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명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SNS 유포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입대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비오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제철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047
  • [Weekly Health Issue]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Weekly Health Issue]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아주 흔한 질환은 아니다. 각막에 미세한 상처가 날 경우 여기에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엉겨 붙어 발생하며, 방치할 경우 실명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유전성 안질환으로, 최근 라식과 라섹이 유력한 시력 개선 치료법으로 부각되면서 함께 유명세가 따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런 논란이 수그러들었지만 라식·라섹 초창기만 해도 종종 이 질환이 문제가 됐다. 일부 안과에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라식·라섹수술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전에 간단하게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법이 개발돼 그런 부담을 크게 줄였다. 이런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란 어떤 질병인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정식 병명은 ‘제2형 과립형 각막이상증’이다. 1988년 이탈리아 아벨리노 지방에서 이민을 온 가족에게서 처음 발견돼 붙여진 이름이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양쪽 눈의 각막 중심부에 비정상적으로 단백질이 축적되어 생긴 각막 혼탁이 점점 진행되다가 종국에는 시력을 잃기도 하는 유전 질환이다. ●최근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의 유전자는 쌍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의 유전자에만 이상이 있으면 이형접합자, 두개의 유전자에 모두 이상이 있으면 동형접합자라고 한다. 이형접합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10대에 각막 혼탁이 생겨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해지다가 50∼60대에 이르면 시력 저하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평균 수명이 50대였던 옛날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병이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시력에 대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인식을 하게 됐다. 여기에다 이 병을 사전에 검진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법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이 보편화되면서 사전 검사 없이 수술받은 이형접합자에게 시력 저하가 발생한 점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 관심을 끈 계기가 됐다. ●유병률은 얼마나 되며, 발생 추이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서양보다 동양에 더 많은 질환으로, 한국·베트남·일본에서는 가장 흔한 기질 각막이상증이다. 국내에서는 아벨리노 이형접합자의 발생 빈도가 870명당 1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를 4900만명이라고 가정하면 약 5만6000명 정도가 환자라는 의미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자기 생활을 시작해 일찍 아이를 낳아 기르던 시절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유병률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인구가 늘든 줄든 한국인이 존재하는 한 ‘870명당 1명꼴’이라는 국내 유병률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인은 무엇인가.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5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형질 전환 생장인자인 베타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유전자의 일부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해 변이된 ‘βigh3’ 유전자의 생성물인 ‘βigh3 단백질’이 중심부 각막 기질에 침착하면서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단계별 증상과 스스로 감지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을 짚어 달라. 동형접합자의 경우 3∼5세부터 심한 각막 혼탁이 발생하고, 병증이 빠르게 진행해 밝은 조명 아래에서는 육안으로도 각막 중심부가 하얗게 보인다. 이런 증상이 부모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경우 대개 양쪽 부모 모두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이형접합자의 경우 자각 증상만으로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 대개 10대부터 각막에 흰 점이 몇 개 나타나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수가 많아지고 넓어져서 시력 감소와 눈부심, 명도 대비 감소로 인한 불편감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이상증상은 병증이 많이 진행되기 전에는 거의 못 느낄 뿐 아니라 자외선 노출이나 콘택트렌즈 사용 여부에 따라 진행 정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가졌다면 미리 안과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진단 방법과 진단 기준을 설명해 달라. 과거에는 안과에서 주로 사용했던 현미경을 통해 혼탁 양상이나 깊이를 파악하는 등 임상적인 진단을 했다. 능숙한 안과 의사는 이런 방법으로도 어느 정도 병명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병의 유전자 이상 부위가 밝혀져 예전과 달리 진단이 간편하고 정확해졌다. 구강 상피세포나 채혈을 통해 환자의 세포를 채취한 후 유전자검사를 통해 확진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과의 결혼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가. 그렇지 않다. 인간은 무수한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완벽한 인간은 없다. 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가졌더라도 젊을 때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을 못 느낀다. 다만 나이를 먹은 뒤가 문제인데, 그것도 크게 걱정할 건 없다고 본다.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어서 치료법에도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형접합자끼리 혼인할 경우 자녀 중 4분의1의 확률로 동형접합자가 태어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과 관련한 정책상의 문제는 없는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국내에 비교적 흔한 유전질환으로, 앞으로도 일정한 비율로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문제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조기에 찾아내 악화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 국민 건강 차원에서 필요하다. ‘유전 질환인데 두고 볼 수밖에 없지 않나.’라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병증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연구에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측면을 바로 봐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일선 안과 의사들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파해야 한다. 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심화시키는 환경은 정상안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이런 점을 도시 건설의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순직 의경’ 조작 아닌 보고 누락” 경찰 최종 결론

    지난해 7월 경기 동두천시에서 시민을 구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진 고 조민수 수경은 시민 구조활동 중 순직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지만 특정인으로 지목된 강모씨를 직접 구하려 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경기경찰청 이철규 청장은 “조 수경은 시민을 구조 중이던 부대원과 합류하기 위해 이동하다 사망해 순직이 맞다. 조작 사실은 없었다.”며 “다만 당시 해당 중대장이 정확한 사실관계 규명 없이 ‘구조하다 사망한 것’으로 상부에 보고하는 등 판단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사관 27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은 ▲조 수경이 철수명령 지연으로 대피시간을 놓쳐 사망한 것인지 ▲주민을 구조하려다 숨진 것인지 ▲책임을 면하기 위해 주민을 구하려다 숨진 것으로 하려 했는지 등 3가지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조 수경이 숙소를 나와 안전지대로 이동한 것을 여러 사람이 목격함에 따라 철수명령 지연으로 대피시간을 놓쳐 사망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주민을 구조하려다 사망한 것인지 여부는 조 수경이 급류에 휩쓸린 것을 목격한 10명을 대상으로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구조활동 중인 대원들과 합류하러 간 것으로 결론냈다. 마지막 미담 조작여부에 대해서는 중대장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구조하려다 사망’한 것이라고 판단해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철규 경기경찰청장은 “소속 부대 중대장과 부관의 판단 실수로 당시 현장 상황을 일부 누락시켜 보고함에 따라 조 수경 사망 경위를 두고 의경들 사이에서 일부 오해가 빚어졌을 뿐 조작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혼선을 가져 온 중대장 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기로 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안전운행 체크포인트…타이어·부동액·보험사 전화

    안전운행 체크포인트…타이어·부동액·보험사 전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다가왔다. 친지와 친구 등 정겨운 얼굴들을 오랜만에 만날 생각을 하면 마음은 벌써 고향집 마당 앞으로 향해 있다. 그러나 자칫 들뜬 마음에 운전대를 잡다 보면 교통사고라는 불청객을 만날 여지가 높아지는 게 사실. 겨울철 눈길도 안전운행을 방해하는 암초다. 전문가들은 안전운행 요령을 익히고, 장거리 운전 필수점검 사항을 체크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일 완성차업계 등에 따르면 설 연휴 때는 평상시보다 사고가 더 많이, 그리고 더 크게 발생한다. 손해보험협회가 최근 3년간 설 연휴 자동차보험 현황을 분석해 보니 평상시보다 설 연휴 전날에 대인사고가 42.8%나 많았다. 사망자와 부상자도 설 연휴 전날에 급증해 연평균 대비 각각 27.9%와 47.4% 늘었다. 설 당일에는 사망자가 평상시보다 25% 줄었으나 부상자는 연평균보다 40% 많았다. 이는 차량 정체로 대형사고는 줄지만 가족 동반 이동으로 탑승 인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운전대를 잡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은 기본적인 차량 점검을 하는 것이다. 먼저 타이어의 마모 상태를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100원짜리 동전을 트레드 홈에 넣고 이순신 장군의 감투가 보이면 수명이 다한 만큼, 바로 타이어를 교체하는 게 안전하다. 대개 주행거리 7만㎞ 정도에 교환을 해준다. 겨울철 엔진 동파를 막기 위한 부동액과 윈도 워셔액, 배터리 상태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엔진 가동 뒤 10분이 지나도 히터 열기가 약하다면 이상 여부를 의심하자. 고향을 오갈 때 어떤 위급한 상황에 닥칠지 모르는 만큼, 식수 등 비상 준비물을 챙겨야 한다. 자동차 회사 긴급 전화번호와 보험사 전화번호도 메모해 놔야 한다. 자가진단이 끝나면 안전운행 요령도 익혀야 한다. 눈길에서는 2단으로 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 1단으로 출발했다가 자칫 바퀴가 헛돌면서 뒤로 밀려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자동변속 차량은 수동 모드 전환이 가능한 만큼 이를 이용하면 된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이 미끄러진다. 이때는 주행 모드에서 엔진 기어를 순차적으로 낮춰주는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수동 차량은 계속 저단으로 감속하면 된다. 겨울철에는 차량 내부와 외부 온도차로 시야 확보가 어렵다. 이를 위해 창이나 백미러 등의 얼음과 눈을 틈나는 대로 닦아내야 한다. 낮에도 시야가 밝지 않으면 라이트를 켜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눈길 주행 때 앞선 차량들의 바퀴자국을 따라 운전해야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印, 훈련기 불공정 입찰”

    인도 국방부의 공군 기본훈련기 국제입찰에 참가한 한국 방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입찰 과정이 불공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도는 핵보유국인 이웃나라 중국과 파키스탄을 경계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5조 2천억 루피(약 116조원)를 쏟아부어 국경지역 배치 병력의 전투력 제고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한국항공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인도 국방부는 기본훈련기 75대(7억 달러 규모)를 구매하려고 5개 업체를 상대로 지난해 5월 입찰을 진행하면서 스위스의 필라투스가 응찰서의 정비기술이전(MTOT) 비용 항목을 써내지 않았는데도 필라투스를 최종후보 3개 업체 중 한곳으로 선정해 재무부에 통보했다. 최종후보 3개 업체는 PC7을 선보인 필라투스와 미국의 호커비치크래프트(T6), 한국항공(KT1)이다. 이에 한국항공은 인도 국방부에 입찰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내용의 서한을 세 차례 전달했으나 아직 공식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한국항공 관계자는 “입찰에 참가한 우리 직원이 필라투스의 MTOT 비용 항목 미기재를 직접 확인했다.”면서 “30년간의 훈련기 수명 유지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MTOT 비용 항목을 써내지 않은 만큼 필라투스의 최종 후보 자격은 마땅히 박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 3개 업체 중 필라투스가 최저가를 써내 최종 낙찰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델리 연합뉴스
  • [열린세상] ‘이종욱 - 서울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

    [열린세상] ‘이종욱 - 서울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

    지난 9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이종욱-서울 프로젝트’ 2기 환영식이 있었다. 서울 의대에 기초의학 및 치료기술을 배우러 온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 8명을 환영하는 행사였다.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는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기리고 우리나라가 받았던 원조 중에 의학 분야 발전의 초석이 된 미네소타 플랜을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졌다. 미네소타 플랜은 1955년부터 7년간 226명의 서울대 교수들이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 연수를 다녀온 국제 원조 프로그램의 별칭이다. 국가 예산으로 국제 원조가 시작된 것은 2차 대전 이후의 일이다. 초기에는 세계평화와 경제성장을 내세웠지만 이념과 체제안정 수단으로 군사 지원과 함께 수행되었다. 1960년대부터 선진국들이 본격적인 관심을 가졌고 그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가 설치되었다. 1970년대 이후 원조전략이 경제성장에서 인간의 기본욕구 충족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원조 효과성’이다. 이를 위해 2000년 유엔이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만들었고, 2005년 파리선언을 통해 효과적인 원조를 위한 원칙에 합의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세계 개발원조 고위급 회의에서는 원조 패러다임을 ‘원조 효과성’에서 ‘개발 효과성’으로 바꾸었다. 이런 국제사회의 변화과정 속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것이 바로 한국의 성공 경험이다. 그중 하나가 한국 의료분야의 성공사(史)다. 지표를 보면 왜 세계가 우리에게 주목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1950년대 51세로 선진국의 69세에 비해 20년쯤 짧았던 것이 2010년에는 여성의 기대수명이 84세로 OECD 국가 중 6위까지 상승했다. 영아사망률은 1950년대 통계를 찾을 수 없다. 1985년에 1000명당 32.6명이던 것이 2011년에는 3.2명으로 26년 사이에 10분의1로 줄었고 OECD 평균보다 낮다. 이런 성공의 뒤에는 우리 교수들에게 제공되었던 미네소타 대학의 원조가 있다. 당시 미네소타 플랜은 단순한 초청 연수가 아니었다. 초청 연수자 총 77명 중 33명만이 당시 무급 조교로 근무하던 젊은 의사들이었고 그중 3명은 박사학위를, 8명은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수 기간도 보직 교수들은 단기로, 선임 교수들은 1년, 젊은 교수들은 2년 이상이었다. 또한 11명의 자문관이 파견돼 의학 분야 전반에 관여하였다. 이들은 교육과정의 개편과 학교 발전을 위한 컨설팅을 주도했고, 이 성과는 훗날 한국의학교육 발전의 큰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병원 시설 개선을 위한 자금도 지원되었다. 6년 8개월 동안 미국이 1000만 달러를, 우리 정부가 690만 달러를 지원했다. 단순히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원조만으로 한국의학이 오늘날의 발전을 이룩한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 의료계 선배들의 혼신의 노력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제 막 2기를 시작한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는 우리의 이런 경험과 국제사회에 대한 보은의 차원에서 기획돼 추진되고 있다. 우리 프로젝트는 초청 연수, 방문 컨설팅, 장비 지원, 지속교류 인프라 구축이라는 네 축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의 의학 수준뿐 아니라 정보기술(IT) 등의 기술발전을 접목시키는 지원 방안을 모색해 오고 있다. 초청 연수를 온 교수들은 단순히 의학지식과 기술뿐 아니라 리더십, 의학연구, 의료정책, 지역사회의학 등도 배울 수 있다. 지난 1년간의 경험으로 보면 이런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장점은 우리가 그들의 현재를 과거에 경험했다는 것이며 그래서 그들과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 당시 미네소타에 갔던 선배들은 1등석 비행기를 타고 갔고 급여도 미국의 전공의들보다 더 많이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코노미석에 이주 노동자들 정도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우리 프로그램의 관심과 내용만큼은 미네소타보다 충실하고 발전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세밀한 돌봄과 감동은 부족하다. 이미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우리 정부의 원조가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며 세계사 속에서 나눔과 보은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그 품격과 진심이 더해지기를 기대한다.
  • [불안한 원전 집중분석] 국내 원전 ‘3대 고민’ 전문가에게 듣는다

    [불안한 원전 집중분석] 국내 원전 ‘3대 고민’ 전문가에게 듣는다

    원자력발전소가 잦은 고장으로 멈춰 서면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 원전의 절반 가까이가 수명이 20년 이상 된 노후 설비라서 경계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노후 원전을 폐쇄하고 친환경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라고 주문한다. 하지만 상당수 원전 전문가들은 고장난 부품의 수리 차원이 아니라 원전 운영의 안전망 체계를 다시 점검해 국민의 불안감을 없애려는 전력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원전 전문가 5명으로부터 고장의 원인과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문제, 전력수급 대책에서 원전의 역할 등을 들어봤다. ■잦은 고장? 국내 원전이 잦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자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잦은 고장이 일본처럼 대형 원자로 사고로 이어질까 봐서다. 또 노후 설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전력 수급에 대한 관심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잔고장에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제까지의 고장은 원자로 등 1차 계통이 아닌 지원시설인 2차 계통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통계상으로도 국내 원전의 고장은 빈번한 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의 경우 주요 국가의 호기당(발전소 1기당) 비계획 정지율은 한국은 0.1건인 데 비해 미국 1.0 건, 프랑스 3.1건, 영국 1.6건, 독일 0.7건이었다. 2006~2010년 5년의 평균치도 한국은 0.4건인 데 비해 미국 1.0건, 프랑스 3.3건, 영국 1.1건 등으로 조사됐다. 김동경 한양대 원자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전력 당국은 90%가 넘는 세계 최고 원전 가동률에 자만하지 말고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중요한 원전 1차 계통(원자로 등 핵심시설)뿐 아니라 잔고장을 일으키는 2차 계통까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수십만개의 부품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안전을 위해 멈추는 것이 원전”이라면서 “고장 자체보다는 어디에 어떤 이상이 발생했는지를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무환 포항공대 기계과 교수는 “부품 교체 등도 중요하지만 원전 운영자들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이들이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간사는 “2년 3개월 동안 3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전면 수리한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할 당시, 모든 부품을 교체·점검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고장이 났다.”면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전력 당국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수명 연장? 안재훈 간사는 “20년을 넘게 탄 자동차의 부품을 모두 갈았다고 과연 새 차와 성능이 같고 고장이 없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력 당국의 말처럼 그리 안전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국내 원전은 첫 가동을 한 1978년부터 모두 652차례 고장을 일으켰다. 그 중 가장 오래된 고리 1호기가 128회로 최다였다. 다음이 52차례의 월성 1호기였다. 또 일본 등 우리보다 원전 가동을 빨리 시작한 국가의 통계를 봐도 노후 원전의 고장률이 높다. 안 간사는 “노후 원전일수록 고장률이 높은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한 차례 사고가 우리나라 전체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설계수명’을 다한 원전은 ‘폐로’(廢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국제 규정만 준수한다면 수명연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무환 교수는 “우리가 원전을 시작한 1970년대에 비해 원전 안전기준이 훨씬 엄격해졌다.”면서 “설계수명 30년이 지나 연장가동에 들어간 고리 1호기 고장률이 다른 원전에 비해 낮은 것만 봐도 수명연장과 고장률은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철 교수는 “수명연장은 원자력 압력용기, 돔형 건물 등 원전에서 바꿀 수 없는 시설에 대한 점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수명연장이 결정되면 모든 부품이 새롭게 교체되는 것”이라면서 “성능시험 테스트만 통과한다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경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20~40년 수명을 연장한 원전도 많다.”면서 “단순히 설계수명이 다했다고 연장할 수 없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했다. 황주호 교수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선진화된 규제 체제를 갖추고 원전에 대한 안전을 점검한다.”면서 “안전위원회의 규제를 통과한다면 그 원전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한준규기자 kkwoon@seoul.co.kr ■대체 에너지? 이들은 앞으로 ‘원전’을 늘려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국민의 ‘선택’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태양광, 풍력, 조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당장 국민의 안전을 위해 원전보다는 친환경 대체에너지를, 전문가들은 대체에너지가 상업성을 갖출 때까지 대안으로 어쩔 수 없이 ‘원전’이 필요하다며 이견을 보였다. 황주호 교수는 “원자력, 수력, 화력 등 어느 에너지원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국민을 비롯한 에너지 다소비 주체의 합리적인 선택이 있어야 한다.”면서 “안전과 불안전으로만 선택을 할 것이 아니라 선택에 따른 비용증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재훈 간사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일본 대지진 이후 독일과 스위스 등에서 원전을 포기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무리하게 원전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안 간사는 “중국도 태양광이나 풍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투자 시점을 놓치면 대체에너지 개발에 뒤처지고 나중에는 오히려 기술을 수입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은철 교수도 “대체 에너지 개발도 중요하지만 발전 속도가 너무 더뎌 우리의 전력소비 증가량을 따라잡지 못한다.”면서 “대체에너지가 상업성을 갖출 때까지는 원전 외에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또 김동경 교수는 “원전을 택하고 있는 한국, 일본, 프랑스 등은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자원이 없는 나라”라면서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환 교수도 “원전은 ㎾당 발전단가가 39.7원으로 수력 133.5원, 태양광 646.9원, 조력 62.8원에 비해 경제적”이라면서 “원전 말고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그만큼 비싼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불안한 원전 집중분석] 총 21기 보유… 1년간 8차례 가동중단

    [불안한 원전 집중분석] 총 21기 보유… 1년간 8차례 가동중단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총 21기의 원전 가운데 9기가 지은 지 20년이 넘었다. 원전의 설계수명이 40년 정도라고 할 때 절반 정도 됐다고 볼 수 있다. 16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후 지난 12일까지 총 8차례나 원전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해 1월과 2월 전남 영광 5호기가 연거푸 고장을 일으켜 가동을 중단했다. 이어 4월 부산 고리 1호기, 6월 고리 2호기, 10월 경북 울진 6호기, 12월 울진 1호기와 고리 3호기가 잇따라 멈추고 말았다. 올 들어 멈춘 경북 월성 1호기를 포함하면 전국의 원전 지역에서 돌아가며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가동 중단의 원인이 원자로의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발전용 터빈 등 비교적 사소한 부분의 고장이어서 우려가 크지 않지만 문제는 연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데 있다. 원전은 가동이 중단되면 고장 부분을 고쳐도 독성물질 제거 등으로 재가동하는 데 며칠 걸린다. 이 때문에 겨울 한파로 순간 최대전력 수요를 갈아치우는 시기에 원전 가동 중단은 이른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을 부를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이번 월성 1호기처럼 6개월 전에 5200억원을 들여 부분 설비를 교체했는데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장 이틀 만에 재가동에 들어간 월성 1호기와 같은 기종인 캐나다의 포인트레프루 원전(1983년 가동)은 2008년부터 대대적인 설비 개선을 마치고 올 하반기부터 25~30년 추가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최근 원전 고장은 단순한 기기 오작동에서 비롯된 것이지, 설비 노후화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21기의 원전은 우리나라 전체 전력공급의 31.4%를 담당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보자기도 예술…한땀 한땀 魂을 수놓다

    보자기도 예술…한땀 한땀 魂을 수놓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아주머니들의 속닥이는 찬탄사가 끊이지 않는다. 들리는 목소리는 대개 일본어다. 일본인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니 그런가 보다 했다. 한데 얘기를 들어보니 그게 아니다. 1995년 일본 첫 전시부터 화제를 모았단다. 1999년 작품집을 내놨더니 1만부가 팔려나갔다. NHK에 출연하고,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 퀼트 축제에 단골손님처럼 초대받았다. 그의 작품 사진이 일본 고등학교 가사 과목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지금도 전시를 하거나 작품을 낼 때면 일본 사람들이 제일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작품이 하버드대박물관, 오스트리아 국립민속박물관 등에도 소장되어 있다. 29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갤러리에서 ‘복을 수놓다’ 전을 여는 자수명장 김현희(65) 작가다. 김 작가는 왜 이렇게 높게 평가받을까. 당연히 솜씨 때문이다. 그는 조선말 궁중 수방 나인으로부터 정통 자수를 배운 윤정식 선생의 눈을 처음부터 사로잡았다. ●19살부터 자수 배워… 하루 8시간씩 작업 “그때 제가 열아홉이었고 선생님이 예순다섯이셨어요. 자수 배우던 어머니 따라갔는데 딱 보시더니 ‘나한테 배워라’ 하시대요.” 심심풀이 삼아 만든 것을 보더니 돈 안 받고 따로 가르치겠다고 했단다. “그냥 손재주가 있는 편이었어요. 학교 다닐 적에 붓글씨나 그림 같은 걸 하면 솜씨 있다 칭찬을 받는 정도?” 그 많은 재주를 놔두고 왜 자수를 택했을까. “하하. 딱히 이유는 없었어요. 처음엔 사실 선생님한테 잡혀서 배운 거예요. 자꾸 배우다 보니 점점 더 좋아지더라고요.” 스승은 살아생전에 이미 “나를 넘어섰다.”고 선언했고,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은 ‘신이 내린 솜씨’라고 격찬한다. 쉽지는 않았다. 바늘 한번 잡으면 앉은 자세 그대로 계속 바느질을 해야 했다. 온몸이 불편하고 뒤틀렸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젊어서는 천 만들고 염색하고 바느질하는 전 과정을 혼자 다 했어요. 그땐 팔, 어깨에다 커다란 침을 꽂아놓고 누워야 잘 수 있을 정도였지요.” 지금도 하루 7~8시간 정도 작업한단다. 그게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예전 작업시간은? “그냥 쭉이에요. 쭉.” 시간 계산 같은 것은 해보지도 않은 말투다. 김 작가는 1986년부터 보자기 하나에만 집중해 왔다. 다른 여러 개를 하다 보니 집중이 안 됐다. 보자기를, 자수를 이용해 근사한 작품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스승이 “네 것은 삯 받고 팔기는 아까우니 작품을 해라.” 하고 북돋아준 것도 힘이 됐다. “어느 분은 옛것에 대해 교통정리를 잘해 놨다고 하시던데, 앞으로도 교통정리를 좀 하려고요. 민보(민간 보자기)에는 우리 민속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더 좋습니다.” 궁중에서 쓰던 보자기 ‘궁보’와 민간에서 쓰는 민보를 열심히 연구했다. 아이디어를 거기서 가져왔다. 애착은 민보에 더 있다. 궁보에 비해 조악하기도 하고 중구난방인 면은 있지만, 소박한 손길에 더 정감이 갔다. 최근작에는 현대적, 추상적 풍경도 눈에 띈다. ●“민보의 소박함에 애착… 한국서 푸대접 야속”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 좋겠다고 했더니 여전히 불만이란다. “아직 인정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니 입술을 앙다물 뿐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보자기에 대한 푸대접 때문이다. 해외,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바느질의 인기가 대단한데 한국에서는 정작 큰 관심을 못 받는다. 해서 자신이 수십 년간 만들어 온 보자기를 인정해 주지 않는 상황이 야속한 듯했다. “그래도 저거 보면 속이 시원해요.” 보자기라서 그 끝에는 물건을 싸매기 위한 끈이 달려 있게 마련. 그걸 쫙 펼쳐서 마치 가오리연처럼 전시해 뒀다. “전시 때마다 저 끈 처리를 어떻게 할까가 걱정이었는데, 저렇게 펼쳐 놓으니 당당해 보여서 좋아요.” 보자기 냉대에 대한 분노는 스르르 사라진 표정이다. (02)726-442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 고발(KBS1 밤 7시 30분) 오복 중 하나인 치아 건강.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인들의 치아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 전문 치과병원이 급성장하고 있다. 비싼 임플란트 시술을 저렴한 가격에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병원.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노인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데…. ●VJ 특공대(KBS2 밤 9시 55분) 지난달 20일 대구에서 중학생이 친구들의 폭력과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전국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 학교 폭력의 실상이 전해지면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점점 조직화돼 가는 중학생들의 충격적인 일진 문화의 현주소와 학교 폭력을 저지른 뒤 특별 교육을 받는 가해 학생들을 만나본다.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서주와 생이별을 하게 된 동민에게 연숙은 이제 그만 그 집안과의 긴 악연을 끊어야 한다고 다독인다. 한편 소라는 최 이사를 찾아가 자신이 최 이사의 딸인 것을 알고 있다고 밝힌다. 그리고 그 사실을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최 이사도 소라가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거부한다.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유난히 짧은 다리와 왜소한 몸, 7살 남자 아이의 키 정도밖에 되지 않는 유남은 사실 올해 열아홉, 어엿한 청년이다. 연골이 생성되지 않아 뼈가 자라지 못하는 ‘왜소증’을 앓고 있는 유남의 꿈은 개그맨이다.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과 자신의 아픔 앞에 더 당당해져야만 가능한 꿈. 그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그의 특별한 도전을 함께한다. ●명의(EBS 밤 9시 50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아이.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병마는 아이의 미래를 어둠으로 몰고 간다. 병명은 바로 ‘소아혈액종양’. 아파하는 아이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부모는 버틸 힘을 잃고 무너진다. 아픈 아이들 곁에서 평생을 보낸 소아청소년과 김학기 교수와 함께 아이들의 내일을 만나본다. ●올리브(OBS 밤 11시 10분) ‘숭구리당당’으로 대한민국을 웃음바다로 만든 김정렬. 그가 아내와 재결합한 후 목공예를 배우며 얻은 삶의 지혜와 그에 따른 건강 비법을 전수한다. 한편 어린이 대통령으로 불리는 ‘뚝딱이 아빠’ 김종석. 지난 5년간 건강검진을 받지 않을 만큼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한 결과 건강 신호등에 황색불이 켜졌는데….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수명 연장’ 월성 원전도 가동 중단… 전력 비상

    ‘수명 연장’ 월성 원전도 가동 중단… 전력 비상

    수명 연장 논란에 휩싸였던 월성 원전 1호기가 12일 오전 4시 24분쯤 오작동으로 가동이 중단돼 전력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고장 등으로 가동이 중단된 울진 4호기와 신고리 1호기에 이어 세 번째다. 이로써 가동이 가능한 원전은 21기로 줄었다. 특히 설비용량 67만 9000㎾의 월성 원전 1호기는 27개월 동안 3000억원을 투입해 정비한 뒤 지난해 7월 재가동했지만 6개월 만에 다시 가동이 중단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날 “원자력 출력 100%, 터빈 출력 694㎿e로 정상 운전되다가 원자로 냉각재 펌프 4대 중 1대의 스러스트(축방향) 베어링에 고온도 신호가 들어오면서 원자로 가동이 자동으로 멈췄다.”고 밝혔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는 발생한 열을 냉각시키기 위해 물을 순환시키는 장치로, 월성 1호기에는 4대가 설치돼 있다. 한수원은 자세한 정지 원인을 조사한 뒤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고장 원인을 해결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발전을 재개할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온도 신호가 단순한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원전 전체가 멈춰 섰다.”면서 “온도 감지 장치를 교체하면 14일쯤 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원자로의 핵심 부품인 냉각재 펌프는 핵연료를 식혀 주는 냉각재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고장 나면 원자로 냉각 기능이 상실돼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폐로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원전 고장과 강추위로 전력예비율은 8%대까지 떨어졌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현재 전력예비율은 8.9%, 공급예비전력은 641만㎾를 기록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이번 정지로 발전소 안전 위협이나 방사능 누출 우려는 없다.”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월성 원전이 정지됐지만 500만㎾의 안정적인 예비전력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플러스]

    어린이보호구역 15곳 지정 성북구(구청장 김영배) 어린이집 9곳과 유치원 6곳 주변을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구역에는 보호구역 지정을 알리는 통합표지판 204개를 설치하고 총 3048㎡에 유색 미끄럼 방지 포장도 시행된다.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보도 설치와 어린이보호구역 노면표시도 뒤따른다. 교통행정과 920-3967. 故 박병선 박사 초대석 진행 마포구(구청장 박홍섭) 18일 구립 서강도서관에서 외규장각 의궤 반환운동을 주도한 고 박병선 박사를 되새기는 도서관 초대석을 진행한다.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 박사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오승현 글로연 출판사 편집장, 공지희 작가, 김지안 일러스트레이터 등 전기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이 초대된다. 구민이 아니더라도 선착순으로 50명이 참가할 수 있다. 교육지원과 3153-8964. 납축 배터리 무상복원 시행 구로구(구청장 이성) 저소득층 자동차, 구 행정차량 등 총 1024대를 대상으로 납축 배터리 무상 복원 사업을 시행한다. 이번 사업은 납축 배터리 복원회사 ㈜턴투의 기술 기부로 이뤄지며 복원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2~3년에서 4~6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고 구는 설명했다. 지역경제과 860-2856.
  • 용인시청 핸드볼 SK서 우·생·순

    시한부 선고에 마음을 졸여온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 선수들이 SK 유니폼을 입고 운동에만 전념하게 됐다. 선수들은 이미 9일부터 다시 코트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0일 “SK루브리컨츠가 지난 연말에 해체된 용인시청 선수들을 영입해 여자 핸드볼팀을 창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SK루브리컨츠(대표이사 최관호)는 2009년 SK에너지에서 분리된 윤활유 전문업체다. SK의 여러 계열사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이 회사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이 유럽이어서 그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핸드볼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속내가 작용했다. 용인시청 핸드볼팀은 배드민턴·역도·탁구 등 12개 종목과 함께 2010년 말 해체 통보를 받았다. 김운학 감독은 “몇몇 에이스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겠지만 나머지는 당장 밥줄이 끊길 텐데 어쩌나. 평생 운동만 해온 애들이 지금 뭘 할 수 있느냐.”며 매달렸다. 그렇게 꾸역꾸역 지난해 6월까지 수명을 연장했고, 6월 말에는 핸드볼발전재단과 협회의 도움으로 또 12월 말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구원의 손길이 끊긴 지난 연말, 김 감독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후원자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정성이 통했는지 SK가 팀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쨍’ 하고 해가 떴다. 김 감독은 “어제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SK 이미지에 걸맞은 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뻐했다. 은퇴를 선언했던 권근혜도 코트로 돌아왔다. SK루브리컨츠는 19일 공개 선발전을 통해 포지션별로 선수들을 확보한 뒤 다음 달 14일 시작하는 코리아리그에 출전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노인은 성생활 안한다? 10명중 7명 “천만에!”

    노인은 성생활 안한다? 10명중 7명 “천만에!”

    65세 이상 노인 3분의2 이상이 성생활을 하고 있다. 또 노인들이 터놓고 쉽게 성을 말할 수 없는 문화 속에서 성병 감염이나 성기능 저하 등을 고민하는 사례도 적잖다. 보건복지부는 8일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서울·경기지역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성생활 실태를 조사한 결과, 66.2%인 331명이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명 가운데 7명 남짓이 성생활을 하는 셈이다. 복지부의 노인 성생활 조사는 처음이다. 성생활을 하는 노인 가운데 36.9%인 122명은 성병에 걸린 적이 있었다. 종류별로는 임질이 50.0%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요도염(질염) 17.2%, 사면발니 5.7%, 매독 1.6% 등의 순이었다. 15.6%는 성병의 종류를 알지 못했다. 약화된 성기능을 높이기 위해 약품이나 의료기기에 의존하는 노인들도 많았다. 331명 가운데 50.8%인 168명은 성기능 향상(55.0%)이나 호기심(23.4%), 발기부전 치료(19.9%)를 위해 약품을 구입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58.3%가 정품을 사용했다. 그러나 정품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23.8%, 정품인지 비정품인지 모르는 사례도 17.9%에 달했다. 구입처는 50.3%가 약국에서, 나머지는 성인용품점·노점판매상·전단지 구매 등 불법적인 경로를 이용했다. 보조의료기기를 사용한 노인도 13.6%인 45명에 달했다. 31.1%인 14명은 의료기기 판매점(25.0%)이나 성인용품점(22.9%) 등에서 무허가 제품을 샀다. 때문에 57.1%는 무허가 제품으로 부작용을 경험했다. 무허가 의료기기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고령화 및 건강수명의 연장에 따라 건강한 노인이 늘고 있는데 사별·이혼 등으로 부부관계를 통한 성생활이 곤란한 노인들이 늘고 있다.”면서 “많은 노인이 성 문제를 고민하고 있고 성 관련 소비자 피해나 성범죄·가정불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인구보건복지협회를 통해 ‘황혼 미팅’ ▲노인시설종사자 등을 위한 ‘노인의 성 이해’ 안내 책자 제작 ▲황혼의 부부문제 예방을 위한 ‘부부교육’ ▲노인밀집지역의 ‘순회 성교육·성 상담’ 등 노인의 건전한 성문화 조성과 사회의 이해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숭례문 복원 중요무형 문화재 홍창원 단청장

    [김문이 만난사람] 숭례문 복원 중요무형 문화재 홍창원 단청장

    단청(丹靑)이 없는 목조건물을 어디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고궁이나 고즈넉한 사찰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건축물 안팎에 그려진 단청 문양이다. 건물의 벽면이나 천장 등에도 어김없이 곱고 화려한 단청 문양으로 장식돼 있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단청은 삼국시대 벽화고분에서 나타나듯 우리나라 회화 미술사의 2000여년 궤적을 오롯이 그려오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만봉(1910~2006) 스님이 1972년에 처음으로 중요무형문화재 48호로 지정되면서 그 연구와 명맥을 이었다. 스님은 생전 “단청이라 함은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의 오방색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색상을 만들어 궁전, 불전 등에 다양한 문양과 인물, 산수, 화조, 산수 등으로 장엄하는 것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연말이면 숭례문 복원 공사가 완료된다. 현재 성곽복원이 마무리됐으며 봄부터는 문루 복원과 기와 잇기가 시작된다. 그 다음에는 건축물의 화룡점정이자 마지막 화장단계인 단청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단청작업에는 내로라하는 단청 기술자 30여명이 참여한다. 이들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을 가리켜 단청화사(丹靑?師)라고 한다. 중요무형문화재 48호인 홍창원(57) 단청장은 바로 숭례문 단청복원의 화사(?師)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조선시대 명 화승인 예운스님의 맥을 이은 만봉스님의 수제자로 그동안 창경궁,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등 4대 궁궐은 물론이고 봉정사 극락전·대웅전 등 전국 각 지역의 고찰과 문화재 건축물의 단청작업을 해오고 있다. ●고려 단청은 화려… 조선은 검소한 문양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퇴촌에 위치한 한국단청연구소를 찾았다. 때마침 함박눈이 내려 주위가 온통 하얗게 변해 있어서 그런지 그가 평소 그렸던 각종 단청 작품들이 아름답고 화려하게 빛났다. 연구소 벽에 걸린 대형 ‘경복궁 근정전 천장 용그림’이 금빛 찬란하게 눈부시도록 다가온다. 용그림에 대해 궁금해하자 “1998년에 모사했으며 이런 모사 작품들을 모아 벽연회라는 이름으로 제자들과 함께 2년에 한 번씩 전시회를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근래에 들어서는 2009년 12월 ‘숭례문 단청문양 모사전’을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 가졌다고 한다. 특히 이 전시 때는 숭례문 화재 직후이기도 했지만 1800년대 후반의 숭례문 단청을 비롯해 1954년, 1963년, 1973년, 1988년 등 변화된 단청 모습을 연도별로 상세히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숭례문은 원래 중층의 다포(多包)건물로 아래·위층이 모두 정면 5칸, 측면 2칸으로 공포조작(拱包造作)에 있어서 조선 초기의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기록으로 볼 때 1890년대 이후 광복 이전까지 재단청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으며 한국 전쟁 이후 피해 상태를 조사하고 수리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1961~1963년 숭례문 문루 전체의 해체복원 공사가 이루어졌으며 1973년과 1988년에 재단청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렇듯 숭례문 단청은 19세기 말 이후 여섯 차례 단청공사가 진행되면서 각기 다른 양식의 단청으로 시공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 단청을 다르게 시공할 수밖에 없었던 세부적인 상황과 내용은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숭례문 단청에 대한 설명이 계속 이어진다. 문양 형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고 했다. 19세기의 단청과 1954년의 단청은 조선 후기 단청의 맥을 같이하고 있으며 1963년의 단청은 조선 초기 단청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1973년부터 1988년까지의 단청의 경우 문양 형식은 조선 초기 양식이지만 수법이나 색상은 조선 중·후기의 단청 양식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숭례문 복원 조선초기 양식으로 재현해낼 것” 그는 이번 숭례문 복원공사 때 1963년의 단청, 그러니까 숭례문이 세워진 조선초기의 양식을 복원하겠다고 역설했다. 하여 조선 초기 단청이 남아 있는 강진 무위사 극락전과 예산 수덕사 내부단청, 안동 봉정사 대웅전, 창경궁 명정전, 그리고 1937년 임천 선생이 조사한 수덕사 단청조사 보고서에 수록된 여러 자료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조선 초기 당시의 단청자료에 대한 샘플링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으며 오는 5월부터 제자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복원작업에 들어간다. 작업기간은 5~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안료를 쓰면 기간이 짧아지지만 숭례문의 경우 화학안료 대신 천연안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천연안료는 돌가루를 정제해 색깔을 낸 것으로 고운 심성으로 정성껏 입혀야 색깔이 아름답고 오래도록 남는다고 말했다. “고려시대의 단청은 화려한 반면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유교사상의 영향을 받아 청색과 녹색 위주의 검소한 문양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1966년의 ‘남대문 수리보고서’에 수록된 복원 모사도의 컬러도판은 옛 안료색상인 삼복, 이청, 대청 등의 색상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자료를 모두 참고해 되도록 조선 초기 원래의 단청을 재현해 낼 생각입니다.” ●건물 장식뿐 아니라 목재수명 연장 기능 지녀 국보 1호 복구작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는 데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숭례문 단청을 멋지게 입히기 위해 틈틈이 숭례문 복원현장을 찾아 나름대로 단청의 그림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또 숭례문 복구작업과 관련해 장인들 회의가 있을 때에도 매번 참석하고 있다. 이런 그에게 어떻게 해야 단청을 배울 수 있는지 물었다. “우선 소질이 있어야 하며 그 다음 불굴의 인내력이 뒤따라야 하고 뭐니뭐니 해도 심성이 고와야 한다.”고 웃는다. 그러면서 최소 1년에서 3년 정도는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단청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음양오행설이다. 단청에 사용된 반복 문양은 화재와 잡귀를 막아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건물을 장식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풍화나 뒤틀림을 방지하는 등 목재의 수명을 연장해 주는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신촌에서 태어난 그는 불심이 깊었던 할머니와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15살 때 중학진학을 포기하고 단청에 입문했다. 당시 집과 가까운 봉원사에서 만봉스님을 만난 것이 인연이 됐다. 처음에는 만봉스님이 그리는 단청을 지켜보면서 어깨너머로 배웠다. 그러다가 취미가 붙었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단청을 공부하면서 점점 실력을 쌓았다. 이런 모습을 본 만봉스님은 그를 기특하게 여겨 기꺼이 제자로 삼았다. 이후 서울 보문사 일주문 단청을 시작으로 만봉스님과 함께 전국을 돌며 일했다. 1981년 만봉스님의 전수장학생으로 선정된 데 이어 일취월장해 1986년에는 이수자가 됐다. 이때부터 창경궁 문정전, 경복궁 경회루·강녕전·교태전, 덕수궁 중화전, 경복궁 근정전 등을 도맡아 일을 하면서 명성을 얻었으며 2009년 2월 만봉스님의 뒤를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48호 단청장이 됐다. 그는 30여명의 제자를 두었는데 부인과 딸도 여기에 속해 있다. 특히 딸 홍보라씨는 아버지의 전수장학생으로 숭례문 복원 단청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수천년 이어온 겨레의 얼과 예술 명맥 이어야지” 1990년부터 한국단청연구소를 운영 중인 그는 숭례문 복구작업이 끝나면 전통 단청 보전과 후진양성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42년 동안 단청인생을 살아오면서 우리의 단청이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또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란다. 그는 일본에서 가끔 초청을 받기도 하는데 이때마다 우리의 단청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열정을 보인다. 연구소 안에는 경복궁 근정문 적심(1850년 이전), 창덕궁 희정당 연목(1906년), 봉정사 대웅전 보머리(1604년) 등 각종 단청문양이 그려진 400여점의 고목들이 진열돼 있어 그가 평소에 얼마만큼 자료수집에 열중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런 자료들을 모아 나중에 ‘단청 박물관’을 지어 전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올해 말에는 ‘경회루 단청 문양 모사전’을 가질 계획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우리 겨레의 삶과 예술의 혼이 담겨 있는 단청은 수천년 이전부터 사물에 아름다운 색상과 무늬를 붓끝에 담아 이어 왔다. 대한민국 최고의 단청장이었던 만봉스님의 화맥을 끊임없이 전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홍창원 단청장은… 1955년 서울 신촌에서 태어났다. 15살 때인 1970년 중요무형문화재 48호(단청) 만봉스님 문하생으로 입문했다. 1970년 동대문 탑골승방 일주문과 세검정 창의문 단청에 참여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부여 무량사(1971), 신촌 봉원사 대웅전(1972), 영화사 삼성각(1973), 부산 동래산성(1974년), 강릉 경포대(1978) 등의 단청에 참여했다. 1981년에는 만봉스님 전수장학생에 선정됐고 문화재수리 단청기술자로 등록한 데 이어 1986년 만봉스님 이수자로 선정됐다. 이후 광희문(1990), 창덕궁 구선원전(1992), 경복궁 강녕전·교태전·경성전·연생전(1994) 단청을 비롯해 덕수궁(2001), 창덕궁(2002), 경복궁 근정전(2003) 등의 단청 작업을 했다. 일본 나카지마 육각당과 일본 쇼고 무량수사 등의 단청 작업에도 참여했다. 2009년 만봉스님의 뒤를 이어 무형문화재 48호 단청장이 됐다. 이 밖에 동방불교대학 불교미술과 교수(1991~2005), 전통건축미술학교 단청강사(1991~1999), 불교방송국 단청강사(1997~2001) 등을 맡기도 했다. 현대미술대전 현대미술상(1993) 등 다수의 수상경력과 제1회 벽연회 단청소품전(1998) 등 10여 차례 초대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 인천시 평생교육 ‘컨트롤타워’ 만든다

    인천에서 이뤄지는 평생교육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컨트롤타워’ 설립이 추진된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중 남구 도화동 인천대 학산도서관 건물에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시는 시 출연금 등 모두 1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인천에서는 635개 기관에서 5150여개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기관들에서 진행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각각 개별적으로 운영되면서 프로그램이 중복되고 지역적으로도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는 평생교육진흥원 설립을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보다 전문적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시민들의 평생교육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현재의 인천시장학회를 인천인재육성재단으로 확대 개편해 평생교육진흥원을 운영하는 방안과 독립 법인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시는 교육청과의 협의와 조정을 거쳐 구체적인 평생교육진흥원 설립안을 마련하고, 내년 초 인천시 평생교육협의회를 통해 최종 안이 결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 지역에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시민은 11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명이 연장되고 지식의 생애주기가 짧아지면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평생교육진흥원이 지역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자치단체 개발 공공앱 ‘속빈강정’

    자치단체 개발 공공앱 ‘속빈강정’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많은 돈을 들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지만 상당수가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서비스 앱은 거의 없는 데다 수도권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공공앱 현황과 발전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광역·기초자치단체 등에서 개발한 공공앱은 112개로 중앙부처에서 내놓은 공공앱 100개보다도 많다. 지자체들은 앱을 개발하는 데 10억 6600만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서울·경기, 전체 앱 절반 차지 공공앱 가운데 서울시가 2500만원을 들여 개발한 ‘서울종합방재센터’ 앱은 다운로드 수가 10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공공앱 중 다운로드 수가 가장 많은 통계청의 ‘수명계산기’(2310만원)의 33만 1000건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아이폰에서 앱을 다운로드받는 앱스토어에 실린 이용자들의 평가를 보면 3억원의 개발비가 소요된 ‘U남도 여행길잡이’(전남도)는 5점 만점에 3.5점의 평가를 받는 데 그쳤다. 이용자들은 ‘콘텐츠가 쓸만하지만 조금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부산모바일캘린더(부산시)와 광주뮤지엄(광주시) 등은 이용자 평가가 한 건도 없어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또 정보 업데이트가 부족하고, 인터넷 정보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누비자(경남 창원시)는 이용자로부터 ‘처음에는 좋았으나 업데이트가 안 됐다.’며 3.5점을 받았고, 경기도서관(경기도)은 ‘지역 도서관 정보에 대한 업데이트가 안 됐다.’며 2.5점의 낮은 평가를 받았다. 2.5점을 받은 ‘새만금’(전북도)은 ‘홈페이지 내용을 사이즈만 바꿔놓았다. 포털사이트 지식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낫다.’는 혹평이 실리기도 했다. 공공앱은 서울시가 27개, 경기도가 24개로 지자체 전체 앱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부산시 10개, 충남도 7개, 광주시 6개, 강원·경남·경북도 5개, 전남·제주도 4개로 뒤를 이었다. 울산·인천·대구시와 전북도가 3개, 충북도가 2개, 대전시가 1개에 그쳤다. ●지역주민 위한 생활 앱 확대해야 특히 대부분 앱이 지역 홍보에 그치는 등 해당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서비스와 관련된 앱은 거의 없었다. 지자체 공공앱은 문화 30개, 여행·지역 28개, 기관·정책안내 17개 등으로 관광이나 지역 홍보성 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생활서비스와 관련된 의료·여성·어린이·복지 관련 앱은 8개, 민원 4개, 치안 3개, 고용 2개, 사전·법률 2개, 경제 1개 등에 그쳤다. 조희정 입법조사관은 “외국의 경우 활용도와 운영예산 등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거쳐 효능성이 검증된 공공앱만을 서비스하는데 우리나라는 준비 없이 유행처럼 만들었다.”면서 “주민 편의를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공앱을 제공해 주민들이 앱을 통한 서비스 만족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석·강국진기자 hyun68@seoul.co.kr
  • 배우 추천 등 49편의 영화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오는 12일부터 2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이 영화제는 시네마테크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고자 열리는 행사다. 영화인들이 영화 자료 보관소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로 참여해 관객과 함께 보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이창동·이준익·이명세·류승완·김태용·장준환·변영주·이해영·정지우·전계수·김종관·민규동·오승욱 등 감독 13명과 공효진·김민희·박중훈·신하균·안성기·유지태·윤진서 등 배우 7명이 참여해 상영작을 추천했다. 개막작은 채플린 스스로 가장 사랑한 영화라고 말한 ‘황금광 시대’가 선정됐다. 1925년 제작된 무성 영화로, 1942년 채플린이 직접 해설과 음악을 넣어 재개봉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영화제에서는 지난 8월 세상을 떠난 라울 루이즈 감독의 ‘리스본 미스터리’ 특별 상영 외에 영화인 22명이 추천한 19편과 시네마테크가 선정한 고전 걸작 8편 등 30여 편이 상영된다. 상영작은 나루세 미키오의 ‘부운’, 존 포드의 ‘기병대’,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 프랑수아 트뤼포의 ‘줄 앤 짐’,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구로사와 아키라의 ‘붉은 수염’, 루이스 부뉘엘의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제리 샤츠버그의 ‘허수아비’, 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타운’ 등이다. 변영주 감독은 “시네마테크의 차별성으로 영화를 보고 토론할 수 있는 살롱이나 라이브러리(자료관)가 있어야 하는데, 이곳엔 아직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서울시에서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의 트레일러(예고편)를 만든 김종관 감독은 “영화가 만들어진 당시의 평가가 중요하긴 하지만, 영화의 수명을 오래 지켜주는 것은 바로 이런 시네마테크 같은 공간”이라면서 “영화를 시작하면서 여기서 많은 영화를 보고 배웠고 요즘은 지난 영화들을 보며 위로받는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7090 고령화 뉴패러다임] “기초노령연금 月20만원 수준은 돼야”

    지난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남성은 77세, 여성은 80세로 나타나는 등 우리사회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2040년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90세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준비는 제대로 되고 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복지는 물론 노인인구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인 빈곤율 45%… 저소득층 지원 시급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기초노령연금 지원 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 70%에게 매월 1인당 9만원씩 지급되는 것을 생활이 어려운 노인을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5%에 달한다.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일정 수준의 자산을 갖고 경제력을 확보한 노인보다 저소득층 노인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1인당 9만원인 기초노령연금을 20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 본인 부담 비중 낮춰야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인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건강보험의 본인 부담률을 낮추고 급여되지 않는 항목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건강보험의 본인부담 수준이 일반 의원을 기준으로 40%선인데 이를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나라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선진국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은 입원 10%, 외래는 20~30%, 약은 40% 정도”라고 말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신체 활동능력과 사고능력 등을 감안할 때 노인을 나누는 기준을 65세로 설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금을 낮추고 대신 정년을 연장하는 방법 등도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7090 고령화 뉴패러다임] “직함 연연않고 일 즐기니 덤으로 건강 얻었죠”

    [7090 고령화 뉴패러다임] “직함 연연않고 일 즐기니 덤으로 건강 얻었죠”

    공자는 70세를 ‘종심’(從心)이라고 표현했다. 마음대로 행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는 뜻이다. 70세는 우리 사회에서 은퇴자들의 나이다. 대부분의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70대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종종 70대에도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예전의 70대와는 다른 건강에, 살아오면서 쌓은 노하우까지 갖췄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70대. 그들을 만나 봤다. 세계 최정상의 합창단 지휘자이자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의 멘토 역할로 유명한 윤학원(73)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50년간 지휘봉을 놓지 않고 있는 ‘장인’이다. 수십명의 연주자들을 2시간동안 이끌어가는 지휘자는 체력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요즘 60·70대는 예전과 다르다.”면서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고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이 무엇인지 인생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서 지휘에 있어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젊었을 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사람에 대한 이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성격이 불 같았죠. 좋은 말로 하면 호랑이 선생님이고 다르게 이야기하면 ‘버럭’하는 성격이 있었죠.”라며 “하지만 요즘에는 단원들과 대화를 많이 합니다. 화를 내는 것보다 ‘소통’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걸 시간이 알려줬죠.”라며 웃음을 지었다. 노년에 계속해서 지휘를 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윤 감독은 “지휘가 즐거워요. 다른 어떤 것을 할 때보다 이게 즐거운데 어떻게 쉬겠어요.”라고 답했다. 그는 매년 100여회 지휘대에 오른다. 매주 교회 성가대를 지휘하고 별도의 공연이 50여회가 된다. 해외공연도 3~4회 진행한다. 지난 연말 그가 보낸 일정을 들어보면 젊은 지휘자들도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다. 12월 15일 인천시립합창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보름동안 5개의 공연을 가졌다. 윤 감독의 꿈은 90대까지도 지휘를 계속하는 것이다. 그는 “건강이 허락한다면 90세, 아니 숨이 멈출 때까지 지휘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일을 해야지 늙지 않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면서 “다른 70대도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몽골 기상선진화를 지원하는 홍성길(71) 기상전문인협회 고문은 2010년 12월 몽골행 비행기에 올랐다. 정부의 제3세계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몽골의 기상선진화에 자문을 해주기 위해서다. 70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가족을 남겨 두고 몽골에서 1년간 생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으로 생각돼 질문을 던졌더니 그는 “아무도 안 간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간다고 했지. 뭔가 새로 시작하는 것은 즐겁잖아?”라면서 “몸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야. 난 아직도 청춘이야.”라며 껄껄 웃었다. 47년째 기상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은퇴 전에 쌓았던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지금이 즐겁다고 한다. 홍 고문은 “99년에 기상청을 나오고 나니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후배나 사회에 돌려줘야 하는데 그걸 다 못 한 것 같더라구.”라면서 “여기 몽골에 오니 그걸 할 수 있어. 여기 상황이 예전 70~80년대 우리나라와 비슷해”라고 말했다. 현재 몽골 생활에 어려움이 없는지 묻자 그는 “여기 사람들도 장유유서가 확실해서 노인들한테 잘해 준다.”면서 “내가 대우받는 것보다 뭔가 직접 하는 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일을 많이 벌이지. 요즘에는 책도 쓰고 있어.”라고 답했다. 70대까지 현장에 있을 만큼 건강한 비결에 대해 홍 고문은 “일이야, 일.”이라면서 “일을 계속하는 게 가장 건강에 도움이 되고, 굳이 따로 하는 걸 생각해보면 차를 타기보다 걷는 것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일 자리를 찾는 퇴직자들에게 “직함에 연연해선 안된다.”면서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나눠 준다고 마음먹으면 생각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조언했다. 최필동(71)씨는 ‘실버 택배기사’다. 오토바이가 아닌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며 서류며 선물, 꽃바구니 등을 전해준다. 하루 3~5건을 배달하면 2만원 정도의 일당이 주어지지만 요즘은 일거리가 많이 줄었다. 한 달 용돈벌이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최씨는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즐거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는 25년 가까이 청과도매상을 운영하다 장사가 시원치 않아 10년 전 접었다. 암 후유증이 있는 최씨에게 택배기사 일은 쉬운 게 아니었다. 수없이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몸은 절로 지쳤다. 지하철로 어떻게 찾아가는지 물으면 “그걸 왜 물어? 알아서 와!”라고 소리치는 손님들 때문에 상처도 받았다. 하지만 최씨는 자신을 ‘어르신’으로 대해 주는 손님들이 많아 즐겁다고 말한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대학교수에게 택배를 전해주러 갔어요. 그런데 그 교수가 나를 보더니 ‘아버지가 생각난다’면서 제자들이 공연하는 연극 티켓을 주더라구요. ‘이거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최씨는 택배기사 일이 용돈과 건강, 인간관계를 한 번에 얻는 1석 3조라고 말한다. “친구들이 저를 보면 ‘얼굴이 왜 이렇게 좋아졌냐’며 깜짝 놀랍니다.” 예전에는 70, 80세가 되어서도 일을 하는 어르신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 나이에 일하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100세 시대에 일할 수 있으면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동현·김소라기자 moses@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열린세상]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임진년 새해의 성격을 기리는 여러 표현이 있지만, 가장 공감을 얻는 표현은 역시 ‘정치의 해’가 아닐까 싶다. 금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겹쳐 치러지는 해이다. 총선과 대선 중 하나만 있어도 우리 사회가 들썩이는데, 두 개의 선거가 약 8개월의 시차를 두고 치러질 예정이니 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헌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20년 후에나 다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시야를 나라 바깥으로 돌려 보아도 정치의 해라는 표현은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우리나라와 관련이 높은 국가들에서 모두 정치 리더십을 걸고 정치세력 간 한판 승부를 벌일 것이라 한다. 새해를 시작하는 마당에 정치의 해를 거론한 이유는 그만큼 금년에 정치논리가 봇물을 이룰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어서이다. 정치논리를 한 마디로 쉽게 규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통계학에서 얘기하는 중앙값의 논리가 아닐까 싶다. 표를 많이 얻으려면, 가급적 많은 무리의 집단이나 계층에 주파수를 맞추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경제논리는 평균값의 논리라고 규정할 수 있다. 1인 1표의 정치 세계와는 달리, 시장에서는 표의 가중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회사에서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달리 취급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만약 한 사회의 분배구조가 통계학에서 얘기하는 종(鐘) 모양의 정규분포를 그린다면, 정치논리와 경제논리가 지향하는 바는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하위소득이 몰린 밑부분은 두껍고, 위로 올라갈수록 얇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치 손잡이 부분을 위로 하여 엎어놓은 조롱박의 모습이다. 이 경우 중앙값은 평균값보다 점점 더 작아지고, 그만큼 표를 의식한 정치논리는 경제논리로부터 멀어져 가게 된다. 정치논리에서 즐겨 찾는 화두 중의 하나가 상대적 빈부격차 문제이다. 2009년 영국에서 출간되어 최고의 정치서적 중 하나로 지목된 ‘스피릿 레벨’(Spirit Level)에 따르면, 상대적 빈부격차는 단지 경제적 현상을 넘어 상대적 박탈감으로 발전되고 이는 또다시 사회구성원의 삶의 질에 현격히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대체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5000달러를 넘어서게 되면, 소득이 더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회의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상대적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사회일수록 평균수명, 비만, 심지어 암과 같은 질병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마치 이러한 주장을 입증이나 하듯이, 작년에 월가(街)를 시작으로 촉발된 소위 ‘점령(occupy) 시위’는 주로 소득이 높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시위자들이 내세운 ‘1대99’의 소득분포는 앞서 얘기한 조롱박의 손잡이가 매우 극단적으로 길어진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평균값과 중앙값 간의 괴리가 커지는 모습일 것이다. 이는 분명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논리만을 내세우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예컨대, 상대적 빈곤문제를 가장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고소득층의 소득을 낮추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1970년대 영국 노동당의 국영화 정책, 1980년 초 프랑스의 미테랑 사회당 정부의 사회개혁 실험 등 많은 역사적 경험들은 이러한 방법이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바로 이웃 타이완만 해도 2009년 들어 50%까지 급속한 누진 구조를 갖고 있던 상속세와 증여세제를 10% 단일세율로 바꾼 바 있다. 해외로 빠져나간 자국 자본의 국내 재반입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한다. 반면 경제논리만의 해법도 바람직하지 않다. 평균값과 중앙값의 괴리가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대다수 사회구성원의 희망을 외면하는 논리와 정책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갈 수밖에 없다. 이들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수용해 가면서, 경제논리와도 합치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마치 평균값과 중앙값이 모두 분포곡선의 필수적 설명변수가 되듯이, 우리사회의 문제 해법을 찾는 데 있어 정치논리와 경제논리가 보다 조화를 찾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