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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리점 본사 甲질 방지…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 매긴다

    대리점 본사 甲질 방지…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 매긴다

    여야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요구한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관광진흥법,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내건 모자보건법과 대리점거래공정화법 및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등 5개 쟁점 법안을 가결했다. 이들 법안의 골자를 소개한다. ■관광진흥법 학교 앞 정화구역 50m → 75m로… 법 적용시한 5년 일몰제 여야가 합의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핵심은 ‘학교 앞 호텔 허용’이다. 호텔을 지을 수 없는 학교 앞 절대정화구역을 기존 50m에서 75m로 확대한다. 또한 상대정화구역인 학교 주변 200m 이내에 호텔을 지을 경우 학교정화위원회의 별도 심의를 면제하는 내용 등이다. 학교정화위 심의 면제 조건은 유해시설이 없어야 하며 객실은 100실(비즈니스 호텔급) 이상이어야 한다. 법 적용은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 한정하고 법 적용 시한도 5년 일몰로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 객실이 최소 3000여개 이상 추가 확보될 전망이다. 또한 법 위반 사실이 한 번 적발되면 바로 관광호텔 허가가 취소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도입된다. 문체부는 내년 호텔 객실 부족분 1만 2000개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국제의료사업지원법 해외 진출 의료기관 금융·세제 혜택…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은 박근혜 정부 ‘경제활성화법’ 가운데 하나로, 외국인 환자 유치와 병원의 해외 진출 사업을 지원하는 법률이다.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촉진, 해외 환자 유치 활성화, 해외 환자 의료사고 시 절차 등을 담았다. 해외 진출 의료 기관이 금융·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자 국제공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장소에 외국어로 표기된 의료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단, 금융·세제 혜택 대상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은 제외한다. 해외 진출 의료기관의 국내 우회 투자도 제한했다. 외국어 의료 광고를 낼 때는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특정 진료 과목에 편중한 의료 광고를 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이 밖에 국내 유치 업체가 외국인 환자 유치 수수료를 과다하게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대리점거래공정화법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대리점 피해액 최대 3배 배상해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2013년 발의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거래 공정화법) 제정안은 이른바 ‘남양유업 금지법’으로 불린다. 물량 밀어내기 등 대리점 본사의 횡포를 막기 위해 과징금을 매기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우선 대리점 본사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명확히 규정했다. 불공정 거래 행위는 본사가 대리점에 상품이나 서비스 공급을 부당하게 중단하거나, 가격과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제품 구매를 강요하거나, 판매 목표를 강제하는 행위 등이다. 불공정 행위를 저지른 본사에는 관련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매기고 대리점이 입은 손해의 최대 3배를 배상하도록 했다. 대리점이 본사의 불법 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본사가 거래 정지 등의 보복을 해도 제재 대상이 된다. 또 본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지 못한다. 계약을 해지하려면 대리점에 2개월 이상 시간을 주고 계약 위반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모자보건법 정부·지자체가 공공산후조리원 설치·운영… 평가인증 실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신생아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을 반대해 왔다. 경기 성남시가 추진했던 무상 공공산후조리원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법은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을 허가하는 대신 신생아 집단 감염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관리, 감독하도록 했다. 복지부는 법에 따라 공공산후조리원의 서비스 수준, 종사자의 전문성, 시설 등에 대한 평가 인증을 실시해야 한다. 평가 인증 결과는 공공산후조리원 이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공표한다. 만약 공공산후조리원 운영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평가 인증을 받으면 인증이 취소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전공의 특별법 전공의 휴식 시간 법으로 보장… 5년마다 ‘전공의 종합 계획’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은 전공의들의 과다한 업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내용을 담았다. 극도의 피로 상태에서 환자를 돌보다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공의들의 휴식 시간을 법으로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주당 근무 시간은 80시간으로 하되 교육 목적이라면 8시간 추가 근무를 허용하고, 연속해 36시간 이상 근무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응급 상황일 때는 예외적으로 40시간 초과 근무를 허용했다. 위반하면 수련 병원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서 다음 수련을 시작할 때는 최소 10시간 휴식 시간을 갖도록 했다. 또 전공의 육성과 수련 환경 평가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고, 전공의 인력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정부가 5년마다 ‘전공의 종합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청소년수련시설 안전 점검 안 받으면 위탁계약 해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아 운영되는 청소년수련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된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청소년활동진흥법 개정안 의결을 통해 청소년단체 등이 부정한 방법으로 위탁운영 계약을 맺으면 즉시 계약이 해지되도록 했다. 또 청소년단체 등 운영기관이 지원받은 공공 경비를 유용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안전 점검과 종합평가를 받지 않으면 위탁 계약이 해지된다. 청소년 육성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간주해 엄격하게 처벌하도록 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 153개 지자체가 위탁 운영을 맡긴 342개 청소년수련시설 가운데 89개(26.0%)가 청소년활동진흥법을 위반한 부적합한 단체라고 밝혔다. 권익위는 부실 운영이나 위법 행위에 대한 관리·제재 방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서울YMCA 일산청소년수련원에서는 골프연습장 건축허가 직권 취소, 고양시와 서울YMCA 간 뒷거래 의혹 등이 제기된 적이 있다. 지난 6월 제주에선 명도암유스호스텔을 운영하는 단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불거지는 등 청소년수련시설을 둘러싼 각종 비위와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는 이밖에 교정시설에서 도주한 수용자를 체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황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행하는 불법·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채증을 통해 끝까지 추적해서 엄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단독] 의무복무 어기면 의사면허 취소 초강수

    [단독] 의무복무 어기면 의사면허 취소 초강수

    정부가 공공 의료인 양성 사관학교 격인 국립보건의료대학을 신설하기로 한 것은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우수 공공 의사 인력을 육성해야 취약한 공공 의료를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립의과대학이 공공 의료인 양성을 일정부분 담당하고 있지만 공공 의료에 특화한 교육과정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의사들이 의료 취약지인 지방 공공 의료기관에는 근무하길 꺼려 한계가 있다는 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공공의료기관 호주 56% 프랑스 35% 30일 국가통계포털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의사 인력 13만 4646명 가운데 공공보건의료기관 종사자는 11.3%인 1만 5195명뿐이다. 이마저도 17.3%가 대학을 갓 졸업하고 군 대체 복무 중인 공중보건의사다. 민간 의료기관은 6만 1879곳이지만 공공보건의료기관은 보건소를 포함해도 3692곳이다. 전체 의료기관(6만 5571곳)의 5.6%에 불과하다. 공공 의료기관 비중이 절반을 넘는 호주(56.3%)는 물론 프랑스(34.9%), 독일(25.8%) 등에도 비할 바가 못 된다. ●10만명당 의사 숫자 2.3배까지 차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병상 수(요양기관 제외)는 5.5병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4병상보다 2.1병상이 많지만, 수익이 보장되는 수도권으로 의료 자원이 집중된 탓에 농어촌 등 취약 지역의 의료 접근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시군구별 인구 10만명 당 의사 수는 최대 2.34배까지 차이 난다. 특히 감염내과, 산부인과, 외과 등 전문 진료서비스는 수익성이 낮아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공중보건장학제 의무복무 꺼려 폐지 공공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자 정부가 기존 의과대학생 중 장학생을 선발하는 공중보건장학제도를 운용한 적도 있지만 대부분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서 장학금을 조기 상환하고 의무 복무를 꺼리는 바람에 1996년 중단했다. 국립보건의료대학 졸업생의 의무 복무 기한을 10년으로 정하고, 복무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의사 면허까지 취소하는 등 ‘강수’를 둔 것도 이 때문이다. 황의수 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과도하다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애초 시작부터 공공의료에 헌신하겠다고 각오한 입학생을 받고, 비인기 과목인 감염내과와 산부인과, 외과 전문 인력을 길러 취약 분야의 공공 의료 인력을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국립보건의료대학이 양성할 대표 의료인력은 감염병 전문의다. 입학금과 수업료는 물론 실습비와 교재비, 기숙사비도 국고에서 지급하며 일종의 ‘성공한’ 공공 의료인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국가가 개인의 경력 관리를 책임지고 뒷받침한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의료 취약지 공공 의료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면 기존 국립 의대와 국립대병원 교육·수련 과정을 개선하고 공중보건장학제도 등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의사 정원이 확대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한다. ●이정현 의원 입법안 처리 순탄치 않아 근거법인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법안을 발의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의협 등이 반대하는 데다 야당 의원들도 전남 지역 여당 의원이 공공 의료 어젠다를 들고 나온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내년 5월 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더라도 정부는 다음 국회에서 이를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허윤정 거문고로 되살린 80여년 전 우리 선율

    허윤정 거문고로 되살린 80여년 전 우리 선율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이 80여년 전 우리 선율을 복원한다. 국립국악원은 새달 3일 오후 8시 풍류사랑방에서 여는 ‘목요풍류’ 무대에 허윤정 거문고 독주회 ‘아악부 현금보 평조회상’ 공연을 올린다. 허윤정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 이수자로 고악보 연구를 통해 전통과 창작의 경계를 넘나들며 실력을 인정받은 차세대 명인이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80여년 전 일제강점기에서도 궁중 음악의 명맥을 이어 갔던 1930년대 ‘이왕직아악부’의 악보 중 ‘거문고보’에 실린 ‘평조회상’과 ‘천년만세’를 연주한다. 특히 ‘평조회상’은 현재 전해지는 악곡과는 차이점이 있다. ‘평조회상’은 국악인이라면 평생 수련하는 대표 곡 ‘영산회상’을 완전 4도 아래로 이조(移調)시킨 곡이다. 본래 ‘영산회상’은 9개의 악곡으로 구성돼 있으나 현행 ‘평조회상’은 9곡 중 ‘하현도드리’가 제외된 8개의 악곡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80여년 전 남겨진 이왕직아악부의 현금(玄琴·거문고)보에 전해지는 하현도드리를 복원 연주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다른 악곡들도 현재 전해지는 곡들의 일부 장단과 선율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어 국악 애호가라면 색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허윤정은 “이번 공연은 전통을 재발견함으로써 이 시대 국악 레퍼토리의 또 다른 확장을 의미하는 무대”라면서 “이번 무대를 통해 소중한 우리 음악사를 연결하는 중요한 근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석 2만원이며 예매는 국립국악원 및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02) 580-3300.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뜨거운 놈들이 온다

    뜨거운 놈들이 온다

    ‘사랑이 아빠’ 추성훈(왼쪽·40·일본)이 아빠의 온화한 미소를 잠시 접고 ‘싸움꾼’의 본능을 드러낸다. 추성훈은 오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종합 격투기 UFC 파이트 나이트(이하 UFN) 서울 대회에 출전한다. UFC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격투기 단체다. 국내에서 UFC 대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추성훈은 알베르토 미나(33·브라질)와 겨룬다. 추성훈은 2004년부터 UFC와 K1 메이저 대회에서 피와 땀을 흘려 왔다. 통산 전적은 14승5패2무효다. 최근 연패를 당하며 부진했지만, 지난해 9월 UFN 일본 사이타마 대회에서 아미르 사돌라에게 판정승을 거두며 재기했다. 유도 선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타격과 테이크다운(쓰러뜨리기)에 능하다. 미나의 통산 전적은 11전 전승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군소 단체에서 쌓은 승리다. UFC에서는 딱 한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 8월 강자라고 보기는 어려운 일본의 안자이 신쇼와 난타전 끝에 겨우 KO로 이겼다. 5살부터 유도와 주짓수(브라질 유술)를 수련했다. 서브미션(관절기) 기술 위주로 경기를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 신체 조건은 미나가 좋다. 추성훈보다 7살이 젊고 키는 5㎝가 크다. UFC 공식 프로필상 미나의 신장은 182㎝, 추성훈은 177㎝이다. 팔도 추성훈보다 10㎝ 이상 길다. 추성훈은 25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공개 훈련에서 “상대가 나처럼 유도를 했다고 들었다. 유도하는 선수에게는 지기 싫다”며 필승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UFC 대회가 열리길 고대해 왔다. 이제 격투기계에서는 할아버지뻘인 마흔이 됐지만, 멋있는 시합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UFC에서 10승을 달성한 김동현(오른쪽·34)도 출격한다. 웰터급 랭킹 7위인 김동현은 81위 도미닉 워터스(26·미국)와 겨룬다. 이변이 없는 한 김동현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은 “UFC 선수들은 모두 다 강하다. 쉬운 상대는 없다. 시합 때 내가 가진 걸 다 보여주겠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메인 이벤트는 벤슨 헨더슨(32)과 조지 마스비달(31·이상 미국)이 장식한다. 전 라이트급 챔피언인 헨더슨은 주한미군 출신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전사’, ‘헨더슨’, ‘명예’ 등 몸 곳곳에 한글 문신을 새기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여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웰터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마스비달 역시 라이트급에서 웰터급으로 전향했다. 둘은 웰터급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최영조 경북 경산시장

    [자치단체장 25시] 최영조 경북 경산시장

    경북 경산.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도시이자 첨단산업도시임을 자랑한다. 대부분 기초자치단체에는 없는 대학이 무려 12개나 있는 데다 2600여개의 기업체가 몰려 있다. 하늘길, 바닷길과 가깝고 철도, 고속도로, 국도 등이 사통팔달로 연결된 교통 요충지다. 이런 연유로 24시간 잠들지 않는 역동적인 도시다. 사람과 돈이 끊임없이 몰리면서 도시가 급팽창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과 함께 도시 인프라 확충에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 주마가편 격이다. 전국 최고의 창조기업도시로 우뚝 서는 게 목표다. 30여년간 공직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행정관료 출신의 최영조(60) 시장이 선봉에 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6시 50분 최 시장은 옥곡동의 사택을 나서 상방동 새벽인력대기소로 향했다. 늦가을 비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현장 일을 나가는 일일근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잠시 후 인력대기소에 도착해서는 근로자 20여명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건강에 각별히 유념할 것을 당부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일감이 크게 줄었다”는 근로자들의 아우성에 걱정을 함께 했다. 그는 곧이어 7시 40분쯤 시청에 도착해 조간 신문 스크랩을 훑고 동향을 파악했다. 8시가 되자 시장실에서 국장 및 실·과·소장 등 10여명이 참석한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최 시장이 지난 13~18일 국제자매도시인 일본 조요시와 학원도시 하치오지시 출장을 다녀온 뒤 처음 출근하는 관계로 각종 보고 및 지시 사항이 봇물을 이뤘다. 40분간의 회의가 끝나자 그는 와촌면 대한리 팔공산 선본사 입구까지 30여분 거리를 달려 나갔다. 진입로는 경사도 급한 데다 곡선 구간이 심했다. 연간 1000만명 안팎의 갓바위 참배객들이 찾는 주 통로지만 겨울철이면 얼어붙기 일쑤다. 최 시장은 1.2㎞ 구간 도로변의 제설함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꼼꼼히 확인했다. 시청 관계자에게 “제설함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주문했다. 최 시장은 2012년 12월 보궐선거로 취임한 이후 시민 안전 관련 업무를 직접 챙기는 습관이 몸에 뱄다. 10시 20분쯤 도착한 다음 방문지는 하양읍 대학리와 와촌면 소월리 일원에 조성 중인 경제자유구역 경산지식산업지구였다. 애지중지하는 현장이라 수시로 찾는다. 수십여대의 중장비가 굉음을 내며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먼저 기자에게 “경산의 미래를 바꿀 새로운 산업혁명의 현장”이라며 일성을 토했다. 이어 “경산지식산업지구 조성으로 생산 유발 2조 600억원을 비롯해 부가가치 창출 8800억원, 신규 일자리 창출 1만 6000명 등 엄청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경산 지역 산업 전반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혁명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물론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안전도 당부했다. 정부와 경북도, 경산시 등은 2022년까지 이 일대 부지 377만 8000여㎡에 총 2조 20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건설 기계 부품과 메디컬 융합 소재산업의 중심인 경산지식산업지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9.2%다. 이어 진량공단 내 자동차 부품 생산 업체인 ㈜세명기업으로 향했다. 최 시장은 차 안에서 “현재 경산에는 첨단국가산업단지(600억원, 29만 6000㎡) 및 제4일반산업단지(4180억원, 250만 4000여㎡) 조성, 대구도시철도 2호선에 이은 1호선의 경산(하양) 연장, 택지(117만 8000㎡) 개발 등 지역 발전을 위한 굵직굵직한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중에 하양 5일장에 잠시 들렀다. 11시 30분쯤이었다. 상인들과 시장 활성화 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건의 사항을 수렴했다. 상인들은 불경기라 장사가 어렵다고 했다. 그냥 발걸음을 옮기기가 무거운 듯 생선가게와 반찬가게, 과일가게 등을 잇따라 찾아 장을 봤다. 반찬가게 주인 윤덕복(46·여)씨는 “시장은 우리 가게 단골손님”이라고 귀띔했다. 회사에 도착하자 12시 20분이었다. 예정 시간보다 20분 지각했다. 구내식당으로 직행해 기다리고 있던 세명기업 오유인 대표이사 등 임직원과 점심을 함께 했다. 그런 뒤 회사가 ‘이달의 기업’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고 기념 촬영을 했다. 시는 홀수 달마다 지역의 우수 중소기업을 ‘이달의 기업’으로 선정해 시청 국기게양대 등에 회사기를 게양해 주는 등 예우하고 있다. 회사를 떠나 경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장이 마련된 경산교육지원청에 들러 관계자들을 격려하고는 바로 인근 대구한의대를 찾았다. 이 대학 변창훈 총장과 1시간 동안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 조기 건립 등 각종 관·학 협력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경산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경북도민참여교육 및 경산아카데미교육에 참여했을 때가 오후 3시다. 강당은 800여명의 시민으로 미어터질 듯했다. 최 시장은 “시민이 즐겁고 행복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는 다짐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오후 4시쯤 집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일본 출장으로 밀렸던 각종 보고와 결재, 민원 상담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하지만 피곤한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매일 새벽 단전호흡 및 명상수련을 빼놓지 않는다.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란다.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경산 인터불고CC에서 열린 ‘2015년도 경산시장기 초청 국제유도대회’ 환영식에 참석한 것을 끝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0년 공직에 입문한 뒤 경북도 문화체육국장과 구미부시장, 의회사무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최 시장의 이날 하루에 요란한 정치성 구호나 거창한 웅변은 없었다. 하지만 차분함 속에서 시민의 안녕과 지역 발전을 챙기려고 애쓰는 알뜰 살림꾼의 모습이 역력했다. 글 사진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참여…‘송파 유스페스티벌’ 내일 개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축제가 열린다. 송파구는 21일 오후 정신여자중·고등학교에서 ‘2015 송파 유스페스티벌’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송파청소년수련관에서 음악과 춤, 동영상 제작 등을 배우는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축제다. 구는 이번 축제로 지역 청소년들이 도전정신과 건전한 경쟁의식을 기르고 진취적인 마인드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청소년들도 참여,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며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한 달여간 직접 제작한 UCC 동영상 공모에는 모두 41개 팀이 예선에 참가, 지난 16일 청소년문화예술분야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총 10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또 보컬과 밴드, 댄스 등의 다양한 장르를 무대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비보이그룹 ‘MB크루’와 힙합듀오 ‘듀넘’, 여성댄스그룹 ‘워너비’가 오프닝 무대를 꾸미며 아이돌그룹 ‘투포케이(24K)’는 미니콘서트를 준비했다. 600여명의 청소년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이번 공연은 무료다. 구 관계자는 “이번 축제는 처음으로 학교 대강당에서 청소년과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인 지역축제로 열린다”면서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발산하며, 역량을 강화할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中 주민들 “도난당한 등신불 돌려 달라”… 네덜란드인 상대 소송 제기

    中 주민들 “도난당한 등신불 돌려 달라”… 네덜란드인 상대 소송 제기

    중국 푸젠성 다톈현 양춘촌의 주민들이 최근 반환 소송을 낸 금박등신불(왼쪽)의 모습. 이 불상은 송나라 시대인 1090년쯤 신선 수련을 하던 도교 진인 ‘장공육전조사’가 앉은 채 입적했다는 마을 주민들의 전승 이야기가 엑스선 촬영(오른쪽)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헝가리 자연사 박물관이 등신불을 전시하면서 도난당한 지 20년 만에 네덜란드인 오스카 반 오버림이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민들은 중국과 네덜란드 변호사로 구성된 변호인단에 의뢰해 반환 소송을 냈다고 화신망이 17일 전했다. 중국 화신망 웹사이트 캡처
  • 소장보다 투자… 中 젊은 부자들 ‘명화 사재기’

    택시 기사 출신 중국 금융재벌 류이첸이 모딜리아니의 작품 ‘누워 있는 나부’를 세계 미술품 경매 사상 두 번째 최고가인 1억 7040만 달러(약 1971억원)에 사들이면서 중국 부호들의 미술품 수집 열기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상하이에 2개의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류이첸은 청나라 건륭제가 쓰던 찻잔을 3600만 달러에 사서 본인의 찻잔으로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사람으로 국제 경매 시장의 ‘큰손’이다. 지난 5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낙찰가 상위 5위 작품 중 3개 작품을 중국 부자들이 싹쓸이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익명의 중국인이 6633만 달러로 고흐의 ‘알리스캉의 오솔길’을, 영화계 거물인 화이브러더스 왕중쥔 회장은 2993만 달러로 피카소의 ‘소파에 앉은 여인’을,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은 2041만 달러로 모네의 ‘수련 연못, 장미’를 구입했다. 중국 갑부들의 왕성한 구매로 영국과 미국 중심이던 미술품 경매 시장도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영국 경매회사 크리스티의 지난해 매출 45억 4000만 파운드(약 7조 9700억원) 중 22%는 중국인의 지갑에서 나왔을 정도다. 특히 크리스티에서 처음 미술품을 산 신규 구매자 비중이 전체의 30%에 달했는데 대부분이 중국의 신흥부자들이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 참여자 중 중국인이 70%를 차지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중국어는 경매장의 ‘공식 언어’가 됐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부자’가 경매 시장의 최대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미술보는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이들은 전위적인 현대 서양화가의 작품을 경쟁적으로 구입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후룬연구소가 1억 위안(약 181억원) 이상의 자산가 376명을 면접조사한 결과 평균 연령은 38세였고 이들 중 70%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었다. 그림을 사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 목적이다. 초저금리가 계속되고 주식이 불안해지면서 그림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부는 자금 은닉과 세탁을 위해 그림을 활용한다. 중국 사회학자 리인허는 “부자들의 광적인 그림 사재기는 중국의 분배 시스템이 고장 나 부가 한쪽으로 쏠리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新국토기행] 충남 부여

    [新국토기행] 충남 부여

    백제의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고, 종내 멸망의 처절한 아픔을 맞았던 고도(古都). 충남 부여군은 백제 문화의 고갱이가 남아 있는 옛 도읍이다. 부여는 백제 사비시대의 수도로 일본 아스카문화를 전수해 지금도 해마다 일본인 수만명이 자신들의 고향으로 여겨 찾는다. 백제 유적지가 가장 풍부히 보존된 곳이기도 하다. 백제가 멸망한 뒤 의자왕이 당나라로 끌려갈 때 백성들이 몰려와 통곡한 금강변 양화면의 유왕산은 여전히 슬픔을 머금고 있는 듯 처연해 보인다. 당나라에서 병사한 의자왕의 묘를 찾아 고국으로 모시려다 흔적조차 못 찾고 중국 북망산의 흙을 파와 능산리고분에 가묘를 쓸 수밖에 없었던 부여군의 노력은 그 슬픔의 또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여름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부여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고풍스러운 백제 유적에 롯데리조트와 아웃렛 등 현대시설이 어우러지면서 연간 방문객이 1000만명에 이르는 등 백제 전성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백제 수도가 옮겨왔을 만큼 물산도 풍족하다. 금강 줄기 백마강이 옥토를 만들어 양송이버섯과 밤이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고, 방울토마토와 멜론 등 시설농업 천국이다. 볼거리 >> ●백제 왕궁터·부소산성·정림사지 등 세계문화유산 관북리 유적은 백제 왕궁터가 있던 곳이다. 건물터, 공방시설, 도로, 연못 등이 확인됐다.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 왕성이다. 정치의 중심지고, 최후의 방어진지였다. 당시에는 사비성으로 불렸다. 둘레 2㎞가 넘는 성 안에 낙화암, 사자루 등 많은 유적이 있다. 나성은 수도를 보호하기 위해 쌓은 둘레 8㎞의 성으로 시가지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 지금은 약간의 흔적만 남아 있다. 정림사지는 백제의 중심 사찰이 있던 자리다. 5층 석탑 등이 남아 있다. 백제가 수도를 옮기면서 창건해 멸망하면서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탑과 금당 등이 남북 일직선으로 배치돼 백제 가람의 전형을 보인다. 능산리고분군은 왕과 왕족의 무덤이 있는 데다. 백제 후기 묘 형태를 알 수 있는 전형적인 석실분들이다. 찬란한 백제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가 1993년 발굴돼 엄청난 반향을 불러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 ‘궁남지’ 백제 무왕이 634년 궁궐 남쪽에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이다. 기록은 “연못을 파고 20여리 수로를 내 물을 끌어들였다. 물가에 버드나무를 심고 가운데에 섬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신선과 불로초가 살고 황금궁궐이 있는 중국의 전설 속 이상향인 삼신산을 본떴다고 한다. 궁남지는 통일신라 문무대왕 때 만들어진 경주 안압지에 큰 영향을 미쳤고, 일본 정원 문화의 원조가 됐다. 서동(무왕)의 탄생 설화와 신라 선화공주 사이의 사랑 이야기가 깃든 곳이기도 하다. 1965년 3분의1 규모로 복원됐다. 군은 2002년부터 이곳에 연꽃을 심어 여름철마다 ‘부여 서동연꽃축제’를 열고 있다. 7~8월 궁남지에는 홍련, 백련, 수련 등 갖가지 연꽃이 활짝 피어 사람들을 황홀하게 한다. ●백제 왕궁 재현한 첫 역사단지 ‘백제문화단지’ 백제 왕궁을 재현한 첫 역사단지다. 1994년 착공됐으나 예산 등 문제로 17년 후인 2010년 완공됐다. 백제시대의 다양한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왕궁인 사비궁, 대표 사찰인 능사, 계층별 주거문화를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 개국 초 궁성인 위례성, 묘제 등이 있다. 2006년 문을 연 백제역사문화관은 전국 유일의 백제사 전문 박물관으로 갖가지 전시실을 갖추고 있어 문화대국이었던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천재시인 김시습이 말년에 머물다가 세상 떠난 곳 ‘무량사’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되자 평생 은둔한 천재시인 매월당 김시습이 말년에 머물다가 세상을 떠난 곳으로 유명하다. 김시습 영정(보물 1497호)이 있다. 외산면 만수산 기슭에 위치한다. 언제 창건했는지 정확하지 않으나 신라 말 범일 국사가 세웠고, 수차례 공사를 거쳤다고 전해진다. 고려 때 크게 재건됐으나 임진왜란 때 전소됐다. 이후 극락전 등이 다시 세워졌고, 조선조 명승 진묵대사가 거처했었다. 극락전과 석등, 오층석탑, 미륵불괘불탱 등 보물이 많지만 호젓한 분위기가 가을에 잘 어울려 나들이 장소로 좋다.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촬영지 ‘서동요테마파크’ 요즘 인기 있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촬영지다. 원래는 2005년 서동과 선화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첫 백제 드라마 ‘서동요’의 오픈세트장으로 조성됐다. 이후 ‘대풍수’, ‘태왕사신기’, ‘계백’, ‘조선총잡이’ 등 인기 드라마 촬영도 일부 이곳에서 이뤄졌다. 부지 1만여평에 백제·신라왕궁, 왕궁촌, 태학사, 하늘재, 저잣거리가 조성돼 있다. 계백 장군이 태어난 충화면 천등산 자락에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세트장을 둘러싼 덕용저수지 주변 산책로는 백미다. 세트장 옆에 청소년수련원이 있어 숙박이 가능하고 짚라인 등 모험시설도 갖추고 있다. ●‘신동엽문학관’엔 옷·신분증·도장·편지·육필 원고 전시 ‘껍데기는 가라’를 쓴 신동엽(1930~69) 시인이 부여읍 동남리 출신이다. 생가 옆에 있다. 문학관에 시인이 입던 옷, 신분증, 도장, 편지와 함께 육필 원고 대부분이 전시돼 있다. 시인의 딸이 아버지를 그린 초상화도 있다. 묘는 능산리 앞산에 있다. 경기 파주에 있던 것을 1993년 옮겼다. 서사시 ‘금강’ 등 치열한 창작 속에서 1960년대 김수영과 함께 빼어난 참여시의 지평을 활짝 열었던 현대문학의 거인이 작고한 지 24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시비는 1970년 시인 박두진·구상과 소설가 최일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백마강 기슭에 세워졌다. 문학관은 매년 봄 신동엽 시인 전국 고교 백일장, 가을에 문학축제를 열어 시인의 시 세계를 기리고 있다. 먹거리 >> ●서동·선화공주 이야기 깃든 연잎밥과 마밥, 그리고 백련차 세 가지 모두 서동(무왕), 선화공주와 관련이 있다. 연잎밥은 찹쌀과 밤, 대추, 잣을 연잎에 싸서 찜통에 쪄낸 밥이다. 연잎 향기가 은은히 배어 있다. 고소하고 찰기도 있다. 연잎에 철분, 비타민 E가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 좋다. 서동이 선화공주의 향수를 달래주려고 배를 띄워 놀았다는 궁남지에 연꽃이 지천이어서 부여 주민들이 이를 따다가 밥을 해먹은 데서 유래한다. 연꽃은 선화공주의 ‘선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연꽃으로 만든 백련차도 부여의 대표 식음료다. 절에서 스님들이 수양할 때 많이 마셔 삶을 음미하면서 즐기는 차로 제격이다. 마밥은 달콤한 마를 넣어 지은 밥이다. 마는 서동의 트레이드 마크다. 생마와 달리 마밥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조선조 때 왕가에 진상한 물고기 ‘우여회 ’ 위어, 웅어 등 다른 이름도 많지만 부여에서는 ‘우여’라고 부른다. 봄이 오면 금강하굿둑에서 성어가 돼 돌아온 우여를 그물로 잡는다. 이때에는 주로 강어귀에서 머물기 때문이다. 몸길이가 30㎝ 정도로 잔 비늘에 빛깔이 은색을 띤다. 조선조 때 왕가에 진상한 물고기라고 해서 진귀하게 여긴다. 우여를 잘게 썰어 채소와 갖은 양념을 넣어 버무리면 고소하고도 매콤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백제 의자왕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재미있는 것은 백제가 망한 뒤 당나라 군사들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돌 밑에 숨어 의리를 지켰다고 해서 ‘의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점이다. 자양강장 효과가 있어 몸이 허해지는 봄철 보양식으로 부여의 여러 식당에서 팔지만 맛을 볼 수 있는 때가 매년 4~5월에 그쳐 아쉬움이 있는 음식이다. ●방울토마토·양송이버섯·멜론·수박·딸기 등 부여 8미(味) 부여군이 지정해 키우고 있는 방울토마토, 양송이버섯, 멜론, 수박, 딸기, 밤, 표고버섯, 오이를 일컫는다. 일조량이 풍부해 하나같이 맛이 뛰어나고, 색깔도 좋다. 백마강변 농토여서 토질이 비옥하고 물 빠짐이 좋아 작물이 잘 자란다. 군에서 공동 출하하는 등 품질관리를 철저히 한다. 공동 브랜드 ‘굿뜨래’로 판매하고 인기도 높다. 특히 양송이버섯은 전국 생산량의 45%에 이른다. 방울토마토는 13%, 표고버섯은 11%, 수박은 8%로 대부분 전국구 특산물이다. 수박은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단물이 풍부하다. 게다가 전국 생산량의 20%인 밤은 ‘맛밤’으로 가공돼 전국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인기가 선풍적이다. 중국산과 달리 밤 고유의 맛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여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불의에 항거하고 시비 밝힐 기개 갖춰야 선비”

    “불의에 항거하고 시비 밝힐 기개 갖춰야 선비”

    “16세기 봉건적 가부장시대를 살았던 퇴계 선생이 20세기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저보다 훨씬 더 남녀귀천(男女貴賤)을 떠나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신을 낮추려 노력하셨어요. 처음에는 감동했고, 나중에는 제 모습이 정말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김병일(70)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8년 전인 2007년 도산서원 원장 및 수련원 이사장을 맡았다.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퇴계 이황(1501~1570)의 삶을 더욱 꼼꼼히 접하게 됐고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됐다. 퇴계에 대한 흠모이자 부끄러움을 회개하는 내적 고해의 시간이었고, 새로운 삶의 전기가 됐다. 당시 김 이사장은 통계청장, 조달청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기획예산처 장관 등 32년의 화려한 공직 생활을 마친 뒤 뒤늦게 시작한 마라톤에 흠뻑 빠져 풀코스, 울트라마라톤 등을 수차례 완주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그러다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여유가 생긴 것을 계기로 자신의 고향도 아닌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 아예 머물면서 선비정신의 요체를 찾고 그것을 현재적 의미로 접목하는 과제에 몰두했다. 최근 저서 ‘선비처럼’(나남 펴냄)을 내놓은 김 이사장을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선비정신이라고 하면 흔히들 양반을 떠올리곤 하는데, 단순히 신분 계층의 모습을 드러내는 말이 아니다”라면서 “올바른 마음과 몸가짐으로 의롭지 못한 부귀는 탐하지 않고 불의에는 항거하며 옳고 그름을 분명히 밝히려는 기개를 갖춘 모습이야말로 진짜 선비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비정신을 한마디로 말하면 모범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예컨대 조선왕조가 600년 지속된 것은 세종대왕처럼 훌륭한 임금이 끊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작은 마을공동체 등에서 자기 아닌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전시 같은 위기 상황에선 의병 활동을 펼치는 등 모범이 되는 리더십을 실천한 선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비정신의 강조는 자칫 개인의 삶과는 별 연관 없는, 따분한 얘기로 들릴 수 있다. 또한 체제에 순응하는 예절 바른 인간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현재적 의미 또한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김 이사장은 “온순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 따지며 옳은 길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각종 ‘갑질’도 선비정신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면서 “부모가 자식에게, 회사의 상사가 후배에게, 군대의 선임이 후임에게 등 모든 사람 관계에서 남을 배려하고 아끼면 고스란히 협조와 존경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각 생활 단위 안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는 이들의 문제를 지적했다. 2002년 문을 연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은 첫해 200명 남짓만 찾던 곳이었지만 지난해 5만 5000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방문객이 7만명에 가까울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그가 자부심을 느끼는 대목이다. 교사, 학생들은 무료지만 직장 단위 수련원 교육생에게는 실비 정도를 받는다. “아마 이사회에서는 전직 기획예산처 장관을 수련원 이사장으로 앉히면 예산을 따내는 데 좀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겠죠. 제가 선비답지 않게 제 자랑을 한 꼴이네요. 하하.”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현대사회 갑질은 선비 정신의 부재에서 비롯”

    “현대사회 갑질은 선비 정신의 부재에서 비롯”

     “16세기 봉건적 가부장시대를 살았던 퇴계 선생이 20세기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저보다 훨씬 더 남녀귀천(男女貴賤)을 떠나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신을 낮추려 노력하셨어요. 처음에는 감동했고, 나중에는 제 모습이 정말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김병일(70)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8년 전인 2007년 도산서원 원장 및 수련원 이사장을 맡았다.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퇴계 이황(1501~1570)의 삶을 더욱 꼼꼼히 접하게 됐고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됐다. 퇴계에 대한 흠모이자 부끄러움을 회개하는 내적 고해의 시간이었고, 새로운 삶의 전기가 됐다. 당시 김 이사장은 통계청장, 조달청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기획예산처 장관 등 32년의 화려한 공직 생활을 마친 뒤 뒤늦게 시작한 마라톤에 흠뻑 빠져 풀코스, 울트라마라톤 등을 수차례 완주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그러다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여유가 생긴 것을 계기로 자신의 고향도 아닌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 아예 머물면서 선비정신의 요체를 찾고 그것을 현재적 의미로 접목하는 과제에 몰두했다.  최근 저서 ‘선비처럼’(나남 펴냄)을 내놓은 김 이사장을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선비정신이라고 하면 흔히들 양반을 떠올리곤 하는데, 단순히 신분 계층의 모습을 드러내는 말이 아니다”라면서 “올바른 마음과 몸가짐으로 의롭지 못한 부귀는 탐하지 않고 불의에는 항거하며 옳고 그름을 분명히 밝히려는 기개를 갖춘 모습이야말로 진짜 선비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비정신을 한마디로 말하면 모범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예컨대 조선왕조가 600년 지속된 것은 세종대왕처럼 훌륭한 임금이 끊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작은 마을공동체 등에서 자기 아닌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전시 같은 위기 상황에선 의병 활동을 펼치는 등 모범이 되는 리더십을 실천한 선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비정신의 강조는 자칫 개인의 삶과는 별 연관 없는,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얘기로 들릴 수 있다. 또한 체제에 순응하는 예절 바른 인간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현재적 의미 또한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김 이사장은 “온순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 따지며 옳은 길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각종 ‘갑질’도 선비정신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면서 “부모가 자식에게, 회사의 상사가 후배에게, 군대의 선임이 후임에게 등 모든 사람 관계에서 남을 배려하고 아끼면 고스란히 협조와 존경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각 생활 단위 안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는 이들의 문제를 지적했다.  2002년 문을 연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은 첫해 200명 남짓만 찾던 곳이었지만 지난해 5만 5000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방문객이 7만명에 가까울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그가 자부심을 느끼는 대목이다. 교사, 학생들은 무료지만 직장 단위 수련원 교육생에게는 실비 정도를 받는다.  “아마 이사회에서는 전직 기획예산처 장관을 수련원 이사장으로 앉히면 예산을 따내는 데 좀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겠죠. 제가 선비답지 않게 제 자랑을 한 꼴이네요. 하하.”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군인들에게 발레 가르치며 활기 주는 무용수 누나

    군인들에게 발레 가르치며 활기 주는 무용수 누나

    “아라베스크…, 파세…, 그랑 바트망….” 머리를 짧게 깎은 활동복 차림의 군인들이 발레슈즈를 신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한 발레리나로부터 제자리를 도는 동작을 배우고 있다. 주인공은 숙명여대 무용과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선우(29·여)씨. 그녀는 지난 7월부터 경기 남양주시청소년수련관 강당에서 비룡부대 군인 30명에게 발레를 지도하고 있다. 박씨가 군 장병에게 발레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한 건 몇 년 전 공군에서 복무하던 남동생 면회를 가면서다. 박씨는 “동생의 부대 동기 중 한 명이 군 생활을 힘들어하다 정신적인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게 돼 깜짝 놀랐다”면서 “항상 긴장하며 군 생활을 해야 하는 장병에게 발레를 가르치면 분명히 체력적·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생각을 정리해 올해 초 국방부 홈페이지에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국방부의 담당자를 찾아 직접 전화를 거는 등 설득한 끝에 수업을 원하는 부대를 찾으면 허가하겠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박사 학위 지도교수인 박인자 교수의 도움을 받아 비룡부대와 인연을 맺고 매주 2시간씩 발레 동아리를 열었다. 군인들을 모아 놓고 기초부터 가르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인사에 답도 하지 않거나 눈을 못 마주치고 땅만 보는가 하면 2시간 동안 말 한마디 안 하고 돌아간 친구도 있었어요.”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지금 병사들의 발레 실력은 눈에 띄게 늘었다. 구부정했던 자세가 교정되는 등 외적인 변화와 함께 군 생활의 어려움이나 개인사, 꿈 등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동아리에 소위 관심병사로 분류된 장병도 있다는데 모두가 활기 넘치고 밝은 모습으로 변했어요. 오히려 제가 일주일에 한 번씩 치유받는 느낌이에요.” 그는 내년 초 동아리 장병들과 발레 공연을 할 꿈도 꾸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임’ 마중 나선 길… 얼굴이 붉어지다

    ‘임’ 마중 나선 길… 얼굴이 붉어지다

    길은 대개 과정일 뿐 여행 자체는 아닙니다. 하지만 길 스스로 목적지가 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특히 단풍철에 그렇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단풍 절승지로 꼽히는 곳들은 거개가 산자락 깊숙이 숨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곳은 자가용으로 돌아보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요즘 같은 단풍철엔 당연히 차들이 밀릴 겁니다. 그렇다고 자연이 벌이는 색채의 축제를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가을로 들어선 길들을 짚어 봤습니다. 44번, 46번, 56번 국도를 번갈아 타고 설악산, 한계령 등 강원의 단풍 명소들을 휘휘 돌아봤습니다. 그 길의 끝은 모두 바다입니다. 단풍 못지않게 고운 동해 바다의 별빛도 가슴 가득 담아 올 수 있었답니다. ① 옛 미시령 휴게소에서 굽어본 풍경. 설악의 산군들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고 있다. 56번 지방도에서 벗어나 ‘미시령 옛길’로 접어들어야 이 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② 흰 수피의 자작나무들이 순백의 세상을 펼쳐 놓은 인제 원대리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11월부터는 입산이 통제된다. ③ 밤에 찾은 양양 낙산해변. 총총 뜬 별이 단풍만큼이나 곱다. ④ 단풍으로 이름난 화암사. 절집 앞은 수바위다. 길가 풍경은 철따라 달라진다. 세상에 둘도 없는 경승지를 지나는 길이라도 느낌이 각별해지는 때는 분명 있다. 그래서 저마다 가슴에 길 하나 둘 정도는 새겨 두게 마련이다. 언젠가 꼭 찾을 거라 기약하며 말이다. 44번 국도가 그렇다. 경기 양평에서 시작해 강원 홍천·인제 등을 거친 뒤, 한계령을 넘어 양양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특히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으로 가슴 저린 풍경을 선사한다. 총길이는 얼추 137㎞. 마음먹고 달리면 4시간 안팎에 주파할 수 있지만, 풍경 보며 가자면 1박 2일로도 부족하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출발할 경우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해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주말이면 차들로 몸살을 앓는 양평 구간을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도 밀리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사정이 다소 나은 편이다. 동홍천 나들목을 나와 속초·인제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곧 44번 국도다. 여기서 한계 삼거리까지 왕복 4차선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인제를 지나는 동안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꼭 들러야 한다. 새하얀 수피의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이다. 38선휴게소 지난 뒤 인제38대교 못미처 오른쪽으로 원대리 방면 이정표가 나온다. 작은 길이라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니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갈림길에서 원대리 자작나무숲까지는 8㎞쯤 떨어져 있다. 숲의 공식 명칭은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규모로 25㏊(약 7만 6000평) 산자락에 70여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숲 초입의 산림 감시초소가 들머리다. 예서 ‘속삭이는 자작나무숲’까지는 3.2㎞ 거리. 꼬박 1시간 30분 정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임도를 따라가는 길이 넓고 평탄해 그리 힘들 건 없다. 숲에 들면 동공이 확장되고 입은 떡 벌어진다. 수많은 자작나무들이 순백의 세상을 펼쳐 내고 있다. 나라 안 어디서든 쉬 보기 힘든 풍경이다. 한 줄기 바람이 숲 사이를 훑고 지날 때면 나뭇잎 부비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린다. 그래서 숲의 이름도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다. 다시 44번 국도로 복귀해 한계교차로까지 내처 달리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속초·고성으로 나가는 46번 국도, 오른쪽은 한계령 지나 양양으로 가는 44번 국도다. 예서 한계령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나라 안에서 가장 유명한 단풍길이 시작된다. 내설악의 기암괴석과 현란한 빛깔의 단풍이 수채화처럼 어우러져 있다. ‘일반 국도’란 이름이 무색할 만큼 ‘특별한’ 풍경들이 쉼 없이 이어진다. 이 길 중간쯤의 한계령 휴게소는 풍경 전망대다. 설악의 산군들과 그 너머 양양 일대가 한눈에 들어 온다. 가수 양희은이 노래 ‘한계령’을 통해 ‘잊어버리라, 내려가라’ 주문했지만 도저히 잊기 힘들고, 아무래도 내려가기 싫은 풍경들에 넋을 놓고 만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양양 방면으로 가다 첫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필례약수 방향이다. 이쪽 단풍도 빼어나다. 외려 이 일대 풍경을 첫손 꼽는 현지인들도 많다. 단풍은 24일쯤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계 교차로에서 미시령 옛길 쪽으로 방향을 잡아도 멋들어진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44번 국도가 기암괴석과 단풍의 앙상블이라면, 미시령 옛길은 설악의 우람한 암릉들과 마주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한계 교차로에서 좌회전, 46번 국도로 갈아탄 뒤, 다시 용대교차로에서 56번 지방도로를 바꿔 타고 가다 도적소 교차로에서 ‘미시령 옛길’ 이정표를 보고 빠져나가면 된다. 오래전 미시령 옛길은 단풍철이면 밀려드는 차들로 몸살을 앓던 도로였다. 하지만 2006년 미시령 터널이 뚫리고 ‘7번 군도’란 이름으로 물러앉은 뒤엔 단풍철에도 썰렁한 곳으로 바뀌고 말았다. 쓸모를 잃고 버려졌다 해서 풍경마저 바뀌랴. 미시령의 굽이굽이 고갯길이 보여 주는 장쾌한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 길 끝자락에 예쁜 절집 화암사가 있다. 설악산 코앞에 있으면서도 열에 아홉은 모르고 지나친다는 숨은 단풍 명소다. 고성군 토성면의 강원도세계잼버리수련장 인근에 있다. 절집은 금강산 1만 2000봉의 남쪽 첫 봉우리라는 신선봉 아래 터를 잡았다. 개창 시기는 신라시대까지 올라가지만 가람 내 대부분의 전각들이 중창 등의 과정을 거치는 바람에 고색창연한 맛은 덜하다. 가을이면 절 뒤편 화암폭포에서 단풍이 빠른 속도로 퍼져 10월 하순이면 절을 완전히 끌어안는다. 미시령 옛길을 내려서면 델피노 골프장 왼쪽으로 화암사 이정표가 있다. 성인대, 수바위를 돌아오는 4㎞짜리 원점회귀 산행 코스가 인기다. 금강산 첫 봉우리에서 설악의 산군들을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코스가 어렵지 않아 2시간 남짓이면 돌아볼 수 있다. 글 사진 속초·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3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가 속초·인제·신남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44번 국도를 따라가다 한계 교차로, 용대 교차로에서 각각 46번 국도와 56번 지방도로로 바꿔 타고 가면 미시령, 곧장 가면 한계령이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44번 국도에서 빠져나간다. 38 휴게소와 인제 38대교 사이 남전계곡 가는 길로 들어서면 된다. 11월부터는 겨울철 산불조심 기간이어서 입산이 통제된다. 정확한 통제 기간은 인제국유림관리소(460-8036)에서 확인할 수 있다. 56번 국도는 원래 동홍천 나들목에서 좌회전해 구성포 교차로에서 올라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단풍철엔 양양 쪽에서 수도권 쪽으로 되짚어 나오며 들르길 권한다. 그래야 이 일대를 원형으로 돌아보는 여정을 꾸릴 수 있다. 구룡령 옛길 산행은 대개 업 힐과 다운 힐 두 가지로 나뉜다. 갈천리 마을회관 쪽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거나, 그 반대로 내려간다. 산행 시간은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홍천 쪽 명개리에서 올라 양양 쪽으로 내려설 수도 있지만 전 구간을 종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잘 곳:속초 쪽엔 델피노 골프 & 리조트(1588-4888), 한화리조트 설악(1588-2299) 등 유명 리조트들이 많다. 양양에선 낙산 해변 쪽에 깔끔한 숙소들이 많다. 바닷가 쪽의 이른바 ‘오션뷰’ 객실은 1만원 이상 비싸다. →맛집:속초 시내 여러 포구마다 횟집촌이 형성돼 있다. 장사항 횟집촌이 그중 호젓하다. 설악산 울산바위 인근 학사평 일대에 김영애할머니순두부(635-9520) 등 순두부집들이 몰려 있다. 양양에선 ‘섭’(홍합을 이르는 현지 표현)을 넣고 조리한 전골, 칼국수 등이 별미다. 수라상(671-5857)이 널리 알려졌다. 양양군청 인근에 있다.
  • [자치단체장 25시] 경마공원 ·항공 MRO센터… 촌티 벗겨낸 ‘행정 불도저’

    [자치단체장 25시] 경마공원 ·항공 MRO센터… 촌티 벗겨낸 ‘행정 불도저’

    경북 영천시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민선 시장들이 잇따라 선거법 위반과 뇌물 등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시정이 표류하고 미래 사업을 찾지 못해 암울했던 시기를 탈피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중단 없는 전진’을 거듭하고 있다. 연이은 재·보궐선거와 시장 부재 등으로 사분오열됐던 지역 민심도 하나로 뭉쳐졌다. 대반전이다. 변화의 중심에 외교관 출신의 영천 첫 3선 단체장인 김영석(64) 시장이 있다. 지난 16일 김 시장과 온종일 함께했다. 김 시장은 2007년 12월 재선거에서 당선된 뒤 줄곧 지역 발전을 이끌고 있다. 신성장 산업인 말(馬)산업과 항공산업을 선점해 주도권을 확고히 한 게 대표적인 예다. 영천 첨단부품소재사업지구(147만㎡) 및 영천 하이테크파크지구(140만㎡) 조성 사업도 그의 작품이다. 제대로 된 산업단지 하나 없던 도시에 국내 유망 기업은 물론 외국인 기업들이 앞다퉈 몰려들고 있다. 2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시의 예산 규모도 6000억원대로 덩치를 3배로 불렸다. 시민들 사이에서 ‘불도저’로 통하는 이유다. 이런 노력 덕에 영천은 농업 및 군사도시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형 첨단복합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16일 오전 7시 40분 집무실에 도착해 조간신문 스크랩을 훑고 동향을 파악한 뒤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이날 개막하는 ‘영천 한약축제’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감사의 인사를 하는데, 사실 이들은 소문난 ‘찰떡궁합’이다. 결재를 하고 오전 8시 20분에는 시장실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국장 및 실·과·소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김 시장은 “한약축제와 금호강 둔치에서 개최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의 달’ 기념행사가 성공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회의를 마친 그는 대형 국책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금호읍 성천리 ‘렛츠런파크 영천’(영천 경마공원) 사업장으로 향했다. 공기업인 한국마사회가 영천 경마공원 조성을 위해 이달 중 국제설계 공모를 앞둔 가운데 시의 건의 사항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서다. 20여분 뒤 현장에 도착한 그는 “영천 경마공원은 가족 단위 휴양객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마를 보고 쇼핑 및 다양한 휴양도 즐기는 곳이 돼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2009년 12월 경마공원 유치를 진두지휘해 사업을 따낸 김 시장은 기자에게 이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것처럼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자랑했다. 마사회는 2018년까지 이 일대 부지 147만 4000여㎡에 총 3657억원을 투입해 경마시설은 물론 테마파크를 건립할 예정이다. “경마공원이 운영되면 연간 3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등 전국 최대 명소가 되고 200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 신규 일자리 창출, 관련 사업 연계 발전 등 지역 전반에 엄청난 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금호읍 황정리 화랑설화마을(사업비 572억원) 조성 현장, 시내 교촌동·창구동 일원에 건설 중인 전투메모리얼파크(304억원) 현장을 잇달아 방문해 공사 추진 현황 등도 점검했다. 전투메모리얼파크에는 국내 최고·최대를 자랑하는 서바이벌체험장이 조성되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제10차 포은 정몽주 전국학술대회’에 참석했을 때가 오전 11시다. 300여명의 참석자와 일일이 인사를 나눈 김 시장은 “정몽주 위패를 모신 임고서원을 충절과 충효의 상징적 장소로 육성시켜 나가겠다”는 다짐으로 큰 박수를 이끌었다. 고려 말 충신인 정몽주는 1337년 영천 울목마을(현 임고면 우항리)에서 태어났다. 점심은 시내 음식점이었다. 오늘은 한약축제 참가차 방문한 영천향우회 전국연합회 이사회 임원들과 함께였다. 오후 일정은 영천 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입주한 일본 기업인 ㈜다이셀 방문으로 시작했다. 오후 1시쯤이었다. 이 회사는 영천에 투자한 제1호 외국인 기업이다. 김 시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회사 현관까지 마중 나온 다쓰카와 신지 사장은 “빠른 시일 내에 추가 투자하겠다”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김 시장은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음 방문지는 녹전동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370억원)와 바이오메디컬생산기술센터(319억원) 현장이었다. 국책 사업으로, 내년 4월 준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우종(47) 바이오메디컬센터장의 현황 보고가 끝나자 김 시장은 센터 준공 시기에 맞춰 국내외 의료기기 및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박람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바로 옆에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방위산업 부문에선 아시아 최초로 투자해 지난 1월 완공한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가 자리잡았다. 보잉은 이 MRO센터를 아시아·태평양의 항공전자 MRO 허브로 육성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이 일대 부지 33만 3000㎡에 ‘에어로 테크노밸리’(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를 조성한다는 미래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이후 관용차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임고면의 포은 생가 중창 현장과 고경면에 도내 최초로 건립 중인 기숙형 공립중학교 현장, 시내 전국예술인대회 행사장 방문 등 예정된 일정을 일사천리로 소화하며 일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살펴봤다. 오후 6시 무렵 영천역 광장에 도착했다. 지역 최대 축제인 한약축제 개막식 행사에 참석했다. 축제준비위원장의 개막 선포에 이어 무대에 오른 김 시장은 ‘올해의 자랑스러운 영천시민상’을 수여하고서 2시간 남짓 축제를 즐겼다. 일정은 저녁 8시 30분쯤 끝났다. 오전 6시 시내 우로지공원에서 시민과 함께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 뒤 14시간여 만의 퇴근이다. 글 사진 영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전문대·고등학교 졸업자에 건축사보 될 수 있다

     고등학교·전문대 건축 관련 학과 졸업생도 경력을 쌓으면 건축사를 보조하는 건축사보가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건축사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19일자로 입법예고한다고 18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4년제 이상 대학 건축 관련학과 졸업자와 전문대 건축 관련학과 졸업자로 2년 이상 건축실무에 종사한 사람, 고교 건축 관련학과 졸업자로 4년 이상 건축실무에 종사한 사람도 건축사보가 될 수 있다. 현재 건축사보 자격자는 5년제 건축학과에서 8학기를 이수한 사람으로 실무수련을 받고 있거나 받은 사람, 국가기술자격자(건설·전기·전자·기계·정보통신 등), 건축사 예비시험 합격자이다. 개정안은 또 건축사 자격시험의 합격자 시험면제 횟수를 연속 3회에서 연속 5회를 늘리는 내용도 담겼다. 시험면제 횟수를 늘리는 것은 지난달 치러진 ‘2015 건축사 자격시험’의 답지에 오류가 있어 수험생들이 피해를 받은 데 따른 조치다. 건축사협회와 분리된 건축사공제조합 설립이 건축사법 개정으로 허용됨에 따라 필요한 공제조합 운영에 관한 사항도 이번 시행령·규칙 개정안에 마련됐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⑪작은 교회들의 신선한 반란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⑪작은 교회들의 신선한 반란

     한국 개신교의 발전은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일이다. 개신교가 전래된 지 100년이지만 그 성장과 확산의 추세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이례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단일 교회로는 세계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다. 순복음교회 말고도 대형 교회들은 여전히 지교회를 늘려가고 있고 예배도 평일 예배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추세다.  한켠에선 한국 개신교의 성장 추세가 꼭지점을 찍고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않다. 1·2세대 목회자들의 전성시대를 딛고 3세대 목회자들이 맹활약중이지만 교회를 떠나는 ‘종교 썰물’의 현상에 대한 우려가 개신교계에 퍼져있다. 그래서 대형 교회들은 포화 상태의 국내 시장(?)을 떠나 앞다투어 해외로 해외로 진출한다. 무리한 해외 선교와 그 후유증이 터져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교회의 무리한 전도와 교세 확장은 외국의 교회들마저 고개를 흔들게 만든다. ‘지칠 줄 모르는 선교 열정’과 ‘의심없는 믿음’이란 말로 미화하는 한편으로 부정의 고갯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양적 성장에 치우친 외형의 중시 탓일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기독교 교세가 급속히 쇠태해 교회 건물이 잇따라 사라지고 허물어지는 추세에서 그 의심의 눈초리가 더욱 예리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작은 교회 박람회’가 최근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열렸다. 올해로 세번째란다. 성서연구와 영성수련, 마을 지역운동 등 13개의 소주제로 나눠 진행된 박람회가 제법 시끌벅적했다고 한다. ‘성장이 아닌 성숙’을 모토로 삼았다는 박람회 주최측의 귀띔이 신선하다. 탈성장, 탈성직, 탈성별의 세 가지 기치도 눈에 쏙 든다.지금 대형 교회들의 지향과는 사뭇 다르지 않은가.  사실 국내 개신교계에서 성장 지상주의와 세속화에 대한 반성, 개선의 목소리는 꾸준히 있어왔다. 담임목사 세습이며 매매, 금권선거, 목회자 범법행위, 탈세 같은 일이 생길 때마다 자성의 몸짓과 개선의 연대운동이 번졌지만 언제나 그 때 뿐이었다. 그리고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0% 정도의 대형 교회 빼곤 대부분의 교회가 유지하기도 힘들만큼 교세가 영세하다. 신학교를 졸업한 신학생들의 10%만이 정규직 목회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미자립 교회들은 전국에 넘쳐난다. 따져보면 종교인 과세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일반의 따가운 시선이 쏠리는 곳도 10%의 대형 교회일 것이다.  다행히 작은교회 박람회 첫 행사 이후 전국의 작은 교회들이 성장 아닌 성숙의 운동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한 미니 박람회가 줄을 잇는단다.권위주의의 교회가 아닌, 신도들과 함께 민주적으로 교회를 지어가자는 새로운 전환의 물결이다. 특히 신학대학원 신대원생들의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니 희망의 싹이 보인다.  교회는 복음이 있는 ‘하느님의 집’이다. 진정한 하느님의 종, 하느님의 일꾼이 되어보자는 작은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기를 기대해본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소림사로 간 달인… ‘무한도전’보다 재미있을까

    소림사로 간 달인… ‘무한도전’보다 재미있을까

    주말 예능에서 약세를 보여 온 SBS가 17일 신규 예능 두 편을 선보여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17일 밤 6시 25분에 처음 방송되는 ‘주먹쥐고 소림사’는 무림에 대한 로망을 가진 남녀 스타들이 중국 소림사 본원에 입성해 펼치는 도전기를 그린다. 지난해 설 연휴에 파일럿으로 방송된 프로그램으로 1년 10개월 만에 정규로 편성됐고 시즌제로 방송될 예정이다. ‘도전의 아이콘’ 김병만과 가수 육중완, 배우 박철민·온주완, 방송인 김풍, 이정신(씨엔블루) 등 남성 출연자 6명이 중국 허난성 쑹산(松山)의 북소림사를 찾았다. 또한 배우 최정윤, 임수향, 하재숙, 방송인 오정연, 유이(애프터스쿨)·구하라(카라)·페이(미쓰에이) 등 여자 연예인 7명은 푸젠성 취안저우(泉州)의 남소림사에서 절제된 동작의 무술을 수련했다. 이들은 한여름 폭염 속에서 두 손과 두 발로 계단을 내려오고 오리걸음으로 산을 오르는 등 험난한 체력 훈련을 견디며 소림사의 무술을 배웠다. 육중완은 “소림사를 세 번 찾았는데 갈 때마다 너무나 힘들었지만 다녀오고 나면 그리워진다”며 “누가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누구도 짜증내지 않고 즐겁게 수련했다”고 말했다. ‘주먹쥐고 소림사’는 토요일 예능 강자 MBC ‘무한도전’과 동시간대에 맞붙는다. 연출을 맡은 이영준 SBS PD는 “‘무한도전’이 완생(完生)이라면 우리는 3개월짜리 미생(未生)”이라면서 “올여름에 흘렸던 땀과 열정, 성장하는 모습을 가능하면 많은 분들이 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밤 12시에 처음 방송하는 ‘더 랠리스트’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강세를 보이는 토요일 심야 시간대를 노린 프로그램이다. 특히 자동차에 관심 많은 남성 시청자들을 공략한다. 랠리는 일반 도로나 산악 도로 등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모터스포츠다. 가장 대표적인 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은 세계 각국에서 188개 채널을 통해 6억명 이상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더 랠리스트’는 WRC 출전을 목표로 우리나라 최고의 랠리 드라이버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소녀시대 유리와 배성재 아나운서가 MC를 맡았다. 프로그램은 지원자들이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등지에서 다양한 과제를 통해 드라이버로서의 능력과 가능성을 검증받는 모습을 방송할 예정이다. 최고 랠리 드라이버 1명을 뽑는 이번 오디션에는 무려 4986명이 지원했다. 박재연 PD는 “우리가 뽑는 랠리스트가 월드랠리챔피언십의 높은 벽을 뛰어넘고 우승 등급까지 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 프로그램이 언젠가 가능해질 우승의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총 10부작으로 매주 토요일 자정에 방송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소림사로 간 달인… ‘무한도전’보다 재미있을까

    소림사로 간 달인… ‘무한도전’보다 재미있을까

    주말 예능에서 약세를 보여 온 SBS가 17일 신규 예능 두 편을 선보여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17일 밤 6시 25분에 처음 방송되는 ‘주먹쥐고 소림사’는 무림에 대한 로망을 가진 남녀 스타들이 중국 소림사 본원에 입성해 펼치는 도전기를 그린다. 지난해 설 연휴에 파일럿으로 방송된 프로그램으로 1년 10개월 만에 정규로 편성됐고 시즌제로 방송될 예정이다. ‘도전의 아이콘’ 김병만과 가수 육중완, 배우 박철민·온주완, 방송인 김풍, 이정신(씨엔블루) 등 남성 출연자 6명이 중국 허난성 쑹산(松山)의 북소림사를 찾았다. 또한 배우 최정윤, 임수향, 하재숙, 방송인 오정연, 유이(애프터스쿨)·구하라(카라)·페이(미쓰에이) 등 여자 연예인 7명은 푸젠성 취안저우(泉州)의 남소림사에서 절제된 동작의 무술을 수련했다. 이들은 한여름 폭염 속에서 두 손과 두 발로 계단을 내려오고 오리걸음으로 산을 오르는 등 험난한 체력 훈련을 견디며 소림사의 무술을 배웠다. 육중완은 “소림사를 세 번 찾았는데 갈 때마다 너무나 힘들었지만 다녀오고 나면 그리워진다”며 “누가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누구도 짜증내지 않고 즐겁게 수련했다”고 말했다. ‘주먹쥐고 소림사’는 토요일 예능 강자 MBC ‘무한도전’과 동시간대에 맞붙는다. 연출을 맡은 이영준 SBS PD는 “‘무한도전’이 완생(完生)이라면 우리는 3개월짜리 미생(未生)”이라면서 “올여름에 흘렸던 땀과 열정, 성장하는 모습을 가능하면 많은 분들이 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밤 12시에 처음 방송하는 ‘더 랠리스트’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강세를 보이는 토요일 심야 시간대를 노린 프로그램이다. 특히 자동차에 관심 많은 남성 시청자들을 공략한다. 랠리는 일반 도로나 산악 도로 등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모터스포츠다. 가장 대표적인 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은 세계 각국에서 188개 채널을 통해 6억명 이상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더 랠리스트’는 WRC 출전을 목표로 우리나라 최고의 랠리 드라이버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소녀시대 유리와 배성재 아나운서가 MC를 맡았다. 프로그램은 지원자들이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등지에서 다양한 과제를 통해 드라이버로서의 능력과 가능성을 검증받는 모습을 방송할 예정이다. 최고 랠리 드라이버 1명을 뽑는 이번 오디션에는 무려 4986명이 지원했다. 박재연 PD는 “우리가 뽑는 랠리스트가 월드랠리챔피언십의 높은 벽을 뛰어넘고 우승 등급까지 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 프로그램이 언젠가 가능해질 우승의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총 10부작으로 매주 토요일 자정에 방송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밥 안 먹는다고 5살 여아 던진 교사…철제 농구공 보관함에 넣고 흔들기도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5세 여자 아이를 때려 온몸에 멍을 들게 한 유아 체육교사가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훈육을 이유로 아동을 폭행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영등포의 한 청소년수련관 체육교사 권모(2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전날 낮 12시 30분쯤 자신이 가르치는 A(5)양이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제로 어깨에 둘러메고 옆 교실로 데려가 혼을 냈다. 이후 A양을 체육관으로 데려가 매트에 던지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30회 시키기도 했다. 이 모든 장면은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또 권씨는 A양을 체육관 비품 창고 안으로 데려가 철로 만든 농구공 보관함에 넣고 흔들어댔다. A양이 학대를 당하는 동안 현장에 다른 교사들도 있었지만, 권씨를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CCTV에는 A양이 갇혀 있는 창고를 잠시 보다가 자리를 피하는 다른 교사의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결국, A양은 다른 또래 친구에게 이끌려 교실로 돌아왔다. A양의 부모는 이날 오후 4시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의 몸 곳곳에 상처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등, 어깨, 팔다리 등에 붉은 멍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조사에서 권씨가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면서 “권씨가 다른 아동들을 학대했는지 전수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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