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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컷 읽고 실컷 쓰길…책방 주인 시인의 꿈

    실컷 읽고 실컷 쓰길…책방 주인 시인의 꿈

    권하고 싶은 2000권 빼곡 31일 첫 낭독회… 책 추천도 오래 머물러 있길 바란다. 끈기 있게 읽고 쓰라고 탁자도 의자도 욕심껏 비싼 것으로 골랐다. 빨리 먹고 빨리 나가길 바라는 여느 가게들의 잇속과는 정반대의 풍경을 꿈꾼다. 그래서 간판 뒤에 심어놓은 바람도 남다르다. ‘이곳을 다녀가는 사람들에게 창작의 열기가, 훌륭한 작품이 나오길 꿈꿉니다.’도발적인 상상력으로 우리 시단에 독특한 목소리를 불어넣어 온 김이듬(48) 시인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오던 공간을 서점으로 꾸렸다. 고양시 일산동구에 세운 ‘책방이듬’이다. 정식 오픈을 이틀 앞둔 지난 23일 호수공원 앞에 자리한 서점은 통창으로 가을볕을 맞으며 여물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한 해에 절반은 해외에 머물며 강의하고 사람을 만나고 시를 써온 그는 왜 ‘정주’해야 하는 서점 주인을 자처했을까. “외국에 가면 남들은 미술관이나 관광지에 가는데 저는 늘 서점을 찾아다니게 돼요. 작년엔 미국에서 시집이 번역·출간돼서 미국 8개 도시를 돌며 동네 작은 책방에서 시를 낭독했어요. 그곳에서 친구 집에 놀러 오듯 자연스럽게 찾아와 문학을 즐기는 노부부, 아이를 데려온 젊은 부부, 생기 넘치는 중고등학생 등을 보며 ‘왜 우리는 삶 속에서 문학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공간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12평 남짓한 서점 안에는 2000여권의 책이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시집이고 또 절반은 시인의 애장 서적들이다. 떠남과 머묾을 되풀이해온 시인이 끝끝내 간직해온 희귀본들과 새로 주문한 책들이 어우러진 서가는 시, 소설, 철학, 에세이 등 분야와 주제도 다양하지만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는 점에서는 교집합을 이룬다. 시인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책방을 모든 예술을 이야기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싹 틔울 계획이다. 31일부터는 일산·파주에 사는 작가들이 이끄는 ‘일파만파 낭독회’가 시작된다. 파주에 사는 김민정 시인이 첫 주자로 10월의 마지막 밤을 시로 채색한다. “우리는 작가들이 마음 놓고 글 쓸 수 있는 공간이 없잖아요. 낭독회도 누가 불러줘야 하는 수동적인 행사가 됐고요. 책을 읽고 싶고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눈치 안 보고 머물고, 내 작품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으면 스스로 낭독회를 꾸려보는 곳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시인뿐 아니라 소설가, 희곡작가, 에세이스트, 번역가, 사진작가 등 모든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연, 낭독회를 열어 보통 사람들에게 일상 속 특별한 이야깃거리와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책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시인은 ‘1대1 책 처방사’로도 활약할 계획이다. 책은 읽고 싶은데 무슨 책을 읽으면 좋을지 모르는 독자들이 많다는 데서 착안한 것. “등단하기 전 습작 시절 저만 해도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가 늘 절실한 물음이었거든요. 요즘 기분은 어떤지, 관심사가 뭔지 세심히 물어서 누군가에게 ‘책 여행의 동반자’로 곁을 내주고 싶어요. 그게 제가 보통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재능이라 생각해요.”며칠 전에는 한 동네 주민이 불쑥 들어와 글쓰기 모임은 없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처음 보는 주민의 조언을 꼼꼼히 받아 적었다는 시인은 “동네 사람들과 함께 일기, 편지 등 글쓰기 모임도 가질 것”이라고 눈을 빛냈다. “파리만 가봐도 랭보가 드나들었던 곳, 릴케가 시 썼던 곳 등이 유명하잖아요. 누가 아나요. 책방이듬을 거쳐 간 사람이 위대한 작가가 돼서 ‘그 작가가 호수공원 옆 책방에서 10년 단골로 글을 썼대’ 소문나 명소가 될지도요.”(웃음) 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사진 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기관사 ‘집유’

    관제사엔 벌금 2000만원 선고 지난해 발생한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당시 기관사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용찬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기관사 윤모(48)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관제사 송모(47)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판사는 “열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피해자가 끼게 된 것은 피해자의 과실이 크고, 열차 출입문 개방과 연동하도록 설비된 승강장 안전문이 열리지 않는 열차의 결함이 있었다”면서도 “윤씨의 과실이 피해자 사망의 직접적이고 주된 원인이 됐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송씨는 윤씨에게 ‘정상운행 후 방화역에서 확인하라’는 잘못된 지시를 해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당시 발생한 다른 열차 사고 처리에 집중하느라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7시 15분쯤 김포공항역에서 김모(36)씨가 열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었는데도 스크린도어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등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전동차를 출발시켜 김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기관사·관제사, 유죄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기관사·관제사, 유죄

    지난해 발생한 지하철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의 가해 기관사와 관제사에게 유죄가 인정됐다.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용찬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기관사 윤모(48)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관제사 송모(47)씨에게는 벌금 2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정시설에 수용되지만, 노역을 하지 않는 점이 다르다. 김 판사는 “열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피해자가 끼게 된 것은 피해자의 과실이 크고, 피고인 윤씨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관제사 과실, (열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개방이 연동되지 않는) 열차의 결함을 감안하더라도 윤씨의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에 직접적이고 주된 원인이 됐다”고 양형 이유를 말했다. 송씨에 대해서는 “열차의 진행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윤씨에게 잘못된 지시를 내려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가볍지 않지만, 윤씨가 부실하게 상황 보고를 했고, 당시 발생한 다른 열차 사고 처리에 집중하느라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윤씨와 송씨는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7시 15분쯤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윤씨가 몰던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회사원 김모씨가 끼자 스크린도어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등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김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열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가 모두 닫히자 열차 내 비상인터폰으로 ‘문 좀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윤씨는 열차 출입문 열림 버튼만 눌렀고 김씨는 스크린도어를 열려고 노력하다가 등 뒤 열차 출입문이 닫히면서 다시 문 사이에 꼈다. 전동차는 김씨를 4m가량 끌며 움직이다 자동제어장치가 발동돼 급정거했다. 윤씨는 이번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운전모드를 수동으로 전환해 다시 약 6m를 달려 김씨를 숨지게 했다. 송씨는 열차가 자동으로 급정거했을 때 막연히 응급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정상운행한 후 다음 역에서 확인하라’는 지시를 내려 사건에 연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예술’ 성동… 오늘부터 골목 디자인위크

    ‘예술’ 성동… 오늘부터 골목 디자인위크

    서울 성동구는 20~22일 성수동 서울숲길 일대와 언더스탠드에비뉴(파워스탠드) 등지에서 ‘2017 성동 디자인위크-골목에서 만나요’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행사는 ‘노는지’, ‘만아츠 만액츠’, ‘디자인마켓’ 등 3가지로 구성됐다. 노는지는 서울숲길 골목 곳곳에 보물처럼 숨어 있는 30여곳의 공간과 가게를 방문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만아츠 만액츠(10000 ARTS 10000 ACTS)는 1만개의 예술작품(Arts)이 1만개의 행동(Acts)으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김윤덕·노순천·엄아롱·정크하우스·젤리장 등 지역 예술가와 주민들의 상상력이 결합된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예술이라는 ‘렌즈’를 통해 골목과 동네, 도시의 크고 작은 이슈들에 주목하는 게 특징이다. 디자인마켓은 오는 22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숲 정문 앞길에서 진행된다. 의류, 가죽, 액세서리, 패션잡화 등 25개 부스에서 독특한 디자인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번 디자인위크는 새로운 문화예술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성수동 골목 곳곳을 널리 알리고, 주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정원오 “서울숲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문화시설 건립”

    정원오 “서울숲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문화시설 건립”

    “삼표레미콘이 도심 개발에 크게 기여했던 1970~80년대 성동구는 서울의 변두리였다. 삼표레미콘 이전은 성동구가 서울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19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역 최대 숙원인 성수동 삼표레미콘 이전이 전날 확정된 데 대해 이같이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 구청장은 “협약이 성사될 거라고 믿긴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솔직히 불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성동구는 지난 18일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서울시와 삼표레미콘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 임차인인 삼표산업과 ‘서울숲 완성을 위한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 협약’을 체결, 삼표레미콘 공장을 2022년 6월까지 이전·철거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협약은 지난 7월 10일 체결하기로 돼 있었지만 협약 체결 당일 삼표산업이 현대제철과 이전·철거 보상 문제 등과 관련해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돌연 불참, 협약이 무기한 연기됐다. 정 구청장은 “그날 협약서에 사인하러 시청으로 가던 중 삼표 측의 불참 소식을 듣고 무척 황망했었다”며 “협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3년이든 4년이든 또 흘러갈 수 있어, 늦어도 연내에 체결해야 한다고 작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올리며 협약 성사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대추 한 알이 붉어지기 위해서도 태풍, 천둥, 번개 등 숱한 시련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시”라며 “그 시를 보며 삼표레미콘 이전 난관을 꼭 극복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협약 무산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을 면담할 때마다 도움을 청하고, 추진 실무부서 사람들도 만나 거듭 협조를 구했다. 국회도 찾아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주민들도 삼표 측에 이전 요구를 지속적으로 했다. 정 구청장은 “삼표레미콘 이전 부지(2만 7828㎡)에 서울숲을 조성하고, 서울시와 협의해 그 숲속에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문화복합시설을 지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성동구는 2009년 삼표레미콘 이전을 본격 추진했다. 삼표레미콘 부지에 100층 규모의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유치하려 했지만 현대차가 2014년 삼성동 한전 부지를 매입하면서 좌초됐다. 2015년 들어 ‘범구민 운동’을 추진, 주민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그해 2월 실시한 공장 이전 여론 조사에선 구민 88% 이상이 찬성했고, 4월 추진한 서명운동에는 15만명이 동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울산역 지나친 SRT…소변 급했던 기장 때문

    지난 18일 울산역에서 잠시 멈춘 뒤 출입문을 열지 않고 출발해 물의를 일으킨 서울발 부산행 수서고속철(SRT) 327호 열차의 사고는 기장(기관사)이 화장실을 급히 다녀온 게 원인이라고 운영회사인 SR 측이 19일 밝혔다. SR 측은 사고 하루 만인 이날 오후 “기장 등을 자체 조사한 결과, 승강문(출입문) 취급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기장과 객실장의 부주의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SR 관계자는 “담당 A 기장이 울산역에 열차를 세운 뒤 급한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을 가면서 깜빡 잊고 승강문을 열지 않았고, 돌아와서는 문이 닫혀 있길래 객실장이 닫았는 줄 알고 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객실장 B씨도 승강문이 열리지 않았는데, 수동 조치를 하지 않는 등 대응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SR 규정상 열차 문은 기장이 열고, 객실장이 닫게 돼 있다. 또 기장은 열차 운행 중에는 운전실을 비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무리 화장실이 급해도 문 여는 것을 잊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며 조사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또 SR 측이 간단한 조사임에도 사고 하루 만에 결과를 내놓은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고와 관련, SR은 앞으로 열차 출발 전 기장과 객실장 간에 무선통화를 통해 최종 확인하고, 정차 후 10초 내에 승강문이 열리지 않으면 수동으로 개방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열차가 정차역을 진입할 때 기장과 객실장 간에 서로 무선교신을 의무화하고, 기장이 돌발상황으로 운전실을 벗어나면 반드시 무전기를 휴대하도록 했다. 그러나 SR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고객 불편과 피해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A기장 등 관련자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는 언급하지 않은 채 ‘엄정처리 한다’고만 밝혀 솜방망이 처벌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소변 때문에…SRT 기장, 울산역서 문 안열고 황당 통과

    소변 때문에…SRT 기장, 울산역서 문 안열고 황당 통과

    울산역에서 발생한 수서고속철(SRT) 열차 승강문 미개방 사고는 생리 현상을 참지 못한 기장의 부주의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SRT 운영사인 SR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은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전날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SR에 따르면 전날 울산역에 도착한 SRT 327호 열차의 기장은 소변이 급해 울산역 도착 직후 승강문을 개방하지 않고 운전실을 나갔다. 소변을 보고 화장실에서 돌아온 기장은 승강문이 닫혀있자, 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은 줄로 착각해 객실장의 출발신호 없이 임의로 열차를 출발시켰다. 이 과정에서 객실장 역시 승강문이 열리지 않았지만, 수동으로 문을 여는 등 대응 조치를 하지 않았다. 현재 SR 매뉴얼에 따르면 열차 정차 후 기장이 출입문을 개방해야 하고, 객실장은 승객의 승하차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후 기장에게 출발신호를 줘야 한다. SR은 “이번 사고는 승강문 취급 절차를 기장과 객실장이 준수하지 않아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며 “재발방지를 위해 매뉴얼을 보완하고 직원 대상 특별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SR은 앞으로 열차 출발 전 신호상태를 무선통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정차 후 10초 이내에 승강문이 열리지 않으면 수동으로 개방하도록 매뉴얼을 바꿨다. 정차역 진입 시 기장과 객실장 간 상호 무선교신도 의무화했다. 아울러 돌발상황으로 기장이 운전실을 비울 경우 반드시 무전기를 휴대하도록 했다. 또한, 운전실에서도 생리현장을 해결할 수 있도록 휴대용 용변기 비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날 오후 1시 2분 SRT 327호 열차가 울산역 승강장에 잠시 멈췄다가 문을 열지 않고 떠나는 바람에 승·하차 예정이던 승객 125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재즈 시작과 현재가 만나다

    한국 재즈 시작과 현재가 만나다

    “말로는 가장 재지(jazzy)한 가수지요. 그래서 기대를 해요. 우리나라 재즈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빛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요.”(왼쪽·박성연) “컬래버를 많이 안 해본 편이라 걱정되긴 해요. 선생님이 무대에 서면 광채가 나는데 옆에서 살짝 그 덕을 봐야죠.”(오른쪽·말로)한국 재즈의 대모 박성연과 우리 재즈의 새 지평을 열어 가는 말로가 경기 가평 자라섬에서 만난다. 오는 22일 오후 4시 30분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의 메인스테이지인 재즈 아일랜드에서다. 올해 14회를 맞은 페스티벌(20~22일)에는 추초 발데스와 곤잘로 루발카바, 리 릿나워와 데이브 그루신, 조슈아 레드맨 트리오 등이 초대돼 역대 최고 라인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박성연, 말로의 만남이 특히 돋보인다. 이름하여 디바스(Divas)다. 재즈 1세대인 박성연은 ‘한국의 빌리 홀리데이’로 불렸으며 1978년 국내 첫 본격 재즈 클럽인 야누스를 열고 수많은 재즈 음악가들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말로도 그중 한 명이다. 말로는 20여년 전 유학을 다녀온 뒤 재즈 클럽을 돌다가 대선배와 조우했다. “재즈 보컬은 실력을 키우기 위해선 클럽 공연을 해야 하는데 대개 클럽 운영자들의 마인드가 음악이 최우선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야누스는 전심전력으로 음악을 배려하는 최고 클럽이었죠.”(말로) “내가 노래하려고 클럽을 열었지만 후배들에게도 자유로운 무대를 주고 싶었어요. 말로는 임프로바이제이션(즉흥연주)이 인상적이었어요. 말로가 저를 좋아하는 것보다 제가 말로를 더 좋아할 걸요.”(박성연) 신촌, 대학로, 청담동을 거쳐 서초동에 자리하고 있는 야누스는 2년 전 박성연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며 말로 등이 ‘디바 야누스’라는 이름으로 이어받았다. “너무나 아끼는 곳인데 재즈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넘겨야지 그렇지 않으면 엉망이 되겠다 싶었어요. 말로와 말이 통했죠. 그런데 미안해요. 맨날 적자만 보던 곳을 넘겨줘서요.”(박성연) “역사가 있는 공간이라 제겐 영광이에요. 선생님이 얼마나 공연에 좋은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셨던지 지금도 뮤지션들이 야누스가 제일 편하고 사운드도 좋고, 피아노 등 악기 상태도 훌륭하다고 이야기합니다.”(말로) 디바들의 대화는 어느새 요즘 재즈 이야기로 이어졌다. “우리 후배들이 다들 훌륭해서 시간을 갖고 노래하기만 하면 된다고 봐요. 자꾸 팝쪽으로 가지 말고 재즈로 방향을 잡아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요.”(박성연) “사람들이 음악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폭이 조금 더 넓어지면 괜찮을 텐데 그게 아쉬워요. 제시되는 것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에 많이 듣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줄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죠.”(말로) 박성연의 라이브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아졌다. 2년 전 요양 병원에 입원하면서부터 아무래도 무대가 잦아들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큰 활동은 지난해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의 ‘야누스, 그 기억의 현재’ 프로젝트에 참여한 정도. 그러고 보니 내년 11월이면 야누스 40주년이다. 기념 공연 계획은 없을까 했더니 “어떡하지, 큰일 났다. 우리 엄마 환갑 잔치 걱정하는 것처럼 벌써부터 걱정되는데요. 열심히 준비해야죠”라며 말로가 활짝 웃는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괜찮다, 나오는 대로 하라’는 임인건씨 말에 용기 내서 자라섬에 가는 거예요. 건강이 조금만 더 나아지면 공연해야지 했는데 더 나아질 것은 없을 것 같더라고요. 일단 자라섬이 목표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물론 다시 야누스에 서 보는 게 꿈이죠.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서요. 아이 호프(I hope)!”(박성연)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文정부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3차 일자리위원회 열린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비영리법인이 250억원 조성 벤처·스타트업 등 41곳 협업 文, 노숙인 잡지 ‘빅이슈’ 찾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제3차 일자리위원회를 열어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한 ‘헤이그라운드’는 소셜 벤처를 지원하는 비영리사단법인 ‘루트임팩트’ 가 2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세운 건물이다. 다양한 창업 벤처 기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지상 8층, 지하 2층의 건물에 사회적기업과 스타트업, 이들을 지원하는 투자기관 등 41곳이 입주해 있다.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고 싶은 사람들,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모여 일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코워킹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노숙인 자립 지원 잡지 ‘빅이슈 코리아’도 이 건물에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3일 성탄절을 맞아 ‘빅이슈’ 일일 판매원 봉사에 나선 바 있다. 입주자들은 ‘체인지 메이커’라 부른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 메이커들을 위한 든든한 대지(Ground)가 되고, 더 나아가 이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Hey)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이 건물을 세운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인 정경선씨가 설립했다. 빅이슈 외에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심리 치료 과정에서 탄생한 예술작품을 다양한 패션 아이템으로 재생산해 판매하는 ‘마리몬드’, 캐시미어(몽골), 목재(인도네시아) 등 공정무역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케이오에이’, 청송 농가에서 재배한 식재료를 직접 조달해 친환경 맛집을 운영하는 ‘소녀 방앗간’, 시각장애인을 포함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만지는 시계 ‘브래들리 타임피스’를 판매하는 ‘이원코리아’ 등이 입주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자리위원회 회의에 앞서 입주기업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시된 마리몬드의 패션아이템, 빅이슈 잡지를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안병훈 빅이슈코리아 대표에게 “지난번 제가 빅이슈 일일 판매 봉사원을 한 뒤 판매량이 늘었느냐”고 물었고, 안 대표는 “많이 늘어 재인쇄에 들어갔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 재즈, 그 시작과 현재가 만나다

    한국 재즈, 그 시작과 현재가 만나다

    “말로는 가장 재지(jazzy)한 가수지요. 그래서 기대를 해요. 우리나라 재즈 역사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빛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요.”(박성연) “선생님이 스타일이 워낙 분명하고, 전 컬래버를 많이 안해본 편이라 걱정되긴 해요. 선생님이 무대에 서면 광채가 나는 데 옆에서 살짝 그 덕을 봐야죠.”(말로)한국 재즈의 산증인 박성연과 우리 재즈의 지평을 열어가는 말로가 자라섬에서 만난다. 22일 오후 4시30분 자라섬 국제재프페스티벌의 메인스테이지인 재즈 아일랜드에서다. 올해 14회를 맞은 페스티벌(20~22일)에는 추초 발데스와 곤잘로 루발카바, 리 릿나워와 데이브 그루신, 조슈아 레드맨 트리오 등을 포함해 19개국 43개팀 257명이 초청되어 역대 최고 라인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박성연과 말로의 만남이 단연 돋보인다. 이름 하여 디바스(Divas)다. 미8군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한국 재즈 1세대인 박성연은 재즈 대모로 통한다. 허스키한 음색으로 한국의 빌리 홀리데이로 불렸으며 1978년에는 국내 첫 본격 재즈 클럽인 야누스를 열었다. 수많은 재즈 음악가들이 보금자리 삼아 성장한 곳이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말로는 우리 전통 멜로를 변용한 우리 말 재즈 음반 등을 내며 한국적 재즈 스탠더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세월을 건너 뛰어 두 사람이 가까워진 것은 음악적으로 공감을 느꼈기 때문. 말로는 20여년 전 유학을 다녀온 뒤 재즈 클럽을 돌다가 대선배를 만났다. “재즈 보컬은 실력을 키우기 위해 클럽 공연을 해야 하는데 대개 클럽 운영자들의 마인드가 음악이 최우선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야누스는 전심전력으로 음악을 배려하는 최고 클럽이었죠.”(말로) “내가 노래하고 싶어 클럽을 열었지만 후배들에게도 자유로운 무대를 주고 싶었어요. 말로는 임프로바이제이션(즉흥 연주)이 인상적이었어요. 아마 말로가 저를 좋아하는 것보다 제가 말로를 더 좋아할 걸요. 저는 평생 음악 밖에 없었던 사람인데 말로가 그랬죠.”(박성연) 신촌, 대학로, 청담동 등을 거쳐 현재 서초동에 자리하고 있는 야누스는 2년 전 박성연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며 말로 등이 ‘디바 야누스’라는 이름으로 이어 받았다. “너무나 아끼는 건데 재즈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넘겨야지 그렇지 않으면 엉망이 되겠다 싶었어요. 말로와 말이 통했죠. 그런데 미안해요. 맨날 적자만 보던 것을 넘겨줘서요.”(박성연) “선생님이 재즈 정신을 물려주신 거라 저야말로 감지덕지죠. 역사가 있는 장소를 맡게 되어 정말 영광이에요. 선생님이 얼마나 공연에 좋은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셨던지, 지금도 뮤지션들이 야누스가 제일 편하고 사운드도 좋고, 피아노 등 악기 상태도 훌륭하다고 이야기해요.” 디바들의 대화는 어느 새 요즘 재즈 이야기로 이어졌다. “우리 후배들이 다들 훌륭해서 시간을 갖고 노래하기만 하면 된다고 봐요. 자꾸 팝쪽으로 가지 말고 재즈로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요. 듣기 편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재즈를 알 수 있는 그런 노래를 해야죠.”(박성연) “사람들이 음악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폭이 조금 더 넓어지면 괜찮은 데 그게 아쉬워요. 제시되는 것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에 많이 듣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말로) “요즘 야누스에선 일요일엔 보컬 잼을 해요. 아마추어 분들도 누구나 프로들의 연주에 맞춰 재즈 스탠더드를 노래할 수 있는 무대죠. 말하자면 재즈 노래방이에요. 노래를 들려주기 보다 직접 하게 만들어 재즈의 가치를 실감하게 하면 저변이 확대될 거라는 생각이었어요. 진짜 아무나 막오는 데 정말 재미있죠.”(말로) “정말 굿아이디어네. 옛날에 미국 재즈 클럽에 갔을 때 어떤 흑인 여자가 이런 곳에서 처음 노래 불러본다고, 떨린다고 하더니 애드립이 아주 기가 막히더라고. 아직도 인상에 남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 야누스에도 나타날지도 모르지.”(박성연) 박성연의 허스키 보이스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2015년 여름 즈음 요양 병원에 입원하면서부터는 아무래도 무대가 잦아들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큰 활동은 지난해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의 ‘야누스, 그 기억의 현재’ 프로젝트에 참여한 정도. 그러고 보니 내년 11월이면 야누스 40주년이다. 기념 공연 계획은 없을까 했더니 “어떡하지, 큰일났다. 하하하. 우리 엄마 환갑 잔치 걱정하는 것처럼 벌써부터 걱정되는 데요. 열심히 준비해야죠”라며 말로가 활짝 웃었다. “‘선생님은 그냥 서있기만 해도 괜찮다. 나오는데로 하라’는 임인건 씨 말에 용기를 내서 자라섬 무대에 서는 거에요. 건강이 조금만 더 나아지면 공연해야지 했는데 더 나아질 것은 없을 것 같더라고요. 일단 자라섬이 목표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물론 지금도 꿈은 다시 야누스에 서는 것이죠.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서요. 아이 호프(I hope)!”(박성연)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포토] ‘엄청난 인파 누굴 위한 환영?’

    [서울포토] ‘엄청난 인파 누굴 위한 환영?’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제3차 일자리위원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장에 들어가기 전 헤이그라운드에 도착해 환영나온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네이버, HW+SW ‘종합 IT기업’ 도약한다

    네이버, HW+SW ‘종합 IT기업’ 도약한다

    ‘데뷰’서 AI·로봇 등 신기술 공개 “AI로 일상생활 환경 모두 연결” 자율주행차 ‘4단계’도 연내 실현 “인공지능(AI)을 통해 일상의 생활환경을 모두 연결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사용자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삶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16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의 연례 개발자 회의 ‘데뷰(DEVIEW) 2017’에서 기조연설을 시작하자 관객석이 술렁였다. 국내 1위 인터넷 포털 업체 네이버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아우르는 종합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술이 상황과 환경을 인지해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나 행동을 제공하는 ‘생활환경지능’을 이날 연설의 앞머리에 세웠다. 네이버 데뷰는 국내 최대 IT 관련 콘퍼런스로 올해 10년째다. 특히 올해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어떤 기술적 성과들이 나올지 시선이 집중됐다.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기라도 하듯 네이버는 AI를 비롯해 로봇, 자율주행차,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새로운 기술들을 쏟아냈다. 가장 시선을 끈 건 로보틱스 분야였다. 지난해 첫 로봇 ‘M1’(3차원 지도 제작 자율주행 로봇)을 선보인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1년 만에 무려 9종의 로봇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부산의 ‘예스24’ 서점에 배치된 실내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는 로봇의 머리 위에 책을 얹으면 꽂혀야 할 서가로 이동했다. 로봇팔 ‘엠비덱스’는 어린이와 하이파이브를 할 정도로 팔 관절이 사람처럼 유연하게 움직였다. 무게가 2.6㎏으로 가벼워 사람과의 협업에도 부상 위험이 적었다.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어린이용 위치추적기 ‘아키’(AKI)는 여러 번 방문한 장소를 AI가 학습해 종전보다 정확한 위치 정보를 알려 준다. AI 스피커 ‘웨이브’에 이어 네이버가 직접 판매하는 두 번째 하드웨어 상품이 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연구에서 네이버는 올해 말까지 국내 기업·연구기관 중 최초로 ‘자율주행 4단계’ 고지를 밟을 계획이다. 1~5단계 중 4단계는 목적지·운전 모드 설정 등 큰 틀의 조작만 사람이 하고, 나머지 세부 운전은 기계에 맡기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기술은 비상시 운전자가 수동 운전을 해야 하는 3단계 수준이다.올해 8월 출시된 차량정보 시스템 ‘어웨이’는 내년 상반기에 오픈 플랫폼으로 개방한다. 곧 누구나 자유롭게 관련 서비스나 하드웨어를 개발 또는 출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인터넷 서비스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작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용자가 첨단 IT 서비스를 원하면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가리지 않고 제공하는 종합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서 검색 엔진, 쇼핑 등 기존의 인터넷 서비스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 이런 소프트·하드웨어 종합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도봉산만 아시나요? 도봉구는 문화·혁신교육 도시랍니다”

    [자치단체장 25시] “도봉산만 아시나요? 도봉구는 문화·혁신교육 도시랍니다”

    “도봉산 말고 내세울 게 없다는 인식을 180도 바꾸게 한 건 바로 ‘문화’였죠.” 서울의 끄트머리, 기껏해야 도봉산 정도의 이미지로 인식되던 도봉구는 2010년 이동진(57) 구청장 취임 이후 머물고 싶은 도시로 변했다. 볼 것과 즐길 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2012년 유희경·이매창 시비가 건립됐고 2013년에는 김수영문학관이 문을 연 데 이어 2015년 둘리뮤지엄과 함석헌기념관이 생겼다.이 구청장은 “도봉구는 다른 지역보다 풍부한 역사, 문화 자원이 있지만, 이전까지는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자원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자원이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인터뷰가 진행된 간송 전형필 고택도 이 구청장이 되살린 공간 중 하나였다. 이 구청장이 2011년 우연히 발견하기까지 이곳은 방치된 공간이었다. “도봉산 원통사로 직원들과 산행을 가는데, 사당 바로 옆에 있는 한 낡은 한옥에 눈이 가더라고요. 돌보는 사람이 없는지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파란 천막을 일부 씌워둔 상태였죠. 그런데 잘 모르는 제가 봐도 집 자체 기품이 남다르더라고요.” 그 후 이 구청장은 한옥에 대해 알아봤고 전형필 선생의 고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간송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대부호의 아들로 태어나 훈민정음 해례본, 신윤복 미인도 등을 사들여 일본으로 우리 문화재가 반출되는 것을 막은 인물이다. 고택 뒤편에는 간송 선생과 그 부친의 묘가 있다. 이 구청장은 평소 간송 선생의 애국심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도봉구와 인연이 있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어요. 간송 선생의 후손들을 만났는데,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문화재를 기증하라는 요청만 받았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지원해주겠다고 한 게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그동안 무분별한 개발 과정에서 너무 많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둘리뮤지엄 역시 이 구청장이 잊혀진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발견해낸 사례 중 하나다. 그는 “아기공룡 둘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세대 만화캐릭터로 일부 지자체와 둘리 고향이 어딘지를 두고 말이 있었지만, 만화에 둘리의 주거지가 도봉구 쌍문동이라고 명확히 나온다”며 “원작자 김수정 화백이 쌍문동에 거주하면서 작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7월 쌍문동에 둘리뮤지엄을 개관한 데 이어 만화도시로 면모를 갖추기 위해 뮤지엄을 중심으로 우이천 둘리벽화, 둘리 테마거리, 만화인 마을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만화인 마을 보급 사업은 경제적으로 힘든 만화인의 주거 안정과 성장을 돕기 위해 맞춤형 임대주택을 제공,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개관한 김수영문학관 역시 마찬가지. 김수영 시인이 도봉으로 이주한 것은 1954년이었다. 시인이 태어났던 관철동 집, 어린 시절 살았던 종로6가 집, 구수동 집 등은 모두 사라졌다. 도봉동에만 유일하게 남아 있는 상태다. 이 밖에도 시인이자 역사가인 함석헌 선생의 옛집을 리모델링해 만든 함석헌기념관, ‘창동의 세 마리 사자’로 불렸던 가인 김병로, 고하 송진우, 위당 정인보 선생을 기리는 역사문화공원 등이 있다. 문화에 이은 도봉구의 또 다른 자랑은 마을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사업이다. 구는 2015년부터 서울형혁신교육지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혁신교육지구는 지역 특성에 맞게 지자체가 교육사업을 벌이도록 서울시교육청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구청장은 이 돈으로 학교와 마을 간 유기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마을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하는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방과후교실 등에 투자했다. 올해도 마을학교 120개교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500여명의 마을교사가 캘리그라피와 숲 체험, 연극, 바리스타, 진로탐색, 사물놀이, 토털공예, 자수, 발레, 보드게임, 전통악기, 라디오 방송 등을 교육한다. 학교 안에서는 ‘도봉형 마을방과후활동’ 사업을 펴고 있다. 도봉구는 북부교육지원청과 지역 내 5개 학교 등과 시범 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3월부터 비교과 방과후학교를 전담 운영하고 있다. 도봉형 마을방과후 활동 제도는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면서 생긴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구청이 나선 최초의 사례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도봉구는 지난해 11월 유엔 산하 기구인 유니세프로부터 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받기도 했다. 전북 정읍에서 농부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난 이 구청장은 소를 팔아 대학 입학금을 내고 들어갈 정도로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그가 교육개혁을 통해 교육이 계층 이동 사다리가 되도록 노력하고 사람 냄새가 풍기는 따뜻한 공동체를 꿈꾸는 이유도 서민의 눈물과 애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청장은 마을공동체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공동체적 관계에서 개인화되는 게 일반화됐죠. 물론 장점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인위적으로 쪼개진 행정구역이 아니라 실제 마을에 사는 사람들끼리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참여하게 만드는 데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정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이런 노력 덕분인지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는 도봉구를 문화예술혁신교육특구로 지정했다. 지역특화발전특구는 지자체 특성에 맞게 규제 특례를 적용해 해당 지역의 특화를 도울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구청장은 “2021년까지 5년간 312억원을 투자해 문화예술 기반시설 확충사업, 공교육 지원강화 및 참인재 육성 교육사업, 역사문화교육 사업 등 3개 특화사업을 추진한다”며 “고품격 교육, 문화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도봉구의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유해업소가 폐업한 방학천 일대는 곧 한글문화거리로 조성되며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대전차방호시설은 이달 중 예술창작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1970년에 도봉산역 옆에 만들어진 대전차방호시설은 북에서 내려오는 전차를 방어하기 위해 1층은 벙커, 4층까지 아파트로 구성된 곳이었다. 2004년 시설 노후화로 아파트만 철거됐지만, 1층은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철거되지 못하고 13년간 흉물스럽게 방치됐다. 이곳의 변화 역시 이 구청장이 이끌었다. 이 구청장의 집무실에는 나뭇조각으로 채워진 책상이 있다. 나뭇조각 하나하나에는 ‘처음처럼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세요’, ‘서민들 얼굴에 웃음 지을 수 있는 도봉구’, ‘푸른 도봉이 좋아요’와 같은 학생들과 지역 주민의 소망이 담겨 있다. 처음에 시민단체가 패널 형식으로 선물한 것을 책상으로 만들어 매일같이 보고 있다. 그는 2010년 7월 1일 취임사에서 ‘더 낮게, 그리고 더 가까이’를 외쳤던 그대로, 가장 모범적인 민선 자치시대를 열기 위해 오늘도 뛰고 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정으로 바뀐 게 민선 5~6기의 과정이었습니다. 도로를 넓히고 건물을 짓고 이런 게 중심이 아니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중심이 되고 행복지수를 높일 것인가의 관점으로 바뀐 거죠. 민선 5~6기가 획을 긋는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것들이 지속될 필요가 있고 이런 실험을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누구 故 김근태 의원 보좌관 출신 1960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김근태 의원의 보좌관을 하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제5대 서울시의원, 민주당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2010년 민선 5기에 당선됐으며 민선 6기 연임에 성공했다.
  • 10대 딸의 性, 어디까지 이야기해 봤나요

    10대 딸의 性, 어디까지 이야기해 봤나요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페기 오렌스타인 지음/구계원 옮김/문학동네/440쪽/1만 6500원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방송 매체는 날씬하고 몸매 좋은 여성을 찬양한다. 미의 기준이 여자 아이돌 그룹이나 모델에게 맞춰진 상황에서 여성들은 알게 모르게 엄격한 자기 관리를 강요받는다. 몸이 여성의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은 탓이다. 그러면서도 사회는 극심한 다이어트와 성형수술을 하는 여성들을 외모에만 신경쓰는 ‘개념 없는 여자’로 치부하기 일쑤다. 여성의 성적 매력만을 강조하는 문화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은 이렇듯 이중적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10대 딸을 둔 저자는 미국인이 성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연령인 15~20세의 여성 70명을 심층 인터뷰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성문화를 경험하는지 생생하게 보여 준다. 저자는 남자들의 성욕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여성은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무지한 채로 자라고 그 결과 성생활에 있어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존재로 길러진다고 주장한다. 성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사회에서 여성의 야한 옷차림이 성희롱을 유발하고 성희롱을 당하더라도 그 책임은 여성에게 있으며, 혼자서 클럽을 가는 경우 성폭행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식의 잘못된 통념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아는 사람 혹은 심지어 연인에게도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 모두 마찬가지다.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 역시 달라진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식의 성교육이다. 부모가 딸들과 함께 여성의 몸이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바람직한 성관계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부모야말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성적 욕구를 이해하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기쁨과 그에 수반되는 책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자신의 딸과 어린 소녀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민망하다는 이유로 에둘러 말하거나 아예 입을 다무는 식의 폐쇄적인 성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만약 딸이 관계의 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성적인 즐거움을 추구한다면, 그러한 경험 역시 서로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안전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않는가?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한 다음 건강한 관계, 소통, 만족, 즐거움, 상호성, 윤리, 그리고 발가락이 저절로 구부러질 정도의 짜릿한 쾌락에 대해 자녀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374쪽)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낡은 옷 벗고 ‘문화’ 입은 길… 핫플레이스로 뜬다

    낡은 옷 벗고 ‘문화’ 입은 길… 핫플레이스로 뜬다

    요즘엔 길도 진화한다. 경북 경주의 ‘황리단길’, 광주의 ‘동리단길’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경리단길에서 모티브를 얻어 형성됐다. 경남 창원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 이름값을 올리는 중이다. 이 역시 서울 압구정동의 가로수길이 모티브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예전엔 낡은 길이었다는 것, 그리고 문화의 옷으로 완벽히 갈아입었다는 것이다.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한국관광공사■ 옛것새것 아우르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다-경주 황리단길 ‘황리단길’은 최근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며 경주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낡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은 침체 지역이었던 것을 떠올린다면 그야말로 상전벽해 같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황리단길은 경주 ‘황’남동의 머리글자와 서울 이태원의 경‘리단길’이 합쳐진 별칭이다. 황리단길이 형성된 곳은 황남동 일대의 왕복 2차선 도로 주변이다. 거리는 1㎞ 남짓. 정확히는 대릉원 후문에서 황남초등학교 네거리까지 약 700m의 도로와 대릉원 서편 돌담길 약 450m를 합친 구간이다. 황리단길 일대는 원래 허름한 점집이 많은 골목이었다. 지금처럼 젊은이 ‘취향 저격’의 업소들이 들어선 것은 불과 1년여 전부터다.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다만 주말의 경우 끊임없이 밀려드는 관광객과 불법 주차 차량이 뒤섞여 매우 혼잡한 편이다.황리단길 산책은 보통 내남사거리를 들머리 삼는다. 수십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다방, 점집 등이 트렌디한 업소들과 어우러져 있다. 대부분 가게는 본래의 외관을 최대한 살리고 내부만 리모델링한 형태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은 제법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 길 초입의 브런치 카페 ‘노르딕’과 대표 맛집으로 꼽히는 ‘기와양과점’, 매주 다른 가정식 메뉴를 선보이는 ‘홍앤리식탁’, 창 너머로 대릉원이 보이는 ‘페트커피’ 등의 줄이 긴 편이다. 문학 서적만 파는 서점,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기념품 가게, 생활한복 대여점 등 이색 업소도 많다. 흑백사진만 찍는 사진관 역시 매력적이다. 대릉원 돌담길 쪽에도 ‘피맥’(피자와 맥주)으로 이름을 알린 ‘987’ 등 젊은 취향의 가게가 제법 많다. 첫째, 셋째 토요일에는 수공예품 등을 파는 장터도 열린다.■ 추억까지 여전하길 시간이 빚은 보물 상자를 열다-광주 동리단길 광주 동구 쪽엔 예술과 문화를 자양분 삼아 시대의 변화를 묵묵히 지켜 낸 흔적들이 여태 남아 있다. 그중 하나가 동명동이다. 마을을 감싼 숲길과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책방, 근현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골목 등이 시간의 보물 상자처럼 모여 있다. 역시 서울의 경리단길에 빗대 ‘동리단길’이라 불린다. 동명동은 옛 광주읍성의 동문 밖에 있던 마을이다. 무등산 자락에서 내려온 동계천을 사이로 윗마을과 아랫마을로 나뉘었는데, 유력 인사들의 관사가 있던 윗마을이 지금의 동명동 카페거리다. 동명동 일대는 한때 학원가로 명성이 높았다. 학부모들이 머물던 카페도 많았다. 최근에는 문화 공간과 이색 카페가 생기며 젊은층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동리단길 가을 산책의 들머리는 ‘푸른길’이다. 동명동 재생의 기틀이 된 길이다. 시민들이 앞장서 경전선 폐철도를 산책로로 바꿨다. 광주역에서 광주천까지 8㎞ 가까이 이어져 있다. 푸른길 곳곳에는 일상과 연계된 길거리 건축물 ‘광주폴리’가 조성돼 있다. 잠시 구경해도 좋고, 다리쉼을 해도 좋을 곳들이다. 동구도시재생지원센터 뒤편의 ‘꿈집’, 한옥을 식당으로 개조한 ‘쿡폴리’ 등이 대표적이다. 푸른길에서 산수동으로 내려서는 길목은 호젓하다. 소규모 책방과 작은 카페가 좁은 골목을 채우고 있다. 윗마을의 부촌과 달리 비좁은 골목에선 투박한 라디오 소리와 도란도란 주고받는 담소가 담장 너머로 흘러나온다. 담장 벽화로 장식된 ‘동밖에 마실골목’도 인상적이다. 동리단길 옆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전남도청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옛 광주 예술을 되짚고 싶다면 궁동 예술의 거리를 찾을 일이다. ‘광주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곳으로, 오래된 찻집과 개미장터 등이 골목을 채우고 있다.■ 나무 품고 푸르르길 메타세쿼이아가 만든 수직 세상-창원 가로수길 서울 압구정동의 가로수길과 비슷한 곳이다. 은행나무 일색인 서울과 달리 창원의 가로수길은 메타세쿼이아가 만든 수직 세상을 따라 펼쳐져 있다. 가로수길은 한창 확장 중이다. 황리단길이나 동리단길의 업소들이 거의 포화 상태인 것과 다소 다르다. 가로수길 중심부엔 용지못이 있다. 둘레 1.2㎞ 정도의 작은 저수지다. 조선시대 축조된 저수지로 1970년대에 창원이 계획도시로 건설되면서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했다. 이탈리아의 조각가 밈모 팔라디노의 ‘말’ 등이 전시된 잔디광장 등 볼거리가 제법 많다. 밤엔 더 멋들어진다. 가장 도드라지는 건 보름달이다. 지름 3.8m짜리 등(燈)으로 달을 형상화했다. 보름달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사람이 많다. 음악과 조명이 결합된 음악분수쇼도 펼쳐진다. 용지못 주변은 가로수길이다. 도로 양쪽으로 전남 담양‘급’의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높지거니 솟았다. 모두 630여 그루 정도다. 가로수길은 장방형이다. 총 3.3㎞ 구간에 걸쳐 조성돼 있다. 수직 세상 아래로는 카페촌이 형성돼 있다. 모두 50여개 업소에 달한다. 건물의 형태는 제각각이다. 저마다 개성이 있고 나름의 분위기가 있다. 한식당과 레스토랑 등 먹자골목도 형성되고 있다. 카페 겸 빵집인 1997영국집, 커피가 맛있는 경성코페, 흑염소 숯불구이를 내는 송림정 등이 이름을 알리고 있다. 작은 갤러리와 옷 가게 등도 군데군데 들어섰다. 경남도민의 집(옛 경남도지사 관사)과 경남여성능력개발센터, 창원남산교회 주변의 가로수 풍경이 빼어나다. 매달 세 번째 토요일엔 길마켓이 열린다. 일종의 벼룩시장으로, 2013년 처음 시작된 이후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다.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숲과 물 사이 헤매던 뚝섬…서울숲이 살려낸 공간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숲과 물 사이 헤매던 뚝섬…서울숲이 살려낸 공간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8차 ‘서울의 물길-중랑천 물초록이야기’ 편이 지난달 23일 성동구 서울숲에서 진행됐다. 한강과 중랑천 사이에 조성된 약 49만 6000㎡(약 15만평)에 이르는 천혜의 숲에서 초가을 피톤치드를 맘껏 들이마실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서울숲 방문자센터에 집결, 옛 뚝섬 승마장을 거쳐 은행나무길을 따라 걷다가 사슴 방사장과 나비정원에서 잠시 동심에 잠겼다. 이어 성수구름다리에 올라 멀리 성수대교참사위령탑을 조망한 뒤 수도박물관에서 투어를 마무리했다. 서울숲의 정체성에 어울리게 숲과 물이라는 2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했다. 1부는 김은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서울숲을, 2부는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중랑천과 수도박물관을 각각 맡았다. 참가자들은 보다 전문성 있고 개성 있는 해설을 즐겼다.공자는 논어에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이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정명(定名)을 설파했다. 사람의 이름을 인명(人名)이라고 한다면 땅의 이름은 지명(地名)이다. 지명이란 사람을 제외한 모든 자연과 삼라만상의 이름을 일컫는다. 사람의 지리적, 역사적, 민속학적, 유전학적, 문화적 특성이 지명에 깃들어 있다. 지명은 무언의 역사이다. 지명은 땅의 내력과 곡절을 숨죽여 외친다. 서술되지 않은 미지의 역사를 알려주는 열쇠이다. 우리에겐 서울숲이라는 지명보다 뚝섬(뚝도)이라는 지명이 익숙하다. 서울숲이라는 지명이 우리 곁에 온 지 이제 겨우 10여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새 지명이 공간을 지배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뚝섬이라는 지명은 어떻게 생성됐을까. 뚝섬은 서울 사대문을 가로질러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 청계천이 동대문을 지나 중랑천과 만난 뒤 한강과 합류하는 지점에 형성된 저지대 범람원이다. 불과 45년 전 지금의 동호대교 아래 한강에는 저자도라는 36만평에 이르는 큰 섬이 떠 있었다. 3면이 하천에 둘러싸인 뚝섬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면 왜 옛 사람들이 이곳을 섬으로 인식했는지 체감할 수 있다. 한양을 드나들려면 조선에서 가장 긴 돌다리인 살곶이다리를 건너거나 배를 타야 하는 경계의 땅을 섬이라고 인식한 셈이다. 지금도 동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 성수대교, 용비교, 내부순환도로가 복잡하게 교차하는 이곳에서 뭍과 섬을 분간하기란 쉽지 않다. 성저십리(城底十里)란 사대문 밖 서울을 이른다. 북쪽으로 우이천, 서쪽으로 모래내(사천), 남쪽으로 한강, 동쪽으로 중랑천을 사방 자연경계선으로 삼았다. 이 중 동대문 밖에서 아차산까지 드넓게 펼쳐진 동쪽 벌판이 동교(東郊)였다. 농사와 목축이 주로 이뤄졌고 사냥터로도 쓰였다. 팔도를 향해 육로와 수로가 열린 교통의 요충지였다. 2개의 역(청파역, 노원역)과 4개의 원(전관원, 이태원, 홍제원, 보제원) 중 동남쪽 관용 숙소인 전관원이 지금의 성동교 옆 행당중학교쯤에 있었다. 중랑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한양대 앞 살곶이다리(전관교)는 한양과 뚝섬의 결절점이었고 뚝섬은 광나루, 송파나루의 길목이었다.역사적 시간과 지리적 경관은 서로 얽혀 생성되고 소멸한다. 지역성은 시간과 장소가 결합돼 나타나는 관성의 산물이다. 경상·강원·충청 3도 물산의 종착지이자 군마가 질주하던 뚝섬 강변에 정수장이 생기고, 경마장이 깃든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유통이 원활한 곳에 사람이 꼬이는 법이다. 중랑천 바깥에서 아차산 안쪽까지 땅의 통칭이 뚝섬이었다. 1946년 서울시가 서울특별시로 승격되면서 오늘의 성수동1~2가, 화양동, 송정동, 모진동, 능동, 중곡동, 군자동, 면목동, 구의동, 광장동, 자양동, 신천동, 잠실동이 서울로 편입됐다. 1970년대 한강개발사업으로 강남이 되기 전까지 잠실도 뚝섬의 일부였다. 뚝섬의 지역사는 말(馬)의 역사와 궤를 함께한다. 조선은 목축이 금지된 병자호란 이전까지 전국 말목장에서 4만~5만 마리의 말을 길렀고 이 중 뚝섬은 최대 목축지였다. 말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 마조단(馬祖壇)이 한양대 캠퍼스 안에 남아 있고, 말에서 유래한 마장동·자양동·면목동·송정동·장안평이라는 지명이 건재하다. 왕의 군마 시찰과 사냥용 누정인 낙천정(자양동), 화양정(화양리)이나 마장동 축산시장도 흔적이다.1908년 준공된 뚝도정수장은 서울 최초의 근대적 상수도 수원지였다. 서울시민 3명 중 1명이 뚝섬물을 먹었다. 제방이 세워지고 농경지 개간이 본격화됐다. 1930년부터 경성궤도주식회사가 운영한 동대문~뚝섬 구간 13.6㎞의 뚝도선이 변화를 몰고 왔다. 동대문에서 왕십리까지는 전차로, 왕십리에서 뚝섬까지는 기동차라는 특이한 이름으로 불린 이 협궤열차는 1966년 운행이 중단될 때까지 채소와 곡물 그리고 숯과 석탄을 실어날랐다. 1960~70년대 뚝섬은 피서지의 추억으로 남았다. 하루 평균 10만명, 최대 20만명의 인파가 강수욕과 물놀이를 위해 몰렸다. 1986년 한강종합개발로 사라질 때까지 광나루, 우이동, 정릉과 함께 피서의 대명사였다. 성수동 경동초등학교가 옛 뚝섬유원지의 여름경찰서 자리다. 뚝섬의 오명은 성수동이 뒤집어썼다. 군사가 주둔하던 진터마을의 무예수련 장소인 성덕정(聖德亭)의 성(聖)자와 수원지(水源池)의 수(水)자를 합성한 새 지명인 성수동은 성수동 공업단지, 중금속오염하천 성수천, 성수대교 붕괴 등 비호감 이미지로 점철됐다. 그나마 서울숲이 자리를 잡으면서 군마가 갈기를 휘날리며 내달리던 드넓은 들판과 한강변 숲이 어우러진 뚝섬이라는 공간의 역사성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서울의 가을 - 호수와 공원으로 가을여행> ■일시: 14일 오전 10시 잠실역 11번 출구 앞 ■신청(무료) : 서울시 서울미래유산(futureheritage.seoul.go)
  • 종교의 벽 넘어…강북, 14년째 난치병 어린이 돕기

    보건복지부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전 국민(5000만명) 중 ‘2만명 이하 질병이며 인구 10만명당 43명 이하 발생’으로 정의한다. 문제는 대부분 현재 의료기술로 치료할 수 없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질환은 한정돼 있다. 그래서 이웃의 따뜻한 관심이 중요하다. 서울 강북구가 오는 14일 인수동에 소재한 한신대 신학대학원 운동장에서 ‘난치병 어린이 돕기 종교연합 사랑의 대바자회’(종교연합바자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2000년부터 개최해 올해로 18회를 맞는 종교연합바자회는 대한불교조계종, 한국기독교 장로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등 3대 종교가 연합해 여는 행사다. 수익금 전액은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전달한다. 지난해까지 329명이 지원을 받았고, 기부 금액은 10억원을 넘어섰다. 종교연합바자회에서는 각 종교계를 통해 기증받은 의류, 식료품, 생활물품 및 지역 특산품 등 질 좋은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국수, 떡볶이, 부침개 등을 파는 먹거리 장터도 마련된다. 또한 난타공연, 시 낭송 등 다양한 문화공연도 펼쳐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바자회가 강북구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돼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외국은 30년, 한국은 3개월 공론화 ‘촉박’?

    해외 수십년전 ‘탈원전’ 제기 실제 공론조사 기간은 짧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7월 24일 총리훈령을 제정해 공식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다시금 국민의 뜻을 확인하기 위해 공론화의 장을 만든 것이다.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오는 20일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시민 2만여명을 상대로 1차 조사를 했고, 이 가운데 선정된 시민참여단 478명에 대한 숙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공론화위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Q&A’ 방식으로 풀어 봤다. →공론조사와 여론조사는 같은 건가. -공론조사와 여론조사는 시민 의견을 집단적으로 수집·확인하는 절차이지만 다른 개념이다. 여론조사는 무작위로 추출된 수동적 시민의 직감적 의견을 듣는 것인 반면 공론조사는 학습과 토론의 숙의 과정을 통해 충분한 정보와 지식을 갖춘 능동적 시민의 의견을 확인하는 것이다. 공론은 여론보다 훨씬 질 높은 집단의견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 위원 중에 원자력 전문가가 없는 건가. -공론화위원회는 중립적 위치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기구다. 그렇기에 원전 이해관계자가 관여할 경우 중립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론화위는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부문의 전문가 9인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로 최근 문제가 불거진 공정성 논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시민참여단에 제공할 자료 검증을 맡을 공론화위 전문가 위원 10명 중 한 명이 건설 찬성 입장을 밝힌 부산대 교수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이 교수는 사퇴하고 전문가 위원 9명만 검증에 참여했다. 아울러 공론화위가 위촉한 법률자문위원회 위원 11명 모두 ‘탈원전 성향’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만약 원전 이해관계자가 공론화위원으로 참여했다면 애초에 출범조차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공론화위원회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재개를 결정하나. -공론화위가 작성할 최종 보고서는 권고 형식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다.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한 판단 자료로 쓸 뿐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공론화위 결정을 존중하고 그대로 따르겠다고 한 만큼 정부는 최종 보고서 권고 내용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운명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보고서를 어떤 형식으로 구성할지에 대해선 공론화위 내부에서도 결정된 바 없다.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마지막 4차 의견조사 결과를 보고 건설재개·중단을 결정하기 보다는 시민참여단의 숙의 과정에서 나타난 태도 변화 등을 고려해 건설 중단·재개에 대한 의견을 낸다는 방침이다. →외국은 30년 넘게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데, 3개월은 너무 촉박한 것 아닌가. -공론화위는 그동안의 공론조사 사례로 볼 때 짧은 기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30년 넘게 논의했다는 해외 사례는 탈원전 논의 시작부터 실제 집행까지 걸린 기간으로 실제 공론조사는 단기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론화위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해서만 국한해 논의한다. 공론화위 조사가 길어지면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과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수 있기에 3개월이란 시간이 결코 촉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전소민X이광수, 케이블카 벌칙 수행 ‘집채만한 파도 물벼락’

    전소민X이광수, 케이블카 벌칙 수행 ‘집채만한 파도 물벼락’

    전소민과 이광수가 케이블카 벌칙에 나서는 모습이 공개됐다.오는 8일 방송되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전소민과 이광수의 인도네시아 벌칙 여행기 ‘불나방 투어-진실게임 2탄’이 그려진다. 전소민과 이광수는 거센 파도를 뚫고 바다 한가운데를 건너는 ‘수동 목재 케이블카’ 벌칙을 수행한다. 바다에 도착한 이광수와 전소민은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는데 ‘수동 목재 케이블카’를 삼킬 듯한 엄청난 높이의 파도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현지 관계자는 근래 잠잠했던 파도가 촬영 당일 날 갑자기 거세어진 것이라 전했다. 심지어 벌칙 시작 전부터 수차례 이어지는 아찔한 파도 물벼락에 제작진 대피 현상까지 이어졌다. 이에 전소민은 “이광수가 바다를 화나게 했다!”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과연 이광수와 전소민은 집채만한 파도를 뚫고 무사히 벌칙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이는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날 멤버들은 두 사람의 벌칙 영상을 보며 출제되는 퀴즈의 ‘진실’ 혹은 ‘거짓’을 판단하는 미션을 진행, 최종 꼴찌 멤버 2인은 오는 일요일 추석 귀경길 생방송 벌칙을 수행할 예정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SBS ‘런닝맨’은 오는 8일 오후 4시 5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S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집떠나는 추석... 스마트폰 배터리 오래쓰려면

    집떠나는 추석... 스마트폰 배터리 오래쓰려면

    고향 방문이나 해외여행 등으로 집을 떠나게 되면 스마트폰 배터리는 더 금세 닳는 것 같고 충전 시간은 평소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심리적 요인이 크겠지만, 배터리를 오래 쓰는 습관과 배터리를 빠르게 충전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 스마트폰 배터리 생산 기업인 삼성SDI의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얻었다.우선 빠른 충전을 원한다면 전원을 끄거나 ‘비행기 모드’, ‘절전 모드’에서 충전하는 것이 좋다. 디스플레이가 작동을 멈추고, 통신이 차단되면 그만큼 전력 소모가 줄기 때문에 충전 속도도 빨라진다. 또 추운 곳보다는 따뜻한 곳에서 충전하는 게 속도가 빠르다.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 등 4대 요소로 구성되는데,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양극, 음극을 이동하면서 충전이 된다. 그런데 배터리의 주요 구성원은 온도가 낮아지면 반응 속도가 느려지는 화학물질이다. 따라서 온도가 낮아지면 배터리 내부 리튬 이온의 이동 속도가 낮아지고 충전이 느려질 수 있다. 물론 모닥불 바로 옆처럼 뜨거운 곳은 폭발 위험이 있으니 피해야 한다. 굵은 충전 케이블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케이블의 두께가 얇으면 전류의 저항이 커지고, 전류 손실도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반대로 케이블이 굵으면 전류 저항이 적어 충전 속도에 도움이 된다. USB 충전 방식보다 어댑터 방식으로 충전하는 게 빠른 것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빠를까. 최대 4배 정도다. 또 예전에 쓰던 납축전지나 니켈-카드뮴 전지는 완전히 방전한 후에 충전하지 않으면 배터리의 용량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지만, 요즘에 쓰는 리튬 전지는 수시로 충전해도 문제가 없다. 배터리 자체를 오래 쓰려면 스마트폰 부품 가운데 가장 전력가 많은 디스플레이의 밝기를 ‘자동 밝기’로 두지 말고 수동으로 조절해 밝기를 조금 어둡게 해주는 편이 좋다. 또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안쓰는 기능이나 앱은 꺼두는 편이 유리하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은 기능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동작하기 때문이다. 앱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자동 업데이트 역시 배터리를 소모시킨다.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주는 앱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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