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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매 넘어가는 아파트 수두룩

    경매 넘어가는 아파트 수두룩

    물가 및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가계 부실이 심화되면서 경매로 넘어가는 주거용 부동산이 급증하고 있다. 4일 부동산 경·공매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지역 주거용 부동산의 경매 진행건수는 총 2085건으로 전달(1493건)에 비해 39.6%(592건) 늘어났다. 이같은 주거용 부동산 경매건수는 올 들어서 가장 많은 것이다. 유형별로는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경매 진행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달 1454건으로 전달(920건)보다 58.0%(534건)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연립 및 다세대는 423건에서 477건으로 12.7%(54건), 단독·다가구는 150건에서 154건으로 2.6%(4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아파트 경매물건이 유독 늘어난 것은 경기하락기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수도권의 아파트 값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립·다세대·단독주택은 상대적으로 올랐다. 경매 물건은 많았지만 수도권 주거용 부동산의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각각 49.7%,89.5%로 올 들어 가장 낮았다. 경쟁률도 6.2대1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거용 부동산의 경매 건수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크게 늘어났다.8월 한달 동안 전국적으로 경매가 진행된 주거용 부동산은 8143건으로 전달(6732건)보다 20.9%(1411건) 증가했다. 법원의 경매계(경매사건 담당 부서) 신설도 늘고 있어 경매 물건의 증가를 암시했다. 올해 6월 이후 전국적으로 모두 15개의 경매계가 신설됐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강릉 지역으로 3곳이 신설돼 앞으로 이곳에서 경매 물건이 크게 늘어날 것을 예고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금융권이 채권회수에 강도를 높이면서 경매 진행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혁신 전도사’ 한전 개혁할까

    ‘혁신 전도사’ 한전 개혁할까

    ‘신이 내린 직장에 혁신의 칼바람이 불 것인가.’한국전력공사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김쌍수(63) LG전자 고문을 신임사장에 선임했다.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25일쯤 취임한다. 사실상 ‘김쌍수호’의 출범이다. 한전 사상 첫 민간 최고경영자(CEO)인데다 혁신 전도사로 유명했던 그였기에 안팎의 관심이 높다. 공기업 개혁의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혁신 부작용의 전철을 되풀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초유의 1조원대 적자, 전기요금 인상 관철, 발전 자회사 사장단 인선 등 당장 발등의 과제도 수두룩하다. 김 사장은 일단 인사를 통해 조직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LG전자 CEO 시절에도 과감한 인사로 조직에 혁신 바람을 일으켰었다. 무엇보다 올 상반기에 무려 1조 127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경영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정부가 8350억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원하고 추석 이후 전기요금도 올려줄 계획이지만 이만으로는 모자라다. 전력판매산업 자유화로 사실상의 독점 지위조차 위협받고 있다. 신임 CEO의 역량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김 사장은 LG에서 30년 넘게 ‘기름밥’을 먹은 현장파 CEO이다. 성격이 불 같지만 인간적이라는 호평도 많다. 별명은 ‘쌍칼’. 불도저식 강한 혁신으로 LG를 바꿔 놓았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일선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를 두고 “운이 없었다.”는 옹호론과 “아날로그 경영”이라는 부정론이 엇갈린다. 이 때문에 한전도 기대반 우려반이다. 한전은 하반기 신규채용을 미루고 기부금을 삭감하는 등 3단계 긴축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강한 CEO가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남다른 기대’를 의식, 과욕이 앞서 조직을 뿌리째 흔들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못지 않다. 김 사장이 ‘가전통’이지 에너지 전문가는 아니라는 폄하도 들린다. 하지만 전임 CEO들이 개혁을 시도했다가 번번이 공룡조직의 보이지 않는 저항에 막혀 실패했던 점을 들어 적임자라는 기대가 바깥에서는 더 많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연예계 과잉홍보 눈살 ‘서태지에게 배워라’

    연예계 과잉홍보 눈살 ‘서태지에게 배워라’

    한국 연예계가 과잉 홍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여개의 보도자료가 각 언론사로 배포되고 있고 그 중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는 내용이 담긴 자료 또한 수두룩 하다. 몇 년 전만 해도 해당 아티스트 및 작품의 홍보 일환으로 배포하는 보도자료는 사실을 담은 것이 많았다. 음반 발매일, 캐스팅 등 사실에 입각해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최근 한국 연예계의 양상은 다르다. 첫 번째가 진위여부를 알 수 없는 보도자료다. 실례로 2007년 겨울 한 신인가수가 크리스마스를 노리고 보낸 보도자료에는 “XX 미니홈피, 크리스마스 축가 이벤트로 떠들썩”이라는 내용이 있었으나 정작 해당 가수의 미니홈피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었다.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해당 소속사에 문의해 본 결과 “기사화 되면 이벤트를 할려고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내용의 답변이 돌아왔다. 허위 사실을 보도자료로 만들어서 유포한 것이다. 두 번째는 ‘말 바꾸기’ 혹은 ‘애매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다. 최근 한 여성그룹의 가수 또한 영화 홍보를 위해 “해당 그룹 탈퇴를 제안 받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정작 해당 가수는 소속사와 입 맞추기를 실패한 것인지 “탈퇴? 어처구니 없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그리고 해당 작품에 대해 ‘톱스타의 극찬’을 담아 유명세를 이용하는 내용의 보도자료 또한 유행한다. 주로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 받은 국내 톱스타들을 그 대상으로 하고있으며 영화 시사회 당시 반응을 기사화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사회에 초대 받아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해당 영화 관계자에게 “영화가 형편없었다.”고 평할 용기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밖에도 사실을 확대해 제공하는 보도자료가 있다. 최근 데뷔한 한 여성 신인가수는 ‘주변반응’을 골자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주로 ‘네티즌의 관심’, ‘화보계의 러브콜’, ‘방송 요청 쇄도’ 등이 그 내용으로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신인가수를 데뷔시키면서 눈으로 보이는 수치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의 반응을 마치 전체의 것으로 확대하는 것은 분명 확대 보도자료인 것이다. 이런 보도자료 배포에 대해 한 연예 기획자는 “연예 기획사 많아지면서 해당 아티스트의 홍보가 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더 강하고 자극적인 자료를 찾게 된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4년 7개월 만에 8집 앨범을 내고 컴백한 서태지는 그런 확대, 허위, 자극적인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리지 않아 눈길을 끈다. 서태지는 컴백을 앞두고 7월 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설치된 UFO추락현장과 함께 미스터리 서클, 강원도 흉가 동영상 들을 모두 8집 콘셉트에 맞춰 기획했다. 서태지 또한 최근 인터뷰에서 “미스터리 서클의 경우 2달 동안 연구를 했다.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것이 아니라 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이벤트를 하기 위해 이런 것들을 기획하게 됐다.”고 컴백 전부터의 노력임을 전했다. 물론 서태지가 톱스타임은 자명하다. 그의 음악의 혁신성을 떠나 이번 8집을 홍보하면서 자신의 팬들과 공유할 수 있는 마케팅은 자극적이고 거짓말로 얼룩진 한국 연예계의 홍보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태지는 자신의 팬들과 호흡을 위한 마케팅을 선택했으며 그런 노력은 8집 앨범 발매 전부터 각종 사이트 등지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그 결과 서태지는 초도물량 10만장 판매라는 2008년 가요계에서 보기 힘든 결과를 얻어냈다. 이슈를 만들기 위한 자극적인 홍보수단은 해당 가수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서태지는 음악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선택을 했다. 이번 8집 홍보에서도 그는 기존 한국 연예계가 갖고 있던 모든 관행을 깨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후쿠다, 라이벌을 구원투수로

    후쿠다, 라이벌을 구원투수로

    |도쿄 박홍기특파원|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1일 저녁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겨냥한 대폭적인 개각을 단행했다.17명의 각료 가운데 무려 13명을 바꿨다.4명만 유임시켰을 뿐이다. 이로써 지난해 9월 총리 취임 이후 사실상 ‘후쿠다 내각체제’를 갖췄다. 지금껏 각료 중 15명이 아베 신조 전 총리 때 임명된 ‘아베의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아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자민당 당직 개편과 관련,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포스트 후쿠다’를 노리는 아소 다로 전 간사장을 당의 얼굴인 간사장으로 다시 기용했다. 아소 간사장은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중의원의 임기 만료는 내년 9월이다. ‘8·1 개각’의 초점으로 비쳤던 관방장관, 외무상, 후생노동상은 유임됐다. 또 신임 각료 13명 가운데 8명은 전직 각료 출신,5명은 첫 입각이다. 자민당내 계파의 역학 관계도 고려, 절묘하게 균형을 맞췄다. 적절한 배치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후쿠다 총리의 전략인 셈이다. 중의원 선거를 위한 포석이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 고무라 마사히코 외무상, 니카이 도시히로 경제산업상, 다니가키 사다카즈 국토교통상, 이부키 분메이 재무상 등은 계파 회장들이다. 아소 간사장과 고카 마코토 선거대책위원장도 자신의 계파를 이끌고 있다. 물론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공조를 위해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정조회장을 환경상에 발탁했다. 후쿠다 총리는 새 진용을 구성한 만큼 ‘후쿠다 컬러’를 드러내는 데 힘을 쏟을 태세다. 생활자·소비자 중시정책의 본격적인 추진이다. 이미 고령자정책·비정규직 대책·국민연금·자녀 교육 등 소위 ‘안심 계획’도 내놓은 상태다. 후쿠다 총리는 개각에 앞서 가진 오타 아키히로 공명당 대표과의 회담에서 “원료 가격 급등, 경기 악화, 출생률 저하 등의 현안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내각 진용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후쿠다 총리의 앞길이 순탄할지는 불투명하다. 정국 쇄신 차원의 개각 카드가 지지율의 상승 효과를 가져올지가 미지수인 탓이다. 당장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임시국회 및 정기국회에서는 세제개혁, 예산, 공무원 개혁, 인도양 급유활동 지원법 등 간단찮은 난제가 수두룩하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아소 간사장 역시 20%에 머물고 있는 현재의 지지율로는 제 역할을 다하기가 힘겨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결국 후쿠다 총리는 지지율의 반전이 없는 한 중의원 해산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다. 정책이 국민들에게 파고들도록 최대한 시간을 벌어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다. hkpark@seoul.co.kr
  • 공공기관 장애인 생산품 구매실적 저조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기관들의 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구매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그동안 복사 용지, 봉투 등 18개 품목에 한정해 구매액의 5∼20%를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우선 구매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는 기관이 수두룩했다. 30일 보건복지가족부가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에게 제출한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 행정기관이 18개 품목의 장애인생산품을 우선 구매한 금액은 527억 8000여만원에 달했다. 이는 18개 품목 구매총액 3857억 2000여만원의 13.6%에 불과한 수치다. 구매금액별 집행 순위에선 2007년 기준 48개 정부부처 가운데 옛 교육인적자원부가 140억여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하지만 옛 통일부(9800여만원), 옛 금감위(8100여만원), 옛 국무조정실(7100여만원), 옛 산자부(6300여만원), 옛 재경부(5900여만원), 옛 여성부(3800여만원), 옛 과기부(3200여만원), 법제처(2800여만원) 등은 우선 구매액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흔들리는 주택산업] (중) 반성 필요한 주택업계

    [흔들리는 주택산업] (중) 반성 필요한 주택업계

    “매출액 1조원쯤 되는 회사가 부도가 나야 대책이 나올 모양입니다.” 주택관련 단체의 한 간부의 얘기이다. 정부에 수차례 미분양 대책 등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을 건의했지만, 정부의 반응이 없는 데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정부가 집계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2만 8170가구다. 하지만 이같은 통계를 믿는 주택업계 종사자는 아무도 없다. 업계에서는 3∼4개 건설업체는 1만가구가 넘는 미분양 주택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라고 다그치지만 주택업계의 주장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주택경기가 좋을 때는 분양가를 한껏 부풀려 받아 집값상승을 부채질하더니 경기침체로 미분양이 나자 정부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은 시장원리에 맞지 않고 일관성도 없는 행태라는 것이다. 부동산114가 아파트 공급공고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00년 이후 8년 새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는 3.3㎡(1평)당 715만원에서 올해 2566만원으로 무려 3.6배나 올랐다. 경기는 468만원에서 1266만원으로 2.7배, 부산광역시는 411만원에서 1540만원으로 3.7배, 광주광역시는 355만원에서 833만원으로 2.3배 뛰었다. 이렇게 분양가를 올려 받다가 미분양이 나자 정부에 대책을 호소하는 것이다. 모양새가 그리 좋지 않다. 김원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장은 29일 “옷장사가 옷이 팔리지 않는다고 정부에 옷 팔아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면서 “주택업체는 먼저 분양가를 낮추고, 분양이 되지 않으면 집을 짓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분양 대책을 낼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주택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실제 미분양 숫자를 털어놓으면 신인도에 문제가 생겨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라면서 “분양가의 20∼30% 값으로 내놓아도 수요자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현재 전국의 주택업체수는 모두 6387개나 된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 3567개의 1.8배에 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신규주택 건설 시장은 28조 4000억원에서 34조 7000억원으로 1.2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짓기만 하면 분양이 되는 시기에 우후죽순으로 주택업체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들 중에는 1년에 아파트 100가구도 못 짓는 업체도 수두룩하다. 지금까지 이들 업체의 상당수는 품질과 원가경쟁을 하기보다는 고분양가를 고집한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후불제 등의 조건을 내세워 가수요를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다 미분양이 나면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한계기업들이 정리될 때쯤이면 대책이 나와 다시 기업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요즘의 부동산경기 침체는)시장이 제기능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우량기업들은 좀더 인내하고 (부양책이 나오기 전에)정리할 것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베이징올림픽 2008] 男농구 12년만의 본선행 쏜다

    한국 남자농구가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에 도전한다.14일부터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12개 출전국 가운데 3위 안에 들어야 베이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김남기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25위)은 조별리그에서 캐나다(17위), 슬로베니아(19위)와 C조에 배정돼 있다. 조 2위를 해야 8강에 오를 수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쉽지 않다. 14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MBC ESPN 생중계) 첫 대결을 펼치는 동구의 강호 슬로베니아는 모든 면에서 C조 최강으로 꼽힌다. 미프로농구(NBA) 토론토의 센터 네스트로비치뿐 아니라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가드 야카 라코비치 등 유럽 상위리그의 스타들이 수두룩하다. 마티야스 스모디시(파워포워드)가 발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 스모디시는 07∼08유로리그 우승팀인 CSKA모스크바의 주득점원이지만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16일(오후 7시) 맞붙는 캐나다 역시 까다롭기는 마찬가지. 특급가드 스티브 내시(피닉스)가 합류하지 않았지만, 필라델피아의 센터 새뮤얼 달렘베어와 마이애미의 조엘 앤서니 등 포스트진이 두텁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리빌딩에 돌입해 2005년 아메리카선수권 9위(1승 3패),2007년 5위(4승 4패) 등 덜커덕거리는 모양새다.1차 목표인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다. 세대교체의 거친 파고 속에 뛰어든 ‘김남기호’의 색깔은 아직 미완성이다.40분 내내 전면 강압수비를 펼치고 숫자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을 강조하지만 완성도는 미지수. 김주성(29)과 주희정(31)을 제외하면 프로 신인급으로 구성돼 경험도 부족하다. 하지만 한국농구의 황금세대로 꼽히는 올 드래프트 동기생 하승진(23), 김민수(26), 윤호영(24), 강병현(23)과 ‘프로 2년차’ 김태술, 이광재, 양희종, 정영삼(이상 24) 등으로 구성된 ‘김남기호’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당장의 ‘과실’은 아닐지라도 최근 수년간 대표팀의 무기력함에 지친 팬들에게 적어도 ‘희망’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갑상선암

    [한국인의 질병] 갑상선암

    갑상선(갑상샘)은 목 가운데 튀어나온 물렁뼈 아래에 위치한 기관이다. 날개를 편 나비의 모양으로, 무게가 30∼60g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작은 기관이 사라지면 당장 큰 문제가 생긴다. 갑상선은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요오드’를 호르몬으로 바꾸는 기능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내 각 기관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갑상선에 암이 생기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치명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갑상선암 가운데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종양은 5%에 불과하다. 나머지 80∼90%는 예후가 좋고, 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외과 이해경(41) 교수는 갑상선암에 대해 “환자보다 연구자가 더 빨리 사망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리다.”고 표현했다. ●진행 느리고 통증 없어 발견 어려워 “보통 암은 5년 생존율을 기준으로 치료여부를 판단하죠. 그런데 갑상선암은 걸린 뒤에 20년을 사는 사람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연구를 계속할 수가 없어요. 그만큼 종양이 천천히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종양을 방치했다가 사망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갑상선암은 대표적인 여성암이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3∼4배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2002년 기준으로 여성암 순위에서 유방암, 자궁경부암, 위암, 대장암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갑상선암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중앙암등록기관에 따르면 국내 여성 갑상선암 환자수는 1996년 1633명에서 2002년 4144명으로 6년만에 2배 이상 늘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암 검진을 받는 여성이 늘었기 때문이다. 갑상선암의 발병 원인은 뚜렷하지 않다. 어릴 때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거나 가족 중에 갑상선암 환자가 있으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정도의 사실이 밝혀져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원인을 찾을 수 없다. ●미분화암·수질암은 치명적 목에 큰 혹이 만져지거나 쉰 목소리가 나면 갑상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혹이 매우 단단하거나 단기간에 갑자기 커지면 마찬가지로 암을 의심해야 한다. 음식을 삼키는 데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통증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갑상선암 발병여부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갑상선암은 크게 여포암과 유두암, 수질암, 미분화암 등 4가지로 나뉜다. 전체 갑상선암의 80∼90%를 차지하는 여포암과 유두암은 그리 치명적이지 않다. 이 암에 걸린 환자는 10∼20년간 생존할 확률이 90%에 육박한다. 대부분의 갑상선암 환자는 이 범주에 속한다. 반면 미분화암과 수질암은 예후가 좋지 않다. 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2∼3%에 불과하지만 전이가 되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전체의 1%에 불과한 미분화암은 발견 즉시 말기로 간주할 만큼 사망위험이 높아요. 이 암에 걸린 환자는 생존기간이 최대 반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갑상선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이 거의 유일하다. 따라서 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찾아 갑상선을 얼마나 절제할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갑상선을 많이 절제할수록 호르몬 분비 기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는 반면 절제 부위가 작으면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1년 내에 갑상선암이 재발할 위험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생동안 수술을 10여차례까지 받는 환자도 있다. ●1년내 재발률 20%… 호르몬제제 평생 먹어야 “갑상선을 많이 잘라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닙니다. 많이 잘라내면 갑상선의 기능이 낮아질 위험이 높아져요. 갑상선 주변에 있는 임파선을 절제하는 문제도 중요하죠. 따라서 의사의 수술 경험에 따라 성패가 갈리게 됩니다.” 갑상선을 절제한 뒤에 사용하는 ‘호르몬제제’는 평생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을 잘라냈기 때문에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투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갑상선 절제 범위에 따라 복용량은 천차만별이다. 의사의 수술 숙련도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초음파 검사를 받을 때 우연하게 종양을 발견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때 대부분의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 수술을 빨리 받을수록 치료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방치해서 종양이 커지면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초음파 기술이 발달해 1㎝ 크기의 작은 종양도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다. 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의 일종인 미세침흡입검사를 진행해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한다. 따라서 병원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의 의견을 신뢰하고 이후 조치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인과 똑같이 음식 섭취 가능 갑상선암 환자는 정상인과 똑같이 음식을 먹어도 된다. 그러나 담배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미리 끊어야 한다. 또 수술 후 ‘부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는 요오드가 든 해초류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또 치료 과정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여성은 임신을 피해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국내 이주여성가족 95명 꿈속 그리던 친정 나들이

    “내가 낳은 아들이지만 저를 이모라고 불러요. 어린 나이에 떨어져 살다 보니 이모를 엄마로, 그리고 엄마를 이모로 착각하는 거죠.” 2003년 고국인 몽골을 떠나 한국으로 시집온 K(33)씨. 그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인천에서 2명의 자녀와 함께 생활해 왔다. 지난해 여름, 둘째아들(3)이 수두에 걸렸다. 어려운 살림에 K씨는 둘째아들을 몽골 여동생 집으로 보냈다.1년이 지난 지금 둘째아들과 전화통화를 할 때 아들은 K씨에게 ‘이모’라고 부른다. 몇달 전 K씨는 친정 아버지가 간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동생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당장 몽골로 가고 싶었지만 남편 눈치만 봐야 했다. K씨처럼 친정을 방문하고 싶어도 경제적 사정 때문에 여의치 않았던 95명의 이주여성 가족들이 친정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여성재단(이사장 박영숙)이 마련한 이주여성과 그 가족들의 친정방문 프로젝트 ‘2008 날(NAL)자’를 통해서다.‘2008 날자’ 프로젝트는 한국에 입국한 지 3년 이상이 되고 친정 방문 경험이 없는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친정국가의 방문을 돕는 프로그램이다.이 프로그램을 통해 필리핀 13가족, 베트남 7가족, 몽골 7가족 등 총 27가족 95명이 8월7일부터 14일까지 7박8일 동안 친정 국가를 방문한다, 참가자들은 왕복항공료와 숙박 및 관광비용 전액을 지원받게 되며 친정방문과 함께 다문화 가족프로그램, 현지 문화체험 등을 할 계획이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경제 컨트롤타워 靑이냐 재정부냐

    20일 단행된 청와대 비서실 개편에서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이 경제수석으로 임명되면서 향후 경제정책 기조가 어떻게 바뀔지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박 수석이 할지도 주목된다. 우선 다음달 내놓을 하반기 경제운용 목표를 어떻게 수정할지가 관건이다. 경상수지 적자 등이 서비스수지 적자에서 초래되고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 수석으로서는 대외변수에 대한 고려 외에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대안 제시에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강만수 재경부장관-전광우 금융위원장-김중수 경제수석의 트로이카 체제도 박 수석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종전에는 김 수석의 역할이 크지 않아 강 장관이 주도했으나, 앞으로는 박 수석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朴수석 주도적 조율 가능성 박 수석의 임명 배경에는 옛 경제기획원 출신이란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따라서 강만수 장관-최중경 차관의 옛 재무부 라인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외환위기 때 ‘강경식 재정경제원 부총리-강만수 차관’ 체제에서 강 부총리의 비서실장을 지내 강 장관과는 인연이 있다. 서로 눈빛만 쳐다봐도 의중을 꿰뚫는 사이다. 하지만 경제정책에 대한 시각은 확연히 다르다. 강 장관과 최 차관이 환율을 중시한다면 박 수석은 금리인하를 통한 재정집행을 선호한다. 둘 다 고집이 세고, 소신이 강하다. 김 수석이 물러난 배경이 현안 대처를 주도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수석이 경제정책 전반을 주도적으로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 관료로서의 경험과 특유의 소신으로 당·청·정 사이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경제계 안팎의 시각이다. ●쇠고기 등 처리가 첫 시험무대 특히 강 장관과 전 위원장 간에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면서 갈등을 빚어왔던 은행권의 인수·합병(M&A)에도 소신을 내보일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그동안 ‘메가뱅크’를 줄기차게 주장했다. 달리 말하면 메가뱅크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박 수석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내에는 쇠고기 파동, 화물연대 파업, 공기업 민영화 등 골치 아픈 현안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대운하 건설을 사실상 포기함으로써 새 정부는 성장동력을 잃은 상태다. 물가와 성장을 둘러싼 경제정책의 기조도 대외변수로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제정책 조율, 경제관련 현안 처리 등이 박 수석의 당면 과제다. 경제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경제부총리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경제정책의 조율자로 나선 박 전 차관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맥킨지 부파트너 김상범 컨설턴트 영어공부 비결

    맥킨지 부파트너 김상범 컨설턴트 영어공부 비결

    “결과는 나중 일입니다. 되든 안 되든 일단 부딪쳐 보는 거죠.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는 게 없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의 부파트너(2∼3개의 팀을 관리하는 지위)에 오른 김상범(38)컨설턴트. 그는 ‘영어실력의 비법’으로 끊임없는 도전을 첫 번째로 꼽았다. 김컨설턴트는 ‘해외파’가 수두룩한 컨설턴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국내 토종’이다. 장기 해외거주 경험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을 쪼개고 적극적으로 도전해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업무의 기본인 영어실력도 원어민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 경험이 없는 만큼 대학 다닐 때나 직장에 들어와서나 줄곧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영어실력을 키워 나갔기 때문이다. ●국제회의 사회자 무작정 지원 1997년 맥킨지에 입사한 김씨는 대학 시절 대학생들의 ‘통과의례’라고 불리는 장기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았다. 굳이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저 장애 봉사 동아리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해외 단체와 접촉하며 일하게 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대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한양대 경제학과)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서울에 왔어요. 문화적 차이에 크게 놀랐죠. 영어도 서울 학생들에 비해 형편없었습니다. 대학에 합격할 수준 만큼 문법이나 열심히 했을 뿐이었죠.” 하지만 김씨는 이런 약점을 ‘자신감’으로 헤쳐나갔다. 대학 시절 몸담고 있던 장애 봉사 동아리에서 해외 단체와 함께 국제회의를 연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사회자로 지원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비록 실력은 터무니없었지만 창피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처럼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두려움이 없어지면 길이 열린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 두려움의 ‘임계치’를 넘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지금도 영어가 어려워요. 하지만 어렵다고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어요. 어떻게든 환경에 자신을 내던져야 합니다.” ●꿈은 아직 ‘현재진행형’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김씨에게도 사회생활의 ‘첫 단추’는 힘겨웠다. 회사 동료들은 외교관이나 주재원들의 자녀 혹은 해외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당시 맥킨지에는 70%가 넘는 직원이 학부를 외국에서 마친 사람들이다. 이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회사의 특성상 거의 매일 외국인과 회의를 합니다. 이럴 때마다 답답할 때가 너무 많았어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머릿속에서 정리는 안 되고…. 무척 힘이 들었죠.” 김씨는 이런 어려움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조금씩 극복해 나갔다. 회의가 있으면 2∼3시간씩 준비를 하고 미리 연습했다. 외국인과 미팅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상질문을 뽑고 그 답을 머릿속에 정리하는 훈련을 계속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자 웬만큼 자신감이 붙었다. 긍정적인 사고도 한몫했다.“흔히 회의에서 ‘박살’이 난다고 하죠. 시간이 흘러가면서 이런 일이 생겨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만큼 여유가 생기더군요. 한편으로는 ‘내 실력이 조금 더 나아졌겠지.’라고 애써 좋게 생각했어요. 한 번에 실력이 느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김씨는 지금도 ‘언어 공부의 끝’은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은 되새기고 배우는 과정을 계속한다. 끊임없는 도전은 김씨에게 너무나 당연한 진리다. 이 때문일까. 김씨는 요즘도 수면시간이 4∼5시간을 넘지 않는다. 퇴근한 뒤에도 내일 할 일을 미리 준비할 때가 많다. 김씨의 꿈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어서다.“많은 사람이 인생의 정점을 30∼40대라고 생각하고 심지어 20대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그 정점을 50대로 잡았습니다. 성장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겁니다.” 글·사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박홍기특파원 도쿄이야기] 규모 7.2 강진에 불과 9명 사망… 일본의 유비무환

    주말인 14일 아침 일본 이와테현·미야기현 등 동북지방에 리히터 7.2의 강진이 덮쳤다. 여진은 260차례나 관측됐다.15일에도 계속됐다.1995년 1월 한신대지진과 맞먹을 만큼 지축을 흔들었다. 진원에서 500㎞쯤 떨어진 도쿄에서도 느껴질 만큼 강력했다. 한달 전 중국 쓰촨성을 휩쓴 대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더 공포에 떨었다. 일본 기상청은 ‘이와테·미야기 내륙지진’이라고 명명했다. 지진은 대체로 산간지역에 집중됐다. 인명 피해는 규모에 비해 비교적 적었다. 사망 9명, 실종 13명, 부상 200여명으로 집계됐다. 주택 붕괴도 10채를 갓 넘었을 뿐이다.반면 미야기현의 구리하라시에 있는 산의 능선이 통째로 사라졌다. 흘러내린 토사와 낙석으로 고속도로는 곳곳이 끊긴 데다 다리도 내려앉았다. 원전도, 댐도 손상을 입었다. 고립된 마을도 속출했다.2004년 산간지역을 강타했던 니가타현의 지진 상황과 비슷했다. 일본의 대응은 신속했다.2005년 산간 지역의 재해대책을 마련해 놓은 터다. 정보수집, 물자수송, 구조뿐만 아니라 야간 헬리콥터의 동원, 자위대 파견 등까지 체계적인 매뉴얼에 따랐다. 정부 역시 총리관저에 대책실을 설치한 데다 방재담당상을 현지에 급파했다. 언뜻 보면 잦은 경험에 따른 몸에 밴 조치로도 볼 수 있다. 좀더 들여다보면 철저한 지진 대비인 셈이다. 단적인 예가 주택의 피해가 적었다는 점이다. 붕괴에 의한 매몰 피해가 거의 없었다. 일본 주택은 건축기본법상 진도 7의 강진에도 견디도록 내진설계를 갖춰야 한다. 내진 기준에 맞춘 주택은 전국적으로 75%에 달하고 있다. 특히 눈이 많이 내리는 지형의 특성도 작용했다. 눈이 쌓이지 않도록 철판지붕을 사용, 기와지붕에 비해 가벼웠다. 한파를 피하기 위해 창문이나 출입문을 작게 만든 독특한 건물 구조도 피해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일본 정부는 다시금 도시·산간·연안 등의 지진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에 나설 태세다. 현재 2000개의 활단층이 존재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단층도 수두룩하다.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지진을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는 줄일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누구나 쉽게 말하는 ‘유비무환’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 본다.hkpark@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골프장 안전 불감증

    최근 A골프장에서 프로골퍼가 헤드에 눈을 맞아 실명하는 대형사고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한 여자오픈대회에서는 천둥과 번개가 치는 가운데 경기가 강행돼 선수와 갤러리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는 일반인은 물론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이다.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대부분 부주의에서 온다. 주말 골퍼들의 경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코스에 나서다 보면 감정과 행동에서 다소 오버하기 마련. 서로 조금씩 조심해야 하지만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난해에만 해도 골프장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여명에 달한다. 해저드 익사나 카트 전복, 낙뢰, 타구 사고 등이 대부분이다. 티박스를 비롯해 클럽을 스윙하는 장소는 골프장마다 따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도 대부분 사람이 다니는 통로에서 드라이버와 아이언을 휘두르는 건 이젠 일반적인 풍경이 돼 버렸다. 작은 돌이 헤드에 맞아 날아가면 이는 커다란 흉기로 변할 수 있다. 장애물에 클럽이 맞아 샤프트라도 부러져 날아갈 경우엔 거의 살인무기나 다름없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낙뢰 경고 사이렌을 갖추고 있다. 비가 거세게 내리다 천둥과 번개가 치면 즉각 이를 울려 골퍼들을 코스에서 철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계속 플레이를 하는 건 자살행위와 한가지다. 결국 가장 무서운 건 클럽 헤드도, 타구도 아니다. 설마하는 안전 불감증이다.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이참에 골프 관련 체육시설법을 개정해서라도 안전사고에 대해 강력한 법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도로교통법에도 무단횡단, 신호위반 등을 했을 때는 강제적인 법적 처벌을 받도록 돼 있다. 이유는 하나다. 자신이건, 상대방이건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 역시 일단 사고가 나면 생명과 직결될 수 있고, 신체에 크게 손상을 입힐 위험 요소가 수두룩하다. 예방이 어렵다면 이젠 체육시설법을 고쳐서라도 강제성을 띠어야 한다. 티샷 한 개보다, 버디 한 개보다 더 소중한 건 사람의 생명이기 때문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사설] 美대사 野대표에 항의전화 적절치 않다

    아무래도 적절치 않았다는 생각이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가 그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에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금지를 발언한 것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또 민주당이 통화내용을 공개하자 “사적인 대화를 공개해 좀 놀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예의를 중시하는 외교관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대사로서 주재국 야당 대표와 대화를 갖는 것은 응당 해야 할 일이다. 대사는 주재국의 주요 인사와 만나 이해를 돕고, 궁극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높여야 하는 직업이다. 이런 점에서 버시바우 대사의 전화도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대화의 내용에 따라 알맞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번 대화내용은 사적 대화 수준이 결코 아니다. 공식적인 외교활동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정부의 비밀해제된 외교문서를 보면 대사가 주요인사와의 대화를 자국에 보고한 내용들이 수두룩하다. 손학규 대표와의 대화도 문서화됐을 개연성이 높다. 버시바우 대사는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신효순·심미선양이 치여 숨진 사건 이후 부임, 다양한 활동을 벌여 한국민의 호감을 많이 얻은 한국통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도를 지나쳤다는 것은 새정부 들어 무엇인가 오버할 만한 소지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닐지 걱정스럽다. 한·미 양국 동맹의 발전은 양국의 올바른 관계정립을 통해 가능해진다는 점을 버시바우 대사가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싶다.
  • [길섶에서] 자유로운 새/ 함혜리 논설위원

    숙제처럼 쌓아 두었던 ‘카르티에 소장품전’과 ‘티파니 보석전’을 토요일 오후 반나절에 모두 다녀왔다. 일본에서 온 손님 덕분이었는데 아름답고 진귀한 보석 구경에 내 눈은 잠시나마 엄청난 호사를 누렸다. 내 것이 될 수는 없는 것들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143.23캐럿의 에메랄드가 박힌 카르티에 목걸이,128.54캐럿의 옐로 다이아몬드로 된 티파니의 브로치 등 엄청난 보석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수백점의 보석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은 카르티에 전시회에 소개된 자그마한 브로치였다. 디자이너 장 투생의 1944년 작품으로 ‘자유로운 새’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브로치다. 새 한마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형상이다. 그런데 그 새는 새장 속이 아니라 밖에 앉아 있다. 독일의 점령에서 해방돼 자유를 되찾은 프랑스를 표현한 것이란다. 얼굴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혀있고 가슴은 붉은 산호, 날개는 남색 청금석으로 만들었다. 파랑, 빨강, 흰색의 세가지 색깔은 프랑스를 상징한다. 새장 밖의 새…. 생각만해도 자유롭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6) 원불교 연지교당 원성제 부교무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6) 원불교 연지교당 원성제 부교무

    전북 정읍의 원불교 연지교당(정읍시 수성동 1020-4). 법회 출석 교인이 고작 70명 남짓한 작은 교당이지만 원불교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달려 있어 여느 원불교 교당과는 사뭇 다르게 활기차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영어를 가르치고 어린이·청소년 법회를 이끄는 네팔 포카라 출신의 원성제(29·본명 케삽 사르마 파우렐) 부교무. 카스트 제도가 여전히 엄격한 네팔의 최고 계급인 브라만 집안 출신으로 원불교에 귀의해 성직자의 길을 걷는 인물이다. 원불교가 뭔지도 모른 채 그냥 불교와 한국문화를 배우러 한국에 왔다가 출가, 고국 네팔 사회의 차별없는 삶과 발전을 늘상 가슴에 새기며 사는 독특한 신앙인이다. 대각개 교절은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가 구도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원불교 최대의 축일. 이 대각개교절 사흘 뒤인 지난 1일 오후 연지교당에서 원성제 교무를 만났다. 연이은 기념행사 끝이어서일까 조금은 피곤한 기색. 하지만 환하게 기자를 맞는 원 교무의 눈빛은 녹록지 않았다. 원광대 원불교학과 4년과 대학원 2년을 마치고 원불교 귀의겸 출가식을 가진게 지난해 12월. 한달 뒤인 올해 1월 교무 발령을 받아 첫 부임지인 이곳에서 주임교무를 돕고 있다. 원불교 성직자 생활이 채 5개월도 안된 신참인 셈이다. 한국에 사는 원불교 유일의 남성 외국인 교무 원성제. 그에게 한국은 무엇일까. 원불교 교단에서조차 눈여겨볼 만큼 독특한 외국인 교무이니, 응당 원불교에 닿은 인연과 출가 서원이 예사롭지 않았을 터. 지레짐작으로 섣부른 물음표를 찍었다. 한데 돌아온 것은 “속아서 원불교를 알게 됐다.”는 생뚱맞은 대답. 원불교가 무엇인지, 이름조차 알지 못한 채 한국에 들어왔다고 한다. ● 네팔 최고계급인 브라만 출신 장·차관급 고위관리들이 수두룩한 브라만 계급의 독실한 힌두교 집안에서 둘째아들로 태어난 원성제 교무, 아니 케삽. 그는 남부러울 것 없이 유복한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보냈다. 국비 장학생으로 해외유학을 한 뒤 고위관리로 최고급 대우를 받으며 사는 작은아버지가 대학진학 때까지 ‘인생의 모델´쯤으로 서있었던 것 같다. “공부 잘해서 유학 다녀와 고위관리로 살겠다는 생각을 가졌었고, 실제로 공부도 꽤 잘했습니다. 그런데 일종의 계획된 작전에 인생이 바뀌었어요. 돌이켜 보면 거스를수 없는 인연이지만…” ‘일종의 계획된 작전´이라. 알듯 모를듯한 말에 고개를 흔들자 웃으며 자초지종을 들려 준다. 원광대 교수인 김범수 화백이 작전의 장본인이자 인연의 씨. 불교미술에 관심많은 김 화백이 네팔을 자주 드나들던 중 케삽의 외삼촌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원불교 교도였던 김 화백에 감화된 외삼촌은 한국에 들어와 광주보건대를 졸업하고 귀국, 지금은 네팔에서 관광사업을 하고 있다. “9살 때 외삼촌 집에서 김 화백을 처음 만났는데 아주 편안하고 재미있는 분이었어요.1년에 두 번씩 외삼촌 집에서 만나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원불교와 관련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요.” 카트만두 트리부번 대학에서 수학·물리를 전공하던 2학년때 결국 김 화백과 외삼촌의 “한국에서 불교와 한국문화를 공부해 보라.”는 권유에 넘어가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힌두교 신자였지만 부처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불교가 강한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잠시 진로를 바꿨는데, 원불교 성직자가 되어 있네요.” 한국에 들어와 원광대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도 원불교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고 한다.5개월쯤 지나 당시 원불교 광주전남 교구장인 박성석 교무와 이야기하면서 비로소 ‘원불교 공부를 하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던 것이다. “법당에서 원불교 상징인 일원상을 처음 보고 많이 놀랐어요. 불교는 뭐고 원불교는 무엇인지. 너무 당황한 나머지 네팔 외삼촌에게 전화를 해 심하게 항의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원불교가 좋아졌다. 그중에서도 마음이 끌린 것은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 세상 곳곳에 부처님이 계시니, 하는 일마다 불공을 드리는 정신으로 정성들여 살자는 ‘사실불공´의 정신이 가슴에 콕 박혔다. “힌두교에는 33억의 신이 있다고 해요. 이 33억의 신 대신 부처님을 놓으면 바로 처처불상이지요. 힌두교 신자이면서 거부감 없이 원불교에 빠져들 수 있었던 핵심인 셈이지요.” 말을 이어가는 원 교무의 입을 쫓다 보니 개혁 성향이 짙다. 실제로 그는 힌두교 신자이면서도 지나치게 소를 숭배해 받드는 네팔의 힌두교 신앙행태를 좋아하지 않는다. 네팔에 있을 때부터 ‘무조건 높여서 숭배하는 게 아니라 대상에 맞춰 공을 들이는 평등한 신앙´을 생각했다고 한다. 원불교의 인과(因果)며 평등 같은 교리에 빠져들다 보니 카스트의 신분 구분과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네팔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브라만 집안의 ‘귀한 아들´이 사람들의 차별과 종교의 평등을 놓고 고민이 컸다니 신앙의 근기가 예사롭지 않다. “전체 인구의 80%를 힌두교인이 차지하는 네팔은 여전히 카스트의 나라입니다. 법적으로 계층과 계급을 규제하진 않지만 결혼은 물론 교육, 취업 같은 일상생활에서 카스트의 계급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요.” ● 원광대 입학… 정전·대종경을 네팔어로 번역 원불교 공부를 제대로 하자는 생각끝에 원광대 원불교학과와 대학원을 차례로 마쳤고 원불교 성직자가 됐다. 대학시절 주말과 방학때면 전국을 돌며 이주노동자들의 취업과 원만한 한국정착 돕기에 매달렸다. 연지 교당에 ‘외국인센터´를 마련한 것도 그 연장이다. 어느 순간 고국 네팔을 향한 원불교 신앙인이 되었고 지금도 그 목표는 한결 같다. 원광대 원불교학과 졸업논문 제목이 ‘힌두교와 원불교의 비교고찰´이고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제목이 ‘원불교 정전의 네팔어 번역´이다. 말할 것 없이 모두 원불교 선교, 특히 네팔 선교를 염두에 둔 고심의 흔적들. 원불교 전서 가운데 교전, 즉 기본교리인 정전과 대종경을 네팔어로 번역해 놓기도 했다. 한국에 머문 지 8년새에 제법 많은 것을 일궜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친 형님과 사촌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불쑥 꺼낸다. 대학을 졸업하고 네팔에서 3년째 대우좋은 경찰생활을 하던 형과, 대학 3학년이던 사촌동생을 자신이 걸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원불교에 귀의케 한 것이다. 형은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마친 뒤 대학원 재학 중이고 사촌동생은 원광대 원불교학과 3학년. 자신 때문에 원불교에 귀의, 한국에 사는 둘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도 똑바로 살아야 한단다. “처음 원불교를 알게 됐을 때 몹시 당혹스러웠지만 이젠 네팔을 떠난 때부터 출가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원 교무. 그는 한국말 가운데 ‘지금´, ‘여기´라는 두 단어를 가장 좋아한다. 지금 이 순간 이 장소에서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면 최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말. 바로 ‘처처불상 무시선(處處佛像 無時禪)´이다. “내가 먼저 사람답게 살아야 고국 네팔의 평화와 발전도 있지요.” 끊임없는 마음공부야말로 나와 남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대종사 법문으로 기자를 배웅한다.“다른 사람을 바루고자 하거든 먼저 나를 바루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자 하거든 먼저 내가 배우고, 다른 사람의 은혜를 받고자 하거든 먼저 내가 은혜를 베풀라.” kimus@seoul.co.kr
  • 뇌수막염 ‘주의보’

    뇌수막염 ‘주의보’

    매년 늦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뇌수막염이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바이러스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침투해 생기는 병이다. 성인이 아닌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뇌수막염은 뇌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바이러스, 세균, 결핵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긴다. 가장 많은 것은 바이러스에 의한 ‘무균성 뇌수막염’으로,80%는 장(腸)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한다. 이밖에도 단순포진 바이러스, 수두, 볼거리 등이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기온이 올라가면 장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환자는 매년 늦봄부터 생기기 시작해 초가을까지 계속 증가한다. 뇌수막염은 발병 초기 증상이 두통, 발열 등 감기와 흡사해 감염 여부 판별이 쉽지 않다. 다른 점은 구역질이나 구토 따위의 소화기 이상 증세가 동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뇌수막염 유행 시기에 열이 나고 토하면서 두통을 호소하면 일단 뇌수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두통은 대개 머리 앞쪽이나 머리 전체에서 나타난다. 장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복통이나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고, 목이 뻣뻣해져 고개를 숙이는 데 어려움을 호소할 수도 있다. 병이 급속히 진행되면 체온이 오르면서 행동 이상, 의식 장애, 경련 등의 신경계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환자를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뇌수막염 진단에는 뇌척수액 검사가 필수적이다. 뇌수막염의 원인을 규명해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바이러스에 의한 무균성 뇌수막염은 열과 구토 등 증상만 치료하는 대증요법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러나 대증요법도 적절하게 사용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세균에 의한 경우에는 항생제를 재빨리 투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뇌수막염도 치료제를 투여하면 병세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뇌수막염을 옮기는 바이러스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 10일까지 전염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무균성 뇌수막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유행 시기에 개인위생에 신경쓰는 것이 상책이다. 외출에서 돌아온 뒤에는 아이들의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기고 양치질을 시켜야 한다. 물은 끓여 마시고 음식은 익혀서 먹이도록 한다. 다른 바이러스 질환과 마찬가지로 전신 영양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충분한 양분을 제공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게 해야 한다. 뇌수막염을 예방하는 백신도 있지만, 접종받았다고 무조건 안심해선 안 된다. 뇌수막염 예방 접종은 생후 2개월∼12세에서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세균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은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만 억제한다. 다른 종류의 뇌수막염은 막지 못한다.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혁 교수는 “뇌수막염은 원인균에 따라 다르지만 2세 미만의 환아 가운데 일부에서는 경련, 혼수 등의 급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적절한 예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신촌의 연극열전’ 시대 곧 열립니다

    ‘신촌의 연극열전’ 시대 곧 열립니다

    ●설립 4년새 화제작 수두룩… 공연계 ‘미다스 손´ ‘스위니토드’‘쓰릴 미’‘필로우맨’‘김종욱 찾기’…. 설립한 지 이제 4년 된 공연기획사 뮤지컬해븐의 지난해 레퍼토리다. 해븐의 선택은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이게 우리나라에서 될까.’라는 의문이 대부분이었다.20대 여성 관객이 대부분인 국내에 핏빛 복수와 동성애, 살인 등 뒤틀리고 비주류적인 소재는 흥행과는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븐의 ‘남다른’ 선택은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얻어냈다. 짧은 시간 공연계의 미다스 손으로 떠오른 박용호(40) 대표는 오히려 “그동안 관객들이 선택권을 박탈당했던 것”이라고 말했다.“우리나라 관객들은 자신이 작품을 골라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일부 스타나 이름값에 왜곡된 관람 형태가 많습니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야 된다는 의무감이 있어요.” ●내년 2월 전용관 개관… ‘마이 스케어리 걸´ 美 시범무대에 1일 박용호 대표는 오전 9시부터 대학로가 아닌 신촌에 있었다. 전용관을 신촌에 짓고 있기 때문이다.5년간 장기임대해 내년 2∼3월 중 문을 여는 극장은 220석짜리 소극장으로 거듭난다. 개관작은 ‘쓰릴 미’가 될 예정이다. 박 대표의 복안은 야심차다. 신촌의 ‘연극열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장기적으로 레퍼토리 소극장 공연을 올리는 극장으로 활성화할 예정이에요. 대학로는 지나치게 상업적인 공연이 넘쳐나고, 극장 임대료 등 제작비용이 너무 높아졌어요. 그 흐름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극장을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흥행작과 신작을 한꺼번에 돌릴 생각이에요. 극장을 하나 세우면 서너 개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뮤지컬해븐의 라인업은 내년이 더 화려하다. 내년 3월쯤 개막하는 영화 ‘달콤살벌한 연인’을 뮤지컬로 옮긴 ‘마이 스케어리 걸’(My Scary Girl)은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미국 비영리 극단인 배링턴 스테이지 컴퍼니의 뮤지컬 시어터 랩 발표작으로 선정됐다. 올 7월9∼26일에는 미국에서 시범 공연을 올린다. 브로드웨이와 오프 브로드웨이 진출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다. 뮤지컬 ‘컴퍼니’‘스펠링 비’ 등이 여기서 나왔다. 박 대표는 미국 공연 가능성에 대해 “이미 관계자들이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했지만 “공연이 결정된 작품도 3∼5년 이상 붕 뜨는 경우가 많아 아직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마이 스케어리 걸’은 뉴욕뮤지컬페스티벌에 출품된 4000편 중 최종 후보작 38편 중 하나로 오르기도 했다. 올 7월 제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작이기도 하다. ●“제작가는 작품을 잘 만드는 게 우선, 마케팅은 나중 문제” 내년 6월에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스프링 어웨이크닝’(사춘기)을 올린다. 지난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우수뮤지컬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한 이 작품은 국내 10여개 업체가 라이선스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인 화제작이다. 올해는 새 라이선스 공연인 ‘씨왓아이워너씨’(7월15일∼8월24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로 다시 한번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파고 든다. 일본의 문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 ‘덤불 속으로’와 ‘용’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박 대표는 ‘직감’으로 작품을 고르고 만든다.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삼성영상사업단과 극단 신시를 거친 그는 음악에 대한 심미안이 남다르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제작가는 작품을 잘 만드는 게 우선이지 기획이나 마케팅 마인드로 접근하면 작품을 못 골라요. 어떤 것에든 ‘통해야’죠. 음식을 만들 때 싱싱한 해물을 먼저 갖고 와야지 양념은 나중 문제예요. 원재료인 고깃덩어리(작품)가 탔는지도 모르고 작품 외적인 요소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깡통찬 상가 “봄날이 없다”

    깡통찬 상가 “봄날이 없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임대료는커녕 은행 이자도 내기 힘든 ‘깡통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임대수익 확정 보장을 내걸었던 테마 상가들조차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손해를 견디다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상가도 늘고 있어 상가에 투자를 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 상가는 초상집 분위기 비싼 가격에 낙찰됐던 동탄 신도시 상가.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됐던 상가에선 한숨 소리만 들리고 있다. 공급물량이 엄청 늘면서 임대료가 떨어지고 빈 상가만 늘어나고 있다. 중개업소에는 상가 매물이 쌓여있지만 찾는 수요는 거의 없다.1,2층 상가를 빼고는 빈 상가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투자자는 지난해 2억 8000만원에 상가를 분양받았지만 5개월째 세입자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달 이자만 160만원을 내고 있다. 임대료를 낮춰 내놓았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용인 동백지구 역시 빈 상가가 널려 있다. 중개업소마다 수십 건씩 매물과 임대물건을 보유했지만 과잉공급과 불경기로 임대를 원하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하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천안에서 신도시로 떠오르는 불당·두정·쌍용동 일대 상가는 대부분 1층을 제외하고는 2층 이상 상가는 빈 곳이 수두룩하다. 중개업소마다 급매물이 나돌고 있다. 분양이 안돼 상가 건축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융자금 이자조차 내지 못해 상가가 통째로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가 임차인을 찾지 못해 이자만 물다가 급매물로 내놓고 있지만 팔리지 않아 경매 물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천안 지역에는 경매 상가가 40∼50건에 이른다. 깡통 상가가 늘어나는 주 요인은 상가 과잉 공급과 비싼 분양가 때문이다. 강상인 부동산랜드공인중개사 사무소 사장은 29일 “개발업자들이 내정가를 높이면서 경쟁입찰을 붙여 고가로 분양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초기 상권 형성이 부진하고 임차인이 따르지 않아 빈 상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수익보증 상가도 공(空)수표 서울 동대문 L상가에 투자한 김현정씨는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1억원 미만 소액투자인데다 임대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분양업체의 조건만 믿고 계약했지만 두 달 전부터 수익금 입금이 끊겼다. 상가 미분양이 많은데다 그나마 분양된 상가조차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개발업자가 자금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당초 4300만원 투자에 연간 750만원씩 5년 동안 수익을 확정 보장해주겠다던 약속은 몇 달만에 공수표가 돼버렸다. 전문가들은 임대수익보장제 상가를 분양받을 경우 시행사의 상가 운영 경험 유무를 먼저 파악한 뒤 투자해야한다고 충고한다. 설령 분양에는 성공했더라도 유사 상가 수가 워낙 많아 임차인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과 경쟁에 밀려 수익률도 떨어지는 추세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임대수익보장 관련 피해 접수가 늘고 있다.”며 “달콤한 조건(높은 확정 수익률)보다는 상권을 분석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시론] 진정한 비례대표제의 부활을 꿈꾸며/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

    [시론] 진정한 비례대표제의 부활을 꿈꾸며/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

    정당 이름 사상 가장 ‘웃기는’ 이름 가운데 하나로 남을 게 틀림없는 ‘친박연대’는 이번 총선에서 14석을 얻는 성과를 거뒀다. 솔직히 처음 언론에서 그처럼 해괴한 당명이 보도될 때만 해도 가십 기사이거나 노회한 정치인들의 농담인 줄만 알았다. 급조된 친박연대가 정당득표율 13.2%를 기록하면서 8석의 비례후보를 탄생시켰다. 그들은 정치적 리얼리스트들이었다. 환호하며 당당했던 그들의 비례후보 1번 양정례를 보면서 일각에서는 정당투표를 통한 비례후보 선출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2004년 총선을 상기해 보자. 진보정당을 자임하면서 링 위에 올라온 민주노동당의 정당 득표율은 13.1%였다. 비례후보는 8석으로 친박연대와 같았다. 민주노동당은 새로 도입된 1인2표에 따른 ‘정치적 여유’의 일정 부분을 진보에 투자한 유권자들 덕분에 모두 10석(지역구 2석 포함)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여의도에 입장했다. 아침이슬이 뱀의 속을 통과하면 독이 되고, 벌의 속을 돌아 나오면 꿀이 된다. 물론 민노당과 친박연대를 꿀과 독이라는 단어 그 자체로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례대표제도가 만들어내는 산물이 질적으로 매우 다르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한국 정치의 문제점으로 숱하게 지적돼온 것들, 소선거구제에 따른 ‘수두룩한’ 사표 발생과 승자독식 선거제도, 지역 정당의 온존, 정책전문 역량과 여성, 장애인 등 소수 약자 집단과 소수 정당의 진입장벽에 따른 의회 대표성의 불균형 등을 극복하는 대안적 제도로 평가받았던 제도가 정당투표와 비례후보제도였다.17대 국회와 노무현 정권 시절 정치개혁의 알갱이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던 제도가 독일식 정당명부제-사실상 전면적인 비례후보제도-도입이었다. 더 나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까지 걸어놓고 대연정을 하자며 사람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했을 즈음, 대연정의 목표는 지역정치 해소이고 방법으로 얘기됐던 것이 중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제 강화였다. 양정례, 이한정, 정국교 따위들 때문에 이 제도의 존폐가 운위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사실 개헌을 하지 않으면 없앨 수도 없다. 양정례는 괴상한 정당 ‘친박연대’에서 충분히 나올 만한 에피소드에 불과할 뿐이며, 이한정은 문국현 사당(私黨)의 사필귀정이며, 정국교는 낯익은 케이스다. 정당민주주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이 제도는 과거의 ‘전(錢)국구’로 회귀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제도일 수밖에 없다. 사법적인 처리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문제는 대안이다.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대안이라는 것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대안적 제도 설계의 어려움이 아니라, 정치인도 일반 유권자들도 비례대표 제도의 중요성이나 확대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알아도 그 일을 할 생각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최근 나타난 각당의 비례후보 공천의 난맥상이 제도의 긍정성에 대한 평가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가 죽지 않고-이번에 비례후보는 2명이 줄고 지역구가 2명 늘었다-살아남아서 그 장점을 발휘하게 하는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 비례후보 숫자를 대폭 늘려, 사회적 관심과 견제, 검증 시스템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엄청난 사회적 힘이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투표장에 안 간 54%가 거리로 나서지 않은 담에야. 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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