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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플레 수렁’ 日경제 3대 미스터리

    ‘디플레 수렁’ 日경제 3대 미스터리

    ‘잃어버린 10년’이란 긴 터널을 빠져나온 일본이 또 다시 고환율과 디플레이션의 딜레마에서 헤매고 있다. 탈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수렁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더욱 깊숙이 빨려드는 듯한 모습도 나타난다. 이런 가운데 일본경제에는 일반 경제이론으로 쉽게 이해되지 않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1) 돈 풀어도 경기 요지부동 →노후 걱정에 소비 자제 일본에서는 정부가 돈(재정지출)을 풀면 시장이 살아난다는 케인스의 ‘유효수요이론’이 통하지 않는 듯하다. 실제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1990년대에만 137조엔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 부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지출 늘리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6일 간 나오토 총리는 새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라고 경제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올 1·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은 0.1%(전분기대비)를 기록한 직후 나온 조치다. 추가 경기 부양책에 1조 7000억엔(약 23조 5000억원)이 쓰일 것이라는 예상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2) 곳간 비어도 엔高 여전 →엔=안전 굳건한 신뢰 최근 일본의 고민은 엔고에 있다. 지난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84.72엔까지 내려갔다. 엔화 가치가 1995년 7월 이후 최고로 올라간 것.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엔화는 달러당 100엔대 전후였지만, 하반기 90엔대로 떨어진 이후 결국 올 들어 80엔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보통 나라의 경제가 좋지 않으면 해당 국가의 돈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의 엔고는 의외다. (3) 그리스 2배 빚 걱정없다? →국채 95% 자국인 투자 국민 1인당 빚이 그리스의 두 배 수준이지만 정작 일본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로 자유롭다. 그만큼 부채상환 압력이 높지 않다는 말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국가채무는 지난 3월 말 현재 882조 9235억엔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채무까지 합친 국가채무 잔액은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218.6%로 미국(84.8%)과 영국(68.7%)의 3배 안팎이다. 하지만 적어도 세계 경제위기에 일본의 외환위기를 논하는 이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몇 가지 의문점을 풀어나가는 것이 일본 경제를 이해하는 키워드라고 말한다. 먼저 재정을 풀어도 내수가 살지 않는 것은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와 연결된다. 일본의 내수가 살지 않는 것은 쓸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고용과 노후문제 등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양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인은 가구 당 평균 우리 돈으로 3억~4억원 수준의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노후를 위해 소비를 자제하고 있다.”면서 “결국 정치권이 구조적인 불안심리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내수가 살아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후 급등한 엔화가치는 여전히 엔화가 3대 기축통화로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유로화도 미 달러화도 믿을 수 없는 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엔화는 안전자산이라는 신뢰를 주고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일본은 세계 최대의 순채권국이다. 또 높은 국가채무 비중에도 일본이 외풍에 흔들이지 않는 이유는 국채의 95%는 자국(일본)투자가라는 점이다.일본은 1400조엔이 넘는 막대한 규모의 가계 금융자산이 국채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투자가들은 금리가 높은 외국자산보다도 일본 국채가 안전하다고 생각해 자국의 국채를 보유한다. 결국 일본이 아무리 흔들린다고 해도 국가채무때문에 국외로 빠져나갈 돈은 최대 5% 정도라는 말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프로야구]이대호 6경기 연속홈런… 역대최다 타이

    [프로야구]이대호 6경기 연속홈런… 역대최다 타이

    전날 내린 비도 ‘갈매기 군단’의 자존심 이대호(28)의 방망이를 식히진 못했다. 11일 프로야구 롯데-삼성전이 열린 사직 구장. 2-0으로 롯데가 앞선 3회말 2사 1루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0-1에서 이대호는 상대선발 배영수의 시속 132㎞짜리 바깥쪽 높게 형성된 체인지업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35호. 비거리는 125m. 이날 투런홈런 한 방으로 이대호는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 김선우를 상대로 대포를 쏘아올린 후 6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최다연속 경기 홈런 타이다. 6경기 연속 홈런은 1982년 프로야구 개막 이후 4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1999년 삼성에서 뛰었던 이승엽과 찰스 스미스가 각각 한 차례씩 기록했고, 2003년 SK 이호준이 한 차례 작성한 바 있다. 또 롯데의 역대 토종선수 한시즌 최다홈런 타이기록도 세웠다. 1999년 마해영(당시 롯데)이 35개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대호는 2003년 이승엽(56홈런) 이후 명맥이 끊긴 40홈런 타자 고지에 5개차로 다가섰다. 이대호는 경기 뒤 “큰 욕심은 없지만 아무도 7경기 연속 홈런을 못 했으니, 내일도 좋은 타구가 나왔으면 좋겠다. 올 시즌 40홈런을 넘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롯데는 3회말 7점을 몰아친 타선의 집중력과 선발 김수완의 7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8-2로 삼성을 물리치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문학에서는 선두 SK가 선발 김광현의 호투와 김재현의 결승타에 힘입어 LG에 5-1로 승리, 2연승을 달렸다. 김광현은 6이닝 7안타 8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 시즌 14승(4패)째를 기록했다. 15승을 기록한 ‘괴물’ 류현진(한화)에 이어 다승 공동 2위. LG는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청주에서는 KIA가 4타점을 휩쓴 신종길과 선발 서재응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한화에 11-2 대승을 거뒀다. ‘돌아온 해결사’ 김상현은 4회초 시즌 13호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7일 군산 두산전 이후 3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4위 롯데와의 승차는 4경기차. 잠실에서는 두산이 9회말 무사 만루에서 터진 김재호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넥센을 꺾었다. 2연승을 달린 두산은 2위 삼성을 1.5경기차로 바짝 추격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반환점 돈 로스쿨] (상) 깊어진 불신의 수렁

    [반환점 돈 로스쿨] (상) 깊어진 불신의 수렁

    ‘21세기형 법률가’ 양성을 목표로 야심차게 문을 연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첫 입학생이 3년 과정의 반환점을 돌았다. 개원 당시의 기대와는 달리 로스쿨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재학생들은 이른바 명문대학으로 옮기기 위해 자퇴를 한다. 막 걸음마를 뗀 우리나라 로스쿨이 불신의 수렁에 빠졌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1년 반이 지나면 로스쿨 첫 수료생이 배출된다. 이들이 21세기형 법률가로서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법률 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서울신문은 3회에 걸쳐 그동안의 로스쿨의 모습을 되짚어보고,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해법을 찾아본다. 서울의 한 명문대 법대를 졸업한 정모(29)씨는 2003년부터 사법시험에 응시했다. 3차례 낙방 끝에 2006년 1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그해와 이듬해 연거푸 2차에서 낙방하고 군대에 갔다. 올해 초 제대한 그는 여전히 법조인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내년에 다시 사시에 응시할 계획이다. 의사인 형이 학비를 지원해 주겠다며 로스쿨 입학을 권유했지만 그는 마다했다. ●“사시 합격 변호사도 불황에 허덕” 로스쿨 평균 경쟁률은 4~5대1. 20대1을 훌쩍 넘는 사시보다 훨씬 합격이 쉽다. 더구나 사시 최종합격 인원은 과거 1000명에서 올해 800명으로 줄었고, 내년에는 700명으로 축소되는 등 해마다 감소한다. 그럼에도 정씨가 사시를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정씨는 “로스쿨에 입학해 봤자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들도 불황에 허덕이는데, 로스쿨 출신 변호사라면 법조계에서 더욱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로스쿨이 과연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단판 승부’인 사법시험 대신 3년간의 교육을 통해 전문성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로스쿨. 올해 하반기부터는 2011학년도 3기 신입생을 선발하지만 열기는 식어가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사립대 법학과 4학년 한모(25)씨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신림동 고시학원에 다니며 사시를 준비하고 있다. 학교에 로스쿨이 있지만 입학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단다. “1주일에 20시간 정도 수업을 듣는데, 엄청난 학비를 낸다는 게 아까워요. 로스쿨생들에게 물어봐도 학부 수업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고요. 과연 3년 다닌다고 변호사 시험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로스쿨에 입학하려면 봐야 하는 법학적성시험(LEET)의 응시생은 시행 첫해였던 2008년(2009학년도 시험)에는 1만 3689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8월22일 실시) 응시생은 각각 8428명과 8518명에 그쳤다. 올해 응시생이 약간 늘긴 했지만, 지난해 입학에 실패해 재수한 수험생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신규 응시생은 오히려 줄었다는 평가다. 반면 올해 사시(제52회)에는 2만 3244명이 원서를 접수, 지난해 2만 3430명과 거의 변화가 없는 등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시 합격인원이 지난해보다 20%나 줄어 응시생이 크게 줄 것이라는 당초 관측과는 달랐다. ●로스쿨 신규 응시생 감소 추세 법조인을 꿈꾸는 이들이 아직도 로스쿨보다 사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학비 부담 때문.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0개 국·공립 대학 로스쿨 1인당 연간 등록금은 993만원으로, 법학부 394만원의 2.52배에 이른다. 문제는 로스쿨 등록금이 앞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11학년도 로스쿨의 총 운영수입은 2783억원이지만, 이중 등록금 수입은 951억원으로 34.2%에 불과하다. 국고지원이나 외부기부금 등이 줄어들 경우 등록금 인상을 통해 수입을 채울 수밖에 없다. 국내 로스쿨의 모델인 미국 로스쿨이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수있다는 걸 이미 보여줬다. 미국 로스쿨의 경우 주정부의 재정 지원이 줄어들자 등록금을 인상했고 1990년 평균 3266달러였던 등록금은 2003년 1만 820달러로 2.34배나 상승했다. ●美선 교과과정 독자개발 등 노력 로스쿨을 졸업해 봤자 ‘비전’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도 로스쿨 인기가 시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변호사는 9925명. 하지만 2012년부터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배출되면 변호사 수가 2015년에는 2만명, 2020년에는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변호사 시장이 완전히 ‘레드오션’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사시 출신 변호사는 살아남지만 로스쿨 출신은 도태될 것이라는 게 로스쿨 지망생들의 가장 큰 불안이다. 윤남근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최근 국회입법조사처 등이 주관한 ‘로스쿨 운영실태와 제도개선 방향 세미나’에서 “미국 로스쿨은 교과과정이나 교육과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학교마다 다른 특성이 나타난다.”며 “우리 로스쿨도 다른 학교의 프로그램을 모방하지 않도록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하우스 푸어] 빚내서 강남 이주… 이자·교육비만 400만원

    “학군을 따라 무작정 옮겼다가 수렁을 코앞에 두고 간신히 벗어났지요.” 공기업 차장인 이모(47)씨는 지난해 연말을 생각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흐른다고 한다. 조금만 더 판단이 늦었다면 빚더미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외아들 교육 문제로 서울 강북에서 강남의 개포주공6단지로 이사한 지 8년여 만인 지난해 12월 집을 팔고 세입자의 길을 택했다. 그는 “요즘 한결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2억 5000만원의 빚을 내 2001년 주공6단지 소형아파트를 3억 1000만원에 구입했다. 매월 이자비용만 150만~20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잠시 교환학생으로 외국 유학을 다녀온 고3아들의 교육비가 매월 200만원 넘게 지출됐다. 마이너스 지출이 계속되자 전업주부인 아내도 비정규직 점원으로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재건축 단지 인근 명문학교 많아 이씨는 지난해 말 집을 팔기로 결심했다. 인근 1~4단지가 재건축단지로 지정돼 조금만 더 기다리면 ‘대박’이 날 것처럼 보였지만 과감하게 이를 포기했다. 고3인 아들이 내년이면 대학생이 된다는 점도 감안했다. 그는 이렇게 집을 판 돈으로 대출금을 갚고 남은 1억원에 돈을 더 보태 인근 연립주택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 덕분에 가끔씩 즐기는 주말 외식의 여유로움도 되찾았다. 연립주택은 낡은 주공아파트보다 훨씬 깨끗한 편이다. 이씨는 학군과 재건축이 결합돼 양산된 ‘하우스 푸어’의 전형이었다. 자녀의 8학군 진학을 위해 강남을 찾은 뒤 다시 살던 집이 재건축 대상으로 거론되며 자의적 ‘생활고’에 빠진 사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우스 푸어는 교육 문제와 떼어놓을 수 없는 상관 관계에 있다. 강남 재건축단지 대부분은 일대 명문 학군에 인접했고, 교육 문제는 가계의 마이너스 재정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50대 가구주가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이자로 매월 150만원 안팎을 지출한다면 중·고생 자녀의 교육비도 150만~200만원 가량 나간다는 게 정설이다. 지난해 서울지역 전입 학생수 상위 3개 고교도 모두 강남 재건축단지 인근에 있었다. 중동고(전입학생수 66명), 휘문고(65명)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서초구는 반포지역 재개발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입생이 늘었다. ●마이너스지출 늘자 결국 집 팔아 올 상반기 서울 재건축아파트 가운데 H건설의 반포동 재건축아파트는 반포중, 세화여중·고, 서울고 등과 인접하고, L건설의 방배동 2-6구역 재건축아파트 인근에는 서문여고, 동덕여고, 서울고 등이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홍준표 ‘新보수주의’를 말하다

    홍준표 ‘新보수주의’를 말하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표정에서는 전에 없던 ‘결연함’이 느껴졌다. 이따금씩 ‘씨익’ 웃으며 던지던 농담도 없다. 자리에 앉자마자 곧바로 “시작하자.”고 했다. 묻기도 전에 “승복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상수 신임 대표 등을 향한 최근 일련의 발언을 경선 패배에 따른 ‘몽니’로 보는 데 대해 억울함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고는 말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잘 정리된 것이, 그간의 발언이 일회성이거나 돌발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느끼게 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19일 의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과 대한민국의 리모델링에 앞장서겠다.”며 정풍(整風) 운동을 선언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를 ‘신(新)보수주의 운동’으로 명명했다. 그는 우선 “이명박 정권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도 권력형 비리가 발각되면 가차없이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며 권력형 비리 척결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른바 ‘사찰 게이트’로 번진 ‘영포목우회·선진국민연대’ 파문을 거론하면서 “사찰 게이트 수사가 미온적으로 끝나면 용서치 않겠다. 몸통이 누군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금 안 쳐내면 이명박 정부가 수렁으로 빠진다.”면서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가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출마한)서울 은평을에 유세를 가는 것이 계파 갈등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신보수주의 운동은 무엇인가. -보수개혁론이다. 보수가 깨끗해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의무)를 해야 당당한 보수가 된다. 지금 보수는 부패하고, 자기 것을 양보하지 않는다. 권리와 특권만 누리려 한다. 따라서 깨끗한 보수를 만들자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의원들의 동의를 구하려 한다. 당 정풍 운동부터 시작해서 확대해 나가려 한다. 지금 각종 정권의 비리가 제기되는데,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정권 말기에 터져나올 비리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이 정풍 운동을 벌여야 할 시점이다. →가장 가깝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당장 오늘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헌당규에는 비리로 기소돼 있는 사람은 당권 정지하라고 규정돼 있으니, 당원권 정지하자.”고 했다. 경선 때 줄 선 사람들 당직 주는 건 당직 매수행위라고 했다.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에게는 자리 내놓으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서로를 감싸주고 비리를 덮어주는 방식으로 화합해 왔다. →왜 계파 인사가 들어가면 안 되나. -친이·친박에 몰입한 사람들은 계파 이익을 위해 뛰기 쉽다. 계파 이익에 얽매인 사람은 운동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 많이 모이는 게 좋지 않나.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비주류 정신이고, 마이너리티의 치열함, 변방정신이다. 수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안 된다. 다수를 논하면 새 계파 활동이라고 오해받는다. 외부의 소위 신보수 운동을 하는 분들과도 제휴를 하겠다. 대한민국 보수의 명망가들과 같이 운동을 하겠다(당내에서 참여할 인사의 숫자를 묻자 “두 자릿수는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또는 주류와 마찰이 예상되는데. -마찰? 옳은 행동, 옳은 말 하는데 마찰이라고 표현하는 건 심하다. 그간 전대 결과에 승복한다고 누차 이야기했다. 과정의 정당성을 짚어보자고 했을 뿐이다. 안 대표는 당원과 여론 20%의 지지를 받은 대표다. 나머지 80%는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에 걸맞게 하자는 것이다. 서민정책특위 신설도 내가 먼저 제안했다. 당을 부자정당에서 서민정당으로 만드는 게 가장 급선무다.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면 어떤 결론을 내야 할까. -만남이 뉴스가 되는 게 참 우스운 일이다. 양대 계파가 얼마나 자기 계파의 이익을 위해 정치 투쟁을 했는지 보여주는 부끄러운 모습이다. 언제든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박 전 대표가 은평을에 유세를 가는 것이 갈등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걸 못하면 겉으로의 화합이고, 미봉책이다.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정치투쟁이 계속되지 않겠나. -사찰 게이트의 본질은 뭔가.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박영준이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가면서 만들어진 조직이다. 그것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같은 역할을 했다면 국정체계를 흔드는 일이다. 박 차장은 당연히 나가야 한다. 정운찬 총리도 불법사찰을 몰랐다면 허수아비 총리고, 알았다면 사법 책임까지 져야 한다. 직권남용행위다. 사찰 게이트의 종착점이 어딘지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이라면 집권 후반기에 새 불씨가 된다. 이 일을 계기로 발생 가능한 모든 게이트 사건을 일거에 정리해야 한다. →재보선의 결과가 중요한가. 임시전대 얘기도 나오는데. -재보선 결과는 중요치 않다. 이 결과로 안상수 체제가 흔들리지 않는다. 안상수 체제는 2년간 계속돼야 한다. 비록 상처를 입고 시작했지만 한나라당의 속성상 2년간 계속 갈 것이며, 안상수 체제를 흔들 생각도 없다. →이재오 전 의원의 원내 입성 가능성은. -들어올 것으로 본다. 돌아오면 힘을 합쳐 초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당을 깨끗하게 만들고, 정권 재창출에 힘을 합치겠다. →보수대연합론과 개헌 제안은 어떻게 보나. -보수대연합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과거 3당 합당과 같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 구도는 끝나야 한다. 개헌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게 아니라 통일 준비를 위한 개헌이 되어야 한다. 남북 통일을 전제로 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나라당에서 15년 동안 ‘독고다이’(외톨이)였다. 그런데 이번 경선에서 세가 붙었다. 전국적으로 자원봉사 조직이 수백명이 붙었다. 당협위원장 120명을 모았다는 안상수 대표를 2%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을 수 있었던 힘이다. 이번 전대에서 당원과 국민 의식이 변했다는 걸 느꼈다. 희망의 싹을 봤다. 한나라당의 꿈은 선진일류국가 건설이고, 대한민국의 꿈은 세계 중심국가로 가야 한다는 것인데, 이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자리(최고위원직)를 얻었다. 신보수주의운동의 전개를 통해 그 꿈의 실현을 위해 하나하나 구체화해 갈 것이다. 이지운·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성남 고도제한 완화 집값은 오히려 하락

    고도제한 완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상승을 기대했던 성남 구시가지(수정·중원구지역) 내 재개발 지역의 집값이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수렁에 빠졌다. 6일 성남시와 이 지역 부동산중개사무소들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군용항공기지 주변 건축물 고도제한 완화 발표에 따라 수정·중원구 일대 83.1㎢ 가운데 72%인 59.8㎢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집값은 오히려 2000만~3000만원까지 떨어지면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원구 일대 3000만원까지 떨어져 상가건물이 밀집된 성남 신흥2구역 곳곳에는 주민들이 ‘경축 고도제한 완화’란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소용이 없는 상태다. 신흥동 A부동산은 최근 두 달 동안 단 1건만 매매를 성사시키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마저 집주인이 급매물을 내놓아 시세보다 10% 낮은 금액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고도제한 완화로 최대 혜택(최고 30~40층 건축)을 받은 신흥2구역과 중1구역, 금광1구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흥2구역은 대지 지분 66㎡ 다가구 주택을 기준으로 가격이 2억 6000만~2억 8000만원선에 형성됐으나, 한 달 사이 2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중1구역과 금광1구역 역시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이 하락했다. 또 입지조건이 좋아 인기를 얻었던 수진2구역도 3000여만원가량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부동산 거래 위축에다 성남지역 재개발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흥2구역 등 지역 사업 차질 잇따라 실제로 신흥2구역 등 2단계지역(총 8곳)은 지난해 거론됐던 건설사 총회 입찰공고가 아직까지 나지 않은 데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공사인 단대구역은 사업타당성 검토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금광1구역 주민대표회의는 법원으로부터 업무정지 처분을 받는 등 성남지역 재개발 사업 상당수가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단대구역과 중3구역은 현재 이주와 철거가 모두 끝난 상태지만 일반 분양이 진행되지 않아 조합원들의 재정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이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10여년 넘게 기대했던 고도제한 완화에도 불구하고 뚝 떨어졌다.”며 “가격하락도 문제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9200억! 우즈 외도의 대가는 컸다

    9200억! 우즈 외도의 대가는 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7억 5000만달러(약 9200억원)의 이혼 위자료를 아내 엘린 노르데그린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폭스뉴스 인터넷판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폭스뉴스는 영국 대중지 선을 인용, “노르데그린이 우즈의 외도에 대해 침묵하는 대가로 아이 양육권과 7억 5000만달러의 위자료를 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운동선수의 위자료로는 사상 최고 액수다. 우즈의 재산은 2009년 포브스에 따르면 위자료보다 적은 6억달러다. 우즈의 실제 재산이 알려진 것 이상임을 방증한다. 이에 노르데그린은 지난 1월 남편의 재산 내역을 파악하기 위해 사설 탐정을 고용하기도 했었다. 우즈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두 자녀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데에도 동의했다. 노르데그린의 한 친구는 “우즈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노르데그린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함으로써 다시 수렁에 빠지는 것”이라며 “엘린은 평생 이 문제를 놓고 인터뷰를 할 수도, 책도 쓸 수도, TV 출연을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노르데그린은 물리적 양육권을 독점하지만 법적 양육권은 두 사람이 나눠 갖게 된다. 5년 뒤에는 양육권을 둘러싼 협상을 다시 하기로 합의했다. 우즈는 일주일 가운데 최대 사흘 반나절까지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고 폭스뉴스는 덧붙였다. 노르데그린의 친구는 “엘린은 올랜도 카운티 법원에 언제든 이혼 신청을 할 준비가 된 상태”라면서 “일주일 이내에 신청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곽진영 “성형-누드 화보…수렁에 빠진 나 가족이 구해”고백

    곽진영 “성형-누드 화보…수렁에 빠진 나 가족이 구해”고백

    탤런트 곽진영이 힘들었던 과거사를 털어놔 눈길을 끌고 있다. 곽진영은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기분 좋은 날’ 녹화에 참여해 오랜 공백 기간 동안의 속사정과 안타까운 가족사를 공개했다. 곽진영은 1991년 MBC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철부지 막내딸 종말이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성형 부작용과 생계를 위한 누드화보 촬영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곽진영은 “자식 걱정에 아버지는 술과 담배에 의지하다 심근경색을 얻었고 어머니는 갑상선에 위암까지 얻었다.”고 밝혀 스튜디오를 숙연케 했다. 이어 곽진영은 “좌절과 침체의 시간 속에서도 버팀목이 돼준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한편 곽진영은 한중합작 드라마 ‘내 사랑 제주’에 주연으로 출연해 한중 동시 방영을 앞두고 있으며 곽진영의 진솔한 고백담은 오는 16일 오전 9시 30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MBC 서울신문NTN 서은혜 인턴기자 eu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교육감 후보들 ‘색깔대로 뭉치기’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이념 성향별로 단일화와 연대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진보 측의 후보 간에 추가 단일화가 성사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진보 측 1명 대 보수 측 6명의 일 대 다자 간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보수 후보들도 선거 막판 단일화를 성사시킨다면 다음달 2일 교육감 선거 투표지에는 ‘X’ 표가 칠해진 후보 이름이 줄줄이 이어질 수도 있다. 19일 박명기 후보의 사퇴로 진보 진영 단일화 후보가 된 곽노현 후보는 “명실상부한 민주 단일후보 대오를 형성하게 됐다.”면서 “썩고 낡은 교육을 몰아내고, 행복한 교육혁명을 이루기 위한 대장정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보수진영 후보들은 여전히 은연중 여권의 적통임을 내세우는 ‘정통성’을 선전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서울시 이원희 후보와 경기도 정진곤, 인천 권진수, 대구 우동기 후보 등은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보수 교육감 단일후보 연대 기자회견’을 갖고 세를 과시했다. 바른교육국민연합은 “대한민국 교육을 수렁에 빠뜨린 친전교조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다른 보수 측 후보들에게 우회적으로 단일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런 보수진영의 움직임과 달리 또 다른 보수 후보군인 서울의 남승희, 경기의 문종철, 부산의 임혜경 후보 등은 ‘탈정치·학부모 연대’를 결성, 정당의 지원을 등에 업은 특정 후보들을 겨냥해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교육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선거가 보혁 대결구도에서 진보 대 보수 대 중립의 3파전 구도로 치러질지도 막판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단일화 실패로 후보 난립사태를 자초한 후보들은 여전히 시민들을 상대로 교육공약을 설명하기보다 진보·보수 간 성향에 따라 연대를 결성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이를 보는 교육계의 시각은 곱지 않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지난번 선거에서 막판 ‘반전교조’ 구호를 내세워 교육감에 당선된 공정택 학습효과 때문인지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후보들이 공약 대결보다 색깔 공세에 치중하는 모습”이라며 “이 때문에 정작 중요한 정책과 공약이 도외시돼 또다시 ‘묻지마’식 투표가 반복되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泰 “시위대서 휴전 요청”

    태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오후 3시까지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을 경우 강경 진압 방침을 선포, 최악의 유혈사태가 우려됐지만 정부가 시위대에 대화를 시도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방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실은 통보했던 오후 3시까지도 시위대가 점거를 풀지 않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이자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의 지도자 나타웃 사이쿠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 후 시위대 지도부는 긴급 회의를 가졌다. ☞[포토]유혈충돌 태국 어디로… 콥삭 사파와수 총리 비서실장은 “사이쿠아와 5분가량 통화를 했으며 그가 휴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파와수 비서실장은 시위대의 휴전 요청에 “시위대가 점거를 풀고 해산하면 군대가 발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협상을 통한 평화 해결 여지를 남겨 둔 것이다. 파니탄 와타나야곤 정부 대변인은 최후통첩에 대해 “여성과 노약자, 어린이들이 17일 오후 3시까지 시위 현장을 떠나라는 뜻이었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정부는 협상과 동시에 시위대 해산 설득도 병행했다. 정부는 라디오와 경찰 스피커 등을 통해 해산할 것을 설득했고, 방콕 중심가 곳곳에 체포 시 시위대가 받게 될 처벌 수위가 적혀 있는 전단을 살포했다. 한편 행방이 묘연했던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와 시위대 양측 모두 ‘끔찍한 수렁’에서 한 걸음씩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닷새 전 피격을 받은 시위대의 강경파 지도자 카띠야 사와스디뽈 전 특전사령관이 이날 사망하면서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봉쇄작전으로 최근 4일 동안에만 36명이 숨지고 291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석우 박성국기자 jun88@seoul.co.kr
  • [문화마당] 부조리한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김기봉 경기대 역사학 교수

    [문화마당] 부조리한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김기봉 경기대 역사학 교수

    얼마 전 2010년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인 카프카의 ‘심판’을 봤다. 주인공 요제프 K는 30회 생일 아침 갑자기 찾아온 경찰로부터 자신을 체포하겠다는 통보를 받는다. 은행 지배인으로서 안락한 생활을 하던 그는 자신의 죄가 뭔지도 모른 채 소송에 휘말린다. 자신의 무죄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는 체포됐지만 구금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허용된다. K는 무죄라고 믿으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자 하지만, 체포됐다는 사실은 그를 점점 재판의 수렁 속으로 빠뜨린다. 그는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변호사, 화가, 신부, 고문관, 여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들 모두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의지하면 할수록 K는 그들의 노예가 된다. 변호사에게 의뢰를 맡긴 한 남자가 그들에게 개처럼 기는 것을 보고 K는 말한다. “변호사는 의뢰인이 세상일을 잊고 소송이 끝날 때까지 이런 미로에 끌려 다니길 원한다. 이제 그는 의뢰인이 아니라 변호사의 개였다.” 변호사에게만 의지할 수 없는 그는 재판관의 초상화를 그린다는 화가를 찾아간다. 화가는 무죄판결을 받을 수는 없고 재판을 연기할 수만 있다고 했다. 결국 그는 한 번도 재판관을 만나지 못하고 31번째 생일 전날 개처럼 죽음을 당한다. 연극을 보는 동안 내내 불편했다. 도대체 카프카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이상한 작품을 썼을까? 원죄로 인해 죽어야 할 운명을 가진 인간은 이미 체포되어 보이지 않는 감옥에 살고 있다는 인간 실존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해석하면서도, 나는 아직 체포당했다는 소식을 듣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지금 내 일상은 편치 않다. 몇 주 전 아버님이 폐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 문제는 수술을 할 것인가, 수술 없이 항암치료를 할 것인가다. 수술을 한다면 지금 사는 지방 병원에서 당장 할 것인가, 아니면 좀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울의 큰 병원에서 할 것인가. 서울에서 한다면 어떤 병원이 좋고, 어느 의사가 유명한가. 이 어려운 결정을 앞에 두고 온 식구들이 시름에 빠져 있을 때 연극을 같이 봤던 아내가 말했다. “아버님이 암에 체포당한 것 같아요.” 그래 맞다. 지금 우리는 변호사가 아니라 의사를 찾아서 순례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좋은 의사를 만났다고 해도 화가의 말처럼 아버님이 암의 체포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고 단지 심판만 연기할 수 있을 뿐인데 말이다. 몇 년 전 뇌암으로 돌아가신 은사님 생각이 났다. 마지막으로 그 분을 뵈었을 때 그렇게 고고하시던 분이 제자들 앞에서 통곡하셨다. “평생 쉬지 못하다가 이제 정년퇴직해서 편하게 살 만했는데 그가 나를 데려가려 하다니. 나는 억울해서 절대 갈 수 없어. 정말 그가 밉다.” 선생님은 평소 기독교에 대해 냉소적이셨다. 클래식 음악에 상당한 식견이 있었던 그분은 “신(神)은 바흐 음악이 흐르는 방안에 충만해 있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하지만 그분도 돌아가시기 전 기독교 안수를 받으셨다는 말을 들었다. 이처럼 부조리한 것이 인생일까. 우리는 부조리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죽음의 선고를 받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단지 심판만 연기할 수 있을 뿐이다. 어차피 우리 모두 죽을 병에 걸려 있다면 암과 싸운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암이란 것이 심판이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신호라면, 암과 투쟁하기보다는 공존하는 지혜를 가지는 것이 인간다운 품위를 지키며 사는 삶이다. 카프카는 자기 작품이 난해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을 기록하고 있다. 타인이 내 글을 비현실적인 것으로 느끼는 것은 그 사람이 눈을 감고 진짜 현실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현실, 곧 부조리한 삶 그 자체와 우리가 용감하게 대면할 때 우리는 개처럼 죽음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 [프로야구]‘날개 단’ 호랑이 추락하는 독수리

    [프로야구]‘날개 단’ 호랑이 추락하는 독수리

    한번 이기기가 이렇게 힘들다. 눈앞에 승리가 보였다가도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프로야구 한화가 그렇다. 6일 경기까지 10연패다. 시즌 개막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 10승도 못했다. 아직 시즌은 길다. 암담하고 피곤한 하루하루다. 한화는 이날 광주 KIA전에서 오랜만에 좋은 경기를 했다. 선발 김혁민이 6회 2사까지 호투했다. 선취점도 뽑았다. 한화팬들은 잠시 승리예감에 들떴다. 그러나 홈런 두방에 무너졌다. 순식간이었다. 그런 게 바로 야구다. 경기 초반 한화 분위기가 좋았다. 1회 초부터 공격을 잘 풀어 나갔다. 선두타자 강동우가 왼쪽 외야를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뒤이은 이대수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선취점이 필요했던 한대화 감독은 전근표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깨끗하게 성공. 이후 송광민이 깨끗한 가운데 적시타를 날려 주자들을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2-0 리드였다. 한화 김혁민은 잘 던졌다. 1회-3회-4회 연거푸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타자들을 병살타와 삼진으로 잡으며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불행의 그림자는 6회 2사 뒤에 왔다. 최희섭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타자는 나지완. 유독 중요한 순간에 강한 타자다. 어리지만 침착하고 노림수가 좋다. 이날도 김혁민의 변화구를 노렸다. 3구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2점 홈런을 만들었다. 2-2 동점. 이어 등장한 김상훈도 같은 구질을 노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연속타자 홈런이었다. KIA 타자들의 노림수가 돋보였다. 김혁민은 힘이 빠졌다. 한대화 감독은 김혁민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KIA는 3-2 승리했다. 한화와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문학에선 넥센이 SK를 13-4로 대파했다. 넥센 송지만, 김민우, 유한준이 각각 홈런을 때렸다. 도저히 질 것 같지 않던 SK는 16연승 뒤 2연패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연승 후유증을 걱정했다. 그는 “연승을 했다는 건 그만큼 무리했다는 말이다. 후유증은 반드시 나타난다.”고 했다. 실제 SK는 이날 폭투-밀어내기 볼넷-외야 실책 등 SK답지 않은 플레이를 한꺼번에 보여줬다. 주말 삼성과 3연전이 부담스럽게 됐다. 대구에선 롯데가 삼성에 6-2로 이겼다. 롯데 선발 송승준이 7이닝 4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강민호는 3안타로 활약했다. 전날 대패를 깔끔하게 설욕했다. 잠실 두산-LG전은 두산이 14-4 대승했다. 두산 선발 히메네스는 1회 3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잘 던졌다. 6이닝 3실점으로 3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날 8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역대 9번째 기록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플레이어스챔피언십] 퀘일할로 수모 씻고 권좌 지킬까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역대 최다타 컷 탈락에 동료로부터 약물 복용 의혹까지 받아 땅에 떨어진 체면을 주워담을 수 있을까. 6일 밤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7215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총상금 950만달러에 우승 상금 171만달러가 걸린 특급 대회다.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린다. 그러나 우승 후보를 점치는 ‘파워랭킹’ 10명의 명단에 단골인 우즈의 이름이 빠졌다. 우즈는 지난달 마스터스대회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성추문의 수렁에서 복귀, 연착륙하는 듯했지만 지난주 퀘일할로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또 최근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조사에 따르면 PGA 투어 선수 71명 중 24%는 ‘우즈가 금지 약물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자극이 된 듯 우즈는 지난 4일 일찌감치 소그래스TPC에 모습을 드러내 연습라운드를 치렀다. 우즈는 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주에는 경기력, 정신력 모두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주는 더 좋아질 것이다. 더 나빠질 것도 없다.”면서 “코스가 군데군데 고르지 않은 부분이 있어 비가 내린다면 코스 상태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아울러 우즈는 “나는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관건은 우즈가 2005년 6월12일부터 지켜온 세계랭킹 1위 ‘권좌’를 지킬 수 있느냐 여부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나고 ‘2인자’ 필 미켈슨(미국)이 우승하면 권좌에서 내려와야 한다. 우즈는 “전에도 밀려난 경험이 있는데 그때는 데이비드 듀발(미국), 비제이 싱(피지)이 자리를 빼앗았다.”면서 “자리를 지키려면 대회에 줄곧 나가 우승을 해야 하는데 나는 최근 대회에 출전도 잘 안 했다.”고 여유를 보였다. 최경주(40)와 양용은(38), 케빈 나(27·타이틀리스트), 위창수(38·테일러메이드) 등 ‘코리언 브라더스’도 오랜만에 출전 명단에 대부분 이름을 올렸다. 앤서니 김(25·나이키골프)은 손가락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데스크 시각] 후진타오(胡錦濤)의 딜레마/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후진타오(胡錦濤)의 딜레마/오일만 경제부 차장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942년생 동갑이다. 나이는 같지만 광폭정치를 즐기는 김 위원장과 달리 후 주석은 애민과 실사구시가 정치 모토다. 후 주석은 2002년 11월 대권을 쥐면서 북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유일한 ‘동맹국’인 북한에 대해 특혜를 철회하고 ‘정상국가’로 격을 낮추는 문제였다. 경제 제일주의를 표방하던 중국은 통제 불능의 북한에 발목이 잡히길 꺼려 했던 것이 주요 이유였다. 당시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1961년 7월11일 체결한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이다. 일방이 무력침공을 당하거나 개전상태에 놓이게 되면 상대방도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토록 규정되어 있다. 더욱이 이 조약은 일방이 조약의 수정이나 폐기를 요구해도 다른 한쪽이 동의하지 않는 한 계속 유효하다. 경제에 전념하기 위해 한반도 내부의 갈등과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지 않겠다는 중국의 결심이 어느 때보다 강렬한 시기였다. 이런 이유에서 후 주석 집권 초기 당시 외교가를 중심으로 상호원조조약의 문구에 구애받지 말고 조약을 백지화 또는 ‘무력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 후 주석은 “인민을 굶기는 지도자는 자격이 없다.”는 말로 북한을 이끄는 김 위원장에게 반감을 표시했다. 엄격한 언론통제국인 중국에서 대북 외교노선을 수정하자는 논문들이 흘러나왔다는 것 자체가 중국과 후 주석의 고민 강도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북·중 정상회담은 당총서기 취임 이후 1년5개월이 지난 20 04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릴 수 있었다. 일종의 냉각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중국은 극심한 내부 논란 끝에 군부와 당 원로를 중심으로 혈맹인 북한의 안보 전략적 가치에 손을 들어줬다. 당시 중국의 선택은 미국의 세계전략, 대중 포위전략과 무관치 않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의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 수뇌부들은 미국의 제국주의 세력이 일본과 타이완, 인도 등을 중심으로 중국을 압박했으며 북한이 전략적 요충지인 동북아 최전방에서 미국을 막아주는 안보적 가치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중국이 매년 막대한 원유와 식량을 원조하는 것도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논리를 편다. 중국 역시 김정일 정권 붕괴 후 미국세력과 압록강 국경선을 맞대는 시나리오는 생각하기도 싫은 악몽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변란은 늘 만주에서 시작됐다는 그들의 공포의식과 강박관념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중국의 이런 ‘아킬레스건’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수차례 핵실험과 핵보유 선언 등으로 한반도를 갈등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다. 중국이 북한카드를 버릴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조·중 수교 60주년 행사에 참석한 것도 이런 맥락인 것이다. 중국 역시 공짜 지원은 아닐 것이다. 장기적인 포석에서 북한의 동북 4성화와 자원개발이라는 실리를 착실하게 챙기는 중이다. 탐탁지 않더라도 김정일 정권의 유지를 거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친중국 세력을 확대하겠다는 이중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런 와중에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후 주석은 베이징에서 김 위원장을 기다리며 많은 생각에 빠져 있을 것이다. 6자회담 재개와 한국민의 분노가 가득한 천안함 사태, 그리고 북한의 경제지원 요청 등 난제가 얽혀 그의 머리를 어지럽게 할 것이 분명하다. 돌이켜 보면 중국이 부르짖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후 주석 취임 6년이 지나도 해결될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중국의 대북 정책이 실효가 없었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중국이 북한 지렛대로 ‘꽃놀이패’를 즐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엉거주춤한 지금의 대북 외교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결코 찾아 올 수 없다는 점, 누구보다 후 주석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 한나라 vs 전교조…조의원 빼곤 그대로 손배소송 강행키로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4일 자정을 기해 홈페이지에 게재한 교원단체 명단을 삭제하기로 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우선 조 의원에 동조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명단 삭제를 거부했고, 전교조는 조 의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까지 가세해 판을 키우는 모습도 연출됐다. 조 의원이 명단 삭제를 선언하며 내놓은 자료가 또 다른 불씨를 지피고 있다. 조 의원은 자료에서 전교조는 귀족노조라며, ‘국회의 무력함에 자괴감을 느낀다.’, ‘전교조가 특유의 정치색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생계 등의 이유로 법원 결정을 따르지만 법원이 국회와 대립해 정치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전교조는 “지금도 전교조 명단 공개를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불법 릴레이’가 계속되고 있고, 조 의원이 명단을 삭제하고 다른 의원이 다운받을 수 있게 명단을 올리는 것은 ‘두더지 작전’”이라고 논평, 조 의원의 명단 삭제조치를 평가절하했다. 전교조는 법원의 판단에 따른 1억 2000만원의 강제이행금에 대한 집행권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 강제집행문도 신청하기로 했다. 또 조 의원을 상대로 낸 소속 교원 1인당 최소 10만원씩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절차를 밟는 한편 다른 의원들에 대한 소송도 추가 제기하기로 했다. 야권의 공세도 전혀 풀이 죽지 않았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기 전에 사법부에 대한 조직적 대항을 사과하고, 교원단체 가입 명단을 즉각 삭제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조 의원은 거대 권력과 싸운 민주투사도 아니고 순교자도 아니다.”고 되레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국교총은 다소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다. 교총은 “조 의원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사회적 논란을 해소하길 촉구한 교총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다른 의원들도 스스로 명단 공개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김형오 의장은 국회 정례기관장 회의에서 “사법부의 판단은 일단 존중하는 것이 입법부의 도리”라면서도 “3000만원의 벌금은 좀 지나치지 않나 싶으며, ‘사법부의 정치화’라고 우려할 만한 수준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장은 전교조 명단 공개에 동참한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명단을 삭제하는 대신 전교조가 자체적으로 명단을 공개하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공방과는 별개로 법조계에서는 조 의원과 전교조 사이에 남은 법적 절차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게시를 하루 연장할 때마다 전교조에 3000만원씩 물어야 한다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조 의원이 낸 항고가 받아들여질 경우 1억 2000만원을 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도 법조계 안팎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홍희경 유지혜 임주형기자 saloo@seoul.co.kr
  • [천안함 인양 이후] “근접 폭발땐 물기둥 없어”…무게 실리는 北 중어뢰

    [천안함 인양 이후] “근접 폭발땐 물기둥 없어”…무게 실리는 北 중어뢰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25일 민·군 합동조사단이 밝힌 내용은 육안(肉眼)조사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매우 단정적이었다. 눈으로만 봐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함체가 사건의 정황을 자명하게 웅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합조단은 수중폭발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의 용골(사람의 등뼈에 해당)과 배 바닥 부분의 철판이 하나같이 위를 향해 구부러져 있는 점도 수중폭발론에 힘을 싣는다. 10일 전 함미(배 뒷부분)를 살펴보고 합조단은 버블제트 또는 어뢰에 의한 직접타격, 둘 중 하나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런데 24일 물 밖으로 나온 함수(배 앞부분)를 마저 훑어본 뒤 버블제트쪽으로 원인을 일원화한 것이다. 합조단이 직접타격론을 버린 것은, 절단면 부분에 구멍(파공)이나 그을음, 열에 녹은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뢰가 직접 선체를 때렸다면 큰 구멍이 생겼을 테고, 그 충격으로 불에 탄 흔적이 남는 게 정상이라는 것이다. ☞[사진] ‘그날’이 떠올랐다…천안함 함수 인양 ☞[천안함 순직 실종자 명단]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사진] 천안함 영웅들을 가슴에 묻고 하늘로 올려보냈다 천안함 함수와 함미의 절단면을 붙여놓고 왼쪽 옆에서 보면 아랫부분이 삿갓(∧) 모양으로 쪼개진 모양이다. 그리고 위에서 보면 왼쪽에 비해 오른쪽이 더 짧아 부등호(<)모양이 나타난다. 이를 종합하면 왼쪽 아랫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그 힘이 오른쪽 위로 분출되면서 배가 쪼개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침몰 당시 버블제트로 인한 거대한 물기둥이 포착되지 않은 점, 그리고 버블제트가 사선으로 비스듬하게(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분출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점은 남는다. 이에 대해 합조단은 배와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 그리고 어떤 방향에서, 폭발하는가에 따라 버블제트의 진행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반박논리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어뢰가 배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폭발하면 물기둥이 크게 치솟지만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터지면 물기둥 없이도 배를 두 동강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잠수함 또는 잠수정이 천안함의 2㎞ 이내로 근접, 자기(磁氣)감응형 어뢰로 자기가 가장 짙게 형성되는 배 중앙 부위에 버블제트를 유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이현엽 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는 “실험실과 같은 완벽한 조건에서도 한 방에 정교하게 버블제트를 유발하는 것이 힘든데, 침몰 당일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조류가 빠른 곳에서 단번에 자로 잰 듯이 수중폭발을 일으켰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김태준(전 공주함 함장)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은 “어뢰 2방이 잇따라 배 아래 왼쪽을 때렸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라져 버린 배 아래쪽 가스터빈실 부분에 파공이나 그을음 흔적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합조단은 이날 버블제트의 유발인자가 어뢰인지 기뢰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지만, 어뢰가 유력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뢰는 폭발력이 엄청나서 배가 산산조각이 나기 때문이다. 어쨌든 함수 인양으로 암초충격설, 피로파괴설, 내부폭발설은 완전히 소멸하는 분위기다. 배 앞 부분 바닥에 설치된 돌출형 음파탐지기(소나)가 멀쩡하고 긁힌 자국이 없다는 점에서 합조단은 물론 민간전문가들도 암초에 의한 좌초 가능성은 제로(0)로 보고 있다. 너덜더덜하게 변형된 절단면은 피로파괴 가능성에 ‘사형선고’를 내렸다. 연료탱크의 손상이 없었고 전선 피복이나 내장재가 불에 탄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합조단은 내부폭발 가능성도 없다고 단정했다. 10일 전 함미를 보고 합조단은 이 3가지 가능성에 대해 “희박하다.”고 했는데, 이날은 “없다.”고 일축했다. 버블제트든, 직접타격이든, 외부공격이 침몰 원인으로 기정사실화된 만큼 이제 관건은 공격무기의 파편을 찾아내는 데 있다. 북한제 혹은 북한의 우방국 어뢰 파편이 수거된다면,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면 책임자 규명은 지루한 ‘미궁’의 수렁에 빠질지 모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프로축구] K-리그 外風 매섭네

    ‘잘 뽑은 외국인 선수 하나, 열 토종 공격수 안 부럽다?’ 외국인 선수가 프로축구 K-리그를 ‘접수’했다. 팀당 7~8경기를 치른 19일 현재, 득점랭킹 ‘톱 5’는 모두 외국인 선수 차지다. 1위 루시오(경남)가 9골(8경기·경기당 1.13골)로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에닝요(전북)·인디오(전남·이상 5골), 라돈치치(성남)·에스테베즈(서울·이상 4골)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해 이동국(전북)이 21골로 득점왕을 차지하고 김영후(강원)·김동찬(경남)·유병수(인천) 등 토종 여섯 명이 ‘톱10’에 포진했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풍경이다. ●지난 시즌 한국식 축구 적응… 기량 업그레이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기존 외국인 선수들이 실력에 K-리그 ‘경험’까지 장착했다. 지난해에 뛰었던 에닝요·루이스·모따(포항)·몰리나(성남) 등 한국식 축구에 적응한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한결 원숙해졌다. 새 얼굴들도 치밀한 검증을 거쳐 이들과 ‘급’을 맞춘 에이스들을 영입했다. 지난해까지 유럽리그에서 뛰었던 에스테베즈·로브렉(전북)·호세모따(수원) 등 우수선수들이 대거 영입됐다. 포항이 A급 외국인 선수들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왕좌를 차지하면서 다른 팀들이 자극을 받았다. ●서울·경남 외국인 공격수 펄펄날자 선두권 질주 결과는 순위표로 나타났다. 든든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들은 순위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FC서울은 데얀-에스테베즈-아디로 완성한 촘촘한 짜임새로 1위에 올랐고, 경남은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9골 1도움)를 올린 루시오를 앞세워 고공비행하며 2위를 차지했다. 에닝요-루이스-로브렉을 보유한 전북(4위)이나 몰리나-라돈치치-파브리시오를 가진 성남(6위)은 느긋하게 선두권을 노린다. 반면 외국인 공격수가 부진한 팀들은 중·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수원은 분데스리가로 떠난 에두를 대신해 호세모따, 헤이날도를 영입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대체할 확실한 ‘해결사’도 없어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 챠디, 보르코가 쏠쏠했던 인천은 이들이 침묵하며 5연패에 허덕이기도 했다. 18일 포항전에서 유병수의 골 폭죽으로 기분 좋게 3승(5패)째를 신고했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잠잠해 마냥 신나지는 않다. 이동국·유병수·최성국(광주) 등 토종 골잡이들이 힘을 내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어느 때보다 쟁쟁한 외인 스트라이커들이 많은 가운데 이들 덕에 마지막에 웃는 팀은 어디일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축구] ‘인천 호날두’ 부활포… 연패늪 탈출

    [프로축구] ‘인천 호날두’ 부활포… 연패늪 탈출

    ‘인천의 호날두’는 살아 있었다.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던 유병수(22)가 한 경기 무려 4골을 터뜨리며 인천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인천은 18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홈경기에서 ‘원맨쇼’를 펼친 유병수를 앞세워 포항에 4-0 완승을 거뒀다. 한 경기 네 골은 K-리그 역사상 8번째(5골 1차례). 2003년 11월16일 울산의 도도가 광주전에서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개막 2연승 후 5연패에 빠졌던 인천은 6경기 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맛봤다. 승점9(3승5패)로 8위. 지난해 ‘파리아스 매직’을 일으켰던 포항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승점8)의 수렁에 빠졌다. 초반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감돌았다. 밀고 당기는 양상이 계속됐지만 이렇다 할 득점기회는 없었다. 포항은 마무리가 무뎠고, 인천은 역습에 급급했다. 균형을 깬 것은 전반 31분. 유병수의 강한 프리킥이 골문 오른쪽 상단을 찔렀다. 시즌 첫 골이었다. 3분 뒤엔 추가골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오프사이드를 주장하던 포항 황재원이 경고를 받았고, 이후 유병수와 볼 경합을 하다 고의적인 파울로 또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인천은 펄펄 날았다. 포항의 잇단 공격이 무산되면서 흐름은 다시 인천이 잡았다. 연속골로 기세가 오른 유병수와 후반 교체투입된 김민수 외에도 강수일의 2선 침투공격도 위협적이었다. 유병수는 후반 30분과 인저리 타임에 머리로 두 골을 추가하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유병수는 “2년차 징크스 때문에 경기가 잘 안 풀린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고민도 많고 힘들었지만 잘 넘겼기 때문에 오늘같은 기회가 왔다. 다음엔 5골도 넣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은 “암흑기를 벗어나 기쁘다.”면서 “7경기 동안 침묵하던 유병수가 네 골을 넣어 다행이다. 오늘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 2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FC서울-울산전에서는 ‘세르비아 특급’ 데얀이 1골 2어시스트로 맹활약한 서울이 3-0 대승을 거뒀다. 4연승을 달린 서울은 6승1패(승점 18)로 올 시즌 처음으로 선두에 올랐다. 울산은 경남에 이은 3위(승점16·5승1무2패)로 처졌다. 경남은 성남 원정에서 ‘해결사’ 루시오의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루시오는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9골 1도움)로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에닝요의 결승골로 광주를 1-0으로 눌렀다. 제주는 수원을 2-1로 꺾었고, 강원과 부산은 득점 없이 비겼다. 장형우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배구] ‘챔프 왕좌’ 호락호락 못내주지!

    “뭐가 두렵냐. 너희를 믿어! 믿고 해.” 김호철 감독은 5차전 1세트를 이기고, 팽팽하게 진행되던 2세트에서 21-19점으로 처지기 시작하자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에게 이렇게 격려했다.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 3·4차전 모두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삼성화재에 패배했다. 김호철 감독은 침체에 빠진 선수들을 수렁에서 끌어올려 주고 싶었을 것이다. 김 감독이 전날 선수 전원을 훈련을 시키지 않고 천안 현충원에 데려간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9~10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 홈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1(25-20 22-25 25-21 25-20)로 이겼다.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5차전을 가져가며, 2승3패로 기사회생했다. 3차전 세트 포인트(24점) 상황에서도 세트를 내준 경험이 있던 현대캐피탈은 전광판에 ‘25’가 뜨기 전에는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 어깨 부상으로 정규리그에서 부진했던 장영기(17점)의 공격력이 폭발하고, 박철우(22점)와 이선규(10점)가 가세했다. 삼성화재는 가빈(35점)과 손재홍(14점), 석진욱(10점) 등이 분전했으나 경기집중력이 높아진 현대캐피탈에 밀렸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패인에 대해 “오늘 센터에서 블로킹, 속공 하나도 해주는 것이 없었다. 지독했다.”고 말했다. 1세트에선 삼성화재가 서비스범실로 3점을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전날 하루 쉬었지만 고갈된 체력을 채울 수 없었다. 현대캐피탈이 박철우 장영기를 앞세워 쉽게 세트를 따냈다. 삼성화재는 2세트에서 수비를 바탕으로 반격에 나섰다. 1세트에서 5득점에 그쳤던 가빈은 10득점을 올렸고, 팀의 공격성공률도 1세트 39.4%에서 58.1%로 올라갔다. 삼성화재는 12-11로 1점차 리드를 16점까지 끌어가다가 가빈의 공격성공과 박철우의 범실로 2점을 추가한 뒤 점수 차를 3점으로 벌려 세트를 가져갔다. 3세트, 6-8로 뒤지던 현대캐피탈이 9-8로 역전한 뒤 연속으로 4점을 따냈다. 14-9로 앞서가던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 4점을 연속으로 내주며 15-15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였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반격은 거기까지. 박철우의 연타와 이선규의 속공으로 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서는 이미 흐름을 탄 현대캐피탈이 주도했다. 장영기의 공격이 폭발했고, 공격 중에 발목을 다친 박철우 대신 투입된 헤르난데스가 제 역할을 해줬다. 6차전은 18일 오후 2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 천안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역린의 위기에 빠진 선군정치 북한/유호열 고려대 북한학 교수

    [열린세상] 역린의 위기에 빠진 선군정치 북한/유호열 고려대 북한학 교수

    금년들어 북한의 정세가 심상치 않다. 북한정세가 어려운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북한의 각종 행태는 기존의 북한을 이해하는 잣대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작년 하반기부터 원자바오 총리를 비롯한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청하였고 북한 측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명분 축적과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에 그의 방중에 대한 국내외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1월 말, 2월 말, 3월 말, 그리고 이제는 4월 말 방중설이 그럴듯한 이유와 함께 널리 유포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 움직임은 없다. 북한 경제는 지난해 말 실시된 화폐개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어가는 것 같다. 100대1로 화폐개혁을 실시했으나 공급부족으로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환율 역시 화폐개혁 이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북한돈 가치는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폐쇄 조치는 사실상 폐기되었다고 하고 화폐개혁의 실패 책임을 지고 당 재정계획부장 등 실무책임자들이 총살당했다는 소문도 파다하지만 대안은 없는 것 같다. 남북관계 경색이 심화되면서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이나 교류협력에도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다. 개성관광과 금강산관광사업 재개 문제도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사업장 동결 조치로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은 13일 자로 우리 정부 시설자산인 금강산 면회소와 소방대는 물론이고 관광공사 소유인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을 일방적으로 동결하고 관리인원을 추방하는 조치를 집행한다고 통보하였다. 나아가 현대아산 대신 새로운 사업자를 모색하고 있으며, 남측 당국이 대결적 자세를 계속할 경우 개성공단사업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북한 군부도 남측의 대북 전단살포가 중단되지 않으면 동·서해지구 통행 관련 군사보장합의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 결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오늘날 북한이 난국을 수습하지 못한 채 이처럼 돌출적 도발행동을 일삼는 것은 선군정치의 근본적 모순 때문이고 이제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을 포기해야 살 길이 열리는데 선군정치는 핵을 포기하는 순간 무너지기 때문에 진퇴양난인 셈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는 시급히 후계구도를 안착시켜야 하는데 선군의 주력인 군부를 세습후계자 김정은이 감당하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다. 금년도 신년공동사설이나 최고인민회의에서도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농업과 경공업의 비약적 발전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군수공업 우선정책이 근간인 선군정치 하에서는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에 반발하여 핵무기 보유를 더욱 늘려 나가겠다고 맞받아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될리 만무하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어 외화수입이 급감하자 극단적인 조치들을 해법이라고 내놓고 있으나 북한의 무리수는 관광 재개에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대외신인도를 극도로 악화시켜 해외투자유치사업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과거처럼 남한 정부를 압박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 역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극심한 식량난 등 체제붕괴의 위기를 선군정치로 극복했다고 자부해 왔다. 그러나 위기관리방식인 선군정치가 일상화됨으로써 북한체제는 심각한 동맥경화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라도 사태 해결을 위해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대화에 나서야 하는데 선군정치의 족쇄를 풀지 않고는 해법이 없다. 지금은 외부의 적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지만 민생파탄과 세습의 부당성 등 선군정치의 기만성을 깨달은 대항 엘리트와 일반 주민들의 밑으로부터의 좌절과 분노가 폭발할 때 북한 정권은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도 시한폭탄과 같은 북한 정세 변화 움직임을 그 어느 때보다 면밀히 관찰하고 치밀하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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