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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기대 학생들, 지식·기술로 ‘농활’ 구슬땀

    한기대 학생들, 지식·기술로 ‘농활’ 구슬땀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로 예초기·경운기 등 농기계와 전기 배선을 수리하는 기술교육 농활을 펼쳤습니다.” 충남 천안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재학생과 교직원들이 농촌을 방문해 ‘기술교육 봉사 활동’을 펼쳐 호응을 얻었다. 16일 한기대에 따르면 교직원 7명과 재학생 42명이 참여하는 ‘기술교육봉사단’을 구성해 지난 11~14일 충북 영동군 학산면의 한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대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농촌 지역을 찾아 봉사하는 농활을 통해 부족한 일손을 거들면서 노동의 의미와 농촌의 실정을 이해했다. 한기대의 기술교육봉사단은 단순히 부족한 일손을 돕는 것만은 아니다. 수석연구원 등이 포함된 기술봉사단은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마을 저소득층 대상 노후가옥의 전기배선 수리와 LED(형광등)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예초기·농약분무기·경운기 등 농기계 수리와 부품을 교체하고 마을회관 벽화 그리기 등의 기술교육봉사 활동으로 재능을 기부했다. 올해 기술교육봉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간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돼 40명 선발에 약 60여명이 지원하는 등 재학생들의 많은 참여와 호응도 이끌어 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주현 학생(디자인·건축공학부 3학년)은 “코로나 19로 대학생활의 많은 부분에 제약이 있었는데 이렇게 기술교육 봉사활동에 참여하니 진짜 대학생활을 경험하는 것 같다”며 “몸은 힘들지만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통해 봉사할 수 있어 보람차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설순욱 학생처장은 “기술교육 봉사활동은 대학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재능기부활동이자, 재학생의 인성함양을 위한 중요한 현장체험 학습의 기회”라며 “대학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호주 바다에서 주운 카메라 돌려주려고 7년 기다린 영국인

    호주 바다에서 주운 카메라 돌려주려고 7년 기다린 영국인

    얼음 수영을 하며 세계를 돌아다니는 영국 남성 로리 피츠제럴드는 지난 2015년 호주 시드니의 발모랄 만에서 헤엄을 치다 바닥에서 카메라를 주웠다. 카메라는 도저히 수리해 다시 쓸 수 없는 상태였지만 3.5기가바이트 용량의 메모리 카드는 멀쩡했다. 햄프셔주 출신으로 당시 롬지에 살고 있던 피츠제럴드는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메모리 카드에 든 사진들을 샅샅이 훑었다. 수백장의 사진 가운데 운전면허증 사진과 주인이 2011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마리나 런 하프마라톤 대회 티셔츠 사진이 있었다. 피츠제럴드는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세계를 돌며 많은 것들을 줍는다. 대부분은 골프공”이라면서 “올바른 일을 하고 싶었다. 원래 주인을 찾아 돌려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페이스북의 대회 계정을 찾아 두 사진과 함께 싱가포르 남성 린던 리 리솅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리솅은 5년 뒤에야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됐다. 피츠제럴드는 신기해 했다. 어떻게 5년이나 흘렀는데도 페이스북에 해당 글이 남아 있었고 리솅이 그걸 또 봤는지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리솅은 카메라는 자기 것이 맞지만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은 친구 것이라고 했다. 또 메모리 카드를 우편으로 받는 일은 피하고 싶고, 이메일로 받는 일은 용량이 엄청나 사양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2년을 보낸 뒤 두 사람은 지난주 영국에서 마침내 만났다. 연인과 함께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영국에 온 길에 피츠제럴드를 만나 카메라를 돌려받았다. 피츠제럴드는 워낙 지구촌을 돌아다녀 곳곳에서 친구를 사귄다며 리솅도 이제 친구가 됐다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싱가포르를 답방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현대차·기아차 등 1만 5024대 리콜

    현대차·기아차 등 1만 5024대 리콜

    국토교통부는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가 제작 또는 수입·판매한 6개 차종 1만 5024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한다고 14일 밝혔다. 현대차·기아의 유니버스 등 2개 차종 7442대는 자동차안정성제어장치(브레이크를 제어해 차체 자세를 유지하는 장치)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차량 정차 시 기능 고장 경고등이 점등되지 않는 안전기준 부적합 사항이 확인됐다. 현대차가 제작 판매한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74대는 수소 감지 센서 성능 저하로 수소가스 누출 시 경고등이 점등되지 않을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된다. 르노코리아가 수입·판매한 MASTER(마스터) 등 2개 차종 7408대(판매 이전 포함)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자기인증적합조사에서 긴급제동신호장치 소프트웨어 오류로 급제동 시 비상등 점멸 작동 주기가 기준에 미달하는 안전기준 부적합 사항이 확인돼 역시 리콜된다. 국토부는 안전기준 부적합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시정률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리콜 대상 차량은 각 제작·판매사의 공식 서비스센터 등에서 무상으로 수리 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 계단식 선착장, 장정 셋이 휠체어 옮겨… 장애인 화장실은 쓰레기장 [장애인 이동권, 갈등 넘어 연대로]

    계단식 선착장, 장정 셋이 휠체어 옮겨… 장애인 화장실은 쓰레기장 [장애인 이동권, 갈등 넘어 연대로]

    누구에게나 여행은 치열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수단이다. 그러나 집 밖을 나서 이동하기조차 어려운 장애인에게 여행은 꿈같은 일이 된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5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숙의토론 전문기관 ‘코리아스픽스’, 장애인 협동조합 ‘무의’와 함께 진행한 숙의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장애인 이동권 제한으로 침해받는 권리’로 여행(5위)을 꼽기도 했다. 장애인에게 여행은 불가능한 일일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여행할 수는 없나. 모든 사람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내세운 게스트하우스 제주 ‘삼달다방’에 머무는 이들의 하루를 동행하며, 그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제주 성산읍 삼달리, 낮은 돌담길을 따라 들어가면 나무들 사이로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 삼달다방이다. 지난 5월 어느 날, 20명 남짓 묵을 수 있는 작은 숙소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 여러 명이 각자의 제주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뇌병변 장애인 이규식(53)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규식씨의 목적지는 마라도다. 언젠가 TV에서 본 ‘마라도 짜장면’은 그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랜 기간 마음에 품고도 선뜻 가지 못했던 건 휠체어로 대중교통과 비행기를 여러 차례 갈아타며 제주도에 가는 것만도 쉽지 않은 여정이어서다.“내일 마라도에 갈 생각”이라는 그의 말에 옆방에 묵는 노경수(48)씨가 되물었다. “마라도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는데 어떡하지?” 출발은 순조로웠다. 삼달다방엔 손님용 리프트 승합차가 있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차에는 전동과 반자동 휠체어 두 대를 실었다. 규식씨는 전동 휠체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폭이 넓고 무거워 마라도행 여객선을 타기 전 반자동 휠체어로 갈아타기로 했다. 배 앞에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장애인 표’를 받아 든 직원은 난감해했다. 배와 선착장을 잇는 다리 폭이 좁은 탓이다. 활동지원사 김형진(33)씨와 여행에 동행한 삼달다방 투숙객 김재우(37)씨가 앞뒤로 휠체어를 밀고 당겨 겨우 배에 올랐다. 3m 갑판을 오르는 데 5분이 걸렸다. 뒤따라 탄 승객들의 시선은 규식씨와 휠체어에 꽂혔다. 교통약자석이 배 앞머리 쪽에 있지만 휠체어석은 따로 없다. 배 안에 어정쩡하게 자리한 규식씨에게 또 다른 삼달다방 투숙객 배경내(50)씨가 물었다. “바람 쐬러 나가 볼까?” 휠체어를 다시 들어 문턱을 넘자 제주 바다가 펼쳐졌다. 여행의 자유가 비로소 느껴졌다. 25분 후 규식씨는 다시 난관을 맞닥뜨렸다. 마라도 선착장이 계단이라 또다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동행한 세 사람이 휠체어를 들어 땅에 내려놓은 뒤에는 돌길이 이어진 데다 군데군데 깨져 반자동 휠체어도 수동으로 밀 수밖에 없다.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휠체어가 심하게 덜컹거렸고, 걸어서 10분이면 갈 거리를 30분 만에 다다랐다.장애인 편의시설이라는 곳도 ‘편의’를 주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의 ‘휠체어 사용’ 표시를 보고 찾아간 짜장면 가게 앞에는 턱이 있어 규식씨는 테라스 한켠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마라출장소 옆에 위치한 장애인 화장실엔 각종 쓰레기와 박스가 방치돼 있었다. 급기야 규식씨는 “너무 힘들다. 다신 못 오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 온 단단한 규식씨지만 여행의 끝에 기운이 빠져 버렸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 아니다. 제주시 노형동 대형 영화관에 갔을 때도 장애인 화장실 입구가 휠체어 절반 정도 너비여서 들어갈 수 없었다. 이상엽(56) 삼달다방 대표는 “결국 화장실 칸막이 밖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소변통을 썼다”면서 “생색내기식으로 만든 장애인 편의시설은 이용할 수 없다. 모두가 여행을 말하지만 이동의 자유가 없다면 여행은 비장애인의 특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삼달다방에는 이 대표의 이러한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이 대표는 건설회사에 다니던 시절 장애인이 사는 집을 수리한 적이 있는데, 이미 지어진 건물 구조를 크게 바꿀 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다. 삼달다방은 설계할 때부터 문턱을 없애고, 높이는 휠체어 사용자의 시선에 맞췄다. 화장실의 크기, 경사로 각도, 주방 싱크대, 창문, 손잡이, 콘센트 높이까지 휠체어 이용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삼달다방을 짓는다는 소식을 들은 규식씨는 청약통장을 해지해 500만원을 보탰고, 직접 곳곳을 살피며 아이디어도 냈다. 이곳에는 장애인의 이동을 막는 편견이나 차별적 시선도 없다. 제주에 사는 발달장애 아동과 가족들도 이곳을 종종 찾는 이유다. 박정경(46)씨가 지난해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자폐성 장애가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책을 떨어뜨리고 문을 열고 닫자 제지하려고 했다. 그때 이 대표는 “아이들이 스스로 탐색해야 하니까 그냥 놔두시라”고 했다. 정경씨는 “발달장애 아동은 감각이 예민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이해받는 공간에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숙박비가 저렴하다는 게 또 하나의 특징이다. 경제적 여력이 넉넉하지 않아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뜻에 동참하는 이들이 전국에서 커피 원두나 쌀 등을 부쳐 주고 있다. 구비된 커피포트나 세탁기 등에는 기증한 이들의 이름도 적혀 있다. 경수씨는 “지난해 8월부터 활동지원사들과 제주에 오겠다며 같이 저축을 시작했는데, 삼달다방이 없었으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규식씨는 “보통 여행을 가려면 활동지원사의 여비도 장애인이 부담해야 해 경제적 이유에서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규율은 비장애인 투숙객에게는 ‘휠체어가 지나가는 통로에 신발을 벗어 두지 말라’ 정도다. 삼달다방에 묵는 이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경내씨는 “규식씨와 함께 여행을 하다 보면 계단 때문에 속상했다가 규식씨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가 하는 순간들이 반복됐다”고 했다. 재우씨는 배에서 내리던 기억을 떠올리며 “휠체어를 들어야 할 때마다 무게보다는 재촉하는 다른 관광객들의 목소리나 시선이 더 힘들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큰 변화를 만드는 건 그저 5~10㎝ 차이다. 싱크대는 5㎝ 높게 만들고 서랍을 없애니 전자동 휠체어 사용자도 혼자 싱크대를 쓸 수 있다. 다른 건물보다 콘센트나 문 손잡이를 15㎝ 정도 낮게 단 것도 그 때문이다. 비가 와도 문을 여닫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건물 앞 처마를 조금 더 길게 내렸다. 문턱이 있는 컨테이너 입구에 작게 자른 나무를 덧대니 휠체어도 다닐 수 있다. 건물 유지보수를 위해 삼달다방을 찾은 최수현(44)씨는 이런 작은 차이가 어떤 변화를 주는지 꼼꼼하게 설명했다. 삼달다방을 둘러본 교사 김영주(42)씨는 “학교 공간도 조금만 바꾸면 장애인 학생들에게 더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규식씨는 제주 여행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내가 마라도에 오게 될 줄 몰랐다. 바다 수영도, 노을을 보며 한 캠핑도 행복했다. 함께한 사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 장애인이 마라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 때 다시 찾아가고 싶다.”
  • 휠체어가 마라도에 가기까지…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제주 여행

    휠체어가 마라도에 가기까지…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제주 여행

    누구에게나 여행은 치열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수단이다. 그러나 장애인이 집 밖을 나서 이동하기조차 어려운 환경에서 여행은 꿈같은 일이 된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5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숙의토론 전문기관 ‘코리아스픽스’, 장애인 협동조합 ‘무의’와 함께 진행한 숙의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장애인 이동권 제한으로 침해받는 권리’ 5위로 여행을 꼽기도 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여행은 불가능할까. 모든 사람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내세운 게스트하우스 제주 ‘삼달다방’에 머무는 이들의 하루를 동행하며, 그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제주 성산읍 삼달리, 낮은 돌담길을 따라 들어가면 나무들 사이로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 삼달다방이다. 지난 5월 어느날 20명 남짓 묵을 수 있는 작은 숙소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 여러 명이 각자의 제주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뇌병변 장애인 이규식씨(53)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규식씨의 목적지는 마라도다. 언젠가 TV에서 본 ‘마라도 짜장면’은 그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랜 기간 마음에 품고도 선뜻 가지 못했던 건 휠체어로 대중교통과 비행기를 여러 차례 갈아타며 제주도에 가는 것만도 쉽지 않은 여정이어서다. “내일 마라도에 갈 생각”이라는 그의 말에 옆방에 묵는 노경수(48)씨가 되물었다. “마라도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는데 어떻게 가게?” 출발은 순조로웠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장애인 콜택시 대신 삼달다방에 있는 손님용 리프트 승합차에 휠체어 두 대를 실었다. 한 대는 전동, 한 대는 반자동이다. 규식씨는 전동 휠체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폭이 넓고 무거워 마라도행 여객선을 타기 전 반자동 휠체어로 갈아타기로 했다. 배 앞에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장애인 표’를 받아 든 직원은 난감해했다. 배와 선착장을 잇는 다리 폭이 좁은 탓이다. 활동지원사 김형진(33)씨와 여행에 동행한 삼달다방 투숙객 김재우(37)씨가 앞뒤로 휠체어를 밀고 당겨 겨우 배에 올랐다. 3m를 건너는 데 5분이 걸렸다.뒤따라 탄 승객들의 시선은 규식씨와 휠체어에 꽂혔다. 교통약자석이 배 앞머리 쪽에 있지만 휠체어석은 따로 없다. 배 안에 어정쩡하게 자리한 규식씨에게 또 다른 삼달다방 투숙객 배경내(50)씨가 물었다. “바람 쐬러 나가 볼까?” 휠체어를 다시 들어 문턱을 넘자 제주 바다가 펼쳐졌다. 여행의 자유가 비로소 느껴졌다.그러나 출발 25분 만에 규식씨의 휠체어는 난관을 맞닥뜨렸다. 마라도 선착장이 계단이라 또다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동행한 세 사람이 휠체어를 들어 땅에 닿은 뒤에는 돌길이 이어진 데다 군데군데 깨져 반자동 휠체어도 수동으로 밀 수밖에 없다.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휠체어가 심하게 덜컹거렸고, 걸어서 10분이면 갈 거리를 30분 만에 다다랐다. 장애인 편의시설이라는 곳도 ‘편의’를 주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의 ‘휠체어 사용’ 표시를 보고 찾아간 짜장면 가게 앞에는 턱이 있어 규식씨는 테라스 한켠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마라출장소 옆에 위치한 장애인 화장실엔 각종 쓰레기와 박스가 방치돼 있었다. 급기야 규식씨는 “너무 힘들다. 다신 못 오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 온 단단한 규식씨지만 여행의 끝에 기운이 빠져 버렸다.이런 경험은 처음이 아니다. 제주시 노형동 대형 영화관에 갔을 때도 장애인 화장실 입구가 휠체어 절반 정도 넓이여서 들어갈 수 없었다. 이상엽(56) 삼달다방 대표는 “결국 화장실 칸막이 밖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소변통을 써야 했다”면서 “생색내기식으로 만든 장애인 편의시설은 이용할 수 없다. 모두가 여행을 말하지만 이동의 자유가 없다면 여행은 비장애인의 특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삼달다방에는 이 대표의 이러한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이 대표는 건설회사에 다니던 시절 장애인이 사는 집을 수리하는 사업을 맡은 적이 있는데, 이미 지어진 건물 구조를 크게 바꾸기는 어렵겠다는 한계를 느꼈다. 삼달다방은 설계할 때부터 문턱을 없애고 높이는 휠체어 사용자의 시선에 맞췄다. 화장실의 크기, 경사로 각도, 주방 싱크대, 창문, 손잡이, 콘센트 높이까지 휠체어 이용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소식을 들은 규식씨는 청약통장을 해지해 500만원을 보냈고, 직접 삼달다방 곳곳을 살피며 아이디어도 냈다. 이곳에는 장애인의 이동을 막는 편견이나 차별적 시선도 없다. 제주에 사는 발달장애 아동과 가족들도 이곳을 종종 찾는 이유다. 박정경(46)씨가 지난해 처음 삼달다방에 왔을 때 자폐성 장애가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책을 떨어뜨리고 문을 열고 닫자 제지하려고 했다. 그때 이 대표는 “아이들이 스스로 탐색해야 하는데 그냥 놔두시라”고 했다. 박씨는 “발달장애 아동은 감각이 예민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이해받는 공간에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숙박비도 저렴하다. 경제적 여력이 넉넉하지 않아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뜻에 동참하는 이들이 전국에서 커피 원두나 쌀 등을 부쳐 와 원두를 한 번도 산 적이 없다. 구비된 커피포트나 세탁기 등에는 기증한 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경수씨는 “지난해 8월부터 활동지원사들과 제주에 오겠다며 같이 저축을 시작했는데, 삼달다방이 없었으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규식씨는 “보통 여행을 가려면 활동지원사의 여비도 장애인이 부담해야 해 경제적 이유에서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특별한 규율이 없는 것도 삼달다방의 특징이다. 비장애인 투숙객에게는 ‘휠체어가 지나가는 통로에 신발을 벗어 두지 말라’ 정도만 안내한다. 그런데도 삼달다방에 묵는 이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경내씨는 “규식씨와 함께 여행을 하다 보면 계단 때문에 속상했다가 규식씨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가 하는 순간들이 반복됐다”고 했다. 재우씨는 “휠체어를 들어야 할 때마다 무게보다 재촉하는 다른 관광객들의 목소리나 시선이 더 힘들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그저 5~10㎝ 차이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든다. 싱크대는 5㎝ 높게 만들고 서랍을 없애니 전자동 휠체어 사용자도 혼자 싱크대를 쓸 수 있다. 다른 건물보다 콘센트나 문 손잡이를 15㎝ 정도 낮게 단 것도 그 때문이다. 비가 와도 문을 여닫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건물 앞 처마를 조금 더 길게 내렸다. 문턱이 있는 컨테이너 입구에 작게 자른 나무를 덧대니 휠체어도 다닐 수 있다. 건물 유지보수를 위해 삼달다방을 찾은 최수현(44)씨는 이런 작은 차이가 어떤 변화를 주는지 꼼꼼하게 설명했다. 삼달다방을 둘러본 교사 김영주(42)씨는 “학교 공간도 조금만 바꾸면 장애인 학생들에게 더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규식씨는 제주 여행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내가 마라도에 오게 될 줄 몰랐다. 바다 수영도, 노을을 보며 한 캠핑도 행복했다. 함께한 사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 장애인이 마라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 때 다시 찾아가고 싶다.”
  • ‘필즈상’ 허준이 교수 “미국 유학 한국 학생들 준비 덜 돼 있더라”

    ‘필즈상’ 허준이 교수 “미국 유학 한국 학생들 준비 덜 돼 있더라”

    “미국에서 스탠포드대를 거쳐 프린스턴대라는 최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다양한 문화권과 나라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오는데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한국 학생들이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좁은 범위에서 완벽하고 빨리 풀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넓고 깊게하는 공부는 덜 돼 있는 것 같다.” 지난 5일 한국계 첫 필즈상 수상자인 허준이(3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가 13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에 위치한 고등과학원에서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 및 해설강연’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허 교수는 “한국에서 교육을 받을 때 수학은 충분히 매력을 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소중한 학창시절을 공부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잘 평가받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수학 자체나 교육과정 때문이라기보다는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완벽하게 잘 해내야 한다고 압박하는 사회문화적 배경 때문으로 생각된다”며 “현실에 주눅들지 말고 정말 좋아하고 적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보다는 자기 마음 가는대로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고 그런 생각이 배신당하지 않도록 정책적 틀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허 교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다름아닌 ‘포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뭔가 문제가 안 풀리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싶은데 좋아하기 어려울 때는 스스로를 놓아주고 여유를 주면 저절로 해결되는 경험을 많이 했다. 외부에서 독촉은 물론 스스로 독촉하면 어떤 대상을 순수하게 좋아할 수 없고 문제도 풀기 어려워진다. 포기할 때 포기할 줄 아는 것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비결이다.” 한편 고등과학원 연구원과 허 교수의 수상 업적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 강연은 ‘경계와 관계’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허 교수는 경계와 관계는 스스로를 정의하고 다른 추상적 대상을 인식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전제하고 수학적 차원에서 경계와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허 교수의 강연에 이어 서울대 수리과학부 김영훈 교수가 해설 강연을 했다. 김 교수는 허 교수가 서울대 수리과학부 석사과정 재학 시절에 지도교수였다. 김 교수는 허 교수가 호지이론의 아이디어를 조합론에 어떻게 적용해 다우링-윌슨 추측, 헤론-로티-웰시 추측, 강한 메이슨 추측을 증명하고 로렌츠 다항식 이론을 전개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 소형 어선과 ‘니어 미스’…아비커스 자율운항 선박 충돌회피

    소형 어선과 ‘니어 미스’…아비커스 자율운항 선박 충돌회피

    ●아비커스 시연회…소형 어선 갑자기 항로 들어와“저 작은 어선 때문에 원래 설정했던 경로에서 좀 벗어났다. 저 어선이 갑자기 항로로 들어오니 충돌을 피하고자 이 배가 오른쪽으로 돌면서 속도를 늦춘 것이다.” 12일 오후 인천 중구 을왕동의 왕산마리나 앞바다에서 아비커스 자율운항 선박 시연회를 위해 달리던 10인승 레저보트 아비커스 2호가 갑자기 멈추듯 속도를 낮췄다. 소형 어선은 아비커스2호와 ‘니어 미스’인 2~3m 거리로 충돌을 모면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 문제의 어선은 멀리 사라졌다. 선박이두 척이 마주치면 충돌을 피하고자 선박은 무조건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 국제 약속이고, 아비커스2호는 이에 충실했다. 레저보트인 아비커스2호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인 자율운항 솔루션 개업업체인 아비커스가 개발한 항해보조 시스템인 ‘나스 2.0’이 탑재된 자율운항 선박이다.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이 날씨와 파도 등 주변 환경과 선박을 인지해 실시간으로 선박에 조타 명령까지 내리는 이른바 ‘자율운항 2단계’ 선박이다. ●조타 핸들 대신 태블릿…게임하듯 선박 조종 기자 6명이 모두 탑승하자 동승한 이준식 아비커스 자율운항 개발팀장이 제어 태블릿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했다. 동시에 선박은 자동으로 항로계획을 생성하고, 이에 따라 운항을 시작했다. 동승한 기자에게 태블릿을 내밀며 속도와 좌우 회전을 버튼을 터치하도록 했다. 게임처럼 배가 가속하거나 좌우로 돌았다. 이 팀장은 항해 내내 조타 핸들을 만지지도 않았다. 선박 운항에서 가장 힘든 과정인 선착장에 접안을 할 때도 배는 스스로 움직였다. 선박은 자동차와 달리 브레이커가 없어 접안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척당 최소 수십억원 하는 레저용 선박이라도 다른 선박을 스치기라도 하면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의 수리비를 물어줘야 한다. 이 배는 측·후면에 설치된 6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선박의 주위 상황을 파악해 알아서 뱃머리를 돌려 7m 가량의 빈 선착장에 선체를 밀어 넣었다. 이는 자동접안시스템 ‘다스 2.0’이 탑재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선박의 주위 360도 상황을 톱뷰 형태의 실시간 영상으로 구현해 자동제어를 지원하는 기능이다. 10여분간 2.5㎞가량의 바닷길을 달리는 내내 보트 내 조종석은 비었다. ●임도형 대표 “자율운항 솔루션 수주…하반기 상용화”시연회 후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올 6월 2단계 자율운항에 성공한 ‘하이나스 2.0’의 상용화를 진행하고,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의 완성도도 높여 미국 국제보트쇼에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는 210개나 수주에 성공했는데 이렇게 빠른 속도로 상용화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2020년 12월 출범한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12인승 크루즈 선박의 완전 자율운항을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8만㎥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태평양 자율운항에도 성공했다.
  • 술 취해 망치로 車박살…“기초수급자라 합의 어려워”

    술 취해 망치로 車박살…“기초수급자라 합의 어려워”

    한 남성이 술에 취해 주차된 차량을 20분가량 망치로 때려 파손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1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거의 20분 동안 망치로 제 차를 박살냈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남성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 전북 익산 한 아파트에서 양손에 망치와 스패너로 추정되는 도구를 들고 단지 내 주차된 B씨의 차량을 내려쳤다. A씨는 B씨의 차량 좌측을 발로 차고 유리를 망치로 내리쳐 운전자석 창문은 완전히 파손됐고, 뒷좌석의 창문도 절반가량 부서졌다. B씨는 “A씨는 술을 먹고 저지른 범행이었다. A씨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위협을 가했다”며 “나는 회사에 있었다. A씨가 약 20분간 차를 부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을 촬영한 여자친구가 이를 말리려고 하자 B씨가 망치를 든 채 위협해서 여자친구도 도망쳤다”고 전했다.또 B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왜 그랬는지도 모르고 연락도 없다”며 “수리비는 700만원 정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B씨는 A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A씨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 합의가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또 자차 보험 또한 가입해두지 않았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구했다.한문철 변호사는 “자차 보험에 가입해두었다면 A씨도 형사 처벌을 면할 수 있고, B씨도 약간의 자기부담금만 부담하고 합의 후 보험사를 통해 자동차 수리를 처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B씨는 자차 보험에 가입해두지 않은 상황인데다 상대가 합의금을 줄 수 없는 상태이다. 또 술을 먹고 저지른 우발적 범행으로 인정되어 A씨를 구속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 변호사는 “검사에 기소할 때 벌금형으로 끝내지 말고 재판형으로 꼭 넘겨달라고 전해 재판부에 엄한 처벌을 요청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며 “판사를 통해 정식 기소가 된다면 A씨에게 합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비상 굼뜬 독수리, 100패 ‘비상’

    0.309. 타율이 아니다. 승률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에서 지금껏 없었던 100패라는 치욕스러운 기록을 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올 시즌 내내 연패를 이어 가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얘기다. 한화는 올 시즌 리빌딩을 하고 있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과정을 봐 달라”며 2년째 팀 재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성적이 너무 안 좋다. 지난해 한화는 49승12무83패(승률 0.371)로 꼴찌였다. 올해는 25승56패1무로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지난 4월 9승16패(0.360·9위)로 출발했다가 5월엔 10승16패(8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달엔 10연패를 찍으며 5승1무16패(10위)로 추락하더니 이달엔 1승8패로 딱 1경기만 이겼다. 그러는 사이 9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도 7.5게임 차로 늘어났다.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을 역전패로 내준 게 한화의 현주소를 잘 보여 준다. 지난 10일 경기에서 한화는 새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29)의 호투를 앞세워 3-0으로 앞서다가 7회와 8회 각 3점을 내주며 3-6으로 역전패했다. 8일(3-5)과 9일(5-6) 경기도 한화는 뒷문이 털리면서 승리를 내줬다. 실책은 87개로 2위 삼성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이며, 불펜 평균자책점은 4.78로 9위, 선발 평균자책점은 5.32로 10위다. 타선도 물방망이(타율 0.244·10위)다.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화는 산술적으로 44경기를 이기고, 99경기를 패배하게 된다. 이는 리그 한 시즌 최다패인 97패(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2002년 롯데 자이언츠)를 넘어서는 것이다. 144경기 체제에서 최다패 기록은 2020년 한화가 기록한 95패(46승3무)다.
  • 새달 22일 후반기 한미훈련… 야외기동훈련 재개할 듯

    새달 22일 후반기 한미훈련… 야외기동훈련 재개할 듯

    한미 양국 군이 참여하는 올 후반기 연합 군사훈련이 실제 야외기동훈련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11일 군에 따르면 한미 군은 다음달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올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을 실시할 계획이다. 연례 CCPT는 통상 매년 전반기(3월)와 후반기(8월) 등 2차례에 걸쳐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 실시된다. 그러나 올 후반기 CCPT 기간 한미는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FTX)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북 9·19 군사합의 이후 한미의 야외 실기동 연합훈련은 대대급 이하 규모로만 이뤄졌고, 여단급 이상 연합훈련은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와 그 주변의 연합연습·훈련의 범위·규모 확대를 협의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야외 실기동 훈련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는 2018년 이전까지 매년 전반기엔 CPX인 ‘키리졸브’(KR)와 FTX인 ‘독수리연습’(FE)을 병행 실시하고, 후반기엔 CPX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2018년 6월 첫 북미 정상회담 뒤 미국 측은 북한의 비핵화 노력 뒷받침 차원에서 한미훈련을 줄줄이 연기·취소 및 축소했다. 이와 관련해 신임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적이 도발했을 때 작전을 하는 것은 자위권에 의해서 한다”며 “자위권을 행사하는 데 물어보고 말고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취임 후 사흘 만인 지난 8일 첫 현장 방문으로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예하 작전부대를 선택한 것을 놓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분명히 메시지가 있다. 통상적으로 최전선을 방문해서 작전태세를 점검하지만, 조금 다른 차원의 메시지를 제가 적(북한)에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10일 미 공군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 B2 스피릿이 2년 만에 인도태평양 작전지역에 배치됐다. 이는 중국과 북한 등을 겨냥한 억제 조치 일환으로 분석된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미국의 핵전략자산이 동원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행될 경우 북한의 대응조치를 유발해 자칫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 “난 예수 믿는다” 무슬림 ‘공짜’ 요구 거절한 기독교인 사형 선고

    “난 예수 믿는다” 무슬림 ‘공짜’ 요구 거절한 기독교인 사형 선고

    파키스탄이 이슬람 수행자의 ‘공짜’ 요구를 거절한 기독교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과 크리스천포스트는 파키스탄 법원이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인에 대해 사형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호르 지방법원은 4일 신성모독 혐의로 법정에 선 아쉬팍 마시흐(34)에게 파키스탄 형법 295조 C항에 따라 사형을 선고했다. 해당 조항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 마시흐는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근거도 없는 거짓이다. 모두 경쟁 업체가 꾸민 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전거 정비소를 운영한 마시흐는 2017년 6월 한 무슬림 손님의 ‘공짜’ 요구를 거절했다가 신성모독 혐의로 고소당했다. 무죄 탄원서에서 마시흐는 “한 손님이 자신은 피어 파키르(무슬림 고행자) 추종자이며, 사람들은 자신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수리비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독교인인 마시흐는 무슬림인 손님의 종교적 지위에는 관심이 없다며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다. 피어 파키르를 믿지 않는다”며 “내 노동의 대가를 달라”고 했다.  뿔이 난 무슬림 손님은 마시흐의 경쟁 가게 주인에게 곧장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그 주인은 신성모독 혐의로 마시흐를 고소했다. 마시흐는 “오토바이 정비사인 무함마드 나비드는 내 가게 앞에 가게를 차렸다. 그런데 내 사업이 잘되고 지역 내에서 좋은 평판을 얻자 나를 질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며칠 전 나비드와 싸우고 나서 내게 이런 끔찍한 일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마음과 영혼으로 예언자 무함마드를 존경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마시흐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 판결에 대해 항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판결 후 마시흐는 다시 교도소로 이송됐다.마시흐의 형은 “사형 선고 후 나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법정 밖으로 나가 엉엉 울었다.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 세상이 끝난 것 같다”며 “내 유일한 형제다. 아내와 딸이 있는 동생을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파키스탄의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위한 법률 및 정착 지원센터(Centre for Legal Aid, Assistance and Settlement, 이하 CLAAS)도 “가혹한 판결”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CLAAS 나시르 사에드 국장은 “마시흐는 사건 이후 이미 5년이나 감옥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이 마시흐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에드 국장은 또 “기독교인에 대한 사형선고는 한 달 사이 벌써 두 번째”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법원은 지난 6월 11일 한 기독교인 형제에 대한 사형을 확정했다. 사에드 국장은 “직장에서 동료들과 언쟁을 벌인 후 인터넷에 신성모독적 글을 올렸다는 누명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은 2억 2000만 인구의 97%가 무슬림이다. 미국 국무부는 2021년 발표한 ‘국제 종교자유 보고서’에서 파키스탄을 ‘세계 최악의 종교 자유 침해국’ 10곳 중에 포함시켰다.  2022년에는 기독교 박해감시단체 오픈도어가 파키스탄을 기독교 박해 국가 8위에 올렸다. 국제종교자유연구소(IIRF) 보고서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21년 8월까지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1865명이다. 2020년에만 200명이 해당 혐의로 기소됐다.
  • 5년 수리 마친 ‘빅벤’…불안한 에펠탑은 덧칠만 계속[김유민의 돋보기]

    5년 수리 마친 ‘빅벤’…불안한 에펠탑은 덧칠만 계속[김유민의 돋보기]

    프랑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이 불안하다. 현재 단 10% 만이 견고한 상태로, 884개의 결함 중 68개가 구조적 결함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당국은 보수를 미루고 페인트 덧칠만 고수하고 있다. 에펠탑은 1889년 파리 세계박람회를 기념해,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의 설계로 만들어졌다. 324m 높이에 무게는 무려 7300톤. 당시에는 흉측한 철제 몰골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매년 약 700만명의 방문객이 몰리며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20년 후 철거될 예정이었던 에펠탑 130여년이 흐른 현재까지 철거되지 않은 이유다.벌써 20번째 페인트 작업만 현재 파리에서는 2024년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6000만유로(약 814억원)를 들여 에펠탑의 겉면을 덧칠하는 페인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관광 수익을 걱정한 당국은 전면 보수 목소리에도 페인트 덧칠만 20번째 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언론 마리안느는 부식 방지 전문 업체 엑스피리스가 2014년과 2016년에 작성한 기밀 보고서를 입수해 그 심각성을 조명했다. 엑스피리스 대표는 “2014년에 이미 부식 상태가 극도로 심각하고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고백했다. 전문가들은 에펠탑의 기존 페인트층을 완전 제거한 뒤 부식을 보수하고 다시 도색하는 수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현재 페인트 작업은 돈과 시간을 낭비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펠탑 운영사를 소유한 파리 시의회는 관광 수익 감소를 우려해 에펠탑 폐쇄와 보수를 꺼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에펠탑 출입이 8개월 동안 중단됐을 때도 보수에 착수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에펠탑 관리자는 “귀스타브 에펠(에펠탑 설계자)이 현재 에펠탑을 본다면 심장 마비에 걸릴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미국은 보수공사 위해 1년 폐쇄 반면 미국 뉴욕의 명물인 자유의 여신상은 2011년부터 1년간 폐쇄하고, 보수공사를 마쳤다. 당시 켄 살라자르 장관은 “자유의 여신상에 대한 보수공사는 19세기 상징물을 21세기로 옮겨오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가 1886년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미국에 선물로 준 것이다. 자유의 여신상은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보수공사가 결정됐다. 2725만달러(294억원)를 들여 내부에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새롭게 설치하고 노후화된 전기·기계 설비 교체와 함께 방화 시스템을 보강했다.5년 수리 마친 영국 상징 ‘빅벤’ 영국 런던을 상징하는 거대한 4면 시계탑 ‘빅벤’(Big Ben)은 2017년 8월 21일 정오 타종을 끝으로 긴 침묵에 들어간 끝에 2022년 여름 다시 종소리를 울린다. 빅벤은 1859년 설치된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수리를 받았다. 빅벤 관리 당국은 3500여 개 부속과 철 지붕을 모두 분해해 지상에서 수리를 마쳤다. 수리에는 8000만 파운드(약 1260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빅벤은 수리 중이던 2019년 11월 11일 현충일과 2020년 새해에는 특별히 종을 울렸다. 빅벤의 일주일간 시간 오차가 불과 1초 이내로 건축 당시인 19세기 첨단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다. 빅벤 수리를 총괄한 건축가 애덤 와트로브스키는 “빅벤은 엄청나게 큰 시계를 꼭대기에 이고 선 석축일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영국의 심장부인 웨스트민스터를 상징한다”라며 “2차대전 중 빅벤은 자유와 희망의 소리를 전했다”고 말했다.
  • 충무공 흉탄 맞자 대신 함대 지휘…진중 온갖 일 논의 참모 중의 참모[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충무공 흉탄 맞자 대신 함대 지휘…진중 온갖 일 논의 참모 중의 참모[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전라좌수사 이순신(李舜臣)이 방답진첨절제사 이순신(李純信)의 부임 인사를 받은 것은 1592년 1월 10일이다. 그런데 1월 16일자 ‘난중일기’에는 ‘병선(兵船)을 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답진의 군관과 관리에게 곤장을 쳤다’는 내용이 보인다. 훗날의 충무공(忠武公)이 역시 무의공(武毅公)이 되는 신임 첨사의 군기를 단단히 잡은 모양새다. 무의공은 이후 충무공의 가장 충실한 참모가 되어 모든 해전의 선봉에 섰고, 노량에서 충무공이 흉탄에 맞아 쓰러지자 대신 수군 함대를 지휘하기도 했다. 무의공 이순신(1554~1611)은 태종의 세자이자 세종대왕의 큰형인 양녕대군의 6대손이니 조선 왕실의 혈통을 이어받은 종친이다. 충무공 이순신(1545~1598)과 우리말 이름이 같지만 무의공은 전주, 충무공은 덕수로 본관부터 다르다. ●임기 초 긴장관계 빠른 시간에 극복 조선시대에는 남자가 성인이 되면 이름이 아닌 자(字)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충무공의 자는 여해(汝諧), 무의공의 자는 입부(立夫)다. ‘난중일기’에는 ‘이(李)입부가 다녀갔다’거나 ‘입부와 무엇무엇을 했다’는 글귀가 140차례나 나온다. 무의공이 임기 초의 긴장관계를 빠른 시간에 극복하고 충무공의 ‘측근 중 측근’으로 떠올랐음을 알 수 있다.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있는 무의공의 무덤은 KTX가 서는 광명역에서 가깝다. 입부의 집안은 양녕대군의 3대손인 증조할아버지 이윤의 때부터 당시의 시흥땅에 살았다. 입부는 아버지 이진과 어머니 복주 김씨 사이 다섯 아들의 막내로 태어났다. 입부 형제의 이름은 순서대로 이순인·이순의·이순례·이순지·이순신이다. 맹자가 인간 본성의 네 가지 덕(德)이라 지칭한 인(仁)·의(義)·예(禮)·지(智)에 믿음을 뜻하는 신(信)을 보탠 것이다. 입부의 넷째 형 비변랑 이순지는 충무공이 한성감옥에서 모진 고문을 받고 나왔을 때 옥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난중일기’에 적혀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무의공도 거쳐 간 비변랑(備邊郞)은 비변사의 종6품 무관이다. 입부의 두 아들 이탁과 이숙도 1603년 계묘 정시에서 무과에 급제했다. 미수 허목(1595~1682)은 입부의 묘갈(墓碣)에 ‘공은 젊었을 때에 유학에 전념했으나 공을 이루지 못하고, 말타기와 활쏘기를 익혀 25세에 알성시 을과에 급제했다’고 했다. 무의공도 처음에는 문과 급제를 꿈꿨지만 여의치 않자 무과로 선회한 것 같다. 무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지 않았던 조선 중기까지는 양반사회에서 이런 현상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무의공의 둘째 아들 이숙이 아버지만큼이나 충무공의 측근이었던 흥양현감 배흥립의 사위가 됐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왜란 당시 이순신(李舜臣)을 정점으로 하는 조선수군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충무공의 리더십에 무의공과 효숙공 같은 참모진의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해지면서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하게 한다. 효숙(孝肅)은 배흥립의 시호다. 무의공은 충무공보다 아홉 살이 적다. 충무공은 31세이던 1576년(선조 9), 무의공은 24세이던 1577년(선조 10) 각각 무과에 급제했다. 두 사람의 ‘관계 개선’은 부임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2월 8일자 ‘난중일기’에는 ‘우후 이몽구가 방답에서 돌아왔는데, 첨사가 방비에 진력하더라고 극찬했다’는 내용이 보인다. 우후(虞侯)는 수군절도사나 병마절도사의 보좌관이다. 충무공은 2월 19~27일 전라좌수사 휘하의 순천·광양·낙안·보성·흥양과 방답진·사도진·여도진·발포진·녹도진에 대한 검열에 나섰다.방답진 검열은 5관 5포 가운데 마지막으로 26~27일 이루어졌다. 충무공은 ‘장편전(長片箭)은 쓸 만한 것이 하나도 없어서 걱정했으나, 전선(戰船)은 어느 정도 완전해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장편전은 긴 화살인 장전(長箭)과 작은 화살인 편전(片箭)을 가리키니 ‘화살 준비가 매우 불충분하다’는 표현이다. 충무공은 검열을 마치고 북봉(北峯)에 올라 진성 안팎의 지형을 살펴보고는 ‘외롭고 위태로운 섬이라 사방에서 적의 공격을 받을 수 있고, 성안의 연못 또한 지극히 엉성하여 참으로 걱정스러웠다. 첨사가 애는 썼으나, 미처 시설을 갖추지 못했으니 어찌하랴’고 했다. 한 달 전 부임한 첨사가 진성의 방어 시설까지 완벽하게 갖출 수는 없다는 것은 충무공도 잘 알고 있었다. 방답진은 여수 앞바다 돌산도에 있었다. 방답진성 자리는 이제 어항(漁港)이자 여수시의 돌산읍 소재지로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다만 방답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옛 진성 주변은 군내리로 불린다. 그러니 동헌과 군관청, 비석 등이 남아 있는 방답진의 흔적을 둘러보려면 내비게이션에 ‘군내리’를 입력해야 한다. 미수의 묘갈에는 ‘공은 처음에는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성일 공이 한번 보고는 그의 현명하면서도 재능이 뛰어난 것을 알아 극력 추천한 것’이라고 했다. 학봉 김성일이라면 1590년 조선통신사의 부사로 일본에 다녀온 뒤 침략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왜란 발발 이후 파직되기도 했지만, 이후 경상도초유사로 전란 수습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참모장으로 충무공 출정명령 하달 그해 4월 13일 왜군선이 부산포 앞바다에 몰려오면서 무의공의 존재는 뚜렷해지기 시작한다. 출정 직전인 5월 1일자 ‘난중일기’에는 ‘진해루에 앉아 방답첨사 이순신, 흥양수령 배흥립, 녹도만호 정운 등을 불렀다. 그들은 모두 매우 분하여 격동했으며, 자기 한 몸을 잊어버릴 정도였으니, 과연 의로운 사람들이라고 할 만하다’고 했다. 행간에서 한시라도 빨리 전선으로 나가자고 재촉하는 참모들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마침내 5월 3일 녹도만호 정운과의 대화에서 결심을 굳힌 충무공은 중위장인 방답첨사 이순신을 불러 다음날 새벽 출정한다는 명령을 전군에 하달토록 한다. 중위장(中衛長)이라면 참모장이다. 당시는 순천도호부사 권준이 전라좌수영의 중위장이었으나 전라도관찰사가 호출하는 바람에 자리를 비워 무의공이 대신한 것이다. 도호부사와 첨절제사는 종3품으로 품계는 같지만 순천부사는 광양·낙안·보성·흥양을 모두 휘하에 거느리고 있었던 만큼 전라좌수영에서는 선임이었던 듯하다.무의공은 옥포·합포·적진포로 향한 1차 출전에서 왜적의 대선(大船) 1척씩 모두 3척을 깨뜨리는 눈부신 전과를 거두었다. 사천·당포·당항포로 2차 출전한 5월 29일에는 권준이 중위장으로 복귀함에 따라 무의공은 전부장(前部將)으로 나선다. 6월 5일 당항포해전에서 조선수군은 26척으로 이루어진 적 함대를 공격해 25척을 가라앉혔다. 무의공은 남은 한 척이 도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다음날 새벽 잠복하고 있다가 적선을 침몰시키고 100명 남짓한 왜적을 몰살시켰다. 무의공은 직접 활을 쏘아 왜장을 사살했다. 무과 시험장에서 선조의 눈에 들었던 그의 활쏘기 실력은 충무공을 앞섰다. 7월 6일 3차 출전은 한산대첩으로 이어진다. 충무공은 조정에 올리는 장계에 ‘방답첨사 이순신은 왜적의 대선 1척을 바다 가운데서 온전히 사로잡아 왜군의 머리 4급을 베었는데, 다만 사살하기에만 힘쓰고 머리를 베는 데는 힘쓰지 않았을 뿐 아니라 또 2척을 쫓아가서 일시에 불살랐다’고 썼다. 당시 전공을 평가하는 기준은 적의 머리, 곧 수급의 숫자였다. 그런데 충무공은 적을 사살하고 적선을 분멸(焚滅)하는 데 초점을 맞추되 공로를 인정받고자 무리하게 접근해 적의 머리를 베는 데 급급하지 않도록 했다. 이렇듯 무의공은 충무공이 제시한 전투 원칙에도 가장 충실한 장수였다. 무의공은 1594년 4월 충청수사에 오른다. 삼도수군통제사 겸 전라좌수사 이순신, 전라우수사로 줄곧 충무공을 지원한 이억기와 더불어 충무공이 가장 신뢰하는 무의공이 서·남해 방비를 책임지는 지휘부가 완성된 것이다. 하지만 이 환상의 지휘 체계를 깨뜨린 원균이 칠천량에서 처참하게 패한 것은 우리가 모두 안타까워하는 사실이다. 무의공은 통제사에 복귀한 충무공이 명량해전에서 승리하고 두 달 남짓 지난 1597년 11월 다시 경상우수사에 임명됐다. 왜란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은 1598년 11월 19일 새벽 시작됐다. 통제사 이순신을 잃었지만 조선과 명나라 연합수군은 200척 남짓한 적선을 쳐부수는 대승을 거뒀다. 무의공은 1604년 선무공신 3등에 올랐고 1607년 완천군(完川君)에 봉해졌다. 전라도병마절도사 시절 군영에서 세상을 떠났다.
  • 노량해전에서 경상우수사로 ‘충무공의 최후’ 지키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노량해전에서 경상우수사로 ‘충무공의 최후’ 지키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전라좌수사 이순신(李舜臣)이 방답진첨절제사 이순신(李純信)의 부임 인사를 받은 것은 1592년 1월 10일이다. 그런데 1월 16일자 ‘난중일기’에는 ‘병선(兵船)을 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답진의 군관과 관리에 곤장을 쳤다’는 내용이 보인다. 훗날의 충무공(忠武公)이 역시 무의공(武毅公)이 되는 신임 첨사의 군기를 단단히 잡은 모양새다. 무의공은 이후 충무공의 가장 충실한 참모가 되어 모든 해전의 선봉에 섰고, 노량에서 충무공이 흉탄에 맞아 쓰러지자 대신 수군 함대를 지휘하기도 했다.    무의공 이순신(1554~1611)은 태종의 세자이자 세종대왕의 큰 형인 양녕대군의 6대손이니 조선 왕실의 혈통을 이어받은 종친이다. 충무공 이순신(1545~1598)과 우리말 이름이 같지만 무의공은 전주, 충무공은 덕수로 본관부터 다르다. 조선시대에는 남자가 성인이 되면 이름이 아닌 자(字)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충무공의 자는 여해(汝諧), 무의공의 자는 입부(立夫)다. ‘난중일기’에는 ‘이(李)입부가 다녀갔다’거나 ‘입부와 무엇무엇을 했다’는 글귀가 140차례나 나온다. 무의공이 임기 초의 긴장관계를 빠른 시간에 극복하고 충무공의 ‘측근 중 측근’으로 떠올랐음을 알 수 있다.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있는 무의공의 무덤은 KTX가 서는 광명역에서 가깝다. 입부의 집안은 양녕대군의 3대손인 증조할아버지 이윤의 때부터 당시의 시흥땅에 살았다. 입부는 아버지 이진과 어머니 복주 김씨 사이 다섯 아들의 막내로 태어났다. 입부 형제의 이름은 순서대로 이순인·이순의·이순례·이순지·이순신이다. 맹자가 인간 본성의 네가지 덕(德)이라 지칭한 인(仁)·의(義)·예(禮)·지(智)에 믿음을 뜻하는 신(信)을 보탠 것이다. 입부의 넷째 형 비변랑 이순지는 충무공이 한성감옥에서 모진 고문을 받고 나왔을 때 옥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난중일기’에 적혀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무의공도 거쳐간 비변랑(備邊郞)은 비변사의 종6품 무관이다. 입부의 두 아들 이탁과 이숙도 1603년 계묘 정시에서 무과에 급제했다. 미수 허목(1595~1682)은 입부의 묘갈(墓碣)에 ‘공은 젊었을 때에 유학에 전념했으나 공을 이루지 못하고, 말타기와 활쏘기를 익혀 25세에 알성시 을과에 급제했다’고 했다. 무의공도 처음에는 문과 급제를 꿈꿨지만 여의치 않자 무과로 선회한 것 같다. 무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지 않았던 조선 중기까지는 양반사회에서 이런 현상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무의공의 둘째 아들 이숙이 아버지 만큼이나 충무공의 측근이었던 흥양현감 배흥립의 사위가 됐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왜란 당시 이순신(李舜臣)을 정점으로하는 조선수군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충무공의 리더십에 무의공과 효숙공같은 참모진의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해지면서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하게 한다. 효숙(孝肅)은 배흥립의 시호다.  무의공은 충무공보다 9살이 적다. 충무공은 31세이던 1576년(선조 9), 무의공은 24세이던 1577년(선조10) 각각 무과에 급제했다. 두 사람의 ‘관계 개선’은 부임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2월 8일자 ‘난중일기’에는 ‘우후 이몽구가 방답에서 돌아왔는데, 첨사가 방비에 진력하더라고 극찬했다’는 내용이 보인다. 우후(虞侯)는 수군절도사나 병마절도사의 보좌관이다. 충무공은 2월 19~27일 전라좌수사 휘하의 순천·광양·낙안·보성·흥양과 방답진·사도진·여도진·발포진·녹도진에 대한 검열에 나섰다. 방답진 검열은 5관 5포 가운데 마지막으로 26~27일 이루어졌다. 충무공은 ‘장편전(長片箭)은 쓸 만한 것이 하나도 없어서 걱정했으나, 전선(戰船)은 어느 정도 완전해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장편전은 긴 화살인 장전(長箭)과 작은 화살인 편전(片箭)을 가리키니 ‘화살 준비가 매우 불충분하다’는 표현이다. 충무공은 검열을 마치고 북봉(北峯)에 올라 진성 안팎의 지형을 살펴보고는 ‘외롭고 위태로운 섬이라 사방에서 적의 공격을 받을 수 있고, 성안의 연못 또한 지극히 엉성하여 참으로 걱정스러웠다. 첨사가 애는 썼으나, 미처 시설을 갖추지 못했으니 어찌하랴’고 했다. 한달 전 부임한 첨사가 진성의 방어 시설까지 완벽하게 갖출 수는 없다는 것은 충무공도 잘 알고 있었다.  방답진은 여수앞바다 돌산도에 있었다. 방답진성 자리는 이제 어항(漁港)이자 여수시의 돌산읍 소재지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방답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옛 진성 주변은 군내리로 불린다. 그러니 동헌과 군관청, 비석 등이 남아있는 방답진의 흔적을 둘러보려면 내비게이션에 ‘군내리’를 입력해야 한다.  미수의 묘갈에는 ‘공은 처음에는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성일 공이 한번 보고는 그의 현명하면서도 재능이 뛰어난 것을 알아 극력 추천한 것’이라고 했다. 학봉 김성일이라면 1590년 조선통신사의 부사로 일본에 다녀온 뒤 침략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왜란 발발 이후 파직되기도 했지만, 이후 경상도초유사로 전란 수습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이해 4월 13일 왜군선이 부산포앞바다에 몰려오면서 무의공의 존재는 뚜렷해지기 시작한다. 출정 직전인 5월 1일자 ‘난중일기’에는 ‘진해루에 앉아 방답첨사 이순신, 흥양수령 배흥립, 녹도만호 정운 등을 불렀다. 그들은 모두 매우 분하여 격동했으며, 자기 한 몸을 잊어버릴 정도였으니, 과연 의로운 사람들이라고 할 만 하다’고 했다. 행간에서 한시라도 빨리 전선으로 나가자고 재촉하는 참모들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마침내 5월 3일 녹도만호 정운과 대화에서 결심을 굳힌 충무공은 중위장인 방답첨사 이순신을 불러 다음날 새벽 출정한다는 명령을 전군에 하달토록 한다.  중위장(中衛長)이라면 참모장이다. 당시는 순천도호부사 권준이 전라좌수영의 중위장이었으나 전라도관찰사가 호출하는 바람에 자리를 비워 무의공이 대신한 것이다. 도호부사와 첨절제사는 종3품으로 품계는 같지만 순천부사는 광양·낙안·보성·흥양을 모두 휘하에 거느리고 있었던 만큼 전라좌수영에서는 선임이었던 듯 하다.  무의공은 옥포·합포·적진포로 향한 1차 출전에서 왜적의 대선(大船) 1척씩 모두 3척을 깨뜨리는 눈부신 전과를 거두었다. 사천·당포·당항포로 2차 출전한 5월 29일에는 권준이 중위장으로 복귀함에 따라 무의공은 전부장(前部將)으로 나선다. 6월 5일 당항포 해전에서 조선수군은 26척으로 이루어진 적 함대를 공격해 25척을 가라앉혔다. 무의공은 남은 한 척이 도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다음날 새벽 잠복하고 있다가 적선을 침몰시키고 100명 남짓한 왜적을 몰살시켰다. 무의공은 직접 활을 쏘아 왜장을 사살했다. 무과 시험장에서 선조의 눈에 들었던 그의 활쏘기 실력은 충무공을 앞섰다.  7월 6일 3차 출전은 한산대첩으로 이어진다. 충무공은 조정에 올리는 장계에 ‘방답첨사 이순신은 왜적의 대선 1척을 바다 가운데서 온전히 사로잡아 왜군의 머리 4급을 베었는데, 다만 사살하기에만 힘쓰고 머리를 베는 데는 힘쓰지 않았을 뿐 아니라 또 2척을 쫒아가서 일시에 불살랐다’고 썼다. 당시 전공을 평가하는 기준은 적의 머리, 곧 수급의 숫자였다. 그런데 충무공은 적을 사살하고 적선을 분멸(焚滅)하는데 초점을 맞추되 공로를 인정받고자 무리하게 접근해 적의 머리를 베는데 급급하지 않도록 했다. 이렇듯 무의공은 충무공이 제시한 전투 원칙에도 가장 충실한 장수였다. 무의공은 1594년 4월 충청수사에 오른다. 삼도수군통제사 겸 전라좌수사 이순신, 전라우수사로 줄곧 충무공을 지원한 이억기와 더불어 충무공이 가장 신뢰하는 무의공이 서·남해 방비를 책임지는 지휘부가 완성된 것이다. 하지만 이 환상의 지휘 체계를 깨뜨린 원균이 칠천량에서 처참하게 패한 것은 우리가 모두 안타까워하는 사실이다.  무의공은 통제사에 복귀한 충무공이 명량해전에서 승리하고 두 달 남짓 지난 1597년 11월 다시 경상우수사에 임명됐다. 왜란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은 1598년 11월 19일 새벽 시작됐다. 통제사 이순신을 잃었지만 조선과 명나라 연합수군은 200척 남짓한 적선을 쳐부수는 대승을 거뒀다. 무의공은 1604년 선무공신 3등에 올랐고 1607년 완천군(完川君)에 봉해졌다. 전라도병마절도사 시절 군영에서 세상을 떠났다.
  • [포착] 우크라 호밀밭 잿더미 “일부러 불 질러”…러시아의 ‘식량 무기화’

    [포착] 우크라 호밀밭 잿더미 “일부러 불 질러”…러시아의 ‘식량 무기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호밀밭에 일부러 불을 지르는 등 의도적으로 전 세계 식량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호밀밭 등 곡물지대를 겨냥한 고의 폭격을 계속하고 있다. 식량 무기화를 통해 국제사회를 분열시키려는 목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크라이나 군인 이호르 루첸코는 러시아군이 자국 호밀밭에 폭격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루첸코는 “사방에서 폭탄이 터지고 호밀밭은 화염에 휩싸였다. 5m 높이 불길은 삽시간에 호밀밭 전체로 번졌고, 하늘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고 밝혔다. 같은 날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군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 지역 호밀밭에 불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불이 난 것은 우크라이나 호밀밭이 아니라 전 세계 식량 안보”라며 “러시아는 모든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 곡물 저장고 등 주요 농업 기반 시설을 폭격해 각종 곡물을 재로 만들어 버렸다. 더불어 흑해 항구를 봉쇄해 세계 시장에 대한 곡물 공급을 차단했다. 서방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 이미 흑해 봉쇄 작전을 수립하는 등 식량 무기화를 계획한 것으로 본다. 식량 무기화를 통해 국제사회를 분열시키고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해 서방과의 전쟁을 유리하게 몰고 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량의 절반 가까이가 묶여 세계 식량안보에 잠재적인 재앙이 되고 있다며 “우리의 밀, 옥수수, 식물성 기름과 다른 제품을 수출할 수 없다는 건 불행히도, 수십 개 국가가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2200만t의 곡물이 저장고에 있지만 국제시장에 제때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며 봉쇄 사태가 지속되면 올가을에는 7500만t의 곡물이 쌓여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식량 통제를 제재 완화와 휴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목적인 만큼, 러시아가 전쟁이 끝나기 전에 흑해 봉쇄를 풀어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극적으로 곡물 운송로 재개 협상이 타결되거나 전쟁이 끝난다 해도 곡물 운송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우크라이나가 흑해 운송로를 통해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전에 항구 주변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고, 파괴된 곡물 저장고를 수리해야 하며 아울러 곡물을 운송하는 배의 선주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도록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흑해 항구 주변 해역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 러시아가 흑해 봉쇄를 풀어도 적어도 반년은 곡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뜻이다. 이처럼 곡물 운송로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세계 식량 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농업 기반시설을 복구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 세계 식량 위기가 앞으로 2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고금리·전세 가뭄 월세 우위 현상 지속… 금리·임차인 지원 따지고 챙겨라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고금리·전세 가뭄 월세 우위 현상 지속… 금리·임차인 지원 따지고 챙겨라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 임대차 형태인 전세가 월세에 밀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 40만 4036건 중 월세가 24만 321건(59.5%)이다.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50.4%를 찍으며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더니 한 달 만에 60%를 넘길 태세다. 월세 비중은 2018년 40.7%, 2019년 40.6%, 2020년 40.2% 등 40% 주변을 맴돌다가 2021년 41.9%로 소폭 증가하더니 올해 들어 5월까지 51.9%(누적)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2020년 8월부터 시행한 개정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5% 상한+전월세신고제)과 고공행진 중인 금리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해 4년(2+2년) 거주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이 급등했고, 임대인들은 상승분만큼을 월세로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로 전세금을 올려 주는 것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차인이 급증한 점, 전월세신고제 도입 후 월세 거래가 통계에 제대로 잡힌 점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월세 우위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 개정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갱신청구권 만료 임차인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금리가 계속 치솟고 있어서다. 다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전세 자체가 종말을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전세냐 월세냐 그것이 문제?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는 장점이 많다. 집값의 절반에서 3분의2 정도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거주하다가 계약 만료 후 그대로 돌려받으니까. 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보증금을 은행에서 빌릴 경우 이자가 월세보다 비싸지는 사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지난 4월 기준 4.2%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80%다. 정부가 권고하는 법정 전월세 전환율(기준금리+2%)보다 약간 높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전세대출 금리는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어서 임차인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 주는 게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 중반에서 5% 후반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고신용 임차인은 대출을 이용한 전세가 아직까지는 월세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중·저신용 임차인들은 월세가 유리한 형국이 됐다. 올해 몇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고신용 임차인까지 월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계약 만료를 앞둔 임차인들은 향후 대출금리 인상 일정과 전월세 전환율, 금리를 꼼꼼히 따져 전세나 월세를 선택해 손해를 줄여야 한다.●슬기로운 월세 생활을 위해 초고금리시대를 맞아 월세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는 월세 임차인을 위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월세 세액공제 확대다. 지난달 21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시장 안정 방안에 따르면 연간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는 월세액(연간 750만원 한도)의 15%(기존 12%)를 연말정산 시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5500만~7000만원인 경우엔 12%(기존 1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월세 보증금을 대출받은 임차인은 연 400만원 한도로 40%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확대는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40대 미만 임차인이라면 지방자치단체들의 청년 월세 임차인 지원도 챙겨 봐야 한다. 서울시는 무주택이면서 중위소득 150% 이하인 만 19~39세 청년근로자 2만명을 매년 선발해 소득기준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0만원 이하 월세 거주자여야 한다. 서울 주거 포털이나 서울청년 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인천시도 만 19~39세 이하 청년 임차인 6000명에게 1인당 월 2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원한다. 제주도도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당수 광역·기초 지자체들이 청년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임대차 분쟁 대처는 이렇게 임차인들은 거주 중 또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에 임대인과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과 거주 중 수리 문제다. 대부분의 주택 임대차계약서엔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명시돼 있다. 보증금이 월세 미지급이나 주택 훼손 등 임대차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차인의 모든 채무 담보 성격을 갖기 때문에 임대인은 계약 종료 시 미지급 월세나 원상회복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이 중 원상회복 문제에선 주택의 원 상태에 대한 의견 불일치, 훼손이 임차인 과실에 의한 것인지 노후화에 따른 것인지의 문제, 수리비의 적절성 등에서 다툼이 많다. 다툼을 줄이려면 계약 단계에서 주택 구석구석에 대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놔야 한다. 소모품이 아닌 모든 시설 작동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고, 벽지 오염 같은 작은 훼손까지 미리 체크해서 촬영해 놔야 한다. 또한 거주 중 페인트칠이나 벽에 못 박기, 벽걸이 에어컨이나 선반 설치 등 목적물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 일은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 필요할 경우엔 임대인의 양해를 구하고 양해 사실을 문자나 녹취로 남겨 놓아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벽지 변색이나 문 삐걱거림, 도색 까짐 등 오랜 사용에 따른 시설의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는 임차인의 귀책 사유가 아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위한 공제를 주장한다면 적극 반박할 필요가 있다. 거주 중 누수나 각종 기기 고장 등은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한 기본적으로 임대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전구 등 소모품이나 문 손잡이 고장 등은 세입자가 알아서 수리해야 한다. 판례는 대체로 대수선이나 기본적인 설비 등에 대해선 임대인이 부담하고 10만원 이내의 적은 비용으로 간단히 수선할 수 있는 것은 세입자가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임대인과 도저히 의견 조정이 안 되고 손해가 클 때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할 수 있다. 보증금 반환 문제는 물론 거주 중 수리비 문제 등 임대차 관련 법적 분쟁을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한다.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종료가 원칙이나 일반적으로 한 달 내에 처리된다고 한다. 위원회의 조정안을 당사자들이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곳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다. 사무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위원회 홈페이지(https://adrhome.reb.or.kr/)를 통해 분쟁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수수료는 조정금액에 따라 1만~10만원으로 저렴하다.
  • 단양 천연동굴, 긴팔 옷 준비하세요

    단양 천연동굴, 긴팔 옷 준비하세요

    충북 단양군에 위치한 천연동굴들이 시원함과 볼거리를 모두 갖춰 여름철 관광지로 인기다. 찜통더위에서도 동굴 속은 추위를 걱정해야 할 정도니 피서지로 제격이다. 7일 단양군에 따르면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자 고수동굴과 온달동굴을 찾는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고수동굴의 경우 최근 평일 하루 방문객은 250명, 주말 방문객은 2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6월 이전에는 평일 100명, 주말 1000명 정도였다. 여름 이전과 비교해 두 배가 넘게 방문객이 많아졌다. 천연동굴을 찾는 이유는 시원함과 볼거리 때문이다. 동굴은 1년 내내 13~15도를 유지한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보다 시원하다. 반팔이나 반바지 차림으로 동굴에 들어가면 추울 수도 있다. 동굴 입구에만 서도 찬 기운이 느껴진다. 군 관계자는 “동굴은 지표 아래에 있는 데다 지하수 영향까지 받아 시원하다”며 “구간별로 습도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온도는 일정해 동굴에 들어왔다 나갈 때까지 더위를 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굴 내부는 장관이다. 천연기념물 256호인 고수동굴은 5억년의 시간이 빚어낸 신비한 지하 궁전으로 불린다. 총 1395m 구간 중 940m가 개방됐는데, 구간마다 거대한 종유석이 경이로움을 뽐내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로 소개된 적도 있다. 마리아상, 사자바위, 독수리, 천당성벽 등 종유석마다 재미있는 이름이 붙여져 호기심도 자극한다. 천연기념물 제261호인 온달동굴은 아기자기한 석순이 많고 지하수량이 풍부해 현재까지도 생성물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날아라, 트럼프포스원!”…트럼프, 새 단장한 전용기 자랑

    “날아라, 트럼프포스원!”…트럼프, 새 단장한 전용기 자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새단장을 한 자신의 전용기를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임기 중 ‘에어 포스 원’으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했지만, 취임 전까지는 자신이 소유한 보잉 757-200 전용기를 이용했다. 일명 ‘트럼프포스원’이라고 불리는 트럼프의 보잉 757-200 내부는 일반 여객기와 달리 전용 침실과 거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좌석 안전벨트 버클과 일부 좌석 장식에는 24k 금이 사용됐다. 이 밖에도 화장실 세면대와 수도꼭지도 금으로 만들어졌으며, 침실과 집무실, 손님방은 최고급 나무로 단장하고 영화관도 장착해 ‘호화 전용기의 끝판왕’으로 불렸다. 트럼프의 상징과도 같았던 해당 전용기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후보자 시절, 선거운동을 할 때도 자주 애용했다.  후보 시절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전용기를 두고 “롤스로이스 엔진을 장착했고, 기체는 에어포스원보다 크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제트기로 디스커버리 채널에도 소개됐다”고 과시하기도 했다.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트럼프의 전용기는 뉴욕주 스튜어트 국제공항에 한동안 머물러 있었다. 엔진 등 일부 부품이 파손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엔진을 교체한 뒤에는 새로운 도색 작업을 위해 루이지애나주(州)로 이동됐다. 지난 3월에는 전용기 개조 자금이 필요하다며 지지자들에게 기부를 요구해 구설에 올랐다. 당시 트럼프는 자신의 선거조직인 ‘Save America PAC’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현재 새로운 ‘트럼프포스원’을 구축하고 있다. 전용기의 수리는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며 기부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트럼프는 자신의 SNS 애플리케이션인 ‘트루스 소셜’에 전용기 사진 및 동영상과 함께 “백악관에서 보낸 4년 동안 나는 사람들이 매우 좋아해줬던 보잉 757 (전용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이제 나의 전용기는 완전히 현대화되었으며, 루이지애나주에서 다시 하늘로 돌아갈 준비가 완료됐다”고 전했다. 새롭게 단장한 ‘트럼프포스원’은 금색 페인트로 적은 ‘트럼프’(Trump) 글자가 포인트이며, 꼬리에는 미국 국기를 그려 넣었다. 트럼프의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 언론은 그가 다음 선거 활동에 또 한 번 전용기를 이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월세가 대세…‘슬월생’을 위한 가이드[임창용의 부동산에세이]

    월세가 대세…‘슬월생’을 위한 가이드[임창용의 부동산에세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 임대차 형태인 전세가 월세에 밀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 40만 4036건 중 월세가 24만 321건(59.5%)이다.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50.4%를 찍으며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더니 한 달 만에 60%를 넘길 태세다. 월세 비중은 2018년 40.7%, 2019년 40.6%, 2020년 40.2% 등 40% 주변을 맴돌다가 2021년 41.9%로 소폭 증가하더니 올해 들어 5월까지 51.9%(누적)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2020년 8월부터 시행한 개정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5% 상한+전월세신고제)과 고공행진 중인 금리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해 4년(2+2년) 거주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이 급등했고, 임대인들은 상승분만큼을 월세로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로 전세금을 올려 주는 것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차인이 급증한 점, 전월세신고제 도입 후 월세 거래가 통계에 제대로 잡힌 점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월세 우위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 개정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갱신청구권 만료 임차인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금리가 계속 치솟고 있어서다. 다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전세 자체가 종말을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세냐 월세냐 그것이 문제?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는 장점이 많다. 집값의 절반에서 3분의2 정도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거주하다가 계약 만료 후 그대로 돌려받으니까. 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보증금을 은행에서 빌릴 경우 이자가 월세보다 비싸지는 사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지난 4월 기준 4.2%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80%다. 정부가 권고하는 법정 전월세 전환율(기준금리+2%)보다 약간 높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전세대출 금리는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어서 임차인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 주는 게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 중반에서 5% 후반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고신용 임차인은 대출을 이용한 전세가 아직까지는 월세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중·저신용 임차인들은 월세가 유리한 형국이 됐다. 올해 몇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고신용 임차인까지 월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계약 만료를 앞둔 임차인들은 향후 대출금리 인상 일정과 전월세 전환율, 금리를 꼼꼼히 따져 전세나 월세를 선택해 손해를 줄여야 한다. 슬기로운 월세 생활을 위해  초고금리시대를 맞아 월세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는 월세 임차인을 위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월세 세액공제 확대다. 지난달 21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시장 안정 방안에 따르면 연간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는 월세액(연간 750만원 한도)의 15%(기존 12%)를 연말정산 시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5500만~7000만원인 경우엔 12%(기존 1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월세 보증금을 대출받은 임차인은 연 400만원 한도로 40%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확대는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40대 미만 임차인이라면 지방자치단체들의 청년 월세 임차인 지원도 챙겨 봐야 한다. 서울시는 무주택이면서 중위소득 150% 이하인 만 19~39세 청년근로자 2만명을 매년 선발해 소득기준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0만원 이하 월세 거주자여야 한다. 서울 주거 포털이나 서울청년 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인천시도 만 19~39세 이하 청년 임차인 6000명에게 1인당 월 2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원한다. 제주도도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당수 광역·기초 지자체들이 청년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임대차 분쟁 대처는 이렇게  임차인들은 거주 중 또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에 임대인과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과 거주 중 수리 문제다. 대부분의 주택 임대차계약서엔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명시돼 있다. 보증금이 월세 미지급이나 주택 훼손 등 임대차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차인의 모든 채무 담보 성격을 갖기 때문에 임대인은 계약 종료 시 미지급 월세나 원상회복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이 중 원상회복 문제에선 주택의 원 상태에 대한 의견 불일치, 훼손이 임차인 과실에 의한 것인지 노후화에 따른 것인지의 문제, 수리비의 적절성 등에서 다툼이 많다.  다툼을 줄이려면 계약 단계에서 주택 구석구석에 대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놔야 한다. 소모품이 아닌 모든 시설 작동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고, 벽지 오염 같은 작은 훼손까지 미리 체크해서 촬영해 놔야 한다. 또한 거주 중 페인트칠이나 벽에 못 박기, 벽걸이 에어컨이나 선반 설치 등 목적물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 일은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 필요할 경우엔 임대인의 양해를 구하고 양해 사실을 문자나 녹취로 남겨 놓아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벽지 변색이나 문 삐걱거림, 도색 까짐 등 오랜 사용에 따른 시설의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는 임차인의 귀책 사유가 아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위한 공제를 주장한다면 적극 반박할 필요가 있다.  거주 중 누수나 각종 기기 고장 등은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한 기본적으로 임대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전구 등 소모품이나 문 손잡이 고장 등은 세입자가 알아서 수리해야 한다. 판례는 대체로 대수선이나 기본적인 설비 등에 대해선 임대인이 부담하고 10만원 이내의 적은 비용으로 간단히 수선할 수 있는 것은 세입자가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임대인과 도저히 의견 조정이 안 되고 손해가 클 때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할 수 있다. 보증금 반환 문제는 물론 거주 중 수리비 문제 등 임대차 관련 법적 분쟁을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한다.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종료가 원칙이나 일반적으로 한 달 내에 처리된다고 한다. 위원회의 조정안을 당사자들이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곳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다. 사무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위원회 홈페이지(https://adrhome.reb.or.kr/)를 통해 분쟁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수수료는 조정금액에 따라 1만~10만원으로 저렴하다. 
  • 옐로스톤 들소들 한달 새 셋이나 들이받아, 왜 화 났을까?

    옐로스톤 들소들 한달 새 셋이나 들이받아, 왜 화 났을까?

    올여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궂긴 일이 많다. 지난달 관광 성수기가 시작됐는데 물난리가 일어나 공원 문이 닫히기 일쑤였다. 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은 도로와 교량을 수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단계적으로 재개장해 관광객들을 맞고 있지만 이번에는 야생동물들이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아메리카들소에 너무 가까이 갔다가 받힌 사람만 벌써 세 사람이다.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맨처음은 지난 5월 30일 오하이오주에서 온 25세 방문객이었다. 그는 들소에 받혀 허공을 3m 이상 날아갔다. 부분 재개방을 시작한 지 일주일 뒤인 지난달 28일에는 콜로라도주 출신 34세 여성이 자이언트 게이시르 근처에서 받혔다. 하루 뒤에는 71세 펜실베이니아주 여성이 옐로스톤 호수 근처에서 쓸데없이 가까이 들소에 접근했다가 받혔다. 사람들은 잇따라 들소 공격을 받은 사람들 얘기에 놀라겠지만 전문가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야생동물 관리 전문가이며 몬태나주립대 부교수인 자레드 비버는 “세 차례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매년 보는 일”이라면서 “요즘 들어 점점 많은 이들이 공원을 찾는다. 그리고 들소 숫자는 역대 가장 많다”고 말했다. 2019년 유타주립대 보고서에 따르면 들소는 어떤 다른 야생동물보다 이곳 공원에서 많은 이들을 다치게 한다. 함부로 접근했을 때 예측할 수 없는 동물들은 위험해질 수 있는데 특히 들소는 사람보다 세 배는 빨리 달릴 수 있어 위험하다. 와일드랜드 트레킹의 공동창업자 스콧 쿤디는 “위험한 야생동물과 접촉하면 위험하다는 것은 옐로스톤에서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라며 1978년부터 1992년까지 들소 공격에 56명이 다치고 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2000년부터 2015년까지 25명이 다쳤다고 했다. 이들 공격 의 절반은 들소를 사진 찍으려다 일어난다. 비버 교수는 “녀석들은 언뜻 조용하고 얌전해 보인다. 규칙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아주 거칠고 위험한 동물들에 다가가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물난리 때문에 공원 인프라가 영향받은 것이 들소의 공격으로 이어졌느냐는 질문에 비버와 쿤디 모두 최근 들소들의 잦은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공원 대부분이 폐쇄돼 “들소들이 이론적으로는 공원 구석구석을 누벼 사람들에게 달려들어야 할 일이 없어야 정상”이란 것이다. 컨디는 “더욱이 봄에 비가 많이 내려 들소들이 소비할 풀들도 넘쳐났다”고 말했다. 그는 간단한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야생동물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며 최소한 30m는 거리를 유지하며 떼를 지어 하이킹을 하고 일부러 소음을 만들어내고 곰퇴치 스프레이를 지니라고 당부했다. 공원 관리들은 트레일을 절대 벗어나지 말고 야생동물이 가까이 있으면 돌아서서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길을 찾으라고 했다. 들소나 무스, 코요테, 엘크, 큰뿔양 같은 커다란 동물로부터는 25야드(22.86m) 이상, 곰들과 늑대들로부터는 적어도 100야드(91.44m)는 떨어져야 한다. 치마론 앤더슨은 “그들의 집이며 우리는 방문객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일은 위험할 뿐만아니라 먹이를 주거나 만지거나 놀라게 하거나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행동 모두가 불법이다. 2018년 여름에 오리건주 관광객이 술에 취해 들소 한 마리를 놀려 체포돼 130일 징역형이 선고된 일이 있었다. 컨디도 “우리 국립공원이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이 아니란 점을 기억하는 것이 관건이다. 동물들은 살아 있고 얌전해 보이는 동물도 아주 위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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