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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역 치료하다… 채혈하다… 벌목하다/ 업무상 질병 감염 급증

    K대학병원 임상병리사 김모(당시 32)씨는 2001년 1월 홍역 치료를 위해 입원한 유아를 검사하다 호흡기로 감염돼 자신이 홍역에 걸렸다.또 G병원 의사 김모(75년생)씨는 지난해 9월 C형간염 환자를 채혈하다 주사바늘에 찔려 본인이 C형간염에 감염됐다.숲가꾸기 공공근로자 최모(52)씨는 지난 99년 여름 산림 벌목작업을 하다 진드기에 물려 쓰쓰가무시병에 감염됐다. 이처럼 바이러스,세균,곤충 등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업무상 질병 발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노동부에 따르면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업무상 질병은 지난 99년 82명이 발생했으나 2000년 102명에 이어 2001년에는 141명으로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전체 질병의 35% 정도가 병원이나 보육시설 등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지난해 7월 전국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492곳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96%인 473곳에서 총 3225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됐다. 노동부는 이같은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직업병 발생을 막기 위해 ‘산업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편을 신설,오는 7월부터 시행키로 했다.이에 따라 B형간염,에이즈 등 혈액을 매개로 한 감염의 위험이 있는 작업은 채취 혈액을 검사용기에 옮길 때 주사침 사용이 금지되고 사용한 주사침은 전용 수거용기에 모아 폐기해야 한다.또한 결핵,풍진,수두 등 공기를 매개로 한 감염 위험이 있는 작업은 근로자에게 보호마스크를 지급,착용토록 하고 면역상태를 파악해 필요하면 예방접종을 실시하도록 했다. 사업주는 쓰쓰가무시병,피부염 등 곤충 및 동물매개 감염병의 발생이 우려되는 장소에서는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고 근로자가 이상증상을 보이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이를 위반한 사업주는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김용수기자 dragon@
  • 부시의 전쟁/‘후세인 퇴출’ 아랍민주화 촉발할까

    미국이 이라크전을 승리로 이끌어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키고 민주정부를 세울 경우 이는 아랍권 전체의 정치영역에 대변혁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될 것인가. 장기 독재형의 후세인 정권 전복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쿠웨이트 등 왕정은 물론 이집트,시리아 등 장기집권 아랍 국가들의 민주화를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기독재국 反정부내전 가능성 주로 미국쪽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전망들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후세인 정권의 잇따른 붕괴가 다른 아랍 독재국가내 반대파들에게 자극을 가함으로써 반(反)정부 내전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 91년 걸프전 때 미국 편을 들었던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아랍 정권들이 이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일부에서는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이유로 들긴 하지만,반미여론은 걸프전 때도 있었다.이들이 미국에 협조를 거부하는 숨겨진 속내는 장기간 독재권력을 휘둘러온 후세인 정권의 전복이 자신들의 권력상실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현재 아랍권에는 수십년간 독재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가 수두룩하다.시리아의 하페즈 아사드는 29년간이나 독재를 휘두른 뒤 그 권좌를 아들 바샤르에게 넘겨줬다.1981년 집권,20여년간 권력을 쥐고 있는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도 그의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울 태세다. 이들 독재정권들은 아프간에서 미국이 첨단기술을 앞세워 탈레반 정권을 궤멸시킨 일과 걸프전 때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원들이 스스로 후세인 축출을 시도하려했던 점을 상기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사우디등 중앙통제력 약화 예상 미국은 물론,망명중에 있는 이라크 반대파들은 이미 ‘민주주의’와 ‘연방주의’를 후세인 전복 이후 이라크의 청사진으로 그려놓고 있다.이들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시아파와 수니파,쿠르드족 등 여러 부족의 자치를 강화함으로써 느슨한 연방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같은 발상은 사우디에는 ‘저주’나 다름없다.사우디는 이라크를 능가하는 다부족 사회이기 때문에 중앙통제력 약화는 걷잡을 수 없는 분열을 가져올 것으로 사우디 정권은 우려하고 있다.만일 이라크가 분열한다면 사우디내의 시아파는 이라크의 예를 따라 봉기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아랍 독재정권과 국민들 사이의 ‘틈새’를 벌려주는 계기로 작용한다면,정치적 현대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전망한다.무엇보다 아랍권에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이면 다 OK라고요?

    나는 새 학기마다 인터넷 때문에 학생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선생이다.인터넷을 쓰게 되면서 생활 전반이 편리해진 점은 인정한다.또 불과 몇년만에 인터넷이 학교와 학생,그리고 선생님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온 것도 사실이다.과제물 준비부터 교우 관계,학사 행정,진로 상담과 관련된 것까지 인터넷 하나면 모두 해결된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인터넷으로 무시 못할 부작용이 휩쓸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다.인터넷 하나가 학생과 선생님,학생과 학교 심지어 학생들간에도 반드시 지키고 나누어야 할 것들마저 흐트러지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예를 들어 대학교에선 새 학기마다 수강신청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았다.또 과제물을 어떻게 써야 할지 문의하는 학생들도 자주 보았다.하지만 인터넷은 도무지 선생님과 학생들을 직접 만나게 해주지 않는다.인터넷으로 물어보고 인터넷으로 답을 찾는 등 다른 수고를 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학생들의 이런 인터넷 만능주의에 대한 나의 처방전은 다음과 같다. 첫째,과제물은 자필로 써라.학생들이 내는 과제물이 모두 프린트물이기 때문이다.어느해 소설 감상문 과제물을 받고 놀란 일이 있다.전체 수강생 40여명 중 10명이 토씨 몇개만 틀리고 똑같은 내용을 버젓이 제출했다.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문단 순서와 글씨체만 바꾼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다른 학생의 과제물을 베껴 그대로 내는 경우가 있었다.하지만 요즘은 무슨 내용인지 직접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프린트 한장 달랑 내고 마는 경우가 태반이다. 둘째,잘 모르겠더라도 자기 생각을 정리해 써라.요즘 과제물은 전반적으로 수준이 매우 높다.예전에는 좋은 과제물도 나쁜 과제물도 모두 볼 수 있었다.그러나 요즘은 학생의 수준인지 의구심을 갖게 되는 과제물이 수두룩하다.다른 사람이 만들어 낸 이론이나 생각을 각주나 설명하나 없이 제출한다.지성인으로서 아무런 미안함과 죄스러움도 느끼지 않은 채 말이다.인터넷이 타인의 학문적 업적이나 성취물을 마음대로 열람하게 함으로써 전체 학생들의 수준을 향상(?)시켰을지 몰라도 치졸한 얌체족들을 증가시킨 꼴이다. 셋째,맞춤법도엉망이 됐다.대학생들이 모국어에 대한 애정이 있느냐 할 정도다.통신용 어투가 범람하고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는 축약문들이 쏟아져 나온다.애교로 봐 줄 정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다.과제물을 받아 보면 잘못된 표기를 해놓고 그 문장 부분에는 강조를 해두는 학생도 있을 정도다. 인터넷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일상 생활 대부분을 처리하는 대학생들이 실제 규칙과 사이버의 문화를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바르고 정확한 우리말과 글을 다음 세대로 전해줘야 하는 데는 학생들의 역할이 크다. 끝으로 편지 쓰기의 문제이다.연말 연시에 나는 외국인 학생으로부터 몇 통의 편지를 받았다.삐뚤삐뚤 쓴 한글이었지만 선생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받은 연하장은 이메일뿐이었다.내용도 고작 “선생님,안녕” 정도였다.물론 보내는 이의 마음이 중요하겠지만,정성을 다해 쓴 편지는 인터넷 연하장에 비할 바가 아니다.빠르게만 처리되고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인터넷이 능사가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정보화시대의 빠른 일상은 마치 폭풍우와 같아서 보듬어야 하는 아름다운 나무와 꽃도 쓸어버리지나 않을까 우려된다.이같이 안타까워지는 마음에 공감할 젊은 학생,네티즌들은 얼마나 있을까. 이 연 희
  • 위기의 제주 감귤농가/4년째 값 폭락… 영농포기 속출

    제주 감귤농가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판매가격이 생산비와 유통비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내리 4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격폭락 사태로 농가에서는 한숨소리만 나온다.외국산 과실류 수입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그동안 ‘당국의 지원’이란 ‘온실’에 안주해 온 농가들의 자구노력도 부족해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지역경제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감귤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대학나무’가 골칫덩이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주 국제공항 대합실은 선물용 감귤 꾸러미를 든 관광객들이 수두룩했다.그러나 요즘은 이런 광경을 눈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단돈 100∼200원만 주면 1㎏정도의 감귤을 어디서나 살 수 있기 때문이다.노지 감귤 15㎏들이 한 상자가 서울 가락시장에서 심지어 5000원에 팔리고 있다.생산원가가 7500원이고 유통비가 2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5000원을 밑지고 파는 셈이다. 지난 70년대만 해도 감귤나무는 ‘대학나무’로 불렸다.몇그루만 있으면 자녀들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었다.그러나 재배농가와 면적이크게 늘어 90년대 중반부터는 3만 5000가구,2만 5000여㏊에 이르는 양산체제에 접어들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20∼30년간 애지중지 보살펴온 감귤 과수원을 갈아엎고 다른 작물을 심겠다는 농가가 적지 않다.제주도 집계결과 무려 2091 농가에서 1416㏊의 감귤원을 갈아 엎겠다고 나섰다.과수원을 팔려고 내놓은 사람도 수두룩하다. 이런 위기는 당국의 생산량 예측 잘못과 영농지도 부재,유통처리 정책의 빈곤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생겨났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제주도를 비롯한 당국은 요란한 대책을 수없이 내놨지만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솎아베기,열매따주기,휴식년제,폐원비 보상 등 연쇄적으로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과잉생산에 따른 값 폭락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땜질식 처방으론 농가 자생력 못키워 감귤 생산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통계기법과 자료가 부족한 것이 가장 문제로 떠오른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4년 전부터 매년 5월과 8월,10월 3차례에 걸쳐 258개 표본농가를 대상으로 각각 3그루씩의 감귤나무를 선정,감귤생산 예상량을 조사한다.그러나 2002년산의 경우 농업기술원이 생산량을 58만 7251t으로 예측해 이를 근거로 유통계획을 짰다.최근 농업기술원과 제주도내 각 시·군이 조사한 결과 69만t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농업기술원 예측량보다 17.5%,도가 보는 적정생산량 60만t보다는 15%이상 과잉 생산된 것이다. 잘못된 예측량이 유통계획에 차질을 빚어 감귤값 폭락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적정 생산량이 얼마인지도 빨리 확정해야 할 문제다. 제주도는 지난해 60만t을 적정생산량으로 정했으나 제주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강지용 교수는 “전국 소비자 1인당 감귤 소비량을 한해 평균 10㎏으로 잡을 경우 47만t이 적정 생산량이므로 앞으로 재배면적을 6900㏊ 줄여 전체 재배면적을 1만 8000㏊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는 아이 달래는 식’의 임시방편식 지원도 농가의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는 요인이다.솎아베기,감귤꽃 따기,가지치기 등 이런저런 감귤작업에 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하고 보상비를 지원하는 일 등이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제주도는 2000년에 휴식년제 지원비로 64억원,지난해에는 폐원 보상비로 117억원을 지출했다.올해도 솎아베기 참여 농가에 ㏊당 100만원씩 20억원,휴식년제 참여 농가에 ㏊당 150만원씩 30억원,폐원 실시 농가에는 ㏊당 2400만원씩 340억원을 보상비 명목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달 25일부터는 도내 농민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저장감귤 9만 7000t을 ㎏당 200원씩에 수매해 폐기하고 있다.국비 32억 5000만원,도·시·군비 94억 5000만원 등 무려 194억원의 예산이 수매·폐기비용으로 나가고 있다. ●‘과수진흥특별법’제정 등 시급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등에 따르면 특단의 감산시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66만 2000t의 노지감귤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올해가 한해는 많이 달리고 다음해는 적게 달리는 감귤 ‘해거리’현상 중 풍작인 해여서 더 많은 감귤이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농가가 생산한 감귤을 도 예산으로는 사주지 않기로 하는 등 감산과 품질향상,판로개척 등에 농가의 자구노력을 강력히 요구할방침이다.생산량 감축을 위해 폐원을 희망한 1416㏊의 감귤 과수원을 오는 5월 이전에 모두 없애고,감귤꽃이 피는 4월 이전에 2000㏊에 심어진 감귤나무의 절반을 솎아베기 할 계획이다.감귤 휴식년제도 2000㏊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감귤 구조조정과 품질 고급화,유통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가칭 ‘과수진흥특별법’제정과 ‘감귤농업 직접지불제’실시를 추진하기로 했다.감귤원을 과감하게 폐원할 수 있도록 농지법상의 농지 조성비 감면을 국제자유도시특별법 개정때 반영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또 농가의 경영안정 지원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농어촌진흥기금을 조성하고 오는 2011년까지 노지 감귤 생산량을 40만t 이하로 낮추기 위해 2010년까지 계획한 감귤원 폐원 및 품종 갱신 등 구조조정사업을 2005년까지 5년 앞당겨 끝낼 계획이다. 비상품용 감귤 처리대책으로는 143억원의 사업비로 북제주군 한림읍 금능리 산17 일대 2만 4526㎡의 부지에 내년 4월까지 연간 3만t 처리 능력의 제2감귤가공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이 공장이 완공되면 지난해부터 가동되고 있는 남제주군 남원읍 한남리 제1공장 처리분 5만t과 함께 전체 감귤 가공능력이 연간 8만t으로 늘어나 비상품용 감귤 처리가 수월해질 것으로 도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조천농협 신촌작목반장 홍성수씨 현재의 감귤 생산량을 3분의 2 수준으로 줄이지 않으면 감귤업계는 살아남기 어렵다.감귤원 폐원도 좋지만 이는 물량이 한정되는 만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중요한 것은 솎아베기다.그래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적어도 3년간은 수확량이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올해 솎아베기 면적을 2000㏊로 한정한 것은 잘못이다.모든 감귤원을 대상으로 절반가량은 솎아베기를 했어야 옳았다. 농가도 합심해서 노력해야 한다.“당신이나 해라,나는 많이 달리게 해서 돈을 벌겠다.”는 ‘무임승차’식 자세는 버려야 한다.당국 역시 어떤 시책을 마련했으면 농민들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과감히 추진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동참하지 않는 농가는 계통수매에서 차별한다든지 가공용 감귤 수매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사정사정해서 솎아베기나 꽃따주기를 하도록 하고, 그래도 하지 않으면 인력을 지원해 주고 할 때가 아니다. 감귤이 팔리지 않는다고 자치단체가 저장감귤을 사주는 일도 갑갑하다.나 역시 감귤농민이지만 200억원 가까운 국민의 혈세가 감귤농업을 위해서만 있는 게 아니지 않는가.이래서는 농가의 자생력이 결코 키워지지 않는다.
  • 주주소송은 늘고 배상보험 가입은 적고 벌거벗은 이사님

    얼마전 국내 모 상장기업의 사외이사 제의를 받은 대학교수 C모씨는 고민에 빠졌다.많은 주변 사람들이 수락을 만류하고 나섰기 때문.동료들은 사외이사가 예전엔 책임질 것 없이 기업경영을 체험할수 있는 ‘유익무해한’자리였다면 요즘엔 월급 수백만원을 받지만 책임은 큰 ‘요주의 포스트’로 변모했다고 충고했다.정 하고 싶으면 회사측에 임원배상책임보험 가입을 꼭 요구하라는 것이었다. 이사회 결정 사항에 대한 책임추궁은 날카로워져 가는데 임원배상책임보험 가입률이 여전히 저조,이사들이 온갖 대내외 리스크에 알몸으로 노출되고 있다. 임원배상책임보험(D&O)이란 말그대로 임원들이 물어내야 할 손실을 보험회사가 대신 갚아주는 보험.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거나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을때 엄청난 손해배상금액을 임원 개인이 물어내려다간 알거지가 되기 십상이다. 임원발령나면 집과 재산을 부인명의로 돌려놓는다는 말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엄청난 손배 책임을 감당하기 어렵고 감방에도 가야 한다.임원배상책임보험은 불의의손배 위험에서 임원들의 신변을 보장해주는 최소한의 안전판인 셈이다. 더욱이 올해 집단소송제 도입 등으로 임원들이 책임질 분야는 더욱 늘어난다. 그런데도 임원 책임보험의 가입자 증가율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1997년 14건,총 보험료 수익 25억원에 그치던 시장은 외환위기의 여파로 98,99년에만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을뿐 해마다 신규가입건수 성장률이 10%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임원배상책임보험의 90% 이상을 재보험 받고 있는 ‘코리안리’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임원배상책임보험의 가입건수는 380건,총 보험료 수익은 650억원에 불과하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이 가운데 300여 군데가 상장사,나머지가 등록 등 기타 형태 회사”라고 말했다. 900여개 상장사 가운데 3분의 1정도만 보험에 들었을 뿐이다.이는 대부분의 상장사가 보험에 가입한 미국은 물론 홍콩(50%)에 비해서도 아주 낮은 수치.800여개에 가까운 등록사를 비롯해 비상장 회사는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시장 성장속도가 현저히 더딘 것은 제도와 인식미비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겹친 탓이다.주권에 대한 개념자체가 취약한 우리 시장에서 기업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거나 패소해본 경험이 별로 없다.그러다보니 기업측에서 굳이 돈들여가며 보험을 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2000년 말 소액주주들로부터 손배소를 당한 삼성전자 임원들에 대해 1000억원 가까운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진 사례가 있지만 이에 대해선 아직도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현대투신 124억,LGCI 200억,금강파이낸스 50억원 등 손배소를 당한 또다른 사례들도 결심판결이 나려면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삼성화재보험 관계자는 “손배소가 제기돼도 3심재판까지 5∼6년은 끄는데다 대부분 중간에 합의돼 버리는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만만찮은 비용부담도 가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업종과 신용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보험료는 통상 최우량 기업의 경우 보험금의 1%,정상기업은 2%,신용도가 낮거나 재무구조가 불량한 기업은 3% 정도로 책정된다.보험금 100억원짜리에 가입하려면 임원 1명당 해마다 2억∼3억원씩을 지출해야 하는 기업이 수두룩한 셈이다. 순익 몇십억원에 불과한 영세 기업체로는 감당하기 어렵다.임원 과실을 회사가 무조건 보험처리 해주다보면 경영진이 ‘모럴 해저드’에 빠져버리는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O시장에 대한 손보사들의 공략은 계속될 전망이다.포화상태에 다다른 보험시장에서 기업환경의 변화와 관련,D&O가 가장 잠재력 있는 시장 가운데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의 경우 이사회 결의의 전후사정도 잘 모른채 형식적으로만 서명했다가 향후 문제가 불거지면 책임은 똑같이 뒤집어쓰는 경우도 있다.”면서 “때문에 최근에는 D&O 가입을 사외이사직 수락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기업인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D&0에 한푼도 가입하지 않았던 대우 계열사가 지난해 거액 보험에 집단으로 가입했던 것도 사외이사들의 적극적인 요구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보험회사 관계자는 “올들어 A산업,B전기부품업체 등의 경우 CEO의 취임과 함께 D&0에 가입했다.”면서 “CEO 사고의 혁신과 이사들의 적극적인 권리찾기가 맞물려야 D&O시장의 정상화를 기대해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대구 지하철참사 2주일 /실종자 인정사망 범위 최대논란

    대구지하철 방화참사가 3일로 발생 2주일째를 맞았다.지하철 사고 사상 최대 희생자수를 기록한 이번 참사는 다시 한번 대형 안전사고에 대한 경보음을 울렸다.대구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7만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가는 등 애도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각계각층에서 유가족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밀물을 이루고 있다.1일부터 중앙특별지원단이 대구에 상주하면서 사고수습을 지원하고 있다.대구지하철 참사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과제와 당국의 대책,유가족의 목소리 등을 통해 사고수습 상황을 점검한다. 대구참사 수습의 최대 난제는 실종자 처리 문제다.당국과 유가족 모두 총론적인 입장에는 공감하고 있다.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들어가면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NA추출 어려운 실종자 137명 실종신고자 중 미확인자가 286명이 되는 데서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북대 법의학팀이 DNA검사를 통해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체는 149구에 불과하다.따라서 137명은 흔적도 찾지 못해 영원히 실종자로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수습된 사체 중 상당수가 사고 당시 섭씨 1000도가 넘는 고열로 인해 심하게 타버려 DNA추출이 불가능해 신원확인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실종자 가족들은 정황증거를 사망으로 인정하는 인정사망제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도 호적법 90조를 원용할 움직임이다.‘수난·화재·기타 사변으로 인해 사망한 자가 있는 경우 그를 조사한 관공서는 지체없이 사망자의 시·읍·면장에게 사망보고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다.실종자심사위를 구성한 뒤 이를 참고해 사망인정을 받도록 하겠다는 게 대책위의 복안이다. 1009명이 실종신고를 했던 95년의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경우 실종자심사위원회에서 삼풍 직원,입주업체 직원,유류품 또는 유실물이 발견된 자,목격자가 있는 자 등에 대해 잠정 사망으로 결정한 전례가 있다. ●휴대전화등 정황증거조차 없을수도 이에 따라 지원단과 대책본부는 조만간 실종자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주민증·학생증·수첩 등 본인 확인이 가능한 유류품 ▲전화통화나 휴대전화 위치 확인 여부 ▲폐쇄회로 등을 통해 당시 지하철을 이용했다는 정황 ▲평일 같은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한 출·퇴근기록 등을 검토해 사망을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해도 정황증거가 없어 인정사망에서 탈락하는 실종자들의 처리는 여전히 문제로 남을 전망이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았거나 폐쇄회로 등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실종자 가족들은 법정다툼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숨기지 않는다.이들은 대구시가 사고 다음날부터 물청소를 하는 등 현장보존을 하지 않아 많은 증거가 사라지거나 뒤섞여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금 500억원 예상… 배분기준 논란 보상금 산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보상금에는 정부지원금, 성금,위로금 등이 포함된다.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최고 1억 2339억원까지 지급되는 정부지원금에는 대책본부와 유가족측이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성금의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사망자와 부상자에게 어떤 비율로 배분하느냐는 것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성금을 전부 지급할 것인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400억원선인 성금은 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원단과 대책본부 일각에서는 너무 많은 보상금이 지급될 경우 앞으로 유사한 다른 사건이 발생하면 보상금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책임자 처벌·원인규명 과제… 검찰 재수사 사고 원인규명은 장기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짙어보인다.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한 사람의 방화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지하철 사고의 구조적인 문제점 파악을 위한 전문가들의 접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다만 방화 사고 요인으로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위기상황에서 사령실 근무자와 기관사들의 위기대처능력 부족,안전의식 결여,화재에 취약한 전동차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정확한 발화 지점까지 오락가락하는 등 의문점이 수두룩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찰이 기관사 등 ‘피라미'들을 처벌하는 수준에 그칠 경우 책임소재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대구지검은 전담수사반에서 차장검사를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로 확대개편해 전면 재수사에나섰다.이는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수사의 칼끝이 지하철공사와 대구시 고위급 간부를 겨냥하고 있음을 뜻해 사법처리 수준이 주목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김상화기자cghan@ ◆김중량 중앙특별지원단장 “유가족의 입장에서 한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수습을 위해 대구에 온 중앙특별지원단 김중량(金重養·사진·58)단장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고 실종자 처리문제 등을 신속하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중앙지원단은 행정자치부와 법무부,보건복지부,경찰청 등 5개 부처의 국·과장급 5명 등 13명으로 구성돼 1일부터 대구에 상주하고 있다. 김 단장은 “유가족 문제해결,보상,실종자 가족처리,인정사망 등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또 “총리께서 중앙특별지원단이 실질적인 사고대책본부라고 생각하고 유가족·피해자들과 대화하고 타협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관심을 끄는 실종자 처리와 관련,실종자 유가족측이 ‘인정사망 심사위’ 구성시 대책본부와 같은 수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 단장은 “인정사망위 구성은 유가족대표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면서 “총리께서 유가족들이 추천한 전문가를 절반 정도 참여시켜 빠른 시일내에 구성하도록 당부했다.”고 설명했다.특히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하기 위해 사고 당시 지하철 CCTV,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당시 정황증거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공사 등이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 단장은 “대검찰청 주관으로 원점에서 수사를 다시 시작하는 등 한점의 의혹이 없도록 투명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역할분담에 대해 김 단장은 “대구시는 기본적인 사고 수습업무를 맡고 모자라는 부분은 지원단이 해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대화창구 일원화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실종자유가족대책위가 요구하는 ‘장관급 이상의 지원단장’에 대해 “특별지원단이 대구시에 예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관급이든 차관급이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황경근기자 kkhwang@ ◆윤석기 실종자가족대책위원장 “실종자 가족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게 아닙니다.평소 건강한 생활인이었고,사고 시간대와 해당 구간에서 지하철을 타던 시민이면 실종자로 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구지하철 사고의 희생자 유가족들이 조직한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의 윤석기(尹錫琪·사진·38·서울 강남구 도곡동) 위원장은 혼란을 겪고 있는 실종자 인정 범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실종자 범위를 포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희생자의 신원을 명확하게 가리기 힘들다는 이유로 억울한 경우가 단 한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각종 재난을 관리하는 현행 법률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공무원 사회의 ‘냄비 근성’을 이참에 뜯어고쳐 터무니없는 희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따라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권이 국가 안전망 부실 때문에 침해당하는 경우에 대비한 ‘재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사고의 축소·은폐에만 급급하다며 조해녕 대구시장 중심의 사고대책본부 대신 중앙정부의 지휘가 필요하다는 강경입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관행과 현행 법률에 매달리고 몇몇 허위신고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억울한 죽음이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차적으로는 실종자 인정사망 평가에 대책위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함으로써 객관성을 높여야 합니다.” 윤위원장은 법률구조공단에 실종자 인정사망심사위원회의 구성과 보상문제 등에 대한 도움을 요청키로 했다.이번주중에 2명의 변호사를 선임해 실종자 대책위와 함께 사고수습에 나설 계획이다. 외국계 보험회사에 다니던 그는 이번 사고로 처형(妻兄)을 잃었다.최근 출산한 부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처가쪽에 문제 해결에 나설 만한 가족이 없어 대책위에 참여하게 됐다. 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 우리구 의정 이렇게/김영일 서대문구의장

    “구민들의 요구와 의견을 충분히 들어 구와 의회에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서대문구의회 김영일(53) 의장은 28일 “‘열린 의회와 화합하는 의회상’을 만들려고 온힘을 쏟고 있다.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올해로 13년째인 데도 아직 주민 속으로 파고들지 못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그래서 어떻게 하면 주민과 함께하며,주민의 의견을 의정에 반영할 지 고민하며, 실천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그의 노력으로 서대문구의회는 색다른 일을 많이 한다.우선 지난 1월부터 구의회 홈페이지를 마련,회의장면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게 했다.각종 자료와 활동상도 올려 구의회를 직접 찾지 않고 의회소식을 접하도록 만들었다. 의원들이 주민들 속으로 파고 들기 위해 지난해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을 때는 ‘구의회 의장기 축구대회’를 열었다.올해에도 이 행사를 열어 주민들과 하나됨을 보여줄 작정이다.지역에서 어려운 이웃을 앞장서 도우며 지역사랑과 시민의식을 전파하고 있는 주민도 발굴,표창함으로써 봉사정신을 키우는 데도 애쓰고있다. 지난 20일에는 어린이집 원장들의 정례회의 장소로 의회를 개방했다. 앞으로도 주민들의 각종 행사 때 의사당을 개방,‘열린 의회’ 구현을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부터는 회기 때 의원들이 구내식당에서 간소하게 식사하고,남는 밥값을 모아 지역의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는 등 구민들을 위해 ‘가깝고 하기 쉬운 일’들이 주변에 수두룩하다고 소개했다. 지역의 현안을 챙겨 의정에 반영하기 위해 구의회 집행부가 각 동을 돌며 주민들과 대화를 꾸준히 하고 있다.주민들은 의회에서 나서면 민원이 100% 해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응도 좋다고 한다. “지난 선거 때 초선의원이 6명이나 들어와 의회가 매우 젊어졌다.”며 “모든 의원들이 힘을 모아 낙후된 지역개발과 주민복지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조덕현기자 hyoun@
  • 7000년 이라크유적 ‘風戰등화’

    *美 공격 임박… 세계 고고학계 ‘노심초사' “소재지 포격 말라… 도굴꾼 약탈 못하게” ‘전쟁으로부터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보호하자.’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고고학자들은 인류가 이뤄놓은 귀중한 고대 유적들이 전쟁으로 무참히 파괴될 것에 대한 우려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들이 미 국무부와 국방부를 상대로 유물들의 가치를 알리는 노력을 전개하는 한편 전쟁의 포화와 혼란을 틈타 약탈을 자행할 도굴꾼들로부터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영토 전체가 유적지 “남부 이라크에는 자연적으로 생긴 구릉이 없다.구릉이나 야트막한 산처럼 보이는 것은 모두 모래에 묻혀 있는 고대 유적지라고 보면 된다.” 이라크에서 오랜 발굴 경험을 가진 시카고대학 고고학과 맥과이어 깁슨 교수의 말이다.이처럼 이라크는 나라 전체가 거대한 유적지나 다름없다. 이라크에는 인류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문명의 발상지로 교과서에서 배운 그 유명한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흐르고 있다.메소포타미아문명은 이집트문명이나 인더스문명보다 수백년 앞서 생긴 인류 최초의 문명이다.역사적으로 수메르와 아카드,아시리아,바빌로니아 제국 등이 현 이라크 영토에서 번성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가장 오래된 도시생활의 흔적을 비롯해 알파벳의 모태인 쐐기문자의 기원을 알려주는 유물 등 기원전 5000∼4000년의 유물들이 발견되고 있다.특히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정치와 상업의 중심지였던 바빌로니아의 수도 바빌론에는 지구상에 알려진 고대의 성 가운데 가장 크고 장대한 바빌론성(기원전 3600년) 등 유적지들이 수두룩하다.바그다드 남동쪽에 있는 고대 파르티아 왕국의 크테시폰궁 유적은 3세기쯤 벽돌로 지어진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원 후로 들어선 성경에 등장하는 유적지들도 있고 5∼6세기의 이슬람 유적지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인류 문명의 기원을 알려주는 귀중한 유적지들은 이제 폭탄 한방과 함께 순식간에 모래 속에 파묻힐 위기에놓인 셈이다. ●폭탄보다 무서운 도굴꾼과 밀매상들 이라크에서 오래 활동한 고고학자들은 전쟁의 포화보다도 도굴꾼들의 약탈에 따른 유물 파손과 유적지의 훼손,국제적인 조직을 가진 골동품 거래상들의 횡포를 더 우려한다. 영국 식민지 시절 제정된 이라크의 고대 유물 관련 법률은 골동품의 파괴나 유통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1991년의 걸프전 이후 이라크에서는 골동품 약탈과 도굴이 횡행하고 있으며 세계 골동품 시장에는 이미 이라크에서 흘러나온 유물들로 넘쳐나고 있다.이라크는 유물들의 국외 반출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지만 막을 방법이 없어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 지키기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면서 우루크,아수르,님루드 등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있는 유적지 발굴 현장들에서 작업하던 미국과 유럽의 고고학자들은 이미 수개월 전에 현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고고학자들은 연구 활동은 옆으로 제쳐둔 채 전쟁의 참화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하며 문화적 참화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그 일환으로 몇몇 학자 대표들은 지난달 말 미 국무부와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나 반드시 보존해야 할 중요한 유적지 목록을 전달하고 1954년 체결된 ‘무력 충돌시 문화유산의 보호에 관한 헤이그 협약’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헤이그협약은 전쟁시 군사시설이 배치된 곳을 제외하고는 문화 유적지를 직접 겨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이 협약에는 이라크를 비롯한 103국이 가입했지만 미국은 사인만 하고 비준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행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학자들을 대표해 국방부를 찾았던 깁슨 교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지역은 사실상 영토 전체가 고고학 유적지이지만 전쟁으로 하나둘씩 파괴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파괴를 막아보자는 것이 우리들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고고학협회의 법률 고문으로 국방부와 전문가들간 회의에 참석했던 패티 걸슈텐블리트 박사는 “국방부 관료들은 문화·종교적 보물들의 가치에 대한전문가들의 의견이 국제적인 여론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전문가들이 제시한 정보와 문제점들을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만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kdaily.com ■78년부터 바빌론성 대대적 복원 후세인 ‘옛영광 되살리기' 중단 위기 이라크는 1978년부터 국민들에게 과거의 영광을 돌려주기 위해 ‘네부카드네자르 왕의 바빌론을 다시 건설한다.’면서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 고대 기록에 따르면 바빌론은 이중 성곽으로 돼 있으며 외곽 성벽은 양변이 1800m와 1300m에 달하는 거대한 직사각형이다.헤로도투스는 이중으로 된 바빌론 성벽은 네필의 말이 끄는 마차가 양쪽에서 달리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넓었다고 적고 있다. 사담 후세인은 거대한 바빌론성을 복원,바빌로니아의 영광을 재건하기 위해 수백만장의 벽돌을 구웠다.벽돌에는 ‘네부카드네자르왕의 바빌론이 후세인 시대에 재현되다.’라는 문구를 새겼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바빌로니아라는 이름의 왕국이 들어선 것은 기원전 1830년경으로 셈족 계통의 아모리인들이 바빌론시를 중심으로 고대 바빌로니아로 불리는 제1왕조를 세우면서부터다.수도 바빌론은 신 바빌로니아로 분류되는 시기 네부카드네자르 2세(기원전 605∼562년)가 사상 최대의 성곽을 가진 도시로 건설하면서 그 세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후세인은 옛 바빌론에 있던 유적지들의 제모습을 찾는 작업도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옛 바빌론에는 위대한 신들을 위한 신전 53개,마르둑신을 위한 예배당 55개,대지의 신들을 위한 예배당 300개,하늘의 신들을 위한 예배당이 600개가 있었으며 여러 신들을 위한 제단이 400개가 있었다.또 세계 7대 불가사의에 포함된 세미라미스 공중(空中)정원도 있었다.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왕비 아미티스를 위해 건설한 공중정원은 실제 공중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계단식 테라스에 흙을 담고 풀과 꽃,수목을 심어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삼림으로 뒤덮인 작은 산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유프라테스 강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물을 댔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라크와 후세인의 운명이 풍전등화가 된 상태여서 옛 모습을 되찾는 작업도 중단이 불가피하게 됐다. 함혜리기자 ■반달리즘의 역사-5세기 반달족 로마·스페인 약탈 2차대전중 문화재 대량 파괴 최근 아프간 바미안 석불 훼손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세계적 문화재가 훼손되는 일은 인류 역사의 영원한 오점이었다.문화재 파괴를 의미하는 ‘반달리즘(Vandalism)’도 서기 5세기에 만들어졌다.당시 흉노족의 침입을 받은 반달족은 로마와 스페인의 도시로 쳐들어가 약탈과 파괴를 일삼았다. 최근 사람들의 뇌리에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문화재 파괴는 2년 전에 일어난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안 석불 파괴였다.탈레반 군사정권이긴 했지만 자국 정부가 로켓포와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해 자국의 문화유산을 파괴,세계를 경악시켰다.바미안 석불은 1500년 역사를 가진 대형 석불이었으며 이외에도 바미안의 고대 문화유물이 대부분 파괴됐다. 지난달에 태국과 캄보디아의 외교분쟁을 일으켰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도 대표적인 경우다.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침략해왔다. 이어 15세기 태국 아유타야 왕조의 침공으로 앙코르와트 사원은 400년간 역사에서 사라졌고 1861년 프랑스 탐험가에 의해 발굴,1970년대에 관광단지로 개발됐다.그러나 수많은 불상이 외국으로 유출됐고 가난에 시달리던 캄보디아 국민들이 사원의 일부를 떼다 파는 등 전체 유적의 70%가 복원 불가능한 상태다. 문화재 파괴가 대규모로 일어난 때는 2차대전이다.독일 나치는 폴란드 침공시 그림과 조각품들을 파괴했고 프랑스에서 2만점 이상의 그림과 조각품들을 가져갔다.이탈리아의 무솔리니는 에티오피아를 침공,오벨리스크를 세 동강으로 나눠 운반한 뒤 로마 콜로세움 맞은 편 유엔 식량농업기구 앞에 세웠다.현재 두 나라간에 오벨리스크 반환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나치의 꼭두각시였던 프랑스 비시 정권은 1940∼1944년 유태인들로부터 문화재 10만여점을 약탈했다.러시아는 독일에서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에서 발굴한 유물 약 200만점을 약탈했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도시 전체가 전화에휩싸인 경우도 있다.크로아티아의 중세 도시 두브로브니크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적 도시다.그러나 1991년 보스니아 내전 때 도시 건축물이 많이 훼손됐다. 이라크의 바그다드도 예외는 아니다.중세기 때 세워진 중요한 건축물이 10여개 있다.이중 서기 1230년에 세워진 아바시드궁은 이라크 국방부 청사 바로 뒤에 위치해 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의 공습피해를 면치 못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Look! 아시아]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8) 日 시미즈社CEO 탐방

    *노벨상 사원 배출한 기초기술 투자 |교토 황성기특파원| “달걀과 닭 중에 무엇이 먼저”라는 논쟁은 다나카 고이치의 2002년 노벨화학상과 시마즈(島津)제작소에도 맞춰봄직하다. “다나카 개인의 독창성인가,시마즈의 비옥한 토양 덕분인가.” 개인이 뛰어났기 때문에 노벨상이 가능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그 역(逆)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기초연구에 유달리 집착하는 시마즈의 사풍(社風)이 없었다면 다나카의 노벨상이 있었을까.”라는 의문은 그래서 제기된다.시마즈의 야지마 히데토시 사장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본다. ●노벨상으로 달라진 것이라면. 브랜드 이미지랄까,네임밸류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시마즈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어도,교토(京都)의 오래된 회사인 것은 알아도 뭐하는 회사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주가(도쿄증시 1부시장에 상장)도 별로 움직이지 않는 매력이 없는 회사였다.그러던 시마즈가 일반에 널리 알려졌다.사원들도 힘이 생겨났다. ●개인적으로는. 나도 바빠졌다(웃음).매출의 75%를 담당하고 있는 국내외대리점의 고충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이나 필립스에 비해서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점이었다.그러나 이제 사람들이 나를 만나면 “노벨상을 낳은 시마즈의 사장님이냐.”고 기대감을 갖는다.교토의 시마즈가 일본의 시마즈,나아가 세계의 시마즈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시마즈의 유전자가 노벨상을 낳았다고 할 만큼 독특한 사풍을 자랑하는데. 1875년 시마즈 겐조가 창업한 시마즈는 출발부터 벤처기업이었다.독일의 뢴트겐 박사가 X선을 발견한 이듬해인 1896년 X선 사진촬영에 성공했다.일본 ‘첫 발명’,‘첫 제품’이 수두룩하다. 다나카의 노벨상도 마찬가지이다.분자량을 측정해 어디다 쓰겠냐는 분위기가 그가 질량분석기를 발명했을 당시(1983년)에도 있었다.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겠다.35년 전 교토대에 누마 교수란 분이 간암에 걸렸는데 사후에도 연구를 계승했으면 한다는 얘기를 듣고 시마즈 사장이 5억엔을 쾌척했다.당시 60인승 비행기 1대가 1억 5000만엔 정도였으니 대단한 돈이다.한 자리 숫자 이익밖에 내지 못하면서도 5억엔을 아무런 대가없이 낼 줄 아는 그런 회사이다.경기가 나쁘고 적자를 낸다고 해서 연구비를 줄이는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연구비를 120억엔 정도로 고정투자하고 있는데. 그렇다.70%는 오늘,내일의 밥이 될 사업에 쓰고 30%는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기초연구에 쓰라고 지시하고 있다.매출의 8∼10%는 연구에 쓴다. ●연구자의 연구기간에 제한이 있나. 될 때까지 하라고 한다.아직 성공 못했지만 피부를 찌르지 않고도 혈당치를 잴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고 있다.5명이 팀을 이뤄 연구했는데 현재 중단상태이다.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연구자를 교체해서라도 다시 시도할 것이다.세상에 없는 것에 대한 도전이 중요하다.‘온리 원(only one) 정신’이다. ●연구비 투자의 기준이라면. 무엇이 사업이 될까를 사장이 공부해서 아래에 지시하는 톱다운(top down)으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이다.물론 이거 하라,저거 하라고 할 때 연구의 자유가 없으면 안된다.그건 안돼,그걸 그만두라고 하든가 쓸데없는 것까지 따지면 성장이 없다.나처럼 문학자(독문학 전공) 같은 문외한이라고 해도 큰 부분은 사장이 고민하고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 ●사장에 취임해 2년 연속 적자를 낸 시련도 있었다. 2000년도 적자는 회계제도가 바뀌어 불가피했다.2001년도는 매출이 줄어 대리점 재고가 크게 늘었다.3개월반분 155억엔의 재고가 쌓였다.이것을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 공장제조를 중지했다.그래서 적자가 생겼다.천천히 재고를 정리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과감히 처리했다.명예퇴직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28명 받았다.인원정리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올 3월 결산(2002년도) 전망은. 작년은 100억엔 적자였지만 올해에는 매출 1400억엔,경상이익 40억엔을 예상하고 있다.나는 낙관주의를 좋아한다.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비관만 하는 사람을 매우 싫어한다. ●시마즈를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었나. 시마즈가 가진 기초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키우는 ‘선택과 집중’이었다.자기공명장치(MRI)는 우리가 첫 국산제품을 냈지만 과감히 포기했다.MRI의 기술을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하려면 40명의 기술자가 필요하다.GE,필립스 같은 회사는 의료기기 기술자만 6000명이다.150명의 기술자밖에 가지지 못한 우리로서는 경쟁할 수 없다.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예를 들겠다.X선은 시장성이 크지 않아 대기업이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그 틈새를 노려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면 된다.X선을 특화해 노렸던 400억엔 시장을 4분의3으로 줄여 300억엔으로 하고 적자가 없는 체제로 가자는 것이 내 경영목표이다. ●시마즈 특유의 ‘오프사이트 미팅’이 평판이 좋은데. 회사 밖 후생시설에서 중견간부 10∼15명과 찌개 안주에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눈다.대화를 통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얘기하면 얼굴도 기억되고 친밀감도 생겨난다.20차례 했다. ●다나카를 최근 만난 적 있나. 오늘도 사원식당에서 봤다.그는 그러나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아니고,누구한테 들은 얘기로는 나를 만나면 긴장한다고 했다(웃음). marry01@kdaily.com ■야지마 사장은. 68세.게이오대 출신.뉴스위크 일본지사에 합격했으나 아버지 권유로 방위청에 들어가 2년간 조달업무를 배운 뒤 일본최초의 국산 항공기를 제작한 일본항공기제조로 옮겨 영업외길을 걸었다.1977년 시마즈로 옮겨 1998년 사장에 취임했다.혈색 좋은 그는 술을 즐기지만 밤 10시면 꼭 자고 아침 6시면 일어나는 건강법을 유지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이후 근황-‘스케줄 비서' 둔 다나카 *강연 요청만해도 300건 육박 이달들어 겨우 안정감 되찾아 |교토 황성기특파원|지난해 10월 노벨상 발표 후 5개월간 이곳저곳 불려다니랴,논문쓰랴 정신 없었던 다나카 고이치(43)는 이달들어 겨우 안정감을 찾았다.지난 1월 말 노벨상위원회에 논문을 제출하고 가까스로 소원대로 현장에도 복귀했다. 100여건이 넘는 일본 국내외 언론의 인터뷰 신청이 밀려 있지만 일절 응하지 않았다.시마즈 제작소는 최근 인터뷰를 신청한 대한매일 등 언론사에 “연구개발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줬으면 한다.”고 일일이 연락을 취했다.“다나카에게 가장 서툰 분야가 매스컴”(야지마 히데토시 사장)이란 점도 작용한 듯하다. 300건 가까운 강연요청에는 와세다 대학(3월20일)을 시작으로 응할 생각이다.쓰쿠바 대학에서는 4월부터 객원교수로 학생도 가르칠 계획.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지면서 스케줄을 관리하는 직원이 따라붙었다.1월에는 ‘다나카 고이치 기념연구소’도 문을 열었다.주임에 불과하던 그의 직책은 ‘부장급 펠로’로 몇 단계 올랐다.700만엔이던 연봉도 1000만엔으로 껑충 뛰었다.회사의 임원 승진 제안,미국 모회사의 연봉 6000만엔 제의는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어눌하고 우스꽝스러운 언변,촌스러운 헤어스타일,유행을 모르는 옷차림이지만 일본 여성들에게 ‘다나카형 기술자’는 최고의 신랑감 모델로 우뚝 섰다. 다나카가 30살 좀 넘어서 그와 같이 영업을 나간 적이 있다는 하나타니 다헤이 홍보부장의 말.콧대가 너무 높거나 허풍을 떨거나 고지식한 3가지 기술자 타입 중 그는 세번째 유형이다.“중요한 고객 앞에서도 되는 것은 되고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분명히 말하는 타입”이라는 하나타니 부장은 “그래서 누가 뭐라건 한 곳에 집중이 가능한 것 같다.”고 풀이한다. ‘다나카 효과’로 시마즈 제작소는 광고선전 등 유형무형의 이득을 보고 있다.“돈으로 헤아릴 수 없다.10억엔을 쓴다고 해서 그런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하나타니 부장) 노벨상 발표 전 261엔이던 주가도 한때 475엔까지 갔다. 도호쿠 대학 졸업 전 소니에 입사시험을 치렀으나 깨끗이 낙방했던 다나카.그때 소니에 들어갔더라면 노벨상의 영광이 있었을까.그는 단언한다.“결과론이지만 떨어져서 잘됐다고 생각한다.”고.노벨상의 유전자는 시마즈에서 비롯됐다는 애정을 담뿍 담은 한마디이다. ■다나카 재직 시마즈社-교토 대표기업…벤처 원조 1875년 발명가 시마즈 겐조가 교토에서 창업한 벤처기업의 원조.소형축전지,X선 사진촬영기,의료용 뢴트겐장치 등 ‘세계 최초’,‘일본 최초’ 제품을 다량 내놓았다.그러나 대량 생산을 통한 돈벌이보다는 기초연구에 전념하는 독특한 사풍으로 사세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일본 고도성장기에도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다품종 소량주의’를 내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착실히 내실을 다져온 ‘괴짜 기업’. 자본금 168억엔,종업원 3216명,2001년도결산 매출 1266억엔으로 일본에서는 그리 크지 않은 중견기업이다.사세는 그렇지만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해 일본의 기술개발형 회사의 대표격이다. 뿐만 아니라 교세라,무라타 제작소,닌텐도,로무 등 교토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원류에는 시마즈가 있다고 할 정도로 시마즈는 개발한 기술을 공유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다나카의 단백질 질량분석기도 특허를 제출하지 않을 정도.택시를 탄 뒤 운전수에게 “교토를 대표하는 기업이 어디냐.”고 묻자 주저없이 “시마즈”라고 대답할 만큼 교토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2년 전에는 창업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내는 시련을 딛고 올 3월 2002년도 결산 때부터 흑자로 돌아선다.2003년도에는 매출 2100억엔에 경상이익 90억엔,2005년도 매출 2300억엔에 경상이익 125억엔을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 이런책 어때요/세상을 뒤바꾼 열정 외

    ◆모던 뽀이 ,북경을 거닐다 신명직 지음 현실문화연구 펴냄 한국 최초의 만문(漫文)만화 작가인 석영 안석주(1901∼1949)의 만문만화들을 중심으로 1920,30년대 식민지 조선의 모습을 살폈다.만문만화란 흐트러진 글과 그림을 일컫는 말.당시 식민지 조선인은 신문을 볼 때 한 장의 그림에 짧은 글을 곁들인 만문만화를 즐겨 찾아 읽었다.못마땅한 현실에 혀를 차기도 하고,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통렬한 비판에 후련해하기도 했다.마네킹걸로 고객을 유혹하는 백화점,유성기를 들으며 서양과 일본 노래를 부르는 젊은이 등 서구화와 근대화의 물결을 타기 시작한 당시 조선 모습을 엿볼 수 있다.1만 5000원. ◆인도에는 간디가 없다 마크 톰슨 지음 김진 옮김 / 오늘의책 펴냄 인도에는 간디의 이름을 딴 수많은 거리와 공원,박물관이 있으며 자칭 간디주의자들의 협회도 수두룩하다.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 제목은 상업성을 노린 패러디의 혐의도 짙다.그러나 이 책은 실제로 인도에서 간디는 ‘인간문화재’ 정도로만 남아있을 뿐,살아 있는 간디의 기운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오히려 간디에 대한 비판이 불가촉천민 출신의 학자나 종교지도자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간디가 카스트제도를 거부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계급이 처한 비참한 구조와 현실을 고착화하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얘기다.1만 3500원. ◆내가 믿는 세상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 지음 이승무 옮김 / 문예출판사 펴냄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 슈마허가 제시하는 인간중심 경제에 대한 메시지.거대 자본의 효율성 논리에 억눌린 인간의 인간다움을 살려내고 사람과 사람간의 친밀함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저자는 이미 종교가 돼버린 경제학의 논리로만 수렴되는 가치를 비판하는 자신의 사상적 근거를 ‘경제이상학(metaeconomics)’이라고 부른다.90년대의 구호이자 대안적 발전논리인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게 하는 책.“한 온스의 실천이 한 톤의 이론만큼 가치 있다.”는 저자의 실천철학이 녹아 있다.1만 2000원. ◆링컨 1.2 데이비드 허버트 도널드 지음 남신우 옮김 / 살림 펴냄 미국에선 매년 2월 세번째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로 정해 모든 공공기관이 법정공휴일로 쉰다.링컨 대통령의 생일과 초대 워싱턴 대통령의 생일이 그 어름이기 때문이다.현재까지 미국에서 출간된 링컨에 관한 책은 대략 8000여종.저자(하버드대 명예교수)는 링컨은 본래 수동적인 인물이었지만 한계를 모르는 야망이 있었고,애매모호한 성격이었지만 철저하게 실제적이었던 ‘이율배반적’ 인물이었음을 보여준다.그러나 저자는,링컨의 위대함은 그가 진정으로 정직한 도덕가였으며 신념의 지도자였다는 점에 있다고 결론짓는다.각권 1만 5000원. ◆생명공학과 법 이상돈 지음 아카넷 펴냄 1997년 복제양 돌리 탄생,2001년 인간유전자 지도 완성,2002년 클로네이드사의 복제인간 탄생 발표 등 최근 생명현상을 연구하려는 욕망이 분출하고 있다.그러나 ‘시험관 속의 핵폭발’이란 비유가 말해주듯,생물재해(biohazard)는 원자폭탄의 재앙 이상의 두려움을 안겨준다.때문에 생명복제기술에 대한 확고한 규범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저자(고려대 교수)는 생명공학을 둘러싼 입장을 윤리주의·규범주의·과학주의·공리주의로 각각 나눠 설명한다.생명윤리법 제정과 생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 지침이 될 만하다.1만 6000원. ◆세상을 뒤바꾼 열정 자넷 토드 지음 서미석 옮김 / 한길사 펴냄 ‘페미니즘의 성서’로 불리는 ‘여성의 권리 옹호’의 저자로 잘 알려진 최초의 페미니스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1759∼1797)의 혁명적 생애를 다룬 전기.로크·루소 등의 계몽사상가들이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고 뒤이어 프랑스 혁명이 발발한 18세기,그러나 ‘인간’은 ‘남성’을 의미할 뿐 여성은 여전히 배제됐다.바로 이런 시대에 울스턴크래프트는 여성 역시 남성과 동등한 존재임을 주장했다.보수주의자 에드먼드 버크가 프랑스 혁명에 반대하는 글을 발표한 데 맞서 ‘인간의 권리 옹호’를 집필하는 등 남성 사상가들 못지않은 활동을 펼쳤다.3만원.
  •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김건우씨 다양하고 이채로운 58명의 삶 발굴

    조선시대 여인 하면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있는 음전한 모습이다.그나마 알려진 숫자도 손꼽을 정도다.이런 배경에는 유교문화가 주입한 ‘복종하는 여성상’과,개인 문집을 남성이 독점해 발간한 탓에 여성 개인의 일화가 거의 없다는 이유가 겹쳐 있다. 조선조 여인들의 이야기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문자향 펴냄)는 이런 조야한 인식의 틈새를 테메운다.책에 나오는 여인 58명은 대부분 낯설다.하지만 그들이 안고 있는 사연은 다양하고 이채롭다.배우자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대에 원하는 대로 남자를 골라 산 검녀,천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고관 앞에서 소신대로 맞선 무당할미 등 익명의 여인이 줄지어 나온다.공통점은 시대적 억압에 맞서는 소신과 강인함이다. 이 여인들을 발췌하느라 1년동안 50여권의 문집을 파고 들어 번역한 김건우(33·정신문화연구원 고문헌학 박사과정)씨에게 집필 동기를 물었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열녀·효부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들이고 그나마 정사(正史)에 알려진 소수의 여인들은 쟁쟁한 집안출신이었다.”면서 “근엄한 동상 같은 모습이 아닌 웃음과 환희,분노와 탄식이 뒤섞여 있는 살아 있는 여성 인물을 찾아내려고 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하필이면 여인을 대상으로 했느냐고 물으니 “원래 페미니스트는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운을 뗀 뒤,“조선여인들의 감춰진 모습을 밝혀 ‘소비의 볼모’가 된 듯한 현대 여성에게 시사점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책은 문집에 묻혀 먼지가 되다시피 한 조선시대 무명 여인들의 삶을 오롯이 되살렸다.지은이는 생생하다는 말이 딱 어울릴 만큼 알려지지 않은 여인들의 삶에 호흡을 불어넣었다. 그의 의지에 힘입어 되살아난 이들은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 등 양반 출신도 있지만 대개 하층민들이다.내시와 결혼했다 성의 해방을 찾아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한 내시의 아내,아버지 대신 전장에 나가 공을 세우는 여걸 부낭자,관아 여종으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자아를 실현한 합정 등 무명 여인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이들이 걸은 길에는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곤한 땀과 결실이 묻어난다. 누가 가장 매력적이더냐고 묻자 “딱히 꼬집으라면 다모(茶母) 여인을 들겠지만 어느 인물 하나 애정이 가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라며 “한 작품을 번역하느라 적어도 수십번씩은 읽었으니 책에 담은 모든 여인들과 한번씩은 데이트한 기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남은 문제는 낱알의 사연들을 그대로 거두면 너무 산만하다는 것.그들을 함께 모을 수 있는 통이 필요했다.이에 “삶을 무 자르듯 나눌 수 있겠습니까마는 등장인물의 공통적인 특징을 모았습니다.”라고 들려준다. 그에 따라,예컨대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소신껏 살아간 이는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라는 범주에,부부유별의 속박을 벗어던진 이들은 ‘남편의 수염을 뽑으며’ 등에 공동 주인공이 되었다.이밖에도 ‘문인의 길에 서서’ ‘평강공주의 후예들’ 등 9가지 주제로 나누어 등장인물들에게 따뜻한 피가 돌게 했다.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한 뒤 정신문화연구원 고문헌학을 계속 공부하는 김씨는 앞으로도 숨은 인물에 햇볕쬐기를 계속하겠다고 한다.“논문 준비 등 학문에 정진하면서도 현실과 거리를 좁히는 작업을 병행하고 싶습니다.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정사에 편입되지 못한 인물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고문헌이 재미있느냐는 곁다리 질문에, 논어에 나오는 ‘습여성성(習與性成·‘습관이 오래 되면 마침내 천성이 된다’라는 뜻)’이란 말로 답했다.자기 작업이 밑거름이 되어 이 분야 연구가 기름져 지기를 바란다는 그는 텍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딱딱하게 보일지 모를 원문을 덧붙인 사실은 그의 말에 믿음을 더해준다.1만 2000원. 이종수기자 vielee@
  • ‘방카슈랑스’ 시행 7개월 앞/보험모집인 6만명 줄어들듯

    말로만 요란하던 ‘방카슈랑스’의 시행 시기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오는 8월31일이면 보험회사뿐 아니라 은행·증권·카드사에서도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보험모집인들의 고유영역이 허물어지는 것이다.때문에 방카슈랑스가 시행되면 이들이 대거 길거리로 내몰릴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이 나돈다.과연 그럴까.만약 그렇다면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보험아줌마’로 대변되는 보험모집인들의 실태와 위협받는 현주소,생존 노하우 등을 알아본다. 22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국의 보험모집인 수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21만 5000명.생명보험이 16만명,손해보험이 5만 5000명이다. ●금감원,“보험모집인 6만명 실직할 듯” 금감원은 방카슈랑스가 완전히 시행되는 오는 2007년 4월까지 6만명의 보험모집인(30%)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산했다.전체 보험모집인의 28%에 해당된다.업계는 이보다 더 많은 11만명(51%)이 실직할 것으로 우려한다.실제로 방카슈랑스가 발달된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보험모집인의 30∼70%가 일자리를 잃는 고통을 겪었다. 금감원 정채웅(鄭埰雄) 보험감독과장은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외환위기를 통해 이미 보험모집인의 50%가 정리됐기 때문에 방카슈랑스로 인해 급격한 대량실업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1997년 말 40만명에 육박했던 보험모집인은 4년여 사이 18만여명이 줄었다. ●방카슈랑스,왜 보험모집인의 ‘적’인가 방카슈랑스가 시행되면 고객 입장에서는 굳이 보험회사나 보험모집인을 찾지 않고도 은행에 예금하러 갔다가,혹은 증권사에 주식시세를 알아보러 갔다가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하지만 이런 것 때문만은 아니다.보험모집인들이 두려워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보험료’다.은행·증권사 등은 보험모집인에게 판매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똑같은 보험사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더 싼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온라인 보험상품이 오프라인 상품보다 보험료가 싼 것과 같은 이치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가입의 편리함에 보험료 할인마저 얹어질 경우 많은 보험모집인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자동차보험 등 상대적으로 보험료에 더 민감한 손해보험 상품 모집인들이 생명보험보다,전문적인 훈련에 덜 민감한 국내사 모집인이 외국사보다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도 여기에 근거한다. ●보험모집인의 소득수준은 그렇다면 보험모집인들은 한달에 얼마나 보험을 팔고 얼마나 벌어들일까.금감원 통계(지난해 9월 말 기준)에 따르면 생보 모집인은 월 평균 1894만원,손보 모집인은 1130만원어치(보험료 기준)의 보험을 유치한다. 수입도 영업실적만큼이나 차이가 난다.생보 모집인은 1인당 월 평균 255만원,손보 모집인은 148만원을 번다.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34만원,18만원이 늘었다.모집인 숫자는 줄어든 대신 평균소득은 올라간 것이다.물론 외국계 생보사 모집인들의 평균 월소득(301만원)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멀었다. ●고액 연봉자도 수두룩 한달 수입이 50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들도 1만 9000명에 이른다.전체 보험모집인의 8.8%다.국내외 회사를 통틀어 가장 돈을 잘 버는 곳은 미국 푸르덴셜생명.모집인 1인당 월 평균 863만원을 번다.이어 ING(763만원)·메트라이프(483만원)생명 순이다.국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334만원으로 단연 높다.하지만 한달 소득이 100만원을 밑도는 영세한 보험모집인들도 전체의 28%인 6만명(표참조)이나 된다. ●위기를 기회로 방카슈랑스가 꼭 보험모집인의 ‘적’인 것만은 아니다.방카슈랑스 등에 대비해 외국사들은 오히려 보험모집인을 더 늘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국민은행과 손잡은 미국 AIG생명은 올해 2000명의 보험모집인을 충원할 예정이다.네덜란드계 ING생명도 전국 지점을 72개에서 올해에는 85개로 늘리고 보험모집인도 1000명 가량 더 뽑을 계획이다. 은행·증권·상호저축은행 등도 방카슈랑스 업무를 새롭게 시작하려면 반드시 일정수의 보험전문인력(본점 4명,지점 1명)을 채용해야 한다.손보협회 관계자는 “예정된 변화 앞에서 지레 위축되기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보험모집인들의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kdaily.com ◆보험모집인 생존 노하우 ‘8월을 두려워 말라.’ 외환위기와저금리 역마진의 구조조정 한파 속에서도 살아남은 보험모집인들은 ‘방카슈랑스 서바이벌 게임’에서 생존은 전문화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집인들 스스로 자기연마를 부단히 하는 것도 필수이지만 보험회사들의 적극적인 재교육 프로그램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ING가 채용조건에 ‘기혼’을 내건 이유 ING생명은 보험설계사를 뽑을 때 세 가지 자격요건을 내건다.▲대학 졸업자 ▲직장경험 3년 이상자 ▲기혼자 등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다른 조건은 그렇다 치더라도 ‘기혼’ 조건은 선뜻 이해가 안간다.이 회사 노구미 홍보차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ING의 주력 판매상품은 종신보험이다.종신보험은 고객의 평생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짜여 있다.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 이런 설계도를 완전히 이해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을 권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물론 실제로 채용할 때에는 다소 융통성을 발휘하긴 하지만 외국보험사들이 얼마나 고객서비스에 철저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삼성생명 연도상(보험판매왕)을 네 차례나 차지해 최다 수상경력을 갖고 있는 송정희(宋貞姬·56·서울 종각지점)씨는 “단편적인 보험지식에 의존한 채 혈연이나 온정에 호소하는 주먹구구식 영업행태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보험계약을 성사시킨 뒤 자신의 월급봉투부터 떠올리는 사람도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잘라말했다.자신의 월급봉투가 얼마나 두꺼워졌는가에 신경쓰기 보다는 고객에게 어떻게 하면 더 이익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프로만이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송씨는 “특히 종신보험이나 요즘 인기있는 변액보험 등은 워낙 상품설계가 복잡해 전문지식이나 자격증 없이는 판매하기가 어렵다.”며 방카슈랑스를 계기로 보험모집인도 질적 차별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보험모집인의 명칭이 ‘보험아줌마’에서 ‘보험설계사’ ‘재정상담사’(FC) 등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이런 변화를 반영한다. ●보험회사 차원의 재교육 프로그램도 강화돼야 대부분의 보험회사들은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인해 모집인들의 실업사태가 빚어지더라도 회사차원에서 재취업을 알선해주거나 별도의 지원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방침이다.이들이 비정규직인 데다 적자생존의 산물이라는 점을 들어서다.정부도 마찬가지다. 금융연구원 김병덕(金秉德) 비은행팀장은 “국가나 사회가 보험모집인들의 실업문제를 떠안는 것은 시장논리에 맞지 않을 뿐더러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에도 위배된다.”면서 “그보다는 개별 보험사들이 회사차원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보험모집인을 훈련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실업방지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최근들어 국내 보험사들도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외국보험사들의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교육과정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한상철 한국MDRT차기회장 “보험영업도 이제 기술을 걸어야 합니다.” 이른바 ‘잘 나가는 보험설계사’들의 모임인 ‘백만불원탁회의’ 한국지부 한상철(韓相哲·사진·37) 차기 회장은 방카슈랑스에 대응할 무기로 ‘기술’을 꼽았다. 백만불원탁회의(밀리언 달러 라운드 테이블·MDRT)란 전 세계에 지부를 두고 있는 보험설계사들의 모임으로 가입 문턱이 높다.연봉이 6만달러(약 7200만원) 이상이거나 연간 보험계약 유치실적이 1억 2000만원을 넘어야 한다.한국 회원수는 1900명.삼성·교보생명 등 국내 보험사 모집인들의 가입도 늘고 있지만 아직은 ING·푸르덴셜·메트라이프생명 등 외국사 모집인이 대부분이다. ING생명 소속인 한 회장은 “지금은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을 각각 따로 팔고 있지만 두 상품을 묶는 세팅 기술을 짜고 있다.”면서 “MDRT 회원들에게 이 기술을 연마시켜 방카슈랑스시장에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MDRT의 전 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종 기술과 금융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여 회원간 공유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그렇게 되면 방카슈랑스는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는 게 한 회장의 얘기다. 그가 주목하는 또다른 변화는 보험설계사들의 주력부대가 변화한다는 점이다.MDRT만 하더라도 회원 대부분이 남자지만 머지않아 모집인 시장의 성비(性比) 판도가 바뀔 것이라며 여성 보험설계사들의 ‘긴장’을 주문했다.ING 등 외국 생보사들은 벌써 8대 2로 남성 보험설계사가 훨씬 많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뒤 한국에서 4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성취감에 도전하고 싶어 보험설계사로 변신했다는 한 회장은 “앞으로는 보험설계사가 고객의 개인 주치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 [인터넷 스코프] 네티즌 통금제가 필요하다

    심야시간에 통행을 제한하는 통금제도가 있었다.이 제도는 1945년 9월 첫 시행됐는데 우리나라에 주둔하러 온 미군의 군정포고에 의해서였다.그러다가 37년만인 82년 1월에 와서야 통금제도가 해제됐다.당시 통금해제를 둘러싸고 치안혼란 등의 반대의견이 제기되는 등 진통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통금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소동이 어처구니없는 일로 여겨지지만,개인적으론 네티즌에게 통금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최근 하게 됐다.상당수 네티즌의 인터넷 중독증 때문이다. 나는 외국인 학생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는데, 지난 학기엔 수업시간 내내 ‘졸음과의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처음에는 한국 생활에 적응하랴,한국어 수업 들으랴 이중고를 겪는 유학생들의 오전 졸음을 양해했다.그런데 졸음에 빠진 학생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게 아닌가.그 이유는 개별 상담을 한 뒤에서야 알아낼 수 있었다. 유학생의 국내 적응도를 높이고,우리 학생의 국제화를 도모하기 위해 기숙사엔 외국 유학생과 우리나라 대학생이 함께 배치됐다.한데 한국 학생들이 매일 밤새도록 인터넷을 하는 통에 유학생들이 그 생활리듬을 따라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유학생들은 이른 아침 수업으로 일찍 일어났고,이 때문에 평균 수면시간은 서너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어떤 경우엔 학생들끼리 크게 다투기까지 했다. 어느날 외국 유학생들에게 한국 대학생 하면 떠오르는 문장을 써 보라고 했다.결과는 놀랍게도 ‘인터넷을 잘 한다.’ ‘밤에 잠을 자지 않는다.’ ‘아침을 먹지 않는다.’가 단연 압도적이었다.“요즘 학생들은 다 그래.”라고 생각하기엔 무언가 곤혹스럽다. 특히 요사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터넷이 만능이라는 인식에 휩싸여 있다.그러나 모든 일의 가장 중요한 주체는 사람이다.인터넷도 예외는 아니다.그런데 인터넷 때문에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정상적인 생활 리듬을 잃고 있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일례로 보통 오전 9시에 시작하는 학교수업에 빠지는 대학생들이 수두룩하다.불과 몇년 전에 몰아닥친 사이버 게임 열풍으로 시작된 과도한 인터넷 몰입증은 지금도이어지고 있다.최근엔 인터넷 채팅이나 동호회 활동에 열중하는 바람에 정작 실생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를 정도라고 한다. 문제는 청소년이나 어린 학생들,심지어는 직장인들까지 이런 현상이 전 세대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하루종일 컴퓨터를 켜고 있는 것도 모자라 밤새도록 인터넷을 한다거나 출근 전에 모니터 앞에 앉는 사람도 생겼다.이렇게 인터넷이 실생활을 잠식하거나 균형을 깨뜨리기 일쑤다.우리는 IT강국으로 자부하고 있다.그렇지만 인터넷 이용자들의 실생활에 대해선 관대했다. 이젠 냉정하게 되짚어볼 때이다.그간 인터넷의 효율적이고 건전한 이용을 위한 캠페인과 네티즌의 자정 노력도 있었지만,인터넷 이용시간에 대한 논의는 뒷받침되지 못했다.지금은 인터넷 이용을 대폭 줄이거나 규칙적으로 설정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알고 있으면서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있다.인터넷의 과도한 이용에 따른 실생활의 부적응 문제가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예전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TV 시청시간이 너무 많아서 사회문제가 된적이 있다.그래서 TV 방송에서 “이젠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라는 공지방송을 하기도 했다.사이버 세상에도 최소한 그런 자각 캠페인이 필요한 때이다. 이 연 희
  • 올 日경제 ‘산넘어 산’

    소비침체로 성장률 0%에 접근 기업 연쇄파산우려, 금융권 불안 닛케이지수 8000엔 붕괴 예측 이라크전등 해외 악재도 많아 |도쿄 황성기특파원|2003년 일본 경제는 ‘정체된 저기압권’에 들 전망이다. 경제성장은 한층 둔화돼 0%에 가까워진다.닛케이 평균주가도 1만엔 회복의 낙관론에서 8000엔 붕괴까지 예상이 출렁인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뿐만 아니라 부실채권 처리가 가속화됨으로써 금융을 비롯한 경제지각의 대변동이 점쳐진다. ●성장률 일본 정부는 0.6%의 국민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다.그러나 민간은 “어림도 없다.”고 본다.민간 경제연구소들 전망은 마이너스 0.5%에서 잘 봐줘야 0.3%이다.2002년 초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경기가 1년도 가지 못하고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여 낙관하지 못할 상황이다. 비관적 근거로 ▲세계경제 후퇴로 인한 수출 부진 ▲경기 불투명에 따른 기업의 설비투자 유보 ▲개인소비 침체 등이 꼽힌다. 이런 가운데 부실채권 처리와 긴축재정이 이어지면 완전실업률도 사상 처음으로 6%를돌파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주가 상당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닛케이 평균 8000엔 붕괴를 예측하고 있다.1만엔 회복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불안한 재료만 수두룩하다.기업들이 내놓은 2003년 3월 결산 예상이익이 당초보다 10%쯤 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현실화되고 있는 대형기업과 대형은행의 연쇄파산도 가시권에 들어 있어 금융권에 대한 불안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결산을 앞둔 2월에 ‘주가 대붕괴’가 있을 것이란 그럴듯한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엔화 1달러당 110∼135엔 사이에 왔다갔다 할 것이란 것이 대체적 전망이다.일본 정부는 지난해 연말 집중적으로 “엔화가 과대평가돼 있다.”며 엔저 유도 발언을 쏟아냈다. 엔고보다는 엔저 예측이 많다.미국 경기가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아 달러 약세 요인도 있으나 일본의 경기하강,주가하락,저금리 등에 의해 달러 약세를 뒤엎을 엔저 요인이 더 많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해외변수 일본 국내변수가 거의 고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전쟁 등 해외 요인이 미묘한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쟁이 조기에 종결되고 미국에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 달러당 엔화가 150엔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엔저로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면 GDP 실질성장률이 2.1%로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도 제시된다.뿐만 아니라 이라크전 특수에 의한 일본 경제 부흥론마저 나온다. 그러나 거꾸로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돼 원유가 1배럴당 50달러까지 치솟고 전 세계에서의 동시 주가폭락이 일어날 경우 닛케이 주가가 5500엔선까지 대폭락한다는 불길한 시나리오도 있다. marry01@
  • 신경통·디스크 오인 쉬운 대·상·포·진

    ‘허리 아프고 담 결리는데 피부병이라니요?’ 신경통이나 디스크 쯤으로 알고 정형외과나 통증클리닉을 찾아온 환자 중에는 ‘피부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의아해 하는 사람이 꽤 많다.대부분 피부에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여기저기 결리고 쑤시는 통증을 참다 못해 병원을 찾은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을 헷갈리게 한 병은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인 ‘대상포진’(帶狀疱疹).어린 아이들에게 수두를 일으키는 ‘바리셀라 조스타’란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들어가 활성화하면서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생기지만,이에 앞서 다양한 통증이 일어나기 때문에,환자로서는 미처 피부병이란 생각을 하기 어렵다.강북삼성병원 피부과에서대상포진 진단을 받은 환자 13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피부의 이상증세보다는 각종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고,이들 중 대부분이 피부과가아닌 과에서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원인과 증세 대부분 어렸을 적 감염된 바이러스가 50대 이후 인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활성화해 병을 일으킨다.과로나 스트레스,또는 당뇨 등 전신질환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바이러스가 갑자기 증식하면서 신경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주된발병 부위는 몸통이나 엉덩이다. 환자 중 절반 정도는 처음부터 띠 모양의 물집이나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통증이나 화끈거림을 겪게 된다. 이들은 처음부터 피부 이상증세가 있기 때문에 피부과를 찾아 빨리 치료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은 3∼5일간,길게는 10일까지 물집이나 반점 없이 통증만 겪는다.허리,배,가슴,엉덩이,팔,얼굴 등에 심한 통증이 오기 때문에 신경통이나 디스크,요로결석 등 엉뚱한 병으로 생각하고 치료에 나서기 십상이다.통증은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산통에 비유될 정도로 심한 것이 특징이다. ●치료와 예방 대상포진은 신체 저항력이 떨어져 생기므로,최대한의 안정을 취해 면역력을 강화하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치료는 3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음으로써 병의 진행을 막는다.동시에 진통제를 투여하거나 신경차단요법 등으로 통증을 다스리며,발병부위에 생긴 반점이나 물집은 약물로 치료한다.환자 중 통증이 심하고 절대적 안정이 필요한 20% 정도는 입원 치료를 받게 된다.대개 1개월 정도 치료하면 병이 낫지만 10∼20%는 ‘대상포진후 신경통’이라는 후유증으로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통증이 계속되기도 한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적 이미 들어와 있던 바이러스가 증식해 발생하므로,특별한 예방책이 없다.바이러스 질환이지만 다행히 전염성은 거의 없어 감염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또 한번 앓으면 면역이 생겨 재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다만 일단 발생하면 고통이 극심하므로,몸의 저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각종 질환을 잘 관리하고,가급적 과로나 스트레스 등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도움말 김계정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교수,이민걸 신촌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임창용기자 sdragon@
  • [2002길섶에서] 지조

    중국 초나라 때 한 한량이 이웃에 사는 사람의 큰마누라에게 수작을 걸었다가 창피만 당했다.그런데 작은마누라는 수작에 응해 기분이 좋았다.얼마 후남편이 죽자 어떤 사람이 한량에게 물었다.“자네가 장가를 든다면 누구에게 들겠나.” “나에게 했던 것처럼 수작을 걸어오는 놈을 꾸짖을 여자를 택해야지.”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대통령 선거가 여드레밖에 남지 않았지만 눈꼴 사나운 줄서기가 계속되고 있다.여당과 야당의 ‘수작’에 응하는 ‘철새’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수작이 전혀 없는데도 스스로 꼬리를 치고줄을 서는 사람이 수두룩한 것 같다.이번처럼 지조 없이 이리 쏠리고 저리쏠리는 ‘오락가락’ 줄서기와 줄대기는 일찍이 없었다. 그러나 한번 돌아보자.사마천은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가 푸른 줄을 안다고했다.초나라 한량이 그랬던 것처럼 대선 후보들이 나중에 누구를 택하는지유심히 살펴보자.한량은 유권자일 수도 있다.유권자가 다음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그들을 택하는지 지켜보자. 황진선 논설위원
  • 선택2002/대선후보 정책검증-교육분야

    대한매일은 본지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 및 대선조사분석위원들과 함께주요 대선후보들의 정책을 검증하고 있습니다.이번에는 교육분야 정책공약을 질문서 작성부터 답변서 분석에 이르기까지 이들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분석했습니다. ★사교육비 대책 사교육비가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데 주요 후보들의 생각은 같다.공교육을정상화함으로써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차이가 적지 않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대학 입시의 자율화를 통한 해결방법을 제시했다.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역할을 재정립,장·단기적으로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를 약속했다.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학벌에 따른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사교육비 정책을 최우선 교육정책으로 삼았다.이를 위해 대학입시를 자율화하고 학생선발권을 다양화·특성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만 5세유아교육을 무상 공교육으로 전환하고,영어 교육은 공교육이 맡는다는 것이다.초등학교의 경우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고 듣기 실습시설을 대폭 확충할방침이다. 중·고교에는 방과후 학습프로그램을 개설,사교육의 수요를 흡수하겠다고약속했다.특히 교육 채권이라 할 수 있는 ‘교육 바우처제’를 도입,서민층에 사교육비를 지원할 계획이다.더불어 사교육비 부담의 원인 중 하나인 대학 입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권역별 초일류 대학 육성 정책’을추진,대학교육을 상향 평준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노 후보의 사교육비 대책은 교육 분야를 넘어 서민정책과 맞물려 있다.학부모의 부담 차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때문에 사교육을 무조건 없애기보다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역할을 재정립,공교육을 내실화하되 공교육에서 담당할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사교육 시장에 맡기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대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장·단기적 제도를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우선 과감한 예산지원을 통해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고 이를토대로 ▲교과목과 교과분량의 축소 ▲예·체능 과목의 평가체계 개선▲교과서 발행제 개선 ▲교육방송과 인터넷 학습네트워크 활용 ▲학부모 보조교사제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권 후보는 학벌·학력의 차별을 없애는 것만이 공교육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본다.이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현행 중학교까지만 실시하고 있는 의무교육을 고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누구나 원하면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하며,이 또한 장기적으로 무상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전문가 분석 대통령후보들이 앞다퉈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이회창 후보의 초등학교 영어교육 개선,방과후 학습프로그램 강화 등의 공약은사교육비 축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노무현 후보의 특기·적성교육 강화를위한 교육여건 마련,참고서가 필요 없는 충실한 교과서 편찬 등도 사교육비절감 공약으로 의미가 있다.권영길 후보의 유아교육부터 중등교육까지 무상교육화 및 고등교육의 장기적 무상화 추진은 현실 여건상 가능성은 낮지만획기적인 공약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같은 사교육비 축소 공약들은 대부분 엄청난 교육예산을 투입해야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이다.공교육비 투자규모가 약 30조원이라면 국민 전체가 쓰고 있는 사교육비 역시 약 30조원에 이르고 있어 교육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공교육을 내실화해 사교육비를 축소하겠다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공약 실천을 위해 얼마나 필요한 교육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것인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교원정책.사립학교법 교원 정년 연장안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민주당,민주노동당간 의견은 명확히 갈렸다.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정년 단축의 졸속 추진으로 교사 수급 부족 및 사기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65세로의 환원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나아가 “교원 정년과 관계없이 능력있고 명망있는 교사들이 교직에서 계속 봉사할 수 있도록 ‘명예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지난 99년 집권여당으로서 교원정년을 3년 단축했던 민주당 노무현후보는 “사대생의 발령 적체,퇴직한 교원의 복직으로 인한 혼란,일반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등이 우려된다.”며 ‘현행 유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최근문제시되고 있는 교원 수급 불안에 대해선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면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도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노 후보와 의견을 같이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선 후보들은 모두 ‘사학에 자율성을 보장하되,운영의 투명성·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큰 틀에서는 시각을 같았다. 이회창 후보는 “건전 사학의 자율성을 헤치지 않는 범위에서 사학 운영의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회계부정 ▲교수·교사 임용 비리 ▲입시부정 등에 대한 단호한 척결을 강조했다.다만,제도를 학교 특성에 따라 기준을 달리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후보는 ▲사학의 경영과 학사 분리 ▲사학비리 당사자에 대한 책임강화와 복귀 제한 ▲학교 운영에 대한 구성원 참여와 감사기능 강화 ▲교직원의 신분 보장 등의 방향으로 ‘사립학교법’을 개정할 것을 제시했다. 권영길 후보도 “사학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공공성에 관한 규정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현행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임원 취임에 대한 승인·취소 요건의 확대 ▲비리당사자가학교·법인 운영에 다시 참여할 경우 제한규정 강화 등을 제시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전문가분석 교원 정년 단축은 고령교사를 무능교사로 몰아붙이며,고령교사 1명으로 신규교사 3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경제논리와 교원을 교육개혁의 주체가 아닌대상으로 삼아 단행한 조치였다. 후보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나 정년문제는 교원들의 자존심 회복과 흔들리는 교직사회를 다시 세우기 위한 차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그러나 정년문제가 교원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초등교사의 수급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며,양성·자격·임용·연수·보수·평정 및 근무조건 등도 숱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사기 진작책이 종합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것은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모든 후보가 사학정책과 관련,사학을 지원·육성하는 동시에 책무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은 매우 타당한 방향이다. ★고교평준화.서울대 개혁 고교평준화 폐지론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평준화 기조를 유지하되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입장이다.반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평준화를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후보는 “평준화의 기본틀은 유지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평준화 고교의 여건을 대폭 개선하고 모든 고교의 질을 향상시켜 학교간 격차를 완화함으로써 학력의 실질적인 상향 평준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이 후보는 또 “획일적 평준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립능력이 있는 사립고에 학생선발권을 허용하는등 사학의 자율성을 키워야 한다.”면서 “현행 자립형 사립고의 설립조건을 완화하고 문호를 넓혀 서민층 자녀도 일정비율 입학할 수 있도록 장학금제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평준화 기조는 유지하되 공립학교 설립을 확대하고 지역·학교간 교육여건의 평준화를 추진할 것”이라면서 “자율학교는 농어촌 실업계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특성화고교·특목고 확대 등 학교형태의 다양화를 적극추진,학생들의 선택의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평준화를 더욱 확대해 전면화·전국화해야 한다.”면서 “현재 전국 60%에 머물러 있는 평준화 지역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폐지론 등 개혁문제에 대해선 이 후보는 “서울대는 폐지의 대상이아니라 오히려 같은 수준의 대학을 여러 개 만들어 대학교육 수준을 높여야한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초일류 대학을 전국 곳곳에 만들면 입시경쟁이 완화되고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서울대 개혁안은 공론화를 거쳐야 할 뿐 아니라 민영화 등은엄청난 특혜로 이어질 수 있는 등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없어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대학서열화를 폐지하기 위해전국 국공립대를 하나로 통합,‘국립대학 ○○캠퍼스’로 만들고,전국적으로 정원을 관리하고 교수간 교류를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전문가 분석 ‘고교평준화 제도를 유지 혹은 폐지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단순히 여론조사나 대통령후보 개인의 임의적 판단과 성향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된다. 학교가 원래의 본질적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학교는 학생 개인의 서로 다른 능력·적성·장래희망 등을 파악하여,이를 개발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오늘날 우리의 학교는 지적인 능력과 장래희망 등이 서로 다른 아이들을 한 교실에 몰아넣고 가르치다보니,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교평준화 제도를 개혁하여 다양한 형태의 학교들이 자율성을 가지고,다양한 학생들의 능력과 자질을 최대한 개발시켜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대학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을 의미한다. 대학개혁의 초점은 대학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에 맞춰져야만한다. ★이공계육성 이공계를 살리기 위한 방안과 관련, 한나라당은 예산투자를 대폭 늘리는 공약을 내건 반면 민주당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기초과학교육 내실화에초점을 뒀다.병역특례제도 확대와 이공계 장학금 확충에 대해선 양당 후보가 의견을 같이했다. 이회창 후보는 “한국호(號)의 재도약을 위해 과학기술로 무장된 강력한 엔진을 달 것”이라며 과학기술 연구개발분야에 GDP 대비 3% 예산을 투자하고,미국 아라곤연구소 같은 국가과학기술연구기관의 설립을 약속했다.또 ▲대통령 장학생 도입 ▲청년과학기술자상 설립 ▲병역특례제도 확대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도 제시했다. 노무현 후보는 초·중등 과학교육 내실화와 과학영재 교육체제 구축 등 주로 교육분야에서 해결방안을 찾았다.노 후보 역시 “장학금 확충과 병역특례제도 확대를 통해 이공계 학생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면서 “실용적학문만이 선호되는 현실에서 기초학문과 인문과학이 국가지원으로 튼튼히 이뤄져야 한다.”고 학술진흥재단의 재정지원을 대폭 늘릴 것도 약속했다. 권영길 후보는 “근본적으로는 과학기술계가 국민들의 지지와 이해,그리고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며 연구개발투자에 앞서 시민·노동·사회단체 대표로 구성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설립을 주장했다. 고급두뇌의 해외유출을 막고 국내 학자를 육성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해서는각당마다 입장차가 뚜렷했다. 이회창 후보는 인력의 국제이동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전제,“역발상 측면에서 우리도 외국의 고급두뇌인력을 유치할 수 있게 해외인력 유치관련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시장원리에 따른 인력공급정책을 역설했다.나아가 연공서열제 봉급시스템의 탈피와 핵심인력의 처우 개선도 공약했다. 노무현 후보는 유학생들을 붙잡을 수 있도록 대학교육의 질 향상에 역점을두고 ▲대학·대학원에 GDP 2% 투자 ▲특성화대학 집중지원 ▲대학교육의 질 인증프로그램 도입 등을 제시했다. 권영길 후보는 ▲국·공립대 통폐합을 통한 상향평준화 ▲계약직 대학교원의 정규직화 등 대학의 교육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오석영기자 palbati@ ※전문가 분석 이공계 육성 및 우수두뇌 유출 방지를 위해 내놓은 후보들의 공약은 서로상이한 점들이 많지만 얼마나 효율성이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회창 후보의 예산지원안은 확충된 예산이 꼭 필요한 이공계 인력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내놓은 병역특례·장학금 확대도 제대로 활용되지않는다면 생색내기 처방에 불과하다.노 후보의 영재교육 강화는 평준화와 형평성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당장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정책만 나열한 느낌이다.가장 중요한 과제는 교육·과학기술·노동부 등의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통합적인 계획을 수립,실천하는 일이다. 두뇌유출 방지책으로 이 후보는 해외인력 유치를,노 후보는 대학교육의 질향상을 내세우고 있다.현 상황에서 둘 다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유학생들을 관리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다.또 해외인력을 유치했을 때 애로사항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국내 대학원의 질적 관리체제강화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 2002 포스트시즌/ 기아·LG ‘마운드 혈전’

    용병파워(기아) 대 벌떼작전(LG) 26일부터 시작되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는 ‘선발 용병파워’와 ‘불펜 벌떼작전’의 마운드 대결로 압축된다.기아는 용병 마크 키퍼(19승)와 다니엘 리오스(14승)라는 최강의 ‘용병 원투펀치’를 갖고 있다. 반면 LG는 중간 허리진과 마무리에서 최강을 자랑한다. 올 시즌 다승왕 키퍼는 지난 98년 용병제도가 도입된 이래 첫 용병 다승왕에 올랐을 정도로 높은 기량을 인정받았다.페넌트레이스 LG전에서 팀내 최다인 3승을 올렸고 방어율도 2.91로 좋아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LG에는 키퍼에 유독 강한 타자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이 부담스럽다.유지현은 11타수 4안타 .364의 맹타를 휘둘렀고 조인성 마르티네스 권용관도 3할 이상의 타율로 키퍼를 괴롭혔다. 이를 감안하면 리오스가 1차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리오스는 페넌트레이스 LG전에서 2승 무패를 기록했다.방어율 1점대(1.69)를 기록해 ‘LG 천적’으로 불렸다.특히 LG 타자들 중에는 리오스에게 강한 타자가 없다.박용택이 .286으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을 정도. 기아는 상대적으로 약한 마무리를 보강하기 위해 ‘슈퍼 루키’ 김진우를 선발에서 마무리로 돌렸다.김성한 감독도 불펜진의 열세를 인정했다.그는 “들쭉날쭉한 게 흠이지만 김진우보다 더 좋은 대안은 없다.”면서 신뢰를 보냈다. LG는 특유의 ‘벌떼작전’으로 나선다.이미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명의 투수를 등판시키는 ‘인해전술’로 재미를 봤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선발진이 일찍 무너지면 이동현-류택현-장문석-경헌호로 이어지는 중간계투진을 조기 투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다.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한 장문석은 2와3분의1이닝 동안 1개의 안타만을 허용,승리투수가 되면서 LG 계투진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마무리 싸움에선 자신감이 있다.이상훈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 등판해 3이닝 동안 무실점 무안타로 역투,두 경기 모두에서 세이브를 따내며 상승세에 있다. 전문가들은 막강화력까지 갖춘 기아의 우세를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페넌트레이스 맞대결에서도 기아가 13승5패1무로 절대적으로앞섰다. 박준석기자 pjs@
  • [씨줄날줄] 지미 카터

    올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1976년 대통령선거 당시 막판까지 ‘지미 누구?’라는 말을 사방에서 들어야 했고,1981년 1월 백악관을 나설 때는 반 세기 만의 첫 재선 실패 현직대통령(직접선출)이란 명찰을 달고 있어야 했다.대통령제를 창출하고 대통령학을 고도로 발달시킨 미국에서 카터는 실패한 대통령의 명백한 사례로 연구되어 왔다.그로부터 21년 뒤 카터는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뜻밖의 부상이나 권토중래가 아니다.어느 곳보다 퇴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많은 미국에서 10년 전쯤부터 카터를 ‘가장 성공한 퇴임 대통령’으로 눈여겨 보는 학자와 국민들이 수두룩했다. 이같은 ‘후 명성’은 오로지 카터 전 대통령 스스로의 작품이다. 닉슨까지 살아 있을 때도 카터는 닉슨,포드,레이건,부시 등을 제치고 가장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전임 대통령이었다.이유는,현직 때 얻지 못한 인기를 뒤늦게 얻고 싶어서,같은 당 출신의 후배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서 카터가 언론과 국민에게 어필하는 일을 만든 것이 아니라,하고 싶은 일이 있었고,그 일을 진정으로 하다 보니 언론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고,국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의 ‘하고 싶은 일’은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그리고 못사는 사람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다.이것은 재선 실패 5년 후 대외활동을 재개하면서 급조한 것이 아니라 조지아 주지사,대통령 직을 수행할 때부터 분명히 드러난 카터의 성향이자 지향이다.정치가,대통령 가운데 가장 파랗고,맑은 눈을 가진 그를 두고 목사가 될 양반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아냥이 지금도 이어지지만,카터는 정치력보다는 신념의 힘이 넘치는 정치가다.본인 스스로 일반 대중에 강한 인상을 주는 정치가의 ‘마력적’ 리더십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데,정치가 카터를 통해 우리는 정치에서의 신념과 리더십의 조화,혹은 부조화의 문제를 본다. 그러나 리더십의 마력은 정치력이 쇠할 때 사라지지만 신념의 힘은 정치판을 초월한다.이것이 카터 전 대통령이 노벨상을 타게 된 이유다.몇달 전 정치적 천성이 몇십 배 앞선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몇백만 달러 방송 스카우트설이 2단짜리 뉴스가 됐을 때 뉴욕타임스와 타임은 카터의 쿠바 방문을 커버스토리로 실었던 것이다. 김재영 논설위원 kjykjy@
  • [사설] 주말 ‘수해 봉사’를 떠나자

    전대미문의 수해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태풍 ‘루사’가 백두대간을 따라 북상하며 할퀴고 간 현장이 처참하기 때문이고,지역이 워낙 넓어 어디에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지경이다.크고 작은 다리는 물론 통신 시설마저 철저하게 유실되면서 아직도 피해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여느 물난리에 비할 바가 아니다.당장 먹고 마실 물이 없고 새우잠이나 잠을 청할 자리조차 없다니 수재민 그들만의 시련일 수 없다. 태풍이 소멸되고 첫 주말과 휴일을 맞는다.수해 현장에선 크고 작은 일손이 절실하다.노인들이 대부분이라 수습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다리를 놓고 제방을 쌓는 일이야 중장비를 동원할 수 있지만 집안 정리에서 농경지 손질까지 거의 모든 일은 사람의 손이어야 한다.더구나 도로가 잘리고 다리가 떠내려가 중장비는커녕 걸어서도 갈 수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엄청난 재난 앞에 의욕조차 잃었을 그들을 찾아 가서 힘을 보태야 한다. 봉사 활동은 상대에게 도움을 베푸는 동정이 아니다.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되는 당연한 사회적 활동의 한 모습일 것이다.봉사 활동에 나서기에 앞서 마음의 자세를 먼저 추슬러야 한다.현장에서는 수재민의 처지를 헤아리지 못해 마찰이나 갈등을 빚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봉사 활동은 일손을 도우면서 다른 한편으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의욕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는 점을 마음에 간직하자. 봉사 활동은 결국 실천으로 열매를 맺는 법이다.먼저 자신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지역을 찾아야 한다.인터넷 등을 통해 수해 지역 시·군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중앙 부처도 홈페이지에 ‘자원 봉사 안내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활동에 적합한 복장이나 장비도 챙겨 주위에서 방관자 같다는 느낌을 주지 않아야 한다.일정이 길다면 잠자리까지 확보해 두는 세심함도 있어야 한다.이번 주말과 휴일엔 날씨도 좋다고 한다.많은 도시민들이 이웃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참다운 봉사의 의미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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