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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23
  • [공직자의 창] 이제는 어업도 데이터다

    [공직자의 창] 이제는 어업도 데이터다

    지난달 강원도 동해에서 난류성 어종인 참다랑어가 정치망 그물에 걸려들었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떼 지어 몰려온 참다랑어는 어느새 강원도에 할당된 허용어획량인 97t을 훌쩍 넘겨 버렸다. 정부는 부랴부랴 할당량을 재배정해 357t까지 늘렸지만 이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초과했다. 혹시나 해서 가두리에 모아뒀던 참다랑어들은 바다로 방류할 수밖에 없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바다에서 잡히는 어종이 달라지고 있다. 참다랑어가 대표 사례다. 대양을 누비는 참다랑어를 더 많이 어획하려면 지역 수산 기구로부터 국가별 할당량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 그러려면 어획량에 근거한 어업자원량 데이터를 수산 기구에 제출하고 회원국의 합의를 얻어야 한다. 결국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9월 세계무역기구(WTO) 수산 보조금협정이 발효됐다. 어업의 지속가능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이 협정은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및 남획된 어종에 대한 보조금을 금지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수산 보조금을 계속 받으려면 정당하고 합법적으로 어업 행위를 하고 있음을 증명할 자료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변화된 어장 환경과 강화된 국제 수산 규범은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어떻게 잡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얼마나 잡느냐’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고, 투명한 데이터를 요구한다. 적정 어획량을 계속 초과한다면 결국에는 회복이 어려울 만큼 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복 이후 지금까지 한국의 어업관리는 그물 규격과 구조, 어선 척수와 같이 투입 규제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변화된 수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잡느냐’에 대한 규제로는 우리 어업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조업 결과를 기록하고, 잡은 양과 유통 흐름을 데이터로 확인하며,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자원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국제 규제에 대응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어업도 실현할 수 있다. 지난 6월 제정된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이 전환의 출발점이다. 이 법은 조업부터 양륙·위판·유통·수출입에 이르는 전 과정을 데이터로 기록하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오늘 밥상에 오른 고등어 한 마리가 어느 바다에서 잡혔고 어느 항구에 내려져 어떤 유통과정을 거쳐 밥상까지 오게 됐는지를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법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장 기록이다. 어업인은 조업 후 어획 보고를 하고 항구에 어획물을 내릴 때 양륙 보고를 해야 한다. 위판과 유통 단계에선 어획 확인서를 통해 적법하게 어획·양륙 됐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보고와 확인으로 정보가 하나로 이어지면 우리 수산물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높아지게 될 것이다. 새로운 제도가 낯설고 성가시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정당하게 조업한 어업인이 보호받고, 적법한 수산물이 시장에서 투명하게 유통되고, 국민이 안심하고 드시도록 하려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수산물 수출 증대나 국제적인 수산 규제에 따르는 측면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법 시행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앞으로 어업인, 유통업계, 지자체 등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현장에서 잘 작동하도록 꼼꼼하게 점검하고 다듬어 가고자 한다. 특히 고령의 소규모 어업인도 준수하기 쉽도록 현장 지원에 힘쓸 예정이다. 지속가능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산업을 실현해 가고자 하는 이 길에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 신한금융, 생산적·포용금융 110조 장전… 미래산업 집중 지원

    신한금융, 생산적·포용금융 110조 장전… 미래산업 집중 지원

    신한금융그룹이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중심의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2030년까지 5년간 총 110조원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공급해 AI, 반도체, 에너지, 인프라 등 국가 전략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금융의 역할을 실물경제 혁신으로 확대한다. 20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진옥동 회장은 지난해 11월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저성장과 부동산 편중 금융 구조를 혁신해 금융이 산업 전환과 민생 회복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되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프로젝트를 통해 자금중개와 위험분담, 성장지원 등 금융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2030년까지 총 110조원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93~98조원은 생산적 금융으로 지원한다. 우선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출자해 AI와 반도체, 기후·에너지, 국가 인프라, 콘텐츠·식품 등 K붐업 산업을 집중 지원한다. 여기에 그룹 자체적으로 10~15조원의 투자 재원을 조성해 초혁신경제 프로젝트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코스닥 상장사, 프리IPO 기업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부동산 담보 중심 대출에서 벗어나 일반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72~75조원의 대출을 공급해 산업 전반의 자금 순환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생산적 금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은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의 교통·용수 기반시설과 CTX(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사업 등 국가 전략 인프라에 총 10조원 규모의 금융 주선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펀드를 조성했으며,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프로젝트와 지역 인프라 개선 사업에도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생산적 금융 PMO를 그룹 CEO가 직접 이끄는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투자, 대출, 재무·건전성, 포용금융 등 4개 분과를 갖춘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단‘을 신설했다. 주요 자회사에도 생산적 금융 전담 조직을 설치해 사업 발굴부터 심사, 투자, 사후 관리까지 그룹 차원의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생산적 금융 추진위원회를 열고 그룹사별 실행 계획도 확정했다. 국민성장펀드와 그룹 자체 투자, 여신 지원, 포용금융 등을 포함해 올해만 총 20조원의 생산적 금융을 집행할 계획이다. 추진 성과는 그룹과 주요 자회사 경영진의 핵심성과지표(KPI)에도 반영해 실행력을 높인다. AI 산업 인프라 투자도 핵심 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서울 구로구 항동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금융 주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용인과 부천 등 수도권에서 약 3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금융 주선을 추가 추진한다. 신한은행도 데이터센터 개발, 탄소중립 태양광, 국가 인프라 개발 등 총 3500억원 규모의 전략 펀드를 조성하며 AI 산업 기반 구축에 나섰다.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평가 체계도 마련한다. 신한금융은 금융권 처음으로 기술력과 사업 모델, 산업 전망 등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는 ‘기업 성장성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재무 실적 중심의 신용평가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벤처·첨단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시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업금융과 투자 심사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부도 발생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벤처·첨단·혁신기업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성장 단계와 산업 특성을 고려한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산업 혁신과 지역 균형발전을 이끄는 금융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세종로의 아침] 급변하는 세상, 변치 않는 것의 가치

    [세종로의 아침] 급변하는 세상, 변치 않는 것의 가치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직후 우리도 금융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03년 정부는 한국을 아시아 3대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는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제조업만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자는 논리였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미국식 투자은행 모델의 붕괴를 목격하며 실물 경제 뒷받침 없는 금융허브 육성은 사상누각일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잠잠해졌다. 그런데 요즘 정부 정책을 보면 20여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최근 정부 자료에서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인공지능’(AI)이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물론 사상 처음 800조원을 넘는 내년 정부 지출의 중심도 AI이다.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업무 계획’의 내용도 AI 일색이었다. 과학기술에 관한 부분도 있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결국 AI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이참에 부처 이름에서 과학기술을 떼고 AI부로 바꾸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물경제 바탕 없는 금융허브가 모래성인 것처럼 기초과학 없는 AI도 마찬가지다.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은 인공신경망 연구의 토대를 놓은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에게 돌아갔다. 홉필드 네트워크는 스핀 시스템이라는 통계물리학의 개념 위에 세워졌다. 같은 해 노벨 화학상은 단백질 구조 예측이 가능한 AI를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단백질 구조 예측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게 한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는 수십 년간 X선 결정학으로 단백질 구조를 하나하나 밝혀 온 구조생물학자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기초과학이 AI를 탄생시켰고 AI는 다시 기초과학 위에서 도약하는 구조다. 얼마 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AI 사이언티스트 시대, 인간 과학자의 자리’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전문가들은 “AI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돕는 수단이며 과학기술을 이끌어 가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료 과학자처럼 AI로 양질의 연구를 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놓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입력이 필요하다. 2024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AI가 만들어 낸 데이터를 AI가 다시 학습하면 오류가 증폭돼 무의미한 답을 내놓는 모델 붕괴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AI의 성능은 AI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공급하는 지식의 품질에 달려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최고의 성능을 갖춘 자동차를 갖고 있더라도 연료 투입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장난감일 뿐인 것과 마찬가지다. 기초연구 지원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AI 투자와 별개가 아니다. 기술이 인간을 닮아갈수록 인간다움과 세상의 근본을 밝히는 기초학문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역사가 알려 주는 불변의 진리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를 보면 좀 걱정스럽다. 교육부가 발간한 ‘데이터로 읽는 우리 교육’에서는 최근 대학 학과명을 분석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가 AI였다. AI의 인기와는 달리 인문사회, 자연과학 할 것 없이 기초학문들은 통폐합 대상이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AI 인재 양성을 이야기하며 AI를 떠받치는 기초 학문의 토양을 갈아엎고 있는 것이다. AI 열풍을 외면하고 투자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변하는 세상을 아무리 열심히 뒤쫓아봐야 뒤에 있을 수밖에 없다. 급변하는 세상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변하지 않는 것 위에 서 있어야 한다. 국내 대표 과학커뮤니케이터인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변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건물 높이와 규모는 주춧돌과 기초가 얼마나 단단한가에 좌우된다. 지금 같은 AI 열풍이 지나간 뒤에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경쟁력을 지켜주는 것은 기초과학이라는 주춧돌이다. 유용하 산업부 과학전문기자
  • [열린세상] 리센느 신드롬과 K팝의 ‘한국화’

    [열린세상] 리센느 신드롬과 K팝의 ‘한국화’

    K팝 걸그룹 리센느의 성공 신화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중소 기획사인 더뮤즈엔터테인먼트에서 2024년에 데뷔한 리센느는 마니아층 사이에서는 좋은 노래로 높은 평가를 받아 왔지만 아쉽게도 대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한 터였다. 그러나 2026년, 그룹의 리더인 원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유튜브 채널 ‘안녕하십니까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가 개설되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리센느의 두 멤버 원이와 미나미가 먼저 ‘거제 야호’라는 유행어를 통해 대중에 각인되었고, 이후 나머지 세 멤버 전부 독자적인 캐릭터를 확보하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현재 해당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개설한 지 약 5개월 만에 147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이 기세에 힘입어 리센느의 대표곡은 멜론 차트 1위를 역주행으로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가히 전국적인 ‘리센느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 현상에 대해서 분석이 쏟아지는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터넷 어디서든 리센느 유튜브 영상의 완성도부터 멤버들 개개인의 역할과 매력에 이르는 숱한 분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물론 리센느 성공 신화에는 너무나 많은 우연, 행운, 결정적으로 노력이 작용했기에 근본적 원인을 꼽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주목할 점으로 ‘내수 시장의 귀환’은 반드시 언급될 필요가 있다. 적어도 2018년 이래로 K팝 산업 자체가 한국, 심지어 동아시아를 넘어서 전 세계를 시장으로 삼게 되면서 K팝의 글로벌 지향성은 거부할 수 없는 ‘상식’이 되고 있었다. 가사에는 한국어보다 영어가 많아졌고, 멤버끼리 찍는 웹예능, 소위 ‘자체 콘텐츠’도 한국 고유의 문화적 맥락보다는 세계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직관적 재미를 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당연히 글로벌한 배급과 마케팅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기획사들의 주도권이 강화되었음은 물론이다. 문제는 이런 시장 환경 변화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아쉬움’을 안겨 주었다는 데 있었다. 유튜브에서 K팝 관련된 댓글을 보면 국내 소비자들이 글로벌화되기 이전의 K팝에 대해 표출하는 일종의 향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략 10년 전만 하더라도 노래 가사에 한국어 비중이 많았고, 한국의 문화적 맥락이 더 많이 표출되었다. 곡 자체도 한국 ‘대중’이 좋아하는 감수성에 더 잘 맞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K팝이 글로벌로 나아가고, 넓은 시장에서 더욱 큰 수익을 올리면서 이러한 아쉬움의 토로는 그저 문화 변화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향수로만 취급되었다. 리센느 신드롬은 이 흐름에 완전히 역행하는 현상이었다. 자본력으로 승부를 보는 대형 기획사도 아니었고, 멤버 개개인의 면면에는 자신이 자라온 성장 배경이 진솔하게 드러났으며, 음악에는 한국인의 정서에 더 부합하는 멜로디가 강조된다. 여기에 더해 사투리를 드러내고 고향에 방문하는 아이돌, 미래에 불안을 느끼지만 동시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아이돌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잃어버렸다고 여겨진 과거를 리센느를 통해 발견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리센느의 성공담은 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고유한 것이기에 이 이야기를 다른 그룹들이 반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리센느가 국내 K팝 시장에서 새로 형성되는 수요를 비추어 주는 역할은 충분히 한 것 같다. 대형 기획사들의 글로벌 전략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지만, 중소 기획사는 보편적인 글로벌 전략을 따라가기보다는 내수 소비자가 원하는 고유성을 계발하는 게 더 그럴싸한 전략일지도 모른다. 사실 대형 기획사 역시 한국 시장에서 화제성을 무시할 수 없기에 비슷한 전략을 모방해야만 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0년이 K팝의 ‘글로벌화’로 기억된다면 다음 10년은 K팝의 ‘재(再)한국화’가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임명묵 작가
  • [길섶에서] 살림살이 줄이기

    [길섶에서] 살림살이 줄이기

    전기밥솥은 종종 ‘장기 휴가’ 중이다. 두 아들이 학업 때문에 독립한 뒤 10인분 밥솥을 거의 쓰지 않는다. 비슷한 용량의 식기세척기도 같은 신세다. 가전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뒀는데 언젠가 ‘통살균’을 해야 한다는 알람이 왔다. 냉장고와 세탁기 용량도 크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20ℓ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다 채우는 데 전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10ℓ로 바꿔야 할 듯하다. 가전 교체를 어떻게 할까 검색하다가 방문수거 앱을 알았다. 얼마 전 오래된 침대 하나를 처리하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났다. 부피가 큰 물건을 옮기는 일은 요령이 필요한데 어쩌다 아들이 집에 있어서 처리했다. 대형 폐기물 이동과 수거를 전문가에게 맡기면 될 일을. 물론 비용은 내야 한다. 거주 공간은 물론 가전과 가구들 크기도 줄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제때 안 하면 크기에 눌려 그대로 살게 될 수도. 언젠가 애들이 집으로 돌아와 함께 살 수 있겠지만 그때는 기능과 부피 면에서 좋아진 제품들을 사면 될 일이다. 그럴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 같다. 내 마음속의 살림살이부터 줄여야겠다.
  •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으로 여름휴가 즐긴다

    정부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으로 서핑, 요트 투어 등 지역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상품을 선보였다. 행정안전부는 20일 지방에서 저렴하고 알차게 휴가철을 보낼 수 있도록 각 지방자치단체가 준비한 ‘관광·체험형’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을 공개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현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 제도로,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금의 30% 범위에서 답례품이 제공된다. 10만원을 기부하면 전액 세액공제 혜택과 3만원 상당 답례품을, 20만원을 기부하면 14만 4000원의 세액공제 혜택과 6만원 상당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강원 홍천군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입장권을, 충남 예산군은 스플라스 리솜 온천 사우나·워터파크 입장권을 답례품으로 제공한다. 전남 여수시는 1시간 요트 투어 이용권을, 부산과 강원 양양군은 서핑보드·슈트 렌털부터 샤워 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는 서핑렌털 이용권과 3시간짜리 서핑입문 강습권을 각각 준다. 경남 통영시와 전남 목포시는 한려수도와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상 케이블카 이용권을 제공한다. 강원 동해시는 무릉계곡 트레킹 등이 포함된 템플스테이 상품권을 준다. 경북 안동시는 낙동강변 카라반과 글램핑 등 캠핑장 이용권을, 세종시는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공공 우수야영장인 전월산 캠핑장 할인권을 준다. 답례품은 ‘고향사랑e음’(ilovegohyang.go.kr)과 국민·신한은행 등 민간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시민의 삶 변화시키는 실용 행정… ‘시민특별시 청주’ 만들 것”

    “시민의 삶 변화시키는 실용 행정… ‘시민특별시 청주’ 만들 것”

    “하이닉스·셀트리온 등 투자 약속국회 네트워크 시정에 적극 활용”“청주교도소 이전 3년 내 방향 확정돔구장 건설 정부 부담 땐 적극 호응”“시민특별시 청주를 만들겠습니다.” 이장섭(63) 청주시장은 20일 시장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민’과 ‘변화’를 강조했다. 이 시장은 “시민들이 ‘바꿔달라’, ‘움직여달라’, ‘결과를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시민특별시는 시민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고품격 대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특별시는 안전·소통·경제·문화·복지 분야의 변화를 통해 만들어져 나갈 것”이라며 “시민들의 삶을 행정의 중심에 두고 시민이 걱정하면 먼저 살피고 시민이 아프면 함께 보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정책은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실용행정을 펼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회의원 출신 시장이다. “행정관료 출신보다 장점이 많다. 지역에 필요한 국가정책이 만들어지게 하고 국비를 확보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업무인데 저는 국회의원 출신이라 국회 안에 네트워크가 있다. 장관 가운데 국회의원 출신들이 많아 정부와의 소통도 유리하다. 행정관료 출신들과 시각이 달라 시정을 빠르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 -대기업 사업장 5개 유치가 공약인데. “청주의 경제 규모를 키우고 100년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첨단 대기업 유치가 시급하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로 이어지는 청주의 우수한 산업 구조를 활용하겠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추가 투자를 발표했고 셀트리온도 투자를 약속했다. 대기업 사업장 5개 유치 공약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대기업 범주에 들어가는 공기업과도 접촉 중이다.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꼼꼼하게 따지는 게 산업용지, 공업용수, 안정적인 전력망이다. 대기업이 당장 착공할 수 있는 완벽한 입지를 갖춰놓겠다.” -전임자의 꿀잼도시 사업은 어떻게 평가하나. “시민들의 행복도를 높인 긍정적이고 훌륭한 시도였다. 시민들이 꿀잼도시 사업을 통해 즐거움을 느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했고 질적인 측면에서 차별성이 없는 축제나 행사들이 있는 것 같다. 운영체계를 정비하고 중복 행사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 축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지속 가능한 행사를 만들겠다.” -민선 8기에서 추진되던 대형유통시설 유치는 어떻게 되나.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는 시민들의 당연한 소비 욕구이자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다. 홈플러스 부지에 들어서는 스타필드 빌리지 외에 코스트코와 신세계 복합쇼핑몰 등 시민들이 요구하는 대형 쇼핑몰 입점을 차질 없이 추진할 생각이다. 아울러 대형 쇼핑몰을 플랫폼 삼아 그 주변을 상점가로 함께 개발해 상생을 도모하겠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트렌드에 적응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겠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 매각은 중단되는지. “민간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시외버스터미널 현대화’라는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이 전제돼야 한다. 상업 기능과 교통 콤플렉스, 향후 광역철도역 기능까지 종합 판단해 청주시가 원하는 밑그림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이 조건이 충족된다면 민간 매각을 추진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시가 지분 참여도 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안전 특별시 공약은. “현재 시스템은 담당자 판단에 따른 위험 감지와 통보 체계에 머물러 있다. 사람이 4000대가 넘는 관내 폐쇄회로(CC)TV를 눈으로 보고 위험을 감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재난대응 시스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AI 기반 재난 안전 스마트 플랫폼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 지역의 행정 데이터를 축적해 AI가 위험 강도를 계량화하고 위험 수치에 도달하면 즉각 당직자와 시스템에 경고를 보내는 선제적이고 정확한 안전 체계를 구축하겠다.” -모노레일 순환 관광벨트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문암생태공원과 밀레니엄타운, 그리고 테크노폴리스 등을 연결하는 새로운 소비·문화·관광축을 만드는 하나의 수단으로 모노레일을 구상했다. 그런데 비용과 공사 기간이 만만치 않다. 모노레일은 문암생태공원 관광용으로 한정하고 생태공원에서 테크노폴리스까지는 기존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교통수단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청주특례시 지정은 추진하는지. “청주특례시를 꼭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인구 100만명이라는 획일적인 법 기준이 70만명으로 완화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 현재 청주시는 인구 3만명 기초단체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청주시가 특례시가 되면 전국적으로 대도시로 알려져 시민들의 자부심이 커지고 기업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조만간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특례시 기준 완화의 필요성을 전달할 계획이다.” -청주교도소 이전 문제는. “8000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거대한 사업으로 현재 논의 중이다. 청주에 없는 구치소까지 새로 만들어야 해 다른 지역 교도소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기존 부지를 개발해 비용을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은 재정상 한계가 있다. 민간 사업 방식을 포함해 다양한 대안을 국회, 재정경제부, 법무부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다. 3년 안에 사업의 방향을 확정하겠다.” -충북도가 청주에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는데.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돔구장을 짓는 것은 재정적으로 불가능하다. 활용도 면에서도 상당히 제한적이다. 정부가 공모를 추진할 예정인데 국가가 건설비의 상당 부분을 책임진다면 청주시도 적극 대응할 생각이다.” ■이장섭 시장은 충북 제천고와 충북대를 졸업했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정치적 동반자인 노영민 전 의원을 만나 그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이어 정세균 국회의장 비서관,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충북도 정무부지사 등을 지냈다. 2020년 총선에 출마해 금배지(청주 서원구)를 달았다. 4년 후 총선에서 재선에 실패했으나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청주시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 추미애 표 ‘출퇴근 30분 대전환’ 첫걸음

    추미애 표 ‘출퇴근 30분 대전환’ 첫걸음

    경기도민의 출퇴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경기편하G버스’ 노선이 올해 5개 신설된다. 편하G버스는 ‘출퇴근 30분 대전환’을 선언한 추미애 경기지사의 대표 교통 공약 중 하나다. 추 지사는 20일 성남 판교역동편 버스 정류장에서 편하G버스 5개 노선을 직접 발표했다. 5개 노선은 경기와 서울을 오가는 △평택 연화초교~교대역 △양주 회천·옥정신도시~강변역과 도내 시군을 잇는 △화성 호반써밋동탄~판교2테크노밸리 △화성 중외제약사거리~판교2테크노밸리 △의왕 인덕원 푸르지오~분당서현역이다. 평택~교대역과 양주~강변역은 각각 하루 6회와 2회, 도내를 오가는 3개 노선은 4회씩 운행한다. 이들 노선은 경기도민이 기점·종점과 이용시간대 등을 직접 제안했다. 도민 제안 방식은 행정기관이 기존 교통량과 민원 자료만으로 노선을 결정하는 방식보다 실제 출퇴근 수요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신설 5개 중 화성 호반써밋동탄~판교2테크노밸리 노선이 전체 제안 356건 중 207건(58%)을 차지했다. 현재 편하G버스는 경기도 내 24개 노선에서 하루 84회 운행 중이다. 신설되는 5개 노선의 운행 횟수를 더하면 104회가 된다. 도는 추 지사 임기 내에 100회를 늘려 총 184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편하G버스는 정기이용권 형태의 교통수단으로, 출퇴근 시간대에 운행하는 경기도형 프리미엄 광역 급행 버스다. 100% 좌석예약제로 만차로 인한 대기나 입석 이용의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수도권 통합환승할인 요금(일반 3450원)이 적용된다. 추 지사는 “편하G버스의 확대는 도민의 출퇴근 30분 대전환을 이끄는 민선 9기 경기도정의 첫걸음”이라며 “당장 시급한 버스 노선 확충과 수도권 원패스 도입,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은 물론 친환경 2층 전기저상버스 확대와 도 교통의 거시적 뼈대를 바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신설 등 중장기 광역교통 과제도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 전남광주시 “2030년 투자 200조·소득 4만 달러 목표”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가 ‘압도적 성장, 함께 사는 특별시’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글로벌 신산업 거점 도약을 통한 모두의 성장 실현’을 오는 2030년까지의 목표로 설정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인수위원회인 대전환기획위는 20일 무안청사에서 43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성과 공유회를 열고 5대 시정원칙과 7대 추진전략을 담은 백서를 공개했다. 민 시장과 인수위원, 공무원, 공공기관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된 백서는 인수위의 공식 정책 제안서로, 향후 4년간의 시정을 내다보는 청사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대전환기획위는 지난 1일 출범한 ‘통합 민형배 호’가 2030년 달성해야 할 목표로 ‘세계적 기업 투자유치 200조원, 통합시민 개인소득 4만 달러, 제조업 매출액 500조원’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어 5대 시정원칙으로 △비약 성장-세계 최고 경쟁력의 메가시티 △균형발전-지역 주도 균형성장 모델 △기본사회-시민 누구나 기본적 삶 보장 △녹색도시-지속 가능한 친환경 생태도시 △시민주권-시민이 결정하는 상향식 통합을 제안했다. 7대 추진 전략으로는 △미래산업으로 도약하는 경제특별시 △함께 성장하는 균형발전특별시 △도농 균형을 완성하는 농생명산업특별시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기본사회특별시를 각각 설정했다. 또 △세계인과 어울리는 글로컬 문화관광특별시 △동아시아 생태 수도로 나아가는 녹색특별시 △모두의 목소리로 열어가는 시민주권 특별시도 추진 전략으로 제시했다. 정은승 대전환기획위 위원장은 “백서가 시정에서 수시로 참고하는 살아있는 나침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 시장은 “896조원의 반도체 투자는 ‘전남광주 대전환’을 현실로 만들 거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대전환기획위가 마련한 백서를 전남광주통합시의 첫 설계도로 삼아 압도적 성장으로 가는 여정에서 막힌 곳을 허물고 뚫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다우닝가 입성한 ‘북부의 왕’… 영국 총리 단명사 끊어낼까

    다우닝가 입성한 ‘북부의 왕’… 영국 총리 단명사 끊어낼까

    중앙 정치 복귀 한 달 만에 총리직31년간 4명에서 수명 대폭 짧아져브렉시트 등 위기에 국정 동력 위태버넘 “지방분권… 공공서비스 개선” 영국 집권 노동당의 새 대표 앤디 버넘이 20일(현지시간) 제59대 총리로 공식 취임하며 영국은 2016년 7월 이후 10년 새 6번째 총리를 맞이하게 됐다.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전임 키어 스타머 총리가 2년 만에 불명예 퇴진한 가운데 버넘 총리가 이같은 ‘단명 총리 잔혹사’를 끊어낼지 주목된다. 2017년부터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을 지내며 ‘북부의 왕’으로 불린 버넘은 최근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중앙 정치에 복귀한 지 한 달 만에 다우닝가에 입성했다. 변방의 정치인에서 단번에 웨스트민스터 정가의 중심에 선 버넘이지만, 잦은 총리 교체로 정국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만큼 ‘국정안정화’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과거만 해도 영국 정치가 이토록 혼란하지는 않았다. 1979년부터 2010년까지 31년 동안 영국 총리는 마거릿 대처와 존 메이저 등 단 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총리의 수명은 대폭 짧아졌다. 직전 보수당 정권 14년 동안에만 5명의 총리가 교체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잦은 총리 교체의 배경으로 영국의 정치 시스템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분열, 만성적인 경제 침체 등을 꼽는다. 영국은 의원내각제 국가로 총선 없이도 집권당이 대표를 교체하면 총리가 바뀔 수 있다. 당 지지율이 떨어지면 다음 선거에서 낙선할 것을 우려한 집권당 의원들이 불신임 투표 등으로 지도부를 갈아치울 수 있다. 싱크탱크 ‘변화하는 유럽 속의 영국’의 벤 워시는 “지도자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불만을 품은 의원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여기에 언론이 불충과 불만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황이 다시 악화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결정적 분수령이었다. ‘유럽연합(EU) 잔류파’였던 캐머런은 투표에서 ‘EU 탈퇴’가 결정되자 곧바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후임인 메이는 강경 브렉시트파와 친유럽 성향 의원들 사이에 낀 채 난관을 극복하려 애썼지만 결국 낙마했다. 브렉시트가 촉발한 사회·정치적 분열로 양당 체제가 흔들리면서 집권당이 되더라도 강력한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누적된 경제 위기도 원인이다. 영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브렉시트,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을 연달아 겪으며 성장 동력을 잃었다. 이날 취임 연설에서 버넘 총리는 잦은 총리 교체를 언급하며 “이제 성찰과 새로운 다짐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권력을 전국 모든 지역으로 분산하고 수도·에너지 등 삶의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를 다시 공공 통제 아래 두어 국민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며 내치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 비당권파 시·도당위원장 대거 포진… 장동혁 ‘우군’이 없다

    비당권파 시·도당위원장 대거 포진… 장동혁 ‘우군’이 없다

    국민의힘 시·도당위원장에 장동혁 대표와 각을 세워온 개혁 성향 또는 친한(친한동훈)·친오(친오세훈)계 의원들이 대거 포진했다. 관례에 따라 순서가 된 각 지역 의원 등이 위원장으로 선출됐지만, 공교롭게도 당권파 등 장 대표의 우군은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초선과 비례대표, 원외 인사 중심의 친장(친장동혁)계 인적 구성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은혜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당위원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7명의 경기 의원 중 단독 출마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김 의원은 경선 없이 운영위원회를 거쳐 선출될 예정이다. 지난 15일 친장계인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이 경기도당위원장 출마 선언을 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시·도당위원장은 17개 광역자치단체 각각 책임자들로 당원 관리·지역 조직 운영·지역 당무를 총괄한다. 지방선거 공천도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임기인 1년 내 선거가 없으면 통상 지역별로 선수와 나이를 고려한 규칙에 따라 의원들이 돌아가며 단독 추대된다. 앞서 장 대표와 대립해온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부산시당위원장에 단독 출마해 지난 17일 선출됐다. 경북도당위원장으로는 김형동 의원이, 울산시당위원장에는 서범수 의원이 사실상 추대됐다. 둘은 대안과미래 소속이면서 친한계로 분류된다. 오는 9월 선출되는 서울시당위원장에는 조은희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 의원은 6·3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는 등 오 시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시·도당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한 의원은 “양극단에 있는 분들보다는 당이 갈 길을 잃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다수가 시·도당위원장을 맡게 될 것 같다”며 “전당대회가 이른 시기에 개최된다면 이들이 낸 작은 틈이 큰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했다. 친장(친장동혁)계가 시·도당위원장을 ‘당원 투표’로 선출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시·도당위원장은 대의원 투표로 뽑는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서두른다면 이번 선거부터 당원들이 시·도당위원장을 뽑을 수 있는 제도로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훈풍 탄 K조선마저…청년 정규직은 없다 [쉬었음 청년 추적기 : 우리는 쉬지 않았습니다]

    훈풍 탄 K조선마저…청년 정규직은 없다 [쉬었음 청년 추적기 : 우리는 쉬지 않았습니다]

    양질의 일자리 수도권 쏠리고지역 대기업 정규직 문턱 높아단기 일자리 전전하며 쉼 반복 지난 16일 조선업 중심지인 경남 거제에서 만난 2030세대 청년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는 꿈도 꾸지 못했다. 장기간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다 최근 선박 수주 증가로 지역에 훈풍이 분다지만 청년들은 조선소에서 단기 일자리로 번 돈을 소진한 뒤 또다시 단기 일자리를 구하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조선소에서 3~6개월 단위로 일한다는 유모(33)씨는 “경기는 불안정하고 정규직 문턱은 높으니 쉬는 것 말고 선택지가 없다”며 “조선업계의 불황이 언제 올지 모르니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할 때는 취업자, 일이 없을 때는 쉬었음 청년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쏠리는 양극화 심화 속에 지역 청년의 취업난이 깊다. 호황이라는 지역의 주력 산업도 수도권처럼 안정적인 일자리를 대규모로 공급하지 못했고, 지방 대학가 원룸촌에는 여름방학에도 첫 일자리에 진입하지 못해 졸업을 연기한 학생들로 북적였다. 거제 지역의 경우 용접·도장·배관 등 숙련 기술이 필요 없는 단순 작업만 전전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대형 조선소의 정규직 문턱은 높다 보니 몇 개월씩 ‘자발적 쉬었음’을 반복하는 패턴에 익숙해졌다. 조선소 초보 인력 일당은 15만원 안팎이다. 김모(36)씨는 “대기업 정규직이 못 된다면 월수입은 하청업체 정규직이나 일당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반면 대기업들은 경기 사이클이 극단적으로 심한 구조상 정규직의 대폭 확대는 쉽지 않다. 조선업의 경우 2010년대 불황기를 지나 최근 호황을 맞았지만 고정비 부담이 크고 미래 투자도 필요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협력사의 경우 청년의 절반 이상이 6개월 안에 다른 일자리로 떠난다”며 “많은 청년들이 특정 기술을 보유하기보다 단순 노무직에 가깝다 보니 수도권에 반도체 공장이 생기면 대거 이직한다. 임금 인상만으로 정착을 유도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 청년과 기업 간 이런 미스매치는 조선·중공업·철강 등 기간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선업 중심지인 경남 창원·거제, 울산, 전남 목포·영암, 전북 군산은 물론 철강 중심지인 경북 포항과 전남광주 광양, 석유화학 중심지인 울산 남구와 전남광주 여수 등이 대표적이다. 철강과 석유화학 등 대표적인 기간산업도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구조조정이 장기화하면서 고용 자체가 위축됐다. 미국의 러스트 벨트(북동부의 쇠락한 공장지대)가 먼저 겪은 현상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공업은 대기업 사업장에서 일해도 협력업체 소속이 많다”며 “청년은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지만, 중공업은 본사 정규직을 많이 뽑을 필요가 없어 일자리 부조화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제조업 호황은 양질의 일자리 증가와 청년 신입 고용으로 이어졌지만 이제 저렴한 이주노동자가 메운다. 휴머노이드가 대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정이 이러니 수도권으로의 탈출이 이어진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1~5월 청년층(19~34세)의 수도권 순유입은 2만 4084명이었다. 반면 경상도는 1만 707명, 전라도는 6690명이 순유출됐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 청년층이 순유입된 곳은 수도권에 인접한 충북, 세종, 대전뿐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9월 발간한 ‘지역산업과 고용’에 따르면 지식기반산업의 수도권 고용 비중은 2015년 61.0%에서 2024년 64.3%로 올랐지만 같은 기간 비수도권은 39.0%에서 35.7%로 하락했다. 지식기반산업 전체에서의 ‘좋은 일자리’ 비중은 20.3%에서 33.3%로 크게 뛰었지만 증가분의 약 86%를 수도권이 흡수했다. 청년주택·행복주택 등 저렴하고 질 좋은 주거, 보육·교육 인프라, 필수 의료 접근성, 교통, 문화·여가 시설의 부족은 수도권 이주를 부추긴다. 지방대생 졸업유예, 원룸촌만 성황 취업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주했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살인적인 주거비 부담과 치열한 경쟁에서 오는 피로감으로 귀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북에서 대학을 나와 2022년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고향 경북 경주시로 돌아온 이현주(30)씨는 ‘쉬었음’ 상태가 됐다. 이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병원 근무를 시작했는데 업무 과중과 수시로 바뀌는 업무 절차로 혼란을 겪다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이후 경주에서 일반 기업의 행정 업무와 공기업 인턴을 마쳤고 지난달부터 경주 청년센터에서 진행하는 ‘쉬었음 청년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이씨는 “지역의 공통적인 문제는 일자리 미스매치다. 청년들이 쉬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지원이 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지방 거점 국립대에서도 졸업을 미루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교육부에서 받은 지방 거점 국립대(강원·경북·경상국립·부산·전남·전북·제주·충남·충북대) 9곳의 졸업 유예생 현황에 따르면 2022년 2501명에서 지난해 4156명으로 66.2% 치솟았다. 올해 7월까지 이미 3022명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해당 학생들은 통상 학기당 10만원 안팎의 졸업유예금을 내야한다. 여름방학이지만 학교 앞 원룸촌에는 졸업을 유예한 청년들로 붐볐다. 지난 16일 찾은 대구 복현동 경북대 인근 원룸촌에서는 자취방을 알아보려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들르는 청년들이 적지 않았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취업준비생들이 처음에는 본가에서 부모와 생활하다가 취업이 늦어지면 서로 불편해 자취방을 구하게 된다”고 전했다. 졸업 유예를 선택한 대학생 정모(26)씨는 “대졸보다는 졸업유예생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고향 안동에서 공부를 할 환경도 아니어서 기존에 살던 대구 원룸에 더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취업난으로 졸업을 미루는 청년들에게 졸업 유예금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제도”라며 “대학은 졸업 유예금을 폐지해 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정부는 졸업 유예가 늘지 않도록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수 거제대 RISE추진사업단 특임교수는 “마이스터고와 대학, 기업 현장을 연계해 산업 전환에 필요한 기술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채용까지 연계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지역 산업 경쟁력과 청년 고용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으로 지역 중소기업에 청년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고 경력 형성 기회를 넓히자는 제언도 있었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실장은 “과거에는 지역 제조업이 청년들의 안정적인 취업 통로였지만 현재는 중소기업 중심 구조로 재편되며 임금·근로조건 격차가 커졌다”며 “원·하청 간 임금 격차 해소와 더불어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창간기획팀창원 이창언·포항 김형엽·대구 민경석·서울 김지예·서진솔·유규상·세종 김우진 기자, 워싱턴 임주형·도쿄 명희진 특파원
  • 죽기 살기 ‘여당 노선투쟁’

    죽기 살기 ‘여당 노선투쟁’

    정청래 “한번도 민주 떠난 적 없어”김민석 “당대표가 거짓평론에 침묵”송영길 “개혁, 다른 결과 나올 수도”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노선을 둘러싼 생산적 토론 대신에 편 가르기만 난무한 ‘죽음의 전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당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과거 행적 ‘파묘’와 좌표 찍기 공격이 오가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을 키우는 퇴행적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집토끼(지지층)·산토끼(부동층)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후보 합동 연설회에서 “김대중을 공격했듯 이재명을 공격하고, 노무현을 흔들듯 분열을 부추기는 거짓 평론에 말 한마디 못 하고 노코멘트 하는 당대표에게 뭘 믿고 당을 맡기겠나”라면서 “대표 한 번 더 하자고 멀쩡한 당을 깡패 소굴에 비유하는 자기 정치의 끝은 도대체 어디냐”며 정청래 전 대표를 직격했다. 송영길 의원은 “개혁을 입에 달고 살지만 실제 개혁이 아니라 동기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집권당은 평론가가 아니다. 결과를 책임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지지를 강조하며 당시 반대했던 정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손에 잡히는 가시적 성과를 가져오는 게 이재명 정부다. 이걸 당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했던 당원들이 한 뿌리 정신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며 “민주당의 정체성은 개혁이다. 개혁의 깃발을 더 높이 들겠다”고 선명한 개혁을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일편단심 민주당 바라기다. 민주당에 입당한 이래 한 번도 민주당을 떠난 적이 없다”며 과거 탈당 이력이 있는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을 겨냥했다. 주요 당권 주자들이 크게 개혁 정통성 노선과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중도 실용 노선을 두고 경쟁하는 양상이다. 다만 과거 전대에선 김대중(DJ)·노무현 정신 계승을 전제로 노선 투쟁을 했다면 이번에는 서로 ‘적통’을 내세우며 상대의 과거를 파내고 공격하는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이 같은 경쟁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현안과 맞물리면서 과열 양상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보완수사권의 예외적 인정을 핵심으로 하는 홍기원 의원안에 이름을 올린 의원 10명은 강성 당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검개(검찰개혁) 11적’으로 불리며 하루에도 수백개씩 항의 문자를 받고 있다고 한다. 반대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적 분위기가 만연한 셈이다. 여기에 범여권 평론가인 유시민 작가가 민주당 내 노선 싸움에 끼어들면서 갈등이 더 격화됐다. 유 작가가 전대를 앞두고 띄운 ‘증축·재건축·재개발론’과 ‘필연적 실패론’은 개혁 정통성 노선에 힘을 실어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단순히 주류와 비주류의 문제가 아니라 ‘이 당의 주인이 누구인가’라는 논쟁이기 때문에 전대가 끝나더라도 갈등이 봉합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이 그렇게 조용히 갈 것 같진 않다”고 했다. 전대 이후 분당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정 전 대표에게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줄 수 없기에 결과에 따라 새로 당을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미래 비전 경쟁 없이 과거 행적을 둘러싸고 후보간 ‘인정 투쟁’이 지속되면서 당원들도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10년째 당원이라고 밝힌 윤경황(62)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아군에 대해 총질하는 것 같은 부분은 보기 민망할 정도”라고 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당원으로 가입한 윤영란(51)씨는 “어른이 부재한 싸움을 보는 것 같다”며 “처음으로 기권표를 행사할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당원으로 가입했다는 대학생 남모(19)씨는 “정책 대립이 전무하고 계파 갈등만 계속돼 답답하다”며 “진흙탕 싸움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20개월째 당비를 내고 있다는 자영업자 박귀상(63)씨도 “힘들게 고생한 사람들부터 챙기고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데 특정 이슈들에만 매몰돼 있다”고 꼬집었다.
  • 취업 대신 창업? 지방은 인력도 자금도 태부족, 결국 ‘폐업’[쉬었음 청년 추적기 : 우리는 쉬지 않았습니다]

    취업 대신 창업? 지방은 인력도 자금도 태부족, 결국 ‘폐업’[쉬었음 청년 추적기 : 우리는 쉬지 않았습니다]

    5년 버틴 청년 기업, 넷 중 하나뿐 시장·품목 제한 큰 지방선 더 힘들어보조금 중심 지원은 ‘헌터’만 양산지원 문턱 높이되 규모는 확대해야 “지방에서는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청년 창업이 무섭습니다. 당장 직원 구하는 것부터 하늘의 별 따기예요.” 경북 포항에서 인공지능(AI) 쇼호스트 기반의 라이브 커머스를 운영하는 김규식(33)씨는 지역 창업은 수도권에 비해 더 높은 자금·인력난을 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9년 경북도 지원금 6000만원을 발판 삼아 연 매출 10억원이 넘는 업체를 만들었지만, 김씨는 “창업 초기에는 입사 희망자가 극히 적었고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넉넉한 보수를 주기 불가능해 인력 유지가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지역에서 취업 시장 한파가 심화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청년 창업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지역 청년들은 열악한 시장과 인프라 부족, 인력난 등으로 대부분이 폐업의 길로 향한다며 답답해했다. 지역 청년들은 창업 지원이 “양에 집중하고 보여주기식”이라며 실효성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자금과 인프라가 부족하고 시장 규모가 적은 지역에서는 기존 창업자와의 교류나 창업 후 사후관리 등 장기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024년 유통업 분야에서 창업한 30대 이건영(가명)씨는 “청년 창업 지원이 있지만 조건도 까다롭고 경쟁도 치열해 접근이 어렵다”며 “지방은 창업 아이템 자체가 제한적이고, 창업해도 제품을 팔 시장이 너무 좁다”고 말했다. 박창호 경북 청년 최고경영자(CEO)협회장은 “보조금 중심의 창업 지원은 지원사업만 따내려 하는 ‘헌터’(사냥꾼)를 양산하고 있다”며 “지원 문턱은 높이되 지원 규모를 확대해 실패 확률을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에서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공무원 윤모(33)씨는 “청년 창업은 100곳이 문을 열고 1곳이 살아남는 것보다 10곳만 문을 열더라도 1곳이 유지하는 편이 더 낫다. 하지만 정책 목표는 일단 많이 창업시키는 데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 창업에 성공해도 5년간 살아남는 청년들은 4명 중 한 명꼴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대 청년 기업의 5년 생존율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5% 수준이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주요 업종일수록 청년 폐업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청년(40세 미만) 폐업은 27만 7000개로 전체의 28.7%였지만, 소상공인의 주요 6대 업종(제조·도매·소매·음식·숙박·서비스업)으로 좁히면 33.3%였다. 청년들이 자본과 기술 진입 장벽이 낮지만 경쟁은 극심한 주요 6대 업종에 구조적으로 쏠릴 수밖에 없어 폐업 위험도 그만큼 더 크다는 의미다. 실제 지자체의 창업 지원 분야도 편중돼 있다. 지역 특산물, 유휴 공간을 활용한 카페 등에 대한 창업 지원은 활발하지만 기술 창업 부분은 부족하다. 류종우 영남대 사회교육원 경영학과 교수는 “취업난의 대안으로 창업을 장려하는 정책 기조는 지양해야 한다”며 “청년 창업은 초기에는 넓게 지원하되 점차 우수 기업을 선별해 밀어주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창간기획팀
  • 트럼프 개입에 엉망진창으로 끝난 월드컵…2030년은 달라질까

    트럼프 개입에 엉망진창으로 끝난 월드컵…2030년은 달라질까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정치·상업적 논란이 뒤따른 대회로 남게 됐다. 축구 본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역대급 월드컵으로 호평받은 4년 전 카타르월드컵과는 전혀 다른 평판이 나온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부터 미국이 얽힌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미국이 지난 2월 이란을 공격하면서 다수의 국가가 A매치 일정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당장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은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만 하더라도 지난 3월 예정됐던 평가전이 중동 정세 악화로 취소됐다. 이번 결승전이 역대급으로 지루한 경기였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두 팀이 진작 맞붙었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와 전쟁의 틈바구니에 놓인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최대 피해자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선포하면서 선수들은 비자 발급 문제와 이동 제한 등으로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되 멕시코에서 출퇴근하는 불편을 겪었다. 선수단 일부 스태프에 대한 비자 발급도 거부돼 완전체 전력을 갖출 수 없었고 결국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FIFA에 압력을 넣으면서 ‘특혜 논란’도 불거졌다.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군은 조별리그에서 퇴장당해 16강 결장이 예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재검토를 요청한 뒤 출전 정지가 유예됐다. FIFA는 징계위원회의 독립적 판단이라고 설명했지만 트럼프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상업주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개최국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모델이 월드컵에도 강하게 반영되면서 경기별 티켓 가격은 수요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방식이 적용됐다. 그러나 이는 암표 거래를 부추기는 기폭제가 됐고 일부 경기의 입장권 가격 또한 급등하면서 기회의 불평등을 낳았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펼쳤던 멕시코 현지에서는 축구를 사랑하는 멕시코인들이 가격 때문에 자국 경기를 경기장에서 못 보는 비극도 발생했다. 경기 운영 방식 역시 논란의 대상이었다. 축구를 4쿼터 스포츠로 만든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선수 보호를 명목으로 내세워 상업성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내 방송 중계를 맡은 JTBC와 KBS 역시 중계 도중 “물 마시고 오자”고 말하더니 중계를 끊고 광고를 내보내는 데 동참했다. TV로만 지켜보는 팬들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벤치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FIFA 글로벌 축구 개발 책임자로 있는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은 이에 대해 “이 휴식 시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월드컵이 끝난 뒤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할 것”이라며 재검토를 암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 제도를 유럽 대회에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승 시상식에서도 잡음은 이어졌다. 스페인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눈치 없이 비켜주지 않으면서 선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이 남았다. 팬들의 분노가 거세자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오지 않은 시상식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이번 월드컵은 카보베르데, 노르웨이 등 깜짝 선전한 국가들이 대단한 서사를 쓰며 많은 팬을 감동시킨 월드컵으로 남았지만 역대급으로 논란이 시끌시끌했던 대회이기도 했다. 우승국 스페인이 개최국으로 포함된 2030년 월드컵은 미국의 영향력을 덜 받을 수 있는 만큼 다시 축구 본연의 매력을 살리는 대회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불가리아 사로잡은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소피아에 울려 퍼진 환호

    불가리아 사로잡은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소피아에 울려 퍼진 환호

    지난 11일(현지시간) 불가리아의 수도인 소피아가 K팝의 열기로 뜨겁게 달궈졌다. ‘2026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불가리아’의 공연장은 무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참가자와 관객들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객석을 가득 메우고도 관객 입장이 끊이지 않아 통로에 자리를 잡거나, 흥에 겨워 춤을 추는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신문과 주불가리아 대한민국 대사관이 주최하고 서울시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서울관광재단, 올케이팝, 펜타클이 후원한 ‘2026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불가리아’가 지난 11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의 토플로센트랄라 문화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관객들은 음악에 맞춰 야광 응원봉을 힘차게 흔들었고, 공연장 곳곳에는 함성과 환호가 울려 퍼졌다. 참가팀들의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어우러지며 현지에서의 높은 K팝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특히 올해는 주불가리아 일본·인도네시아·캄보디아 대사를 비롯해 중국대사관 관계자 등 외교가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K팝이 현지 팬들과 소통하며 한국 문화의 매력을 알리는 공공외교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김동배 주불가리아 대사는 축사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에 감사드린다”며 “K팝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양국을 잇는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불가리아가 뜻깊은 축제의 개최지 중 한 곳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참가자와 관객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6인조 혼성팀 ‘무브세븐’, 완성도 높은 무대로 우승 차지해열띤 본선 끝에 올해 불가리아 대회 우승의 영예는 6인조 혼성 커버댄스팀 ‘무브세븐(MOVE7)’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의 ‘똑똑똑’을 커버하며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을 선보였다. 우승자로 지명되는 순간 이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고, 손을 맞잡은 채 관객석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팀의 리더 이자벨 코스토바(19)는 “각자 다른 팀에서 활동하던 친구들인데, 이번 대회만큼은 친한 이들과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 특별히 팀을 결성했다”며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욱 뜻깊고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K팝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넘치는 에너지와 뛰어난 춤 실력은 물론, 귀를 사로잡는 목소리 때문에 K팝에 빠져들게 됐다”며 “K팝을 통해 한국에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선물이다. 본선에서는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경쟁하기보다 무대 자체를 즐기고 싶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무브세븐은 오는 가을 서울에서 열리는 월드 파이널 무대에 올라 세계 각국에서 모인 정상급 크루들과 최종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K팝 온·오프라인 한류 팬 소통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경연을 넘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전 세계 젊은 세대가 음악과 춤을 통해 교감하는 의미 있는 축제의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 “5개월 때려도 못 꺾어”…트럼프 울린 이란 미사일 [밀리터리+]

    “5개월 때려도 못 꺾어”…트럼프 울린 이란 미사일 [밀리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5개월간 이란을 공습했지만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예상보다 빠르게 복원되고 일부 능력은 오히려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란 미사일이 실제로 미군 방공망을 뚫고 사망자까지 내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뚜렷한 종료 조건 없이 장기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CNN은 20일(현지시간) 미군 사망자가 늘고 전쟁이 다시 확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군은 최근 이란의 지휘시설과 방공망, 해안 감시체계, 미사일·드론 발사시설을 겨냥해 9일 연속 공습했다.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민간 선박과 세계 무역을 위협하는 능력을 떨어뜨리고 핵무기 확보를 막는 데 작전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공격이 호르무즈 주변 전력만 제거하려는 것인지, 더 넓은 군사작전을 준비하는 것인지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이란도 미국의 공습에 맞서 중동 각지의 미군 시설로 미사일과 드론을 계속 발사하고 있다. 지하시설·기동형 탄두…공습에 적응한 이란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미 정보당국의 평가가 있다며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능력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도 계속 향상됐다고 전했다. 이란은 생산시설과 발사 기반에 피해를 입었지만 미사일의 정확도와 기동성, 생존성을 높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방향을 바꾸는 기동형 재진입 기술을 발전시켜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격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은 발사 준비 시간이 짧은 고체연료 미사일의 비중도 늘리고 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별도의 연료 주입 없이 빠르게 쏠 수 있고 이동식 발사대와 결합하면 위치를 숨기기도 쉽다. 미국은 생산공장과 저장고, 발사대를 집중적으로 파괴하면 이란의 공격 능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란은 핵심 시설을 지하에 분산하고 여러 생산 거점을 운영해 전체 제조 능력이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도록 대비했다. 서방이 전쟁 전 이란의 미사일 비축량과 시설 복구 능력을 낮게 평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위협은 실제 피해로 이어졌다. 미 당국자는 뉴욕타임스에 지난 17일 요르단 무와파크 알 살티 공군기지를 향한 공격에서 여러 발을 요격했지만 최소 1발이 기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미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공격이 이란의 미사일 재고가 여전히 충분하고 미군 방공망을 회피하는 능력도 향상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란은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자폭형 드론을 동시에 투입해 방어망을 포화시키는 전술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전쟁연구소는 이란이 고속 비행 중 방향을 바꾸는 미사일로 미국의 방어체계에 적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기존 ‘하즈 카셈’을 개량한 ‘카셈 바시르’에 기동형 재진입 기술을 적용했다고 주장해왔다. 기동형 재진입체는 탄두가 대기권에 들어온 뒤 궤도를 바꿔 방공체계가 예상한 비행경로를 벗어나는 기술이다. 다만 요르단 기지를 타격한 미사일에 이 기술이 실제로 적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포화공격이나 탐지·추적 실패 등 다른 요인이 방공망 관통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미군 사망 17명…끝내기도 이어가기도 어렵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의 인명 피해도 늘었다. 요르단 기지 공격에 이어 이라크 북부에서는 미군 병사 1명이 격추된 이란 드론의 불발탄을 처리하다 숨졌다. 이란전에서 공식 확인된 미군 사망자는 17명으로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망자 유족에게 연락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쟁을 언제, 어떤 조건에서 끝낼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CNN은 이 전쟁이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피하겠다고 공언한 중동의 ‘영원한 전쟁’은 아니지만, 끝이 정해진 제한전과도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공습을 중단하면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계속 위협하고 핵·미사일 전력을 재건할 수 있다. 반대로 공격을 이어가면 미군 피해와 유가 상승, 세계 경제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지하 시설과 이동식 발사대, 분산 생산망을 완전히 제거하려면 같은 지역을 반복해서 공격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내 평가도 엇갈린다. 공화당은 이란의 발사대와 드론을 계속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임박한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선택한 전쟁이라고 비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한 지 거의 5개월이 지났지만 미국은 초기 작전의 한계를 보완하려 다시 공습에 나섰다. CNN은 공격 강도를 높이면서도 최종 목표와 외교적 출구를 제시하지 못한 점을 현재 전략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을 멈추기도, 무기한 계속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약 5개월간의 공격에도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을 계속 발사하는 현실은 군사적 타격만으로 전쟁의 결말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 이기재 양천구청장, 긴급호우 대책 회의…“구민 불편·피해 최소화”

    이기재 양천구청장, 긴급호우 대책 회의…“구민 불편·피해 최소화”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이 20일 풍수해 대비 긴급회의를 열고 지난 주말과 앞으로 예보된 강우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양천구에 따르면 이 구청장 주재로 구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관계 부서장이 참석해 기상 현황과 비상 근무 상황을 보고했다. 부서별 피해나 조치 결과, 침수 취약지역 관리 대책 등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점검이 이뤄졌다. 앞서 구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풍수해 비상근무 1단계를 발령한 뒤 지난 18일 오전 3시 40분에는 2단계로 상향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을 활용해 우수를 대심도 터널로 분산시켜 수위 상승을 지연시켰다. 또한 구는 이번 집중호우로 발생한 개인 하수관이나 빗물받이 배수 불량, 시설물 피해, 가로수 전도, 지하주차장 배수 불량 등 29건에 대해서는 응급 조치를 마쳤다. 수도권에는 오는 25일까지 비가 예보된 만큼 구는 반지하 주택 등 침수 취약지역, 옹벽, 공사장, 빗물받이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을 강화한다. 비상 근무 체계를 유지하며 각 상황에 신속 대응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동 주민센터와 긴밀히 협력해 침수 취약지역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을 더욱 강화하고, 재난 상황 관리와 비상대응체계를 철저히 유지해 구민의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고영욱 “탁재훈, 내 가방 빼돌렸다…마지막 도리 지켜라”

    고영욱 “탁재훈, 내 가방 빼돌렸다…마지막 도리 지켜라”

    성범죄로 실형을 살고 방송에서 퇴출당한 가수 출신 고영욱이 탁재훈과 옛 룰라 멤버들을 향해 작심한 듯 글을 남겼다. 고영욱은 19일 자신의 엑스에 룰라 소속사 대표를 만난 뒤 쓴 장문의 글을 올렸다. 고영욱은 “이날 룰라 사장님과 만나서 옛날얘기 많이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대표와 나눈 대화를 하나씩 옮겼다. 고영욱은 “방송에 당시 무명이던 탁재훈을 출연 안 시키면 룰라도 출연 안 하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탁재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룰라가 ‘영자 버스’를 같이 탔다”고 했다. 영자 버스는 1994년 SBS 기쁜 우리 토요일의 인기 코너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진행한 버스 상황극이다. 이어 고영욱은 “사장님이 외국 가실 때 놀고 있던 탁재훈을 종종 데려가셨다”며 “탁재훈한테 사장님이 산 내 생일 선물을 전해 주라고 했는데 중간에 내 가방 선물을 나한테 말없이 슈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탁재훈, 룰라 얘들아 너희가 지금 그 정도 출세하고 사는 게 사장님을 빼놓고 가능했다고 보냐”며 “마지막 도리라도 지키려면 사장님께 연락드리고 꼭 찾아뵈어라. 사장님께 남은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고영욱은 1994년 룰라로 데뷔해 ‘3!4!’, ‘날개 잃은 천사’ 등을 히트시켰다. 2013년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출소 후 2023년 유튜브 채널 개설을 시도했다가 하루 만에 폐쇄됐고 이후 SNS를 통해 근황과 심경을 간헐적으로 올려 왔다.
  • 목숨 걸고 일하는데…“출동 0건에 연봉 7500만원” 소방관 폄하에 네티즌 ‘분노’

    목숨 걸고 일하는데…“출동 0건에 연봉 7500만원” 소방관 폄하에 네티즌 ‘분노’

    소방관의 연봉이 업무량에 비해 많다는 취지의 글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 소방관의 아내는 “하루 종일 동네북처럼 불려 다니는 게 소방”이라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는 소방관의 연봉을 언급하는 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소방관 12년 근속자가 연봉 7500만원인 걸 봤다”며 “음…. 진압팀(화재신고) 하루 평균 출동 1건도 안 되는 곳이 절반 이상이라고 한다”고 적었다. 소방관 연봉이 업무량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뉘앙스였다. 인사혁신처 공무원 봉급표에 따르면 초임 소방사(1호봉)의 월 기본급은 213만 3000원으로, 12년 차 소방관의 월 기본급은 계급에 따라 284만~347만원 수준이다. A씨가 언급한 연봉 7500만원은 위험근무수당과 시간외·야간·휴일근무수당, 화재진압수당, 직급보조비 등 각종 수당이 포함된 금액으로 추정된다. 이에 자신을 현직 소방관의 아내라고 밝힌 B씨는 A씨의 글에 장문의 댓글을 달며 반박했다. B씨는 “‘×× 어쩌라고’가 자동으로 나오네”라면서 “기분 나쁘면 너도 시험 봐서 합격해서 그 ‘꿀 빠는(편한)’ 소방관 해라”고 일갈했다. 이어 “××들이 맨날 소방관이 꿀 빤다고 하는데 니들도 시험 봐서 합격해서 꿀 빨면 된다”며 “머리가 나빠 시험 칠 생각은 못 하고 입만 나불대냐”고 분노했다. 이어 “화재 안 나가면 족구한다, 스타크래프트(게임)한다고 하는데 화재 없어도 요즘 벌집 시즌이라 이 더운 날 벌집 복 입고 벌집 제거 나간다”며 “‘개 잡아달라, 뱀 잡아달라, 문 열어달라’ 등 민원이 들어오고, 독거노인 집 화재경보기 달아주기 등 하루 종일 동네북처럼 불려 다니는 게 소방”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기존 게시글을 삭제한 뒤 “소방관 10년 근속자가 연봉 7000만원인 걸 봤다. 더 주면 안 되나?”라는 내용의 글을 새로 올렸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과도 안 하고 글 삭제하고 세탁하면 다냐”, “광고하려고 어그로 끈 거냐”, “선을 너무 넘었다”, “소방관들이 얼마나 수고가 많으신데. 몇억원을 벌어도 누구도 뭐라 할 사람 없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소방청이 발표한 ‘2025년 화재·구조·구급 활동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화재·구조·구급 출동 건수는 총 452만 501건으로 전년(468만 738건) 대비 약 3.4% 감소했다. 분야별로 보면 구조 활동의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구조 출동은 119만 7158건으로 전년보다 9.2% 줄었다. 소방청은 ‘기후변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통상 구조 활동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벌집 제거’가 잦은 비로 인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화재 출동은 증가했다. 2025년 화재 발생 건수는 총 3만 8341건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건조한 기후 영향으로 화재 위험이 높아진 탓이다. 화재 신고 건수도 41만 2822건으로 5.1%(2만 291건) 늘었다. 다만 소방관의 업무 강도를 단순 출동 건수로만 계산하기는 어렵다. 소방관들은 출동하지 않는 시간에도 완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장비를 점검하고, 출동 지령이 내려지는 즉시 현장으로 갈 수 있도록 긴장 상태로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소방관의 업무 강도는 신체적인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망자 수습, 화재 또는 대형 사고 현장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적 후유증을 호소하는 소방관들도 적지 않다. 2024년 소방청이 실시한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소방공무원 6만 1087명 중 PTSD를 겪는 이들은 4375명(7.2%)이었다. 자살 위험군에 해당하거나 우울증을 겪는 소방공무원도 각각 3141명(5.2%), 3937명(6.5%)이나 됐다. 수면장애는 1만 6921명(27.9%)에 달했다. 절반(46.8%) 가까이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최근 5년간 소방관의 정신건강 지표도 악화했다. 국회에 제출된 소방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PTSD를 호소한 소방공무원은 2020년 2666명에서 2024년 4375명으로 64.1% 증가했다. 자살위험도 2301명에서 3141명으로 36.5% 늘었다. 우울증은 같은 기간 2028명에서 3937명으로 94.2%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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