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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약 하나로 회춘한다?…하버드대, 후보 물질 6가지 발견

    알약 하나로 회춘한다?…하버드대, 후보 물질 6가지 발견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인간의 노화를 되돌리는 ‘젊음의 묘약’을 알약 형태로 만드는 데 한걸음 다가섰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하버드 의대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인간 피부 세포의 노화 과정을 몇 년까지도 되돌릴 수 있는 화학 혼합물 6가지를 발견했다고 국제 학술지 ‘에이징’(Aging) 12일자로 발표했다. 노화 및 유전학 분야 권위자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이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 연구 결과를 다음날 트위터에 공유하고 “획기적 발견”이라고 자평하고 “전신 회춘이 가능한 알약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안에 임상시험이 시작될 수 있다는 싱클레어 교수의 트윗은 트위터 소유주이자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52)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연구는 이른바 ‘야마나카 인자’라고 불리는 노화 방지 유전자가 발현하면 다 자란 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바꿀 수 있다는 이전 발견에 기초를 두고 있다. 야마나카 인자는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줄기세포 연구자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발견한 특별한 유전자 조합이다. 다 자란 세포의 특정 유전자를 재조합해 덜 자란 세포로 만들면 세포의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 현상을 배양접시 위에서 실현해낸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러나 발견은 세포가 너무 어려지지 않고 암으로도 변하지 않으면서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지 의문을 제시했다. 새로운 연구에서 연구팀은 세포 노화를 되돌리고 인간 세포를 젊어지게 할 수 있는 분자들의 수백만 가지 조합을 선별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놀랍게도 연구팀은 노화 세포를 젊은 상태로 회복시키는 화학 혼합물 6가지를 일주일도 안 돼 발견할 수 있었다.이후 연구팀은 쥐와 인간의 세포에서 이들 화합물의 영향을 시험했다. 그 결과 6가지 조합 모두에서 노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변화는 생물학적 나이를 예측하는 데 쓰이는 ‘전사체 시계’(transcriptomic clock)로 평가됐다. 싱클레어 교수는 트위터에 “시신경과 뇌 조직, 신장, 근육 등에 대한 연구에서 쥐의 시력이 향상됐고 수명이 연장되는 등 유망한 결과를 보여줬다”면서 “지난 4월에는 원숭이의 시력도 향상됐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번 결과는 시력개선에서부터 노화 관련 질병의 효과적 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단 하나의 알약으로도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해당 연구는 대부분 과장됐고 매우 예비적인 결과라고 일축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화 역전에 대한 연구에서 성과가 있던 것은 유전자 편집 기술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비싸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미국의 저명한 노화 연구자인 맷 캐벌린 워싱턴대 교수는 트위터에 “언급된 혼합물들은 유용한 치료 특성을 가질 수 있지만, 논문에는 그런 증거를 제공하는 직접적인 데이터가 없다”며 “생물학적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 전에 동물 시험에서 혼합물 중 적어도 하나를 검증하고 나이와 관련한 건강 지표나 수명의 개선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노화 연구자인 찰스 브레너 박사도 해당 연구 논문에서 3가지 화합물은 신체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첫 째 ‘CHIR99021’이라는 화합물은 수면 중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활성화되는 글리코겐의 형성을 차단한다. 이것이 우리가 밤에 몇 시간 동안 먹을 필요가 없는 이유”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트라닐시프로민(tranylcypromine)은 항우울제이고 발프로산(valproic acid)은 양극성 장애 치료에 쓰이고 간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논문에서는 이들 화합물의 위험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는 또 “이것들은 일반적으로 단독으로, 또는 조합으로 사용해도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한편 싱클레어 박사는 노화를 되돌리는 연구로 최근 몇 년 사이 미디어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 2020년 연구에서 쥐의 노화 세포를 이전 상태로 되돌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젊어질거야”…17살 아들 피 수혈 받은 40대 남성, 실험 결과 공개

    “젊어질거야”…17살 아들 피 수혈 받은 40대 남성, 실험 결과 공개

    젊음을 되찾으려는 목적으로 17세 아들의 혈액을 수혈받은 미국의 억만장자가 해당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의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주인공인 브라이언 존슨(45)은 지난 4월 17살 아들 탈메이지 존슨으로부터 ‘젊은 피’를 수혈 받았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혈액을 70새 아버지에게 주입했다.  당시 존슨은 아들의 혈액은 1ℓ 중 혈장(혈액에서 혈구를 제외한 액체)를 분리한 혈액을 자신의 몸에 주입했다. 동일한 과정으로 자신의 혈액을 아버지에게 기증했다. 젊은 사람의 혈장을 수혈 받는 이 과정은 브라이언의 ‘항노화 프로젝트’ 일환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다양한 항노화 방법을 시도했고,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1ℓ의 ‘젊은 혈장’을 기증받아 주입해 왔다. 아들의 ‘젊은 피’까지 동원한 것은 지난 4월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최근 존슨은 젊은 피를 수혈 받는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대와 달리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존슨은 자신의 SNS에 프로젝트 중단 소식을 전하며 “다양한 검사를 시행한 결과, 젊은 피의 수혈이 주는 어떤 이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생물학적으로 젊은 사람의 혈장을 이식하는 것은 고령의 노인 또는 특정 (건강) 조건에서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내 경우에는 효과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피를 수혈 받은 70대 아버지에게서도 효과가 없었는 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아버지에 대한) 실험 결과는 아직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노화를 막고 젊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존슨은 젊음을 되찾기 위해 매년 200만 달러(한화 약 26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오전 6시~11시까지 하루 5시간 동안 정확히 1977칼로리를 섭취하는 엄격한 식단과 수면 지침을 지키고,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그가 회춘을 위해 투자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생물학적 나이를 줄이려는 그의 노력은 일부 효과를 거뒀다. 그의 주치의들은 지난 1월 정기 검진 결과, 존슨이 37세의 심장과 18세의 폐를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젊은 사람의 피를 수혈 받는 것이 실제 젊음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는 지 여부는 여전히 학계의 논쟁거리 중 하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수혈의 노화 방지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오히려 잦은 혈장 주입은 면역계를 과도하게 활성화해 병을 일으키거나, 감염과 알레르기, 심혈과진환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FDA의 경고 내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적정 투여량 등이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혈장 주입의 효과를 논하는 것은 섣부르고 위험한 시도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쥐 실험을 통해 회춘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논문이 존재하는 만큼, 젊은 피를 수혈 받아 젊음을 되찾는 일이 완전히 불가능하거나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반박도 있다.  197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는 젊은 쥐의 피를 늙은 쥐에게 전달했더니 수명이 연장되는 결과를 확인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5년 스탠퍼드대는 역시 젊은 쥐의 피를 받은 늙은 쥐의 세포 재생이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는 논문을 공개했다.  한편, 젊음을 되찾기 위해 한 해 동안 수백억 달러를 쏟아 붓는 존슨은 결제 플랫폼 회사 ‘브레인트리’를 이베이에 8억 달러(한화 약 1조 322억 원)에 매각해 30대에 자산가가 된 유명 백만장자다.
  • [길섶에서] 지구와의 접속/이동구 논설위원

    [길섶에서] 지구와의 접속/이동구 논설위원

    열흘 가까이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 집 주변 둘레길 중간쯤 어린이 놀이터의 모래밭을 아침 산책 때마다 30여분 맨발로 걸어 본다. 처음 시작할 때는 통증으로 힘들었으나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세면대에서 발을 씻고 양말을 다시 신을 때면 상쾌하고 개운함마저 느껴진다. 맨발 걷기는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다. 두세 달 전쯤 먼저 실행했던 지인은 수면의 질이 개선되고 스트레스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맨발 걷기 예찬론자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지구 생명체의 근원인 ‘지표면과의 접속’(Earthing)을 통해 활성산소 발생과 우리 몸의 염증 수치도 줄일 수 있다는 말에 확 끌렸다. 얼마 전 중년의 여성 등산객들 또한 맨발 걷기에 도전하는 자극제가 됐다. 맨발로 재빠르게 산을 오르는 그들의 모습은 놀라움과 함께 부러움마저 느끼게 했다. 아직은 초보 단계지만 조만간 맨발로 산책길을 완주하고, 등산코스에도 도전해 볼 요량이다. 마치 인생 여정에 다시 맨발로 뛰어든다는 각오로….
  • 잘 사는 나라 사람이 잠도 잘 잔다 [사이언스 브런치]

    잘 사는 나라 사람이 잠도 잘 잔다 [사이언스 브런치]

    일리아드, 오디세이아의 작가 호메로스는 “잠은 눈꺼풀을 덮어 선한 것, 악한 것, 모든 것을 잊게 하는 것”이라 했고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는 “수면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뒤척거리다가 스마트폰을 꺼내 만지작대고 있노라면 잠을 설치게 된다. 게다가 요즘은 빛 공해 때문에 깊이 잠들기도 쉽지 않다. 많은 경우 잠드는 시간과 수면 시간은 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다른 요인들도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스트 전산학부,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 강원대 AI융합학과, 영국 노키아 벨 연구소, 덴마크 코펜하겐IT대 공동 연구팀은 현대인의 수면시간은 개인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렸다. 수면은 건강과 웰빙,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그리고 수면의 질에 대해서는 정확히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스마트 워치가 대중화됐다는 점에 착안해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고 있는 미국, 캐나다, 스페인, 영국, 핀란드, 한국, 일본 등 11개국 3만 82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수집한 5200만 건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스마트 워치의 모션 센서는 뒤척임 없이 수면을 시작하는 순간을 정확히 기록하기 때문에 설문조사가 갖는 편향성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국가별 취침 시간, 기상 시간, 총 수면시간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연구 결과들보다 국가별로 수십 분에서 1시간까지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평균 취침 시간은 0시 1분이고 기상 시간은 오전 7시 42분으로 나타났다. 기상 시간은 대부분의 국가가 비슷한 경향을 보였지만 취침 시간은 지리적·문화적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 특히 국민 소득(GDP)이 높을수록 취침 시간이 늦었으며 문화적으로는 개인주의보다 집단주의 지수가 높을수록 취침 시간이 늦었다. 총 수면시간은 일본이 평균 7시간 미만으로 가장 적었으며 핀란드는 평균 수면시간이 8시간으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취침 중 깨지 않고 연속으로 자는 시간의 비율인 수면 효율성과 질적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인별, 문화적 요인을 고정한 다음 운동량이 늘어나면 수면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가상 실험했다. 그 결과 깨어있을 때 걸음 수가 늘수록 취침 시 더 빨리 잠들고 밤에 덜 깨는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량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지만 총 수면시간을 늘리지는 않았다. 또 운동이 수면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국가별로 달랐다. 미국과 핀란드에서는 강한 효과가 나타났지만 일본에서는 운동 효과가 가장 적게 나타났다. 차미영 카이스트 교수는 “수면은 웰빙, 비만, 치매 등과도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라며 “고령화 사회에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적절한 수면의 양을 보장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은 물론 사회적 지원도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꿀잠 자고 싶죠?… 수면 유도 파동이 ‘기적의 밤’ 안내합니다

    꿀잠 자고 싶죠?… 수면 유도 파동이 ‘기적의 밤’ 안내합니다

    우리나라 성인 직장인 가운데 알람 없이 아침에 일어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출근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지 않고도 머리가 맑은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깨어나도 찌뿌둥하고 잠을 제대로 잔 것 같지 않다면 그 이유는 밤늦게까지 즐긴 영화와 게임,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 일상화된 불안감…. 그러나 ‘꿀잠’을 자지 못한다고 병원에 가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아깝고, 수면제를 복용하자니 부작용이 두렵다. 이런 수면장애 문제를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다루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 360에 둥지를 튼 무니스의 권서현 대표는 “우리 브랜드 ‘미라클나잇(Miracle Night)’은 인간이 깊은 잠에 빠졌을 때 뇌에서 가장 우세한 파동인 델타파(0.5~4Hz)를 수면 유도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한 리듬의 소리를 들었을 때 인간의 뇌파는 그 주파수로 유도되는 경향이 있다. 이걸 뇌파 동조 현상이라고 한다. 미라클나잇은 잠을 잘 때 동조하는 뇌파에 주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이어폰 없이 수면 유도 보충 설명을 요청했다. 앱 형태의 미라클나잇에서 수면 유도 파동을 설정할 때 그날 낮에 느꼈던 감정이나 잠을 청하기 직전의 기분 상태, 즉 분노·불안·스트레스 등을 체크한다. 그러면 인공지능(AI)이 이에 맞게 파동을 찾아 추천한다. 숙면(N3) 비율이 상승하고, 선잠과 비슷한 잠복기는 줄어든다. “자주 사용하면 AI가 이용자에게 맞게 훨씬 더 잘 찾아준다. 또 주변 소음도 추적해서 가장 잘 맞는 파동의 소리를 추천한다. 소리의 종류도 물 흐르는 소리, 빗물 소리, 바람이 스치는 소리 등의 다양한 ‘백색 소음’을 믹싱해 들려준다.” 공해에 해당하지 않는 소리인 백색 소음에 파동이 섞여 있으면 인간이 알 수 있느냐고 되물었더니 권 대표는 스마트폰을 조작해 기자에게 내밀며 들어보라고 했다. 청진기로 듣는 아기의 심장 박동과 같은 소리가 빠르고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들렸다. “이게 수면 유도 파동인 모노럴 비트다. 모노럴 비트는 사람이 들을 수 있게도 할 수 있고, 듣지 못하게 비가청 주파수를 사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수면을 자극하는 뇌파가 가장 활성화된다.” 권 대표의 수면 뇌파 설명은 계속됐다. “수면을 빠르게 취하도록 돕는 뇌파 유도 소리는 1960년대부터 있었던 기술이다. 관련 논문도 많이 나왔다. 수면 유도 소리인 바이노럴 비트는 요즘 미국 수면 클리닉에서 테라피로 사용된다. 양쪽 귀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를 들어야 하기에 이어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수면 시 이어폰이 필요 없고, 소리가 조금 더 차분한 모노럴 비트가 최적이라고 판단해 비즈니스화하고 있다. 일반 모노럴 비트보다 훨씬 강력하고 효과적인 믹싱 알고리즘을 발견했다.” 미라클나잇이 의료기기가 아니라 스마트폰에 내려받는 앱이라고 하더라도 의료적 검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권 대표는 “출시하기 전에 연세대 응용뇌인지과학연구소에서 의료공학 석박사 등과 연구했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수면다원화 검사를 통해 효과를 검증했다. 우리의 미라클나잇을 들었을 때 델타파가 빠르게 상승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깊은 수면 비율이 2배 상승했다.” ●국내 불면증 환자 68만명 넘어 수면이 건강과 삶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다 보니 관련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수면 장애를 기술로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슬립테크(Sleep-tech), 수면과 경제학을 합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합성어도 등장했다. 시장 조사 및 분석 기관인 리서치 앤드 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슬리포노믹스 규모는 2020년 598억 1510만 달러에서 2030년 1119억 2010만 달러로 급성장하게 된다. 잠재력이 큰 미개척 시장인 숙면 시장에 삼성·구글·아마존·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이 뛰어들었다. 고객에게 단잠을 서비스하는 것과는 달리 시장은 전쟁에 들어갔다. 국내 수면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8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수면 장애를 겪는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수면을 돕는 제품과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1년 4800억원이었던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원대로 급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는 수험생과 대학생 위주로 가입자를 확보했다면 이제부터는 M세대(30~39세) 직장인으로 넓혀가고 있다. 10대와 20대 사용자가 79%인 반면 30대는 14%로 비교적 낮다. 서비스는 월 구독형이다. 10주차의 고객 유지 비율(리텐션)이 50%에 이른다. 지난 1년 365일 가운데 미라클나잇을 가장 많이 이용한 고객의 수면 횟수는 344일이었다.” 또 시장 규모가 큰 미국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미라클나잇을 내려받은 국가로는 한국 다음으로 미국이 2위다. 그래피컬 리서치는 북미 슬립테크 시장이 2021년 65억 7930만 달러에서 2027년 174억 3320만 달러로 연평균 17.6% 급성장한다고 전망했다. 뮤니스는 미국에 진출하고자 델라웨어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미국인 6명을 인턴으로 뽑았다.●내년초 투자 유치 로드쇼 검토 인천 출신인 그는 창업 4년차이지만 여전히 학생 신분이다. ‘18학번’인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와 컴퓨터과학과 복수전공이지만 “사업이 바빠 학업과 동시에 할 수 없어” 휴학한 상태다. 무니스 직원은 모두 12명이다. 권 대표는 대학 3학년이던 2020년 9월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할 때 그의 부모는 “네 인생, 알아서 하라”며 반대하지 않았단다. “학생이어서 창업할 수 있었다.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고, 도전할 나이여서 창업이 더 쉬웠다.” 하지만 입학 동기 대다수는 기업에 취업했거나 대학원에 진학했다. 창업 당시 그가 수면 유도 인형 ‘닥터도지’를 생산해 판매한 것이 미라클나잇으로 연결됐다. 인형 생산비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았다. “인형에 스피커를 달아 잠을 유도하는 소리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인형 1개에 5만원이었지만 2000개 정도를 팔았다. 그런데 일본과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대량구매 요청이 왔다. 이게 인형이어서 해외로 진출하려면 스피커와 배터리 등도 어린이 안전 인증을 받아야 했다. 나라별로 기준이 달라 너무 번거로워 포기했지만 수면 유도 음향을 원하는 시장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고, 글로벌 진출을 쉽게 하자는 차원에서 앱 서비스로 전환했다.” 작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미라클나잇 가입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6만 5000여명이다. “큰 광고 전혀 없이 순전히 바이럴 마케팅으로 이만큼 왔다. 우리의 성장 목표는 매주 7%씩 월 33%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다.” 구독자를 급속히 늘리기보다는 피드백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니스의 모든 임직원이 일주일에 고객 2명과 인터뷰한다. 그리곤 매주 월·금요일 가입자들이 보내준 의견을 다 같이 읽고, 고객의 목소리(VOC)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자신들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자는 것이 취지란다. “고객의 문제를 더욱 잘 해결할 수 있게 돌봐주는 이런 서비스는 경쟁사나 다른 업체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이다. 연말쯤이면 목표했던 유료 구독자 수를 달성하고, 어느 정도의 점유율이 확인되면 두 번째 단계인 급성장 전략을 펼 계획이다. 그러자면 아무래도 자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년 초에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디지털 헬스 관련 기관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로드쇼를 생각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두 번째 전략은 직원들의 수면 복지까지 챙기는 기업들에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을 활용한 서비스 보급, 수면 영양제 브랜드와의 협업도 고려 대상이라고 귀띔했다.
  • 반쪽 옆엔 숨은 진실…혹은 더 역한 진실

    반쪽 옆엔 숨은 진실…혹은 더 역한 진실

    1948년 어느 을씨년스러운 봄날, 마흔 살을 갓 넘긴 한 여성이 중국 베이징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다른 죄수를 ‘대타’로 총살해 1978년까지 생존했다는 설도 있다). 그는 ‘동양의 마타 하리’로 불린 가와시마 요시코였다. 중국 만주족의 공주 출신이면서 일제의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것이 처형의 이유였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 자체는 변화의 여지가 거의 없다. 한데 이면의 해석에는 여러 이견이 자리한다. 새 책 ‘부역자: 전쟁, 기만, 생존’이 짚어 보려는 것도 수면 아래 헤엄치는 진실들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조국과 동포를 배신하고 권력의 편에 섰던 세 부역자의 생을 추적해 실체적 진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들춰낸다. 저자는 이를 위해 나치 친위대 수장 하인리히 힘러의 마사지사였던 ‘사탄의 닥터’ 펠릭스 케르스텐, 남장을 즐기고 양성애자 성향을 보였던 청나라 공주 아이신줴뤄 셴위(가와시마 요시코), ‘절멸 수용소’로 가는 유대인 동포에게 돈을 뜯은 ‘동족 포식자’ 프리드리히 바인레프 등 여러 겹의 삶을 보여 준 인물들을 골랐다.저자가 셋을 끄집어낸 이유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난 사실들이 지난 세기의 가장 끔찍한 시기를 어떻게 살아 냈는지 가장 잘 보여 주기 때문”이다. 전쟁 시기에 일어나는 부역과 저항은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서사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 악한 일이 선한 의도로 행해질 수 있고, 악한 사람이 간혹 선한 일을 할 수도 있다. 영웅 서사 역시 상대적 악마화에 따른 결과물일 수 있다. 가령 케르스텐은 유대인 학살 주모자인 힘러의 몸과 마음을 보살폈지만 훗날 유대인 구출을 돕기도 했다. 바인레프 역시 돈을 받고 유대인들의 목숨을 구했고, 요시코도 청조의 부흥을 위해 일본에 협력한 측면이 있다. 셋 중 누구도 완전히 타락한 존재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이런 모습은 오늘날 공공 영역에서 활약하는 이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을 성인보다는 죄인으로 상상하는 게 더 쉽지 않냐”며 “이 세 명에 대입해 봄으로써 부역의 문제를 반추해 보자”고 말한다.진실이 억압돼 있거나 진실을 말하기에 위험한 상황에서는 각종 음모론과 상상이 넘쳐나기 마련이다. 허언증 환자나 신분 세탁자로 살아가는 기회주의자들에게 전쟁은 이상적인 배양접시가 돼 준다. 중요한 정보들이 가짜뉴스로 치부되고 인터넷상 집단 상상력에서 기인한 기획과 음모론을 다수의 시민이 믿는 요즘, 책에 나오는 세 인물의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현재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달리 말해 전쟁이 만들어 내는 환경이 요즘 세상의 환경과 그리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저자는 “정치적 논의가 있어야 할 자리에 끊임없이 음모론적 상상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물리적뿐 아니라 개념적으로도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산다”고 했다. 책의 주인공들처럼 아슬아슬한 세상에 발을 딛고 있는 거다. 현재의 평가는 후세가 하겠지만, 지금 발 디딜 곳에 대한 판단은 스스로 해야 한다. 이 책의 미덕은 그 판단을 위한 최소한의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 허리둘레 늘면 사망 위험 늘죠, 덜 먹고 덜 눕기… 시작이 반이죠

    허리둘레 늘면 사망 위험 늘죠, 덜 먹고 덜 눕기… 시작이 반이죠

    흔히 비만을 미용상의 문제나 다른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 정도로 단순하게 보는 경우가 있지만 비만은 그 자체만으로 엄연한 질병이다. 최근 비만 환자와 비만 관련 질병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와 관계된 의료비용의 지출도 늘고 있다. ●비만 유병률, 국민 10명 중 4명 대한비만학회는 우리나라 비만 유병률이 10년 동안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6일 전했다. 2021년 기준 비만 유병률은 38.4%에 달했는데 남성 2명 중 1명(49.2%), 여성 4명 중 1명(27.8%)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비만 환자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30년에는 현재보다 2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의학적으로 비만은 체내 근육량에 비해 지방조직이 과다한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체내 지방량을 측정하는 것이 비만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며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 측정을 통해 진단한다. 대한비만학회는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인 경우 고도비만으로 규정한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 몸에 축적된 지방에는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있다.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비만 관련 질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말랐는데 배만 볼록 나온 ‘마른 비만’의 경우 내장지방이 많은 상태일 수 있다. 허리둘레는 숨을 편안히 내쉰 상태에서 줄자를 이용해 측정한다. 측정 위치는 갈비뼈 가장 아래 위치와 골반의 가장 높은 위치의 중간 부위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 남자는 90㎝ 이상, 여자는 85㎝ 이상일 때 내장지방이 많은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일차성 비만과 이차성 비만으로 나눈다. 일차성 비만은 에너지 섭취량이 에너지 소모량보다 많은 상태에서 체지방이 증가해 발생하며 이차성 비만은 유전, 내분비질환, 약제 등에 의해 생긴다.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비만의 90% 이상이 칼로리 과잉과 연관된 일차성 비만으로 일차성 비만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상호작용해 발생한다”면서 “그러나 비만 환자의 3분의2는 성인 이후 비만해져 환경적 요인이 많이 관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저탄고지, 궁극적 비만 해소법 아냐 가장 중요한 환경적 원인은 과식을 포함한 잘못된 식사 종류와 습관이다. 그렇다면 최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기를 끈 ‘저탄고지 식사’는 비만을 막는 올바른 식사 종류일까. 박 교수는 “저탄고지 식사의 경우 초기에는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서 체중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방 함유량이 많은 음식의 잦은 섭취는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설탕 등 단순당이 많이 포함된 음료, 과자, 음식 등은 곡물 등의 다당류 탄수화물보다 빠르게 우리 몸에 흡수되면서 지방 축적의 원인이 된다. 과도한 당분 섭취는 점차 중독성을 나타내며 당분을 더 많이 섭취하려는 경향을 보여 최근 소아·청소년 비만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비만, 당뇨·고혈압 등 합병증 유발 비만이 무서운 질병인 이유는 당뇨병, 고혈압, 심장 및 뇌혈관질환, 관절염, 수면무호흡증 및 호흡기 문제, 암 등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비만은 사망 위험을 20%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체질량지수 및 허리둘레가 증가할수록 사망률이 높아진다. 특히 복부 내장지방의 축적이 심할 경우 중성지방과 동맥경화도의 증가 등으로 심혈관 관련 위험 인자가 심화될 수 있다. ●굶지 말고 꼭꼭 씹기, 6시간 이상 수면 비만한 사람들은 불규칙한 식사로 인한 폭식을 하고, 주식보다는 간식과 야식을 더 섭취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먹는 것으로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식사량을 줄이기 위해 끼니를 거르면 다음 식사까지 공복감이 심해져 평소보다 더 많이 먹게 된다. 따라서 정해진 칼로리를 여러 번 나누어 먹는 것이 더 좋으며 간식은 여러 번 나누어 먹더라도 몸무게가 늘어나게 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식사 시간이 짧은 경우 역시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너무 많은 양의 식사를 하게 돼 과식의 위험을 높이게 된다. 생활 습관도 비만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하루 2시간 이상의 TV 시청이 비만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컴퓨터게임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생활 속의 활동량이 감소해 비만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 6시간 이내의 수면을 취하는 수면 부족은 식욕 조절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와 에너지 섭취량이 많아지면서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 식사치료의 경우 에너지 섭취량은 줄이고 필수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면서 원하는 만큼 체중을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체중은 1주일에 0.5㎏ 정도씩 줄여 목표 체중에 도달하도록 한다. 운동은 주 3회 고강도 운동을 주당 200분 이상 또는 2500㎉ 이상을 소비하는 유산소와 저항운동을 해야 한다. 안수민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장은 “심리적·신체적 건강을 증진시키면서 감소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만치료의 올바른 목표”라며 “체지방을 줄이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하는 근육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면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 유산소·근력운동은 2대1 특히 최근 고령화에 따라급증하는 노인 비만의 경우 평생 지속된 식사 및 운동 습관의 결과로 발생하기에 예방 및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식사요법은 하루 섭취 열량을 권고하는데 남성은 2000㎉, 여성은 1600㎉다. 지나친 식사 제한이나 초저열량 식사는 추천하지 않는다. 단백질은 몸무게에 0.9를 곱한 양(g)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운동요법을 시도할 때는 나이, 동반 질환, 신체적 기능을 고려해 개개인에게 맞춘 처방이 필요하다. 쇼핑센터를 걷거나 수영 또는 아쿠아로빅, 집안 청소 등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킬 수 있는 모든 활동이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탄력밴드, 물통 또는 우유팩 등의 도구를 사용하거나 벽에 기댄 채 앉았다 일어서는 것도 근력을 강화시키는 데 좋은 운동이다. 민세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의 비중은 2대1 정도가 적절하다”면서 “유산소운동 비율이 높으면 체중은 효과적으로 감소하나 노인의 경우 체중 감소가 골밀도 감소로 이어져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전세제도 사라질까…“갭투자 원흉” vs “주거사다리” 운명은?

    전세제도 사라질까…“갭투자 원흉” vs “주거사다리” 운명은?

    전세제도가 흔들거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원희룡 장관이 “전세제도는 수명을 다했다”고 한 발언 이후 ‘전세폐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전세제도가 오랜 시간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한 만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팽팽하게게 맞선다. 과연 전세제도는 사라질 것인가. 전세제도는 다른 국가에서 보기 힘든 우리나라의 독특한 임대차 제도다. 집주인은 집을 내어주는 대신 전세보증금을 받아 돈을 융통하는 수단으로 이용했고, 세입자는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 전세금을 종잣돈 삼아 내 집 마련의 발판으로 활용했다.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우리나라에선 오랜 기간 전세제도가 뿌리내려 왔다. 그렇다고 전세제도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제도는 아니다. 김진유 경기대 교수에 따르면 전세제도가 기원전 15세기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이 있다. 법률상으로는 한국, 스페인, 프랑스, 미국(루이지애나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에서 전세제도 존재가 확인된다. 현재는 볼리비아와 인도 극소수 지역에서 우리나라의 전세와 유사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다만 금융제도가 탄탄한 나라 중 전세가 있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다. 우리나라 전세제도 기원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의 전당(典當)에 부동산이 포함돼 실크로드를 타고 우리나라로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윤대성 창원대 교수는 1876년 강화도계약 체결로 부산 이외에 인천과 원산이 개항되면서 서울 인구가 급증해 가옥의 전세 관계가 활발해졌을 것이라고 추론한다.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가 본격화하며 1960년대 이후 전세제도가 확산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전세제도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전세제도는 1975년 전체 주거에서 17.5%에서 1995년 29.7%로 거의 두배 가까이 급증했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전세(21.5%)가 월세(21.7%)에 따라잡혔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로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전세보증금 활용도가 낮아져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었다. 월세 시대가 도래하며 이때부터 전세폐지론이 본격화했다. 전세 비중은 2019년엔 15.2%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전세제도는 여전히 중요한 주거 선택지로 기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급등하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문제가 터졌다. 집값 상승에 감춰졌던 전세사기가 곳곳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고,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높은 ‘깡통전세’가 속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잔존 전세계약 약 200만건(작년 평균) 가운데 역전세 위험 가구 비중이 지난해 1월 25.9%(51만 7000가구)에서 올해 4월 52.4%(102만 6000가구)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문제들의 원흉으로 전세제도가 지목되고 있다.원 장관의 발언은 전세폐지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원 장관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전세제도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 수명을 다한 게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파장이 커지자 원 장관은 해외 출장지에서 “전세를 제거(폐지)하려는 접근은 하지 않겠다”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다만 전세제도를 손볼 필요성은 재차 강조했다. 그는 “보증금을 딴 데 써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전세제도가 없어지려면 현재 전세계약이 매매나 월세 형태로 전환돼야 한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전세 보증금 규모를 지난해 말 기준 1058조 3000억여원으로 추정했다. 이를 모두 전환하기엔 보증금 규모 자체가 너무 크다. 전세제도 폐지는 금융시스템 마비로 인해 또 다른 시장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또 전세는 여전히 서민의 주거사다리 역할 등 순기능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인위적인 정책으로 시장에 손대선 안 된다는 주장도 거세다. 정부는 우선 전셋값 하락으로 인한 임차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집주인의 무자본 갭투자를 규제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전셋값 급등의 원인으로 꼽히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은 개선에 나선다. 정부가 전세제도를 수술대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제는 정부가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며 인위적인 개입에 나설 때마다 전셋값이 폭등했다는 점이다. 결국 핵심은 세입자와 선의의 임대인은 지키면서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겠다며 땜질 처방을 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 구상에 나서야 한다. 원 장관은 “워낙 오랫동안 생겨온 생태계이고 고칠 때 더 큰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면서 “가급적 빠르면 좋지만, 하반기 이 문제를 본격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닮고 싶은 그 이름… ‘큰 부자’ 기운에 젖다

    닮고 싶은 그 이름… ‘큰 부자’ 기운에 젖다

    경남 의령의 남강 변에 솥바위가 있다. 재물복을 나눠 준다는 바위다. 한자로는 정암(鼎岩)이라 쓴다. 정(鼎)은 세 개의 다리를 가진 솥이다. 삼국지 등에 등장하는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에서처럼, 권력의 균형이나 왕권 등을 상징하는 단어로 흔히 쓰인다. 의령 솥바위도 수면 아래로 다리를 세 개 뻗었다고 한다. 거무튀튀한 바위 속엔 반경 20리(8㎞) 이내에 부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전설, 솥의 다리가 뻗은 세 방향에서 큰 부자가 태어날 것이라는 예언 등이 담겼다. 후세 사람들은 솥바위에서 삼성그룹 창업주, LG그룹과 GS그룹의 창업주, 그리고 효성그룹 창업주 등이 포함된 전설적인 이야기를 발굴해 냈다. 솥바위가 가리키는 세 방향에 이들의 생가가 있다는 것이다. ‘풍수지리적 기운’이 실제 역사처럼 느껴질 만큼 정교한 이야기다. 이를 모티브로 ‘리치 로드’(부자길)라는 여행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의령, 진주, 함안 등 대기업 창업주의 생가를 돌아보며 부자 기운을 받자는 내용이다. 이번 여정은 부자길 투어다. 솥바위가 가리킨다는 세 지역을 돌아본다. 세 도시라고 해 봐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다.솥바위는 원래 임진왜란 당시 홍의장군 곽재우의 무용담이 깃든 전승지였다. 곽 장군은 밀려드는 왜구를 곳곳에서 두들겼는데, 솥바위에선 2000여 왜군을 섬멸했다고 한다. 요즘은 전쟁의 기억은 사라지고 ‘부자 되는 바위’로 더 이름을 떨치고 있다. 솥바위는 함안과 경계를 이룬 남강 변에 있다. 바위 절반은 수면 위로 노출됐고, 절반은 수면 아래 잠겼다. 가을 ‘리치리치 축제’ 기간엔 제방에서 솥바위까지 부교가 가설된다. 가까이에서 솥바위를 만지고 ‘알현’할 수 있다. 올가을엔 코로나 엔데믹 이후 수년 만에 대면 행사로 치러질 텐데, 지난달 27일 함안 낙화놀이 때처럼 통제 불능의 인파가 쏠리지 않을까 싶다. 솥바위 주변에 부자 테마공원도 생겼다. 재물과 관련된 여러 조형물이 조성됐다. 부자길 여정의 출발지도 바로 이 부자공원이다.●이병철 회장 생가 “지세 융성” 안내판 솥바위에서 동북쪽으로 8㎞쯤 거슬러 오르면 정곡면 중곡리다. 이 마을에 삼성을 일궈 낸 이병철 회장의 생가가 있다. 안내판 등에 따르면 “집터가 곡식을 쌓아 놓은 것 같은 노적봉 형상이고 내청룡(內靑龍)의 기운이 맺혀 지세가 융성하다”고 한다. 풍수지리상 명당의 요건은 다 갖췄다는데, 어딘가 결과론에 가깝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 회장의 할아버지가 지었다는 생가는 소박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누추하지도 않다. 안채와 사랑채가 나란히 섰고, 부의 상징이라 할 우물과 광채 등이 부속 시설을 이루고 있다. 안채 옆의 붉은 바위는 이른바 ‘기(氣)바위’다. 거북바위로도 불린다. 많은 사람이 몰려들면서 바위를 조금씩 캐가는 등 문제가 생기자 주변에 화단을 쌓고 철책을 둘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생가 바로 왼쪽 앞에도 날아갈 듯한 기와집이 있다. 이 회장이 결혼 후 분가해 살았던 집이다. 마을 안쪽으로도 부자분식, 부자매점, 부자벽화 등이 가득하다. 비록 글자에 불과하지만 ‘부자 세례’를 받는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팁 하나. 의령 9경 중 솥바위(5경)와 탑바위(6경), 봉황대(3경)의 코끼리 바위를 묶어 ‘3대 기도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물론 몇몇 호사가들의 이야기이니 믿거나 말거나다. 탑바위는 정곡면 호미산의 수직절벽 위에 얹혀 있는 바위다. 얇고 편평한 돌판이 탑처럼 층층이 쌓인 형태다. 높이는 8m 정도다. 탑바위 아래로는 남강이 흐른다. 20여분 정도 산행해야 한다. 봉황대는 궁류면에 있는 거대한 석벽이다. 주름 접힌 바위들의 자태가 우람하다. 바위 아래로 동굴 속에 대웅전을 지은 일붕사가 있다.진주 지수면 승산마을도 예부터 부자 마을로 명성이 자자했다. 김해허씨와 능성구씨가 300년 넘게 모여 살아온 마을이다. LG 공동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 허만정 회장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해방 직후인 1947년에 구 회장이 락희화학공업사를 창립할 때 이웃에 살던 만석꾼 허 회장이 거액을 투자해 오늘날 LG그룹의 주춧돌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 생가 옆으로 구자원 LIG 회장 본가, 구자신 쿠쿠전자 회장 생가가 이어져 있다. 허씨 가문에선 허준구·허창수 GS 회장 고가, 허승효 알토전기 회장 생가 등이 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매형인 허순구씨 집터도 남아 있다. 이 회장도 지수보통학교(지수초등학교)에 다닐 때 이 집에 기거했다고 한다. 마을 가운데 있는 ‘효주원’은 GS 시조로 여겨지는 허만정 회장의 호를 딴 공원이다.●100대 기업 중 30곳 회장 배출한 학교 지수면사무소 앞의 옛 지수초등학교는 대한민국 100대 기업 가운데 30곳의 회장을 배출한 학교라고 한다. 현재 학교는 폐교되고 K기업가정신센터와 마을관광안내소, 상남관 등이 들어서 있다. 학교 건물 가운데엔 부자 소나무가 있다. 삼성 이 회장과 LG 구 회장, 조홍제 효성 창업주 등이 재학 당시 함께 심고 가꿨다는 나무다. ‘부자 기운’을 받기 위해 이 소나무에서 인증샷을 찍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태극기 마을’로 불리는 함안 군북 신창마을은 효성을 창업한 조홍제 회장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조 회장의 호를 따 ‘만우생가’로 불린다. 조 회장의 5대 선조부터 터를 닦은 집이라고 한다. 다른 창업주들의 생가가 산을 등지고 물을 내려다보는, 이른바 배산임수 지형에 터를 잡은 것과 달리 만우생가는 들판 한가운데 있다. 이는 단순한 농사가 아닌 농업 경영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안내 책자는 “백이산과 숙제봉을 등지고 남강을 품어 배산임수의 형상이긴 하나 산기슭에 기대지 않고 들판 가운데 위치한 건 이동 거리를 줄이고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 적고 있다.사랑채가 독특하다. 남부지방 부잣집의 전통 양식인 ‘일자형’을 따르지 않고 ‘겹집 구조’를 하고 있다. 건물 안에 아궁이에 불을 때 물을 데우는 ‘가마솥 목욕탕’도 있다.조 회장은 삼성 이병철 회장과 동업하다 1962년 독자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효성을 일궜다. ‘늦고 어리석다’라는 뜻의 만우(晩愚)는 조 회장 스스로 지었다. 나이 서른에 대학을 졸업해, 마흔이 넘어 사업에 입문했고, 쉰여섯이 돼서야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인생 역정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 ‘신출귀몰 탈옥수’ 신창원 깨어나, 이틀 전 교도소서 자살시도

    ‘신출귀몰 탈옥수’ 신창원 깨어나, 이틀 전 교도소서 자살시도

    지난 21일 교도소 안에서 자살을 시도했던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56)이 완전히 깨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대전교도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수면치료를 중단하고 의식이 완전히 돌아와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신씨는 21일 오후 8시쯤 대전교도소 내 자신의 감방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순찰 중이던 교도소 직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교도소 측은 발견 즉시 신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고, 의식이 없어 중환자실에서 수면치료를 받았다. 병원 측은 신씨의 수면치료를 중단했지만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계속 중환자실에 두고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신씨는 현재 침대에 손발이 묶인 상태로 주변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무장한 교도관들이 철통 경비를 서고 있다. 2명은 신씨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서 지켜보고, 2명은 입원실 밖에서 출입을 통제 중이다. 법무부와 교도소 측은 신씨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의식을 회복한 만큼 자살 이유 및 과정, 목맴 도구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신씨는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한 가정집에 침입해 30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해 같은 해 9월 검거됐고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확정 받고 복역했었다. 그러나 신씨는 8년째 복역 중이던 1997년 부산교도소에서 탈옥했다. 교도소 내 노역 작업 중 얻는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4개월 동안 하루 20분씩 톱질을 해 화장실 쇠창살을 잘라내고, 신축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로 교도소 담장을 넘어 탈출했다. 신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2년 6개월 간 전국을 돌며 도피를 계속했다. 번번이 경찰을 따돌려 ‘희대의 탈옥수’라는 별칭이 붙었다. 신씨의 ‘신출귀몰’한 도피 행각에 범죄자 중 처음 인터넷 팬카페가 생길 정도로 관심을 끌었으나 1999년 7월 붙잡히면서 ‘신창원 신드롬’은 막을 내렸다. 전남 순천 한 아파트에 숨어있다 TV수리공의 신고로 검거됐다. 애초 무기수였지만 이 도피로 22년 6개월 형이 추가됐다. 검거 후 수감생활하던 신씨는 2011년 8월 18일 경북 북부교도소에서도 고무장갑으로 목을 졸라 자살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교도소 측은 “얼마 전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아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9년 5월에는 “독방에 수감된 채 일거수일투족을 폐쇄회로(CC)TV로 감시당하는 등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 CCTV가 철거되기도 했다.
  •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자살시도…병원 치료 중 “생명 지장 없다”

    1990년대 교도소를 탈옥해 100여건이 넘는 강·절도를 저지른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56·무기수)씨가 자살을 시도했다 병원으로 실려 가 치료를 받고 있다. 신창원 자살시도는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22일 대전교도소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쯤 자신의 감방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순찰을 돌던 당직 교도관에 의해 발견됐다. 교도소 측은 발견 즉시 신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 관계자는 “의식을 잃은 채 실려와 중환자실에서 수면 치료를 받고 있는데 오늘(22일) 점심 때 눈을 떴다”면서 “수면치료 중이어서 의식이 완전히 돌아왔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생체활력지수가 정상이어서 생명에는 지장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씨는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으나 어떤 물건을 사용했는지도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와 교도소 측은 신씨가 의식을 회복하는대로 왜 자살을 시도했는지 등을 정밀 조사할 방침이다. 신씨는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한 가정집에 침입해 30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해 같은 해 9월 검거됐고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확정 받고 복역했었다. 그러나 신씨는 8년째 복역 중이던 1997년 부산교도소에서 탈옥했다. 교도소 내 노역 작업 중 얻는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4개월 동안 하루 20분씩 톱질을 해 화장실 쇠창살을 잘라내고, 신축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로 교도소 담장을 넘어 탈출했다. 신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2년 6개월 간 전국을 돌며 도피를 계속했다. 번번이 경찰을 따돌려 ‘희대의 탈옥수’라는 별칭이 붙었다. 범죄자 중 처음으로 인터넷 팬카페가 생길 정도였으나 1999년 7월 붙잡히면서 ‘신창원 신드롬’은 막을 내렸다. 애초 무기수였지만 이 도피로 22년 6개월 형이 추가됐다. 신씨는 경북 북부교도소 수감 당시인 2011년 8월 18일에도 고무장갑으로 목을 졸라 자살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교도소 측은 “아버지가 사망해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었다.
  •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극단 선택해 응급실행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극단 선택해 응급실행

    ‘희대의 탈옥수’로 불리는 무기수 신창원씨가 교도소 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응급실에 실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인 신씨는 전날 오후 8시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상태에서 순찰 중이던 교도소 직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씨는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의식을 잃은 채 실려와 중환자실에서 수면 치료를 받고 있는데 오늘(22일) 점심 때 눈을 떴다”면서 “수면치료 중이어서 의식이 완전히 돌아왔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생체활력지수가 정상이어서 생명에는 지장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교도소 측은 신씨가 의식을 회복하는대로 왜 자살을 시도했는지 등을 정밀 조사할 방침이다. 신씨는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주택에 공범과 함께 흉기를 들고 침입해 30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등 강도질을 일삼다 붙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94년 11월 부산교도소로 이감된 신창원은 1997년 1월 감방 화장실 통풍구 철망을 뜯고 교도소 사동 밖으로 나온 교도소 내 공사장을 통해 밖으로 달아났다. 교도소 내 노역 작업 중 얻는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4개월 동안 하루 20분씩 톱질을 해 화장실 쇠창살을 잘라냈고, 교도소 담장을 넘어 탈출할 때에는 신축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을 이용했다. 탈옥 직후 전국에 지명수배되고 곳곳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신고나 제보가 계속됐지만, 신창원은 붙잡히지 않았다. 특히 1997년 12월에는 경기도 평택의 한 빌라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창밖에 설치된 배수관을 타고 달아나는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도주 행각을 보였다. 탈옥 1년째인 1998년 1월 그는 충남 천안에서 경찰관과 격투를 벌이다 권총을 빼앗아 달아나기도 하는 등 도주를 이어갔다. 이렇게 공권력을 비웃듯 번번이 경찰 추적에서 벗어나자 ‘희대의 탈옥수’라는 별칭이 붙었다. 인터넷 팬카페가 생길 정도로 신씨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자 신창원을 사칭한 범죄가 여러 건 발생하기도 했다. 탈옥 2년 6개월째인 1999년 7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 숨어 있던 신창원은 TV 수리를 위해 아파트를 찾았던 수리공의 신고로 검거됐다. 무기수였지만 이 도피로 22년 6개월 형이 추가됐다. 그는 지난 2011년 8월에도 수감 중이던 경북 북부 제1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기도한 적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유재석도 걱정한 조세호 ‘알코올 의존성’

    유재석도 걱정한 조세호 ‘알코올 의존성’

    방송인 유재석이 술에 의존해 잠을 자는 조세호를 걱정했다. 10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일상의 히어로’ 특집으로 꾸며져 수면 명의 이유진 교수가 유퀴저로 함께했다. 이날 조세호는 “잠들기까지 힘들다”고 고백했다. 조세호는 저녁을 오후 6시쯤 먹고 이후에는 야식을 먹고 잠든다고 했다. 이에 유재석은 “지인으로서 걱정되는 건, 조세호가 늘 알코올에 의존해 잠을 잔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조세호는 “술을 마신 날 잠이 잘 오는 것 같다”며 녹화 등 일정으로 술을 마시지 않은 날에는 잠들기까지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세호는 술을 마시고 잠들면 체감상 30분 정도 잔 느낌이라며 개운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에 이유진 교수는 “술이 잠에 드는 건 도우나 중간에 자꾸 깨게 만든다, 술을 많이 마신 날에는 술이 깨면서 잠도 깬다, 술에 내성이 생겨 술에 의존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술은 잠에 마이너스다, 잠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 “새만금 공단 모자라”… 전북, 수면 매립에 박차

    새만금지구에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면서 공유수면 매립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쇄도하나 분양할 수 있는 산업단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도로, 공항, 항만, 철도 등 새만금 내부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새만금지구에는 현재 43개 기업이 계약을 맺었다. 올 들어서만 9개 기업이 3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최근에는 LG화학과 GEM코리아 등이 새만금산업단지 6공구에 각각 1조 2000억원을 들여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이차전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추가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지구에 조성된 산업단지는 대부분 분양이 끝나 기업들이 들어온다고 해도 공단이 부족한 실정이다. 새만금산업단지 9개 공구 18.5㎢ 가운데 매립이 완료된 곳은 1, 2, 5, 6공구 5.9㎢에 지나지 않아서다. 산업단지 전체 면적의 32% 수준이다. 더구나 매립이 완료된 산업단지 가운데 69.4%인 4.1㎢는 이미 투자협약이 끝났다. 입주 의사를 밝힌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면적은 2.6㎢로 0.8㎢가 부족하다. 더구나 오는 7월부터 새만금이 투자 진흥지구로 지정되면 입주 기업의 법인세와 소득세가 면제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이 제공되기 때문에 새만금산업단지 용지 부족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만금개발청은 3, 7, 8공구의 매립을 1년 앞당겨 내년까지 마무리하고 2030년 완료 예정인 4, 9공구도 2027년까지 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윤동욱 전북도 기업유치지원실장은 “새만금산업단지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잇따르나 매립 속도가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새만금개발청, 농어촌공사 등 유관기관과 매립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병주 서울시의원, 유치원 8시 등원 계획 철회 촉구

    전병주 서울시의원, 유치원 8시 등원 계획 철회 촉구

    서울특별시의희 전병주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진1)은 교육부가 발표한 ‘제3차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2023~2027)’에 포함된 유치원 교육과정 시작 시간을 8시로 앞당기는 건에 대해 철회를 요구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제3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희망 유치원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시작 시간을 9시에서 8시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제3차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부터 시범 운영을 한 후 2026년에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 밝혔다. 이에 전병주 의원은 “많은 초·중·고교에서 학생의 수면 보장과 아침 식사 등의 이유로 0교시가 폐지된 상황에서 유치원은 0교시를 부활시키려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하며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점차 줄어드는 아이들에게 8시 등원을 강제하는 것은 유아의 정서적·신체적 발달은 고려하지 않은 학대 정책이다”라고 우려했다. 또한 교육부의 유치원 등원 시간 조정 이유를 부부의 출근 시간에 맞추기 위함이라는 설명에 대해 전 의원은 “어린아이를 양육하는 부부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고충 해소를 위한 해법은 0교시 도입이 아닌 양질의 아침 돌봄 서비스 제공이다”라고 주장하며 “기존 아침 돌봄 인력에 대한 고민과 교육의 질 제고는 생각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정책이다”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전 의원은 “국가는 어린이를 건강하게 성장시킬 책무가 있으며 성인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유아의 특성을 고려한 중장기적인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유아인 측 “매주 클럽서 마약? 가짜뉴스에 법적 대응”

    유아인 측 “매주 클럽서 마약? 가짜뉴스에 법적 대응”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 측이 최근 몇몇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유아인의 소속사 UAA는 12일 공식 입장을 내고 “그동안 유아인씨와 소속사는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련 조사 내용이나 대응 발언을 삼가 왔다. 지난 입장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관련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모든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비공개 원칙인 종결되지 않은 수사 내용 등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언론에 공개되고 더불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뉴스가 지속적으로 유포, 확산하고 있는 상황들과 관련해서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두 건의 언론 보도를 언급했다. 하나는 ‘유아인이 매주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으며 일행들과 함께 마약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제보 내용을 전한 보도다. 이에 소속사는 “오직 제보자 A씨의 목격담에 근거해 작성됐고, 어떠한 사실 확인도 없이 추측만을 통해 보도됐다”면서 “마치 매주 클럽에서 마약류를 접한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확인한 결과 해당 클럽들은 실내 공간에서 흡연이 불가능하며 별도의 개방된 흡연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소속사는 이 기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다.또 다른 보도는 유아인이 졸피뎀을 의료 외 목적으로 처방받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 중이라는 내용이다. 이에 소속사는 “오랜 수면장애로 수면제를 복용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과거에 해당 성분(졸피뎀)이 포함된 수면제를 복용했고, 최근 6개월간은 다른 성분의 수면제로 대체했다. 수면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한 적은 없다. 관련 진위 여부는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는 “비공개가 원칙인 관련 수사 내용이 지속적으로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면서 “사실확인조차 되지 않은 혐의가 마치 확정된 사실처럼 확산하는 현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소속사는 “심각한 수준의 가짜뉴스와 확인되지 않은 무분별한 ‘카더라’식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전날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유아인이 졸피뎀을 의료 이외 목적으로 처방받은 혐의를 수사 중이다. 졸피뎀은 진정·수면 효과가 있어 불면증 치료 등 의료용으로도 사용되지만, 중독성이 강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경찰은 지난 2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유아인의 모발·소변에서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총 4종의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넘겨받았다. 경찰은 당시 졸피뎀 감정은 의뢰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 강남·용산구 일대 병·의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유아인의 의료기록 등에서 관련 정황을 포착했다. 유아인은 대마 흡입 혐의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 봄빛 아래 꽃비… 흐드러지다, 그날의 우리

    봄빛 아래 꽃비… 흐드러지다, 그날의 우리

    벚꽃 시즌이다. 나라 안 곳곳에서 풍경을 찢을 기세로 벚꽃이 부풀어 오르는 중이다. 이 봄에 놓칠 수 없는 수양벚꽃 명소를 꼽았다. 수양벚꽃의 자태는 여느 벚꽃과 다소 다르다. 늘어진 가지 때문인지 어딘가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이다. 수양벚꽃의 본디 이름은 ‘처진개벚나무꽃’이다. 외형을 충실히 반영한 이름인 듯한데, 학술명이 무엇이든 지금 이 자리에선 보다 서정적인 수양벚꽃이라 부르기로 한다.수양벚꽃엔 조선의 17대 왕 효종의 고사가 담겼다. 청나라에서 8년간 볼모 생활을 한 효종이 훗날 북벌의 꿈을 펼칠 무기로 쓰기 위해 많이 심었다고 한다. 나무로는 활을 만들고 껍질은 활을 감을 때 썼다는 것. 벚나무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은 것에 비춰 볼 때 나라 곳곳에서 자라고 있는 수양벚나무들은 이런 웅지가 DNA에 새겨진 후계목일 터다.완벽한 대칭의 ‘저세상 풍경’ 수양벚꽃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경남 창녕의 영산 만년교(보물) 옆 수양벚나무다. 영산 만년교 수양벚꽃은 이른 새벽에 찾아야 ‘저세상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햇살이 비칠 무렵 아치 형태로 쌓은 무지개다리와 노란 개나리꽃, 그리고 수양벚꽃이 완벽한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기온이 오르고 바람이 불면 시냇물이 흐트러지며 선경도 흔적 없이 사라진다. 만년교 옆의 연지못도 찾을 만하다. 불덩어리 형상이라는 영축산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만든 저수지다. 연지못 주변에도 수양벚꽃이 많다. 연못 안에는 다섯 개의 섬이 떠 있다. 하늘의 다섯 별을 상징하는 인공섬이다. 가장 큰 섬에 세워진 정자는 ‘항미정’이다. 흔히 ‘향미정’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명백한 오류다. 항미정은 중국 항저우(杭州)의 미정(眉亭)에 빗댄 표현이다. ‘초승달을 닮은 눈썹’이라는 뜻의 아미(蛾眉)는 흔히 아름다운 여인을 우회적으로 표현할 때 쓴다. 항미정 역시 아름다운 연못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눈썹(眉)이란 단어를 쓴 것으로 보인다.꽃잎 우수수… 엔딩까지 절경 전남 순천 선암사는 나라를 대표하는 ‘꽃절집’ 화훼사찰이다. 경내 무량수각 앞에 나라를 대표할 만한 자태의 수양벚나무가 있다. 가지마다 매단 꽃등불들이 수수한 절집과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햇살을 마주하고 보면 반짝이는 꽃술들이 꼭 은하수 속 별들과 닮았다. 벚꽃은 질 때도 아름답다. 바로 앞 연지 위로 우수수 떨어진 벚꽃잎이 수면을 덮으며 그림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펼쳐 낸다. 선암사에서 가장 유명한 건 사실 선암매(천연기념물)라 불리는 매화다. 한데 깊은 산속에 터를 잡은 데다 워낙 수령이 오래돼 여느 매화보다 훨씬 늦게 꽃을 틔운다. 4월 중순 이후 찾길 권한다. 선암사의 겹벚꽃도 꽤 유명한데, 역시 늙은 매화들과 비슷한 시기에 피고 진다.이토록 고혹적인 옛 빨래터 대구에선 앞산 빨래터 공원의 수양벚꽃이 인상적이다.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녀 봐도 빨래터를 소재로 볼거리를 조성한 곳은 서울 청계천과 대구 빨래터 공원뿐이지 싶다. 벚꽃의 자태로만 보면 사실 그리 빼어난 건 아니다. 아직 어린 수양벚꽃이 더없이 고혹적으로 느껴지는 건 옛 빨래터와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엔 수많은 아낙이 이곳에 모여 빨래를 했을 것이다. 맨다리를 드러내고 빨래하는 아낙네를 훔쳐보는 떠꺼머리총각들도 수두룩했겠지. 이런 춘정의 역사 덕에 이 일대가 더욱 요염하게 빛난다.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안의 왕벚나무도 꼭 찾길 권한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온 프랑스의 에밀 타케(한국명 엄택기, 1873~1952) 신부가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나무다. 에밀 타케 신부는 우리 식물학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1908년 한라산 자락의 관음사 인근에 자생하던 왕벚나무(천연기념물)를 발견해 일본 ‘사쿠라’의 원산지가 한국이란 사실을 처음 밝혔고, 1911년 ‘제주 밀감’(온주밀감)을 들여와 제주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 그의 이름을 따 ‘타케티’라는 학명이 붙은 식물만 해도 한라부추 등 20여종에 달한다고 한다.대웅전·미륵불 감싸듯 활짝 무심천(無心川)이 흐르는 충북 청주에도 ‘결코 무심할 수 없는’ 수양벚꽃 명소가 있다. 우암산 자락의 대한불교조계종수도원이다. 원래 이름은 용화사였는데 동명의 대가람이 청주에 먼저 자리잡은 탓에 조계종 말사인 대한불교조계종수도원이란 긴 이름으로 바꿨다. 대웅전과 미륵불 주변으로 수양벚꽃이 흐드러진다.
  • 주말에 밀린 잠 실컷 자려다 ‘수면 패턴’ 깨져… 규칙적인 잠이 보약

    주말에 밀린 잠 실컷 자려다 ‘수면 패턴’ 깨져… 규칙적인 잠이 보약

    “오늘은 밀린 잠이나 실컷 자야지!” 지난 주말 잠 뿌리를 뽑겠다는 마음으로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잠자리에서 빈둥거리고 가는 일요일을 아쉬워하며 야식까지 먹었다면, 당신은 십중팔구 개운치 않은 잠을 잤을 것이다. 이번 주 내내 뒤바뀐 수면 패턴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수면 부족으로 식욕조절호르몬(렙틴)이 감소하고 식욕촉진호르몬(그렐린)이 증가해 다이어트마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이렇게 불량한 수면이 지속되면 심장, 폐, 근골격계 등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면역력도 떨어져 감염성 질환이나 암,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뿐만 아니라 짜증을 잘 내는 등 감정조절에 문제가 생기며 우울증 발생률도 올라간다.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장애도 발생할 수 있다. 질 낮은 수면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도 우리는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거나 극복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는다. 한수현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27일 “수면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쉬는 것이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기능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능동적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수면 시간은 보통 7~8시간이지만, 정해진 기준은 없다. 자고 일어나 개운함을 느꼈다면 ‘잘 잤다’라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수면의 총량보다 수면의 질에 주목한다. 한 교수는 “적당한 수면 시간,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자다가 깨는 정도, 자는 동안 비렘수면과 렘수면의 비율·주기가 규칙적으로 잘 발생하는지 등이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면은 비렘수면과 렘수면으로 나뉘며, 비렘수면은 잠의 깊이에 따라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수면은 각성과 수면의 중간 단계로, 막 잠들기 시작할 때 관찰된다. 전체 수면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다. 2단계 수면에 들어서면 호흡과 심박수가 느려지고 근육이 이완된다. 수면 시간의 45~55%가 2단계 얕은 수면이다. 3단계 깊은 수면(서파)이 시작되면 우리 몸의 기능이 회복되고, 면역체계가 강화된다. 깊은 수면은 주로 수면 초기 3분의1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총 수면 시간의 5~15%를 차지한다. 렘수면 때는 뇌가 활성화돼 꿈을 꾸게 된다. 기억력·집중력·감정조절 등이 렘수면 때 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언가를 배운 뒤 잠을 자면 학습 내용을 더 잘 기억하는데, 이 또한 수면의 효과다. 한 교수는 “비렘수면 1~3단계, 렘수면으로 이어지는 주기가 하룻밤 새 4~6회 관찰되는데, 각 수면 단계의 적절한 비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무 때나 또는 잠을 나눠서 자면 깊은 수면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깨기를 반복해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더 피곤할 수 있다. 또한 서파 수면 시간이 부족해 신체 회복 등 수면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생체 리듬이 망가져 불면증이 생길 수도 있다. 규칙적인 수면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7시간 잤다면 17시간 활동해야 한다. 즉 아침 6시에 일어났다면 밤 11시까지는 활동해야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며 “항상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고 낮 동안 활동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하며, 그럼에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가장 적합한 약물을 처방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대한수면학회는 간밤에 잠을 자지 못했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길 권한다. 낮잠은 가급적 자지 않는 게 좋고, 자더라도 15분 이내가 적당하다. 잠 잘 즈음과 자다 깼을 때 담배를 피우면 잠이 더 오지 않는다. 잠자기 4~6시간 전에는 카페인이 든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고 잠자기 3~4시간 이내 과도한 운동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 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야식은 금물인데, 위장에 많은 부담을 줄뿐더러 자율신경계와 심장이 쉬지 못해 잠을 자도 개운하지가 않다. 오주영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술을 마시는 이가 많은데, 단기적으로는 수면 유도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잠자리에 들어 20분 내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일어나 책을 읽거나 조용한 음악을 듣다가 졸리면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이후 잠이 안 오면 이런 과정을 잠들 때까지 반복한다. 잠을 자려고 너무 애쓰고, 깰 때마다 시간을 확인하며 잠들지 못하는 것을 과하게 걱정하면 긴장과 불안이 커져 더 자지 못한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뒤척이는 시간이 길면 우리 뇌가 ‘아, 이곳은 자는 곳이 아니라 뒤척이는 곳이구나’라고 학습하게 되고 이러면 졸려서 침대에 누웠다가도 잠이 달아나게 된다”며 “강제로 자려고 한다고 잠이 오는 게 아니다. 저절로 잠들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수면제를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불면증의 원인 중 하나가 아이러니하게도 수면제 남용이다. 잠깐의 불면이나 잘못된 수면습관으로 인해 수면제를 무분별하게 복용하면 잠의 리듬이 깨지고, 낮에 졸리며 규칙적인 수면 리듬이 깨진다. 약물 중단 시에는 반동 불면증이 나타나 다시 잠을 청하기 위해 더 많은 수면제를 복용하게 된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제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단기 불면, 시차여행으로 인한 불면, 수면·각성 리듬이 떨어진 노인들에게 되도록 간헐적으로 단기간 사용해야 하며 수면 전문의가 환자의 수면 문제를 정확히 진단한 상태에서 불면증 치료의 일부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 불면증의 경우 단순한 수면제 복용보다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비약물적 치료가 필요하다. 불면증의 원인이 된 잘못된 생각과 습관을 교정하는 것으로, 약 4~8주간 치료한다. 정 교수는 “예를 들어 새벽 3시에 자서 아침 10시에 일어나는 사람이라면 새벽 3시가 될 때까지는 잠이 오지 않는다. 이를 불면증으로 오인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럴 때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일찍 잠들 수 있도록 취침·각성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국선 출산하면 ‘공주 대접’…일본은 빨리 일해야” 日여의사의 탄식

    “한국선 출산하면 ‘공주 대접’…일본은 빨리 일해야” 日여의사의 탄식

    “출산은 교통사고 수준의 신체손상…산후 2개월 만에 복귀하는 日산모들” “한국에서는 출산을 마친 엄마를 ‘공주님’처럼 대우해 준다고 한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산모 2명 중 1명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며, 일본의 연예인들도 한국의 산후조리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산후조리의 ‘후진국’이다. 출산 경험이 있는 사람들조차 산후조리를 제대로 받은 경우가 매우 드물다.” 일본의 현직 산부인과 의사가 자국의 열악한 산후조리 현실을 개탄하며 한국은 산후조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시스템이 선진화돼 있다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일본 최대 출판사 고단샤가 운영하는 2030 여성 전문 인터넷 미디어 ‘온라인 위드’는 지난 24일 인터넷 포털 ‘야후! 재팬’에 ‘한국의 산후조리는 공주님 대접…출산은 교통사고 수준의 신체손상…산후 2개월 만에 복귀하는 산모들, 후유증이 걱정’이라는 제목의 현직 산부인과 전문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을 쓴 미우라 나오미 센신 클리닉(도쿄 미나토구 미나미아오야마) 원장은 글의 도입부에서 대뜸 “독자 여러분은 ‘산후조리’가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한국에서는 산후조리가 일반적이다’ 정도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있을지 몰라도 일본에서의 산후조리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산후조리의 개념 자체가 희박한 일본의 현실을 개탄했다.“한국에서 산모는 모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본인은 몸을 쉬는 데 전념” “출산이 산모에게 주는 신체 손상은 ‘교통사고 수준’이라고도 한다. 교통사고에도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모호한 표현이긴 해도 출산이라는 것이 몸에 얼마나 큰 충격을 가하는지는 알 수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최근 산모들이 출산 후 몸을 쉴 수 있는 기간이 한층 짧아지는 추세에 있다.” 미우라 원장은 “최근 일하는 엄마 중에는 산후 불과 2개월 만에 직장에 복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단 워킹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5일 정도의 짧은 입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곧바로 이전처럼 집안일을 열심히 하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다”며 출산 후 여성의 일상 복귀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이유로 핵가족화, 출산 고령화, 여성 취업률 증가 등을 들었다. 이어 한국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한국에서 산모는 주변의 모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본인은 몸을 쉬는 데 전념하는 산후조리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산후조리를 전문으로 하는 숙박시설이 많아서 그곳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부모에게 의지하는 사람도 있다. 산후도우미 파견 제도도 있다고 한다.”미우라 원장은 “어떤 형태로든 한국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산후조리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며 “일본에서도 조금씩 산후조리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은 지원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출산을 마친 엄마가 고통을 느끼더라도 ‘아픈 게 아니니 괜찮아’라며 그냥 참아 넘기는 경우가 많고, 주변에서도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출산 직후에는 육체적으로 많은 고통이 동반되고 육아 중에는 수유나 수면 부족 등 새로운 문제가 겹쳐서 정신적으로 힘들어질 수 있는 만큼 미래를 위해 산모의 몸을 충분히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제때 충분한 수면이 건강·행복의 지름길[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제때 충분한 수면이 건강·행복의 지름길[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3~4월에는 신체가 계절 변화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 춘곤증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여기에 밤을 대낮처럼 만드는 빛 공해까지 더해지면서 밤새 잠 못 이루고 뒤척일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잠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체코 프라하 카렐대, 체코 과학한림원 공동 연구팀은 다소 뻔한 얘기 같지만 잠이 삶의 질과 직결된다는 조사 결과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3월 16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2015~2020년에 실시한 체코 총인구조사(CHPS) 데이터 중 2155가구 4523명을 골라 수면 시간, 수면 패턴, 사회적 시차 등 수면의 질과 삶의 만족도, 웰빙, 주관적 건강 인식, 업무 스트레스, 행복감이라는 5가지 삶의 질을 비교했습니다. ‘사회적 시차’는 시간대가 다른 곳을 여행할 때 나타나는 시차처럼 이른 등교·출근이나 잦은 야근같이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일정 때문에 개인 고유의 생체 시계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연구팀이 같은 가구에 속한 가구원들을 모두 조사한 것은 똑같은 생활 환경에 사는 사람이라도 수면의 질에 따라 삶의 질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조사 결과 수면시간은 주관적 건강 인식과 행복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회적 시차와 수면 패턴은 삶의 만족도, 웰빙, 업무 스트레스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잠을 설치거나 충분히 자지 못했을 때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업무나 학습 능률이 떨어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클로드 베르나르 리옹1대학 신경과학연구센터, 영국 노팅엄대 의대, 스웨덴 웁살라대, 독일 뤼베크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애리조나대, 시카고대 공동 연구팀은 예방주사를 맞은 뒤 충분히 잠을 자야 백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3월 14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미국국립보건원(NIH) 부설 국립생물정보센터에서 운영하는 생명과학·의학 분야 논문 데이터베이스 펍메드(PubMed)에서 백신 효능 관련 논문 165편을 메타 분석했습니다. 특히 인플루엔자, 간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면 시간과 질, 항체 반응의 상관관계를 봤습니다. 분석 결과 백신 접종 이후 성인 권장 수면시간인 7~9시간에 못 미치는 6시간 미만의 잠을 잘 경우 백신 효과 지속 기간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 백신은 접종 후 항체 지속 기간이 보통 6개월인데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은 2개월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수면시간과 백신 효능 지속 기간의 상관관계는 여성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남성에게서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충분한 수면이 삶의 질을 높여 주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한국은 ‘주 69시간 근무’를 검토하고 있으니 한국 기업가나 관료들은 여전히 사람을 기계처럼 생각하는 18세기 산업혁명기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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