작전’이라는 이름 대신 ‘개인전’이라는 말을 붙인 이유에 대해 “동시대를 사는 다른 작가들의 개인전처럼 객관적으로 보여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한정수는 지난 98년 충남대 예술대 회화과 조교수로 재직중 암이 재발돼 41세의 나이로 숨졌다.
  • [리뷰] 국립극단 ‘무의도 기행’

    국립극단이 대학로 나들이에 나섰다.공연작은 지난달 국립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던 함세덕의 ‘무의도 기행’이다. 막이 오르면 1938년 서해의 작은 섬 무의도의 용유보통학교 졸업식 광경이관객을 맞는다.‘주름막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지면서 ‘추억으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첫찌 졸업생’이면서도 진학을 못한 천명(구성춘)을 달래려고 교사 함세덕(박상규)은 자신의 희곡 ‘산허구리’가 실린 ‘조선문학’을 선물한다.이에 천명은 작가의 꿈을 키운다. 첫 장면만 봐도 주인공의 앞날이자 작품 전체의 분위기인 ‘비극적인 운명’을 감지할 만하다.끼니 때울 거리를 걱정해야하는 삶터와 ‘심약한 문학청소년’은 화해할 수 없는 평행선이다.나머지는 ‘슬픈 예고편’을 살찌우는 재료들이다. 시계추가 3년을 훌쩍 뛰어넘어 다양한 인물이 무의도를 채운다. 천명(이상작)의 자질을 아껴 사위로 삼으려는 한의사 구주부(김재건)와 자신의 고깃배에 태우려는 외삼촌 공주학(이문수)이 줄다리기를 펼친다.천명의부모 낙경(장민호·최상설)과 공씨(백성희·이혜경)의 무기력한 탄식도 이어진다. 가난을 숙명처럼 여기는 주민들의 걸죽한 입담을 곁들이면서 아름다운 우리말과 한폭의 수묵화 같은 무대 장치로 ‘빛바랜 흑백 풍경’을 세밀하게 엮어간다. 연출가 김석만의 눈길은 담담하다.한치의 덧붙임도 없이 잔잔하게 묘사한다. “옛 작품을 오늘날에도 옛 것처럼 보이게 하자”는 작업 태도로 시종일관하는,잔인할 정도의 냉정함을 보인다.죽을 줄 알면서도 배를 타는 천명을 통해 ‘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차분하게 담아낼 뿐이다.가난과 싸우자고 선동하지 않으며 ‘처절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감각적인 장르가 인기를 주도하는 세태에 이 ‘씨알도 안 먹힐’작품에 눈길이 가는 까닭은 서정성과 사실성에 있다.느릿느릿하지만 한 장면씩 넘어가는 잔상은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역설적 아름다움은 기어코 눈가를 적신다.8월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2274-1173이종수기자
  • 동양화가 임효 개인전

    “서양사람들은 수묵화를 에스키스(esquisse,초벌그림) 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수묵 특유의 미학과 멋을 모르기 때문이죠.수묵이 지닌 조형적장점을 개발한다면 그것은 세계적인 재료가 될 수 있어요” 30일부터 새달9일까지 서울 선화랑에서 제13회 선미술상 수상 기념전을 여는 동양화가 임효.그는 요즘 ‘수묵의 창조적 사용’이란 화두와 힘겨운 씨름을 하고 있다. 수묵에 기대지 않고는 한국적 미감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소신.하지만 지필묵을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의 수묵화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믿음 또한 갖고 있다.그래서 그가 고안해낸 방식이 바로 종이죽 작업이다.콩을 쪄서 메주를 만든 뒤 발효시켜 장을 만들 듯 그는 종이죽을 쑤어 형태를 만들고 먹을 우려내 작품을 완성한다.“닥종이로 바탕을 만든 다음 그 위에 먹을 칠하고 먹이 마르기 전에 닥원료인 종이죽을 얹어 먹이 배어나오도록 하는 방식입니다.단순히 칠을 해 그린 그림과 이처럼 먹을 우려내는 과정을 반복해 만든 그림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죠.한결 깊고 그윽한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저는 그것을 우리의 ‘장맛 수묵’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의 선구적 미술사가인 우현 고유섭은 한국미의 특징을 ‘구수한 큰맛’,‘무계획의 계획’ 혹은 ‘무기교의 기교’라고 했다.또 한국미의 본질을‘자연에의 순응심리’에서 찾았다.그런 점에서 볼 때 임효의 이러한 독특한 그림작업이야말로 한국미의 근원적인 정서와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수묵미학의 새로운 가능성에 눈뜨기까지는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지난 86년 두번째 개인전까지만 해도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필묵법에 의한산수화 세계에 기초한 것이었다.그러나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조형적 열망은 그로 하여금 다양한 실험작업을 벌이게 했다.93년부터 몇년동안 그는 도자기로 도판을 만들고 그 위에 다시 돋을새김을 하는 이른바 도부조(陶浮彫)작업에 매달렸다.아크릴,석채,모래 등 온갖 재료도 섭렵했다. “지난 몇년 동안 다양한 서양의 재료들을 사용해 보았습니다.그것들은 그림을 그리기에 편리하다는 점에서 퍽 합리적이죠.그러나 서양 재료의 경우물과 물감,혹은 기름과 안료가 분리되지 않습니다.서양의 안료로는 수묵처럼 우려낼 수 없어요.‘우림 효과’는 수묵으로만 가능합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이제는 새로운 수묵화의 진경에 빠져 있는 올해 45세의 화가.그는 자신을 ‘돌아온 탕자’에 비유한다.대학(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서양화의 세계를 기웃거렸던 일,3년간의 금란여고 미술교사 생활 등은 모두 외도 아닌 외도였던 셈이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투박한 종이의 육질 위에 수묵담채의 자유로운 화면을펼쳐나갈 작정이다.우리 고유의 정서와 미감을 순수한 우리 재료를 활용해담아내는 임효의 작업은 그대로 한국미의 원형을 찾는 작업이다.우리 전통을 살린 가장 한국적인 그림으로 두꺼운 전통의 유럽시장에 진출해보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 고암 ‘왕죽도’3,300만원 최고가 낙찰/화랑협회 첫 경매 성황

    “자,이번엔 고암 이응노 선생의 수묵화 대작을 준비했습니다.네 폭 병풍으로 된 46년작 ‘왕죽도’입니다” 현재 추모전이 열리고 있는 고암의 작품이 소개되자 객석엔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그러나 경매사의 말이 이어지자객석은 이내 술렁이기 시작했다.“3,000만원부터 출발하겠습니다.입찰호가는 10%씩 늘어납니다.출발가 3,000.3,300 없습니까.3,300 네…낙찰됐습니다”지난 10일 오후 3시.서초동 예술의전당 자료관은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제1회 아트갤러리 경매에 응찰하려는 사람들과 화랑 관계자 등 300여명이 몰려 북적거렸다. 서울경매주식회사에 이어 한국화랑협회가 처음으로 본격 경매에 나선 이날행사는 적잖은 호응을 얻었다.경매에 나온 작품은 국내 작가가 5년 이전에제작한 근·현대 미술품 210점.이 가운데 62점이 팔려 29.5%의 낙찰률을 기록했다.고암의 ‘왕죽도’가 3,300만원으로 레코드 프라이스(최고가)를 기록했으며,최저가로 낙찰된 작품은 서양화가 육근병의 ‘풍경의 소리’로 40만원에 팔렸다.이날 경매의 묘미를 만끽하게 한 것은 서양화가 최쌍중의 작품‘풍경’.입찰희망자가 몰려 예상가의 2배인 700만원에 낙찰됐다.그러나 이번에 낙찰된 작품은 대부분 100∼400만원대의 소품들이어서 미술계 안팎의불황을 실감케 했다.한국화랑협회 권상능 회장은 “낙찰률이 당초 예상했던25%보다 높아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매년 4회씩 정기적으로 경매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한국화랑협회의 다음 경매는 6월 중순경에 치러질예정이다. 김종면기자
  • 다시보는 이응노의 한국화

    올해는 고암 이응노 화백(1904∼1989)이 프랑스 파리에서 작고한지 10주년이 되는 해.그의 서거 10주기를 기리는 추모전이 4월 2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가나아트센터와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린다. 현대 동양화의 사의적(寫意的) 추상을 개척한 화가,동양정신을 유럽에 전파한 동도서기(東道西器)의 거장.고암은 지난 67년 동베를린 간첩사건 등에 연루돼 결국 85년 프랑스로 귀화하고 말았지만 청전 이상범·소정 변관식과 함께 한국화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고암의 조형기반은 수묵화에서 찾을 수 있다.그의 ‘수묵추상’연작의 전형적인 양식은 굵고 강한 선과 담채와 점묘를 통해 중첩된 산의 이미지를 드러낸다.그러나 그는 수묵화 본연의 여백의 미를 추구하기 보다는 화면 전체를가득 채우는 전면회화의 양상을 보여준다.파리로 건너간 뒤 고암은 콜라주작업에 손대는 등 실험성을 추구했으며,후기에 들어서는 동양의 서예정신을토대로 한 기호론적인 작품경향을 보였다.이번 전시는 끊임없이 변화해온 그의 조형세계를 살피는데 초점을 맞춘다.묵죽화,산수화,수묵추상,종이콜라주,문자추상,군상 연작 등 120여점이 선보인다.이밖에 고암의 부인인 박인경 여사와 아들 이융세씨,그리고 64년 고암이 파리에 설립한 동양미술학교 제자들의 작품 30여점도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끈다.
  • 새달4일까지 백상기념관서 ‘북한미술가 7인전’

    북한의 대표적인 화가 7명의 작품전이 서울에서 열린다.3월 4일까지 종로구 송현동 백상기념관.‘북한미술가 7인전’을 기획한 사람은 북한의 현대미술을 미주 한인사회에 소개해온 미국 새스코화랑의 신동훈 대표.그동안 북한미술을 주제로 한 전시회는 여러번 있었지만 모두 중국을 통해 작품을 구입,전시한 것이었다.그러나 이번 전시는 기획자인 신씨가 현지에서 직접 작품을 수집해 마련했다. 출품작가는 송찬형·리맥림·김장한·최제남·표세종·선우 영·오영성.북한에서 인민예술가·공훈예술가로 손꼽히는 화가들이다.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전형적인 그림 ‘쇠물빛’(송찬형)을 비롯해 역동적인 여인의 모습을 표현한‘나의 수도’(리맥림),해금강의 비경을 담은 ‘해칠보의 달문’(선우 영)등 유채와 수묵화 34점이 전시된다.(02)724-2243
  • 홍석창씨 13년만의 개인전/심상이 농축된 수묵의 비경

    중진 한국화가 홍석창씨(홍익대 교수)개인전이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 열린다. 10여년만에 갖는 전시회에서 홍씨는 거침없는 표현과 과감한 생략,그리고 밀도 있는 추상화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홍씨는 우리나라 현대수묵화운동의 주역으로 젊은시절 홍익대와 대만 중국문화대를 거치면서 갈고닦은 수묵 및 채묵화의 기량이 탁월한 경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4년 중국·독일에서 개인전을 가져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격정적이면서도 천진난만한 풍격을 지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 특히 색채가 풍부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의 작업은 섬세하면서도 재기가 넘치는데다 스케일이 크고 강한 화면,기운이 생동하는 운필과 내면의 심상이 농축된 수묵의 비경이 일품이다.
  • 작곡가 金正吉(이세기의 인물탐구:182)

    ◎국악·양악 환상조율 ‘오선지의 마술사’/대표작 ‘8주자를 위한 추조문’/추사 김정희 수묵화 보는듯/실용·기능 음악에도 정열/연극·무용 분야 등서 독보적 존재 金正吉의 마음은 열려있다. 그래선지 그의 작품세계는 크고 넓고 깊다. 모든 것을 이해하면서도 모든 것을 수용한다. 그러나 예술적 고집은 ‘숨이 막힐 정도로’ 철통같다. 음악평론가 이강숙씨는 ‘그 철통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가장 소중한것을 가슴속 깊이 숨겨두고 있다’고 말한다. 독일 하노버음대에서 尹伊桑 문하에서 함께 공부한 작곡가 강석희는 ‘그는 언제나 남들을 제껴두고 앞장서 달려간다’고 감탄하기도 한다. ‘나이 60을 넘겨서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혼자 강의를 도맡아 건재를 과시하는가 하면 연극 영화 무용 행사음악등 손대지 않는 분야가 없으니 그 에너지의 자원이 어디에 도사리고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음악은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탐스러운 꽃을 피우고 튼실한 열매를 맺는다. 그는 국악기의 속성을 빈틈없이 꿰뚫어보고 국악의 선율과 음색을 제대로 살려내는 현대작곡가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8주자를 위한 추초문(秋草文)’은 대비(對比) 변화(變化) 기복(起伏) 조화(調和)를 고루 갖추면서 그의 손에 걸려든 음재료들은 횡적이든간에 종적이든간에 한 악구마다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고야 만다. 중앙대 국악과 정인평교수에 의하면 ‘유장하게 흐르는 선의 멋은 추사 김정희의 수묵화에서 볼수 있는 고전적 아름다움과도 일맥 상통한다’고 평하고 있다. 묵화속에 농담(濃淡)이 깃들여있듯이 선율은 점차 굵어지거나 가늘어지기도 하고 갑자기 방향을 틀어 파격적 볼륨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또 서로 다른 국악기,같은 종류의 양악기를 능란하게 조합하여 국악의 조적 소재와 서양의 우연성,미니멀리즘과 아치 구조를 절묘하게 구사해 낸다. 대표작 ‘추초문’의 경우는 고요하고 장중한 가운데 한악기가 명상적인 분위기를 반복연주하거나 궁중음악의 정관적(靜觀的)인 성격으로 현대적 아악풍(雅樂風)을 성취해낸 것이 일품이다. 김정길 자신도 ‘나의 창작 작업중 가장 의미있는 작품’으로 ‘추초문’을 손꼽고 있고 이곡은 국내외적으로 수없이 연주되어 지난 85년 독일의 호리존테 음악제에서는 7차례의 커튼콜을 받기도 했다. 그외에도 호가 윤명노의 그림을 보고 쓴 하프곡 ‘얼레짓’은 옥쟁반에 구슬이 떨어지는 소리로 작가 자신의 내적 심정을 감아내거나 풀어내고 일랑 이종상의 그림에서 힌트를 얻은 ‘원형상(源形象)’시리즈와 춘추전국시대 월(越)의 미녀 서시(西施)가 하루종일 비단을 찢었다는 고사에서 착상한 ‘두개의 오보에와 오브리캇’도 명편으로 호평된다. 비단 찢는 소리,금속성의 긴 여운,지속적인 콩뿌리기로 불확정적인 리듬을 추출하여 소리로부터 해방될 수 없는 현대인의 소외를 그리고 있다. 그가 음악을 시작한 것은 영등포 양평동에서 태어나 부친 金壽一씨가 관여하고 있던 양평동교회에 다니면서부터다. 정식으로 음악교육을 받진 않았으나 교회에서 오르간을 치는 시간이 잦아지면서 초등학교 4학년쯤에는 찬송가를 4부로 칠수있게 되었고 양정중 시절엔 밴드부,이후 해군군악대에 입대했다가 미8군에서 재즈밴드 피아니스트로 일하면서 7년이나 뒤늦게 서울대 작곡과에 입학했다. 나보다 앞장선 친구들을 따라간다는 집념에서 대학졸업때 쓴 ‘바이올린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3중주’는 조선일보 신인음악회에 선정되어 남들보다 먼저 작곡가로 데뷔했다. 69년 당시 동백림사건으로 한국에 와있던 윤이상씨가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보고 강석희 백병동과 함께 독일유학을 권유했으나 분주해진 국내 음악활동에 쫓겨 한학기나 지나서야 독일로 갔고 그때부터 주로 12음열을 만드는 기초적인 학습에 파고들었다. 나만이 할수있는 음악은 무엇인가. 그 무렵의 한국작곡가들의 작품에 ‘한국적인 티’만 있을뿐 ‘진정한 자신의 메시지’가 담겨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자 국악의 현대화를 앞세워 ‘위상공간’‘비(秘)’‘초립동’ 같은 한국적 곡들을 탄생시킬수 있었다. 그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프로페셔널은 자기취향에 맞는 음악만을 고집해선 안된다’는 자세로 실용음악’ 기능음악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첫 작품은 지난 74년 극단 산울림의 연극 ‘가위 바위 보’를 위해 쓴 ‘타악기를 위한 변주곡’. 창작음악이 연극무대에 사용된것은 그때가 처음인 셈이다. 한국 전통음악에서 유추한 음악언어로 황종·중려·임종의 3음음계,평조 및 계면조의 5음음계와 민요선율을 직접 인용하기도 하고 무속음악인 시나위의 불확정성과 즉흥성을 계산하여 ‘뛰어난 음악은 그 곡절이 반드시 평이하다(大樂必易)’는 유교적인 음악관을 그의 사상에 연결시키고 있다. 하나의 음정을 작품 전체의 모티브로 삼으면서 무절제하게 많은 음을 다루기 보다 박절적(拍節的)으로 분할되는 리듬이 두드러진 것도 그만의 특징이라 할수있다. 작품의 구조에 있어서도 폴리포니(多聲部)와 호모포니(單聲律)의 대비구조,단일악기로 구성된 이중구조,프래그멘트(파편)들의 반복과 배열을 중심으로 간결명료한 구조를 짜고있다.예술에서는 완벽주의자지만 생활력은 약한편으로 부인 朴昌淑 여사가 자매의 교육과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작품 구상을 위해 긴 명상에 잠기고 머리속에 그려지는 곡의 짜임새와 곡에 대한 입체도가 완벽하게 그려져야만 그는 비로소 오선보에다 작품을 폭포수처럼 써내려간다. 조각가 로댕이 ‘진정한 의미의 천재란 한방울 한방울 바위에 파고드는 물처럼 조용하면서도 끈질긴 집념’이라고 한것처럼 예술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며 그는 백지 한장의 간극을 뛰어넘은 바로 ‘천재적 작곡가’에 틀림없다. 이제 작곡 인생 40년을 앞두고 자연의 심장까지도 음악으로 빚어내는 접신의 경지에서 그는 지금도 조요(照耀)로운 명작을 잉태하기 위해 지치지않는 정열을 활화산처럼 불태우고 있다. □그의 길 ▲1934년 서울 출생 ▲1962년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조선일보 신인음악회 ‘바이올린과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3중주’ 선정 데뷔 ▲1972년 하노버음대 졸업,윤이상 사사 ▲1973년 ISCM(국제작곡가연맹)페스티벌 ‘세개의 플루트와 타악기를 위한 곡’ 입선 ▲1974년 극단 산울림 연극 ‘가위 바위 보’작곡외 연극음악 다수 1979년 ‘추초문(秋草文)’초연 ▲1980년 문교부장관 교육공로 표창 ▲1981년 임권택 감독 ‘만다라’ 작곡외 영화음악 다수 ▲1983∼ 현재 서울대 음대교수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 행사음악 및 문화축전 발레음악 작곡 ▲1987년 서울올림픽 음악감독, 88올림픽 개폐회식 팡파르 ▲1988년 예술의 전당 개관기념 ‘축전서곡’(KBS교향악단)연주, ‘올해의 음악가’ 선정 ▲1990∼92년 창악회 회장 ▲1994년 김정길 작품 발표회,미래악회 초대 ‘작곡가의 초상’연주 1996년 서울대 개교 50주년기념 ‘축전 서곡’작곡등 120여곡 한국음악협회 및 한국작곡가협회 부이사장,아시아작곡연맹 및 창악회,한국청년음악연맹 이사 한국연극영화예술상(74년) 대한민국작곡상(79년) 서울극평가그룹상·동아연극음악상(84년) 대종상음악상(86·92년) 서울시문화상(8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97년)
  • 전원 유광상 도예전

    전원 유광상 도화전(陶畵展)이 16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서울신문갤러리(721­5969)제2전시실에서 열린다. 주로 일본 도쿄와 미국 등지에서 전시활동을 해오던 유씨가 국내에서 갖는 5년만의 것이다. 유씨는 전통백자를 현대적 감각의 도자기로 변형시켜 그림을 중심으로 명쾌한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 이번 전시에서 수묵화 느낌을 주는 현대적 청화백자 4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에서는 동양화의 여백을 충분히 살리면서 도자를 공예쪽으로 유도한 그의 감각이 특히 눈에 띈다. 유씨는 원래 한국화를 전공했으나 20여년간 도자기를 다루어와 이젠 도예가로 더 알려져 있다. 강화도에 개인미술관인 ‘전원미술관’을 개관,연 2차례의 기획전과 자신의 도화작품을 상설전시를 하고 있다.
  • 젊은 작가의 “墨香이 좋아요”

    요즘 우리 한국화는 전통적인 작업에서 서구적 조형을 절충,융합하는 작업에 몰두하는 등 큰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같은 형식적 결합으로 현재 한국화의 위치는 어정쩡한 상태이다.젊은 작가 하정민이 12일부터 7월5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S(547­2438)에서 마련하는 제9회 개인전은 최근 한국화의 채색화 경향과는 달리전통적 소재인 묵(墨)위주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청춘’이라는 부제의 전시회에서 작가는 전통적인 수묵화를 바탕으로 독특한 색상에서 풍겨 나오는 이국적 정취를 화면 가득 떠올리고 있다.홍익대 미대 동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96년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 단원 김홍도/오주석 지음(화제의 책)

    ◎사망연도 등 단원에 관한 새로운 사실 ‘조선적인,너무나 조선적인 화가’ 단원 김홍도(1745∼1806년경).그는 키가 훤칠한 미남자로 성품이 매인 데 없이 시원시원했으며 대단한 애주가였다고 한다.그는 또한 화가였을 뿐만 아니라 글씨·시조·한시·음악 등에도 두루 능했던 만능 교양인이었다.이 책에서는 단원의 예술가로서의 삶,특히 ‘인간 김홍도’의 초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지은이는 간송미술관 연구위원. 그는 이 책에서 단원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 눈길을 끈다. 그 중의 하나가 단원의 사망년도다. 단원이 사망한 해는 통설대로 1812년에서 1818년사이의 어느 해가 아니라 1806년경이라는 게 그의 주장.따라서 1805년에 제작한 ‘추성부도(秋聲賦圖)’가 그의 절필작(絶筆作)이라는 것이다.또 단원은 가난한 풍류화가가 아니라 국왕의 전폭적인 후원 아래 국왕 직속의 특급화원으로 근무했으며,당시 한양 최고의 갑부였던 김한태도 그의 예술생활을 전적으로 뒷받침했다는 점도 밝힌다.그동안 단원의 작품이 아닌 것으로 간주됐던 용주사 대웅보전의 불화가 그가 주관이 돼 이명기·김득신과 합작한 작품이라는 견해도 시선을 끄는 대목. 단원은 독실한 불교신자로 말년에는 진실한 종교인만이 경험할수 있는 삼매경을 선미(禪美) 그윽한 수묵화로 형상화했다는 사실도 소개한다. 고(故) 문일평 선생은 단원을 일러 ‘그림 신선’ 곧 화선이라고 했다.이는 단원 예술의 드높은 경지를 말한 것이지만 그의 생김새나 인품,초탈한 생활의 모습이 신선 같았다는 조희룡의 전기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다.한편으론 그가 국왕 정조를 가까이서 모시는 벼슬아치였던 까닭에 선(仙)자를 붙였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조선왕조에서는 서리(胥吏)조차 승문원에 근무하면 자랑스레 선리(仙吏)라 자처했다.열화당 2만2천원.
  • 서구풍 탈피 내실 다지기 주력을/’98미술계 전문가 전망

    문화예술계의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미술계는 올해가 그어느 때보다도 위기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인사동과 청담동 등 화랑·고미술가에서는 썰렁한 분위기에서 이 위기가 얼마만큼 계속될지,또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머리를 짜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그러면 그 대안은 어떤 것일까.미술계의 대체적인 의견들은 역시 안으로의 개혁을 통한 내실 다지기다.서구풍 일색에서 탈피해 우리 것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찾기를 재도약의 기틀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들이다.미술계 각 분야 대표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만린 국립현대미술관장/국가기관으로서 위상 재정립 총력 국내 미술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미술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국가기관으로서의 위상 재정립에 총력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우선 국가기관으로서의 내실 다지기에 사업계획의 1차적인 목표를 두고 해외전시 국내유치와 우리 미술의 해외전도 반드시 우리 미술창달에 필요한 것만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전시의 측면보다는 유행에 밀려 그동안 소홀했던 우리 문화의 재인식을 강화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호기라고 생각된다.밑바탕부터 다시 다진다는 각오아래 미술관이나 화랑·작가 등 전체 미술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절실하다.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회장/자정운동 통해 토대 다지기에 충실 새해 들어 그 어느 때보다 미술시장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낀다.고미술품의 경우 거의 거래가 단절된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시책과 보조를 맞춰야 하겠지만 고미술계 내부적인 자정 움직임을 살려나갈 계획이다.우선 협회 기구차원에서의 긴축을 모범적으로 선도해 다른 회원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면서 고미술계의 병폐인 신뢰감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우리 문화재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몇몇 관계자들의 욕심으로 불신이 팽배해 있는 우리 고미술계의 근본적인 신용회복이 위기 극복의 대안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위축돼선 안된다는 생각아래 효과적인 자정운동을 통한 토대 다지기에 충실할 방침이다. ◎석철주 한국화가 추계예술대 교수/유행에 편승한 작가태도 탈피해야 작가 측면에서 볼 때 본질적인 위상정립에 힘써야 할 때라고 본다.작가들이 일방적인 유행과 흐름에 편승한 방황을 거듭해왔던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물론 우리 미술계의 구조적인 모순에서 비롯된 파행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창작의 주체인 작가가 책임을 절감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화에서 수묵화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볼 때 지난 70년대 한국화단에서 수묵화가 인기를 끌었지만 80년대 들어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은 작가들의 노력부족이 큰 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새로운 것에 대한 모색과 작가의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서구적인 흐름에 치우쳤던 분위기를 탈피해 우리 것에 대한 실속있는 천착이 방법일 수도 있다.행정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아쉽다. ◎박명자 갤러리현대 대표/소품전등 개최 미술인 저변확대를 우리 미술계 구조상 화랑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고 본다.대다수의 화랑 입장에서무리한 계획유보를 포함해 외국작가의 국내 유치전은 사실상 상당수 취소될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안이한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본다.뒷전에 물러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우선 화랑속으로의 대중유입을 생각해야 한다.외국처럼 미술계의 진행을 관리할 수 있는 미술관 제도가 정착돼 있지않은 국내 실정상 화랑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고 본다.소규모 소품전이나 기획전을 통해 미술인 저변확대를 이끌어가면서 화랑들 자체의 뼈를 깎는 고통감수가 불가피할 것이다.호당가격제 철폐나 원로·선배작가 위주의 작품가 설정 등 구조적인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경미 국제화랑 디렉터/전시유치·취소 신중히 판단하길 국가 신인도의 하락을 문화쪽에서 피부로 느낀다.그동안 외국화가들의 국내 유치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현 상황에서 해외 전시 성사가 이전보다 훨씬더 힘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가들이 몇배 더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국가 차원에서도 순간적인 판단에 따른 전시취소나 유치보다는 우리 미술계를 다질수 있는 충분한 점검과 사전조사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우리 미술계 구조측면에서는 전시도 실질적인 내실을 염두에 두고 진행돼야 할 것이다.젊은 작가들의 단순한 경력쌓기 차원도 배제돼야 한다. 수년간 미술계 불황이 계속돼온 만큼 작품가격의 거품빼기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석원 한국미술협회이사장/미술품 거래 등 투명성 살리기 기대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상황이 열악한 만큼 ‘돈안드는 변화 만들기’에 총력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미술품 거래에 있어서 매매가 힘들어질 것이 뻔한만큼 사회가 어려울 때 예술혼이 더욱 빛난다는 정신이 부각될 수 있다고 본다.우선 방만한 미술구조가 개편돼야 할 것이고 서울과 지방간의 차별을 줄일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여기에다 미술품 거래 등 그동안 미술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투명성 살리기도 어느정도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작가·화랑·컬렉터들의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 합리적인 유통질서 마련에 모든 관계자가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미협 차원에서 작가별 성향분석과 작품가격 정리,선명한 유통질서의 확립을 선도한다는 계획아래 실무기구를 편성할 방침이다.
  • 동양화가 홍석창(이세기의 인물탐구:155)

    ◎수묵화 현대화에 앞장선 문인화가/서예로 잘 닦아진 필선… 사군자 등 작품 탁월/화목에 얽매이지 않는 운필… ‘여백의 미’ 일품 수묵화의 현대적인 계승에 앞장서온 홍석창의 화가로서의 위치는 먼저 서예와의 관계에서 접근된다.먹물이 뚝뚝 떨어지는듯한 원숙한 필치와 능란한 묵법은 산수와 화훼를 시원스럽고도 깊이있게 조명할 뿐만 아니라 미리 계산되지 않은 먹의 농담과 번짐속에서 연초록의 봄이 영롱한 얼굴을 내밀고 춤추는 난(무란)과 빗줄기(우일),송혁의 시가 언뜻언뜻 비껴 나오기도 한다.그것은 그가 단순한 화가나 서가가 아닌,서화일치의 문인화가로 대별되는 중요한 미점의 하나다. ○탁월한 미적격조 갖춰 문인화란 ‘부단히 속세를 멀리하고 숨은 뜻을 견고히 하는 포의의 풍류객’이며 ‘그는 문인화의 조건에 상응되는 방식의 삶과 문인화의 정신을 고스란히 구현해온 화가’로 유명하다.예를들어 직업화가가 치밀한 묘사와 정교한 설채의 공필을 생명으로 한다면 문인화가는 학식과 교양을 바탕으로 하여 탁월한 미적격조를 갖추는 것이 다르다.미술평론가 오광수에 의하면 그의 작품이 문자향과 서권기를 드러내기 위해 ‘잘 그리려는 태’를 부리지 않고 푸근히 몸에 밴 필묵법만으로 ‘자신의 화격’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며 이러한 경지에 다다르기까지‘만권의 책을 읽어 학덕을 쌓고 천리를 여행하여 자연을 가까이 해왔다’고 설명한다.따라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군자는 일정한 형식의 틀이나 어떤 화목에도 얽매이지 않는다.오히려 적극적인 문인화적 해석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일격의 초탈성을 잃지않는 힘찬 운필’이 일품이다.수선화나 나팔꽃 목련화가 등장할때도 대각선이나 수평구도 등의 전형적인 공간설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구성으로 현대성을 실현시키는 것을 잊지 않는다.더구나 서예로 닦여진 견실하고 중후한 필선은 묵의 진하고 흐린 농담,마르고 축축한 고습한 변화가 화면의 허실처리에서 절묘한 ‘여백의 미’를 살리는 것도 그만의 장점으로 꼽힐수 있다. 지난 94년 중국 미술관주최로 열린 초대전에서 중국의 대평론가 소대잠은 ‘깊은 사고와 빛나는 재주를 지닌 한국의 수묵화가’란 제목으로 ‘홍석창의 회화는 선명한 동방의 색채와 심미적 흥취,내재적 격정까지도 시로써 승화된다’고 호평하고 있다.그의 수묵화 언어는 마음 가는대로 붓이 가는대로 사물을 꿰뚫는 방법으로 자신감에 찬 용묵과 용필을 휘둘러 ‘작가의 인격’과 ‘따뜻한 인간미’를 화면에다 결구하는 형식을 취한다.그리고 이 역시 오랜 서예의 길에서 얻어진 묵고적 체험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대학 1년때 화단 데뷔 홍석창문인화는 어릴 때부터 한문학자인 외조부 김병욱으로부터 ‘동몽선습’ ‘고문진보’ ‘통감’을 배우고 집안의 어른이던 영운 김용진을 직접 사사하는가 하면 이후 일중과 여초로부터 본격적으로 글씨를 배워 홍대 1학년때 국전 서예부문 특선으로 화단에 데뷔했다.공무원이던 홍기원씨의 5남1녀중 장남.시골에서 배운 사군자실력으로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이당 김은호 청전 이상범 심산 노수현과 월전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대가들을 두루 섭렵했고 동양화의 진수인 수묵화에 추상적 형태를 띠기시작한 것은 대학졸업후서양화의 앵포르멜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부터다.‘운필에 역점을 두고 먹을 주로 하는 작업’에 눈을 돌리게되자 비정형적인 것과 구상의 혼합,강열한 채색화를 시도하게 되었고 각체의 필력을 다룰줄 아는 웅장하게 용솟음치는 개혁적 설채를 이룩하게 된 것이다.대학을 졸업하던 해 국립중앙공보관에서 열린 첫번째 개인전에서 ‘완전 전통에서 변화된조형적 해석과 실험성이 가미된 작품세계’로 화단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는 동양화의 진수를 심도있게 공부하기 위해 30세이던 지난 70년,한국인으로는 처음 중국 문화대학 예술대학원에 유학하는가 하면 중국에서활동하던 미술애호가이자 대수장가인 안기와 추사에 대한 연구를 끝내고 돌아오자 ‘용필’쪽에 비중을 실은 일련의 실험적 묵흔작업으로 먹의 깊이와 여운을 살린 추상적 수묵화작업을 펼쳐보이기 시작했다.청대말의 문인화에서 엿볼수 있는 이때의 작품을 관심있게 지켜본 평론가 유홍준은 ‘담백한 무기교의 기교’가 우리 동양화의 특징이라면 ‘기교없이 담담한 그의 성품은 우리 자연과 가장많이 닮아있는 화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실제로 그에게 사군자를 배운적이 있는 공평아트센터 김상철 관장도 ‘사군자라는 것이 그러하듯 선생님의 조용하고 낮은 음성은 이러한 수업내용과 썩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작품에 대한 정열은 무한한 반면 성품은 소박하고 소탈하여 어떤 그림을 그려도 재기를 부리지않고 습필 갈필을 혼용하지 않으며 ‘변하지않는듯 변할뿐’ 일신을 꾀하지 않는 것도 홍석창 문인화의 특장이다.가족은 서예가인 정순희씨(수원대 출강)와의 사이에 선아(홍대 대학원) 미림(홍대재학중)자매. 이 시대 드물게 시서화를 겸하면서 그만의 기인기서 기인기화를 지키는 그는 언제부턴가 ‘철학과 인생이 농축된 평담천진의 경지’에 와 있다.화조와 산수에서는 비록 인물의 형상은 보이지 않지만 입의와 조형미가 함축된 조경에서는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출하고 노장철학과 미학의 논리로서 서방예술을 앞지르기도 한다.더이상 미의 극치에 탐닉하지 않는 천의무봉의 자세,학문의 연찬에서 오는 격조높은 정신세계만이 임리한 묵을 이룰수 있듯이 그의 ‘묵십지십채색’은 붓길이 닿는 것마다 점이자 선이며 향기로운 여백의 창만이다. 현대적 수묵과 전통적 문인화를 종합한 최상의 명작을 향하여 지금 이 화가는 유창탁발로서 내면의 심서를 무르익게 탄생시키는 가장 눈부신 묵흔의 황금기에 고고하게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연보 ▲1940년 강원도 영월 출생 ▲1961-84년 한국미협회원전 ▲1964년 홍대 미대 동양학과 졸업 ▲1965년 제1회 개인전(국립중앙공보관) ▲1967-71년 신수회전 ▲1971-74년 시공회전 ▲1972년 중국문화대학예술대학원 졸업 ▲1974년 한중합동서화전(중국) ▲1975년 한국미협전 최고상 ▲1975-85년 창조회전출품 ▲1976년 신세계미술관초대 개인전 ▲1976-77년 아세아현대미술전초대 및 한국대표로 참가(일본) ▲1978년 제6회 개인전(동산방화랑 ▲1982·83년 국제현대수묵화연맹전 ▲1985년 제7회 개인전(선화랑초대),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1991년 중앙미술대전·전국휘호대회·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1992·93년 한국화대전 심사위원 ▲1994년 북경 중국미술관 주최 ‘한국화가 홍석창화전(9번째 개인전)’외 국립현대미술관초대 한국화단면전·동양화실경산수전·한국화 오늘과 내일의 전망전·수묵의 형상전·한국화 오늘의 상황전·한국화동향전,한·중 현대수묵화전 등 국내외회원전 1백30여회 출품 홍대 미대 교수·홍대 박물관장·한국미협이사·동방연서회이사·동방현대수묵화회회장·국제현대수묵화연맹 한국지회장·한중미술협회 수석부회장
  • 독특한 화풍의 수묵세계/박대성씨 파리 나들이

    ◎11일∼내년 1월17일 갤러리 ‘가나보부르’/불국설경 등 생지위에 그린 13점 선보여 고담한 격조를 지닌 실경산수로 독보적 경지를 연 중진 한국화가 소산 박대성씨.동양화에서 ‘소산화’라는 독특한 화풍을 개척한 그가 프랑스 파리화단에 전통수묵의 세계를 선보인다. 오는 11일부터 내년 1월17일까지 파리의 갤러리 가나보부르에서 열릴 전시회에서 소산은 지난 1년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근작 13점을 발표하는 것. 흰 눈에 쌓여 장엄함이 빛나는 경주 불국사의 야경,650년 된 은행나무 사이로 고고한 선비의 체취를 전해주는 성균관,갈대가 어지럽게 휘날리는 폭풍속의 성산 일출봉,소나무 숲사이로 보이는 불국사 전경… 호방한 붓질과 세필의 정교함이 조화를 이루고 붓끝이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 그의 그림앞에 서면 눈위를 걷는 발자국소리,사나운 바람소리가 귓전을 때리는 것만 같다. 이번 파리에서 펼쳐보이는 근작들에서도 활달한 운필,대담한 전경의 부각,군더더기를 털어낸 힘찬 구도 등 소산만의 개성이 강렬한 빛을 발한다.특히 서법에 기초한 일필휘지의 단필은 그의 대표적인 필법.일체의 수정이 나덧칠이 안되는 단획기법이 흐드러진 화폭에는 힘찬 기운이 넘쳐난다. 그런가 하면 성철스님의 신년법어를 써넣어 그림과 글씨와의 조화를 꾀한 문인화풍의 작품,퇴계의 글씨가 새겨진 목판으로 화면 양옆을 장식한 작품도 작가의 폭넓은 역량을 전해주는 시도들이다. 소산은 이번 출품작을 모두 생지위에 그렸다.생지는 한지와 달리 물이 금방 퍼져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지만 은은하며 고담한 수묵의 격조를 잘 표현해준다. 출품작들은 가로 11m·세로 3m 크기의 ‘불국설경’과 ‘행자목’(4.3×2m) ‘강사’(4.9mx2.5m) 등 호수를 매길수 없는 초대형을 비롯,700호·1천호등 장대한 스케일의 역작들이다.수묵화가 주류를 이루나 수묵에 설채를 가미한 채색화도 일부 포함돼 있다.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 미술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파리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신인처럼 들떠있는 소산은 “막힌 하수구가 뚫린 것처럼 이제 그림이 되는 것 같다”면서 “서구인들이 동양적 수묵의 세계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몹시 기대된다”며 설렌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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