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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이라크전과 종교적 근본주의

    숨겨진 구실이 자원 쟁탈이든 아니면 주도권 쟁탈이든 이라크를 둘러싼 재앙은 이제 깊은 시름의 찌꺼기를 남긴 채 서서히 마감되는 듯하다.처음부터 수그러들지 않고 꾸준히 제기되는 전쟁구실로 이 같은 가시적 이유 외에도 종교적 근본주의를 꼽고 있는 주장들에도 이제는 주목할 때인 것 같다. 근본주의라는 말은 원리주의라고도 불리며,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개념으로 현대사회에 대한 우려를 직접,간접으로 나타내고 있기에 현대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요즈음 유행하는 주제이기도 하다.근본주의가 단순히 현대사회 현상을 투영하고 있는 수동적 피사체인지,아니면 비인간화되는 사회구조로부터의 능동적 탈피 몸부림인지 아직까지는 그 성격이 분명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근본주의라는 매개는 우리로 하여금 오늘의 복잡한 제현상에 손쉽게 다가가게 하고,다루게 하고,해결책을 강구하게 하므로 매우 실용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현대사회의 정치,경제,문화,종교 현상의 특징을 다루는 개념으로 근본주의라는 용어를사용하는 데 우리는 익숙하다. 이러한 장점과 함께 우리가 경계해야 할 매우 위험한 가능성도 근본주의는 내포하고 있다. 근본주의자들은 의도적으로 근본주의라는 매개를 계획적으로 유포하는데,이 경우 총체적 재앙으로 근본주의는 등장하고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왜냐하면 이 때의 근본주의는 으레 상대방을 근본주의로 몰아세워 감정차원에서 손쉽게 적대감을 조성하지만 상대방이 이쪽의 주장이나 실천방안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도록 일방적으로 대결구조 양상만을 증폭시키는,즉 이성보다는 전폭적으로 감성에 호소하게 만드는 최면적 전개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주의가 무엇인지,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이 근본주의 현상인지에 대해서는 다루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여하튼 근본주의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다음의 세 가지 특성을 보편개념의 근본주의든 특수개념의 근본주의든 모든 근본주의는 반드시 지니고 있다는 점에 일치하고 있다. 첫째,이념적 차원으로,환경론자나 여성해방론자 등 진보적 주장에 대한 거부입장으로 보수성을 강조하는 형태인데 보수주의라는 보편적 용어보다는 근본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내용상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함께 가지고 있다. 둘째,사회심리적 차원으로,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하는 사회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형태로 개체의 자유나 다양성보다는 전통권위에 무조건적 복종을 요구하는 현상으로 지배통솔의 논리에서 병영과 같이 규율과 통제를 강조하는 단세포적 획일주의를 의미한다. 셋째,경험적 차원으로,근본주의자들의 ‘준거의 틀’은 기계적 고정관념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므로 다양한 발상이나 유연한 사고보다는 진지함을 나타내는 기준으로 판에 박힌 반응만을 고집하고,최상의 덕목은 경직된 감정이야말로 바로 지조라고 믿는 형태이다. 이처럼 근본주의는 보수성,획일성,경직성을 핵심적 사고체계로 하고 있으므로 자유와 책임,다양성과 신축성,참여와 유연성을 부인하는 이념체계이다.따라서 상황이 이 같은 의식구조로 기울어질 때 구체적으로 그 분야가 학문세계이든,정치무대이든,경제현장이든,종교문화차원이든 결과는재앙이라는 어두운 모습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지금의 이라크가 바로 그 실례이다. 앞에서 보듯이 전쟁구실이 ‘자원 쟁탈’이나 ‘주도권 쟁탈’이라면,이른바 북한핵과 관련된 한반도 긴장상태는 그다지 염려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그러나 만약 일부의 주장처럼 감추어진 이유가 종교적 근본주의라면 참으로 우려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그리고 ‘악의 축’과 같은 정치 외교적 차원의 어휘로서는 심히 부적절한 용어가 난무하는 오늘의 상황은 이 논거가 단순히 가정만이 아닌 것 같아 두렵다. 김 어 상 서강대 교수 경제학
  • 유열씨, 굿네이버스 친선대사 위촉

    사회복지법인 굿네이버스는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사무실에서 가수 겸 라디오 MC인 유열(사진)씨를 친선대사로 위촉한다. 유씨는 “북한 아이들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 몰랐다.”며 “북한을 비롯한 지구촌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 이런 책 어떼요 /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마야 스토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펴냄 강한 여자란 어떤 여성을 말하는가.아무리 ‘커다란 자아(big ego)’를 가진 당당한 여자라도 사랑 앞에서는 번번이 허둥대고 실패를 되풀이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본다.그것은 일종의 낭만적 딜레마다.융 심리학자이자 사이코드라마 치료사인 저자가 말하는 강한 여자란 일견 통설을 뒤집는 듯하다.그가 말하는 강한 여자란 거세고 억센 여자가 아니다.자신의 여성성을 사랑하는 여성,자신의 약점을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 앞에서도 인정하는 여성,수동성의 참다운 의미를 아는 여성이 진정으로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강한 여성이다.9000원.
  • 외제名車 “한국서 잘 나가요”

    ‘나홀로 호황’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전반적인 불경기 속에서도 고가 외제 수입차의 승승장구 행진이 좀처럼 그칠 줄 모른다.이달 중순 페라리가 4억원대에 가까운 차를 들여오는 것을 비롯,BMW·아우디·폴크스바겐 등 기존 수입차 업체들도 자사의 최고가 모델을 속속 선보일 채비다.자동차 내수시장이 외제차의 경연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불황을 모르는 까닭은? BMW530i를 소유한 김모(36)씨는 “기존 수입차 구매 고객은 돈이 많아 무조건 고가차를 타려는 ‘묻지마 족’이 주류를 이뤘지만 요즘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안전성과 개성이 뛰어난 외제차를 선호하는 젊은층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다.국산 고가차는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 주로 애용한다는 이미지가 고착화된 탓이다. 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4분기 외제차 등록대수는 4183대로 전년 동기(2789대)보다 50% 늘었다.지난해에는 1만 6119대가 팔려 외제차 수입이 허용된 87년 이후 최고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특히 배기량 3000㏄ 이상의 차량중 수입차의 점유율은 3월 현재 19.3%로 대형차 5대 중 1대는 수입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국산차의 올해 1·4분기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고작 2.1% 증가했다.외환위기 때 국산차와 외제차가 함께 타격을 받았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탓에 가진 사람들이 외제차 구입을 꺼렸던 외환위기 때와 달리 요즘 부유층은 별로 불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진단했다.외제차에 대한 전반적인 정서가 많이 부드러워진 것도 수입차가 인기를 모으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수입차 관계자는 “수요가 포화상태여서 내수 성장이 어려운 국산차와 달리 시장점유율이 1% 안팎인 수입차는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10년 내 시장점유율이 10%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차 평균 가격대 껑충 지난 3월 가장 많이 팔린 외제차 3인방인 렉서스 ES300(139대),메르세데스-벤츠 E240(89대),BMW530i(84대) 등의 가격은 7000만∼9000만원 수준. 그러나 다음달 중순부터는 브랜드 평균 가격이 3억원대인 페라리가 전격 가세하는 데다 기존 브랜드들이 자사 차중 가격이 가장 높은 차를 들여오면서 외제차의 평균 가격대가 크게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페라리가 국내에 들여오는 차종은 페라리 575M 마라넬로,페라리 360 모데나,페라리 360 스파이더다.이 중 배기량 5748㏄인 575M 마라넬로는 최대 510마력,최고 시속 325㎞를 자랑한다.2인승 후륜 구동으로 가격은 F1변속 3억 9100만원,수동 변속 3억 7600만원. 또 이달부터는 2억원대에 가까운 스포츠카인 마세라티 쿠페,마세라티 스파이더가 국내에 선보인다. BMW는 15일 자사 대형 럭셔리 세단을 대표하는 최상급 모델 760Li를 출시한다.배기량 6000㏄,최대 출력 445마력.가격은 2억 3000만원. 3700만원 수준의 뉴비틀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했던 폴크스바겐도 고가차를 들여온다.크로스오버 럭셔리 SUV 투아렉을 오는 8월 출시한다.5.0 V10 TDI 디젤 엔진이 1억 5000만원. 아우디는 하이테크 럭셔리카 뉴A8 시리즈 신형을 내놓는다.배기량 3700㏄,최고 시속 250㎞로 다음달 출시된다.가격은 1억 2800만원. 포르셰는 최근 첫 SUV인 카이엔 터보를 내놓았다.덩치가 크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이 불과 5.6초다.가격은 1억 7160만원. 주현진기자 jhj@
  • 장난감? 어린 어른들의 예술작품/ 프라모델 동호회 ‘쉼표 둘의 이상한 나라’

    “다 큰 어른이 장난감 로봇을 가지고 논다고요? 천만의 말씀!이건 기술과 예술의 복합체입니다.” 로봇 애니메이션 시리즈나 탱크·장갑차·군인 등이 활약하는 밀리터리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 모델 ‘건담’이나 ‘마크로스’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프라 모델을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아이같이 순수한 ‘키덜트' 나만의 플라스틱 모델(프라 모델)을 추구하는 프라 모델 동호회 ‘쉼표 둘의 이상한 나라’(cafe.daum.net/zone4kidult) 회원들을 만났다.회원들이 각각 가지고 온 프라 모델을 보는 순간,할말을 잃었다.장난감 로봇 몇개 만들었으려니 했는데…,예술이라는 그들의 말이 옳았다. “우리는 키덜트(Kidult)예요.” “네? 그게 무슨 뜻이지요.”“아이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녔다는 뜻의 ‘키드(Kid)’와 어른이라는 의미의 ‘어덜트(Adult)’의 합성어지요.” 이들이 만들어 낸 ‘장난감 로봇’이나 ‘캐릭터 인형’을 보고 이런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어른답지 않게 장난감 로봇을 가지고 논다는 말은 잘못이에요.우리는단순히 모델을 조립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것으로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사람들이지요.” 이들은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색을 칠하고 개조를 한다.색을 칠할 때는 치열한 전투를 마치고 온 듯 몸체 곳곳에 부서지고 벗겨진 전흔(戰痕)을 만들기도 하고,오래된 것인 듯 녹이 슨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로봇의 눈에서 빛을 뿜듯 전구를 설치한 것도 있다. “한번 만들어보면 그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죠.진짜 로봇처럼 부품 하나하나가 섬세한 ‘이놈들’(프라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이나 개성을 살려 도색을 하고난 뒤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것을 갖게 된 만족감이란….”채수동(27·인터파크구스닥)씨가 말하는 프라 모델 예찬이다. ●마니아 위한 100만원짜리도 있어요 모델 하나 가격은 몇천원대에서 100만원에 육박하는 것까지 천차만별이다.정교한 모델은 하루 2시간씩 꼬박 투자해도 조립,도색 등을 거쳐 완성작을 내놓는 데 두달정도 걸린다.가격도 싸지 않고 완성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어려운 작업이지만 프라 모델의 마력에 점점 더 끌린다고. 대학 입학과 함께 친구와 본격적으로 이 세계에 뛰어든 김성우(24)씨는 “입문한 지 4∼5년이 됐는데도 싫증나기는커녕 자꾸 빠져든다.미완성작까지 30개 정도 갖고 있는데 새로운 모델이 보이면 또 사고 싶고….지금 엄청난 자제력으로 버티고 있다.”며 머쓱한 듯 웃는다. 동호회에서 진정한 고수로 인정받고 있는 동호회장 모종훈(29·건축업)씨가 가지고 있는 모델은 수십여개에 이른다.그나마 나름대로 처분해 이 정도가 남은 것이라니 도대체 시간과 돈을 얼마나 투자했다는 말인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모델만도 수십개는 되는 것 같더라고요.물 좀 마실까 냉장고를 열었는데 그곳에도 모델이 가득.이거 사는 데만도 차 두대 값이 나갔을 걸요.” 동호회 2년차 회원 정부건(28·인테리어)씨의 ‘고수 방문기’다. ●조카들한테서 보호하느라 진땀 빼죠 이들의 가장 큰 적은 ‘조카’와 ‘이성 친구’라고.신기하다고 만지고,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애써 만든 모델은 이들 손에서 바스러지고,이들 품으로 사라진다.조카나 이성 친구가 집에 오는 날에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모델 사수하기’가 벌어진다. “그깟 장난감 하나 주는 게 뭐 대수냐고 말하죠.하나 만드는 데 얼마만큼의 정성과 시간이 투자되는지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즐거운 취미생활에 아쉬운 점 하나.대부분의 모델이 일본산이라는 것이다.건담,마크로스,파이브스타 스토리 등 인기 만점인 모델들은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이 만들어낸 캐릭터다. “우리나라의 기술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캐릭터산업 발달이 미흡한 것이지요.로봇 태권 브이가 나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요.그날엔 아마 온·오프라인 매장이 문전성시를 이룰걸요.”(모종훈 회장) 최여경기자 kid@ ■‘건담' 다음카페만 300곳 무엇보다 멋진 플라스틱 모델을 만들고 싶지만 어려워 보여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요? 어린시절 동네 문방구에서 몇백원짜리 장난감 로봇을 사서 조립해 본 경험은 있죠.그럼 됐습니다.나만의 예술작품을 만드는 데 도전할 기본 자질을 갖추고 있는 거니까요. ●사포·칼·도료 등이 기본 준비물 프라모델은 크게 ‘인젝션 키트(Injection Kit)’와 ‘개라지 키트(Garage Kit)’로 나뉜다.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을 인젝션,소량 생산방식을 채택한 것을 개라지라고 했지만 요즘은 모델의 관절 움직임에 따라 가능한 것을 인젝션,불가능한 것은 개라지라고 한다. 준비도구는 표면을 매끈하게 자르고 다듬기 위한 사포(砂布),칼,니퍼 등 절삭용품,에폭시나 폴리에스테르 등 퍼티용품(틈 등을 메워주는 것),도색을 위한 도료,에어브러시,콤프레서 등이다.완벽하게 준비하려면 수십만원이 들어간다. ●완성까지 최소 한달 걸려 중성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부품을 붙여놓은 러너(틀)를 담가 코팅막을 제거한다.도색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부품을 러너에서 떼어내 칼과 사포로 자르고 다듬은 뒤 조립한다.부품과 부품을 맞댄 면에 작은 틈이나 구멍이 있으면 퍼티용품으로 메운다.메운 곳이 굳으면 사포로 다듬고 분리한 뒤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물에 씻는다.색상 컨셉트를 정하고 부분부분 도색한다.도료가 마르면 조립하고 글씨를 써넣거나 스티커를 붙이는 등 각종 장식을 한다. 이 과정은 짧으면 한달,길면 수개월이 걸린다. ●쇼핑몰 등서도 제품 구입 가능 통신이나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보통 시내에 있는 프라 모델 전문 매장을 중심으로 모이고 정보를 얻었다.요즘은 인터넷사이트 다음(daum.net)에서 플라스틱 모델의 한 종류인 ‘건담’으로만 검색해도 300개에 이르는 동호회를 찾을 정도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오프라인 매장은 동네 문구점이나 대학가 전문 완구점,서울 동대문 신평화시장 근처 완구거리,테크노마트·명동 아바타 등 쇼핑몰,아카데미사 매장 등이 있다.온라인 매장은 플라매니아(plamania.co.kr),건담숍(gundamshop.co.kr),즐프라(zlpla.com) 등이 대표적이다. 최여경기자
  • 요즘 어떻게/ 11년만에 학원강단 선 서한샘 前의원

    “정치요.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정치할 사람이야 많지 않습니까.” 80∼90년대 ‘밑줄 쫙∼’ 강의로 명성을 날리다 15대 국회에 입문,잠시 외도(外道)를 한 뒤 최근 본업으로 돌아온 서한샘(60·한샘학원 회장)씨의 말이다. ‘한샘 국어’ 등 베스트셀러를 펴낸 최고의 국어강사에서 92년 서울시 교육위원을 거쳐 96년 금배지까지 달았지만 쓴 맛도 보았다.외환위기 때 자신이 세운 교육전문 케이블 방송국이 부도나고 국회의원 재선에도 실패한 것이다. ●요즘도 밑줄 쫙∼ 그는 요즈음 다시 분필을 집어든 채 ‘밑줄 쫙∼’을 외치고 있다.지난달 3일부터 매주 토요일 저녁 시간에 서울 마포구 구수동 한샘학원 본원에서 ‘서한샘의 언어영역 강의’를 가르치고 있다.92년 이후 11년 만에 강단에 선 셈이다.“PC시대를 사는 애들이 되어서 그런지 짧은 글이나 자기 표현은 잘하나 조직적인 문장능력,긴 문장을 쓰는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라며,사고능력을 배양하는 데 글쓰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만 수험생들을 가르친 국어 선생님 입에서의외의 얘기가 나왔다.“우리 애들(1남1녀) 국어실력은 신통찮았어요.학교 수업시간에 애들이 선생님께 궁금한 걸 물어보면 ‘야,너희 아버지께 물어봐.’ 이런 식이었죠.그런데 저도 애들 앞에서는 선생님보다는 아버지 입장에서 ‘그것도 모르냐.’며 머리를 쥐어박기 일쑤였습니다.” 현재 자녀들은 결혼해 따로 살고 있다고 한다. ●교육은 충격 자녀 교육법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아빠는 네가 참 자랑스럽다.괜찮아,실수도 하는 거지 뭐.”라며 격려를 아끼지 말라고 주문한다.별명을 불러주는 것도 효과적이란다.박사,대장,피아니스트 등 적성에 맞는 직업을 애칭으로 불러줄 때,자녀들이 무의식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었다.“교육은 충격이죠.충격을 잘 주면 애가 올라갑니다.사실 이런 건 학교에서 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못 하니 부모가 해야겠죠.” 문학박사인 그는 10대들이 좋아하는 노래가사집을 자주 산다고 한다.“92년인가 서태지가 ‘난 알아요’라고 랩을 하는데 난 모르겠더라고요.그 이후로 가사집을 사봤죠.노래 단절은 세대 단절 아닙니까.” 수험생들과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의 하나이나 그의 교육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할당제 좋다 그는 학원 경영자라는 사교육 영역의 종사자이면서도 공교육 붕괴를 우려했다.“학교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학원 교육은 보완적 위치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중학교 의무교육화 등 하드웨어는 많이 보완됐으나 학교위상문제,학교 선생님에 대한 정신적 예우 측면에서 상당히 어지럽혀져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라고 교육 소프트웨어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차 시중 강요’ 문제로 전교조로부터 사과요구를 받아오던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자살에 대해서는 “교육계의 보혁 갈등이라고나 할까요.미묘한 문제로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아무튼 전교조 분들이 나섬으로 해서 상당히 고루한 시각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인 만큼 갈등구조를 지혜롭게 봉합,미래지향적으로 가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교육부문 정책에 대한 견해를 묻자 “참여교육으로 나가겠죠.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은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봅니다.남은 것은 정책을 행동으로 펼치는 것인데 이번에 서울대에서 도입키로 한 지역균형 시험제는 상당히 앞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는 “쿼터제(할당제)는 중국에서는 시행 중이고 미국도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편중되게 모집하지 않아요.”라고 덧붙였다. ●4년 정치,수십년 한 듯 그는 “4년 정치생활이 수십년 한 것 같았습니다.”라고 회고했다.“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제자를 복돋아주는 건데 정치를 해보니 상대방을 비판해야 하는 것이어서 곤혹스러웠어요.게다가 유권자들도 여야가 선명한 경우가 많아 말 걸기도 힘들었어요.” 뜻이 맞지 않아 상대를 비판하더라도 토론을 통한 담론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직접적으로 인격을 모독하는 측면이 강했고 지금도 그런 것 같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자신이 정치권에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상향식 공천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지구당 운영에다 각종 애·경사 등 챙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힘들었어요.일반 의원들은 어떻게 견딜까 참,용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돈으로부터 자유로워야지 지역구에 발목이 잡히면 일을 못해요.옛날 서류들 정리하다 보니 후원금 준 리스트가 나왔는데 저를 도와준 분들에게 미안하더군요.인간적으로 빚지는 것 아닙니까.모골이 송연해졌어요.빚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정치권 화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시각은 최근 정치권 움직임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문제에 대해 “예전에는 다 줄세우기를 했는데 다양화됐다는 측면에서 발전했다고 봐요.”라고 평가했다. 말이 많았다고 느꼈던지 그는 “정치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정치적인 행사에는 아예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고 들려줬다.자신의 생각과 관계없이 주변에서 “정치를 재개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저런 오해를 하는 것 같아 싫었다고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이버공간서 새친구 사귀고 번개팅까지…/ 인터넷 ‘실버 바람’

    ‘소외된 황혼기를 인터넷과 함께’ 인터넷 공간에 실버 바람이 거세다.사회 전반의 정보화 흐름에서 소외된 노인들이 행복한 노년의 동반자로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동호회나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수동적인 정보 수용자에서 생산자로 변신하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 현재 55세 이상의 장·노년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에 이르지만 이들의 인터넷 이용률은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전문가들은 인터넷 활용률이 90%를 돌파하는 2006년에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장·노년층의 비율도 전체 인구의 10%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버 동호회 사이트 인기 노인들을 대상으로 여행,의료정보,보험,건강 정보 등을 제공하는 사이트만도 100개를 넘는다.초창기에는 노인용품,건강,재테크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주류였지만 갈수록 동호회 사이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짝이 없는 노인끼리 만남을 주선해주는 사이트도 등장하고 있다. ‘우리들 세상’(www.uridl.net)에는 지역,학교,취미모임 등을 중심으로 150여개의 동호회가 개설돼 있다.영화,레저,취미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는 ‘실버톡’(www.silvertalk.co.kr)은 최근 이성간 만남을 바라는 회원이 늘어 관련 서비스를 준비중이다.한 실버사이트의 영화동호회 회원인 황승룡(61)씨는 “인터넷 메신저로 동호회원들과 채팅하는 취미에 푹 빠져 있다.”면서 “3,4일에 한번은 종묘나 인사동에서 ‘번개모임’을 갖고 영화도 함께 본다.”고 말했다.그는 “인터넷에 노소구분이 어디 있느냐.”면서 “자판과 낯선 환경에 적응만 한다면 젊은이 못지 않게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시니어’를 꿈꾸는 사람들 노인들에게 인터넷을 무료로 가르쳐주는 ‘실버넷 운동’도 활발하다.‘실버넷 운동본부’(www.silvernet.ne.kr)가 전국의 대학과 연계해 추진하는 이 운동은 지난 2000년 처음 시작된 이래 3만여명의 ‘노인 네티즌’을 배출했다. 70,80대 노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도 있다.‘은빛청춘’(www.4u2.co.kr)은 경기 안산시 본오동의 노인 인터넷 교실 회원들이 만들었다.이들은 시시콜콜한 일상의 이야기부터 노인정책,국제정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글을 올린다. 모임의 막내인 라영수(64)씨는 “홈페이지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만나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나눈다.”면서 “할머니 10여명은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할 만큼 ‘컴도사’”라고 귀띔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최근 세대간 문화단절 현상에서 드러나듯 정보화 격차로 인한 사회의 균열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장애인과 노인 등 정보화 소외계층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광대의 삶 다룬 오페라 ‘팔리아치’/ 유랑극단처럼 야외 천막공연

    오페라 ‘팔리아치’가 국내 최초의 본격 천막극장 오페라로 탈바꿈한다.광대들의 삶을 다룬 오페라답게 야외무대에 천막을 치고 진짜 유랑극단처럼 공연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은 6월26∼2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첫번째 천막공연을 갖는다.이어 7월엔 분당 중앙공원,8월엔 일산 호수공원을 찾아간다. ‘팔리아치’는 천막극장 공연에 앞서 ‘2003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이다.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려진다.본격적인 순회공연에 앞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기도 하다.금요일 오후 7시30분,토·일요일 오후 3시·7시30분. 레온카발로(1858∼1919)의 ‘팔리아치’는 떠돌이 광대가 무대위에서 극과 현실의 혼돈속에 아내와 애인을 찔러 죽인다는 내용을 담은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이다. 연출자 장수동은 1980년대 재개발이 한창인 서부역 공터를 배경으로 변용시켰다.2막의 극중극도 처용설화를 바탕으로 했다.1997년 ‘서울 라보엠’에 이은 ‘우리 얼굴을 한 오페라’의 두 번째 시도이다. 공연에는 최소한의 인원이 참여한다.박명기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는 35명 안팎이고,합창단은 더욱 적다.그러나 초대형 오페라가 유례가 없을 만큼 양산되고 있는 올 상반기 우리 음악계에서 이 작품이 가진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제작진도 “‘중복 오페라’와 ‘수입 오페라’‘이벤트 오페라’ 등 기형적인 대형 오페라에 맞서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토종 오페라’로서 한국 오페라의 참 의미를 모색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신예들이 대거 나선다.마리오 델 모나코 콩쿠르에서 우승한 테너 김경여와 로마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하는 테너 신선섭,볼쇼이극장에서 ‘팔리아치’의 여주인공으로 주목받은 소프라노 이은경,움베르토 조르다노 콩쿠르 우승자 바리톤 장철 등이 그들이다. 절정의 테너 정학수와 프리마돈나로 입지를 굳힌 소프라노 이지은,로시니 국립음악원 출신의 소프라노 조은도 주역으로 나선다.바리톤 강종영·이규석·안균하,테너 차문수·송원석은 이번 공연을 위하여 광대훈련을 받았다. 마임과 피에로 연기와 아크로바틱,저글링 등 서커스의 묘기가 실제로 극중극과 막간극으로 펼쳐진다.극단 사다리단원들이 특별출연한다.(02)741-7389. 서동철기자 dcsuh@
  • [열린세상]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보수성이란 말은 격변의 시기에 가장 빛을 발하는 개념이다.왜냐하면 보수전통은 항상 구체적 해결방안을 과거의 선례에서 찾아내고 제시할 수 있어 가장 확실하고 유용한 삶의 지혜로 인정되어 왔기 때문이다.왜 정권교체 초기인 요즈음 여러 분야에 걸쳐 보수성향의 논의들이 설득력을 갖는가에 대한 해답인 셈이다. 보수성의 공동기저는 첫째,자유가 평등에 우선한다는 주장,둘째,교육은 규율을 강조한다는 입장,셋째,합리적 인간과 질서 있는 사회를 최우선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보다는 원칙의 제시와 강조가 바로 보수주의의 핵심이라는 논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즉 무원칙과 파격적 결단은 보수주의가 가장 경계하는 대상이다.‘모난 돌이 정 맞는다.’,‘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침묵은 금이요,웅변은 은이다.’ 등의 실천적 행동규범은 바로 이같은 보수주의 입장이 확실한 증거들이다. 이처럼 보수성은 창의적 활력보다는 윤리규범이나 검증된 제도만을 고집하며 기존질서를 신뢰하고 집착하는 자기 방어적태도로 모든 사회,모든 시기에 발견되는 공통된 문화현상이다.우리사회의 유지와 보존이라는 인간의 일차적 사명에 보수성은 필수요건이 된다는 자명성 때문에 누구도 공개적으로 맞서지 못하기에 다수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이다. 한마디로 개인,집단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과 분야에서 발견되는 공통현상이 보수성이다.비록 최근 세계화와 자유주의라는 급격한 사회변동이 일상현상으로 자리잡아 보수주의 입장이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지만,그럴수록 역설적으로 보수주의의 영향력은 강화되고 있음을 우리는 경험한다.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보수주의의 특성은 혼란과 격변의 상황에서 더욱 그 존재가치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패러다임은 한 시대를 지배하는 질서체계로 해당사회,해당시기 구성원들의 인식과 행동준칙으로 통용되지만 그러한 구속력은 영구불변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다른 내용의 패러다임으로 대체되어 간다.그러나 이같은 내용적 변화와는 달리 형식적으로는 보편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덕목이 바로 중용(中庸)이다.인류역사가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실천지혜로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획일화하고 있는 세계문화는 실용적 필요의 소산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동시에 기득권 세력이 의도적으로 조작한 단선적 문화를 수용하고 전승한 결과로 해석해볼 수도 있다. 한 사회의 주도세력은 그 사회에 축적되어 있는 경험이나 지식 그리고 질서체계를 배우고 익히는 훈련과정을 통해 기득권층으로 편입된다.즉 기존의 패러다임에 길들여짐을 통해 지배계층은 형성되고,그리고 이러한 순응과정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는 사람은 그 같은 결정을 함께 선택한 무리 가운데 일부뿐이다. 따라서 선정된 소수의 성향은 더욱 교조적 보수성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모르기에 용감할 수 있지,제대로 안다면 그렇지 못할 텐데!’,또는 ‘가만히 있으면 둘째라도 갈 텐데!’라는 말은 무식과 용기를 동일시하여 소극성과 수동성을 조장하고 있다.따라서 능동성이나 적극적 태도를 경계하는 내용으로 엮어지고 있다. 물론 안다는 것은사회질서나 체제의 형성과 유지에 실질적 힘을 제공하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험과 지식의 역할은 절대적이다.그럼에도 서양의 ‘지식인의 아편(阿片)이나,동양의 ‘곡학아세 (曲學阿世)’라는 표현은 지식의 부정적 경향을 경계하고 있으며,오늘 우리사회에 가장 값진 가르침이다. 따라서 보수성과 진보성을 상호 배타적 내용으로 간주해버림으로써 각각의 고유의 미와 기능을 사장해버릴 것이 아니라 보완성에 주목하여 균형 잡힌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그 길은 바로 과거의 전통과 발전의 전망을 접합시키는 ‘계승과 발전’이라는 지혜이다. 김 어 상
  • 이사람 / 사이코드라마 전문가 김수동 박사

    월요일,서울 대학로 극장가는 쥐죽은 듯 조용해진다.하루 수십편씩 무대에 오르내리던 공연들이 유일하게 휴식을 취하는 날이다.하지만 오직 월요일에만 관객을 맞는 공연이 있다.그것도 매번 대본없는 즉흥극이다. 이화동 로터리쪽 대학로 초입에 자리잡은 대학로극장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 막을 올리는 공연의 제목은 ‘나를 찾아서’.연출을 맡고 있는 이는 김수동(45·용인정신병원 진료부장) 박사이다.10년 넘게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한 사이코드라마를 해오다 99년부터 이곳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이코드라마를 진행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누구나 낙오에 대한 불안감,스트레스로 정체성 혼란과 정서불안을 겪기 쉽습니다.사이코드라마는 환자뿐 아니라 심신이 지쳐있는 일반인에게 잠시라도 ‘내면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병원에서 이뤄지는 환자 대상의 사이코드라마가 정신적 치료를 위한 것인 반면,일반인을 위한 사이코드라마는 문화적 차원의 치료라는 설명이다. 평균 관객은 스무명 안팎.달리 홍보를 하지 않아 알음알음으로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의대에 다니거나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공부삼아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누가 주인공이고,어떤 얘기가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김 박사가 무대에서 사이코드라마에 대한 워밍업을 하고 나면 그날 온 관객중 한명이 주인공으로 나서 드라마를 이끌어간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자기 얘기를 할까 싶은데 마음 한구석에 감당하기 힘든 슬픔,분노,욕망이 있는 이들은 마치 최면에라도 걸린 듯 속마음을 술술 털어놓는다.김 박사는 “가슴 속의 응어리가 폭발하고 나면 이전보다 훨씬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비행청소년,노숙자,이혼녀 등 지금까지 그가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들은 수없이 많다. 사이코드라마 한 편을 진행하는데 드는 비용은 김 박사의 지갑에서 나온다.병원에서 일부 지원을 해주고,드라마 진행을 돕는 보조자 1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지만 자잘하게 들어가는 잡비는 모두 김 박사 부담이다.입장료 5000원은 안 받을 때가 더 많다.“보조자 역할을 하는 연극배우들에게 적은 액수라도 수고비를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김박사는 말끝을 흐렸다. 정신과 진료에서 사이코드라마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하지만 그가 유난히 사이코드라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대학(고려대) 시절 연극반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그는 “사이코드라마는 나의 탈출구이기도 하다.”고 말한다.클래식,재즈를 좋아하는 낭만적인 성격의 그는 사이코드라마 안에서도 얼마든지 음악,무용,연극 등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긍정적이고,낙천적인 삶의 태도를 지키려 애쓴다는 김 박사는 사이코드라마를 통해 좀더 건강하고 편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누구나 김 박사의 월요일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02)764-6052. 글·사진 이순녀기자 coral@
  • 이라크戰, 분양시장 ‘강타’주상복합·오피스텔등 투자형 상품 악영향

    이라크전 발발로 봄을 맞아 분양을 서두르던 주택업체들이 분양시기를 놓고 고민중이다.전쟁이 분양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가늠이 어려운 탓이다.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등 투자형 상품은 악영향이,실수요 상품인 일반아파트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기존 주택시장은 안정된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시 하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주상복합·오피스텔 타격 예상 증시와 달리 부동산 투자자들은 전쟁기간에 일단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투자형 부동산인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미르하우징 임종근 사장은 “오피스텔 등 투자형 상품은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일반분양 아파트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분양시기를 놓고는 저울질이 한창이다.서울 마포구 상수동에서 지난주 오피스텔을 분양하려던 S사는 전쟁이 나자 분양을 뒤로 미뤘다. D사도 서초동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을 다음 달로 늦춘 채 전쟁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섣불리 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으로 회사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기존아파트 거래 위축 기존 아파트 시장은 중대형 중심으로 거래가 위축됐다.중대형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경기 분당 등은 거래가 중단됐다.서울 압구정동 M공인 관계자는 “전쟁이 임박하면서 매수세가 사라지더니 전쟁이 나자 매수·매도세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 지하철 비상대피 체험장 운영

    화재 등 지하철에서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체험장이 마련된다.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시민들이 전동차내 소화기 위치와 사용요령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민상설체험장’을 24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체험장에서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5∼6시 청담역에 대기하는 열차 1편성에 시민들이 직접 승차,전동차내 소화기와 비상인터폰 위치 확인 및 사용요령,출입문 수동 개방훈련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참가 희망자는 내방역무관리소(523-4776)로 신청하면 된다. 공사는 또 역 주변 주요 건물과 공공기관,상가 등의 항공사진을 담은 종합지역안내도를 5호선 천호역과 여의도역에 시범 설치한 뒤 이를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스카이KBS, 내일부터 드라마연출자 집중 조명

    스카이KBS 드라마는 21일부터 KBS 드라마 연출자들을 집중 조명하는 ‘연출가 사람들’을 방송한다. KBS 대표 드라마와 연출자의 작업 장면·인터뷰 등으로 시청자에게 연출자의 길과 인생관 등을 들려주고 드라마 제작과 관련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달한다. 주인공은 KBS 드라마 제작국의 연출자 회의에서 선정된 장기오,이응진,김종선,김현준,윤석호,김홍종,이유황,최상식,김충길,김수동,최상현,이영희,김재형,황은진 등 전현직 PD 14명이다.
  • 日서 ‘서울 漫步전’ 여는 만화가 고경일 “한민족 反戰의지 알리고 싶어”

    간디는 “박애를 실천하는데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돈까지 들여가며 이국 땅에서 욕을 먹는 일은 더 손해보는 짓이다.그러나 26일부터 31일까지 일본 교토시 기타노 갤러리에서 ‘서울 만보(漫步)전’을 여는 만화가 고경일(35·상명대학교 만화과 교수)은 “누군가 해야할 일”이라고 말한다. ‘서울 만보전’은 한민족의 반전(反戰) 의지를 일본인에게 알리기 위해서 여는 만화 전시회.고경일의 20여 작품과 박재동·손문상·김용민·김경수·윤기헌 등의 10여점이 전시된다.지뢰 문제,재일교포 차별 문제 등 인권 침해 문제도 다양하게 짚는다. ●금기 깨는 용기… 협박편지에 익숙 “일본인에게 지금 일본 정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대다수의 일본인들은 양심적입니다.모르기 때문에 우경화,재무장 움직임에 동조하는 거지요.”북한 핵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부시 미 정부가 자국방어를 위해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선언한 것과는 다른 의미입니다.한민족은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전 세계에 말하고 싶은 거지요.” 고경일은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다.“국내 신문 연재는 한계가 있어요.신문에는 상업성과 사상 문제 등 편집 방향과 만화가의 생각이 어느 정도 맞아야 실릴 수 있잖아요.” 이번처럼 해당 국가에 가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점도 전시회의 매력 중 하나란다.1년에 보통 5∼6회의 전시회를 연다.지난 2월에는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 ‘오늘의 만화’를 보여줄 젊은 만화가 19명 중의 하나로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그의 작품에 특히 호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만화 종주국’인 일본인.‘고경일 풍자만화전 준비위원회’에는 시카노 케이이치(37·교토 세이카대학 교직원) 같은 무보수로 도와주는 일본인들이 많다.자국 만화가들은 그릴 엄두조차 못내는 금기와 치부들을 그려내는 ‘용기’에 매료된 탓이다.에피소드도 많다.97년 교토 세이카 대학원 미술연구과에 재학 중이었을 때의 일.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작품을 출품했더니,모 교수가 “일본에서 건강하게 만화를 그리고 싶으면 국왕,우익 단체,종교문제 등 세가지 소재는 다루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그런데도 ‘옴 진리교’ 사건,모리 전총리의 ‘신의 나라’ 발언,이시하라 도쿄도지사의 ‘삼국인’ 발언 등 금기를 어겨가며 만화를 그려 출품했다.고경일은 “이제 면도날이 들어있는 편지나 욕설로 가득한 협박 편지를 받는 일은 익숙하다.”며 웃는다. ●“만화는 독특함이 가장 중요” 시사성 강한 문제들을 다루는 그의 성향은 청주사범대 학보사에서 시작됐다.“그때까지 만화는 좋아했어도 만화가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거든요.운동권의 ‘나쁜’ 선배들이 순진했던 청년을 버려놓았죠.”(웃음)91년에는 3당합당을 풍자한 만화를 그렸는데,운동권 전단에 무단으로 인용되는 바람에 경찰에 한동안 쫓겨다닌 경험도 있다.“김영삼·김종필·노태우씨가 서태지의 회오리춤을 추고 있고,보수세력들이 ‘오빠’하며 환호하는 내용이었지요.” 동양화 화가였던 아버지 고재중씨의 영향을 받았다.“천직인 것 같아요.고생만 시키는 아내에게 미안하기만 할 따름입니다.전시회만 한다고 돈만 축내며 외국만 돌아다니니….” 잠시 조용하다가 ‘좋은 만화’ 이야기가 나오자 열변을 토한다.“만화가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있어야 합니다.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데생력등도 필요하고요.자기만의 ‘독특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고인돌’의 박수동 화백처럼요.” 채수범기자 lokavid@
  • [시론]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야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난상토론은 일요일의 평온을 깨기에 충분했다.토론이 끝난 직후 검찰총장은 사직을 표하였고 곧바로 수리되었다.‘일요일의 전투’였다. 전쟁터였으므로 그곳에서 오간 평검사들의 언행을 되새김질할 것은 없다.하지만,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본래의 뜻과는 상관없이 전파를 타고 전달된 그들의 토론태도는 검찰개혁에 있어서의 검찰의 ‘국민적’ 입지 내지 그 운신의 폭을 좁힐 것이다. 반면,검찰의 최종적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저토록 초조하고 급하게 서두르는 까닭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지워지지 않는다.그런 점에서,노무현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벌인 검찰과의 정당성 싸움이라고 하는 전투는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주었다. 한 나라의 공권력은 검찰권에 한정되지 않는다.거기에는 이미 두 차례의 쿠데타를 거사한 경험을 가진 군권,전국 곳곳에 그 망이 뻗쳐 있는 경찰권,그리고 정치권력에 좀 더 직설적 영향을 주는 정보사찰권을 지니는 국가정보원 등 정보기관의 권력도 있다. 이들 권력기관에 비할 때,검찰권은 오히려수사와 기소라고 하는 준사법적 권한에 한정된 소박한 수동적 기관 정도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런데도 지금 왜 검찰이 문제인가.전두환 정권의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는 박종철 사건으로 경찰권의 사회적 위신은 땅에 떨어졌으며 이후 공동체의 질서형성기능에 주도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권위를 잃었다.이를 밝힌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상대적으로 커 갔다.노태우 정부 때부터의 일이다.문민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와 국민의 정부의 햇볕 정책 등으로 국정원이나 군권의 상당 부분도 침잠했다.검찰이 공동체의 질서와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고관대작이건 필부이건 법 앞의 평등 원칙에 따른 검찰권 행사로 “정의는 결국 승리한다.”는 사회적 기상을 창조하였어야 할 시대적 과제의 실천에 대한 미진함은 늘 지적되어 왔다. 12·12 군사반란에 대한 ‘성공한 쿠데타론’에 의한 처벌불가론이라든지 사상 최초의 특검을 가져 온 옷로비 게이트에 대한 수사미진 등이 그 한 예이다.경찰은 일부 수사권의 이양을 주장하고 있으며,그토록 비난받던 정치인과 그들이 임명한 정무직인 장관의 인사권에 의한 검찰권 통제의 가능성이라는 위기 상황으로까지 오고 있다. 이제 검찰은 80년대 중반 6월 시민항쟁에서 얻은,국민과 함께 선 사회적 신뢰의 상징이라는 위치를 되살려야 한다.공동체 리더로서의 기능 복권을 몸으로 느껴야 한다.대통령과의 토론에서 정치권으로부터의 인사의 독립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가져 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황은 다시 제 자리를 잡기 시작할 것이라는 평검사들의 단순한 인식은 답답하였다. 그 자리가 얼마나 어려웠던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만,어쨌든 그들은 적극적으로 법질서 유지를 위한 검찰의 자세를 대통령에 대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을 상대로 한다는 진심 어린 자세를 가졌어야 했다. 검찰은 범법자들을 벌주는 것에 만족해서는 아니 된다.누구에게도 냉정하게 벌을 줌으로써 공동체의 법질서를 세우는 국민의 검찰이 되어야 한다.그것이 치안질서 유지를 일차의 목적으로 삼는 경찰과의 차이다.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그래야 이제라도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능동적으로 함께 저어 갈 수 있는 검찰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강 경 근
  • 고속철 광명역 일대 70만평 미니신도시/2008년까지 7400가구 건립

    경부고속철도 광명역 일대 70만평이 업무·상업·주거복합 도시로 개발된다. 건설교통부는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소하동과 안양시 석수동·박달동 일대 70만평을 오는 5월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2004년 고속철도 개통에 대비해 개발되는 광명역 일대는 지구 중심에 종합환승센터,업무·상업시설이 조성되고 주변에 주거시설이 들어선다. 고속철도 이용자는 종합환승센터에서 지하철,시내·외버스 등을 쉽게 갈아탈 수 있다.업무·상업부지에는 대형 유통센터,호텔,국제회의장,백화점 등을 지어 고속철도 개통 초기에 역세권이 형성되도록 할 계획이다. 주변에는 주택 7400여가구를 건립,배후도시 역할을 하도록 계획돼 있다. 사업시행자인 대한주택공사는 보상·실시계획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2005년 상반기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6년 주거단지 택지 분양을 시작으로 2008년 택지조성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류찬희기자 chani@
  • 미니 신도시 건설 방향/광명 업무·상업시설 중심 개발

    서울 남서쪽의 교통요지로 부각 역세권 형성…주택수요 몰릴듯 미니신도시 건설 방향 광명역세권 개발은 경부고속철도 개통을 전제로 계획됐다.개발 시기도 고속철도 개통에 맞춰졌다.일반 택지지구와 달리 업무·상업시설 위주로 개발되는 미니 신도시다.서울 남쪽에 붙어 발전 가능성이 큰 지구로 꼽힌다. ●개발 여건 양호 광명시 일직동과 안양시 석수동 일대는 서울 서남쪽에 붙어 있는 지역으로 광명·안양시청에서 7㎞ 떨어져 있다. 접근 교통시설로는 광명역사 진입도로 4개 노선과 서울∼안산 고속도로를 직접 연결하는 광명IC가 신설될 예정이다.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 연결이 쉬운 교통요지다. 서울∼수원 국철(관악역)과 지하철 7호선(광명 철산역)을 연결하는 경전철계획을 민간제안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사통팔달의 교통체계가 갖춰질 예정이다. 주거단지를 우선하는 택지지구가 아니라 업무·상업용지 중심으로 개발된다.역세권 개발을 위한 미니신도시인 셈이다.논밭과 임야가 대부분이며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이다. ●업무·상업시설 위주로 개발 주택공사가 택지개발 제안서를 제안했다.주거용지는 13만 8000여평에 불과하다.물류·유통·공공시설 용지가 12만 6000평,상업용지 6만 2000평,고속철도역사부지 6만 7000평이다.나머지는 도로,공원 등 녹지시설로 개발된다. 대형 유통시설과 호텔 등이 들어서며 고속철도 개통 초기에 역세권이 형성되도록 할 계획이다. ●주거단지 인기 끌 듯 주택은 7400가구가 건설된다.역세권개발 차원의 택지지구여서 주거용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유동인구 뿐 아니라 주변에 기아자동차공장,고속철도차량기지 등이 있어 주택 수요가 많은 곳이다.따라서 새로 들어서는 주택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류찬희기자
  • [인터넷 스코프] 참여정부와 인터넷

    역사는 아마 TV 등장으로 당선된 최초의 대통령을 케네디로 꼽는다면 인터넷을 이용해 승리한 첫 대통령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을 기록할 것이다. 매스미디어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유독 인터넷을 통한 선거유세만 ‘참여’라고 특징지을 수는 없다.자유롭게 의사를 소통하고 비판적 토론을 벌이는 생산적인 공론의 장으로서 인터넷의 역할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새 정부의 인터넷에 대한 시각과 기대를 이해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사회참여의 경험적 사례로는 2000년 총선에서 등장했던 ‘2000년 총선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총선연대)’의 활동과 이에 영향을 미친 인터넷의 역할을 들 수 있다.총선연대는 국회의원 후보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86명을 선정한 뒤 낙천·낙선을 위한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였다.이때 가장 주목받은 수단이 인터넷이었고 이를 통해 70% 가량인 59명이 낙선하는 결과를 낳았다. 총선연대를 통해서 드러난 정치사회적 변화가 단순한 일회성이 아님을 보여준 사건은 인터넷 기반의 ‘노사모’의 출현이었다.2002년 월드컵 기간에주목 받았던 ‘붉은악마’의 형성과정과 활동,여중생 사망사건에 따른 평화적 촛불시위 등도 인터넷의 역할과 파급력에 기인했다. 인터넷은 사회 전반의 참여를 가능케 하는 도구이자,특히 참여정부가 비전으로 삼는 깨끗한 정보화사회 구현의 핵심적인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다. 첫째,인터넷과 정보기술(IT)의 활용을 통해 참여의 확대와 정치과정의 투명화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또 정치과정의 투명화 촉진을 위해서 인터넷을 활용한다면 기부하고자 하는 정치자금의 액수를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온라인으로 입금해 모금현황과 사용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둘째,정책결정과 민원처리과정의 온라인 공개 확대로 효율적이고 투명한 정부구현에 활용될 수 있다.주요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민원처리과정을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검색하며 의료·교육 등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공개 품질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일정 수준이상의 서비스질을 유지하게 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참여활동은 여성,고령자,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고용창출과 의료문제 해결,주택가격 안정과 재난,재해 예방시스템 마련에도 활용될 수 있다.최근 ‘국민참여센터’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복지정책의 결정과정,분배과정,그리고 소비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이해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면 규격화된 복지서비스의 경직성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 활용의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하자면 정보격차의 해소가 선행되어야 한다.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활용분야에서 여가활동은 29.7%,일과 업무는 28.8%,학습활동은 17.2%로 비교적 높은 반면 사회참여활동은 11.3%,전자정부활동은 8.8%로 나타났다.인터넷 인구의 활용도가 소비적이고 수동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방증이다.세대간 계층간의 인터넷 접속률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이러한 정보격차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80대 20법칙’처럼 정보화된 소수의 20%가 80%의 중요한 사항들을 결정함으로써 참여정부에서 말하는 진정한 참여의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손 연 기
  • “무서워 못타겠다” 지하철 사고 연발

    대구지하철 참사 발생 14일째인 3일 서울에서만 2건의 지하철 사고가 잇따라 발생,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또 부산에서도 2일 밤 지하철 자재 보관소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났다. 이날 오전 7시 10분쯤 강서구 개화산역을 출발,상일동 쪽으로 가던 지하철 5호선 5029호(기관사 이철희) 전동차가 터널안에서 갑자기 비상제동장치가 작동하면서 멈춰섰다.이 사고로 같은 방향의 전동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출근길 승객 250여명이 14분동안 터널속에 갇혔다. 사고가 나자 기관사 이씨는 “차량 고장으로 전동차 운행이 불가능하니 잠시 기다려 달라.”는 안내방송을 한 뒤 각 전동차 밑에 붙어있는 비상제동장치 공기주입 밸브를 수동으로 바꿔 제동을 풀었다.이어 뒤따라오던 5551호 전동차가 승객을 개화산역에 모두 하차시킨 뒤 사고 전동차를 다음 역인 김포공항역까지 밀어 옮겼다. 도시철도공사측은 “평소 자동으로 운행되는 전동차 컴퓨터에 접촉불량 등으로 잘못된 전원값이 입력되면서 안전프로그램 절차에 따라 컴퓨터가 스스로 제동장치를작동시켰다.”고 해명했다. 오전 9시 38분쯤에는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지하2층 역사에서 수서쪽으로 가던 3099호 전동차(기관사 조유진) 운전실 출입문 밑 부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연기가 발생,승객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연기가 나자 기관사 차장과 역무원 등이 소화기를 뿌려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그러나 전동차를 인근 수서차량기지로 옮기느라 지하철 운행이 9분 동안 중단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연기가 난 운전실 밑부분에는 특별한 기계장치가 없어 차체의 결함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고차량을 정밀 검사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2일 밤 11시20분쯤 부산진구 부전동 지하철 2호선 서면역내 자재보관소인 보선분소 창고옆 배전반에서 불이나 지하철을 기다리던 승객 200명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불은 5분만에 배전반을 태우고 진화됐다. 이영표 이세영기자 tomcat@
  • 청계천 8景 8品 8味...종로구, 복원후 관광상품 개발

    복원된 청계천을 돋보이게 할 8경(景) 8품(品) 8미(味)가 잠정적으로 선정됐다. 종로구가 3일 청계천 복원 지역의 도심 특화산업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서울시에 건의한 ‘청계천 8경 8품 8미 구상계획’에 따르면 청계천의 8경은 동아일보사앞 청계공원,광통교·수표교,골동품 시장인 황학동 벼룩시장,탑골공원·종묘,동대문 패션광장,동대문,인사동,보신각이다. 살만한 제품(8품)으로는 동대문 패션몰을 중심으로 한 의류·직물류,세운상가 주변의 전자제품,종로 3∼4가의 예물시계·귀금속류,청계천 공구상가의 공구,관수동∼세운상가에 밀집한 상패·휘장,신발,문구·완구류,수족관·애완동물이 선정됐다.또 발품을 팔아 청계천 8경을 구경하고 쇼핑을 즐긴 관광객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줄 8미로 무교동 낙지,청진동 해장국,낙원동 떡,묘동 빈대떡,예지동 냉면,낙원동 아귀찜,낙원상가 칼국수,인사동 민속차가 꼽혔다. 류길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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