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묵화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워크숍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등번호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성평등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가결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24
  • 책꽂이/쿠오바디스,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등

    ◇쿠오바디스,역사는 어디로 가는가-2(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정초일 옮김)=지난 2월 출간해 인기를 모은 시리즈의 두번째 권.‘인류의 운명을 바꾼 스캔들과 배신,재판’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역사의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온 사랑과 음모,계략과 파멸의 이야기를 다루었다.푸른숲,2만 3000원. ◇대통령과 장군(김준하 지음)=제2공화국 윤보선 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이의 회고록.1961년 5·16쿠데타 발발에서 63년 대통령 선거까지 윤보선(대통령)과 박정희(장군) 두 인물의 대결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특히 쿠데타 직후 윤보선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밝히는 증언으로서 가치가 높다.나남출판,1만 2000원. ◇유쾌한 정치반란,노사모(노혜경 등 지음)=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인 ‘노사모’를 본격적으로 분석했다.노사모는 과연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에 불과한가,아니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축제’인가? 그 해답을 얻고자 각계 전문가 9명과 노사모 회원 9명의 글을 함께 실었다.개마고원,1만원.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프란시스코 페레·박홍규 지음,이훈도 옮김)=190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페인에 자유학교를 세웠으나 정부로부터 군사반란을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누명을 쓰고 총살형을 당한 프란시스코 페레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한다.박홍규 영남대 법대 학장이 쓴 페레 평전과,페레가남긴 글 ‘모던스쿨의 기원과 이상’ 두 부분으로 구성했다.우물이 있는 집,1만 1000원. ◇포스트콜로니얼(고모리 요이치 지음,송태욱 옮김)=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도쿄대 교수의 자기 비판서.메이지유신 시절 ‘근대화=문명화’라는 일본 내 인식이 실은 구미 제국주의 열강을 모방하려 한 ‘자기 식민지화’에 지나지 않으며,그러한 자기 식민지화를 은폐하려고 일본이조선 등지에 침략을 감행한 것으로 파악한다.저자는 식민주의 의식이 전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일본사회 재편에 그대로 반영돼,동아시아에 대한 경제적 재진출이라는 형태의 신식민주의가 가능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삼인,1만원. ◇20세기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 초파리(마틴 브룩스지음,이충호 옮김)=초파리는 20세기 유전학의 총아였다.1910년 미국 컬럼비아대의 모건 교수는 초파리에서 발견한 하얀 눈의 돌연변이를 통해 멘델의 유전법칙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이를 시작으로 초파리는 유전학에서부터 발달생물학에 이르기까지,행동유전학에서 노화 연구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생물학적 발견의 핵심에 있었다.초파리 이야기가 한편의 소설처럼 재미있게 전개된다.이마고,9800원. ◇생태학,그 열림과 닫힘의 역사(도널드 워스터 지음,강헌·문순홍 옮김)=현대 생태학의 중요한 흐름을 조성한 역사적 변천시기를 구분해 각 시기에서 핵심적인 몫을 한 인물들의 생태사상과 그 사상의 시대사적 의미를 다루었다.아카넷,2만 7000원. ◇씨름(이만기·홍윤표 지음)=우리의 전통 스포츠인 씨름의 기원과 역사,기술,장사 열전 등을 두루 다루었다.프로 씨름대회 출범후 1세대 선수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이만기 인제대 교수와 체육기자 경력 20년인 홍윤표 일간스포츠 부국장이 함께 썼다.다양한 씨름기술을 그림으로써 자세히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대원사,4800원. ◇쇠똥마을 가는 길(이호신 글·그림)=탄자니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초청으로아프리카를 방문한 동양화가가 50일간의 여정을 수묵화에 담아냈다.제목의‘쇠똥마을’이란 아프리카의 마사이족 마을을 말한다.화선지에 수묵으로 그린 아프리카 전경이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온다. 열림원,1만 2000원. ◇인생의 황혼에서(헬렌 니어링 엮음,전병재·박정희 옮김)=어떻게 나이들어가야 하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타고르·위고·슈바이처·키케로·톨스토이 등 240여명에 달하는 인물이 남긴 빛나는 성찰을 실었다. 민음사,8500원.
  • 서울 송파구 ‘체험식 어린이박물관’/체험하는 박물관 ‘지혜의 샘’ 만난다

    주5일 근무제로 연휴가 많아진 요즘,특별히 갈 곳이 없어 방황하고 있을 때 문득 ‘어린이박물관’을 떠올리면 뜻하지 않은 수확을 건질 수 있다.그곳에 가면 가족끼리 함께 체험하는 신선한 ‘지혜의 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1일 오후 4시.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어린이박물관’강충식 2층 그림 전시실에는 부모와 자녀들이 손에 손을 잡고 그림 감상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린이1 = 엄마,저건 박수근 아저씨 그림이잖아.‘아기 보는 누나’맞지?(그림의 원제목은 ‘아기 보는 소녀’) 어린이2 = 아빠,김기창 아저씨 그림이죠?(이때 안내원이 운보 김기창 화백의 그림 ‘태양을 먹은 새’를 가리키며 ‘무슨 생각이 드느냐.’고 물었다.) 어린이3 = 뜨거워요. 그림 감상이 끝난 어린이들은 엄마(혹은 아빠)와 함께 바로 옆방의 ‘아트워크숍’으로 자리를 옮겨 병풍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수묵·채색기법을 특징으로 하는 운보의 그림을 감상한 뒤 수묵화의 번지는 느낌을 직접 표현해보면서 종이와 분무기,붓펜과 수성 색연필 등을 이용해 미니 병풍을 완성해보는 작업이었다. 전시실 맞은편의 박쥐동굴 안.10여명의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박쥐날개옷을 직접 입어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느라 마냥 즐겁기만 하다. 몇몇 아빠들은 옆에서 신기해 하는 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박물관 3층의 어린이 방송국.10여명의 엄마와 자녀들이 저마다 얼굴분장을 한 채 무대위에서 ‘콩쥐팥쥐’를 주제로 즉석 연기를 펼쳐보이고 있었다.아빠는 모니터로 연기모습을 살펴보다가 “잠깐,컷”을 외치곤 했다. 방송국 건너편에는 50여평 규모의 인체·과학탐구실이 있다.엄마,아빠,자녀가 한조가 돼 퍼즐게임으로 인체의 신비와 과학의 원리 등을 직접 체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하나하나 원리를 이해할 때마다 아이들은 ‘아!’하는 탄성을 질러댔다.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박물관을 처음 찾았다는 주부 이숙자(38·인천시주안동)씨는 “두 아들과 함께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감상하고 그림기법을 이용한 우둘투둘 종이화병도 즉석에서 직접 만들어봤다.”면서 “엄마와함께 공동체험을 하니까 애들이 너무 좋아해 앞으로 주말마다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부 이영희(35·서울 방배동)씨는 “한달에 두번정도 주말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박물관에서 두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니 아이들이 어느새 그림 감상을 좋아하게 됐다.”면서 “주5일 근무제 실시로 휴일이 많아져 앞으로는 박물관뿐만 아니라 전시회 등도 자주 찾아버겠다고 말했다.이씨의 딸 하주연(6)양은 “박수근 아저씨 그림은 우둘투둘하고요,김기창 아저씨 그림은 막 번져요.”라고 나름대로 그림 감상의 소감을 말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체험동굴,전시실,아트워크숍 등 부모와 자녀가 함께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면서 “과거에는 엄마와 어린이 위주였지만 요즘에는 신세대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와서 하루종일 지내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달라진 추세를 언급했다. 삼성어린이박물관은 지난 95년 5월에 개관한 국내 유일의 어린이용 체험박물관으로서 주말인 경우 1000명 이상의 관람객으로 붐빈다.초창기에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20명 이상의 단체 관람객들이 많았으나 1년여 전부터는가족단위 관람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박쥐동굴,인체·과학탐구실,그림 전시실,화폐여행,열린 연극 등 고정적인 프로그램외에 부모와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아트워크숍’과정을 별도로 마련하고 각종 ‘지혜의 샘’을 꾸미고 있다.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어른 4000원,어린이 5000원이다. 문의 (02)2203-1871.www.samsungkids.org 김문기자 km@ ■방학때 가볼만한 이색 박물관 여름방학이 곧 시작된다.이번 방학에는 그동안 컴퓨터와 TV로 찌든 ‘때’를 씻어주자.부모와 함께라면 더욱 그만이다.흥미로운 이색 박물관 몇군데를 소개한다. ***선사인 주거생활 모형전시 양구 선사박물관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선사시대 전문 박물관이다.양구의 선사유적지와 선사인의 주거생활 모습을 담은 모형 전시물 위주로 꾸며져 있다.이밖에 ▲구석기 시대를 중심으로 한 석기 제작방법 ▲중요한 고고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흑요석과 구석기인의 수렵생활 ▲고인돌의 형태와 발굴 조사 과정을 재현해 놓았다.(033)480-2677. ***한국 철도역사 100년 생생히 철도박물관 한국철도 100년의 역사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철도역사실,철도차량실,세계철도실,야외전시장 등 7개의 전시실에 5500여점의 철도유물이 전시돼 있다.관람객이 작동시키는 철도시설,홍보영화 등이 이해를 돕고 있다.(031)461-3610. ***산림관련자료 2만5000여점 산림박물관 경기 포천의 광릉수목원내에 있다.‘나무와 숲,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로 5개의 전시실과 표본실,사료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1만여종2만5000여점이 전시돼 있다.산림자원과 기술,산림과 인간,세계의 임업,한국의 임업,한국의 자연 등을 주제로 한 전시물들이 있다.한국 곤충 4685종에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으며,침엽수림과 활엽수림 등으로 둘러싸인산책로도 마련돼 있다.(031)540-1114. ***예술성 높은 세계 희귀 금화도 화폐박물관 한국의 화폐제조 1000년사와 세계 각국의 화폐 문화를 한눈에 볼수 있다.제1전시실에는 고대부터 현대에이르는 각종 주화류와 조선시대 엽전의 제조광경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1300년대부터 1900년대에 발행된 금화중 아름답고 예술성이 높은 120여종의 세계 희귀 금화도 볼 수 있다.(042)870-1000. ***짚독·맷방석·둥구미등 3500점 짚풀생활사박물관 짚과 풀로 엮은 짚독·맷방석·둥구미·채독·댕댕이 바구니 등 3500여점이 소장돼 있다.(02)743-8788 ***국악기와 세계악기 140여점 전시 국악박물관 50여점의 우리 국악기와 아시아,아프리카의 악기 140여점이 전시돼 있다.한일섭 선생이 사용하던 아쟁 등 근대 명인·명창 14명의 유품도 보관돼 있다.(02)580-3333. 김문기자
  • 권용섭화백 내일 안면도서 그려

    국내 작가로 북한에서 최초로 전시회를 가졌던 동곡(東谷) 권용섭(權龍燮·44) 화백이 안면도 꽃박람회가 폐막되는 19일 현지에서 한·일 월드컵 성공을 위해 대형 수묵화를 그린다. 권 화백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썰물때 3시간 동안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서 2002호짜리(60×15m) 수묵화를 천캔버스에 그릴 계획이다.붓 크기도한국화 모필로 특수 제작된 것으로 길이 1.8m,무게 6㎏의대형이다. 그는 캔버스 위에 꽃지해수욕장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로 지는 일몰을 그려 국제꽃박람회의 폐막을 선언하고 독도의 일출 장면을 넣어 희망찬 한·일 월드컵의 개막을 알릴 생각이다. 이날 행사는 퍼포먼스 형태로 이뤄진다.권 화백이 그림을 그릴 때 주변에서는 태안의 전위무용단 ‘소리짓 발전소’의 박미루·서승희씨가 대북을 울리며 흥을 돋우고 대진대 한국무용단 9명이 선녀춤을 추면서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림이 완성되면 2명의 남자가 그림에 대형 낙관을 찍고밀물과 더불어 작업이 모두 끝난다.이 작품은 월드컵 조직위원회에 기증될 예정이다. 권 화백은 북한 장전항에서 국내 작가 가운데 최초로 ‘금강산전’을 열었고 25년간 전국을 돌며 한국의 비경을담은 작품을 미국과 아시아 등에서 전시회를 가진 중견 작가다. 그는 “안면도 꽃박람회가 끝나는 아쉬움과 개막을 앞둔월드컵에 대한 희망을 담아내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동양화,특히 ‘수묵속사’라는 생소한 동양화 기법을 알리고 싶어서 이번 작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오선예展 21일까지 송은갤러리

    군더더기 없는 표현으로 한국화가 나아갈 방향 가운데 하나를 제시하고 있는 젊은 작가 오선예(39)의 전시회가 서울 대치동 송은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21일까지. 출품작은 ‘한강삼백리’,‘冠雲亭一角’(관운정일각) 등 수묵화와 판화 등 10여점. 작가가 수도권의 한강 일원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완성해낸 높이 3m,길이 36m의 대작 ‘한강삼백리’는 화면의 크기는 말할 것도 없고 운용에 있어서도 일대 도전이자 실험이랄 수 있다.가로로 한없이 펼쳐지는 장권(長券)의 화면은 개별적 풍광과 상황을 보여주는 다른 수묵화들과는 판이한 느낌을 준다. 그의 대작은 팔당댐으로부터 시작해 뚝섬강변 여의도 애기봉 양수리 임진강을 거쳐 한탄강에서 끝을 맺는다.전시장소가 대작을 소화하기에 협소해 팔당댐 뚝섬강변 여의도 부분은 걸리지 못했다.(02)527-6282유상덕기자 youni@
  • 동심어린 수묵화가의 ‘달이 있는 풍경들’

    수묵화가 이철수(39)가 최근에 그린 작품들 가운데 ‘달이있는 풍경’만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다.15일까지 갤러리 서호. 그의 작품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야경(夜景)이 주류를 이루지만 그 어둠속에 잠겨있는 꿈많고 철없던 시절의 맑은 생각이 꿈틀대고 있음이 엿보인다. 작가는 태양은 하나라서 외로워 보이지만 밤하늘을 수놓는달과 별은 수없이 많아 덜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한다.성인답지않은 동심이 작품에 반영되었음을 엿보게 하는대목이다. 전시에는 ‘대나무 숲이 있는 밤’‘숲속의 강’‘은하수’‘어둠을 밝히는 것들’ 등 10∼60호 크기의 작품 20여점이출품됐다.(02)723-1864. 유상덕기자 youni@
  • 농부된 화가 최용건씨 ‘조금은 가난해도‘ 펴내

    생활비 40만원,저축 30만원. 조금 가난하게 살더라도 자신의 방식에 맞는 삶을 찾아과감히 도시를 떠나 강원도 방태산 인근 진동리에 정착한뒤 월수입 70만원이면 아쉬운 소리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수묵화가의 이야기. 화가 최용건(52)의 진동리 정착일기가 ‘조금은 가난해도 좋다면’이란 제목으로 나왔다.도서출판 푸른숲. 서울대 회화과(동양화 전공)를 졸업하고 그림을 그리며시간 강사 등으로 대학생들을 가르치던 저자가 도회 생활을 청산하고 진동 계곡변에 지붕 낮은 거처를 마련한 것은 지난 96년. 그가 도시의 삶을 접고 이곳을 선택한 배경은 간단했다. 어릴 적 처음 붓을 잡고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던 무렵부터 꿈꿔오던 삶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자연과 교감하며 그속에서 자신의 예술혼을 벼리는 예인(藝人)의 삶을 살고 싶었다. 아내와 함께 1여년 동안 강원도 오지를 누비고 다닌 끝에 낙점한 곳이 진동리의 야트막한 산기슭에 자리한 현재의‘하늘밭 화실’ 부지였다. 땅 1,000평을 매입하고 그곳에 작은화실 겸 거처를 마련한 뒤 나머지 땅은 부부가 생활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수입을 얻기위해 밭으로 일궜다. 제일 쉽다는 옥수수 농사도 실패하고 꽃이 예뻐 시작한도라지 농사에서도 쓴 맛을 보았다.토종벌 양봉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실패의 역사를 기록하며 자신이 가장 잘 할 수있는 일을 찾아내기까지 걸린 기간이 5년.이제야 그는 약간의 경작과 양봉,민박집 운영을 통해 월수입 목표 70만원에 근접해 가고 있다. “농사는 실패를 거듭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무형의 양식은 내 마음 곳간 깊숙이 평생 일용하고도 남을 만큼 저장되었다”면서 “그 양식은 다름아닌 자연과 교감에서 얻어진 삶의 기쁨들’이라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그는 “매일같이 눈만 뜨면 어린 아이가 징검다리를 건너뛰듯 강건너 미지의 풍경 속으로 한걸음 두걸음 다가서는설렘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책 곳곳에는 100여컷의 수묵화들이 삽입돼 있다. 한 중년남자가 꿈을 이루기 위해 도시를 박차고 나와 농촌생활에 적응해가는 과정은 그런 생각을 품고있는 사람들에게 구체적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232쪽,1만5,000원. 유상덕기자 youni@
  • 韓·中·日 수묵화 한자리에

    한국,중국,일본의 현대수묵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 73인의 작품 150여점이 한 자리에 모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2일부터 내년 2월8일까지 제1,2전시실 및 중앙홀에서 ‘수묵의 향기,수묵의 조형-한·중·일 현대수묵화’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 100년 이래 중국 최고의 화재(畵才)를 지녔다고 평가받았던 여류 화가 저우스총(周思聰),일본 다마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유분방한 기질과 깊은 이해로 일본 현대 수묵화가들에게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요코야마 마사오(橫山操),서구 추상 미술의 미학적 개념을 화면에 도입해 60,70년대 한국 화단에서 독보적 존재로 활동했던 이응로 등 3국을 대표하는 작가 3인이 작고화가로 참가한다.생존 작가로는 서세옥 등 한국측 24명,우관쭝(吳冠中) 등 중국측 26명,히라마츠 레이지(平松札二)등 일본측 20명 등 모두 70명이 출품한다. 3국 공통의 선정 기준은 ▲수묵화 본질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화가 ▲서체적 운필의 특징이 있는 작가 ▲형상과 공간의 조화 등 여백미와 동양화가 지닌 조형적 특질을 잘드러내는 작가 ▲종이·먹 등 전통재료에 대한 실험의식을 통해 동양화 고유의 회화적 물성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작가 등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장영준 학예연구관은 “한국 작가 선정에는 이런 기준과 함께 한국만의 고유한 표현경향과 정체성을 중시했다”면서 “최근 활발한 작품활동을 보이고 있는 40대 초반부터 70대 원로까지 연령층이 폭넓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측 작가 가운데 선정될만한 자격과 역량을 갖추었더라도 최근 1년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에 초대된작가들은 형평성 차원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출품작들은 품격이 높으면서 활달한 문인화풍과실험정신 위주의 다양한 형상성을 보여주고 일본 작품들은 금속이나 유화 재료 등 재료 사용에 구애를 받지 않는 융합적 현상과 전위 서예적 독특한 운필의 특징을 드러내고있다.반면 한국 작품들은 정신에 우위를 두고 이를 철학적으로 규명하려는 형이상학적 개념과 추상적 화면을 강조하고 있다.한편 전시기간중 매일 오후3시에는 작품설명회가,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작가와만나는 행사가 각각 열린다.입장료 일반 2,000원 고교생 이하 1,000원유상덕기자 youni@
  • 문화광장 포커스

    ■일본에 끌려간 조선 도공들. 일본 작가 무라타 기요코가 발표해 국내에서도 주목받은 소설 ‘용비어천가’가 연극 ‘아이고 아이고’로 재탄생해 9일부터 서울 성균관대 새천년홀 무대에 오른다. 히다카 마사시와 김성수가 공동연출한 한일 합작 ‘아이고아이고’는 일본내 한국인들의 민족적·세대간 갈등을 다룬작품.400년전 일본에 끌려간 조선의 도공들과 그 후손들의고통스런 삶이 조선의 전통을 지키려는 어머니와 현실에 순응하려는 아들의 세대적 갈등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억압적인 현실 구조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사와 장인정신을함께 부각시킨 게 특징.연출 뿐만 아니라 양국의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 참여했다. 한국 공연 출연진과 스태프가 그대로 참여한 가운데 내년 4월 일본에서 순회공연될 예정이다.18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3시·6시30분.(02)547-0052. 김성호기자 kimus@. ■이중섭미술상 수상 기념전. 지난해 이중섭 미술상을 받은 강경구(49·경원대 미대 교수)의 수상기념전이 9∼25일 아트스페이스 서울(02-720-1524)과 조선일보미술관(02-724-6323)에서 열린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인왕산,북한산,한강 자락 등을배경으로 한 그림들로 ‘서울 풍경’으로 불린다.한국화하면 농담과 여백의 미를 떠 올리게마련이지만 그의 그림은 풍경이나 사물들로 가득하고 농묵이 중첩된 화면은 두텁기까지하는 등 전통적 의미의 수묵화와는 화면구성이나 표현방법이 확연히 다르다. 유상덕기자. ■그림과 언어가 만날때. ‘그림과 언어가 만난 새로운 미학으로의 접근’ 최인선(37)은 물성(materiality) 자체보다는 일상 언어와기호(symbol)를 회화와 결부시켜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는 95년 이전까지 아크릴릭,흑연분말안료,돌가루,쇠가루등 물성을 잘 나타내는 재료들로 순수추상회화를 그려왔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그의 그림에서는 기호와 일상언어들이물성을 대체하고 있다. 18일까지,금호미술관(02-720-6474)·웅 갤러리(02-546-2710)유상덕기자 youni@. ■농악 ‘뿌리패' 의 신명무대. 사물놀이나 ‘난타’류의 신명나는 공연을 좋아한다면 꼭챙겨볼 무대가 있다.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타악’(打樂).10년 넘게 농악 공부에 매달려온 젊은 타악인 그룹 ‘뿌리패’(단장 전인근)의 야심찬 공연이다. 올해로 창단 13년째의 연륜을 자랑하는 뿌리패는 이번 무대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올린다.꽹과리,징,북,장고가 어우러지는 ‘파워 코리아’를 비롯해 전통 행진음악인 ‘길군악’,승무의 북가락을 응용한 ‘타격’에 이르기까지 모두 10개의 세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02)761-0154. 황수정기자 sjh@
  • 이색 조각·추상화…느낌이 다르다

    경북 경주시 신평동 경주힐튼호텔 내에 자리잡은 아트선재미술관 본관 전시실. 한국 추상화에서 큰 작가중 하나로 꼽히는 윤형근(73)과조각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심문섭(59)의 전시회가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12월25일까지. 먼저 1층의 심문섭 작품들부터 둘러 보았다.전시실 문턱을 넘자마자 길다랗게 반쪽난 통나무들이 ‘ㄷ’자 형으로이어진 작품이 눈에 띄었다. 동행한 작가 심문섭은 “내 조각에는 물이 흐른다”면서“물은 흐르고 흘러 다시 돌아온다.물의 순환은 생명의 흐름을 이어내는 하나의 고리로 영원한 순환체계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작품 곁에 바싹 다가가 살펴보면 오른쪽 통나무를 받치고있는 네모난 철통 안에 물이 고여 있고 이 물을 통나무 홈으로 뿜어 올리는 모터펌프가 돌아가고 있는데 묘하게 기계음이 아니라 물소리를 내고 있었다.뿜어 올려진 물은 반쪽난 통나무의 홈을 따라 서서히 아래쪽으로 흘러 가운데의 네모난 물받이에 이르고 고인 물은 또 호스를 통해 원점인 철통으로 되돌아간다. 물의 순환은 이런 식으로 끊없이 이어진다. 미술평론가 박신의씨는 “심문섭 작품에서 물은 생명이며나무는 재료이자 자연”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무에 칼을 대고,다듬고, 문지르고 하는 과정속에서 작가는 나무를느끼고 호흡하며,자신을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심문섭전에는 이밖에도 통나무 위에 놓인 종이배, 광섬유 케이블로연결된 자연석·인공석 등이 소개된다. 추상화의 거인 김환기의 제자이며 사위이기도 한 윤형근의 작품들은 1층 일부와 2층 전시실에 걸려 있었다. 그의작품은 선비 정신이 잘 드러난 추상 회화라는 평을 듣는다.일본의 미술평론가 지바 시게오(千葉成夫)는 “윤형근의세계는 전통의 선비 또는 문인의 마음을 느끼게 하며 ,그나름의 방법으로 표현하며,고도로 추상화·개념화된 방식으로 인간·자연·사회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드러낸다”고말한다. 윤형근의 작품에는 형상이 없다.시간성을 느끼게 하는 색면과 고요하게 비워진 여백이 있을 뿐이다.캔버스와 유채(油彩)를 사용하지만 종이와 먹으로 이뤄지는 수묵화의 본질적인 전통을 자연스럽게 현대화하고있다고 느껴진다. 전시회 큐레이터를 맡은 미술평론가 신용덕씨는 “그는추사 김정희,겸재 정선 등 찬란했던 한국 미술이 현재로자연스레 이어지는 데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설정하고오랜 기간 정진해오고 있는 작가”라고 말했다. “시는 외로운 것이며 그림은 조용하고 음악은 서러워야한다.그림은 시가 아니며 언어의 가능성을 넘어 마음으로,가슴으로 그려야 한다”는 윤형근의 평소 지론이 담긴 작품들이 30호부터 500호까지 60여점 전시돼 있다.(054)745-7075. 경주 유상덕기자 youni@
  • ‘오색산수전’ 여는 한국화가 정종미씨

    “조선시대 화가 안견은 수묵(水墨·빛이 엷은 먹물)을 통해 이상향을 표현했지만 저는 우리의 ‘전통색’을 통해 이상을 담으려 합니다.” 홍화(붉은 색),쪽(쪽빛),황벽(누른 색) 등 식물에서 짜낸전통색을 이용해 산수의 모습을 추상화로 그려내는 작가 정종미(44).그가 오는 10월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오색산수’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다.전시작품은 30호부터 500호까지 25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보다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가 좋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보다 영주 부석사의 조사당벽화가 훨씬 아름답습니다.” 그가 그린 작품들 가운데 ‘몽유도원도’‘몽유고서도’‘황룡사지’ 등 ‘옛 것들’이 포함돼 있는 이유를 유추해 볼 수있는 대목이다. “제가 사용하는 재료는 우리 선조들이 불화와 민화,공예품 등에서 사용했던 것들입니다.지금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런 재료들을 발굴,연구하고 새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서양화가 표현해내지 못하는 독특한 색감과 질감의 예술세계를 형성하자는 것이지요.” “한지를 만져 보셨나요.얇으면서도 그처럼 부드럽고 질긴것은 없다는 게 서양 사람들의 얘기예요.종이 성격이 마치생활력 있고 강인한 한국 여성같이 느껴져요.” 그는 90년대 중반 미국 뉴욕으로 연수하러 갔다.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전 세계의 그림들이 집결된 미국 미술시장을 보고 나서,전통 회화와 공예에 관한 연구와자부심을 통해서라야만 세계 속에 설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그는 “전통 회화 특히 산수의 경우 수묵화에 너무 익숙해있어서 우리의 산과 물이 마치 흑과 백으로 돼 있는 것처럼착각해 왔다”면서 “전통 고구려 벽화,고려 불화,조선 민화,도자기,공예,염색 등에서 나타나는 색에 대한 감각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한다.흔히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 하지만 선조들의 색감은 탁월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먼저 종이를 염색한 다음 종이의물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다듬이질을 하는 것입니다.그 위에 채색이 올려지고 몇 날을 불려서 갈아 만든 콩으로 장판지를 만들듯 콩땜을 합니다.쪽,홍화 등으로 물을 들이기도합니다.” 그는 “이렇게 하면 화면에 미묘한 색들이 깊이있고 투명하게 겹치고 떠오르며,독특한 재질감이 배 나오게 된다”고 말한다.마지막으로 염색한 모시와 삼베,다른 한지들을 콜라쥬(화면에 붙임)해 질감과 공간감을 확장시켜 나가게 된다. 그는 추상산수화를 그리기 위해 고구려벽화,고려불화,민화등을 8년간 연구했고 지난해 여름 ‘우리 그림의 색과 칠’이라는 책을 냈다.홍콩에서 발행되는 미술잡지 ‘아시안 아트 뉴스’ 올해 첫호 표지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02)720-6474유상덕기자 youni@
  • 한국화가 김곤 개인전

    한국화와 서양화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한국화가 김곤 역시 이런 새로운 흐름 속에서 동양화를 재해석해내는 작가다. 김곤은 주로 실경 산수에 치중해온 작가.취미가 등산인 그는 산수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하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검은 먹과 어우러진 노란색과 붉은색의 조화는 고전적인 수묵화의 갑갑함을 벗어던졌다.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혼절할 것같은 붉은 낙엽 등은 고혹적이다. 나뭇가지에 걸린 초록색 달,시퍼런 강 속의 검은 잉어,분홍색 포도,바위 사이로 보이는 노란색 공간 등은 바탕을 꽉 채우면서도 동양화 특유의 여백의 미를 느끼게 한다. 또 그는 서예로 처음 붓을 잡기 시작한 덕에 산수에 남다른 기개와 강인함이 들어가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시원스런붓놀림이 동양화의 기품을 돋보이게 한다. 김곤은 “많은 산을 올랐지만 바위가 있는 산이 특히 좋았다”면서 “거친 산은 내 필법과도 통했으며 그림 속에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을 심어 준다”고 말했다. 그의 화폭에선 이같은 표현이 다양하게 살아난다. 동양화의 단단함과 도도함이 서양화의 화려함에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느낌이다. 전시는 2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가을을 앞두고 가볼만한 전시다.(02)2230-3022이송하기자 songha@
  • 한국신묵회 회원전 안석준회장

    “현대 수묵화는 조선조의 관념적 산수화,다시 말해 머릿속 이상향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치를 나타내는 것입니다.수묵화의 현대적 감각을 살린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할 것입니다.” 13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제21회 新墨會展(신묵회전)’을 개막한 한국신묵회의 안석준 회장(48)은 “유교 사상 등을 표현한 전통적 수묵화와 달리 현대 수묵화는 색채와 원근법 등 서양화 기법이 많이 도입됐다”고 말한다. 그는 “전시회는 수묵화의 현대성을 놓고 부단히 노력한결실이며 중견 회원들의 원숙함과 젊은 회원들의 발전된 기량이 어울리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묵화는 오랜 시간 연마해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요즘 젊은 이들이 꺼리는 분야입니다.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현란하고 다채로우며 감각적인 것을 좋아하는 젊은 이들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있지요.” 혹시 수입이 예전만 못해서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수묵화의 인기가 10여년 전과 비교할 때그만 못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그러나 수십세기의 역사를 갖고 있는 수묵화는 불과 몇세기동안 급격히 발전한 서양화에 비해 깊이와 오묘한 맛에서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수묵화 전통은 조선초기인 15세기에 활약한궁중화가 안견에서 시작됩니다.그는 세종대왕의 세째 아들인 안평대군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두고 있었습니다.사신으로 중국을 자주 다녀온 안평대군이 국내로 들여온 중국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됨으로써 안견은 대성할수 있었고 우리의 수묵화는 이미 안견 시대에 꽃피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안견은 초기 중국 화풍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나중에 자신의 화풍을 섞어 안견풍을 드러냈다.수묵화는 조선 말기의 겸재 정선때부터 관념적인 그림에서 진경 산수화로 바뀌었고 일제때의 화가 이상범을 거쳐 오늘날까지맥이 이어졌다. “우리 모임은 대만의 수묵화 단체인 원묵회와 해마다 타이페이-서울을 오가며 교류전을 갖고 있습니다.10회가 됐지요.내년에는 중국의 사천성 미술가협회와도 교류전을 가질계획입니다.” 그는 “수묵화를 하는 사람들은 외고집이랄까,외골수랄까하는 그런 것이 있다”면서 “그리면 그릴 수록 어렵다는것을 저절로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 유일의 수묵화 작가 단체가 여는 것입니다.우리 수묵화의 멋과 풍류를 한군데 모아놓은 것이라할 수 있지요.”22일까지.(02)736-2025. 유상덕기자 youni@
  • 2001 길섶에서/ 적막감

    간밤에 폭우가 한바탕 뇌성 벽력과 함께 내리 친 뒤 아침엔 햇빛이 구름사이로 비친다.오후에는 동쪽 하늘에 짙은구름이 낮게 깔리는 듯했는데 여우비만 간간이 뿌릴 뿐이다.양수리를 지나 북한강변을 따라 한참 가다 보면 카페 갤러리 ‘무너미’라고 쓴 조그마한 표지판이 눈에 뜨인다.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외진 강변의 갤러리엔 수묵화 소품몇점과 도예품이 장식처럼 전시돼 있다. 카페라 해도 너댓개의 테이블이 고작이다.집 바깥 데크(deck)에 앉아 비를흠뻑 품어 더욱 싱싱해 보이는 텃밭을 바라본다.오미자 차의 신단맛이 혀끝에 닿는데 바람은 코앞에서 살랑댄다.주변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중견 한국화가 오수환의 작품 ‘적막’시리즈가 떠오른다. 두개로 분할된 한쪽면은 짙은 색깔로 붓질을 해놓고 다른한쪽은 붓자국이 선명한 밝은 색 바탕에다 먹으로 서예풍의획을 몇개 그어놓은 듯한 작품이다. 정적 속에서 삶의 편린들을 응시하는 순간을 포착했다고나 할까.일상 생활에서 적막감을 맛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문화광장 포커스

    ◇세계적 피아니스트 서혜경 귀국연주회.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열정의 피아니스트 서혜경(40)이 네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23일 오후3시 영산아트홀.(02)757-1319. 난해한 테크닉이 필요해 국내에서 좀처럼 연주되지 않던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를 연주한다.쇼팽의 연습곡과모스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등을 함께 들려준다.동생인바이올리니스트 서혜주가 특별출연해 ‘양키 두들’등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그는 5살때 피아노를 시작해 80년 세계 권위의 부조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88년 카네기홀이 선정한 세계 3대 피아니스트에 포함돼 특별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김주혁기자 jhkm@. ◇山竹화가 설희자 개인전…서울갤러리. ‘산죽(山竹)작가’ 설희자(47)가 19일부터 24일까지 서울태평로 서울갤러리 1전시실에서 개인전을 연다.지금까지 대나무 그림이 주로 수묵화였던 것과 달리 설씨의 산죽 그림은 유채로 그린 점이 특징.동양적인 소재를 서양화에 접목시켜온 작가는 “동양화에서 느낄 수 있는 여백의 아름다움,즉그림에는 허(虛)를 두되 보는 이의 마음속에는 꽉 찬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02)2000-9737. 김종면기자 jmkim@. ◇국립국악원 24일 단오맞이 특별공연. 단오 하루 전날인 2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는 아주 운치있는 무대가 막을 올린다.오후 5시 예악당과 광장에서 번갈아펼쳐질 단오맞이 특별공연 ‘단오맛,단오멋’.국립국악원 정악단ㆍ민속단ㆍ무용단과 관노가면극 보존회,함경남도 지방무형문화재 제1호 돈돌날이 보존회 등이 출연한다. 예악당에서 열리는 제1부 ‘안에서’에서는 사물놀이팀의 단오굿,민속단의 남도민요 ‘추천단오놀이’,정악단의 가사 ‘상사별곡’,창작무용 ‘꿈꾸는 창포’ 공연이 선보인다. 이어 광장에서 열리는 제2부 ‘밖으로’의 프로그램도 푸짐하다.함경남도 민요 ‘돈돌날이’와 ‘달래춤’,관노가면극보존회의 강릉단오제 중 ‘관노가면극’,사물놀이팀의 판굿이 벌어진다.(02)580-3040. 황수정기자 sjh@
  • 한국화가 이호신‘산수와 가람의 진경전’

    풍수 금언 중에 등섭지로(登涉之勞),즉 ‘산을 넘고 물을 건너는 수고를 마다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반드시 바로 딛고 서서 그 땅을 느껴야 풍수를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한국화가 현석(玄石) 이호신(44).“이 땅에서 나고 자란 은혜를 생각하며 우리의 삶과 가치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그가 이를 직접 실천해 그림으로 보여준다.25일부터 5월15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트스페이스서울과 관훈동 학고재 화랑에서 동시에 열리는 ‘산수와 가람의 진경’전이 그 현장이다. 작가는 이번에 선보일 50여점의 수묵화를 그리기 위해 운수승처럼 고단한 발품을 팔았다.그 자체로 ‘불국정토’인 경주 남산을 시작으로 땅끝마을이 지척인 해남 달마산 미황사에 올랐고,단군성지를 머리에 이고 있는 강화 마니산정수사를 찾았다.관음성지인 양양 오봉산의 낙산사에서는눈부신 동해의 일출도 만났다.배낭 속에 붓과 묵즙을 넣고 전국 40여 고찰을 누비며 가람의 진경을 담았다. 이호신의 작품은 무엇보다 산을 전체로서 조망하는 구도를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산천은 둥지이고 가람은 그 둥지에 싸인 알”이라고 작가 스스로 표현했듯이 그가 그리는 가람의 모습은 대자연의 품에 푹 안겨 안온하고 푸근하다.이러한 조화로운 화면구성은 고원법이니 심원법이니평원법이니 하는 기존의 고정된 관점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가능한 것.그는 하늘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조감도의 투시법을 즐겨 사용한다. 이호신의 그림은 육안으로는 물론 항공사진으로도 제대로 보기 힘든 전경을 한 눈에 보여준다.절 안팎 뿐만 아니라 산세까지 잡아내는 구도는 호방한 필치와 함께 웅장한 맛을 전해준다.온 우주를 담은 듯한 대작 ‘천축산 불영사’가 그 대표적인 작품.산 위의 부처바위가 아래 연못에 비쳐 잠긴 불영(佛影)이 한 폭의 설법도를 연상케 한다.화엄사 개울 건너 지장암에서 바라본 ‘지리산 화엄사’도 눈길을 끌 만하다.멀리 화엄사 풍경이 보이고 전경에는 올벚나무가 화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해 극적 대비를 이루는 작품이다.그의 작업에 대해 미술사가인 강우방 이화여대 교수는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맥을 잇는이호신은 시대에 맞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작가”라며“서양의 겉멋을 모방하지 않고 객기를 부리지 않는 자세가 본받을 만하다”고 극찬한다. 이호신은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지만어느 한 선생을 사사한 적이 없다.자연만이 그의 스승이다.그는 자연과 예술이 가장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으로 산사를 꼽는다.산사에 뜨는 별과 달,새벽예불과 범종소리,일출과 일몰,물소리 바람소리가 다 그림 스승이다.“어느덧 사찰기행은 내 화업의 한 줄기가 됐다”고 고백하는 작가는“좋은 산수는 그 자체로 법열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밤새 맑은 이슬을 낳아 청신한 내음을 돌려주는 전나무 숲,바랑 하나 달랑 걸머지고 오솔길을 오르는 산승이 있는 그의 ‘능가산 내소사’ 그림은 곧 영혼의 쉼터다. 김종면기자 jmkim@
  • 화가의 숨소리 들리는‘드로잉’

    화가의 드로잉을 보는 것은 문인의 육필원고를 읽는 것과같다. 그리는 이의 정체성을 확연하게 드러내는,가장 숨김없는 표현이 바로 드로잉이다.그러나 드로잉이 제대로 대접받기 시작한 것은 근래에 들어서다.데생 혹은 소묘로 불리는 드로잉은 밑그림 정도로 인식되면서 예술적 가치가외면당해왔다.드로잉은 서양에선 15세기부터 본격적으로발달했지만 국내에선 20세기 중반 추상미술이 득세하면서독자적인 미학의 예술형식으로 홀로 섰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에서 열리고 있는 ‘손의 유희-원로작가 드로잉’전(6월10일까지)은 작가의 예술정신과 의도가 집약된 드로잉의 세계를 속속들이 보여준다. 지난해 열린 ‘선과 여백-작고작가 드로잉’전의 연장이다.‘선과 여백…’전이 20세기 초부터 1960년대까지 선묘중심의 아카데믹한 화풍을 보여 줬다면 이번 전시는 50년대 이후 현대적 의미의 드로잉 세계를 다룬다.참여작가는강환섭 박고석 손동진 이대원 전혁림 최경한 홍종명 황유엽(이상 유화),이준 배동신(수채화),민경갑 박노수 서세옥천경자(이상수묵화),전뢰진 최종태(조각)등 20여명. 출품작은 대부분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것들로,드로잉의현대적 개념이 본격 도입된 이후의 작품들이다.(02)779-5310. 김종면기자
  • 산과 호흡한 그림인생 30년…한진만교수 개인전

    “수묵의 조형성은 산이나 도시 어디에나 있다.나는 그 조형성을 어느 한순간 어둠 속의 마이산과 석탑에서 찾았다. 생명의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30년이 넘도록 산을 오르며 작업한 대탁 한진만 교수(53·홍익대 동양화과)에게 산은 그림을 그려야할 이유이다.80년대 정형화된 준필에 의한관념적 연산에서 90년대 자유로운 묵필에 의한 실경의 산,그리고 최근의 점필법에 의한 사념적인 산에 이르기까지 그는 산과 더불어 호흡하며 그림을 그려왔다. 산의 진실을 찾는데 몰두해온 그가 3년만에 개인전을 연다. 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상(02-730-0030)에서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550호 안팎의 대작 13점을 포함해 모두 35점이 내걸린다.금강산과 마이산,그리고 청량산의 영적인 기운이 듬뿍 담긴 작품들이다. 작가가 그려온 산의 계보를 보면 청량산과 금강산은 비교적최근에 만난 소재라 할 수 있다. 경북 안동에서 봉화로 가는 중간에 있는 청량산은 그 산세가 드높은 기상을 전해주는 영산이다.붕긋이 솟아오른 모습이 마치 시루떡을 포개어놓은것 같다. 작가는 그 청량한 산의 영기를 화폭에 담았다.“나는 아직도 정신세계가 작품에 이입될 수 있도록 수도승처럼 화도를 닦아가고 있다.”는 작가의 말이 빈말이아님은 그의 작품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그가 공인 3단의실력을 갖출 만큼 검도에 열심인 것도 그림을 제대로 그리기 위한 정신수련의 한 방편이다.“진검은 한 선으로 가야조용히 그어지는 법”이라는 게 작가의 말.그의 힘있고 정제된 선은 그러한 검법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작가는이를 ‘검필법(劍筆法)’이라 불렀다. 작가의 마음 속에 줄곧 자리잡아온 또 하나의 산은 금강이다.작가는 지난 99년겨울 금강산을 다녀왔다. 그리고 구룡폭포·연주담·만물상·안심대·삼선암·장전항 등의 풍경을 화폭에 옮겼다.겸재·소정·청전으로 이어지는 금강산의 ‘모범답안’과는 또다른 금강을 그려낸 것이다.자신의 말대로 “대상을 간결하게 선으로 묘사함으로써 불필요한 잡티가 걸러지고 정신의진수만 남은” 것이 대탁의 금강이다. 소용돌이의 이미지로때론 파장을 일으키는 듯한 형상으로그려낸 만물상 그림은금강의 생명감을 생생하게 토해낸다. 동양화의 요체인 기운생동이란 표현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전통 수묵산수의 경지를 추구하면서도 작가는 기법과 재료에 대한 실험을 멈추지 않는다.안료 대신에 황토를 사용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작가의 ‘황토 수묵화’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그는 그릇에 물과 흙을 넣고 가라앉힌 뒤맨 위의 고운 입자만을 골라 아교액과 섞어 사용한다. 검무를 추듯 ‘일필(一筆)의 묘’를 구사하는가하면 어떨 땐 화선지 뒤에서 칠하는 배채법(背彩法)을 시도하기도 한다.그렇게해서 나온 흙색과 먹의 조화는 유채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푸근하고 웅숭깊은 맛을 전해준다.자연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한 그의 그림은 동양화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을 한껏느끼게 한다. 김종면기자jmkim@
  • 운보 김기창화백 타계/ 천주교와의 관계

    운보 김기창화백의 말년은 천주교와의 관계로 특징지어진다.지난 85년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사실,이에 앞서 그가 매우 사랑한 막내딸이 수녀가 된 것,김수환추기경과의 인간적인 만남 등 천주교는그의 삶에서 마지막 정착지가 됐다. 개종하기 전 운보는 개신교 신자이면서도 사찰 법당 건립을 위한 전시회에 작품을 내는 등 특정종교에 얽매이지 않았다.작품세계에 자유분방함이 종교 쪽에서도 다름없은 것이다.개종에 관해 묻자 그는 “신교의 하느님이나 구교의 하느님이나 똑같지 않나.이사 한번 했다고생각하면 되지”라고 가볍게 대답했다. 그러나 57년 수묵화 ‘성당과 수녀와 비둘기’를 낸 것은 그의 작품경력에서 예사롭지 않은 일이었다.당시는 ‘군마도’니 ‘투우’같은기운찬 작품에 전념할 때여서 파격적으로 비쳐진 게 당연했다. 이 그림은 부인 박래현이 막내딸(김영)을 잉태한 뒤 그린 것이다.그 딸이수녀로 입교할 것을 간청했다. 평소 아버지의 장애인 사랑에 감화받은 딸은 “나도 장애인과 어려운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고 싶다”며 수녀가 되도록 허락해 줄 것을 운보에게 간절히 요청했다고 한다.딸이 입교한 2년 뒤 운보는 마침내 성라자로성당에서 김수환추기경으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았다.그는 “오늘의 영광은 모두 천주님의 것“이라며 하느님에게 가장 가까이 가고 싶다는 염원으로 세례명으로 베드로를 원했다. 이후 김추기경과는 신앙적·인간적인 관계가 지속됐고 이는 김추기경이 오는 27일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영결미사를 친히 집전하겠다는 약속으로 남았다. 김성호기자 kimus@
  • 해학·풍류 넘치는 상상의 세계

    “그림은 내가 살아가는 의미요 술은 휴식이다” 숫돌에 몸을 가는고행을 하듯 술을 마신 화가 장욱진(1918∼1990).한국 현대미술계에남다른 자취를 남긴 그의 10주기 회고전이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3)에서 열리고 있다.2월 15일까지.그동안 먹그림전이나종이그림전 등은 있었지만 유화작품만을 모아 대규모 회고전을 열기는 95년 호암갤러리 전시 이후 처음이다. 장욱진은 해,달,가족,동물,까치 등 주변의 일상적인 이미지들을 어린아이처럼 단순하게 표현한 동심의 화가다.해학과 풍류가 넘치는 투명한 상상의 세계를 작가는 자그마한 화면에 담아냈다.장욱진의 그림은 대부분 3∼4호,기껏해야 10호 정도다.화폭이 커지면 그림이 싱거워지고 밀도가 떨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그의 그림은 서양화 재료를 썼지만 동양화의 정신이 배어 있는 것이 특징.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장욱진의 그림은 수묵화로 번안된 유화”라며 “장욱진이통칭 서양화가로 불리지만 그의 그림이야말로 진정한 한국화” 라고지적한다. 장욱진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또 하나의 열쇠는 그가 유난히 집짓기를 좋아했다는 것이다.실제로 장욱진은 서울대 교수를 그만둔 1960년이후 서울 명륜동 집과 새로 지은 지방의 화실들을 옮겨 다녔다. 63년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면 삼패리에 작업실을 차려 12년간 홀로 살았던 그는 다시 충북 수안보(80∼85년)로,경기도 신갈(86∼90년)로떠돌았다.장욱진에게 술이 구원이었듯이 떠남 또한 구원이었던 셈이다. 작가의 현실의 집은 그림에선 하나의 정신적 이상향으로 나타난다. 그의 작품에 으레 등장하는 조그만 집 한 채는 곧 세속의 방황을 잠재워주는 고고한 영혼의 거처다.평전 ‘그 사람 장욱진’(김영사)을펴낸 김형국 서울대 교수는 “피카소 그림에서 여인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장욱진에겐 집이 그런 무게를 지닌다”고 말한다. 전시작품은 49년작 ‘독’에서 타계 직전 그린 마지막 유작 ‘밤과노인’(1990년)에 이르기까지 70여점.한국전쟁 와중에 고향인 충남연기에 머물며 작은 갱지에 보리밭 사잇길로 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독실한 불교신자인 부인 이순경 여사(80·역사학자 두계 이병도의 맏딸)를 모델로 한 ‘진진묘(眞眞妙)’,무성한 나뭇가지위에 집이 올라앉아 있는 ‘가로수’ 등 1940년대에서 90년까지의 대표작들이 망라됐다.‘소’‘가족’‘아이들’‘수안보 집’‘나무와까치’‘두 나무’ 등 미공개작도 20여점이 전시돼 관심을 모은다.전시를 준비해온 장욱진의 큰딸 장경수씨(56)는 “아버지의 작품이 500여점 가량 될 줄 알았는데 이번에 모아보니 유화만 721점이나 됐다”며 기뻐했다. 이번 전시에 맞춰 장욱진 전작도록과 92년 미국에서 출간된 ‘황금방주:장욱진의 그림과 사상’의 한국어 보급판도 나왔다.국내 작가의전작도록이 출간되기는 운보 김기창에 이어 장화백이 두번째다. ‘해와 달·나무와 장욱진’이라 이름 붙여진 이번 전시의 관람료는 일반3,000원,학생 2,000원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2차 남북이산상봉/ 병상 金기창화백·北동생 ‘20분 대면’

    “형님,저 기만이에요.제가 왔어요.일어나서 저 좀 보세요.제 목소리 들리세요…” 산소호흡기를 단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88) 화백은 힘겹게 눈을 떴다.청력을 잃어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분명 동생의 얼굴이었다. 1일 오후 3시30분 서울 삼성의료원 19층.북의 화가 동생 기만(基萬·71)씨의 오열에 남의 형 김 화백은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로 맞았다.49년만이었다. 병실에 들어선 기만씨는 “못난 동생을 기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를 되뇌었다.김화백이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북에서 개선장군이 되어 왔습니다’라고 수첩에 써 보여줬다. 병상에 누운 김화백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동생을 바라봤다.몸이불편해 거동도 힘들고 말하기도 어려웠지만 서로 꽉 움겨잡은 손으로마음과 마음은 전해지고 있었다. 반세기 동안 쌓인 그리움과 한은 눈물이 되어 그치지 않고 흘렀다. 지난 4년간 패혈증과 고혈압에 시달리던 김화백은 동생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지난달 17일 병세가 갑자기 악화돼 삼성의료원 중환자실에입원했다.중환자실에서는 면회가 어려워 1일 오전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기만씨는 김화백의 셋째 동생.서울시립미술연구소 연구생으로 있다가 51년 월북했다.김화백은 85년 이산가족 상봉 당시까지 동생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하지 않았다.당시 북에 다녀온 사람이 소식을 전해준 뒤 동생들이 북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기만씨는 북의 누이기옥씨(72)가 오빠에게 전해달라며 쓴 편지를 김화백의 손에 쥐어줬다.‘어렸을 때 영양실조로 눈이 멀었던 적이 있는데 큰오빠(김화백)가 업고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다녀 눈이 나았다.그래서 지금 의사가됐다’는 내용이었다. 김화백의 아들 완씨(51)는 족보와 사진 등을 작은아버지에게 보이며형제상봉을 안타깝게 지켜봤다. 김화백은 71년작 ‘승무’와 자신의작품 5,000점 모두가 담긴 전작도록(全作圖錄)을,기만씨는 ‘태양을따르는 마음’이라는 수묵화 4점을 선물로 주고받았다.남과 북을 달리하며 유명 화가가 된 형제의 상봉은 허무할 만큼 짧은 20분만에 끝났다. 이송하기자 songha@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