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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고교 9시 등교 ‘말로만’

    새학기부터 인천지역 초·중·고교에서 ‘9시 등교’가 실시된 가운데 상당수 학교가 시교육청에 등교시간을 허위로 보고한 뒤 학생들에게는 각종 구실을 들어 조기 등교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전교조 인천지부에 따르면 인천시 부평구 M여고는 신학기부터 등교 시간을 오전 9시로 조정했다고 인천시교육청에 보고했으나 학생들은 이날 8시 20분까지 등교했다. 조기 등교에 따른 40분을 영어듣기 20분과 청소 20분으로 활용한다는 학교 측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연수구 D고는 이날 학생들의 등교가 오전 8시 10분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 S고는 성적단계별 특별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명목으로 특정 학생들은 7시 30분에 나오도록 하고, 나머지 학생들도 8시 10분까지 등교하도록 했다. 결국 이들 학교가 인천시교육청에 보고한 등교 시간은 시교육청의 등교 시간 정상화 정책을 따르는 것처럼 꾸민 ‘면피성’ 보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학생 수면권 보장 등을 위해 초·중·고교 등교 시간을 8시 40분∼9시로 조정하도록 일선 학교에 권고한 바 있다. 이 같은 권고를 무시한 학교는 대부분 사립으로 대학 진학률을 의식한 ‘반칙’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윤재균 전교조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아이들이 일찍 등교하면 수업시간에 졸아 오히려 학습효과가 낮아진다”면서 “사립학교의 편법들이 용인되기 시작하면 등교 시간 정상화 정책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강조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교가 보고한 것과 달리 학생들을 조기 등교시킨 것을 파악한 상태”라며 “실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인천도 ‘9시 등교’… 의견 수렴 내년부터 시행

    내년 신학기부터 서울지역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교시간도 오전 9시로 늦춰진다. ‘학생 수면권과 건강권 보장’ 등을 명분으로 내세운 ‘9시 등교제’는 경기도에서 지난 9월부터, 전북에서는 10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광주와 제주, 인천 등에서도 추진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 양상이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의 육아문제와 학생들의 학업성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해 서울지역 도입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일부 학교장들도 ‘권한 침해’라며 즉각 반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부터 서울의 초·중·고교 등교시간을 9시로 늦추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서울신문 8월 19일자 1면>. 9시 등교제를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돕고, 청소년기의 신체적 특성에 맞는 적절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도록 해 학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조 교육감의 주장이다. 시교육청은 9시 등교제를 먼저 시행한 경기도의 논란 사례를 감안, 토론회·공청회 등을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특히 각 학교 학생·학부모·교사의 여론조사를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70%, 학부모 20%, 교사 10%로 여론조사 비율을 반영하는 1안과 ‘학생 50%, 학부모 30%, 교사 20%로 반영하는 2안 중 어느 쪽을 제시할지 고심 중”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의결, 9시 등교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장은 여론조사 결과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 시교육청 측은 두 경우 모두 9시 등교를 선호하는 학생 비중이 높은 만큼 대부분의 학교에서 9시 등교제를 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조 교육감은 이날 초등학교 1·2학년의 숙제를 없애자고 제안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숙제가 대부분 학부모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부모 숙제’인 만큼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저학년의 경우 하루 일과 가운데 중간놀이 시간을 20~30분 확보하고, 서울시내 초등학생 77.2%가 들고 다니는 신발주머니도 없애기로 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길섶에서] 9시 등교/문소영 논설위원

    특목고, 자사고에 진학하지 않은 평범한 공립 고등학생인 우리 집 10대 청소년은 자정이 넘어도 잠자리에 들지 않아 골칫거리다. 술 약속이 없는 저녁이면 반드시 밤 12시 전에 취침하는데, 10대 청소년에게 잘 것을 늘 간청해야 한다. 1970년대 방영된 미국 드라마 ‘월튼네 사람들’처럼 방의 전등 스위치를 꺼주면서 “잘 자라”는 정겨운 취침 인사를 하겠다는 의도이나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인터넷 게임에 열을 올리는 10대는 자유로운 올빼미처럼 자정을 넘기길 원한다. 경기도 거주자인 탓에 추석이 지난 뒤부터 우리 집 10대도 오전 9시까지 등교한다. 30분이 늦어진 것으로 가족들의 오랜 생활 방식이 헝클어졌다. 10대는 등교가 늦어진 30분만큼 더 늦게 자려고 기를 쓴다. 아침 화장실을 사용하는 시간도 겹쳐져 북새통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초등학생은 오전 7시 15분에 등교용 스쿨버스를 타고 8시까지 등교한다. ‘9시 등교’가 학생의 수면권과 조식권을 보호한다는 논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 취침시간을 두고 질풍노도의 청소년과 실랑이를 계속할 생각을 하니 독립운동도 아니고 이런 갈등이 웬일인가 싶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경남교육청, 보충수업·‘야자’ 폐지

    경남도교육청이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 0교시 수업, 연구·시범·선도·지역중심학교 등을 내년부터 폐지한다. 교사들의 수업 외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생·학부모에게 자율성을 주기 위해서다. 박종훈 교육감은 11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학교 오전 9시 이전 수업 등 5가지 학교 업무를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같은 내용의 ‘학교업무 다이어트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이 프로젝트는 소모적인 전시성 행사나 대회,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관행과 관습의 구태 정책을 폐지하거나 줄여 교사들을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것으로 먼저 5가지 학교 업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오전 9시 이전 수업은 어린 학생들의 건강권·수면권·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금지하기로 했다. 중·고교의 획일적 보충수업은 학생들의 자율성과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따라 폐지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 수렴을 거쳐 과목과 학급을 편성할 방침이다. 고교의 강제적 야간자율학습도 폐지하는 대신 학생의 자발성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워 주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고교 0교시 수업은 학생의 건강권·수면권·행복추구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폐지한다. 연구학교 등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때 우선 적용, 시행착오를 예방하는 순기능도 있으나 효율성 등이 높지 않아 폐지하기로 했다. 박 교육감은 “현장의 정책제안을 받아 지속적으로 학교업무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이슈&논쟁] 초·중·고 9시 등교

    [이슈&논쟁] 초·중·고 9시 등교

    진보 성향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해 온 9시 등교제가 25일 드디어 시작됐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음달부터 관내 모든 초·중·고교에서 9시 등교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역시 내년부터 9시 등교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는 등 진보 교육감들이 공감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확산될 기미다. 찬성 쪽에서는 아이들이 충분히 잠을 잘 수 있고 부모와 함께 아침밥을 먹을 수 있어 인성교육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주장한다. 상당수의 학생들도 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발도 거세다. 등교 시간은 학교장 고유권한이고 맞벌이 부부가 많은 곳에서는 육아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또 줄어드는 학습시간만큼 학업성적 하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양측의 주장을 들어봤다.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贊> 청소년의 부족한 수면시간 보충… 부모와의 소통 기회 늘어 교육적 이준원 고양 덕양중학교 교장 등교시간 늦추기는 단순히 아침시간 30분의 여유를 주자는 제안이 아니라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에서 시작됐다.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비교육적이고 비정상적인 모습을 만들어 낸 삶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고치자는 말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기를 ‘대학입시’를 위해 인간임을 포기하는 때쯤으로 여겼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주중 평균 수면 시간은 중학생이 7.1시간, 일반계 고교생은 5.5시간에 불과하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의 10∼17세 권고 수면시간인 8.5∼9.25시간에 훨씬 못 미친다. 잠이 모자라는 학생일수록 흡연, 음주, 스트레스에 쉽게 빠져드는 것으로 나타나 수면이 학업성취뿐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런데도 비정상적인 교육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소화해야 할 수업시간 및 방과 후 학습량은 경쟁적으로 늘어나 유엔 아동권리협약의 이행권고를 받을 정도로 비인권적이다. 더 이상 아이들을 무한경쟁구조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몰고 간다면 스트레스 증가로 인한 우울, 무기력, 폭력적 성향은 커져만 가고 청소년기뿐 아니라 평생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확률도 적어진다. 우리나라 청소년 중 한 해 7만여명이 학교를 떠나고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실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등교시간을 늦춰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을 회복시키자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모와 소통하며 서로의 존재감을 따뜻하게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인성교육은 없다. 교육은 삶을 나누는 것이다. 부모나 교사의 삶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이되는 게 교육이지 종일 교실에 앉혀 놓고 문제풀이만 시키는 게 아니다. 오로지 대학입시 준비에만 올인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우리는 지금 세월호 참사, 군 병사들의 인권문제, 비윤리적인 정치인과 이기적인 재벌 등 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비교육적 행태의 결과들을 그대로 보고 있다. 시간의 효율성 차원에서도 우리는 등교시간의 타당성을 따져 봐야 한다. 학생들은 그 시간까지 왜 나와야 하는지 모른 채 등교하라니까 따른다. 대부분의 학교를 보면 1교시를 시작하기 30분에서 1시간 전에 먼저 등교하도록 규칙을 만들고 이 시간에 학생들은 독서, 자기주도학습, 인성교육 등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활동에 참여한다. 하지만 이 시간을 알차게 이끌어가기 쉽지 않다. 효과는 별로 없고 오히려 학생과 교사를 힘들게 한다. 더구나 적지 않은 학생들이 1교시부터 존다. 점심을 먹은 5-6교시에 조는 게 아니라 아침부터 조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 상태에서는 베테랑 교사라도 배움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등교시간을 늦췄더니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향상됐고 폭력과 각종 사고 비율이 뚜렷이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맞벌이 부부의 고충을 들면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등교시간을 늦춘다고 해서 일괄적으로 늦은 등교를 강요하는 게 아니다. 일찍 오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 각종 교육활동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면 된다. 이보다 등교시간을 늦췄을 때 가장 우려하는 측면은 아침 사교육의 등장이다. 만약 이런 식으로 등교시간 늦추기 문화가 변질된다면 ‘청소년들의 건강한 삶’과 ‘정상적인 가정문화 회복’이라는 소중한 가치는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이 돼 버릴 것이다. 늘 피곤한 우리 아이들을 조금은 쉬게 하자. 피곤한 청소년들이 자라면 결국 더욱 ‘피곤한 사회’가 된다. ■ <反> 등교시간 민주절차 거쳐 정해야… 수면·조식권 보장 기대 확신 못해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서울교대 교수 37년 전인 1977년 서울에서 중·고교 등교시차제(여름철 기준 중학교 9시, 고등학교 8시)를 시행한 바 있다. 동·하계와 중·고교로 나눠 학생들의 등교시간을 다르게 하는 제도다. 교육 목적보다는 출근시간의 혼잡을 덜기 위한 사회적 요인이 더 컸다. 그런데 막상 시행해 보니 많은 학생들이 정해진 등교시간보다 더 일찍 등교했다. 부모가 일찍 출근하고 난 후 집에 그냥 있기가 무료해 일찍 등교하는 현상이었다. 남학생 8시 20분, 여학생 8시 40분으로 성별 등교시간이 달랐던 시대도 있었다. 이처럼 예전에는 등교시간을 교육부가 일률적으로 정했지만 1998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학교 실정에 맞게 학교장이 정하도록 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9시 등교’ 정책으로 찬반 논란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쳐 학교 자율로 정해진 학생 등교시간을 9시로 일률화·강제화하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후유증도 우려된다. 첫째, 교육 본질과 학교 존재의 의미에 대한 숙고가 부족하다. 학교는 학생 중심적 교육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학생들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들어줄 수는 없다. 미성숙한 학생들의 판단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며 인내와 배려 등 다양한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 학교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 교육감은 학생 100%가 찬성한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찬성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반대하는 학생, 학부모, 교원들도 많다. 따라서 학생, 학부모, 교원의 객관적인 여론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재검토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과 현장성,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일이다. 둘째, ‘학생 건강을 지킨다’는 기대 효과성 검증이 부족하다. ‘등교 시간을 늦추면 아침밥을 먹고 잠을 더 잘 것’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들이 없어질 것’이라는 정책 효과를 제시하고 있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3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통계’를 보면 이러한 기대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등교 전 아침식사를 거의 매일 하거나 보통 하는 편인 학생 비율이 75.3%에 달한 반면 거의 하지 않는다(17%), 보통 하지 않는다(7.7%)는 비율은 24.7%에 불과하다. 현재도 상당수의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고 있다는 뜻이다. 잠이 부족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드라마, 영화 시청, 음악청취’, ‘채팅, 문자메시지’, ‘가정학습’ 순으로 응답해 9시 등교로 인해 수면권과 조식권을 보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절차적 민주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학생, 학부모, 교원은 물론 학교 교육과정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은 충분한 여론 수렴과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 당장 입시를 앞둔 고교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크다. 말로는 자율이라고 하지만 인사권을 가진 교육감이 나서서 강하게 주장하고 교장협의회를 소집해 ‘교육감의 뜻이니 따랐으면 한다’는 뜻을 전하는 것은 사실상 강제 시행이다. 넷째, 교육 법치와 학교 자율에 역행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수업의 시작과 끝나는 시각은 학교의 장이 정한다’고 학교에 위임했음에도 교육감이 강제하는 것은 법령 위배와 학교 자율성 침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찍 일어나 예·복습도 하고, 친구들과 우정도 나누고, 적당한 운동을 권장해야 한다. 교육적·법적·현실적 이유를 살펴봐도 9시 등교는 교육감이 강제할 사안이 아니다. 그 후유증은 바로 학생, 학부모, 교원 모두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 연예기획사 횡포 방지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법’ 윤곽

    연예기획사 횡포 방지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법’ 윤곽

    “‘그녀’가 죽었습니다.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상식이 깨진 연예계, 더 나아가 부조리한 사회에 모두가 분노했지만, 세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영화 ‘노리개’ 중) 연예기획사의 횡포를 막자는 이른바 ‘장자연 법’ 제정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연예계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법을 제정하자는 쪽은 2009년 3월 여배우 장자연의 죽음으로 자정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음성화된 성상납 문제 등을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고,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풍토를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 일정 요건 이상을 갖춘 연예기획사의 활동만을 허용하는 ‘등록제’를 추진 중이다. 현행 신고제에서 요건을 강화한 것이다. 반면 법 제정을 우려하는 쪽은 진입장벽을 높이게 되면 기존 연예기획사들의 기득권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장자연 법’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새누리당 박창식 의원이 지난 2일 공동으로 연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 지원법’ 공청회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의 핵심은 대중문화 제작업과 기획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예기획사 등록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필터링을 거쳐 등록된 연예기획사는 행정기관의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장자연이 소속됐던 연예기획사나 그간 문제를 일으킨 연예매니지먼트 회사 대부분이 일정 규모 이상을 갖췄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을 높이는 등록제가 어느 정도 유효하겠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행정지도가 실효성을 띨 수 있느냐는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연예기획사는 1000여개에 이른다. 현행법상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별도의 설립요건이 없다. 제정 법안은 일정 자본이나 전문성을 가진 사업자만 시장진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법안은 또 열등한 위치에 놓인 여성 대중문화예술인(연예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형법상 강간죄나 강제추행죄와 별도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했다. 제17조 ‘금지행위’는 대중문화예술사업자나 제작진이 연‘예인에게 ‘이익의 제공’이나 ‘약속’ 또는 ‘불이익의 위협’을 통해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황승흠 국민대 법학부 교수는 “기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선 연예인이 (캐스팅 등) 특정 이익과 관련된 성행위를 할 경우 성을 파는 행위로 치부됐고, 연예인이 먼저 은밀한 성행위 알선을 입증해야 알선자 처벌이 가능했다”면서 “새 법에선 처벌 특례조항을 둬 피해 연예인이 면책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안은 만 15세 미만 청소년이 대중문화예술에 종사하면 일주일에 35시간 넘게 일하지 못하게 해 학습권, 휴식권, 수면권 등을 보장했다. 표준계약서 보급, 정기적 산업 실태 조사 등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2년 공정거래위가 일정 기준을 제시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졌다”면서 “등록제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여성 연예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와 경제적 착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예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아이돌그룹 SS501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김형준은 “가수로서 꿈을 키울 무렵 기획사를 발로 찾아다니며 오디션도 보고 길거리 캐스팅도 됐다. 당시에 사람들이 했던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등록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공진 연예매니지먼트협회 부회장도 “‘장자연 사건’ 이후 관련 협회 간 논의가 이뤄졌으나 이견이 많았다”면서 “현실과 법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등록제가 필요하고, 연예 매니저와 사업자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연기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기자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회의 온갖 모순이 함축된 연예계의 풍토를 바로잡기 위해선 연예기획사를 비롯한 방송사 등 사회 구성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이뤄진다는 연예인의 성상납과 관련해선 사회 고위층 등 수요자를 직접 처벌하는 특례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원로 연기자도 “문제의 본질은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법의 구제를 받기 전에 사회적 강자들로부터 보복당한다는 데 있다. 제보자의 신원을 지켜주는 등 보다 현실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 시대] 밖에서 본 한국, 안에서 본 한국/장홍 프랑스 알자스주 정부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밖에서 본 한국, 안에서 본 한국/장홍 프랑스 알자스주 정부개발청 자문위원

    이런저런 일로 유럽의 지인들과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자주 있다. 처음 공항에 내리면 한국의 깨끗함과 현대화에 모두 놀란다. 어쩌면 그들이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실제 본 한국의 모습이 훨씬 발전했기 때문에, 그 놀라움은 더 극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한국의 첫인상은 체류기간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그 양상을 달리하는 것 또한 나의 경험상 보편적이다. 어느 날 강남의 한 거리를 걷다, 문득 나를 당혹스럽게 하는 말을 툭 던진다. “한국의 인도를 걸으면 술 취한 것 같아.” 아니면 강북의 어디를 지나다 전봇대에 어지럽게 뒤얽힌 전깃줄을 보고는, “한국은 날마다 기적인 나라야.”, 뭐 이런 식이다. 그들에게 강남의 보도블록은 너무나 울퉁불퉁하게 깔려 그 위를 걸으면 마치 술에 취한 것 같고, 강북의 전깃줄 상태로 보아 매일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만큼 예측이 어려운 나라란 의미도 숨어 있으리라. 10여년 전의 일로 기억된다. 하루는 저녁 시간에 내 호텔방에 찾아온 한 친구가 “밤이 되니 서울은 거대한 공동묘지 같다.”라는 말을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영문을 모른 나는 무슨 말이냐고 반박하듯 물었다. 그의 대답인즉, “보라, 저 많은 십자가를.” 그러고 보니 서울의 밤하늘은 온통 붉은 네온의 십자가로 넘실거렸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하여튼 그 프랑스 친구의 눈에는 이런 광경이 무척 황당했던 것만은 분명했다. 언젠가부터 교회의 십자가 네온사인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져 나왔다. 수면권 침해라는 것이다. 한번은 프랑스 의사와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가봉에서 슈바이처 박사의 마지막 조수였으며, 가장 많은 전쟁터에 의료 시술을 나간 의사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좀 색다른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의 안테나에 잡힌 한국인의 모습은 스트레스 덩어리였다. 골목마다 늘어선 식당에서 시도 때도 없이 먹어대는 사람들을 보고 그가 내린 결론이다. 그러면서 “현대인의 병, 특히 암의 90% 이상이 스트레스로부터 오는데….”라며 걱정을 덧붙였다. 이런 일도 있었다. 업무상 한국을 자주 방문했던 한 프랑스 친구는 거리가 무척 깨끗하고 게다가 노숙자들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매우 의아해했다.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정부가 억지로 감추지 않나 하는 의심을 풀지 않은 채. 그러다 IMF 사태가 터지고 거리에 처음으로 노숙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을 본 그 친구는 기쁨(?)에 넘쳐 외쳤다. “드디어 한국 사회도 인간화가 되어 간다!”라고. 지금 그 친구가 서울역 지하도를 지나면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인간화되었다고 좋아할지, 걱정할지 모르겠다. 한국이 스포츠 강국이란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비롯해 최근 런던 올림픽에서 보여준 한국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유럽의 전통적 스포츠 강국들인 독일과 프랑스를 제치고 금메달 13개를 쓸어담으면서 당당히 5위란 위업을 달성했고, 이에 국민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열광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받은 영광스러운 메달에 어두운 이면도 있어 보인다. 축구를 제외하면 유럽의 선수들은 정상적인(?) 생활인이다. 정상적인 학업을 이수하고, 정상적인 직업을 수행하며 운동을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실정은 어떤가? 어릴 때부터 자신이 하는 운동에만 전념한다. 삶의 다른 양상들은 본의든 아니든 희생되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메달 제조기를 양성하는, 다분히 비인간적인 시스템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정상적인 사회란 속과 겉이 크게 다르지 않은 사회가 아닐까. 애써 밝은 부분만 드러내려는 사회는 속으로부터 곪은 사회가 아닐까. 사회의 안팎에 숨어 있는 어두운 부분을 감추려 하지 않고 공론의 장으로 끌어낼 때, 사회는 밝아지고 발전할 것이다.
  • 김학선 일문일답…“아이돌 음악, 빌보드에 꿇리지 않아”

    김학선 일문일답…“아이돌 음악, 빌보드에 꿇리지 않아”

     →음악으로 글 쓰면 산 지 12년 된거죠? 고교까지 대전에서 다니시고?  -대학까지 대전에서 다녔어요. 레코딩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어요. 딱히 그것 때문은 아닌데 전자공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중도에 그만 두고 서울 올라와 어디를 들어가네마네 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날 바로 쌈넷 쪽에서 연락이 와서 면접을 보러 와라고 해요. 보러가서 내일부터 당장 나올수 있냐 해서 약간 그날 밤에 하루 동안 고민하고 이것도 재밌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된 거지요. 처음 쓰는 글이라 전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박준흠(46) 선배가 독특한 시각이 좋았다고 나중에 얘기하더라고요.  →먹고 사는 걱정은 없으신가요?  -걱정을 많이 하는데 워낙 어렸을 때부터 적게 벌고 적게 쓰자, 그리고 내 시간을 많이 갖자, 그런 생각을 많이 갖고 있어서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또 워낙 제가 생활력 같은 게 없어서. 그런 게 굉장히 답답하고, 제가 빨리빨리 움직이는 스타일은 아니라서요. 그냥 저 혼자 먹고 살 수는 있을 것 같고, 결혼 같은 거는 워낙 안해도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최저생계비는 버시나요?  -그게 달마다 달라서요. 많이 벌 때는 좀 벌죠, 심사위원 같은 거 하면 20, 30(만원)씩은 받거든요. 많이 버는 달은 축적을 해놓았다가 쓰고. 어렸을 때부터 부잣집은 아니었지만 또 크게 어렵게 자라지는 않아서 현실인식 같은 게 없는것 같아요. 돈이 떨어져도,그냥 그런가 보다 넘어가고 그렇게 살았던 거 같아요.  →한달에 음반 구입은 어느 정도?  -예전에는 진짜 많이 샀었는데 요즘은 그러지 않고요 30? 20,30(만원) 정도 사는 것 같아요. 많이 받는것도 있고...보내 달라 그러면 보내주시는데 성격상 말을 잘 못해요. 미안하니까. 그래서 보내주시면 감사히 받고 있지요.  ♣H이 책은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이 왔나요?  -그쪽에서 먼저 제안했어요. 작년 7,8월? 아무튼 여름이었는데. 편집자께서 이런 걸 냈으면 좋겠는데 필자가 누가 좋을까? 보시다가 제 글을 보고 본인이 원하는 필자를 너무 쉽게 찾아 반가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안 쓰겠다고 했어요. 이런 책이 너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제가 그때 따로 쓰고 싶었던 책이 있었거든요. 한국 헤비메탈의 역사를 정리하는 책이 제 첫 책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편집자께서 그런 책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 또 막상 생각을 해보니 그런 책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책의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시는지, 출판사와 약간 핀트가 달랐던 거 같은데?  -원래 쓰려던 책과 공통분모가 있기는 한데. 출판사 쪽과 제가 중요시하는 게 달랐던 것 같아요. 편집자가 제목을 얘기하길래 너무 당황했어요. 처음에. 별로라고 말씀드렸는데 하도 제가 그러니까 마지막에 다른 거 생각을 해보자 했지만, 결국 광고팀이 주장하고 출판사 권한이란 게 어쩔 수 없는 대목이 있어서.그렇게 된 겁니다. 아이돌 부분도 원래 맨 마지막에 들어갈 내용인데 출판사 쪽에서 앞으로 빼자고 해서 들어줬고 그런 부분 빼면, 뮤지션이나 앨범 고르는 건 다 제 뜻대로 했고요. 제목이 미세하지 않아서 불만이지만, 그런 부분 빼면 제가 쓰고 싶은대로 다 썼어요. 마지막에 시간에 쫓겨서 아이돌 부분을 성실히 못 쓴게 마음에 걸리고 그래요.  →책을 보고는 ‘아이돌 음악, 저건 음악이 아니야, 잘 기획된 상품일 뿐이야.’라고 너무 쉽게 매도하지 않았나 이런 반성을 하게 됐어요.  -아이돌 음악이 훌륭하다는 데 제 주위의 글 쓰는 친구들 모두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본적인 전제로 깔고 있는 건데요. 그렇지만 그 음악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놓고 의견이 갈립니다. 인피니트 멤버랑 비스트 멤버랑 바꿔놓아도 하나도 음악이 달라지는 건 없거든요.  때문에 아이돌 음악의 주체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혼돈된 상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아이돌 그룹들의 음악과 빌보드 차트에 오른 음악을 비교해도 하나도 꿇릴 게 없는 훌륭한 음악이거든요. 멜로디나 비트로나 뭐든지요.  YG 패밀리 쪽을 좋게 평가하는 편인데 최소한 그 친구들의 색깔과 음색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아이돌 그룹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지요. 태양은 최소한 자신이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알고 그걸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압니다. 따라서 제가 바라는 건 아이돌 그룹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살렸으면 하는 겁니다.  →70,80년대 음악과 2010년대의 음악을 한 맥락으로 연결하려 하다보니 아이돌 음악을 너무 띄워준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지도 모르겠어요. 음악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공통된 하나의 분석을 모아나가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 생각도 드는데요.  -한국음악상 심사회의 할 때도 예전에는 아이돌 음악은 언급도 안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빼면 반발이 심할 정도로 그들의 음악 수준은 손색이 없어요. 작년에 각종 웹진이나 연말 시상식 할때도 f(X) 음악은 다 상위권에 올랐어요. 그 음악의 주체가 SM이냐 f(X)냐의 문제지 그 음악 자체는 궤도에 올랐고 수준이 높아요. 그저 음악의 수준으로만 따지면 크게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책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가 게을러서 원래 지난 연말에 내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늦어진 저의 게으름이 가장 큰 문제였죠. 처음 제의를 받았던 시점이 해외에서 K팝 열풍이 막 시작되던 상황이라 연말에 내자고 하셨어요. 당시에는 해외판도 내보자는 얘기도 있었고요. 출판사 사장님도 너무 관심을 가지셔서 2주마다 한번씩 진행상황 보고하라고 할 정도였어요. 전 출판사와의 게약 기간을 3~4개월 정도 늦추는 건 일상화됐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마감 독촉이 이어지고 편집자들도 압박을 받고 또 그게 제게 전달되고 하니 힘들었죠.  →이 책을 세대별로 다르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오디션 부분에서도 나오지만 70년대를 살았거나 80년대 음악을 들은 사람들에겐 ‘맞아. 이런 분위기였지.’ 돌아보게 만들고 아이돌 음악에 빠진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이런 음악에 뿌리가 있었구나.’ 느끼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화두로 세대간의 장벽이 허물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취지를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중점을 둔게 요즘 어린 친구들이, 책 제목도 그래서 나중에 괜찮겠다 용인할 수 있었는데요. 책 제목에 ‘낚여서’ 읽더라도 어린 친구들이 ‘그때 그런 좋은 음악이 있었구나. 한번 들어보아야겠다.’ 생각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정말 훌륭한 음악가들이 있었음도 알려주고 싶었고요. 중장년층은 거의 음악을 놓고 계시잖아요.  예를 들어 ‘TOP밴드’ 프로그램 보면서 안타까웠던 게 30~40대들이 많이 찾는 포털 다음에 제 글 같은 거 올려놓으면 댓글이 달리는데 내용이 ‘왕년에 이런 음악을 좋아했지.’ 그러고 마시는 거거든요. 그런데 조금만 눈을 돌리면 얼마든지 그런 음악들이 있는데 그런 거를 전혀 찾지 않고 노력조차 않고 ‘요즘 음악 들을 게 하나도 없어.’ 이러시니까.  제가 가장 타깃으로 삼았던 것은 어린 세대들에게 이런 좋은 음악이 있었다는 걸 알려주고 나이 있는 분들에게는 지금도 그네들이 좋아하던 음악처럼 좋은 음악이 계속 생산되고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거지요.  →K팝이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를 정확히 짚어냈다고 생각하시는지?  -글을 쓰느라 자료를 많이 찾았는데 해외 팬들 반응을 보면 다 비슷합니다. 음악을 잘 만들었고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연습생 문화가 낳은 군무라던가 퍼포먼스 그 정도 선에서밖에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다만, 그 음악의 주체가 누구이냐에 대해선 헛갈리는 부분이 있고요.  →그럼 연습생 문화는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인가요?  -우리처럼 이런 곳이 없지요. 르몽드나 BBC 같은 데서 하도 ‘까니까’ 우리도 청소년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학습권이나 수면권 보장하려고 많이 고치고 있는데 외국은 아이돌 시장이 거의 없어요. 사라진 장르입니다. 뉴키즈온더블록 이후 없고, K팝이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거나 하지도 않을 겁니다. 조금 부풀려서 얘기하는 경향도 있는데 틈새시장 같은 거, 말하자면 케이팝 시장은 틈새시장이라는 겁니다. 그걸 노려서 조그만 블록 같은 것을 형성하고 꾸준히 마니아를 양성하고 애호가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하겠지요. 그런 걸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요.  →아티스트 위주로만 책을 풀어나가니까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 세센맨, 프로듀서, 엔지니어 이런 부분들에 대해 계보학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분량 문제 때문에 그랬죠. 2년 전에 심성락씨가 앨범을 냈을 때, 아마 제가 제일 먼저 연락을 했을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니까. 어렸을 때부터 음반 보면 세션을 누가 했고 이런 것들을 살펴보곤 했거든요.  →이 책보다 얇고 질이 낮은 책들도 2만 5000원은 거뜬히 넘기는데 책값을 참 싸게 매겼는데.  -츌판사에서 청소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기획된 것이었어요. 그네들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싼 가격으로 책정했고요. 편집자도 이 책을 많이 파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 책이 너무 좋다는 거예요. 저도 딱히 그 부분에 대해서 불만은 없고요.  →제 얘기는 노동에 대한 대가가 빈약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제가 어떻게 보면 모자란 구석일 수도 있는데요. 제가 주장을 잘 못하는 편입니다. 사람 자체가 워낙 불만도 없고 얘기도 잘 못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많이 팔리면.  →많이 팔렸나요?  -잘 모르겠어요. 출판사가 기대한 만큼은 아닌 것 같은데. 원래 음악 관련 서적은 1쇄 2000부만 팔려도 잘 팔렸다고 하는데 출판사에서 3000부를 찍는 바람에 아직 2쇄를 찍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꾸준히는 나간다고 하더군요.  →책과 블로그를 연결하는 아이디어는 누가 냈나요?  -편집자께서 그렇게 주문하셔서 따랐습니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다.  -힘들긴 했지만 재미있게 했습니다.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 같은 일을 하시는 분들의 반응은?  -앞에 있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다들 좋게 얘기해주셨어요. 잘 읽힌다고들. 글을 쓰면서 쉽게 쓰자, 간결하게 쓰자, 외래어를 되도록 쓰지 말자고 하는 편입니다. 한겨례 신문에서 근무할 때 영향도 많이 받고 그런 훈련도 쌓았던 것 같습니다. 의외로 함께 음악에 대한 글 쓰는 친구나 선배 중에도 제가 걱정했던 제목이 괜찮다고 해주시고요.  →주변에서 책을 이렇게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분은 안 계신가요?  -딱히 없습니다.  →혹시 분량이라던가, 시간 문제로 빠뜨린 뮤지션은 없었나요?  -책을 끝나고 아차했던 게 김두수씨를 빼놓은 겁니다. 많이 알려진 바 없지만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음악사에 큰 영향을 끼치신 분이잖아요. 이런 분들을 알려야한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미디어에게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예를 들어 갤럭시 익스프레스라는 밴드가 지난해 반응이 좋아 올해도 미국 공연을 했는데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뉴욕 타임스는 메인 페이지로 다뤘어요.  그런데, 굉장히 좋은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다르게 화제가 되지 않았어요. ‘나가수 시즌 2’에 나와 뜬 국카스텐 또한 좋은 밴드였고 지속적 활동을 하는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그 프로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이름 없었잖아요. 미디어가 이러한 부분에 조금만 더 신경써주었으면 합니다. 우리 음악산업이 너무 아이돌 시장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조금만 눈을 돌리면 좋은 음악이 그렇게 많이 있는데 아쉬운 일입니다. 인디 밴드들이 해외 진출도 하는 마당에….  →뒤 커버에 보면 한대수 선생이 추천사 비슷한 것을 썼던데.  -몇번 인터뷰한 인연으로 부탁드린 건데 죄송스러웠지요. 워낙 몸이 안 좋으셨던 것 같아요. 양현석 씨에게도 써달라고 했는데 너무 바쁘다고 해서 안됐고요. 그런데 홍보 동영상 찍겠다고 하니까 YG 쪽에서 의외로 쉽게 허락해주시더라고요. 책 내용 배경으로 깔고.  →그럼 헤비메탈에 관한 책 말고는 어떤 계획이?  -워낙 계획 없이 사는 사람이라 그런 건 없어요. 아까 말씀드린 북노마드(문학동네 계열)에서 기획하고 있는 뮤지션 시리즈 일환으로 송골매 책이 올해 안에 나올 것 같고요. . 헤비메탈 관련 책은 워낙 게을러서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내후년에 그 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지역인재 육성 필요…학원규제 땐 경기위축…지자체 어긋난 ‘교육지책’

    지역인재 육성 필요…학원규제 땐 경기위축…지자체 어긋난 ‘교육지책’

    학원에 기대고… 수도권 유명강사 초빙 놀토 등에 심화 학습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인재 육성과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 유명학원 강사까지 초빙, 과외수업에 나서고 있다. 차별화된 수업을 찾아 다른 지역 명문고로 진학하는 지역의 우수 학생들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충북 충주시는 6억원을 들여 이달부터 서울 종로학원, 허브에듀학원과 손잡고 내년 2월까지 금요일 야간과 토요일 오전 등 매주 총 4시간씩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대상은 관내 5개 남녀 일반계 고교생으로 학년별로 상위 5% 성적 우수학생 240명이다. 남학생들은 충주고, 여학생들은 충주여고에 모여 1년 동안 언어, 외국어, 수학, 논술수업을 받게 된다. 학생들은 연간 25만원만 부담하면 4과목을 다 듣을 수 있다. 제천시는 인문계고 4곳에서 추천받은 성적 우수자 101명과 중학교 6곳에서 시험으로 뽑은 3학년 31명을 대상으로 4개 과목 주말심화 학습반을 만들었다. 강의는 서울 종로학원 강사진이 맡는다. 중3 학생은 매주 토요일 제천 평생학습센터에서, 고교생은 매주 금·토요일 제천고와 제천여고에서 남녀로 나눠 수업을 듣는다. 시간당(50분 수업) 강사료는 20만원에서 30만원 사이다. 학생 부담은 없다. 2008년부터 성적상위 20% 이내 인문계고 학생들을 위해 주말 유명 학원 강사를 초빙해 보강수업을 진행해 온 전북도는 올해는 중학교까지 이 사업을 확대한다. 현재 시·군별로 공고를 내 올해 수업을 진행할 학원을 물색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이 수도권과 광주지역 소재 학원들이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예산을 들여가며 학원강사를 투입하는 것은 인재 유출로 인해 낮아진 명문대 진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충주는 해마다 전체 중3 학생 2700여명 가운데 30여명이 청주 과학고, 공주 한일고, 전주 상산고 등 인근의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로 떠나고 있다. 중3 학생이 1800여명인 제천은 올해 14명이 다른 지역의 우수학교로 진학했다. 전통 명문인 충주고의 경우 SKY(서울대·고대·연대) 진학생이 지난해 12명에서 올해 6명으로 줄었다. 제천고는 2009년 6명이 SKY에 들어갔지만 올해는 겨우 2명이 합격했다. 하지만 유명 강사들의 특별수업이 사교육을 부추기고 학생 간 위화감 조성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 오산시는 이런 비판 때문에 2010년 시작한 고교생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1년 만에 중단했다. 이에 대해 제천시 김정수 인재육성담당은 “일부에서 부작용을 걱정하지만 취지를 공감하는 이들이 더 많다.”면서 “제천시는 하위 90%에 해당되는 학생들의 성적이 30% 이상 향상되면 1인당 1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나머지 학생들의 학습동기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학원 눈치보고… 시·도의회 ‘심야교습 제한’ 수년째 상정 못해 정부가 추진 중인 ‘학원 심야교습 제한’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전국 시·도의회가 학원단체 등의 눈치를 보면서 관련 조례안 상정을 수년째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6월부터 학생의 건강·수면권 보장과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학원의 심야 교습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제한할 것을 각 지자체에 권고하고 있다. 그 결과 서울과 경기, 광주, 대구 등 4곳은 정부의 방침대로 오후 10시까지로 학원운영시간을 제한했다. 나머지 12개 지역의 학원 교습 제한 시간은 밤 9시부터 12시까지 제각각이다. 지역 가운데 전남, 인천, 제주, 경북의 경우 초·중학생은 최대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는 반면 고교생은 밤 12시까지 허용하는 등 학원운영 시간을 초·중·고교생별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충남, 강원, 울산 등은 학원영업 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를 올 상반기 상정할 방침이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부산, 대전, 충북, 전북 등 4곳은 상정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대다수 시·도의회가 심야 교습 시간 제한에 소극적인 것은 학원단체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학원단체는 심야 교습 시간을 밤 12시에서 10시까지로 제한할 경우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밤 10시까지 학원운영시간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시교육청이 2010년 제출한 ‘학원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심사를 3년째 미루고 있다. 학생 건강권 보호와 학업부담 감소, 사교육비 절감 등을 위해 조례를 개정하자는 ‘조례 개정 찬성론’과 학원강사들의 일자리창출, 상가들의 공실 발생 우려 등 지역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개정 불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는 사이 이 지역에서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밤 12시까지 학원을 다니느라 건강을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도의회는 2010년 10월 도교육청에서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자고 한 조례를 자체 수정해 밤 12시까지 허용하는 현행 안으로 심의 의결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오는 6월쯤 초·중·고교별로 차등 제한하는 개정조례안을 다시 도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청소년 연예인 과다노출 금지

    앞으로 연예매니지먼트 회사들은 청소년 연예인에게 과도한 노출이나 선정적인 행위를 요구해서는 안 되며, 학습권·휴식권과 같은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청소년 연예인들의 인권 보장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 계약서’에 반영, 표준전속 계약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계약서는 제18조에 아동·청소년 보호 조항을 신설, 1항에 연예매니지먼트 회사는 아동·청소년 연예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학습권, 인격권, 수면권, 휴식권, 자유선택권 등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한다고 규정했다. 2항에서는 연예매니지먼트사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연예인의 연령을 확인하고 아동·청소년의 경우 영리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과다 노출이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표현 행위를 요구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또 3항에는 아동·청소년 연예인에게 과도한 시간에 걸쳐 대중문화예술 용역을 제공하게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공정위는 이번에 개정한 표준전속 계약서를 관련 사업자와 사업자단체에 통보하고 이를 사용할 것을 적극 권장할 방침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경찰, 야간 도로행진 금지…1일부터 집회 엄정대처

    경찰은 다음달 1일부터 야간집회가 허용됨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리하되 행진이나 도로 점거 등 ‘시위성 행동’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29일 전국 지방경찰청 경비·정보·수사기능 연석회의를 소집해 야간집회 관리대책을 논의하고 집회 참가자와 경찰의 안전을 최우선 관리하기로 했다. <서울신문 6월28일자 12면> 경찰은 야간집회가 주간집회에 비해 휴식 및 수면권 등 사생활 평온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주간집회보다 더 엄정하게 법에 따라 관리할 계획이다. 또 야간시위는 여전히 금지인 만큼 도로행진 등 명백한 시위행위는 현행과 같이 계속 금지하기로 했다. 경찰은 우선 야간집회 신고접수 단계부터 야간시위에 해당하는 행진 등이 있으면 접수를 반려하고 재접수 때도 시위행위가 있으면 금지통보하기로 했다. 또 집회 현장에는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이를 벗어나는 대열을 차단하는 한편 불법시위용품 소지, 도로 점거, 행진, 공공기관 점거, 오체투지, 삼보일배, 고공농성 등 판례상 시위로 규정된 행위는 모두 차단하기로 했다. 경찰관 폭행, 경찰장비 손괴 및 탈취 등의 불법폭력 행위는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할 계획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시내 학원 심야 교습 자율화 될듯

    서울시내 학원의 심야 교습시간 제한이 철폐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는 12일 학원의 심야 교습시간에 규제를 없애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연희 교육문화위원장은 “새 정부의 방침이 규제를 철폐하는 것”이라며 “학부모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학원 교습시간을 정하게 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청소년위원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육단체는 청소년의 휴식권·건강권·수면권 등과 충돌해 신체·정신적 성장 발달을 저해하고 졸음과 집중도 저하로 학교수업 충실도가 떨어진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교조 현인철 대변인은 “학원 교습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 학원의 횡포에 학부모가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이라며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사교육비 절반’인데 오히려 그와 반대로 가며 공교육을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 [생각나눔뉴스] 잠 못드는 이웃 잠을 잊은 이웃

    “운동기구 설치해 주세요.”“잠 좀 잡시다.”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떨치는 가운데 한밤중까지 주택가 인근에서 운동을하는 주민들이 늘어 서대문구가 골치를 앓고 있다. 운동기구를 설치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는가 하면 운동 소음에 밤잠을 설친다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동명여중 담벼락 인도에 최신 운동기구 설치 12일 서울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5일 서울 천연동 동명여자중학교 담벼락 옆 인도에 ‘밤 10시 이후에는 운동 기구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팻말을 내걸었다. 이곳에 설치된 5대의 운동기구에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주민들이 몰려 인근 주택가 주민들이 ‘잠을 잘 수 없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곳에 운동기구가 설치된 것은 지난해 10월. 서대문구는 2003년부터 구민들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신기종 운동기구 설치 작업을 시작,33곳에 모두 167개의 운동기구를 설치했다. 대부분 홍제천변, 안산 등 강가나 산에 놓았지만 자연 녹지와 거리가 상당히 먼 천연동의 경우 ‘쉽게 들를 수 있는 곳에 놓아 달라.’는 주민들이 많아 동명여중 담벼락 옆 인도에 운동기구를 설치했다.이에 따라 2차선 도로변 폭 4.2m의 인도에 ‘크로스컨트리’‘롤링 웨이스트’ 등 운동기구 5대가 놓였고, 운동 기구가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용자 수는 점점 불어났다. 인근에 동명여중이 있는 것도 사람이 몰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그런데 겨울에는 밤에 운동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다 창문도 닫아둬 큰 문제가 없었으나 날씨가 더워지면서 민원이 불거졌다. 열대야를 피해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운동기구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심야이용 늘어 소음에 인근주민 큰 불편 천연동 141 주택가에 사는 김모(52)씨는 “운동하려는 사람들의 말만 듣고 구청이 주택가 옆 인도에 운동기구를 놓을 수 있느냐.”면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편의보다는 주민들의 수면권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주일에 세번 정도 이곳을 찾는다는 주민 정모(36)씨는 “퇴근을 하고 돌아와 운동을 하다 보면 보통 11시를 넘기게 된다.”면서 “운동 소리보다 차 소리가 더 시끄러운데 운동만 막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서대문 관내에 ‘운동 소음’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곳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홍은3동 백년근린공원, 홍제4동 무궁화 동산에도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대문구는 이곳에도 ‘밤 운동을 자제해 달라.’는 팻말을 붙였다.또 공원의 경우 밤 10시 이후에는 보안등을 제외한 가로등을 모두 꺼 운동을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야밤 운동열풍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서대문구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운동기구가 유용하다며 좋아하고 한쪽에서는 시끄럽다고 항의해 난감하다.”면서 “강제로 운동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주민들이 스스로 야밤 운동을 자제하고, 운동을 하더라도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 “밤10시~오전5시 수면방해땐 위자료 줘야”

    “밤10시~오전5시 수면방해땐 위자료 줘야”

    주택가 공장에서 야간에 발생하는 소음과 악취로 주민이 수면권과 휴식권을 침해당했다면 공장측은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고 야간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부장 한명수)는 14일 서울 성동구 공장밀집 지역에 사는 이모씨가 옆 건물에서 직물염색 공장을 운영하는 임모씨를 상대로 낸 야간작업금지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그동안 소음 및 악취 피해에 대해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고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작업을 중단하라.”고 판결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2000년 4월부터 가처분결정으로 가동이 중단된 2001년 12월까지 공장의 소음·악취로 원고가 집에서 휴식과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원고의 부인은 스트레스성 적응장애와 불안신경증 등으로 고통을 겪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의 공장이 준공업지역에 있고,공장운영을 제한할 경우 피고의 피해도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7시간은 이웃간에 서로 참아야 할 범위에 속한다.”고 말했다.당초 원고는 공장의 작업중단시간으로 매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12시간을 요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수면권과 휴식권은 국민의 기본권인 행복추구권에 속하는 만큼 야간작업 금지는 당연한 법적 결론”이라면서도 “핵심 쟁점인 휴식과 수면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시간을 정하는데 원고의 행복추구권뿐 아니라 피고의 영업권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금지시간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1989년 5월 준공업지역인 서울 성수1가에 집을 짓고 살아왔으며,2000년 4월 피고가 옆 건물에서 염색공장을 가동하여 소음과 악취가 발생하자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재정신청을 내는 등 분쟁 끝에 소송을 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숙면권(외언내언)

    소음의 정의는 「인간이 원하지 않는 소리」다.왜 원하지 않는가.구체적으로 두가지 위해가 있기 때문이다.하나는 음향을 뇌로 전달하는 미세한 모세관을 파괴해서 귀머거리를 만든다는 것이다.대포 폭발음은 수천개의 모세관을 파괴한다.그리고 파괴된 세포는 결코 재생되지 않는다.미국재향군인회에는 포성으로 청각을 잃고 종신으로 보상금을 받는 회원이 5천명을 넘는다. 미국의 저명한 귀학자 새무얼 로슨은 60년대 아프리카 오지에서 「1백10m 떨어진 곳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화하는 소리」까지 충분히 들을 수 있는 토인을 발견하고 실험을 한 적이 있다.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모세관을 잃고 성능이 떨어진 귀로 살고 있는지를 깨우쳐주었다. 또 하나의 위해는 심리적 영향이다.문을 여닫는 소리,자동차 배기음,행상인의 종소리 같은 대수롭지 않은 소리도 어떤 사람에게는 감정을 폭발시키고 정서불안상태를 만들며 불면증에 이르게 할 수 있다.70년대초 프랑스 연구에는 신경질환자의 70%가 소음에 원인을 갖고 있다는 분석을 한 것도 있다.심리학자들은 록음악을 듣는 것은 음을 듣는 것이 아니라 소음에 마비되는 것을 뜻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굴착소음이 1백㏈,인간이 고통을 느끼는 경계선이 1백20㏈인데 록음악은 1백30㏈.그럼에도 몇시간씩 록을 듣고 앉아 있을 수 있다면 이는 마비를 통한 마약적 효과라는 것이다. 25일 소음에 관한 두 건의 뉴스가 있었다.하나는 대법원이 26일부터 법정에서 삐삐」소음을 내면 최고 1백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것.또 하나는 서울민사합의부가 새벽2시까지 볼링장영업을 한 업소에 「소음 및 진동방지시설을 제대로 하지 않아 소송인에게 정서적 안정과 수면을 방해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5백만원의 배상을 하도록 한 판결이다.삐삐소리의 법적 예규와 볼링장소리의 「수면권」인정은 우리 소음관의 바른 진전일 수 있다. 사방에 난무하는 모든 소리에 어떤 권리를 요구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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