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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군함 9m 앞 스치듯… 전투기 ‘모의 공격’ 훈련한 러

    러시아 전투기가 발트해에서 훈련 중인 미국 구축함에 근접 비행하며 위협했다고 AP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뒤 동유럽에서 2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서방 국가와 러시아의 갈등이 이번 사건으로 더욱 고조될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AP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SU24 전투기 2대와 KA27 헬기 1대는 지난 11~12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로부터 70해리 떨어진 발트해 수역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미 해군 구축함 도널드쿡에 근접해 비행했다. SU24 전투기 2대는 고도 30m를 유지하며 도널드쿡함에 1㎞ 이내로 다가갔으며 특히 12일에는 순간적으로 9m 이내로 근접해 함정을 스치듯 지나가면서 수면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KA27 헬기는 도널드쿡함에 가까이 접근해 사진 촬영을 했다. 당시 도널드쿡함에서는 폴란드군의 헬기가 갑판 상륙 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도널드쿡함의 함장은 러시아 전투기가 무장을 하고 있지 않았으나 그들의 비행은 “모의 공격”으로 간주될 만했다고 밝혔다. 미국 유럽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러시아의 불안전하고 비전문적인 비행 작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는 양국 간 긴장을 불필요하게 고조시키고 자칫 오판 또는 사고로 이어져 사상자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SU24 전투기는 시험 비행 중이었으며 모든 안전수칙을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동유럽에 군비를 증강하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 발트 3국 등 동유럽 국가들은 2014년 이후 러시아의 공세가 거세지자 미국과 나토에 군사 지원을 요청해 왔다. 이에 미국과 나토는 동유럽 국가에 군대를 상시 주둔시키고 합동 군사훈련을 전개하며 러시아를 견제하고 있다. BBC는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비행을 통해) 러시아는 고분고분하게 있지 않겠다는 자세와 군사력을 과시하려 했다”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1. 지난해 12월 스페인 정국은 격랑에 휩싸였다. 집권 국민당이 총선에서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123석에 그치면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정권이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2013년 불거진 비자금 은닉 사건이 단초를 제공했다. 라호이 총리의 ‘금고지기’로 불린 루이스 바르세나스 재무장관이 비밀계좌에 수천만 유로의 통치 자금을 숨겼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자금의 일부가 불법적으로 사용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스페인은 지금까지 총리 선출과 연정 구성이 미뤄지는 등 여진을 겪고 있다. #2. 2013년 4월 급작스럽게 사임한 프랑스 예산 담당 장관인 제롬 카위자크 사건은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원 아래 탈세와의 전쟁을 주도했다. 하지만 스스로 비밀계좌에 자금을 숨겨 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순간에 몰락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다. 독재자의 검은돈이나 피 묻은 돈조차 아무렇지 않게 숨겨 주던 스위스의 은행들은 정치인이나 부호들의 재산 은닉처로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했다. 암호화된 계좌정보를 통해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된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검은돈의 종착점이란 오명을 듣던 스위스는 2018년부터 전 세계 97개국과 금융정보를 주고받는다. 이에 앞서 각국 정부와 일부 계좌의 정보를 교환하는 등 비밀주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금융정보 공개는 검은돈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부패 권력의 파산을 예고하는 시한폭탄이다. 이미 몇몇 나라에선 부패한 권력이나 정권의 붕괴를 재촉하는 대형 스캔들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 시위, 말레이시아의 총리 퇴진 집회,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대적 지도부 물갈이의 배경이다. 이 사건들의 이면에 숨겨진 동인(動因)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잇따른 부패 스캔들로 정권이나 권력을 휘청거리게 만든 ‘숨겨진 힘’이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주의 포기라고 지적했다. 은행의 신용으로 포장됐던 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다며 어디까지 열릴지에 관심이 몰린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비밀계좌 신화의 종언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정부와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검은돈 거래를 낱낱이 까발리면서 가장 궁지에 몰린 곳은 브라질 정부다. 국영 석유업체이자 브라질 최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부패 스캔들은 당초 수면 아래로 묻힐 것으로 여겨졌다. 일부 기업인과 정치인을 구속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했던 불법 자금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사건의 큰 줄기가 뿌리째 드러났다. ●판도라의 상자는 어디까지 열릴 것인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선거총책을 맡았던 주앙 산타나는 불법 자금 관리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장관들이 잇따라 사직하고, 관련자 수십명이 구속됐다. 칼날은 다시 호세프 대통령과 그를 후계자로 지명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이들이 소속된 집권 노동자당(PT)으로 향했다. 뉴욕타임스는 “호세프는 재선 후 중도 퇴진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미 정계 전반이 요동치고 있다. 하원의장인 에두아르두 쿠냐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에 페트로브라스와 연계된 자금을 숨겨 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법처리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해 3월 의회 조사에선 이 비밀계좌의 존재를 부인했으나 스위스 은행 당국이 그와 그의 아내, 딸 명의의 계좌가 존재한다며 일가족의 금융자산을 동결하자 궁지에 몰렸다. 브라질 연방검찰도 쿠냐가 500만 달러(약 57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며 비리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후폭풍은 쿠냐가 몸담은 브라질 최대 정당인 민주운동당(PMDB)까지 번졌다. 쿠냐는 책임 회피를 위해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으나 최근 자신과 이 정당 수장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까지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PMDB는 최근 PT와 연정을 끝내면서 차기 정부 출범 채비를 갖춘 상태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부패 스캔들로 같은 처지에 몰렸다. 폭풍의 진앙은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다. 6억 8100만 달러(약 78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이 1MDB로부터 나집 총리의 스위스 비밀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나집 총리는 이를 부인해 왔으나 지난 1월 스위스 당국이 1MBD와 나집 총리의 관계 일부를 흘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스위스 검찰은 아예 1MDB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40억 달러(약 4조 6000억원)의 유용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정국은 소용돌이치고 있다. 검찰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선물이라며 사건을 종결했지만 오히려 대대적인 퇴진 시위로 확산됐다. 절친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나집 총리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FIFA가 사상 처음으로 조직적 부패를 인정한 것도 스위스 비밀계좌가 탄로 났기 때문이다. 스위스 검찰의 비밀계좌 조사로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주최지 선정 과정에서 주요 집행부가 뇌물을 받았다는 구체적 혐의가 밝혀졌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둔 FIFA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된 뇌물 수수도 인정했다. 더러운 권력으로 지탄받던 FIFA가 월드컵 개최와 관련된 뇌물 수수를 인정하고 자체 개혁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 비밀계좌는 왜 빗장이 풀렸나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계좌 정보는 어떻게 빗장이 풀리게 된 것일까. FT는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직격탄이 됐다고 해석했다. 각국이 세수 확보를 위해 은행의 돈세탁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덕분이다. 그간 돈세탁에 공조해 왔던 다국적 금융회사들에는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다. 조세 회피처 역할을 했던 금융회사들도 더이상 버틸 수 없었다. 금융위기가 도래하면서 정부의 도움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어 미국의 주도 아래 국가 간 범죄 혐의가 있는 금융계좌 정보를 맞교환하는 다자간 협상이 궤도에 올랐다. 스위스 정부도 미국 검찰이 요구하는 정보 제공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여개의 스위스 금융업체가 미 법무부와 작성한 합의서를 분석한 결과 은행뿐 아니라 자산관리사, 투자사, 보험사 등에 약 1만개 이상의 미국인 비밀계좌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곳의 비자금 규모만 100억 달러(약 11조 5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2009년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돈세탁에 협조했다며 스위스 대표 은행인 UBS에 8억 달러(약 9200억원)가까운 벌금을 부과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이어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스위스 은행들에 압박을 가하면서 스위스 비밀계좌의 관행도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스위스 정부도 비밀계좌를 보호해 주던 연방법 규정을 삭제하면서 법적 보호망을 거둬 버렸다. 각국 정부가 자국민의 계좌와 관련된 정보를 요청하는 협정을 요구하자 비밀계좌 준수 규정을 없앤 것이다. 스위스의 태도 변화 배경에는 달라진 위상이 자리한다. 그동안 작지만 탄탄한 경제와 높은 안정성을 자랑해 왔으나 국가 이미지에 ‘검은돈의 은닉처’라는 이미지가 덧칠되는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WSJ는 설명했다. 나아가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환율제를 포기하면서 환율이 요동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에 빠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산을 닮아 있었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 엄홍길 대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산을 닮아 있었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 엄홍길 대장

    안나푸르나에서 겸허함 배웠고 히말라야 휴먼 원정대 영화로 남아 2006년 여름에 만난 엄홍길은 전사(戰士) 같았다. 허벅지 인대가 땅긴다며 잠시도 앉아 있지를 못하고 거실을 어정거렸다. 뜨거운 심장과 혈액을 히말라야 고봉 능선의 어디쯤에 두고 온 듯했다. 그때는 로체샤르(8400m) 3차 도전에 실패한 직후였다. 머리에서 산이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편안한 표정은 아니었다. 그 만남이 있고 9개월 후 엄홍길은 4차 도전을 했고, 성공했다. 동시에 세계 최초의 ‘히말라야 16좌 완등’ 주인공이 됐다. 10년이 흘러 다시 만난 쉰여섯 살의 엄홍길은 산을 닮아 있었다. 허예진 머리카락에 여유를 담은 미소. “돌아보니 산이 품을 내주어 내가 그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거인의 깨달음은 ‘겸허함’이었다. -1977년 9월 15일. 네팔 현지시간 낮 12시 50분에 고상돈(1948~1979) 선배가 에베레스트(8850m) 정상에 올랐다. 신문을 보는데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았다. ‘고상돈’이라는 이름 석자는 나에게는 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고상돈 선배의 세계 최고봉 정복은 고1 우리 반 교실에서도 화제가 됐다. 대부분 친구들은 “뭐하러 그 추운 데까지 날아가서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나는 달랐다. 이미 나는 산을 잘 타는 학생으로 약간 이름을 알리고 있던 터였다. 그걸 아는 한 친구가 말했다. “홍길아, 너도 나중에 한 번 해 봐.” -그로부터 일주일 정도가 지나 산소마스크를 쓰고 오른손에 태극기를 든 영웅의 모습이 신문 1면에 일제히 실렸다. 정성껏 사진을 오려 내 방 벽에 붙였다. 사진을 보고 또 보았다. 머릿속에는 온통 히말라야 빙벽을 올라가는 내 모습뿐이었다. 당시 나의 산악 등반 능력은 이미 수준급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앞에서 깔아 준 줄을 잡고 암벽을 오르는 게 아니라 내가 선봉에 서서 루트를 개척하는 경지에 올라 있었다. -경남 고성에서 농사꾼으로 살던 아버지는 시골살이를 답답해하셨다. 1960년 첫째인 나를 낳고 3년 후 과거에 군 복무를 해서 익숙했던 경기 의정부로 이사를 오셨다. 그런데 하필 터를 잡은 게 등산로였다. 도봉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상대로 작은 매점을 차렸다.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부모님과 도봉산 망월사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산은 집이기도 했고 놀이터이기도 했다. 호암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아침에 학교에 갈 때는 1시간을 뛰어서 내려갔고, 오후에는 1시간 30분 동안 산길을 올라왔다. 그 어릴 적부터 하루에 2시간 30분씩 산을 탔던 셈인데, 처음부터 힘들다는 불평도 없이 잘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에서 나는 ‘산에 사는 아이’로 통했다. 지금처럼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게 없던 시절, 친구들에게 우리 집은 인기가 아주 많았다. 봄에는 버찌를 따려 벛꽃나무에 오르고, 진달래를 따 먹었다. 여름에는 계곡물을 막아 물장구를 치며 고기나 가재를 잡았고, 가을이면 다래·밤·잣 등을 찾아다녔다. 겨울에는 눈길을 헤치며 토끼를 잡으러 다녔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클라이밍(암벽 등반)에 관심이 생겼다. 주말이면 산악회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도봉산 두꺼비바위에서 등반하던 산악인들에게 클라이밍의 기초부터 배웠다. 그러나 내가 그들보다 더 산을 잘 타는 ‘날다람쥐’로 성장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상에, 어쩜 그렇게 산을 빨리 올라가니.” 어른들은 일주일이 무섭게 늘어가는 나의 빠른 실력 향상에 혀를 내두르곤 했다. -1980년 2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설악산으로 들어갔다. 전문 산악인이 되기로 한 이상 대학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한 선배가 대청봉 밑에서 ‘희운각’ 산장을 운영했는데 그 일을 도우며 산을 탔다. 그때 만난 사람이 정양근 형이었다. 그가 1983년 스물일곱 나이에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를 만나 세상을 뜰 때까지 그는 나에게 정신적 지주였다. 하도 설악산을 헤집고 돌아다니다 보니 나중에는 능선들이 손금 보듯 훤했다. 일반 등산객들은 대청봉까지 2, 3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1시간이면 올랐다. 5시간이 걸리는 설악동까지의 코스도 2시간 30분이면 충분했다. 사람들은 나를 ‘축지법 청년’이라고 불렀다. 체력이 절정에 달해 어떻게든 발산을 해야만 했는데, 그것이 아무리 험준한 산도 한달음에 내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집에 있는 부모님은 한숨이 늘어갔다. “그렇게 대학도 안 가고 등산만 하면 도대체 나중에 뭘 해 먹고 살려는 거냐.” -그런 걱정과 반대에도 당시 벌이는 꽤 쏠쏠했다. 설악산 등반객들 때문에 산장 운영은 꽤 벌이가 되는 장사였다. 명절이나 휴가철이면 ‘돈을 라면박스에 쓸어 담는다’며 즐거워했다. 군대 가기 전 1년 반 정도의 설악산 산장 생활은 전국 산악인들과의 인연을 맺는 귀한 시간이기도 했다. 일반인 등반객들이 뜸한 비수기가 되면 보름 정도씩 지리산, 오대산, 소백산 등 다른 산을 찾아가 그곳에서 활동하는 산악인들과 만나 등반도 하고 식사도 했다. 얼마 후 전국적인 인맥이 형성됐다. -내가 도달하지 못한 산 정상이 하나씩 둘씩 줄어갈수록 가슴속에 있던 히말라야에 대한 꿈은 점점 더 커져갔다. 그러기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었다. 군대였다. 십수년을 산에서 보내서였을까. 몸으로 하는 거라면 뭐든지 자신이 있었던 시절. 육군은 재미가 덜할 것 같았다. 해군에 입대했다. 인천에서 작은 군함을 탔는데 3개월 만에 배의 엔진에 불이 나서 대기발령을 받게 됐다. 그때 지체 없이 해군특수전단(UDT)에 지원했다. 석 달간의 수병 생활도 지루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UDT 훈련은 산악인으로서 나의 능력을 몇 단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엄청난 양의 수영은 폐활량과 근력을 키워 주었다. 경주 감포에서 독도까지 5박 6일 동안 헤엄쳐 가 본 적도 있었다. 6개월 동안 다이빙, 수중 폭파, 수중 침투, 육상 침투, 낙하산 공중침투 등 훈련을 다 견뎌내야 했는데, 1주일간 단 한숨도 잠을 안 잔 적도 있었다. -1984년 9월 제대를 하고 나서 그해 연말부터 에베레스트 원정을 준비했다. 박영배 대장이 나를 원정대원으로 뽑아 주었다. 대원을 선발할 때에는 등반 기술, 체력도 중요하지만 정신력과 인간성도 중요한 심사 요소로 본다. 1년가량 혹독한 훈련이 이어졌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속보 산행을 하며 지구력 훈련을 하면서 암벽과 빙벽에 붙어살았다. -히말라야 도전은 집에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1985년 겨울 D데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저 얼마 있으면 네팔에 갑니다.” 아버지는 펄쩍 뛰셨다. 죽을지도 모른다며 절대로 안 된다고 하셨다. “저는 정상까지는 안 가요. 꼭대기는 선배들이 오르고 저는 그냥 심부름 정도만 하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차마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처럼 원정대 스폰서가 흔치 않아서 그동안 모아둔 돈 500만원을 고스란히 털어 넣었다. 그렇게 떠난 첫 도전에서 에베레스트는 나를 품어 주지 않았다. 1993년 초오유(8201m)와 시샤팡마(8201m) 등정 성공을 시작으로 1998년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히말라야 16좌 중 10번째 등정이었는데, 고1 때의 다짐으로부터 20여년 만이었다. -많은 사람이 히말라야 16좌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봉우리가 무엇인지 묻는다. 안나푸르나(8091m)다. 네 번을 실패했다. 1998년 네 번째 도전에서는 동료를 3명이나 잃었고 나 자신도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다. 7600m 지점 급경사에서 미끄러지는 셰르파를 구하려다 함께 굴러떨어졌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발목이 완전히 꺾여 돌아가 있었다. 사고 지점에서 4600m의 베이스캠프까지 그 다리를 하고 2박 3일 동안 내려왔다. 유독 그 봉우리만 실패를 거듭한 이유를 떠올려 보면 젊은 날 그 산에서 떠나간 정양근 선배가 떠오른다. 언제나처럼 자만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고 싶었을 것은 아닐까. -어쨌든 안나푸르나 4차 등정 실패 후 병원에서 “다시는 산에 오를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11번째 봉우리를 앞에 두고 평생의 여정이 끝나는가 싶었다. 어둠 속의 고통을 말해 무엇하겠나. 10개월간 고통 속에서 도봉산을 오르내리며 재활했고 다시 몸을 만들 수 있었다. 이듬해 5번째 안나푸르나로 향했고 결국 정상에 섰다. 그곳에서 배운 겸허함은 16좌 완등을 무사히 마치게 해 준 힘이었다. -2007년 16좌 등반을 완료하자 기쁨과 함께 허탈함이 밀려왔다. 주변에서 “이젠 편하게 살라”고 했다. 목숨을 건 사투가 그들에게 꽤나 힘겨워 보였는가 보다. 엄홍길휴먼재단을 만들기로 했다. 네팔의 산골 오지 학생들에게 학교를 지어 주는 프로젝트인데 16개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13개가 착공돼 있다. -2013년 말 영화 ‘해운대’, ‘국제시장’을 만든 윤제균 감독이 연락을 해 왔다. 감독이 아닌 영화 제작자로서였다. 에베레스트 8750m 지점에서 조난당한 후배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2005년 휴먼원정대를 꾸린 것을 영화로 만들자는 거였다.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고 자문을 해 달라고 했다. “절대로 안 됩니다. 가까스로 치유한 유족의 상처를 다시 건드리게 됩니다.” 완강히 거절을 했다. 사실 앞서 2005년에도 여러 영화 제작자가 연락을 해 왔다. 그때도 같은 이유로 모두 거절을 했다. 그러나 윤 감독의 집요함은 이전 제작자들과 달랐다. “산과 사람의 역사를 함께 조명하자”고 했다.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 마음을 바꿨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를 영화를 통해 전하기로 했다.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추락한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휴먼원정대를 통해 일깨우고 싶었다. ‘배려와 양보가 사라진 이기적인 사회에서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동료애와 희생정신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가. 정신이 황폐화된 채 맞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는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렇게 해서 영화 ‘히말라야’(2015년·황정민 주연)가 탄생했다. -나는 지금도 히말라야에 오르고 싶다. 도시는 너무 답답하다. 야생마처럼 멋대로 천지를 달리다가 갇힌 기분이다. 열정을 불태우던 시절이 그립다. 체력적으로 아직 8000m 산에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시간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매월 많게는 10번 정도 강의를 한다. 말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군부대, 경찰, 관공서, 기업체, 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강연 의뢰를 받는다. -지금도 웬만하면 오전 스케줄은 비우고 북한산을 오른다. 내 산책 코스는 북한산 백련사 입구에서 진달래 능선을 지나 대동문까지 오른 후 아카데미 하우스로 내려오는 길(10㎞)이다. 1시간 30분 정도면 완주하는데 요즘은 나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서 이렇게 저렇게 인사를 하다 보면 2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산에 오르는 길은 ‘이러다 죽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상황의 연속이다. 산은 사람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곳곳에 크레바스가 도사리고 있다. 눈사태도 감수해야 한다. 8000m 고봉에서는 산소가 해수면의 3분의1밖에 안된다. 두세 발짝 움직이고 나서 3~5분간 숨을 거칠게 쉬어야 다음 한 발을 내디딜 수 있다. 유일한 동반자는 시련을 참아내는 내 안의 용기와 인내뿐이다. 정상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완전히 탈진이 된 후 하산을 한다. 오를 때는 정상이라는 결과에 몰입해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내려올 때는 정신이 돌아오면서 겁이 나기 시작한다. 사고도 내려올 때 더 많이 일어난다. 우리들 인생과 비슷하다고나 할까.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엄홍길 대장은 1993년 초오유(8201m)를 시작으로 2007년 로체샤르(8400m) 등정까지 세계 최초로 8000m 이상 히말라야 고봉 16좌를 완등했다. 2005년에는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숨진 고 박무택, 백준호, 장민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휴먼원정대’를 조직했다. 세계 산악계 최초로 동료를 구하러 목숨을 건 등반을 감행해 ‘휴머니스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재는 엄홍길휴먼재단을 운영하며 네팔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 건립에 분주하다. ▲1960년 경남 고성 출생 ▲양주고, 한국외국어대 중문학 학사·체육교육학 석사 ▲밀레 홍보팀 기술 고문, 상명대 자유전공학부 석좌교수, 대한산악연맹 대회협력위원장 ▲체육훈장 거상장·맹호장·청룡장, 대한민국 산악대상, 대한민국 창조경영인상 수상 히말라야 16좌 등정 일지 초오유→시샤팡마(1993년·8027m)→마칼루(1995년·8463m)→브로드피크(1995년·8047m)→로체(1995년·8516m)→다울라기리(1996년·8167m)→마나슬루(1996년·8163m)→가셔브룸1(1997년·8068m)→가셔브룸2(1997년·8035m)→에베레스트(1998년·8850m)→안나푸르나(1999년·8091m)→낭가파르바트(1999년·8125m)→칸첸중가(2000년·8586m)→K2(2000년·8611m)→얄룽캉(2004년·8505m)→로체샤르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올해도 설레는군 ‘벚꽃 1번지’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올해도 설레는군 ‘벚꽃 1번지’

    36만여 그루 왕벚나무 꽃 장관… 여좌천 야경 등 도시 전체 ‘활짝’ 에어쇼·불꽃쇼 등 다양한 행사… 해사·해군사령부 일반 개방도 봄을 한껏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벚꽃축제에 가는 것이다. 흐드러지게 핀 화사한 벚꽃을 보면 각박한 삶 속에서 날 선 마음이 저절로 풀어진다. 여러 벚꽃축제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진해군항제’가 다음달 1일부터 10일까지 벚꽃과 군항의 도시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진해군항제는 올해 54회째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향토문화축제다. 이미지가 전혀 다른 군항과 벚꽃을 테마로 개최하는 점도 이채롭다. 진해구는 해마다 4월 초면 36만여 그루의 왕벚나무 꽃이 활짝 피어 도시를 하얗게 뒤덮는 장관을 연출한다. 벚꽃비가 날리는 가운데 열흘 동안 도시 곳곳에서 다채롭고 풍성한 행사가 펼쳐져 관광객들에게 즐거움과 추억을 선사한다. 진해군항제는 1952년 4월 13일 북원로터리에서 이승만 당시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제막식을 하고 추모제를 지낸 게 시초다. 추모제만 지내다 1963년부터 진해군항제로 이름을 붙여 벚꽃구경과 여러 문화행사를 동시에 즐기는 향토문화 관광축제로 발전했다. 2014년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축제부문 최우수상을 받았고, 올해 경남도 지정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되는 등 대한민국 명품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축제에 걸맞게 올해도 다양한 공연, 전시, 경연, 체험행사가 열린다. 올해 군항제는 꽃, 빛, 희망을 주제어로 정하고 ‘꽃으로 전하는 희망! 군항을 울리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벚꽃이 어우러진 황홀한 야경을 배경으로 31일 저녁 중원로터리 특설무대에서 개막행사와 축하공연 등 전야제가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다음달 7일 시가지 일대에서 시민과 군악·의장대가 펼치는 충무공 승전 축하 재현 시가행진도 볼거리 가운데 하나다. 평소에는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해군사관학교와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미 해군 진해함대지원부대 등 해군부대 영내도 축제 기간에 개방된다. 관광객들이 부대 안 곳곳에 우거진 아름드리 벚꽃 숲을 걸으며 부대시설을 구경하고 함정 승선을 비롯해 갖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해군사관학교에서는 다음달 1일 군악연주회와 불꽃놀이를 비롯해 2일에는 개교 70주년 기념식과 의장대 시범, 헌병기동대 퍼레이드, 취타대 공연 등의 행사가 열린다. 7~10일 4일간 진해공설운동장과 중원로터리 등에서 열리는 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은 축제 기간에만 볼 수 있는 행사다.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군악대 및 의장대, 몽골 중앙 군악대, 미8군 군악대, 염광고등학교 마칭밴드 등이 주야간 합동의장사열과 군악대 연주, 거리 퍼레이드, 의장대 시범 등 절도 있고 화려한 공연을 선보인다.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올해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볼거리도 있다. ‘체리블라쏭 페스티벌’이다. 해외 유명 DJ 8개 팀과 국내 DJ 24개 팀이 참가해 2, 3일 이틀간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합작공연을 펼쳐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또 5일 밤 진해루 앞바다에서 20여분간 해상 불꽃쇼가 펼쳐져 바다와 불꽃, 벚꽃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군특수비행팀이 8일 진해공설운동장 상공에서 펼치는 블랙이글 에어쇼도 재미와 생동감을 더해 줄 행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진해는 발길 닿는 곳마다 벚꽃 천지이지만 특히 해군사관학교 및 해군기지사령부, 장복산공원, 안민도로, 여좌천, 제황산공원,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경화역 등은 한 번은 꼭 둘러봐야 할 벚꽃 명소다. 장복산공원 산허리에 있는 마진터널에서 산 아래 검문소에 이르기까지 1.5㎞에 이르는 2차선 산속 길은 벚꽃나무가 터널을 이룬다. 장복산공원은 높고 전망이 좋아 벚꽃이 덮인 시가지와 진해 앞바다를 볼 수 있다. 안민도로는 성산구 안민동에서 시작해 장복산 고개를 넘어 산허리를 돌아 진해구 태백동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벚꽃길이다. 진해 시가지와 멀리 진해 앞바다 거가대교까지 내려다보이는 진해 쪽 5.6㎞ 구간에는 양편에 아름드리 벚나무가 늘어서 있다. 도심 여좌천 벚꽃 거리에는 축제가 열리는 동안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경관 조명을 설치한다. 드라마 ‘로망스’의 촬영 현장으로, 축제 기간에 관광객이 많이 몰린다. 낮보다 밤경치가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철길을 따라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 경화역 주변도 촬영하기 좋은 곳이다. 올해부터는 안전을 위해 열차 운행을 하지 않는 대신 기관차와 객차를 전시해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다. 도심에 있는 제황산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모노레일을 타거나 365개 계단으로 정상에 오르면 군함 모양의 9층 진해탑이 있다. 탑 내부에는 진해박물관이 있다. 승강기를 타고 전망대로 이동하면 진해 시가지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진해탑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으며, 박물관을 제외한 시설은 군항제 개막에 맞춰 1일 다시 문을 연다. 창원시는 군항제 기간 토·일요일엔 도심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안민고갯길과 장복산길 등 진해 지역으로 진입하는 자가용 차량을 통제하고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군항제에는 해마다 250만~3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외국인 관광객도 4만여명에 이른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최근 창원시를 방문한 주한 중국대사 부부를 만나 “진해군항제 기간에 열리는 창원시와 중국 지방정부 경제·관광 협력 콘퍼런스에 참석해 벚꽃이 만개한 아름다운 창원을 꼭 관광하시길 권한다”며 군항제를 소개했다. 진해가 벚꽃 도시가 된 것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 합병한 뒤 진해에 군항을 건설하면서다. 당시 일본은 도시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곳곳에 벚꽃을 심었다. 광복된 뒤 벚꽃이 일본 잔재로 여겨지면서 한때 베어 없애는 분위기가 퍼져 사라질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식물학자인 박만규·부종유 박사가 1962년 왕벚나무 원산지가 제주도라는 사실을 확인한 덕분에 인식이 바뀌었다. 그때부터 진해 벚꽃을 다시 살리는 활동이 벌어져 세계 최대 벚꽃 도시가 됐다. 창원시는 벚나무 보존을 위해 벚꽃 연구실을 운영하며 기후와 토질에 맞는 벚나무 개량·증식 사업을 한다. 창원시는 벚꽃 도시의 명성을 이어 가기 위해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지하수를 갈취해 비싼 값에 판다고?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지하수를 갈취해 비싼 값에 판다고?

    인도 북부 대도시 델리에 사는 맘타 데비는 커다란 플라스틱 물통을 들고 초조한 눈빛으로 거리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자갈길을 지나 거대한 물탱크가 들어왔고, 데비는 다른 주민들과 함께 탱크로 달려가 플라스틱으로 된 파이프를 간신히 잡았다. 물통에 물을 가득 담으려는 찰나,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다가와 “이 물탱크는 15일에 단 한 차례만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쓰기에도 모자라!”라고 소리치며 미처 다 채우지 못한 물통에서 거세게 파이프를 낚아챘다. 이 남성의 정체는 신종 범죄집단 ‘워터 마피아’다. ●물 부족 인도… “수입 22% 물 사는 데 쓴다” 데비가 살고 있는 델리 지역 가구의 25% 정도만이 집과 외부를 연결하는 물탱크나 물파이프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75%는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물을 사용해야 한다. 심각한 수자원 부족 때문이다. 정부가 주기적으로 물 공급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보니, 불법적으로 지하수를 갈취해 서민들에게 파는 워터 마피아가 판을 친다. 물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권력을 갖는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인간의 도시화와 산업화로 지하수의 고갈 및 오염이 발생하고, 뒤이어 씻고 마실 물이 부족해지자 이를 무기이자 방패로 삼은 집단이 암암리에 권력을 행사하는 현상은 더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워터 마피아는 대부분 지하수를 몰래 시추하거나 갈취하는 방법으로 물을 얻는다. 특히 물 부족 현상이 극심한 델리 지역에서는 워터 마피아가 불법으로 지하수를 퍼내기 위해 만든 우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에 의해 수로 중간에서 물이 ‘증발’해버리면 델리 주민들이 정부로부터 무료로 지원받는 물의 양이 줄어든다. 물이 부족한 주민들은 비싼 돈을 주고 워터 마피아가 중간에서 갈취한 물을 사들인다. 이는 그마저 물을 살 돈이 있는 주민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지난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델리에 거주하는 주민 A의 월평균 수입은 약 15만원인데, 이 중 워터 마피아나 개인 소유 우물을 통해 물을 구입하는 데 쓰는 비용은 3만 3000원 상당으로, 전체 수입의 22% 가량을 차지한다. 그는 “물을 사는 데 쓰는 돈을 내 아이를 위해 쓴다면 더욱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노를 토해냈다. ●워터 마피아가 시추한 물, 중금속 오염 많아 더 큰 문제는 거액을 들여 물을 산 이후에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워터 마피아나 우물을 소유한 개인이 시추한 물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판매되는데, 이 물은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경우가 많다. 식수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정도다. 간신히 손을 씻는 용도로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물을 잘못 사용했다가는 심각한 피부병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서울의 젖줄이라 부르는 한강처럼, 사실 인도에도 규모가 상당한 강이 존재한다. 특히 워터 마피아가 장악한 델리는 인류 역사의 중요한 무대인 갠지스 강과 갠지스 강의 지류인 야무나 강, 인더스 강의 5대 지류 중 가장 긴 수틀레지 강 등을 주요 수자원으로 삼는다. 인디펜던트는 델리 주위를 흐르는 강이 주민들의 생명수가 될 수 없는 이유로 주 정부의 잘못된 행정 및 도시의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꼽았다. 강물을 곧바로 식수로 이용할 수 없으니 정수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워터 마피아 등 불법 물 매매가 성행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정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계 물 보호단체 ‘워터 에이드’가 며칠 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서 주기적인 물 공급을 필요로 하는 인구는 7600만명에 이르는데, 2013년 인도 정부가 주민들에게 제공한 물은 하루 7억 5700만ℓ수준으로, 1700만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양에 불과했다. 인도 정부의 무능함이 지적되는 부분이다. 인도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책하고 있다. 델리 주 상감 비하르 의회 대변인은 워터 마피아의 행각과 관련해 “부도덕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지금 델리 주민들에게 마실 물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인구 증가가 원인… ‘엘니뇨 현상 징후’ 분석도 여기에 여전히 농업 비중이 높은 인도에서, 자녀의 증가는 노동력의 증가라는 인식으로 인구 증가를 막지 못한 것도 물 부족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류 문명의 시초가 된 강줄기를 가졌음에도 인도인들이 목마름에 시름 짓는 이유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도 전역에서 지속되는 수자원 부족 현상이 엘니뇨(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발생하는 기후 현상)의 징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영화 ‘매드맥스’는 주인공들이 물을 이용해 권력을 장악한 독재자를 처단하는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야만 했다. 인도의 현실이 희생 없는 ‘평화로운 해피엔딩’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워터 마피아’ 판치는 현실판 ‘매드맥스’

    [송혜민의 월드why] ‘워터 마피아’ 판치는 현실판 ‘매드맥스’

    인도 북부 대도시 델리에 사는 맘타 데비는 커다란 플라스틱 물통을 들고 초조한 눈빛으로 거리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자갈길을 지나 거대한 물탱크가 들어왔고, 데비는 다른 주민들과 함께 탱크로 달려가 플라스틱으로 된 파이프를 낚아챘다. 물통에 물을 가득 담으려는 찰나,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다가와 “이 물탱크는 15일에 단 한 차례만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쓰기에도 모자라다!”고 소리치며 미처 다 채우지 못한 물통에서 거세게 파이프를 낚아챘다. 이 남성의 정체는 ‘워터 마피아’다. 데비가 살고 있는 델리 지역 가구의 25% 정도만이 집과 외부를 연결하는 물탱크나 물파이프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75%는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물을 사용해야 한다. 심각한 수자원 부족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서 주기적으로 물 공급에 나서고 있기는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보니, 불법적으로 지하수를 갈취해 서민들에게 파는 워터 마피아가 판을 친다. 물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권력을 갖는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인간의 도시화와 산업화로 지하수의 고갈 및 오염이 발생하고, 뒤이어 씻고 마실 물이 부족해지자 이를 무기이자 방패로 삼은 집단이 암암리에 권력을 행사하는 현상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신종 범죄집단 워터 마피아는 대부분 지하수를 몰래 시추하거나 갈취하는 방법으로 물을 얻는다. 특히 물 부족 현상이 극심한 델리 지역에는 워터 마피아가 불법으로 지하수를 퍼내기 위해 만든, 깊은 우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범죄 집단에 의해 수로 중간에서 물이 ‘증발’해버리면 델리 주민들이 정부로부터 무료로 지원받는 물의 양이 줄어든다. 물이 부족한 주민들은 비싼 돈을 주고 워터 마피아로부터 물을 사들인다. 이는 그마저 물을 살 돈이 있는 주민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워터 마피아의 활개는 가난한 이를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 실제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델리에 거주하는 주민 A의 월 평균 수입은 한화로 약 15만원인데, 이중 워터 마피아나 개인 소유 우물을 통해 물을 구입하는데 쓰는 비용은 3만 3000원 상당으로, 전체 수입의 22% 가량을 차지한다. 그녀는 “물을 사는데 쓰는 돈을 내 아이를 위해 쓴다면 더욱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이에 대해 항의하면 그들은 수로를 완전히 끊어놓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저 이것이 사업의 일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분노를 토해냈다. 더 큰 문제는 거액을 들여 물을 산 이후에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워터 마피아나 우물을 소유한 개인이 시추한 물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판매되는데, 이 물은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경우가 많다. 식수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정도다. 간신히 손을 씻는 정도로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물을 잘못 사용했다가는 심각한 피부병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수자원 부족으로 인한 기이한 현상은 워터 마피아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도 남부의 뭄바이 인근에서는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불구하고 여러 명의 아내를 둔 남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모두 물 때문이다. 식수나 생활수를 한 번 얻기 위해서는 땡볕 아래서 몇 시간을 걸어가는 것도 모자라 줄을 서서 기다리기까지 해야 하는데, 이미 자녀까지 있는 가장은 일자리를 뿌리치고 물을 기르러 갈 여유가 없다. 때문에 남성들은 ‘물 심부름을 한다’는 유일한 조건으로 여러 명의 아내를 얻는 것이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서울의 젖줄이라 부르는 한강처럼, 사실 인도에도 규모가 상당한 강이 존재한다. 특히 워터 마피아가 장악한 델리는 인류 역사의 중요한 무대인 갠지스 강(江)과 갠지스 강의 지류인 야무나 강, 인더스 강의 5대 지류 중 가장 긴 수틀레지 강 등을 주요 수자원으로 삼는다. 강이 완전히 마르지 않는 이상 이들 강을 식수 공급에 이용하면 될 일인데, 이 역시 여의치 않다. 인디펜던트는 델리 주위를 흐르는 강이 주민들의 생명수가 될 수 없는 이유로 주 정부의 잘못된 행정 및 도시의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꼽았다. 강물을 곧바로 식수로 이용할 수 없으니 정수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워터 마피아 등 불법 물 매매가 성행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정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계 물 보호단체 ‘워터 에이드‘(WaterAid)가 2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서 주기적인 물 공급을 필요로 하는 인구는 7600만 명에 이르는데, 2013년 인도 정부가 주민들에게 제공한 물은 하루 7억 5700만ℓ수준으로, 1700만 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양에 불과했다. 인도 정부의 무능함이 지적되는 부분이다. 인도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책하고 있다. 델리 주 상감 비하르 의회 대변인은 워터 마피아의 행각과 관련해 “부도덕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지금 델리 주민들에게 마실 물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여전히 농업 비중이 높은 인도에서, 자녀의 증가는 노동력의 증가라는 인식이 인구 증가를 막지 못했다. 인류 문명의 시초가 된 강줄기를 가졌음에도 인도인들이 목마름에 시름하는 원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도 전역에서 지속되는 수자원 부족 현상이 엘니뇨 현상(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발생하는 기후 현상)의 징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영화 ‘매드맥스’는 주인공들이 물을 이용해 권력을 장악한 독재자를 처단하는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만 했다. 인도의 현실이 희생 없는 ‘평화로운 해피엔딩’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조선 시대부터 김·굴 양식… 새우·넙치 등 대량생산으로 세계화

    조선 시대부터 김·굴 양식… 새우·넙치 등 대량생산으로 세계화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수산양식 강국이다. 유럽의 양식 강국 노르웨이와 한때 공적개발원조(ODA)로 우리에게 양식업을 가르쳐 줬던 일본도 제쳤다. 굴·전복 등 조개류 양식 생산량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김·다시마 등 해조류 양식 생산량은 4위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낸 책자 ‘우리나라 수산양식의 발자취’를 통해 국내 수산양식의 역사를 짚어 본다. [미역] 다시마·김과 함께 해조류 ‘3대 천왕’… 매생이는 인생 역전 미역은 1963년 인공 종묘를 활용한 최초 양식 시험이 진행된 이래 1972년 양식법이 개발돼 40년간 주요 양식품종으로 자리잡았다. 미역(26.9%)은 다시마(37%), 김(32.6%)과 함께 국내 해조류 생산량 ‘3대 천왕’(총 96.5%)이다. 미역은 인공 양식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바위를 심는 투석식이나 자연산 채취에만 의존해 수요 대비 생산이 적어 고가의 귀한 음식이었지만 양식산 미역의 과잉 공급으로 1974년 가격 폭락 사태를 빚기도 했다. 2000년 후반에는 ‘바다의 산삼’인 고가 전복 양식 급증에 따른 전복 먹이용 미역과 다시마 양식기법이 개발돼 생산이 증가했다. 다이어트와 피부 미용, 골다공증과 빈혈 예방 등 여성 몸에 좋기로 소문난 매생이는 1970~80년대 그물을 이용한 말목식 김발에 혼생해 김의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착생물로 취급돼 천대받았다. 김 양식의 진화와 연안 매립 등 환경 훼손으로 인해 자연 속 매생이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매생이의 인생은 2003년 차세대 해조양식품종으로 연구가 진행되면서 역전됐다. 매생이 성분의 우월성이 드러나면서 인공 채묘기술 개발, 대규모 채묘화 등이 진행됐다. 현재 매생이는 450~600g에 3000~5000원으로 미역, 다시마보다 비싼 귀한 몸이 됐다. [김] 해조류 첫 양식품종… 작년 생산량 지구 27바퀴 돌 수 있는 양 우리나라 최초의 해조류 양식품종은 김이다. 370여년 전 조선 중기 인조 18년인 1640년 처음 양식법이 개발됐다. 가선대부 호조참판 지의금부사를 지낸 김여익은 전남 광양군 태인도에서 은둔할 때 참나무 유목에 김이 착생하는 것을 보고 싸리 빗자루 같은 나뭇가지를 바다 얕은 데 꽂아 그곳에 붙어 자라는 김을 양식하는 ‘일본홍’ 김 양식법을 개발했다. 일본의 김 양식 시기(1673~1683년)보다 최소 30년 이상 앞서는 것이다. 당시 처음 김을 양식한 김여익의 성을 따 김이라 이름을 붙였고 임금님 수라상에도 김이 올랐다고 전해진다. 조선 헌종·철종 때인 1834~1863년에는 전남 완도에 사는 주민 정시원이 대나무 등을 길게 쪼개 엮어 묶은 떼발 형태의 반부동식 김발 ‘염홍’ 양식법을 개발해 생산을 늘리는 등 기술을 혁신했다. 김은 그물을 이용한 말목식, 부류식, 뒤집기식 등 양식기술 진화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밥반찬으로 개발된 조미김의 시초는 1986년 ‘해표김’이다. 마른 김 생산은 2000년 이후 종주국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생산량을 올렸다. 지난해 김 수출량은 5144만속(1속=마른 김 100장)으로 길게 이어 붙이면 지구를 27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비만 등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낵김은 미국 실리콘밸리 스낵으로 불릴 만큼 국가대표 한류 상품이 됐다. [굴] 태종실록에 기록… 1958년 수하식 개발법으로 ‘대량생산’ 국내 조개류의 역사는 약 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431년 세종 13년에 완성된 태종실록에는 섬진강 하구에서 굴 양식을 하고 여자만에서는 꼬막 양식을 했다는 기록이 나와 있다. 1912년에는 경기도 간석지에서 바지락 양식이 이뤄졌다. 1955년에는 홍합의 인공 채묘에 처음 성공했으며 1958년에는 수하식 굴 양식법이 개발돼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1960년대 이후에는 피조개·가리비 등 다양한 패류 품종의 양식이 본격화됐다. 1979년 피조개는 양산 체제에 돌입했으며 전복과 가리비는 수하식 양식기술이 개발됐다. 1980년대 굴 양식은 전성기를 맞아 당시 전체 패류 생산량의 80%가 굴이었다. 천해양식 굴의 생산량은 지난해 27만t으로 전체 패류 품종의 77.8%에 달했다. [넙치] 국민 횟감으로 본격 개발… 생산량 일본의 16배 ‘세계 1위’ 어류 양식은 1964년 방어의 단기간 축양기술로 시작됐다. 1980년 이후 경제 발전에 따른 생활 향상으로 고급 어종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양식장이 확대되고 국민 횟감인 넙치 양식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광어로 불리는 넙치는 1992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해산어류 양식산업에서 절반 이상의 생산량과 생산액을 차지하고 있다. 넙치 양식은 일본에서 먼저 시작됐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16배를 넘는 생산량으로 양식 1위 국가다. 30여년 양식 역사의 넙치는 1986년 인공 종묘 생산에 성공했지만 초기에는 어류 종묘 생산에 필수적인 플랑크톤 배양방법 등에 대한 자료가 없어 로열젤리를 미세하게 갈아 넣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부화된 넙치 자어와 치어들의 초기 배합사료도 국내에 없어 농어촌 마을의 재래식 화장실에서 씨알 같은 구더기를 수집해 씻어 먹이로 주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숭어, 참조기, 돌돔, 황복, 강도다리, 참다랑어 등 다품종 어류의 인공 종묘 대량생산 양식기술을 개발했다. [새우] 1963년 인공부화 성공… 1월 알제리에 新양식 노하우 전수 새우는 1963년 대하 인공부화에 성공하며 양식 산업이 태동했다. 1969년 두산산업이 대하 8t을 생산해 전량 일본에 수출했다. 그러나 같은 해 전국 20여곳의 양식업체가 대하 양식 실패로 문을 닫으면서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정부 지원이 중단됐다. 또 1993년 새우의 몸에 하얀 반점이 생기면서 폐사하는 흰반점바이러스에 의해 전년 생산량의 48%가 줄기도 했다. 2003년 흰반점바이러스에 강한 품종으로 개량된 흰다리새우를 미국에서 도입했다. 현재 사하라사막에 있는 새우를 포함해 전체 새우 양식 생산량의 99.9%는 흰다리새우다. 지난 1월 우리나라는 북아프리카 알제리 사하라사막에서 물 교환 없이 양식생물을 사육할 수 있는 친환경 양식기술인 바이오플록 기술을 지하수와 결합해 새우 500㎏ 양산에 성공했다. [내수면 양식] 연어, 자연 폐사율 높아 보호… 뱀장어는 고부가가치 내수면 양식은 1912년 처음으로 연어 치어를 생산, 방류하면서 시작됐다. 명정인 국립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장은 “연어는 알에서 치어로 자라는 과정에서 먹이사슬에 의한 자연 폐사율이 아주 높아 어족 자원을 보호하는 한편 해양자원의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방류한다”고 설명했다. 1969년 블루길, 1973년에는 식용개구리, 배스 등 포식성 좋은 외래 담수어종이 성장이 빠르고 부가가치가 높아 도입됐는데 관리 소홀로 어름치, 금강모치 등 토종 담수어종을 잡아먹는 등 자연 생태계 교란 문제를 일으켰다. 2005년에는 염색약으로 쓰이는 발암물질 말라카이트그린을 양식 과정에서 기생충을 없애는 데 썼던 사실이 드러나 민물고기 수요가 급감하는 등 파동이 일었다.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59%나 늘어난 뱀장어 양식은 1965년 최초 양식 시험에 들어가 1980년대 양식 기업화를 이뤘고 고부가가치로 인기가 높다. 명 과장은 “양식은 수익을 창출하는 게 중요한 목적인 만큼 수산양식의 변천사를 알고 변화하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양식기술은 선진국의 70% 수준으로, 노르웨이, 덴마크 등처럼 기계화, 자동화, 스마트화를 통해 체계적인 양식 기술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신건강 종합대책] 배 아파 간 동네 병원서 정신건강 검사 받을 수 있다

    [정신건강 종합대책] 배 아파 간 동네 병원서 정신건강 검사 받을 수 있다

    초기 치료 놓쳐 중증·만성돼야 병원行 한국의 자살 원인 1위가 정신질환 산부인과·소아과, 산전·후 우울증 검사외래 본인부담률 30~60%→20% 하향 정부가 25일 발표한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은 병원 문턱을 낮춰 우울증 환자들이 중증으로 악화되기 전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불합리한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뒀다. 우선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나 수면곤란으로 동네 내과의원을 방문한 사람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정신건강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울증은 신체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2017년에는 전국 224개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정신과 의사인 ‘마음건강 주치의’가 배치돼 일차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기 우울증 환자를 발견하고, 주변 시선이 두려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받길 꺼리는 우울증 환자들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다. 산부인과와 소아과에선 임산부를 대상으로 산전·후 우울증 여부를 검사한다. 고위험군에는 아이돌봄서비스와 일시 보육을 우선 제공하고, 고운맘 카드 사용처를 확대하기로 했다. 약만 처방받지 않는다면 이 단계에선 정신질환자를 뜻하는 ‘상병코드 F’가 따라붙지 않는다. 검진 결과 정신과적 문제가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와 연계해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해도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쳐 중증·만성이 되어서야 병원을 방문하고, 심지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경찰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 원인 1위는 정신질환(28.7%)이다. 병원비도 싸진다. 정신질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집중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치료 시 본인부담률을 현재 30~60%에서 20%로 낮추고, 병원이 약물 처방보다 심층적 상담 치료에 더 집중하도록 건강보험 상담 수가(의료행위의 대가)를 현실화한다. 또 비용이 부담되는 비급여 정신요법과 매일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약효가 일정 기간 지속하는 약물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인 의료급여 환자도 양질의 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의료급여 수가를 개선한다. 건강보험과 달리 의료급여 환자는 국가가 지원하는 한도 내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료비·약제비 각 2770원으로 하루에 쓸 수 있는 금액이 한정돼 있어 좋은 의료 서비스가 있어도 받지 못한다. 건강보험 의료 서비스 수가는 계속 오르는데, 의료급여 정신질환 정액 수가는 8년째 그대로다. 김혜선 복지부 기초의료과장은 “진료비 수가를 올리는 등 구조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액 수가의 총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만성 정신질환자가 회복 후 병원을 나와 사회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복귀시설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사회복귀시설은 전국에 317곳이며 이마저 52.1%(165곳)는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정신요양시설은 지난해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전환됐지만, 사회복귀시설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고 있어 열악하다. 차전경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지자체 평가와 국비사업 지자체 공모 시 사회복귀시설을 확충하고 잘 운영하는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복귀시설 설치를 꺼리는 ‘님비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잖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무역투자진흥회의] 새만금 국내 기업도 100년 장기 임대 허용

    새만금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도 외국투자기업과 마찬가지로 각종 인센티브를 받는다. 현재 새만금 입주기업 인센티브가 외투기업 위주로 제시돼 국내 기업 유치에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투기업과 외투기업 협력업체에만 적용되는 국공유지 100년 장기 임대 입주 허용을 국내 기업에도 적용한다.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우대지역에 새만금 지역을 포함시켜 설비투자보조율 10% 포인트 가산 혜택도 부여한다. 현재 우대지역은 성장촉진지역, 세종시, 제주도, 기업도시, 혁신도시에 한정됐다. 지원대상기업은 수도권 이전기업, 지방 신·증설투자기업, 국내 유턴기업 등이다. 개발사업시행자에게 인센티브도 준다. 대규모 매립이 필요하지만 조성원가 및 투자위험이 커 개발사업자 유치가 어렵고, 이에 따라 국제협력용지 조성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업자에게는 기업도시 수준으로 법인세·소득세를 최대 5년간(3년간 50%, 2년 25%) 깎아 준다. 민간사업시행자가 공유수면 매립 뒤 국가에 귀속되는 잔여 매립지를 최대 100년간 장기 임대할 수 있게 허용하고, 민간사업자의 우선매수 청구기간도 1년에서 최대 100년으로 연장된다. 매립 이후 장기 임대로 사용하다 100년 뒤 사들여도 된다는 뜻이다. 도시계획 및 건축 규제도 완화된다. 건폐·용적률을 법정한도의 150% 범위까지 완화하고 건축물 높이 제한과 대지 조경 규제 등도 제주국제자유도시 수준으로 완화한다. 인허가 관련 행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행정구역도 조기 확정하기로 했다. 산업단지 입주업종 선정과 투자 유치는 새만금청이 총괄, 투자 유치 관리체계 분산을 막기로 했다. 세종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 기업하기 좋은 여수시의 힘은?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전남 여수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16일 여수국가산단 2개 기업과 605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주철현 여수시장, 심장섭 재원산업주식회사 대표이사, 한문선 ㈜보임에너지 대표이사 및 공동 투자사인 SK증권㈜, 한국서부발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시와 협약을 맺은 재원산업주식회사는 여수국가산단 내 낙포동 공유수면(18만 3380㎡)을 매립해 화학산업 생산공장 및 물류기지를 증설할 계획이다. 투자액은 4800억원으로 신규 고용인원은 300여명에 이른다. ㈜보임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30㎿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여수산단 중흥동 일원에 건립할 예정이다. 투자액은 1250억원, 36명을 신규로 고용하게 된다. 주 시장은 “여수산단 내에 공장 신·증설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가 크게 기대된다”며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 준 기업의 투자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각종 행정지원과 애로사항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민선 6기 들어 일자리 창출형 우수·유망기업의 전략적 투자유치에 매진한 결과 45건 3조 8584억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해 2881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전남도 투자유치 종합평가에서 대상을 받았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가족교육전문가 500명 양성… 아동학대 막는다

    가족교육전문가 500명 양성… 아동학대 막는다

    “가족해체 비용 11조… 사회문제” 자녀 생애주기별 양육정보 제공 이혼 전 부모교육 이수 의무화 전국 가정법원으로 확대 방침 자녀를 대할 때 어려움을 겪는 부모에게 올바른 역할 및 대응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가족교육(상담) 전문가 500명이 올해 처음 양성된다. 자녀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한 양육 관련 정보를 전문가로부터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여성가족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16~2020년)을 16일 국무회의에서 확정, 발표했다. 2005년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정부가 세 번째로 수립한 중·장기 가족 관련 정책이다. 제2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이 취약가정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자녀양육, 가족관계 등 보편 가정을 포괄하는 가족기능 강화 대책에 주안점을 뒀다. 잇따르는 아동학대 사건이 가족기능 약화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서다. 여가부 관계자는 “가족 규모 축소, 가구 세대 구성 단순화, 맞벌이·한부모 가족 증가 등으로 가족 유형이 다양화되면서 돌봄, 교육, 정서적 지지 등 가족기능이 약화됐다”며 “해마다 가정폭력, 이혼 등 가족 해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11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잇따른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가족 해체 현상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관련 대책이 시급해졌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가족교육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 개발돼 실시된다. 그동안에도 전국 151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가족교육을 실시해 왔지만 가족교육 전문가 인력풀이나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프로그램이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왔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가족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는 인력자원을 구하기 어려워 수도권과 수도권 외 지역 간 가족교육의 질도 천차만별이었다. 여가부는 올 상반기까지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해 하반기부터 500명을 대상으로 본격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프로그램 이수 대상은 전국 151개 건강가정지원센터 교육 담당자와 가족교육 관련 종사자, 전공자, 현장활동가 등이다. 양성된 전문가들은 여가부의 가족교육 전문가 데이터베이스(DB)에서 관리되며 2020년까지 226곳으로 확대되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다양한 가족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여가부 관계자는 “향후 프로그램의 전문성이 강화되면 국가자격증도 검토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라며 “예산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지만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협의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이용한 사람은 50만 211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6.6%인 18만 3744명이 부모 교육을 받았다. 남성 대상 교육(7만 9575명)을 제외한 부모 교육 중에서는 임신 단계부터 영유아, 초등학교 저학년생 자녀를 둔 부모 교육이 가장 많았다. 아울러 여가부는 이혼 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2시간짜리 부모교육을 현재 서울 등 일부 가정법원에서 전국 가정법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열린세상] ‘외로운 독립군’/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외로운 독립군’/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순직한 소방관은 33명이었다. 같은 기간 자살한 소방관은 35명이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46명의 소방관이 순직했고, 2000년부터 2013년 사이에 360명의 소방관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소방관 수가 110만명 정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4만명인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소방관들의 순직 및 자살 비율은 미국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국민안전처가 2014년 실시한 ‘전국 소방공무원 심리평가 설문조사’에서 우리 소방관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일반인에 비해 10.5배, 우울증은 4.5배, 수면 장애는 3.7배, 그리고 알코올 사용 장애는 6.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섭 고려대 교수가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소방공무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지난 1년 사이 자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소방관은 전체의 7.2%였는데, 이는 일반 직업군에 비하면 4배가량 더 높은 것이다. 소방관들은 스트레스가 가장 높고 가장 위험한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임이 분명하다. 직무의 특성 자체가 소방관들의 정신건강과 신체적 안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이런 소방관들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개선안이 발표되긴 했지만 순직 소방관들에 대한 장례는 대부분 소방서 차고에서 별도의 예산 지원 없이 치러져 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도 순직 인정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주민의 신고로 말벌집을 제거하러 출동했다가 말벌에 쏘여 사망한 이종태 소방관에 대한 순직 신청은 기각됐다. 고도의 위험을 무릅쓴 것이라 보기 어렵고,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고인의 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곳이 위험한 곳이 아니었으면 남편이 이 세상을 살고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전쟁 중에 헬멧이 벗겨져 머리에 총을 맞으면 그것도 순직이 아닌 거냐”며 어이없어했다. 우리나라의 소방관 수는 적정 인원에 비해 적게는 30%, 많게는 50% 정도 부족한 실정이다.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소방관이 부상을 당했을 때에도 공상 처리 비율은 고작 17%에 지나지 않고 본인이 자비로 치료하는 경우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소방관들의 개인보호 장비들은 관련 수치를 열거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노후 비율이 심각하다. 소방관 10명 중 3명 정도는 노후 장비를 대신할 개인보호 장비를 자비로 구입하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올해의 소방 관련 예산은 지난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은커녕 삭감됐다. 저명한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들을 우선성에 기초해 위계화했는데, 이에 따르면 안전에 대한 욕구는 생리적 욕구와 더불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에 해당한다. 매슬로는 안전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른 심리적 욕구들은 결코 충족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이 그렇다. 이렇게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기 약속한 국민행복시대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한 충족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이 사실을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과 국회의사당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진실한’ 정치인들은 너무 쉽게 망각해 버리고 있다.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소방관 업무에 적합한 심리적 자질들은 잘 알려져 있다. 열정, 자부심, 헌신, 협동심, 희생정신, 용기, 인내심 등이 몇 가지 예들이다. 이런 훌륭한 덕목들을 지니고 행동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온 소방관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우가 이래서는 안 된다. 그들은 제일 먼저 달려와 우리를 위험에서 구해 내는 사람들이다. 지난해 서해대교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이병곤 소방관은 평소 스스로 ‘의로운 독립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외로운 독립군’이었다. 순직 인정도 받지 못한 이종태 소방관의 유족은 장례 부의금 1000만원을 좋은 데 써 달라며 사회에 기부했다. 그들은 우리를 돕는데 왜 우리는 그들을 돕지 않는가. 그들의 보호를 받는 우리 역시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 그것이 순리이고 정의이며 진실이다.
  • [2016 업무보고] 결핵 치료비 전액 무료… 수면내시경도 건보 적용

    올해 하반기부터 가정에서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재가급여)하는 65세 이상 노인 또는 노인성 질환자의 가족은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결핵 치료비도 전면 무료화된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청와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16년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가족 심리상담 지원 서비스는 총 8주간 전국 12개 지역의 정신건강증진센터와 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센터에서 제공된다. 현재 시범 사업 중이며, 7월 시범사업 평가를 거쳐 하반기에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기요양보험 도입으로 노인을 수발하는 가족의 경제적 부담은 줄었으나 부양 피로감이 높아 노인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리상담 지원은 장기요양보험 수급자의 가족을 지원하는 첫 사업이다. 초기 치매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인지자극 프로그램과 일상생활 함께하기 서비스 시간도 하반기에 월 52시간에서 63시간으로 확대된다. 7월부터 결핵 치료비를 전액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고, 6월부터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을 하는 등 생애주기별 의료보장 강화도 추진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결핵만큼은 단 1명이라도 완치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유도 초음파, 수면 내시경, 고가 항암제 등 200여개 비급여 항목에도 새로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복지부는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지원도 늘린다고 밝혔다.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로 올해 환자 부담 비급여 의료비가 2199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신부와 고위험 신생아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제왕절개 분만 시 입원진료비 본인부담금이 20%에서 5%로 줄고, 비용 부담이 큰 고위험 신생아 초음파 치료와 치료재료, 주사제 등에 9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장기 이식을 받는 환자가 전액 부담해온 장기를 얻는 데 필요한 간접 비용과 이식을 위한 제공적합성 검사 비용에도 12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다. 7월부터는 틀니와 임플란트에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연령이 70세에서 65세로 낮아진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성폭력 수사 트라우마 생기지만, 피해자 돕는 보람 더 크죠”

    “성폭력 수사 트라우마 생기지만, 피해자 돕는 보람 더 크죠”

    “예전에는 우리 딸을 보면 볼을 부비고 뽀뽀를 했는데 지금은 맘 편히 안지도 못 합니다. 친족 간 성폭력 사건을 계속해서 수사하다 보니 스스로 염려가 돼 저도 모르게 피하게 되네요.”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 사무실에서 만난 김병기(46) 경위는 남다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성폭력특별수사대는 만 13세 미만의 아이들과 장애인들이 피해자인 성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특수 경찰 조직이다. 2013년 2월 지방경찰청별로 출범했다. 현재 전국 16개 지방청에 208명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수사관들의 상당수가 청소년 지도사, 상담사 등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다. 살인, 강도, 조직폭력배, 마약 등 별의별 사건을 다 겪어본 베테랑 형사도 성폭력 수사는 꺼리는 경우가 많다. 여성 수사관들은 더욱 그렇다. 윤휘영 경찰청 성폭력대응계장은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사건들을 계속 접하다 보면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까지 생기지만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보람이 트라우마보다 크다”고 말했다. ●“딸 등·하굣길 수시로 순찰하는 버릇 생겨” 김 경위가 기억하는 최악의 사건은 친아버지가 14년간 두 딸을 성폭행한 일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폭행을 당한 언니는 명문대를 다니다가 결국 자살했고, 고등학생이던 여동생은 자살을 시도하다가 실패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김 경위는 진술을 거부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피해자를 매일 찾아가 진실을 밝히자고 설득했다. 인면수심의 아버지는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피해 여학생과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락을 유지하고 있는데, 불쌍한 사람을 돕겠다면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입니다. 어머니는 작은 식당을 열었고요. 피해자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 줬다는 생각에 정말 가슴 뿌듯했습니다.” 성폭력특별수사대 사무실을 나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놀이터를 찾아갔다. 어린이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특별히 외진 곳도 아니고 폐쇄회로(CC)TV도 여러 대가 보여 언뜻 나쁜 짓을 하기가 쉬워 보이지 않았다. 김 경위는 “70대 노인이 지난해 말 7~8세 여자 어린이 2명에게 그네를 밀어준다며 접근해 성추행을 했는데 CCTV의 사각지대를 이용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면서 “주변 방범시설이 잘 돼 있다고 해도 범죄자들 또한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학교 폭력을 담당하는 스쿨 폴리스 업무를 하다 2013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동과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수사를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막상 와 보니 아동 성폭행 사건 중 친아버지, 삼촌, 할아버지, 의붓아버지 등 친족 성폭행이 압도적으로 많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 경위는 이곳에 근무하면서부터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3학년 딸의 등·하굣길을 수시로 순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학교 인근, 아파트 계단까지 빈틈 없이 점검하며 혹시라도 이상한 사람이 없는지 살핍니다. 정기적으로 순찰하지 않으면 불안한 생각이 들어요.” 이런 상황은 딸을 가진 자녀가 있는 다른 수사관들도 비슷하다. 경기청 성폭력특별수사대 강남수(44) 경위는 세 딸을 두고 있다. 이전에는 워낙 겉으로 애정을 많이 표현해 ‘딸바보’란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는 딸들을 제대로 포옹해 주지도 못할 정도다. “제가 흔히 접하는 성범죄들의 수법이나 행위가 너무 충격적이에요. 어떤 경찰은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1년도 못 채우고 전보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강력계 형사 출신이지만 성폭력 수사가 훨씬 힘들다고 했다. “강력계 형사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보복이나 치정에 얽힌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을 보는 거예요. 이런 종류의 살인은 시신 훼손이 심각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괴롭거든요. 하지만 성폭력 수사는 영혼이 다치는 느낌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앞에 앉아 있는 피의자들을 보면 정말 소름이 돋습니다.”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원 강화해야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성폭력특별수사대 근무를 고집하는 건 힘든 만큼 보람도 크기 때문이다. 강 경위는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엄마를 위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울기만 하던 아이의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엄마가 아빠와 이혼한 후 만난 남자친구와 또 헤어질까 봐 혼자서 고통을 떠안으려 한 딸의 모습을 잊을 수 없어요. 지금은 두 모녀가 다정하게 잘 살고 있다며 가끔 소식을 전해 오곤 합니다. 피해자들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게 경찰의 보람입니다.” 대구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 정재석(43) 경위는 현 조직의 전신인 ‘1319팀’을 거친 베테랑이다. 일선 경찰서 강력팀, 대구청 광역수사대 등 ‘험한 수사’만 도맡아 온 그는 2010년 성폭력 전문 수사관을 자원했다. 여성, 아동, 장애인 등 피해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오랫동안 성폭력 사건을 수사한 그는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들은 고통, 좌절감, 분노, 충격을 호소하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서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을 통해 심리치료나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할 방법이 없는지 백방으로 알아보지만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난해 7월까지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에서 근무했던 유다혜(29·여) 경장은 “여성이라는 점이 오히려 평정심을 더 잃게 할 때가 있다”고 전했다. “여자 경찰이라고 만만하게 보는 피의자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럴 때면 여성이 아닌 경찰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최대한 냉정하게 대응하려고 하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격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조폭 일망타진할 때보다 훨씬 더 보람” 경찰청은 성폭력 전담 수사관들을 위해 1년에 한 차례 ‘힐링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보라매병원 등 전국 4곳에 있는 경찰 트라우마 센터에서 정신상담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힐링캠프에 참여했던 김혜신(26·여) 경장은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끼리 모여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됐다”며 “전문 상담사의 이야기를 듣고, 교외로 나가 맑은 공기를 마시니 스트레스가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신 상담을 실제 이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 수사관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변에 소문이 날까 봐 상담받는 걸 꺼리게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경찰청 정 경위는 “성폭력 범죄자를 단죄해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때가 예전에 강력팀에서 조직폭력배 일망타진의 쾌거를 올렸을 때보다 훨씬 더 보람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지역에서 꽃피는 미래먹거리] 제주 전기차·신재생에너지 산업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지역에서 꽃피는 미래먹거리] 제주 전기차·신재생에너지 산업

    서울신문은 2016년 어젠다로 ‘경제 새 길을 가자’를 설정했다. 이는 지난 30년간 한국을 먹여 살린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전화를 대신해 앞으로 30년간 먹여 살릴 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과 정보기술(IT)산업, 신재생에너지·녹색에너지 산업 등을 집중·발굴해 도약의 발판으로 삼자는 의도다. 첫 회로 한국 최초로 스마트그리드를 도입해 전 세계 전기차의 테스트베드가 된 제주도의 미래성장 동력을 진단해 본다. #풍경 하나 2030년 10월, 제주에 여행 온 김모씨는 제주공항에서 전기렌터카를 빌려 서부 해안 도로를 반나절 시원스레 달렸다. 저녁에는 숙소인 호텔 주차장에 설치된 충전기를 이용해 밤새 배터리를 충전했다. 다음날 아침 400㎞를 주행할 수 있도록 충전된 전기차를 몰고 제주 동부지역을 하루 종일 달렸다. 엔진 소음이 없는 조용하고 쾌적한 전기차를 타고 2박 3일 동안 제주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지만 전기 충전요금은 2만원에 불과했다. #풍경 둘 2030년 12월, 미국 글로벌 전기자동차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박모씨는 귀국해 고향 제주에 들어선 전기차 국제 인증센터에 취업했다. 전 세계 자동차업체가 생산하는 전기차는 제주 인증센터에서 배터리, 충전기 등의 기술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센터에는 박씨처럼 고급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박사급 고급 인재들이 속속 돌아와 일하고 있다. 풍경 하나와 둘은 ‘전기차 천국’ 제주가 상상하는 2030년 제주의 가상 현실이다. 제주는 2030년까지 차량(37만 7000대)은 모두 전기차로 바꾸고, 전력은 100%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 ‘카본 프리 아일랜드’(탄소제로 섬, Carbon Free Island)를 실현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의 제주도가 처한 기후변화 위기다. 이대로 가면 관광명소인 용머리해안은 2100년을 전후해 물에 잠긴다. 기후변화 위험에 직면한 제주는 이를 새로운 기회로 설계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카본 프리 신재생 에너지를 미래산업으로 선택, 먼저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전기차 보급에 팔을 걷어붙였다. 1시간이면 자동차로 어느 곳에나 갈 수 있는 전기차 주행 최적의 지형적 조건,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연중 따뜻한 기후여건 등으로 전기차 구매 수요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2012년 전기차 시범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그해 제주에서 열린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 행사에 관용 전용차 100대를 선보이는 등 공공부문에 242대를 보급했다. 이어 2013년에는 전국 최초로 민간에 전기차 160대를, 2014년에는 451대를 보급했다. 제주도민에게 차량 가격과 상관없이 구매 보조금 2300만원, 충전기 설치비용 700만원 등 3000만원의 파격적인 지원을 했다. 구매 희망자가 쇄도해 공개 추첨을 통해 보조금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도민들의 호응도 높았다. 2014년부터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와 전기차 애코랠리 대회도 열어 전기차 관련 국제 행사로 자리잡았다. 2015년에는 공공 27대·민간 1486대 등 1513대를 보급했고 올해는 무려 4000대의 전기차를 민간에 추가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제주가 전기차 보급에 강한 의지를 보이자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BMW, 닛산, 도요타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도 제주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인다. 전기차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테슬라 모터스도 올해 제주 전기차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전기차를 대중화·상용화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확고한 정책 의지와 지형·기후적 우수환경 등으로 이 기업들이 전기차 테스트베드 최적지로 제주를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기 자동차 특구를 조성, 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통해 전기차 관련 산업을 본격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전기차 특구 조성을 통해 전기차 구매 지원금 신설로 상시 구매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 전기버스· 렌터카· 택시 등 다양화를 통한 비지니스 모델을 창출하겠다고 한다. 폐배터리 활용 등 전기차 중고 시장 형성과 전기차 충전기 배터리 인증기관 등 전기차 관련 국제 인증센터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제주의 전기차 보급 정책은 스마트그리드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 제주는 2009년 최첨단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조기에 조성해 기술의 검증화 사업 모델 형성 등 사업화에 성공했다. 2017년까지 스마트그리드 거점 도시 확산 사업을 추진하고, 2020년에는 제주도 전역을 스마트그리드 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 시험센터 구축 및 제주대 등에 인력양성센터 유치에도 나선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에코 플랫폼 추진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도내 소비전력량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2030년까지 육상 450㎿, 해상 1900㎿ 등 풍력 발전 2350㎿를 설치하고 태양광 발전 300㎿, 연료전지발전 300㎿, 바이오·해양·지열발전 30㎿ 등 녹색에너지로 에너지 자립을 이루어낸다는 목표다. 현재 제주지역 전력 사용량의 13%는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한다. 또 제주의 특화된 자연 자원인 바람에 공적 개념을 도입, 공기업인 제주에너지공사 중심의 풍력 자원 개발 방식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제주는 전기차 상용화와 카본 프리 프로젝트 등을 소개해 지구촌에 전파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원 지사는 “제주의 1차 산업이 자유무역협정(FTA) 확산 등으로 어려움에 처했고, 경기에 민감한 관광산업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며 “카본 프리 프로젝트가 미래 제주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인천시 수도권 매립지 분쟁 해결 등 불합리한 자치법규 1만 3946건 정비 성과

    서울·인천시 수도권 매립지 분쟁 해결 등 불합리한 자치법규 1만 3946건 정비 성과

    “정부청사에선 미처 몰랐던 것을 깨우치게 됐으니 오히려 반겨야 할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채향석(4급) 인천시 법제협력관은 28일 파견 근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법제처 선임 과장급 직위인 그는 지난 4월 법제협력관 제도 시범실시 때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법제협력관은 조례나 규칙 등 자치법규 가운데 주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거나 부담을 주는 내용, 지역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도록 정비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규제개혁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줄곧 늘어나는 자치법규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 행정자치부와 법제처가 협업해 개혁을 꾀한 것이다. 현재 경기, 충남·북, 전북, 제주도, 세종시 등 7곳에서 운영 중이다. 자치법규는 243개 지자체 평균 360개꼴이다. 채 협력관은 “부처에서 일할 때 건설기계관리법을 심사했는데, 잘못 알았던 사항을 발견하고 ‘탁상행정’에 속으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고 되뇌었다. 건설기계 27종에 대한 임대차 계약서 작성여부 실태조사를 위해 정기적으로 공사현장을 방문하도록 규정했는데 콘크리트 믹서(레미콘) 트럭이나 덤프트럭의 경우 잠깐씩 공사현장에 머물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져 뒤늦게 고쳤다고 덧붙였다.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서울시와 인천시의 대립을 해결한 데도 법제협력관의 힘이 컸다. 대표적인 우수사례로 평가된다. 서울시에 주어진 매립 면허권을 인천시로 옮긴다는 데 지난 6월 환경부, 경기도를 포함한 4대 관계기관끼리 합의했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부지는 인천시, 매립권은 공사 시행자인 서울시 소유로 있는 괴상한 구조인데도 첨예한 이해관계로 법령해석을 통한 타협을 기대할 수 없었다. 공유재산법 개정으로 방향을 돌렸다. 채 협력관은 법제처장과 인천시장을 연결하는 등 동분서주한 끝에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양여할 수 있는 행정재산에 ‘공유수면 매립에 관한 권리’를 신설하도록 공유재산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마침내 매립지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 2000만 인구의 쓰레기대란을 막을 수 있었다. 인천시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법제협력관 성과보고회에서 사례를 발표했다. 17개 시·도 법무담당관들이 참석했다. 전기차 특구 육성에 관한 법률안 마련을 지원해 ‘2030 카본 프리 아일런드’(Carbon-Free Island·탄소 없는 섬)라는 슬로건에 바탕을 닦은 제주도, 전세기 취항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련 여행사에 인센티브 지급을 막은 훈령을 개정해 관광객 유치에 물꼬를 튼 충북도 역시 법제협력관 우수사례로 박수를 받았다. 보고회에선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자치법규 1만 3946건을 정비하는 등 성과를 발표했다. 1872건은 지방의회에 계류 중으로, 모두 내년 1월 안에 마무리한다. 지난달 지자체 워크숍에선 법제협력관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시는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업무를 논의할 수 있도록 경제·재정 등 다른 협력관들과 달리 사무실을 따로 두지 않고 법무담당관실 안에 배치하는 등 문턱을 없애기 위해 힘썼다. 안효직 법무담당관은 “지자체 직원들도 법제처에 수시로 파견돼 법제심사·법령해석·자치법규 지원 업무를 수행하도록 해 법제 전문성을 강화하는 기회도 갖는다”며 “대통령령 기준으로 평균 172일, 길게는 229일씩 걸리는 정부 입법기간을 한 달 이내로 줄이는 등 눈에 띄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인사] 국세청, 중앙선관위, 경찰청, 부산지방경찰청, 한국도로공사, 한겨레신문사, 현대차그룹,CBS, 세계일보, 머니투데이 외

    ■국세청 ◇ 고위 공무원 승진 ▲ 미국 국세청 파견 김진현 (12월 31일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급 승진 ▲박영수 중앙선관위 기획조정실장 ▲김신기 중앙선관위 선거정책실장 ◇1급 상당 승진 ▲유병길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상임위원 ▲추형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상임위원 ▲이재화 부산광역시선관위 상임위원 ▲정영택 광주광역시선관위 상임위원 ▲이언근 울산광역시선관위 상임위원 ▲우근학 충청남도선관위 상임위원 ▲장용훈 전라남도선관위 상임위원 ▲임성식 경상남도선관위 상임위원 ▲엄흥석 제주특별자치도선관위 상임위원 ◇1급 상당 전보 ▲정훈교 서울특별시선관위 상임위원 ▲이재태 대구광역시선관위 상임위원 ▲조 장연 인천광역시선관위 상임위원 ▲윤석근 대전광역시선관위 상임위원 ▲이성룡 세종특별자치시선관위 상임위원 ▲양금석 경기도선관위 상임위원 ▲이계형 강원도선관위 상임위원 ▲정성종 충청북도선관위 상임위원 ◇2급 승진 ▲정연운 중앙선관위 감사관 ▲김정곤 중앙선관위 행정국장 ▲백두성 서울특별시선관위 사무처장 ▲서정욱 부산광역시선관위 사무처장 ▲유광종 광주광역시선관위 사무처장 ▲이재후 울산광역시선관위 사무처장 ▲문병길 경기도선관위 사무처장 ▲김양호 전라북도선관위 사무처장 ▲서인덕 전라남도선관위 사무처장 ▲진승엽 경상남도선관위 사무처장 ▲임도빈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처 ◇2급 전보 ▲진종호 세종특별자치시선관위 사무처장 ◇3급 승진 ▲김세환 중앙선관위 조사국장 ▲이한규 중앙선관위 감사과장 ▲박광섭 중앙선관위 인사과장 ▲신민 중앙선관위 선거1과장 ▲신우용 중앙선관위 법제과장 ▲장재영 선거연수원 교수기획부장 ▲김상범 선거연수원 전임교수 ▲배병익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사무국장 ▲임석근 중앙선관위 사무처 ▲김재왕 부산광역시선관위 관리과장 ▲최웅식 경기도선관위 관리과장 ▲서재영 경기도선관위 지도2과장 ▲이규정 전라북도선관위 관리과장 ▲신현홍 경상북도선관위 관리과장 ◇3급 전보 ▲송봉섭 중앙선관위 기획국장 ▲김주헌 중앙선관위 홍보국장 (대변인 겸임) ▲김진배 선거연수원장 ◇4급 승진 ▲오지선 중앙선관위 선거2과 ▲최형기 중앙선관위 정당과 ▲성태준 중앙선관위 재외선거과 ▲조동진 중앙선관위 재외선거과 ▲조황휘 중앙선관위 조사1과 ▲고재곤 중앙선관위 의정지원과 ▲정종호 중앙선관위 해석과 ▲배명열 중앙선관위 사무처 ▲이은혜 중앙선관위 사무처 ▲김정은 서울특별시서초구선관위 사무국장 ▲구영명 부산광역시선관위 행정과장 ▲이경태 부산광역시영도구선관위 사무국장 ▲서형태 부산광역시동구선관위 사무국장 ▲주영길 부산광역시남구선관위 사무국장 ▲강희정 대전광역시선관위 행정과장 ▲박경우 울산광역시선관위 행정과장 ▲조종영 울산광역시동구선관위 사무국장 ▲최기성 강원도선관위 행정과장 ▲김영호 강원도 영월군선관위 사무국장 ▲김승수 충청북도선관위 행정과장 ▲이진필 충청북도 청주시서원구선관위 사무국장 ▲채수덕 충청남도선관위 홍보과장 ▲이순길 충청남도 천안시동남구선관위 사무국장 ▲정진석 충청남도 보령시선관위 사무국장 ▲김두순 충청남도 부여군선관위 사무국장 ▲김정홍 전라남도 고흥군선관위 사무국장 ▲홍만희 전라남도 해남군선관위 사무국장 ▲권형우 경상북도 영덕군선관위 사무국장 ▲최낙권 경상남도 김해시선관위 사무국장 ▲김성표 경상남도 거제시선관위 사무국장 ▲전태우 경상남도 거창군선관위 사무국장 ▲김헌상 제주특별자치도선관위 홍보과장 ▲박치웅 제주특별자치도선관위 행정과장 ◇4급 전보 ▲임병철 중앙선관위 기획과장 ▲김영헌 중앙선관위 공보과장 ▲김재원 중앙선관위 홍보과장 ▲조규영 중앙선관위 미디어과장 ▲임채만 중앙선관위 시설과장 ▲김진묵 중앙선관위 재외선거과장 ▲강남형 중앙선관위 조사1과장 ▲김재훈 중앙선관위 조사2과장 ▲김종국 중앙선관위 의정지원과장 ▲김문배 중앙선관위 해석과장 ▲강동완 중앙선관위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장 ▲강순후 선거연수원 제도연구부장 ▲김진수 선거연수원 전임교수 ◇4급 상당 전보 ▲장성훈 중앙선관위 위원장 비서관 ■경찰청 ◇ 경무관 전보 ▲ 경찰청 대변인 김규현 ▲ 경찰청 정보화장비정책관 박운대 ▲ 경찰청 수사기획관 김헌기 ▲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 이운주 ▲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배용주 ▲ 경찰청 교통국장 임호선 ▲ 경찰청 정보심의관 박기호 ▲ 경찰청 기획조정관실(새경찰추진단장) 진교훈 ▲ 경찰청 경무담당관실(치안정책관) 송민헌 ▲ 경찰청 경무담당관실(국립외교원) 이은정 ▲ 경찰청 경무담당관실(중앙공무원교육원) 김재규 ▲ 경찰대 교수부장 황운하 ▲ 경찰대 학생지도부장 하상구 ▲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장 민갑룡 ▲ 경찰수사연수원장 박명춘 ▲ 서울청 경무부장 김해경 ▲ 서울청 생활안전부장 양성진 ▲ 서울청 수사부장 장경석 ▲ 서울청 교통지도부장 김기출 ▲ 서울청 경비부장 박건찬 ▲ 서울청 정보관리부장 이용표 ▲ 서울청 보안부장 배봉길 ▲ 서울 송파서장 연정훈 ▲ 부산청 1부장 이순용 ▲ 부산청 2부장 송병일 ▲ 부산청 3부장 현재섭 ▲ 대구청 1부장 이원백 ▲ 대구청 2부장 김수희 ▲ 인천청 1부장 허경렬 ▲ 인천청 2부장 노승일 ▲ 광주청 1부장 최관호 ▲ 광주청 2부장 유현철 ▲ 대전청 1부장 김양수 ▲ 대전청 2부장 박세호 ▲ 울산청 1부장 김진표 ▲ 경기청 1부장 남택화 ▲ 경기청 2부장 유진형 ▲ 경기청 3부장 조종완 ▲ 경기청 4부장 원경환 ▲ 경기 수원남부서장 이영상 ▲ 경기 분당서장 진정무 ▲ 강원청 차장 이의신 ▲ 충북 청주흥덕서장 임용환 ▲ 충남청 1부장 이상로 ▲ 충남청 2부장 최해영 ▲ 전북청 1부장 박생수 ▲ 전북 전주완산서장 장하연 ▲ 전남청 1부장 김교태 ▲ 전남청 2부장 김근식 ▲ 경북청 1부장 설용숙 ▲ 경북청 2부장 이광석 ▲ 경남청 1부장 전창학 ▲ 경남청 2부장 이준섭 ▲ 제주청 차장 서범규 ▲ 경찰청 경무담당관실 박기선 ▲ 경찰청 경무담당관실 김학역 ▲ 경찰대(치안정책연구소) 신현택■부산지방경찰청 ◇ 경무관 전보 ▲ 1부장 이순용 ▲ 2부장 송병일 ▲ 3부장 현재섭 ■한국도로공사 ◇ 실처장급 전보 ▲ 영업본부장 박승갑 ▲ 비서실장 엄창용 ▲ 홍보실장 강 운 ▲ 감사실장 김경수 ▲ 재무처장 현병업 ▲ 총무처장 문기봉 ▲ 영업처장 박상활 ▲ 스마트톨링추진단장 송상규 ▲ 도로처장 김광수 ▲ 재난안전처장 김진광 ▲ 시설처장 박광용 ▲ 설계처장 유시영 ▲ 환경품질처장 김경일 ▲ 사업개발처장 박명득 ▲ 기술심사처장 설운호 ▲ 해외사업처장 정 민 ▲ 도로교통연구원장 이명훈 ▲ 인력개발원장 황광철 ▲ 국가ITS센터장 장형팔 ▲ 홍천양양건설사업단장 박태영▲ 수도권본부장 정대형 ▲ 강원본부장 이춘주 ▲ 대전충청본부장 이상준 ▲ 전북본부장 문명국 ▲ 광주전남본부장 고채석 ▲ 대구경북본부장 김대진 ▲ 부산경남본부장 이이환 ◇ 실처장급 승진 ▲ 기획조정실장 손진식 ▲ 창조전략처장 전성학 ▲ 교통처장 김동인 ▲ 교통센터장 이학구■한국남부발전 ▲ 경영전략처장 이성선 ▲ 경영관리처장 직무대행 김상덕 ▲ 신성장사업실장 윤진영 ▲ 발전처장 김명진 ▲ 건설처장 이충호 ▲ 하동화력본부장 고명석 ▲ 하동화력본부 경영지원처장 서영덕 ▲ 하동화력본부 제1발전소장 송기인 ▲ 신인천발전본부장 정연수 ▲ 영월천연가스발전소장 최기홍 ▲ 안동천연가스발전소장 김창환 ▲ 삼척그린파워건설본부장 안관식 ▲ 하동화력본부 기술지원실장 최영구 ▲ 하동화력본부 연소기술센터장 구창회 ▲ 삼척그린파워건설본부 시운전실장 민병희 ▲ 파견연장(발전회사협력본부) 김신영 ▲ 발전처 발전운영팀장 이영재 ▲ 하동화력본부 정성식 ▲ 신인천발전본부 박이식 ▲ 하동화력본부 심재룡 ▲ 부산천연가스발전본부 이영수 ▲ 영월천연가스발전소 박석준 ▲ 영월천연가스발전소 강봉조 ▲ 삼척그린파워건설본부 정영균 ▲ “ 진성식 ▲ ” 정병철 ▲ “ 이순환 ▲ ” 박성호 ▲ 파견연장(발전교육원) 양병길 ■문화체육관광부 ◇ 과장급 직위 승진 ▲ 문화예술정책실 문화정책관실 지역전통문화과장 조상준 ▲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정보서비스과장 박병주 ▲ 국립한글박물관 전시운영과장 이애령 ◇ 과장급 전보 ▲ 운영지원과장 강태서 ▲ 문화예술정책실 예술정책관실 예술정책과장 김정훈 ▲ 문화예술정책실 예술정책관실 시각예술디자인과장 신은향 ▲ 문화예술정책실 문화기반정책관실 박물관정책과장 김근호 ▲ 체육관광정책실 체육정책관실 체육진흥과장 이해돈 ▲ 체육관광정책실 체육정책관실 스포츠산업과장 김용섭 ▲ 체육관광정책실 관광정책관실 관광정책과장 강정원 ▲ 체육관광정책실 관광정책관실 국제관광과장 윤양수 ▲ 체육관광정책실 관광레저정책관실 관광레저기반과장 박형동 ▲ 국립중앙박물관 관리과장 안상근 ▲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행정지원과장 김재숙 ▲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운영과장 박창현 ▲ 한국정책방송원 과장직위 김정호 ▲ 한국정책방송원 과장직위 서상면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연구교류과장 장사성 ▲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파견 최상현 ▲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파견 한영흡 ▲ 국립중앙도서관 기획총괄과장 배양희■대전도시공사 ◇ 승진 ▲ 윤리감사실장 정종화 ▲ 전략기획실장 홍석구 ▲ 개발사업처장 박성수 ▲ 기획경영팀장 김동원 ▲ 회계계약팀장 김윤관 ▲ 환경자원사업소장 최운균 ▲ 사업기획팀장 김영기 ◇ 전보 ▲ 건설사업처장 권혁준 ▲ 안전감사팀장 김응수 ▲ 분양팀장 곽상권 ▲ 예산재정팀장 이종권 ▲ 운영관리팀장 박희권 ▲ 시설조경팀장 전형태 ▲ 시설운영팀장 정교순 ▲ 주택관리팀장 홍정표 ▲ 도시재생팀장 황민주 ▲ 환경에너지사업소장 송용진 ▲ 환경사업소장 임병직■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 부사장 김승진 김헌수 서보신 양진모 왕수복 ◇ 전무 김대원 김언수 김형정 박동일 박두일 배형근 이영택 이종수 임태원 탁영덕 ◇ 상무 강병욱 김동석 김상대 김선섭 김천성 김철환 김현중 류성원 박병철 박채영 서석교 서정국 성인환 손경수 손동인 엄태신 오세환 오일석 유원하 윤석현 이경재 이규오 임승표 임재홍 지태수 허정환 ◇ 이사 강순영 금우연 김계수 김기완 김대성 김대엽 김명규 김민수 김봉수 김익수 김정철 김종윤 김흥수 류창승 맹하영 박동식 박진석 백승권 백지홍 백철승 송근수 안병주 유근혁 이강석 이기행 이덕기 이민호 이병훈 이용희 이재운 이재철 이종훈 이진주 이호일 이희찬 임경택 장덕상 전범준 전제록 정상빈 정완덕 정찬복 조임상 최규헌 추교웅 홍석범 ◇ 이사대우 강기문 강점기 고기업 권병칠 권순석 김광익 김동섭 김상열 김세훈 김영국 김윤주 김인태 김제영 김태성 김형영 박영식 배현주 서경주 성백준 송기봉 송성호 송재민 신승호 신승환 안현주 양석호 오인원 원광민 유지한 유진환 윤정일 윤창섭 이대교 이석재 이시훈 이정규 이종일 이주열 장현규 정현철 조재경 진욱 최의용 최재호 최치환 허왕도 허준무 ◇ 수석연구위원 박종술 ◇ 연구위원 백순권 오만주 전병욱 <기아자동차> ◇ 부사장 박광식 ◇ 전무 권혁호 박수남 서춘관 오세장 이순남 ◇ 상무 공문성 김선만 민철규 변동문 심국현 윤석주 윤승규 조상현 조진현 ◇ 이사 강석만 김득호 김성진 김영권 김의성 김종필 김진수 류현우 마태락 박노홍 송민수 이광구 이성규 이우기 이한응 임민택 정순원 조영상 최연홍 홍경화 ◇ 이사대우 곽용선 김광오 김명실 김선한 김영기 김재룡 박규철 박명호 박희동 오용진 이성복 이수환 정재천 조영곤 최용만 최의순 최진기 태원섭 <현대모비스> ◇ 부사장 이영진 ◇ 전무 김기년 ◇ 상무 김호 문창곤 신동우 정수경 조광래 한의창 ◇ 이사 고동록 김성익 문동남 상경필 서정범 손찬모 우경섭 조규량 ◇ 이사대우 김연근 김영화 나선근 문경호 박용환 박종원 이근수 이병훈 이정표 정창재 정하승 최상유 <현대위아> ◇ 전무 곽성수 ◇ 상무 이봉우 ◇ 이사 류성룡 박동호 박창섭 성인용 엄도영 최동렬 ◇ 이사대우 남기현 정연태 <위아마그나파워트레인> ◇ 상무 이원희 <현대파워텍> ◇ 상무 김홍민 라경실 이광윤 ◇ 이사 차삼호 ◇ 이사대우 권혁빈 <현대다이모스> ◇ 부사장 김기준 ◇ 전무 박영수 ◇ 상무 박재원 ◇ 이사 김타곤 신영석 ◇ 이사대우 성태희 이영진 조신래 황장희 <현대엠시트> ◇ 이사 이정현 <현대케피코> ◇ 상무 임성호 ◇ 이사 이상조 <현대오트론> ◇ 상무 이동현 장재호 ◇ 이사 박동선 < 현대파텍스> ◇ 상무 김진원 <현대제철> ◇ 전무 김기성 한종만 ◇ 상무 김학연 문병태 박종성 유기종 이상원 한영모 ◇ 이사 김경석 김성주 박병익 임병직 최주태 ◇ 이사대우 고향진 김정한 김현수 박철민 이광호 이기표 이대형 이보룡 이선진 <현대종합특수강> ◇ 이사 최경탁 <현대캐피탈> ◇ 상무 고상민 이교창 최성원 ◇ 이사 김훈태 이주연 ◇ 이사대우 고석빈 김성준 도문주 신동림 우경원 홍근배 <현대카드> ◇ 이사 전영일 ◇ 이사대우 조창현 <현대라이프생명보험> ◇ 상무 백연웅 전길호 ◇ 이사대우 공봉환 황기욱 < HMC투자증권> ◇ 전무 한석 <현대건설> ◇ 전무 송중호 유승하 전익수 ◇ 상무 강용희 곽병해 김대근 김택규 류칠희 박찬복 손준 송영구 임종호 진상화 최원호 황준하 ◇상무보A 곽모원 김태욱 박용명 박철수 이수영 이태영 차승용 채병석 ◇ 상무보B 김교태 김상민 김태희 노경석 이승원 이승태 이용 이인기 정준택 진한무 최영 홍순웅 홍의 <현대엔지니어링> ◇ 전무 김진원 박찬우 이재환 임용진 ◇ 상무 이승철 정욱 ◇ 상무보A 김영두 문일현 박정윤 안재열 이창재 임관섭 임성원 ◇ 상무보B 김민현 손명건 심범섭 안우근 임호근 한훈호 <현대종합설계> ◇ 상무보B 이광재 <현대글로비스> ◇ 상무 전금배 주민 ◇ 이사 유종수 이홍기 정석봉 ◇ 이사대우 김창기 박태영 신성만 <현대로템> ◇ 전무 최용균 ◇ 상무 채경수 ◇ 이사대우 안경수 최동현 <현대오토에버> ◇ 상무 김성수 한영국 ◇ 이사 조강식 ◇ 이사대우 권동복 김종진 <이노션> ◇ 이사 김종필 <현대엠엔소프트> ◇ 이사 우병근 ◇ 이사대우 이진동 ■현대증권 ◇ 승진 ▲ 전무 조성대 ◇ 신규 선임 ▲ 상무 서일영 ▲ 상무보 정진욱■교보증권 ◇전무 승진 ▲ WM사업부문 박성진 ▲ 경영지원실 조옥래 ◇상무 승진 ▲ FICC본부 겸 주식파생본부 강은규 ◇임원보 승진 ▲ CRO 한수동 ▲ 기획실 이종계 ▲ 리서치센터 김영준 ▲ 구조화금융본부 담당 최원일 ◇본부장 선임 ▲ 고객자산운용본부 안효진 ◇부서장 선임 ▲ 법인영업2팀 정지원 ▲ 금융상품2팀 고광서 ▲ 금융상품4팀 권도원 ▲ 랩운용팀 김경태 ◇지점장 선임 ▲ 부평지점 이춘경 ▲ 일산지점 임익환 ▲ 상암DMC지점 김영훈 ▲ 대구서지점 배희성 ◇본부장 전보 ▲ 금융상품영업본부 김병호 ▲ 법인영업본부 송의진 ◇부서장 전보 ▲ 법인영업1팀 김상의 ▲ 마케팅추진팀 김상규 ▲ 리스크심사팀 이상원 ◇지점장 전보 ▲ 압구정지점 이경민 ▲ 사당동지점 이태원 ▲ 송파지점 한태호 ▲ 수원지점 박희철■한미글로벌 ◇부사장 승진 ▲한성만 ◇전무 ▲김용진 ▲최성수 ◇상무 ▲김태웅 ▲주병선 ▲강호봉 ▲조성호 ◇상무보 ▲김상동 ▲박서영 ▲이국헌 ▲하상원■부산시 해운대구 ◇ 4급 승진 ▲ 행정관리국장 이병찬 ▲ 일자리산업국장 김기욱 ◇ 5급 승진 ▲ 의회사무국 전문위원 고길석 ▲ 우1동장 박은숙 ▲ 우3동장 류영 ▲ 중2동장 김용욱 ▲ 좌1동장 박호순 ▲ 반송1동장 김인철 ▲ 반송2동장 권영구 ◇ 5급 전보 ▲ 기획조정실장 이창헌 ▲ 행정지원과장 임순애 ▲ 교육협력과장 백종기 ▲ 세무2과장 강동국 ▲ 민원여권과장 이승용 ▲ 관광문화과장 이정부 ▲ 일자리창출과장 김상희 ▲ 환경위생과장 손춘익 ▲ 청소행정과장 임외현 ▲ 도시디자인과장 고신식 ▲ 안전총괄과장 김병수 ▲ 관광시설관리사업소장 김용전 ▲ 문화회관장 하필례 ■산림청 ◇ 고위공무원 승진 ▲ 남부지방산림청장 고기연■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 ◇ 2급(이사관) 전보 ▲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김양호 ▲ 전주시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 지도담당관 이정숙 ◇ 3급(부이사관) 승진 ▲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과장 이규정 ◇ 5급(사무관) 전보 ▲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 관리담당관 고형진 ▲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 조사담당관 서성원 ▲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 광역조사팀장 이규석 ▲ 장수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박태호■코스맥스그룹 [코스맥스바이오] ◇ 대표이사 선임 ▲ 김지형 ◇ 이사 승진 ▲ 생산본부 최정임 [코스맥스비티아이] ◇ 전보 ▲ 인사총괄 사장 김경용 ◇ 전무 승진 ▲ 관리담당 박정수 ◇ 이사 승진 ▲ 홍보담당 임대규 ▲ 해외마케팅본부 김미정 ◇ 전문위원 승진 ▲ 경영정보팀 정철운 [코스맥스] ◇ 전보 ▲ 코스맥스USA 연구원장, 메이크업 R&I 연구소장(겸) 전무 박명삼 ◇ 전무 승진 ▲ 코스맥스차이나 R&I 연구원장, 스킨케어 R&I 연구소장(겸) 김연준 ◇ 이사 승진 ▲ CF Lab 박천호 ▲ PP Lab 서은주 ▲ 생산본부 홍장욱 ◇ 전문위원 승진 ▲SAP TF팀 윤미자 [코스맥스차이나] ◇ 전무 승진 ▲ 영업담당 이병만 [코스맥스USA] ◇ 상무 승진 ▲ COO 이병주 [뉴트리바이오텍] ◇ 전무 승진 ▲ TMI 공장장 강찬석 ◇ 이사 승진 ▲ TBI 이우주 [뉴트리바이오텍USA] ◇ 전무 승진 ▲ 법인장 안재식 [뉴트리사이언스] ◇ 상무 승진 ▲ 대표이사 이진우■한국원자력환경관리공단 ▲ 감사실장 박규완 ▲ 홍보실장 배한종 ▲ 인재개발실장 김형준 ▲ 재난안전실장 박병철 ▲ 사용후핵연료사업실장 이철구 ▲ 중저준위사업실장 최기용 ▲ 환경관리센터 운영지원실장 김용식 ▲ 기술연구소 처리처분연구실장 윤정현 ▲ 기금관리센터장 직무대행 박승현 ▲ 경영지원팀장 김덕환 ▲ 보안정보팀장 표흥섭 ▲ 사용후핵연료정책팀장 조천형 ▲ 사용후핵연료사업추진팀장 이재학 ▲ 대외협력팀장 조병조 ▲ 국제기술협력팀장 강기성 ▲ 중저준위정책팀장 곽상수 ▲ 건설관리팀장 이종원 ▲ 설계팀장 하창용 ▲ 인허가팀장 이길남 ▲ 환경관리센터 처분운반팀장 오행엽 ▲ 환경관리센터 인수검사팀장 이상진 ▲ 환경관리센터 지역수용팀장 김외중 ▲ 기술연구소 처리처분연구실 책임연구원 정해룡■토러스투자증권 ◇ 승진 ▲ 준법감시인 김명배(상무)■광동제약 ◇ 승진 ▲ 약국사업본부 전무이사 노병두 ▲ 의약품개발본부 전무이사 안주훈■부산남구 ◇ 5급 ▲ 민원여권과장 황경숙 ▲ 주민복지과장 신승현 ▲ 생활보장과장 최찬석 ▲ 시설관리사업소장 허학정 ▲ 대연1동장 김주섭 ▲ 용호2동장 이수완 ▲용호4동장 손재무 ▲ 감만2동장 김희숙 ▲ 우암동장 문정애 ▲ 문현1동장 정동기 ▲ 총무과 박종하(휴직)■메리츠화재 [승진] ◇ 부사장 ▲ 이경수 ◇ 전무 ▲ 박용주 ▲ 천병호 ▲ 권대영 ◇ 상무 ▲ 김종민 [신규선임] ◇ 부사장 ▲ 부동산운용실장 인채권 ◇ 상무보 ▲ 경남본부장 정태문 ▲ Agency2본부장 장장길■한겨레신문사 ◇ 선임기자 ▲ 강성만 ▲ 김봉규 ▲ 문현숙 ▲ 이경 ▲ 이기준■머니투데이 [편집국] ▲ 산업1부장 (부국장) 김준형 ▲ 정치부장 (부국장대우) 서정정 ▲ 재계팀장 (부장) 오동희 ▲ 금융부장 권성희 ▲ VIP뉴스부장 지영한 ▲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성연광 ▲ 문화부장 신혜선 ▲ 사회부장 채원배 ▲ 건설부동산부장 이승형 ▲ 통합뉴스룸1부장 문성일 ▲ 통합뉴스룸2부 에디터 (부장) 조남각 ▲ 경제부 부장직대 강기택 ▲ 증권부 부장직대 배성민■세계일보 ◇ 세계일보 ▲ 편집인 백영철 ▲ 경영지원본부장 겸 기획조정실장 정희택 ▲?편집국장 염호상 ▲ 디지털미디어국장 채희창 ▲ 광고국장 김선교 ▲ 대외협력국장 여운상 ▲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한용걸 ◇ 스포츠월드 ▲ 부사장 겸 편집인 이익수■CBS ◇ 승진 ▲ 미래전략실장 김준옥 ▲ 미디어본부장 조백근 ▲ 미디어본부 편성국장 이광조 ▲ 미디어본부 보도국장 김규완 ▲ 미디어본부 보도국 논설위원장 김승동 ▲ 부산방송본부장 문영기 ▲ 광주방송본부장 김진오 ▲ 전북방송본부장 손정태 ◇ 전보 ▲ 미디어본부 ICT R&D센터장 안영기 ▲ 선교TV본부 시네마국장 임진택 ▲ 마케팅본부 문화콘텐츠센터장 복진규 ▲ 미디어본부 편성국 방송위원 지 웅 ▲ 미디어본부 편성국 방송위원 김갑수 ▲ 미디어본부 보도국 선임기자 이전호 ▲ 전북방송본부 보도제작국 선임기자 김진경■부산지방공단 스포원 ▲ 창조경영사업추진단장 정재동 ▲ 창조경영실장 김문규 ▲ 경주실장 박영계 ▲ 고객홍보실장 박찬헌 ▲ 서면점장 조인철 ▲ 광복점장 김성규 ▲ 공정안전팀장 직무대리 김성춘 ▲ 발매전산팀장 직무대리 이정환 ▲ 총무팀장 직무대리 정한성 ▲ 경주운영팀장 강문수■부산시설공단 ◇ 상임이사 ▲ 경영본부장 김영수 ▲ 관리본부장 정영노 ◇ 1급 ▲ 운영본부장 강진철 ▲ 도로사업단장 김태규 ▲ 시설사업단장 박계완 ◇ 2급 ▲ 경영지원실장 박태봉 ▲ 지하도상가사업단장 박정웅 ▲ 공원사업단장 최해관 ▲ 부산시민공원장 김상호 ▲ 영락공원사업단장 조일만 ▲ 시민회관장 안현근 ▲ 감사실장 구행진 ▲ 공원기획팀장 박인호 ▲ 교육 파견 김실근 ◇ 3급 ▲ 혁신정보팀장 장귀봉 ▲ 총무인사팀장 이주헌 ▲ 고객홍보팀장 최진욱 ▲ 기술안전팀장 김찬석 ▲ 도로시설팀장 오영현 ▲ 도로환경팀장 정영철 ▲ 교량운영팀장 박인태 ▲ 교량기전팀장 안정식 ▲ 자갈치시장사업소장 김귀석 ▲ 남부지하도상가사업소장 정경원 ▲ 중앙공원사업소장 최재천 ▲ 시민공원관리팀장 김병기 ▲ 장사관리팀장 정동현 ▲ 문화행정팀장 정민수 ■충남공주시 ◇ 4급 승진 ▲ 기획담당관 황교수 ◇ 5급 승진 ▲ 미디어담당관실 강석광 ▲ 문화관광과 김영선 ▲ 안전관리과 김창수 ▲ 환경자원과 유영근 ▲ 건강과 이복남 ▲ 농촌진흥과 류승용■한미약품 [한미약품] ▲ 부사장 권세창 ▲ 전무 서귀현 ▲ 상무 김영훈 이영미 진성필 윤병희 김창숙 김나영 ▲ 이사 정성엽 최인영 김용일 이진석 [한미사이언스] ▲ 이사 박찬하 [한미정밀화학] ▲ 이사 정지원■청주시 ◇ 4급 승진 내정 ▲ 조광수 ▲ 신철연 ◇ 5급 승진 내정 ▲ 황종수 ▲ 이원옥 ▲ 송진숙 ▲ 어윤숙 ▲ 오세구 ▲ 김명덕 ▲ 유병근 ▲ 박구식 ▲ 윤광한 ▲ 김대석 ▲ 김남홍 ◇ 6급 승진 내정 ▲ 오화균 ▲ 신상호 ▲ 김현영 ▲ 정용교 ▲ 한은영 ▲ 이윤희 ▲ 장우제 ▲ 진영숙 ▲ 남기철 ▲ 허 관 ▲ 조동순 ▲ 박노대 ▲ 변의수 ▲ 강덕희 ▲ 양창석■포천시 ◇5급 전보 ▲ 행복도시건설단장 나해정 ▲ 농업기술센터소장 이학수 ▲ 경제복지국장 오각균 ▲ 홍보감사담당관 이재복 ▲ 세정과장 김영길 ▲ 회계과장 배재수 ▲ 시민복지과장 이인화 ▲ 가족여성과장 유경임 ▲ 환경관리과장 이병현 ▲ 내촌면장 강은숙 ▲ 관인면장 이수진 ▲ 화현면장 송갑섭 ▲ 노인장애인과장 유한형 ▲ 농정과장 임형재 ▲ 도시과장 김용수 ▲ 창수면장 이선용 ▲ 영북면장 박주상 ▲ 자치행정과 배장원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7] 낯설지만 무서운 신경근육질환 주의보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7] 낯설지만 무서운 신경근육질환 주의보

    아주 낯설지만 그래서 더 무서운 병이 있습니다. ‘근디스트로피’ ‘샤르코 마리 투스병’ ‘폼페병’ ‘파브리병’ 등이 그런 병입니다. “그런 병도 있어?” 하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요. 비교적 익숙한 루게릭병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까요. 이 병의 한 유형인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흔히 루게릭병이라고 부르니까요. ‘근육질환’이라면, 대부분 피로나 무리한 활동으로 근육이 뭉치거나 결리는 증상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말하는 근육질환은 이런 일반의 생각과는 크게 다릅니다. 근육이 지속적으로 약해지다가 마침내 소실되면서 환자들이 근육을 이용하는 모든 활동을 못하게 되는 중증 질환이니까요. 여기에 ‘신경’이라는 용어를 하나만 더 붙이면 ‘신경근육질환’이 됩니다. 말초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생기는 질병을 뜻하지요. 말초신경이란 두개골이나 척추 속에 들어 있는 중추신경계에서 갈라져 나와 근육이나 피부 등 멀리 떨어진 말단 장기를 중추신경계와 연결 시켜주는 신경, 즉 우리 몸을 감싸고 있는 신경을 ‘그물망’이라고 말할 때 그 그물망에 해당되는 최전선의 신경을 뜻합니다. 이 말초신경은 중추신경계가 결정한 명령을 근육 등 모든 장기에 전달하고, 통각(통증) 등 곳곳의 장기가 감지한 감각 정보를 중추신경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있는 것을 신경근육질환이라고 합니다.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고, 유병률도 세부 질환에 따라 많게는 2500명에 1명, 적게는 4만 명에 1명까지 다양합니다. 신경근육질환은 거의 모든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병의 진행될수록 장애의 범위와 정도가 악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에는 감각이 무뎌지거나 사소하다고 여길 수도 있는 통증이 발생하다가 점차 팔과 다리의 근육 소실로 이어져 움직이기가 어렵게 되지요.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니까 가능하면 좋은 방향으로 말을 하지만, 근육 소실만 하더라도 얼마든지 심각성을 부여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이 소실되면 자기 능력으로는 숨을 쉬지 못하게 되고, 소화기 근육이 소실되면 음식을 먹거나 소화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그로인한 결과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전문의들은 이런 신경근육질환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조기진단’을 꼽습니다. 일단 병증이 진행 단계에 접어들면 환자의 신체 기능이 빠르게 떨어져 노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개인의 삶의 질은 형언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지요. 사회적으로도 노동력 상실에 따른 부담에다 출산 및 장애인 문제 등으로 복지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완치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조기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합병증과 장애를 어느 정도는 제어 또는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국가나 사회단체 등에서 의료 비용 등을 상당 부분 지원·보조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기 부담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될대로 되라고 방치하지 않을 바에야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장기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따르는 건 불문가지의 사실이지요.  영양 때문이 아니라 유전자 이상이 원인 증상을 육안으로 살피는 것 말고는 다른 진단 방법이 없었던 19세기에는 근육이 위축되는 신경근육질환을 영양상태가 나빠서 생기는 문제(dystrophy)라고 생각했습니다. 근육질환에 근디스트로피(muscular dystrophy)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영양의 문제가 아니라 근육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현재 근디스트로피로 불리는 질환도 신경근육질환의 한 종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사실, 한 가지로 묶어서 신경근육질환이지 세부적으로는 많은 병들이 있습니다. 그 종류를 먼저 말하는 게 좋겠습니다. 왜냐 하면 개별 질환에 따라 다른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신경근육질환은 근육 소실을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하위질환으로 나눠지며, 개별 원인을 찾아 최종 진단에 이르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신경근육질환의 종류 대표적인 신경근육질환으로는 국내 신경근육질환 중 환자가 가장 많은 근디스트로피를 들 수 있습니다. 또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유병률 증가를 보인 샤르코 마리 투스병, 최근 특이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치료를 통한 증상 개선이 가능하게 된 폼페병과 파브리병, 그리고 척수성 근육위축, 루게릭병, 중증근무력증 등이 모두 신경근육질환에 포함됩니다.  -근디스트로피: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으며, 오랜 시간 진행되면서 사지 몸통을 움직이는 근육뿐 아니라 호흡근육까지 단계적으로 약화·소실되는 병. 국내에서 진행된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약 3500명의 환자가 근디스트로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남. 진료를 받지 않은 사람은 통계에 잡혀있지 않음. -샤르코 마리 투스병: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손상되는 병. 손발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발 또는 손 모양이 변하는 것이 특징임. 유병률은 2,500명당 1명 꼴로, 유전되는 희귀질환 중에서는 비교적 높은 편이며, 국내에서도 최근 10년간 환자수가 3.3배 가량 증가했음. -폼페병: 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α-글루코시타아제(GAA)’의 결핍으로 발생함. GAA의 결핍 상태에서는 섬유조직에 당이 쌓이게 되는데, 이 병이 어려서 발병하면 심근육에, 성인이 된 뒤에 발병하면 사지 근육에 당이 쌓이면서 근력을 약화시킴. 특히 영아기에 발병할 경우 보통 1년 이내에 심부전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음. 최근에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GAA를 대신하는 효소를 대체함으로써 근력 개선이 가능하게 됨. -파브리병: 폼페병과 마찬가지로 GAA의 결핍으로 ‘GL-3’이라는 인지질이 신장·심장·혈관·신경계에 축적되면서 발생함. 사지 통증과 발열이 초기 증상의 특징이며, 이 밖에 한쪽에 치우친 마비 또는 운동실조, 팔다리의 심한 급성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데 전문의들은 이를 ‘파브리 위기’ 증상이라고 지적함. 나이가 들면서 GAA의 활성도가 더 떨어지면서 신장과 심장, 뇌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모계 유전병으로, 보인자의 경우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특징임. -척수성 근육위축: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퇴화하는 유전성 신경근육병으로, 팔다리의 근육이 점차 위축되면서 근력 저하가 나타남. 대부분 어릴 때 발병해서 매우 느리게 진행됨. 주로 어깨와 엉덩이를 중심으로 양쪽 근력이 대칭적으로 약화되고, 삼킴장애와 혀가 경련이 일어나듯 떨리는 부분 수축이 나타남.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운동신경이 점차 퇴행한다는 점에서 척수성 근육위축과 비슷하지만, 성인에게서 발생하고, 진행이 매우 빠르며, 환자 중 10%만 유전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이 척수성 근육위축과 다름. 일반적으로 팔다리 움직임이 어눌해지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말기에는 거동을 못하게 되면서 호흡근육까지 마비되어 사망에 이름. 이 병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환자의 절반 가량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다는 점임. -중증근무력증: 신경의 명령이 근육으로 전달되는 접합 부위에 생긴 장애. 근력 약화와 근육 피로가 나타나는 병으로, 다른 신경근육병과는 달리 피곤하면 증상이 심해지고, 쉬면 호전되는 특징을 보임. 초기에는 눈꺼풀 처짐과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 발음이나 목넘김에 문제가 생기는 입주변의 마비 현상이 주요 증상임. 증상이 심해지면 기계를 통해 인공호흡을 해줘야 하는데, 이 때문에 과거에는 많은 환자들이 호흡부전으로 사망했으나 최근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정상 생활도 가능함. 국내에서도 최근 10년 새 환자 70%나 늘어 문제는 최근 들어 환자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덩달아 전체 의료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한신경근육질환학회가 분석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5~2014년 신경근육질환 환자수 및 진료비 변화 추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요 신경근육질환의 국내 환자수는 2005년 8059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1만 3609명으로 약 70%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른 진료비는 2005년 약 149억원에서 2014년에는 4배 이상 증가한 642억원으로 집계됐더군요.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은 예전과 달리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진료 수준이 발전하면서 보다 정밀하게 환자를 가려내기 낼 수 있어서일 것이기도 할 겁니다. 여기에 환경 요인 등 후천적인 발병 원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 이를 입증할만 한 근거 자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료비가 10년 사이에 4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들의 치료 의지가 적극적이라는 뜻인데, 이는 아직 만족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히 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다 새로운 치료 방법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 것도 진료비 증가에 한 몫을 하겠지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실제로 국내에는 더 많은 환자들이 있지만, 이들은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아서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경근육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도, 다른 병으로의 오해, 그리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기 전에 병원을 전전하며 증상의 원인을 찾는 과정이 길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폼페병의 경우 예상 발생률은 인구 4만명당 1명이어서 국내에는 최소한 1250명의 환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 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30여명에 불과합니다. 폼페병 환자의 진단 시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이 평균적으로 확진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8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고요.  진단이 늦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완치보다 병증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치료 목적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조기진단을 매우 중요시하는데, 진단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근육의 기능 저하 및 괴사가 팔다리와 몸통 근육은 물론 호흡근까지 침범, 결국 휠체어와 호흡 보조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자발적으로는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희귀질환인 탓에 질환에 대한 연구자료가 많지 않습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진단이 늦을수록 환자의 삶에서 잃어버리는 것이 많다는 점입니다. 신경근육질환자의 연령과 유병 기간에 따른 문제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유병 기간이 5년 미만인 환자의 휠체어 및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30% 이하인 데 비해 유병 기간이 15년 이상인 환자의 휠체어 사용률은 70%,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약 60%로 나타나 경과에 따른 장애 정도가 생각보다 커지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합니다. 이는 진단 시점이 1년 지연될수록 환자의 휠체어 사용률은 연 13%씩,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연 8%씩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신경근육질환의 또 다른 문제는 후유증입니다. 대부분의 후유증은 신체의 변형이나 행동 및 지각능력의 결손으로 나타납니다. 병증이 나타난 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조기구 의존도가 높아지며, 이는 환자 개인의 자발적 활동의 제약을 뜻합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신체적 고통은 물론 노동력 상실로 인한 경제력 어려움, 심리적 위축을 함께 감당해야 합니다. 환자의 가족 또한 자발적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환자를 돌보느라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쉽게 삶의 질 저하라고 말하지만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후유증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장애 상태에 빠져 갈수록 상태가 심각해진다면 어느 누가 이런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겠습니까. 국내 신경근육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경근육질환 환자 중 94.7%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답니다. 이런 장애인 등록 비율은 신경근육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가 간병·치료비 및 보조기구 지원 등의 장애인 복지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환자를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가 가동되고 있기는 합니다. 의료비의 경우, 입원 및 외래 본임부담금은 등록일로부터 5년간 10%만 내면 됩니다. 보조기대여비 및 간병비 등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제적 지원 규모도 매월 120만원 가량 됩니다. 그러나 이런 지원이 필요없는 상황이 가장 이상적이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의사들이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강조하면 더러는 “의사들이 제 배 불리려고 저런다”며 삐죽거리기도 합니다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잘못입니다. 신경근육병이라도 조기에 진단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장애와 합병증을 줄여 환자 스스로 일상 생활과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 병을 가진 환자라도 보다 오랜 시간 자신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고, 가족들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신경근육병이 오로지 절망 뿐인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만 이뤄지면 치료가 가능한 신경근육병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폼페병이나 파브리병은 비교적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유전 여부와 진단이 가능할 뿐 아니라 효소 대체치료라는 방법으로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켜 생명 연장이 가능합니다. 이런 유형의 신경근육병이라면 진단이 곧 치료와 직결된다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러니 이상하면 의심하고,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모든 병은 징후와 조짐을 보인다 낯설고 막막한 신경근육질환이지만,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치료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조기진단인데, 조기진단은 ‘뭔가 이상하다’는 의구심에서 비롯됩니다. 아무리 중증이라도 ‘그럴 수 있다’고 여기면 진단으로 이어질 턱이 없으니까요.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징후와 조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당신이나 또는 당신의 소중한 누군가가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신경근육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가우어(Gower’s sign) 및 트렌델렌버그(Trendelenburg’s sign) 징후라는 게 있습니다.  이 증상은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보이는 게 특징입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불편하고, 걷기나 달리기가 어려운 현상은 거의 모든 신경근육질환 환자들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초기 증상이지요. 여기에서 더 심해지면 제자리에서 일어서기가 어렵고, 그 과정에서 자주 넘어지게 됩니다. 이는 하지 근육이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걸음을 걸을 때 이상이 생겨 엉덩이를 좌우로 뒤뚱거리는 트렌델렌버그 징후를 보이거나 앉은 자세에서 일어설 때 손으로 바닥과 무릎을 짚으며 힘겹게 일어나는 가우어 징후를 보이게 됩니다. 숨이 가쁘고, 이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는 것도 중요한 증상입니다. 이런 증상은 신경근육병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증상 중 하나로, 호흡근육이 약해지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것인데, 특히 누워있을 때 호흡이 더 어렵기 때문에 자는 동안 숨가쁨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지요. 이런 호흡 장애는 밤 시간에 숙면을 어렵게 해 낮에 유난히 졸립고, 두통·불면증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원인 없이 혈액 수치가 높아지는 것도 경계해야 하는 증상입니다. 신경근육질환 환자는 간기능 관련 효소 수치가 올라가는데, 만약 혈액검사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간수치가 상승하고 근력 약화가 동반되는 경우라면 혈액검사를 통해 신경근육질환 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습니다. 또 퇴행된 근육에서 혈액 안으로 근육효소가 빠져 나오기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크레아틴 키나아제의 농도가 높은 경우에도 추가 검사를 해볼 것을 권합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얼굴 근육에 부조화가 나타나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굴 부위에서 신경근육질환이 발현되는 경우 눈을 뜬 채로 잠을 자거나 휘파람이 잘 불어지지 않게 됩니다. 또 혀의 근육이 위축돼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이른바 연하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거론한 이런 신경근육질환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낯선 질환들입니다. 낯설다는 건 흔하게 생기지 않기 때문이지만, 그래서 관심을 가지기 어렵고, 조기에 병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록 희귀하고 낯선 질환이지만 한번 발병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쉽고, 후유증도 어떤 징환보다 심각합니다. 만약, 당신에게 소중한 누군가가 이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구나 증상을 겪고 있으면서도 아직 정확한 진단을 못 하고 있다면 이 글을 통해서 뭔가를 얻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jeshim@seoul.co.kr
  • 나이 든 얼굴 찾아주는 ‘3D 몽타주’… 부작용없는 고효율 ‘대장암 치료제’

    나이 든 얼굴 찾아주는 ‘3D 몽타주’… 부작용없는 고효율 ‘대장암 치료제’

    이산가족이나 어릴 때 잃어버린 자녀의 변화된 얼굴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얼굴 에이징 기술, 잘 휘어지고 복원력이 뛰어나 임플란트 등 인공생체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금속소재,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이 없고 효율이 높은 대장암 치료제…. 올해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내놓은 대표적인 연구 성과들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15 출연연 연구성과 발표회 및 토론회’를 열고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올해 수행한 대표적인 10대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10개 연구 성과는 46개 후보 연구 성과를 대상으로 서면평가와 발표평가를 통해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영상미디어연구단 김익재 박사팀이 개발한 ‘3차원 몽타주 및 얼굴 에이징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몽타주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기술은 얼굴 특징과 나이 관계를 함수로 만들어 연령대에 따라 얼굴의 변화를 보여줘 어릴 적 실종된 아이의 사진에서 현재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장기실종 사건이나 미아찾기에 활용될 수 있다. 또 미제 사건에서 범인 얼굴의 현재 모습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범죄 수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해 지난 3월 26일 발사한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위성) 3A호’는 상용위성 중 세계 최초로 고해상도 중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지난달 30일부터 본격적인 영상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55㎝급 광학영상과 5.5m급 적외선영상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공공안전, 자연재해 감시, 환경오염 측정, 해수면 온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식품연구원에서는 해양식물인 해조류를 이용해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기능성 소재를 개발,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기존의 대장암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한 신개념 항암제 후보물질인 ‘탄키라제’를 개발해 10대 기술로 선정됐다. 윤석진 연구회 융합연구본부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도전과제에 집중하고 기초, 미래 선도형 기술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신기후체제 ‘파리 협정’ 채택] 선진국, 年1000억弗 개도국 지원…발효기준 충족 시기가 관건

    [신기후체제 ‘파리 협정’ 채택] 선진국, 年1000억弗 개도국 지원…발효기준 충족 시기가 관건

    ‘일단 자축하자. 그리고 내일부터 모두 실행에 나서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12일(현지시간) 신기후체제 합의문이 채택된 순간 모두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며 품었을 생각이다. 산업화 시대 이전보다 지구 평균온도가 1도 이상 오른 지금,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은 파리 협정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협정 이면을 보면 선진국과 개도국 간, 산유국과 비산유국 간 이해관계를 하나씩 절충한 모습이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를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제한하고, 1.5도 이상 오르지 않게 노력한다’는 공동 목표를 향해 196개 당사국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을지 의심이 제기됐다. 당장 55개국 이상, 글로벌 배출량의 총합 비중이 55% 이상에 해당하는 국가가 비준해야 하는 발효 기준이 언제 충족될지 불투명하다. 파리 협정에 따라 2020년 이후 선진국들이 떠안은 짐은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처를 돕기 위해 최소 1000억 달러(약 118조원)씩을 매년 지원하고 2025년부터 지원액을 갱신한다”는 규정이다. 숲 보존 노력도 강조됐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선진국이 기피하던 ‘의무 조항’은 삽입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기후변화 적응 과정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사라지는 섬나라 등에 대한 손실·피해 지원에 법적 구속력을 두는 것을 꺼려 왔다”고 전했다. 역으로 개도국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감축 책임을 떠맡게 됐지만, 당사국이 자체적으로 감축 목표를 정하는 데다 개도국에 대한 기대치가 선진국보다 낮게 설정돼 있다는 점에서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제사회가 5년 단위로 점검하는 이행 점검 시스템을 만들고, 각국이 5년마다 상향된 감축 목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각국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게 협정의 기본 정신에 녹아 있어서다. 파리 협정 이후 화석연료 사용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던 산유국도 한숨 돌린 분위기다. 파리 협정 당사국들은 ‘인류 활동에 의한 가스 배출량이 흡수원의 가스 흡입량과 균형을 맞추도록 급속 감축하기 시작하는 시점’을 2050년으로 멀리 잡은 데다 ‘실질적 배출량이 순제로(0)인 탄소 중립이 되도록 한다’는 초안에 비해 화석연료 사용 감축 제한 강도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COP21에서 한국은 개도국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추정치의 30%, 2030년 추정치의 37%를 줄이겠다”던 기존 로드맵을 가다듬어 감축 목표 및 실행계획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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