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면제
    2026-01-17
    검색기록 지우기
  • 톈안먼
    2026-01-17
    검색기록 지우기
  • 훈련소
    2026-01-17
    검색기록 지우기
  • 실업률
    2026-01-17
    검색기록 지우기
  • 메카로
    2026-01-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50
  •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어”… 끝까지 뻔뻔한 고유정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어”… 끝까지 뻔뻔한 고유정

    “계획범행 아니다” 반성 대신 변명 일관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7)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해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기존 주장을 다시 폈고, 의붓아들 사건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10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제 목숨, 제 새끼 등 모든 걸 걸고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줬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아빠·엄마 잃고 조부모님이 있다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흐느꼈다. 고씨는 “제가 믿을 곳은 재판부밖에 없다”며 “한 번 더 자료를 봐주시고 한 번 더 생각해 달라”고 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피고인의 아들이 (전 남편 살해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법정에서 틀어 보이면서 “아들은 당시 자신의 엄마가 피해자(전 남편)로부터 공격당해 아파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전 남편의 성폭행 시도 가능성을 부각했다. 변호인은 또 의붓아들 살해 사건은 “피고인이 범행했다고 볼 만한 압도적인 범행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황과 상식에 맞는 재판부의 공정한 판단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날 직접적인 살해 증거가 없는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해 수면제 등을 구하게 된 경위와 현 남편 A씨와 싸우던 도중 뜬금없이 A씨의 잠버릇에 대해 언급한 이유, 피고인의 아이가 아닌 A씨의 아들인 피해자를 먼저 청주 집으로 오도록 설득한 이유 등을 집중 추궁했다. 고씨는 “의붓아들을 살해하지 않았다. 정말 그건 아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공소장 내용은 다 억지”라고 반박했다. 고씨는 재판부의 계속되는 추궁에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을 만큼 답답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고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열린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공판에서 “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 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건 모두 극단적 인명 경시 태도에서 기인한 살인으로 전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씨는 전 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검찰은 고씨가 지난해 3월 2일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당시 5세)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고유정, 결심공판서 혐의 부인…마지막까지 반성 없었다

    고유정, 결심공판서 혐의 부인…마지막까지 반성 없었다

    재판부가 계획적 살인 추궁하자고유정, 단호하게 “전혀 아니다”다른 질문에도 대부분 횡설수설하며“기억이 제대로 안 난다” 등 대답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이 마지막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결심공판에서 “기억이 제대로 안 난다”고 대답하는 등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10일 고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마지막 결론을 내리기 전에 추가로 피고인에게 확인이 필요한 것이 있다며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재판부는 수면제 등을 구하게 된 경위, 현 남편 A씨와 싸우던 도중에 뜬금없이 A씨의 잠버릇에 대해 언급한 이유, 피고인의 아이가 아닌 A씨의 아들인 피해자를 먼저 청주집으로 오도록 설득한 이유 등에 대해 자세하게 질문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대부분 횡설수설하며 “기억이 제대로 안 난다”, “화제전환을 하려고 했다”라고 대답했다.재판부가 “수차례 유산을 겪던 중 현 남편과 불화를 겪고 현 남편이 친자만을 예뻐하던 것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해계획을 세우고 피고인 자식을 늦게 올린 것은 아닌가”라고 묻자 고유정은 단호하게 “전혀 아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모든 것을 연출해 놓고 나서 의붓아들 사망 당일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돌연사했다고 말한 것은 아니냐”고 질문했을 때에도 재차 “전혀 아니다”라고 흐느끼며 대답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공판에서 고유정에 대해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 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건 모두 극단적 인명경시태도에서 기인한 살인으로 전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사형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기소됐다. 고유정은 전 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나이트클럽서 만난 남성 모텔로 유인 강도짓…40대 여성 실형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술에 약을 타는 수법으로 강도 행각을 벌여온 40대 여성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이창열 부장판사)는 27일 특수강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9) 씨와 B(48) 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A 씨 등은 지난해 7월 14일 새벽 경기 수원시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성 2명과 근처 모텔로 들어가 투숙하면서 수면제를 술에 몰래 넣어 마시게 한 뒤 피해자들이 정신을 잃자 지갑을 강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6월 말부터 같은 해 7월 중순까지 이런 수법으로 모두 6차례에 걸쳐 비슷한 범행을 통해 수백만원 상당의 재물을 강탈하고 신용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유흥주점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두 사람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몰래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해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자들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인해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나이트클럽서 만난 남성에 수면제 먹여 강도짓 ‘실형’

    나이트클럽서 만난 남성에 수면제 먹여 강도짓 ‘실형’

    수면제 술에 타 정신 잃으면 지갑 훔쳐6차례에 걸쳐 수백만원 재물 빼앗아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술에 약을 타는 수법으로 강도 행각을 벌인 40대 여성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이창열 부장판사)는 27일 특수강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9) 씨와 B(48)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7월 14일 새벽 경기 수원시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성 2명과 근처 모텔로 들어가 투숙하면서 수면제를 술에 몰래 넣어 마시게 한 뒤 피해자들이 정신을 잃자 지갑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6월 말부터 같은 해 7월 중순까지 이런 수법으로 모두 6차례에 걸쳐 비슷한 범행을 통해 현금 등 수백만원 상당의 재물을 빼앗고 신용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흥주점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두 사람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몰래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해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자들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인해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檢, 전남편·의붓아들 살해 혐의 고유정에 사형 구형

    檢, 전남편·의붓아들 살해 혐의 고유정에 사형 구형

    검찰이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7)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20일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 심리로 열린 고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고유정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선고는 다음달 10일이며, 고유정은 이때 최후진술을 한다. 고유정 사건 공판을 담당했던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이날 고유정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증거가 뚜렷하고,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엄마이자 아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아빠 옆에서 아들을, 아들 옆에서 아빠를 참살하는 반인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극단적 인명 경시 태도에 기인한 계획 살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전남편인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고, 의붓아들이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살해됐다는 부검 결과가 바로 사건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라며 “억울한 죽음을 맞은 피해자들, 절망 속에 있는 유가족들을 생각해 재판부에 결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고유정 측 변호인은 대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신청한 증거조사 사실조회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결심공판 연기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충분한 심리가 이뤄졌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달 선고공판에서 최후진술 등 고유정에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검찰, 고유정에 사형 구형…“남편·아들 살해하고도 반성 안 해”

    검찰, 고유정에 사형 구형…“남편·아들 살해하고도 반성 안 해”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에 대해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씨의 결심 공판에서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 고유정은 (친)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 앞에서 (의붓)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건 모두 극단적인 인명 경시 태도에서 기인한 살인으로 전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고씨는 그간 남편 살해는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또 의붓아들을 살인한 혐의 역시 부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전 남편인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고, 의붓아들이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살해됐다는 부검 결과가 바로 사건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라고 반박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수면제를 누군가에게 먹인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대검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재차 (전 남편 혈액과 현 남편 모발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과정에 대한) 사실 조회를 요청했으나 일부 문건이 도착하지 않았다”며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다음 재판까지 조회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지난해 3월 자택에서 잠든 5살짜리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도 추가로 기소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뇌경색 딸 15년간 간병하다 살해한 70대 노모 집행유예 선처

    뇌경색 딸 15년간 간병하다 살해한 70대 노모 집행유예 선처

    남편 외출한 사이 수면제 먹인 뒤 살해법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선고뇌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한 딸을 15년간 간호하다가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노모가 실형 대신 집행유예로 선처를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송현경)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0·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24일 낮 12시 40분쯤 인천시 계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딸 B(당시 48세)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남편이 외출한 사이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 딸 B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혼자서는 거동을 할 수 없게 되자 어머니 A씨는 딸의 대소변을 받는 등 15년간 보살폈다. 오랜 병간호 생활로 우울증 진단을 받은 A씨는 범행 전 가족들에게 “딸을 죽이고 나도 죽어야겠다”면서 고통을 토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A씨는 딸을 자기 손으로 보낸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쳤고,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면제를 먹여 잠든 딸을 살해했다”며 “가장 존엄한 가치인 생명을 빼앗는 살인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다”면서 “15년간 거동이 어려운 피해자를 돌보며 상당한 육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고 자신이 죽으면 피해자를 간호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같이 죽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거동이 어려운 환자를 적절하게 치료할 만한 시설이나 제도적 뒷받침이 현실적으로 충분하지 못한 사회적 환경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의 비극을 오롯이 피고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X세대의 우울 대변한 엘리자베스 워첼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X세대의 우울 대변한 엘리자베스 워첼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스물일곱 살이던 1994년 우울증과 약물중독으로 힘겨웠던 나날을 돌아본 ‘프로잭 네이션(Prozac Nation’)’을 발표해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한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워첼이 쉰셋으로 짧은 삶을 마쳤다. 남편 짐 프리드는 유방암과 오랫동안 싸워온 부인이 7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영국 BBC가 미국 매체들을 인용해 전했다. 고인의 대표작 ‘프로잭 네이션’은 극단의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에서는 그를 투사로 존중한 반면, 다른 쪽에서는 자기 탐닉이 심했다고 비판했다. 자해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마약이나 난잡한 성생활 등이 곧잘 묘사됐다. 하지만 그녀를 X세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만들어준 것도 사실이었다, 고인은 2012년 BBC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이 “성장”을 다뤘을 뿐이라고 밝혔다.고인은 이 밖에 ‘Bitch: In Praise of Difficult Women)’와 ‘More, Now, Again: A Memoir of Addiction)’ 등을 내놓았다. 또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에세이를 곧잘 실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2015년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유방암에 걸렸으며 항암 치료를 받고 두 쪽 모두 절제했다고 고백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고 NYT 매거진과 ‘뉴요커’ 편집자로 일해 남부럽지 않은 삶을 누렸을 것 같은 워첼은 유대인 결손 가정 출신이었다. 두 살 때 이혼한 부모는 양육비를 갖고 죽을 듯이 싸우는 사람들이었다. 아버지는 집에서 잠이나 청하는 부류였고, 유대인 혈통의 어머니는 소리를 질러대는 쪽이었다. 그녀는 잠만 자는 아버지 옆에서 혼자 노는 아이였다. 백화점에서 일하며 홀로 키우던 어머니는 딸을 캠프에 보내려고 아둥바둥했고, 딸은 수면제 프로작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녀는 비정형성 우울증, 다시 말해 어떤 약도 처방할 수 없는 우울증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걸핏하면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고 서른한 살에 요절한 시인 실비아 플라스(1932~1963년)를 흠모해 자살 소동을 벌였다. 소셜미디어에서 추모의 글이 잇따르고있다. 에린 블랙모어 기자는 “엘리자베스 워첼의 90년대에 끼친 영향을 제대로 옮기기란 불가능하다. 그녀의 글은 사과 따위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날것에다 정직했다. 그녀는 X세대의 여성성, 공감, 분노를 아주 특별한 형태로 보여줬다”고 적었다. 여배우 미아 패로는 고인을 “똑똑하고 복잡하며 매력 넘치고 재미있으면서 친절했던 인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당시 36세)과 의붓아들(당시 5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 ●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좇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세·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세·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36)과 의붓아들(5)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쫓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약잘알] 약사에게 물어봤다 “여행 갈 때 꼭 가져가는 약 알려주세요”

    [약잘알] 약사에게 물어봤다 “여행 갈 때 꼭 가져가는 약 알려주세요”

    “평소 먹는 수면제를 여행 갈 때 가져갈 수 있나요?”“외국에서는 타이레놀 성분 표시가 다른가요?”“약사가 꼭 가져가는 약이 있다면?”들뜬 마음으로 여행 가방을 챙기면서 잊지 말고 꼭 챙겨야 할 것이 바로 ‘여행 상비약’이다. 낯선 여행지에서는 환경이 바뀌면서 배탈이 나거나 열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약을 챙기는 것은 필수다. 하지만 상비약을 챙기다 보면 이 약도 필요할 거 같고 저 약도 챙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오만가지 약을 모두 다 챙겨갈 수는 없는 법. 약사들이 챙겨 가는 상비약은 무엇인지 ‘약잘알’ 약사에게 물어봤습니다.글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gophk@seoul.co.kr
  • ‘식사 당번’ 같은 안마조… 폭식증, 분노 지나간 자리, 다시 무대 서다

    ‘식사 당번’ 같은 안마조… 폭식증, 분노 지나간 자리, 다시 무대 서다

    “이제 우리 사회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그것은 오랜 관행이 아니다. 성폭력이다.” (지난 4월 항소심 선고 후 이윤택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지난 7월 극단 연희단거리패 여성 단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극연출가 이윤택(67)씨에게 대법원이 징역 7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지난해 2월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처음 폭로한 뒤 1년 5개월 만의 결과다.이윤택의 성폭력은 지난해 한국 사회를 휩쓸었던 미투 운동의 상징적 사건이다. 가장 많은 피해자(23명), 가장 많은 변호인단(104명), 가장 활발한 공대위 활동(139개 단체)이라는 엄청난 규모와 함께 미투 이후 재판에 넘겨진 성폭력 사건 중 첫 실형 선고라는 기록을 남겼다. 가해자가 법의 심판을 받았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법원 판결 이후에도 2차 가해는 계속되고 있다. 논란이 잦아들자 연극계에서는 “죄와 작품은 구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슬그머니 돈다.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자 공동 고소인으로 활동하며 지난 2년간 싸워 온 음악극단 콩나물 이백재령(42) 대표와 만나 이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돌아봤다.●20년 묵인된 연극계 성폭력 최초 고발 “뭔가 잘못됐고 나쁜 일이란 걸 알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식사 당번’ 같은 일이었다.” 20년도 더 지난 일이었지만 이백 대표의 기억은 또렷했다. 이백 대표는 1998년 연희단거리패에 입단했다. 배우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들어간 유명 극단이었지만, 그가 마주한 현실은 20대 초반이 감당하기엔 너무 혹독했다. 이백 대표는 “이윤택 ‘안마 조’는 사무실 칠판에 순서가 적혀 있을 만큼 공공연한 일이었다. 모든 여자 막내들이 해야 했고, 저 역시 처음에는 의무감에 했다”고 회고했다.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 운영자였던 이씨는 극단 운영에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하며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여성 단원 9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안마를 시키면서 본인의 성기를 주무르게 하거나 연기지도를 한다며 신체를 밀착하고 가슴을 움켜잡은 행위 등이 포함됐다. 그나마도 현행법상 공소시효 문제로 처벌 가능한 사건만 그렇다. 경찰 조사 당시 고소인은 17명, 파악된 피해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총 60건이 넘었다.이백 대표는 피해 당시 상황에 대해 “대중교통에서 성추행당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당황했다. 그다음에는 피하려고 애썼고,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 상황에 ‘내가 문제인가’ 생각도 했다”면서 “결국 이건 아니다 싶어 반발했지만 어떻게 해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고, 엄청난 좌절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2년여 만에 극단을 나온 뒤에는 억지로 그 상처를 덮어 뒀다”며 “누가 물어도 나쁜 일이 없었다고 했고, 실제로 그렇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깊숙이 숨겨 뒀던 기억은 김 대표의 폭로 이후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그는 “국내에서 서지현 검사의 고발로 미투 흐름이 막 시작될 때라 마음이 욱신거렸는데, 김 대표의 글을 본 뒤 내내 가슴이 떨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MeToo’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10년도 더 된 일이다”라는 운을 떼며 이씨의 성폭력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이백 대표는 처음에는 본인의 피해까지 공개적으로 드러낼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글을 본 뒤 ‘(이윤택이) 사과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렸는데, 다음날 극단 관계자에게서 ‘글을 내리는 게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십수년간 자행된 성폭력 행위를 묵인하고 마녀사냥으로 몰아가려는 극단의 대처가 너무 어이없었다”고 말했다. 곧장 본인의 피해까지 공론화한 이백 대표는 공동 고소인으로 활동하며 기자회견과 토론회 등에 꾸준히 참석해 발언했다. 그는 “미투 당시 제가 제일 선배 기수였다. 이윤택의 나쁜 행실이 20년간 계속돼 왔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면서 “후배들이 상처 입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8명에 대한 18차례의 강제추행·유사강간치상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이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2014년 밀양연극촌에서 단원에게 유사성행위를 시킨 혐의로 추가 기소된 사건이 병합되며 형량이 1년 늘었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공동 변호인단 서혜진 변호사는 “이윤택은 끝까지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안마 행위’, ‘연극 지도의 일부’라고 주장했다”며 “‘예술하는 사람은 그럴 수 있다’는 잘못된 통념과 편견이 이 사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피해자들 파괴된 삶… 2차 가해 현재진행형 그간 부산에서 극단을 운영하던 이백 대표는 최근 인천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백 대표는 “6년 후면 이윤택이 다시 돌아올 텐데, 같은 도시에서 숨 쉬는 것조차 싫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진짜 치유를 시작해야 하는데 아무도 그 방법을 모른다”고 털어놨다. 폭로 이후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처음에는 지지하는 동료들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위 시선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백 대표는 “지인의 연락이 뜸해지고, 저를 만나는 걸 불편해한다는 걸 느꼈다”면서 “제 긴 머리를 툭툭 치며 ‘이것도 미투할 거냐’고 묻는 지인 때문에 그날로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사람들을 피해 대중교통을 타지 않았고, 집안에만 고립돼 폭식 등 중독 증세까지 보였다. 같은 연희단거리패 출신인 배우 곽도원씨와 그의 소속사 대표 임사라 변호사와의 공방은 이백 대표를 포함한 공대위 모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임씨는 지난해 3월 SNS에 글을 올려 피해자 4명이 극단 선배인 곽씨에게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백 대표는 “믿었던 사람한테 받은 상처는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다. 병원에서 진정제와 수면제까지 처방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임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임씨가 고소인들을 직접적으로 ‘꽃뱀’이라고 명시하지 않고 게시한 글을 곧 삭제했다는 등의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됐다. ●다른 미투 피해자들도 끝까지 연대하길… 배우를 꿈꾸던 이백 대표는 현재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을 주제로 하는 재활용 난타와 어르신을 위한 트로트 뮤지컬 등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난 다양한 공연을 하며 새로운 삶을 꾸린다. 하지만 아직도 이씨를 생각하면 “너무 밉다”고 했다. 이백 대표는 “여전히 지지자들 위주로 이윤택의 연극을 올리거나, 출판사 희곡집에 이윤택 작품이 포함될 뻔하다 중단되는 일이 벌어진다”면서 “내가 사랑하는 동료들이 아픈 게 싫다. 가해자는 오래된 죄까지 모두 다해서 정당한 처벌을 받고, 제발 업계에서 떠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미투 피해자들에게도 “각자의 세상에서 얼마나 외로울지 걱정된다. 힘들겠지만 절대 혼자 있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삶이 많이 달라지겠지만, 결코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에서는 이 사건을 돌아보는 공대위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이름은 ‘분노가 지나간 자리, 다시 무대에 서다’. 결코 분노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다. 이백 대표는 “연극은 내 삶이다. 이윤택 같은 사람이 무너뜨릴 수 없다”면서 “내 연극은 내 방식대로 지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사망자 명의로 마약 처방”…식약처, 불법 투약 환자 적발

    환자가 사망자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는 수법으로 수면제·마취제를 다량 처방받거나 일부 병원에서 마약류 의약품을 허술하게 관리해온 실태가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용 마약류를 과다 사용한 곳으로 의심되는 병·의원 19곳을 비롯해 동물병원 4곳, 불법 투약이 의심되는 환자 22명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식약처가 검찰·경찰·심평원과 합동으로 병·의원과 동물병원 50곳에 대해 감시한 결과, 프로포폴 의료쇼핑, 사망자 명의도용 등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프로포폴 과다 투약(병의원 13곳, 20명) ▲사망자 명의도용 처방(병의원 2곳, 환자 2명) ▲진료기록부에 따르지 않은 마약류 투약(병의원 5곳, 동물병원 1) ▲재고량 차이(병의원 3곳, 동물병원 2곳) ▲마약류취급내역 보고 위반(병의원 3, 동물병원 3곳) ▲저장시설 점검부 미작성(병의원 2곳, 동물병원 2곳) 등 위반 사항이 나타났다. 식약처는 과다투약이 의심되는 곳을 포함한 의료기관 21곳과 불법 투약이 의심되는 환자 22명에 대해 검·경에 수사를 의뢰했다. 약품 재고량이 불일치한 병의원 12곳과 동물병원 4곳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불법 투약이 의심되는 사례도 여럿 적발됐다. 환자 A씨는 이미 사망신고된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7차례에 걸쳐 수면진정제 총 504정(스틸녹스정10mg 252정, 자낙스정0.5mg 252정)을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 B씨는 2018년 7월부터 1년간 25개 병·의원에서 프로포폴을 총 141회 투약받았다. 이 밖에도 C의사는 진료기록부에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채 D환자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마약류 관련 수사·단속 6개 기관(식약처, 대검찰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관세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참여하는 ‘범정부 합동단속점검 협의체’를 활용해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 불법 유출 등 마약류 범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고유정 변호인측 “의붓아들 살해혐의 공소기각해야” 주장

    고유정 변호인측 “의붓아들 살해혐의 공소기각해야” 주장

    고유정(36) 측이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를 지적하며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요구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2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씨의 8차공판에서 모두진술을 통해 “검찰의 공소장을 보면 피해자의 범행동기 외에 사건과 관계없는 너무 장황하고 과장된 내용을 넣어 (재판부로 하여금) 사건을 예단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법률에 허용되지 않게 공소제기를 하는 등 절차가 위법한 만큼 공소기각 판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기소할 때 기본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법원에서 예단을 갖게 할 서류, 기타 물건을 첨부·인용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고유정의 의붓아들 살해 사건을 현재 진행중인 전 남편 살해 사건 재판에 병합 심리하기로 결정,이날 재판은 고씨의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고유정이 미리 처방받은 독세핀 성분의 수면제를 탄 차를 남편 A씨에게 마시게 한후 잠에 빠지자 의붓아들을 살해했고 사망 책임을 A씨의 잠버릇 때문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다.고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고유정은 2016년 6월 전 남편(36)과 별거하고 이혼 절차를 밟는 시기였던 2017년 1월 A씨를 만났다.A씨는 2015년 1월 아내와 사별한 상태였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사람이 양심이 있으면 자기(고유정)도 아이 낳은 엄마인데 아이 잃은 아빠의 심정을 이해하지 않을까 했지만 반성은커녕 사건과 관련없는 인신공격하는 걸 보면서 비통하고 원통하고 괴롭다”며 눈물을 터트렸다.A씨는 “이 사건의 진실이 꼭 밝혀져 죄를 지은 사람은 응당한 처벌을 받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날인 3월2일 오전 3시48분쯤 깨어 있었다는 증거로 휴대전화 분석결과를 공개했다.검찰이 추정하는 고유정의 범행 시간인 같은날 오전 4~6시 직전 시간대이다. 고유정은 해당 시간 휴대전화에서 A씨의 사별한 전처 가족 번호를 삭제한것으로 드러났다. 또 의붓아들 사망 다음날인 3월3일에는 친정 가족과 통화에서 의붓아들이 숨져서 안됐다는 위로를 듣고 “우리 애기 아니니까 말하지 말라”고 얘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고유정이 그런 얘기를 했는줄 몰랐고 전처쪽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도 모르겠다”며 “나와 아이가 함께 있을 때는 (고유정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 3월 2일 오전 4∼6시쯤 의붓아들 A군이 잠을 자는 사이 몸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는다. 또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도 받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고유정 측 “의붓아들 살해사건 공소 기각해달라”

    고유정 측 “의붓아들 살해사건 공소 기각해달라”

    전 남편 살해 혐의와 함께 현 남편의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는 고유정(36)의 변호인이 재판부에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한 공소기각 판결을 요구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2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 심리로 열린 고씨의 8차 공판에서 이렇게 밝혔다. 고씨 측은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기소할 때 기본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인데, 법원에서 예단을 갖게 할 서류, 기타 물건을 첨부·인용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고씨 측은 검찰의 공소장에 대해 “사건과 관계 없는, 너무 장황하고 과장된 내용을 넣어 사건을 예단하도록 하고 있다”며 “검찰이 법률에 허용되지 않게 공소제기를 하는 등 절차가 위법한 만큼 공소기각 판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고유정의 의붓아들 살해 사건을 현재 진행 중인 전 남편 살해 사건 재판에 병합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고씨의 의붓아들 살해 사건 공소장에서 고유정이 사건 전날인 3월 1일 저녁 미리 처방받은 독세핀 성분의 수면제를 A씨가 마시는 차에 넣어 마시게 한 뒤 범행을 저질렀으며, 의붓아들의 사망 책임을 A씨의 고약한 잠버릇 때문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대구 스타강사 PC서 수십명 불법 영상…지인과 함께 성폭행까지

    대구 스타강사 PC서 수십명 불법 영상…지인과 함께 성폭행까지

    대구 수성구의 명문대 졸업한 스타 강사6년간 30여명 여성과 성관계 불법 촬영900GB 분량…지인과 함께 성폭행 정황도정신 잃은 여성 상대로 준강간도 수두룩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구에서 스타 강사로 이름을 날리던 30대가 여성 30여명과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서 징역형을 받았다. 그는 성관계 장면이 담긴 영상을 지인들과 돌려보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김상윤)는 지난달 준강간 및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37)씨에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과학고를 졸업하고 명문대 석사 학위까지 딴 A씨는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학 학원의 인기 강사다. 그가 경찰에 밝힌 월 수입만 2000만~3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학기간에는 월 7000만원을 벌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수성구 중심가의 최고급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페라리 등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여성들을 만났다. 문제는 차 안이나 집, 호텔 등 여성을 만나는 장소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여성 몰래 성관계 영상을 촬영해 왔다는 점이다. 경찰이 A씨의 집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발견한 영상만 2013년부터 지난 2월까지 6년간 900기가바이트(GB)가량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은 30여명 정도인데, 경찰이 본인에게 피해 사실을 확인한 피해자는 12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영상 중에는 A씨가 정신을 잃은 여성을 친구 1명과 함께 성폭행하는 정황이 담긴 것도 있었다. 잠을 자거나 술에 취해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을 하는 행위는 준강간으로 처벌받는다. 이렇게 영상으로 남겨진 준강간 행위만 해도 26회에 달했다. 이 중 확인된 준강간 피해자는 4명이었다. A씨는 이러한 영상을 지인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검찰은 영상에 등장한 A씨의 친구도 특수준강간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피해 여성이 술에 취한 건 아닌듯하고, 수면제 등 약을 먹은 것 같다”며 “확인된 피해자 외에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의 범죄는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잔 여성이 A씨의 컴퓨터에서 이러한 영상들을 발견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지난 2월 이 여성은 A씨가 출근한 뒤 그의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영상을 발견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일부 피해자와는 합의했으나 4명의 피해자를 준강간하고 준강간 모습 등을 촬영해 지인에게 전송한 점 등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와 검찰 양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광주 원룸 침입 사건, 이번엔 강간미수죄 적용조차 안 해

    광주 원룸 침입 사건, 이번엔 강간미수죄 적용조차 안 해

    혼자 사는 여성을 뒤따라가 집으로 들어가려던 남성이 주거침입죄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서울 신림동에서 여성을 상대로 원룸으로 같이 들어가려던 남성에 주거침입죄만 인정됐는데 이번에는 검찰 기소 단계에서부터 강간미수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 송각엽)는 주거침입, 강제추행, 특수강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9)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6월 19일 밤 0시쯤 광주 서구 한 오피스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발견하고 뒤따라가 현관문을 못 닫게 막고 침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당시 술에 취한 피해자를 부축하는 척하며 뒤따라간 뒤 현관문 비밀번호를 엿보고 피해자의 팔을 붙들며 “재워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놀란 피해자는 급히 김씨 손을 뿌리치고 집에 들어갔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문을 못 닫게 붙잡고 문틈으로 손을 밀어 넣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씨는 지난 5월 30일 새벽 술 취해 걸어가던 여성을 뒤따라가 거리에서 추행하고, 5월 25일에는 새벽 PC방에서 종업원에게 수면제 성분의 약을 탄 음료수를 건네 쓰러지게 한 뒤 폐쇄회로(CC)TV 본체와 현금 3만 5000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김씨는 일정한 직업과 거주지가 없는 노숙자로 알려졌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혼자 사는 여성 뒤따라가 현관문에 손 넣고 붙잡은 30대 징역형

    혼자 사는 여성 뒤따라가 현관문에 손 넣고 붙잡은 30대 징역형

    만취 여성 노려 부축하는 척 따라가 현관문 비밀번호 메모 혼자 사는 여성을 뒤따라가 집에 들어가려는 순간 출입문을 붙잡고 침입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 송각엽)는 주거침입, 강제추행,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39)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 6월 19일 오전 0시 4분쯤 광주 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 B씨를 발견하고선 부축한다며 신체를 접촉해 추행하고, B씨 집 현관문을 붙잡고 침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씨를 부축하는 척 B씨 집까지 따라간 뒤 B씨가 이를 뿌리치고 집에 들어가 문을 닫으려 하자 현관문에 손가락을 넣어 문을 닫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잠잘 곳이 없다, 재워 달라”며 3분 동안 B씨 집 문을 붙잡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이 닫힌 뒤에도 A씨는 피해자를 부축하는 척 하고 엿봤던 현관문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메모해 둔 뒤, 건물 밖을 살피고 다시 돌아와 피해자가 잠들었는지 확인하려 여러 차례 초인종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소지품에선 B씨 현관문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가 발견되는 등 계획범죄의 정황이 경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또 지난 5월 30일 새벽에는 술 취해 걸어가던 여성을 뒤따라가 거리에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5월 25일 새벽에는 PC방에서 종업원에게 수면제 성분의 약을 탄 음료수를 건네 쓰러지게 한 뒤 CCTV 본체와 현금 3만 5000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뿌리치고 집에 들어가자 문고리를 잡고 문을 닫지 못하게 했다”면서 “초인종을 누르고 집 안의 반응을 살피거나 엘리베이터 너머 벽 뒤에 숨어 피해자의 집을 계속 주시했고 경비원이 오자 도주했다”며 주거침입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한 달 사이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지속했으며, 계획적 범행으로 보이고 수법 등을 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 범행 후 고유정 웃는 음성에 방청객 경악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 범행 후 고유정 웃는 음성에 방청객 경악

    檢 “성폭행 당할 뻔한 평범한 여성이 이렇게 태연히 통화 가능한지 의문”檢, 고유정 졸피뎀 사용 흔적 없앤 정황 제시고유정, “피해자 아무것도 안 먹어” 주장아들, 피해자와 카레먹고 엄마는 안 먹었다 진술우발적 범행 주장에 “15곳에서 공격행위”피해자 어머니 “살인마에 법정 최고형을”제주에 아들을 만나러 온 전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유기한 고유정(36)의 6차 공판에서 고유정의 계획적 범행임을 입증할 검찰의 새로운 증거들이 공개됐다. 특히 고유정이 범행 직후 아들에게 “엄마 전화하고 올게용~”라며 태연하게 펜션 주인과 밝게 웃으면서 통화하는 내용에서 방청객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4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에 대한 여섯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고유정의 이동 동선이 찍힌 폐쇄회로(CC) TV 영상과 통화 내역 등 고유정의 범행 과정, 사건 쟁점을 확인하며 프리젠테이션(PT)을 하는 형식으로 검찰의 서증조사(문서증거조사)가 이뤄졌다. 법정에서는 사건 당일 고유정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까지)을 전후해 펜션 주인과 통화한 내용이 공개됐다. 3차례에 걸쳐 이뤄진 통화녹음에서 고씨의 목소리는 매우 태연했다. 펜션을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을 설명하는 펜션 주인의 말에 중간마다 웃으면서 고맙다고 대답하는 등 고씨는 시종일관 밝게 전화 통화를 했다.특히 범행 직후인 오후 10시 50분쯤 고씨의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던 아들이 펜션 주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바꿔주자 “(아들에게) 먼저 자고 있어요.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이라며 웃으면서 말하는 부분에서 방청객들 전부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때는 고씨가 범행 후 피해자를 욕실로 옮긴 뒤 흔적을 지우고 있었을 시각이었다. 검찰은 “성폭행당할 뻔했던 피고인이, 평범한 여성이 이렇게 태연하게 펜션 주인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고씨가 졸피뎀 사용에 대한 흔적을 의도적으로 감추려 했던 정황과 증거를 제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제주에 오기 전 청주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았으며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 7정을 함께 처방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나중에 압수된 5일치 약봉지에는 다른 약은 그대로였지만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 7정이 모두 사라졌다고 설명했다.앞서 고씨는 유치장에 구속된 상황에서 현 남편을 접견했을 때 자신의 분홍색 파우치(간단한 소지품을 넣는 작은 가방)가 압수됐는지 여부를 집요하게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 남편은 해당 질문의 의도를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우연히 고씨의 여행용 가방 안에서 분홍색 파우치 안에 감기약이 들어있었고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만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서 경찰에 제출했다. 고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현장에 있던 아들은 피해자와 함께 카레라이스를 먹었으며 고씨만 먹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특히 주목한 것은 고씨가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이었다. 해당 사진에는 싱크대 위에 카레라이스를 다 먹고 난 뒤 햇반과 빈 그릇, 졸피뎀을 넣었던 분홍색 파우치가 담겨있었다. 검찰은 이어 범행 장소에 남겨진 혈흔 형태에 대한 국과수의 분석 결과를 통해 우발적 범행이라는 고유정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검찰은 펜션 내부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찌른 뒤 혈흔이 묻은 칼을 수차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흔적(정지 이탈흔)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최초 공격이 일어난 다이닝룸에서 피해자가 도망치려고 현관까지 이동하기까지 총 15곳에서 앉은 자세와 서 있는 자세 등으로 공격행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고씨가 다이닝룸에서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찔렀을 뿐이고 도망치다 피해자가 쫓아오는 과정에서 혈흔이 펜션에 묻었을 것이라는 고씨의 주장은 이와 같은 혈흔 분석과 명백하게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고씨가 성폭행 정황을 꾸며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역과 컴퓨터 화면에 검색창 30개를 띄워놓고 범행 관련 검색을 한 내용을 함께 증거물로 제시했다. 검찰은 “고씨의 검색 내용은 단순히 우연하게 이뤄진 검색이 아니다”라면서 “해당 검색 내용을 갖고도 고씨가 당시 무엇을 생각했고, 다음 무슨 행동을 했을지에 대해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이날 고씨 측은 검찰의 주장을 부인하면서도 범행 펜션에 대한 현장검증 요청을 철회했다. 고씨는 유족들의 증언이 진행되는 내내 머리를 커텐처럼 늘어뜨려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재판에 임했다. 4시간에 걸친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의 동생은 “고씨가 과거 민사재판에서 그랬듯이 이번 재판에서도 조카를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형의 시신을 찾지 못해 제대로 된 장례로 치르지 못하고 사망신고조차 못 했지만, 고씨는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피해자에게 억울한 누명만 씌우고 있다”고 고씨를 비판했다. 동생은 “형의 목숨은 지키지 못했지만, 명예는 꼭 지켜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법정에서 진행된 피해자 유족에 대한 검찰 측의 증인신문에서 피해자의 어머니는 “지금, 이 순간 내 아들을 죽인 살인마와 한 공간에 있다는 게 참담하고 가슴이 끊어질 것 같다”면서 “내 아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명예를 더럽힌 저 살인마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간청했다.고씨의 다음 재판은 이달 18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고씨는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혐의는 살인과 사체손괴·은닉이다. 이 사건과 별개로 고씨는 또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주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제주지검은 고씨가 지난 3월 1일 의붓아들 A(5)군이 잠을 자는 사이 몸을 눌러 숨지게 했다고 보고 금주 내에 고씨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네까짓 게 뭔데 그래, 이 XX야”… 교정시설이 떠맡은 정신질환자

    “네까짓 게 뭔데 그래, 이 XX야”… 교정시설이 떠맡은 정신질환자

    순찰 중 “폭언 수용자 발생” 무전 수차례전국 2430명 환자는 비의료인 교도관 몫 “일일이 제재 못해… 치료시설 더 필요해”“나 청와대랑 가까운 사이야, 네까짓 게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이 새×야?” 25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서울동부구치소의 통제실에 지원을 요청하는 무전이 날카롭게 울렸다. 조현병을 앓으며 독거방(1인실)에 머물던 한 미결수(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피고인)가 야간 순찰을 하던 교도관에게 갑작스레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계장급 교도관이 즉시 현장을 찾아 수용자를 조사 절차(징벌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에 넘겼지만 제대로 된 교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전문적인 치료시설 대신 교정시설에 떠넘겨진 정신질환자는 전국에 2430명(8월 기준)에 달한다. 이곳에서 왜 자신이 갇혀 있는지도 잊어버리곤 하는 정신질환 수용자들을 상대하는 것은 온전히 비의료인인 교도관들의 몫이다. 서울신문은 교정의날을 나흘 앞둔 지난 24일 오전 9시부터 24시간 동안 동부구치소 명예 교도관으로 근무하며 정신질환자 수용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황기정(가명)씨, 약 받으세요. 너무 수면제에만 의존하지 않는 게 어때요?” “네, 조심하겠습니다 주임님.” 교도복을 입은 기자와 함께 저녁 시간 계호(감시를 의미하는 교정용어)에 나선 교도관은 수용자들에게 직접 처방약을 나눠주면서 가벼운 담소를 나눴다. “오늘 고생하셨다”는 말도 오갔다. 대부분 수용자는 교도관 지시에 충실히 따르고, 교도관 역시 수용자들을 권위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수용자 인권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자리잡힌 측면도 있지만, 재판을 받는 미결수가 대부분인 구치소에서 지시 불이행 등으로 ‘징벌’을 받으면 가중 형량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이명박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씨,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이곳을 거쳐갔거나 여전히 수용돼 있는 유력 인사들에게도 예외는 없다. 문제는 형량을 신경 쓰지 않는 중증 정신질환 수용자들이다. 동부구치소에 수용된 2400여명 가운데 정신질환 수용자는 152명이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상태가 심각해지면 외부 진료도 나가지만 일상 생활에선 정신의학 분야의 전문 지식이 없는 교도관이 대응해야 한다. 기자가 순찰하는 중간에도 ‘교도관에게 폭언한 수용자 발생’이라는 무전이 수차례 들려왔다. 올해 8월까지 전국에서 교도관에 대한 폭언·협박·폭행이 이뤄진 건수는 140건이다. 대개 징벌방 처분을 받는다. 한 교도관은 “현실적으로는 일일이 제재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정신질환 수용자에게 필요한 곳은 교정시설이 아니라 치료시설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치료감호 시설 증축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전국에 하나뿐인 공주치료감호소조차 인력난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공주치료감호소에선 11명의 의료진이 1021명의 수용인원을 감당하고 있다. 기자와 함께 근무를 하던 한 교도관은 “정신질환 수용자 문제는 집중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는 당사자들에게 특히 불행한 일”이라며 “그러나 정치권의 관심사는 교정 정책보단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만 쏠려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