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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는 ‘카톡’·딸은 ‘인스타’가 소통 창구…스마트폰 줄이기 도전해보니[안녕, 스마트폰]

    엄마는 ‘카톡’·딸은 ‘인스타’가 소통 창구…스마트폰 줄이기 도전해보니[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과의존 모녀 디톡스 도전 #포기 못해, 인스타 #혼자만 시간 늘어남 #언젠간 성공할테야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7시간 33분으로 다른 참여자보다 길었던 전민수(44)씨. 4시간 9분으로 청소년 참여자 중 가장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전씨의 맏딸 박주현(13·가명)양. 모녀는 스마트폰 과의존에서 벗어나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실험 기간 달성하려했던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주현양은 실험 참여자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폰 더 오래 쓴 첫째 딸…“‘인스타그램’은 친구와 대화 통로” “엄마, 미안해. 과제 끝나고 나서 애들이랑 대화한다고 인스타그램을 더 했나 봐.” 실험 기간 주현양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55분. 이전보다 46분이 늘었다. 왜 스마트폰을 더 사용했냐는 질문에 주현양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려면 무조건 이걸 써야 한다”고 했다. 주현양 또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친구와 마음을 전하는 통로다. 하굣길에 곧장 놀이터로 향하던 과거와 달리 학원이 끝나는 시간이 다른 친구와 놀 시간을 정하려면 스마트폰은 필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서로를 태그해 말을 걸고, 유행하는 숏츠나 릴스도 친구들과 함께 찍어서 올려야 한다. 주현양은 “이걸(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면서도 “그렇다고 애들이랑 어울리는 걸 포기할 순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민수씨는 실험에 참여하려고 했을 때부터 이번 도전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민수씨는 실험을 시작하기 전 딸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 결과를 받아 들고선 의심의 눈초리부터 날렸다. ‘스마트폰을 적절히 조절한다(21점)’는 결과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만 해도 집에 오면 스마트폰을 식탁 위에 두던 주현양은 이젠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친구의 인스타그램 메시지에 답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변한 딸이 걱정됐던 민수씨는 ‘한 번 끊어 내보자’며 주현양을 설득해 함께 실험에 참여했다. 일과 시간 다른 가족들…“서로 이해하게 돼” 딸의 도전은 실패했지만, 민수씨의 디지털 디톡스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민수씨는 7시간이 넘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4시간 58분까지 줄였다. 카카오톡만 하루에 5시간 22분 사용할 정도로 소통에 힘을 쏟았던 민수씨는 우선 시급하지 않은 단톡방부터 하나 둘씩 접속을 줄였다. 울리는 알람에 신경쓰지 않았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2시간 20분 정도 쓰던 둘째 소이(10)양도 1시간 6분으로 사용 시간을 줄였다. 귀가하는 시간이 다른 가족들은 틈틈이 서로 대화했지만 함께 무언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폰 사용을 더 많이 줄이기는 어려웠다. 저녁마다 둘러앉아 체크리스트를 기록하는 것도 적잖은 노력이 필요했다. 아이들의 아빠 박성욱(46)씨는 “평일에는 오후 9시가 넘어야 집에 온다”며 “퇴근 이후에는 잠시 스마트폰을 통해 보고 싶은 것 정도는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도 실험을 통해 가족들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민수씨는 “어른도 이렇게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어린아이는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제 선뜻 스마트폰을 뺏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저를 보고 깨달은 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주현양도 느끼는 게 없지는 않았다. 스스로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과의존이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실험에 참여한 덕분에 매일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고, 사용 시간을 확인하다 보니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 정말 유튜브는 좀 덜 보려고 해요. 저 그렇게 할 수 있겠죠?”
  • 밤늦은 시간까지 게임하던 아들과 일주일 동안 ‘디지털 디톡스’ 해보니[안녕, 스마트폰]

    밤늦은 시간까지 게임하던 아들과 일주일 동안 ‘디지털 디톡스’ 해보니[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발목 잡은 로블록스 #게임 절대 못잃어 #부모는 얼떨결에 디톡스 #가족끼리 공원 산책“그놈의 ‘로블록스’가 결국 발목을 잡네요.” 임진혁(42)·권미선(44)씨 부부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동균(11)군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을 어떻게든 떼어놓고 싶었다. 하기 싫다는 아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실험에 참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게임을 줄이고, 스마트폰 사용 습관도 잡아주고 싶었다”는 임씨 부부의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아들의 게임 시간을 줄여보려던 부부만 얼떨결에 ‘디지털 디톡스’의 참맛을 봤다. 게임 줄인 아들과 저녁에 공원 산책…주말 ‘디지털 폭식’은 고민 실험 2일차인 지난달 18일, 동균군은 놀랍게도 오전 6시 30분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스마트폰을 못하니깐 자는 것 말곤 할 게 없어요. 그래도 푹 자고 나서 개운해요.” 평소라면 스마트폰 화면 속 게임에 집중하느라 자정이 넘어서야 잠들었지만, 습관을 바꾸면서 일상도 바뀌었다. 유튜브로 보던 게임 중계 영상 대신 불과 2~3년 전까지 즐겼던 레고 장난감을 다시 꺼냈다. 평소엔 꿈도 꾸지 못했던 아들과의 공원 산책을 하던 날, 임씨 부부는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저희도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이런 일만 있다면 동기 부여가 되지 않겠냐”고 했다.감격의 순간은 평일까지였다. 평일 5일동안 잘 참았던 동균군은 주말인 지난달 22~23일, 게임에 몰입했다. 미선씨는 “평일에는 잘 참다가 주말에 봇물 터지듯 게임을 하더라. 게임 접속 시간 대부분이 평일이 아닌 주말이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동균군의 일주일 동안 로블록스 접속 시간은 7시간 27분으로, 실험 전주(7시간 20분)보다 오히려 7분 늘어나 있었다. 게임 시간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하루 평균 2시간 24분이던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13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로블록스는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직접 게임을 만든 뒤 친구들과 함께 그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래서인지 “이 게임을 해야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데 낄 수 있다”는 동균군의 그럴듯한 명분 앞에 ‘디지털 디톡스 실험’이라는 수단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1월, 생일 선물로 사준 동균군의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놓는 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아이보다 부부가 겪은 변화 더 컸다” 실험으로 큰 변화를 겪은 건 오히려 임씨 부부였다. 하루 5시간 23분씩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던 진혁씨는 일주일 만에 2시간 13분을 줄였다. 실험 참여자 중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8시간)이 가장 길었던 아내 미선씨는 5시간 3분까지 사용 시간을 줄였다. 워낙 평소 스마트폰 사용이 많았던 만큼 실험 초반, 임씨 부부는 “스마트폰이 없으니 시간이 안 간다”, “심심하고 답답하다”며 도파민 공급을 자주 호소했다. 매일 같이 포털에서 뉴스를 보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다가 한순간에 이를 끊어낸 뒤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랐던 것도 ‘심심함’에 한몫했다. 비록 아들의 게임 시간을 줄이지는 못했지만, 가족들은 실험 기간 내내 변하는 일상을 경험했다. 각자의 스마트폰만 들여보던 식탁 위에서는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지’를 논의했다. 평소 과묵했던 아들은 밥을 먹다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했다. 진혁씨는 “스마트폰을 떼어낸 뒤에 지루함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하면서 보내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며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됐으니 이제는 스마트폰과 거리 두기를 좀 더 잘 할수 있다는 자신감은 생겼다”고 했다.
  • 스마트폰을 손에서 놨을 뿐인데…‘금단 현상’ 넘으니 아이들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손에서 놨을 뿐인데…‘금단 현상’ 넘으니 아이들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폰 안쓰니 고통 #도파민 공급 원해 #억지로 줄였더니 몸은 개운 #이제라도 제대로초등교사 부부 박현수(34)씨와 김선진(35)씨. 실험 참여 가정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지만, 누구보다 심한 ‘금단’ 현상을 보였다. 도파민의 유혹을 견디지 못해 폰을 수시로 집어들었고, 실험 종료 이후 후회와 반성도 가장 컸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요.” 실험 참여 이유를 묻자 돌아온 박씨 부부의 대답은 간결했다. 그만큼 변화가 절실했다. 언젠가부터 다툼의 원인은 스마트폰이었다. 현수씨는 식사 중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선진씨에게 “그만 좀 하지”라고 질책했다. 이내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현수씨에게 “그런 말할 처지인가”라는 잔소리가 돌아오는 식이었다. 대화를 나눌 때도 시선은 스마트폰을 향했다. 하루 폰 사용 3~4시간 줄이니…“숙면 늘고 피로 줄어” 실험기간 현수씨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15분에서 1시간 22분으로, 3시간 53분이나 줄었다. 줄어든 시간만 보면 실험 참여자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과 멀어졌다. 선진씨의 사용 시간도 8시간 1분에서 4시간 34분으로 반토막 났다.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에서 일반 사용자와 잠재적 위험군의 경계 수준인 23점이 나온 현수씨는 15점으로 낮아졌다. 선진씨도 24점에서 19점이 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은 10문항으로 구성돼 있는 설문조사 형태의 점검표다. 성인의 경우 29점 이상이면 고위험군, 24~28점은 잠재적 위험군, 23점 이하면 일반 사용자로 분류된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크게 줄어든 덕에 심박수나 수면상태 등 몸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스마트워치를 통해 신체 변화를 측정한 실험 참여자 중 가장 긍정적인 수치였다. 스마트폰을 멀리한다고 하더라도 신체적인 변화가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현수씨의 최대 심박수는 115.8bpm이었지만, 실험 이후 93.2bpm으로 낮아졌다. 노승훈 청담율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스마트폰 사용이 줄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감소하고, 심박수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뇌가 쉴 수 있게 되면서 정신적 피로도와 수면 상태도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수씨가 깊은 수면을 한 시간은 하루 평균 44.4분에서 53.2분으로 늘었다. 현수씨도 “확실히 피로도가 줄어든 게 느껴진다. 마음도 평온하다”고 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금단 현상’…독서·집안일·외출로 버텨 결과만 보면 성공적인 ‘디지털 디톡스’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박씨 부부의 실험은 사실 첫날부터 삐걱거렸다. 견디기 힘들었던 금단 현상이 부부에게 찾아왔기 때문이다. 현수씨는 실험 첫날인 지난달 20일 충전기에 꽃혀 있는 스마트폰을 향해 수십번은 고개를 돌렸다. 도저히 버틸 수 없어서 일단 책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던 두 딸 소민(7)양과 소윤(4)양도 방에서 책을 들고나왔다. 그렇게 거실은 도서관으로 변했다. 이때만 해도 잘 버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집중력은 한 시간 만에 바닥났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이 유독 거슬렸던 아내는 갑자기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하더니 미뤄둔 설거지까지 해치웠다. 얼마 없는 빨랫감도 세탁기에 털어 넣었다. 현수씨도 아내를 도왔다. 짧은 독서와 때아닌 집안일로 어색하고 지루한 이틀을 겨우 흘려보냈다. 자극 없는 일상이 조금은 익숙해진 지난달 22일. 주말이 됐고 위기가 왔다. 박씨 부부는 두 딸과 함께 무작정 집을 나서 인근 대형 마트로 향했다. 장을 보고선 계획에 없던 쇼핑몰까지 들렀다. 하지만 의지는 무뎌졌고 몸은 지쳐갔다. 피로가 쌓인 주말 저녁, 스마트폰은 손쉬운 해방구였다. 그렇게 다시 스마트폰으로 손이 갔다. 정신을 차리니 이미 1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스마트폰 사달라’ 줄어든 자녀…“아이들은 부모 모방한다” 소소한 변화도 있었다. 먼저 대화할 때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게 됐다. 선진씨는 “아이들이 신나서 말을 걸어도 스마트폰을 보며 ‘응, 응’하며 대충 대답했던 순간이 간혹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미안하더라”며 “아이들과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니 아이들의 애정 표현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부부끼리 이야기하는 시간도 두배 넘게 늘었다. 변화를 느낀 박씨 부부는 실험이 끝난 이후에도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현수씨는 “꼭 필요한 연락이 아니면 스마트폰을 만지던 시간을 가족들과 소통하는 데 쏟고 싶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타령을 하던 두 딸의 투정이 사라진 걸 본 선진씨는 “아이들은 모방하기 마련이라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길러주는 데는 부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 “죽을 줄 몰랐다” 성폭행하려 수면제 42정 먹인 70대…檢 ‘무기징역’ 구형

    “죽을 줄 몰랐다” 성폭행하려 수면제 42정 먹인 70대…檢 ‘무기징역’ 구형

    검찰이 모텔에서 성폭행 목적으로 수면제 42정을 먹여 함께 투숙한 여성을 사망하게 한 7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서울남부지법 11형사부(부장판사 정도성) 심리로 열린 조모씨(74)의 강간살인 등 혐의 공판에서 재판부에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범 가능성을 고려해 신상정보 고지, 취업제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조씨는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의 한 모텔에서 피해 여성 A씨(58)와 함께 투숙하면서 수면제를 먹인 뒤 A씨를 성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모텔 주인이 객실에서 홀로 숨진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 수사 결과 조씨는 오로지 성관계를 위해 A씨에게 14일 치에 해당하는 수면제 42정을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성이 없었고, 피해자가 수면제를 다량 먹더라도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수면제를 복용했더라도 약효가 자고 일어나면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해 수차례에 걸쳐 나눠서 복용시켰다”며 “피해자를 죽이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수면제를 단기간에 다수 복용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은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며 “수면제의 양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피해자가 세 번째 수면제를 먹은 뒤 미동도 없이 누워 헛손질하며 횡설수설하는 등 의식이 흐려졌음에도 재차 강간할 마음으로 3일 치 수면제를 다시 음료수에 타 먹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상태에 비춰볼 때 충분히 죽음을 예견할 수 있었고, 미필적 고의도 인정된다”며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유족과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씨 측은 앞서 2월 8일에도 추가 성관계를 거부하는 A씨를 상대로 수면제 7일 치(21정)를 2회에 걸쳐 먹인 후 성폭행했다는 혐의에 대해 “피고인의 자백 외에 보강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이날 청력 보조용 헤드셋을 낀 채 최후진술에 나섰다. 조씨는 “피해자와는 3년 전부터 알게 됐는데 만날 때마다 여관에 간 건 아니고 평소 다른 시간도 보냈었다”며 “피해자가 죽은 뒤로 평소 모습이 그리워서 꿈에 나타나면 내가 널 죽이려고 한 게 아닌데 그렇게 됐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울먹였다. 이어 조씨는 “제가 복용한 약을 많이 먹으면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꺼번에 주지 않고 조금씩 여러 번 준 것”이라며 “그런 비겁한 짓을 하면서 저의 성적 만족을 채우려고 한 게 너무나 잘못했다”고 반성했다. 조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달 22일 열린다.
  • 펄펄 끓는 일본···바다 수온마저 ‘역대 최고’

    펄펄 끓는 일본···바다 수온마저 ‘역대 최고’

    일본 근해의 평균 해수면 수온이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으로부터 일본 근해 10개 해역의 평균 해수면 수온 데이터를 제공받아 분석할 결과 올해 상반기 평균 수온은 18.44도로 확인됐다. 이는 평년(1991~2020년 평균치)보다 1.06도 높은 수치이며, 종전 역대 최고인 1998년 18.18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홋카이도 동쪽 해역 수온은 평년보다 2.38도 더 높은 8.11도로 관측됐다.올해를 제외하고 홋카이도 동쪽 해역의 평균 수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3년(7.38도)이었으며, 도호쿠 앞바다 해역도 평균 16,92도로 평년치를 2.10도 웃도며 최고를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홋카이도 앞바다의 수온이 특히 높아졌으며, 이는 쿠로시오 해류의 비정상적인 흐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쿠로시오 해류는 세계 최대의 난류인 멕시코 난류 다음으로 큰 해류로, 태평양 서부 타이완섬 동쪽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일본을 거쳐 흐른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온은 적도의 열기를 실어 나르는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일본 근해의 해수면 수온이 예년보다 높은 현상은 폭염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해수면 수온의 온도 탓에 대기 아래 층이 쉽게 식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온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비정상적인 수온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어장 환경의 이변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2021년 가을 홋카이도 동부 연안에서 사상 최악의 적조 피해가 발생해 성게와 연어, 문어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 일본 둘러싼 바다, 펄펄 끓고 있다…“최고 온도 기록”[핵잼 사이언스]

    일본 둘러싼 바다, 펄펄 끓고 있다…“최고 온도 기록”[핵잼 사이언스]

    일본 근해의 평균 해수면 수온이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으로부터 일본 근해 10개 해역의 평균 해수면 수온 데이터를 제공받아 분석할 결과 올해 상반기 평균 수온은 18.44도로 확인됐다. 이는 평년(1991~2020년 평균치)보다 1.06도 높은 수치이며, 종전 역대 최고인 1998년 18.18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홋카이도 동쪽 해역 수온은 평년보다 2.38도 더 높은 8.11도로 관측됐다.올해를 제외하고 홋카이도 동쪽 해역의 평균 수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3년(7.38도)이었으며, 도호쿠 앞바다 해역도 평균 16,92도로 평년치를 2.10도 웃도며 최고를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홋카이도 앞바다의 수온이 특히 높아졌으며, 이는 쿠로시오 해류의 비정상적인 흐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쿠로시오 해류는 세계 최대의 난류인 멕시코 난류 다음으로 큰 해류로, 태평양 서부 타이완섬 동쪽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일본을 거쳐 흐른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온은 적도의 열기를 실어 나르는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일본 근해의 해수면 수온이 예년보다 높은 현상은 폭염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해수면 수온의 온도 탓에 대기 아래 층이 쉽게 식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온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비정상적인 수온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어장 환경의 이변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2021년 가을 홋카이도 동부 연안에서 사상 최악의 적조 피해가 발생해 성게와 연어, 문어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 “멧돼지로 오인”…영주서 밭일하던 50대 여성 엽사가 쏜 총에 사망

    “멧돼지로 오인”…영주서 밭일하던 50대 여성 엽사가 쏜 총에 사망

    경북 영주에서 밭일하던 50대 여성이 엽사가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북 영주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엽사 A(67)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8시 30분쯤 영주시 장수면 콩밭에서 B(57)씨를 향해 산탄총 한 발을 발사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왼쪽 가슴 등을 맞고 쓰러졌으며,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 뒤인 오후 10시 30분쯤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에게서 약 30m 떨어진 지점에서 총을 발사했으며, 사고 발생 후 직접 119에 신고해 구급대 출동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영주시에서 유해조수 포획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멧돼지로 오인해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 웨어러블 헬스 기기 쏟아 낸 삼성전자, “진단 아닌 관리에 방점…파트너사와 협력 늘려갈 것”

    웨어러블 헬스 기기 쏟아 낸 삼성전자, “진단 아닌 관리에 방점…파트너사와 협력 늘려갈 것”

    삼성전자가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개최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갤럭시 링을 포함해 갤럭시 워치7, 갤럭시 워치 울트라 등 웨어러블 헬스 기기를 잇따라 선보이며 ‘개인화된 건강 관리’라는 삼성의 헬스 비전을 보여줬다. 추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기관 등과 협력해 혁신을 지속할 거란 목표다.지난 11일(현지시간) 박헌수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 팀장은 간담회를 통해 전날 공개된 갤럭시 링 등 웨어러블 기기의 기능과 효율에 관해 설명하면서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목표는 질병에 대한 ‘진단’이 아닌 ‘개인화된 건강 관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팀장은 “삼성전자 헬스 웨어러블 기기의 목표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 센서를 통해 (개인 건강의) 지표를 측정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의료진에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진단과 치료 후엔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기기들은 ‘수면’이나 ‘최종당화산물’ 등 개인의 건강과 관련이 높으면서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지표를 측정하는 데 집중됐다. 특히 수면 체크 기능은 기존 갤럭시 워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갤럭시 링을 통해 24시간 측정이 더욱 간편해졌다. 워치에 비해 가벼운데다 오목한 형태로 손가락에 밀착될 수 있으며, 빛의 누출과 반사를 최소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배터리 효율은 1회 충전 시 최대 7일까지 가능하며, 워치와 함께 착용하면 지속시간이 최대 30%까지 연장된다. 박 팀장은 “갤럭시 링은 간편하게 건강관리를 하고자 하는 사용자를 위한 것으로, 워치와 함께 착용했을 때 측정의 정확도는 더욱 높아진다”면서 “향후 웨어러블뿐만 아니라 TV, 가전제품,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키기 위한 알고리즘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전담팀을 꾸려 각 기기를 연결하는 IoT(사물인터넷)를 연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헬스 케어에 관한 새로운 기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기관이나 전문가와 협력할 계획이다. 박 팀장은 “공개할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지만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심전도 측정 등 심혈관 건강과 영양 등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새로운 기능·기술을 학습하고 혁신하고자 삼성은 많은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미디어랩, 브리검 여성 병원, 툴레인 의과대학 등 의료기관이 대표적이다. 박 팀장은 “삼성전자는 매우 큰 회사지만 헬스 케어 분야는 복잡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혼자서 단독으로 다 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 탑재된 최종당화산물 지표의 정확성을 위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 갤럭시AI·폴더블 최상 결합… 듀얼 스크린과 만난 ‘통역 기능’

    갤럭시AI·폴더블 최상 결합… 듀얼 스크린과 만난 ‘통역 기능’

    #강력한 AI 기능 ‘폴드6’ ‘플립6’카카오톡 등 9개 메시지 앱 연계기존 갤럭시도 업그레이드 지원‘올림픽 에디션’ 선수단 전원 제공 #센서 기술 집약체 ‘갤럭시 링’사용자 건강 상태 24시간 체크‘에너지 점수’ 헬스 앱 통해 확인 #헬스케어 더 강화된 ‘워치7’시리즈 최초 ‘당독소’ 지표 측정수면 무호흡 감지 기능도 첫 탑재 “한층 더 발전한 갤럭시 인공지능(AI)과 최적화된 폴더블 폼팩터(형태)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를 개최하고 최신 갤럭시Z 시리즈를 공개한 가운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새 폴더블 폰 시리즈는) 궁극의 성능과 완성도를 자랑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AI를 화두로 열린 이날 행사에선 올 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 링과 새로운 갤럭시 워치 시리즈가 공개되며 AI와 헬스케어의 결합이 지닌 가능성도 보여 줬다. 이번 언팩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폴더블 폰에 최적화된 AI 기능이었다. 갤럭시 AI의 통역 기능이 폴더블 폰의 듀얼 스크린(메인 스크린·커버 스크린)과 만난 게 대표적이다. 갤럭시Z 폴드6와 플립6 모두 바 형태의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커버 스크린이 있다. 폰을 열고 ‘통역’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자와 상대방은 실시간으로 번역된 텍스트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폰 사용자가 ‘안녕하세요’라고 말한 뒤 (영어로) 번역하기를 누르면 커버 스크린에 ‘Hello’라고 뜨는 식이다. 반대로 상대방도 자신의 언어를 말한 뒤 커버 스크린에서 번역하기를 누르면 사용자가 보고 있는 메인 스크린에 번역된 텍스트가 나온다.플립6엔 접혀 있는 상태에서 메시지를 받았을 때 빠르게 답장할 수 있도록 ‘답장 추천’ 기능이 탑재됐다. 최근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분석해 플립의 커버 스크린인 ‘플렉스 윈도’에 답변 예시를 여러 개 제시해 준다. 플렉스 윈도의 카메라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접힌 상태에서 촬영할 때 ‘플렉스캠’을 이용하면 자동 줌 기능이 피사체를 인식해 자동으로 여백을 줄이거나 늘려 주는 방식으로 최적의 구도를 맞춰 준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진 촬영을 할 때 특정 인물의 얼굴이 반만 나오는 등의 일이 없어지는 것이다. 갤럭시 AI 기능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노트 어시스트’에선 ‘음성 녹음 텍스트 변환’ 기능을 통해 강연이나 대화 등 실시간으로 들리는 음성을 스크립트로 변환할 수 있고, 이를 곧바로 번역·요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PDF 문서에 있는 텍스트를 문서 형식 변화 없이 통째로 번역할 수 있는데 기존엔 문서 내 스크립트만 따로 옮겨 번역하거나 별도의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양방향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시간 통역 기능은 기본 전화 앱뿐만 아니라 카카오톡이나 라인, 위챗 등 9개 메시지 앱에서 사용이 가능해진다. 새 갤럭시 AI 기능은 기존 갤럭시 사용자도 추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폴더블 폰의 단점으로 꼽혔던 내구성이나 배터리 용량, 디스플레이 등도 개선됐다. 외부 충격을 보다 분산시킬 수 있도록 듀얼 레일 힌지의 구조와 설계가 한 단계 더 진화했고, 메인 화면의 재질을 강화해 주름을 개선했다. 폴드6엔 더 커진 베이퍼 챔버가, 플립6엔 플립 시리즈 최초로 베이퍼 챔버가 탑재됐다. 베이퍼 챔버란 금속판 모양의 열전도체로 강력한 칩셋과 방열 시스템을 최적화해 준다. 폴드6의 커버 스크린은 22.1:9로 ‘길쭉하다’고 평가받던 기존 폴드5(23.1:9)와 비교해 세로 대비 가로로 더 넓어졌다. 플립6의 배터리 용량도 최대 4000mAh로 전작(플립5·3700mAh) 대비 커졌다. 두 제품 모두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3세대’가 탑재됐다.이날 첫선을 보인 갤럭시 링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센서 기술이 집약된 초소형 폼팩터(제품 형태)로 반지를 착용하고 있기만 하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24시간 동안 체크할 수 있다. 수면 중에도 착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활용해 수면 중 움직임이나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수면 중 심박수와 호흡수 등을 체크해 준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산출된 ‘에너지 점수’를 삼성 헬스 앱에서 매일 확인할 수 있다. 수면 관리는 갤럭시 워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갤럭시 링은 스마트 워치에 비해 착용이 간편하고, 티타늄 소재로 무게가 가벼워 쉽게 일상적인 건강 지표를 기록할 수 있다. 갤럭시 링은 총 9가지 크기로 제작되며 무게는 크기에 따라 2.3~3.0g로 가벼운 편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7일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가격은 49만 9400원이다. 갤럭시 워치7은 갤럭시 워치 시리즈 중 최초로 이른바 ‘당독소’로 불리는 ‘최종당화산물’ 지표를 측정해 준다. 최종당화산물은 당이 단백질이나 지방과 결합한 뒤 만들어지는 물질로 노화와 질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혈당 모니터링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비채혈 방식의 혈당 모니터링 기능의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틀 밤 동안 착용 시 수면 무호흡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기능도 처음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능과 관련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의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다. 갤럭시워치 울트라는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내구성을 제공하며, 갤럭시 무선 이어폰 ‘버즈3 프로’와 ‘버즈3’는 AI 기능이 강화됐다. 이날 공개된 신제품은 오는 24일부터 전 세계에 차례대로 출시될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12일부터 18일까지 사전판매가 진행된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참가 선수단을 위해 특별 제작한 ‘갤럭시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공개했다. 올림픽 에디션은 플립6 옐로 색상에 금빛 올림픽·패럴림픽 엠블럼과 삼성 로고가 새겨졌으며 1만 7000여명의 선수 전원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 [숫자로 읽는 세상] 2020년대 들어 호우 피해 더 심해졌다…제일 취약한 곳은 ‘부산’

    [숫자로 읽는 세상] 2020년대 들어 호우 피해 더 심해졌다…제일 취약한 곳은 ‘부산’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 지 5일째입니다. 낮에는 맑았다가 밤이 되면 비가 쏟아지는 ‘극한 호우’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10일 새벽 2시쯤 충남 서천에는 1시간에 111.5mm의 비가 쏟아지면서 기상청이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강수 강도”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호우로 인한 피해는 최근 들어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2022년에는 경북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 등 호우로 인한 대형 인명 피해도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를 살펴보니 호우는 이제 여름철의 ‘뉴노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지난해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 중 ‘기후변화와 재해취약성’ 보고서를 살펴보면 태풍과 호우, 대설, 가뭄, 지진 등 자연재난 중 호우의 발생 횟수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1987년 10회, 1988년 10회, 1989년 14회 등 두 자릿수였던 호우의 발생 횟수는 1992년 8회를 기록한 이후 약 20년간 한 자릿수를 유지했습니다. 2010년 7회, 2011년 6회 발생했던 호우는 2012년 11회, 2013년 18회로 증가세를 키우더니 해마다 10회 이상의 호우가 이어졌습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동안 한해의 호우 발생횟수가 10회 아래로 떨어진 해는 2015년(7회), 2018년(9회) 단 두해 뿐이었고, 2021년에는 22회를 기록해 1985년 이래 처음으로 20회를 넘어섰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월 발간한 ‘2022년 재해연보(자연재난)’ 보고서를 보면 2020년대 들어 호우로 인한 피해액도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2013년 1581억 2900만원, 2014년 1422억 1100만원, 2015년 12억 1300만원이던 호우 피해액은 2020년 1조 951억 7200만원으로 1조원을 넘겼습니다. 2021년 406억 600만원으로 다시 떨어지긴 했지만, 2022년 3325억 5900만원으로 다시 확대됐습니다. 해마다 등락은 있지만 10년 동안의 추이를 살펴보면 피해액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명피해도 덩달아 증가했습니다. 2013년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4명, 2014년 2명 등 한자릿수에 머물렀지만 2020년 44명, 2021년 3명, 2022년 19명 등 그 피해 규모가 커지는 추세입니다.지역별로는 호우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통계청이 1일 최대 강수량, 과거 침수면적, 저지대 면적, 65세 이상 인구비욜, 노후주택 비율 등의 지표를 취합해 지역별 재해취약성을 수치화한 결과 2021년 기준 호우에 가장 취약한 곳은 부산으로 나타났습니다. 경남 창원·김해·사천·남해, 전남 보성·고흥·장성 등 남해안에 인접한 지역자치단체도 취약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 밀양 사건, 경찰은 “더럽다” 변호사는 “뚱뚱해서 성폭행 안 당했냐”…피해자 입 열었다

    밀양 사건, 경찰은 “더럽다” 변호사는 “뚱뚱해서 성폭행 안 당했냐”…피해자 입 열었다

    20년 전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입을 열었다. 9일 방송된 MBC ‘PD수첩’에 등장한 밀양 사건 피해자 이수진, 수아(가명)씨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2차 가해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경찰, 동생 피해 없음에도 “자매 성폭행” 보도자료“비공개 약속 깨면 옷벗겠다”더니 피해자 인적사항 노출 거주지역, 성씨, 나이 등 자료 공개…피해자 특정 피해 피해 자매 증언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 당시 비공개 약속을 깨고 자매의 인적사항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피해 자매의 거주 지역과 성씨, 나이 등 인적사항이 노출된 경찰 보도자료는 언론을 타고 일파만파 확산했고, 피해자들은 신원이 특정되는 2차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자매 중 동생은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무시하고 ‘자매 성폭행’으로 사건을 과장하기도 했다. 수사 과정서도 2차 피해...가해자들과 한 공간서 조사노출된 공간서 44명 가해자와 피해 자매 대질신문수사관 “밀양 다 흐려놨다”, “꼬리친 것 아니냐” 폭언수사관, 외부서 피해자 실명 거론하며 “더럽다” 모욕 경찰은 노출된 공간에서 44명 가해자들 앞에 피해 자매를 세워두고 가해자를 지목케하는 대질신문도 진행했다. 피해자인 언니 수진씨는 “경찰이 가해자들 앞에서 누구한테 당했는지 누가 망봤는지 빨리 지목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수진씨가 어렵사리 가해자를 지목하자, 가해자들은 ‘내가 언제 그랬느냐’ 반발하며 거친 욕을 퍼부었다고 한다. 피해 자매는 가해자들을 피해 경찰서 다른 장소로 몸을 피했지만, 이번엔 다른 누구도 아닌 경찰에게 2차 피해를 당했다. 수사관은 ‘근데 밀양에 왜 갔느냐’, ‘내 고향이 밀양인데 밀양 다 흐려놨다’, ‘너희가 꼬리친 거 아니냐’고 자매를 다그쳤다. 수진씨는 “경찰이 다그치길래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때는 내가 잘못한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한 수사관은 동료들과 함께 찾은 노래방에서 피해자 실명을 거론하며 “더럽다”, “밥맛 떨어진다”는 모욕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 사실은 노래방 도우미가 인터넷에 폭로하며 알려졌고 경찰을 믿은 수진씨는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여성조사관 배치도 거부, 경찰 심각한 인권침해인권위, 피해자 보호조치 소홀 확인…징계 및 수사 권고8명 ‘보여주기식’ 징계…전원 복직, 일부는 수사라인 복귀수사팀장, 지능범죄수사대장 역임 후 은퇴…현 자치경찰위원 논란이 일자 조사에 착수한 인권위는 경찰의 심각한 인권침해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자 징계 및 수사를 권고했다.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인권위 관계자는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 조사할 수 있는 ‘범죄 식별실’에 가해자 44명이 모두 들어갈 수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확인해 보니 8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성폭행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질신문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담당 경찰서는 여성조사관도 배치하지 않았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 규정이 마련돼 있는 상태였고 교육 지침도 하달됐으나 해당 경찰서가 자체적으로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경찰서는 수사관 8명에 대해 정직 1개월, 지구대 전보 조치 등 징계와 인사조치를 취했다. 또 관련자들을 수사 라인에서 영원히 배제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관련자들은 얼마 후 전원 복직했다. 당시 수사팀장은 수사 라인에 복귀해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까지 역임 후 은퇴했다. 현재는 자치경찰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해자 측 “뚱뚱해서 안 당한 것 아니냐” 동생 모욕판결문 “피해자, 충격 벗어나 평온한 학교생활”재판 미흡…전문가 “완전히 피해자 이익에 반대” 재판도 잔인했다. 가해자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 자매를 대놓고 모욕하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 자매 중 동생인 수아씨는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적 있었는데 가해자 측 변호사가 내 이름을 얘기하면서 ‘본인은 왜 성폭행을 안 당한 것 같으냐’ ‘혹시 뚱뚱해서 안 당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아씨의 이같은 답변에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수의 차림의 가해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고 회상했다. 재판부의 피해자 청취도 미흡했다고 한다. 피해자 최초 상담자인 김옥수씨는 “재판 기록을 보면 ‘가해자가 진학을 앞두고 있다’, ‘취업을 앞두고 있다’, ‘장래를 위해서’ 이런 말들이 있다. 가해자 입장은 잘 배려됐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피해자에 대해서는 ‘현재 충격에서 벗어나 평온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피해자가) 여러 번 자해 시도를 했고 서울로 올라갔을 땐 지하철만 보면 뛰어들려고 했다더라. 그런 것들이 평온한 생활이라고 받아들여지냐. 지금도 그 당시의 판사님께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역시 “피해자가 잘 지내고 있다는 주장은 누가 했을까. 피해자를 조력했던 상담소들이나 대책위나 피해자 엄마나 아무도 피해자 잘 지내고 있다고 그 당시에 말할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주장을 누가 한 것이고 재판부가 그 주장이 누구의 주장인지를 헤아리지 않고 그걸 인용했다는 것은 피해자 의사 고려를 굉장히 형식적으로 했거나 완전히 피해자의 이익에 반대되는 방식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44명 중 10명 기소, 20명 소년부 송치13명 불기소, 1명 타형사사건으로 입건전과가 남는 형사처벌 받은 가해자 ‘0’명 우여곡절 끝에 가해자 44명 중 34명은 소년부 송치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기소한 자는 단 10명. 이마저도 ‘인격이 미성숙한 소년으로 교화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재판에서 전원 소년부 송치 결정이 났다. 5명은 장·단기 소년원 송치(7·6호), 5명은 80시간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다. 결국 전과가 남는 형사처벌을 받은 가해자는 한 명도 없이 사건은 마무리됐다.그때 어린 소녀가 아니다밀양 집단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말피해자 수진씨는 사건 후 서울로 이사했지만 7년 가까이 성폭력 상담소에 주소지를 두고 살았다고 한다. 그는 “혹시 전입신고했다가 누가 찾아올까봐, 개명한 이름까지 알고 있을까봐 (두려웠다)”고 했다. 이어 “나는 시간이 아직도 2004년에 멈춰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몇 년 뒤 또 이런 사건이 재점화되면서 (수면 위로) 올라올 텐데 그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고도 우려했다. 하지만 수진씨는 “근데 우리는 그때처럼 어렸던 여중생이 아니니까. 당당하진 못하지만 이제는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나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수진씨는 “저희는 그때 어린 소녀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갤럭시 링’으로 수면관리하고 ‘갤럭시 워치’로 ‘당독소’ 측정…최첨단 헬스 기능 탑재한 웨어러블 기기 출격

    ‘갤럭시 링’으로 수면관리하고 ‘갤럭시 워치’로 ‘당독소’ 측정…최첨단 헬스 기능 탑재한 웨어러블 기기 출격

    올 초 50초짜리 깜짝 티저 영상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갤럭시 링’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갤럭시 AI(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갤럭시 링은 새로 나온 갤럭시 워치7, 갤럭시 워치 울트라와 함께 한 차원 높은 건강 관리 경험 제공을 목표로 한다.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갤럭시 언팩 2024’에서 첫선을 보인 갤럭시 링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센서 기술이 집약된 초소형 폼팩터(제품 형태)다. 반지를 착용하고 있기만 하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24시간 동안 체크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수면’에 초점을 맞췄다. 반지를 낀 채 자게 되면 일어난 뒤 수면 중 움직임이나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수면 중 심박수와 호흡수 등을 체크해 준다. 이렇게 수집된 수면 정보와 평소 활동, 수면 중 심박수·심박 변이도를 바탕으로 산출된 ‘에너지 점수’를 삼성 헬스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매일 달라지는 수치를 기반으로 사용자는 자기 컨디션을 관리할 수 있다.수면 관리는 갤럭시 워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갤럭시 링은 스마트 워치에 비해 착용이 간편하고, 티타늄 소재로 무게가 가벼워 쉽게 일상적인 건강 지표를 기록할 수 있다. 갤럭시 링은 총 9가지 크기로 제작되며 무게는 크기에 따라 2.3~3.0g으로 일반 워치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7일까지 사용할 수 있어 워치 대비 충전 주기 역시 긴 편이다. 워치에서 제공하는 ‘심박수 알림’, ‘활동 안 한 시간 알림’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 링을 착용한 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두 번 마주치게 하는 ‘손가락 맞대기(더블 핀치)’ 제스처를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시계 알람을 끌 수 있다. 해당 기능의 작동 거리는 1m 정도로 길지는 않은 편이다. 가격은 49만 9400원이다.갤럭시 워치7은 갤럭시 워치 시리즈 중 최초로 이른바 ‘당독소’로 불리는 ‘최종당화산물’ 지표를 측정해 준다. 최종당화산물은 당이 단백질이나 지방과 결합한 뒤 만들어지는 물질로 노화와 질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워치7으로 피부에 축적된 최종당화산물을 측정하면 사용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보다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틀 밤 동안 착용 시 수면 무호흡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기능도 처음 탑재됐다. 수면 무호흡은 수면 중 좁아진 기도 탓에 숨이 막혀 호흡이 멈추는 현상으로 치매나 두통, 인지기능 장애 등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능과 관련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의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다. 갤럭시워치 울트라는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내구성을 제공한다. 강한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하고, 10ATM 방수를 지원해 바다 수영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해발 고도 -500m에서부터 최대 9000m 높이까지 사용을 지원해 극한 환경에서도 다양한 피트니스 활동을 측정할 수 있다. 세 가지 제품은 오는 24일부터 전 세계에 차례대로 출시될 예정이다. 공식 사전 판매는 12일부터 18일까지다.
  • “자면서 쓰레기 음식 잔뜩 먹고 울었어요”… ‘수면섭식장애’ 뭐길래

    “자면서 쓰레기 음식 잔뜩 먹고 울었어요”… ‘수면섭식장애’ 뭐길래

    수면 중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음식을 먹는 증상인 ‘수면섭식’(sleep eating)이 전문가가 말하는 가장 치명적인 수면장애(sleep disorder)라고 미국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 인근에 살고 있는 62세 여성 질(가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면섭식을 오랫동안 앓고 있는 환자의 고통이 어떤지를 전했다. 질이 수면섭식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에 다닐 무렵부터였다. 그는 “아침에 눈을 떠 보면 제 침대 옆엔 크래커나 쿠키 포장지가 놓여 있었지만, 매일 밤 제가 음식을 침대 위로 옮겼다는 사실을 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질은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수면섭식을 하면서 많은 양의 음식을 먹었다. 그는 “자다가 일어나서 이것저것 한 입씩 베어먹는 게 아니라 쿠키 한 봉지를 다 먹고, 그 다음엔 시리얼 네 그릇을 먹은 뒤에 크래커 한 상자를 다 먹는 식”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말로 다 하기 어렵다”며 “밤중에 수없이 일어나서 쉬지 않고 엄청난 양의 ‘쓰레기 음식’(garbage food)를 먹는 거다. 잠에서 깨면 펑펑 울면서 남은 하루를 보내야 했다. 그것이 제가 수십년간 해온 일”이라고 덧붙였다. 수면섭식 증상은 잠을 자는 동안 뇌의 일부가 깨어 있는 각성 상태에서 나타난다. 그런 면에서 몽유병, 잠꼬대, 야경증(sleep terror), 수면섹스(섹솜니아·sexomina) 등 수면장애와 유사하다고 CNN은 설명했다.미네소타대(大) 헤네핀카운티 의료센터 교수인 카를로스 솅크 박사는 “모든 수면장애 중에서 수면섭식이 사람들의 삶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매일밤 먹는 환자들은 살이 찌고 아침이면 비참함을 느낀다. 이는 그들의 삶 전체에 끔찍한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수면과 각성이 혼합된 상태에서 벌어지는 수면섭식은 신체가 만족 욕구를 최대한 충족할 음식을 찾는다. 솅크 박사는 수면섭식에서 선호되는 음식은 사탕, 쿠키, 케이크, 도넛, 크래커 등 극도로 가공된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땅콩버터, 초콜릿, 크림파이, 파스타 등 살을 찌게 하는 가공된 음식을 선택함으로써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발병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솅크 박사에 따르면 그러나 수면섭식의 성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몽유병, 야경증, 수면섹스 등의 치료 성공률은 75% 이상인데 수면섭식 치료율은 이보다 30% 이상 낮다는 게 솅크 박사의 설명이다. 질은 이 같은 증상을 수십년간 겪으면서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간직해왔다. 그러다 아들에게 특발성 과잉수면(idiopathic hypersomnolence)이라는 병이 있다는 건 알게 되면서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고백했다. 수면섭식은 성별과 가족력 등의 영향을 받는다고 솅크 박사는 말했다. 그는 “수면섭식 70%는 여성이 겪는 반면, 수면섹스의 경우 80%가 남성이다”라며 “또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사회가 수면섭식에 기여할 수 있다. 만약 낮에 충분한 칼로리 섭취를 하지 못하면 수면 중에 식사를 더 많이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미국이 핵 공격 받으면?…분 단위 시나리오 살펴보니

    미국이 핵 공격 받으면?…분 단위 시나리오 살펴보니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핵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예상 시나리오가 소개돼 눈길을 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북한이나 러시아, 중국 어딘가에서 발사돼 미국 본토를 타격해 수백만 명이 사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0분으로 추산된다. 이는 퓰리처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탐사전문 기자 애니 제이컵슨의 신간 ‘핵전쟁: 시나리오’에 나오는 내용이다. 제이컵슨 기자는 수십 명의 핵무기 전문가와 심층 인터뷰하고 미 중앙정보국(CIA) 기밀 해제 문서를 바탕으로 한 이 책에서 미국 대통령이 반격을 개시하면 단 72분 만에 전 세계에서 50억 명이 몰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펜타곤(미 국방부)에 대한 핵 공격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의 종말이라는 시나리오의 시작이 될 뿐”이라면서 “이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세상의 현실이다. 제시된 핵전쟁 시나리오는 내일 일어날 수도, 오늘 늦게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억8000만도에 달하는 핵폭탄의 초기 열기로 지름 약 15㎞ 안의 모든 것이 불타고 폭발로 인한 바람에 모든 건물이 무너져 더 많은 불이 나고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들이 몇 분, 몇 시간, 며칠, 몇 주 만에 죽을 것”이라면서 “이 모든 것에 더해 이런 불 하나하나가 면적 약 260㎢ 이상의 지역에서 대규모 화재를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이컵슨 기자는 만약 세계가 핵전쟁에 돌입한다면 사람들은 즉시 죽고 싶을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더는 법과 질서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가 핵전쟁으로 예상한 시나리오를 시간 별로 정리한 것이다. 오후 3시 3분: 북한 수도 평양 외곽에서 ‘괴물 ICBM’으로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 17형이 발사된다. 발사 6초 만에 미 위성은 미 국방부(펜타곤)의 군지휘통제센터(NMCC)로 영상을 중계한다. 콜로라도주 버클리 우주군 기지에서는 전투기 조종사들이 출격하는 데는 15초가 걸린다. 오후 3시 4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소재 미 전략사령부(STRATCOM) 본부에서는 대응 핵 공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 미국은 적의 ICBM 발사를 감지하는 즉시 대응 ICBM을 발사하는 ‘경보 즉시 발사’(LOW·Launch On Warning)라는 핵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콜로라도주 피터슨 우주군 기지 사령부가 미 대통령과 소통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 오후 3시 5분: 펜타곤의 NMCC에서는 대응책을 준비하고 미 대통령과의 연락을 준비한다. 오후 3시 6분: 미 국방장관은 대통령에게 “북한이 미국을 향해 공격 미사일을 발사했다. NORAD(북미방공사령부)와 STRATCOM 지휘관들이 확인했다”고 보고한다. 오후 3시 10분: ICBM 요격을 위해 알래스카주 포트그릴리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지만, ICBM의 이동 속도와 고도 탓에 요격은 실패한다. 오후 3시 12분: 알래스카주 클리어 우주군 기지의 레이더 시설이 ICBM의 명확한 영상을 포착하고 그것이 펜타곤과 백악관이 있는 수도 워싱턴DC로 향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 오후 3시 13분: 백악관에서는 대통령에게 대응 핵 공격을 승인하는 데 필요한 암호가 포함된 검정색 핵 가방이 건네진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미군에 최고 핵 경보인 데프콘 1단계로 전환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오후 3시 15분: 괌 앤더슨 공군 기지에서 각각 16발의 핵무기를 탑재한 B-2 폭격기가 이륙한다. 오후 3시 17분: 대통령은 다가오는 ICBM 공격으로부터 그를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경호 부대의 안내를 받으며 시코르스키 헬리콥터로 이동한다. 오후 3시 20분: 북한의 핵잠수함에서 발사된 두 번째 핵미사일이 감지된다. KN-23이라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음속의 약 6배 속도로 캘리포니아 남쪽으로 날아든다. 오후 3시 22분: 네바다주 디아블로 원자력발전소에서는 KN-23의 핵탄두가 타격과 함께 폭발해 거대한 불덩어리와 버섯구름을 만들고 노심용융을 일으킨다. 오후 3시 24분: 대통령은 50발의 미니트맨 III ICBM과 8발의 트라이던트 잠수함 발사 미사일로 북한을 겨냥한 핵 반격 명령을 내린다. 이는 총 82발의 핵탄두로 북한의 지도부와 군사 시설, 핵 발사장을 목표로 한다. 오후 3시 27분: 미 와이오밍주의 미사일 사일로(지하 저장고)에서 미니트맨 핵미사일 50발이 북한을 겨냥해 공중으로 발사된다. 오후 3시 36분: 북한의 ICBM이 펜타곤을 타격해 불기둥이 5㎞ 가까이 치솟고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곧 더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다. 오후 3시 37분: 러시아 칼루가주에 있는 세르푸호프-15 위성 관제소에서는 미국의 ICBM 발사를 탐지해 군 지휘부에 전달한다. 미국의 ICBM은 북한을 타격하려면 러시아 영공을 지나야만 한다. 오후 3시 39분: 네브래스카주의 STRTCOM 사령관이 둠스데이(종말의 날) 비행기라고도 알려진 지휘시설이 구비된 군용 보잉 747기인 E-4B 나이트워치에 탑승해 이륙한다. 이 지휘관은 이를 통해 미국의 많은 기지와 도시가 파괴되더라도 명령을 계속 하달할 수 있다. 오후 3시 40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쓰인 모든 폭탄보다도 20배 더 많이 파괴할 수 있는 무력을 갖춘 미 핵잠수함 USS 네브래스카호가 북한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한다. 오후 3시 41분: 워싱턴 타격으로 인한 전자기 펄스 탓에 대통령은 헬리콥터에서 낙하산으로 뛰어내려야만 한다. 그는 국방부와 연락이 끊기면서 국방장관이 펜실베이니아주 레이븐록산 기지에 도착해 지휘권을 잡는다. 오후 3시 42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나토 지도자들이 만나 미국에 대한 공격에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오후 3시 42분: 러시아 국가국방관리센터의 지휘실에서는 지휘부가 유럽 전역의 공군기지에 있는 나토의 대응을 주시한다. 오후 3시 43분: 8발의 트라이던트 미사일이 평양을 목표로 태평양을 가로지른다. 오후 3시 46분: 러시아 대통령은 핵전쟁에 대비해 구축해둔 벙커의 지하 몇 층에 마련된 핵지휘통제센터로 이동한다. 그는 미국의 핵미사일이 러시아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오인하고 체게트라는 핵 가방에서 가장 극단적인 발사 옵션을 선택한다. 이에 미국과 유럽을 타격하기 위해 벙커와 잠수함에서 미사일이 준비된다. 오후 3시 48분: 워싱턴에서 8000㎞ 이상 떨어진 시베리아 남서부의 돔바롭스키에 있는 ICBM 기지에서 발사 준비로 사일로가 개방된다. 러시아 상공의 미 위성들은 사일로와 이동식 발사대에서 수백 발의 ICBM이 발사되는 것을 확인하고 콜로라도주의 항공우주 데이터 시설에 경고를 보낸다. 오후 3시 51분: 러시아 핵잠수함 3척이 북극해에서 수면으로 떠올라 미국을 향해 ICBM을 발사한다. 오후 3시 53분: STRATCOM 사령관은 러시아의 핵 공격에 대응해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반격을 명령한다. 오후 3시 54분: 독일과 네덜란드, 이탈리아, 튀르키예에 있는 나토 공군기지에서 조종사들이 러시아에 대한 반격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핵 중력 폭탄으로 무장한 폭격기로 급히 이동한다. 32발의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이 평양을 타격해 전면적인 파괴가 이뤄졌고 300만 명의 주민 대부분이 즉사하는 등 엄청난 피해가 속출한다. 오후 4시: STRATCOM 본부는 네브래스카주 오퍼트 공군기지와 함께 러시아의 핵미사일에 타격당해 파괴된다. 100킬로톤(kt)의 핵탄두가 미 전역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한다. 러시아 핵잠수함이 발사한 핵미사일이 유럽 전역의 목표물과 나토 기지를 타격한다. 오후 4시 14분: 1000발이 넘는 러시아 핵미사일이 20분간 집중 공격으로 미국 목표물을 타격하면서 도시 수백 곳이 잿더미가 된다.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는 수억 명이 사망한다. 미국의 핵잠수함들은 자국 본토가 파괴된 이후에도 러시아 내 목표물을 계속 공격하라는 명령을 이행한다.
  • [지방시대] 민선 8기 자치단체장 임기 후반에 부쳐

    [지방시대] 민선 8기 자치단체장 임기 후반에 부쳐

    오래전 대권 후보로 꼽히던 한 경기지사는 취임 후 속도위반으로 100회 이상 과속 단속카메라에 찍혀 국정감사장에서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는 경기지사로서 해야 할 일보다는 당내 대권 후보가 되기 위한 사적인 일에 몰두하느라 수원에 있는 도청을 비우고 중앙당이 있는 서울에 수시로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촉박하니 무시로 과속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늘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탓에 그의 재임 기간 치적은 극히 일천하다. 이후 등장한 경기도 출신 경기지사들은 일 욕심이 많았다. 그중 임창열 지사는 새벽 1시까지 퇴근하지 않아 도청 간부들도 덩달아 야근하기 일쑤였다. 투자 유치를 위해 해외출장을 가서도 수면시간이 3~4시간도 안 됐다고 한다. 덕분에 임 지사와 같이 출장을 간 공무원들은 밤늦도록 토의 후 이튿날 미팅 준비를 하느라 밤을 꼬박 새우는 날이 다반사였다. 출장에서 돌아온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눈은 충혈되고 입술은 부르튼 모습이었다. 출장 중에 일행들과 골프를 치는 일은 상상할 수 없었고, 자투리 시간에 유명 관광지를 들렀다는 소문도 들어본 적 없다. 뒤를 이은 손학규 지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권 후보로 손꼽혔지만 늘 낮은 자세였다. 말을 하기보다 듣기를 좋아해서 선입관 없이 각계 의견에 귀를 기울여 ‘소통의 달인’으로 불렸다. 돌이켜 보면 경기도는 두 지사가 재임했을 때 가장 역동적이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대기업은 수도권에 들어설 수 없지만 당시 두 지사의 열정 덕분에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LG필립스 LCD공장)이 파주 월롱에 조성될 수 있었다. 임 지사는 LG디스플레이 파주단지를 당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재가를 받아 추진하고, ‘달동네’ 성남의 운명을 지금처럼 바꾼 판교테크노밸리단지 조성도 추진했다. 만약 판교테크노밸리가 임 지사가 주창한 대로 처음부터 330만㎡(100만평) 규모로 조성됐다면 성남은 지금보다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파주시가 인구 50만명 이상 자족도시로 성장하고, 성남이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속 정당은 달랐지만 상호 존중의 모습을 보여 준 두 지사의 역할이 컸다. 국내 최대 종합전시장인 킨텍스를 1999년 4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경쟁 도시를 물리치고 일산에 유치한 것도 임 지사고, 이를 차질 없이 완성한 것도 손 지사다. 송도와의 유치경쟁에서 패했다면 일산은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 킨텍스 부지와 주변은 아파트로 도배가 됐을 것이다. 지금 경기도 북부청사가 있는 의정부 신곡동 일대에 경기북부경찰청·경기북부교육청·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등의 광역행정기관이 잇따라 들어서 행정타운이 된 것도 임창열·손학규 두 전직 지사 덕분으로 볼 수 있다. 내년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 제1회 동시지방선거(1995년)가 치러진 지 30년이 되는 해다. 30년 전 선출한 지방자치단체장을 ‘민선 1기’라 하고, 2년 전 6월 당선돼 지금 임기를 채우고 있는 단체장을 ‘민선 8기’라 한다. 민선 8기 잔여 임기는 이제 절반도 채 남지 않았다. 대권 욕심에 허황된 포퓰리즘만 남발하는 단체장들은 “뭔가 성과를 내기에 4년의 임기는 너무 짧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소속 정당이 달랐던 두 전직 지사의 임기도 4년이었다. 어차피 지사가 바뀌면 전임자 계획은 대부분 수포가 된다. 수십조원이 드는 10년 후 20년 후 대개발 구상을 공언하기보다 남은 임기를 어떻게 성실하게 잘 마무리할 것인지 고민해 줬으면 한다. 한상봉 전국부 기자
  • 새를 찾는 여정, 가족과 지구의 소중함 느끼다

    새를 찾는 여정, 가족과 지구의 소중함 느끼다

    여기 새에 홀린 가족이 있다. 엄마 아빠는 새를 보기 위해 결혼식을 한 시간 늦춰 달라고 사정하고 겨우 열여덟인 첫째 딸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도 새를 보러 가기로 결심한다. 심지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엄마의 우울을 맞닥뜨렸을 때도 탐조(探鳥) 휴가를 떠나는 게 모두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버드걸’은 탐조인이자 환경·다양성 운동가인 마이아로즈 크레이그(22) 가족의 삶을 담은 에세이이자 여행기다. 크레이그 가족에게 탐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도피 역시 아니다. 크레이그는 탐조를 ‘삶의 무늬를 이루는 실’이라고 말한다. “너무도 단단히 엮여 있기에, 나머지 내 삶을 건드리지 않고 그것만 뽑아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이다.크레이그는 일찌감치 예견된 엘리트 탐조인이었다. 태어난 지 9일 만에 가족과 함께 탐조 여행을 떠났으며 두살 때 ‘파슈’(새를 끌어내 탁 트인 곳으로 나오게 하는 소리)를 배운다. 일곱살 때 정해진 지역 안에서 1년 동안 최대한 많은 종류의 새를 보러 다니는 대회인 ‘빅 이어’에 참가한 이후 열일곱살이라는 최연소의 나이로 전 세계에 알려진 새 가운데 절반(5000종)을 관찰하는 기록을 세운다. 이미 10대 때 남극을 포함한 7개 대륙, 40개국을 여행하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가족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책에는 에콰도르, 가나, 호주, 방글라데시, 남극 등 각 지역의 색채를 담고 있는 230종 이상의 고유종, 희귀종 새들에 대한 묘사와 작가의 생생한 감상이 담겼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갯벌에 들러 먹이를 먹는 넓적부리도요새부터 1만 6000㎞를 쉬지 않고 비행하는 검은눈썹앨버트로스, 숲의 지배자 같은 모습을 한 리젠트바우어새 등이 등장한다. 특히 그에게 마스코트와 같은 존재인 하피수리를 만났을 때는 “환희, 놀라움, 안도, 불신 등 온갖 감정이 한꺼번에 세차게 밀려들었다”고 소회를 밝힌다. “긴장은 물러가고 흥분이 찾아왔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새에 집중했고, 넋을 잃고 빠져들었다. 9년 동안 나는 이 멋진 생명체를 보려고 애타게 기다려 왔고, 지금 이곳에 그 새가, 그녀가 있었다”고 술회한다.탐조 여행을 통해 그는 서식지 파괴가 인간과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목도한다. 또 가시적 소수 인종(자신을 비백인으로 간주하는 인종 집단)으로서 과거 인권을 짓밟는 일이나 인종차별이 자행됐던 지역, 빈부 격차가 극명한 현장과 마주한다. 이런 자극은 ‘버드걸’이라는 블로그를 통해 크레이그가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실제 삶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도록 이끈다. 크레이그 가족에게 새는 ‘의식’하는 존재가 아니라 ‘흡수’하는 존재로 언제나 정확하게 가족이 필요로 하는 걸 줬다. 양극성 장애로 고통받는 엄마의 존재는 크레이그 가족의 탐조 여행이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였음을 보여 준다. 끝나지 않는 자살 충동과 수면 부족, 공황 발작으로 괴로워하는 엄마를 지키기 위해 가족은 기꺼이 여행을 선택한다. 엄마는 탐조에 몰두해 자연을 돌아다닐 때면 의욕이 넘쳤고, 특히 다 함께 희귀종을 보는 순간만큼은 삶에서 유리되었다는 감각에서 벗어나 오롯이 존재할 수 있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좋았던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작가는 일상의 이중성에서 오는 괴리, 가면 증후군, 공황 발작 등 어두컴컴한 긴 터널을 지나왔음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새를 찾아다니는 시간은 무엇보다 크레이그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 됐다고 고백한다. “새들의 단순하고 본능적인 삶의 방식이 오랜 시간에 걸쳐 나를 귀기울여 듣고, 자세히 보고, 끈기를 발휘하도록 이끌었다”고 말이다.
  • 규제 관문만 17개… 공장 하나 짓는 데 최소 1년 넘게 허송세월 [규제혁신과 그 적들]

    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거나 공장 하나를 만들어 가동하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규제를 넘어야 한다. 수많은 법률 규제와 각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충족해야 하고,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산더미 규제, 18년간 고작 2개 줄어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해선 맨 처음 대지 조성 단계에서 17개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산단 지정 요청을 시작으로 개발계획 수립, 지자체 의견 청취, 관계행정기관장 협의, 산업입지정책심의회 심의, 지정고시, 환경·교통·재해·인구 영향평가 등 세부 절차는 더 많고 복잡하다.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이고 절차마다 적지 않은 비용도 발생한다. 조성된 산단 내 공장을 설립할 때는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을 따라야 한다. 사업계획 승인 및 건축단계에서 개별 입지에 공장을 짓는 것보다는 절차가 간단하다. 하지만 공장 건축 후 단계는 사용승인 신청부터 공장 가동 개시까지 11단계를 밟아야 하는 건 똑같이 복잡하다. 산단이 아닌 개별 입지에 새 공장을 지을 때는 입지 선정-지구단위계획 수립-공장설립 인허가까지 크게 세 단계를 거친다. 세부적으로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산입법)상의 공장입지기준 확인을 시작으로 국토계획법상 행위규제와 지정기준을 확인한 뒤 환경, 군사, 경관 등에 대한 검토를 마쳐야 한다. 자연환경 및 생태계, 수변구역, 공유수면관리법상 수산자원 보호, 문화재 보호, 공원 관련 입지제한, 토양환경보전법과 산지관리법, 삼림법 등 모두 17가지 법률로 정한 규제를 뚫어 내는 행정절차를 밟는 데만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 생산시설 설립 절차 간소화 논의가 시작됐던 2006년 이후 18년 동안 법률 규제는 19개에서 2개가 줄었다. 또 업종에 따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의 규제도 넘어야 한다. 만약 수도권이라면 여기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규제도 충족해야 한다. 법률의 허들을 넘은 뒤에는 지자체 조례가 기다리고 있다. 지자체 조례는 대체로 용수 공급과 오폐수 처리 등 주로 환경 영역에서 법률 규제보다 엄격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규율한다. 그리고 규제 수준이 지자체마다 다르다. 중국 생산 시설의 국내 유턴(리쇼어링)을 검토하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지자체 조례나 요구가 법률 규제 영역과 중첩되는 게 많다”며 “하나의 패키지로 법률과 지자체 규제를 다룰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의지 있어야 ‘리쇼어링’ 가능 서울신문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전국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동 설문조사에서 리쇼어링과 지역의 기업·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지자체의 확고한 의지’(30.7%)와 ‘획기적 인센티브’(27.7%)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공장을 다 지은 뒤에도 규제는 계속된다. 산업단지 내 공장의 경우 근로자의 편익 시설 설립을 위해선 산입법과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으로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산업시설용지를 지원시설용지로 바꿔야 식당이나 카페를 만들 수 있다. 1992년 조성된 950만 4045.7㎡ 규모의 남동국가산업단지(인천 남동공단)에 직접 생산이 아닌 식당 및 카페 등의 상업 및 지원 시설을 지을 수 있는 토지 면적은 전체의 2.9%에 불과하다. 그래서 인구 1만명당 전국 평균 338개인 식당이 노후 산단 내에는 18개(5.3%)에 그친다. 인구 1만명당 전국 평균 45개인 카페 또한 노후 산단 내에는 평균 11개(24.4%)로 집계됐다. ●국회가 나서서 해묵은 규제 풀어줘야 한국에서 기업 활동에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규제다. 그래서 기업 현장과 각 경제단체, 연구소, 학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원샷 규제 해소’, ‘원스톱 규제 완화’ 등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규제의 영역에 따라 주무부처가 모두 다른데, 이를 섣불리 통합하면 사각지대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부처별 규제가 모두 나름의 필요성을 근거로 생겨났다. 그리고 각각의 규제 요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전문성과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각 부처가 공직 사회의 생리인 ‘파킨슨의 법칙’을 따라 공무원의 수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규제를 유지·확대한다고만 보기엔 어렵다. 또 반대로 규제를 줄이기 위해 공무원 수를 줄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국회를 ‘규제혁신의 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 사회 모든 분야의 의견을 수렴하고 아우를 수 있는 주체 또한 국회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22대 국회에 입성한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을 발의했고, 같은 당 최은석 의원은 ‘원샷 인허가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클러스터 정부 지원 의무화 및 세액공제율 상향 등을 담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을 지난 1일 발의했다. 22대 국회가 규제개혁의 걸림돌에서 혁신의 주체로 돌아설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 [단독] “일산호수공원이 반도건설 소유냐”… 1기 신도시 주민들 반발

    [단독] “일산호수공원이 반도건설 소유냐”… 1기 신도시 주민들 반발

    반도건설이 경기 고양장항공공주택지구에 아파트 등을 분양하면서 인접한 일산호수공원을 ‘앞마당’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고양시가 출입구까지 만들어 줄 것으로 알려지자 먼저 입주한 1기 일산신도시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금도 이용자가 많은 일산호수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상업시설이 들어설 경우 공원 이용환경이 더 나빠질 것을 우려해서다. 고양자치발전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인 나진택 전 경기도의원은 2일 “1기 일산신도시 주민들은 30년 전 입주할 당시 아파트 분양 대금에 일산호수공원 조성사업비를 분담한 초기 입주자들”이라면서 “분담금 한 푼 내지 않은 고양장항공공주택지구 입주민들이 호수공원을 마치 ‘제집 안마당’처럼 이용하게 된다면 1기 일산신도시 주민들이 매우 억울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양시 명소인 일산호수공원은 인접한 한류월드와 킨텍스 지원지원시설 용지에 당초 계획과 달리 대규모 고층주상복합아파트나 고층 주거용 오피스텔이 난립하면서 아침·저녁 산책하거나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로 복잡하다. 이런 상황에서 고양시는 반도건설의 주상복합 ‘유보라’와 상업시설 ‘시간’이 완공될 경우 입주민들이 호수공원을 보다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일산호수공원 남측에 출입구 개설을 허가해 줄 예정이어서, 일산 신구 입주민 간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반도건설은 장항공공주택지구에 49층 6개 동 1694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와 연면적 4만 1314㎡ 규모의 상업시설을 짓는다. 고양시 관계자는 “반도건설이 최근 아파트와 상가 시설을 분양하면서 마치 일산호수공원이 제 것인 양 홍보한 게 사실로 보인다”면서 “호수공원을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 개설 허가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므로,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산동구 장항동에 있는 일산호수공원은 부지면적 103만 4000㎡, 담수면적 30만㎡에 이른다. 일산신도시 택지개발사업과 연계 조성돼 1996년 5월 준공했다. 고양시민들의 여가와 운동장소로 인기가 높지만 시설 유지관리 및 인건비 등으로 연간 약 100억원이 든다. 일산을 지역구로 둔 고양시의원들은 “30년 전 순수 1기 신도시 입주 재원으로만 조성된 일산호수공원이 주변 난개발로 아침저녁에는 이용자가 급증해 산책의 쾌적함이 사라진 지 오래”라며 “고양시 명소인 일산호수공원의 호젓한 분위기가 주변 난개발로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클럽서 낯선 男과 키스한 20대女 헛구역질 한 달… ‘키스병’ 뭐길래

    클럽서 낯선 男과 키스한 20대女 헛구역질 한 달… ‘키스병’ 뭐길래

    클럽에서 처음 만난 남자와 키스한 뒤 병에 걸려 대학 졸업식을 망쳤다는 20대 영국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데일리메일, 더선 등 현지 매체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최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한 대학에서 저널리즘 학위를 받은 네브 맥레이비(22)가 친구들과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클럽에 갔다 병에 걸린 일화를 전했다. 맥레이비는 당시 클럽에서 한 남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춤을 추다 키스까지 하게 됐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깼을 때 목이 아픈 것을 느꼈지만 평소 편도염이 잘 걸리는 편이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루가 더 지나자 증상이 악화해 헛구역질이 나기 시작했고 이에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도 항생제 처방만을 할 뿐이었다. 하지만 약 복용 후에도 차도가 없고 갈수록 증상은 악화했다. 고열에 림프절이 붓고 토를 했으며, 땀이 쏟아지고 제대로 걸을 수도 없을 만큼 힘이 빠졌다. 결국 다시 찾은 병원에서 맥레이비는 ‘감염성 단핵구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증상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졸업식엔 참석하지도 못하고 침대와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감염성 단핵구증은 주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에 의해 발생하며 발열, 편도선염, 림프절 비대 등 일련의 증상을 일컫는 진단명이다. 주로 타액을 통해 전염돼 ‘키스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키스뿐 아니라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매개 감염을 통해서도 전파되기도 한다. 성인이 될 때쯤이면 대개 혈액에서 EBV에 대한 항체가 발견되는데, 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일생 동안 EBV에 감염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개 이 질환은 청소년이나 성인 초에 진단된다. 처음에는 무기력감이나 쇠약감, 식욕 상실, 고열,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인후통, 발열, 이하선 부종 등도 나타난다. 편도가 심하게 붓거나 점액이 낄 수 있고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림프절의 통증과 부종 등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드물게는 얼굴이나 몸에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칫 급성 편도염으로 오인할 수 있으며 잘못된 치료 방법으로 피부발진 같은 합병증이나 비장비대로 인한 파열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면 저절로 호전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 문화재 지표조사 누락… 오늘 국내 최대 한림해상풍력발전 ‘공사 중지 명령’

    문화재 지표조사 누락… 오늘 국내 최대 한림해상풍력발전 ‘공사 중지 명령’

    제주도가 절대보전지역 무단 훼손과 문화재 지표 조사 누락 의혹에 휩싸인 제주한림해상 풍력발전사업에 대해 공사중지명령을 내린다. 2일 제주도세계유산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주한림해상풍력 주식회사에 공사중지명령을 내린다. 2020년 8월 개발시행 승인된 한림해상 풍력발전사업은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일대 547만㎡ 부지에 6303억원을 들여 5.56㎽규모의 해상풍력발전기 18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풍력발전기 18개를 가동해 얻는 전력은 시간당 100㎽로 286가구(4인 가족 기준)가 1시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며 제주 전체 전력소비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국내 해상 풍력발전 사업 중 발전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4월 착공에 들어간 이 공사는 현재 9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완공 시점은 오는 10월이다. 불과 준공을 3개월 앞두고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한림해상 풍력발전사업은 공사 규모가 3만㎡ 이상이기 때문에 매장문화재법에 따라 부지 내에 보존할 만한 국가유산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문화재 지표 조사’를 먼저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국가유산청과 협의를 거쳐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사업 부지에 속한 12필지, 면적으로 따지면 약 2700㎡에서 문화재 지표 조사가 누락됐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사업자가 시공 전에 지표조사를 벌여야 하는데 순차적으로 사업을 하면서 일부 필지에 대한 지표조사를 누락했다”며 “사전절차 미이행으로 공사중지명령을 내리고 국가유산청과 함께 지표 조사 누락 구간에 대한 현지 조사를 벌여 매장문화재가 나올 경우 보존 대책 등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이 일대는 탐라시대 문화유산이 존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다.앞서 한동수 제주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을)이 지난달 21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100㎿급 한림해상풍력발전 사업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은 매장유산법 위반, 제주특별법 위반(절대보전지역 훼손),공유수면법 위반 등을 지적했다. 12필지에 대해 지표조사를 누락했고, 허가 받은 구역 이상으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절대보전지역을 불법으로 훼손하고 추가 개발하며, 결과적으로 필요한 절차들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사업자 측은 절대보전지역을 무단 훼손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제주시가 지난달 26일 사업자 측이 절대보전지역에서 허가 없이 공사를 했다며 제주특별법 위반 혐의로 자치경찰단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국전력기술회사가 작성한 한림해상 풍력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사업 지구가 속한 한림읍 내 절대보전지역은 1.3㎢로, 이중 사업자 측은 1300㎡에서만 공사를 시행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제주시 조사 결과 절대보전지역 내 공사 면적은 이보다 200여㎡가 넓은 1500여㎡였다. 특히 사업자 측은 이미 허가 구역을 벗어난 곳에서 터파기와 케이블 매립 공사를 마쳐놓고 지난해 11월 뒤늦게 더 넓은 절대보전지역에서 공사를 하고 싶다며 변경 허가 신청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자 측은 “수사·조사 기관에 소명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주특별법에 따라 절대보전지역을 무단 훼손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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