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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

    ■ 교육인적자원부 △산학협력과장 변영만■ 한국공항공사 ◇1급 승진 △제주지역본부 지원총괄팀장 이재훈△외주관리〃 안종현△제주지역본부 건축설비〃 홍관표△건설사업2〃 권순구△항로시설본부 지원총괄〃 장세훈◇2급 승진△청주지사 운영팀장 이길은△부산지역본부 고객지원〃 정광일△제주〃 항무〃 함영주△〃 재무관리〃 김경화△안전환경팀 환경TF〃 황태욱△서울지역본부 조경〃 조희형△부산〃 전기통신〃 이창섭△미래경영센터 R&D TF팀 임영희◇1급 전보△사업개발팀장 이한성△제주지역본부 운영단장 정호석△포항지사장 문성돈△항공인력개발원 교수 정석래△항행시설팀장 최중봉△항무계획〃 박담용◇2급 전보△인사총무팀 사회공헌TF팀장 이정문△항공인력개발원 교수 백종은△항로시설본부 전산팀장 김진교△정보관리〃 안희주△서울지역본부 토목〃 이승우△〃 건축시설〃 정태형△〃 기계시설〃 구재삼△안전환경〃 민병훈△여수지사 시설〃 김종원△서울지역본부 레이더〃 윤용호◇3급 전보△부산지역본부 토목팀장 최정수■ 한국전력 ◇본사 △감사실장 김종호△기술기획실장 장영진△기획처장 정찬기△재무처장 홍종광△구조조정처장 김임호△노무처장 이인교△물류경영처장 황기철△전력수급처장 황우엽△배전처장 오재형△배전운영처장 김지년△송변전처장 김문덕△송변전건설계획처장 이춘식△계통계획처장 황종영△정보통신처장 김홍△아주사업처장 허경구△구미사업처장 이영하△원자력사업처장 변준연◇사업본부장△서울 김기학△남서울 김광중△인천손세찬△경기 백승도△충남 조성희△전남 전덕수△대구 조인국△부산 황동목△경남 허두집◇지사장△강릉 이웅기△충북 장완성△경북 이원국△제주 김귀중◇지점장△서울사업본부 박형렬 임대환△남서울사업본부 이호웅 이택범 안준기 신상표△인천사업본부 김기호 김완종△경기사업본부 유정근 우현종 강희태△충남사업본부 오승균 김은식△전남사업본부 박래용△대구사업본부 이용태 이복렬 이진형 정상봉△부산사업본부 김훈 강영석 이재희 이정규△경남사업본부 강문규△고양지점장 신명식△구리지점장 정종필 △서청주지점장 이광희△익산지점장 조성인◇전력관리처장△서울 김인섭△남서울 김창곤△인천 김명수△수원 하광을△제천 차연수△대전 정만위△광주 조춘익△대구 김우겸△부산 이근영△창원 김동현◇건설처장△부산전력구 온대현△전력계통 장석한◇기타사업소△업무지원처장 박영호△사옥건설처장 박노석△IT지원처장 이상대◇전력연구원△원장 박상덕△원자력발전연구소장 안홍준△전력계통연구소장 명근식△전력경영연구소장 신창근△수석연구원(갑) 이용관 김종진△중앙교육원 교육요원 조성훈 방병천△필리핀현지법인장 이강원■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 송종길■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실·단장 △경영혁신단장 장현창△디지털접근지원단장 신광우△정보활용촉진단장 서종길△정보화역기능대응단장 김병구△국제정보격차해소협력단장 박원근△국가지식정보사업단장 신인철△정보격차해소연구센터장 최두진△검사역 신덕식 ◇팀장△경영기획 이병하△혁신전략 한상필△홍보영상 조용준△접근기획 홍경순△접근기반 박효수△접근지원 김진호△정보활용기획 박영식△정보역량개발 양석민△평생정보화교육 이의순△건전정보문화 남길우△미디어중독대응 김혜수△IT WORLD 이욱진△글로벌기획 조정문△글로벌사업 최명순△글로벌HRD 최완식△지식자원협력 한석안△지식자원구축 강종관△지식포털운영 권순진△행정지원 박종배△미래사회전략 고정현△조사연구 김은정■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영연구실장 권주안△정책연구실 이성재■ 한겨레신문사 △편집인석 기획위원 홍세화△교육사업부장 강석운△한겨레경제연구소 설립추진팀장 이원재■ 대한전기협회 ◇2급 승진 △기술처 기술운영팀장 이동제△기술기준처 발전기술팀장 서효복△KEPIC처 원자력팀장 김안섭△〃 전기팀장 이덕재◇보직 부여△KEPIC처 기술지원팀장 이성근■ 국민은행 ◇부장 △재무관리 張光淳△재무보고통제 梁琮熙△채널기획 具滋源△고객만족 姜庸熙△수신 李致漢△가계여신 任炳洙△소호여신 白承均△기업자금관리서비스 鄭在同△기업금융업무지원 崔相雲△기업금융경영개선 咸植△기업금융여신심사 李明奎△자산유동화 鄭相權△카드업무지원 李啓熙△카드영업추진 咸泳卓△카드마케팅 趙正熙△PB사업 金亨泰△PB영업추진 金知學△부동산사업 車炯根△외화자금 鄭允植△금융공학 全裕文△트레이딩 安宰完△개인금융업무 全泳山△자금운용지원 黃圭萬△총무 梁基一△통합구매 金泰浩△콜센터관리 崔明東△시장·운영리스크 朴靜林△IT기획 金容源△IT개발 韓洪錫△IT채널서비스 張龍一△인프라개발 柳錫興△개발관리 趙根徹△시스템 安永燁△계정서비스 金大元△정보서비스 宋璨熙△인사 金德洙△직원만족 黃舜燦△검사기획 林承得△경영검사 廉在賢△준법감시 洪鶴基△준법감시운영 김양균△감찰반장 康益煥△이사회사무국장 鄭薰模△해외사업기획 禹治九△해외사업추진 劉光根 ◇법인장△런던 白肇鉉△홍콩 朴光昊 ◇지점장△명동영업부장 朴伯洙△여의도〃 權仁九△서여의도〃 金鐵弘△동경 金相成△강남역 洪錫哲△강남타운 安慶恩△논현역 朴炯宰△도곡동 石鍾淳△매봉 白康鎬△봉은사로 申尙浩△삼성동 朴裕彬△스타타워 李京秀△신사역 崔仁根△압구정역 李起範△압구정 林采燮△영동 朴永生△청담2동 辛仁善△청담동 徐唱鉉△청담북 李振鎬△코엑스 朴泳泰△포이동 安奎相△학동역 鄭然井△현대아파트 韓相敦△거여동 朴憲正△굽은다리역 吉丙洙△길동 姜点求△둔촌동 李榮煥△방이남 崔承昌△삼전북 徐大範△상대원 南仁△상일동 牟剛杓△신장 吳尙憲△신천역 方惠淑△암사역 陸完洙△올림픽 韓宗烈△천호동 金德九△태평역 鄭奇春△곡선동 金東燮△광명역 朱鍾洙△내손동 金秉聲△북수원 朴柱洪△산본2동 朴相哲△산본역 金澤洙△수원팔달 鄭季媛△신매탄 金栽煐△안양동 金鍾勳△영통남 金炯五△의왕 全德洙△인덕원 李德淳△하안동 李景淳△호계동 金東烈△화서동 梁盟浩△강화 梁拮榮△검단 高在玄△김포서 朴浩奎△남동공단 崔完基△동춘동 愼錫縡△만수6동 姜寶遠△만수동 金載龍△산곡동 崔昌洙△숭의동 權純重△신포동 金允洙△용현동 金仲坤△인천원당 鄭永殷△임학동 全金永△주안중앙 李琯錫△주안 李俊煥△항동 鄭永喆△구의남 배영빈△구의동 宋白圭△능동 金兌郁△동자양 韓大洙△면목동 鄭振亨△사가정역 金玘洙△삼척 梁榮錫△양평 韓承淵△원주 李種建△이문동 李光圭△장안동 李在薰△장한평역 金智勳△제기동 趙誠柱△중곡동 安慶鎬△중곡서 高洪培△중화동 孫澈圭△청량리역 周賢哲△청량리 李鍾卓△춘천남 趙連浩△홍천 崔完燾△화양동 金活洙△가산패션타운 李晶豪△고척동 朴鍾燮△구로남 尹承煥△구로 李在邦△금천 李容澤△독산동 鄭浩澤△등촌동 安秉善△목동중앙 沈武吉△신길동 姜元奎△신길서 金英洙△신도림역 林豪默△신도림 姜成和△신월뉴타운 金正柱△신월동 서정완△신정1동 鄭万鎔△양평동 安秉麟△여의도리버타워 金相洙△여의도 趙成烈△영등포구청역 金謹洙△영등포로 李成容△오류동 辛卿夏△고양동 許誠燮△대화역 尹雄源△마포역 全宰奭△불광동 金永洙△서강 金亨根△성산동 金駱鎬△성산로 李良浩△성산 吳壽鐘△신능곡 吳泰雄△아현동 崔洪範△역촌역 羅元柱△연서 金江河水△연신내 金萬洙△응암3동 張弘哲△응암오거리 盧靜信△일산 金炯秀△광산 高光淑△광양 李政殷△광주 韓辰洙△군산 李重崎△김제 金成淳△나주 金鍾範△부안 高正柱△송정 吳茂根△쌍촌동 李奉烈△여천남 李同燮△영등동 金成潤△오치동 羅琮紈△용당동 崔鶴天△운암1동 李鍾承△운암2동 文盛柱△전주중앙 林景燮△전주 曺榮基△첨단 金光石△평화동 金裕澤△풍향동 金春鎬△화순 朴鍾弼△효자동 洪圭植△가장동 河哲鎬△계룡대 李起世△공주 梁熙大△내덕동 李貞淵△논산 朴文洙△대덕특구 白秉春△대전가양동 林采能△대전원동 金演錫△두정동 李鍾涉△둔산갤러리아 趙成翼△반석동 權榮鎭△삼천동 李一九△서대전 全雲仙△성정동 吳炳均△신탄진 金基喆△옥천 李鍾求△용문역 許鳳吉△용전동 洪九杓△유성 金圭大△유천동 李性康△제천 洪錫奎△청주남문 金鍾勉△충주 石相根△경안북 金思鎭△구갈남 金庠洙△구갈 李京子△분당시범단지 金鍾久△분당양지 李承鎬△수지성복 鄭在金△야탑역 黃石煥△여주 朴永祚△오산운암 朴濟鉉△용인구성 馬在烈△용인대로 郭彩潤△용인 李在允△이천 鄭丙朝△죽전역 金在鳳△내발산 李昇求△본오동 吳信學△부천상동 千冀五△부천중앙로 金永喆△부천 元善鎬△부천홈플러스 金禎烈△상록수 李榮基△송내동 裵在哲△시화 柳大衡△심곡동 柳演相△안산사동 安玹洙△안산 韓仲淵△원종동 洪性郁△남성역 尹沅植△내방역 全國鉉△방배서 宋炯根△봉천중앙 李瓚烈△사당동 張德浚△사당역 洪良杓△서초2동 趙鍾采△서초북 李仁傑△신림서 金泰勳△신림역 吳世雄△신반포 尹善日△신사동 尹在瓘△양재남 安熙泰△양재동 李康烈△흑석동 朴貞運△가능동 崔京柱△노원 權五錠△덕소 李善洙△도봉 金亨君△동두천 劉虎△방학동 李亨鎭△삼양동 金載煥△성북역 李基赫△송우 李五星△수락산역 姜錫貞△의정부금오 白東鎬△의정부서 李哲奐△중계북 金在煜△태릉역 尹統圭△광교 金榮閔△광화문역 印惠媛△구기동 高永權△대학로 金善龍△동소문동 金丙文△모래내 許滿旭△서린동 金楠永△세종로 鄭相宇△연희3동 文重玉△연희동 金海連△종로5가 朴炅敦△종로6가 宋爀進△종암동 孫讚龜△창신동 韓相俊△혜화동 吳錫晩△홍제동 金德出△금호동 朴湖周△남산타운 李英善△동대문패션타운 田正午△명동역 孫漢一△명동중앙 鄭善文△숭례문 崔圭德△시청역 鄭樂宗△신평화 趙成泰△옥수동 朴根用△이태원 曺在錫△중부 曺永辰△청계4가 宋基奉△충무로 李容熙△태평로1가 柳東鎰△후암동 黃圭煥△가야 白昌燮△구서동 金鍾敏△남양산 金文守△남천동 朴大孝△대연동 李炯來△동울산 朴永泰△문현동 李慶雄△미남 李京和△부곡동 白太欽△부산법조타운 朴英美△부산진 崔世柱△부전2동 金俊源△서면중앙 金俊坤△서면 全德龍△언양 宋石峰△온천동 尹仁宇△울산 許應道△초량 朱康植△토곡 金承哲△해운대역 彭庚鎭△해운대우동 鄭允均△해운대 韓英原△감전동 田大植△김해 河元達△내동 趙泰永△내외동 金昌洙△도계동 宋斗鎬△동삼동 慶文秀△모라 吳東象△밀양 尹泳根△부산 金勳△사상 金澄△삼방동 金是△신평동 朴成一△주례 金炳男△진주 金李列△충무동 安鍾檜△토성동 鄭雲容△통영 金永民△하단동 李承鎬△거창 李東煥△공평동 李圭哲△관음동 金昌圭△구미역 李秉煜△구미 安孝榮△대곡동 金雲權△대구본동 李錫彩△대구비산동 金庾坤△두류동 尹相憲△문경 姜錫坤△범어4동 金圭東△수성동 河成睦△시지 權五勳△신암동 李永壽△영주 金俊勳△영천 李址烈△왜관 丁彦榮△이곡동 金太官△중동교 崔聖善△지산동 金光立△칠곡 鄭在柱△평리동 權憲柱△포항 李鍾華 ◇기업금융지점장△서여의도법인영업부장 金昶坤△스타타워 全容澤△강남역 孫海振△강동 金郡鎬△강원 朴炯洙△거제 李圭洪△구미 鄭泰權△달성공단 朴正賢△대구 孔鍾杓△부산 朴基元△사상 吳京錄△사하 魚泳水△성남 金鍾國△성서 姜永德△성수동 李成觀△오산 韓明洙△용산 金東男△창원 姜大炫△광산 金錫珍△광주 羅振豪△광화문 李鍾麟△남동공단 金宗燦△둔산 朴基岩△디지털밸리 金雲泰△디지털센터 林東述△부천 金龍九△서인천 李載顯△순천 黃潤晧△신사동 金正洙△익산 金珽洙△정자동 崔孝植△종로5가 金址燮△충무로 金泰洙△호계동 朴鉉培 ◇센터장△방배PB 金海京△청담〃 朴惠慶△경인심사 李相勳△남부〃 徐甲錫△북부〃 金弘植△충청〃 羅錠業△경매/소송관리 金正坤△기업여신관리 姜湧遠△신용여신관리 金斗錫△인천〃 閔明植△포항〃 尹東石△전주〃 李京在△제주〃 黃基澤△청주〃 金麗中△천안〃 兪承錄△자금결제처리 孫泰甲△서울대출실행 李鶴武△집단〃 金禹森△서울업무지원 鄭健澤△업무상담 咸京植△대전콜 申完洙△경인업무지원 李濟京△대구〃 崔倫燾△전주〃 兪昌熙 ◇기관영업부장△李淳根△李容浩△池慶浩△金淳泰△羅敬萬△裵吉烋△劉起東△崔柱倫 ◇개설준비위원장△롯데잠실PB센터 沈載五△백석역지점 金東敏△창동아이파크〃 申斗淳■ 하나은행 ◇지점장 △삼양동 李明錫■ 비씨카드 ◇상무이사 승진 △IT 담당 윤병한△마케팅 〃 조중화 ◇팀장·지점장 승진△카드센터구축 TF 이덕희△경영지원 김태진△청주지점장 권기동 ◇팀장 전보△경영전략 서거정△경영혁신 김흥수△인사기획 채병철△교육CS 정명철△재무관리 이영수△가맹점운영 송병식△회원청구 송선진△승인정산 이정호△국제업무 이중규△상품개발 장홍식△제휴마케팅 이경훈△마케팅지원 김진철△영업점관리 안광오△여행 최성욱△개발 이덕수△준법감시 최기언◇지점장 전보△상계 홍명표△창원 김세용△동래 최동훈△춘천 김진철△포항 조용문△순천 김상기■ 신한생명 (단장)△중앙지원단 李相潤 (부장)△영업기획 金哲△영업교육 崔正煥△개인고객 朱鳳一△법인고객 趙翊成△CM고객 尹錫在△리스크관리부 金武河△융자부 李榮俊△인사부 吳濟延△총무 朴閏熙△감사 崔在圭 (팀장)△경영기획 劉鳳赫△DB제휴 崔振基△고객만족 裵森容 (지점장)△혜화 朴相信△중부 張錫河△명동 金泰煥△청계 簡鍾澤△신촌 吳源喆△강서 洪誠培△인천위너스 兪丁植△구월 權赫鎭△계양 鄭尙謨△서초 禹弘均△사당 朴漢姬△잠실 張裕熙△테헤란 南憲祐△용인위너스 李永在△부천 丁暎澤△안양 金龍△안산위너스 李泰炯△평촌위너스 吳東現△남부산 李永宰△부산 韓景淑△청운위너스 金桃福△청솔위너스 余鍾烈△울산 朴哲賢△범어 朴東植△대명위너스 沈權輔△진주 全炳鎬△마산 王炳奎△동청주 金鎭山△아산 任世淳△대전 鄭甫永△보령 張翼熙△상록위너스 韓仁洙△정읍 李昇眞△남원 姜逸錫△목포 吳東根△광주 吳正煥△빛고을위너스 張炳貴△광화문위너스 孫明鎬△세종위너스 金在枓△탐라 愼桓揆△중앙AM 徐光鎭△서울AM 崔東孝△경인AM 宋種敏△중부법인AM 黃仁相△동부법인AM 李周明△남부법인AM 鄭演根△하나법인AM 金甲淵△SKTM 韓相一△롯데TM 李暻歡△현대TM 崔明福△행복에이스 裵東運△희망에이스 邊在祐△으뜸에이스 朴鍾鎭△대구방카슈랑스 河景鎭△부산방카슈랑스 申命機 (센터장)△영남고객지원센터 辛永京△대구〃 都在彦△광주〃 康允壽■ 금호생명 (지점장 )△미디어 魚診善△제일 張浩起△한강 李仁洙△영동 裵閏嬉△광양 趙鎭相△곡성 金顯哲■ ING생명 ◇ 승진 △다이렉트채널본부총괄 상무 박동주△다이렉트채널본부 다이렉트세일즈부 이사 김래원■ 대한투자증권 ◇임원 선임 △영남지역본부장 백승헌△강남지역〃 조현준 ◇임원 전보 △충청·호남지역본부장 장능원■ 한성대 △교무처장 강신일△기획협력〃 한정수△총무〃 이병은△입학홍보〃 방갑산△인문대학장 박호영△사회과학〃 민성기△공과〃 홍윤기△일반대학원장 이상한△행정〃 이성우△디지털중소기업〃 정진택△학술정보관장 이정숙△사회교육원장 최기흥△전자계산소장 최재봉△산학협력단장 이창원△법인사무국장 정대홍■ 신성대 △기획관리실장 이승재△도서관장 김준권△인성교육〃 백미열■ 순천향대 △교무담당관 신혜종△입학〃 강병권△기획〃 전창완△산학연구〃 김동식■ ㈜만도 ◇부사장 승진 △평택사업본부장 徐仁錫◇상무 승진△국내영업담당 咸泳煥△중앙연구소장 黃仁龍△원주사업본부 경영지원실장 孫正遠△원주사업본부 조향1공장장 沈昌燮△익산사업본부장 李尙洌◇상무보 승진△평택사업본부 CBS1공장장 金炯中△원주사업본부 경영지원실 경영관리팀장 朴泰彦■ TU미디어△경영지원실장 김장기△성장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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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가 분양 아파트 인기 ‘뚝’

    고가 분양 아파트 인기 ‘뚝’

    고가 분양아파트는 인기가 다소 시들해진 반면 저렴한 유망단지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고분양가 아파트 인기 끝나나 4일 이수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당첨자 계약을 한 서울 삼성동 브라운스톤의 계약률은 절반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수건설은 강남의 중심부에 있기 때문에 계약률 95%를 자신했었다. 한 관계자는 “입지가 좋아 사전 청약에서 모집가구수의 2배수를 채웠는데 계약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지난해 ‘11·15대책’ 발표 이후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12월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체험하면서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예전만 못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77·83평형은 평당 2800만원,90∼110평형은 평당 3200만원에 분양됐다. 지난달 말 송파구 오금동에서 분양한 올림픽파크 동부센트레빌 일반분양 물량(85가구)은 절반가량 남아 있다.33평형 평당 분양가가 2300만원으로 규모와 입지에 견줘 인근 시세보다 비쌌다는 지적이 나왔다. 같은기간 양천구 신월동에서 분양한 코아루레이크파크도 미분양이 남아있다. 지난해 양천구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883만원 수준이었으나 이 아파트 32평형은 평당 1020만원에 분양됐다.S사가 서울 남대문로 근처에서 분양하고 있는 분양가 10억∼29억원선인 주상복합아파트의 주말 방문객도 수백명선에 그치는 등 고가 분양아파트의 인기는 별로다.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대책 직전 분양된 현대건설의 성수동 서울숲 힐스테이트의 경우 국내 최고 분양가(평당 3250만원)를 기록했던 92평형은 경쟁률이 7대1이나 됐었다. 당첨자 계약에서 매진됐다. ●수도권 유망단지 1순위 마감 지난해 12월 대한주택공사가 성남 도촌에서 분양한 휴먼시아(32평형 평당 957만원)는 1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전매제한 규제를 받지 않아 인기가 더 높았다. 대림산업이 같은달 용인 마북지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도 34평형(평당 1200만원)은 지역우선 순위에서만 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계약중인 수원시 인계동 신동아파밀리에의 경우 24·33·43평형중 24·33평형은 1순위 마감됐다. 경쟁률 25대1을 기록한 33평형의 분양가는 평당 990만원으로 인근 삼성물산의 래미안보다 평당 200여만원가량 싸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단지별 호불호 현상이 다시 나타나는 것은 각종 규제로 주택 시장이 이성을 찾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앞으로도 입지, 규모, 가격 등 상품 특성에 따라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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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무조정실 △특정평가심의관(계약직고위공무원) 高基錫◇교육훈련 파견△캐나다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일반직 공무원) 吳均△KDI 국제정책대학원(서기관) 金暎官◇과장급 직무파견△한일수교회담문서공개 등 대책기획단(서기관) 金敬源■ 외교통상부 △한국국제협력단 이사 李海均 ■ 행정자치부 ◇팀장 전보 △혁신전략팀장 李楨烈△혁신평가〃 崔炳官△부내정보화〃 張洙完△조직관리〃 李完燮△제도혁신〃 秋漢喆■ 건설교통부 ◇팀장급 전보 △장관비서관(서기관) 유병권△지역발전정책팀장(〃) 김영훈△서울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기술서기관) 김성수■ 국가보훈처 ◇임명 △독립기념관 감사 황인환■ 서울시 ◇1급 승진 △제1정책보좌관 겸 여성가족정책관 이봉화△제4정책보좌관 겸 균형발전추진본부장 이덕수△시의회 사무처장 김상국△행정국 근무 김상돈 ◇1급 전보 △경영기획실장 직무대리 라진구△상수도사업본부장 박명현 ◇2급 승진 △대변인 최항도△행정국 근무 권택상 ◇2급 전보 △경쟁력강화추진본부장 직무대리 김병일△감사관 김상범△재무국장 진익철 ◇3급 전보 △비서실장 류경기△정책기획관 직무대리 장석명(승진 예정)△경영기획관 신면호△복지건강국장 겸 보건환경연구원장 이정관△문화국장 정효성△푸른도시국장 배진섭△교통국장 장정우△교통기획관 직무대리 윤준병(승진 예정)△시립대 사무처장 정윤택△한강사업본부장 최종협△도시계획국장 이인근△건설기획국장 정동진△주택국장 직무대리 김효수(승진 예정)△상수도사업본부 차장 공성석△건설안전본부 안전관리국장 최태근△ ″ 시설국장 직무대리 이익주(승진 예정)△한강사업기획단장 직무대리 송경섭(승진 예정)△문화예술센터추진반장 전상훈(승진 예정) ◇4급 승진 △광암정수사업소장 김봉춘△토지관리과장 김종혁 ◇4급 전보 △홍보담당관 황보연△여성정책담당관 이비오△가족보육담당관 김병환△청소년담당관 김홍기△저출산대책반장 직무대리 엄연숙(승진 예정)△평가담당관 이창학△감사담당관 김진년△조사담당관 김용근△민방위담당관 황인봉△정보화기획담당관 장혁재△기획담당관 윤한홍△조직담당관 김태두△법무담당관 이정호△창의혁신담당관 겸 인재양성기획반장 서정협△재정분석담당관 김영성△교육사업반장 박기용△총무과장 박문규△행정과장 전성수△시민협력과장 겸 민원콜센터운영반장 조상명△재무과장 안준호△계약심사과장 박현호△위생과장 서재율△산업지원과장 조인동△국제협력과장 구본상△생활경제과장 김재정△고용대책과장 최성옥△DMC과장 전영석△체육과장 직무대리 겸 문화기반시설조성반장 직무대리 윤종장(승진 예정)△클린도시추진반장 직무대리 주용태(승진 예정)△자연생태과장 강종필△버스정책과장 진용황△주차계획과장 박정목△맑은서울총괄담당관 김경호△맑은서울교통반장 정수용△도시경쟁력총괄담당관 겸 관광마케팅담당관 이무영△문화산업반장 직무대리 김태균(승진 예정)△투자유치담당관 겸 지식산업반장 신상철△도심활성화담당관 김성수△이주사업담당관 직무대리 오승환(승진 예정)△주택기획과장 문홍선△의정담당관 한수동△상수도사업본부 총무부장 유대식△ 〃 경영부장 직무대리 한상인(승진 예정)△동부수도사업소장 안건기△강서수도사업소장 김용백△건설안전본부 총무부장 백무경△시립대 교무과장 직무대리 김진만(승진 예정)△한강사업본부 총무부장 장기연△ 〃 운영부장 전재섭△데이터센터 소장 김춘식△암사정수사업소장 이동오△영등포정수사업소장 배민호△맑은서울관리담당관 김윤용△난지물재생센터 소장 장흥숙△중랑물재생센터 소장 이영성△공원과장 박인규△조경과장 최광빈△녹지사업소장 이춘희△뉴타운사업 3반장 이송직△한강개발지원반장 직무대리 한제현(승진 예정)△도로계획과장 고인석△도로관리과장 직무대리 변상교(승진 예정)△상수도사업본부 수도관리부장 직무대리 황양현(승진 예정)△건설안전본부 교량관리부장 유재룡 △〃건설1부장 김호식△동부도로관리사업소장 송근백△성동도로관리사업소장 고승주△한강사업본부 시설부장 김영복△ 〃전략기획부장 이제원△ 〃사업총괄부장 직무대리 이성혁(승진 예정)△품질시험소장 직무대리 이봉호(승진 예정)△도시관리과장 윤혁경△도시디자인과장 직무대리 겸 북촌추진반장 직무대리 한병용(승진 예정)△신청사증축추진반장 황해룡△지하철건설본부 건축부장 직무대리 황혁철(승진 예정)■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연구개발실장 金榮鉉△학연협력〃 李英鎬△경영기획〃 白熙基△행정〃 吳健澤△강릉분원 운영관리〃 朴鍾植■ 한국지역난방공사 △기술본부장 姜元基■ 경기지방공사 ◇승진△광교사업단장 남윤희△사업총괄처장(정책사업기획단장 겸임) 이주하△재무관리처장 신보철△파주사업단장 김영선△신규사업팀장 최성진△회계〃 정수옥△품질관리〃 장명기△택지계획〃 안영대△수탁기획〃 박세원△뉴타운사업〃 성문제△계약조달〃 이윤근■ 한전 남동발전△감사실장 이현동△기획조정처장 한영석△관리지원처장 안희정△삼천포 화력본부장 이포우△삼천포 화력본부 제1발전소장 강수용△〃 제2발전소장 김재한△영동화력 발전처장 손동제△여수화력 발전처장 김갑중△분당복합화력 발전처장 김성섭△무주양수 발전처장 심화섭△예천양수 건설처장 김원중■ 코이드(114안내)△경영기획실장 김재삼△경영지원실장 이승대△114본부장 정병철△TM본부장 진춘구△CE본부장 신재열△CV본부장 정진배△NB본부장 겸 경영연구소장 이용천△부산본부장 이창희△대구본부장 한윤호△전남본부장 노하길△충남본부장 김영진△전북본부장 김남호△충북본부장 김대곤△제주본부장 강화련■ 은행연합회 ◇승진△이사대우 유광석 ◇전보 (팀장)△여신외환 장덕생△임원부속 김태종△수신제도 강상구△홍보 김승만△인력관리 유윤상△자본시장 김창권△신용정보관리 오경택△전산운영 김성태△경영지원 윤성은△민원상담실 전담책임자 오연희■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부장)△농업경제기획 金龍柱△원예 姜洪求△양곡 鄭基植△산지유통 吳潤煥△도매사업 李洪遠△유통센터발전T/F 단장 李相旭 ◇축산경제△축산물판매분사장 李鍾閏 (부장)△축산경제기획 朴致奉△축산컨설팅 金雲哲△축산지원 吳世官△축산유통 李在鑽 ◇신용사업(부장)△금융기획 金泰永△리스크관리 崔相國△신용관리기획 趙明文△심사 申玟燮△수신 孫慶翼△국제업무 劉京煥△신탁 文鍾弼△여신관리 朴永來△상호금융기획 全泳完△상호금융지원 李光錄△상호금융투자 安俊燮△자금 金聖秀△농업금융 李敦浩△공제보험기획 李宅承△공제보험사업 張時中△신용보증업무 金忠洙△콜센터실장 朱彰勳△정부중앙청사지점장 鄭成喆△점포지원단장 黃寅國 ◇교육지원△감사실장 愼相祚△준법감시〃 李文基△기획조정〃 金一君△예금자보호기금사무국장 金周光 (부장)△교육연수 洪性雄△문화홍보 柳根原△인력개발 金日憲△총무 咸泰洪△해외경제협력 金陸坤△회원지 金宗哲■ 하나은행 ◇부장△가계영업추진 白俊植△영업2 孫在煥△투자신탁 玉棋錫△가계영업기획 李炯一△심사 鄭榮春△증권대행 崔相圭 ◇팀장△ALM 金奎培△법무 金熙大△운영리스크관리 孫吉均△e-Business 申長雨△신용리스크관리 沈相碩△카드영업추진장 尹圭燮△CRM 李鍾鎭△론센터 全濟昌 ◇지점장△원주 姜孝正△하계역 姜熙秀△마포중앙 具聖謨△역촌동 丘在善△서대문 權興福△홍은동 金江烈△광명 金敬培△월드센터 金慶中△광주 金光玉△수유역 金基祐△강남 金德子△동광주 金炳文△논현중앙 金聖浩△제천 金時豪△둔촌동 金鎭國△양재동 金振模△이수교 金姬廷△문래역 南相原△청량리 柳根興△안국동 柳承基△삼산동 文炯準△서초중앙 文皓駿△제주 朴旦一△서신동 朴丙斗△반포 朴相洛△대구서 朴在萬△길동 白永基△하계동 申慧銀△오류동 安炳悅△산본 安信奎△증산동 安又善△한남1동 梁永吉△종암동 元文成△안암동 柳在勳△대연동 柳桓△수내역 陸心天△화도 尹翼基△대치동 李明賢△사당동 李相雨△종로5가 李一雨△여수 李在九△이매촌 李賢淑△중동 李弘圭△테헤란로 林鍾伍△역삼역 全閏洙△송파 鄭淳鎬△창원 曺光烈△원당 趙昇萬△오금동 趙泓△우만동 채수웅△안양중앙 蔡孝植△신자양 崔圭鳳△삼전동 韓政潤△초량 洪必熹△수지상현 黃磬成△일원중앙 黃媛暎 ◇지점장 겸 기업금융전담역(RM)△시화 金基錫△홍대입구역 金祺鉉△울산기업금융센터 金得憲△시흥남 金炳浩△회현동 金泰範△천안기업센터 文鍾求△성남 朴春基△석촌동 白萬炫△도당동 宋龍珉△오산 尹在喆△용인 李起桓△공덕역 李玉培△구로디지털 全世雲△서초센터 鄭壯采△소공동 丁劾鎭△당산동 崔敏玉△영등포중앙 崔成天△하단 河昌煥 ◇기업금융전담역(RM)△경수중기업금융본부 金湲平△중기업금융2〃 南守俊△인천중기업금융〃 朴錫春△대기업금융1〃 白種德△중부기업금융〃 柳在德△중기업금융2〃 尹圭勳△중기업금융3〃尹祥薰△중앙중기업금융〃 尹兌溱△중앙중기업금융〃 李在珪△대기업금융2〃 李鍾承△영남기업금융〃 李俊洪△삼성센터 李鍾讚△두산타워 韓相榮 ◇가계영업팀장△잠실역 李京美△성남 李賢吉△인천 張玄子 ◇지점 개설준비위원장△역삼역기업센터 李在春△성서공단 金台東■ 인제대 백병원 (백중앙의료원)△부의료원장 曺洸鉉(부산백병원)△원장 崔長錫△홍보실장 金東郁(동래백병원)△수련부장 楊盛淵(서울백병원)△Q.I 실장 鄭在勉■ 세계일보 △경영전략본부장 정서진■ 농민신문사 △기획관리국장 金壽鎬■ 국민은행 ◇본부장△개인영업 崔棋義△상품 金正旭△여신심사 李景學△여신관리 金宰坤△IT개발 金興運△해외사업 李愚△대기업영업 孫榮煥△동남기업금융지역 周永究△중동기업금융〃 金漢玉△남서기업금융〃 金容信△강서〃 李京九△경남〃 申均△경수〃 金華中△동부산〃 黃台星△동부〃 柳明欣△북부〃 申南澈△서부산〃 朴仁秉△중부산〃 姜根秀△강동〃 池光源△경인〃 朴晃默△남서울〃 吳炳乾△영동〃 金順賢△충청동〃 金允東△충청서〃 丁奎亨△호남남〃 朴贊本△호남북〃 金鍾範△강남〃 張相洛△강북〃 彭眞善△경서〃 閔炳德△경기남〃 徐惠錫△동대구〃 沈富煥△서대구〃 石容秀△성북〃 李榮模△인천〃 趙忠元△중앙〃 崔相勳■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동서신의학병원장 유명철△한의과대학 한방병원장 박동석△치과대학병원장 박준봉△협진진료처장 유지홍
  • [서울신문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시적 에피파니’를 위하여-이장욱론/이찬

    1. ‘인공정원’ 으로서의 ‘시’를 넘어서 시인은 자신의 기억 속에 아로새겨진 어떤 체험의 순간을 지금-여기로 다시 불러오는 존재이다.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시작품들 가운데, 이 순간을 상투적인 표현들로 재생하고 있는 경우는 없다. 구체적인 체험 속에 깃들어 있는 고유한 생(生)의 순간들과 그 감각적 비의(秘義)들은 관례화된 문법을 통해서는 결코 표현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시’ 장르의 전래적인 형식과 표현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는 ‘전통적인 서정시’가 되었든, 지금까지 ‘시’가 보존해 온 관습적 전범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시의 문법을 과격하게 실험하는 ‘전위적인 현대시’가 되었든, 이러한 ‘상투성’으로부터의 이탈은 ‘문학’(literature)이라는 현대적인(modern) 산물에 요구되었던 필수불가결한 조건이자 ‘문학’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자신을 보존할 수 있었던 근원적인 힘이다. 이장욱의 시는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과 사건과 풍경들을 1인칭 화자의 감정과 의식과 가치를 표상하기 위한 대리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왕(旣往)의 관례화된 ‘시’의 문법으로는 이해될 수 없다.“서정은 만상을 일인칭의 내면적 고도(高度)에 걸어두는 방식이다.”(‘꽃들은 세상을 버리고’,《창작과 비평》,2005년 여름,70쪽)라는 그의 진술은 우선 ‘시’(‘서정’) 장르의 일반적 원리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통상적인 ‘시’ 문법에 대한 그의 반감(反感)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장욱이 재래(在來)의 ‘시’의 문법에 대해 품고 있는 회의와 반감은 그것이 필연적으로 이 세계의 ‘만상’들을 1인칭 화자의 자기 동일적인 영혼을 표상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유(專有)하며, 마침내는 ‘천변만화’하는 세계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실상을 “하나의 가치와 체계로 휘발시키는”, 조작된 ‘인공정원’의 숙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으로부터 비롯된다. 더불어 이러한 ‘인공정원’으로서의 ‘시’(‘서정’)가, 세계의 그 풍요로운 다양성을 또한 사물과 사건 그 자체가 지닌 고유한 육체적 질감들을 “하나의 가치와 체계로 밀폐된 서정적 우주”로 복속시켜 버리거나 혹은 그 바깥으로 추방시킨다는 확신으로부터 나온다. 결국 그에 따르면, 통상적이고 관례적인 ‘시’의 문법은 ‘세계의 풍요로운 실재성’을 표현하기는커녕 시인의 ‘일관된 가치와 의미와 정서’에 의해 세계의 만상들에 얼룩져 있는 ‘혼탁한 사물성’을 그 바깥으로 밀어내는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조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는 1인칭 화자의 나르시시즘적인 ‘인공정원’이 가공될 수 있을 뿐, 세계 그 자체의 참다운 실상들이 발견될 수 없다. 2. 표상의 외부와 마주침의 유물론 “객관적인 아침/나와 무관하게 당신은 깨어나고/나와 무관하게 당신은 거리의 어떤 침묵을 떠올리고/침묵과 무관하게 한일병원 창에 기댄 한 사내의 손에서/이제 막 종이 비행기 떠나가고 종이 비행기,/비행기와 무관하게 도덕적으로 완벽한 하늘은/난감한 표정으로 몇 편의 구름, 띄운다./지금 내 시선 끝의 허공에 걸려/구름을 통과하는 비행기와/종이 비행기를 고요히 통과하는 구름./이곳에서 모든 것은 단 하나의 소실점으로 완강하게 사리진다./지금 그대와 나의 시선 바깥, 멸종 위기의 식물이 끝내/허공에 띄운 포자 하나의 무게와/그 무게를 바라보는 태양과의 거리에 대해서라면./객관적인 아침. 전봇대 꼭대기에/겨우 제 집을 완성한 까치의 눈빛으로 보면/나와 당신은 비행기와 구름 사이에 피고 지는/희미한 풍경 같아서.”(‘객관적인 아침’ 전문) ‘객관’(object)이란 철학적 인식론에서 주체의 의식 바깥에 놓여 있는 외부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주체의 시선과 지시작용(designation)의 테두리를 벗어나 있는 어떤 미지(未知)의 영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곧 ‘객관’이란 주체의 의식 바깥의 공간을 점유하는 사물 혹은 세계이기는 하나, 주체의 시선과 자기의식에 의해 호명되고 포획되어, 이미 ‘있다’고 알려진 어떤 인식적 대상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장욱에게 ‘객관’은 이렇게 인식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객관적인 아침’은 ‘나’와 ‘당신’과 ‘침묵’과 ‘종이 비행기’가 서로 ‘무관하게’ 자신들의 사건들을 발생시키는 시간이다. 따라서 ‘객관적인 아침’이라고 명명(命名)된 것은 주체의 시선과 사유에 이미 포착되어 있는 어떤 외부적 대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주체의 자기회귀적인 의식의 궤도로 환원되지 않는 세계의 풍요로운 실재성 또는 사물 그 자체가 지닌 복수적 다양성을 표현한다. 기왕(旣往)의 장르적 문법에 충실한 시작품의 경우라면, 위의 시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사물들은 ‘단 하나의 소실점’을 위해 봉사하였을 테지만, 그리고 그것은 시인의 내면 풍경의 표상(表象)들로 고용되었을 것이지만, 여기에서 그것들은 시인이 설정한 ‘소실점’과는 ‘무관하게’ 그 자신의 존재를 보존한다. ‘내 시선의 끝’에서는 모든 사물이 “단 하나의 소실점으로 완강하게 사라진다.” 그러나 지금 ‘그대와 나’라는 인간의 ‘시선 바깥’에선 ‘멸종 위기의 식물’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허공’에 ‘포자’를 ‘띄우’고 있는 중이다. 또한 ‘까치의 눈빛으로 보면’ 인간이 설정한 세계의 위계질서와 그것의 ‘소실점’ 역시 하나의 ‘희미한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하늘’이라는 자연물이 ‘도덕적으로 완벽한’ 까닭은 분열되고 오염된 우리의 경험 세계와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마음의 도원(桃園)’을 표상(表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1인칭의 유토피아적 영혼은 자기 내부에서 발아한 동일자의 표상(representation)들만을 세계로부터 수집할 따름이며, 그 바깥에 존재하는 위(僞)와 악(惡)과 추(醜)를 볼 수 없으며, 그것들과 결코 마주칠 수 없다. 이 영혼은 자신이 알고 싶은 것만을 보며, 보고 싶은 것만을 고백하며, 고백하고 싶은 것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등뒤에 있다”는 ‘절규’의 첫 구절은 시인 이장욱이 가진 인식론적 지평을 축약하여 드러낸다. 이것은 그의 시에서 다양한 상징적 편린(片鱗)들로 산포되어 나타난다. 이 편린들은 예컨대 “고백은 지겹다. 모든 고백은 거짓이다”(‘감상적인 필름’),“두 그루 전신주는 아름답고 밤눈은 내리고 녹슨 제 땅에서 제 어둠을 파 내려갔으므로 단 한 번도 송신할 생애를 갖지 못한 그 오래된 이야기”(‘이상한 나라’),“꽃은 15층 베란다에 서서 까마득한 지상을 가늠하는 자와 그 흐린 눈을 마주치지 않음으로써 꽃은, 오로지 나무일뿐 인 무서운 나무들 사이에서 아직도 견고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사라지는 꽃’),“하지만 너무 흔한 최면처럼 아직도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하늘이 너무 흔한 최면처럼 실편백에 내리는 빗물이, 다시 나를 이끈다는 것 돌아온다는 것은 얼마나 상투적인가 돌아오지 않기 위해 내가 치를 수 있는 무엇이, 더 있었을 것이다”(‘너무 흔한 풍경’)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이 시구들은 1인칭의 나르시시즘적인 영혼이 웅변하는 ‘기억’과 ‘고백’과 ‘이야기’가 ‘거짓’이거나, 세계의 풍요로운 실상과 ‘송신할 생애를 갖지 못한’ 폐쇄적인 ‘아름다움’에 불과하다는 이장욱의 인식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1인칭의 유토피아적 영혼이 볼 수 있는 것은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자기 자신일 뿐이며, 그것이 도취하고 열망하는 자연의 풍경은 ‘너무 흔한 최면’일 따름이다.‘하늘’이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지 않을 때에만, 그리하여 모든 자연과 사물의 풍경이 ‘나’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때에만, 시인은 ‘너무 흔한 풍경’을 재생하지 않을 수 있고,‘이 당대적 상투성의 거리’(‘상투적’)를 벗어날 수 있다. 이 벗어남은 1인칭의 고백적 화법이 마련한 자기 동일적인 표상체계 바깥으로부터 느닷없이 밀려닥치는 우발적 사건과 그것에 수반되는 ‘낯선 것의 폭력’을 통해 시작된다. 세계의 혼탁하면서도 풍요로운 실재성과의 마주침은 바로 이 순간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뚜레쥬르 베이커리를 지나간 것이다. 뚜레쥬르 베/이커리를 지나가는 하오의 육신 쪽으로 수직 낙하하는 겨/울 잎, 겨울 잎 안에서 천천히 사라져간 햇빛도 있었던/것이다. 물론 나는 내가 겨울 잎의 풍경 속을 지나간다고/는 생각지 못했으나./그것은 무성하고 울울한 저 너머, 횡단 보도 앞에서 푸/른 신호를 기다리는 여자가 오래도록 통과할 숲의 풍경./나무에 깃들여 사라진 벌레들을 나는 보지 못했지만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의 어젯밤 꿈속을 나는 거/닐었는지도. 말하자면 그 꿈속의 눈 내리는 거리를./그러므로 이곳은 겨울 잎과 햇빛과 벌레들이 이루는 세/계. 뚜레주르 베이커리의 문을 열고 나오는 늙은 사내는/어젯밤의 아주 쓸쓸한 수음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다. 그/와 나는 떨어지는 겨울 잎에 눈을 두고 지나쳐갔으나 우/리가 그 겨울 잎이 기억하는 햇빛과 벌레와 바람을 떠올/렸던 것은 아니다.”(‘의심의 여지가 없는 겨울 잎’ 부분) 이미 드러나 있는 세계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무수한 사태들의 일부로서 성립된다. 우리가 그 자신들의 눈앞에 어떤 사물과 사건의 잔상(殘像)조차 데려다 놓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물과 사건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이 시의 화자가 ‘지나가는’ ‘겨울’의 ‘거리’에 드러나 있는 것은 ‘겨울 잎’이나,‘겨울 잎 안’에는 ‘천천히 사라져간 햇빛도 있었던 것이’며,‘우리’가 ‘떠올리지 않’는 ‘햇빛과 벌레와 바람들이 이루는 세계’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은 모든 1인칭의 시점(視點) 내부에 선재하는 명석 판명한 대자의식(對自意識)으로서의 ‘나’의 확실성이 아니라,1인칭 주체의 시선으로 포착되지 않는 세계의 다양한 만상들이며 그것들이 이루는 변화와 이행의 과정이다. 결국 시인 이장욱이 보고 느끼고 감각하고자 하는 것은 뚜렷한 형태와 공간적 점유들로 구분지어진 사물과 사건의 가시적(可視的) 외면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 구분의 경계들을 횡단하는 힘들의 배치이며, 모든 존재자들이 지닌 복수(複數)의 가면(假面)으로서의 ‘자세’와 ‘포오즈’이며,‘지나가’고,‘사라지’고,‘통과하’는 것으로서의 세계의 실재성이다.‘겨울 잎’ 속에는 ‘사라진 햇빛’이 ‘있었’듯이,‘나’와 ‘그대’의 ‘생’에는 ‘사라져가’고 ‘흘러간’ 것으로서 ‘무성한’ ‘잎 새’와 ‘숲’과 ‘천천히 사라진 햇빛’도 ‘있었던 것’이다. 설혹 그것이 우리 자신의 명징한 감각과 사유가 아니라,‘꿈속을 거닐었는지도’ 모를 상상(想像)을 통해서만 겨우 감지될 수 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있었던 것’들이다. 위의 시에서 자주 활용된 ‘지나가다’,‘사라지다’,‘통과하다’ 등등의 동사들은 어떤 사물과 사건의 고정된 상태를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뚜렷하게 어떤 경계를 구분지울 수 없는 사태의 진행 과정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동사들은 ‘시’ 장르의 통상적인 화법 내부에 선재하는 자기의식의 투명성을 표상하는 언어가 아니라, 그것 외부에 존재하는 세계의 다양성과 그 변화의 과정을 나타내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여러 시편들에서 빈번하게 활용된 ‘지나치다’,‘건너가다’,‘흐르다’,‘멀어지다’,‘스쳐가다’ 등과 같은 동사들 역시 세계의 ‘천변만화’하는 실재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또한 모든 사물과 존재자들의 다양성과 이질성들을 1인칭 화자의 자기 표상적인 감정과 가치로 바꾸어버리는 ‘시’ 장르의 관례화된 문법을 벗어나기 위한 그의 시적 전략의 하나이다. 3. 假面과 ‘脫’ 인격적 주체로서의 화장 이장욱의 시가 ‘시’ 장르의 통상적인 문법에 내재되어 있는 ‘유토피아적 자기회귀’라는 ‘상투적’인 ‘최면’을 벗어나기 위해서 자주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시적 화자’를 단일한 감정과 의식을 지닌 하나의 인격체로 전제하는 관례적(慣例的) 설정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것은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정적 자아’의 단일한 목소리를 ‘시적 화자’의 분열적이고 다수적(多數的)인 목소리로 전환시키는 것이며,‘서정’의 화법에 내재하는 나르시시즘적인 순결성과 엄숙한 고백체를 조롱하고, 그것 속에 은폐되어 있는 숱한 가면(假面)들을 폭로하는 것이다. “감정은 어떤 포우즈 금홍아 금홍아 마당귀 화단에 잘린 벽돌들 녹슬어 고요한 철대문, 어쩌다 딱딱한 것들과 친해졌는지 (중병에 걸려 누웠으니 얼른 오라)고 금홍아 금홍아 나는 네게 엽서를 띄우고 싶어 이십세기와 (짱껭뽕)을 해서라도 금홍아 금홍아 나는 네 품에 안기고 싶네 하루 종일 내 딱딱한 그림자는 어디 가서 나를 어떻게 하려는 음모에 골몰중인지 다만 나 자신을 위조하는 것이 할만한 일일뿐 금홍아 금홍아아 하지만 디테일 때문에 속는다거나 해서야 되겠니?”(‘금홍아 금홍아’ 부분) 이 시의 화자는 표면적으로 ‘이상’(李箱)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의 경험적 역사 속에 존재했던 단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이상’과 그의 작품들 속에서 ‘나’로 표기되는 여러 작중 화자들이 동일한 존재일 수 없듯이, 이 시의 화자는 ‘이상’(李箱)이면서 ‘이상’이 아니며, 또한 ‘이장욱(李章旭)이면서 ‘이장욱’이 아니기도 하다. 다시 말해,‘이상’의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화자 혹은 주인공으로서의 ‘나’는 이 세계의 유일한 인격적 실체로서의 고유명사 ‘이상’(李箱)이 아니라, 그가 어느 한 시점(時點)에서 취한 하나의 정념과 태도로서의 ‘나’(假面)일 뿐이듯이, 이 시의 화자는 인격적 자기동일성을 전제하는 고유명사 ‘이상’(李箱)이거나 혹은 ‘이장욱’(李章旭)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정황과 그 순간적 배치 속에서만 존재하는 하나의 정념(情念)과 태도로서의 ‘나’일 뿐이다. 더불어 이러한 ‘나’는 그 정황과 배치의 변화에 따라 무한히 변양(變樣)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시의 부기(附記),“금홍이는 시인 이상의 애인이다.箱(1910-1937)과 나(1968-)의 불편한 관계를 표시하기 위해 그의 소설 ‘날개’,‘逢別記’,‘終生記’ 등에서 몇 구절을 차용했다.”에서 ‘箱과 나의 불편한 관계’란 하나의 자기 동일적인 인격체로서의 ‘이장욱’이 ‘이상’이라는 또 다른 인격체로서의 시적 화자를 차용하거나 혹은 ‘이상’(李箱)의 목소리를 재연(再演)하는 데 있어서, 어떤 불화(不和)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이상’의 목소리 속에 ‘이장욱’의 목소리가, 또는 ‘이장욱’의 정념(情念) 속에 ‘이상’의 정념이 서로를 전제하면서 공명(共鳴)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공명은 ‘이상’과 ‘이장욱’이라는 경험적 인격체 전반이 공유하는 동일성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또한 이 둘이 여전히 ‘불편한 관계’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 공명이 어떤 특정한 한 순간에만 존속(存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 자신을 위조하는 것이 할 만한 일일뿐”이라는 구절은 ‘시적 화자’, 더 나아가 모든 발화의 상황 속에 놓인 화자의 존재론적 특성을 축약하여 표현한다. 이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시’ 장르가 전제해왔던 화자의 자기 동일성은 실상 ‘위조’된 것일 뿐이며, 화자는 시인의 전(全) 인격체 그 자체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시적 정황과 맥락 속에서 구성되어지는 하나의 가면(정념)에 불과하다. 이장욱의 시에서, 화자의 이러한 변양과 분열을 의식하지 못하는,1인칭 고백체의 화법은 ‘사기’,‘거짓’이라는 명칭을 부여받는다.“사기치지 말라,高手는 그냥 느낀다, 그대 생을 증거하는 단 하나의 표식은, 그대의 육체이다”,“고백은 지겹다. 모든 고백은 거짓이다.”(‘감상적인 필름’),“당신이 당신을 증언하고 있으니 그것은 참된 증언이 못됩니다.”(‘편집증 환자가 앉아있는 광장’) 등은 이장욱이 1인칭 화자의 자기애적(自己愛的) 순결과 정직을 신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1인칭의 발화 속에 잠재되어 있는 ‘위조’와 ‘위장’과 ‘가장’을 들추어내려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의 거의 모든 시 속에 스며있는 위악적(僞惡的) 포즈와 하드보일드 문체(hard-boiled style)는 1인칭의 발화 상황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고백적 화법의 위선(僞善)에 대한 그의 근원적인 혐오로부터 나온다. 이러한 위선을 거부하거나 회피하기 위하여, 그의 시에서 빈번하게 활용된 시적 방법은 두 가지이다. 그 하나는 시적 화자를 자기의식(自己意識)의 명석 판명함을 입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주체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상성의 외부로 추방될 수밖에 없는 병리적(病理的)이거나 환상적(幻想的)인 혹은 괴물과 같은 존재자들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편집증 환자’,‘투명인간’,‘킬러’,‘도플갱어’,‘뱀파이어’,‘좀비’ 등과 같은 화자들이 바로 이러한 사례에 해당된다. 다른 하나는 화자의 진술 자체를 신빙성(信憑性)이 결여되거나 불명료한 어사(語辭)들로 구성함으로써, 시작품 내부의 단일한 ‘의미화’(signification) 주체로서의 화자를 그 중심의 자리에서 주변부로 밀어내는 것이다. “내가 어느 이상한 날에 그를 지나 그녀를 지나 그대를/지나 내가 어느 이상한 날에 정오를 지나 새벽을 지나 오/후 네 시를 지나 그리고 어느 이상한 날에 빈 공터와 당구/장과 동대문 운동장을 지나 문득 흥겨운 술집의 죽은 친/구의 화사한 여자들의 기나긴 과거를 걸어가는 어느 이상/한 날”(‘결국,’ 부분) “그렇지. 나는 어쩌면 모든 일을 예견하고 있었는지/도, 혹시 모른다. 행복할 리도 황폐할 리도 없는 바람들/이 애초에 공릉동의 주민이었는지도 혹시 모르지. 이곳/에서 모든 빛들은 현재형으로 명멸한다. 너무 상투적인/가? 하지만 그때 한 마리 늑대가, 월계동 쪽의 불빛 속으/로 천천히 사라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문득 망망한 비가/내렸는지도, 혹시 모르지. 그의 마른 등을 향해 몇 장의/ 낡은 신문이 날아들었는지도.”(‘공릉동의 바람 속으로’ 부분) “어두운 골목을 지난 적 있다. 어떤 생각이 나를 사로잡/아, 나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다. 어쩌면 여행중이었던/거야, 아니 맥주를 사러 가게로”(‘생각하는 사람’ 부분) 위의 시편들에서, 화자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사유를 명징하고 확실한 것으로 진술하지 않는다. 아니, 그들은 ‘결국,’에서처럼,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나타내는 ‘동대문 운동장’과 ‘정오’와 ‘오후 네 시’라는 구체적 지시어들을 능동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이상한’이라는 형용사의 집요한 반복에 의해 정상적인 언어의 체계 혹은 일상적인 개연성의 세계로부터 추방된다. 또한 ‘공릉동의 바람 속으로’에서 볼 수 있듯이, 화자는 과거 추측의 의미를 지닌 어미(語尾),‘-이었는지도’의 반복과 기억의 불명확성을 표현하는 ‘모른다’라는 서술어의 반복에 의해 자기의식의 자명성을 상실한다. 결국 그의 시의 화자들은 이러한 어법들로 인해 자신의 어떤 감정이나 기억, 이야기 등과 같은 의식 내용을 능동적으로 진술할 수 있는 지위를 박탈당하게 된다. “어두운 골목을 지난 적 있다. 어떤 생각이 나를 사로잡아 나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다.”라는 ‘생각하는 사람’의 한 구절은 화자인 ‘나’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각’이 화자를 ‘사로잡아’ 그를 지배하는 것처럼 언술됨으로써, 시의 의미화의 ‘소실점’으로서의 화자(주관)와 그 구성 요소로서의 대상(객관)의 관계를 역전(逆轉)시킨다. 이 시에서 여러 번 반복된 “어쩌면 여행 중이었던 거야. 아니 맥주를 사러 가게로”라는 구절 역시, 화자의 진술을 합리적으로 독해될 수 없는 ‘이상한’ 것으로 만들면서, 화자의 의식으로부터 기원하는 어떤 의미의 계열도 자명하지 않은 것이 되게 하거나 또는 어떤 신비에 둘러싸인 미지(未知)의 것이 되게 한다. 결국 이러한 어사(語辭)들의 반복적 활용은 전래의 시적 관습에서 전제되었던 단일한 의미화의 ‘소실점’으로서의 화자를 그 의미화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물러나게 하는 시적 효과를 발생시킨다고 할 수 있다. 이장욱의 시는 재래의 ‘시’ 장르에서 화자에게 관례처럼 부여되어왔던 의미화의 지배권을 박탈함으로써, 화자의 단일한 감정과 의식과 가치가 아니라,‘脫’인격체로서의 시적 주체의 복수적인 가면들과 정념들, 그리고 사물들 그 자체의 다양한 변양들을 시의 새로운 의미 내용으로 새겨 넣는다. 아마도 그는 ‘천변만화’하는 세계의 실재성과 마주칠 수 있는 하나의 유력한 방법으로 이러한 시적 화법을 고안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4. 비선형적 시간과 존재의 주름 이장욱의 시에서, 화자를 자기의식의 자명성을 의심하고 회의하는 분열적 주체로 조형하는 또 다른 방법의 하나는 바로 시제(時制)이다. 그의 시는 시간의 일정한 단위 분절을 통해서만 수립되는 ‘현재’의 시제 속에 ‘이미 지나간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중첩시킨다. 즉 어떤 특정한 외연(外延)으로 수렴되는 ‘현재’라는 시간 속에 그 외연을 넘어서 존재하는 비동시적인 사건들을 병치시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의 시에서는 (과거-현재-미래)로 연속되어지는 선형적(線形的) 시간의 투명성이 사라지게 되며, 그것의 명료한 경계 분할이 흐릿해지게 된다. “나는 오로지 지금 이곳에 있다./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시작된다./단 하나의 생각이 나를 결박한다./ 나는 얼어붙는다./오 분 전과 머나먼 미래가 한꺼번에 다가온다./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결정’ 부분) “최선을 다해 개인적인 관계들을 생각하자/드디어 당신과 나는 10년 후의 야구를 이해한다./누군가 플레이 볼이라고 외치자/나는 있는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그리고 10년 후의 1루 베이스를 향해/필사적으로 달려갔다”(‘10년 후의 야구장’ 부분) “자꾸 다르게 보여/당신은 이미 태어났는데/당신은 사랑을 했었는데/당신은 지난해의 가을을 여행 중인데/당신은 오래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를/막 떠올려 미소 지었는데”(‘정확한 질문’ 부분) ‘결정’에서 ‘오 분 전’과 ‘머나먼 미래’는 ‘다가온다’라는 현재시제 동사의 주어가 됨으로써 ‘지금 이곳’에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나며,‘10년 후의 야구장’에서는 ‘1루 베이스’가 ‘10년 후’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시점에서,‘달려갔다’는 과거시제 동사의 목적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정확한 질문’에서는 ‘지난해의 가을’이라는 과거 시점의 명사가 ‘여행 중인데’라는 현재진행형의 동사와 결합되는 시제의 혼란이 나타난다. 이러한 시제의 혼란과 비동시적인 것들의 동시적 공존은 어떤 특정한 현재적 사태 속에 감싸여져 있는 잠재성(virtuality)의 차원을 시의 표면으로 솟아오르게 한다. 위의 시들에서 표현된 ‘생각’과 “오래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는 화자의 자기동일성을 구축하는 명징한 자기의식과 기억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과거-현재-미래)라는 선형적 시간 위에서 구축되는 주체의 실존적 동일성과 연대기적 서사(narrative)를 일그러뜨리는 존재의 주름들이자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잠재성의 차원들이다. 이 잠재성의 차원에서 시제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예컨대,“일어나지 않았던(일어났던)”이라는 과거시제나 “일어나지 않을(일어날)”이라는 미래시제는 모두 현실성(actuality)의 척도를 통해서만 측정되고 구분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드러나 있는 것들로 구성되는 현실성의 차원은 실상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성의 차원들 가운데 그 일부가 선택되거나 배제됨으로써 성립된다고 할 수 있다. 잠재성의 차원은 그러므로 일정한 외연을 가진 어떤 ‘현재’로 수렴되지 않으며, 선형적이고 연대기적인 시간으로 귀속되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에나 ‘현재’에나 ‘미래’에나 늘 존속(存續)하고 있는 것이며, 하나의 주어진 물질적 사태로서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은 것이지만, 항상 ‘실재하는 것’(reality)이라 할 수 있다. “그때 그 오래된 눈빛은 우연한 것이었으나 아, 이런 바/람은 괜찮은데, 모든 우연을 우리는 미리 알고 있었네 삼/년 전의 문 열리고 삼십 년 전의 그대, 마른 등 보이네/눈뜨면 그때인 듯 상한 눈발 날리고 모래처럼 우연한 노/래들 내 잠 깊은 모래산, 모래산에 쌓이네//용서를 빌러 그곳에 갔네 그곳에 오래 앉아 있었으나/깔깔한 모래들 아직도 내 잠 속 떠나지 않네 삼 분 전의/잠에서 깨어 삼 일 전의 기슭을 배회하는 자 삼 일 전의/잠에서 깨어 삼 년 전의 독백을 기억하는 자 그리고 모래/산 바람 부는 그대의 모래산”(‘삼 분전의 잠’ 부분) 이 시를 단지 특정한 ‘잠’ 속에 나타난 잡다하고 무질서한 꿈의 내용 혹은 그 환상적 이미지들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이해한다면, 그것의 많은 부분들을 놓치게 될 것이다. 오히려 이 작품은 화자의 현실적 의식으로 포착되지 않는 망각과 오해와 무의식의 무한한 잠재성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꿈속에서 우리는 ‘삼 분 전의 문’과 ‘삼십 년 전의 그대’와 ‘삼일 전의 기슭’이 동시에 결합되거나 병치되는 상황을 체험하게 된다. 꿈속에서 ‘일어났던 것’(과거)과 ‘일어나고 있는 것’(현재)과 ‘일어날 것’(미래)은 선형적인 질서를 벗어나 한데 뒤엉키며, 시간은 산술적 단위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연대기(年代記)를 벗어난다. 이것은 곧 꿈의 본질적 특성이 비선형적(非線形的) 시간의 조합에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삼 분 전의 잠에서 깨어 삼 일 전의 기슭을 배회하는 자 삼 일 전의 잠에서 깨어 삼 년 전의 독백을 기억하는 자”라는 구절은 이 시의 의미가 단지 화자의 ‘잠속’에 나타난 꿈 이미지들의 재구(再構)를 통해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네 번이나 반복된 ‘잠에서 깨어’는 이 시의 화자가 위치하고 있는 공간이 ‘잠’의 안쪽만이 아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모래산에 쌓이네”에서 ‘쌓이네’라는 술어(述語)는 ‘모래산’이 퇴적(堆積)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내 잠 깊은 모래산’은 그것이 화자의 신체에 부수되는 어떤 행위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것임을 알려준다. 내면적인 것인 동시에 퇴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은 ‘기억’이다. 따라서 ‘잠’이 비단 현실적인 ‘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면,‘내 잠 깊은 모래산’은 ‘내 안에서 잠자고 있는 기억’ 혹은 ‘나의 의식에서 지워져버린 망각들’로 해석된다.‘기억’ 또한 의식 주체의 선택과 배제를 통해서 가공되고 재구성되는 것이므로 세계의 실상 그 자체일 수 없다. 그것은 오히려 인칭과 시점에 따라 상이하게 구축되는 개연적 서사(허구)에 가깝다. 따라서 ‘기억’의 내부에는 망각되고 삭제된 그 무엇이 여전히 어떤 잉여로서 남아있게 된다. ‘잠재성’의 차원은 단지 환상이나 몽상의 세계가 아니다. 그것은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은 것이지만, 이미 실재하는 것이다. 잠속의 꿈과 의식되지 못한 무의식과 기억의 사슬에 무수하게 주름 잡혀 있는 망각들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내 잠 깊은 모래산’에 무수한 망각과 오해와 왜곡이 기거하고 있듯이 ‘바람 부는 그대의 모래산’ 또한 인칭과 시점을 달리한 숱한 망각과 오해와 왜곡으로 점철되어 있음은 자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자명성은 주체의 의식과 기억의 자명성이 아니라, 주체에게 의식되지 않고 기억되지 않는 잠재성의 차원들이 실재한다는 것의 자명성이며, 주체의 단일한 의식(기억)이 조작된 서사와 허구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의 자명성이다. 모든 1인칭들은 자신들의 기억을 그들의 처지와 욕망과 권력에 따라 서로 다르게 구성하기 때문이다. 1인칭 주체의 자기의식은 그것을 구성하는 내용이 아무리 많이 추가되고 보충된다고 하더라도, 결코 이 세계 그 자체의 실상을 포착할 수 없다. 또한 그 어떤 충만한 기억도 ‘모래산’처럼 부서지기 쉬운 공허(空虛)와 무의미(無意味)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모든 우연을 우리는 미리 알고 있었네”는 삶의 근원적인 공허와 무의미를 이미 깨달아버린 자의 언어이며, 이러한 현자(賢者)만이 지닐 수 있는 지혜와 여유를 표현한다. 현실성의 내부에 잠재성이, 의식의 내부에 무의식이, 기억의 내부에 망각이, 무한한 주름들로 감싸여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자에게만,‘우연’은 이 세계의 진상을 목도(目睹)할 수 있는 어떤 에피파니(epiphany)의 순간을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5. 시적 에피파니’를 위하여 “서랍 속으로 사라진 것들이/어느 날 문득 서랍 속으로 돌아오듯/어느 날 다시 돌아오는 오래전의 목소리./……/어느 순간 너를 습격하는 상형문자들./너의 내부에서 드디어/다른 목소리들이 흘러나오는 날이 있다./혹은 돌아오는 날.”(‘복화술사’ 부분) ‘시적 에피파니’가 도래하는 시간은 시인이 어떤 신비를 능동적으로 예감하는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너를 습격하듯이’ 밀려닥치는 우발성의 시간이며,‘상형문자’로서의 시적 언어가 시인의 관습적 감각과 사유를 폭력적으로 뒤흔들어 놓으면서 섬광처럼 스쳐지나가는 순간이다. 이 순간은 그러므로 능동태(能動態)의 시간이 아니라 수동태(受動態)의 시간이다. 또한 이 시간은 시인에게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겨졌던 세계의 만상들이 그 자신들의 풍요로운 다양성을 열어젖히는 순간이다. 따라서 이 순간은 “너(시인)의 내부에서 드디어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날”이기도 하며 ‘돌아오는 날’이기도 하다. 이 ‘목소리’는 이미 실재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시인의 명징한 의식과 관습적 표상작용에 포착되지 않았던 것이기에,‘돌아오는 목소리’(반복)인 동시에 ‘다른 목소리’(차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반복되는 것(‘돌아오는’)은 이미 실재하고 있었던 세계의 풍요로운 만상들이며, 이 반복을 통해 차이(‘다른’)를 발생시키는 것은 ‘너의 목소리’ 곧 시인의 관례적인 감각과 도식들이다. 김수영이 ‘絶望’에서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救援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絶望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라고 표현한 것처럼, 모든 미학적 실천과 시적 창조의 공간에서 우리들 자신의 관례적 감각과 도식을 매번 혁파하기 위해서는, 섬광처럼 우리를 헤집고 지나가는 모든 우발성들을 용기 있게 승인해야 하며, 이 우발성들이 우리들에게 가해 오는 ‘낯선 것의 폭력’과 과감하게 마주쳐야만 한다. 이장욱의 말처럼 “이 고투를 통과한 자에게만”,‘시적 에피파니’는 비로소 그 자신을 개방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이 고투를 체험하지 않은 자에게는 그 어떤 ‘에피파니’의 순간도 도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장욱의 시에서 인간 내면에 깃들어 있는 충직한 순결성을, 일상적 경험 속에서 피어나는 순박한 인간애를, 그 아름다운 빛으로 충만해 있는 시적 감동의 순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에게 있어서, 이러한 것들은 세계 그 자체의 실상이 아니라 1인칭의 자기애적인 영혼이 미리 전제하고 있는 어떤 관념적인 조화이자 이상적인 도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시는 이것들이 배제하거나 은폐하고 있는 세계의 잔인한 리얼리티를 포착하려는 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관점과 태도가 진정으로 한국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혜안(慧眼)과 비전을 담지하고 있는 것인지는 쉽게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시가 우리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그 무수한 가면과 정념을, 우리를 포함한 모든 존재자들의 그 혼탁하면서도 풍요로운 만상을, 현대적 일상의 그 지루한 반복과 권태를, 저토록 리얼하고 또 잔인하게 묘사해준다면, 그의 시는 하나의 예술로서 그것이 존재해야 할 이유와 근거를 충분히 입증하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찬
  • 송파 112층·중구 130층 등 추진… 서울시 반대로 미지수

    서울시 자치구의 초고층건물을 향한 ‘러브 콜’이 뜨겁다. 지역내에 서울의 랜드마크가 세워지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고, 그에 따른 가시적인 경제 및 홍보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고층건물은 도시의 상징으로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도시미관을 헤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교통문제를 비롯한 환경영향평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서울시, 문화재청, 국방부 등의 반대를 뿌리치고 자치구의 초고층 건물 건립의 꿈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어디에 세워지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지역 중 가장 주목되는 곳은 단연 송파구다. 롯데그룹은 송파구청 청사 맞은 편에 112층(555m)짜리 제2롯데월드 건립 계획을 세웠다. 또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건설교통부의 용역으로 마련한 ‘압축도시 개발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송파신도시에는 30∼40층의 고층빌딩 숲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보고서는 신도시의 개발밀도를 높이고, 넓은 녹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층건물을 짓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중구는 서울시가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해 재개발을 추진 중인 세운상가 일대에 130층짜리 초고층 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주변에는 30∼40층의 건물을 세워 청계천변에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마포구 상암동의 디지털미디어센터(DMC)는 130층(540m)으로 디자인했다. 방송, 영화, 게임,IT 등 디지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세계최고층 비즈니스센터로 만들 계획이다. 철도공사는 용산구 철도기지창에 최고 100층짜리 복합빌딩 신축을 추진 중이고, 성동구 성수동 뚝섬에는 현대차그룹이 110층 빌딩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곳곳에 걸림돌 초고층빌딩은 그 높이의 매력만큼이나 어려움도 크다. 우선 가까이 있는 도로와 경계선에 따라 높이에 제한을 두는 ‘사선제한’을 고려해야 한다. 서울처럼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곳에서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 문화재 경계에서 27도로 사선을 그었을 때 이보다 높아질 수 없도록 한 ‘앙각제한규정’도 신경써야 한다. 택지가격이 크게 올라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현대자동차가 추진하는 뚝섬 110층 건물이나, 용산의 복합빌딩, 중구의 초고층 건물 건립 계획이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중구는 지난해 말 ‘한국초고층건축포럼’이 심포지엄을 열어 “종묘 청계천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의 복원과 도심재생을 위해 세운상가에 초고층 건물을 세우는 것이 옳다.”고 주장해 건립에 탄력을 받은 듯 보였다. 그러나 “4대문 안에 건물높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입장이 워낙 확고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상암DMC는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원점을 맴돌고 있어 향후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밖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교통영향평가, 전력수급 및 상·하수도 문제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아 실현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제2롯데월드, 해결책 찾나 그나마 송파의 제2롯데월드는 실마리가 풀리는 듯하다. 제2롯데월드의 경우에는 국방부의 고도제한이 걸려 있었다. 공군측은 “제2롯데월드가 서울공항의 비행안전구역 일부에 포함되므로 군용항공기지법에 따라 고도제한이 필요하다.”며 신축에 제동을 걸었다. 롯데측이 송파구에 첫 설계안을 제출한 1995년 이후 제자리를 맴돌던 제2롯데월드 건립은 이달 중에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비행안전성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자문단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면서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행정협의조정위원회를 열고 이달안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건축허가 후 착공에 들어가 5년내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송파구의회가 지난해 말 ‘세계 최고층 건축물 건립 촉구 건의안’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출하면서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누가 좋아서 삥땅을 하나

    누가 좋아서 삥땅을 하나

    『삥땅?』유식한 체하기 좋아하는 친구를 그거 혹시 「프랑스」의 유명한 「샹송」가수의 원산지 발음이 아닐까 넘겨 짚을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전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낱말이고 그것도 국어사전을 뒤져 보아야 나오지 않는 개운찮은 뒷맛을 가진 치사한 낱말. 4월 28일 서울 YMCA 강당에서 열린 색다른 모임-「버스」여차장의 「삥땅」의 정의와 그 슬프기조차한 내력을 들어보면-. 「버스」차장을 3년동안 해온 한 아가씨가 어느 날 한국노사문제연구협회 회장 박청산(朴靑山)씨를 찾아와 눈물겨운 호소를 했다. 『저는 3년 동안 「버스」차장을 해 온 19세의 여차장 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말씀을 생명보다 더 소중히 믿고 있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그런데 저는 매일 죄악과 양심의 갈림길에서 괴로와 하고 있읍니다. 차장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저지르지 않으면 안되는 「삥땅」 때문입니다. 하루 3백여원 씩을 회사의 눈을 피해서 빼 가지는 「삥땅」 수입이 없으면 저의 집안은 살 수가 없읍니다. 그러나 그런 도둑질을 하면서 제가 어떻게 하느님의 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읍니까? 아무래도 저는 교회 나가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하겠읍니다. 양심상 괴로워서 도저히 더 이상 나갈수가 없읍니다』 이 애절한 소녀의 호소를 들은 박씨는 그냥 넘겨버리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그래서 찾아가 의논한 사람이 천주교 원주 교구장으로 있는 지학순(池學淳) 주교이었다. 이 두사람이 뜻을 모아 마련한 것이 YMCA 에서 가진 『여차장의 「삥땅」에 대한 심포지움』이라는 색다른 모임이었다. 우선 「삥땅」 의 정의부터 내려보면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얻어지는 조그만 소득」 쯤으로 풀이 할 수가 있다. 차장의 경우 승객으로부터 받은 요금 중에서 얼마를 빼서 실례해 버리는 것을 뜻한다. 「택시」운전사의 경우에는 그날의 수입 중에서 차주에게 입금시키기로 돼있는 액수(대개 하루 6천원 정도)를 제한 나머지를 뜻한다. 그러므로 「택시」운전사의 경우 영업이 부진한 날이면 자칫 자기 주머니의 돈 까지 보태서 차주에게 입금시켜야 할 때도 있게 된다. 「삥땅」의 어원은 화투노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섰다에서 「삥」이라고 하면 송학 즉 1자를 이른다. 이 「삥」자만 갖게되면 이른바 족보축에 끼는 「9삥」「장삥」「4삥」「1·2」「삥땅」(1땅) 등이 될 확률이 많아서 노름꾼에게는 행운의 패. 그리고 「땅」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섰다판에서는 임금이다. 이 「삥」과 「땅」이 합해서 「삥땅」이라는 묘한 발음의 복합어를 만든것. 일설에는 「삥땅」의 「삥」은 남의 것을 가로챈다는 뜻의 은어이고 「땅」은 「일당(日當)」의 「당」이 강하게 발음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즉 그날의 정당한 보수와 부수입을 뜻한다는 것인데 어느 설이든 간에 정당하지 못한 수입이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삥땅」의 역사는 멀리 1·4 후퇴 직후로 까지 거슬러 올라 간다. 그때는 운수업 한 사람치고 돈 벌지 못하면 병신이라고 할 만큼 운수업계의 황금기. 군용「트럭」을 헐값에 불하받아 「드럼」통을 펴서 얹어놓으면 갈데 없이 「버스」가 되었고 그렇게 해서 굴린 「버스」가 석달만 지나면 어김 없이 또 한대의 「버스」를 만들만큼 돈이 굴러 들어 왔다는 「기막히게 좋은 시절」이었다. 눈사람처럼 돈이 불어나는데 신이 난 차주들이 운전사와 차장 조수에게 몇푼씩의 막걸리 값을 쥐어주곤 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이 몇푼의 막걸리값 「선심」이 「삥땅」의 초기 형태였다. 이 차주의 「선심」은 운수업의 기업화와 함께 서서히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대신 그때까지 수동적으로 「선심」을 누려 오던 종업원들이 능동적인 방법에 의해서 수입을 가로채는 형태로 발전해갔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삥땅」시대의 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몇년 전 까지만 해도 「버스」의 차장은 남자들로서 그들은 「삥땅」에 대한 욕심보다는 운전기술을 배우겠다는데 더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남차장의 시대가 가고 여차장의 시대가 오면서부터는 갑자기 「삥땅」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여자의 경우 남자와는 달리 오로지 보수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 하루 18시간을 일해야 하는 고달픈 중노동에 비해 월급은 고작 6천~7천원. 그것도 식비 숙박비 등을 제하고 나면 4~5천원밖에 손에 쥘 수 없는 실정이니 어쩔수 없이 「삥땅」에의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고 또 그것이 없으면 도저히 생활을 지탱해 나갈 수 없는 형편이다. 「삥땅」을 눈 감아 준다는 조건으로 정기적인 여감독들이 「세금」을 받아내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놀라운 일이다. 「삥땅」은 비단 운수업계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그래서 이날 「심포지움」에서 연세대의 이계준(李桂俊)목사는 『큼직한 부패에 비한다면 여차장의 「삥땅」쯤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다만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있는 여차장들이 죄악감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고 있어 장래의 어머니가 될 그들의 정신위생이 크게 염려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 주장한 「삥땅」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1)적정시간의 근로 (2)적정임금 (3)경영자의 합리적인 기업운영 (4)환경시설의 개선 (5)여감독제도의 폐지 (6)운수업의 대기업화내지 공영화 (7)노동조합의 강력한 단결력 등이었다. [선데이서울 70년 5월 10일호 제3권 19호 통권 제 84호]
  • [인사] 마포구 사무관 전보

    ■ 마포구 ◇지방행정사무관△자치행정과장 장종환△문화체육과장 이영희△여권과장 김시진△홍보기획반장 조한영△정보화기획반장 정원배△지역경제과장 황중익△재무과장 김종선△세무1과장 도봉주△세무2과장 유병현△주민생활지원과장 이영복△사회복지과장 정영열△가정복지과장 이재덕△교육지원과장 김정호△청소행정과장 황동연△교통행정과장 박도식△보건위생과장 박홍기△아현1동장 김영하△아현2동장 상덕규△신공덕동장 강선숙△공덕2동장 김영월△도화동장 구병태△용강동장 유병홍△염리동장 박진양△신수동장 최두열△서강동장 이의택△동교동장 박재현△합정동장 고상문△상암동장 탁정웅
  • [옴부즈만 대상 수상자-개인부문 대상] 한전 이정원 과장

    ■ 한전 이정원 과장 한전 송변전건설처 이정원(44) 과장은 고객들에게 전력을 공급한다는 생각뿐만 아니라 만족을 전한다는 마음으로 근무했다. 그의 근무원칙은 고객만족. 송변전설비와 관련된 민원상황을 시스템적으로 분석해 단문메시지(SMS)와 이메일을 통해 민원처리결과를 통보하는 등 고객만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건설사업을 시행하면서 뒤따른 불편사항을 처리하기 위해 지역주민·환경단체·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공사현장 옴부즈만제도’를 운영했다. 또 신문고·민원접수 등을 통해 수동적인 정보수집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정보수집에 나섰다. 일선현장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공기업 최초로 금품제공사실을 신고할 경우 신고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수립·시행하는 등 청렴한 근무태도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산동네 ‘40년 연탄배달’ 김성수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산동네 ‘40년 연탄배달’ 김성수씨

    어릴 적, 철부지 꼬마는 차갑게 내리는 눈발에도 아랑곳없이 동네 아이들과 연탄재를 발로 차며 놀았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어둠이 몰려와 등을 떠밀었을 때야 귀가했으므로 몸은 꽁꽁 얼어버렸다. 기다리던 어머니는 야단 대신 얼음장처럼 찬 손을 어루만지며 “얘야, 연탄불에 고구마 올려놨다.”고 하셨다. 이뿐이랴. 겨울은 시계바늘을 과거로 돌려 추억의 창고문을 자주 열게 한다. 문득, 창밖에 내리는 하얀 눈을 보면서 ‘도라지 위스키의 낭만’처럼 지금쯤 어디에서 ‘나만큼 늙어가고 있을’ 아련한 첫사랑도 떠오른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찹쌀떡∼, 메밀묵∼’ 소리에 화들짝 일어나 침을 삼키며 달려나갔던 정겨운 광경이 새삼 그려진다. 또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에 가장 생각난다. 힌트, 두 단어로 표현된다. 하숙집 아랫목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애인처럼 정성으로 돌봐주면 활활 불꽃을 피운다. 다 타고 재가 되면 동네 언덕길에 산산이 으깨어져 등꼬부라진 할머니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전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시 한편이 있다.‘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이 연탄재를 통해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속물성과 허위를 준열하게 질타하고 있음이다. 아울러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이며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이면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는 것’이라고 했다. 맞다.‘연탄’이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온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연탄 한 장은 어떤 보석보다 값진 것이다.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추위란 뼛속까지 에이기에 연탄 한장에 삶과 죽음을 갈라놓을 수도 있음이다. ‘연탄배달의 기수’ 김성수(65)씨.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서 40년째 연탄배달로 생활하고 있다. 열아홉 구멍 숭숭 뚫린 시커먼 연탄 수십장씩 지게에 올려놓고 달동네 언덕을 숨이 차도록 오르락 내리락 해왔다. 독거 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결코 지게를 내려놓지 못한 세월이지만, 겨울의 강을 건너야 할 사람에게 스스로 얼음판이 되어준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산타’의 길을 걸어왔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주, 때마침 영하 6도의 추운 날씨였다. 서울 이대 앞 전철역에서 옛날 대흥극장 쪽으로 향했다. 신협건물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서자 가파른 언덕길이 나온다. 휴대전화로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조금만 더 올라오란다. 좁은 언덕길 양쪽에는 구멍가게,00양장점,00상회,00쌀집 등의 간판이 즐비해 1960년대의 흑백필름을 연상케 했다. 언덕 아랫길만 하더라도 외래어간판들로 북적대는 거리가 아닌가.10분여를 더 걸었더니 언덕 꼭대기 한편에 ‘三표연탄’이라는 글자가 전봇대에 메달려 있고 그 옆에 시커먼 판자로 가려진 연탄창고가 눈에 들어왔다. 이때였다. 골목길에서 잠바차림에 모자쓴 아저씨가 걸어나왔다. 직감으로 “김 선생님이시죠?”라고 했더니 씩 웃는다.“배달은 언제 나가세요.”라고 물었다. “오후에 할머니 혼자 사는 집에 열댓장만 갖다 주면 된다.”고 했다. 만난 시간이 오전 10시여서 혹 아침 식사를 했느냐고 하자 고개를 가로젓는다.“선생님, 시장하신 것 같은데 순대집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하시죠.”라는 말에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인터뷰 장소를 인근 순대집으로 옮겼다. 막걸리 한잔을 쭉 들이켠 김씨는 “이 동네 누구 집에 숟가락 젓가락 몇개 있는 거 다 알아유.”라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입을 열었다.1980년대까지만 해도 초겨울이면 월동준비 1순위로 집집마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연탄을 들여놨으니 ‘누구집 강아지 이름’까지 손바닥 보듯 했을 터. 올 겨울 연탄 배달량이 얼마나 됐는지 궁금했다.“신수동, 창천동, 염리동 일대에 할머니들만 사는 곳에 2200장을 보냈시유.” 대한적십자사의 주문으로 200장씩 모두 열한 집에 보냈단다. 연탄 한 장당 가격이 370원. 또 장당 이문(利文), 즉 배달료가 70원이라고 하니 올 겨울 14만여원이 주머니에 들어온 셈이다. 작년 이맘때 7000장을 배달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하루 200장은 배달혀야 먹고 살아유.”라며 또 한잔의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점점 시름이 깊어진다. “이 동네에는 연탄 쓰는 집이 30가구 정도 돼유. 그런데 구의원이나 정치인, 여러 단체 등에서 공장에서 연탄을 다량으로 싸게 구입해 없는 집, 있는 집 할 것 없이 다 돌립니다. 어떤 집에는 부모 자식 돈버는 부잣집인데도 쌀이며 연탄까지 갖다 줘유. 진짜 없는 집은 배가 고픈디 말이여유. 정부에서 하는 일이 왜 그런디유?” 김씨는 안양에 있는 연탄공장에서 타이탄트럭 한 대분(1200장)을 받으면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노고산동과 인근 독거노인들이 사는 집 위주로 배달해오며 생계를 꾸려오고 있다. 연탄배달 외에는 주로 라면박스 같은 것을 주워다가 고물상에 내다 판다. 박스 1㎏에 40원을 받으니 리어카 하나 가득해 봐야 겨우 4000원을 받는 셈. 리어카를 채우려면 일주일은 돌아다녀야 한다.“우리 집 말여유? 혼자 세들어 살지유. 외풍도 세고 비도 줄줄 새는 그런 집이여유.” 결혼 얘기가 나오자 잠시 창밖을 응시한다. 빈 속에 막걸리 몇잔 들이켜서인지 어느새 눈이 젖어 있었다.“고생 고생 해서 번 돈, 아이들 엄마가 어느날 훌쩍 다 갖고 도망가 버렸어유. 그때 아내를 찾으려고 1년 동안 실성하다시피 지낸 것 외에는 연탄배달만 줄곧 해왔시유.” 김씨는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많은 식구들이 논농사 12마지기에 의지하기엔 벅찼다. 그래서 대홍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아버지가 서울에서 일자리를 구하자 함께 상경했다. 그는 스무살 무렵 곧바로 5사단 현역으로 자원입대했다.3년 동안 군복무를 마친 후에는 서울 신촌 인근의 건재상에서 장당 30원을 받는 벽돌배달 일을 했다. 당시 라면 한 봉지에 16원, 막걸리 한 주전자에 30원 하던 시절이었다. 스물다섯 살 되던 1966년에 지금의 노고산동으로 옮겨 한 기와집 추녀 끝에 조그마한 연탄가게를 마련했다. 이어 리어카를 장만하고 지게를 만들어 본격적인 ‘시커먼(?) 인생길’로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동네에서 한달 3만장씩 팔았다. 특히 연대와 이대, 이대부고 등 주변 학교에 배달을 맡아 그럭저럭 돈벌이도 괜찮았다. 박정희 정권 때 정부시책으로 가구당 연탄 50장씩 할당하는 카드제가 실시되던 시기였다. 결혼도 이 무렵에 했다. 하지만 막내딸이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인 1978년 어느날 아내가 집을 나가버렸던 것.“지나가는 버스만 쳐다봐도 아내가 탄 줄 알고 막 쫓아가고 했시유.” 시련을 딛고 다시 연탄배달에 전념했다. 결국 한때 삼표, 삼천리, 대성, 한일연탄 등 여러 연탄집들이 경쟁적으로 있었지만 기름보일러, 가스보일러들이 대대적으로 보급되면서 다들 사라지고 삼표연탄만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오게 됐다. “얼마 전 구청에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자동차가 몇대냐 직원은 몇명이냐고 합디다. 그래서 ‘리어카 한대와 지게 하나.’라구 했지유. 저는 살아오면서 쓸데없는(나쁜) 일은 한번도 안했는데 자꾸 이상한 쪽으로 물어봐유.” 주위에서 속이거나 힘들게 해도 싫증 한번 내보지 않았다는 김씨. 또 매서운 산동네의 겨울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40년 동안 한결같이 새벽 4시에 일어나 고단한 하루를 시작했다. 딸 둘을 키워 시집보내고 지금은 무자식처럼 외롭게 산다. 워낙 가난해서 누가 버린 옷과 양말을 주워다 입고 신어도,‘연탄 한장 갖다 주세요.’라는 말에 항상 위안을 삼으며 살아왔다. “배고픈 거 하늘이 알겠어유, 땅이 알겠어유.” 침묵이 흘렀다. 잔주름 가득한 이마가 할말 많다는 듯 위아래로 미동한다. 그것도 잠시, 김씨는 또한번 씩 하고 웃더니 손을 툭툭 털며 일어선다. km@seoul.co.kr
  • 집값 폭등… 서민들 ‘시름’

    올해 최고의 화두는 집값 급등이었다. 강남권은 물론 비(非) 강남권마저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정부 말만 믿고 집 장만을 미룬 서민들의 가슴에는 피멍이 들었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의 전국 집값 상승률은 지난 22일 현재 23.7%다. 외환위기가 끝나면서 경기회복으로 부동산가격이 급등했던 2002년(22.8%) 이후 최고치다.‘11·15 대책’이후 집값은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에 강남권 입주 물량은 전년보다 30% 이상 줄어드는 등 수도권 입주 물량이 적고 봄 이사철을 기점으로 전세난이 또 다시 나타날 수 있어 집값 불안 불씨는 남아 있다.●안 오르던 강북까지 급등…최고는 과천 60%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올해 집값 상승률은 각각 35.2%·29.7%·30.9%로 전년(21.9%,25.6%·26.4%)보다 조금 더 높았다. 반면 비 강남권의 상승률은 2005년보다는 훨씬 높은 편이었다. 정부가 강남을 겨냥하면서 목동이 있는 양천구(18.2%→47.4%)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강북구(2.3%→20.6%), 강서구(5.2%→42%), 관악구(5.9%→32.9%), 광진구(6.4%→29.6%)도 큰 폭으로 오른 구로 꼽힌다. 권역별로는 올들어 5대 신도시(34.8%)가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경기도(33.5%), 수도권(30.8%), 서울(30%) 등 순이다. 검단 신도시 예정설로 홍역을 치른 인천은 집값 상승률이 17.1%다. 기초단체(시·군·구)별로 보면 과천의 집값 상승률이 단연 최고다. 올해 과천의 집값은 무려 60.4%나 올랐다. 이어 성남(53.5%), 산본(51.5%), 평촌(48.6%), 고양(47.8%)의 순이다.●반값 아파트 논란 키운 고분양가 행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아파트값이 뛰자 분양가도 뛰고, 또 아파트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올해 분양된 아파트 중 분양가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92평형으로 평당 3250만원이다. 이수건설이 강남구 삼성동에서 짓는 브라운스톤 레전드의 평당 최고가격도 3000만원을 넘었다.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가(기준층 기준, 최상층 펜트하우스 제외)는 평균 평당 783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2.8%(평당 89만원) 올랐다. 경기도와 울산 지역 분양가는 처음으로 평당 1000만원을 돌파했다. 분양가는 뛰었지만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분양은 호황을 누렸다.3월 판교에서 분양된 풍성주택 신미주 33평형은 2073대1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한편 올해 전셋값 상승률은 11%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의 두 배에 가깝다. 전세난이 촉발된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 변두리 지역에서 특히 많이 올랐다. 강북구(4.6%→9.4%), 강서구(1.9%→17.1%), 노원구(2.1%→14.2%), 도봉구(4.9%→12%) 등 오름세가 크다. 경기도에서는 산본(10%→23.1%), 군포(3%→25.6%), 남양주(-1.9%→25.1%) 등이 많이 올랐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마포구 洞 ‘구조조정’

    마포구(구청장 신영섭)는 인구 1만명 이하의 동을 하나로 합치고 큰 길을 중심으로 경계를 조정하는 ‘동 통폐합 및 경계 조정’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마포구 관계자는 21일 “인구수에 비해 행정동 수가 많아 효율적인 관리와 인력 운영이 어려웠다.”면서 “여유 인력을 기구 개편에 반영하고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동 통폐합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현3동은 아현2동에, 노고산동은 대흥동에 각각 편입된다. 도화 1·2동은 도화동으로 묶고, 창전동과 상수동은 서강동으로 조정한다. 또 공덕1동 118번지는 신공덕동으로, 용강동 11∼14통은 도화동으로 경계를 조정했다. 도화동 한화오벨리스크 일대와 대흥동 태영아파트, 염리동 LG자이아파트 일대는 용강동으로 들어간다. 대흥동 LG주유소 일대와 상수동 서강아파트는 신수동으로 편입된다. 마포구는 4개동이 줄어들면서 동사무소 운영비용이 연간 각 1억 5000만원씩 총 6억원 정도가 절약되고, 동 청사 신축에 배정된 예산이 최대 240억원 절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예산은 지역개발과 구민복리증진을 위한 사업에 사용하고, 축소되는 4개의 동청사는 주민자치센터로 개조할 방침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Seoul in] 자치센터 운영결산 워크숍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21일 호텔 그린파크에서 주민자치센터의 한해 운영을 결산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17개동 주민자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주민자치센터 평가에서 최우수동으로 선정된 수유2동 담당 직원은 우수 사례를 발표했다.17개동을 5개 분과로 나눠 자치위원회의 운영 내실화 방안, 재정력 확보 방안, 주관사업 선정과 추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자치행정과 901-2049.
  • 서울 시내버스 노선 일부 조정

    서울시내 152번 버스와 5529번 버스는 중복 노선이 많아 152번으로 통합된다.6650번 버스는 영등포구청역, 현대아파트역이 노선에 추가된다.202번 버스는 양지사거리 교통 정체로 노선이 소폭 변경된다.서울시는 최근 시민단체, 시의원, 교통전문가, 마을버스 및 시내버스 회사 대표 등으로 이뤄진 버스정책시민위원회를 열고 ‘4·4분기 시내버스 노선조정’을 이같이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지역간 연계 및 지하철과의 환승체계를 강화하고 시민 편의를 위해 노선변경 1건, 연장 2건, 단축 1건, 통합 1건을 결정했다.2412번(성수동∼분당) 버스는 3·4분기 노선조정 때 성수동∼시흥사거리 구간으로 단축됐지만, 분당 주민의 통근 편의를 위해 이번 노선조정에서 성수동∼분당 하탑사거리로 다시 연장됐다.152번(화계사∼서울대)과 5529번(삼막사거리∼중앙대) 버스는 두 노선간 중복 운행을 피하기 위해 노선이 일부 조정돼 152번(화계사∼삼막사거리)으로 통합됐다. 이번에 확정된 노선조정은 한 달간의 시민 홍보를 거쳐 내년 1월2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김경두기자 golders@aeoul.co.kr
  • 포항시 26일 대잠동 신청사로

    포항시 26일 대잠동 신청사로

    경북 포항시청이 시 승격 57년 만에 북구 덕수동에서 남구 대잠동으로 옮겨 동해안 시대를 활짝 연다. 포항시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실·국별로 이사를 마치고 26일부터 신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총 905억원을 들인 신 청사는 포항시 남구 대잠동 1001번지 일대 부지 2만 171평에 지하 3층, 지상 14층 규모로 해뜨는 도시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지난 2004년 2월 착공된 지 2년여 만인 25일 준공된다. 시 청사 인근에는 시의회 청사(지하 1층, 지상 3층)와 문화복지센터(지하 2층 지상 3층)가 함께 신축됐다. 현 시청사는 리모델링을 거쳐 중앙도서관으로 활용된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신청사 한 울타리 내에 행정·교육·문화·복지 등의 각종 행정조직이 밀집돼 시민 편의는 물론 행정효율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中·싱가포르시장 ‘大공략’

    中·싱가포르시장 ‘大공략’

    SK그룹이 본사 인력의 상당수를 해외로 파견, 중국 등 아시아쪽 사업을 강화한다. 현지인도 국내에서 교육 후 투입한다. 최근 최태원 회장의 글로사업 강화 발언의 구체적 후속 전략으로 풀이된다. SK 관계자는 15일 “국내시장 포화로 성장 한계에 부딪친 에너지·화학시장에서 중국 시장은 미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중국·싱가포르 법인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중국 및 싱가포르 법인의 강화가 그룹 내에 글로벌 전담 법인을 두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사업 영역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통합조직을 두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SK는 중국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톈진 등 14개 지역에 모두 53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 근무하는 주재원은 100여명이며, 현지 채용 인력은 2000여명에 달한다.SK㈜,SK텔레콤,SK네트웍스,SK케미칼,SK건설 등 9개 계열사가 나가 있다. 중국 법인 강화와 관련,SK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현재 인력(주재원 기준)보다 10∼20%정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이 확장되면서 인력은 계속 늘어난다. SK는 또 ‘아·태 지역 에너지·화학 신 메이저 도약’을 중장기 전략으로 설정하고 싱가포르 지사 등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석유거래가 대부분 싱가포르를 경유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싱가포르는 아시아 석유시장의 중심지이다.SK㈜ 싱가포르 지사에는 2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10명은 주재원이고 10여명은 현지채용 인력이다. SK가 이처럼 중국 법인 등을 강화하는 것은 실질적인 과실을 따내기 위해서다.SK는 한·중 수교 이전인 지난 1991년 중국에 진출,15년이 지났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태원 SK 회장은 “그룹의 생존이 중국시장 공략에 달려 있다.”며 우려와 함께 분발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SK의 주요 사업영역이 에너지·화학·정보통신서비스 등 국가규제 영역이라는 특징이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중국 사업을 하면서 국가규제 영역이라는 이유로 수동적으로 일을 해온 것은 아닌지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규제가 풀릴 때까지 불확실한 정부 허가만 바라보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중국시장에서 어떠한 사업역량도 쌓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결국 우리는 중국 내에서 글로벌 메이저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기업을 의미하는 ‘차이나 인사이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사람이 사랑을 하면서 늘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슬프고 가슴 아픈 사랑 하나쯤 가슴에 안고 사는 이 하나 없을까마는, 유난히 찌질하고 구차한 연애질에 이력과 넌더리를 쳐 본 기억이 당신은 있으신지. 하지만 그럼에도 쳐내면 자라는 쭉정이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무럭무럭 자라는 감정의 이끌림은 도대체 지치지도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며 밤낮 울기만 하던 캔디처럼, 사랑의 감정은 도대체 어쩌질 못하는 건가 보다. 이놈의 망할 사랑, 이유가 있을 거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아찔한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는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2005년) 속 배경은 또 다른 중요한 캐릭터이다. 에니스와 잭이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한한 자유와 절대고독을 경험하는 곳이며 그 누구도 쉽게 도달할 수 없었던 사랑의 실체를 손에 닿을 만큼 다가갔던 곳. 그런 자연에 비해 사람들이 발을 디디고 사는 공간은 누추하고 옹색하기 그지없다. 이런 대비는 사랑에 대한 우리의 수동적인 선입견을 꼬집으며 세속적인 것을 초월하는 사랑의 실체를 보여주려던 의지표명이지 않았을까. 영화의 마지막. 단 한 번도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 없는 두 사람은 사랑에 도달하기까지의 그 힘들고도 먼 여정, 지상에서 이루지 못한 채 죽음까지도 초월한 사랑의 위대함을 선사하며 감동을 준다. 이 사랑의 맹세 장면은 촬영 당시에도 거의 모든 스태프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7쌍의 사랑 이야기이자 동시에 우리 모두의 사랑 이야기 ‘러브액추얼리’(Love Actually,2003년).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회상을 빌려 들어보면,“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를 찍고 있을 때 였어요. 공항에서 짐을 찾으려고 한 시간 정도 서 있어야 했는데 정말 볼거리가 많았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따분한 얼굴로 서 있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갑자기 애정과 관심이 듬뿍 담긴 얼굴로 변하는 거예요. 바로 그 순간, 그 사람들의 표정에서 사랑하는 이에 대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거죠. 저는 바로 이런 진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모든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가슴 속에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현실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사랑이 있다거나 없다는 시대착오적이고 불필요한 논쟁은 의미가 없다. 이미 우리는 사랑의 수많은 실체를 보아왔고, 살과 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다. 다만 사랑을 하는 이 순간에도 외롭다는 게 문제겠지. 그러니 생각해볼 문제는 ‘사랑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이다. 사랑을 하는 순간에도 외롭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전달의 미숙함과 표현의 부족함 그리고 충분히 흡족하지 않은 사랑의 충만에 대해 생각해보면 여전히 ‘그것’은 어렵고 불편한 일로만 여겨진다. 그러면서 수십 번도 맹세했을 “다시는 사랑 안 한단 말…”. 입 보살이라고 했다. 말하는 대로 될 것이며, 믿는 대로 된다는 언행일치의 법칙이렸다. 내가 사랑을 안 하는데 누가 사랑을 주겠는가. 동시에 그 말은 “누가 나 좀 사랑해 주세요.”아니던가. 이유가 있을 거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 아마, 눈물과 아픔의 상처와 외로움마저도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는지. 시나리오 작가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태권도 ‘재미없네’

    태권도는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종주국답게 금 9, 은 1, 동메달 1개를 거둬들였지만 재미없는 경기 진행과 명확하지 않은 판정 탓에 네티즌들의 비난 글이 폭주하고 있다. 네티즌은 포털 사이트에 의견을 올리거나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며 “개구리 뜀박질이냐.”며 맹렬히 비난했다. 네이버 태권도 축하메시지란에도 격려와 칭찬 대신 “재미 없다.”는 글이 상당수다. 태권도는 수비위주 경기 진행이 점수따기에 유리하다 보니 ‘답답하고 지루한’ 스포츠가 됐다는 것. 네티즌 ‘dukims’는 “태권도만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고 했고 ‘희재곰’은 “공격적인 진행을 한 선수에게 유리하게 해줘야지 왜 선공하면 지느냐.”라며 야유했다.‘선재’는 “자기가 점수낸 것도 아니고 오히려 상대가 더 정확히 발차기를 성공시켰는데 양손 들고 팔짝팔짝 뛰고, 도망다니고 넘어지고 진풍경을 연출하는데 너무 얍삽하다.”고 꼬집었다. ‘하얀사랑’은 “역공해서 점수나면 버티기에 들어가는 것은 금메달을 위한 것이지만 비열한 경기 진행”이라고 목소리 높였다.‘코스트 폴리스’는 “금메달 따면 뭐하냐, 도망다니는 선수들 정말 보기에도 그렇다.”고 지적했다.‘노폐인노개인’은 “발 한번 차고 끌어안고 소리 꽥꽥 질러대는 게 태권도냐.”고 쓴소리했다. 또 지루한 경기 방식 때문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퇴출될 것을 우려, 룰 개정을 촉구하는 네티즌도 많았다.‘작은거인’은 “뭔가 역동성있게 고치기 전까진 올림픽·아시안게임 종목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걱정했다.‘선비’는 “재미없는 경기, 태권도의 종주국이란 게 창피하다.”며 변신을 주문했다.‘사탕’은 “상대가 공격하기를 기다려 타이밍을 노린 뒤 공격하는 수동적인 경기 방식은 재미없다.”고 거들었다. 경기 방식을 차라리 북한이 주도하는 실전에 가까운 국제태권도연맹(ITF)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인천지하철 2호선 국비지원 확정

    인천 지하철 2호선 건설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국비지원사업으로 확정됐다. 시는 이에 따라 오는 2013년 개통 예정인 인천지하철 2호선 사업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2호선은 서구 오류동∼검암동∼연희동∼가좌동∼주안역∼간석동∼인천시청∼만수동∼인천대공원을 연결하는 총연장 28.9㎞이다. 이 가운데 주안역에서 경인전철과, 인천시청역에서 인천지하철 1호선과 각각 연결된다. 사업비는 정부 보조금 1조 2000억원을 포함해 모두 1조 9800억원이 투입되며, 이달 중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실시할 방침이다.기본계획에는 차량시스템, 역사위치, 사업추진·공사발주 방식 등이 포함되며 내년에 건설교통부로부터 확정받아 2008년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랑의 행사 ‘주렁주렁’

    시간을 보내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거나, 무엇인가를 얻고 가거나. 물론 바람직한 방법을 알긴 하지만 모임이 많은 연말에는 의미없이 시간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따뜻하고 보람찬 연말을 위해 짬짬이 서울시와 구청에서 열리는 연말 행사를 찾아보면 어떨까. 아이와 함께하는 주말강좌에 들어가거나, 저소득층 아이를 위한 후견인으로 나서 훈훈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송파구는 도움이 필요한 아동과 후원자를 엮어 따뜻한 사랑을 실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온정의 손길 기다리는 소년소녀가장 구청 1층에 꾸민 ‘소망나무’에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지원받는 소년·소녀가장, 장애가정의 아이들 100명이 크리스마스에 이루고 싶은 일을 깨알같이 적은 소망편지를 달았다. 직원들이나 구청을 방문한 사람들이 이 소망편지를 보고 후원자로 등록해 후견인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 김영순 구청장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희망과 행복한 추억거리를 주고, 폭넓은 후원층을 만들어 따뜻한 지역공동체와 기부문화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후견인이 만나는 자리는 오는 22일 송파구청 대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410-3280∼2. ●생크림 케이크 직접 만들어 볼까 마포구는 아빠 엄마와 함께하는 요리교실을 마련했다. 해주는 요리에 익숙해진 아이들, 너무 바빠서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는 아빠와 엄마를 위한 시간이다. 오는 21일과 28일 상수동 여성자원금고 경제교육센터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생크림 케이크를 만드는 강좌를 준비했다. 지난 9일 열린 첫 요리교실에는 무려 30가정의 68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피자와 케이크 만들기뿐만 아니라 가족이 참여하는 즐거운 레크리에이션이 이어졌다. 또 음식을 만든 후 뒷정리하기, 음식물쓰레기 처리하기 등 요리와 가정교육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시간이 됐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강좌의 참가비는 1만 5000원이다.3142-4133. ●동물과 함께 자연을 배워요 가족과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따뜻하고 특별한 동물원 여행을 떠나 보자. 서울대공원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아기 퓨마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주제로 한 행사를 펼친다. 장난꾸러기 아기 퓨마 남매를 비롯해 오랑우탄, 버마왕뱀, 다가오는 새해를 상징하는 미니피그 등 서울대공원의 자랑거리 동물들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행사다. 오는 19일까지 아기 퓨마가 건강하게 자라나기를 바라는 이야기를 적어 대공원 홈페이지(grandpark.seoul.go.kr)에 올리면, 다섯 가족(4인가족 기준 20명)을 선발해 특별 초대한다.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관람하면서 호랑이·물개 먹이주기, 레서판다·남미의 희귀동물 특별전시회, 왕뱀과 사진찍기 등 다양한 동물원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6년간 한국문학 번역한 영국인 안선재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6년간 한국문학 번역한 영국인 안선재 교수

    “선생님, 된장찌개를 어떻게 영역해야 하나요?” “….” “그러면, 사랑채는요?” “….”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선뜻 대답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터. 영어에 어느정도 실력이 있다 하더라도 특유의 구수하고 감칠맛나는 우리의 전통음식이나 민족적 한(恨)과 정서를 그때그때 똑 떨어지는 말로 찾기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같은 ‘흥’과 ‘한’이 시나 소설, 우리 문학의 행간 깊숙이에 촘촘하게 엮어져 있어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결정될 무렵이면 영역 문제에 대해 새삼 거론되곤 한다. 그렇다면 대안은? 한국을 가장 잘 알고, 또 한국 문학을 충분히 이해하는 외국인 교수면 어떨까. 물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 출신은 당연지사여야 하겠지. 지난 주(11월27일~12월1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도서관에서는 흔치 않은 전시회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한국 문학을 16년째 번역해온 서강대 안선재(64·영국명 브라더 안토니) 영문과 교수가 그동안 한국문학을 영역한 책 26권을 모아 선보였던 것. 특히 이 전시는 내년 2월 안 교수의 정년퇴임을 앞둔 행사여서 김광규 시인 등 많은 문인들이 찾아와 축하와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특유의 능숙한 표현력으로 그가 영역한 책을 얼핏 보면 이렇다. 천상병의 ‘귀천’(Back to Heaven), 고은의 ‘화엄경’(Little Pilgrim), 김광규의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Faint Shadows of Love), 김영무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고은의 ‘만인보’(Ten Thousand Lives), 서정주의 ‘밤이 깊으면’(The Early Lyrics)…. 올해에만 마종기의 ‘이슬의 눈’(Eyes of Dew), 고은의 ‘내일의 노래’(Songs for Tomorrow) 등 4권을 펴냈다. 안 교수는 1991년 대한민국 문학상 번역상을, 그리고 1995년에는 이문열의 ‘시인’(The Poet) 영역판으로 대산문학상 번역상을 각각 받아 그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고은의 선시(禪詩) ‘뭐냐’를 영역한 ‘Beyond Self’를 읽은 미국 비트세대의 대표적 시인 앨런 긴즈버그는 안 교수의 번역솜씨에 대해 “번역이 뛰어나다. 미국 시인들에 좋은 귀감이 된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쯤되면 우리 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데 많은 공헌을 한 셈이다. 그가 한국문학의 해외전도사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 11월28일 서강대 인문관 안 교수의 연구실에서 한시간 동안 만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국적 냄새가 코끝에 물씬 풍겨온다. 가득한 책장 사이로 불교관련 그림들이 군데군데 보였고 녹차 마시는 다기(茶器)들도 눈에 많이 띈다. 의아한 표정에 눈치를 챘는지 “1990년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나가 틈틈이 다기를 구입했고 1994년에는 녹차 만드는 사람들을 알게 돼 지리산을 가끔 찾기도 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는 1980년에 한국에 처음 온 뒤 서강대에서 강의를 맡던 1994년 한국인으로 완전히 귀화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한국적인 것에 흠뻑 빠진 까닭이 아니겠느냐고 웃는다. 한국문학을 번역해오면서 느낀 소감을 물었다.“프랑스에 있을 때 시를 영역한 경험이 있다.”면서 “한국문학은 전통적 재미와 여유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어와 비교할 때 문법과 스타일이 다르고 특히 한국적인 ‘맛’을 번역하기가 힘들다고 부연했다. 예를 들어 ‘안성댁’‘보릿고개’‘된장찌개’‘사랑채’ 등을 번역하려면 고민이 많이 된단다.‘된장찌개’와 ‘사랑채’를 어떻게 번역하느냐고 했더니 “된장찌개는 Bean Paste Soup, 사랑채는 Men’s Court정도면 되지 않겠느냐.”며 슬그머니 미소를 짓는다.(일부 인터넷 상에는 사랑채를 ‘Love House’ 개념으로 잘못 번역된 곳도 있다.) 우리나라 번역문학의 문제점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많이 번역해내는 것보다는 국제적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헝가리나 불가리아 등 유럽쪽에서도 1년에 외국어로 번역되는 게 고작 10여권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2005년에만 영어로 30권이 출간됐다고 했다. 따라서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 또한 다량의 번역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200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헝가리의 임레 케르테스의 경우 작은 소설을 불과 2권정도 번역됐는데 그나마 팔리지도 않았다고 했다. 올해 노벨상 후보로 올랐던 고은씨에 대해서는 “다음 노벨상 수상자로 분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제한 뒤.“그의 시는 그냥 보여주기 위한 시가 아니라 압축된 인생이 꾹꾹 담겨 있으며 그동안 9개국어로 25권정도 번역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의 작품 중 ‘만인보’는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고은 시인과는 1991년 그의 시선집을 번역하면서 알게 됐다. 이어 한국문학의 문제점도 날카롭게 지적한다.“최근 세계문학의 흐름이 잘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문학은 세계의 흐름과 동떨져 있다.TV드라마같은 작품이 너무 많으며 한국문학은 이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면서 세계 작가들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인들은 요즘 전통문화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어느날부터인가 된장보다는 스시(壽司)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옛날 왕궁음식 등을 프로모션하는 일이 여전히 부족하고,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젊은 부부들은 맞벌이와 집값 걱정 때문에 전통음식을 준비할 시간이 점점 없어지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의 전통음식은 정말이지 건강을 유지시켜줍니다. 특히 외국에서는 한국의 발효음식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있지요. 다시 찾아야 합니다.” 안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을 자주 펼쳐 주위에서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옛날 고시나 한시는 물론 공자와 맹자 등도 자주 읽어 한자에도 어느정도 익숙하다.“한자를 모르면 한국 문학의 깊이를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춘향가나 판소리는 중국과 다른 고귀함이 있는데 젊은이들은 잘 모르기도 하고 또 재미없어 외면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1940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테제(Taize) 공동체 수사(修士)인 안 교수는 잉글랜드 지방 출신으로 필리핀 빈민촌에 머물던 중 김수환 추기경의 초청으로 26년 전 한국에 오게 됐고 1985년부터 서강대 영문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영국에는 현재 사촌 등의 친척이 산다. 서울 화곡동에서 프랑스와 스위스 출신 수사 3명과 함께 지내는 그는 홍어찜과 산채비빔밥을 좋아한다. 가끔 지리산으로 떠나 현지에서 나는 싱싱한 산나물을 먹고 물소리를 들으며 녹차를 마실 때가 더없는 평화를 느낀다고 했다. 당연히 독신이기에 눈치봐야 할 가족도 없다. 휴일 인사동에 나갈 때면 고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 여사를 꼭 만나 정담을 나눈다. 목 여사의 수필집 ‘날개없는 새’(The Poet´s Wife)를 번역한 인연도 있다. 정년 퇴임 후의 계획을 묻자 “지금과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강의하고 책을 보고 번역을 하고, 차마시고….”라며 활짝 웃는다.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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