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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대통령 하야·탄핵 사례

    닉슨, 워터게이트 ‘거짓말’로 사임 獨 불프, 저금리 대출 드러나 사퇴 호세프, 회계장부 조작 혐의 탄핵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또는 하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전 세계 대통령의 사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20세기 이후 불명예 퇴진한 전 세계 대통령은 15명이 넘는다. 이들 대부분은 남미 지역 국가 출신이지만 정치 선진국인 미국과 독일에서도 나왔다. 브라질과 이스라엘에서는 각각 두 명씩 있었다. 이들의 퇴진 이유는 부정부패와 부정선거, 회계장부 조작, 성추행 등 다양했다. 미국의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1913~1994)은 미국 최대 정치 스캔들인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사임했다. 이 사건은 대선 기간이던 1972년 6월 닉슨 측 공작원 5명이 워싱턴DC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사무실에 설치한 도청 장치를 수리하려다 발각돼 알려졌다. 닉슨 대통령은 이듬해 6월까지도 자신의 개입 사실을 부인했지만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녹음 내용이 공개되자 의회가 탄핵안을 준비했고 결국 스스로 권좌에서 내려왔다. 대통령을 이어받은 부통령 제럴드 포드가 그해 9월 그를 사면해 처벌은 면했지만, 평생을 국민의 따가운 눈총 속에 살아야만 했다. 빌 클린턴(70)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에 대한 위증 혐의로 1998년 12월 하원에서 탄핵 소추됐다. 1999년 2월 상원에서 탄핵안을 부결시켜 간신히 대통령 자리는 지켰다. 퇴임 직전인 2001년 르윈스키와의 관계에 대해 그간 거짓 진술을 했다고 인정하는 대신 기소를 면제받기로 특별검사와 합의해 형사기소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에게는 ‘사생활이 문란한 대통령’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독일에서도 2012년 2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보수 기독민주당(CDU) 출신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이 자진 사퇴했다. 2008년 주택 구입 당시 지인에게서 시중금리보다 낮은 연리 4% 조건으로 50만 유로(약 6억 3000만원)를 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난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2014년 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그의 정치 생명은 끝난 뒤였다. 정정 불안이 일상화된 남미 국가에서는 수시로 탄핵이 이뤄진다. 1993년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1922~2010)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공금횡령 및 부정축재 혐의로 탄핵당했다. 에콰도르의 압달라 부카람(74) 대통령도 1997년 세금 횡령 혐의로 탄핵 소추됐다. 일본계인 알베르토 후지모리(78) 페루 대통령 역시 2000년 부패 혐의로 탄핵된 뒤 수감돼 지금까지 감옥에 있다. 가장 최근에는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69)가 2014년 재선 당시 국가 부채를 숨기려고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 9월 탄핵당했다. 호세프는 의회 결정을 “정적들이 일으킨 쿠데타”라고 주장하며 대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뜨자 갑자기 스타 된 중국의 ‘금계’ …이유는?

    트럼프 뜨자 갑자기 스타 된 중국의 ‘금계’ …이유는?

    중국의 홍복금계(红腹锦鸡)가 때 아닌 인기몰이 중이다. 중국 동방망(东方网)은 최근 저장성(浙江省) 항저우시(杭州市)의 항저우야생동물세계에 있는 홍복금계(红腹锦鸡)가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했던 홍복금계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다름아닌 홍복금계의 '헤어스타일' 때문이다. 수컷 금계의 이마와 정수리 깃털은 실처럼 가늘고 긴 모양으로 황금색 털이 목덜미까지 뒤덮고 있다. 트럼프의 황금빛 머리 색상과 목덜미까지 가늘고 길게 뻗은 헤어스타일이 매우 흡사하다. 홍복금계는 중국 특유의 조류로 간쑤(甘肃)와 산시(陕西)남부의 친링(秦岭)지역에 주로 서식한다. 최근 수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찍은 홍복금계의 사진이 SNS에 널리 퍼지면서, 홍복금계가 중국 최고의 '왕홍(网红·인터넷스타)’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시각중국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다이노+] 닭처럼 볏 가진 신종 공룡화석, 中서 발견

    [다이노+] 닭처럼 볏 가진 신종 공룡화석, 中서 발견

    새처럼 부리가 있고 깃털이 있는 오비랩터사우루스(oviraptorosaurs) 신종이 발견됐다. 최근 영국 에딘버러 대학과 중국과학아카데미 공동연구팀은 광저우의 한 공사 현장에서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천국으로 가는 길의 진흙 용'이라는 뜻의 학명(Tongtianlong limosus)이 붙은 이 공룡은 6600만 년~7200만 년 전 살았던 것으로 전체적인 크기는 양 만하다. 이 공룡에 진흙 용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은 죽음의 과정 때문이다. 당시 이 공룡은 진흙에 빠져 죽어 그대로 화석화됐으며 최근 공사장 측이 다이너마이트로 지반을 폭파시키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공룡의 '족보'로 보면 진흙 용은 오비랩터사우르스 가문에 속하는 조류 같은 종이다. 이빨 없는 부리와 정수리에 닭 볏 같은 것이 달려 있으며 몸 전체는 깃털로 덮여있다. 또한 2족 보행의 잡식성인 오비랩터사우르스는 공룡이 소행성 충돌로 멸종하기 직전까지 살아 연구가치가 높다. 이 가문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큰 종은 2년 전 미국 사우스 다코타 지역 등에서 발굴한 키 3m의 일명 '지옥에서 온 닭’(chicken from hell)으로 학명은 '안주 와일리'(Anzu wyliei)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스티브 브루사테 교수는 "이 공룡을 실제로 봤다면 아마 기괴한 모습에 외계 생명체를 보는 듯한 느낌일 것"이라면서 "진흙에 빠져 그대로 보존돼 화석의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새의 조상은 공룡"이라면서 "공룡에서 새로 넘어가는 진화의 과정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울광장] ‘혁명적 변화’ 앞에 선 대한민국/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혁명적 변화’ 앞에 선 대한민국/오일만 논설위원

    예측이 빗나갔다. 아니 저변에 흐르는 민심을 제대로 몰랐다는 게 더 정확하다. 막말과 인종차별, 성 추문 등으로 얼룩진 인물이 세계를 호령하는 미 대통령이 된다는 것 자체를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 대선 승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냉정히 따져 보자. 트럼프 당선자는 영민한 인물이다.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Art of Deal·1987년 출간)은 뉴욕타임스 논픽션 부문에서 32주간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명저로 꼽힌다. 그가 제시한 ‘크게 생각하고’, ‘항상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며’, ‘입지보다 전략에 주력하라’ 등 11개 원칙을 직접 실천해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인물이다. 트럼프는 저서 말미에 ‘다음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대목이 나온다. ‘앞으로 20년 동안 해 보려고 하는 것은 가장 창조적인 방법을 찾아내 자신만을 위해 써 온 재능을 남을 위해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는 정확하게 19년 후에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다. 인종차별주의자, 신나치주의자 등 온갖 모멸적 낙인이 찍힌 그가 대통령직에 오른 것 자체가 미국이 비상사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100년 가까이 유지해 온 국제 질서를 허물겠다는 그의 과격한 주장이나 “이 나라는 지옥 구덩이에 빠졌다”(This country is a hellhole)는 선동이 먹혀든 배경이다. 1%가 모든 것을 장악한 미국의 모순은 민주당 후보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의 ‘건전한 상식 정치’를 외면했다. 대신 반(反)기득권의 기수인 트럼프의 ‘무모한 변화’를 선택할 정도로 절실했다고 봐야 한다. 긴 안목에서 보면 지금의 미국은 로마 제국의 말기를 연상시킨다. 광대한 영토의 방위가 로마 재정을 파탄 내 멸망으로 이어진 역사가 있다. 세계 경찰의 역할을 하는 국제주의를 포기하겠다는 트럼프의 주장도 미국의 약화된 경제와 직결돼 있다. 동맹국들에 비용을 분담시키고 그 돈으로 이민자들에게 뺏긴 일자리를 찾아 주겠다는 논리가 먹힌 이유다. 미국의 정치 현실은 우리와 비슷하다. 10년 가까이 민심과 동떨어져 당파 싸움만 일삼던 야당 과점 체제와 불평등 위에 구축된 기득권 계층의 부의 독점은 변화를 열망하는 앵그리 화이트(성난 백인)를 결집시켰다. 전통적인 보수와 진보라는 구도 대신 엘리트 대 비(非)엘리트, 기득권 대 비(非)기득권이라는 새로운 정치 지형이 자리 잡게 된 이유다. 인종차별 발언으로 트럼프에 분노해야 할 히스패닉·아시아 유권자들의 29%가 지지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트럼프는 이런 흐름에 올라탔을 뿐이다. 대한민국도 미국처럼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는 성난 민심에 직면해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외친 ‘혁명적 변화’의 목소리에 야당의 유력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물론 여당의 김무성 의원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혁명적 사고로 대한민국을 변혁시키겠다”고 나설 정도다.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을 바꾸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지붕을 고치고 담장을 수리하는 식의 미봉책으로 수습될 단계는 지났다. 실직한 50대 아버지는 한숨만 쉬고 있고 취업 못한 20대 자녀는 암담한 미래에 좌절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희망의 출구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권력과 돈을 쥔 기득권층들이 벌이는 행태에 우리는 절망한다. 박근혜 정부의 헌법 파괴적인 국정 문란 행위는 물론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는 사법부의 부패상은 온 국민이 치를 떨게 했다. 판도라 상자인 최순실 게이트가 열리면서 대통령 말 한마디에 온갖 불법에 앞장서는 청와대 수석들이나 최씨 권력에 기생해서 돈벌이를 꿈꿨던 재벌들의 작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부정과 이대 부정 입학 과정에서 벌어졌던 부패의 악취는 ‘헬 조선’ 그 자체다. 최씨 국정 농단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짊어져야 하는 책임은 닉슨 대통령을 하야로 내몬 워터게이트의 파문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엄중하다. 광화문광장에 퍼져 나가는 성난 민심의 목소리가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oilman@seoul.co.kr
  • 닭처럼 볏, 부리있는 신종 공룡 ‘진흙용’ 中서 발견

    닭처럼 볏, 부리있는 신종 공룡 ‘진흙용’ 中서 발견

    새처럼 부리가 있고 깃털이 있는 오비랩터사우루스(oviraptorosaurs) 신종이 발견됐다. 최근 영국 에딘버러 대학과 중국과학아카데미 공동연구팀은 광저우의 한 공사 현장에서 신종 공룡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천국으로 가는 길의 진흙 용'이라는 뜻의 학명(Tongtianlong limosus)이 붙은 이 공룡은 6600만 년~7200만 년 전 살았던 것으로 전체적인 크기는 양 만하다. 이 공룡에 진흙 용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은 죽음의 과정 때문이다. 당시 이 공룡은 진흙에 빠져 죽어 그대로 화석화됐으며 최근 공사장 측이 다이너마이트로 지반을 폭파시키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공룡의 '족보'로 보면 진흙 용은 오비랩터사우르스 가문에 속하는 조류 같은 종이다. 이빨 없는 부리와 정수리에 닭 볏 같은 것이 달려 있으며 몸 전체는 깃털로 덮여있다. 또한 2족 보행의 잡식성인 오비랩터사우르스는 공룡이 소행성 충돌로 멸종하기 직전까지 살아 연구가치가 높다. 이 가문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큰 종은 2년 전 미국 사우스 다코타 지역 등에서 발굴한 키 3m의 일명 '지옥에서 온 닭’(chicken from hell)으로 학명은 '안주 와일리'(Anzu wyliei)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스티브 브루사테 교수는 "이 공룡을 실제로 봤다면 아마 기괴한 모습에 외계 생명체를 보는 듯한 느낌일 것"이라면서 "진흙에 빠져 그대로 보존돼 화석의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새의 조상은 공룡"이라면서 "공룡에서 새로 넘어가는 진화의 과정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독수리의 토끼 사냥, 슬로우모션 영상

    독수리의 토끼 사냥, 슬로우모션 영상

    토끼를 사냥하는 독수리의 모습이 포착된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극적인 이 순간은 야생동물 사진작가 롭 팔머(63)가 담았다. 슬로우모션으로 촬영된 해당 영상은 초원을 뛰어가는 토끼 한 마리 모습으로 시작한다. 잠시 후 독수리 한 마리가 전광석화와 같이 낙하해 토끼 낚아채기를 시도한다. 위기와 기회의 순간이 교차되는 순간, 아슬아슬하게 토끼가 독수리의 공격을 벗어나면서 영상은 마무리된다. 롭 팔머는 “놀란 토끼가 독수리의 발톱에서 탈출하는 순간은 그야말로 자연이 빚어내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며 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게 된 기쁨을 전했다. 사진 영상=Caters Clip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현장 행정] 컴퓨터 앞에 앉은 어르신… 정보 격차 줄겠네요

    [현장 행정] 컴퓨터 앞에 앉은 어르신… 정보 격차 줄겠네요

    “정보의 격차가 큰 차이를 만들죠. 우리가 만능은 아니지만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항상 상의해 주세요.”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10일 서울대에서 기증한 중고 컴퓨터를 들고 찾은 곳은 보라매동의 한 모자 가정이다. 기초생활 수급권자인 어머니와 고등학생인 두 딸이 사는 가정으로 큰딸은 고3 수험생이지만 컴퓨터가 없어 그동안 인터넷 강의를 듣지 못했다. 문모씨는 “‘사랑의 컴퓨터’를 신청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컴퓨터가 집에 설치될 줄 몰랐다”며 기뻐했다. 유 청장은 컴퓨터를 설치하며 중고 컴퓨터지만 내부 부속품은 새것으로 모두 교체했고, 혹시라도 고장이 생기면 본체에 스티커로 붙어 있는 연락처로 전화하면 구청 직원이 와서 무상으로 수리해 준다고 꼼꼼하게 설명했다. 산타클로스처럼 빨간 목도리를 맨 유 구청장이 보라매동 다세대주택에 이어 들른 곳은 보라매경로당. 그는 경로당에 들어서자마자 넙죽 큰절을 할머니들께 올렸다. 이어 “저는 여당도 야당도 아닌 경로당입니다”란 ‘전매특허 농담’으로 어르신들께 큰 웃음을 안겨 드렸다. 보라매경로당은 ‘사랑의 컴퓨터’로 노인들에게 정보화 강의를 하고, 영화도 틀 계획이다. 관악구는 지난 10년 동안 모두 1000여대의 중고 컴퓨터를 기증받아 기초수급자, 복지시설, 장애인 등에게 나눠줬다. 정보의 격차가 결국 경제적 격차를 낳는다는 생각에 구에서 무료로 제공한 것이다. 중고 컴퓨터는 대부분 구에서 쓰던 것과 서울대와 개인, 기업에서 기증한 것이다. 중고 컴퓨터의 모든 부속품을 갈고 새롭게 정비를 끝내 새 컴퓨터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한다. 또 ‘한글’과 같은 워드 프로그램을 기본적으로 탑재해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사후관리도 빼놓지 않았다. 소모품인 하드 드라이브, 그래픽 카드 등은 직원들이 방문해 무상으로 고쳐준다. 컴퓨터 사용법 강의도 해서 정보 소외 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지난해는 어머니가 사망하고 홀로 대입 준비를 하던 19살 청년, 사무자동화 취업과정 시험준비를 하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인터넷이 필요했던 홀몸 어르신 등이 사랑의 컴퓨터를 받았다. 유 구청장은 “어르신들이 컴퓨터가 생겼으니 이제 사용법도 배우게 될 것”이라며 “평생학습 도시인 관악구에서 ‘사랑의 컴퓨터’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군산 보험사기 일당, 기상천외한 수법…“엔진에 물 부어 ‘수해차’라 신고”

    군산 보험사기 일당, 기상천외한 수법…“엔진에 물 부어 ‘수해차’라 신고”

    전북 군산 등지에서 수년간 보험사기를 치던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업사 대표와 영업 상무, 보험사 현장출동요원, 조폭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보험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다툼을 벌이다 군산과 광주, 서울 지역의 조폭을 동원하기도 했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엔진에 물을 부어 수해차인 것처럼 신고하고, 고의로 사고를 낸 뒤 보험사 현장출동요원과 공모해 수리비를 과다 청구한 혐의(사기)로 공업사 영업상무 김모(40)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함께 범행에 가담한 현장출동요원 박모(42)씨 등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290회 고급 외제차를 이용해 신호위반 차량을 들이받아 고의 사고를 내거나 수리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수법으로 보험회사 4곳에서 보험금 20억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난 2012년 8월 군산에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자 차량 13대의 엔진에 물을 부어 수해를 입은 것처럼 속여 5억 7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내기도 했다. 이들은 공업사 8곳의 대표이자, 보험사 4곳의 현장출동요원으로 손쉽게 보험사를 속일 수 있었다. 경찰은 추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위 속 생존 위해 여우 사체 놓고 결투하는 독수리들

    추위 속 생존 위해 여우 사체 놓고 결투하는 독수리들

    ‘이건 포기 못해!!’ 9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지난 6일 BBC방송 자연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II’(Planet Earth II)의 동물 사체 놓고 결투하는 황금독수리 장면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13일 일요일 밤에 방영할 플래닛 어스II 에피소드2 ‘산들’(Mountains)에는 눈밭에 죽어있는 여우 사체를 놓고 공중 전투를 벌이는 독수리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눈 덮인 산속에서 독수리들은 먹잇감을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인다. 먹이 앞에서 뾰족한 부리와 날카로운 발톱을 내세워 서로 공격하는 야생동물의 세계가 생생하게 시청자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지난 6일 에피소드1 ‘섬’(Islands)에서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 갈라파고스제도 페르난디나 섬의 새끼 바다 이구아나를 사냥하는 뱀떼 모습이 방영돼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번 BBC의 플래닛 어스 시리즈 첫 회 방송은 6백만 명의 시청자를 자랑하는 영국의 리얼리티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를 누르고 9백만 명 이상의 전세계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플래닛 어스II’는 영국의 국민 박사로 잘 알려진 애튼버러 경과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참여했다. 플래닛 어스II 에피소드2 ‘산’(Mountains)은 오는 13일 일요일 오후 8시에 방송된다. 사진·영상= BBC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가을볕 속 항일·친일 굴곡진 역사의 발자취 더듬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가을볕 속 항일·친일 굴곡진 역사의 발자취 더듬다

    서울신문은 서울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오는 12일 답사는 ‘연극과 문화의 산실 대학로’를 주제로 한선영·박광규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진행한다. 서울시는 미래유산 중 윤극영 가옥처럼 역사·문화적 보존가치가 있는 공간을 활용해 살아 있는 교육·관광자원을 만들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윤극영 가옥은 1970년에 지어져 윤 선생이 1977년부터 1988년 11월 작고할 때까지 거주했고 이후 유족들이 살았다. 서울시는 건축물 원형 보존 상태와 내외부 안전도가 양호하다고 판단하고, 약 6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3년 유족들로부터 집을 사들인 뒤 역사 교육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윤 선생은 일제강점기 창작동요 선구자다. 서울시는 강북구근현대사기념관과 연계해 어린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는 또 윤극영 가옥 이외에 구의 취수장을 이용한 거리예술창작센터, 함석헌 기념관, 강북구근현대사기념관 등을 활용하는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열네 번째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이 있었던 지난달 22일, 청와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폭발력을 예견했던 것 같다. 청와대 인근 김상헌 시비가 있는 ‘무궁화동산’으로 가려니, 효자동주민센터 앞부터 엄청난 경찰 병력이 진을 치고 청와대 쪽으로 들어오는 시민들을 검문검색했다. 답사 때면 늘 카메라, 플래카드, 손수건 30장씩을 챙기고 다니다 보니 가방이 무게가 제법 나가고 불룩하다. 경호요원의 상징인 검은 선글라스에 검정 양복을 입은 남자가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가방을 열어보란다. 불법 불심검문이다. 새빨간 손수건 뭉치가 나오자 선글라스 안경알 넘어 동공이 확대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게다가 플래카드까지 나오니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아무튼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이러려고 서울미래유산 답사를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이번 답사는 배건욱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준비한 웃대 마실이다. 웃대는 현재 서촌으로 더 잘 알려진 인왕산 동쪽 아랫마을을 일컫는다. 주제를 편하게 웃대 마실로 잡았지만, 사실 이번 답사는 항일과 친일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배 해설사는 웃대 일대에 자리한 서울미래유산들까지 함께 들춰봄으로써 근현대사와 미래유산을 씨줄과 날줄처럼 잘 엮어냈다. 웃대에서는 항일운동가 동농 김가진(1846~1922)의 집터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1867~1932)을 기리는 우당기념관 등 항일 인사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또 윤덕영(1873~1940), 이완용(1858~1926)과 같은 친일파의 집터와 별장 흔적을 통해 그들이 국정을 농단하면서 부를 축적한 그리 오래지 않은 부끄러운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가노라 삼각산아’ …무궁화동산에 시비병자호란 척화파 청음 김상헌 집터 웃대는 항일 이전에 항몽(抗蒙) 역사가 먼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경복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병자호란 당시 대표적 척화파였던 청음 김상헌(1570~1652)의 집터가 있었다는 표지석이 있다. 그가 청나라로 압송돼 가면서 남긴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로 시작되는 시조는 아직도 널리 회자된다. 배 해설사는 “김상헌은 1639년 청나라가 명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조선에 출병을 요구했을 때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청나라에 미운털이 박힌 채 소현세자와 함께 끌려가는 신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경복고에서 조금 더 내려오니 무궁화동산에 후손들이 세운 김상헌의 ‘가노라 삼각산아’ 시비가 서 있다. 이곳은 김상헌 생가터가 있던 곳으로 이후 안동 김씨의 세거지(일종의 집성촌)가 됐다. 무궁화동산은 옛 중앙정보부 궁정동 안전가옥 터에 지어진 공원이다. 과거에는 청와대 경내로, 출입이 금지됐던 곳이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 앞길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서 공원으로 조성됐다. 공원 중앙에는 궁정동을 상징하는 우물 정(井)자 분수대가 놓여 있다. 이회영 선생 형제들 우국충정 기려민족 지사 우당 기념관 국립서울농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270년 된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수화 모양 석조물이 서 있다. 학교 안에는 영조의 후궁이며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이씨를 위한 사당인 선희궁(서울시유형문화재 제32호)이 잘 보존돼 있다. 학교를 빠져나와서 인왕산 방향으로 조금만 오르면 우당기념관이 나온다. 종로구 신교동 6-22 빌라촌 하단부에 둥지를 튼 우당기념관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회영과 그 형제들의 우국충정을 소박하게 기리고 있었다. 입구 정면에는 이회영의 흉상과 사진, 연보를 비롯해 여섯 형제가 독립운동을 위해 망명 직전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소장돼 있다. 이회영은 여섯 형제 중 넷째이고 대한민국 초대 부총리를 지낸 이시영이 막내다. 배 해설사는 “이회영 선생의 업적은 독립군 양성소인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것이고, 거액의 자금은 모두 그의 집안에서 조달했다”며 “이곳에 오면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서글픈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회영은 1924년 베이징에서 재중국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을 결성하는 등 아나키스트로 변신하면서 독립운동 노선에 변화를 준다. 1932년 일본에 의해 체포돼 고문 후유증으로 옥사했다. 1962년 건국공로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윤동주가 머물렀던 하숙집도 서울미래유산이 돼 항일의 길에 당당하게 서 있다. 매국으로 부 축적… ‘돌문 안 뾰족한 집’으로 불려친일파 윤덕영 별장 벽수산장 기둥 흔적 웃대 항일의 길이 끝나는 곳에서 친일의 길이 시작됐다. 웃대에서는 아직도 항일과 친일의 정신이 소리 없이 싸우고 있는 듯했다. 윤덕영의 별장인 벽수산장 터에는 호화롭던 건물은 자취가 없고 기둥 몇 개가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다. 최근에 지어진 집 앞에 오래되고 거대한 기둥이 뻘쭘하게 서 있는가 하면, 근처에는 비슷한 기둥 상단부가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사전 지식 없이 지나가면 도무지 뭔지 모를 돌덩어리들이다. 초호화판 벽수산장의 흔적치고는 초라했다. 배 해설사가 옛 벽수산장의 사진을 보여주자 답사객들이 규모와 화려함에 놀랐다. 59년째 이 동네에 거주하고 있다는 주민 이병문(78)씨는 “벽수산장이 1966년 큰불이 나서 방치돼 있다가 1973년 철거한 후 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며 “주민 대부분이 3~4대 정도 살아왔기 때문에 옛일을 소상히 잘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벽수산장 일대는 조선시대에는 송석원으로 불렸다. 당시에는 인왕산 계곡 깊은 곳이었기 때문에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져 절경이었다. 조선 중기에는 중인들의 여항문학이 싹튼 곳이기도 하다. 윤덕영은 순종 황제의 황후인 순정효황후 윤씨의 큰아버지다. 친일과 매국으로 부를 축적해 ‘돌문 안 뾰족집’으로 불렸던 벽수산장을 3년에 걸쳐 지었다. 공사 대금은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받은 은사금으로 충당했다. 설계도는 프랑스 공사로 갔던 민영찬이 사뒀던 것을 이용했다. 윤덕영은 벽수산장 가까이 그의 딸을 위한 집도 지었다. 지금은 박노수 미술관(서울시문화재자료 제1호)으로 단장해 종로구청이 관리하고 있다. 옥인파출소와 종로구 보건소 일대는 이완용의 집터로 알려졌다. 웃대에는 아직 친일의 흔적이 도처에 남아 있다. 웃대 일대는 서울미래유산도 상당히 많이 분포돼 있다. 경복궁역 3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만날 수 있는 김봉수작명소는 1958년에 즈음하여 길 건너 금천교시장에서 문을 열었다. 1977년 현재 위치로 이사해 2대 김성윤씨가 운영하고 있다. 정·재계 인사들이 단골로 많이 온다고 한다. 1950년대 조성된 통인시장은 도시락 카페 등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다른 재래시장과의 차별화를 통해 하루 평균 1500명이 넘는 이용객이 방문한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시장 안에는 원조 할머니 기름떡볶이집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1956년 맹씨 성을 가진 할머니가 처음 장사를 시작했고, 1986년 김임옥 할머니에게 전수했다. 지금은 김 할머니의 두 아들과 며느리가 모두 나와서 일을 할 정도로 주말 북새통을 이룬다. 근처에 원조 떡볶이집이 또 있는 데 대해 큰아들 오정환씨는 “잘 아시겠지만 원조는 우리다”며 원조 논란을 한마디로 잠재웠다. 배 해설사가 공사장 가림막 앞에서 멈춰 서더니 망연자실해했다. 노천명 가옥이 전면 보수공사에 들어가면서 한 뼘도 볼 수 없도록 가려져 있었던 것이다. 배 해설사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멀쩡했는데 이렇게 사라지다니 허탈하다”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본부 문화정책과의 이지나 미래유산팀 주무관은 “노천명 가옥은 철거된 게 아니고 전면 수리에 들어간다고 한옥조성과에 접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 20년간 살았던 집…시인의 자취 찾을 수 없어시인 이상의 집 웃대 초입에 있는 이상의 집은 시인 이상이 큰아버지집 양자로 들어가 1912년부터 20년간 살았던 곳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부지를 매입해 재단법인 아름지기가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부인과 딸 등 가족과 함께 나온 오승건씨는 “밖에선 이상의 흔적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관리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며 “서울미래유산 현판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촌 한옥 지역 일대도 서울미래유산이다. 이곳 외에 한옥 밀집 지역인 돈화문로 주변, 북촌, 동소문 2가동, 제기동, 인사동, 명륜동, 보문동 일대가 모두 서울미래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아빠와 함께 나온 김경민(7)양은 “언덕이 있어서 힘들었지만 선생님 설명을 들으면서 가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앞으로 계속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홍대 밤거리, 말(馬)없는 청춘을 위로하다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홍대 밤거리, 말(馬)없는 청춘을 위로하다

    “항상 대학, 일류, 냉정한 얼굴뿐이었지, 이처럼 소년답고 인간적인 기쁨은 없었다. 덴버까지 와서, 덴버까지 와서 나는 그저 죽은 듯이 있었네.” 201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가수 밥 딜런, 소싯적 한 말씀 하셨다. ‘잭 케루악의 작품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듯이, 내 삶도 바꾸어 놓았다’라고. 밥 딜런의 운명을 노벨상으로 바꾸어 주었다는, 미국 소설가 잭 케루악(1922~1969)의 글이다. 1960, 70년대의 '젊음'을 그가 만들었다고 믿는 사람들은 지금도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손잡이를 떠받든 채 온 세계를 주행하고 있다. 손으로 직접 붙여 만든 36m짜리 타자용지에 일필휘지, 휘갈긴 소설인 '길 위에서'(On the Road. 1957)는 출간되자마자 세상은 '청춘'이 위대해야 함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누구나 겪게 되는 방황의 경전(經典)이자 절망의 안내서가 세상에 나온 것이다. 지금 '헬조선'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을 들어도 웃지 않는, 한국에서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젊음의 시간을 받아들이는 우리네 청춘같이, 메말라가던 젊은 작가 ‘샐 파라다이스’는 우연히 열정의 청년 ‘딘 모리아티’를 만난다. 딘은 샐에게 있어 젊음 그 자체였고, 제임스 딘이었며, 탈출구였으며, 광화문 광장이었다. 샐은 광활한 미 대륙을 히치하이크로 횡단하며 길 위의 삶(On the Road) 속에서 절망이 아닌 기쁨을 발견한다. 비록 그것이 희망이 아닐지라도 삶 자체는 기쁜 것이라는 사실! 책 출간 이후 밥 딜런 뿐만 아니라 비틀즈, 짐 모리슨에서 핑크 플로이드, 커트 코베인, 들국화, 김승옥의 ‘무진기행’, 무라카미 하루키 등 또 다른 세계의 방랑하는 젊음이 그를 뒤따랐다. 누구나 잭 케루악이 되었고, 될 수 있었고, 되고 싶었다. 태초부터 아마도 젊음은 매 시기마다 있어 왔기에 그 자체가 종교라고 불러도 좋다. 사이비 무당이 만든 밀교(密敎)가 아닌 인류가 태동할 때부터 있었던 방황과 변혁의 근원이었다. 그러하기에 버나드 쇼는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 너무 아까운 것이라고 말했던가? 서울 한복판, 네델란드산 말을 타고 대학을 다닐 형편이 되지 않는 청춘은 어디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 청춘의 혼이 비정상이어서 우주의 기운이 내려오지 않기에 늘 인턴으로, 비정규직으로, 계약직으로 버텨야 하는가? 그래서 어른들이여, 홍대 거리의 클럽을, 버스킹(야간거리공연)을, 포차의 술기운을 욕하지 마라. 2016년의 청춘은 지금, 그대들만큼 괴롭다. 죽은 듯이 눌려있는 우리네 청춘들의 놀이터, 홍대의 밤거리다. ● 7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가 만든 X세대의 거리 홍대 거리는 홍익대학교 주변의 거리를 일컫는 말로, 원래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교동을 중심으로 하여 동교동, 합정동까지 아우르는 지명의 통칭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홍대 상권이 급격히 확장함에 따라 상수역 주변부터 당인리 화력발전소까지의 길과 경의선 숲길이 들어서 있는 연남동, 흔히들 망리단길이라고 부르는 망원동까지도 포함하는 지명이 되었다. 명동과 가로수길에 버금가는 서울의 핫 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홍대 거리의 핵심은 바로 홍익대 정문에서 삼거리포차를 돌아 KT&G건물(별칭 상상마당)까지 이르는 클럽거리다. 이 주변은 늘상 밤이 낮보다 밝은 대표적인 서울의 골목이다. 해가 지면, 청춘의 불빛들이 피카소 거리부터 상수동 언덕 거리 곳곳을 밝히는 곳이다. 태초에 젊음이 있어라고 한 시작은 이러하다. 이 거리의 중심인 홍익대가1946년에 개교, 한국전쟁 이후인 1955년 4월에 현재의 마포구 상수동에 학교의 터를 옮긴다. 이후 상수동과 서교동, 동교동에는 홍익대를 다니는 학생들이 거주하기 시작하였고 또한 상대적으로 집세가 저렴하다보니 신촌 등지에 터를 잡지 못하는 학생들도 대거 유입이 되어 늘상 하숙집마다 밤새 통기타 소리와 물감 냄새가 가시지지 않았다. 더구나 자랑스러운(?) 홍익대 미술대학을 다녔던, 어깨 힘 잔뜩 들어간 미대생들이 통금 따위가 막지 못할 예술적 열정을 위해 밤새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면서 이 지역은 자연스레 뉴욕의 소호거리처럼 예술적 감성으로 분위기가 조금씩 어우러지게 되었다. 그러다 1984년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이 개통된다. 한 마디로 젊음의 터널이 도버해협 뚫리듯 뻥하니 비상구 문이 열린 것이다. 이 때부터 홍대 거리의 원형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이 당시 산울림 소극장이 개관하였고, 한강미술관, 녹색갤러리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주점 중심의 신촌과는 다른, 격이 높은 문화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 시기까지도 여전히 미술, 문학 중심의 문화 공간으로서의 조용하고 운치있는 거리특색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다 1970년대 초반 출생들, 흔히 베이비붐세대라고도 불리는 '응답하라 1994' 주인공들이 젊음을 맞이하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홍대 거리는 비약적인 거대 상권으로 도약을 한다. 양화대교를 건너온 압구정의 ‘오렌지족’들이 홍대 입구쪽으로 아버지 차를 몰고 모여 들었다. 이 때가 1990년대 초,중반으로 클럽의 전신으로 볼 수 있는 락카페가 속속 생겨나면서 홍대 거리는 급속하게 젊은 트렌드에 맞는 거리로 재편된다. 물론 이전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부터 이 곳에는 다양한 장르의 젊은 음악가들이 모이는 클럽이나 카페가 등장했었고 각자의 음악적 세계를 알리는 공간이 열리면서 홍대 거리는미술적 특성 이외에 ‘폐인 클럽’, 인디 밴드의 조상님(?)으로 볼 수 있는 ‘황신혜밴드’의 발전소, 본격 클럽문화의 원형인 ‘황금투구’ 등과 같은 음악적 활동 공간이 이미 존재하였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음악, 문학, 미술이 어우러지는 공연 공간인 라이브카페나 작은 인디음악 클럽들이 생겨남으로써 현재의 홍대 거리 모습의 밑그림이 완성된다. 또한 이 때에 신촌 연세대 앞 독수리다방 주변과과 이화여대 인근이나 장미여관 주변 락카페에서 은거하던 인디밴드나 하우스 뮤직을 만들던 전문 DJ, 군소 락카페들도 홍대 주변으로 이주하여 활발한 클럽 문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명월관>, <TI>, <500>, <HARLEM> 등과 같은 클럽들이 홍대 거리에서 명멸하였고, 이후 <VERA>, <M2>, <Cocoon>, <HMB>, <NB>, <스카>, <매드홀릭>, 등과 같은 수준높은 장르별 음악을 선보였던 젊은 클럽들 몇몇은 지금도 여전히 홍대 거리에서는 건재하고 있어 이들이 여전히 홍대의 밤거리 주인공으로 나서고 있다. ● 3평 옷가게의 월세가 100만원을 넘는 상권으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하지만 홍대 거리의 비약적인 발전은 누구에게나 마냥 신나는 것만은 아니었다. 미생(未生)의 등장이다. 2010년 12월 인천국제공항철도가 홍대입구에 연결되고, 2012년 경의선역이 개통되어 홍대거리는 이제 ‘거리’가 아닌 ‘상권’으로 형성이 되었다. 기존에 홍대 거리를 만든 주인공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 짐을 싸야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주인집과 세입자가 너나들이하며 김치 얻어먹고 맥주잔 기울였다고 말을 하면 누구도 믿지 않는다. 2016년 지금, 그 때에 김치 손으로 벅벅 찢어 먹던 주인아저씨와는 통화도 직접 안 된단다. 크루즈타러 그리스 가셨기에, 시차가 달라서 부동산을 통해서 계약하라니 말 그대로 조물주 위 건물주가 기도빨도 안 먹힐 만큼 높은 곳으로 승천하셨다. 상황은 이렇다. 골목 중심인 ‘수(秀) 노래방’ 주변의 33㎡도 채 안 되는 보세 옷가게의 권리금이 2016년 11월 현재 1억이 넘어가고 있으며, 월세 역시 150만원 수준이다. 너무 놀랄 필요는 없다. 부동산 유리벽에 붙은 광고지 중에 제일 싼 점포니까. 또한 이 주변 가득차 있는 10평 남짓의 원룸 월세 역시 보증금 2000만원에 월 100만원 수준을 웃돌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원주민이 임대료를 감당 못해 다른 곳으로 쫓겨 가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급속도로 진행 중인 지역이 바로 홍대거리다. 그러다보니 1990년대 이 지역에 거주하면서 홍대 거리의 불을 밝혔던 30, 40대의 맘씨 좋던 사장님과 이모님들은 이 거리에 그들의 열정을 건물주 아저씨 크루즈 여행에 돈을 보태 주시는 놀라운 선행(?)으로 바꾸시고 사라졌다. 볼 꼬집어가면서 100원씩 쥐어주던 꼬맹이 주인집 아들은 이제는 어엿한 대기업 브랜드 커피 전문점 사장님이 되어 도장 10개, 커피 1잔 공짜 쿠폰을 열심히 찍어주고 있다. 한편 요새들어 건물주들에게 희소식이 또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거대한 유입으로 인하여 홍대 거리는 명동에 버금가는 관광 산업 중심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비록 거리 풍광은 '역변(逆變)'하고 있어도 땅값은 계속 오르고 또 올라, 건물주가 초등학생 희망 직업으로 등장하였다. 이제 조만간 누군가는 다른 곳으로 쫓겨 가리라. 한국에서 청춘은 늘상 이렇듯 쫓겨 다닌다. 월세로부터, 정규직으로부터, 꿈으로부터. 홍대 거리도 예외일 수는 없다. 홍대 밤거리에서 만난 수많은 청춘의 풍경 속으로 여전히 클럽의 음악은 흥겹고, 어디선가 나타난 또 다른 청춘들은 그들 앞의 오래된 청춘들을 밀어내면서 이 거리를 말없이 지나가고 있다. <홍대 거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당신이 만약 20살이라면, 아니면 20살의 자녀가 있다면, 혹은 20살 무렵 홍대 근처 락카페나 클럽을 다녔던 추억이 있다면, 아니면 아직 마음만은 20살 언저리인 늙은 청춘이라면. 2. 누구와 함께? -고등학교 동창들 4명과 함께. 3. 가는 방법은?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주의할 점은 금요일, 토요일 오후 6시 이후 클럽데이로 인하여 인파가 몰릴 수 있으니 참고할 것! 4. 감탄하는 점은? -끝없이 등장하는 젊은 인파들의 행렬.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20대 초반 청춘들의 놀이터. 명동에서 건너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의 주차 실력.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90년대의 홍대 거리는 분명 아니다. 예전의 아련한 그리움을 들고 찾아간다면 담아오는 풍경은 중국 관광객들의 흥청거림이다. 너무 거대한 상권으로 변했지만, 그럼에도 청춘들에게는 신기한 아지트가 많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홍대앞 놀이터라고 불리는 홍익 어린이 공원이다. 이 곳에서 토요일에 프리마켓(www.freemarket.or.kr)이 열린다. 이외에 KT&G 상상마당, 기타 입맛에 맞는 다양한 클럽들. 7. 먹거리 추천? -한 가지 분명히 알아둘 필요는 있다. 홍대거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화된 일본식 먹거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극동방송국 주변과 홍대 거리 주변 곳곳에 작은 상점으로 모여있는 수많은 일식 전문점에서 규동, 라멘,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일본식 정식 등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에 어디를 가도 기본 이상은 한다.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홈페이지로. 8. 홈페이지 주소는? -홍대 거리에 관한 모든 정보는 (street-h.com)으로. 홍대 거리에 있는 맛집, 멋집, 옷집에 대한 정보가 다 모인 잡지. 발행인이 존경스럽다.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마포구 경의선 숲길을 적극 권유함. 푸른 하늘을 만날 수 있는 곳. 10. 총평 및 당부사항 -응답하라 1994를 추억하는 홍대 거리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강남의 <옥타곤>이나 <아레나> 같은 규모의 공간도 없다. 그럼에도 어린 젊음을 엿보고 싶다면 홍대 거리에는 아직 청춘의 열정은 남아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노는 발전 용량’ 역대 최대치… 딜레마 빠진 전력정책

    ‘노는 발전 용량’ 역대 최대치… 딜레마 빠진 전력정책

    기록적인 폭염이 맹위를 떨쳤던 올여름 사상 최대 수준의 전력 소비로 ‘블랙아웃’(대정전)을 고민했던 전력 당국이 이제는 전기가 남아돌아 걱정을 하고 있다. 지난달 가동되지 않고 놀고 있는 발전설비 용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7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발전설비 예비력이 35GW(기가와트·10억 와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동되지 않은 발전설비 용량을 발전설비 예비력이라고 한다. 발전소의 갑작스러운 고장이나 수리 등에 따른 전력 공급의 차질을 막기 위해 최대 전력 수요를 초과해 보유하는 안전장치다. ●발전설비는 안정적 공급 위한 ‘비용’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발전소의 설비 용량은 총 103GW였다.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한 시점은 10월 31일 오후 8시로 총 68GW에 그쳤다. 35GW의 발전설비는 그냥 놀렸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설비 예비율이 51.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겨울과 한여름에는 전력 수요가 급증해 설비 예비율이 10%대로 떨어지지만 냉난방 수요가 적다 보니 지난달에 50%대로 상승한 것이다. 특히 날씨가 포근했던 지난 6일 최대 전력은 55GW로 설비 예비율이 무려 87.3%에 달했다. 설비 예비율이 0%면 최대 수요에 딱 맞춰 발전설비 용량을 갖췄다는 뜻이고, 이 수치가 100%면 최대 수요의 두 배에 이르는 발전설비 용량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2029년까지 설비 예비율 목표치를 22%로 정했다. 설비 예비율은 연간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과잉 발전설비라고는 할 수 없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지불하는 일종의 ‘비용’과 같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발전소 계속 짓는 건 문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휴 발전설비가 넘치는데도 추가 발전소가 계속 건립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총 6.1GW 용량의 발전설비를 늘리고 내년에는 13.5GW의 발전설비 용량을 추가로 공급한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통상 1GW의 발전소 건설 비용이 1조원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10월의 설비 예비력 35GW는 곧 35조원의 발전설비 인프라가 낭비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문승일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발전소를 전력피크에 맞춰 지을 수밖에 없는 현실도 감안해야 하지만 에너지저장장치 등 신기술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방향을 유도해 기존 발전소를 잘 활용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향후 예상되는 전력 소비 증가와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에 따른 추가 설비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목표 예비율 22%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도 과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관악구, 싱크홀 막는 신공법 개발

    관악구, 싱크홀 막는 신공법 개발

    갑자기 땅이 푹 꺼져 거대한 구멍이 생기는 싱크홀 현상은 ‘늙은 서울’의 새로운 불안 요소다. 원래 싱크홀은 석회암 지형이 침식되면서 생기지만,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의 인도처럼 서울의 도로함몰 사고는 대부분 낡은 하수관이 꺼지면서 발생한다. 최근 2년간 서울시 도로함몰 사고를 분석한 결과 약 70~80%가 매설된 지 오래된 하수관이 손상돼 비가 오거나 차량 무게가 쌓이면 순간적으로 땅 꺼짐이 일어났다. 서울 관악구는 갑작스러운 도로함몰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고자 소규모 하수관로 파손부분을 영구적으로 원상복구하는 신공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하수관로의 파손 부위가 크면 새로 하수관을 깔지만, 파손 부위가 작을 때는 합판을 대고 나서 콘크리트로 때우는 전근대적인 공법 이외에는 마땅한 보수법이 없었다. 관악구에서 개발한 신공법은 공공기관은 물론 노후 건축물 신축 시 개인하수도를 연결할 때 일반인도 저렴하게 시공할 수 있다. 하수관을 연결하거나 파손된 부분에 중절모를 거꾸로 쓴 듯한 모양의 신개념 거푸집을 삽입하고 콘크리트로 메우면 쉽고 빠르게 원상복구할 수 있다. 이렇게 하수관을 수리하면 전체 하수관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메운 부분에서는 더 물이 새는 일이 없다. 낡은 하수관 공사를 쉽게 할 수 있는 이 발명품은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특허 등록을 하면 민간 기업과 실시권을 맺어 구의 재정 수입을 확대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관악구는 가뭄에 노출된 가로수, 수목, 녹지대에 일정량의 물을 장시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물주머니’도 개발해 특허권을 얻은 적이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직원들이 1년간 시행착오 끝에 신공법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박명성 창조경제추진단장 사퇴 “차은택과 친분 없는데… 불쾌”

    박명성(53)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1급 상당)이 사퇴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7일 “박 단장이 문체부를 통해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를 거쳐 4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공연단체 신시컴퍼니 예술감독인 박 전 단장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씨와 대통령 직속 정책자문기구인 문화융성위원회 1기 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사이로, 개인적 친분이 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차씨의 외압 논란을 빚으며 한 달 만에 물러난 여명숙 전 단장의 후임으로 지난 6월 위촉됐다. 박 전 단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주 전부터 사의를 표명했으며 정부 업무가 이토록 시끄럽고 복장이 터질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차씨와는 전혀 친분이나 연관성이 없는데 측근으로 거론되는 상황 자체가 불쾌하고 싫었다”고 말했다.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 단장은 모두 3명으로, 박 전 단장이 5개월 만에 물러남에 따라 민간 측 단장 2명 중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만 남게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인천지하철 2호선 일부 구간 출근시간대 2시간 운행 중단

    인천지하철 2호선 상행선 검단오류역~서구청역 구간 운행이 선로에서 작업하던 유니목 차량 고장으로 7일 새벽 첫차부터 중단됐다가 2시간 만에 재개됐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지난 7월 30일 개통 이후 모두 13건의 장애가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7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50분쯤 인천지하철 2호선 상행선 검단사거리역 직전 선로에서 고압선 덮개 작업을 하던 유니목 차량 바퀴에 펑크가 났다. 수리가 늦어지자 공사 측은 오전 5시 30분 상행선 첫차부터 10개 역 구간(검단오류역~서구청역)은 운행하지 않았다. 수리 작업을 벌이는 동안 하행선(검단오류역~운연역) 전 구간과 상행선 서구청역∼운연역 17개 구간은 정상 운행됐다. 공사 측은 유니목 차량을 오류주박 기지로 옮긴 뒤 오전 7시 29분쯤 검단오류역~서구청역 상행선 전동차 운행을 재개했지만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대형차량 최고속도 제한 풀고 달린 운전기사 36명 적발

    관광버스, 대형화물차 등 대형차량의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불법해제한 운전기사 3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7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위험물 운송차량 운전기사 6명, 관광버스 기사 11명, 대형 화물차 운전기사 19명 등 3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화물차량 시속 90㎞, 관광버스 110㎞로 설정된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불법으로 해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 등지에서 자동차수리업자에게 30만원 정도를 주고 차량에 부착된 최고속도 제한장치에 입력된 최고속도를 임의로 조작했다. 단속에 적발된 한 관광버스 운전기사는 최고속도를 시속 150㎞까지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영상단속실 자료를 분석해 이들을 적발했다. 이들 운전기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속도로 운전하면 지루하다거나, 속도를 높여 한 번이라도 더 운행하려고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푼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차량의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원상 복구하도록 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새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새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요즘 애묘인(愛猫人)들은 흐뭇하지 않을까 싶다. 크고 작게 고양이가 나오는 영화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도 그중 하나로,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현재의 ‘나’라는 존재는 지금까지 축적된 인간 관계와 소중한 기억의 집합체라는 화두를 던진다. 필요 없는 추억이나 관계는 없으며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읽혀지는 힐링 영화다. 서른 살의 우편 배달부인 ‘나’(사토 타케루)는 업무가 끝나면 친구(하마다 가쿠)의 DVD 가게에 들러 영화를 빌려 보며 명작의 명대사를 나누는 게 취미인 평범한 사람이다. 어머니(하라다 미에코)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났고, 시계 수리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아버지(오쿠다 에이지)와는 떨어져 산 지 꽤 됐다. 어느 날 뇌종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고 좌절감에 휩싸인 나에게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가 접근해 수명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며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가지를 없애는 데 동의하면 목숨을 하루 늘려 주겠다는 것. 자신을 악마로 불러도 좋다는 그 존재가 첫날 전화를 없애자, 나는 우연히 잘못 걸린 전화로 만나게 됐던 첫사랑(미야자키 아오이)과의 추억을 잃는다. 둘째 날에는 영화가 없어지며 영화광이었던 친구와의 추억이 송두리째 지워지고, 친구는 서점 주인으로 바뀐다. 셋째 날에는 아버지가 평생 수리하며 가족을 먹여 살렸던 시계가 사라진다. 넷째 날에 악마는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고양이를 없애겠다고 하는데…. 올해 일본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등을 비롯해 수많은 흥행작을 기획한 유명 프로듀서 가와무라 겐키가 쓴 첫 번째 소설이 원작이다. 2012년 일본 라인을 통해 연재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가와무라가 직접 영화로도 제작하며 화제가 됐다. 꼼꼼하게 따져보면 앞뒤가 안 맞는 설정이 상당수 있는데 그걸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이야기에 흡인력이 있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무뚝뚝한 아버지가 빚어내는 소소한 웃음이 빛난다. 영화에는 양상추와 양배추라는 고양이가 두 마리 등장하는데, 연기 경력 10년을 자랑하는 펌프라는 고양이가 1묘2역을 소화했다. 12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오늘의 눈] ‘참 나쁜 사람’ 공무원을 믿어야/윤창수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참 나쁜 사람’ 공무원을 믿어야/윤창수 사회2부 기자

    “얼마 전 국정감사를 준비하느라 부하 직원을 서울에 보냈는데 아, 글쎄, 국회가 어디 있는지를 몰라 헤매더라니까요.” 세종시에서 일하는 한 중앙부처 공무원의 한탄이다. 세종시가 출범한 지 4년차에 세종시로 부임해 세종시에서만 근무한 공무원 숫자가 상당해졌다. 중앙부처 공무원이지만, 서울 여의도 국회나 광화문 정부중앙청사가 어딘지 모르는 ‘시골 샌님’이 됐다는 이야기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청와대에 올리는 보고서의 질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한참 됐다. 청와대에 올리는 공무원 인사 자료조차 오탈자가 난무한단다. 전화해서 뭐라 하면 ‘죄송하지만, 수정 바랍니다’라고 친절하게 붙임쪽지를 붙여 되돌려 보낸단다. 공문으로 말하고 공문으로 일한다는 공무원들의 보고서에 오탈자가 나오는 것은 ‘빨간펜’을 들고 꼼꼼하게 지도해 줄 과장과 국장들이 국회 출석이나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느라 세종시를 비우는 ‘무두절’(無頭節)이 많기 때문이다. “보고서의 오탈자는 서울 중심 시각으로 일했던 공무원이 전국으로 정책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일 뿐”이란 항변도 한다. 하지만 정부세종청사 시대는 중앙 공무원에게 이중고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삼중고·사중고를 받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을 시인한 대통령 담화로 국민이 큰 실망과 상처를 받았지만, 공무원이 입은 상처와는 비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100권의 책을 10번씩 읽어 시험에 합격한 공무원들이 정성을 담아 밤새워 쓴 청와대 보고서를 ‘강남 아줌마’가 빨간펜으로 수정했다는 대목에서 “내가 이러려고 공무원을 했나 하는 큰 자괴감”을 낳았다. 공무원들은 정권 말기면 ‘인공위성’을 두려워하고 ‘남행열차’를 외친다. ‘인공위성’은 청와대 파견 공무원이 전 정권 사람이란 인식 탓에 원대복귀하지 못하고 떠도는 것을 가리킨다. ‘남다른 행동과 열정으로 차기정권에서 살아남자’란 뜻의 ‘남행열차’는 정권 말기 건배사다. 이 두 단어가 여느 때보다 빨리 찾아오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 ‘인공위성’이니 ‘남행열차’를 말할 때가 아니다. ‘중앙정부가 대한민국의 지붕이라면, 지방정부는 이불이다’라고 한 기초자치단체장은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지붕이 흔들리고 무너져 내린 것이다. 부실한 지붕 밑에서 국민은 이불이라도 덮고 엄동설한을 견뎌야 한다. 그러면서 이 지붕을 수리할지 아니면 완전히 새 지붕으로 갈아 끼워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최순실 사태에서 그나마 소신을 지킨 공무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2명이다. 대통령에게 최씨 딸이 참여한 승마대회 판정 시비에 관해 중립적 견해의 보고서를 올렸다가 대통령의 ‘참 나쁜 사람’이란 비난에 헌법이 보장한 공무원 신분에서 쫓겨났다. 막스 베버의 “관료는 영혼이 없다”는 말로 공무원을 비난하지만, 결국 국민이 믿을 곳은 정치 중립적으로 소신을 지키는 공무원이다. 중앙정부라는 지붕이 무너지는 지금 지방정부의 이불이라도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다. geo@seoul.co.kr
  • 환경부, ‘섬진강 무릉도원’ 침실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

    새벽 물안개와 저녁 노을 명소로 사진작가 사이에서 유명한 ‘침실습지’가 22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시냇물을 따라 아무데나 주저앉아도 딴 세상인 일명 ‘섬진강 무릉도원’으로 불리는 곳이다. 환경부는 전남 곡성군 고달과 전북 남원시 송동 일대 203만 6815㎡를 7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고시한다고 밝혔다. 침실습지는 국립습지센터가 2005~2010년 실시한 전국 내륙습지조사에서 처음 발견됐다. 섬진강 중·상류에 위치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자연형 하천습지로 안정적인 수변 생태계 및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수달과 흰꼬리수리, Ⅱ급인 삵·남생이·새매·큰말똥가리·새호리기 등을 포함해 665종이 확인됐다. 특히 모래와 자갈로 구성된 모래톱(사주)과 수변에 안정적인 어류 서식공간이 조성돼 각시붕어 등 17종의 고유어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경기도 행심위, 주거지 인접 파주 동물화장장 건립 ‘제동’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가 동물화장장 난립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6일 파주시에 따르면 경기도는 최근 2차 행정심판위원회를 열어 애완동물 장묘업체인 A사가 제기한 동물장묘업 영업등록증 발급 의무이행 청구를 기각했다. 위원회는 “화장시설은 다른 시설과 격리돼야 하는데 A사가 제출한 계획서에 화장시설 상층부는 애견장례용품 제작실·화장실·냉동시설과 연결돼 있어 위해가스가 발생할 경우 차단이 불가능하다”며 기각했다. 특히 화장시설에서 75m 떨어진 곳에 민가가 있고, 직선 150m 거리에 3만 9521가구가 들어설 운정3택지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감안됐다. 앞서 파주시는 A사가 올해 1월 동물장묘업 등록신청서를 내자 일부 보완을 요구했으며, A사가 기한 내 보완내용을 제출하지 않자 3월 등록신청서를 반려했다. 이 업체는 이에 불복해 4월 파주시 농축산과와 건축과를 상대로 각각 ‘동물장묘업 영업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청구’ 및 ‘건축물 표시 변경신청 불수리처분 취소청구’ 등의 1차 행정심판을 경기도에 내 승소했다. 그러나 지난 8월 파주시는 “화장시설 상층부가 애견장례용품 제작실·화장실·냉동시설과 연결돼 있어 위해가스가 발생할 경우 차단이 불가능하다”며 또다시 등록신청을 불허했고 A사는 즉각 경기도 행정심판위에 2차 행정심판 청구를 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파주시와 도 행심위의 결정은 시설 미비 등을 들지만 실제로는 주민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라는 중론이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동물화장장이 주택가 인접한 곳까지 들어서면서 전국 각지에서 주민반발이 잇따르자 지난달 20호 이상의 민가 밀집지역이나 학교 등 대통령령이 정한 시설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들어설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한상봉 기자 hs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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