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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동의 동북아 석학에게 길을 묻다] 량윈샹 中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격동의 동북아 석학에게 길을 묻다] 량윈샹 中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중국은 무력보다 외교적 협상이나 법률로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만약 중국이 분쟁을 협상이나 법에 따라 처리한다면 전 세계가 중국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량윈샹(梁雲祥)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조되고 있는 동북아 긴장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동북아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일 간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공해·공역 상에서의 국지적인 충돌은 몰라도 전면전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일 3국은 목전에 있는 공동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중 가능성과 관련, “지금 중국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준다면 그의 행보를 지지하는 꼴이 된다”면서 “다만 중국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에 비밀 방중은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일 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 등 동북아의 불안한 정국에 대해 중국의 책임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중국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와의 충돌은 불가피해졌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도 일본과 영토 갈등을 겪고 있는 댜오위다오를 겨냥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중·일 갈등을 심화시켰고 동북아 긴장도 한 단계 높여 놓았다. →중·일 간 일련의 분쟁으로 중국이 얻은 득과 실은 무엇인가. -방공식별구역 선포의 경우 미·일이 주도하던 공역에 공동 관할권을 갖게 됐다. 과거에는 미국·일본이 단독 통제한 것이라면, 지금은 중국도 공동 관리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반면 ‘중국 위협론’이 강화돼 중국도 잃은 게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중국 위협론’을 어떤 식으로 해소하고 있나. -중국이 지난해 10월 말 ‘주변외교공작좌담회’를 개최했다. 신중국 성립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집단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과 중국 주재 각국 공관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중국 굴기’는 다른 나라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점과 이로 인해 주변국들이 중국을 위협으로 느끼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미국과는 대항하지 않는 신대국관계를 구축하고, 주변국들에는 경제적 이익을 줌으로써 그들의 우려를 줄이고 나아가 공동이익을 창출해 주변국가들과 ‘운명 공동체’가 되려고 한다. 다만 일본에는 유독 더 강경하게 대항할 것이다. →미·중 관계는 동북아는 물론 아·태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인데. -중국이 강해질수록 미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다만 현재 중·미 사이에는 대항뿐만 아니라 협력의 측면이 크다. 중국은 아직 미국을 이길 실력이 안 되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도전하지는 못한 채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일본에는 강하게 도전할 수 있다. →미·중 간 충돌 가능성은. -중·미 사이에 갈등은 있지만 아직 통제 가능한 수준이다. 중국은 종합적인 국력 면에서 앞으로 적어도 20년간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고, 그 후에도 완전히 미국을 추월하기 힘들다. 중국 스스로도 이 점을 잘 안다. →한·중·일 관계를 정의한다면. -역사 문제에서는 중국과 한국이 한편에 서서 일본에 맞서고 있고, 안보 문제에서는 한·일이 미국의 동맹국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토 문제에서는 3자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처지이다. →동북아 갈등의 해결 방안은. -위기 조절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방공식별구역 논란, 신사 참배 등으로 조성된 동북아 위기가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실에서 공동 이익을 확대해야 한다. 공동 이익이 커지면 역사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특히 중국은 대국으로서 국제적인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이익뿐만 아니라 지역 안정에 대한 책임도 가져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중·한·일은 궁극적으로는 유럽처럼 다면적인 협력체로 발전해야 한다. 서로 묶일수록 갈등이 약해진다. 중·한·일은 역사 문제만 나오면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 유럽 국가와 비교할 때 경제는 발전했지만 정치적인 지혜는 떨어진다. →‘중국의 굴기’는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나. -중국이 성장의 결실을 내부 문제 해결이 아닌 외부 역량 강화에 주로 사용한다면 국제적 ‘트러블’만 가져온다. 주변국들이 위협을 느껴 미국에 의지해 중국을 공격하기 때문에 중국은 강대국이 되기도 전에 견제만 당하다 제압될 것이다. 발전은 평화로운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 예컨대 댜오위다오에 대한 권리 주장이 정당하다면 국제재판소에 가져가 심판받고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실제로 재판이 이뤄지면 역사적 근거를 강조하는 중국은 30~40%, 실질적으로 관할하고 있는 일본은 50~60%의 권리를 얻을 것이다. →평화로운 발전이란. -중국은 무력보다 외교적 협상이나 법률에 의지해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동시에 민족주의를 배격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국민 교육도 수반되어야 한다. 예컨대 댜오위다오는 역사적으로 중국 땅이지만 일본이 빼앗아 오랜 세월 점령해 실질적으로 통제했다. 점령 행위는 부도덕하지만 국제법은 도덕성보다 실질 통제권을 따지므로 그쪽에도 일부 권리가 있다. 이런 식으로 대화하고, 협상과 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중국의 ‘평화발전’은 어떤 개념인가.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보는 평화발전의 개념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은 자신의 권리를 확대하면서 평화롭게 발전하겠다는 의미인 반면 미국과 주변국들은 중국이 댜오위다오를 가져오려 하고,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는 등 현상 변경을 시도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중국은 발전할수록 주변과 마찰이 커지고 아무도 중국이 평화롭게 발전하려 한다고 믿지 않는다. 중국은 무력이 아닌 외교적인 협상이나 법률에 기반해 권리를 확대해야 하며, 다른 나라들도 중국이 커진 만큼의 권리를 인정해 줘야 한다. →6자회담 재개 가능성과 중국의 대북 전략은.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 우선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 혹은 약속이 없어 미국이 응하지 않을 것이다. 또 장성택 처형 이후 북의 불가측성이 확대되면서 대화가 더 어렵게 됐다. 중국은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을 가면서 정권을 유지하기 바라지만 북한을 좌우할 능력은 없다. 이런 점이 중국의 딜레마이다. 미국 편에 서서 북을 고립·붕괴시키기도 싫고, 북한과 한편에 서자니 국제적으로 체면이 서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국은 중립적으로 움직이면서 한반도 평화·안보 수호 등 원칙적인 말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이는 중국 외교의 승리이며, 북핵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외교 능력의 탁월함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은. -중국은 장성택 처형 사건에 대해 불만이 많다. 지금 중국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준다면 장성택 처형 등 그의 돌출적인 행보를 지지하는 격이 된다. 다만 비밀 방중은 가능할 수도 있다. 중국도 김정은을 다루기 위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어 한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추구하고 있는데. -한국의 미·중 외교 성패는 한국이 아니라 중국과 미국에 달려 있다. 중·미 관계가 좋을 때는 한국의 균형 외교가 가능하지만 둘 사이가 틀어지면 불가능하다. 한국은 위기에 봉착했을 때 결국 미국 편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동맹국을 놓고 균형 외교라고 말한다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차라리 융통성 있는 외교라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량윈샹 교수는 베이징대 석·박사 출신으로 국제적인 협력과 상생을 주장하는 온건파로 유명하다. 중국의 외교는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 시대를 거쳐 유소작위(有所作爲·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화평 굴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무력보다는 외교적 협상과 국제법에 따른 심판 등 평화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지속적인 굴기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후 일본 정치와 외교, 동북아 문제 등이 주요 연구 분야다. ‘일본 100년 외교론’, ‘냉전시대 이후 일본 외교정책 결정 체제의 변화와 특징’, ‘냉전 후 아시아 일원으로서 일본의 외교 전략’ 등의 저서를 냈다.
  • ‘피임약 먹는 걸 깜박했을 땐?’ 여우지 미혼여성 대상 모바일 지식공유 앱 출시

    ‘피임약 먹는 걸 깜박했을 땐?’ 여우지 미혼여성 대상 모바일 지식공유 앱 출시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스타일의 뉴미디어 ‘여우지’(www.yeowooji.com)가 모바 일 지식공유 플랫폼을 출시했다. 형식 상 네이버 지식인이나 다음 미즈넷, 네이트 판 등 Q&A게시판과 유사하지만 집단지성 뿐 아니라 전문성과 인지도가 높은 전문가 집단의 참여율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2013년 12월 27일 안드로이드폰 용 앱 출시에 맞춰 미혼여성들의 최대 관심사인 뷰티와 헬스분야에서 현직 대통령 주치의인 이병석 강남세브란스병원장(산부인과)을 비롯해 명성과 권위를 전문의들이 대거 참여한다. 불임치료의 대가로 손꼽히는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석현 교수, 갑상선 수술의 개척자인 박정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외과 교수, 국내에 수면내시경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민영일 비에비스 나무병원 대표원장, ‘국민주치의’로 통하는 유태우 닥터U와 함께 몸맘삶훈련 원장이 전문 답변가로 나섰다. 또, 성형과 피부에 관한 질문은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과 김병건 BK성형외과 대표원장, 허창훈 서울대분당병원 피부과 교수와 정혜신 퓨어 피부과 원장 등이 답변해준다. 박광성 전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와 김세웅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 등 성의학 전문가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정신과 상담은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젊은 층에서 급증하고 있는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서는 천재희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상담해 줄 예정이다. 전문가 Q&A 서비스는 건강과 뷰티를 시작으로 연애/결혼, 쇼핑 정보, 맛집 추천, 패션 등 미혼여성들의 다양한 관심분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혼여성들의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맞춤형 정보 큐레이 션과 회원들이 자유롭게 지식을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도 제공한다. 전문가들에게 답변을 얻으려면 포인트가 필요한데, 회원가입, 출석, 답변 올리기, 질문 읽기, 추천 등의 지식공유 활동으로 포인트를 습득하면 된다. 정보의 질적 차별화 추구하는 차세대 Q&A 플랫폼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달로 정보가 넘쳐나지만 정작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지식공유 즉, Q&A 플랫폼의 높은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정보 홍수시대의 풍요 속 빈곤이라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방증한다. 그뿐 아니라, 인터넷공간의 상업화로 인해 믿을 만한 정보가 점점 부족해지고, 정보의 불균형화도 오히려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미혼여성들이 영양가 있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사실상 없는 실정. 이런 점에 착안해 여우지는 만족스러운 지식과 정보의 교류가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미혼여성 대상 모바일 지식공유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많은 전문가들이 무료 지식 나눔 활동에 참여의 뜻을 밝혔다. ios 폰 용 앱은 2014년 2월 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다운로드는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air.com.yeowooji.yeowooji) 에서 받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야 강대강 대치 법안

    여야 강대강 대치 법안

    여야를 올해가 끝나는 순간까지 강대강 대치 구도로 몰아넣은 것은 ‘국가정보원 개혁안’ ‘새해 예산안’ ‘쟁점 법안’ 등 세 가지다. 어느 하나 쉽게 합의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여야는 시간에 쫓겨 결국 ‘일괄 처리’로 가닥을 잡았다. 처리에 합의하더라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이견투성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30일 저녁까지 “처리에 합의한 것이지 합의안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정원 개혁특위 여야 간사는 이날 개혁안 도출을 위한 협상에서 국정원 정보관(IO)의 부당한 정보수집활동 통제 방안 법제화를 놓고 서로 한탄 섞인 비난을 하며 마찰을 빚었다. 김재원 새누리당 간사는 “비정형화된 정보관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포괄적인 통제 방안을 법조항에 명시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국정원 내규에 담자고 주장했지만, 문병호 민주당 간사는 ‘사찰·파견·감시·동향파악·상시출입’ 등 구체적인 규제안을 법에 명시하자고 맞섰다. 국정원의 사이버심리전 활동 규제를 위한 처벌 규정을 법률에 명문화하는 것을 놓고도 여야는 같은 이유로 충돌했다. 김 의원은 “합의를 다 해놓고 뒤집어엎는 것은 특위를 깨자는 것”이라고, 문 의원은 “김 의원이 너무 막무가내식으로 한다. 그동안 비위 맞추느라 너무 힘들었다”라고 말하는 등 두 간사 간 설전은 마치 감정 싸움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국정원 개혁안의 ‘산통’이 심해질수록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기도 했다. 내년도 예산안이 국정원 개혁안과 ‘패키지’로 묶이면서 운명을 같이하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준예산 편성은 결국 국회 해산에 준하는 상황이니만큼 예산안은 적기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쟁점·민생 법안 상당수는 일찌감치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미뤄졌다.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 분쟁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금융소비자 보호법 제정안’ 등은 대치정국 속에 논의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선행학습 유도 시험출제 금지’를 규정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에 관한 특별법’도 지난 4월 발의됐지만 상임위 법안소위에 상정만 됐을 뿐 8개월째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고교 무상교육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여야 이견 속에 수면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법안소위에 상정된 283개 법안 중 단 1건도 처리하지 못해 ‘0건 상임위’라는 오명을 썼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송년회가 힘들다고요?…숙취 피하는 4가지 방법

    송년회가 힘들다고요?…숙취 피하는 4가지 방법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로 과음한 뒤 심한 숙취를 경험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송년회 외에도 앞으로 다가올 신년회에서도 과음할 것으로 생각된다면 숙취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음주 예방 자선단체 ‘드링크어웨어’(Drinkaware)의 사라 자비스 박사로부터 조언을 얻어 숙취가 생기지 않도록 마시는 방법과 함께 몇 가지 주의점을 소개했다. 숙취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숙취가 왜 생기는지 그 이유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자비스 박사에 따르면 알코올은 이뇨작용이 강하므로 탈수 현상이 되기 쉽다고 한다. 보통 술자리에서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 이 때문에 입에서는 갈증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알코올은 탄수화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마실수록 인슐린이 다량 분비돼 혈당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와 같은 결과로 지끈거리는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너무 많이 마시면 복통을 일으킬 수 있으며, 추후 수면의 질을 저하하고 메스꺼움이나 피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샴페인이나 맥주 등의 발포성 주류는 체내에서 알코올 흡수를 빠르게 한다. 이는 거품에 포함된 탄산가스가 장에서 알코올이 흡수되기 쉽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음 시 발포성 주류는 피하는 것이 필수다. 또한 숙취는 술의 양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콘지너’라는 화학물질과도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콘지너는 알코올에 색이나 풍미를 더하는 물질로, 흑맥주와 레드와인 등 색이 진한 술에 많이 포함된다. 진보다 레드와인, 보드카보다 위스키를 마셨을 때 숙취가 심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숙취를 피하려면 종류가 다른 술을 섞어 마시는 행위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는 다양하게 마시다 보면 자연히 콘지너의 섭취가 증가하므로 숙취가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한 종류의 술을 다량으로 마시는 행위 역시 숙취를 부를 수 있다고 자비스 박사는 조언한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숙취를 없애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 같은 방법은 숙취는 피해도 자신의 몸무게가 늘어나는 단점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방법은 위 속의 내용물이 배출되는 시간을 지연하므로 빈속에 알코올이 흡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 방법으로 일부 국가에서는 음주 전 올리브유를 마시는 경우가 있으며, 어떤 이들은 버터를 넣은 감자를 으깨서 먹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다음은 위에 나온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첫째, 물을 많이 마셔라. 둘째, 맥주와 같은 발포성 주류는 피하라. 셋째, 소맥 등 칵테일처럼 섞어 마시지 마라. 넷째, 음주 전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둬라.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최광숙의 시시콜콜] 성형 수술 부추기는 나라

    [최광숙의 시시콜콜] 성형 수술 부추기는 나라

    요즘 우스갯소리로 ‘누구 누구 연예인은 아빠가 같다’는 얘기가 있다. 그 아빠란 다름 아닌 뛰어난 손 기술로 얼굴을 예쁘게 만들어준 성형외과 의사를 말한다. 성형으로 인해서 똑같아진 여성들의 얼굴을 빗대 ‘의란성 쌍둥’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가끔 TV 드라마를 보다가 시어머니 역을 맡은 실제 노년의 여배우 얼굴은 빵빵하니 주름살이 하나 없는데 중년의 며느리가 오히려 더 늙어 보이는 경우도 있다. 놀라운 의학 기술이 주는 ‘역차별’이 아닌가 싶어 쓴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의학의 도움을 살짝 받아 외모 콤플렉스에 싸인 이들이 자신감을 찾고 당당히 살아간다면 성형 수술대에 오를 만하다. 하지만 성형 수술로 돌이킬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않은 것을 보면 우리 사회의 ‘성형 열풍’이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한 40대 여교수는 수면마취 상태에서 모발이식 수술을 받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사지가 마비돼 11개월째 병원에 누워 있다고 한다. 양악수술 등 성형 수술 후유증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하는 이들까지 있다. 심지어 양악수술 후 며칠 만에 숨진 젊은 여성들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너도나도 성형 미인을 꿈꾸면서 한국은 인구 1000명당 성형 시술 건수가 연간 13.5건으로 세계 1위다. 이 수치는 근본적으로 외모 지상주의에 빠진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 일 수도 있겠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병원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미국에서 허리디스크 수술 빈도를 조사해 봤더니 캘리포니아 지역의 척추수술 건수는 인구가 비슷한 뉴욕보다 두 배나 많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외과의사 수만큼 수술이 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의사의 과잉 공급이 불필요한 과잉 수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성형 시술을 집도하는 병·의원은 전국 4000여개로 추정된다. 서울의 이른바 ‘뷰티벨트’라 불리는 강남에만도 수백개의 성형외과가 몰려 있다. 병원들은 경쟁 체제에 돌입하면서 고객 유치전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성형 효과를 거짓·과장 광고해 소비자들을 유혹한 전국 13개 성형외과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사각턱뼈를 깎고도 다음날 출근’, ‘주름 한번 수술로 90세까지’와 같은 부풀린 광고 문안들이 고객들을 병원으로 유인한 것이라고 한다. 병원이야 광고 문안을 시정하면 그만이지만 엉터리 광고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질 수밖에 없다. 교묘하게 규제를 빠져나간 광고까지 감안하면 이제 과대·허위 의료 광고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잣대로 엄히 처벌해야 할 때다. 자칫 소중한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잘못된 의료 광고로 인한 책임을 환자들에게만 지우기에는 그 부작용과 폐해가 너무 커 보인다.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입 냄새 심한 당신, ‘다이어트’ 때문일 수 있다고?

    입 냄새 심한 당신, ‘다이어트’ 때문일 수 있다고?

    최근 현대인들에게 ‘입 냄새’는 척결대상 1호다. 깔끔한 외모에 세련된 매너가 갖춰져 있어도 ‘구취’가 심하면 비호감이 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따라서 아침 먹고 한번, 점심 먹고 한번. 저녁 먹고 한번, 잇몸에 피가 나도록 양치질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구취’의 근본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보도가 나왔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의 10일 칼럼에 따르면, 당신이 구취가 심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1. 약 평소 다량의 약을 애호할 경우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약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복용 후 부작용으로 구강이 건조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구취가 심해지는데 미국 비영리 의료연구기관 ‘메이요 클리닉’ 설명에 따르면, 이는 밤새 수면 중 구강이 건조해져 아침에 구취가 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2. 호흡기 감염 감기나 기관지염을 오래 앓았을 경우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감기 등의 호흡기 감염이 목구멍과 입 즉, ‘비강’ 또는 ‘부비동 분비물’의 원인이 돼 구취를 유발시킨다고 설명한다. 3. 입 호흡 코가 아닌 입으로만 호흡을 하는 사람들은 구취가 심해지기 쉽다. 입 속 침은 구강을 항상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데 이는 구취를 예방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그런데 주로 입으로 호흡할 경우 침이 마르기 쉽고 입 안이 건조해져서 구취가 증가한다. 4. 비만 2013년 의료계 연구에 따르면, 뚱뚱한 사람들 장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만 유도 미생물’이 발생시키는 특유의 가스가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타임지는 문제의 특정 미생물이 평균적으로 사람들 속에 약 70% 존재 하는데 그 중 30%가 비만을 유도한다고 밝힌 바 있다. 5. 다이어트 ’앳킨스 다이어트’ 라는 것이 있다. 이는 다시 말해 황제 다이어트로 ‘고지방 저탄수화물’식단으로 살을 빼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다이어트도 구취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이 연소돼 에너지로 전화되는 화학과정에서 구취가 발생되는데 온라인 건강 정보지 웹 엠디(web md)의 케네스 버렐은 “이런 원인으로 발생되는 구취는 칫솔로 아무리 이빨을 닦아도 크게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6. 암 앞서 소개된 비영리 의료 연구기관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암과 같은 질병이 구취의 원인일 수 있다. 암 중 특정한 종류는 위산을 지속적으로 환류 시키기 때문에 이를 통해 구취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raids.com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입 냄새 심한 당신, ‘다이어트’ 때문일 수 있다고?

    입 냄새 심한 당신, ‘다이어트’ 때문일 수 있다고?

    최근 현대인들에게 ‘입 냄새’는 척결대상 1호다. 깔끔한 외모에 세련된 매너가 갖춰져 있어도 ‘구취’가 심하면 비호감이 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따라서 아침 먹고 한번, 점심 먹고 한번. 저녁 먹고 한번, 잇몸에 피가 나도록 양치질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구취’의 근본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보도가 나왔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의 10일 칼럼에 따르면, 당신이 구취가 심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1. 약 평소 다량의 약을 애호할 경우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약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복용 후 부작용으로 구강이 건조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구취가 심해지는데 미국 비영리 의료연구기관 ‘메이요 클리닉’ 설명에 따르면, 이는 밤새 수면 중 구강이 건조해져 아침에 구취가 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2. 호흡기 감염 감기나 기관지염을 오래 앓았을 경우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감기 등의 호흡기 감염이 목구멍과 입 즉, ‘비강’ 또는 ‘부비동 분비물’의 원인이 돼 구취를 유발시킨다고 설명한다. 3. 입 호흡 코가 아닌 입으로만 호흡을 하는 사람들은 구취가 심해지기 쉽다. 입 속 침은 구강을 항상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데 이는 구취를 예방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그런데 주로 입으로 호흡할 경우 침이 마르기 쉽고 입 안이 건조해져서 구취가 증가한다. 4. 비만 2013년 의료계 연구에 따르면, 뚱뚱한 사람들 장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만 유도 미생물’이 발생시키는 특유의 가스가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타임지는 문제의 특정 미생물이 평균적으로 사람들 속에 약 70% 존재 하는데 그 중 30%가 비만을 유도한다고 밝힌 바 있다. 5. 다이어트 ’앳킨스 다이어트’ 라는 것이 있다. 이는 다시 말해 황제 다이어트로 ‘고지방 저탄수화물’식단으로 살을 빼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다이어트도 구취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이 연소돼 에너지로 전화되는 화학과정에서 구취가 발생되는데 온라인 건강 정보지 웹 엠디(web md)의 케네스 버렐은 “이런 원인으로 발생되는 구취는 칫솔로 아무리 이빨을 닦아도 크게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6. 암 앞서 소개된 비영리 의료 연구기관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암과 같은 질병이 구취의 원인일 수 있다. 암 중 특정한 종류는 위산을 지속적으로 환류 시키기 때문에 이를 통해 구취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raids.com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프로포폴 수사설 톱스타 A씨 측 ‘입’ 열었다

    프로포폴 수사설 톱스타 A씨 측 ‘입’ 열었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 검찰 조사설 A씨 해명 검찰이 프로포폴 투약과 관련해 톱스타에 대한 수사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의심이 가라앉질 않고 있다. 이에 프로포폴 조사설에 휘말린 톱스타 A씨 측에서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27일 일간스포츠는 A씨 측 관계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마디로 황당하다.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은 적도 없는데 왜 이런 일에 휘말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빨리 검찰이 사실을 확인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이어 이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언급되는 것이 A에게 별로 좋은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한 매체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마약류로 지정된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톱스타 A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이 중앙지검에서 조사받았다는 취지로 보도가 나갔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전혀 조사받은 사실이 없고 추가로 조사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7일 ‘큰 눈’ 온다…출근길 어쩌나

    26일 오후 서울·경기 지방에 약한 비나 진눈깨비가 내렸지만 27일 새벽부터는 중부와 남부 일부 지역에 큰 눈이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새벽 기온이 낮은 중부 지방과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눈이 많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대설특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밤새 내린 눈이 낮은 기온으로 도로에 얼어붙을 수 있어 출근길 교통대란도 우려된다. 그동안 내린 눈은 거의 쌓이지 않았던 반면 이번 눈은 올 겨울 처음으로 쌓일 것으로 예상돼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신속한 제설작업에 대비하고 있다. 27일 낮에는 전국적으로 기압골의 영향을 받다가 점차 벗어난 뒤 찬 대륙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이 흐리고 가끔 눈 또는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눈은 밤에 서울·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남북도에서 대부분 그치겠다. 27일 밤부터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되고 바다의 수면과 대기의 온도차에 의해 만들어진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충청이남 서해안과 제주도에는 29일 오전까지 많은 눈이 올 것으로 보인다. 27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강원 동해안을 제외한 중부 지방과 서해5도에서 2∼7㎝, 경기 동부·강원 영서·강원 산간·충청 북부에서 많은 곳은 10㎝ 이상이 되겠다. 전라북도, 경남북서 내륙, 경상북도, 제주 산간에서는 1∼5㎝의 눈이 예상된다. 기상청은 현재 중국 북동 지방에 있는 상층 저기압 뒤쪽으로 영하 30도 가량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5㎞ 상공으로 내려오면서 27일 낮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당분간 아침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낮에도 평년보다 5도 이상 낮은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으며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강추위는 29일까지 이어지다가 30일부터는 평년기온을 회복하면서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일 갈등과 한국/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중·일 갈등과 한국/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현재 한·중·일 세 나라는 심각하게 갈등하고 있다. 중·일 양국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고, 독도 문제로 한국과 일본이 반목하고 있는가 하면, 한·중 간에는 이어도 문제가 언제 수면 위로 불거질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이들 두 나라 사이에서 역사적 사실을 놓고 힘겨운 논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비록 이들 세 나라는 이렇듯 갈등하고 있지만, 역사상 우호적인 관계를 누린 때도 있었다. 특히 당대(唐代)의 중국과 통일 시대의 신라, 그리고 헤이안 시대의 일본 등 3국이 그러했다. 이 같은 관계 속에서 이들 나라는 각기 한자와 유교를 공유한 가운데 독자적인 민족문화를 형성해 오늘에 전하고 있다. 한·중·일 세 나라의 민족문화는 각기 다른 특유의 전통문화로 발전했고, 서구 문물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것은 시대의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직간접적으로 결정지어 주기도 했다. 그 결과 근대화의 과정에서 일본은 성공한 반면 한국과 중국은 실패해 일본으로부터 식민지와 반(半)식민지를 강요당함으로써 잊을 수 없는 역사적 통한과 질곡을 겪어야 했다. 한·중 두 나라는 지금 일본이 저지른 역사적 과오와 반문명적 범죄를 인정하고 새로운 관계를 열려고 한다. 이는 가해자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전제로 한 피해자의 대승적 요구라 하겠다.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그 같은 과오와 범죄를 부정하고 정당화하면서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군사력 강화를 노골화함으로써 한·중 두 나라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주권과 국익이 걸려 있는 해상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날로 확대되고 있는 경제적 상호 의존과는 달리 외교·군사적으로는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중·일 두 나라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창설하려는 데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중·일 간의 갈등과 대립은 과거 수천년 동안 문화를 수출하면서 천하의 중심으로 자처해 온 중국이 20세기 중엽 일본의 침략으로 구겨질 대로 구겨진 그들의 자존심과 무관치 않다. 최근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중국의 등장은 한때 중국을 반식민지화했던 일본을 불안하고 초조하게 할 뿐 아니라, 민족적인 자존심을 멍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최근 격화일로에 있는 중·일 간의 갈등과 대립은 민족적인 자존심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 있어 한국은 중·일 두 나라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시대를 주문할 수 있는 중간자적 위치에 있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은 중·일 간 갈등을 해소하고 한·중·일 세 나라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수립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균형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은 올바른 역사인식 위에 미래지향적인 한·중·일 3국 관계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논거를 발굴, 정리하고 그것을 정당화해 구현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근거하여 한·중·일 세 나라가 서로 역사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와 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이해와 공조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이들 3국이 공존과 공영을 구가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인기 여행책의 저자이자 나름 여행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아직 미국본토를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사실 미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하는 곳이므로. 그런 그들에게 추천한 미국 여행 1번지는 시애틀이었다. ●그 女子 봉현 나를 웃게 만드는 도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보았던, 상상해 오던 그 풍경이었다.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항구에는 배가 가득하며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빌딩 숲들. 그 사이사이에 크고 푸른 나무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어디에도 정체된 길이 없었다. 빌딩과 건물이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여백이 많았다.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바다를 남겨두었다.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명확한 풍경. 사람들의 시선에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낯선 이방인이지만 이 벅찬 풍경에 대한 시선으로 무언의 기억을 공유한다. 여행에서 본 풍경은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기억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렸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언제나 이런 것이다. 여행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 또한 이런 장소 때문이다. -김봉현 작가 시애틀은 생각했던 미국과 달랐다. 그동안 유럽과 중동, 인도 등을 오랜 시간 구석구석 여행했었지만 사실 미국 땅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한, 만 하루를 거슬러 온 기분으로 마주한 시애틀은 선선하다 못해 쌀쌀했다. 서울의 더운 여름을 한번에 씻어 내려주는 기분, 얼마 만의 가을바람이었을까. 두껍지 않은 가디건을 꺼내 입었다. 시애틀은 크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거나 버스를 조금만 갈아타면 웬만한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시애틀 끝에서 끝까지 가도 택시로 30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영화 <만추>에 등장했던 ‘라이드 덕’이라는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 투어버스도 탔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유쾌한 도시 투어로, 센스만점의 운전기사의 장난과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애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강에 들어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수상 가옥과 항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경험은 시애틀다운 ‘기발한’ 시간이었다. 마치 책의 목차를 파악하듯 도시를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점찍어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동안 시애틀은 또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걸으며 스타벅스 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초콜릿 가게,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을 거리 곳곳에서 발견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샀다는 전당포(지금은 카페가 되었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바쁘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들. 시애틀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미국 록 음악과 영화의 온갖 기록을 담은 EMP박물관, 망치를 든 조형물이 있는 시애틀 아트뮤지엄 사이로 인디언이라 불리웠던 이들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걷다가 큰 나무들이 그늘진 광장에 앉아, 트럭에서 파는 스프와 짭짤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금세 세찬 비가 오는데도, 우산도 쓰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시애틀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걷기 편한 운동화와, 변덕스런 날씨를 대비해 비에 젖지 않는 옷을 입고 가방을 매고 한손엔 꽃과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애틀을 여행하는 동안 본 거리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차 대신 자전거를 탔고 누구든지 대화를 나누었으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사람들은 변덕스런 날씨에도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오히려 이것이 시애틀의 매력이라며. 여행이란,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낯선 이들과 살아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방문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기분으로 맛보며, 낡은 것들에 놀라워하고, 익숙하기에 더욱 설레는 공간을 돌아보며 ‘이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는 찰나의 기쁨. 그런 시간이 길지 않기에 더욱 아쉽고, 짧기에 더욱 값진 여행이 된다. 언제나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세계 곳곳의 사랑하는 도시를 담아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 꽃향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던, 바다와 하늘의 파란 빛이 가을바람 타고 불어오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봉현 작가는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린 그림과 단상을 모아 지난 8월 그림 에세이집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묶여 냈다. 2013년 1월부터 <트래비>와 인연을 맺어 ‘봉현의 온더카미노’를 매월 연재하고 있다. blog www.bonh.kr ●그 남자 최갑수 시애틀에서 보낸 향기롭고 달콤한 가을의 며칠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가을이다. 나는 지금 시애틀을 즐기고 있고 시애틀의 가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디에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벤 듯 스치고 지나간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가을의 분위기. ‘어쨌거나 가을이 왔어.’ 해질녘의 가을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행작가 최갑수 10월이다. 10월은 뭐랄까, 9월처럼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11월처럼 허망하지 않아서 좋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리고 여행. 10월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달이 있을까. 인디언식으로 10월을 이름짓는다면 아마도 ‘그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달’이라고 했을 거다. 어쨌든 10월엔 여행을 떠나는 거다. MP3에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담고 소설 한 권 들고서 비행기를 타는 거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고 시애틀에 갔다. 비행기를 타고서 10시간을 훌쩍 날아 바다를 건넜다. 누군가 묻는다. 왜 하필 시애틀이냐고. 회색빛의 우중충한 구름이 뒤덮고 있는 도시. 빌딩숲 저편에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눅눅하게 만드는 도시. 1년 중 화창한 날이 불과 55일에 불과한 도시 시애틀. “시애틀이라…, 꽤 괜찮은 도시지. 하지만 뭔가 하이라이트가 없지 않아? 차라리 샌프란시스코가 어떨까?” 시애틀에 간다고 하니 어느 선배 여행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시애틀은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가 나고 자란 곳이자 너바나와 펄잼의 주무대였죠.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도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말 맛있는 와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정도면 제가 시애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참, 커피도 있었지.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이 바로 시애틀이지. 아무튼 우리가 시애틀을 찾아야 할 이유는 찾지 않아야 할 이유보다도 많구나.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다음과 같은 편지로 미국정부에 답한다.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서는 놀았다. 나는 여행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행히 우울하던 시애틀의 날씨는 둘째 날부터 화창하게 개었다. 어깨에는 찬란한 가을햇빛이 내려앉았고 도시 저편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먹고 마시고 놀기 충분히 좋은 날씨였다. 반바지에 스니커즈, 야구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골목을 쏘다녔다.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 그란데 사이즈를 들고서 말이다. 이어폰에서는 커트 코베인이 흘러나왔다.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 1994년 4월 8일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그.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지. 시애틀에서 듣는 그의 음악은 감회가 새롭다. 워터프론트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 앉아 있다. 잘 익은 시애틀 와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바다를 향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찰칵. 시애틀에서의 어느 한때가 가을 공기 속에서 인화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건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 그리고 내게는 내게 꼭 어울리는 행복이 있다. 나는 노을에 물들어 가는 와인잔을 빙글거리며 앉아 있다.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10월이다. 시애틀의 몽환적인 숲,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가는 방법 올림픽 국립공원은 자동차가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애틀에서 올림픽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가려면 타코마와 올림피아를 경유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시애틀 페리 터미널에서 도항선을 이용해 배에 차를 싣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류비, 시간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 요금은 차 한 대당 11.25달러.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여행작가 최갑수는 시인으로 등단한 뒤 여행잡지 에디터를 거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 인기 여행저서를 출간한 베테랑 여행작가다. blog blog.naver.com/ssoochoi ●봉현’s Pick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파이크 플레이스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가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연주를 했다. 오래 전부터 한자리에서만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할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기타를 치는 남자, 영화 <원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두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음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한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의 기념품도 좋지만 나는 오래된 가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아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빈티지 상점을 꼼꼼히 둘러보면 현지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 바랜 가방과 구두, 식탁을 장식했던 컵과 그릇, 천 조각 들은 마치 낯선 그들의 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시애틀 사람들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람들의 손때와 세월이 묻은 일터에는 날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활기를 돋운다. 해가 뜨면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해가 지면 잔잔한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삶을 영위해 가며 청년도 노인도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 살고 있었다 -김봉현 작가 시장 초입에서부터 화려한 색과 향기의 꽃 가게가 가득하다. 커다란 꽃 한 다발에 10달러 남짓, 한 송이 한 송이가 생기 가득한 빛깔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보기 힘든, 얼굴만한 크기의 샛노오란 해바라기였다. ‘한 송이에 겨우 2달러’라는 말에 동행한 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1송이를 주문하자 신문지로 대충 감은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친구는 자기 얼굴보다 더 큰 해바라기를 받아들고 너무너무 해맑게 웃는다.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소박하지만 행복하다. 파이크 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따라, 10여 명이 일행이 되었다. 유쾌한 청년에게 파이크 플레이스의 역사와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친절한 배려와 함께 한 시간 남짓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시애틀의 메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 음악과 미술,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과일을 사거나 꽃을 사고,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은 파이크 플레이스의 상징인 돼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고 가족들은 저녁식사로 먹을 생선과 과일을 고른다. 식탁에 놓을 꽃 한 송이도 잊지 않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층의 프리마켓과 꽃과 과일, 생선가게 외에도 지하 3층에 걸쳐 여러 가게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입었을 것만 같은 드레스와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을 바랜 옷가지를 비롯해, 연인에게 썼던 러브레터와 졸업 앨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오래된 서점에는 어린 시절 엄마아빠가 자기 전에 읽어 주었을 법한 그림책에, 1달러짜리 소설책과 유명한 미술가의 두꺼운 화집까지 빼곡했고 수염이 헛헛한 아저씨가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점들은 각자의 개성과 목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상점 주인들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구경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활기를 간직한 시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었다. 봉현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Must Go Place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1907년 문을 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한 치즈가게와 스프가게도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기념품이나 공예작품, 직접 만든 화장품이나 꿀과 잼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해바라기 1송이 $2, 제철 꽃 한다발 $10 안팎으로 구입 가능.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85 Pike st. Seattle, Washington 가이드 투어 |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를 따라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을 한바퀴 구경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만 사용한다. 1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3, 성인은 $15이다.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45. 홈페이지 www.publicmarkettours.com 껌벽Gum wall | 1990년대 초 젊은 관광객들이 건물 한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씹던 껌을 벽에 붙여 엄청난 규모의 껌벽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다양한 색의 껌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화전문상점Golden age collectables | 마블이나 디즈니, 장난감, 기념품 등 1971년부터 미국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401호에 위치해 있다. www.goldenagecollectables.com 빈티지 종이가게Paperworks | 오래되고 낡았지만 의미 있는 종이들을 판매한다. 세밀한 세계지도나 오래된 잡지, 신문,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며 상태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무조건 하나에 1달러’ 짜리가 가득한 서랍에서 보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www.oldseattlepaperworks.com 오래된 책방(BLMF) used book shop | 파이크 플레이스 322호.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곳. 아이들 동화책에서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갈비Market Galbee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한국식 불고기와 비빔밥, 도시락을 판매. 간판의 손글씨가 센스만점. 양도 많고 맛도 좋다. ▶갑수’s Tip 어딜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은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봉현’s Pick 원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스타벅스 1호점 Starbucks First Store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에 영향을 받아, 시애틀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1호점은 오픈했다가 1977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 켠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생각보다 더 작았다. 입구에 1912라고 적힌 건물 설립 년도와 낯선 스타벅스 로고 외에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 1호점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깥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 한쪽에서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더더욱 주변은 혼잡스러웠다. 시장의 불이 꺼지고, 가게가 문을 닫고 길거리의 음악가들도 가방을 매고 집으로 돌아가고서야 스타벅스 1호점은 조금 한산해졌다. 여느 카페, 보통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빵도 케이크도 없었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진열된 여러 모양과 재질의 텀블러와 머그컵에는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스타벅스 초창기 오리지널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주문대에서 젊은 청년이 어김없이 ‘오늘 하루 어땠어요?’ 하면서 메뉴판을 내민다.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페라떼가 아닌 텀블러 1번, 텀블러 2번, 머그컵 3번 등등 기념품만이 빼곡하게 안내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기념품만을 사 간다. 가게는 넓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오리지널 로고의 색처럼 갈색 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커피원두의 향과 색처럼. 시애틀에 가면 꼭 사다 달라던 지인의 선물로 하나, 그리고 나의 첫 미국, 시애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하나 더 구입했다. 가을의 시애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사실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 때문에 스타벅스 체인점의 숫자는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만도 100여 개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점마다 특색과 분위기, 규모와 인테리어가 달라서 스타벅스를 스케치하면서 시애틀을 여행해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파이크 플레이스 스트리트 중간에 위치. 1971년 스타벅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아이템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는 $15~20 정도.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갑수’s Tip 스타벅스 1호점의 인기는 너무나 높아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20평 남짓의 작은 가게가 비좁아 밖까지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입구 옆의 거리악사가 달래 준다. 최고 인기 상품은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봉현’s Pick 나는 걸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파이오니어 광장까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 후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1번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보고 구경하고 맛볼 곳들이 많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시애틀은 평화로웠다. 해가 져도 외진 골목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고 항구는 눈부시게 반짝였다. 팰리스 쥬얼리 & 론Palace Jewelry & Loan | 지미 헨드릭스가 전당포에서 기타를 구입한 것처럼 기타와 악기, 카메라 등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당포.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주인아저씨가 운영한다. 주소 1420 1st Ave, Seattle, WA 시애틀 아트 뮤지엄 SAM Seattle Art Museum | 세계의 예술작품과 유물 2만5,000여 점을 소장. <망치질을 하는 남자>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익숙한 조형물과 동일하다. 운영시간 수,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월 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7 주소 300 1st Ave, Seattle, WA 홈페이지 www.seattleartmuseum.org 패도 아이리시 펍 & 레스토랑Fado Irish Pub & Restaurant | 오후 4시부터의 해피아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가 할인된다. 17가지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굉장히 독특하다. 추천 메뉴는 연어를 올린 크랩케이크와 삽겹살 맛이 나는 타코, 기네스 맥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파이. 주소 801 1st Avenue, Seattle, WA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1번가를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파이오니어 광장이 있다. 밤이 되면 클럽과 술집으로 가장 번화한 장소가 된다. 낮에는 한가로이 그늘아래에서 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도 좋지만 관광객과 홈리스들이 뒤섞여 있으니 유의할 것.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시애틀’ 곳곳에는 추장 시애틀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통해 지하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갑수’s Pick 몰라봐 주어 미안한 시애틀 와인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시내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우딘빌에는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매일 오후 출근하듯 와이너리로 갔다. 한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시애틀 와인은 맛보기 힘들다. 그래,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실컷 마시고 가자. 피노누아며 쉬라, 리즐링, 피노 그리지오 등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저녁이면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야경을 감상했다. 어두운 창밖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시애틀의 별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최갑수 작가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우딘빌Woodinville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포도밭에 자리잡은 4,300명 규모의 대형 원형 극장에선 해마다 여름이면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케니 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핑크 마티니 등이 무대를 꾸민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 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잔 맛을 본다. 2009년 빈티지. 잘 밸런스되어 있고 피니시도 괜찮은 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그리고 캐주얼하다. 까다로운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열자마자 꽃이 피듯 향이 환하게 올라온다. 치즈도 좋고 고기도 어울릴 듯. 안내하는 이는 ‘어메리칸 그랑 크뤼’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의 와인까지 추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샤토 생 미셸┃주소 14111 NE 145th Street woodinville, WA 전화 425-488-1133 홈페이지 www.ste-michelle.com/ ▶갑수’s Pick 시애틀의 육해공 공략법 시애틀 여행의 출발점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 어디에서건 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출발해 EMP박물관과 치훌리 가든을 우선 본 후 라이드 덕을 타고 시티투어를 즐겨 보자. 수륙양용차 타고 시애틀 시티 투어 라이드 덕Ride The Duck of Seattle 치훌리 전시관을 나오니 어느새 날이 갰다.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게 빛난다. 자, 이제 라이드 덕을 탈 차례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Wacky Captain’이라고 부른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런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준다. 그냥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틀어댄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 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 라이드 더 덕┃탑승장소 웨스트레이크 주소 4th Avenue & Pine Street, Seattle 소요시간 90분 요금 $22 ▶봉현’s Tip 톰 행스크보다는 현빈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에도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운전수 가이드와 신나는 노래를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마스코트인 오리 인형을 비롯, 모든 탑승객에게 오리소리가 나는 피리를 주며 모든 시애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참고로 이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차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시애틀을 한눈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나는 그렇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랜드마크로 먼저 달려가야 직성이 풀린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는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들었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185m 높이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 그대로 괴상하게 생겼다. 높다란 마천루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도시. 아마도 그 사이에는 감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또는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낀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다니겠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오른쪽편 태평양에서 커다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화면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소 400 Broad St, Seattle 홈페이지 www.spaceneedle.com화려한 유리 공예품의 향연,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 and Glass 데일 치훌리Dale Chihuly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EMP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 글라스 전시관에는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컬렉션 카페Collections Cafe에도 가보자. 그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카니발 쵸크웨어Carnival Chalkware, 오래된 아코디언, 라디오와 카메라 등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훌리 가든┃주소 305 Harrison St, Seattle(스페이스 니들 타워 바로 옆) 입장료 성인 $19.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한 할인 패키지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www.chihulygardenandglass.com▶봉현’s Tip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의 치훌리 가든은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주 놀라웠다. 유리공예 아티스트 치훌리의 작품을 정원을 비롯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실용적인 유리공예가 아닌, 형태와 색을 자유로이 만들어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갑수’s Pick 마니아를 위한 시애틀 시애틀은 마니아의 도시. 커피 마니아, 록 마니아,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다. 하루 종일 EMP박물관에 있어도 좋고, 캐피톨 힐로 커피 순례를 떠나도 좋다. 찬란한 가을볕은 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만나다 EMP박물관 스페이스 니들을 내려와 그 옆에 자리한 EMPExperience Music Project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록 음악 박물관이다. 이곳은 시애틀 여행시 가장 가보고 싶던 장소.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grunge 열풍의 진원지기도 하다. 여성 록 뮤지션의 연대기를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EMP박물관┃주소 325 5th Avenue, Seattle 입장료 성인 $20 홈페이지 www.emp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자유로운 영혼들의 거리, 캐피톨 힐Capitol Hill 시애틀은 커피향으로 가득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거리마다 커피향이 스며 있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 한집 건너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독립 카페들이 많다. 비바체 등 로스팅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시애틀의 진정한 커피 마니아들은 스타벅스가 아니라 캐피톨 힐에서 커피를 마신다. 독립 카페는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로스터리와 카페를 말한다. ▶travie info 시애틀 알라모 렌터카 대여점 시애틀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서부 해안도로를 따라 남하하며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시애틀국제공항SeaTacIntl Airport 주소 3150 S 160th St Suite 509, Seatac, WA 전화번호 206-433-0182 영업시간 24시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1시간 더 자면 500개 유전자신호가 유익하게 바뀐다

    1시간 더 자면 500개 유전자신호가 유익하게 바뀐다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1시간 더 자면 신체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0여개의 유전자 신호 스위치를 신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켜거나 끄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수면시간을 한 시간 줄일 경우 이같은 작용이 줄어들면서 교통사고나 심장발작,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연구자들은 강조한다. 허핑턴포스트는 3일 여러 학자들의 연구결과 및 BBC 조사 등을 인용해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BBC 관계자들은 1시간의 추가 수면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실시했다. 자원자들을 모집해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첫 1주일간 한 그룹은 매일 6시간 30분간, 다른 한 그룹에는 7시간 30분간 수면을 취하게 했다. 이어 두번째 주에는 두 그룹이 수면 시간을 바꾸어 똑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두 그룹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여러번의 다양한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500여개의 유전자가 작동했다가 멈췄다가 하는 변화를 파악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신체에 유익한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1시간의 추가 수면에 따른 유전자의 이같은 변화는 당뇨와 암, 스트레스와 흥분 등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효과를 낸다고 BBC는 보도했다. BBC는 또 만약 누군가 중요한 빅게임이나 마라톤 등을 앞두고 있을 경우 평소보다 더 많은 연습을 하기 보다는 더 많은 수면을 취하는 게 운동능력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심장과 잠의 관계에 주목했다. 심장 쇼크는 계절적으로 낮시간이 길어질 때 같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수면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08년 한 조사에서는 성인들이 7시간을 잘 경우 6시간을 자는 경우에 비해 동맥에 쌓이는 칼슘 양을 33% 줄인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수축기 혈압 수치를 16포인트나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도는 전했다. 2012년 발표된 연구에서도 고혈압이나 고혈압 전단계에 있는 사람들중 잠을 적게 자는 사람들에게 1시간의 수면을 더 취하게 했더니 혈압이 의미 있는 수치 만큼 감소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와함께 잠을 1시간 더 자면 기억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한다.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시간을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잠을 줄이면 이른바 지식습득과 기억력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REM’(Rapid Eye Movement) 수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침에 맞춰놓은 알람시계가 울리기 전에 깨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는 게 연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임창용 기자 sdragon@seoul.co.kr
  • 수능 후 피부스트레스 관리 ‘아토피피부 자가진단법’

    수능 후 피부스트레스 관리 ‘아토피피부 자가진단법’

    대입수능을 코앞에 앞둔 수험생들에게 스트레스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매 순간이 자신과 환경과의 싸움 속에서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다양한 증상의 질병으로 표출되곤 하는데, 대표적인 피부증상으로 아토피 피부질환이 있다. 특히 수험생의 주 연령대가 자아와 외모관리에 관심이 많은 10~20대이므로 스트레스로 인한 얼굴, 목, 팔, 다리 등 아토피증상은 더 심한 스트레스를 야기하므로 아토피 증상이 악순환 될 수 밖에 없다. 한 설문조사 기관에서 수험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능 후 아토피, 여드름 등외모를 가꾸고 싶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아토피전문기업 아토파인은 아토피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아토피피부 자가진단법’을 공개해 수험생 및 아토피 증세로 힘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토파인 아토피 전문의 김정진 박사가 개발한 ‘8단계 아토피피부 자가진단법’은 아토피 증상의 심화 정도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가테스트이다. 모든 문항은 (있다/없다)로 구성되며, 해당 내용에 모든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나온 점수를 통해 자신의 아토피 증상이 초기/중기/후기 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로 자가진단법’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단계 가려움 정도와 수면상태 밤(저녁, 자기 전)에 가렵다(2점), 가려워서 자다가 3번 이상 깬다(5점), 가려워서 잠을 거의 설친다 5번 이상 깬다(10점), 가려운 부위가 빨개져 있고 긁은 상처가 있다(3점), 가려운(빨간)부위가 얼굴에 있다(1점) 2단계 아토피 부위, 가려운(빨간) 부위가 팔, 다리 등 접히는 부위에 있다(1점), 목에도 있다(1점), 배, 가슴, 등에도 있다(2점), 겨드랑이와 어깨도 있다(1점), 손가락과 손목에도 있다(1점), 발목과 발등에도 있다(1점), 엉덩이, 허벅지에도 있다(1점), 머리에도 있다(1점) 3단계 환부상태 가려운(빨간) 부위에 진물이 나며, 흐를 정도로 심하다(2점), 배꼽 또는 등 주위에 닭살이 있다(2점), 목이나 가려운 환부에 거뭇거뭇한 착색이 있다(2점), 빨개지는 정도가 심해서 긁으면 금방 찢어진다(2점), 긁으면 진물이 난다(2점) 4단계 과거력 3세 이전에도 아토피 증세가 있었다(3점), 매년 조금씩이라도 가려운 아토피 증세가 있거나 1년 이상 아토피 증세가 없었던 적이 없다(7점) 5단계 스테로이드 사용 정도 스테로이드를 현재 사용 중이다(1개월 이내 2회 이상, 1점), 스테로이드 연고를 1년이상 ~ 3년 미만 사용(1점), 3년 이상~ 5년 미만 사용(3점), 5년 이상 사용(10점) 6단계 가족력 부모 중에 알러지비염 또는 천식, 아토피로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이 있다(10점), 양가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 사촌 중에 알러지나 아토피를 심하게 앓고 있는 가족이 있다(5점), 환자 형제 중에서 아토피를 앓았던 적이 있거나 앓고 있다(5점) 7단계 계절성 봄과 여름에 더 심하다(1점), 가을과 겨울에 더 심하다(1점), 환절기에 더 심하다(1점), 사계절 모두 다 비슷하다(1점) 8단계 감기경향 알러지 비염이나 눈 알러지(눈 가려움)가 있거나 천식을 앓은 적이 있다(3점), 감기에 걸리면 발열과 몸살이 나지 않는다(5점),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최근 몇 년 동안 감기에 걸린 적이 없거나 1년에 1~2회 가벼운 감기만 걸림, 2점), 감기 시 소아과(병원)약으로 처방 받는다(1점), 감기시 목(편도)가 붓거나 발열 몸살이 나느니 편이다(10점) 현대인의 대부분이 크고 작게 앓고 있는 아토피, 특정 부위에 반응을 일으키다가 순식간에 온몸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증상에 맞게 아토피 기초 보습 제품 라인부터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발효도라지 청과 유산균으로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 아토파인(www.atofinemall.com) 관계자는 “아토피피부염은 피부 증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신체적•심리적•사회적인 문제를 함께 동반하는 질환으로 삶의 질이 현저한 저하를 야기한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민주 “의원직 사퇴” “국감 보이콧” 강경기류

    국가정보원과 군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민주당 강경파들의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 의원은 24일 “의원들 사이에서 연일 강경 발언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전면 장외투쟁에 나서고 국감도 거부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직 사퇴는 국정원의 대선 댓글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뒤에도 나왔지만, “분위기가 훨씬 험악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아직 이 같은 분위기에 동조하지는 않고 있다. “국조를 통해 가라앉았던 국정원 댓글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이번 국감에서도 군의 대선 개입 의혹을 밝히지 않았느냐며 남은 국감 등 상황 관리를 잘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당의 한 인사는 전했다. 이와 관련, 지도부는 문재인 의원이 전면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문 의원은 전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건 이후 처음으로 국정원 댓글 등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나섰다. 하지만 지도부는 문 의원이 전면에 나설 때 ‘이해관계’에 따른 싸움으로 성격이 규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 대 과거 대선 후보’라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전선이 크게 축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지도부는 새누리당의 ‘대선 불복 프레임’에 반격하고 나섰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10·30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일용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고위정책회의’에서 “국가기관의 불법적 대선 개입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을 대선 불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과 정당은 국가기관의 정치 관여를 금지한 헌법을 무시하는 헌법 불복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부정선거를 부정선거라 말하지 말라는 것은 긴급조치를 비판하면 무조건 감옥에 처넣은 유신시대 논리”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및 검찰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의지 천명 ▲검찰수사 외압과 관련해 국정원장, 법무장관, 서울중앙지검장 문책 인사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을 특임검사로 임명해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전권 부여 ▲대선 개입 국가기관들에 대한 제도개혁 등을 거듭 촉구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단독] 중앙대 ‘S등급’ 교수, 제자 논문 가로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들이 논문 표절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 대학 사회복지학부 소속 모 교수가 제자의 논문과 연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가로채 지난 8월 30일 해임된 것으로 밝혀졌다. 해임당한 교수는 중앙대 교수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교수여서 교수평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3일 중앙대 교무처에 따르면 해당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박사과정생 등 제자들에게 연구를 시키고 그 결과물을 가로채거나 제자가 쓴 논문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학회지 등에 게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해당 교수의 한 박사과정생이 지난해 12월쯤 이를 대학에 제보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학 본부는 이에 따라 연구진실성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고 조사 결과 해당 교수의 부정 행위를 상당수 확인해 지난 8월 30일 이 교수를 해임했다. 해당 교수는 이와 관련, “해임 처분이 부당하다”며 현재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학 일각에서는 “무리한 교수평가 방식이 부른 촌극”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이 대학의 한 교수는 “해임당한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논문 50여편을 쓴 이른바 ‘S등급 교수’였다”면서 “연구의 질을 따지기보다 논문 수를 중요시하는 재단의 교수 평가 방식 때문에 교수들이 논문 늘리기에만 매달리고 있다. 얼마 전 일어났던 경영학부 교수들의 논문 표절 사태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고 강조했다. 대학은 그러나 이번 일과 관련해 “교수평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교무처 측은 “박사과정생의 연구 결과물 상당 부분을 자기 이름으로 냈기 때문에 해당 교수를 해임한 것”이라며 “이는 논문 저자 연구윤리와 관련한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대학의 교수평가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2009년부터 교수 등급을 S, A, B, C로 나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총장과 부총장단 등 7명으로 구성된 총장단이 교수평가 등급에서 3회 연속 C등급을 받은 교수의 연구실을 회수하고 대학원 강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교수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확정해 조만간 이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전체 교수 5분의1 정도인 200명이 지난달 2일 실명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바다의 죽음, 죽음의 바다

    바다의 죽음, 죽음의 바다

    [텅 빈 바다] 찰스 클로버 지음/이민아 옮김/펜타그램/452쪽/2만원 [플라스틱 바다] 찰스무어·커샌드라 필립스 지음/이지연 옮김/미지북스/470쪽/1만 8000원 위기에 처한 해양 생태계의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파헤친 두 권의 책이 나왔다. 기업형 어업이 야기한 수산물 남획으로 멸종 위기종이 속출하고, 플랑크톤보다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먹이사슬을 교란하는 등 턱밑까지 다가온 바다의 재앙에 경고음을 울리는 현장 보고서다. 읽고 나면 식탁에 올라온 참치 캔 한 통과 물병 뚜껑 하나가 얼마나 바다를 위협하는 날카로운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텅 빈 바다’는 영국의 환경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전 세계 바다에서 벌어지는 수산물 남획의 실태와 이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의 실상을 치밀하게 취재해 낱낱이 고발한 탐사 르포다. 지금까지 해양생태계의 문제는 대부분 산업시설의 독성물질이나 핵폐기물 무단 방출 등 해양오염의 측면에서 다뤄졌을 뿐 남획에 관한 문제의식은 거의 제기되지 않았다. 구상부터 출간까지 13년이 걸린 이 책에서 저자는 소수의 전문가들만이 알고 있던 남획의 폐해를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저자가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취재한 남획의 실태는 실로 충격적이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항으로 꼽히는 뉴잉글랜드의 글로스터 항구는 한때 그물을 펼치면 갑판 위에 물고기 떼가 파도처럼 쏟아지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어획량 감소 탓에 도시 자체가 몰락했다. 세계에서 어종이 가장 다양하고 풍부한 서아프리카 대륙붕의 어장은 선진국의 약탈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미지의 보고인 심해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몸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을 얻기 위해 번식률이 매우 낮아 멸종 위험이 큰 물고기까지 마구 잡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원인은 인간의 탐욕이다. 대표적인 어업 방식인 트롤 어선들은 대형 그물들을 바다에 던져 주변 물고기를 싹쓸이한다. 현대 첨단기술로 무장한 기업형 어업이 횡행하면서 1950년대 해양에서 살았던 대어의 90%가 사라졌고, 세계의 어획량은 1988년부터 매년 77만t씩 감소해 왔다. 저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양의 40배에 달하는 어류를 포획하고 있다”면서 “이대로 간다면 2048년쯤에는 어류 자원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는 경제적 이익에만 급급한 트롤 어선과 선주들뿐만 아니라 무능력한 과학자, 정보를 사실대로 공개하지 않고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기관, 선거 때마다 어민들의 표를 얻기 위해 가난한 나라에서 자국 어선이 해적질과 다름없는 불법 어업을 저질러도 눈감아 주는 유럽 원양 대국들의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한다. 또한 멸종위기 생선인 철갑상어나 참치 요리를 거리낌 없이 자랑하는 유명 요리사들과 생선을 먹을 줄만 알지 이런 사실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 소비자들도 풍요의 보고이던 바다를 쇠락하게 만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2006년 영국에서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은 루퍼트 머리 감독이 동명의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2009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책 말미에 보론으로 실린 그린피스 활동가 박지현씨의 글은 세계적인 원양어업 국가인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남획 실태를 돌아보게 한다. ‘플라스틱 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해양오염을 다룬 책이다. 비슷한 종류의 책이 이미 여럿 나와 있어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저자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를 최초로 발견해 플라스틱 해양오염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환기시킨 찰스 무어 선장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무어 선장은 1997년 북태평양을 항해하던 중 아름다운 수면 아래로 플라스틱 조각이 흩뿌려져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가 발견한 것은 훗날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라고 불리게 될, 한반도의 7배 크기에 달하는 지구상 가장 큰 쓰레기장이었다. 이 발견을 계기로 평범한 시민이던 무어 선장은 해양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로 변모한다. 그가 미국 각지의 환경운동가, 학자, 시민들과 함께 공동으로 연구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실상은 충격을 넘어 공포로 다가온다. 1998년 처음으로 플라스틱 쓰레기양을 계량하기 위해 북태평양 한가운데서 무작위로 표본을 수집, 분석한 결과 플라스틱의 양은 플랑크톤보다 6배나 많았다. 10년 뒤인 2008년 조사에선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급증해 무려 46배에 달했다. 석유 추출물로 만든 플라스틱이 환경과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은 앨버트로스와 바다거북 같은 동물들이 플라스틱을 즐겨 먹고, 바닷속 물고기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면서 해양 먹이사슬을 교란시키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해양 생물과 거의 비슷한 식습관을 가진 극지방의 이누이트족들에게서 화학물질 중독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은 해양 플라스틱 오염이 인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킨다. 저자는 더 늦기 전에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모두 줄이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파키스탄 7.7 강진… 최소 328명 사망

    파키스탄 7.7 강진… 최소 328명 사망

    2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서부를 강타한 7.7 규모 강진으로 최소 328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파키스탄 항구도시 앞바다에 작은 섬처럼 보이는 땅덩이가 수면 위로 솟아오르기도 했다. 2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관리들은 전날 오후 4시 29분쯤 발루치스탄주 아와란 지역에서 북동쪽으로 약 66㎞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사망자가 328명에 달했고, 450명 이상 다쳤다”고 밝혔다. 피해 지역은 주로 인구밀도가 낮은 산악 지대이지만 가옥 수백 채가 무너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건물 잔해 아래 깔려 있는 것으로 추정돼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아와란 지역의 주택 약 90%가 파괴됐고, 진흙집은 거의 다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강진은 인도 국경 아마다바드와 뉴델리,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등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만큼 강력했다. 파키스탄에서는 2005년 발생한 진도 7.6 강진으로 7만여명이 사망하는 등 지진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특히 이번 강진으로 발루치스탄주 항구도시 과다르 앞바다에서 작은 섬 같은 땅덩이가 해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과다르 지역 관리는 “지진 발생 후 높이 18m, 길이 30m, 너비 76m 규모의 ‘섬’이 수면 위에 생겼다”고 말했다. 아리프 마흐무드 파키스탄 기상청장은 지진의 영향으로 땅속 진흙, 모래가 분출되면서 해저 지표면이 솟아올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 소속 지구물리학자 폴 얼은 “지진으로 지반이 융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퇴적물 이동에 따른 2차 현상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미국 NBC방송에 말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4) 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가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4) 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가다

    현대건설이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 북동부에서 1000㎿급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건설 강국 코리아’의 명성을 휘날리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수행한 플랜트 건설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베트남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의 최일선에 있는 것이다. 단순 시공이 아닌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창조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현장이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 수주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중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250㎞ 떨어진 북동쪽 꽝닌주 몽즈엉 마을. 멀지 않은 거리지만 도로 사정이 나빠 하노이에서 승용차로 쉬지 않고 6시간 이상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어귀에 다다르자 멀리서 우뚝 솟은 굴뚝이 눈에 들어왔다. 작업도로를 따라 들어가자 한적한 시골마을에 천지개벽이 일어나고 있었다. 공사장 전망대에 올랐다. 전체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500㎿급 발전소 2기를 건설하는 현장이다. 현대건설 현장 뒤편으로 비슷한 크기의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이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데 미국업체가 투자하고 시공은 우리나라 두산중공업이 맡았다. 앞쪽은 현대건설이 수행하는 발전소다.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은 65% 정도 진행됐다. 유연탄 16만t을 쌓아둘 창고도 들어섰다.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는 유연탄을 12일분이나 쌓아둘 수 있는 크기다. 한쪽에서는 변전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냉각탑 탱크 공사와 철골 공사를 위해 대형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굴뚝은 2개가 건설된다. 한개는 지었고 곧 나머지 한개도 공사를 시작한다. 굴뚝 높이가 220m나 된다. 김태형 부장은 “굴뚝 공사 중 비가 많이 내려 미끄러워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공사장 밖으로는 인근 유연탄 광산과 이어지는 컨베이어벨트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서는 유연탄을 땅속에서 파내는 것이 아니다. 노천 광산이라서 중장비로 퍼서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공사장으로 이동했다. 머리가 벗겨질 것처럼 햇볕이 따가웠다. 인근 바다에서 냉각수를 끌어오는 시설도 마무리 단계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복잡한 장비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보일러 등 주요 설비는 대부분 설치됐다. 이날은 근로자들도 대부분 실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실내온도는 40도를 훌쩍 넘었다. 하루 투입되는 근로자는 3500~5000여명. 이 중 현대건설 직원은 90여명에 불과하다. 대부분 베트남 현지 근로자들이다. 근로자들은 땀으로 뒤범벅됐지만 표정은 밝았다. 한 현지 근로자는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얻고 좋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서 정말 행복하다”며 현대건설을 외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워낙 오지라 변변한 숙박시설이 없어 중동 현장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은 현장에 설치한 임시 숙소에서 생활한다. 직원들 대부분은 올여름 몸무게가 3~4㎏ 정도 빠졌을 정도란다. 현지 근로자들은 주로 인근 마을에 숙소를 마련하고 출퇴근한다. 신동훈 상무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현장은 연중무휴 돌아간다”며 “직원들도 한 달에 고작 이틀밖에 쉴 수 없을 정도로 고생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2011년 8월 베트남 전력청으로부터 14억 6200만 달러에 따냈다. 화력발전소 공사치고는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큰 공사다. 현대건설의 베트남 진출은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 항만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공사를 수주했다. 하노이 JW 메리어트 호텔 공사, 하동 주거복합단지개발 등 20여건의 공사를 따내 성공리에 마쳤다. 1998년 600㎿급 ‘팔라이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단순 시공이었지만 중국 업체와의 경쟁 끝에 어렵게 따냈고, 완벽하게 공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는 이렇다 할 공사를 따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2010년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가 나왔다. 공사도 굵직해 욕심을 낼 만했다. 베트남 전력청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 일본·중국업체들도 달려들었다. 그런데 베트남 전력청이 국제입찰로 발주하면서 가격경쟁을 유도했다. 현대건설로서는 욕심이 생겼지만 가격 경쟁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 한발 물러섰다. 상황은 일본 업체나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중국 업체가 공사를 따는 것으로 돌아갔다. 중국은 이미 베트남 곳곳에서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 운영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발주처가 “팔라이 화력발전소를 건설한 업체는 어디 갔냐”며 수면 아래로 현대건설을 끌어들였다. 팔라이 화력발전소에서 보여준 완벽한 기술력에 감탄한 전력청이 현대건설과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현대건설은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총동원했다. 특히 팔라이 발전소 수주 때부터 이어온 네트워크는 절대적인 도움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전력청은 수주 경쟁에서 유리하게 중국 업체의 정보를 슬쩍슬쩍 흘려주기도 했을 정도다. 이를 감지한 일본은 아예 경쟁을 포기했다. 결국 중국 업체와 경쟁을 해야 했다. 중국 업체는 처음부터 기술력으로는 현대건설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낮은 가격을 무기로 덤벼드는 바람에 애를 태웠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들이댄 순환유동층보일러(CFBC) 기술에는 발주처와 중국 업체 모두 손을 들었고 다음 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현대건설의 창조경제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 기술은 현대건설이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 도입한 첨단기술로 5000~6000kcal 열량을 내는 고품질 유연탄이 아닌 열량이 낮은 저질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면서 열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베트남은 유연탄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열량이 낮은 저질 연탄이다. 열효율이 높으면 유연탄을 가루로 태우지만 저질 연탄은 열효율이 떨어지고 환경오염 물질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현대건설은 저질 연탄을 2~5㎝ 크기의 고형 연료로 만든 뒤 공기부양 형식으로 연소시키는 기술을 적용했다.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독자적인 해외 수출이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조적 혁신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1966년에 뿌린 작은 밀알이 후속 공사로 이어졌고, 특히 팔라이 공사의 완벽한 수행과 인적네트워크 형성은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 수주로 이어지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하지만 진짜 대박은 아직 남아 있다. 베트남은 전력이 부족한 국가다. 추가 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대형 공사 수주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필리핀에서 같은 방식의 화력발전소 공사 발주가 있는데, 현대건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몽즈엉 화력발전소에서 보여준 현대건설의 창조경제 노하우가 베트남 원자력발전소 공사 수주로 이어지는 진짜 대박을 터뜨릴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글 사진 몽즈엉(베트남)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은, 견디자면 한없이 길고, 만끽하자면 너무나 짧은 계절이다. 아드레날린 펑펑 샘솟는 여름 레포츠! 그러나 하드코어는 좀 곤란하다면 가볍게 팅!핑!킹! 여름날 웃음 팡팡 튀는 산하로 가자.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봉화군청 www.bonghwa.go.kr, 영주시청 yeongju.go.kr, 모두캠핑 www.modecamping.com ●Rafting 낙동강 상류 이나리 강변 영차, 으싸 물 위의 전력질주 스키 한번 못 타고 겨울을 보낸 섭섭함을 기억한다면 이 여름이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래프트에 몸을 싣는 일이다. 래프팅의 계절은 여름보다 짧기 때문이다. 인제 내린천도 가봤고, 정선 동강도 가봤고, 한탄강도 가봤지만 낙동강은 처음이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초행자들을 놀래키려는 듯 낙동강 발원지에서 가까운 봉화 이나리 강변은 거친 물살을 쏟아내고 있었다. 며칠 전 내린 장마비가 한몫 단단히 했다. 장마 때는 도로에서 불과 1m 아래까지 차오를 정도로 수위가 높아지는데 래프팅의 스릴은 이 수위와 정비례한다. 보통 래프팅은 6~9월까지 석 달간 허락되어 있지만 첫물과 끝물은 마니아들이 움직이는 시기이고, 일반인들에게는 7~8월 두 달간이 무난하다. 35번 국도를 타고 상류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십여 개의 보트가 차창 밖으로 스쳐갔다. 봉화 래프팅은 봉화나루터에서 시작하여 길게는 청량교까지 코스가 이어진다. 상류에서부터 순서대로 관창교, 오마교, 관창1교, 청량교 등의 다리 부근에 선착장이 있는데 짧게는 6km, 길게는 10km까지, 여러 코스가 있다. “위험한 곳과 재미있는 곳은 다르다!” 베테랑 가이드의 연륜 어린 충고가 귀에 쏙 박혔다. 스릴을 추구하는 자들에게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유혹으로 들리겠지만 래프팅의 재미는 여러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수량이 많고 거친 물살이 간혹 나타나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노련한 가이드의 안내와 팀워크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안전이다. 그래서 몸을 푸는 준비 운동과 안전교육은 필수다. 무게가 60kg이 넘는 10~12인승 보트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만 운반도, 운행도 가능하다. “봉화의 래프팅 코스에는 두 가지 고비가 있는데요, 첫 번째 것은 위험하기만 하고 재미있는 곳은 아니고요, 두 번째 고비는 좀 위험하지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하얀 포말이 올라오는 지점이 다가올수록 물속에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소용돌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트 바닥에 부착된 발고리에 안전하게 발을 고정하고 구령에 따라 몸을 앞뒤로 숙이기도 하고 힘차게 패들을 저으니 어느새 수면이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미 몸은 흠뻑 젖은 상태. 아드레날린의 세례를 받은 듯하다. 가이드가 경고했던 두 개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이빙 타임! 바닥이 보이질 않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물길을 잘 아는 가이드들이 파악해 둔 다이빙 지점은 수심이 깊어서 다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자세로 입수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그 소리에 놀란 두루미가 멀리서 날아올랐다. 물길 따라 그냥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래프팅은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몇 번 물에 빠지고 나니 (그래서 물을 삼키지 않는다면) 배가 홀쭉해져 있다. 종료 지점이 가까워지면서 몇 팀과 캔 맥주 내기 레이싱을 해서 더 그랬을지도. 단단하게 조였던 구명조끼가 다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 당장 식당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일 때 낙동강레포츠센터의 넓고 깨끗한 샤워장은 참 고마운 존재였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후에 나누는 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고, 맛있을 수밖에. 한여름이 꿀맛이다. ▶Rafting Gear 래프트 래프팅은 2차 세계대전 후 남은 군용 고무보트를 운송 수단으로 사용했다가 레저용으로 확산됐다. 작게는 3~4인용(45kg, 3m60cm)부터 크게는 12인용(64kg, 4m50cm)까지 있으며 PVC나 고무재질로 만들어진다. 고무 래프트 한 척의 가격은 보통 300~400만원 사이다. 구명조끼 수영을 못해도 래프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구명조끼다. 체중 120kg까지 안전하다. 착용요령은 가슴둘레가 꼭 맞도록 몸통의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다리 고정끈까지 확실하게 채워야 물에 빠졌을 때 조끼가 벗겨지지 않는다. 안전모 너무 크거나 작은 사이즈는 불편할 뿐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으므로 적당한 사이즈를 골라서 착용해야 한다. ▶travie info 낙동강 래프팅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의 35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중앙래프팅(054-672-0802), 봉화래프팅(054-673-0890), 청량산래프팅(054-674-1999) 등 여러 업체를 발견할 수 있다. 소요시간 2~3시간 요금 1인당 2만~3만5,000원(코스별) 봉성 청봉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은 솔잎향이 가득한 돼지숯불구이로 유명하다. 춘향목에서 딴 솔잎이 잡냄새를 제거하고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비결. 숯불 화덕에서 구워 오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걸리지만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직접 띄운 메주로 만든 된장찌개도 일품. 돼지 숯불구이 1인분 1만8,000원 문의 054-672-111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Camping 연천 조각공원 캠핑장 예술이 있는 풍경 그리고 캠핑 <1박2일>, <아빠, 어디가>의 영향력이 대단하긴 하다. 여행을 귀찮아하시는 어머니의 입에서 ‘캠핑 한번 해보자!’라는 제안이 먼저 나오다니. 부모님의 로망을 풀어 드리긴 해야겠는데 한번 쓰자고 비싼 캠핑장비를 구입하기는 그렇고, 또 막상 텐트생활을 불편해 하실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끝에 나온 답은 캐러밴이었다. 여름의 위세는 당당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고작 10여 미터를 걸었을 뿐인데 말 그대로 뙤약볕 샤워. 이 순간 드는 생각은 아무리 자연 속의 캠핑이라지만 텐트가 아닌 캐러밴을 예약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주방용 에어컨과 침실용 에어컨을 가동하니 차 안 공기는 금세 뽀송뽀송, 시원해졌다.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둘러보니 6인승 캐러밴은 펜션 시설 못지않았다. 전면에는 커플을 위한 큰 침대와 전용 에어컨, 후면에는 2층 침대 2개가 있었다. 중앙부의 주방에는 가스레인지와 냉장고는 물론이고 식기와 밥솥 등 모든 주방도구가 갖춰져 있으니 늦은 점심식사 준비도 뚝딱 이루어졌다. 게다가 평면 TV까지. 또 하나의 집이다. 캐러밴에 딸린 파라솔 테이블 옆으로 대형 그늘막 설치가 끝날 무렵 아버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셨다.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맥주 한 캔. 그렇게 온 가족이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어린시절 부산 외갓집 앞 평상에 할머니, 이모, 삼촌까지, 온 가족이 모여 수박을 깨먹던 추억이 몇십 년의 시차를 뚫고 달려와 있었다. 그때 어린 나 대신, 꼭 그 또래의 조카가 뽀로로 캠핑의자에 앉아 있을 뿐. 열기가 가시고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 공원 산책에 나섰다. 좀 전까지 예사로 보았던 물체들에 다가서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멀리서 돌멩이인 줄 알았던 연못가의 검은 물체들은 세심하게 배치된 군화 수십 켤레고 그냥 장대라고 생각했던 쇠철봉 위에 녹슨 철조망이 걸려 있었다. 저 멀리 검은 천막은 미국의 군용막사였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도 매년 6월 민통선예술제를 주최하고 있는 미술관다운 작품들이었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을 달려왔을 뿐인데 분단이라는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곳에 설치된 대형 작품들은 대부분 석장리 조각공원의 관장인 박시동 화백의 것이고 곳곳에 소품들이 숨은 듯 전시되어 있다. 분단과 평화에 뜻을 둔 작품들도 있지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이 푸른 잔디밭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석장리 조각공원이 캠핑 캐러밴 사이트로 변신한 것은 지난 6월의 일이다. 기존에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 사이로 모두 17대의 캐러밴이 자리를 잡았다. 예술을 테마로 하는 독특한 오토캠핑장이 생긴 것이다. 캠핑장 운영을 맡고 있는 김규호씨의 부지런함과 싹싹함 뒤에는 아버지 김명환씨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캐러밴 등 특수차량을 생산하는 (주)두성특장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명환씨는 일반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캠핑장 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강연도 맡고 있다. 전국에 캠핑장이 급증하는 추세에서 테마와 개성이 없으면 금방 도태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런 의미에서 연천 조각공원점은 야생 버라이어티 캠핑보다는 느긋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캠핑장이다.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정성들여 가꿔 온 정원처럼 아늑하다. 생태보고지역인 최북단 제1땅굴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지난 15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채 재배해 온 야생화와 약초들은 효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 파리가 많은 것이 흠이었지만 살충제를 뿌리면 반딧불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 고민이라고. 박시동 관장 내외가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이 뒤편에 있고, 주차장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손수 만들었다는 황토방 3채가 있다. 그중 하나는 효소저장소로 사용 중이다. 9월부터 관장 내외가 지도하는 도자기 체험, 사진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개시할 예정이며 수년 동안 숙성시킨 효소도 구입할 수 있다. 또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50명 이하 단체를 위한 여행지로도 제격. 야외부대와 황토방 펜션 등 다른 캠핑장에는 없는 시설도 있다. ▶Camping Gear 캐러밴을 이용하는 가장 큰 장점이 캠핑 장비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긴 하지만 한 두가지만 더 준비하면 캠핑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 캠핑 의자 보통 캐러밴 옆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지만 이동이 어렵고 좁기도 하다. 편하게 옮겨 앉을 수 있는 캠핑 의자가 있다면 경치 좋은 자리, 시원한 자리에서 독서를 하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작은 테이블과 그늘막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화롯불 지피기 캠프파이어가 없다면 캠핑의 낭만을 절반도 즐기지 못한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숯불 바비큐용 화로를 빌려주기도 하지만 이와 별도로 장작을 구입해서 모닥불을 만들면 밤새 불가에 모여서 도란도란 즐길 수 있다. ▶travie info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은 캐러밴 전용 캠핑장으로 2인용, 4인용, 6인용까지 총 17대의 캐러밴이 있다. 원래 석장리 조각공원이었던 캠핑장에는 조각품과 설치미술, 연못과 잔디정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2채의 황토펜션도 운영 중이다. 태안반도의 학암포 캠핑장과 영종도의 왕산 제휴점도 있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석장리 875 요금(최저요금기준) 스탠더드 8만원(2인용), 디럭스 11만원(4인용), 스위트(6인용) 14만원, 황토펜션(2인용) 10만원 문의 1544-6615 www.modecamping.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ekking 청량산·죽령옛길 참! 시원한 여름 숲길 그 좋아하던 등산도 여름이면 잘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나 내공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여름 숲이 얼마나 시원한지를. 그 계속물이 얼마나 차가운지를. 봉화 청량산 물과 함께 걸었네 청량산 산행은 보통 ‘입석’에서 시작된다. 이름 그대로 서 있는 돌. 뚝 떨어져 나온 커다란 바위가 마치 이정표처럼 서 있다. 탐방코스는 5가지로 짧게는 2시간(4km) 코스도 있고 정상을 넘는 코스는 5시간 40분(7km) 정도를 잡아야 한다. 물병 하나 들고 오르기 시작! 청량산淸凉山은 수려한 풍경 때문에 금강산과 비교하여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이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과 재산면, 안동시 도산면과 예안면에 걸쳐 조선시대에 풍기군수로 재직했던 주세붕이 직접 명명했다는 12개의 봉우리(내산內山 9개, 외산外山 3개)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최고봉은 장인봉870m이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반가운 쉼터가 나왔다. 청량정사를 먼저 방문해야 정석이겠지만 발길이 먼저 닿는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산꾼의 집’. 칠순이 넘은 기인 이대실 선생이 이 집의 주인이다. 서예, 달마도, 가야금, 무예 등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그는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몄고 직접 제작한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후한 인심 덕에 이곳에 들르는 나그네는 누구나 따끈하고 달큰한 약초차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원하는 만큼 마시되 컵을 헹구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입구에서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 들이키고 나니 뼛속까지 시원해진다. 경사면에 위아래로 펼쳐진 청량사의 중간 허리쯤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창건된 청량사는 산 중턱쯤, 마치 부채를 펼쳐서 세워놓은 듯 비탈진 절벽 아래 독특한 가람배치를 이루고 있었다. 전성기에는 산 곳곳에 암자가 27개나 되었다지만 지금은 조선 후기 양식을 보여주는 유리보전과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응진전이 가장 수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그 냉수의 힘으로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목적지는 해발 800m 지점의 하늘다리. 2008년에 설치한 하늘 다리는 솟아오른 두 개의 봉우리, 자란봉과 선학봉의 정상을 연결한 길이 90m의 산악현수교다. 다리 가운데 지점에는 투명한 복합유리섬유 바닥재를 사용해 마치 허공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오래돼서인지 불투명해져 버렸다. 어쨌든 아찔한 풍경인데 운동화를 신은 소년들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청량사에서 선학정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졸졸졸 계곡물이 따라 내려온다. 고대에는 수산水山이라고 불렸다는데, 그만큼 12봉 사이 계곡마다 물이 풍부했었나 보다. 그 조잘대는 물소리만으로도 청량하기가 그지없다. 청량산도립공원 mt.bonghwa.go.kr 054-679-6651 영주 죽령옛길 ‘잠시 쉬었다 가게나!’ 소백산국립공원의 둘레에도 길이 흐른다. 충북 단양, 강원 영월, 경북 영주에 모두 걸쳐 있는 소백산자락길이다. 총 12개의 자락길 중에서 죽령옛길은 3자락(11.4km)을 구성하는 3개의 길(죽령옛길, 용부원길, 장림말길) 중에서 첫 번째 문화생태탐방로다. 그러나 죽령옛길(2,8km 50분)의 역사는 신라 아사달과 15년(1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풍령, 문경새재와 함께 영남과 다른 지방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통로였고 조선시대 유생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거쳤던 곳이기도 하다. 그 선비들이 쉬어 가곤 했던 주막과 마방은 1900년대 초까지도 운영을 했었다. 지금은 다 무너진 돌담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어르신들도 아직 계시다. 주막에서 들이킨 약주 한잔의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고갯길은 더 힘겨웠을 것이다. 구름도 자고 간다는 추풍령이 고작 해발 221m이니 해발 689m의 죽령을 넘는 구름들은 사나흘 푹 묵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길을 오갔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는 퇴계 이황 선생도 포함된다. 형제간의 우애가 지극했던 퇴계 이황 선생과 형 온계 이해 선생이 서로를 배웅했던 계곡자리가 남아 있었다.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쓸모가 없어진 죽령옛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우거진 풀숲에 잠식되나 했지만 트레킹 붐을 타고 다시 빛을 찾았다. 지금은 국가명승 30호로 지정되었고 12자락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몇해 전 이 길을 걸었을 때에는 소백산역(구 희방사역)에서 시작해 죽령마루까지 오르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내려갔다. 나무 계단과 데크가 놓이고 도로변에는 정자까지, 길은 제법 정비가 되어 있었다. 숲길이 끝날 무렵에는 사과, 자두, 호두가 알차게 영글어 가는 과수원이 나왔다. 열매는 여름이라는 뜨거운 에너지의 집약일지도 모르겠다. “여름에 걷기에는 정말 최곤데요!” 누군가의 탄성이 지나갔다. ▶travie info 송이돌솥밥 봉화는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다. 송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돌솥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솥밥을 푸기 전에 송이 한 점을 참기름장에 찍어서 그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이다. 봉화에서 나는 신선한 나물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송이요리전문점 솔봉 송이(봉화읍 내성리, 054-673-1090) 돌솥밥 1만5,000원 약선정식 청정지역에서 재배해 향이 깊고 부드러운 나물들을 간수 뺀 소금과 효소 등으로 맛을 낸 약선요리는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인삼요리와 한방인삼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약선당은 2010년 세계약선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순화 여사가 창업했고 아들 이정훈씨가 대를 잇고 있다. 약선당(영주 봉현면, 054-638-2728) 약선정식 2만원, 인삼정식 3만원
  • “日·中, 동북아 갈등 인식 상반… 실용적 자세로 지역발전 이끌어야”

    “日·中, 동북아 갈등 인식 상반… 실용적 자세로 지역발전 이끌어야”

    21세기 세계 질서의 중심이 될 것이란 평가 속에서 영토 분쟁, 군비 경쟁 등으로 갈등과 충돌 우려가 커가는 동아시아. 한·중·일은 어떻게 갈등과 반목을 넘어 안정과 번영을 가꿔 나갈 수 있을까. 지난 23일 이호철 한국국제정치학회장과 사카이 게이코 일본국제정치학회장의 대담을 통해 중국의 부상과 군비 경쟁, 영토 분쟁 등으로 출렁이고 있는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변화와 한·중·일의 역할을 들어봤다. 사카이 회장은 ‘21세기 국제질서 변화와 동아시아: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이란 주제로 부산 벡스코에서 23, 24일 열린 한국국제정치학회 주최 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동아시아가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역내 교류와 상호의존도를 키워 가고 있다. 반면 불신과 갈등도 높아지고 있다. 그 원인과 배경은. -사카이 게이코 회장(이하 사카이)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 등 국제질서의 변화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인식과 견해의 차이가 크다. 미국이 동아시아 패권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과 중국의 부상이 동아시아에 불안정과 위협이 될지 또는 안정의 요인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판단도 다르다. 일본으로서는 미국과 동맹의 역학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도 문제다. 이런 요소들이 정책 결정의 변수가 되고, 균형을 찾아가는 모색의 과정 속에서 불안정성이 생긴다. -이호철 회장(이하 이호철) 중국의 부상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제력, 군사력 등 어떤 측면에서나 그렇다. 그러면 미국은 정말 쇠퇴하고 있나. 미·중 간 국력 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중국의 부상이 미국의 쇠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중이 갈등과 협력 사이에서 뭘 선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반도나 동아시아 입장에서 미·중은 협력 관계로 가야 한다.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에서 미·중 협력관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보였다. 중국에서 ‘신형대국 관계’로 부르는 ‘변화된 중국의 이해와 역할을 반영한 중·미 관계의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일정기간 나갈 가능성도 높다. →일·중 관계는 어떤가. 중국에선 동북아의 불안정을 일본 탓으로 돌린다. 일본의 재무장 및 평화헌법의 개정 시도, 정치인과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이 동북아 안정과 주변국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본다. -사카이 일본에서는 정반대로 이야기한다. 일본 내에서도 다르게 보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대다수는 그렇다. 인식 차이가 크다. 오히려 “중국이 위협적”이라고 본다. 세력 전이 관점에서 중국의 부상을 우려하고 중국 위협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다. 중국이 (갈등과 문제의) 원인 제공자라는 생각이 일본에선 강하다. 중·일 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매스미디어다. 두 나라 군대의 교류, 외무성의 네트워크, 각 전문 집단의 협력은 경쟁관계 속에서 상당히 진행 중이다. 협조적 경쟁관계다. 그런데 언론에서 부정적인 면을 확대 부각시켜 그런 인식을 확산시킨다. 그것을 정치가들이 이용하고 선거에 활용하면서 확대 재생산시킨다. 언론과 정치가 각 분야에서의 교류협력 성과를 무색하게 만들며 중·일 관계를 악화시킨다. -이호철 한·일 관계에도 중·일 관계에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중국 경제는 15억명의 인구가 생산하는 총량이다. 1인당 소득 규모로 따지면 미국과 일본의 5분의1 수준이다. 인구에 의해 경제력이 과장되는 측면이 크다. 군사력이나 첨단기술 수준도 미국을 따라가긴 아직 멀다. ‘랴오닝호’란 항공모함 하나를 진수한 수준이다. 구소련의 선체를 사다가 중국 기술을 탑재한 것이다. 중국의 부상을 지나치게 위협적으로 봐야 할 근거는 약하다. -사카이 이 회장의 지적에 대부분 (일본의) 전문가들도 동감한다. 일·중 관계는 협조적 경쟁관계다. 서로 협력해야 동북아 안정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 →사카이 회장은 일본의 대표적인 중동문제 전문가다. 중동의 경험에 기반한 동북아 갈등과 분쟁의 해소 방안을 찾는다면. -사카이 중동도 영토분쟁이 많다.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도 문화·인적 교류를 비롯해 수면 밑에서 이뤄지는 (정치가와 정책결정자 간) 소통 노력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중동에서 동아시아를 서양 근대화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은 아시아적이고 한국과 일본은 서구화, 미국화됐다. 근대화 방식에서 갈등 요소를 지닐 수 있다. 미·중이 대립할 때 한·일은 이를 어떻게 보고 대응할까. 동북아 국가들에 아시아적 가치는 협력으로 나갈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호철 큰 틀에서 같은 생각이다. 한·중·일이 공유하는 가치가 커지고, 함께 주도하는 국제질서도 활발해질 것이다. 2000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아세안과 한·중·일 4자가 공동기금을 만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도 아시아적 가치가 구현된 지역협력의 한 예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주도의 해결방식은 잘 작동하지 않았다. 이런 관점에서 CMI 다자화는 역내 합의와 아시아적 가치가 반영된 경제 위기에 대한 중요한 대응장치다. IMF 운영방식과는 많이 다르다. -사카이 아시아적 가치의 언급은 보완적인 차원에서 이야기했다. 아시아적 비전을 만들어 서구 근대화를 보완하는 아이디어다. 한국의 드라마, 일본의 만화 등이 중동에서도 큰 인기다. 아시아적 문화 가치가 중동에도 스며들고 있다. 문화적 접근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차 대전 패전일인 지난 15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아시아에 대한 가해와 반성’을 이례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사카이 일본 총리들은 외교보다 국내 정치에 힘을 쏟는다. 아베의 발언과 일련의 행동도 국내 정치용 성격이 강하다. 아베의 생각은 지난 2008년 펴낸 그의 책 ‘아름다운 국가’에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그의 생각도 자민당의 외교구상 안에 있다. 총리의 말 한마디가 집권당의 입장을 바꾸지는 못한다. 총리가 무엇을 말해도 선린외교를 위한 집권 자민당 내의 기조가 바뀌지는 않는다. -이호철 정당의 역할과 기능이 제도화되어 있는 일본정치의 다행스러운 측면이다. 21세기 동아시아 중심의 국제질서에서의 핵심은 한·중·일 3국 협력을 제도화하는 일이다. 유럽통합과정에서 영·불·독이 보여준 협력의 리더십과 마찬가지이다. 한·중·일은 아세안(ASEAN)+3 정상회담과 더불어 3국 정상회담을 제도화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 3국 정상회담은 동북아 평화협력 구축의 핵심 기제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 미국, 러시아, 아세안, 유럽이 보조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중·일 협력이 동북아 평화협력의 핵심 기제로 발전하기 위해선 20세기 세 나라 간 불행했던 역사에 대한 결자해지의 용기 있는 리더십이 전제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15 기념사에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 있는 리더십”을 일본 정치인들에게 촉구한 바 있다. -사카이 어려운 문제다. (과거사와 관련) 국가에 따라 인식 차가 크고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의 우경화 정책에 대해 일본 지식사회에서도 위기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 특성상 민주당과 다른 강한 지지층을 갖고 있고, 아베노믹스의 활력에 대한 평가도 있다. 이런 점에서 위기감과 동시에 안정감도 있다. -이호철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문제 등 중·일 관계가 경색되고 있다. 두 나라의 ‘수면 아래 파이프라인’이 작동하고 있는가? 두 나라가 빨리 실용적인 관계로 돌아와야 한·중·일이 주도하는 질서를 빨리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사카이 그렇다. 그러기 위해선 영토 문제 등 갈등 사안과 다른 현안 및 협력사업을 분리해 진전시키는 ‘정경분리 자세’가 필요하다. 각각의 이슈에 따라 접촉을 확대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 -이호철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동남아, 중동,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한국과 중국 방문은 언제쯤 가능한가. -사카이 외교 루트 활성화는 바람직하고 고무적이다. 민주당 때에는 외교 루트가 막혔었다. 중동의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등도 돌았는데 더 많은 나라를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중 두 나라에 대한 방문은 복합적인 문제가 쌓여 어려움이 있다. 수면 밑 ‘파이프라인의 가동’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중국 등 일부 국가의 반일 감정도 일본 혼자 노력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중국 내 요인도 있고 주변국과의 관계 등 복합적 산물이다. -이호철 한반도 통일과 통일 한국의 등장은 21세기 동아시아 중심 국제질서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동북아의 핵심적인 불안정 요소를 해소하는 것이고, 영구 평화의 기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의 협력과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 한·중·일이 협력의 영역을 넓혀 나가야 한다. -사카이 일본도 한반도가 통일되면 북한의 위협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중동 석유에 똑같이 의존하고 있는 한·중·일은 공동의 고민을 갖고 있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공동 관리 모색도 필요하다. -이호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3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감한다. 한·중·일 협력은 21세기 국제질서에서 필수불가결하다. 에너지, 비정부기구 간 협력과 함께 공동 학위 과정 등 교육 영역에서의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여성 학자로서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나. 일본에서도 여성 총리가 나올까. -사카이 일본 여성으로서 부럽다. 여성 총리가 나온다는 것은 현재 일본 풍토에선 상상하기 어렵다. 여성 국회의원도 매우 적다. 사회 및 정리 부산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한국국제정치학회는 국제정치학 및 관련 학자, 국제관계 사무 종사자, 전문 연구가 150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 사회과학 분야의 대표적 학회다. 1956년 창설됐다. 일본국제정치학회도 1956년 창립됐으며 회원은 2000여명. 일본 국제정치학계 학자들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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