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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를 위한 세계 시인선/기욤 아폴리네르외3명 지음

    “시는 뚫고 들어갈 수 없는 잠겨 있는 성일까요? 시라는 성의 문은 한번도 닫혀 있는 적이 없거든요. 시는 잔치를 벌이기 위해 여러분만을 기다려요.”(프랑스 시인 기 고페트) 어린이들에게 시적 감식안은 기대할 수 없는 걸까? 그들에겐 동요같은 짧은 시 말고는 소화해낼 여지가 없다고? ‘어린이를 위한 세계 시인선’(아이들판 펴냄)은 그런 근거없는 편견을 깨뜨려 보자고 제안하는 시집 시리즈다. 어린이들을 자연스럽게 시의 세계로 이끌어내는 주인공은 세계의 유명한 시인들. 기욤 아폴리네르(1권), 자크 프레베르(2권), 테드 휴스(3권), 실비아 플라스(4권) 등의 작품들 속에서 어린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천진한 시들을 골라냈다. ‘작은 동물원’이란 제목이 붙은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집을 들춰 보자. 코끼리 비둘기 거미 공작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물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깃털로 땅을 쓸던 공작새,/부챗살처럼 활짝 펼친 꽁지는/보는 이의 눈을 호리고도 남지만,/홀랑 드러난 궁둥이는 어이할꼬.”(‘공작’) 아폴리네르의 ‘동물우화집, 혹은 오르페우스의 행렬’이란 동화시집에 들어 있던 시들이다. 자크 프레베르의 시집 ‘어린이들을 위한 겨울 노래’에서는 산문시의 리듬감각에 눈뜰 수 있다. “겨울밤에/어떤 키 큰 하얀 사람이 성큼성큼/어떤 키 큰 하얀 사람이 성큼성큼//파이프 담배를 입에 문/눈사람이었다네//(…)//몸을 따뜻하게 하려고/몸을 따뜻하게 하려고/그는 빨갛게 달아오른/난로 위에 앉았다네/그리곤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지.”(‘어린이들을 위한 겨울 노래’) 영국의 계관시인 테드 휴스의 ‘고양이와 뻐꾸기’에서는 고양이 두꺼비 돼지 달팽이 등 동물들을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철학적 사유를 권유하기도 한다. 미국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시집 ‘침대 이야기’는 동화까지 곁들였다. 쉽고 짧은 시들이나, 초등 고학년생들에게도 유익하다. 시인 겸 전문번역가들이(김정란 성귀수 한기찬 김남주)이 자상하게 시인의 독특한 시세계를 설명하는 글도 덧붙였다. 수채화 펜화 수묵화 등 알록달록 다양한 기법의 배경그림들이 동심을 꼼짝못하게 붙들어 놓는다. 루이 아라공, 김소월 등 국내외 유명시인들의 작품이 시리즈로 잇따라 나올 예정이다. 각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네마 천국]한일합작 애니 ‘신암행어사’

    한국 작가가 쓴 원작만화로 일본인 감독이 만든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 ‘신암행어사’(제작 대원C&A홀딩스 등·26일 개봉). 문수, 몽룡, 춘향 등 우리에게 익숙한 캐릭터들이 이름 그대로 등장하지만, 내용이나 분위기는 일본색이 짙다. 한마디로 재패니메이션의 탄탄한 드라마와 철학적 분위기는 잘 살아났지만, 핏빛 잔혹성이 두드러져 우리네 정서와는 어딘지 모르게 동떨어진 느낌. 하지만 그동안 국내 애니메이션의 허술한 이야기 전개에 실망을 느꼈던 관객이라면 눈이 동그래질 만큼 매력적이다. 암행어사가 등장한다지만 가상의 시대와 국가가 배경인 팬터지 작품. 평화의 나라 주신이 멸망한 뒤 암행어사 문수는 홀로 떠돌며 마패 하나로 팬텀 솔저를 부리며 부패한 세력과 맞선다. 문수는 ‘악을 이기기 위해 더 큰 악으로 맞선다.’는 신조를 가진 반영웅적 캐릭터. 약한 백성을 멸시하고 상대방을 잔혹하게 죽이는 폭력적인 인물이다. 춘향 역시 정절을 지키는 여성이 아니라 여전사의 이미지로 변모했다. 몽룡이 죽은 뒤 문수를 경호하는 산도를 맡아 최고의 칼솜씨를 자랑한다. 작품을 지배하는 세계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 음울하게 드리워진 SF영화와 흡사하다. 모두가 죽고 폐허가 된 진실을 가리고 겉으로는 평화롭게 보이는 세계를 만든다는 설정은 영화 ‘매트릭스’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진실을 현혹하는 수단이 첨단 기계가 아니라 침술이고, 마을의 배경 역시 수묵화로 처리하는 등 동양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미했다. 할리우드 영화들이 중세적 분위기를 가상의 공간과 접목시키듯, 동양적 이미지와 팬터지를 결합시켜 이 애니메이션만의 독특한 공간과 배경을 창조해낸 것. 윤인완ㆍ양경일의 원작 만화는 한국에서 50만부, 일본에서 150만부가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감독은 일본의 시무라 조지가 맡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윤택·안숙선, 日뮤지컬 각색 창극 선보여

    우리시대 최고의 명창 안숙선(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연극부터 영화까지 종횡무진하는 연출가 이윤택(국립극단 예술감독)이 만났다. 오는 29일부터 새달 3일까지 국립극장 재개관 개막작으로 선보일 창작 창극 ‘제비’. 서로 다른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이 작품은, 우리만의 고유한 예술양식의 탄생을 예고하는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이윤택 “새로운 창극모델 개발” 창극 ‘제비’는 전통 1인 소리극인 판소리를 공연양식의 원형으로 삼아 현대적인 음악극으로 재창조한 작품.‘문화게릴라’ 이윤택이 처음으로 창극 연출을 시도하고, 국보급 소리꾼 안숙선이 직접 작창과 제비역을 맡았다.“제비역을 안 하면 이윤택 감독이 연출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제비가 됐다.”는 안숙선 명창.‘최고’를 고집하는 두 ‘쟁이’들이 어떤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이윤택 연출가는 “판소리의 예술성과 드라마의 대중성을 무대 미학적으로 완성시켜 새로운 창극 모델을 개발하고 싶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둘 외에도 무대와 영화음악까지 두루 섭렵하며 한국음악 작곡 작업의 선두에 선 원일(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이 작곡을 맡았다. 전통7음계를 사용한 ‘순도 100%’의 우리음악을 북, 장고,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태평소 등의 실내악 편성을 통해 라이브로 들려줄 예정. 중견 무대미술가 이태섭(용인대 연극과 교수)은 수묵화의 느낌이 배어 있는, 다분히 추상적인 분위기의 무대를 창조해낸다. 이밖에도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인 하용부, 사물놀이 명인 이광수, 제주 무속인 정공철 등 각 분야의 명인들이 무대에 선다. ●임진왜란 직후의 슬픈 사랑이야기 창극 ‘제비’는 일본의 유명 극작가 제임스 미키가 쓴 동명의 뮤지컬이 원작. 한·일 월드컵을 기념해 2002년 8월 초연된 뒤 일본에서 모두 350여회 공연되며 인기를 모았던 작품이다. 지난 5월 일본극단 와라비좌가 내한해 ‘제비’를 공연한 뒤 국립극장이 새롭게 이 작품을 창극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세웠고,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것. 내용은 대중극에 맞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슬픈 사랑이야기다. 임진왜란 직후 조선통신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경식이 왜란 당시 잡혀가 일본 무사 젠조의 아내가 되어 있는 부인 제비를 우연히 만나면서 벌어지는 비극이 기둥 줄거리. 안숙선 예술감독 외에도 국립창극단의 차세대 주자인 김지숙,‘우루왕’에서 바리공주역을 맡았던 박애리가 제비로 캐스팅됐다. 이경식 역에는 왕기철·남상일, 젠조 역에는 왕기석, 김학용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음악은 판소리에 제주 서우젯소리, 범패, 민요 등 여러 장르가 가미된다. 또한 음악극이지만 각종 연희와 씻김굿, 일본 전통축제 마쓰리 등이 어우러져 다양한 형태의 공연양식을 맛볼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평일 오후 7시, 토 오후 3시·7시, 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2만∼5만원.(02)2280-4115.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예술을 뚫고 들어간 사람들/이세기 지음

    ‘그 많은 문학적 업적과 행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나 그 흔한 문단의 단체장을 맡아본 적이 없다. 작품의 질이나 분량에서 투철하게 작가의 자세를 지켜온 그를 보면 아무리 강파르고 앙칼지게 생의 모든 것을 부여안고 몸부림쳐 온 사람도 그의 앞에 서면 모든 것이 미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문단의 청산 박경리) ‘그는 지금도 한달이면 29일 술을 마신다. 좋은 사람과 좋은 대화가 있는 곳은 아무리 바빠도 빠지지 않지만,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과는 술자리를 함께하지 않는다. 대쪽같은 결벽증은 부잣집 둘째아들로 태어났으면서도 서울로 올라온 후 부모로부터 땅 한뼘도 물려받지 않고 혼자서 자수성가한 케이스다.’(리얼리즘 연극의 파수꾼, 차범석의 역사의식) ‘예술을 뚫고 들어간 사람들’은 신문기자 출신인 저자가 2000년부터 2004년 초까지 문예진흥원이 발간하는 월간 ‘문화예술’지에 연재했던 ‘이세기의 인물탐구’를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 문학, 미술, 연극, 무용, 국악, 건축 등 각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예술가 35명의 작품 세계와 인생관을 심도있게 조명했다. 영상미학을 실천한 영화감독 김수용, 인간의 체취를 담는 건축예술을 펼친 건축가 원정수, 동양적 신비를 길어올리는 가야금주자 황병기, 자유를 꿈꾸는 무용가 홍신자 등이 그들. 저자는 예술가가 자기 분야에 투철하게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섭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수묵화 한 점을 그리려면 양해와 석도, 피카소와 고갱, 해부학과 철학, 시와 글씨 등 독서 만권과 만리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가 탐구한 예술가들은 그런 점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고된 노동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들이다. 저자 스스로 “비판의 시각보다는 그들이 이룬 공로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지만,‘인물탐구’라는 타이틀에 비춰볼 때 다소 평면적인 서술이 아쉽다.3만 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양평의 강변길

    [뒷골목 맛세상] 양평의 강변길

    가을이다.어느 주말 느닷없이 하늘이 높아져서 푸른 물을 뚝뚝 떨구고 투명한 햇살 속에 둥둥 떠다니는 뭉게구름이 잊었던 그리움마저 아련하게 불러일으킨다면,그리고 그리움의 무게에 비례해 사는 일이 그대를 지치고 허기지게 한다면,차를 지닌 친구라도 불러내어 훌쩍 길을 떠나고 볼 일이다.양평의 빼어난 풍광에는 몇 번이고 더듬어도 질리지 않는 유혹이 있다.더군다나 북한강과 남한강이 함께 어우러지는 두물머리의 강심 위에서 황금빛 햇살이 사금파리처럼 반짝이고 있는 풍광은 차라리 눈이 시리다. 강길의 에도는 굽이굽이 경관 좋은 자리마다 빼곡히 들어앉은 모텔이며 국적불명의 괴이한 건물들,예술보다는 상술을 앞세운 몇몇 갤러리며 화려한 라이브 카페들이 눈엣가시처럼 다가올 터이지만,오래 눈에 담지는 말자.그것은 그것대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어서 생겨나지 않았으랴. ●두물머리 강심은 한폭의 동양화 서울을 떠나 구리를 거쳐 이제 막 팔당댐 부근의 강길을 달려가고 있을 그대에게,나는 맨 먼저 양수리 검문소에서 대성리 쪽으로 빠지는 45번 국도변에서 수종사(水鍾寺)라는 작은 입간판을 찾아보기를 권한다.너무 작아 유심히 보지 않으면 자칫 흘려넘기기 쉽다.어렵게 찾은 수종사의 입간판을 따라 이제 산길을 올라가노라면,채 포장도 하지 않은 길바닥의 흙들이 지난여름의 폭우에 쓸려나가 움푹질푹 요철을 이루고 있을 터이다. 좀 더 수종사의 숨겨진 매혹에 빠질 예정이라면,그쯤에서 한 편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올라가도 좋다.그렇게 걷다 보면 이마에는 땀방울이 돋고 시원한 샘물 한 모금이 간절해질 무렵에 기다렸다는 듯이 절 입구에 있는 약수터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나는 약수터의 샘물마저도 무심코 지나치기를 권한다.정히 갈증을 못 견디겠다면 딱 한 모금만 마시기 바란다.그리하여 마침내 절의 경내에 들어서면 그대는 어쩔 수 없이 대웅전이며 산신각 같은 건물보다도 먼저 무료다실이라는 쪽지가 붙은 삼정헌(三鼎軒)에 눈길이 멈출 것이다. 일말의 주저를 무릅쓰고 삼정헌의 문턱을 넘어서면 무엇보다 통유리로 확 트인 전면에 한 폭의 빼어난 수묵화처럼 펼쳐진 두물머리의 전경을 발견할 것이다.바로 두물머리의 전경을 배경으로 친구와 함께 낮은 다탁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라.아름다운 풍광에 먼저 넋이라도 나간 듯 그대의 입부터 벌어지리라. ●잊을 수 없는 수종사의 차와 산채비빔밥 바로 그렇듯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빼앗긴 것은 비단 그대뿐만이 아니다.수종사가 세워진 아득히 먼 세월부터 일찍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인묵객들이 바로 그대가 앉아 있는 삼정헌 어름에 터를 잡고서 두물머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노래하고 또한 붓을 들어 화선지에 옮겼으리라.만일 그대가 알려고만 든다면 삼정헌에 비치된 책자 중에서 쉽게 시인들의 노래를 찾을 수 있으리라.서거정(徐居正),김종직(金宗直),홍언필(洪彦弼),이이(李珥),이덕형(李德馨),정약용(丁若鏞)….이 중에서도 그대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의 시 한편만은 꼭 빼놓지 말고 읊어보기를. 수종사 절집은 아스라한데 이내 속에서도 기와 홈통을 알아보겠네 호남땅 4백여 많은 사찰도 이 누각보다 크다 못 하리 그대가 차를 먹는 예법에 처음일지라도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뭔가 망설이는 눈치라면 어느새 젊고 예쁜 보살님이 나타나 친절하게 차를 울궈내어 음미하기까지 다법의 과정을 일러줄 것이다. 만일 일요일의 낮공양 시간에 수종사에 다다랐다면 무료로 마신 차에 곁들여 역시 무료인 맛깔스러운 산채비빔밥까지 배불리 먹을 수 있을 터이다. 무료다실이나 무료 산채비빔밥은 어쩌면 절을 홍보하기 위한 고등수법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절을 홍보한다고 해도 경내에서 가장 경관이 좋은 곳에 터를 잡아 무료다실을 열거나 공양까지 보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적어도 수종사 스님들의 어떤 선의만은 비틀어보지 말자. 기왕에 가을맞이를 나섰으니까 수종사의 차맛에 곁들여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찾아 나서자.대성리 쪽의 강변을 거슬러 오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연세중학교 정문 앞에서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591-4632)라는 조금은 무례한 간판을 만나게 될 터이다.간판처럼 죽여줄 정도는 아니지만 4000원짜리 동치미국수며 5000원짜리 김치만두는 확실히 맛이 있다.깔끔한 맛의 김치만두를 먼저 먹고 살얼음이 둥둥 떠있는 동치미국수를 먹는 것이 순서이다.이 ‘죽여주는 동치미국수’는 한 곳만이 아니라 강변도로 곳곳에 있어서 서로 원조임을 내세우는데,맛은 모두 비슷하니까 어디를 찾아도 무방할 듯하다. ●맛은 비슷비슷… 어느집 찾아도 무방 만일 두부전문집을 찾을 요량이라면 그대는 45번 국도의 팔당 방향의 옛 국도를 잠깐 되돌아가서 ‘기와집순두부’(031-576-9009)라는 간판을 발견하기 바란다.옥호 그대로 허름한 옛 기와집인데도 불구하고 무슨 저잣거리처럼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얼마쯤은 황당하기까지 한 광경을 만날 터이다.순두부백반(5000원)이며 콩비지백반(6000원),생두부(6000원),두부김치(8000원) 이외에도 두부제육볶음,파전,녹두전 등 메뉴가 다양한데,어쩌면 이 다양한 메뉴가 이 집의 흠일지도 모른다. 만일 그대가 보다 순수한 두부전문집을 찾을 요량이라면 양수리 읍내에서 서종으로 방향을 틀어 문호리 강변을 지나는 옛날 국도변에 있는 ‘시골손두부전문’이라는 입간판이 걸린 평범한 시골집을 찾기 바란다.‘서종가든’ (031-773-6035)이라는 옥호인데,어디에도 가든은 보이지 않지만,주인 할머니의 손두부 빚는 솜씨만은 오래전부터 호가 난 집이다.손두부전골이며 두부찜,손두부,콩탕이라고 부르는 비지탕이 각각 1인분에 6000원씩인데,그중에서 푸짐한 버섯에다가 돼지고기를 썰어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손두부전골을 빠뜨리지 말자. 서울과 강원도 내륙을 잇는 6번 국도에서 가장 먼저 생겼다는 양수콩나물국밥(031-771-5995)이 양수리에서 양평으로 가는 어름의 국수역 앞 국도변에 있다.콩나물국밥과 황태해장국이 4000원씩인데,콩나물에 북어국물을 붓고 배추김치를 썰어넣어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콩나물국밥이 역시 시원하다. 투명한 햇살이 내려쌓이는 가을들판을 바라보며 콩나물국밥에 1000원짜리 모주 한 사발을 곁들인다면 몸과 마음을 함께 힘들게 하던 그대의 허기도 어느 정도 가실지 모른다.어차피 모주 한 사발로 허기를 달래기에 부족하다면 5000원짜리 새우부추전이나 황태구이를 안주로 역시 5000원하는 동동주 한 됫박에 아예 허기를 채워도 좋다.가을들판에 햇살이 저리도 투명한데 누가 그대의 낮술을 탓하랴. 6번 국도에서 벗어나 옥천으로 접어들어 중미산으로 가는 길목에 도토리국수집(031-771-7562)이 있다.도토리 요리 전문답게 도토리묵탕국(5000원),도토리비빔밥(5000원),도토리냉면(5000원),도토리전병(7000원),도토리전(6000원)으로 도토리 일색인데,그중에서도 고기를 삶아낸 육수에 도토리묵과 김치를 채 썰어넣고 밥을 말아먹는 도토리묵탕국이 일품이다.묵탕국 한 그릇만으로도 충분히 넘치는 양이지만 어쩐지 부족하게 여겨진다면 도토리전이나 도토리전병을 곁들이자. ●용문산 은행나무축제는 ‘덤’ 가을 양평에서 용문산 ‘은행나무축제’를 빼놓을 수는 없다.용문사 앞마당에 있는 수령 1200년의 은행나무를 기리는 축제인데,‘세계사물놀이겨루기한마당’,산사음악회,영산제,용문산신령제 등이 열린다.용문산의 빼어난 풍광과 더불어 이제 막 가을의 서장을 여는 듯한 은행나무축제까지 만날 수 있다면,예상하지 못했던 가외의 즐거움이 아니랴. 돌아오는 길에 국도변에서 ‘무명화가의 찰옥수수’라는 붓으로 쓴 입간판을 만날지도 모른다.그대는 결코 무심하게 지나치지 말고,아니 지나쳤다가도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되돌아가서 어쩐지 어수룩해 보이는 무명화가에게서 찰옥수수 한 봉지를 사기 바란다. 혹시 누가 알랴,찰옥수수를 주고받는 손길 사이로 찌르르,알 수 없는 어떤 전류가 흘러 그대가 벼락처럼 무언가를 깨닫게 될지를.그리하여 오랫동안 그대를 지치고 허기지게 하던 삶의 화두가 눈앞에서 번쩍,풀려나게 될지를.그럴지도 모른다.깨달음이란 결코 무슨 커다랗고 엄청난 대상에서 오지 않는 법이다. ■ 일부 음식점 ‘미끼상품’ 조심을 양평을 도는 여행길에서 한 가지만 주의하자.주로 정체불명의 괴이쩍고 웅장한 외양을 하고있는 레스토랑이나 카페,혹은 갤러리 앞에 내걸린 입간판들에 내걸린 소위 ‘미끼상품’에 대해서다.무슨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점에만 있는 줄 알았던 ‘미끼상품’이 4000,5000원짜리 가격을 내세운 채 양평 일대의 아름다운 강길 여기저기에서도 나부끼고 있다. ‘미끼상품’에 홀려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문을 밀치고 들어선다면,기다렸다는 듯이 정도 이상으로 크고 화려한 가죽 메뉴판이 그대 앞에 놓일 것이다.그런데,이것 봐라. 그대가 입간판에서 보고 들어온 미끼상품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대신에 3만∼4만원짜리 비싼 메뉴들만 즐비하게 그대의 눈을 어지럽힐 것이다.미끼상품의 정체를 깨달았다면 그대는 더 이상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오기 바란다.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 한 채 3만,4만원짜리 비싼 메뉴를 시켜도 나중에는 뒷맛이 쓸 것이고,또한 4000∼5000원짜리 미끼메뉴를 우격다짐해도 나중에는 더더욱 뒷맛이 쓸 것이다.
  • 관훈갤러리 ‘박병춘­길이 있는 검은 풍경’

    한국화가 박병춘(39·덕성여대 교수)의 작업은 끝없는 형식실험의 연속이다.검정 생고무를 오려 붙인 ‘고무산수화’를 통해 전통산수의 새로운 멋을 전해줬고,칠판에 백묵으로 그린 ‘칠판산수화’에서는 눈에 보이는 이미지의 덧없음을 일깨워줬다.그림을 벽에 거는 대신 공간에 배치해 한국화의 설치예술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박병춘의 신작이 기대를 모으는 것은 그가 이처럼 끊임없이 예술적 도전을 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교수작가’라는 울타리에 안주하지 않는다. 22일부터 10월5일까지 서울 관훈동 관훈갤러리에서 열리는 ‘박병춘-길이 있는 검은 풍경’전에서도 그의 실험정신은 유감없이 드러난다.그는 지난해 먹의 농담(濃淡)을 배제한 ‘흐린 풍경’을 선보인데 이어 이번에는 까만 먹만을 사용한 강렬한 ‘검은 풍경’의 세계를 보여준다. 검은 숲을 가로지르는 하얀 길과 야트막한 둔덕의 덤불,그리고 하늘을 향해 솟은 거대한 나무.박병춘의 검은 풍경은 고작 이런 것들의 조합이지만 그의 그림은 결코 단조롭거나 지루하지 않다.작가의 상상력은 하늘에 맞닿은 길만큼이나 무한대로 뻗어간다. 작가는 수묵화가들이 흔히 하듯 먹의 농담을 조절해 사물의 세부를 묘사하거나 음영을 나타내지 않는다.대신 현장에서 풍경을 사생할 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농담의 붓질을 무수히 거듭한다.얼핏 보면 단순한 검은 숲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안에 자디잔 잡풀과 덤불들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작가는 “풍경화에서 흔히 놓치고 있는 ‘힘’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은행나무’ ‘울진 소광’ ‘통고산의 겨울’ ‘생동하는 땅’ 등 42점이 나온다.작가는 이 그림들을 그리기 위해 올 봄부터 전국의 산야를 돌며 모필로 직접 스케치했다.그런 만큼 그림에 생동감이 넘친다.(02)733-6469.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폭풍의 화가’ 변시지 개인전

    우성(宇城) 변시지(78) 화백의 작품세계는 제주도라는 지역성에서 출발해 우주의 근원적인 기(氣)에 이르기까지 드넓다.하지만 작가 변시지를 규정하는 것은 역시 ‘제주 그림’이다.황토빛과 먹빛의 절제된 색을 사용하는 그의 제주 그림은 일종의 심상풍경이다. 팔순을 앞둔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그가 개인전을 마련했다.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에 새로 문을 연 어울림미술관의 ‘변시지,마음의 풍경’전이 화제의 전시.변 화백은 미공개 최근작 40여점과 시기별 주요작 20여점,유럽기행 스케치와 수묵화·화첩 등 모두 80여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제주 서귀포 태생인 변 화백은 여섯 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스물 세 살 때 일본 최고 권위의 광풍회(光風會)전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명성을 날렸다.그러나 점차 민족의식에 눈뜨게 된 그는 1957년 영구 귀국,서양화란 장르에 한국적인 미를 담아내는 작업에 몰두한다.변 화백은 1970년대 중반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바다,바람,조랑말,까치 등 제주 풍경을 대변하는 특징적인 대상들을 외곬으로 화폭에 담아왔다.10월15일까지.(031)960-9653.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보러갑시다]

    클래식 ■ 오페라 리골렛토 23∼28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114. ■ 박민정 바이올린 독주회 23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5. ■ 조인숙 귀국 타악기 독주회 2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36-5929. ■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창단 16주년 음악회 28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93-8760. ■ 대관령 국제음악제 24일∼8월8일 강원도 대관령일대(02)747-8306. ■ 퓨전 오페라 피가로 3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3447-7778.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연극적인 요소를 결합시킨 작품. 미 술 ■ ‘사진예술’전 8월 29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사진작가들의 최근작.아타·정재규·고명근·이정진 등 국내 작가와 독일의 베허 부부,일본의 히로시 스기모토 등. ■ 리얼링 15년전 8월 6일까지 사비나미술관(02)736-4371.리얼리즘의 관점에서 접근한 평면회화와 설치·오브제 작품 등 40여점. ■ ‘꿈꾸는 나비’전 12월31일까지 남이섬 유니세프홀(02)3443-5583.나비를 주제로 한 어린이들을 위한 조각·회화·동영상 작품.이동기·권기수·김태중 등 9명 참여. ■ ‘바다,내게로 오다’전 8월1일까지 갤러리 라메르(02)730-5454.김중만·구본창·고명근 등 사진작가 24명이 보여주는 3색 바다. ■ 무대를 보는 눈:독일현대작가전 8월8일까지 로댕갤러리(02)750-7818.미술과 연극의 만남을 주제로 한 독일 현대작가들의 회화·조각·설치작품. ■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 10월 1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724-2904.‘도시 위에서’‘비테프스크 위의 누드’등 주요 유화 작품과 드로잉,판화 등 120여점. ■ 백화제방전 27일까지 공화랑(02)735-9938.김진의·노윤경·이재선 3인의 수묵화전. 뮤지컬 ■ 지킬 앤 하이드 24일∼8월21일 코엑스오디토리움(02)556-8556.데이비드 스완 연출,조승우 류정한 출연.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이중성을 드라마틱하게 엮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 블러드 브라더스 무기한 폴리미디어시어터 1544-1555.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서징영 이건명 출연.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의 운명. ■ 달고나 8월8일까지 아룽구지극장(02)739-8288.오은희 작·조광화 연출,이계창 임선애 출연.애틋한 첫사랑을 기억나게 하는 복고풍 가요뮤지컬. ■ 토요일밤의 열기 8월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02)3672-3001.윤석화 연출,박건형 배혜선 출연.추억의 비지스 음악과 디스코 춤을 볼 수 있는 70년대 복고뮤지컬. ■ 브로드웨이 42번가 8월15일까지 정동 팝콘하우스(02)766-8551.한진섭 연출,김미혜 윤석화 출연.스타를 꿈꾸는 코러스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뮤지컬. 어린이 ■ 넌 특별하단다 8월1일까지 연우소극장(02)745-0308.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특별함을 일러주는 극단 백수광부의 가족뮤지컬. ■ 우리는 친구다 8월1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일상속에 담긴 아이들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극단 학전의 어린이극. 콘서트 ■ 안치환 콘서트 24일 오후 7시,25일 오후 4시 대학로 동덕여대공연예술센터(050)2040-1000. ■ 김경호 콘서트 24일 오후 4시·8시 연세대 대강당 1544-1555. ■ 여행스케치 콘서트 24일 오후 7시 남이섬 야외음악당(02)337-1678. ■ 서영은 대구 콘서트 24일 오후 3시·7시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053)550-7116. ■ 오프스프링 내한 콘서트 24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02)3141-3488. ■ 이상은 콘서트 24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02)751-9606. ■ MC 더 맥스 콘서트 25일 오후 7시30분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02)518-5559. ■ 윤희정 콘서트 28일 오후 4시·8시 문화일보홀(02)3701-5757. 연 극 ■ 선데이서울 8월15일까지 정미소(02)3672-6989.박찬욱 작·박근형 연출,배두나 김영민 출연.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변두리 인생들의 고달픈 서울살이. ■ 택시드리벌 8월2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2-0010.장진 작·연출,정재영 강성진 출연.노총각 택시기사의 눈으로 본 대도시의 비정함과 낭만. ■ 유리가면-잊혀진 황야 9월5일까지 인켈아트홀2관(02)741-3934.미우치 스즈에 작·황원상 연출,이혜연 김선국 출연.일본 원작 만화를 연극으로 각색. 국 악 ■ 소리로 만나는 세상 22·23일 오후7시30분 경기도국악당(031)289-6422.국악과 아시아음악의 크로스오버. ■ 하늘의 소리 땅의 울림 24·25일 오후7시30분 경기도국악당(031)289-6422.태평소,사물놀이,시나위 등의 공연.
  • [보러갑시다]

    [보러갑시다]

    클래식 ■ 오페라 리골렛토 23∼28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114. ■ 박민정 바이올린 독주회 23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5. ■ 조인숙 귀국 타악기 독주회 2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36-5929. ■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창단 16주년 음악회 28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93-8760. ■ 대관령 국제음악제 24일∼8월8일 강원도 대관령일대(02)747-8306. ■ 퓨전 오페라 피가로 3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3447-7778.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연극적인 요소를 결합시킨 작품. 미 술 ■ ‘사진예술’전 8월 29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사진작가들의 최근작.아타·정재규·고명근·이정진 등 국내 작가와 독일의 베허 부부,일본의 히로시 스기모토 등. ■ 리얼링 15년전 8월 6일까지 사비나미술관(02)736-4371.리얼리즘의 관점에서 접근한 평면회화와 설치·오브제 작품 등 40여점. ■ ‘꿈꾸는 나비’전 12월31일까지 남이섬 유니세프홀(02)3443-5583.나비를 주제로 한 어린이들을 위한 조각·회화·동영상 작품.이동기·권기수·김태중 등 9명 참여. ■ ‘바다,내게로 오다’전 8월1일까지 갤러리 라메르(02)730-5454.김중만·구본창·고명근 등 사진작가 24명이 보여주는 3색 바다. ■ 무대를 보는 눈:독일현대작가전 8월8일까지 로댕갤러리(02)750-7818.미술과 연극의 만남을 주제로 한 독일 현대작가들의 회화·조각·설치작품. ■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 10월 1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724-2904.‘도시 위에서’‘비테프스크 위의 누드’등 주요 유화 작품과 드로잉,판화 등 120여점. ■ 백화제방전 27일까지 공화랑(02)735-9938.김진의·노윤경·이재선 3인의 수묵화전. 뮤지컬 ■ 지킬 앤 하이드 24일∼8월21일 코엑스오디토리움(02)556-8556.데이비드 스완 연출,조승우 류정한 출연.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이중성을 드라마틱하게 엮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 블러드 브라더스 무기한 폴리미디어시어터 1544-1555.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서징영 이건명 출연.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의 운명. ■ 달고나 8월8일까지 아룽구지극장(02)739-8288.오은희 작·조광화 연출,이계창 임선애 출연.애틋한 첫사랑을 기억나게 하는 복고풍 가요뮤지컬. ■ 토요일밤의 열기 8월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02)3672-3001.윤석화 연출,박건형 배혜선 출연.추억의 비지스 음악과 디스코 춤을 볼 수 있는 70년대 복고뮤지컬. ■ 브로드웨이 42번가 8월15일까지 정동 팝콘하우스(02)766-8551.한진섭 연출,김미혜 윤석화 출연.스타를 꿈꾸는 코러스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뮤지컬. 어린이 ■ 넌 특별하단다 8월1일까지 연우소극장(02)745-0308.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특별함을 일러주는 극단 백수광부의 가족뮤지컬. ■ 우리는 친구다 8월1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일상속에 담긴 아이들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극단 학전의 어린이극. 콘서트 ■ 안치환 콘서트 24일 오후 7시,25일 오후 4시 대학로 동덕여대공연예술센터(050)2040-1000. ■ 김경호 콘서트 24일 오후 4시·8시 연세대 대강당 1544-1555. ■ 여행스케치 콘서트 24일 오후 7시 남이섬 야외음악당(02)337-1678. ■ 서영은 대구 콘서트 24일 오후 3시·7시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053)550-7116. ■ 오프스프링 내한 콘서트 24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02)3141-3488. ■ 이상은 콘서트 24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02)751-9606. ■ MC 더 맥스 콘서트 25일 오후 7시30분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02)518-5559. ■ 윤희정 콘서트 28일 오후 4시·8시 문화일보홀(02)3701-5757. 연 극 ■ 선데이서울 8월15일까지 정미소(02)3672-6989.박찬욱 작·박근형 연출,배두나 김영민 출연.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변두리 인생들의 고달픈 서울살이. ■ 택시드리벌 8월2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2-0010.장진 작·연출,정재영 강성진 출연.노총각 택시기사의 눈으로 본 대도시의 비정함과 낭만. ■ 유리가면-잊혀진 황야 9월5일까지 인켈아트홀2관(02)741-3934.미우치 스즈에 작·황원상 연출,이혜연 김선국 출연.일본 원작 만화를 연극으로 각색. 국 악 ■ 소리로 만나는 세상 22·23일 오후7시30분 경기도국악당(031)289-6422.국악과 아시아음악의 크로스오버. ■ 하늘의 소리 땅의 울림 24·25일 오후7시30분 경기도국악당(031)289-6422.태평소,사물놀이,시나위 등의 공연.
  • [꼬불 꼬불 뒷골목] 광주 금남로 예술의거리

    경기침체로 화랑가들이 된서리를 맞으면서 예술의 거리를 찾는 발걸음도 뚝 끊어졌다.요즘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는 화랑 주인들의 푸념이 허튼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부르는 게 그림값,눈먼 돈을 마구 챙길 때가 있었다.개발독재가 서슬퍼렇던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말,5월 광주의 상징인 금남로 뒤편 화랑골목에는 돈이 넘쳐났다. 지난 87년 예술의 거리로 지정된 광주시 동구 궁동 동부경찰서 앞에서 중앙로를 잇는 300여m.남도의 멋과 끼가 배어 있어 ‘예향’ 광주를 찾은 이방인들이 꼭 들러가는 곳이다.표구점과 화랑,갤러리(전시관),화방과 필방(서양화와 수묵화 재료상),골동품 공예품점,미술 서점,전통찻집,소극장 등 53개가 어깨를 맞대고 있다.토요일이면 차 없는 거리가 되고 개미장터가 열린다.고서예품·엽전·떡살·비녀·놋그릇·민화·향로·연적·목각품 속에는 쓸 만한 물건도 있다.야외 전시대에는 학생들의 창작품이 선보이고 매달 한차례는 음악회,빛의 축제 등으로 열기가 더해진다. 예술의 거리는 원래 50∼60년대에 막걸리 골목이었다.이후 여고생들의 수예표구가 유행하면서 광주여고,전남여고,조대부여고 등 이들 학교의 중간지점인 지금의 장소로 표구점들이 모여들면서 화랑가로 변모했다. 이후 70년대 후반 80년대 말까지 호황기를 구가하다 90년대 들어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다.자유당 때는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직접 내다팔아 호구지책으로 삼았다.한 화랑주인은 “당시 힘이 세던 검사 명함 뒤편에다 ‘잘 부탁한다.’는 검사 사인을 받아서 기관에 들러 그림을 팔았다.”고 말했다. 그림값은 경기침체와 정비례한다.이 골목이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은 95년 민선단체장 시대부터.또 문민정부 때 공직자 선물 안주고 안받기로 대못이 질러졌다.그림값을 결정하던 진급용이나 선물용 구입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주 고객은 90%가 건설업자들이나 이들이 그림 대신 현찰 박치기로 관행을 바꾸었다.송림화랑 양원호(52)씨는 “80년대 후반 소나무 몇개만 그려놔도 없어서 못 팔 때가 있었다.”고 호시절을 회고했다. 또 그림값은 권력자들의 눈치를 본다.붓글씨를 잘 썼던 박정희와 JP,5공의 실세인 전경환은 의제 허백련 그림을 선호했다.전씨가 광주에 뜨면 광주 화랑가에 그림이 동났다고 한다.DJ는 남농 허건의 조부인 소치 허유의 산수화를 좋아했다. 이 골목에서 남종화(시·서·화를 겸함)의 일맥인 남농 허건의 그림은 전지 크기(40호·1호는 엽서크기) 산수화가 7년 전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떨어졌다.표구값은 30년 전보다 2만원 오른 12만원.30∼40년 된 중견화가들의 산수화는 같은 크기에 80만∼100만원이다.이마저 팔리지 않아 “입에 풀칠하려면 공사판이라도 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화가들이 말한다.반면 의제의 그림은 희귀성으로 수요가 높아 전지 1장에 3000만∼4000만원을 호가한다. 70년대 그림 전시회는 다방.Y다방,희다방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큰’ 낭만도 있었다.제자 전시회에 스승이나 선·후배들이 자신들의 그림을 찬조 출품했다.전시자의 그림을 사면 수백배 비싼 유명인사의 찬조작품을 추첨해 덤으로 나눠줬다. 예술의 거리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터줏대감이 있다.한국화와 고미술품 감정가인 박당화랑 박환승(66)씨.정확히 50년에 이쪽에 뛰어들었으니 올해로 만 54년째다.의제와 남농의 어깨너머로 눈썰미를 익혔다.그는 “가짜에도 솜씨에 따라 등급이 있다.요즘에는 인쇄술 발달로 정교하게 인쇄된 가짜가 많지만 돋보기로 보면 인쇄지는 그물망이 나온다.”고 웃었다.가짜는 현금과 맞교환이 가능한 유명인사의 것이 많다고 했다. 가짜중에는 남농의 것이 많다.범인은 대개 제자들로 드러났다.수요자들이 작품 내용보다는 유명화가의 그림만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짜 시비가 줄지 않는다.설경(雪景) 작가로 일본인 고객들이 많은 영창필방화랑 안재홍(56) 화백은 “손님들이 표구해 달라고 가져온 유명한 작품 중에 가짜도 있었다.하지만 그림을 판 상대가 있기 때문에 절대 가짜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나이 든 화가들은 가짜와 뒤섞인 자신의 작품도 분간해 내지 못해 가짜를 양산하는 빌미를 주기도 한다.한때 다방이나 여관 등에 내걸렸던 그림은 무명화가들이 판화찍듯이 개수치기로 그린 것들이다.건달들이 유명화가들을 여관방에 가둬두고 억지로 그림을 그리게 한 뒤 이를 강매해 활동자금으로 쓰기도 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눈도귀도 즐거워] 보러갑시다

    ■국 악 ■ 2004 겨레의 노래뎐 29·30일 오후4시 국립극장 하늘극장(02)2280-4115.국립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 생동의 대금소리 28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02)580-3333.한양대금앙상블 정기공연. ■ 소리꾼 김용우의 신나는 콘서트 28일 오후7시30분 메사팝콘홀(02)583-1863. ■미 술 ■ 김보희 작품전 6월 30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풍경. ■ 신정무 작품전 6월3일까지 갤러리 삼성프라자(031)779-3853.삶의 터전으로서의 분당을 소재로 한 수채화와 유화. ■ 원혜연 개인전 6월 9일까지 사비나미술관(02)736-4371.인간의 원초적 슬픔을 머금은 초상을 형상화. ■ 정종해 작품전 30일까지 예술의전당 미술관(02)580-1641.거칠고 둔탁한 필치가 돋보이는 수묵화. ■ 무대를 보는 눈:독일현대작가전 8월 8일까지 로댕갤러리(02)750-7818.미술과 연극의 다양한 만남을 보여주는 독일 현대작가들의 회화,조각,설치,영상작품. ■ 최인선 작품전 6월10일까지.노화랑(02)732-3558.오브제를 활용한 서정 추상의 세계. ■뮤지컬 ■ 데이비드 카퍼필드 내한공연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472-4480. ■ 브로드웨이 42번가 29일∼8월15일 정동 팝콘하우스(02)766-8551.한진섭 연출,김미혜 윤석화 출연.스타를 꿈꾸는 코러스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뮤지컬. ■ 터널 29일∼7월4일 문화일보홀(02)521-6284.서승만 연출,남경읍 진복자 출연.성장의 터널을 통과하는 청춘들. ■ 판타스틱스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2-0010.톰 존스 작·김달중 연출,최용민 추상록 출연.순수한 청춘의 사랑을 그린 소극장뮤지컬. ■어린이 ■ 우리는 친구다 6월13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겁쟁이 민호와 TV광 슬기,폭력적인 뭉치 등 세 아이의 일상을 그린 극단 학전의 첫번째 어린이극. ■ 열 두 동물이야기 6월20일까지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리틀드래곤’‘신기한 스프’에 이은 어린이 영어연극. ■콘서트 ■ 여행스케치 대학로컴백쑈 6월6일까지 목·금 오후8시,토 오후 4시·8시,일 오후 3시·6시30분 대학로 질러홀(02)741-9700. ■ 버즈 콘서트 30일 오후5시 세종대 대양홀(02)3446-3225. ■ 김윤아 콘서트 29일 오후8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1544-1555. ■ 헤이리 노을음악회 29일 오후7시30분 헤이리 커뮤니티 하우스 야외무대(031)945-5123. ■무 용 ■ 인도음악과 만나는 우리 춤 31일·6월1일 오후7시30분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02)763-1178. ■ 김효분의 멋과 흥,춤세계 29일 오후6시 국립국악원 우면당(02)338-6420. ■ 호두까기인형 30일까지 LG아트센터(02)2005-0114.영국 안무가 매튜 본의 댄스 뮤지컬. ■연 극 ■ 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30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02)745-3966.오태석 작·연출,정진각 황정민 출연.현대사회의 모순을 꼬집는 비판극. ■ 견우와 직녀 6월27일까지 아리랑소극장(02)766-2124.박종우 연출,박종일 윤보경 출연.청소년의 사랑을 그린 연극. ■ 햄릿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동숭홀(02)764-8760.셰익스피어 작·이성열 연출,김영민 장영남 장두이 출연.햄릿과 클로디어스의 대결을 부각시킨 비극. ■ 짬뽕 30일까지 동숭무대(02)2266-0778.윤정환 작·연출,윤영걸 박민규 출연.5·18 광주항쟁을 소재로 한 코미디.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7월18일까지 축제소극장(02)741-3934.위성신 작·연출,오주석 송숙희 출연,사랑에 관한 적나라한 단편 모음. ■클래식 ■ 강충모 피아노 리사이틀 28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51-9606. ■ 루치아 30일까지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오페라극장(02)587-1950.루치아 알리베르티,고성현 출연.한국오페라단. ■ 엠파이어브라스 내한공연 6월2일 오후8시 서울 코엑스오디토리움,3일 오후7시30분,경기도문화예술회관,6일 오후7시 대전문화예술의전당(02)586-2722. ■ 첼리스트 양성원 렉쳐 리사이틀 30일 오후7시 두물워크숍(02)516-5834. ■ 연세신포니에타 정기연주회 28일 오후7시30분 영산아트홀(02)541-6234. ■ 화음챔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29일 오후6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80-5054. ■ 서울 색소폰 콰르텟 30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45-2078. ˝
  • [보러갑시다]

    ●미 술 ■ 임효 작품전 28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063)220-1021.생성과 윤회를 주제로 한 한국적 감성의 작품. ■ 김정수 작품전 26일∼6월1일 인사아트센터(02)736-1020.진달래를 소재로 한 서정적 분위기의 신작. ■ 이병희 개인전 25일까지 갤러리 피쉬(02)730-3280.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창의적인 놀이공간. ■ 원혜연 개인전 6월9일까지 사비나미술관(02)736-4371.인간의 원초적 슬픔을 머금은 초상을 형상화. ■ 정종해 작품전 22∼30일 예술의전당 미술관(02)580-1641.거칠고 둔탁한 필치가 돋보이는 수묵화. ■ 최인선 작품전 6월10일까지 노화랑(02)732-3558.오브제를 활용한 서정 추상의 세계. ●뮤지컬 ■ 아이 30일까지 서울퍼포밍아트홀(02)741-9723.임형택 각색·연출,윤덕선 구기남 출연.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진정한 의사소통을 다룬 뮤지컬. ■ 파우스트 30일까지 게릴라극장(02)763-1268.이재성 연출,김장섭 한애리 출연.괴테의 고전을 음악극으로 각색. ■ 판타스틱스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2-0010.톰 존스 작·김달중 연출,최용민 추상록 출연.순수한 청춘의 사랑을 아기자기하게 그린 소극장뮤지컬. ● 어린이 ■ 열 두 동물이야기 23일∼6월20일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리틀드래곤’‘신기한 스프’에 이은 세번째 어린이 영어연극. ■ 우리는 친구다 6월13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겁쟁이 민호와 TV광 슬기,폭력적인 뭉치 등 세 아이의 일상을 그린 극단 학전의 어린이극. ■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6월20일까지 유시어터(02)3444-0651.백설공주에 반한 막내 난장이 반달이의 슬픈 사랑을 그린 가족극. ● 콘서트 ■ 요시다 형제 내한공연 22일 오후6시 남대문 메사팝콘홀(02)730-3607. ■ 윤희정&Friends 2004 26일 오후 4시·7시 문화일보홀(02)3701-5757. ■ 여행스케치 대학로컴백쑈 6월6일까지 목·금 오후8시,토 오후 4시·8시,일 오후 3시·6시30분 대학로 질러홀(02)741-9700. ■ 플라워 ‘사회적응훈련’콘서트 21일 오후7시30분,22일 오후 4시·8시,23일 오후4시 성균관대 새천년홀(02)567-1318. ■ 이사오 사사키의 피아노의 숲 22일 오후 6시·10시 양평 용문산 야외무대(02)525-6929. ● 무 용 ■ 호두까기인형 30일까지 LG아트센터(02)2005-0114.영국 안무가 매튜 본의 댄스 뮤지컬. ■ 아바타처용2 26·27일 오후7시30분 문예진흥원예술극장대극장(02)3674-2210.손인영 나우무용단. ■ 인간 동물의 사육제 22·23일 오후7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20-8096.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KNUA)안무집단 정기공연. ●연 극 ■ 버들개지 23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02)765-3380.정영욱 작·김완수 연출,박웅 서갑숙 출연.떠나간 아들을 그리워하는 부모의 심정을 담은 가족극. ■ 자객열전 30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소극장(02)745-0308.박상현 작·이성열 연출,김세동 정철민 출연.동서고금 테러리스트들이 펼치는 활극. ■ 리어왕 26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02)763-1268.셰익스피어 작·이윤택 연출,전성환 김소희 출연.연희단거리패의 야외극. ■ 햄릿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동숭홀(02)764-8760.셰익스피어 작·이성열 연출,김영민 장영남 장두이 출연.햄릿과 클로디어스의 대결을 그린 비극. ■ 짬뽕 30일까지 동숭무대(02)2266-0778.윤정환 작·연출,윤영걸 박민규 출연.광주항쟁을 소재로 한 블랙코미디. ● 클래식 ■ 루치아 26∼30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오페라극장(02)587-1950.루치아 알리베르티,고성현 출연.한국오페라단. ■ 서울챔버뮤직소사이어티 21일 오후7시30분 모차르트홀(02)3472-8222. ■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27일 오후7시30분 KBS홀,28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81-2242.지휘 아릴드 레메라이트. ■ 서울시교향악단 특별연주회 21·22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614.장 클로드 카사드쉬 지휘,자크 타데이(오르간)곽 정(하프)협연. ■ 함영주&이명순 피아노 듀오연주회 27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497-1973. ■ 장은주 귀국 피아노독주회 21일 오후7시30분 영산아트홀(02)3436-5929,˝
  • [이주일의 어린이책] 저 하늘에도 슬픔이/이윤복 글

    도박을 일삼는 아빠와 집을 나간 엄마를 대신해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진솔하게 기록한 소년 가장 윤복이의 일기가 40년만에 재출간됐다.1964년 처음 발간된 이 책은 이듬해 김수용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제작해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고,이후 세차례나 리메이크될 정도로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지금은 고인이 된 이윤복(1990년 작고)씨가 대구 명덕초등학교 4학년때 쓴 일기를 묶은 것.껌팔이,구두닦이 등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온갖 일을 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어린 윤복의 맑고 순수한 심성이 담긴 글들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메마른 가슴까지 적실 만큼 감동적이다.‘하늘을 쳐다보니까 참말로 맑았습니다.아무리 구름을 찾아보려고 해도 구름이 보이지 않습니다.우리 식구도 저 하늘처럼 말끔하면 얼마나 좋을까?저 하늘에도 슬픔이 있을까요?’(1963년 12월20일). 지난해 타계한 아동문학가 이오덕씨는 “광복 이후 나온 수많은 아동 작품중에서 단연 빛나는 봉우리를 차지하는 작품”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씨는 유명세를 탄 이후로도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출판사의 편집,외판 일 등을 하며 동생들을 공부시켰다.일기에서 애타게 찾던 어머니와 여동생 ‘순나’는 책이 출간된 지 수년 뒤에 모두 찾았다.그는 과로로 간암을 얻어 3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동생 윤식씨는 책 서문에서 “호롱불 아래에서 일기를 쓰느라고 앉아있던 형의 뒷모습이 지금도 아련하게 떠오른다.”면서 “형을 대신해 지금 이순간에도 가난과 슬픔을 견디며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말했다.수묵화가인 김세현씨가 부드러운 필치로 그린 그림들이 잔잔한 감동을 더한다.8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화가 김병종 ‘생명의 노래’展 26일부터 가나아트센터

    단아(旦兒) 김병종(51·서울대 미술관장)은 한글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시서화 일치를 추구하는 전통적인 문인화와는 다른 차원의 한국적 미의식을 보여준다.그의 그림은 전통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이다.전체적으로 보면 추상화이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구상적인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고구려 벽화 속의 비마(飛馬)가 한 순간에 뛰어나올 것 같은가 하면,한마리 새가 지상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를 듯하다.하늘과 땅,음과 양,자연과 인간의 기운이 화면에 넘쳐난다. 생명의 환희를 노래하는 작가 김병종이 5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26일부터 4월1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김병종­생명의 노래’전에는 새,물고기,꽃,나비,말,아이 등이 등장하는 5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어린시절 섬진강 물가에서 놀던 기억을 살려 물의 기운을 필획의 기(氣)로 풀어낸 신작들을 다수 공개해 관심을 모은다.물고기를 타고 가거나 물고기 위에 물구나무선 소년,물고기 옆에서 나란히 헤엄치는 소년의 모습을 힘찬 붓놀림과 여백의 울림을 통해 표현한다.작가는 “멱을 감다 우연히 바라본 햇빛이 수면에서 반짝이던 느낌과 물결에서 발견한 선의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했다.”고 말한다.자신의 호 ‘아침 아이’의 이미지처럼 해맑은 동심을 전해주는 작품들이다. 작가가 10년 넘게 ‘생명의 노래’에 매달려 온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바보 예수’ 연작을 그려오던 작가는 1989년 치명적인 연탄가스 사고를 당했다.사경을 헤매며 두달 반 동안 입원한 그는 회복후 어느날 등산길에서 우연히 노란 들꽃을 만났다.그리고 거기서 생명의 신비를 발견했다.이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무심히 봐넘기지 않게 됐다.작가 특유의 ‘생명의 미술’은 그렇게 탄생했다. 김병종은 자신의 그림 뿌리를 한국미술사에서 찾는다.“나는 한국미술사로 정신적 유학을 다녀왔다고 할 수 있다.그곳에서 내가 집어낸 것은 고구려 벽화의 힘과 문인화의 여유,민화의 해학,기운생동의 운필이다.” 작가의 말은 그의 작업방식에서 그대로 확인된다.화선지라는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 닥종이판에 먹과 몇몇 단색을 사용한 그의 그림은 문인화의 전통적인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수묵화의 현대적 감각을 잊지 않는다.그는 먼저 치자로 물들인 닥원료를 천연풀에 반죽해 토담에 미장질 하듯 판을 짜고 물감을 겹겹이 바른다.그러면 누르스름한 바탕색이 배어난다.그의 그림이 주는 정겨움과 장판지 같은 투박한 맛은 그런 고단한 과정의 산물이다.김병종의 그림은 최근 들어 더욱 강해지고 단순화됐다.필치와 선조(線條)를 적절히 사용하는 골법용필(骨法用筆)을 한국화에 적용해 거칠면서도 굵은 획이 눈에 띈다.작가는 “단번에 긋는 꾸밈없는 필치를 구사하는 나는 전통 필법의 관점에서 보면 사문난적인 셈”이라고 말한다.‘해에게서 소년에게’‘산첩첩 물겹겹’‘춘삼월’‘봄날은 간다’‘송화분분’ 등은 그와 같은 작가의 회화의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들이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 seoul.co.kr˝
  • [보러갑시다]

    ●뮤지컬 ■ 고고비치 30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56-8556.김장섭 연출,박건형 김소현 이소은 출연.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을 배경으로 한 청춘 뮤지컬. ■ 콜링 유 4월4일까지 떼아뜨르추 소극장(02)3142-0538.추상욱 출연.1인극과 영상이 결합한 키노뮤지컬.사랑을 믿지 못하는 남자의 자아찾기. ■ 맘마미아 4월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588-7890.박해미 배해선 이건명 출연.스웨덴 그룹 ‘아바’의 히트송을 엮어 만든 팝뮤지컬. ■ 지하철1호선 5월30일까지 학전그린소극장(02)763-8233.김민기 번안·연출,채국희 김희원 출연.백두산에서 만난 사랑을 찾아 서울에 온 옌볜 처녀. ●미술 ■ 자인(姿人)전 27일까지 스페이스 씨(02)547-9177.근·현대 미인화를 통해 본 한국미인의 전형 찾기.김은호·장우성·김기창·최영림·권옥연 등 출품. ■ 장윤우 금속조형전 31일까지 삼청각(02)3676-3460.‘잘린 나무와 환경’ 연작 등 30여점의 금속작품. ■ 송수남 작품전 14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먹의 본질을 살린 수묵화 60여 점과 전통목각 채색 오브제 작품. ■ 정물예찬전 14일까지 일민미술관(02)2020-2065.사실적인 정물화에서 팝아트적 정물화까지. ■ ‘신소장품 2003’전 21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02)2188-6000.한국화가 허건의 초기 화풍을 보여주는 ‘목포교외’등 540여점. ●어린이 ■ 너하고 안놀아 28일까지 목동브로드홀(02)382-5477.동화작가 현덕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어릴 적 이야기.극단 사다리. ●콘서트 ■ 이문세 콘서트 12일 오후8시,13일 오후 3시·7시30분,14일 오후5시 한전아츠풀센터 1544-0737. ■ 김진표·BMK외 콘서트 13일 오후11시30분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 가야금홀(02)450-4387. ■ 남궁연 콘서트 13일 오후7시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호텔 지하 김미파이브(02)324-7272. ■ 박화요비 콘서트 13일 오후6시,14일 오후5시 돔아트홀(050)2040-3000. ■ 신해철 부산 콘서트 13일 오후7시 부산KBS홀(051)628-4113. ■ 유리상자 인천 콘서트 13일 오후 4시·7시30분 인천서구문화회관(02)3662-4433. ■ 자전거 탄 풍경 제주 콘서트 14일 오후 4시·7시30분 제주한라아트홀(064)723-1405. ■ 이현우 콘서트 14일 오후7시 잠실실내체육관(02)517-5015. ■ 데이빗 베누 내한공연 16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487-7800. ●무용 ■ 주목-흐름을 눈여겨보다 13∼1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3507.김장우 정혜진 최데레사가 참여하는 국립무용단의 중견안무가 초대전. ■ 믿음 12일 오후8시,13일 오후6시 LG아트센터(02)2005-0114.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벨기에 현대무용단 ‘세 드 라 베’의 내한공연. ●연극 ■ 마술가게 5월2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741-5978.이상범 작·손남목 연출,신철진 이기석 출연.마술가게란 이름의 최고급 의상실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풍자코미디. ■ 냉정과 열정사이 5월9일까지 설치극장 정미소(02)3672-3001.이항나 연출,조한철 전익령 출연.일본 소설을 원작삼아 영화,연극,미술을 결합한 멀티시어터. ■ 남자충동 12일∼4월18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4-8760.조광화 작·연출,안석환 황정민 출연.‘강한 남자’ 콤플렉스에 빠진 남자의 몰락과 좌절. ■ 사랑합니다 6월20일까지 까망소극장(02)766-8999.알베르토 모라비아 원작,이상용 연출.몰락한 화가의 모습을 통해 권태의 본질을 표현. ■ 트루 웨스트 4월4일까지 한양레퍼토리시어터(02)764-6460.샘 셰퍼드 작·최형인 연출,김경식 정원조 출연.상반된 성격의 형제가 펼치는 심리극. ●클래식 ■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11일 오후7시30분 KBS홀,12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81-2243.지휘 드리트리 키타옌코,피아노 김대진. ■ 서울시합창단 특별연주회-하이든의 ‘천지창조’ 15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77.지휘 나영수,소프라노 박정원,테너 이원준,베이스 김요한. ■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성 토마스 합창단-바흐 ‘마태수난곡’ 16∼17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599-5743.지휘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빌러.˝
  • [보러갑시다]

    ●국 악 ■ 국립창극단-깊은 소리,우리소리 6∼7일 오후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4507.예술감독 안숙선,음악감독 박종선,연출 왕기석,해설 최종민. ●뮤지컬 ■ 고고비치 30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56-8556.김장섭 연출,박건형 김소현 이소은 출연.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을 배경으로 한 청춘 뮤지컬. ■ 콜링 유 4월4일까지 떼아뜨르추 소극장(02)3142-0538.추상욱 출연.1인극과 영상이 결합한 키노뮤지컬로 사랑을 믿지 못하는 한 남자의 자아찾기. ■ 맘마미아 4월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588-7890.박해미 배해선 이건명 출연.스웨덴 그룹 ‘아바’의 히트송을 엮어 만든 팝뮤지컬. ●미 술 ■ ‘한국의 정신’전 14일까지 아트파크(02)733-8500.이당 김은호·청전 이상범·소정 변관식·심상 노수현·운보 김기창 등 원로와 강경구·임현락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 ■ 자인(姿人)전 27일까지 스페이스 씨(02)547-9177.근·현대 미인화를 통해 본 한국미인의 전형 찾기.김은호·장우성·김기창·최영림·권옥연 등 출품. ■ ‘우리 시대의 수묵인’전 14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먹의 본질을 살린 수묵화 60여 점과 전통목각 채색 오브제 작품. ■ 정물예찬전 14일까지 일민미술관(02)2020-2065.사실적인 정물화에서 대중적 요소가 강한 팝아트적 정물화까지. ●어린이 ■ 가족뮤지컬 피노키오 7일까지 전쟁기념관 문화극장(02)322-5624.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한 코믹뮤지컬.극단 코스모스. ■ 너하고 안놀아 28일까지 목동브로드홀(02)382-5477.동화작가 현덕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어릴 적 이야기.극단 사다리. ●콘서트 ■ 세이킹더 하우스 부산 콘서트 5·6일 오후7시 금정문화회관 대극장(02)3141-7325. ■ 디사운드 내한공연 6일 오후8시 돔아트홀(02)515-7941. ■ 바이브 대구 콘서트 6일 오후7시 대구 경북대대강당(053)621-0012. ■ 리오 콘서트 6일 오후7시 퀸라이브홀(02)313-7777. ■ 박종호 콘서트 6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2650-7482∼3. ■ 한충완 콘서트 7일 오후7시 LG아트센터(02)780-5054. ■ 이루마 창원 콘서트 7일 오후7시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055)239-3310. ■ 인큐버스 내한공연 10일 오후8시 서울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홀(02)1588-1555. ■ 이문세 콘서트 11·12일 오후8시,13일 오후 3시·7시30분,14일 오후5시 한전아츠풀센터(02)1544-0737. ■ 김진표·BMK외 콘서트 13일 오후11시30분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 가야금홀(02)450-4387. ■ 남궁연 콘서트 13일 오후7시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호텔 지하 김미파이브(02)324-7272. ●무 용 ■ 댄스포럼-서울2004 5일 오후8시 LG아트센터(02)2005-0114.재미교수 이혜경 무용단과 젊은 안무가 4인 초청공연. ■ 믿음 11·12일 오후8시,13일 오후6시 LG아트센터(02)2005-0114.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벨기에 현대무용단 ‘세 드 라 베’의 내한공연. ■ 라 바야데르 8∼10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1588-7890.인도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한 대작 발레.유니버설발레단 창단 20주년 기념작. ●연 극 ■ 양덕원 이야기 14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소극장(02)762-0810.민복기 작·연출,이성민 정석용 출연.사망선고를 받은 아버지를 통해 들여다보는 가족의 의미. ■ 부부 쿨하게 살기 2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762-9190.손기호 연출,임학순 염혜란 출연.정신과 의사와 함께 풀어보는 부부간 사랑과 갈등. ■ 관객모독 4월1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피터 한트케 작,기국서 연출.기주봉 정재진 출연.관객에게 욕설과 물세례를 퍼붓는 극단 76단의 실험극. ■ 딸에게 보내는 편지 4월11일까지 산울림소극장(02)334-5915.아놀드 웨스커 작,임영웅 연출.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인생이야기.최정원의 1인극. ●클래식 ■ 양성식 바이올린 독주회 5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피아노 고든 백. ■ 리디아 바이흐 바이올린 리사이틀 5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51-9606.오스트리아의 미녀 바이올리니스트. ■ 모스틀리 필하모닉-음악의 뿌리,위대한 영광의 순간 5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18-7343.지휘 박상현,엘 샤다이 합창단. ■ 송희송 독주회-봄에 듣는 첼로 소나타 7일 오후3시 금호아트홀(02)3436-5222.피아노 장형준.˝
  • ‘리모델링’ 세종문화회관 재개관-권위주의 상징 VIP석 역사속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1년 동안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28∼29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야제가 사실상의 재개관 공연이다.318억원을 들인 개선공사로 하드웨어는 이제 ‘국가대표급’ 공연장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이 됐다.오는 5월8∼9일 소프라노 신영옥과 뉴에이지그룹 시크릿가든의 합동공연까지,70여일 동안 벌어지는 재개관 페스티벌의 의미를 점검해 본다. ●당초 건축목적은 통일주체국민회의 회의장 개선공사로 대극장은 3822석의 다목적홀에서 수준급 음향을 자랑하는 3075석짜리 공연장으로 거듭났다.그러나 세종문화회관은 당초 다목적홀도 아닌 통일주체국민회의 회의장으로 추진됐다. 1972년 세종문화회관 터에 있던 서울시민회관이 불타자,이른바 ‘10월 유신’으로 영구집권 체제에 들어간 박정희 대통령은 5000명이 들어가는 통일주체국민회의 회의장으로 만들고,국제회의장으로도 쓴다는 생각을 가졌다.남북회담을 계기로 북한 공연장에 질 수 없다며 1972년 국립극장을 신축했지만,박 대통령이 그곳에서 아내를 잃고는 세종문화회관에 더욱 애착을 가졌다. 그러다 1975년 광복30주년 기념음악제가 성공을 거두면서 일년 내내 비워 두어야 하는 회의장보다는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홀이 좋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문화계 인사들로 새로 구성된 건립추진위원회는 5000석에서 1000석 이상을 덜어냈다. 잠정적으로 쓴 서울문화회관이라는 이름은 개관 1년 전 월탄 박종화 선생의 제안을 박 대통령이 받아들임에 따라 세종문화회관으로 바뀌었다.개관일은 1978년 4월14일이었는데,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 경축행사가 열리는 만큼 ‘김빼기’로 결정됐다는 것이 개관기념예술제 사무총장을 역임한 음악평론가 이상만씨의 회고이다. 이른바 VIP석은 1994년 일반에게 개방됐다.1993년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권위주의 청산 작업이 벌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2층 한복판에 만들어진 VIP석은 사실상 대통령의 전용공간이었다.이번 리모델링 과정에서 VIP석은 완전히 사라졌다. ●28~29일 빈 필하모닉 재개관 기념 연주회 빈 필하모닉이 내한한다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대는 지났다.물론 ‘빈 필하모닉 위크’라는 이름으로 거의 해마다 7∼8차례 연주회를 갖는 일본에 비해 시장 규모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하지만 빈 필은 지난해에도 예술의전당은 물론 서울월드컵경기장 야외공연과 불과 1000석짜리 통영시민문화회관 연주회에 흔쾌히 참여하는 등 우리 음악계를 각별히 대우한다. 거장의 반열에 오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가 이끄는 빈 필하모닉이 우리 음악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드러난다.28일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미완성’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2번,29일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과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이다.빈 필하모닉의 장점을 가장 잘 드러내는 정통 독일 레퍼토리다. 주목을 끄는 것이 브루크너 2번.일본의 얘기지만 ‘말러 다음은 브루크너’라고들 한다.클래식 마니아들이 말러에 심취한 다음 흔히 브루크너에 탐닉한다는 뜻이다.요즘 한국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그만큼 음악감상 수준이 높아졌다는 얘기다.그런 점에서 빈 필하모닉을 재개관 페스티벌의 전야제로 선택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 다만 당초 29일 예정한 빈 출신 현대 작곡가 알반 베르크의 오페라 ‘보체크’에 나오는 3개의 소품을 루마니아 작곡가 에네스쿠의 ‘루마니아 광시곡’으로 뒤늦게 바꾼 것은 빈 필하모닉보다도 주최측인 MBC가 우리 수준을 오히려 낮추어 보는 때문은 아닐까. ●파이프오르간 활용 못해 아쉬워 1978년 세종문화회관이 개관하면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뭐니뭐니 해도 파이프오르간이었다.독일의 칼 슈케사(社)가 만든 파이프오르간 설치는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가 강력히 추진했다. 김 총리는 “일본 NHK홀 것 보다 하나라도 더 커야한다.”고 지시하여 손건반이 NHK 것 보다 하나 많은 6개 짜리가 설치됐다고 한다. 개관 예술제에서 오스트리아의 한스 하젤백과 영국의 제니퍼 베이트,한국의 윤양희 곽동순 유회자 등이 잇따라 독주회를 갖는 등 서울의 명물로 등장했다.하지만 그동안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소문을 입증하는 듯 이번 재개관 페스티벌에서는 파이프오르간을 주제로 한 연주회가 아예 없다. 지난 15일에는 새로운 무대막이 설치되어 호평을 받았다.김병종 화백의 수묵화 ‘생명의 노래’다.역동성과 생명력,자연과 인간의 만남에 주안점을 둔 작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개관 당시에는 서양화가 권옥연 화백의 작품이 있었다.십장생도를 수놓은 작품이었으나,2000년 불이나 일부가 타버렸다.이 작품을 되살리는 것이 어려웠다면,권위주의 유물도 아닌 만큼 완전히 폐기되기 전에 권 화백의 무대막을 일부라도 영구 전시하여 역사를 살리는 것은 어떨까.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않은 대목도 있다.높은 티켓값이 주머니가 가벼운 관객을 울리고 있는 것은 똑같다. 서동철기자 dcsuh@˝
  • 서울탱고-북한강에서

    ‘저 어둔 밤하늘에 가득 덮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릴 짓누르고…,강가에는 안개가‘(노래 ‘북한강에서’) 84년 발표된 정태춘의 노래속 북한강에는 새벽이 있었고,또 물안개가 자욱했다. 이곳저곳 노랫말에 묻어나오는 회색의 절규는 듣는 이에 따라 희망과 절망이 교차했다. 이제는 음식점과 숙박업소들이 정태춘의 새와 나무,그리고 끔찍이도 사랑하던 새벽 강변을 빼앗지만 북한강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마음의 고향이다.시위와 항쟁의 80년대를 거치면서 이 노래는 노동자들의 집회현장을 누볐고,호주머니가 넉넉지 않은 아버지들의 애환을 대변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이 노래의 탄생은 우연과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80년대 초 3년동안 북한강 인근 군부대에서 동원훈련을 받기 위해 이동하면서 느낀 당시 심경을 시로 쓴 뒤,노래로 만들었지요.”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대한통운 트럭에 태워져 군부대로 이동하면서 북한강 새벽 강가를 달리던 정태춘은 79년 모 방송사 신인가수상을 수상한 뒤 연이은 음반실패 등에 따른 좌절감을 물안개가 자욱한 북한강에 실어 노랫말로 만들기 시작했다.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원망이 컸고,결국 노래를 그만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평택이 고향이어서 바다는 보았지만 강은 처음이었고,그래서 강이라고는 처음 본 북한강에 대한 느낌도 남달랐다. 여하튼 ‘북한강에서’는 노래로 탄생했고 애창곡이 돼버렸다.죽기로 작정하면 못할 것도 없었던지 그 마지막 곡은 묘하게도 노래 속에 사적인 독백과 소회가 자리를 감추는 계기였고 대신 사회 현실에 대한 의식에 눈을 뜨는 전환점이 됐다. ‘강과 하늘,구름을 노래하는 음유시인’.그 자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그렇게 불렀다.최루탄 속에서 북과 꽹과리를 들고 음반 사전심의 철폐를 위해 온몸을 던졌다.쉽게 치유되지 않은 아픔은 그를 북한강의 새벽안개만큼 자욱한 회색연기를 쉴 새 없이 뿜어대는 골초로 만들었다.불법음반으로 낙인찍힌 자신의 노래테이프를 시위현장에 전달해 주면서 80년대 서울 중심가를 떠나지 않았다. 세월이 흘렀지만 노래 ‘북한강에서’는 적어도 한번쯤 최루탄 냄새를 맡아본 세대에게는 그저 흥얼거림 이상의 가슴 뭉클하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양주보다는 소주가,레스토랑보다는 포장마차가 어울린다. 북한강이 많이 변했다.양수리에서 청평으로 가는 북한강변은 이제 카페건물과 유럽풍 전원주택이 자리를 잡았다.안쪽으로는 숙박업소와 펜션도 자리잡아 차량통행량도 많이 늘었다.그래도 새벽안개만큼은 여전하다.얼마전 정태춘이 북한강에 갔다.오랜만에 찾은 곳인데 낯설기만 하단다. “옛날과 같은 풍경을 찾을 수 없어 아쉬움이 컸지만 조금만 고생한다면 오염되지 않은 곳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정태춘은 뭔가 찾고 있다.그러나 그의 말에서 더 노력했으면 찾을 수 있었던 진실된 사회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 나온다. 노래로 다 못한 이야기를 조만간 시집으로 낸단다.집안 새장에서 기르던 잉꼬(이름 양아치)의 이름을 따 책제목은 ‘아치의 노래’라나.새장 안에 갖혀있는 새의 심경을 헤아려 정태춘이 써내려간 50여편의 시다. ■ 카메라 앵글로 북한강 노래 정태춘이 북한강에서 안개를 노래할 때 비슷한 시기 민병헌(49)은 사진속에 가득 안개를 담아왔다. 쉽지 않은 대상이지만 20여년동안 흑백사진에만 몰두하면서 한국 사진계 ‘회색의 도인’으로 꼽힌다.사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그의 작품은 안개속에 은은하게 자리잡은 피사체가 한지속에 스며있는 느낌이다.민병헌씨의 작업실은 경기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변에 자리잡고 있다.물안개가 자욱 피어오르는 새벽과 윤곽이 희미해지는 저녁무렵,카메라를 들고나가는 것은 일상이다.20년을 담았어도 부족하다며 안개속에 육안으로 보이는 물방울까지 소재로 탐을 낸다.렌즈를 통해 피사체가 육안으로 분간이 되지 않아 대부분 느낌에 의존한다.가수 정태춘보다는 한살이 적다.만난 적은 없지만 ‘북한강에서’란 노랫말을 외우고 있다. “‘북한강에서’를 들은 것은 80년대 중반으로 처음부터 이 노래를 좋아했다.”며 작품활동을 하다 지칠 때면 곧잘 흥얼거리곤 했다고 한다. 정태춘이 북한강에서 무의미와 좌절을 절규하면서 진실을 갈구했다면 작가 민병헌씨는 장막과 같은 안개속에서 살아숨쉬는 대상의 어울림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양평 윤상돈기자 yoonsang@ ˝
  • '우리시대의 수묵인’ 남천 송수남 화백 회고전

    평생을 수묵으로 일관해온 남천(南天) 송수남(65·홍익대 교수) 화백에게는 ‘우리 시대의 수묵인’이라는 말이 운명처럼 따라다닌다.1980년대 수묵화운동을 주도하고 전통 재료인 먹에 현대적 생명력을 부여해온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남천이다.이달 정년을 앞둔 그가 20일부터 3월14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화업 50년을 되돌아보는 이번 전시에는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수묵화 60여점이 선보인다. 남천의 수묵작업은 끝없는 실험과 도전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른다.초기의 추상표현주의적 경향이 강한 실험적 화면은 적색·청색 등 과감한 발색이 두드러진 관념적 채색산수로,다시 흑백 대비가 뚜렷한 평원구도의 산수 곧 ‘남천식 산수’로 발전했다.90년대에 들어서는 수묵 자체가 지닌 심미적인 본질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려는 순수 조형작업에 몰두했다.그것은 일종의 ‘육화(肉化)된 수묵’이라 할 수 있다.타이완의 평론가 관집중이 지적했듯이 남천은 ‘유구(流寇)’와도 같은 도발적 실험정신으로 수묵화의 영토를 끊임없이 넓혀왔다. ‘수묵인 남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수묵화 운동이다.남천은 수묵을 통해 한국미술의 주체,한국화의 정체성을 확보하고자 했다.먹그림전을 직접 기획하고 수묵화에 관한 이론적 작업을 주도했다.‘수묵화’‘동양화’‘묵,표현과 상형’‘수묵명상’‘여백의 묵향’등 화가로서는 드물게 저서도 11권이나 냈다. 이번 전시에는 전통목각 채색 오브제 작품 10여 점도 공개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평생을 두고 천착해온 ‘한국적인 것’에 대한 남천의 관심과 창작열은 세월이 흐를수록 오히려 더해간다.그는 우리 시대 가장 역동적인 상상력의 작가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
  • 수묵화 동호인 모임 ‘초연회’/스르르 먹물 번지듯 잡념도 사라지죠

    수묵화(水墨畵).다른 색깔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먹으로만 진함과 묽음,비움과 채움이라는 단순한 대조 속에 얼마나 많은 인간 상념을 담아낼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영(靈)과 육(肉)의 존재인 인간이 육의 속박을 벗어나 영의 세계로 들어가려고 하는데,바로 그 경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할 만큼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오묘한 먹빛에 마음의 평정 찾아 지난 23일 세종문화회관 뒤 서울 종로구 당주동 세종아파트 306호.30여평의 아파트는 수묵화를 그리는 사람들의 모임인 ‘초연회(草緣會)’ 회원 9명이 한데 모여 팔중(八中) 김문식 화백의 지도로 자신들이 완성한 작품을 내놓고 품평회를 열고 있었다. 이들은 그동안 온 정열을 쏟아 빚어낸 작품인 만큼 평가자들의 코멘트 한마디 한마디를 주의깊게 가슴에 새기며 마치 초등학교 사생대회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처럼 맑고 영롱한 ‘동심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육체적 고통,마음의 걱정과 우울함을 다스릴 때는 수묵화를 그리며 잊어버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어요.문득 옛것이 그리워질 때나 나도 모르게 마음의 일탈(逸脫)을 꿈꿀 때 수묵화를 그리는 일로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 조금 배운 뒤 잊고 지내다가 지난 3월 문득 옛날이 그리워 다시 수묵화를 그리게 된 장현순(32·여·고려대 강사)씨는 “수묵화를 그리는 동안 잡념을 떨치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특히 검은색 한가지로 농도가 진하고 옅어짐의 정도에 따라 6가지 색깔을 내는 오묘함도 맛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옆에 있던 박창구(49·화물공제조합 과장)씨는 “보통 때는 무심하게 지나치던 사물도 수묵화로 그릴 때면 또다른 느낌을 받기 때문에 다른 일반 취미보다 싫증이 덜 난다.”며 “차근차근 변화하는 사물을 천착하다 보면 인내심을 키우게 되므로 현대인의 인격수양에 큰 도움이 된다.”고 거들었다. ●스케치 여행 다니며 건강도 좋아지고 현재 수묵화 그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5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이들은 동호회·대학교 동아리·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주로 활동하고있다.대표적인 동호회 중 하나가 초연회.지난 1990년 결성된 초연회의 회원은 200여명.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았거나 그림 그리기를 통해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수묵화도 창작 작업입니다.창작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으로 스케치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지방의 맑은 공기를 쐬는 기회가 많은 덕택에 나이든 분들에게는 건강증진 효과도 있죠.” 수묵화라는 취미를 가지지 않았더라면 음주나 잡기에 빠졌을 것이라는 허철균(57·한성인쇄소 대표)씨는 “수묵화가 정신을 다잡아줄 뿐 아니라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해주죠,돈마저 적게 드니 일석삼조”라고 강조한다. 그림에 관심이 많아 1987년 수묵화에 입문한 안혜민(47·금융업)씨는 “수묵화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짧은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기보다 수묵화를 그리거나 서울 인사동의 전시회를 가는 등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게 됐다.”며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자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데다,여러 방면에 관심을 가져 교양이 풍부해지는 부수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수묵화를 즐기는 이유는 정신건강 및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점 외에도 전통문화를 살리거나 복잡한 현대생활 속에서 자연을 ‘완상(玩賞)’할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먹고 사는 데 바빠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수묵화를 그리는 동안에는 세상사를 잊고 몰입한다는 이춘택(54·서울지하철공사 부역장)씨는 “개인적으로는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이 수묵화는 물론 전통문화를 경시하는 점이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제대로 그리려면 3~5년 배워야 미술을 너무 좋아해 교대를 졸업한 뒤 다시 미술교육과로 편입·졸업한 ‘수묵화 마니아’ 김현순(56·서울 도봉구 창일초등학교 교사)씨는 “수묵화는 집안이나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특히 나이가 든 분들에게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하고,공허한 마음을 채워준다.”고 털어놓는다. “묘사 위주인 서양화에 비해 수묵화는 사실 좀 어려운 편입니다.제대로 된 작품을 창작해 내려면 3∼5년 정도 배워야 하거든요.” 고등학교 때부터 틈틈이 수묵화를 익혔다는 윤민진(22·여·경희대대학원)씨는 “수묵화를 그리는 수준이 높아진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즐겁다.”며 “너무 빠르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평정을 찾아주는 취미로서는 수묵화가 단연 최고”라고 내세웠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안주영기자 jya@ ■수묵화 배우고 싶다면 예부터 문인과 선비들이 즐겨 그린 수묵화는 채색을 쓰지 않고 먹만으로 그리는 동양화 고유의 회화 양식 중 하나.현란한 채색을 피하고 먹의 명암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정신성(精神性)을 구현,문인화의 대종(大宗)을 차지하고 있다. 수묵화의 기법은 발묵(潑墨)·파묵(破墨)·농묵(濃墨)·담묵(淡墨) 등으로 나눠진다.발묵은 종이 위에 먹이 번져 퍼지는 효과를 얻고,파묵은 담묵으로 윤곽을 1차적으로 칠하고 그 뒤에 조금씩 농묵으로 덮어씌운 듯이 그려나가는 기법이다. 농묵은 먹을 진하게 갈아서 그리는 것이고,담묵은 물기와 먹이 번져 어울리게 하는 효과를 극대화해 얻을수 있는 기법.따라서 농묵과 담묵은 물기를 따라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번져가는 변화를 이용하는 셈이다.먹을 농·담으로 순차적으로 쌓아가듯이 그리는 적묵법(積墨法)도 있다. 수묵화를 배우는 과정은 선을 그리는 연습을 시작으로 사군자 그리기→화조(새 그리기)→석법(바위 그리기)→수지법(나무 그리기)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기초과정이다.걸리는 기간은 사람에 따라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된다.기초를 익힌 다음 사생(스케치) 연습→기초 수묵화 그리기→계절별 수묵화 그리기 과정을 마치면 근사한 수묵화를 그려낼 수 있다.그 기간은 3∼5년이 소요된다. 수묵화를 배우려면 시·도·구 문화센터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을 찾거나 개인 교습을 받아야 한다.강의료는 시·도·구 문화센터(3개월)가 5만원 이하로 가장 저렴하다.백화점 문화센터는 8만∼10만원이며,개인교습(1개월)은 10만∼20만원을 받는다. 김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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