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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 관광시대 맞은 임실… 아픔 딛고 ‘옥정호의 기적’ 일궜다

    1000만 관광시대 맞은 임실… 아픔 딛고 ‘옥정호의 기적’ 일궜다

    ‘옥정호의 기적’이 이뤄졌다.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던 ‘천만 관광 임실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10년 전 ‘관광’이라는 단어조차 어울리지 않았던 임실군은 이제 전북의 새로운 관광 거점도시로 떠올랐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임실군은 민선 6기부터 굴뚝 없는 산업, 관광을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 자연을 상품화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임실군의 전략은 적중했다. 천만 관광 임실 시대 프로젝트는 10년 만에 다른 지자체가 부러워하는 성공 반열에 올랐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임실 방문객은 2018년 498만명에서 지난해 852만명으로 71% 급증했다. 옥정호~치즈테마파크~성수산~오수의견관광지를 잇는 명품관광벨트는 임실군 전 지역에 파급효과를 미쳐 1000만 관광객 돌파는 시간문제다. ●아픔의 상징 옥정호 임실 관광 견인차로 변신 임실군의 관광산업은 ‘아픔’의 상징 옥정호를 ‘지역 발전의 견인차’로 변화시키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옥정호는 1965년 섬진강댐을 쌓으면서 조성된 인공호수. 총저수량 4억 3000만t의 옥정호는 호남평야를 적셔 주곡 자급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임실군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만 강요한 ‘눈물의 호수’다. 2786가구 1만 9851명의 임실군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수몰민 신세로 전락했다. 댐 완공 이후 지역의 상당 부분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 사각지대로 밀려나야 했다. 민선 6기 단체장으로 취임한 심민 군수는 2015년 전북도, 인접 지자체, 수자원공사를 설득해 임실군을 꽁꽁 묶고 있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끌어냈다. 이후 옥정호가 지켜 온 깨끗한 환경과 아름다운 자연은 ‘전북의 보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역 발전을 가로막았던 ‘애물단지’가 ‘친환경 관광거점’으로 급변했다. 옥정호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문화 공간으로 가꾸는 ‘에코뮤지엄 조성’ 프로젝트는 천혜의 아름다운 경관과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해 ‘섬진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옥정호 주변에 친수공간이 조성되고 그림 같은 대형 카페와 전원주택이 즐비하게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옥정호 개발은 붕어섬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섬을 잇는 출렁다리가 개통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60여년간 사람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았던 붕어섬은 사계절 친환경 정원으로 변신했다. 만수위 때 7만 3000㎡, 갈수기에는 15만㎡인 이곳에 소나무, 구절초, 철쭉, 수국 등 교목과 관목, 화초류를 가득 심어 ‘다시 가고 싶은 정원’을 만들었다. 특히, 2022년 10월 붕어섬을 잇는 길이 410m의 출렁다리가 완공돼 옥정호가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붕어섬, 출렁다리, 물안개길에서 관광객들 환호성 옥정호 물안개 길은 명품 생태관광지의 상징이다. 물안개 자욱한 물길을 따라 걷는 맛이 일품이다. 89.3㎞에 달하는 옥정호 물안개길은 현재 56.3㎞가 완성됐다. 옥정호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생태탐방과 수려한 옥정호의 경관을 조망하는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 경관도로 휴(休)는 옥정호 수변 도로 미개설 구간인 입석리~운정리 4.5㎞를 명품 길로 가꿨다. 산책로에 수변 덱, 포켓 쉼터를 설치했다. 자라섬에는 구절초를 심어 가을이면 몽환적인 경관을 연출하도록 했다. 에코투어링 루트는 운정리~운암리~마암리 21㎞를 힐링 길, 자연 길, 휴양 길 등 테마가 있는 감성 투어로드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임실군은 현재까지 추진된 에코뮤지움사업을 발판 삼아 민자를 유치, 옥정호 종합개발을 완성할 방침이다. 붕어섬~나래산~운암대교를 잇는 5㎞의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집라인을 설치하고, 호텔을 유치해 체류형 관광지 기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북특별자치도 특례를 활용한 산악관광진흥지구 지정, 수면을 이용한 친환경 생태탐방선, 수상레포츠 활성화 등 호남 내륙권 관광거점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심 군수는 “2025년 임실 방문의 해를 성실하게 준비하고 범군민적 동참 분위기를 조성해 천만 관광 임실 시대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겠다”고 밝혔다.
  • 낙월해상풍력 협의체 “악의적 모함에 강력 법적 대응”

    낙월해상풍력 협의체 “악의적 모함에 강력 법적 대응”

    “사실·거짓 뒤섞어 부당하게 공격산업 성장 막고 투자와 고용 지체” 국내 최초 민간주도형 해상풍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낙월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100여개 기업들이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방해하는 행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낙월해상풍력 참여기업 협의체는 지난 19일 “부당한 공격에 법적인 조처를 포함해 필요한 대응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업비 2조 3000억원 규모의 낙월해상풍력 사업은 전남 영광군 낙월면 안마도와 송이도 일대 공유수면에 5.7㎿(메가와트) 풍력 발전기 64기(총 364.8㎿)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해상풍력 전체 규모의 약 3배에 달한다. 2026년 7월 준공을 목표로 올해 초 착공해 이달 현재 공정률이 30%에 이르고 있다. 현재 개폐소, 변전소 등 계통연계 설비를 위한 기반공사와 임시부두 설치를 위한 항만구조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3분기엔 하부 구조의 핵심인 모노파일(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일부 해상풍력 업체와 언론은 최근 이 사업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 모두 중국산이며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명운산업개발이 자본금을 비정상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협의체는 “일부 사실을 침소봉대하거나 사실과 거짓을 뒤섞은 악의적인 모함”이라며 “100여개 기업이 하나의 팀을 이뤄 정상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을 공격하는 배후에는 사익을 추구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며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특히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성장을 막고,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지체시킨다고 지적했다. 협의체 윤기석 회장(삼일C&S)은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더딘 성장으로 공급망 기업이 충분한 경험 축적을 하지 못했는데 낙월해상풍력 사업 덕분에 100여개 기업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협의체는 GS엔텍이 낙월해상풍력에 처음으로 약 20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을 공급하게 됐고, 모두 3000억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전선은 약 1000억원의 해저케이블(내부망)을 공급하며 해저케이블 시장에 본격 진입했고, 1000억원대의 트랜지션피스(TP)를 계약한 삼일C&S는 수백억원 규모의 공장 증설과 설비 투자에 나섰다.
  • 낙월해상풍력 협의체 “악의적 모함에 강력 대응할 것”

    낙월해상풍력 협의체 “악의적 모함에 강력 대응할 것”

    기존 국내 해상풍력발전의 3배에 달하는 낙월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100여개 업체·기관으로 구성된 ‘낙월해상풍력 참여기업 협의체’가 악의적 모함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지난 19일 “부당한 공격에 공동 대응하고 법적인 조처를 포함한 필요한 대응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합법적으로 추진하는 (우리) 사업을 근거 없이 공격하는 배후에는 사익을 추구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며, 강한 분노를 느낀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낙월해상풍력 사업은 전남 영광군 낙월면 안마도와 송이도 인근 공유수면에 대규모 해상풍력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설비용량 364.8㎿(메가와트)로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해상풍력 전체 규모의 약 3배에 달한다. 낙월해상풍력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명운산업개발은 지난달 GS엔텍·포스코·현대제철 등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100여개 업체·기관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이번 공동성명서에서 낙월해상풍력 사업을 향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이 “부당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부 해상풍력 관계 업체와 언론이 낙월해상풍력 사업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 전부 중국산이고, 자본금이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협의체는 “일부 사실을 침소봉대하거나 사실과 거짓을 뒤섞은 악의적인 모함을 통한 부당한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100여개 기업이 하나의 팀으로서 공동으로 법적인 조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산업의 성장을 막고,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지체시킨다고 지적했다. 협의체의 윤기석 회장(삼일 C&S 회장)은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더딘 성장으로 공급망 기업이 충분한 경험 축적을 하지 못했는데 낙월해상풍력 사업 덕분에 100여개 기업이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협의체는 GS엔텍이 낙월해상풍력에 처음으로 약 20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공급하게 됐고, 대한전선이 약 1000억원의 해저케이블을 공급하며 해저케이블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모노파일용 후판 기술에서는 포스코 등이, 전력기기에선 LS일렉트릭·일진전기 등이, 해저케이블 설치에선 해천이 해상풍력 경험을 쌓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초 공사를 시작한 낙월해상풍력 사업의 공정률은 현재 약 30%로 2026년 7월 준공이 목표다. 현재 개폐소, 변전소 등 계통연계 설비를 위한 기반공사와 임시부두 설치를 위한 항만구조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3분기엔 하부 구조물의 핵심인 모노파일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 박완규, 인신매매단에 납치됐었다…“차에 잠든 여학생들도”

    박완규, 인신매매단에 납치됐었다…“차에 잠든 여학생들도”

    가수 박완규가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당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20일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 박완규는 “80년대 중후반 우리나라에서 말도 안 되는 게 유행이었는데 바로 ‘인신매매’다. 당시 TV만 틀면 뉴스에 그런 사건이 많이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89년도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지금의 평택시, 그때는 송탄시에서 있었던 일이다”라며 납치 피해를 고백했다. 박완규는 “등굣길에 걸어가는 데 회색 승합차에 있던 어른이 ‘학생 차 좀 밀어줘’라고 했다. 그때는 어른들이 그런 걸 많이 시켰다. 차를 미니까 바로 뒤에서 흉기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소리 지르면 죽인다며 나를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때 내 몸무게가 45㎏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완규는 “차 안에는 이미 잠든 여학생 두 명이 있었다. 인신매매범이 내게 뚜껑을 미리 딴 드링크제를 먹으라더라. 나중에 병원에서 혈액 검사하니 수면제 성분이 들어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음료를 마시고 정신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잠들면 죽는다’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몸에 계속 상처를 내면서 참았다”고 덧붙였다. 박완규는 “대전까지 끌려갔다. 대전 터미널 근처 어느 골목에서 그놈들이 밥 먹을 먹으려고 차를 주차했다. 나는 잠든 척하고 있다가 도망을 나왔다. 바로 뛰쳐나와 택시를 탔다. 후들후들하는 상태에서 달려가 ‘평택, 송탄 가주세요’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박완규를 태운 택시 기사는 이상함을 감지하고 휴게소에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박완규는 “나중에 4인조 범인도 대질했다. 영화에 보면 많이 나오는 그림이다”라며“ 80년대라 가림막도 없이 납치범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하지만 그 4인조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완규는 “당시에는 인신매매가 정말 유행이었다. 왜소한 남자들을 잡아서 멸치잡이 배에 판다고 했다. 노예처럼 갖다주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 해삼·전복 몇 개에 5만원?…‘제주 용두암 바가지’ 노점상들 결국

    해삼·전복 몇 개에 5만원?…‘제주 용두암 바가지’ 노점상들 결국

    터무니없는 값에 전복 소라 등을 판매한 제주 용두암 해안의 해산물 노점상에 철거 명령이 내려졌다. 19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용두암 해안 갯바위에 천막을 치고 해산물을 파는 노점상인을 단속한 결과 공유수면을 무단으로 점·사용하고 원산지도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시는 이들에 대해 시설물의 자진 철거를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할 계획이다. 제주시 조사 결과 이들은 부근 마을 주민들로 17명이 5~6명씩 3개 조로 나눠 갯바위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해산물 등을 팔아왔다. 이들 중에 해녀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해녀 공동체 등 어촌계와는 관련이 없이 영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이들이 판매한 전복, 소라 등 해산물은 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것이 아니라 제주 모 횟집에서 사 온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의 영업행위는 별도로 가공하지 않고 소량 판매하는 방식으로 식품 관련 규정에 따라 신고나 허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무허가 영업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 유튜브 ‘부산여자하쿠짱TV’는 지난달 용두암에서 해산물을 구입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하고 안전신문고에도 위법 판매행위가 의심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영상에서 플라스틱의 작은 용기 바닥을 덮을 정도의 적은 양의 해산물 가격이 현금 5만원이라는 사실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특히 제주로 오는 항공권이 2만원인데 왕복보다 비싸 논란이 됐다. 제주도는 최근 바가지요금이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관광객들도 차라리 일본을 향하고 있을 정도다. 도는 바가지 근절을 위해 지난 15일 제주시 아라동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제주관광협회 건물) 3층에 ‘제주관광 불편신고센터’를 개소했다. 제주관광 불편신고센터는 여행객들의 불편사항을 원스톱으로 접수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제 여행객들은 전용 전화(1533-0082)나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홈페이지와 QR 코드를 통해 불편사항을 접수할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관광안내소(제주국제공항, 연안여객터미널, 국제여객터미널, 성산항)를 통해서도 접수가 가능하다.
  • 갤럭시 폴더블 새 ‘AI 기능’·워치7 ‘신기능’ 사용해보니[業데이트]

    갤럭시 폴더블 새 ‘AI 기능’·워치7 ‘신기능’ 사용해보니[業데이트]

    우리 경제의 한 축인 기업의 시계는 매일 바쁘게 돌아갑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커지면서 경영활동의 밤낮이 사라진 지금은 더욱 그러합니다. 어쩌면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산업계의 소식을 꾸준히 ‘팔로업’하고 싶지만, 일상에 치이다 보면 각 분야의 화두를 꾸준히 따라잡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토요일 오후, 커피 한잔하는 가벼운 데이트처럼 ‘業데이트’가 지난 한 주간 화제가 됐거나 혹은 놓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의미 있는 산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업뎃’ 해드립니다.삼성전자가 지난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갤럭시Z 폴드6·플립6 등 새 폴더블폰 시리즈와 갤럭시 워치7·워치 울트라, 버즈3·버즈3 프로, 갤럭시 링을 공개했습니다. 역대 가장 많은 신제품이 한 번에 출시된 것인데, 이 중 두 개의 폴더블 폰과 워치7을 짧은 시간이나마 사용해 본 후기를 전하려 합니다. 이번 후기는 새로 탑재된 기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플립6, ‘자동응답’ 쓸만한데 새로 나온 플립6엔 다른 갤럭시 스마트폰엔 없는 기능이 있는데, 바로 ‘답장 추천’ 기능입니다. 위아래로 접혀있는 스마트폰을 열지 않고도 커버스크린(플렉스 윈도우)에서 바로 메시지에 답장할 수 있는 기능은 플립5에도 있었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동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답변 3가지를 추천해주는 기능이 생긴 겁니다. 해당 기능은 플렉스 윈도우에서 메시지 알람을 클릭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답장’ ‘답장 추천’ ‘알림 삭제’ 이렇게 세 가지 항목이 뜨는데 이때 ‘답장 추천’을 클릭하면 AI가 기존에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지금 받은 메시지에 적합한 답변을 추천해 줍니다.실제 플립6에서 라인 메신저를 통해 대화를 나누다 폰을 접은 상태에서 답장을 시도해보니 위와 같은 예시들이 나왔습니다. 기존 대화 내용을 기반으로 답변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대화가 누적될수록 추천 답변의 말투나 내용이 정교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평소 ‘ㅎㅎ’를 자주 사용하는 습관을 포착해 추천 답변에서도 이를 활용한 모습입니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커버 화면에서 대화 앱의 사용을 ‘비활성화’해야 하는 것인데요, 그러지 않으면 알람에서 세 메시지를 클릭했을 때 바로 앱이 실행되기 때문에 갤럭시의 ‘답변 추천’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커버 화면에서 앱을 바로 사용하고 싶다면 설정→유용한 기능→실험실→커버화면에서 앱 사용으로 들어가 해당 앱을 활성화하면 됩니다. 답장 추천 기능은 추후 플립5에서도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플립6의 새 기능을 우선 언급했지만 외관이나 스펙 등이 개선된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플립6는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후면 카메라 화소가 5000만으로 개선됐고, 배터리 성능도 4000mAh로 기존 3700mAh에서 300mAh 증가했습니다. 이번 플립6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플립4 사용자들한테 플립6를 건네니 가장 먼저 살펴보는 부분이 바로 ‘힌지’였습니다. 육안으로 봐도 접히는 부분의 간격이 플립4에 비해 좁아지고 일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시간 통역 기능, 보조 기능으로 ‘추천’ 이번 갤럭시 Z 시리즈에 탑재된 새로운 AI 기능 중 가장 반가웠던 건 실시간으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화해주고 이를 번역까지 해주는 ‘듣기’ 기능이었습니다. 지금까진 녹음한 뒤 네이버 클로바노트나 갤럭시 음성녹음의 텍스트변환 기능 등을 사용해야 했지만 ‘듣기’ 기능을 사용하면 들으면서 동시에 텍스트로 변환은 물론 번역이 가능합니다. 해당 기능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갤럭시S 시리즈나 Z 시리즈 일부 기종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우선 갤릭시Z 시리즈 상단의 퀵 패널을 내려 ‘통역’을 누르면 기존엔 ‘대화 모드’만 있던 자리에 ‘듣기 모드’가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국어 영상이나 음성을 틀어놓고 언어를 설정해두면 실시간으로 스크립트를 작성해주면서 동시에 한국어로 번역해줍니다.성능은 다소 아쉬운 모습입니다. 기자가 사용 중인 갤럭시S 24 플러스에서 지난 10일 파리 갤럭시 언팩의 포문을 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기조연설을 재생한 뒤 폴드6의 ‘듣기 모드’를 사용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 노 사장의 기조 연설문은 “Welcome to Samsung Galaxy Unpacked.(삼성 갤럭시 언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로 시작합니다. 새 갤럭시 AI 듣기 모드에선 ‘Unpacked’란 단어를 ‘bomb pad’로 인식했습니다. 뒤이어 나오는 “Today, we are taking a giant leap forward, in ways few thought possible, to open the next frontier of mobile AI.(오늘날 우리는 모바일 AI의 다음 개척지를 열기 위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던 거대한 도약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목에서도 ‘leap forward’라는 대목은 ‘need for invasion’으로 인식했는데, 영어 인식에 오류가 있다 보니 한국어 번역도 정확할 수가 없었습니다. 발화자가 얼마나 쉽고 정확하게 말하는지, 또 어떤 속도로 말하는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잠시 멈추는 대목을 문장의 끝맺음으로 이해하거나, 새로운 신조어를 기존 단어로 대체한 것 등도 정확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데 좀 더 분발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워치7, 정답은 ‘링’인가 기자는 기존 워치4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폰을 꺼내지 않아도 카카오톡 등 중요한 알림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데다 활동량이나 체성분도 측정할 수 있어 매일 아침 출근길에 챙기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다만 수면 기능 체크 기능은 잘 때 시계를 차는 게 불편해 사용기 초반에만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워치7은 수면 기능을 고도화하여 ‘에너지 점수’를 제공하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여기다 각종 질병과 연관이 있다는 ‘최종당화산물 지표’ 측정 기능도 들어가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른바 ‘당독소’라고 불리는 최종당화산물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 등이 영향을 미치는데 노화와도 관련성이 있는 것이 알려지며 최근 당독소를 줄이는 방법 등이 널리 공유되고 있습니다.에너지점수는 평균 수면 시간, 수면 시간 규칙성, 전날 활동, 수면 심박수 등을 종합해 측정됩니다. 이틀 동안 착용한 결과 짧게 자고 일어난 날의 에너지 점수는 100점 만점에 ‘59점’으로 확실히 낮은 점수를 보였고, 7시간 이상 잠을 잔 날엔 ‘75점’으로 꽤 높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그날 컨디션을 숫자로 보게 되니 확실히 얼른 스마트폰을 끄고 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최종당화산물은 에너지점수와 달리 ‘점수’가 아닌 ‘정도’로 표시됩니다. 초록색(긍정)에서 빨간색(부정)까지 이어진 스펙트럼 어딘가에 나의 최종당화산물 정도가 측정되는데, 평소 나름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틀 연속 결과는 주황색 언저리인 ‘다소 높음’이었습니다. 최근 부모 세대보다 빨리 늙는 ‘가속 노화’를 겪는 3040이 많다고 하는데 저 또한 거기 해당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한층 더 향상된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장착하면서 기존에 없는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됐지만 여전히 수면 중 시계를 차지 않는 사용자들에겐 허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용자들에겐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 링’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수면의 질 개선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라면 배터리 충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착용이 간편한 링을 통해 에너지 점수를 꾸준히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 해운대 달맞이길 새 명소 ‘해월전망대’ 27일 개방

    해운대 달맞이길 새 명소 ‘해월전망대’ 27일 개방

    부산 해운대 달맞이길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해월전망대가 27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해운대구는 달맞이길 해월정 아래에 스카이워크형 관광시설인 해월전망대를 준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해월전망대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만든 시설이다. 알파벳 U 글자 형태인 길이 137m 다리가 절벽에서 바다 쪽으로 뻗어있다. 중앙부에는 초승달 모양의 주탑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직경 15m 원형 광장을 조성했다. 원형광장 바닥에는 빛을 내는 LED 유리를 설치해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해월전망대가 있는 달맞이길은 동해안과 남해안의 경계 지점으로 한 자리에서 일출, 월출을 함께 볼 수 있어 대한8경의 하나로 불린다. ‘해월’도 ‘해와 달을 함께 만나며 풍광을 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심 속 어촌인 수려한 해안 경관과 일출,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명소 역할을 톡톡히 했던 다릿돌 전망대도 확장 공사를 마치고 27일부터 개방한다. 다릿돌 전망대는 길이 72.5m, 폭 3m 규모로 상판이 해수면에서 20m 높이에 다리가 바다 방향으로 곧게 뻗은 일자형이었는데, 이번에 U자형으로 모양을 바꾸면서 길이가 191m로 늘어났다. 다릿돌 전망대는 2017년 9월 개장 이후 308만명이 다녀간 관광 명소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산책로로 가꾼 ‘그린레일웨이’에 만들었는데, 해변열차 운행 등으로 관광객이 늘면서 해운대구가 확장에 나섰다. 해운대구는 오는 26일 오후 3시 30분 다릿돌전망대에서 두 시설의 준공식을 열고 ‘구민과 함께 전망대 첫발 딛기’ 행사를 연다. 청사포 다릿돌전망대에서 출발해 해월전망대까지 걷는 행사로, 해운대구 홈페이지 또는 전화 신청을 통해 선착순으로 참가자 200명을 모집한다.
  • 국립창원대·경상국립대 통합 다시 수면으로…상호협력 의향서 체결

    국립창원대·경상국립대 통합 다시 수면으로…상호협력 의향서 체결

    국립창원대와 경상국립대가 ‘1도 1국립대’ 체계를 구축하고자 논의를 시작한다. 몇 차례 무산됐던 두 대학 통합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국립창원대는 오는 19일 경상국립대와 상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한다고 18일 밝혔다.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 대학본부에서 진행되는 양 대학의 상호협력 의향서 체결식에는 국립창원대 박민원 총장, 진교홍 교학부총장, 박종규 연구산학부총장, 김미연 대학홍보원장과 경상국립대 권진회 총장, 이성갑 교학부총장, 이병현 연구부총장, 오재신 대외협력처장 등 1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두 대학은 상호협력 의향서에 네 가지 사항을 담는다. ▲양 대학 간 상호협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 ▲1도 1국립대 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중장기 로드맵 마련 ▲상호 학점인정제, 학교 시설 공동이용제, 공동학위제·공동학술대회 개최 등을 통해 교육과 연구 부문에서 상호교류를 확대 ▲경상남도 지역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수요에 기반한 연구개발을 지원이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과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체계를 1도 1국립대로 개편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번 의향서 체결은 경남지역 대표 국립대학인 국립창원대·경상국립대가 지역 고등교육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 연구를 같이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두 대학 통합은 2004년 처음 언급됐다. 다만 당시 대학본부와 단과대학 배치 등을 둘러싼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2008년 논의는 중단됐다. 2014년에는 진주에 있던 경남과학기술대까지 포함해 3개 대학을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창원대가 빠지면서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만 2021년 경상국립대로 통합했다. 지난해에는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방대 경쟁력 강화, 창원권 의대 유치를 말하며 두 대학 통합을 언급해 관련 의제가 수면으로 다시 부상하기도 했다. 당시 박 지사는 “창원대와 경상대가 통합돼야 경쟁력이 강화된다”며 “총장 선임문제가 해결되면 경남도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단계별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데스크 시각] 왜 웃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데스크 시각] 왜 웃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인간에게 기억이라는 메커니즘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엊그제 만난 사람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아주 오래전 일로 무의식 저편에 묻혀 있던 것도 어떤 장면이나 사건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30년도 훨씬 전 대학 시절 어느 여름날이 느닷없이 기억났다. ‘이오공감’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이 발표한 동명의 앨범에 포함된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이라는 곡, 그리고 그것을 처음 들었을 때가 말이다. 노래 가사 중에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라는 구절이 있다. 뻔하디뻔한 사랑 노래 가사가 생생하게 떠오른 계기는 재미있게도 지난달 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결정한 내년도 정부 주요 연구개발(R&D) 예산안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도 R&D 예산을 올해와 비교하면 13%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느닷없이 ‘카르텔’과 ‘나눠 먹기’ 발언이 등장했고, 결과는 올해 정부 R&D 예산 후려치기로 끝났다. 이후 정부가 내년도 예산은 역대 최고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말을 입에 올릴 때 이미 예상됐던 것이다. 정부 주요 R&D 예산은 2023년 24조 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가 올해 21조 9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다 내년도는 24조 8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2023년보다 1000억원 늘었다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줄어들었던 관행을 고려한다면 말 그대로 원상복구다. 80㎏인 사람이 건강을 위해 20㎏을 빼겠다고 목표를 세운 뒤 느닷없이 100㎏까지 살을 찌운 뒤 다이어트를 해 80㎏이 된 다음 20㎏을 뺐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예산을 수년 전 수준으로 후퇴시킨 다음 다시 지난해 수준으로 되돌리면서 역대 최고라고 말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더군다나 예산안 관련 브리핑에서 “예산 삭감할 때 제기됐던 카르텔은 무엇인지, 그 부분은 해결된 것인지”를 묻자 정부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R&D 예산을 인상하고 과학계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일 뿐 원상복구는 ‘절대’ 아니라고 한다면 설명 못할 것도 없을 텐데 말이다. 사실 R&D 예산 삭감이 몰고 올 파국에 대해 과학기술계가 끊임없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음에도 정부는 지나친 기우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렇지만 연구 기반이 붕괴하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국내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이라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소속의 연구단장들도 예산 삭감이 신규 연구 장비나 시설을 들여오기 어렵게 해 새로운 연구에 착수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얼마 전 국내 과학자에게 최고의 영예라 하는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박남규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예산 삭감과 관련한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했다. 박 교수가 한국연구재단에 전화해 예산 삭감과 관련해 문의했더니 느닷없이 ‘축하한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다른 연구자들은 많이 삭감됐는데, 박 교수 연구실은 예산 삭감이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벨상 유력 후보’로 꼽히기까지 한 세계적 석학도 이런 상황이었으니 일반 연구자들은 얼마나 힘든 상황이었나 상상할 수 있다. 그야말로 어이없으면서 한심하고 황당한 ‘웃픈’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정부 정책의 핵심은 수요자들이 상황을 예측해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다. ‘슬픈 예감이 틀린 적 없게’ 만드는 정책은 안정성을 떨어뜨려 시스템 붕괴로 이어지기 쉽다. 정부는 매번 연구 예산을 편성하거나 정부 출연 연구기관 운영 방침을 말할 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회의 운영 철학인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를 지향한다고 밝힌다. 그렇게 실행한 적은 없더라도 과연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은 적은 있는지 묻고 싶다. 인간관계나 공공정책이나 마찬가지다. ‘믿어 달라’는 말은 변덕 없이 꾸준히 신뢰를 주는 행동을 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단독] 폰을 내려놓자, 가족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단독] 폰을 내려놓자, 가족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네 가족 체험기 #고통 #도파민 급구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기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스마트폰 과의존 #이제라도 제대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요.” 초등교사 부부 박현수(34)씨와 김선진(35)씨가 실험에 참가한 이유다. 언젠가부터 부부의 다툼 원인은 스마트폰이었다. 현수씨는 식사 중 스마트폰을 보는 아내에게 “그만 좀 하지”라며 쏘아붙일 때가 많았다. 식사 후 침대에 누워 남편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 이번엔 선진씨가 “당신이 그런 말할 처지야?”라고 되받아쳤다. 그래도 두 사람은 실험 참가 의지가 가장 강했다. 실험 기간 현수씨가 줄인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3시간 53분. 개인 기준 실험 참가자 중 성적 1위다. 선진씨도 8시간 1분에서 4시간 34분으로 확 줄였다. 현수씨는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에서 23점이 나왔는데 이번에 15점으로 낮아졌다. 선진씨(24→19점)도 마찬가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은 10문항으로 구성돼 있는 설문조사 형태의 점검표다. 성인의 경우 29점 이상이면 고위험군, 24~28점은 잠재적 위험군, 23점 이하면 일반 사용자로 분류된다. 몸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스마트워치 측정 결과 현수씨의 최대 심박수는 115.8bpm에서 93.2bpm으로 낮아졌다.노승훈 청담율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스마트폰 사용이 줄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감소하고 심박수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뇌가 쉴 수 있게 되면 정신적 피로도와 수면 상태도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수씨의 깊은 수면 시간은 하루 평균 44.4분에서 53.2분으로 늘었다. 현수씨도 “확실히 피로도가 줄어든 게 느껴진다. 마음도 평온하다”고 했다. #멀어지는 우리 사이박현수·김선진 부부식사 중에도, 침대에서도 스마트폰가족 간 대화 중에도 시선 못 떼부부 모두 ‘과의존 잠재적 위험군’“이대로는 안 돼” 강한 참여 의지사용시간 하루 3시간 53분 줄여 스트레스 줄고 깊은 수면은 늘어 성공적인 ‘디지털 디톡스’였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둘은 첫날부터 고비를 겪었다. 현수씨는 실험 첫날(지난달 20일) 스마트폰을 1시간에 수십 번 쳐다봤다. 지루해서 책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을 사 달라고 조르던 두 딸 소민(7), 소윤(4)양도 방에서 책을 들고 나왔다. 이때만 해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중력은 30분 만에 바닥났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이 유독 거슬렸던지 선진씨가 갑자기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현수씨도 함께 미뤄 둔 설거지와 빨래를 했다. 짧은 독서와 폭풍 집안일로 어색하고 날 선 이틀을 겨우 보냈다. 자극 없는 일상이 조금 익숙해진 지난달 22일. 주말이 되자 위기가 왔다.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 부부는 두 딸과 대형 마트에 갔다. 계획에 없던 쇼핑몰에 들러 옷을 사는 등 충동구매도 했다. 피로가 쌓인 주말 저녁, 끝내 유혹에 졌다. 스마트폰을 만지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1시간이 지났다. 얼른 다시 내려놨다. 괄목할 만한 변화도 있었다. 대화할 때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게 됐다. 선진씨는 “아이들이 말을 걸 때 스마트폰을 보느라 ‘응, 응’ 하며 건성으로 대답할 때도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미안하더라”며 “가족 간 대화가 느니 아이들의 애정 표현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변화를 절감한 현수씨 부부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타령을 하던 두 딸의 투정이 사라진 걸 본 선진씨는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길러 주는 데 부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며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끊으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발목 잡은 로블록스 #게임은 절대 못 잃어 #부모는 얼떨결에 디지털 디톡스 #가족끼리 공원 산책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동균(11)이의 ‘게임 중독’을 막으려고 임진혁(42)·권미선(44)씨 부부는 실험에 참가했다. 하기 싫다는 아들을 달래고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실험 2일차인 지난달 18일. “스마트폰을 못 하니깐 자는 것 말곤 할 게 없어요.” 일찍 잠자리에 든 동균이가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났다. 2~3년 전까지 즐겨 했던 레고 장난감도 다시 꺼냈다. 진혁씨 부부는 아들과 공원 산책도 했다. 평소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었다. 엄마는 “감격스럽다”고 표현했다. 그렇게 성공이 보이는 듯했다. #게임 중독을 막아라임진혁·권미선 부부초등 5학년 “게임 안 하니 일찍 자”유튜브 안 보고 블록·가족과 산책주말 고비 ‘로블록스’ 유혹 넘어가“게임해야 친구들과 놀 수 있어요”부부는 사용 시간 절반으로 줄여식탁에 모여 “휴가 어디 갈까” 수다 하지만 동균이는 주말에 무너졌다. 미선씨는 “그놈의 ‘로블록스’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며 “평일 잘 참다가…”라고 씁쓸해했다. 동균이의 일주일간 로블록스 접속 시간은 7시간 27분. 실험 전주(7시간 20분)보다 오히려 7분 늘었다. 하루 평균 2시간 24분이던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13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로블록스는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직접 게임을 만든 뒤 친구들과 함께 그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게임을 해야 친구들과 놀 수 있다”는 동균이의 ‘명분’ 앞에 디지털 디톡스 실험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1월 생일 선물로 사 준 동균이의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 놓는 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실험으로 변화를 겪은 건 오히려 진혁씨 부부였다. 하루 5시간 23분씩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던 진혁씨는 일주일 만에 3시간 10분으로 사용 시간을 두 시간여 줄였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8시간(실험 이후 5시간 3분)이나 됐던 미선씨도 잘 버텨 냈다. 부부는 첫주 “스마트폰이 없으니 시간이 안 간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유튜브가 없는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해서였다. 그래서 실험 2주차에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지, 무얼 할지’를 식탁에서 논의했다. 평소 과묵했던 아들도 밥을 먹다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진혁씨는 “스마트폰을 안 하는 시간을 견뎌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낼지 방법을 찾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과의존 모녀 디지털 디톡스 도전 #포기 못 해, 인스타 #혼자만 시간 늘어남 #언젠간 성공할 테야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7시간 33분이나 됐던 엄마 전민수(44)씨. 청소년 참가자 중 가장 오랜 시간(4시간 9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민수씨의 맏딸 박주현(13·가명)양. 모녀는 스마트폰 과의존에서 벗어나고자 애썼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주현이는 실험 참가자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엄마는 처음부터 실패를 예상했다. 주현이가 화장실에 갈 때도 들고 갈 정도로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여기는 걸 알아서다. “엄마, 미안해. 과제 끝나고 나서 애들이랑 대화한다고 인스타그램을 더 했나 봐.”실험 중 주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55분으로 이전보다 46분 되레 늘었다. 왜 스마트폰을 더 사용했냐는 질문에 주현이는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는 무조건 써야 한다”고 했다.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은 ‘친구와 마음을 나누는 통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서로를 태그해 대화하고, 유행하는 쇼츠나 릴스도 친구들과 함께 찍어 올린다. 주현이는 “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면서도 “그렇다고 애들이랑 어울리는 걸 포기할 순 없다”고 했다. #하루에 7시간 33분전민수·박주현 모녀40대 엄마 스마트폰 과의존 심해10대 맏딸도 하루 4시간 9분 사용“인스타그램으로 친구들과 대화”화장실 갈 때도 손에서 놓지 않아실험 끝나고 오히려 사용량 46분↑“어른도 어려운데 애들은 더 힘들어” 다행히 민수씨 본인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7시간이 넘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4시간 58분까지 줄였다. 카카오톡만 하루에 5시간 넘게 사용했던 민수씨는 의미 없는 단톡방부터 하나둘씩 나왔다. 알람이 줄었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귀가하는 시간이 각각 다른 만큼 가족이 함께 무언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폰 사용을 더 많이 줄이기가 어려웠다. 아빠 박성욱(46)씨는 “평일 오후 9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온다”며 “회사일에 지쳐 퇴근 이후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며 멍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실험을 통해 가족들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민수씨는 “어른도 이렇게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애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스마트폰을 뺏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저를 보고 깨달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실험을 계기로 주현이도 느끼는 게 있었다. 스스로 스마트폰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매일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확인하다 보니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 정말 유튜브는 좀 덜 보려고 해요. 저 그렇게 할 수 있겠죠?” 전문가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를 아는 것만으로도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하루 1시간 넘지 않기 #파워 J 엄마의 계획 #차박, 캠핑, 축구, 바다 #완전한 이별은 어려워 철저한 계획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의 유혹을 완전히 떨쳐낸 ‘모범 가족’도 있었다. 이숙경(43)씨 가족은 실험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가족 구성원 모두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시간을 오롯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바꾸기도 했다. #하루 1시간 넘지 말자이숙경씨와 초등 남매초등 6학년 “재밌겠다” 적극 참여‘파워J’ 엄마, 차박 등 철저히 계획스마트폰 ‘빈자리’ 쉴 틈 없이 채워혼자 있을 때도 유튜브 대신 산책가족 모두 ‘1시간 이내 사용’ 성공“안 쓸 수 없지만 적당히 거리 둘 것” 숙경씨는 처음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이겸(12)이가 실험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래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쉽게 놓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겸이는 엄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게임하는 것만큼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숙경씨는 바쁘게 몸을 움직였다. “성격유형검사인 MBTI에서 계획형으로 분류되는 ‘J’형이라 그런지 계획을 짜서 움직였다”고 했다. 우선 각자의 스마트폰을 모아 이른바 ‘금욕상자’(디톡스박스)에 넣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후 평일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고이 모셔 뒀던 보드게임을 하나씩 꺼내 질리도록 했다. 평소라면 스마트폰만 보고 있을 저녁 시간에는 온 가족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축구를 했다. 캠핑 축제, 해수욕장 등도 찾았다. 차박(차로 하는 캠핑)도 했다. 준비했던 계획을 모두 실행에 옮긴 덕에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었다.혼자만의 시간도 달라졌다. 방안에 틀어박혀 혼자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의 연예 뉴스를 즐겨 보던 숙경씨는 이제 시간이 남으면 양양 모노골 숲을 걷는다. 몸도 편해졌다. 실험 전 숙경씨의 깊은 수면 상태는 하루 평균 33.8분에서 48.5분으로 늘었다. 변화를 경험한 건 숙경씨뿐만이 아니다. 이겸이는 “집중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공부할 때 실수가 줄었다”며 “매일 푸는 국어·수학·연산 문제집에서 두 번이나 ‘올백’을 맞았다”고 자랑했다. 둘째 이엘(10)양도 “잠을 자면 중간에 꼭 한두 번 깨곤 했는데 실험 기간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고 했다. 숙경씨 가족은 2주간의 실험 이후에도 금욕상자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숙경씨는 “가족 모두 디톡스 기간을 늘리고 싶어 한다”며 “이전에는 스마트폰을 하느라 집에 있어도 영상에만 집중한 채 각자 다른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숙경씨는 실험에 참가한 2주간의 경험을 통해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실험 초반에는 내비게이션 앱이나 은행 앱, 포털사이트 검색 기능 등을 이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못 가 그만뒀다. 숙경씨는 “아이들과 여행을 가서 지나가던 분에게 길을 물으니 ‘요즘 같은 시대에 길을 묻는 사람이 있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은행 앱을 쓰지 않고 창구에 갔을 땐 대기만 30분 넘게 했다”고 말했다. 때로는 지도나 정보 검색을 하기 위해 아이러니하게 스마트폰을 다시 손에 쥔 현실에 웃기도 했다. 숙경씨는 스마트폰과 적절한 ‘안전 거리’를 찾기 위해 가족과 당분간 실험을 자발적으로 이어 갈 예정이다. “결국 스마트폰을 완전히 삶에서 뗄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도 가족의 시간을 지배당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 재미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이용하는 해법을 계속 찾아보려고요.”
  • ‘스마트폰 없는 일상’ 차근차근 계획 세우니…하루 1시간도 안 썼다[안녕, 스마트폰]

    ‘스마트폰 없는 일상’ 차근차근 계획 세우니…하루 1시간도 안 썼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하루 1시간 넘지 않기 #파워 J 엄마의 계획 #차박, 캠핑, 축구, 바다 #완전한 이별은 어려워철저한 계획을 세워 스마트폰의 유혹을 완전히 떨쳐낸 가족도 있었다. 크고 작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던 다른 가정과 비교해 가장 성공적으로 스마트폰과의 거리두기를 해냈다. 이숙경(43)씨 가족은 실험 참여자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가족 구성원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었다. 실험 참여자 중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 1시간 이내인 참여자는 숙경씨 가족을 제외하면 단 한 명도 없었다. “스마트폰 줄이는 도전도 게임처럼 재미” 숙경씨는 처음엔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김이겸(12)군이 실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참 또래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할 나이. 이겸군이 또래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쉽게 놓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겸군은 숙경씨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그런 것도 게임하는 것 만큼이나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는 단순한 이유였다.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자는 결심이 선 뒤에는 스마트폰을 집어들 틈도 없이 몸을 움직였다. 숙경씨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16분에서 56분으로, 이겸군은 3시간 4분에서 20분으로, 동생 김이엘(10)양은 14.5분에서 1.8분으로 줄었다. 스마트폰에 쏟던 서너시간을 축구·여행·보드게임으로 채웠다 숙경씨 가족은 스마트폰 화면만 보던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온전히 대체한 유일한 가족이기도 하다. 우선 평일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고이 모셔두기만 했던 보드게임을 질리도록 했다. 각자의 스마트폰을 모아 이른바 ‘금욕상자’에 넣고 나선 그 누구도 손대지 않았다. 평소라면 스마트폰을 했을 시간에는 온 가족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축구를 하기도 했고, 캠핑 축제, 차박, 해수욕장 등을 찾았다. 준비했던 계획을 모두 실행에 옮긴 덕에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었다. 혼자만의 시간도 달라졌다. 방 안에 틀어박혀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의 연예 뉴스를 보던 숙경씨는 이제 시간이 남으면 양양 모노골 숲을 걷는다. 스마트폰과 멀어진 이후의 변화는 몸에서도 나타났다. 실험 전 하루 평균 33.8분 정도 깊은 수면 상태였던 숙경씨는 실험 이후 깊은 수면 상태가 48.5분으로 늘었다. 변화를 경험한 건 숙경씨뿐 만이 아니다. 이겸군은 “집중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실수가 줄어 매일 푸는 국어·수학·연산 문제집에서 두 번이나 ‘올백’을 맞았다”고 했고, 이엘양은 “전에는 잠을 자면 중간에 꼭 한두 번 깨곤 했는데 실험 기간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고 했다. ‘스마트폰 제로’는 불가능하지만 ‘디지털 디톡스’는 계속 이런 경험 덕분인지 숙경씨 가족은 2주간의 실험 이후에도 금욕상자에 스마트폰을 넣어둔다. 숙경씨는 “가족 모두 디톡스 기간을 늘리고 싶어한다”며 “이전에는 각자 스마트폰을 하느라 같은 집에 있어도 떨어져 화면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했다. 숙경씨는 실험에 참여한 2주간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새삼 다시 깨달았다. 실험 초반에는 내비게이션 앱이나 은행 앱, 포털사이트 검색도 이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가지 못해 그만뒀다. 숙경씨는 “아이들과 여행을 가서 지나가던 분에게 길을 물으니 ‘요즘 같은 시대에 길을 묻는 사람이 있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은행 앱을 쓰지 않고 창구에 갔을 땐 대기만 30분을 넘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숙경씨 가족도 결국 스마트폰을 완전히 떼어내 버릴 수는 없었다.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찾으려고 스마트폰을 다시 손에 쥔 현실이 웃기기도 했다. 스마트폰과의 거리두기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 지를 찾기 위해 숙경씨와 이겸군, 이엘양은 당분간 이 실험을 자발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 엄마는 ‘카톡’·딸은 ‘인스타’가 소통 창구…스마트폰 줄이기 도전해보니[안녕, 스마트폰]

    엄마는 ‘카톡’·딸은 ‘인스타’가 소통 창구…스마트폰 줄이기 도전해보니[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과의존 모녀 디톡스 도전 #포기 못해, 인스타 #혼자만 시간 늘어남 #언젠간 성공할테야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7시간 33분으로 다른 참여자보다 길었던 전민수(44)씨. 4시간 9분으로 청소년 참여자 중 가장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전씨의 맏딸 박주현(13·가명)양. 모녀는 스마트폰 과의존에서 벗어나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실험 기간 달성하려했던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주현양은 실험 참여자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폰 더 오래 쓴 첫째 딸…“‘인스타그램’은 친구와 대화 통로” “엄마, 미안해. 과제 끝나고 나서 애들이랑 대화한다고 인스타그램을 더 했나 봐.” 실험 기간 주현양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55분. 이전보다 46분이 늘었다. 왜 스마트폰을 더 사용했냐는 질문에 주현양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려면 무조건 이걸 써야 한다”고 했다. 주현양 또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친구와 마음을 전하는 통로다. 하굣길에 곧장 놀이터로 향하던 과거와 달리 학원이 끝나는 시간이 다른 친구와 놀 시간을 정하려면 스마트폰은 필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서로를 태그해 말을 걸고, 유행하는 숏츠나 릴스도 친구들과 함께 찍어서 올려야 한다. 주현양은 “이걸(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면서도 “그렇다고 애들이랑 어울리는 걸 포기할 순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민수씨는 실험에 참여하려고 했을 때부터 이번 도전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민수씨는 실험을 시작하기 전 딸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 결과를 받아 들고선 의심의 눈초리부터 날렸다. ‘스마트폰을 적절히 조절한다(21점)’는 결과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만 해도 집에 오면 스마트폰을 식탁 위에 두던 주현양은 이젠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친구의 인스타그램 메시지에 답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변한 딸이 걱정됐던 민수씨는 ‘한 번 끊어 내보자’며 주현양을 설득해 함께 실험에 참여했다. 일과 시간 다른 가족들…“서로 이해하게 돼” 딸의 도전은 실패했지만, 민수씨의 디지털 디톡스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민수씨는 7시간이 넘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4시간 58분까지 줄였다. 카카오톡만 하루에 5시간 22분 사용할 정도로 소통에 힘을 쏟았던 민수씨는 우선 시급하지 않은 단톡방부터 하나 둘씩 접속을 줄였다. 울리는 알람에 신경쓰지 않았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2시간 20분 정도 쓰던 둘째 소이(10)양도 1시간 6분으로 사용 시간을 줄였다. 귀가하는 시간이 다른 가족들은 틈틈이 서로 대화했지만 함께 무언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폰 사용을 더 많이 줄이기는 어려웠다. 저녁마다 둘러앉아 체크리스트를 기록하는 것도 적잖은 노력이 필요했다. 아이들의 아빠 박성욱(46)씨는 “평일에는 오후 9시가 넘어야 집에 온다”며 “퇴근 이후에는 잠시 스마트폰을 통해 보고 싶은 것 정도는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도 실험을 통해 가족들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민수씨는 “어른도 이렇게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어린아이는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제 선뜻 스마트폰을 뺏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저를 보고 깨달은 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주현양도 느끼는 게 없지는 않았다. 스스로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과의존이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실험에 참여한 덕분에 매일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고, 사용 시간을 확인하다 보니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 정말 유튜브는 좀 덜 보려고 해요. 저 그렇게 할 수 있겠죠?”
  • 밤늦은 시간까지 게임하던 아들과 일주일 동안 ‘디지털 디톡스’ 해보니[안녕, 스마트폰]

    밤늦은 시간까지 게임하던 아들과 일주일 동안 ‘디지털 디톡스’ 해보니[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발목 잡은 로블록스 #게임 절대 못잃어 #부모는 얼떨결에 디톡스 #가족끼리 공원 산책“그놈의 ‘로블록스’가 결국 발목을 잡네요.” 임진혁(42)·권미선(44)씨 부부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동균(11)군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을 어떻게든 떼어놓고 싶었다. 하기 싫다는 아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실험에 참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게임을 줄이고, 스마트폰 사용 습관도 잡아주고 싶었다”는 임씨 부부의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아들의 게임 시간을 줄여보려던 부부만 얼떨결에 ‘디지털 디톡스’의 참맛을 봤다. 게임 줄인 아들과 저녁에 공원 산책…주말 ‘디지털 폭식’은 고민 실험 2일차인 지난달 18일, 동균군은 놀랍게도 오전 6시 30분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스마트폰을 못하니깐 자는 것 말곤 할 게 없어요. 그래도 푹 자고 나서 개운해요.” 평소라면 스마트폰 화면 속 게임에 집중하느라 자정이 넘어서야 잠들었지만, 습관을 바꾸면서 일상도 바뀌었다. 유튜브로 보던 게임 중계 영상 대신 불과 2~3년 전까지 즐겼던 레고 장난감을 다시 꺼냈다. 평소엔 꿈도 꾸지 못했던 아들과의 공원 산책을 하던 날, 임씨 부부는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저희도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이런 일만 있다면 동기 부여가 되지 않겠냐”고 했다.감격의 순간은 평일까지였다. 평일 5일동안 잘 참았던 동균군은 주말인 지난달 22~23일, 게임에 몰입했다. 미선씨는 “평일에는 잘 참다가 주말에 봇물 터지듯 게임을 하더라. 게임 접속 시간 대부분이 평일이 아닌 주말이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동균군의 일주일 동안 로블록스 접속 시간은 7시간 27분으로, 실험 전주(7시간 20분)보다 오히려 7분 늘어나 있었다. 게임 시간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하루 평균 2시간 24분이던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13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로블록스는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직접 게임을 만든 뒤 친구들과 함께 그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래서인지 “이 게임을 해야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데 낄 수 있다”는 동균군의 그럴듯한 명분 앞에 ‘디지털 디톡스 실험’이라는 수단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1월, 생일 선물로 사준 동균군의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놓는 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아이보다 부부가 겪은 변화 더 컸다” 실험으로 큰 변화를 겪은 건 오히려 임씨 부부였다. 하루 5시간 23분씩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던 진혁씨는 일주일 만에 2시간 13분을 줄였다. 실험 참여자 중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8시간)이 가장 길었던 아내 미선씨는 5시간 3분까지 사용 시간을 줄였다. 워낙 평소 스마트폰 사용이 많았던 만큼 실험 초반, 임씨 부부는 “스마트폰이 없으니 시간이 안 간다”, “심심하고 답답하다”며 도파민 공급을 자주 호소했다. 매일 같이 포털에서 뉴스를 보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다가 한순간에 이를 끊어낸 뒤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랐던 것도 ‘심심함’에 한몫했다. 비록 아들의 게임 시간을 줄이지는 못했지만, 가족들은 실험 기간 내내 변하는 일상을 경험했다. 각자의 스마트폰만 들여보던 식탁 위에서는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지’를 논의했다. 평소 과묵했던 아들은 밥을 먹다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했다. 진혁씨는 “스마트폰을 떼어낸 뒤에 지루함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하면서 보내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며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됐으니 이제는 스마트폰과 거리 두기를 좀 더 잘 할수 있다는 자신감은 생겼다”고 했다.
  • 스마트폰을 손에서 놨을 뿐인데…‘금단 현상’ 넘으니 아이들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손에서 놨을 뿐인데…‘금단 현상’ 넘으니 아이들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폰 안쓰니 고통 #도파민 공급 원해 #억지로 줄였더니 몸은 개운 #이제라도 제대로초등교사 부부 박현수(34)씨와 김선진(35)씨. 실험 참여 가정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지만, 누구보다 심한 ‘금단’ 현상을 보였다. 도파민의 유혹을 견디지 못해 폰을 수시로 집어들었고, 실험 종료 이후 후회와 반성도 가장 컸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요.” 실험 참여 이유를 묻자 돌아온 박씨 부부의 대답은 간결했다. 그만큼 변화가 절실했다. 언젠가부터 다툼의 원인은 스마트폰이었다. 현수씨는 식사 중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선진씨에게 “그만 좀 하지”라고 질책했다. 이내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현수씨에게 “그런 말할 처지인가”라는 잔소리가 돌아오는 식이었다. 대화를 나눌 때도 시선은 스마트폰을 향했다. 하루 폰 사용 3~4시간 줄이니…“숙면 늘고 피로 줄어” 실험기간 현수씨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15분에서 1시간 22분으로, 3시간 53분이나 줄었다. 줄어든 시간만 보면 실험 참여자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과 멀어졌다. 선진씨의 사용 시간도 8시간 1분에서 4시간 34분으로 반토막 났다.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에서 일반 사용자와 잠재적 위험군의 경계 수준인 23점이 나온 현수씨는 15점으로 낮아졌다. 선진씨도 24점에서 19점이 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은 10문항으로 구성돼 있는 설문조사 형태의 점검표다. 성인의 경우 29점 이상이면 고위험군, 24~28점은 잠재적 위험군, 23점 이하면 일반 사용자로 분류된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크게 줄어든 덕에 심박수나 수면상태 등 몸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스마트워치를 통해 신체 변화를 측정한 실험 참여자 중 가장 긍정적인 수치였다. 스마트폰을 멀리한다고 하더라도 신체적인 변화가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현수씨의 최대 심박수는 115.8bpm이었지만, 실험 이후 93.2bpm으로 낮아졌다. 노승훈 청담율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스마트폰 사용이 줄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감소하고, 심박수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뇌가 쉴 수 있게 되면서 정신적 피로도와 수면 상태도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수씨가 깊은 수면을 한 시간은 하루 평균 44.4분에서 53.2분으로 늘었다. 현수씨도 “확실히 피로도가 줄어든 게 느껴진다. 마음도 평온하다”고 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금단 현상’…독서·집안일·외출로 버텨 결과만 보면 성공적인 ‘디지털 디톡스’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박씨 부부의 실험은 사실 첫날부터 삐걱거렸다. 견디기 힘들었던 금단 현상이 부부에게 찾아왔기 때문이다. 현수씨는 실험 첫날인 지난달 20일 충전기에 꽃혀 있는 스마트폰을 향해 수십번은 고개를 돌렸다. 도저히 버틸 수 없어서 일단 책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던 두 딸 소민(7)양과 소윤(4)양도 방에서 책을 들고나왔다. 그렇게 거실은 도서관으로 변했다. 이때만 해도 잘 버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집중력은 한 시간 만에 바닥났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이 유독 거슬렸던 아내는 갑자기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하더니 미뤄둔 설거지까지 해치웠다. 얼마 없는 빨랫감도 세탁기에 털어 넣었다. 현수씨도 아내를 도왔다. 짧은 독서와 때아닌 집안일로 어색하고 지루한 이틀을 겨우 흘려보냈다. 자극 없는 일상이 조금은 익숙해진 지난달 22일. 주말이 됐고 위기가 왔다. 박씨 부부는 두 딸과 함께 무작정 집을 나서 인근 대형 마트로 향했다. 장을 보고선 계획에 없던 쇼핑몰까지 들렀다. 하지만 의지는 무뎌졌고 몸은 지쳐갔다. 피로가 쌓인 주말 저녁, 스마트폰은 손쉬운 해방구였다. 그렇게 다시 스마트폰으로 손이 갔다. 정신을 차리니 이미 1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스마트폰 사달라’ 줄어든 자녀…“아이들은 부모 모방한다” 소소한 변화도 있었다. 먼저 대화할 때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게 됐다. 선진씨는 “아이들이 신나서 말을 걸어도 스마트폰을 보며 ‘응, 응’하며 대충 대답했던 순간이 간혹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미안하더라”며 “아이들과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니 아이들의 애정 표현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부부끼리 이야기하는 시간도 두배 넘게 늘었다. 변화를 느낀 박씨 부부는 실험이 끝난 이후에도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현수씨는 “꼭 필요한 연락이 아니면 스마트폰을 만지던 시간을 가족들과 소통하는 데 쏟고 싶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타령을 하던 두 딸의 투정이 사라진 걸 본 선진씨는 “아이들은 모방하기 마련이라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길러주는 데는 부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 “죽을 줄 몰랐다” 성폭행하려 수면제 42정 먹인 70대…檢 ‘무기징역’ 구형

    “죽을 줄 몰랐다” 성폭행하려 수면제 42정 먹인 70대…檢 ‘무기징역’ 구형

    검찰이 모텔에서 성폭행 목적으로 수면제 42정을 먹여 함께 투숙한 여성을 사망하게 한 7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서울남부지법 11형사부(부장판사 정도성) 심리로 열린 조모씨(74)의 강간살인 등 혐의 공판에서 재판부에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범 가능성을 고려해 신상정보 고지, 취업제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조씨는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의 한 모텔에서 피해 여성 A씨(58)와 함께 투숙하면서 수면제를 먹인 뒤 A씨를 성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모텔 주인이 객실에서 홀로 숨진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 수사 결과 조씨는 오로지 성관계를 위해 A씨에게 14일 치에 해당하는 수면제 42정을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성이 없었고, 피해자가 수면제를 다량 먹더라도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수면제를 복용했더라도 약효가 자고 일어나면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해 수차례에 걸쳐 나눠서 복용시켰다”며 “피해자를 죽이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수면제를 단기간에 다수 복용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은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며 “수면제의 양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피해자가 세 번째 수면제를 먹은 뒤 미동도 없이 누워 헛손질하며 횡설수설하는 등 의식이 흐려졌음에도 재차 강간할 마음으로 3일 치 수면제를 다시 음료수에 타 먹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상태에 비춰볼 때 충분히 죽음을 예견할 수 있었고, 미필적 고의도 인정된다”며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유족과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씨 측은 앞서 2월 8일에도 추가 성관계를 거부하는 A씨를 상대로 수면제 7일 치(21정)를 2회에 걸쳐 먹인 후 성폭행했다는 혐의에 대해 “피고인의 자백 외에 보강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이날 청력 보조용 헤드셋을 낀 채 최후진술에 나섰다. 조씨는 “피해자와는 3년 전부터 알게 됐는데 만날 때마다 여관에 간 건 아니고 평소 다른 시간도 보냈었다”며 “피해자가 죽은 뒤로 평소 모습이 그리워서 꿈에 나타나면 내가 널 죽이려고 한 게 아닌데 그렇게 됐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울먹였다. 이어 조씨는 “제가 복용한 약을 많이 먹으면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꺼번에 주지 않고 조금씩 여러 번 준 것”이라며 “그런 비겁한 짓을 하면서 저의 성적 만족을 채우려고 한 게 너무나 잘못했다”고 반성했다. 조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달 22일 열린다.
  • 낙동강 물 분쟁, 수면 위로 확산

    낙동강 상류 맑은 물을 취수해 부산 등 하류지역에 공급하는 내용의 ‘낙동강 유역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올 4월 경남 의령군과 부산시가 맺은 ‘맑은 물 공급을 위한 상생협력’으로 재점화 된 갈등은 ‘낙동강유역 취수원 다변화 특별법(낙동강 특별법)’으로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15일 경남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 등 부산과 경남 동부권(김해·양산)을 지역구로 둔 여야 국회의원 20명은 지난달 26일 낙동강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가 이달 2일 철회했다. 법안은 취수원 다변화 사업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와 타당성 재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취수지역(영향지역) 지원기금 운영, 취수지역 경제진흥·생활환경 정비사업 추진 등도 포함하고 있다. 2021년 본격화한 ‘낙동강 유역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은 의령과 창녕 강변여과수에서 하루 각 22만t, 47만t을 취수하고 합천 황강에서 하루 19만t의 복류수를 뽑아 약 90만t의 식수를 확보해 경남 동부권과 부산 지역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취수지역 주민 동의는 얻지 못 했다는 것이다. 낙동강 중상류 경남 서부권 주민들은 “(취수로) 낙동강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농업용수 확보가 힘들어질 수 있고, 주변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을 제안한 국회의원들은 우려점을 보완해 재발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 동의’를 놓고는 구체적인 방법·범위이 합의점을 찾지 못 해 난항이 계속 될 전망이다.
  • 펄펄 끓는 일본···바다 수온마저 ‘역대 최고’

    펄펄 끓는 일본···바다 수온마저 ‘역대 최고’

    일본 근해의 평균 해수면 수온이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으로부터 일본 근해 10개 해역의 평균 해수면 수온 데이터를 제공받아 분석할 결과 올해 상반기 평균 수온은 18.44도로 확인됐다. 이는 평년(1991~2020년 평균치)보다 1.06도 높은 수치이며, 종전 역대 최고인 1998년 18.18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홋카이도 동쪽 해역 수온은 평년보다 2.38도 더 높은 8.11도로 관측됐다.올해를 제외하고 홋카이도 동쪽 해역의 평균 수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3년(7.38도)이었으며, 도호쿠 앞바다 해역도 평균 16,92도로 평년치를 2.10도 웃도며 최고를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홋카이도 앞바다의 수온이 특히 높아졌으며, 이는 쿠로시오 해류의 비정상적인 흐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쿠로시오 해류는 세계 최대의 난류인 멕시코 난류 다음으로 큰 해류로, 태평양 서부 타이완섬 동쪽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일본을 거쳐 흐른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온은 적도의 열기를 실어 나르는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일본 근해의 해수면 수온이 예년보다 높은 현상은 폭염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해수면 수온의 온도 탓에 대기 아래 층이 쉽게 식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온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비정상적인 수온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어장 환경의 이변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2021년 가을 홋카이도 동부 연안에서 사상 최악의 적조 피해가 발생해 성게와 연어, 문어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 일본 둘러싼 바다, 펄펄 끓고 있다…“최고 온도 기록”[핵잼 사이언스]

    일본 둘러싼 바다, 펄펄 끓고 있다…“최고 온도 기록”[핵잼 사이언스]

    일본 근해의 평균 해수면 수온이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으로부터 일본 근해 10개 해역의 평균 해수면 수온 데이터를 제공받아 분석할 결과 올해 상반기 평균 수온은 18.44도로 확인됐다. 이는 평년(1991~2020년 평균치)보다 1.06도 높은 수치이며, 종전 역대 최고인 1998년 18.18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홋카이도 동쪽 해역 수온은 평년보다 2.38도 더 높은 8.11도로 관측됐다.올해를 제외하고 홋카이도 동쪽 해역의 평균 수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3년(7.38도)이었으며, 도호쿠 앞바다 해역도 평균 16,92도로 평년치를 2.10도 웃도며 최고를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홋카이도 앞바다의 수온이 특히 높아졌으며, 이는 쿠로시오 해류의 비정상적인 흐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쿠로시오 해류는 세계 최대의 난류인 멕시코 난류 다음으로 큰 해류로, 태평양 서부 타이완섬 동쪽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일본을 거쳐 흐른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온은 적도의 열기를 실어 나르는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일본 근해의 해수면 수온이 예년보다 높은 현상은 폭염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해수면 수온의 온도 탓에 대기 아래 층이 쉽게 식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온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비정상적인 수온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어장 환경의 이변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2021년 가을 홋카이도 동부 연안에서 사상 최악의 적조 피해가 발생해 성게와 연어, 문어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 “멧돼지로 오인”…영주서 밭일하던 50대 여성 엽사가 쏜 총에 사망

    “멧돼지로 오인”…영주서 밭일하던 50대 여성 엽사가 쏜 총에 사망

    경북 영주에서 밭일하던 50대 여성이 엽사가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북 영주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엽사 A(67)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8시 30분쯤 영주시 장수면 콩밭에서 B(57)씨를 향해 산탄총 한 발을 발사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왼쪽 가슴 등을 맞고 쓰러졌으며,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 뒤인 오후 10시 30분쯤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에게서 약 30m 떨어진 지점에서 총을 발사했으며, 사고 발생 후 직접 119에 신고해 구급대 출동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영주시에서 유해조수 포획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멧돼지로 오인해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 웨어러블 헬스 기기 쏟아 낸 삼성전자, “진단 아닌 관리에 방점…파트너사와 협력 늘려갈 것”

    웨어러블 헬스 기기 쏟아 낸 삼성전자, “진단 아닌 관리에 방점…파트너사와 협력 늘려갈 것”

    삼성전자가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개최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갤럭시 링을 포함해 갤럭시 워치7, 갤럭시 워치 울트라 등 웨어러블 헬스 기기를 잇따라 선보이며 ‘개인화된 건강 관리’라는 삼성의 헬스 비전을 보여줬다. 추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기관 등과 협력해 혁신을 지속할 거란 목표다.지난 11일(현지시간) 박헌수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 팀장은 간담회를 통해 전날 공개된 갤럭시 링 등 웨어러블 기기의 기능과 효율에 관해 설명하면서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목표는 질병에 대한 ‘진단’이 아닌 ‘개인화된 건강 관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팀장은 “삼성전자 헬스 웨어러블 기기의 목표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 센서를 통해 (개인 건강의) 지표를 측정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의료진에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진단과 치료 후엔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기기들은 ‘수면’이나 ‘최종당화산물’ 등 개인의 건강과 관련이 높으면서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지표를 측정하는 데 집중됐다. 특히 수면 체크 기능은 기존 갤럭시 워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갤럭시 링을 통해 24시간 측정이 더욱 간편해졌다. 워치에 비해 가벼운데다 오목한 형태로 손가락에 밀착될 수 있으며, 빛의 누출과 반사를 최소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배터리 효율은 1회 충전 시 최대 7일까지 가능하며, 워치와 함께 착용하면 지속시간이 최대 30%까지 연장된다. 박 팀장은 “갤럭시 링은 간편하게 건강관리를 하고자 하는 사용자를 위한 것으로, 워치와 함께 착용했을 때 측정의 정확도는 더욱 높아진다”면서 “향후 웨어러블뿐만 아니라 TV, 가전제품,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키기 위한 알고리즘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전담팀을 꾸려 각 기기를 연결하는 IoT(사물인터넷)를 연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헬스 케어에 관한 새로운 기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기관이나 전문가와 협력할 계획이다. 박 팀장은 “공개할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지만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심전도 측정 등 심혈관 건강과 영양 등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새로운 기능·기술을 학습하고 혁신하고자 삼성은 많은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미디어랩, 브리검 여성 병원, 툴레인 의과대학 등 의료기관이 대표적이다. 박 팀장은 “삼성전자는 매우 큰 회사지만 헬스 케어 분야는 복잡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혼자서 단독으로 다 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 탑재된 최종당화산물 지표의 정확성을 위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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