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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길끄는 사립미술관 두 곳 기획전

    눈길끄는 사립미술관 두 곳 기획전

    시간의 무게와 인연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는 때, 사립미술관 두 곳의 기획전이 눈길을 끈다. 올해 개관 21주년인 금호미술관은 그간 미술관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작가 21명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21 & Their times’(그들의 시간들)를 열고 있다. 최근 신관을 개관한 김종영미술관은 ‘연리지, 꽃이 피다’전을 통해 1950년대 폐허의 화단에서 우정을 나눴던 세 거장, 장욱진·김종영·김환기을 추억한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은 지금까지 600여회 전시에서 실험성이 강한 중견·신진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이 가운데 미술관의 정체성을 보다 뚜렷이 각인시켜줬던 21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근작과 더불어 작업의 모티브가 됐던 오브제나 드로잉, 그리고 초기작을 나란히 배치했다. 미술관이 작가를 키우고, 작가는 미술관을 키운 ‘동반 성장’의 시간을 함께 돌아보도록 한 구성이다. 독특한 필묵기법으로 수묵화의 전통을 새롭게 확장시켜온 김호득은 천장에서 바닥으로 길게 떨어지는 먹지에 노란색 분필로 수직의 선을 그은 설치 작품을 한쪽 벽면에 설치했다. 그 옆에는 1990년대 수평선 작업이 걸려 대조를 이룬다. 조각가 정현은 지난해 기무사터에서 열렸던 국립현대미술관의 ‘신호탄’전에 선보인, 대형 작품의 원형이 된 철수세미 작품 등과 함께 철도용 침목·아스팔트·철근 등 그가 즐겨 다루는 작업 재료들을 전시했다. 재료의 성질을 살리고, 인공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김태호는 10년간 지속적으로 해온 미니멀 회화 작품과 작업의 근간이 되었던 드로잉, 사진들을 출품했다. ‘맨드라미 작가’ 김지원도 맨드라미 생화를 박제시킨 오브제를 비롯해 맨드라미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과 모색의 흔적을 선보인다. 내년 2월 6일까지. (02)720-5114.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의 ‘연리지, 꽃이 피다’전은 한자리에 가장 모으기 어렵다는 1950~60년대 장욱진, 김환기, 김종영의 대표작 35점과 소묘 30점을 전시한다. 1910년대에 태어나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한 세 작가는 한국전쟁 후 서울대학교에 적을 두고, 신사실파 등을 통해 서로 교유하며 전통과 현대, 사실과 추상, 동양과 서양을 융합해낸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인물들로 꼽힌다. 충남(장욱진), 경남(김종영),전남(김환기) 등 출신 지역과 성장 배경이 다른 이들이 전후 서울의 황량한 풍토에서 나눴던 우정을, 서로 다른 뿌리를 지닌 두 나무가 얽혀 한 몸을 이루는 연리지(連理枝)에 비유한 점이 흥미롭다. 일반에 거의 공개된 적이 없는 희귀작들이 여러 점 나왔다. 물고기의 형상을 사각과 삼각의 색면으로 분할해 구성한 장욱진의 초기작 ‘물고기’(1959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는 추상미술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엿보게 한다. 고향 앞바다를 닮은 푸른 빛 화면에 달 하나가 떠 있는 김환기의 ‘산과 달’(1950년대)은 일반인은 물론 연구자들에게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개인 소장자를 설득해 어렵게 전시했다는 후문. 조각가 김종영의 ‘꿈’(1958년)은 세부적인 형태를 생략하고, 절대적인 미를 추구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밖에 김환기가 뉴욕 시절 신문지 위에 그린 과슈 작품, 장욱진이 매직펜과 먹으로 간결하게 그려낸 소묘, 서예에 능했던 김종영의 수묵 추상소묘 등을 만날 수 있다. 내년 2월 11일까지. (02)3217-648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여든번째 겨울 캔버스, 치유의 색채를 담다

    여든번째 겨울 캔버스, 치유의 색채를 담다

    “늙은 사람 작품 같지 않지요? 몸은 나이 드는데 정신은 오히려 젊어져요. 허허” 강렬한 붉은 색의 400호 대작 그림 앞에서 노() 화백은 호탕하게 웃었다. 작품만 젊은 게 아니라 외모도 젊다. 양복 상의 윗주머니에 주황색 선으로 포인트를 준 검은색 정장에 세련된 디자인의 안경, 손가락에 낀 알 굵은 반지까지 화단의 소문난 멋쟁이다운 차림새다. 전시장 곳곳을 활보하며 작품을 설명하는 모습은 얼마 전에 치렀다는 팔순 잔치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박서보. 한국 모노크롬(단색화) 회화의 선두 주자이자 묘법(描法) 시리즈로 이름 높은 박 화백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2007년 경기도미술관에서 근작 80여점을 선보였던 전시회 이래 중국 베이징, 미국 뉴욕 등 해외 개인전과 아트페어 전시를 제외하고 국내 개인전은 3년 만이다. 팔순을 맞아 회고전 성격으로 열리는 전시는 국제갤러리 본관과 신관 전체에 50여점의 작품을 내건 대규모 전시다. 박 화백 특유의 묘법 작업 40년의 변천사에 초점을 맞춰 초기 작품부터 현재까지 시대순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홍익대 서양화과 출신으로 1950년대 국전 등 기존 화단의 가치와 형식을 부정하며 ‘앵포르멜(비정형) 추상주의’를 이끌었던 박 화백은 1967년부터 스스로 ‘손의 여행’이라고 칭한 묘법 회화에 천착했다. 프랑스어로 ‘에크리튀르’(ecriture·쓰기)라고 이름 붙인 이 작업은 초기엔 캔버스에 밝은 회색이나 미색의 물감을 바르고 연필로 그 위에 반복적으로 끊이지 않게 선을 그어서 완성했다. 그러다 1990년대에는 닥종이를 겹겹이 화면에 올린 뒤 막대기나 자를 이용해 표면을 일정한 간격으로 밀어내 요철의 선을 만드는 작업으로 변모했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모노 톤 대신 밝고 화려한 색채로 캔버스를 물들이고 있다. 전시 개막에 앞서 지난 23일 만난 박 화백은 “구도와 비움의 자세로 도 닦듯이 그림에 매달려온 세월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림은 생각을 토해내 채우는 마당이 아니라 비워내는 수련의 과정”이라고 말하는 그의 작품들에선 자연과 사물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동양 수묵화의 기본 정신인 깊은 사유가 느껴진다. 무채색의 시대에서 색채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그는 수신(修身)을 넘어 치유의 예술을 이야기한다. “몇년 전 일본 후쿠시마를 여행할 때 단풍을 보면서 자연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감탄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색을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써야겠다 마음먹었죠.” 빨강, 파랑, 연녹색 등 그가 쓰는 색은 화사하지만 튀거나 가볍지 않고 차분하다. “21세기 예술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흡인지처럼 빨아들여야 해요. 그림을 보면서 불안이 해소되고,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하는 것이 미래의 예술이에요.” 1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졌던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요즘도 하루 열두시간씩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낸다. 일요일에도 쉬는 법이 없다. “평생 노는 걸 모르는 양반”이라는 아내의 타박에 “조금 있으면 영원히 쉴 텐데….” 라고 받아넘길 정도로 일벌레다. 그는 “21세기 디지털 시대는 엄청난 변화의 시기다. 아날로그 세대인 나로선 그 변화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청년 작가 못지않은 창작 의욕을 내비쳤다. 전시는 내년 1월 20일까지 열린다. (02)735-8449. 글 사진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영부인들이 반할 ‘설화수 화장품’

    영부인들이 반할 ‘설화수 화장품’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가 12일 G20의 각국 정상 부인들에게 전달될 화장품 선물세트를 공개했다. 지난해 6월 제주 한·아세안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그 부인들의 특별 선물로 증정돼 큰 호응을 받았던 설화수는 이번 선물세트 제작에 더욱 각별한 신경을 썼다. G20회의가 전 세계 정상과 그 부인들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규모나 수준의 격이 달라 한국 고유의 미와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드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협찬 형식이 아니라 G20 준비위원회로부터 정식 비용을 받고 제품을 납품하는 것이기에 예의와 정성을 다했다고 업체는 밝혔다. 선물 세트에는 자음수, 자음유액, 윤조에센스, 자음생크림, 궁중비누 등 총 5종을 담았다. 국내 여성들도 애용하는 설화수의 대표 제품들로 구성했다. 정상 부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브랜드의 철학과 제품 소개를 자세하게 실은 영문 브로슈어를 동봉했다. 선물세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패키지다. 한방브랜드의 이미지에 부합하고 한국적 전통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무형문화재 칠기장 1호 김환경 선생에게 의뢰해 ‘채화칠기함’을 제작했다. 검정색 바탕에 수국 그림을 중앙에 넣어 전통미와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칠기함은 소장품으로 손색이 없다. 정성을 다한 포장도 정상 부인들을 감동시킬 듯. 고급스러운 색감의 비단 한복 원단으로 만든 보자기로 칠기함을 곱게 싸맸다. 선물을 담을 종이가방 또한 연한 하늘색에 수묵화 느낌이 나도록 제작했으며 마지막으로 오색 매듭 노리개를 달아 고유의 미를 더욱 강조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인공미·소유욕… 절경山水의 재구성

    인공미·소유욕… 절경山水의 재구성

    풍경을 채집해 자유자재로 재구성하고, 자연을 뚝 잘라내 극단의 인공적인 산수를 만들어낸다. 한국화가 박병춘(44) 작가와 이정배(36) 작가가 펼쳐보이는 현대적 산수의 풍경들이다. 자연에 순응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과 은일(隱逸)의 미학을 추구해온 전통 산수화와 달리 자유로운 상상력과 현실비판적인 시각으로 산수의 새로운 개념을 모색해온 두 작가의 개인전이 나란히 열리고 있다.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12월 3일까지 선보이는 박병춘 작가의 전시 제목은 ‘산수 컬렉션’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가 국내외 오지에서 ‘채집’한 산수 풍경들을 다양한 재료로 구현한 설치 작품들이 전시됐다. 1층에 들어서면 거대한 폭포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7m 높이의 천장에서 바닥으로 내리꽂히듯 늘어뜨린 흰색 천은 그대로 심산유곡의 시원한 물줄기를 닮았다.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본 폭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3면 벽에는 먹과 붓으로 강원도 영월과 정선의 풍경을 그려넣었다. 바닥에 설치된 검은 색 수조는 폭포의 심도(深度)를 더하며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버려진 사물로 연출한 풍경들도 이색적이다. 시장 상인들이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검은 비닐봉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비닐산수’는 인도를 여행할 때 강렬한 기억으로 각인된 검은 산맥의 느낌을 재현한 것이다. 현대 소비사회의 가벼움과 일회성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여행 중에 모은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작은 돌들을 박물관의 유물처럼 전시한 ‘산수채집’도 인상적이다. 돌 하나하나마다 히말라야, 내장산, 대관령, 부암동 등 수집 장소를 적어놓아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칠판에 분필로 풍경화를 그리고, 그 앞에 의자를 가져다 놓은 ‘산수공부’는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습득하게 되는 산수의 의미를 소박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시점으로 그린 마을 풍경 위에 꽃, 비행기, 의자, 새 등을 자유롭게 배치한 회화 작품도 한국화의 정형적인 틀을 깬 새로운 시도로 눈길을 끈다. (02)736-4371. 이정배 작가에게 자연은 소유욕을 자극하는 욕망의 대상이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 16번지에서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모어’(More)란 제목에서 드러나듯 멋진 장소, 기막힌 풍경을 봤을 때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본능적 충동을 시각적으로 충실하게 표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거대 자연을 어떻게 소유할 수 있을까. 의외로 방법은 간단하다. 가령 설악산 같은 명승지에서 특정 장소, 특정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한지에 인화한 뒤 붓질을 가한다. 인화지 대신 한지에 찍힌 사진은 이미지가 종이에 스며드는 것처럼 보여 마치 수묵화 같은 느낌을 준다. 작가는 이 사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와 풍경의 일부를 도려내 그것을 조각으로 형상화한다. 전시장의 모든 작품은 한지사진과 그 사진 속 특정 풍경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설치작품이 한쌍을 이룬다. 작가는 잘라낸 산수 풍경에 돈, 권력, 여자 같은 온갖 욕망의 아이콘을 배치한다. 설악산 능선에서 잘려진 산봉우리는 밧줄과 그물에 포획돼 있고, 그 위에는 질펀하게 먹고 마시는 사람들과 성적 쾌락에 들뜬 여성들, 탱크와 총 같은 무기들이 놓여 있다.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빚어낸 풍경들은 도발적이고,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시대 변화에 따라 산수화의 의미도 달라져야 한다.”면서 “현실을 반영하는 산수의 개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02)722-3503.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현실과 드라마속 여성CEO 패션은…전격 비교 분석

    현실과 드라마속 여성CEO 패션은…전격 비교 분석

    사회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여성 CEO의 패션 스타일은 언제나 주목을 받고 있다. 때문일까.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장미희와 KBS2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속 전인화의 화려하면서도 ‘엣지’있는 여성 CEO 스타일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실 속 여성 CEO와 드라마 속 여성 CEO의 같은 듯 다른 스타일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패션계를 주름 잡는 당당한 그녀들을 선별해 드라마속 스타일과 비교해 봤다. <드라마 속 여성 CEO의 패션 스타일> ◆제빵왕 김탁구’ 속 전인화 - 70년대 복고 레트로룩 연일 회자되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 속 전인화 패션은 재클린 케네디를 연상시키는 70년대 상류층 레트로 룩이다. 전인화 패션에서 눈 여겨 볼 점은 다양하고 화려한 악세서리의 사용과 헤어 연출법. 특히 극중 양쪽 모발 끝을 바깥쪽으로 살짝 말아 컬을 넣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인화의 헤어를 담당하고 있는 준오 헤어의 송형석 원장은 “드라마 속 전인화는 젊고 우아해 보이는 복고 스타일로, 정수리 볼륨감을 충분히 살려 양쪽 헤어 끝을 스타일링기를 이용해 바깥쪽으로 말아 가볍게 유지 시킨 것이 포인트”라고 전했다. 헤어 만큼 전인화의 의상도 복고풍 느낌의 붉은 계열 퍼프 원피스에 모자, 진주목걸이, 자개 귀걸이 등 빈티지 주얼리를 활용해 깔끔하면서 세련된 70년대 스타일을 완성했다. 그러면서도 파티룩에서는 블랙 원피스로 전체적인 실루엣의 볼륨감을 살리면서 허리라인을 강조하는 현대적 감각이 베어있는 다양한 패션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부유한 상류층의 일상을 반영한 골프 장면에서는 퍼팅 솜씨와 완벽한 패션을 뽐냈다. 또한 선글라스 착장과 더불어 가벼운 소재의 셔츠형 블라우스 그리고 팬츠로 일상 속에서의 골프룩을 완성시키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 “인생은 아름다워” 속 장미희 – 엣지있는 럭셔리 루비룩 장미희는 극 중 재일교포 출신으로 성공한 여성 CEO답게 고급스러우면서도 격조 높은, 일명 루비룩을 선보여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장미희 루비룩의 핵심은 과한 색감과 옷감 문양의 패션을 피하고 옷감의 섬세한 디테일과 라인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풍성한 소매와 러플 장식을 달아 편하게 연출된 셔츠에 클리비치의 과하지 않은 노출 패션 등 전반적으로 독특하면서도 품격 있는 입체 패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김상중과의 데이트 룩으로 입은 화이트 색의 집업 골프 웨어와 함께 매치한 검은색 골프 웨어 하의는 깔끔하면서도 품위가 돋보이는 선택이었다. 포인트 아이템으로 같이 쓴 흰색 캡은 라운딩시 생길 수 있는 자외선 후유증과 트러블까지 막을 수 있어서 실용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 하며, 모자 위쪽에 살짝 낀 선글라스 역시 라운딩에서 어울리는 액세서리로서 웨어러블한 연출법을 보여줬다. LG패션 닥스 골프의 이은영 디자인 실장은 “장미희의 골프 웨어 스타일은 디테일적 요소를 최대한으로 절제하고 미니멀한 감각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며 “비즈니스 미팅으로서의 골프를 즐기는 CEO들에게는 너무 화려한 디자인의 골프웨어보다는 기능을 살리면서 품위를 유지 할 수 있는 클래식 골프 웨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현실 속 여성 CEO의 패션 스타일 > ◆삼성家 그녀들 이부진, 이서현– 우아함을 강조한 노블 모던 시크룩 삼성家의 여성 CEO인 이부진과 이서현 자매는 보통 우아한 느낌의 모노톤 의상으로 과한 디자인은 삼가하면서 절제된 컬러로 스타일링한 모습을 주로 선보였다. 삼성家의 맏딸인 이부진은 무심한듯한 노블 모던 시크룩이 특징이다. 최근 블랙 & 화이트를 기본 색으로 다크 브라운 컬러 등을 주로 선보이고 있는데, 이부진의 룩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적당한 피트감과 딱 떨어지는 맞춤복 같은 실루엣이다. 과도한 패션 장식품 역시 기피하는 편이다. 대내외적인 활동에서 착용한 장신구는 작거나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또한 헤어는 크고 부드러운 컬링감을 살린 웨이브 헤어로 자연스러움을 살려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한편 그녀의 동생 이서현은 감각적인 ‘패션니스타’다운 면모가 돋보이는 또 다른 럭셔리 시크룩을 선보이고 있다. 이서현 역시 색상의 선택에 있어서 톤 다운된 의상을 주로 선택한다. 하지만 한국적 꾸뛰르 감각이 느껴지는 수묵화 포인트의 의상이나 변형된 트렌치코트 디자인의 화이트 원피스 등 디자이너의 감성이 돋보이는 아이템을 선택해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성주 인터내셔널의 김성주 CEO – 하이 콘트라스트 비즈니스 수트룩김성주 CEO는 톤온톤의 우아함보다는 색과 선의 대비를 강조한 하이 콘트라스트 스타일의 비즈니스 수트를 즐겨 입는다. 또한 레드 컬러를 비롯해 일반인들이 소화하기 힘든 원색컬러의 수트도 고급스럽게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신제품 런칭 행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모노톤 의상을 선택해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센스있는 CEO의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김성주 CEO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쇼트 커트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지 오래. 김성주 CEO의 쇼트 커트는 그녀의 수트 룩과도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김성주 표 비즈니스 웨어’에 화룡정점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사진 = 드라마 캡쳐, 김성주 공식사이트,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
  • 현실과 드라마속 여성CEO 패션은…전격 비교 분석

    현실과 드라마속 여성CEO 패션은…전격 비교 분석

    사회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여성 CEO의 패션 스타일은 언제나 주목을 받고 있다. 때문일까.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장미희와 KBS2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속 전인화의 화려하면서도 ‘엣지’있는 여성 CEO 스타일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실 속 여성 CEO와 드라마 속 여성 CEO의 같은 듯 다른 스타일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패션계를 주름 잡는 당당한 그녀들을 선별해 드라마속 스타일과 비교해 봤다. <드라마 속 여성 CEO의 패션 스타일> ◆제빵왕 김탁구’ 속 전인화 - 70년대 복고 레트로룩 연일 회자되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 속 전인화 패션은 재클린 케네디를 연상시키는 70년대 상류층 레트로 룩이다. 전인화 패션에서 눈 여겨 볼 점은 다양하고 화려한 악세서리의 사용과 헤어 연출법. 특히 극중 양쪽 모발 끝을 바깥쪽으로 살짝 말아 컬을 넣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인화의 헤어를 담당하고 있는 준오 헤어의 송형석 원장은 “드라마 속 전인화는 젊고 우아해 보이는 복고 스타일로, 정수리 볼륨감을 충분히 살려 양쪽 헤어 끝을 스타일링기를 이용해 바깥쪽으로 말아 가볍게 유지 시킨 것이 포인트”라고 전했다. 헤어 만큼 전인화의 의상도 복고풍 느낌의 붉은 계열 퍼프 원피스에 모자, 진주목걸이, 자개 귀걸이 등 빈티지 주얼리를 활용해 깔끔하면서 세련된 70년대 스타일을 완성했다. 그러면서도 파티룩에서는 블랙 원피스로 전체적인 실루엣의 볼륨감을 살리면서 허리라인을 강조하는 현대적 감각이 베어있는 다양한 패션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부유한 상류층의 일상을 반영한 골프 장면에서는 퍼팅 솜씨와 완벽한 패션을 뽐냈다. 또한 선글라스 착장과 더불어 가벼운 소재의 셔츠형 블라우스 그리고 팬츠로 일상 속에서의 골프룩을 완성시키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 “인생은 아름다워” 속 장미희 – 엣지있는 럭셔리 루비룩 장미희는 극 중 재일교포 출신으로 성공한 여성 CEO답게 고급스러우면서도 격조 높은, 일명 루비룩을 선보여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장미희 루비룩의 핵심은 과한 색감과 옷감 문양의 패션을 피하고 옷감의 섬세한 디테일과 라인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풍성한 소매와 러플 장식을 달아 편하게 연출된 셔츠에 클리비치의 과하지 않은 노출 패션 등 전반적으로 독특하면서도 품격 있는 입체 패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김상중과의 데이트 룩으로 입은 화이트 색의 집업 골프 웨어와 함께 매치한 검은색 골프 웨어 하의는 깔끔하면서도 품위가 돋보이는 선택이었다. 포인트 아이템으로 같이 쓴 흰색 캡은 라운딩시 생길 수 있는 자외선 후유증과 트러블까지 막을 수 있어서 실용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 하며, 모자 위쪽에 살짝 낀 선글라스 역시 라운딩에서 어울리는 액세서리로서 웨어러블한 연출법을 보여줬다. LG패션 닥스 골프의 이은영 디자인 실장은 “장미희의 골프 웨어 스타일은 디테일적 요소를 최대한으로 절제하고 미니멀한 감각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며 “비즈니스 미팅으로서의 골프를 즐기는 CEO들에게는 너무 화려한 디자인의 골프웨어보다는 기능을 살리면서 품위를 유지 할 수 있는 클래식 골프 웨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현실 속 여성 CEO의 패션 스타일 > ◆삼성家 그녀들 이부진, 이서현– 우아함을 강조한 노블 모던 시크룩 삼성家의 여성 CEO인 이부진과 이서현 자매는 보통 우아한 느낌의 모노톤 의상으로 과한 디자인은 삼가하면서 절제된 컬러로 스타일링한 모습을 주로 선보였다. 삼성家의 맏딸인 이부진은 무심한듯한 노블 모던 시크룩이 특징이다. 최근 블랙 & 화이트를 기본 색으로 다크 브라운 컬러 등을 주로 선보이고 있는데, 이부진의 룩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적당한 피트감과 딱 떨어지는 맞춤복 같은 실루엣이다. 과도한 패션 장식품 역시 기피하는 편이다. 대내외적인 활동에서 착용한 장신구는 작거나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또한 헤어는 크고 부드러운 컬링감을 살린 웨이브 헤어로 자연스러움을 살려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한편 그녀의 동생 이서현은 감각적인 ‘패션니스타’다운 면모가 돋보이는 또 다른 럭셔리 시크룩을 선보이고 있다. 이서현 역시 색상의 선택에 있어서 톤 다운된 의상을 주로 선택한다. 하지만 한국적 꾸뛰르 감각이 느껴지는 수묵화 포인트의 의상이나 변형된 트렌치코트 디자인의 화이트 원피스 등 디자이너의 감성이 돋보이는 아이템을 선택해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성주 인터내셔널의 김성주 CEO – 하이 콘트라스트 비즈니스 수트룩김성주 CEO는 톤온톤의 우아함보다는 색과 선의 대비를 강조한 하이 콘트라스트 스타일의 비즈니스 수트를 즐겨 입는다. 또한 레드 컬러를 비롯해 일반인들이 소화하기 힘든 원색컬러의 수트도 고급스럽게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신제품 런칭 행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모노톤 의상을 선택해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센스있는 CEO의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김성주 CEO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쇼트 커트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지 오래. 김성주 CEO의 쇼트 커트는 그녀의 수트 룩과도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김성주 표 비즈니스 웨어’에 화룡정점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사진 = 드라마 캡쳐, 김성주 공식사이트,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
  • SICAF에서 볼 수 있는 만화가들

    SICAF에서 볼 수 있는 만화가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한창이다.  다양한 만화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작가들과 눈 앞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SICAF의 장점이다. 일부 작가는 초청전 형식으로 마련된 부스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며 사인을 해주고, 일부는 강연회 및 기타 이벤트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가장 ‘성실히’ 참석하고 있는 작가는 ‘너에게 날리는 홈런’을 그린 MOOLSO(본명 윤현석)다. 이 작품으로 2007 SICAF 대상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군 입대로 대중과 멀어졌던 작가이다. 대중과 호흡을 향한 갈증을 풀어버리려는 듯 그는 현장에 머물며 사인 등을 요청하면 친절히 응해준다. 내년에 선보일 차기작 ‘만화가의 식탁’도 일부 공개하고 있으니, 얼마나 실력이 늘었나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히어로 주식회사’를 최근에 끝낸 김진석 작가도 부스를 마련했다. 일본 사무라이 로봇에 맞선 꼬마 로봇의 활약상을 그린 신작도 이 자리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외인부대의 파일럿 얘기를 다룬 ‘에이시스 하이(ACES HIGH)’로 특별한 웃음코드를 선사했던 이창현·유희 작가의 부스도 있다. 작품에서 재치넘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다소 ‘얌전하게’ 앉아서 관객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깊다. 만화에 나왔던 전투기들의 프라모델을 함께 전시한다.  정통 수묵화 기법으로 그린 만화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우리 역사를 꾸준히 만화로 작업하던 작가 오연(본명 오종근)씨의 작품들이다. 고구려 건국사를 다룬 ‘이스트 아시아 판타지’는 정교하면서도 세련된 그림과 채색으로, 웅장한 장면들을 때론 화려하게 때론 담담하게 표현해 감탄을 자아낸다.  24일에는 ‘일상날개짓’의 작가 나유진씨와 ‘세개의 시간’을 그린 노란구미(본명 정상미)씨가 요리실력을 뽐낸다. ‘식객음식대전’에 참가해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등장한 요리를 만들어 경쟁을 펼친다.  25일에는 ‘이끼’의 원작자 윤태호씨가 관객들을 맞이한다. 행사장내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뻔뻔(FUNFUN)한 만화이야기’라는 주제로 관객들과 토크쇼를 갖는다.  여러 만화가들을 직접 볼 수 있는 SICAF는 오는 25일 막을 내린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미술·전시

    ●결핍된 주체 9~29일 서울 삼성동 레베쌍트빌딩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 노준, 이다, 임태규 등 12명의 작가가 현대인이 잊고 지내는 소중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02)3479-0114. ●그림하나 가구하나 10일까지 서울 청담동 유아트스페이스. 전통가구와 현대미술이 함께하는 인테리어 제안전으로 젊은 작가들이 전통옻칠가구 등을 색다르게 재창조했다. (02)544-8585. ●문봉선 초대전-청산유수 25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 다양한 수묵작업으로 수묵화와 문인화의 정신을 재해석해 온 문봉선의 15년간 작업의 정점. (02)720-5114.
  • 사극의 새로운 패러다임, ‘추노’가 남긴 발자취

    사극의 새로운 패러다임, ‘추노’가 남긴 발자취

    KBS2 수목드라마 ‘추노’(천성일 극본, 곽정환 연출)가 25일 종영했다. 시청률 30%를 넘으며 돌풍을 일으킨 이 드라마는 사극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추노’는 약 100억 원의 제작비, 8개월이 넘는 촬영 기간으로 스케일이 다른 대작 사극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매 회마다 수많은 이슈를 낳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명품사극’이라는 찬사를 받았다.여느 드라마보다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재미도 놓치지 않아 퓨전사극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추노’의 발자취를 되짚어 봤다.차별화 된 퓨전 사극의 영상미 선보여’추노’는 전무후무한 영상미와 화려한 액션신으로 기존의 사극과 확실히 차별화된 면모를 보여줬다.이런 결과를 낳기 위해 ‘추노’ 제작진은 기획 단계부터 남달랐다. 다른 사극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장소에서 촬영을 하면서 8개월 동안 전국의 ‘오지’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이처럼 새로운 배경과 무대를 찾다 보니, 현장 중에 촬영 장비가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 태반이었고 한 장면을 위해 3∼4시간을 걷는 강행군도 반복됐다.이 같은 노력 끝에 발견한 장소들은 국내서 처음 사용된 레드원 카메라로 촬영돼 수려한 풍광으로 화면을 채웠다. 장혁과 오지호가 맞대결을 벌이던 갈대밭 등은 두고두고 기억될 만한 명장면으로 꼽힌다.정교하고 때로는 감각적인 컴퓨터그래픽(CG)도 ‘추노’가 젊은 시청자까지 만족시킨 결정적인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수묵화를 배경으로 오지호가 관군들과 칼싸움을 하는 장면이나 21∼22회에 등장한 군중 추격전이 대표적이다.또한 절권도로 몸을 단련해 온 장혁을 비롯해 ‘초콜릿 복근’ 한정수와 김지석, 오지호, 이종혁은 CG의 힘을 업고 매 회 화려한 액션신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CG의 완성도는 전통미를 앞세운 사극과 만나 한층 이색적인 화면을 탄생시킨 것이다.작품과 조화이룬 캐릭터의 힘‘추노’의 작품 속 캐릭터와 연기자의 조화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주인공 장혁은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장혁은 10년 동안 익혀온 절권도 실력을 ‘추노’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그와 그룹을 이룬 한정수, 김지석은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며 이른바 ‘짐승남 열풍’을 일으켰다. 남자들의 적극적인 노출은 기존 사극과는 분명히 다른 노선이었다.그간 연기력 내공을 쌓고 기회를 노리던 신인들의 연기도 ‘추노’ 속에서 빛을 바랬다. 설화 역의 김하은, 뇌성마비 이선영 역의 하시은은 ‘추노’의 수혜를 받은 최고의 신예. 초복이 역의 민지아와 노비당 ‘그 분’으로 중간 투입된 박기웅도 새롭게 조명됐다.사극의 ‘룰’을 깬 ‘민초들 이야기’‘추노’는 그동안의 사극에서 보여줬던 재벌이 꼭 등장하는 현대극, 왕과 왕비가 나오는 사극의 ‘룰’을 깼다.노비로 전락한 양반, 신분을 속여 양반이 된 노비, 양반 신분을 버리고 세상을 떠도는 방랑자 등 입체적인 캐릭터들은 모두 밑바닥 인생을 사는 민초들이다. 드라마를 보는 평범한 시청자들이 왕족의 이야기가 아닌 민초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선정성 논란은 아쉬움 남겨관심만큼 논란도 많았다. ‘추노’ 초반부에는 혜원(이다해) 캐릭터의 모호함이 꾸준히 논란을 낳았다. 노비 언년이에서 양반 혜원으로 신분이 상승하며 보여진 수동적인 모습은 ‘민폐 언년’이라는 오명을 만들 정도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거셌다.게다가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다해의 상반신 노출이 매 회 논란이 되자 방송 최초로 도입된 ‘모자이크 처리’가 바로 그것. 그러나 일관성 없는 모자이크 처리는 더 큰 논란을 낳기도 했다. 사진 = KBS 추노 방송캡쳐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전남 순천 주암호 해토머리 풍경

    전남 순천 주암호 해토머리 풍경

    경칩이 지나도 폭설이 내리는 등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봄은 옵니다. 봄이 가장 먼저 촉촉한 훈기를 풀어 놓는 곳은 역시 남도지요. 뒷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도, 마을앞 고샅길에도, 수북한 눈을 헤치고 봄기운은 어김없이 찾아 들고 있습니다. 섬진강의 가장 큰 지류인 보성강 물줄기를 막으면서 생긴 전남 순천의 주암호는 남도의 호수답게 봄빛이 넘쳐나는 곳입니다. 여러 갈래 흐트러진 마음으로 일상이 힘겨울 때, 오롯이 스스로와 대면하고 싶을 때 찾는 곳이 호수 아니겠습니까. 주암호를 찾아 새봄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주암호의 해토머리(얼었던 땅이 녹아서 풀리기 시작할 때) 풍경을 담아 왔습니다. ●추동저수지 등 비경 숨겨 놓은 호수 이른 아침, 이방인의 방문에 놀란 물새들이 물수제비를 뜨며 날아 오르고, 낮게 깔린 물안개는 호수 이곳저곳을 보듬으며 휘돌아 간다. 보성강 물줄기를 주암댐에 내주고 얻은 풍경이다. 주암호는 1992년 높이 57m, 길이 330m의 주암댐이 조성되면서 생겼다. 면적은 1010㎢. 순천시와 보성군, 화순군 등 3개 지역에 걸쳐 있다. 호수 양옆으로 145.5㎞의 호반도로가 나있어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주암호를 돌아보는 길은 천년고찰 송광사를 기점으로 두 갈래로 나뉜다. 송광사에서 송광면 소재지 가기 전 우회전, 신평교를 건너 왕대·후곡·추동마을 순으로 돌아보는 것과 15번 국도를 따라 보성 방향으로 가다 복교리에서 우회전, 추동마을까지 들어가는 코스다. 아름다운 주암호의 속살을 엿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왕대마을에서 후곡마을을 거쳐 산길을 따라 추동마을까지 가는 것이다. 가는 길 중간중간 네비(四?)마을 등 수몰 마을의 흔적과 야생 차밭 등 보기 드문 풍경들과 마주할 수 있다. 호수 모래톱 언저리에서 한가로이 유영하는 물새들은 풍경의 덤. 문제는 후곡마을부터 추동마을까지 비포장 산길이라는 것이다. 4륜구동 지프라면 넉넉하게 갈 수 있지만, 초봄 해빙기라 낙석의 위험이 매우 크다. 따라서 해빙기가 지나고 청명하게 갠 날, 호수와 나란한 이 길을 따라 돌아볼 것을 ‘강추’한다. 비포장길이 끝날 때쯤 느닷없이 ‘월산상회’라는 상호가 붙은 오래된 집 한 채가 튀어 나온다. 1970년대 ‘빈티지풍’의 풍경.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이다. 이곳이 추동마을 끝자락으로, 마을 위쪽의 추동저수지를 찾아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 사진작가들로 몸살을 앓곤 한다. 추동저수지는 모후산에서 주암호로 흘러드는 물을 가둬 조성됐다. 주변 풍경도 아름답지만, 이곳을 주암호변 최고의 ‘명소’로 만든 것은 저수지에 놓여진 흔들다리다. 나무와 철제와이어 등으로 만든 다리는 절묘한 모양새로 늘어지며 저수지 한가운데 정자가 세워진 작은 섬과 연결돼 있다. 물안개가 주변 풍경에서 농담(濃淡)을 거둬가는 날이면 저수지 풍경은 말 그대로 ‘한 편의 수묵화’가 된다. ●고려 공민왕 전설 품은 호수 주변 마을들 주암호 주변에는 유독 고려 31대 공민왕(1330~1374)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지명들이 많다. 공민왕은 12세 이후 줄곧 원나라 연경에 볼모로 잡혀 있다, 22세 되던 1351년 왕위에 오른 인물. 노국대장공주와의 사랑, ‘요승’ 신돈과 벌인 파란 많은 정치 역정 등으로 곧잘 TV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집권 후 원나라의 간섭을 멀리하는 배원정책(排元政策)과 강력한 개혁정책을 펴던 공민왕이 재위 10년째인 1361년 홍건적의 난을 피해 복주(福州)로 몽양을 떠나면서 순천과의 관계는 시작된다. 공민왕이 잠시 머물렀던 복주는 지금의 경북 안동을 가리키는 지명이라는 것이 학계의 대체적인 정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주암호 인근 마을 주민들은 공민왕이 머문 복주가 순천, 특히 주암호 일대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주암호를 품고 있는 모후산(母後山·919m)의 원래 이름은 나복산이었다. 그러다 공민왕이 피난온 뒤 ‘나를 어머니처럼 지켜줬다’는 뜻에서 모후산으로 바뀌었다는 것. 특히 주암호 상류의 유경·왕대 등 마을 이름은 공민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홈페이지는 공민왕 일행이 머물렀다는 뜻에서 유경(留京), 왕이 피신한 곳이란 뜻에서 왕대(王臺, 또는 王垈)라 불리게 됐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왕대마을에서 300m쯤 떨어진 일야정(日夜亭)은 공민왕이 하룻밤을 묵은 곳이란 뜻. 꼭 공민왕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왕대마을은 세월이 더께로 쌓인 돌담길 등 빼어난 풍경을 숨겨두고 있다. 마을 위쪽 초연정(超然亭)은 모후산을 외원(外苑) 삼아 지어진 드문 예의 정자다. 우리나라 정자들이 대부분 확 트인 경관을 감상하는 것이 목적인 데 반해 초연정은 마을 뒷산의 깊은 계곡 속에 조성돼 있다. 나무에 가려져 계곡은 보이지 않되, 청량한 물소리만 들리는 것이 독특하다. 조선 순조9년(1809년)에 중창된 건물로, 전남도 기념물 제217호로 지정돼 있다. ●‘국보급’ 주변 볼거리 주암호를 한 바퀴 돌다 보면 어렵지 않게 ‘국보급’ 관광명소들과 만난다. 조계산 자락 양쪽으로 대가람 송광사와 선암사가 나란하고, 빼어난 조형미를 자랑하는 보성다원 또한 멀지 않다. 선암사 선암매(仙巖梅)는 이달 중순쯤 만개해 고졸한 정취를 선사할 전망. 대원사도 빼놓으면 서운할 명소다. 행정구역으로는 보성군에 속하지만, 주암호에서 더 가깝다. 대원사까지는 죽산교 앞에서 좌회전해 5㎞쯤 왕벚꽃터널을 지나는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을 만큼 풍광이 수려하다. 주암호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터를 잡은 고인돌공원도 둘러볼 만하다. 주암댐 조성 당시 발굴한 고인돌 140여기와 선사 시대 움집, 솟대 등을 복원·전시해 뒀다. 고인돌공원에서 주암호 쪽으로 내려가면 산책하기 좋은 오솔길도 조성돼 있다. 주암호 기슭에서 꼭 살펴봐야 할 곳이 민족의 자주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서재필(1864~1951) 박사 기념공원이다. 그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외갓집 생가와 유품 전시관 등이 눈길을 붙든다. 글 사진 순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출발할 경우 호남고속도로→주암 나들목→27번국도→주암호, 혹은 서해안고속도로→고창분기점→고창-담양간고속도로→대덕분기점→호남고속도로→주암호 순으로 간다. 관리사무소 749-7205~6. →묵을 곳 송광사 인근에 금광여관(755-2063), 대원사 쪽에 용암관광모텔(853-2283), 봉쥬르민박(853-0040), 대원펜션(852-1671) 돌개쉼터민박(853-3698) 등이 있다. →맛 집 송광사 아래 길상식당(755-2173), 송광식당(755-2126) 등은 산채정식을 잘한다. 주암호 주변에 민물고기 매운탕과 쏘가리회, 향어회 등을 차리는 식당도 여럿 있다.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전설의 팝밴드 시카고 내한공연 2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5만 5000~16만 5000원. (02)3446-3226. ●보이그룹의 원조 백스트리트보이스 내한공연 24일 오후 8시 악스홀. 11만원. 1544-1555. ●기타리스트 웨인 크랜츠 첫 내한공연 24일 오후 8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3만~5만원. (02)3274-8600. ●모던록 밴드 노리플라이 콘서트 ‘로드 파이널-바람은 어둡고’ 26일 오후 8시, 27일 오후 7시, 28일 오후 6시 서강대 메리홀. 5만 5000원. (02)322-0014. ●SS501 첫 번째 아시아 투어 인 서울 앙코르 27일 오후 7시, 28일 오후 5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3만 3000~9만 9000원. (02)511-2740. 국악·클래식 ●국립국악관현악단 특별 기획 연주회 : 정오의 음악회 23일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 국악인 황병기의 해설로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국악 소개. 4000원. (02)2280-4114. ●야나체크 현악 4중주단 내한공연 24일, 26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드보르작 현악 4중주 12번, 슈베르트 현악 4중주 14번 등. 3만~5만원. (02) 585-2934. ●월드 디바 로즈 장의 뮤지컬-팝오페라콘서트 24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뮤지컬 에비타의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 비제 오페라 카르멘 ‘하바네라’ 등.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 3만~20만원. (02)585-5587. 연극·뮤지컬 ●연극 꿈속의 꿈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 신라시대 김유신의 두 여동생인 보희와 문희가 꿈을 팔고 산 뒤 운명이 바뀌는 이야기로 삼국유사 속 매몽설화를 모티프로 삼은 작품. 전석 2만원. (02)889-3561. ●연극 프랑스 정원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정보소극장. 박근형 연출이 이끄는 극단 골목길의 신작으로 가족이 함께 교도소에 갇힌 특수한 상황 속에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이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1만~2만원. (02)6012~2845. 미술·전시 ●새 생명의 빛 3월3~16일 서울 관훈동 스페이스 이노. 수묵화를 통해 생명력을 발휘하는 작품을 선보여 온 작가 이민주의 36번째 개인전이다. 전시가 시작되는 3월3일은 일본 여자아이들의 축제일. 모든 딸들에게 새 생명의 빛을 주고 싶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의도다. (02)730-6763. ●김흥수 컬렉션전 3월29일까지 이태원동 표갤러리. 구상과 추상이 같은 화면에 공존하는 새로운 회화 형식인 ‘하모니즘’의 창시자로 현대미술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든 김흥수 화백의 1983년작 ‘여인 와상’ 등 누드 시리즈부터 90년대 대표작인 ‘불심’ ‘승무도’ 등 12점의 주옥 같은 작품들이 선보인다. (02)543-7337.
  • [진우석의 걷기 좋은 산길](56)고성 화진포~거진항

    [진우석의 걷기 좋은 산길](56)고성 화진포~거진항

    강원도 최북단 고성 하면 비무장지대나 북한으로 가는 길목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좋은 곳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최근 강원도가 지정한 ‘동해안 8경’에 이름을 올린 화진포다. 겨울 화진포에는 짙은 에메랄드빛 바다가 찰랑거리고, 드넓은 호수에 철새들이 날아들며, 흰 눈을 머리에 인 백두대간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화진포에서 거진항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 바다와 산맥 사이를 걷는 맛이 아주 특별하다. ●옛 권력자들 별장이 모인 화진포 3년 전쯤인가, 고성의 화진포와 거진항 일대를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예상외로 바다보다 산이 멋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수묵화 같은 겨울 산맥이 북진해 금강산을 만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최근에 화진포에서 거진항까지 걷는 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귀가 솔깃했다. 강원도가 개척 중인 ‘관동별곡 800리 길’로, 송강 정철이 유람 다니며 관동별곡을 지은 해안길을 따른다. 그중 화진포에서 거진항까지 이어진 길은 약 4㎞, 1시간30분쯤 걸린다. 출발점인 화진포해수욕장에 서면 눈부신 모래밭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백사장 길이 1.7㎞에 폭이 약 70m, 울창한 송림으로 뒤덮여 분위기가 평안하다. 다른 곳에 견줘 유독 흰 모래밭을 걷다 보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이를 ‘우는 모래, 명사(鳴沙)’라 했고, 여기서 명사십리(明沙十里)란 말이 나왔다. 하지만 진짜 감동적인 것은 물빛이다. 짙은 에메랄드빛, 물에 푼 잉크빛 등이 어우러진 모습은 이곳이 우리나라인가 싶을 만큼 빼어나다.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은 금구도(金龜島).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거북이 모양으로 광개토대왕의 무덤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화진포는 일제시대 외국인이 머물던 휴양지다. 당시 최고의 휴양지였던 원산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일제의 병참기지가 되면서 대안으로 화진포가 개발된 것이다.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걸어가면 작은 야산을 등 대고 앉은 ‘김일성 별장’을 만난다. 1938년 지어질 당시엔 휴양촌의 예배당이었다. 한국전쟁 후 화진포 지역이 잠시 북한 땅에 속했을 때 김일성 주석이 가족과 함께 이곳 ‘귀빈관’에 며칠 묵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일성 별장으로 불리다 지금은 역사안보전시관으로 재단장돼 ‘화진포의 성’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호탕한 김일성 별장, 호젓한 이승만 별장 김일성 별장의 진가는 옥상에 있다. 흰 백두대간 능선이 달려가는 모습은 참으로 경이롭다. 그 앞으로 화진포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바다가 철썩거린다. 그야말로 산, 바다, 호수가 어울린 화진포의 진면목이다. 북으로 뻗은 산줄기를 따라가면 채하봉, 집선봉, 옥녀봉 등 외금강 봉우리가 보이고, 바다 쪽으로는 깨알만 하게 해금강이 아스라하다. 별장에서 내려오면 울창한 송림 사이에 이기붕 별장이 있다. 김일성 별장이 호탕하다면, 이기붕 별장은 평온하다. 여기서 1㎞쯤 떨어진 화진포 옆의 이승만 별장은 호젓한 맛이 돋보인다. 세 별장의 입지 조건과 풍기는 분위기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기붕 별장을 나오면 화진포를 만난다. 이제부터는 호수를 따라가는 길이다. 비록 도로를 따르지만 차가 뜸하고 화진포를 감상하는 맛이 괜찮다. 화진포란 이름은 해당화가 가득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호수 둘레가 16㎞로 동해안 석호 가운데 가장 크다. 염분 농도가 짙어 겨울철에도 잘 얼지 않지만, 최근 혹독한 추위에 하얗게 얼어붙었다. 갑자기 머리 위에서 ‘끼룩끼룩’ 울음소리와 함께 철새 한 무리가 V 편대를 이루며 북쪽으로 날아간다. 호수를 지나면 삼거리·거진항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접어들어 야트막한 고개를 넘으면 공구부대 앞이다. 여기서 거진항 방향으로 20m쯤 가면 오른쪽으로 ‘거진등대공원 등산로(관동별곡 800리 길) 약 2㎞, 30분 소요’라고 쓰인 이정표를 만나면서 산길로 올라붙는다. ●겨울 포구의 정취가 넘치는 거진항 옛 군부대 자리를 따르는 산길은 황량하지만, 오른쪽으로 시종일관 웅장한 백두대간 줄기를 바라보게 된다. 주의할 곳은 묘지 앞 갈림길. 오른쪽이 길이 넓고 좋아 그리로 빠지기 쉬운데, 등대공원으로 가려면 묘지 방향인 왼쪽 길을 잡아야 한다. 이어진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등대공원 영역으로 들어선다. 이제부터는 왼쪽으로 바다가 펼쳐진다. 왼쪽은 바다, 오른쪽은 백두대간 능선을 바라보는 멋진 길이다. 등대공원의 상징인 정자 뒤편에 인어상이 숨어 있다. 슬픈 눈을 한 인어상 너머는 망망대해다. 다시 정자로 돌아와 계속 능선을 따르면 무인등대인 거진등대가 나온다. 입구가 잠겨 있어 가까이 갈 수 없다. 대신 등대 뒤편으로 가면 시야가 트이면서 거진항이 펼쳐진다. 거진항은 포구 뒤편으로 웅장한 백두대간 능선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신기하다. 이어진 철계단을 내려서면 거진항활어센터 앞이다. 걷기는 끝났지만 발걸음은 저절로 거진항 방파제를 따르게 된다. 화진포도 좋지만, 거진항도 참 멋지다. 글·사진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가는 길 &맛집 자가용은 경춘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인제, 진부령을 넘어 거진항에 이른다. 거진항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10분쯤 가면 화진포다. 대중교통은 속초에서 1번, 1-1번 버스를 타고 거진항을 지나 대진고등학교 앞에서 내린다. 학교 앞에서 900m쯤 가면 화진포다. 산행이 끝나는 거진항은 포구의 정취를 느끼며 한잔 하기 좋다. 거진항활어센터의 횟집들은 남편이 직접 잡은 자연산 활어를 부인들이 판다. 소영횟집(033-682-1929)의 도치알탕도 유명하다.
  • 심은하·박찬욱 작품 스크린쿼터 기금展 판매

    심은하·박찬욱 작품 스크린쿼터 기금展 판매

    은퇴한 배우 심은하의 동양화와 박찬욱 감독의 사진 등 영화인들의 작품들이 스크린쿼터 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에서 판매대에 오른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북촌미술에서 심은하와 박찬욱 감독을 비롯, 임권택, 봉준호 감독과 배우 장동건, 신민아 등이 참여한 ‘스크린쿼터 기금마련전’이 열린다. 심은하가 그린 수묵화는 평소 절친한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가 소장했던 것을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박찬욱 감독은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봉준호 감독은 본인이 직접 창작한 작품을 기증했다. 꾸준히 미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준익 감독 역시 자신의 회화작품을 기증했다. 이 외에도 장동건·신민아·이나영은 조선희, 도너타 벤더스 등 유명 사진작가들이 촬영한 사진 작품을, 강수연·한석규·주진모 등은 자신이 소장했던 미술품을 내놓았다. 이번 전시회에는 영화인뿐만 아니라 정치인들과 문화계 인사 등 총 64명의 참여를 통해 이루어졌다. 전시를 통한 수익금은 방송쿼터제 및 스크린쿼터제의 시행과 모니터를 통한 한국영화의 보호 등에 쓰일 예정이다. 또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의 비준 활동과 비준 이후 이행과 준수를 위한 활동에도 사용된다. 사진 = (위) 서울신문NTN DB,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스틸이미지, 스크린쿼터 기금마련전 / 사진설명 = (위) 박찬욱 감독, 심은하 (아래) 심은하 작품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6) 전북 완주 대둔산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6) 전북 완주 대둔산

    산 좋아하는 사람치고 ‘산그리메’란 말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산그리메는 주로 아침 햇빛 속에 산이 중첩되어 아스라이 펼쳐지는 모습을 말한다. 마치 수묵화처럼 능선의 오묘한 선과 농담, 때론 안개와 구름 등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풍경을 이른다. 그런데 이 단어는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송수권의 ‘산문에 기대어’란 시의 ‘누이야 가을 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하는 구절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그리메는 그림자의 옛말. 그러나 산꾼들은 산이 첩첩 펼쳐지는 모습으로 상상한 듯하다.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산그리메는 지리산과 덕유산처럼 큰 산이 아니면 보기 어렵지만, 늦가을에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대둔산(878.9m)이다. 전북 완주, 충남 논산과 금산에 걸쳐 있는 대둔산은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렸다. 신라의 원효대사는 ‘사흘을 둘러보고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 산’이라고도 했다. 기암단애가 절경을 이루는 대둔산의 강건한 기상은 권율장군이 1000명의 군사로 왜군 1만명을 격퇴시킨 이치(지금의 배티재)전투의 밑거름이 되었다. 대둔산 제1경은 암봉들과 어울린 오색 단풍이 꼽히지만, 그보다 더 멋진 장면은 구름바다 위에 떠오른 산그리메다. 대둔산 일대에는 지형적으로 안개와 구름이 끼기 쉽고 특히 늦가을 기온차가 클 때 자주 일어난다. 대둔산의 핵심적 아름다움을 두루 꿰는 산행의 ‘고전’은 완주 산북리에서 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거쳐 정상에 올랐다가 칠성봉 전망대를 거쳐 용문골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대둔산 길은 거칠지만 산 중턱까지 케이블카가 놓여져 있어 남녀노소 쉽게 찾을 수 있다. 거리는 약 2.5㎞로 천천히 둘러보면 2시간30분쯤 걸린다. ●케이블카 이용하면 정상까지 40분 대전에서 탄 버스가 안갯속을 헤엄쳐 배티재를 넘자 스멀스멀 연기가 풀리면서 대둔산이 나타났다. 영락 없이 신기루 속에 솟아난 마법의 성이다. 주차장에서 식당 거리를 지나면 케이블카 정류장. 안개가 낀 날이면 되도록 아침 일찍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는 게 좋다. 아래 세상은 안개에 잠겨 깨어날 줄 모르지만, 산 위에서 보면 구름바다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는 정상인 마천대를 바라보며 올라가는데, 시나브로 고도를 올리는 것이 마치 나무들을 부드럽게 밟고 올라가는 느낌이다. 무심코 반대편을 돌아보다가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래 세상은 온통 구름바다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정류장 2층의 정자에 올라가 조망을 굽어본다. 빽빽한 구름바다 위로 아침 햇살이 쏟아지고 역광 속에서 산그리메가 물결친다. 정자에서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면 구름다리라 불리는 금강현수교. 1985년 길이 50m, 높이 80m로 세워졌다. 이전에는 생각만 해도 아찔한 출렁다리였다고 한다. ●구름다리 금강현수교에 서면 아찔 암봉과 암봉 사이에 걸려 중간쯤에서 내려다보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다리를 건너면 수직의 철계단인 삼선계단이 이어진다. 이 계단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폭으로 암벽등반의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중간에 멈춰 뒤돌아보면 지나온 구름다리와 산북리가 수직으로 내려다보이고 멀리는 온통 구름바다다. 마치 신선의 세계에서 인간 세상을 굽어보는 느낌. 푹신푹신한 구름 침대에 드러누워 긴 잠을 자고 싶다. “뭐해요. 빨리 정상에 가봐요. 반대편까지 훤히 잘 보여.” 풍경에 넋이 나가 굼뜬 필자에게 중년 남자가 내려오며 핀잔을 준다. 그제야 화들짝 정신이 들어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15분쯤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자 능선 삼거리에 올라붙고 이어 마천대 정상에 다다른다. 비로소 반대편을 비롯해 시원한 조망이 드러난다. 북쪽으로 계룡산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지고, 동쪽으로 서대산이 풍경의 중심을 잡아준다. 특히 남쪽으로 산그리메의 전형적인 풍경이 나타나는데, 구름바다 위로 크고 작은 능선들이 물결치고 멀리 웅장한 덕유산 줄기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아~ 가슴 속으로 밀려오는 감동의 물결!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摩天臺)는 원효 대사가 ‘하늘과 맞닿은 곳’이라는 뜻으로 이름지었다. 높이는 900m가 안 되지만 체감 높이는 이름만큼 하늘에 닿아 있다. 마천대 한 켠에 무려 높이 10m의 개척탑이 우뚝 서 있다. 주변과 영 어울리지 않는 풍경. 다른 산처럼 작은 정상 비석을 세웠으면 좋았을 것을. 정상에서 용문골 삼거리까지는 순한 능선길이다. 제아무리 험한 바위들이 직립했더라도 부드러운 능선이 있는 법이다. 용문골 하산로는 험한 돌길이다. 중간 중간 쉬며 서두르지 않는 것이 안전산행의 지름길이다. 400m쯤 내려와 삼거리에서 용문굴을 지나면 칠성봉전망대다. 웅장한 일곱 개의 석봉이 이어진 칠성봉의 모습은 설악산 울산바위를 떠오르게 한다. 다시 삼거리에서 장군봉을 우회하는 길을 따르면 케이블카 정류장에 닿고, 산행도 마무리된다. ●가는 길과 맛집 대전과 금산에서 대둔산행 버스가 다닌다. 대전 서부터미널에서 대둔산행 버스는 07:45 13:20 17:30, 대전 동부터미널에서 10:35. 금산터미널에서는 08:30 11:10 12:30 13:10 15:40 16:40에 있다. 대둔산 버스터미널 (063)262-1260. 금산의 별미는 어죽과 추어탕, 인삼튀김이다. 저곡리의 저곡식당(041-752-7350)은 인삼어죽으로 유명한 곳. 비린내가 전혀 없고 인삼을 넣어 뒷맛이 쌉쌀하다. 인삼어죽 5000원. 금산터미널 근처의 한양식당(041-754-6464)은 추어탕을 잘한다. 글ㆍ사진 mtswamp@naver.com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미술·전시

    ●강부언 개인전 11월4~10일까지 서울 인사동 공갤러리. 제주출신인 한국화가의 31번째 개인전 ‘삼무일기’. 조화로운 흑백의 구성이 시원하고, 간결한 수묵화. 소슬한 가을바람이 들리는 듯하다. (02)735-9938. ●조안 미첼 11월22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미국 추상표현주의(1940~60년) 작가의 개인전.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힘찬 붓놀림과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드로잉 30점과 대형 유화 6점. (02)733-8449. ●이재훈 개인전 11월3일까지 서울 삼성동 인터알리아갤러리. 부제 ‘고귀한 미개인’. 한국화가로 붓에 물기를 빼고 최소한의 안료로 문지르고 비벼서 그리는 기법을 사용해 ‘참잘했어요’ 등 기억을 불러내는 인장 등을 대형 화폭에 표현. (02)3479-0164.
  • 음침했던 상봉 지하보도 이젠 꽃·나비 畵

    음침했던 상봉 지하보도 이젠 꽃·나비 畵

    “냄새 나고 음침했던 지하보도가 갤러리처럼 바뀌었어요. 이제는 밤에도 마음놓고 다녀도 되겠는걸요.”(중랑구 상봉동 김승만씨). ●중랑구 지하보도 갤러리사업 1호 서울 중랑구가 어둡고 침침했던 상봉1동 상봉철도횡단 지하보도를 ‘꽃과 숲’이라는 주제로 미술관처럼 꾸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구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보도 갤러리사업’ 1호다. 구는 봉화산 자연환경을 모티브로 1억 4500만원을 들여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이 지하보도의 조명시설과 배수시설을 정비하고 벽화를 그려넣는 등 새롭게 꾸몄다. 상봉동 건영아파트 등 주택단지와 망우역을 연결하는 상봉철도횡단 지하보도는 그동안 음침한 분위기와 퀴퀴한 냄새로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던 곳. 구는 이곳의 어두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지하보도 중앙통로와 양쪽 출입구 옹벽 등에 수묵화 기법으로 숲을 그려 넣었다. 또 벽면에 나비가 날아 들어오는 모습을 그려 넣어 꽃향기 가득한 봉화산 숲속길의 모습으로 연출했다. 아울러 담장에는 환한 느낌을 주는 다양한 꽃 그림으로 장식했다. ●옹벽엔 그림·출입구엔 쉼터 조성 입구를 지나 들어가는 통로엔 ‘행복의 길’이라는 주제로 벽면에 안전유리를 설치하고, 그 위에 주민들이 산책하는 모습을 담은 그래픽 유리를 덧붙였다. 구 관계자는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마다 신선하고 보기 좋아졌다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음침한 느낌을 개선하기 위해 조명도가 높은 형광등을 새로 달았다. 배수시설을 정비해 퀴퀴한 냄새 등을 제거했다. 또 출입구 주변 공터에 나무를 심고 나무의자를 마련해 걷다가 지친 주민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휴게쉼터도 조성했다. 중랑구 관계자는 “20세기가 편리함을 추구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아름다움과 편의성을 추구하는 시대”라면서 “망우3동 상상문화 거리 조성 등 공공인프라의 예술 작품화를 통해 도심 속 쾌적한 주민 여가공간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책(작은 도판)으로 보면, 노리끼리한 비단 위에 험준한 산봉우리만 구불구불 한없이 그려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동양화의 기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얼핏 성의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선 전기 최고의 그림이라지만 큰 감흥이 없다는 평가도 많다. 그러나 국립박물관에서 최근 전시한 안견의 그림을 직접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오른쪽 도원에 아주 가는 붓으로 그려진 복숭아 나무의 잔가지와 복사꽃, 그 나무들 사이로 낮고 짙게 드리운 안개, 중간에 배치된 폭포수나 그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이 바위에 부딪쳐 일어나는 포말까지 정교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리 크지 않은 그림을 안견이 삼일 꼬박 그린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오랫동안 들여다보아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화가들이 세부 묘사에 힘을 쏟고 수공예적인 작업을 즐기는 이유를 들어보면 무념무상에 빠지고, 작업이 지속되면서 그런 심신의 상태를 더욱 즐기게 된다고 한다. 10월에 열리는 개인전 중에는 특별한 세부묘사와 수공예적인 작품세계에 빠진 작가들이 있다. ●향불로 구멍 내서… 한국화가 이길우 ‘무희자연’ 한국화가 이길우의 ‘무희자연’은 크고 얇은 순지에 드로잉을 한 뒤 향불로 무수한 구멍을 내 화면을 형성한 것으로, 산 등 자연을 배경으로 춤추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마이클 잭슨이 연상되기도 하고, 한국무용가나 발레의 포즈가 겹쳐져 나타난다.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 차용한 전시 제목은 무희가 각고의 노력으로 무아지경에 도달했을 때 그것은 자연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닮았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작가는 이전까지 두 장을 겹쳐서 이미지를 완성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세 장을 겹쳤다. 그는 어느 가을날 뜰 앞 은행나무의 무수한 잎사귀를 보고 영감을 얻어서 구멍을 내는 기법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의 수공예적 기법은 디지털이 지배하는 요즘 시대와 달리 전형적인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무수히 반복되는 점의 배열은 아이러니하게도 0과 1로 구성되는 디지털의 신호와 닮아 있다.”고 말한다. 27일까지. 서울 소격동 선컨템포러리.(02)720-5789. ●핀을 꼬아서… 조각가 김용진 ‘기(氣)와 기(器)’ 조각가 김용진의 ‘기(氣)와 기(器)’전은 기를 모아서 ‘기물’을 만든다는 의미다. 얇고 긴 핀을 그냥 사용하기도 하고, 꼬아서 면을 만들어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면서 캔버스 위에 도자기와 그릇 등을 부조 형태로 선보인다. 손끝에 물집이 잡히고 터지기를 반복하면서 굳은살이 배긴 상태에서 만들어낸 이들 작업은 수공예적인 경지를 보여준다. 어떤 때는 핀을 촘촘하게 박아서 그림자를 표현하고, 동그랗게 만 핀으로는 도자기 위의 포도송이나 연꽃 무늬 등을 표현하는 그의 작업은 멀리서 볼 때 수묵화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까이서 보면 와이어의 양감과 질감, 단순성, 여백의 미를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금속 선의 밀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붓으로 먹물의 농담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노려봤다.”고 말한다. 반복적인 과정을 인내로 견뎌내며 소박하고 절제된 미감을 나타낸 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 31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02)733-8500. ●주사기 속에 아크릴 물감 넣어… 서양화가 윤종석 ‘위장’ 서양화가 윤종석은 주사기로 그림을 그린다. 주사기 속에 빨강, 파랑, 노랑, 하양 등 밝은 명도의 아크릴 물감을 넣고 검은색이나 진초록 등 어두운 색깔로 칠해진 캔버스 위에 0.5g 정도를 짜서 점묘화처럼 이미지를 만든다. 얼핏 보면 웃옷들인데 강아지의 얼굴이나 권총, 수류탄, 군화, 악어, 가방 등의 형태를 하고 있다. 윤 작가는 “아버지의 산소를 다녀온 뒤 아무렇게나 옷을 벗어두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벗어놓은 내 옷들을 보니 그 모습이 집 같기도 하고 산소 같기도 해서, 옷을 매개로 한 이미지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기물에서 유기물의 흔적을 찾아가는 그의 작업은 옛날 조각가들이 나무나 돌에서 불성을 찾아내 부처를 조각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테면 고등학교 교련복으로 만든 총은 그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한 뒤 그렸다. 군복으로 그린 수류탄이나 권총, 군화, 악어 등은 군복이 가지고 있는 ‘위장’한 이미지의 형상화다.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트싸이드. (02)725-1020. ●명화 이미지 오리고 붙여… 서양화가 한만영 ‘시간의 복제’ 작품만 보면 그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작가였어야 했다. 그러나 한만영은 이순(耳順)을 넘어선 작가. 그는 1980년대부터 팝아트적인 작업을 해왔다. 예술가의 사회적 참여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던 그 시절탓에 그의 작품은 터무니없이 폄하되곤 했다. 하지만 꾸준히 작업에 정진해온 결과 오브제를 활용한 그의 작업들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는 미술 화보를 가위로 오리거나,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명화의 이미지를 오려서 폐기된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첼로 등에 붙인다. 인상파 모네, 비디오작가 백남준, 요절한 미국 작가 바스키야, 팝아트 작가 리히텐슈타인, 고흐 등의 작품 이미지들이다. 사방을 거울로 붙이고 바닥을 푸르게 칠한 상자 안에 화보를 오려 붙인 첼로나 바이올린을 올려놓았다. 이런 작업을 한 작가는 “고급문화를 대중문화의 기호로, 대중문화를 고급문화의 기호로 전환하고 병치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24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 (02)732-355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강렬한 색·대비… 인간을 닮은 동물들

    강렬한 색·대비… 인간을 닮은 동물들

    김영미(48)는 종이에 먹으로 수묵화를 그리는 한국화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마포에 유화물감으로 그린다. 한국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한국화가라고 부른다면 그는 현재도 한국화가지만, 수묵 그림을 그리느냐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는 한국화가가 더이상 아니다. 먹을 버리고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것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화물감을 사용한 것은 2006년부터다. 서울 신사동 필립강갤러리에서 8일부터 개인전을 여는 김 작가의 이번 작품들은 모두 유화다. 새파란 바탕에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이나, 붉은 색이 도드라지는 강아지, 부엉이, 토끼, 소, 당나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의인화된 귀여운 동물 친구들은 어딘가 그를 닮아 있다. 또한 강렬한 색의 대비는 그가 관람객에게 무언가를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한 한국화와 자신의 그림에 대한 애착일 수도 있겠다. 김 작가는 “10여년 전부터 미술과 상관없이 해외로 나갈 일이 많아졌는데, 어느 날인가는 큰 맘 먹고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의 상업화랑의 문을 직접 두드렸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면서 “목숨걸고 그려온 그림들이 거절당하자 정신적인 충격을 많이 받았고, 그림에 변화를 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해외 갤러리들은 ‘유화만 취급한다.’며 그의 그림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눈길 한번이라도 주고, 평가라도 한 뒤에 거절당했더라면 억울하지도 않았을텐데 그런 취급을 받은 뒤 그는 종이와 먹을 뒤로 물렸다. 국내 시장만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평가받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결단이었다. 그림이 바뀐 뒤로 독일 베를린에서 올 4월에 전시를 했고, 독일의 다른 화랑에서도 전시하자는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 페이즈 갤러리에서 전시일정도 잡혀 있는 상태다. 그는 작업량이 많은 작가로 평가된다. 지난 15년간 토요일마다 200여 명의 모델들과 2만 점이 넘는 드로잉을 그려냈다. 2005년에는 드로잉만으로 상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김 작가는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서 외로워 그림을 더 많이 그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즐거운 듯하지만 고독하고 쓸쓸한 느낌의 그림을 즐겨볼만 하겠다. (02)517-9014~5.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주말 데이트] 기무사 옛터서 설치전 준비하는 현대미술 대표주자 최정화

    [주말 데이트] 기무사 옛터서 설치전 준비하는 현대미술 대표주자 최정화

    왁자지껄, 엉망진창, 아수라장, 싱싱생생, 팔팔활발 등등. 이런 말들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최정화(48)의 작업들을 볼 때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다. 또한 이는 최 작가가 사랑하는 현재 동남아시아의 모습이자, 사라져 가고 있는 1960~70년대 한국의 모습이고, 그의 미술적 상상력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찬란한 촌스러움’에 세계가 환호 그도 그럴 것이 형광색 연두, 주황, 핑크색 소쿠리를 대규모로 쌓아올리는가 하면, 2008년엔 488대 트럭 분량(170만개)의 생수통·세제통 등 쓰레기 플라스틱을 줄줄이 꿰어 ‘쓰레기 플라스틱 주렴’을 만들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다 두르기도 한다. 한글로 씌어진 형형색색 불법 현수막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왕립미술관의 외벽을 싸버리고, 오방색 플라스틱 천으로 농악대가 몸 치장하듯 미국 LA 라크마 미술관을 장식했다. 이른바 ‘찬란한 촌스러움’이다. ‘그게 무슨 작품이야?’라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하지만 그는 이런 작업으로 2005년 제7회 일민예술상을 수상하고, 2006년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다. 일본 중학교 미술교과서에 한국 작가로 드물게 이름 석자가 실렸고, 일본이나 유럽은 비엔날레나 개인전에 그를 초청하지 못해 안달이고, 그의 작업에 환호하고 열광한다. 그림 솜씨도 나쁘지도 않다. 그는 홍익대 미대 회화과 3학년이던 1986년 중앙일보가 주최한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없는 장려상을 받았고, 4학년이던 1987년 같은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오는 10월21일 서울 소격동 기무사 옛터(국립현대미술관 분소)에서의 전시를 위해 기무사 옛건물 옥상에서 형광색 소쿠리로 설치작업을 하고 있는 최 작가를 만났다. 머리를 박박 밀어 버리고, 굵은 뿔테 안경, 볕에 두 뺨이 검붉게 그을린 그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11월4일까지) 개막에 맞춰 ‘살림’ 설치작업을 마치고 서울로 막 돌아온 터였다. ‘살림’이라는 작업도 파리채, 부서지거나 현란한 색깔의 플라스틱 의자 등의 컬렉션, 제사용 ‘짝퉁’ 과자 쌓음, 낙엽갈퀴와 빗자루 등 1970~80년대 한국 가정 등에서 흔히 사용했던 물건들을 전시했다. 미술관과 박물관에 놓여 있는 이른바 ‘작품’에 길들여진 눈으로는 이런 전시를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 난감하고 곤혹스럽지만, 작가는 “내키는 대로, 마음대로”라고 말한다. ●“현대를 살지 않고 현대미술 한다는 건 어불성설” 최 작가는 “미술 전문가나 평론가들의 소리에 관심이 없다. 일반 사람들이 감동해 주길 바라고, 좋든 싫든 느끼는 대로가 나의 작품이다. 설명이 필요없다. 그래서 나는 ‘My art, Your Heart(내 예술은 너의 느낌)’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일반적인 기준으로 아름답지 않은 소재(망가진 의자나 버려진 문짝, 잡초)나 색깔, 싸구려 소재인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에 집착하는가. 그는 “현대를 살지 않으면서 현대 미술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즉 아시아(한국)에 살면서 아시아(한국)적인 요소에 주목하지 않고 아시아(한국) 현대미술을 한다고 주장하지 말라는 의미다. ‘현재,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면서 어떻게 예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면 백자와 청자, 수묵화만 예술이고, 양은 냄비나 길거리 낙서는 예술이 아니냐는 질문이다. 그는 “박물관에 보존돼 있는 것, 이미 대가 끊어진 것 등은 박제된 예술일 뿐 더이상 한국적인 것도 아니고, 예술도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내가 한 모든 작품·건축·인테리어는 뻥” 그는 현장성, 생명력, 에너지가 느껴지는 한국적인 요소와 더 나아가 동아시아적 요소로 그의 작품을 채우고자 한다. “나의 작업은 ‘현대판 민화’”라고도 주장한다. 조선시대 선비의 그림에 비해 천대받은 백성의 그림 민화를 21세기 한국에서 계승발전시킨 설치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못난 예술, 못난 역사도 껴안고 가자.”는 그는 ‘설치’는 예술이다라고 했는데, 아마도 ‘설치는 예술’이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먹고살기 위해 1989년 시작한 인테리어 회사 ‘가슴시각개발연구소’는 요즘엔 잘 나가는 인테리어 회사이자 건축회사로 바뀌고 있다. 그것은 최 작가가 미술가의 지위에서,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영역까지 뛰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의 미술이나 디자인, 인테리어, 건축이 모두 현대예술이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 이야기해 놓고도 그는 “내가 한 모든 작품과 건축, 인테리어는 ‘뻥’이다.”라고 스스로 말할 것이다. 열반에 들기 직전 부처님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듯.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평생 인습 거부… 전투자세로 캔버스 앞에”

    “평생 인습 거부… 전투자세로 캔버스 앞에”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차우희(64)가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 갤러리에서 ‘배는 움직이는 섬이다’라는 테마로 15일부터 10월4일까지 초대전을 연다. 30번째 개인전이다. 차 작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오광수 위원장의 부인으로,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베를린에 체류하며 추상계열의 모노크롬 회화 작품을 해 왔다. 오 위원장이 국내에서 권위있는 미술평론가지만, 사적인 관계다 보니 단 한 줄의 평론도 받지 못했던 차 작가는 스스로의 힘으로 화가의 길을 개척해 온 여장부라고 할 수도 있겠다. 중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녀는 1985년 독일연방정부 학술교류기금(DAAD)과 1996년 베를린 문공부 과학연구 예술기금 등을 받았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부인을 위해 평론을 할 수는 없지만, 오 위원장은 베를린으로 편지를 써 보냈다. 이렇게 말이다. “당신은 새벽까지 반짝거리는 별이어야 해.” 차 작가는 20년 넘게 1년 중 3분의2는 베를린에서 작업하고, 나머지 기간은 한국에 머물렀다. 태생적인 유목 기질과 함께 반복적인 일탈과 탈양식화를 작품에 불어넣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차 작가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평생 인습을 거부하고 살아 왔기 때문에 한 곳에 머물고 정착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두렵다.”면서 “전투하는 자세로 캔버스에 임하면서 물감을 바르고 또 바르는 작업을 통해 시간의 흔적들을 남겨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로 수묵화 같은 흑백대비가 강렬한 화면을 구성하는데, 차 작가는 “흑백대비는 겸손과 간결함, 긴장감 등이 드러나기 때문에 좋아한다.”면서 “정신세계를 그리려는 의도 덕분인지 내 작품은 사유적인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평면화와 드로잉, 오브제를 활용한 조각 등 30여점을 전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박스에 넣어 둔 오브제 작업이 눈길을 끄는데, 이것은 지난해 1월1일 베를린 작업실이 불에 타서 고통을 받을 때 한 작업들이다. 그해 5월 베를린 전시를 위해 완성한 그림들이 다 타버린 고통을 잊기 위해 그녀는 박스 108개를 마련해 오브제를 이용한 작업을 했는데, 작업을 할수록 고통이 사라지고, 안정을 찾게 됐다고 한다.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를 연상시키는 작업들로 따뜻하고 정감 가는 형상과 어린왕자에 들어있는 글귀들이 적혀 있다. (02)310-192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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