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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찍고 훈수두고” 바쁜 정은경 찾아간 김종인 비판

    “사진찍고 훈수두고” 바쁜 정은경 찾아간 김종인 비판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지 7개월이 넘도록 밤낮으로 고생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재확산 중대 국면을 맞았다. 이 가운데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찾아 면담한 뒤 사진을 찍고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민희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바쁜 정 본부장 붙들고 보고 받고 사진 찍고 훈수 두고”라며 “저 시간에 잠시 눈이라도 붙이게 해주었으면... 방역 지장 초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이 시점에 질본을 방문하지 않는 이유를 헤아려 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역시 “정 본부장이 긴장감을 갖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점을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과 국회 상임위 출석요구도 자제하고 있다”며 “뜬금없는 방문은 전형적인 구태 정치다. 코로나19에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방역체계에 대한 이해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의 엄정한 법 집행 조치를 정 본부장 앞에서 마치 비난하듯이 훈장질한 것은 정말 무식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통합당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일당이 그동안 정부 방역 활동에 방해한 점은 무엇인지 참회하고 그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원욱 의원 또한 “서울시와 정부가 집회하면 위험하다고 그리 경고했는데도, 정치권 감염도 모자라 혹여나 대한민국 방역의 심장 질본까지 감염될까 두렵다”면서 “국민, 소상공인, 기업들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줄지 모르는 3단계 방역이 광화문 사태 방조자인 당신 입에서 그리 쉽게 나오다니. 그냥 가만히 있고 소속 의원들 단속이나 잘하라”며 “질본은 찾아가지 말고 방역은 통합당 내부부터 하라”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정쟁의 수준을 뛰어 넘는 심각한 인격 모독”이라며 반박했다. 윤희석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여당의 협량과 무능력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한 야당 대표의 충정을 폄하하지 말라”며 이같이 밝혔다.“사람 간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전국 어디서나,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함에 따라 그간 수도권에 한정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강화 조치를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2단계 조치하에서는 실내 50인 이상·실외 100인 이상 모임 등이 금지돼고, 고위험시설의 영업이 중단된다. 신규 확진자가 17개 시도 전역에서 하루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은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처음이다. 22일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서울만 누적 454명으로 파악됐고, 8·15 광화문 집회와 여름휴가, 각종 소모임 등을 고리로 전국적으로 퍼지는 양상이어서 ‘전국적 대유행의 문턱’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현재는 전국 어디서나, 어느 공간에서나, 누구나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그간 방역당국이 역학조사, 검사, 격리로 유행을 통제해 왔지만 현재 유행 규모와 확산 속도를 방역 조치만으로는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정 본부장은 “사람 간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 전파고리를 끊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인 확진자 급증으로 유럽이나 미국이 겪고 있는 대량 환자, 사망자 발생, 의료시스템 붕괴,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의 상황이다. 국민들께서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조치에 참여해 주셔야만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22일 개막 프로배구 컵대회에 외국인 선수 나온다

    22일 개막 프로배구 컵대회에 외국인 선수 나온다

    프로배구가 2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리는 제천·MG새마을금고컵으로 기지개를 켠다.코로나19의 재확산 탓에 관중 입장은 무산됐지만 올해 초 V리그 조기 종료 후 5개월 넘게 ‘팡팡쇼’에 갈증을 느낀 배구팬들에겐 개최만으로도 반가운 소식이다. 남자부가 22일~29일, 여자부는 30일~9월 5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의 관전포인트는 수두룩하다. 국내 무대에 복귀한 김연경(흥국생명)의 출전 여부는 그동안 성사 여부를 두고 코트 안팎에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남자부 에도 흥행 요소는 많다. 남자부 외국인 선수의 대회 출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각 구단 외국인선수는 대부분 입국해 있지만 국제배구연맹(FIVB)이 오는 10월 초까지 정한 A메치 기간 중에는 다른 나라 대회에서 뛰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프로배구연맹(KOVO)은 이들의 출전을 ‘특별 요청’한 끝에 승인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원 소속 구단의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받아 팀 경기 하루 전까지 연맹에 등록하면 출전할 수 있게 됐다.한국프로배구 남자부 첫 외국인 사령탑인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도 데뷔전을 치른다. 2002년 이탈리아 21세 이하 남자 대표팀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끈 그는 2017∼18년에는 호주 남자대표팀을 지휘했다. 산틸리 감독과 대한항공은 컵대회 내내 관심을 끌 전망인데, 그 외에도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 등도 사령탑 부임 후 첫 대회를 치른다. 이적생들의 신고식도 열린다. 대표팀 라이트 박철우(한국전력), 센터 진상헌(OK저축은행), 레프트 황경민(삼성화재), 세터 이호건(우리카드) 등 새 팀에서 새 출발 한 선수들의 의욕도 컵대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성상납 암시” 기안84 ‘여혐’ 논란…청원 6만·하차 요구(종합)

    “성상납 암시” 기안84 ‘여혐’ 논란…청원 6만·하차 요구(종합)

    “연재 중지 요구” 국민청원 올라와출연 예능 시청자게시판도 ‘시끌’“이건 진짜 아냐”vs“하차 요구 무시”네이버 웹툰, 문제의 장면 수정 반영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연재 중인 ‘복학왕’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연재 중단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6만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기안84가 출연 중인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도 하차하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13일 오후 3시 30분 현재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연재를 중지해 달라는 ‘*** 웹툰 연재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6만 5000여명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내용을 희화화하며 그린 장면을 보게 됐다”면서 “전부터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작가이고, 이번 회차는 그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고 생각이 들어 청원을 올린다”고 밝혔다. 기안84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웹툰 복학왕의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 그는 “이 작가는 이름도 꽤나 알려진 작가이고, 네이버 웹툰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인기 있는 작가”라면서 “여자는 성관계를 해 취업을 한다는 내용이 사회를 풍자하는 것이라는 댓글이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나 혼자 산다’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도 기안84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시청자들은 “항상 논란이 있는 기안84를 왜 계속 끌고 가는 거냐”, “순수청년이다 뭐다 좋게 보려고 했는데 이건 진짜 아닌 것 같다” 등의 글을 올리며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하차 요구 무시하라”며 기안84를 옹호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건 지난 11일 공개된 304화로, 해당 회차에서 여자 주인공 봉지은은 회식 도중 의자에 누운 채 조개를 배에 얹고 깨부순다. 그는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 노력 같은 레벨의 것이 아닌…그녀의 세포 자체가 업무를 원하고 있었다”라는 글이 나온다. 이를 본 40대 노총각 팀장은 감탄하면서 그를 인턴으로 채용한다. 회차 마지막에서는 노총각 직원과 봉지은이 사귀는 사이로 그려진다.이를 두고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뒤 합격했다는 사실을 암시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해당 장면은 여주인공이 조개 대신 대게 껍데기를 부수는 장면으로 수정돼 있다. 이날 네이버 웹툰 서비스 담당자는 “작품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현재 작가님이 수정해주신 원고로 수정 반영됐다”면서 “향후 작품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작가님과 함께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기안84는 복학왕에서 청각장애인 비하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자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만화일 뿐”vs“성관계 암시” 기안84 ‘복학왕’ 문제의 장면

    “만화일 뿐”vs“성관계 암시” 기안84 ‘복학왕’ 문제의 장면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연재 중인 ‘복학왕’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웹툰 연재 중단을 촉구하는 글까지 등장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연재를 중지해달라는 ‘*** 연재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등장했다. 이 청원은 13일 오전 9시 30분 기준 4만76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이번에 올라온 웹툰 중에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여성을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작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안84의 ‘복학왕’에 해당 내용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청원인은 “‘여자는 성관계를 해 취업을 한다는 내용이 사회를 풍자하는 것’이라는 댓글이 수두룩하다”며 “전부터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작가고, 이번 회차는 그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고 생각이 들어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회식 도중 조개를 배에 얹고 깨부수는 장면 문제가 된 건 지난 11일 공개된 304화 광어 인간 2화다. 해당 회차에서 봉지은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 스펙, 노력 그런 레벨의 것이 아닌”이라면서 회식 도중 의자에 누운 채 조개를 배에 얹고 깨부순다. 이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 노력 같은 레벨의 것이 아닌...그녀의 세포 자체가 업무를 원하고 있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를 본 40대 노총각 팀장은 감탄하면서 주인공을 인턴으로 채용한다. 노총각 팀장은 “이제 오는가. 인재여”라고 반겼다. 이어진 내용에서 팀장이 “뭐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됐어. 내가 나이가 40인데 아직 장가도 못 갔잖아”라고 말하자 남자 주인공은 “잤어요?!”라고 되묻는다. 회차 마지막에서는 노총각 직원과 봉지은이 사귀는 사이로 그려진다. 일부 독자들은 인턴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뒤 정직원이 됐다는 뉘앙스를 품긴다며 기안84가 여성을 비하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현재 이 회차 해당 장면은 여주인공이 조개 대신 대게 껍데기를 부수는 장면으로 수정돼 있다.네이버 웹툰 측 “심려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네이버 웹툰이 이날 오후 해당 부분을 수정했다. 네이버 웹툰 측은 ‘복학왕’의 ‘작가의 말’ 페이지를 통해 “작품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현재 작가님이 수정해주신 원고로 수정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작품으로 다뤄지는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작가님과 함께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안84는 앞서 복학왕 248화에서도 청각장애인 비하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자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국민, 코로나 감염 숨기는 이유… “무서운 정권”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국민, 코로나 감염 숨기는 이유… “무서운 정권”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발현해도 이를 애써 숨기고 있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정권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면 무조건 잡아가 격리시설에 가두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한다는 말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며 "발열 등의 증상이 발현해도 숨기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포털 파남포스트에는 최근 코로나19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격리시설에 강제 수용됐던 한 남자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간이검사에서 엉터리 양성 판정이 나오는 바람에 격리시설에 수용됐다가 풀려났다는 남자는 "간이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무조건 잡아가 격리시설에 가두고 여기에서 다시 검사를 받게 한다"며 검사결과 나오기까지 사실상의 교도소 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가 격리됐던 곳은 카라카스의 한 호텔이었다. 그는 "격리시설로 전환된 한 호텔에 들어가니 방마다 3명이 갇혀 있더라"며 "밖에서 문을 잠가 나오지 못하는 방에서 낯선 사람들과 한 침대를 사용하며 지내야 했다"고 했다. 그는 정식 코로나19 검사결과에서 음성판정이 나오면서 7일 만에 풀려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경찰과 군을 동원, 길에서 행인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코로나19 간이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즉각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간이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면 바로 버스에 실려 격리시설로 이동된다. 격리시설에 들어가기 전 집에 들려 옷을 챙기거나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격리시설에서 다시 정시 검사를 받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진 7일이 걸린다. 일단 격리시설에 들어가면 최소한 7일은 붙잡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지 언론은 언제부턴가 "열이 난다" "코로나19에 걸렸다"는 말을 하는 게 두려운 나라로 변해버렸다며 마두로 정부가 팬데믹에도 비밀경찰과 특별행동대를 앞세워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베네수엘라 의료시스템은 사실상 붕괴 상태라는 고발도 잇따르고 있다. 의사 출신 상원의원인 윌리암 바리엔토스는 "수돗물과 전기 공급이 끊긴 병원이 수두룩하고, 1급 병원이라는 곳엔 엑스레이 장비조차 없는 경우가 확인됐다"며 "열악한 환경에 코로나19 확진자까지 늘어나자 의료시스템이 감당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술리아주에서만 의사 18명이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했다"며 "베네수엘라 의료시스템이 코로나19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마두로 정부 보건부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까지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7158명, 사망자는 156명이다. 하지만 현지 의학계에선 통계가 축소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오너 리스크’에 날개 꺾인 이스타, 대량실직·소송전… 비상구가 없다

    ‘오너 리스크’에 날개 꺾인 이스타, 대량실직·소송전… 비상구가 없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는 직원들에게 물컵을 던지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사법 처리까지 받았습니다. 오너리스크라면서 세간의 비판도 어마어마했죠. 이스타항공을 보세요. 오너의 경영 실패로 직원 1500여명이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대한항공 오너들이 잘했다는 게 아닙니다. 이스타항공 사태가 얼마나 큰 오너리스크의 결과인지 말하고 싶은 겁니다. 이스타항공에 다니는 제자들이 수두룩한데… 마음이 정말 아픕니다.” 항공업에 정통한 한 학계 원로는 2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그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협상이 결렬된 근본적인 원인이 코로나19가 아니라고 했다. 그보다 앞서 빚더미에 오른 이스타항공의 사정과 이를 제때 해결하지 못한 경영진의 무능이 결국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하게 한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7개월간 벌인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1분기 자본총계가 -1042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한 뒤 파산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과의 협상이 잘되기만을 기다리며 임금체불도 감내했던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갈 곳을 잃고 말았다.●이상직은 어디서 뭐했나 결과는 되돌릴 수 없다. 책임의 시간만 남았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이자 집권 여당의 2선 국회의원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결코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김제 출신인 이 의원은 전주고와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증권에서 근무하다가 2007년 이스타항공을 설립했다. 2012년까지 회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정계에 입문한 뒤 꾸준히 문을 두드리다가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전북 전주 완산을)로 국회에 입성한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경선에서 최형재 후보에게 패배했고 2018년 중소기업진흥공단(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돼 지난 1월까지 공직 생활을 했다. 올해 제21대 총선에 도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전북 전주을)로 다시 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최종 학력은 고려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다. 다시 권력을 쥐었다는 기쁨도 잠시. 이 의원과 이스타항공을 둘러싼 의혹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의원의 자녀들이 지배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는 자본금이 달랑 3000만원이다. 이것으로 100억원을 빌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가 됐다. 어떻게 빌렸을까. 해명 요구가 빗발치자 이 의원 측은 “적법하고 투명했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돈을 빌려준 사모펀드 투자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례적인 대출인 것을 보면 이 의원이나 특수관계인이 사모펀드에 투자했고 자금을 빌려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서는 참여연대가 국세청에 탈세 조사 요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논란이 불거진 뒤 이 의원은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의원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주식을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지분 헌납 자체가 무슨 의미인지, 이것으로 현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쏙 빠졌다. 심지어 이 의원은 종이로 된 입장문만 전달했을 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가 대신 읽었다. 얼마 전 지역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이 의원이 회사 상황과 관련해 밝힌 입장은 더욱 가관이었다. 이 의원은 방송에서 “법적, 도덕적 책임은 제주항공에 있다. 고용 승계와 미지급 임금이 중요하니 헌납한 지분으로 해결하자는 건데 제주항공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도민들이 향토기업인 ‘이스타항공 살리기 운동’에 나서야 하고, 정부의 지역 저비용항공사(LCC)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이 본인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사태 해결을 위한 계획은커녕 정부와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한 ‘유체이탈 화법’이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의원의 무책임한 행보가 계속되자 직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연일 이 의원의 의혹을 물고 늘어지면서 책임을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직원들과의 ‘노노갈등’도 불거졌다. 회사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 ‘네탓 공방’이 심화하고 있는 사이 제주항공은 오히려 계약을 파기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스타항공 기자회견 이틀 뒤인 지난 1일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 선결 조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선언한 것이다. ●업황도 나쁜데 부실기업 떠안을 필요 있나 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올 1분기 영업손실 638억원, 당기순손실 995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음먹었던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대유행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협상이 본격화한 뒤 두 차례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미루며 망설이던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인수가 54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찜찜한 마음은 영 가시지 않았다.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문제 등 이스타항공의 부실이 속속 드러나면서다. 그렇게 제주항공의 인수 의지는 점점 꺼져 갔다. 제주항공은 회사를 지키기 위한 냉정한 선택을 했을 뿐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스타항공의 부실이 비단 코로나19 탓만은 아니어서다. 국내 최초로 보잉 737 맥스 기종을 도입한 이스타항공은 이를 적극적인 홍보 수단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는 금방 독이 됐다. 2018년 말과 지난해 초 두 차례 발생한 추락 사고로 이스타항공의 해당 기종은 운항을 중단했다. 지난해 중순부터 확산한 일본산 불매운동 여파도 더해졌다. 당시 이스타항공 수익의 절반 정도는 일본 노선이 차지하고 있던 터라 타격은 심각했다. 이렇듯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는데도 경영진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이스타항공의 재무 사정은 빠르게 악화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가 발발하기 훨씬 전인 지난해 9월 이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항공업이 언제쯤 살아날지, 과연 회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시기에 부실 기업을 떠안는 것은 제주항공으로서는 커다란 부담이다. 제주항공의 직원들뿐만 아니라 모기업인 애경그룹, 나아가 주주들에게도 피해가 번질 수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를 두고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평가한다. 두 회사 사이 법정 공방은 불가피하다. 핵심은 지난 3월 이스타항공의 ‘셧다운’ 지시를 누가 했는지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최근 이석주(현 AK홀딩스 대표이사) 당시 제주항공 사장과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사장이 최 사장에게 셧다운을 권유하는 것으로 들리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제주항공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발뺌하고 있어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던 정부가 이스타항공에 “‘플랜B를 마련하면 추가 지원책을 고민해 보겠다”고 나섰지만, 명분이 없어 지원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중재에 나서기는 했으나 적극적으로 뭔가를 더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면 제주항공이 이렇게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특혜 논란이 있기 때문에 정부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 대통령에 서한…빌게이츠 “한국, 코로나 백신 선두”(종합)

    문 대통령에 서한…빌게이츠 “한국, 코로나 백신 선두”(종합)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회장이 SK바이어사이언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연간 2억 개 백신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빌 게이츠 회장은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에 보낸 서한을 통해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세계 선두에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빌 게이츠 회장의 서한 내용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과 게이츠 회장은 지난 4월 통화에서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한 바 있으며, 게이츠 회장이 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이츠 회장은 서한에서 문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과 대통령 내외의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게이츠 재단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고 코로나19 등 대응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하기를 희망한다”며 “훌륭한 방역과 함께 한국이 민간분야에서 백신 개발에 있어 선두에 있다”고 밝혔다.“SK,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개 백신 생산 기대” 또 게이츠 회장이 김정숙 여사가 최근 국제백신연구소(IVI) 한국 후원회 명예회장에 추대된 것을 축하하고, 백신의 공평하고 공정한 보급을 위한 세계적 연대를 지지하는 것에도 경의를 표했다고 윤 부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면서 “게이츠 재단이 연구개발을 지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개발되는 백신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어려운 처지 처한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또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목표로 하는 ‘라이트 펀드’에 대한 출자 규모도 확대하겠다고 서한에서 밝혔다. 라이트 펀드는 2018년 보건복지부와 게이츠 재단, 국내 생명과학기업이 공동 조성한 펀드로, 이를 통해 감염병 대응 기술을 위한 유망한 과제를 발굴해 2022년까지 500억원을 지원한다. 게이츠 회장은 지난달 개최된 글로벌 백신 정상회의에서 한국 측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대한 기여 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빌 게이츠 회장이 출자 규모를 늘린다라고 계획을 얘기했고, 우리 정부가 출자를 늘릴 것인 것과 관련해서는 결정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출자 규모를 빌 게이츠 회장이 그동안에 했던 출자 규모를 더욱 늘리겠다라고 하는 서한이 최근에 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할 것인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SK바이오사이언스, 제2의 SK바이오팜 되나 빌 게이츠 회장의 한 마디에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신전문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한 자회사로, SK케미칼이 지분 98.04%를 갖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AZD1222’의 국내 및 글로벌 공급을 위한 3자 협력의향서에 합의했다. AZD1222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군 가운데 가장 빨리 임상 3상에 진입한 물질이다. 임상에 성공할 경우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 ‘제2의 씨젠’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2021년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한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2의 SK바이오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달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SK바이오팜은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모가 4만9000원이었지만, 최근까지 주가가 20만원 가까이 올라 4배가량 주가가 뛰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서울광장] 한 번도 경험해 보고 싶지 않았던 나라/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한 번도 경험해 보고 싶지 않았던 나라/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2017년 4월 대선 후보로 뛰던 문재인 대통령이 ‘5G’를 ‘오지’라 읽었다가 곤욕을 치렀다.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파이브지”라고 해야지, 갖은 면박이 쏟아졌다. 그때 “오지가 어때서?” 감쌌던 사람, 내 주위에도 숱했다. 그랬던 사람들이 소탈해서 좋다던 문 대통령의 언어 사용법을 불편해한다. 다음달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귀중한 휴식을 드리고자 한다”고 굳이 메시지를 알렸다. 앉은 자리에서도 몇천만원씩 전세금이 뛰는데, 영영 무주택자 될까봐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는 판인데. 대통령은 지금 따뜻한 언어로 국민과 밀월을 이어 가자 할 때가 아니다. 소문이 갈수록 고약해진다. “6ㆍ17 한평생 내 집 마련 금지대책.” “이러다 부동산 대책 카드(현재 22장)로 포커 치겠네.” 이런 체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부는 집값 잡을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 집값이 올라야 보유세 양도세 취득세 온갖 이름의 세금폭탄을 때릴 거니까.” 세금징수론쯤은 그래도 양호했다. 양극화 기획 음모론은 무섭다. 다주택 팔라고 하면서 살 만한 집이나 수도권 대출은 다 묶어 놨다, 괜찮은 집은 현금 부자들만 ‘줍줍’해서 금수저 자식에게 주라는 얘기다, 서민들 기회 빼앗아 부자들 몰아주는 초양극화 정책이다, 중산층 무너져야 집 없는 서민들이 진보 정권에 계속 기댈 거 아니냐…. 추문은 꼬리를 물어 정치에 관심 없는 주부들 입에서조차 옮겨다닌다. 청와대는 팔짝 뛸 노릇일지 모른다. 소문의 진위는 중요하지 않다. 정책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이 팔짝 뛰게 두려울 일이다. 청와대 비서실 참모 교체설만 해도 그렇다.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감 잡지 못하고 있다. 청주와 반포 아파트 사이에서 줄타기하다 강남의 똘똘한 한 채 논란을 불붙인 노영민 비서실장은 유임. 여론을 못 이겨 아파트 두 채를 다 처분하게 된 포상인 모양이다. 강남 아파트 두 채를 계속 붙들고 있다 경질될 거라던 김조원 민정수석도 다시 유임. 마음을 돌려 한 채 처분하겠다니 뒤늦게 받는 보너스인가. 다주택 처분 안 하고 끝까지 뭉갠 이들이 경질되면 그들에겐 탈출구가 열리는 건가. 이런 인사 기준이 사실이라면 국민 분노를 얕잡아 본 것이다. 그들의 이중성에 분노하지만 손목을 비틀어 강남 집 몇 채 내놓게 한다고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사기는 망했다)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다주택 공직자들과 집 안 팔고 버티는 청와대 참모들을 보면 명료해지는 사실이 있다. 진보 정권의 유력자들이 기득권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그 진실을 그들만 모르거나 모른 척하며 집 부자를 손봐주겠다는 정책만 고집하는 형국이다. ‘1대99’ 이분법의 정책은 엉뚱한 곳으로 유탄을 날리고 있다. 국회 통과를 앞둔 ‘임대차 3법’만 해도 전세금을 아침에 밀어올리고 저녁에 또 밀어올리는 중이다. 갈지자 정책은 집 가진 자와 없는 자, 두 쪽으로만 세상을 가른 게 아니다. 정책의 불확실성은 위에서 아래로 또 그 아래로 시장의 먹이사슬을 맹렬히 가동시킨다. 맨바닥에서 하중을 받는 무주택자와 앞길 구만리 흙수저 청춘들은 꿈꿀 수 있는 것이 ‘환생’뿐이다. 서울 아파트 중간값이 9억원을 넘었다. 대출을 무차별 틀어막고서는 내 집을 엄두 내려면 현금 3억~5억원쯤은 쥐고 있으라 한다. 기득권에 편입된 정책 입안자들이 서민 사정을 알 리 만무하다. 그러니 이런 정책이 꿈쩍않고 버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을 돈 많이 들기로 소문난 스위스 유학을 어찌 그리 수월히 보냈는지, 윤미향 의원은 무슨 수로 현금만 모아 집을 몇 채나 샀는지. 자꾸 궁금한 이유다. 슈퍼 여당에서 강력한 부동산 법안들을 줄줄이 발의해 놨다. 임대차 계약 무기한 갱신, 아파트 전월세 금액을 지자체장이 정하는 법안도 끼어 있다. 의도가 정의에 가깝다고 어떤 결과든 눈감아 줄 수는 없다. 진보라 믿는 오랜 가치관을 이 와중에 한 번쯤 실험해 보고 싶은 건 아닌지, 정말 전월세 서민들을 도와줄 수 있겠는지 백번 고민부터 해보라 말하고 싶다. “나도 전세 살지만 저건 사회주의 정책 아닌가, 겁난다”는 댓글이 수두룩하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빠. 나폴레옹은 언제나 옳아.” 조지 오웰 ‘동물농장’에나 나올 낡은 프레임에 집 없는 서민을 가두지 말라. 누구를 견제할지가 아니라 누구를 최우선하는 정책을 펼지만 고심해야 한다. 국민 40% 이상이 집이 없는 사람들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문 대통령의 말에 “이런 경험은 한 번도 해 보고 싶지 않았다”고 대꾸하고들 있다. sjh@seoul.co.kr
  • “한 번도 경험해 보고 싶지 않았던 나라”

    2017년 4월 대선 후보로 뛰던 문재인 대통령이 ‘5G’를 ‘오지’라 읽었다가 곤욕을 치렀다.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파이브지”라고 해야지, 갖은 면박이 쏟아졌다. 그때 “오지가 어때서?” 감쌌던 사람, 내 주위에도 숱했다. 그랬던 사람들이 소탈해서 좋다던 문 대통령의 언어 사용법을 불편해한다. 다음달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귀중한 휴식을 드리고자 한다”고 굳이 메시지를 알렸다. 앉은 자리에서도 몇천만원씩 전세금이 뛰는데, 영영 무주택자 될까봐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는 판인데. 대통령은 지금 따뜻한 언어로 국민과 밀월하자고 할 때가 아니다. 소문이 갈수록 고약해진다. “6ㆍ17 한평생 내 집 마련 금지대책.” “이러다 부동산 대책 카드(현재 22장)로 포커 치겠네.” 이런 체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부는 집값 잡을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 집값이 올라야 보유세 양도세 취득세 온갖 이름의 세금폭탄을 때릴 거니까.” 세금징수론쯤은 그래도 양호했다. 양극화 기획 음모론은 무섭다. 다주택 팔라고 하면서 살 만한 집이나 수도권 대출은 다 묶어 놨다, 괜찮은 집은 현금 부자들만 ‘줍줍’해서 금수저 자식에게 주라는 얘기다, 서민들 기회 빼앗아 부자들 몰아주는 초양극화 정책이다, 중산층 무너져야 집 없는 서민들이 진보 정권에 계속 기댈 거 아니냐…. 추문은 꼬리를 물어 정치에 관심 없는 주부들 입에서조차 옮겨다닌다. 청와대는 팔짝 뛸 노릇일지 모른다. 소문의 진위는 중요하지 않다. 정책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이 팔짝 뛰게 두려울 일이다. 청와대 비서실 참모 교체설만 해도 그렇다.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감 갑지 못하고 있다. 청주와 반포 아파트 사이에서 줄타기하다 강남의 똘똘한 한 채 논란을 불붙인 노영민 비서실장은 유임. 여론을 못 이겨 아파트 두 채를 다 처분하게 된 포상인 모양이다. 강남 아파트 두 채를 계속 붙들고 있다 경질될 거라던 김조원 민정수석도 다시 유임. 마음을 돌려 한 채 처분하겠다니 뒤늦게 받는 보너스인가. 다주택 처분 안 하고 끝까지 뭉갠 이들이 경질되면 그들에겐 탈출구가 열리는 건가. 이런 인사 기준이 사실이라면 국민 분노를 얕잡아 본 것이다. 그들의 이중성에 분노하지만 손목을 비틀어 강남 집 몇 채 내놓게 한다고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사기는 망했다)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다주택 공직자들과 집 안 팔고 버티는 청와대 참모들을 보면 명료해지는 사실이 있다. 진보 정권의 유력자들이 기득권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그 진실을 그들만 모르거나 모른 척하며 집 부자를 손봐주겠다는 정책만 고집하는 형국이다. ‘1대99’ 이분법의 정책은 엉뚱한 곳으로 유탄을 날리고 있다. 국회 통과를 앞둔 ‘임대차 3법’만 해도 전세금을 아침에 밀어올리고 저녁에 또 밀어올리는 중이다. 갈지자 정책은 집 가진 자와 없는 자, 두 쪽으로만 세상을 가른 게 아니다. 정책의 불확실성은 위에서 아래로 또 그 아래로 시장의 먹이사슬을 맹렬히 가동시킨다. 맨바닥에서 하중을 받는 무주택자와 앞길 구만리 흙수저 청춘들은 꿈꿀 수 있는 것이 ‘환생’뿐이다. 서울 아파트 중간값이 9억원을 넘었다. 대출을 무차별 틀어막은 상황에서 내 집을 엄두 내려면 현금 3억~5억원쯤은 쥐고 있으라 한다. 기득권에 편입된 정책 입안자들이 서민 사정을 알 리 만무하다. 그러니 이런 정책이 꿈쩍않고 버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을 비싸기로 소문난 스위스 유학을 어찌 그리 수월하게 보냈는지, 윤미향 의원은 무슨 수로 현금만 모아 집을 몇 채나 샀는지. 자꾸 궁금한 이유다. 슈퍼 여당에서 강력한 부동산 법안들을 줄줄이 발의해 놨다. 임대차 계약 무기한 갱신, 아파트 전월세 금액을 지자체장이 정하는 법안도 끼어 있다. 의도가 정의에 가깝다고 어떤 결과든 눈감아 줄 수는 없다. 진보라 믿는 오랜 가치관을 이 와중에 한 번쯤 실행해 보고 싶은 마음은 한 치도 없는지, 정말 전월세 서민들을 도와주겠는지 백번 고민부터 해보라 말하고 싶다. “나도 전세 살지만 저건 사회주의 정책 아닌가, 겁난다”는 댓글이 수두룩하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빠. 나폴레옹은 언제나 옳아.” 조지 오웰 ‘동물농장’에나 나올 낡은 프레임에 집 없는 서민을 가두지 말라. 누구를 견제할지가 아니라 누구를 최우선하는 정책을 펼지만 고심해야 한다. 국민 40% 이상이 집이 없는 사람들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문 대통령의 말에 “이런 경험은 한 번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대꾸하고들 있다.
  • ‘4흘’이라고 쓴 기자들, ‘사흘’과 ‘부결’이 검색어 되는 요즈음

    ‘4흘’이라고 쓴 기자들, ‘사흘’과 ‘부결’이 검색어 되는 요즈음

    처음에는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다음달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사흘을 연휴로 쉬게 되자 다음날 실시간 검색어로 ‘사흘’이 올라왔다. 밀레니얼이 시작되기 전에 학교를 모두 마친 이들은 어리둥절했다. ‘아니 그런 것도 몰라’ 싶었던 것이다. ‘사흘’은 ‘3일’을 뜻하는 순우리말인데 일부는 한자어로 잘못 알기도 했다. 급기야 23일 한 조간 신문 오피니언 면의 칼럼에 소개될 정도였다. 수두룩하게 달린 댓글들을 보니 아연 실색할 정도였다. 본인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모른 채 함부로 내갈긴 댓글들이 적지 않았다. 물론 장난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 ‘꼰대들 놀리느라’ 그러는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결국 화살은 ‘기레기’에게 날아오고 있었다. 창피해서 말도 못하겠고, 내 가슴에 살이 박히는 것 같다. 아래 사진을 보면 어엿한 매체가 내보낸 기사 제목에도 ‘4흘’ 같은 엉터리 표현이 있다. 이건 무지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훈련의 부재’를 드러낸다. ‘4흘’ 같은 제목을 본 이들은 ‘사흘’을 ‘4일’로 오해하거나 혼동했다고 발뺌할 수 있게 됐다. 그러게 ‘삼흘’이라고 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큰소리를 치는 이도 있었던 것이다.조금 경우와 정도가 다르지만 잠깐만 인터넷 세상을 살피면 이런 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2일 ‘공무원 4개월간 월급 모아 1억8천만원 기부’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별다른 문제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공무원들’이라고 했어야 오해의 여지가 없는 제목이다. ‘넉달 동안 그 돈을 모으려면 한달에 얼마 모아야 하나’ 머리를 굴려야 하는데 제목은 그 자체로 완벽해야 한다. 하기야 조회 수 늘리려고 꼭 들어가야 할 말을 빼거나 주어와 술어를 부러 일치하지 않게 쓰는 경우도 있다. 23일 ‘세계 최대 컨선’이란 제목도 눈에 띈다. 컨테이너선이란 건데 이렇게 말을 마구 줄이는 현상의 폐해도 심각하다. 말과 글의 뜻과 씀씀이를 파악해 쓰고 최대한 지켜야 할 것들은 지켜야 하는데 이런 걸 가르치려 들면 ‘꼰대’란 비아냥 듣기 딱 좋은 요즘이다. 언론사 내부에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의 중요성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를 빨리 양산하고 이를 부추기는 문화가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이것도 바로잡아야 한다. 23일 오후 검색어 상위 순위에 ‘부결’이 떠올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탄핵하자는 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는데 이게 또 검색어로 오르내린다. 지하철이나 버스 타면 책 보는 사람은 없고 모두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입시 논술을 파하면 글이란 것을 써보지 않는 영상세대에 벌어지는 현상인가 싶기도 하다. 며칠 전 출판 일에 정통한 선배들과 글과 책 읽는 법을 제대로 훈련시키는 일을 해보자고 뜻을 세우기도 했는데 ‘4흘’이란 만만찮은 벽에 턱 막힌 기분이다. 어찌한단 말인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단 열흘이라도… 짧지만 강렬하게 관객과 통하리라

    단 열흘이라도… 짧지만 강렬하게 관객과 통하리라

    설문 1위 ‘조씨고아…’ 폐막일 한 회차 더‘잃어버린 얼굴 1895’ 2번 연기 끝 첫 무대객석에 앉은 관객, 그들을 마주한 무대는 공연을 준비한 이들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더욱 관객과 무대가 절실해졌다. 특히 정부의 공공시설 폐쇄 및 운영 중단 방침으로 올해 상반기 랜선으로만 관객들을 만나야 했던 국공립 예술단체가 유독 그렇다. 애써 준비한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온라인 중계로 바뀌면서 객석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배우와 스태프들은 어느 때보다 처절하게 경험했다. 정부가 이번 주부터 공공시설 운영 재개를 밝혔지만 국공립 예술단체 공연 중에는 오는 26일에 폐막하는 게 수두룩하다. 새 작품이 예정돼 있어 기간 연장을 꿈도 못 꾼다. 이 기간 짧지만 강렬한 소통을 할 뿐이다. 국립극단은 올해 창단 70주년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선포한 2020 연극의 해를 맞아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특별공연으로 야심 차게 준비했다. ‘조씨고아…’는 지난해 국립극단이 현존하는 모든 연극 작품을 대상으로 4052명에게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극단의 대표 작품이었다.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26일까지 한 달 남짓 공연이 예정됐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확산 움직임에 개막일이 하염없이 미뤄졌다. 그러다 지난 1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고, 배우들과 스태프는 물론 팬들의 아쉬움까지 더해 오는 26일 폐막일 공연을 한 회차 더 늘리기로 했다. 조씨고아 역을 맡은 이형훈 배우는 22일 “열심히 준비해 온 작품이 관객 여러분과 비로소 만나게 되어 기쁘다”면서 “한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린 공연 재개인 만큼 짧은 기간이나마 감동을 드릴 수 있는 무대를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예술단의 창작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반쪽’ 공연을 하게 됐다. 공공시설 운영 중단 조치가 길어지면서 지난 8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이 두 차례나 밀렸다. 첫 개막일이었던 8일 객석에는 취재진과 스태프들만 듬성듬성 앉아 드레스 리허설을 지켜봤는데 무대 위 웅장함과 선 굵은 연기들이 허공에 울리는 것 같은 쓸쓸함이 엿보였다. 차지연 배우와 더블 캐스팅으로 명성황후를 연기하는 배우 박혜나는 “첫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객석을 지켜주신 관객들을 보니 눈물이 흘렀다”면서 “공연의 완성은 관객이고 관객 없이는 공연이 완성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단 일주일 남짓 무대가 예정돼 있지만 그사이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아직도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박혜나는 “매회 아쉬움과 두려움, 감사함과 간절함이 커진다”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22일 막을 열었다 일주일 만에 공연을 멈추게 된 정동극장의 민간 공동기획 뮤지컬 ‘아랑가’도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거리두기 좌석으로 매회 120~130석 규모만 운영되지만 객석이 거의 꽉 찰 정도로 배우들만큼이나 관객들의 기다림도 느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가르치지 말고 느끼게 해줘야… 땀을 믿으면 흔들림이 없죠

    가르치지 말고 느끼게 해줘야… 땀을 믿으면 흔들림이 없죠

    실업배구 슈퍼리그가 한창이던 2004년 1월 어느 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남자 올스타전을 마친 네 명의 감독이 은밀히 한자리에 모였다. 깜깜한 강남 역삼동의 한 골목 어귀. 일요일 밤인데도 어스름 불 밝힌, 크지도 좁지도 않은 카페에서 넷은 무릎을 맞대고 ‘작당’을 시작했다.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김호철 현대캐피탈, 차주현 대한항공과 최삼환(작고) 상무 감독. 군 시절 같은 훈련소 동기이기도 했던 이 네 명의 실업배구단 감독들은 ‘배구도 프로화돼야 한다’는 절대 명제를 두고 새벽 동이 밝도록 침이 마를 때까지 토론을 벌였다. 사실 이전부터 배구인들의 프로화 열망은 몇 년을 두고 넓디넓게 퍼졌던 터였다. 결국 그해 12월 31일 프로배구연맹이 탄생하고 이듬해 2월 20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첫 대결로 프로배구 V리그가 시작됐다. 이들 네 감독은 실업 딱지를 떼고 프로 간판을 단 각 팀의 사령탑으로 그대로 중용됐다. 그러나 특히 ‘지도자’ 신치용에게 실업배구가 ‘서론’이었다면 프로배구는 ‘본편’이었다. 그는 “그때 바야흐로 내 배구 인생 2막이 시작됐다”고 했다. 1995년 첫발을 내디딘 삼성화재에서 꼭 10년 동안 슈퍼리그를 8차례 제패한 그는 비슷한 기간 V리그에서도 8회 우승을 일궈냈다. 햇수로 11년을 프로 코트에 몸담았다가 제자들에게 바통을 물려주고 떠난 지 5년째인 지금 그는 ‘신 촌장’으로 불린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의 수장이다. 지난해 2월 임기 2년의 촌장 자리에 앉았으니 벌써 1년 6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임기 반년을 남긴 신 촌장을 충북 진천선수촌장실에서 만났다. 반색하며 맞았지만 그의 첫마디는 “이제 배구 이야기는 그만합시다”였다.-그렇긴 하지만 배구 이야기를 뺄 수는 없다. 가장 애착이 가는 배구 기록은 무엇인가. “모든 기록이 다 소중하긴 하다. 그중에서도 슈퍼리그 77연승은 내가 생각해도 정말 쉽지 않은 기록이다. 1995년 삼성화재 초대 감독에 앉았을 때 우리 팀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하루도 빼먹지 않고 생각했다. 나를 감독으로 발탁한 이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 팀의 가장 좋은 전략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궁리에 궁리를 거듭했다. 결론은 ‘경기에서 이기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그게 77연승의 원동력이자 전략으로 발전했다. 매 경기를 목숨 걸고 했다. 77연승은 그 결과다.” -줄가자미라는 생선으로 유명한 경남 거제 출신이다. 그 생선을 닮아서 ‘신치용 배구’가 찰지다는 얘기들을 한다. “일본말로 이시가리라고 하는데, 한번 먹자는 약속을 여태 못 지켜 죄송하다. 그게 봄철에만, 그것도 잠깐 동안만 나오는지라 여간해선 맛보기 쉽지 않다(웃음). 찰지다는 얘기가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거제를 떠나기 전부터 시작해 48년 동안 줄곧 배구를 놓지 않았고 그 가운데 32년을 지도자로 보냈다. 한국전력 코치, 감독을 거쳐 삼성화재 감독으로만 21년이었다. 전에는 프로야구 김응룡 감독님이 18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셨는데, 내가 그 기록을 깼다. 일개 선수로 시작해 지도자로 자수성가했다. 야망이 없었다면 못 이룰 일들이다. 이만 하면 몸값 비싼 이시가리에 비유할 만하지 않은가.” -말 나온 김에 지도자 이야기 좀 해 보자. 어떻게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나. “거제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배구를 시작했다. 포지션은 알다시피 세터였다. 1977년 국가대표에 뽑혔지만 늘 후보로 ‘닭장’(대기선수) 신세였다. 밀양에서 배구를 시작한 동갑내기 김호철 감독이 더 잘했기 때문이다. 1980년을 넘기고는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고 소속팀 한국전력에서도 은퇴해 일반 사원으로 일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작고한 양인택 당시 감독이 플레잉코치로 호출했다. 이때가 지도자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삼성화재 감독이 될 때까지 12년간 양 감독의 용병술과 전략·전술을 배웠다.” -지금까지 리더십에 관한 강의도 제법 많이 했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최고 덕목은 무엇인가. “난 선수 생활을 길게 하진 않았지만 지도자로서 할 것은 다했다. 지도자는 선수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배구판에서는 선수들이 감독이나 코치한테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많이 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제자’라고 부르거나 일컬은 적이 없다. 잘잘못을 스스로 느끼게 한 적은 있어도 이러쿵저러쿵 가르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팀의 중심은 선수이고 감독이나 코치는 선수들을 도와주는 스태프에 지나지 않는다. 감독이 선수를 이겨야 할 이유가 없다. 그들을 잘 보듬어서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나는 지금까지 하루에 한 시간 반분씩 트레드밀(러닝머신) 타는 걸 빼먹은 적이 없다. 술 먹고 그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고픈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선수들의 눈이 두렵다. 피하는 것이 아니라 떳떳해지려고 뛰는 것이다.” -지금 프로배구 감독 중에는 삼성화재 출신들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신치용 사관학교’라는 말도 있다. “OK저축은행을 맡았던 김세진, 지금 맡고 있는 석진욱을 비롯해 우리카드 전현 감독 김상우·신영철, 지금도 현대캐피탈을 지휘하는 최태웅, 삼성화재 신진식,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 등이다. 그러고 보니 남자부 7개팀에서 지금 현역으로 뛰는 감독만 4명이다. 이들 모두 나와 함께 삼성화재 배구의 전성기를 일궈낸 후배 감독들이다. 리베로 출신은 빠졌지만 이들을 한 팀으로 꾸리면 좌진식·우세진, 가운데 김상우, 왼쪽에 석진욱 등 고스란히 슈퍼리그~V리그 초반의 삼성화재 모습 그대로다.” -가장 애착이 가는 후배 감독은 누구인가. 굳이 한 명을 꼽으라면.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열 개 중 있겠나. 굳이 한 명만 뽑으라면 지금 우리카드를 맡고 있는 신영철 감독이다. 내가 코치 생활을 하던 1988년 한국전력에 입단했고 이후로도 오랜 시간 같이했다. 같은 세터 출신이라 더 각별했던 것 같다. ‘바늘과 실’에 비유되기도 했다. 1996년 삼성화재로 팀을 옮긴 3년 뒤 은퇴한 그를 코치로 기용했다. 우리는 감독과 코치로 실업리그 7연패를 이끌었다. 삼성 출신의 많은 후배 감독들이 코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래서 신 감독은 내게 특별하다. 말은 어눌한 것 같아 보이지만 두뇌 회전이 남다르다. 그것까지 날 빙의했다고 하더라.” -감독 시절 가장 기억나는 선수는. “수없이 많다. 지금 전현 감독들과 겹치지만 창단 멤버로 첫 우승을 일궜을 때 김세진, 김상우는 말할 것도 없고 누구 하나 허투루 기억할 선수는 없다. 다만 이들에 가려 제대로 뛰어 보지도 못하고 그늘에서 은퇴를 맞았던 선수들이 이들만큼 많다. 그들에게는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감독은 악역이다. 모두를 품고 싶지만 머리 따로, 가슴 따로 돌려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하는 선수들을 마주할 때는 더욱 그렇다. 현대캐피탈에 있던 박철우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면서 데려올 당시, 그쪽에서 최태웅을 보상선수로 찍었다. 보호선수로 손을 못 대게 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가장 섭섭했을 것이다. 장병철은 더 하라는 만류를 뿌리치고 은퇴한 경우다. 2007년 신진식, 김상우, 방지섭 셋을 한꺼번에 은퇴시켰을 때는 이가 한꺼번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요즘 스포츠계가 고 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어수선하다. 스포츠 폭력을 바로잡을 묘책은 무엇인가. “삼성화재 감독을 지낼 당시 경기 분당체육관 입구에 ‘본립도생’이라고 쓴 커다란 액자가 걸려 있었다. ‘기본이 돼 있으면 자연스럽게 나아갈 길이 보인다’는 뜻이다. 배구 감독 시절은 물론이고 지금 선수촌장으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비로 이것이다. 사람을 상대할 때 가장 기본은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다. 선수 간, 혹은 선수와 지도자 간도 마찬가지다. 기본을 지키면 폭언과 폭력이 난무할 이유가 없다. 선수는 체력과 기술 연마에, 지도자는 그 선수를 돕는 일련의 프로그램에 집중하면 된다. 한국전력 코치를 처음 맡은 1983년 슈퍼리그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그리고 시대가 분명히 다르다. 선수의 개성과 특성도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정보 시대다. 컴퓨터만 켜면 운동 방법을 비롯한 온갖 정보가 쏟아진다. 선수들을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훈육하는 시대는 먼 옛날 일이다. 선수들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여건과 길을 만들고 보여 줘야 한다. 그게 이 시대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선수들도 훈련 외에는 자신을 지켜줄 사람이 없다고 믿어야 한다. ‘신한불란’(땀을 믿으면 흔들림이 없다)이란 말을 믿어야 한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졌다. 임기가 반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난해 선수촌장 제의를 받고서 남은 일생의 목표를 올림픽에 걸겠다는 각오로 수락했다. 선수촌장으로 발탁된 건 배구 지도자 시절 팀을 잘 관리하고, 최강의 조직력으로 다듬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 지도자, 경영인 등으로 쌓은 경험을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넉 달째 텅 빈 선수촌을 바라보니 허탈감마저 느낀다. 선수 없는 선수촌은 팥 없는 찐빵이나 다를 바 없다. 연임에 관해선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몫이다. 다만 지금의 내 직분에 맞게 선수촌장으로서의 할 일에 집중할 뿐이다. 그게 지금의 상황에서 내가 지켜야 할 ‘기본’이다.” 글 사진 진천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세종시 ‘의문의 1패?’, “고위 공직자는 아파트 팔고 인구는 처음 줄었다”

    세종시 ‘의문의 1패?’, “고위 공직자는 아파트 팔고 인구는 처음 줄었다”

    세종시 ‘의문의 1패?’ 2012년 7월 출범 후 단 한번도 쪼그라든 적이 없는 세종시에서 다주택 고위 공직자 대다수가 이곳 아파트를 처분해 ‘똘똘한 한 채’에서 수도권에 밀리고, 인구마저 처음 감소해 성장에 한계가 온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윤성원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이 서울 논현동 아파트(83.7㎡)를 남기고 세종시 소담동 아파트(59.9㎡)를 팔기로 하고 이달 초 매도 계약을 맺었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은 송파구 오금동(84.9㎡),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은 용산구 이촌동(84.8㎡),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초구 잠원동(84.9㎡) 등 서울 아파트를 남기고 모두 세종시 아파트를 매각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과천시 중앙동 아파트(167.7㎡)를,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의왕시 아파트(127.9㎡)를 유지하고 모두 세종 아파트를 판 것으로 드러나 세종시 부동산 전망이 경기지역보다도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정부에서 다주택 고위 공직자에게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한 상황이어서 일부 부처의 다주택 간부들도 세종시 아파트 처분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머잖아 서울 강남 못지 않을 것”이라는 세종시민과 공무원의 기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세종호수공원이 한눈에 보이는 더샵레이크파크 84㎡형 아파트가 서울 강북지역 중위매매가격(6억 5505만원)을 웃도는 7억원 안팎으로 오르는 등 분양가에 비해 2배 넘는 아파트들이 수두룩하다.세종시 부동산중개업소 주인 노모(52)씨는 “퇴직 후 실거주 등을 감안해 수도권 아파트를 선택하지 않았겠느냐”며 “세종시는 2030년 목표 인구가 50만이고 80만명까지 바라봐 여전히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앙부처가 이전한 신도시 6개 생활권 중 5와 일부 6 생활권만 남아 아파트 분양이 3분 2 넘게 끝났다. 올 상반기는 분양이 전혀 없었다. 신도시 10만 6000 가구 중 절반이 부처 공무원 등에게 특별공급된 상황에서 고위 공무원조차 이를 먼저 처분하면서 ‘먹튀’ 논란이 이는 것이다. 때 마침 시 출범 8년 만에 인구도 처음 줄었다.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외국인을 뺀 인구가 34만 5341명으로 5월 말보다 32명 감소했다. 2012년 10만 3127명으로 출범한지 6년여 간 단숨에 30만명을 돌파한 기세와 비교해 성장성이 우려됐다.이희진 시 부동산관리담당은 “인구가 급감하지 않는 한 아파트 값은 유지할 것이고, 요즘도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 관계자는 “성장 동력이 좀 떨어진 것은 맞지만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충북 청주, 충남 공주 등 값이 오르는 인근 부동산을 잡으려고 옮겨가 일시 나타난 인구 감소”라며 “수도권 인구를 끌어들여 당초 국토균형발전 목표를 이루려면 국회의사당, 청와대 집무실 등을 추가 유치해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 시에서도 온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광역단체장 3명 중 1명 다주택… 포기 쉽지 않은 ‘똘똘한 한 채’

    광역단체장 3명 중 1명 다주택… 포기 쉽지 않은 ‘똘똘한 한 채’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강남 아파트 보유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2주택자이거나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서울 등 수도권에 ‘똘똘한 한 채’를 가진 광역자치단체장들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9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기준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7개 광역단체장(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포함) 가운데 2주택자는 5명, 1주택자는 11명, 무주택자는 박원순 서울시장 1명이었다. ●송하진·이시종 지사 등 ‘제2의 노영민’ 2주택자는 이춘희 세종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이용섭 광주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다. 이춘희 시장은 경기 과천시 별양동(8억 7200만원) 아파트와 세종시 집현리 3억 5000만원 상당의 아파트 분양권을 보유 중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배우자 이름으로 경북 영천시 다가구주택(5억 8000만원)과 울산 중구 우정동 아파트(4억 7000만원)를 갖고 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7억 2500만원)과 같은 지역에 또 다른 1채(6억원)가 있다. 변 권한대행은 “본인 이름으로 된 아파트에는 오래전부터 부모님이 살고 있으며, 또 다른 주택은 아내와 자녀가 거주한다”고 밝혔다. 1주택자라고 하더라도 지역구가 아닌 수도권에 ‘똘똘한 한 채 보유’가 대다수였다.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제2의 노영민’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11억 7600만원)를 보유한 채 지역 관사에 살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서울 송파구 방이2동에 아파트(12억 2400만원)를 가지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서울 용산구 용산동 5가 아파트(10억 7000만원)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 역시 서울 노원구 집을 두고 대구 관사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최문순 강원지사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집을 두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역 단체장들이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서울과 수도권에 ‘똘똘한’ 한 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지역구 팔고 수도권 소유, 주민 무시 처사” ‘공직자의 다주택’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이들도 좌불안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광역자치단체 관계자는 “지역 주민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똘똘한 한 채를 포기하고 자신의 지역구에 집을 마련하려고 고민하는 단체장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전국종합
  • [단독]부동산 정책 좌우하는 국토위·기재위에 다주택자 수두룩

    [단독]부동산 정책 좌우하는 국토위·기재위에 다주택자 수두룩

    부동산 정책 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에 속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33명 중 6명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들에게 ‘거주목적 외 주택의 처분서약’ 작성을 권고한 바 있다. 2년 안에 매각을 권고했지만, 실제 이행률이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6일 서울신문이 참여연대와 한국도시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주거권 네트워크’가 공개한 다주택 국회의원 자료(21대 총선 출마 당시 신고 재산 기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부동산 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국토위와 기재위 소속 의원 중 다주택자는 7명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천준호 의원은 서울 도봉구 아파트를 팔아 1주택자가 됐고, 정성호 의원은 3채 중 경기 연천군의 연립주택을 판 것으로 파악됐다. 재산 신고 당시보다 다주택자가 1명 줄어든 6명이 되긴 했지만, 이해 충돌 가능성은 여전하다. 두 상임위 소속 의원 6명이 보유한 부동산 13채 중 비규제 지역의 부동산은 2채에 그친다. 나머지 11채는 모두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이다. 특히 김회재(국토위·전남 여수을) 의원이나 양향자(기재위·광주 서구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서울이나 경기 수원 등 수도권에만 2채 이상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통합당이 이날 의원들의 상임위원회 배정을 발표하면 두 상임위의 다주택 국회의원은 1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통합당 의원 103명 중 다주택자는 40명(38.8%)이다. 두 상임위 외에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지방세 특례제한법을 다루는 행정안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범위를 넓히면 다주택 의원은 민주당만 11명이다. 다주택 국회의원들이 소득세법, 종합부동산세법, 주택법 등 부동산 관련 법안을 심사하는 것은 공익과 사익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다주택 의원들이 관련 상임위에 활동하면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거주목적 외 주택을 처분한 의원이 어느 정도인지 공개하고, 다주택자는 관련 상임위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초보 야구감독의 경영 철학 ‘숫자 너머 사람 마음을 보라’

    초보 야구감독의 경영 철학 ‘숫자 너머 사람 마음을 보라’

    회사 경영난에 산하 야구팀 해체 위기인사고과로 해고하는 임원진과 달리데이터에 가려진 선수 마음 읽는 감독 루저 성장 서사 속 경영자 ‘이즘’ 발견 올 초 인기리에 종영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겨울 이야기’다. 박민규 작가의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만년 꼴찌 삼미의 팬이었던 소년 이야기다. 이토록 유독 야구에 관해서는 꼴찌, 루저를 다룬 얘기가 많다. 야구가 워낙 인간사를 집약한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야구판에서의 루저가 곧 사회에서의 루저로 이어지는 까닭도 있는 것 같다. 루저의 성장 서사 만큼 흔하지만 재밌는 것도 없다.소설 ‘루스벨트 게임’도 야구 루저에 관한 얘기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작가 이케이도 준의 밀리언셀러가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한국에서는 ‘케네디 스코어’로 통하는 ‘루스벨트 게임’의 뜻은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임 스코어는 8대7”이라는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말에서 따왔다. 전자부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중소기업 아오시마제작소는 사회인 야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는 잘나갔지만, 지금은 패배의 연속이라 회사 직원들도 응원을 꺼리는 팀이다. 팀의 감독은 에이스 투수, 4번타자와 함께 업계 라이벌이자 야구로도 경쟁 중인 미쓰와전기로 내빼버렸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여파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내부에서는 야구팀을 해체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오후에는 줄곧 훈련을 하며, 대개가 파견직원으로 이뤄진 야구팀을 보는 눈길이 고울 수가 없다. 여기에 고교 야구팀 감독 경험이 전부라는 햇병아리가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다. ‘루스벨트 게임’은 짜릿한 야구의 승부와 긴박한 기업 경영의 세계가 절묘하게 겹쳐 재미를 만들어 낸다. 데이터의 세계인 야구와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도 작지 않은 부분에서 데이터에 기반한다. 구조조정을 결정한 아오시마제작소는 숫자로 매겨진 인사고과에 따라 직원 해고를 결정한다. 이때 기초가 되는 숫자는 객관적으로 보이지만, 기실 객관적이지 않다. 해당 사원과 다툼이 있는 상사가 결정권자로서 점수를 매기고, 본인 자신은 일 안 하는 한량인 경우가 수두룩하다. 구조조정을 실무적으로 진행하는 총무부장이자 야구팀 담당자 미카미의 고민은 여기서 온다. 데이터 너머의 사람을 보는 것이 미카미의 일인 탓이다. 대학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해 선수 기용에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신임 다이도 감독에게, 데이터는 무기이기보다도 선수들 마음을 읽는 지표다. 숫자 너머를 봐야 한다는 깨달음은 회사 전체를 경영하는 임원진에게는 철학일 수밖에 없다. 아오시마제작소의 전임 사장이자 지금은 회장으로 물러난 아오시마는 현 사장인 호소카와에게 말한다. “해고가 따르는 사람의 숫자를 줄일 때에는 경영자의 ‘이즘’(ism)이 필요하네”(55쪽) ‘루스벨트 게임’이 말하는 8대7이라는 스코어는 득점도, 실점도 많이 했다는 뜻이다. 이 소설에 점수를 매기라면 사실 ‘루스벨트 게임’이 될 것 같다. 속도감 있는 전개, 통쾌한 대사 등이 주는 재미가 득점의 영역이라면, 착한 사람들의 얘기가 주는 오글거림은 실점의 영역에 속한다. 그럼에도 세상을 바꾸는 것은 착한 사람들이 품는 희망이라는 전제를 감안하면, 소설을 읽으며 오글거림에 대처하는 항마력(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이나 사진을 보고 버틸 수 있는 수치를 뜻하는 신조어)이 조금은 늘어날 것 같다. ‘7대0의 열세라면 8점을 빼앗으면 되지 않는가?’라는 소설의 주제는 야구에서도, 인생에서도 실현 가능하기 때문에.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허가 없이 아무 배나 ‘無法 바다’… 어민들 “北中 누가와도 몰라”

    허가 없이 아무 배나 ‘無法 바다’… 어민들 “北中 누가와도 몰라”

    “바다에 나가면 죄다 레저보트여유. 해무가 자주 끼는 요즘에는 코밑까지 다가오는 것도 몰라 깜짝깜짝 놀래유.”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 어촌계장 박기복(70)씨는 2일 “레저보트가 고장이 잦아 표류하고 어선과도 자주 충돌하는데 아무런 통제를 안 한다”면서 “보트도 위치발신장치를 달도록 해 어선처럼 누구 것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이런 허술한 상황에서 북한 애들이 보트를 타고 무더기로 밀고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했다. 밀입국 중국인한테 해상 경계가 3차례나 뚫린 태안 앞바다는 수많은 어선, 해삼 등을 훔치는 절도단 보트, 낚시와 물의 향연을 즐기는 레저보트와 카누 등이 마구 뒤엉켜 있다.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피서객과 낚시꾼도 들끓어 바다와 해안은 배와 인파로 넘친다. 남북 관계 경색으로 군함과 경비정까지 늘어 서해안 전역에 긴장감까지 감돌지만 밀입국 차단 실패로 안보 해이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선박 식별 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레저보트 등 식별불가 선박 뒤섞여 혼잡 박씨는 속사포로 불만을 쏟아냈다. “대충 면허 따고 1500만원만 주면 보트를 사유. 이걸로 몇 명이 밤낮을 안 가리고 몰아대며 낚시하고, 어민들이 피땀 흘려 만든 해삼·전복·바지락 양식장도 마구 돌아다니쥬. 그런데도 단속하지 않아유.” 박씨는 “이러다 보트와 부딪치면 해경이 (덩치가 커 가해자이기 십상인) 어선만 잡는다”면서 “레저보트가 점점 늘어 큰일”이라고 했다. 이어 “밀입국 사건과 남북 갈등이 심해선지 군함도 자주 보인다”며 “그래도 밀입국 때처럼 또 뚫릴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23일 두 번째 밀입국 보트를 발견해 신고한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 어촌계장 이충경(49)씨는 “주말이면 마을 앞바다에 레저보트가 수두룩하다. 동호회들도 1인용 카누를 차량에 싣고 우르르 몰려온다”면서 “안개가 끼면 보통 위험한 게 아닌데도 출항신고 절차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피서철인 요즘 주말에는 외지인이 1500명이나 몰려온다. 얼마 전보다 4~5배 늘었다”며 “주민들이 애써 키우는 해삼, 전복 붙은 돌을 마구 뒤집어 싸우기도 한다”고 했다. 태안에 등록된 레저보트만 493척, 전국적으로는 3만척에 이른다. 문희경 태안군 주무관은 “주로 수도권 보트족이지만 전북, 강원도에서도 온다”고 전했다. 서울 2316척, 경기 5093척이다. 문 주무관은 “등록 대상이 아닌(엔진을 달지 않은) 카누는 몇 척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밀입국 보트도 수산물 도둑 살피다 발견 밤이 오면 유튜버들이 들이닥친다. 바닷가나 얕은 물에서 조개 등을 잡는 ‘해루질’을 찍으려고 20~30명씩 떼로 온다. 이씨는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바닷가를 헤집어 놓는다”며 “5년 전부터 이런 일이 일상이 되다 보니 밤에 사람이 몰려다녀도 의심을 안 한다”고 했다. 그는 “6월부터는 바닷물이 맑아지는 ‘청물’ 때여서 도둑도 날뛰는데 요즘은 해삼이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밀입국 보트도 수산물 도둑이 있는지 살피다가 발견했다고 이씨는 말했다. 그는 “마을 앞바다 해삼 양식장을 망원경으로 보다가 해안 쪽으로 돌리니 외진 자갈밭에 보트 한 척이 있더라. 수상해서 다가갔더니 보트에 있는 물품이 다 한자로 쓰여 있었다. 어민은 잘 안 갖고 다니는 우비도 있고. 기름통이 지난 번 이웃이 발견한 밀입국 보트에 있던 것과 똑같더라”고 회고했다. 이씨는 곧바로 군부대에 신고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4월 20일에도 중국인 5명이 밀입국하고 버린 1.5t급 고무보트가 발견됐다. 밀입국자들은 태안이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가장 가깝고 이 가운데 의항리는 해경 파출소가 없어 타깃으로 삼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3년 전쯤 파출소가 철수하면서 북쪽으로 학암포파출소가 8㎞쯤, 남쪽으로 모항파출소가 10㎞ 떨어져 있어 해변의 경계가 좀 허술하다”고 했다. 해경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으로 해경이 해체돼 조직과 인력을 축소하면서 파출소를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오래전에 주민 편의 등을 이유로 해변 철조망까지 철거돼 육지 침투가 훨씬 더 쉬워졌다. ●서해, 섬 많아 레이더 피하기 쉬워 산둥성 웨이하이(威海)에서 태안까지 바닷길로 360㎞가 넘는다. 이번 밀입국 보트는 시속 30노트(55㎞) 정도로 7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14~17시간이 걸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트로 왔다”는 이들의 진술로 미뤄 엔진과열 등을 우려해 20노트(37㎞)로 몰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4~7시간이 더 걸렸다. 서해안 지역 사단 작전보좌관을 지낸 이득운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동해와 달리 서해는 섬이 많다. 레이더를 피하려고 섬 옆에 은폐하면서 천천히 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거꾸로 대한민국 최대 규모 8조원대 사기범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한 곳도 태안이다. 조희팔은 2008년 남면 마검포항에서 어선을 타고 영해 12해리(22㎞)를 넘어 공해상까지 간 뒤 중국 배로 갈아타고 도주했다. 당시 태안해경 서장은 직위 해제됐다. 서해안은 2000년대 전까지 간첩 침투 사건이 적잖았다. 1980년 9월 태안 천수만에서 간첩선이 적발돼 간첩 8명이 자폭하고 1명이 생포됐다. 1995년에는 남파간첩 2명이 권총과 독총으로 무장하고 충남 부여에서 군경과 교전을 벌이다 1명이 사살되고 김동식이 생포됐다. 교전 중 경찰 2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반잠수정으로 서해 공해를 거쳐 제주 성산포로 침투한 뒤 부여에서 접선하다 발각됐다. 이 교수는 “1990년대까지 간첩 침투가 많았는데 2000년대 들어 개방화와 제3국을 통한 위장취업 등 다른 수법이 많아 뜸해졌다”면서 “과거 간첩 사건을 보면 당일침투는 소형 보트로 북방한계선(NLL)을 바로 넘어 서해안 일대로 잠입했고 당일 이상은 모선으로 공해까지 갔다가 보트로 바꿔 타고 침투했다. 정보활동과 요인암살이 주요 목적이었다”고 했다. 태안 해상은 해경 경비정과 해군 함정, 해안은 육군이 초소 등을 설치해 감시 중이다.●“밀입국 사건은 군경의 안보 해이 보여 준 것” 최근 태안 밀입국 중국인은 모두 양파밭 등 취업이 목적으로 대공 용의점은 없다고 분석된 가운데 지역 32사단장, 세종경찰청장, 세종시장 등은 지난달 12일 세종시청에서 통합방위협의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남침투 시 국가 중요시설이 있는 세종과 대전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태안에서 100㎞ 남짓한 이곳은 정부세종청사 등이 있고 삼군본부도 가깝다. 이 교수는 “이번 밀입국 사건은 변명의 여지 없이 군경의 안보 해이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서해안을 통한 무장간첩 침투가 아주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만큼 야간에 운행하는 소형 보트나 미승인 선박은 무조건 추적 검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4월 20일(5명), 5월 23일(8명), 6월 4일(5명) 발견된 밀입국 보트를 타고 온 중국인 18명 중 4명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특히 5월 23일 보트에는 총책이 탔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해경 관계자는 “총책을 잡으면 다른 밀입국자들의 행방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총책 검거에 모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외국산 순수 전기차 봇물… EV시대 주도권 뺏길라

    외국산 순수 전기차 봇물… EV시대 주도권 뺏길라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최근 순수 전기차(EV)를 경쟁하듯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가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우디코리아는 1일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트론 55 콰트로’를 국내에 출시했다.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 콰트로는 2016년 콘셉트카로 선보인 이후 2018년 9월 양산형 차로 탄생했고, 지난해 3월부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국내 판매 가격은 1억 1700만원이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관련한 논의는 현재 진행 중이다. e-트론 55 콰트로에는 차량 앞뒤로 전기모터 2개가 장착된다. 합산 최고출력은 360마력, 최대토크는 57.2㎏·m, 최대 주행거리는 307㎞다. 급속 충전 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보증 기간은 8년 또는 16만㎞다. 아우디는 영화 ‘어벤져스’에서 아이언맨으로 출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탔던 전기차 ‘e-트론 GT’도 올해 11월 글로벌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다. 출시는 이르면 내년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 관계자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3%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20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공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푸조는 이날 전기차 ‘뉴 푸조 e-208’과 ‘뉴 푸조 e-2008 SUV’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판매 가격은 4100만~4900만원 선에서 정해진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날 전기차 ‘더 뉴 EQC 400 4MATIC 프리미엄’을 출시하고 전기차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가격은 1억 140만원이다. 출격을 준비 중인 전기차도 수두룩하다. 포르쉐는 올해 하반기에 첫 전기차 타이칸을 선보인다. BMW는 전기 세단 i4, 전기 SUV iX3와 iX5를, 폭스바겐은 전기차 ID. 3를 내년에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국산 브랜드 중에선 현대·기아차가 내년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 전기차 시장 진입은 다소 늦었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배터리 3사와 손잡고 주행거리가 압도적이고 가성비가 뛰어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워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 최강자는 미국의 테슬라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국내 판매량은 4070대로, 전기차 전체 판매량 8831대의 절반에 육박한다. 국산 브랜드의 전기차 1분기 판매 실적은 현대차 코나 1639대, 아이오닉 382대, 포터2 2039대, 기아차 니로 809대, 쏘울 51대, 봉고3 887대, 한국지엠 쉐보레 볼트 766대, 르노삼성차 SM3 Z.E. 180대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개발 계획에 차질이 없다면 2021년은 전 세계가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아우디 ‘e-트론’ 국내 상륙… EV 전쟁 시작됐다

    아우디 ‘e-트론’ 국내 상륙… EV 전쟁 시작됐다

    판매가격 1억 1700만원… 인증 후 할인주행거리 307㎞… 30분만에 80% 충전아이언맨차 ‘e-트론 GT’도 올해 말 공개 아우디의 순수 전기차(EV) ‘e-트론’이 국내에 상륙했다. 아우디코리아는 1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신차 출시 행사를 열고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트론 55 콰트로’를 공개했다.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 콰트로는 2016년 콘셉트카로 선보인 이후 2018년 9월 양산형 차로 탄생했고, 지난해 3월부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국내 판매 가격은 1억 1700만원이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e-트론 55 콰트로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고 약 두 달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추후 인증을 받게 된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보조금 총액은 1000만원을 살짝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트론 55 콰트로에는 차량 앞뒤로 전기모터 2개가 장착된다. 합산 최고출력은 360마력, 최대토크는 57.2㎏·m이고,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최대출력은 408마력, 최대토크 67.7㎏·m까지 순간적으로 증폭된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307㎞다. 급속 충전으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감속 상황에서 90% 이상 전기 모터를 통해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새롭게 개발된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전기차 최초로 적용해 브레이크를 밟을 때에도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보증 기간은 8년 또는 16만㎞다. e-트론 55 콰트로에는 거울이 부착된 사이드미러가 없다. 대신 카메라로 후방을 찍어 양쪽 뒷편에서 달려오는 차를 보여준다. 한편, 아우디는 영화 ‘어벤져스’에서 아이언맨으로 출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탔던 전기차 ‘e-트론 GT’도 올해 11월 글로벌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다. 출시는 이르면 내년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 관계자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3%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20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전기 이동성, 자율주행, 디지털화 등 전략적 개발에도 400억 유로 이상(약 51조 3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생산 공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아우디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최근 전기차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형국이다. 푸조는 이날 전기차 ‘뉴 푸조 e-208’과 ‘뉴 푸조 e-2008 SUV’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판매 가격은 4100만~4900만원 선에서 정해진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날 전기차 ‘더 뉴 EQC 400 4MATIC 프리미엄’을 출시하고 전기차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가격은 1억 140만원이다. 출격을 준비 중인 전기차도 수두룩하다. 포르쉐는 올해 하반기에 첫 전기차 타이칸을 선보인다. BMW는 전기 세단 i4, 전기 SUV iX3와 iX5를, 폭스바겐은 전기차 ID. 3를 내년에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국산 브랜드 중에선 현대·기아차가 내년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 전기차 시장 진입은 다소 늦었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배터리 3사와 손잡고 주행거리가 압도적이고 가성비가 뛰어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워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전기차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성큼 다가온 EV시대

    전기차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성큼 다가온 EV시대

    아우디,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 출시푸조, ‘e-208’·‘e-2008 SUV’ 사전계약벤츠, ‘더 뉴 EQC 400 프리미엄’ 출시포르쉐, 첫 전기차 ‘타이칸’ 하반기 출격폭스바겐, ‘ID. 3’도 내년 출시 계획중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최근 순수 전기차(EV)를 경쟁하듯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가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우디코리아는 1일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트론 55 콰트로’를 국내에 출시했다.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 콰트로는 2016년 콘셉트카로 선보인 이후 2018년 9월 양산형 차로 탄생했고, 지난해 3월부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국내 판매 가격은 1억 1700만원이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관련한 논의는 현재 진행 중이다. e-트론 55 콰트로에는 차량 앞뒤로 전기모터 2개가 장착된다. 합산 최고출력은 360마력, 최대토크는 57.2㎏·m, 최대 주행거리는 307㎞다. 급속 충전 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보증 기간은 8년 또는 16만㎞다. 아우디는 영화 ‘어벤져스’에서 아이언맨으로 출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탔던 전기차 ‘e-트론 GT’도 올해 11월 글로벌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다. 출시는 이르면 내년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 관계자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3%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20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공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푸조는 이날 전기차 ‘뉴 푸조 e-208’과 ‘뉴 푸조 e-2008 SUV’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판매 가격은 4100만~4900만원 선에서 정해진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날 전기차 ‘더 뉴 EQC 400 4MATIC 프리미엄’을 출시하고 전기차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가격은 1억 140만원이다. 출격을 준비 중인 전기차도 수두룩하다. 포르쉐는 올해 하반기에 첫 전기차 타이칸을 선보인다. BMW는 전기 세단 i4, 전기 SUV iX3와 iX5를, 폭스바겐은 전기차 ID. 3를 내년에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국산 브랜드 중에선 현대·기아차가 내년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 전기차 시장 진입은 다소 늦었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배터리 3사와 손잡고 주행거리가 압도적이고 가성비가 뛰어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워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현재 전기차 시장 최강자는 미국의 테슬라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국내 판매량은 4070대로, 전기차 전체 판매량 8831대의 절반에 육박한다. 국산 브랜드의 전기차 1분기 판매 실적은 현대차 코나 1639대, 아이오닉 382대, 포터2 2039대, 기아차 니로 809대, 쏘울 51대, 봉고3 887대, 한국지엠 쉐보레 볼트 766대, 르노삼성차 SM3 Z.E. 180대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개발 계획에 차질이 없다면 2021년은 전 세계가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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