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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전 가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전 가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정부에서 추진 중인 발전공기업 구조 개편과 관련해 ‘발전 5사의 통합 본사를 통합특별시에 설치해 줄 것’을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건의는 지난 7월 1일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공식 조치다. 통합특별시는 지난 6월 발표했던 유치성명서의 논리를 보완·발전시켜 통합특별시 차원의 유치 논리를 정립해 정부에 전달했다. 통합특별시는 발전공기업 통합이 단순한 기관 통폐합을 넘어 에너지 대전환과 에너지 안보를 실현하고 국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구조 개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통합 발전공기업이 새로운 역할과 경영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선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현장 중심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통합특별시는 유치 근거로 전남광주가 통합 발전공기업의 32GW 규모 석탄발전소를 대체할 ‘대규모 해상풍력의 최대 생산기지’라는 점을 제시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기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특별시를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 실행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옛 전남 전지역이 ‘차세대 전력망 혁신기지’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조성 중이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단 지정도 가장 유력하다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력거래소, 한전KDN, 한전KPS, 한국에너지공대 등 국가 전력산업 핵심 공공기관과 연구기관이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집적돼 정책 협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특히, 통합특별시가 896조 원 규모의 서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RE100 전력 공급 모델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미래 첨단산업의 중심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황기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행정부시장은 “특별시 유치 TF와 범시민 유치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국민적·정책적 공감대를 확산할 수 있도록 대대적 유치 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 본사가 있는 경남, 충남, 울산 등의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통합 본사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 해수부와 동남권 지자체·상공계, 해양경제권 육성 및 투자 유치 맞손

    해수부와 동남권 지자체·상공계, 해양경제권 육성 및 투자 유치 맞손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 부산·울산·경남 상공회의소가 동남권을 하나의 해양경제권으로 육성하고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전재수 부산시장, 김상욱 울산시장, 박완수 경상남도지사와 부산·울산·경남상공회의소 회장 등은 13일 부산 코모도호텔부산에서 ‘동남권 해양수도권 조성 및 공동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MOU)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은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방향’의 후속 조치의 하나로 마련됐다. 해양수산부와 부·울·경 지방정부와 지역 상공계가 참여하는 최초의 광역 협력체계를 구축해 동남권의 투자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협약기관은 동남권 해양수도권 조성 및 공동 투자전략 수립, 해양 및 해양 연관산업 육성,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규제·제도 개선, 국내외 투자설명회 공동 개최 및 글로벌 투자유치 네트워크 구축, 해양수도권 공동 홍보 등에 협력할 계획이다. 부산시 측은 “이번 협약은 부·울·경을 단일 해양경제권으로 연계하고, 해양수도권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함께 실천하며 상생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자리”라며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동남권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 국가해양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천재교과서 프린피아, 세계인쇄회의 산업시찰 기업 선정… 글로벌 인쇄 경쟁력 선보인다

    천재교과서 프린피아, 세계인쇄회의 산업시찰 기업 선정… 글로벌 인쇄 경쟁력 선보인다

    천재교과서의 인쇄 전문 계열사 프린피아가 ‘2026 세계인쇄회의(WPCF)’의 국내 우수 인쇄기업 산업시찰 대상에 선정됐다. 오는 20일 미국과 벨기에, 네덜란드, 중국, 일본, 인도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모인 글로벌 인쇄업계 리더와 관계자 150여 명이 프린피아를 방문해 주요 생산 시설과 디지털 인쇄 시스템을 둘러볼 예정이다. 1989년에 발족된 세계인쇄회의는 전 세계 인쇄·관련 산업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산업 동향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글로벌 협의체이다. 올해 행사는 오는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한국에서 개최되며, 본회의를 비롯해 국제 콘퍼런스와 산업 현장 시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특히 19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 콘퍼런스에는 미국·영국·독일 등 국내외 인쇄산업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AI 시대의 기술 변화와 산업 전망을 다룬다. 프린피아 서동일 대표이사도 연사로 나서 ‘AI시대 디지털인쇄 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쇄산업의 변화와 향후 시장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20일에는 세계인쇄회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국내 우수 인쇄기업 산업시찰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프린피아의 북시티 공장과 디지털센터를 방문해, 윤전·매엽·양장부터 최신 디지털 인쇄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첨단 인프라를 직접 둘러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량 생산부터 맞춤형 디지털 제작까지 아우르는 회사의 뛰어난 생산 역량과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확인하게 된다. 프린피아는 교과서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 출판물을 제작하며 인쇄·제작 전문성을 축적해 온 기업이다. 연간 3억 368만 부 이상의 생산 능력과 수도권 내 다수의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대규모 물량은 물론 다양한 제작 조건과 수요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첨단 IT 기반의 생산관리와 표준화된 품질 관리 체계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여왔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모잠비크, 스페인 등 여러 국가의 교과서를 제작하고 미국과 영국 등에 교육용 인쇄물을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프린피아 서동일 대표이사는 “교과서를 비롯한 교육 출판물은 높은 수준의 인쇄 품질은 물론 안정적인 생산과 정확한 공급까지 종합적인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라며 “이번 세계인쇄회의를 통해 프린피아가 축적해 온 인쇄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세계 각국의 인쇄업계 관계자들과 공유하고, 국내 인쇄산업의 경쟁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사과 명가 군위, ‘골든볼’로 옛 명성·영광 되찾는다…기후변화 뚫고 전국 시장 공략

    사과 명가 군위, ‘골든볼’로 옛 명성·영광 되찾는다…기후변화 뚫고 전국 시장 공략

    대구 군위군이 지역 특화 사과 품종으로 육성 중인 ‘골든볼’의 달콤한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군위군은 오는 14~15일 대구 수성구 만촌·칠성 이마트점 등 전국 주요 이마트점 등 5곳에서 ‘군위 골든볼사과 산지 직송전’을 열고 골든볼 봉지사과 500봉지를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산지 직송전은 이어 21~22일 대구(만촌·칠성 이마트점)와 서울 등 수도권, 부산, 전북 전주, 세종, 제주 서귀포 등 전국 18곳 이마트 매장에서 진행된다. 이는 2023년부터 농촌진흥청과 골든볼 생산 전문 단지 조성에 나선 군위군이 본격적인 출하에 대비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주산지로서 인지도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군은 골든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내년에는 생산량이 30t 정도에 이르고, 유통망도 전국 대형마트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은 오는 2030년까지 골든볼 재배 면적을 100㏊로 확대하기 위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기준 농가 104곳에서 30㏊를 재배하고 있다. 군은 브랜드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지역 카페 3곳과 손잡고 골든볼 디저트 및 음료 개발에 들어갔다. 또 화장품 기업인 셀시악스와 업무 협약을 맺고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등 생산, 유통, 관광, 디저트를 잇는 지역 특화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골든볼사과는 농진청과 군위군이 폭염과 열대야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전략 품종으로 육성하고 있는 노란 빛깔의 여름 사과다. 한여름 사과 품종으로는 드물게 당도가 14.8브릭스로 높고 아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군위는 과거 전국 최대 사과 주산지였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재배 면적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번 골든볼 특화단지 조성 사업 등을 통해 한때 전국 최대 사과 주산지로 명성을 떨쳤던 군위 사과 산업을 재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 정청래 “메가특구 주52시간 준수해야…당대표 되면 李 지지율 5%↑”

    정청래 “메가특구 주52시간 준수해야…당대표 되면 李 지지율 5%↑”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2일 메가특구특별법에서 연구·개발(R&D) 노동자에게 주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노동시간이 모자라면 사람을 늘리면 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정 후보는 자신이 당대표에 당선되는 즉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5% 오를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원이 이렇게 남는데 주 52시간은 준수해야 한다”며 “일자리를 늘리는 차원에서 사람을 더 고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노동시간 연장보다는 고용 확대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연내 제정을 언급한 메가특구특별법에는 메가특구에서 일하는 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상한 적용 예외 등 노동 규제 완화 방안이 포함됐는데 부처 간 이견이 있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서는 “여론조사 원자료를 보면 국정 운영을 ‘매우 잘한다’고 평가하는 전통적인 핵심 지지층이 이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가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당선되면 대통령 지지율이 5% 정도 오르고, 당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10% 정도는 오르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이번주 호남과 수도권 경선 전망에 대해서는 “선거 결과를 계산하지 않는다”면서도 “제가 만난 밑바닥 민심은 예전 그대로”라고 자신했다. 이어 정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을 만난 사례를 언급하며 “그분들은 선거운동이 정청래 개인이 아니라 당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공익 실현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공공재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눈물 겹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김민석 후보가 내년 서울시장·강릉시장 재보궐선거 결과에 당대표직 재신임을 걸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제가 그분들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며 “본인이 직접 나간 선거에서도 패한 분들이다. 서울시장과 강릉시장 재보궐선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 전국 최초 ‘공공 소각장 상생 소각’ 군포-광명, 도(道) 적극행정 ‘대상’

    전국 최초 ‘공공 소각장 상생 소각’ 군포-광명, 도(道) 적극행정 ‘대상’

    ‘광명·군포 공공소각장 상생소각 협약’이 11일 열린 경기도 ‘2026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광명시와 군포시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와 소각장 정기보수에 따른 폐기물 처리 차질과 민간 위탁비용 증가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전국 최초로 지자체 간 ‘1 대 1 상호 교차소각’ 연대망을 구축했다. 소각장 여유 공간을 공유하고 정기보수 일정을 서로 다르게 조정해 한쪽 소각장이 가동을 중단할 때 다른 소각장을 이용할 수 있는 상호 대체 가동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 3월 협약 체결 이후 군포시 생활폐기물 237.87톤이 광명시 시설에서 소각됐고, 광명시 발생분 303.69톤은 군포시에서 처리됐다. 총 542톤의 쓰레기를 교차 해결하면서 두 시는 쓰레기 대란을 사전에 막고 민간 위탁처리비 3억 3000만 원을 절감했다. 두 시는 현재 진행 중인 2차 교차 처리에 이어 3차 상생소각을 준비 중이며, 처리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려 전국 표준이 될 자원순환 모델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대희 군포시장은 “두 도시 실무진의 긴밀한 소통과 협업이 예산 절감과 도내 적극행정 우수사례 수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안정적인 자원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광명시와 지속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적극행정 최우수 시군 수상은 수원시의 ‘전국최초! 우편자동연계 통합·맞춤형전자고지’가 차지했다. 우편과 전자고지를 자동 연계해 시민이 행정 고지를 더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송달 체계를 개선한 사례다. 주민등록 사실조사 때 비대면 참여 안내를 전자고지와 연계해 비대면 참여율을 크게 높이고, 통장 현장 방문을 2024년보다 25만 건 줄였다. 모범 사례로 인정한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정부에 확산·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주정차 위반 과태료 고지서 수령 기간을 기존 10일 이상에서 3일로 단축했다. 모바일 발송과 미열람자 대상 종이 고지 발송까지 자동 처리되는 체계를 구축해 민원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전국 최초로 시각장애인 대상 모바일 음성 고지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모바일 고지 대상을 기존 4종에서 33종으로 대폭 확대하면서 해마다 5억 원 이상의 우편요금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 트럼프 코앞에 이란 미사일 꽂힐까…“사거리 1만 5000㎞ ICBM 개발 논의” [밀리터리+]

    트럼프 코앞에 이란 미사일 꽂힐까…“사거리 1만 5000㎞ ICBM 개발 논의” [밀리터리+]

    이란이 미국 영토를 사거리에 두는 사거리 1만 5000㎞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개발을 논의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11일(현지시간) 아랍 전문 매체들을 인용해 “이란 최고지도부가 사거리 1만 5000㎞ 미사일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 영토를 직접 타격하기 위한 필요성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압둘나비 무사비파르드 이란 최고지도자 대변인은 “사거리 1만 5000㎞의 미사일 개발을 논의 중”이라며 “이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한 공격이 필요하다. 이란의 미사일은 이미 예루살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아랍 매체인 디펜스 아라빅은 “해당 발언은 이란이 미사일 능력을 대륙간 수준으로 확대하려는 잠재적인 의도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종류가 다양한 미사일 전력을 보유한 국가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다. 이어 “이란에는 다양한 사거리와 능력을 가진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수천 기가 있으며, 이란은 적의 공격으로부터 미사일과 발사대를 보호하기 위해 지하에 구축된 광범위한 시설도 개발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란 미사일 능력 어느 정도?현재 이란이 보유한 최장 사거리 탄도미사일은 4000㎞를 날아갈 수 있는 코람샤르 미사일이다. 코람샤르 미사일은 장거리 타격 능력과 대형 탄두 탑재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이란 전략미사일 전력의 핵심 무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대형 탄두를 장착하고도 최소 2000㎞를 비행할 수 있으며, 서방 전문가들은 해당 미사일에 경량 탄두를 장착할 경우 최대 약 4000㎞의 사거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이란은 사거리 2000㎞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가드르, 에마드, 세질 등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란이 사거리 1만 5000㎞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할 경우 미 전역이 사정권에 들 수 있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미국 영토 전체를 타격하기 위해서는 1만 2000~1만 3000㎞ 사거리의 미사일만으로도 충분하다”면서 “1만 5000㎞ 사거리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언급은 이란이 다른 ‘불량 국가’의 개발 기술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등 다른 국가로부터 기술 받을 수도”우크라이나 매체가 언급한 ‘불량 국가의 개발 기술’은 처음부터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 다른 국가의 기술이나 설계를 확보해 이를 바탕으로 개발하려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실제로 코람샤르 미사일은 북한의 BM-25 무수단(화성-10) 미사일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BM-25 무수단 미사일 자체는 소련의 R-27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이란의 1만 5000㎞급 미사일 개발은 북한 등 다른 국가가 이미 개발해 놓은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이란산 미사일을 만드는 방식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란이 북한·중국·러시아 등 서방의 적대 국가와 더욱 긴밀한 군사 협정을 맺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역내 안보 상황이 현재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특히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될 경우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 등 중동 내 주요 국가들이 새로운 안보 위협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군비 경쟁과 군사적 긴장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디펜스 아라빅은 “현재 이란이 1만 5000㎞급 미사일 개발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공개 증거는 없다”며 “다만 러시아나 중국으로부터 지원이나 기술 이전을 받을 경우는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펜스 익스프레스 역시 “러시아에서 북한을 거쳐 이란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미사일 기술 유통 경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는 이란 전쟁 개전 이후에도 이란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만큼, 이란이 미국을 공격하는 데 필요한 ICBM의 신속한 개발 및 생산을 위해 직접적인 기술 이전과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여전히 수천 기 미사일 보유”한편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에도 수천 기의 미사일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비영리 중동 연구기관인 중동연구소(MEI)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평가를 인용해 “이란의 전체 미사일 재고가 전쟁 이전과 비교해 대략 절반으로 감소했다”면서도 “여전히 이란은 수천 기의 단거리 미사일과 1000기 이상의 중거리 미사일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군 역시 지난 4일 “휴전 기간 기존 군사 장비를 군에 도입하고 신규 장비를 수입하는 한편, 전쟁으로 손상된 무기체계를 수리·복구하거나 새로운 무기를 생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자국이 충분한 미사일 비축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안철수 “당 밖 특정인에 봉사 ‘복당 운동권’ 근절…공천도 배제” 친한계 퇴출 요구

    안철수 “당 밖 특정인에 봉사 ‘복당 운동권’ 근절…공천도 배제” 친한계 퇴출 요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당 밖의 특정인에게 봉사하는 ‘복당 운동권’을 근절해야 한다”며 친한(친한동훈)계 퇴출을 국민의힘 혁신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통한 당 쇄신 소식에 중진 의원으로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를 향해 고강도 쇄신을 요구했다. 안 의원은 특히 “민주당의 ‘86 운동권’에 버금가는 ‘복당 운동권’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며 “선거에 임한 우리 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무리 지어 총출동하며, 법정에서 사실을 증언한 사람에게 ‘선동한다, 왜곡한다’며 난타하고 있다”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국민의힘 당적의 친한계 의원들을 정조준했다. 안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그리고 복당 운동권이라는 두 개의 전선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꼴”이라며 “당 밖의 특정인에게 봉사하고, 이를 위해 ‘렉카’질을 하며 당을 분열시키는 사람들은 국민의힘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차기 총선의 지원 자격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공천 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이어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 윤리적 오점을 남긴 분들은 걸러내야 한다”며 “내부의 병증을 방치하면서, 발암 정책을 양산하는 민주당을 어찌 비판하겠는가. 국민의 상식선에 어긋나면 과감히 도려내고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력과 망언, 해당행위로 윤리위에서 징계 절차가 개시된 의원들에 대한 단호한 징계를 요구한 것이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은 “차기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 맞춘 행보로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수도권 주민들과 맞는 사고방식을 가진 분들, 전략가 및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드린 당을 위한 충언을 부디 당 지도부와 조직강화특위에서 쇄신안의 안건으로 논의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성관계 거부하더니”…남편 옷장서 ‘리얼돌’ 발견한 아내 사연, 이혼 가능? [라이프+]

    “성관계 거부하더니”…남편 옷장서 ‘리얼돌’ 발견한 아내 사연, 이혼 가능? [라이프+]

    지속해서 성관계를 거부해 온 남편의 방에서 사람 크기의 리얼돌을 발견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양나래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결혼 7년 차 A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양 변호사에 따르면 자녀 한 명을 둔 A씨와 남편은 일주일에 2~3차례 부부관계를 가질 정도로 사이가 좋았지만, 남편이 지방 발령을 받고 주말부부가 되면서 달라졌다. 남편이 스킨십과 성관계를 피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내가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을 했지만 남편은 “지방과 서울을 오가느라 피곤할 뿐”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그러던 중 아내는 분위기를 바꿔보려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남편이 사는 지방의 집을 몰래 찾았다. 아내는 남편이 퇴근하기 전 집을 청소하던 중 안방의 옷장을 열었다가 사람 크기의 리얼돌을 발견했다. 옷장에서는 각종 성 관련 용품도 발견됐다. 남편은 따져 묻는 아내에게 “타지에 있어 외로워서 사 봤다”며 “술집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바람을 피울 수도 없으니 리얼돌을 사 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새로운 느낌이 들어 계속 쓰게 됐다”며 “외도를 한 것도 아니고, 리얼돌은 성인용품점에서 판매하는 장난감 같은 것과 다를 바 없다. 크기가 클 뿐”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양 변호사 채널에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껴 예전처럼 부부관계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경우에도 이혼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양 변호사는 리얼돌 사용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유책 사유가 되는 부정행위는 제3자, 그러니까 사람이 대상이어야 한다”며 “인형과 성적인 행위를 했다고 해서 바로 이혼 사유가 성립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내가 강하게 거부하며 리얼돌을 버리라고 요구했는데도 계속 숨겨두고 성행위를 한다든지, 아내가 싫어하는 것을 강요한다든지, 리얼돌과 아내를 비교하는 발언이 있다면 이혼 사유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남편이 리얼돌을 이용해 성적 요구를 해소하며 아내와의 부부관계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했다는 사실이 입증될 경우, 이를 이혼 사유로 주장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남편이 리얼돌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이혼은 못 할 것 같다”며 “이별이 아닌 이혼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55세’ 심현섭 “2세 만들려고 하루 8번 했다가 기절”…의사도 당황

    ‘55세’ 심현섭 “2세 만들려고 하루 8번 했다가 기절”…의사도 당황

    개그맨 심현섭(55)이 늦은 나이에 결혼한 아내와 2세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그 많던 돈, 다 어디로 갔을까’를 주제로 토크가 진행됐다. 11살 연하의 아내와 결혼한 심현섭은 이날 2세 계획을 언급하며 “다음 생에 태어나면 40대 중반에는 결혼하겠다. 왜냐하면 기력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기 전에 아내가 모스부호를 친다. 제가 죽은 척을 했다”며 아내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이어 “자면 안 된다고 하길래 왜 안 되냐고 물었더니 사랑을 해야 한다더라. 아이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그런데 기력이 떨어지니까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현이는 “신혼인데 벌써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했고, 노사연 역시 “정말 기운이 없어 보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심현섭은 2세를 위해 시험관 시술과 자연 임신을 함께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현섭은 “시험관 배아만 키우면 난포가 형성되고, 채취한 걸 넣으면 되는 줄 알았다”며 “그런데 원장님이 그래도 자연적인 방법을 시도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는 기절한 적도 있다”며 “하루에 낮부터 저녁까지 8번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용만이 “그런 것까지 말하냐”고 놀라자 심현섭은 “오후 3시부터 새벽 1시까지였다. 새벽 2시에 자서 다음 날 오후 2시에 일어났다. 기절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공형진이 “이 나이에 그렇게 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자 심현섭은 “원장님이 배란기 전후로 하루에 두 번씩 하라고 했지, 언제 8번 하라고 했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전쟁터에서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 죽는다. 간혹 날려야 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여 출연진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 프로야구 1300만 관중의 꿈, 열쇠는 롯데·한화 ‘뒷심’

    프로야구 1300만 관중의 꿈, 열쇠는 롯데·한화 ‘뒷심’

    프로야구가 3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역대 최다 관중(1231만 2519명)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보다 관중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관심은 역대 최다 관중 기록 경신 여부보다 1300만 관중을 돌파하느냐에 쏠린다. 올해 이 기록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향후 몇 년간은 당분간 대기록에 도전할 기회조차 사라진다. 올 시즌이 끝나면 서울 잠실구장이 철거되고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개축한 임시 대체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잠실구장은 현재 2만 3750석 규모로 운영되고 있지만 대체 구장은 1만 8000석 규모로 조성된다. 경기당 최대 5750명의 관중이 줄어든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82만 8000명에 달한다. 지금과 같은 대흥행의 시기가 계속 이어지더라도 1300만 관중을 넘어서기는 어렵다. 폭염 브레이크로 프로야구 일정이 멈춰 선 지난 4일까지 KBO리그는 꼬박 500경기를 치렀고 898만 2231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당 평균 1만 7964명꼴이다. 이 속도라면 시즌 최종일에는 1293만 4080명으로 1300만 관중의 턱밑까지는 도달할 수 있다. 올해는 LG와 삼성 라이온즈가 최다 관중 1, 2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쌍끌이했다. LG가 118만 3556명, 삼성이 114만 4271명이다. 두산도 104만 5121명으로 일찌감치 100만 관중을 넘어섰다. 최하위인 키움 히어로즈 역시 평균 1만 3133명의 관중이 들어차 지난해 평균 1만 2311명보다 늘어났다. 9위까지 추락한 SSG 랜더스도 관중은 소폭 증가했다. SSG는 지난해 총관중 128만 1093명으로 경기당 1만 7549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홈에서 벌어진 50경기를 90만 933명이 지켜봐 평균 관중 수는 1만 8016명이다. 지난해에 비해 관중이 줄어든 팀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다. 거꾸로 보면 이들이 남은 홈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관중을 더 끌어당기느냐에 1300만 관중 돌파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롯데의 올 시즌 홈 관중은 총 97만 9127명으로 경기당 1만 9982명이다. 지난해엔 150만 7704명의 관중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경기당 2만 653명꼴이었다. 평균 671명 정도가 줄었다. 지난해엔 홈에서 73경기를 치렀지만 올해는 홈경기가 71경기라 평균 관중으로 추산하면 시즌 종료 시점에는 141만 8722명의 관중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에 비해 9만 명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한화는 올해 85만 3303명의 관중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 1만 6731명으로 지난해 1만 6874명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종료 시점까지 선두를 다퉜고 새로 건설된 한화생명볼파크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져 무려 99.3%의 관중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 시즌 관중석 점유율도 98.4%에 달해 극적으로 관중 수를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한화는 여전히 가을야구를 사정권에 두고 있고, 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완전체 타선을 구축한 만큼 반전의 여지는 충분하다.
  • [기고] ‘역대 최대’ 기준중위소득 인상… 기본 삶 두텁게

    [기고] ‘역대 최대’ 기준중위소득 인상… 기본 삶 두텁게

    주변 사람들의 형편은 점점 나아지는 것 같은데, 정작 자신의 살림은 갈수록 빠듯해진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지만 식비와 공공요금 등 생활비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빈곤과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단순한 우려를 넘어 국민이 일상에서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상대 빈곤율은 2023년 14.9%에서 2024년 15.3%로 증가하였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배율도 같은 기간 5.72배에서 5.78배로 커졌다. 저소득층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소득계층 간 격차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장 어려운 분들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이러한 국민의 생활 여건을 무겁게 살펴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6.7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맞춤형 급여체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소득층의 기본생활을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의지를 이번 결정에 담았다. 기준 중위소득 인상 결정이 단순히 ‘역대 최대’라는 수치적 기록을 세웠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생활 격차가 더더욱 커지는 K자형 양극화에 대응하고, 가장 어려운 분들의 기본생활이 사회 전체의 변화에서 더 뒤처지지 않도록 국가의 보호 수준을 높였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생계급여를 받는 가구에는 이번 인상의 효과가 소득 증가로 직접 이어진다. 생계급여는 선정기준이 곧 최대 지급액이기 때문이다. 기준 중위소득이 오르면 생계급여의 보장 수준도 함께 높아져 생활이 어려운 가구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난다. 소득인정액이 없는 1인 가구의 생계급여 최대액은 월 82만 1000원에서 87만 6000원으로 오른다. 매달 약 5만 5000원을 더 받게 된다. 4인 가구는 월 207만 8000원에서 221만 8000원으로 올라 매달 약 14만원이 늘어난다. 매달 5만 5000원과 14만원의 증가는 숫자로만 보면 적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빠듯한 살림을 꾸리는 가구에는 식비와 공공요금, 꼭 필요한 생필품을 마련하는 데 적지 않은 금액이다. 물론 기준 중위소득을 한 번 크게 올리는 것만으로 빈곤과 양극화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제도의 보호가 필요한 국민을 보다 세심하게 살피고, 현재의 지원이 실제 생활을 충분히 뒷받침하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 사회와 경제가 발전할 때 그 온기가 더 많은 국민에게 고르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국가 역할이다. 이번 역대 최대 인상이 어려운 분들의 기본생활을 지키고 국민의 삶을 한층 더 든든하게 만드는 힘이 되도록 책임 있게 살펴 나가겠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 [김상연 칼럼] 22년 전에 본 유시민

    [김상연 칼럼] 22년 전에 본 유시민

    2004년의 어느 날로 기억한다. 총선에서 압승해 기세등등하던 열린우리당의 의원총회가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렸다. 시작 전 국민의례를 위해 의원들이 모두 기립했다. 그런데 음향장치에 잠시 문제가 생겼는지 애국가 반주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다들 하릴없이 서있는데 누군가 “그냥, 부르지 맙시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유시민 의원이었다. 웃으면서 농담조로 한 말이었지만, ‘저런 민감한 얘기를 거침없이 하는 정치인이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 후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지만, 유시민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그의 거침없음은 22년 전보다 더 거침이 없어졌다. 얼마 전 그는 “욕 먹을 일은 밑에 사람을 시키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기가 하는 마키아벨리식으로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난했다. 제3자가 들어도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원색적이다. 유시민이 왜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대통령을 비판하는지가 요즘 ‘정치 호사가’들의 대화 주제다. 조국 전 장관을 차기 대선주자로 미는 포석이라거나 친문의 부활을 노린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딱 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현실 정치인이 아닌 유시민에게 돌아올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반박이 불가능한 분석은,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유시민은 옳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반드시 내뱉어야 하는 유형이다. 그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내가 대통령이면 하야한다”고 극언을 했다. 그의 거침없음은 일관성이 있다. 이런 스타일은 마키아벨리식 교언영색이 난무하는 정치판에 맞지 않는다. 모름지기 정치인은 때로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하고, 마음에 없는 말도 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시민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당부한 진의도 그의 부족한 ‘다테마에’를 간파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혼네’를 감추지 못하는 유시민은 결국 이른 나이인 50대 중반에 정계은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현재 그는 스스로를 비평가라고 부른다. 말하고 싶은 걸 기어이 말해야 하는 그의 기질과 딱 맞는 직업을 마침내 찾은 것이다. 지금 그의 비평은 아주 날카로워서 땅에 던지면 쇳소리가 날 정도다. 유시민은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포기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까지 말했다. 친명에게는 아픈 말이다. 야당 인사 중에는 유시민발 더불어민주당 내전을 부러워하는 기색도 있다. 자기들은 맨날 찬탄이니 반탄이니 하며 고루한 노선 다툼에 허우적대는데, 민주당은 ABC론, 증축·재건축론, 마키아벨리 군주론 등으로 싸우니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유시민식 비평이 정쟁의 품격을 조금이라도 높였다고 할 수도 있다. 유시민은 도덕적으로 구설에 오른 적도 거의 없다. 그는 현역 의원 시절 첫 해외 출장을 갈 때 인터넷에 ‘출장 신고’ 글을 올릴 만큼 결벽증을 보였다. 과거 김홍신 전 의원은 “남을 비판하는 저격수는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날 만큼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비평가로서 존경을 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유시민은 2018년 비트코인에 대해 “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우아한 사기”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그 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현물 ETF의 상장을 승인하는 등 비트코인은 제도권에 진입했다. 그런데도 그는 “더 많은 사람이 도박을 한다고 해서 도박이 훌륭한 일이라는 증거는 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의 말을 믿고 비트코인을 사지 않아 재산 증식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그런 변명을 들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대통령은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라고 했던 유시민식 화법을 빌리자면, 비평가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비평가는 남을 비판하는 운명 때문에 갈수록 적을 많이 만들게 된다. 그걸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도 추상같이 비평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군이 속절없이 줄어든다. 어떤 영상을 보니, 유시민이 낚시터에서 찻잔을 들고 먼 산을 바라보며 “좋다~”라고 탄성을 터뜨린다. 그런데 어딘가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이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열린세상] 명예순경이 묻는다, 국민의 경찰은?

    [열린세상] 명예순경이 묻는다, 국민의 경찰은?

    2016년 공직을 떠난 뒤 나는 경찰로부터 명예순경으로 임명됐다. 당시 언론은 “명예경장 아이유보다 계급이 낮은 이근면”이라는 다소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이를 소개했다. 그러나 내게 명예순경은 결코 가벼운 명예직이 아니었다. 나는 공직에 있을 때부터 순경이 경찰의 뿌리이자 꽃이라고 생각했다. 명예직이라도 가장 낮은 계급인 순경이 더 자랑스러웠다. 순경은 경찰 조직의 첫 계급이지만 국민에게는 가장 앞에 서 있는 경찰이다. 신고를 받고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고, 골목과 학교, 시장과 주택가를 지키며, 범죄 피해자의 떨리는 목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도 순경이다. 국민은 경찰청장보다 위기의 순간 자신에게 손을 내민 한 사람의 순경을 통해 경찰을 기억한다. 인사혁신처장 시절에도 나는 제복을 입은 공직자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군인, 소방관은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며 공동체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국민이 제복을 존중하는 만큼 제복을 입은 사람 역시 더욱 엄격한 책임과 윤리를 스스로에게 요구해야 한다. 경찰의 제복은 권한의 상징이기 전에 국민을 지키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최근 특정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장기 근무와 지역 유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순환보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지역이나 특정 업무에 오래 근무하면 지역 인사나 업소, 이해관계자들과 지나치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우려는 타당하다. 경찰은 강한 수사권과 단속권을 가진 만큼 일정한 인사 순환과 이해충돌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자주 이동시키는 것이 해법일까? 경찰 수사는 경험과 축적의 영역이다. 지역의 범죄 특성, 주민과의 신뢰, 반복되는 범죄 유형은 짧은 기간에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경제범죄, 마약, 사이버범죄, 산업기술 유출과 같은 분야는 숙련된 수사관을 기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유착을 막는다는 이유로 숙련된 경찰관을 반복적으로 이동시키면 전문성은 끊기고 사건의 연속성은 약해진다. 범죄자는 갈수록 전문화되는데 경찰만 계속 자리를 바꾸게 해서는 안 된다. 부패를 예방한다며 수사 역량을 떨어뜨린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더 큰 문제는 모든 해법을 사후관리와 통제 강화에서 찾는 태도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순환보직을 늘리고 감찰과 보고 절차를 덧붙이면 현장 경찰은 적극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책임을 피하는 쪽을 택할 수 있다. 서류는 늘지만 대응은 늦어지고, 어려운 사건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생길 수도 있다. 경찰개혁의 출발점은 결국 경찰관 스스로의 공직 자세여야 한다. 부패할 사람은 근무지와 상관없고 사명감 또한 동일하다. 문제의 본질은 오래 근무했느냐가 아니라, 부당한 청탁을 거절할 윤리와 일탈을 조기에 찾아낼 내부통제가 작동했느냐에 있다. 채용부터 윤리성과 책임감을 살피고, 승진에서도 검거 실적만이 아니라 청렴성, 주민의 신뢰,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용기를 평가해야 한다. 상급자에게 잘 보이는 경찰보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경찰이 인정받아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자주 이동하는 경찰이 아니다. 청렴하면서도 유능하고, 원칙을 지키면서도 현장을 잘 아는 경찰이다. 유착은 차단해야 하지만 경험까지 잘라내서는 안 된다. 감찰은 강화해야 하지만 국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용기까지 꺾어서는 안 된다. 일상에서, 낯선 곳에서, 밤거리에서의 안심(安心)은 좋은 경찰의 몫이다. 좋은 제도는 좋은 경찰을 도울 수 있지만 대신할 수는 없다. 경찰의 힘은 계급과 권한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겠다는 사명감과 스스로를 절제하는 공직윤리에서 나온다. 내가 바라는 경찰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경찰도, 규정 뒤에 숨는 경찰도 아니다. 국민 곁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고, 가장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경찰이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 우리의 현존은, 무한한 복제와 영원한 과거의 반복일지도[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우리의 현존은, 무한한 복제와 영원한 과거의 반복일지도[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그대로 베낀삐에르 메나르 글은 같은 작품일까인스타 무단 캡처해 모아서 인쇄한프린스의 차용은 단순한 궤변일까창조는 베끼기로부터 시작된 허상맥락이 달라지면 다른 무한성 얻어“세르반테스의 텍스트와 삐에르 메나르의 텍스트는 언어상으로는 단 한 자도 다른 게 없이 똑같다. 그러나 삐에르 메나르의 것은 전자보다 거의 무한정할 정도로 풍요롭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중에서) 원본과 복제품 사이에 무한한 거리가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원본에 ‘고유성’이 있다고 보고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그러나 원본과 복제품은 무엇으로 구분되는가? 둘 사이에 어떠한 질적 차이도 없다면 혹은 복제품이 원본보다 더 뛰어나다면, 우리는 어느 것을 더 우선해야 하는가? 원작자의 손으로 ‘직접’ 완성된 작품인가? 만약 작가가 똑같은 작품을 두 번 만들어 냈다면 어떠한가? 복제의 기술이 갈수록 탁월해지고 있는 오늘날, 원본만이 지닌 것으로 생각됐던 고유성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이러한 속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로처럼 얽힌 복잡한 구조로 ‘현대성’의 본질을 따지고 드는 그의 걸작 ‘픽션들’에는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라는 제목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삐에르 메나르는 소설 ‘돈키호테’의 저자다. 많이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분명 ‘돈키호테’의 저자가 누군지 알고 있다. ‘돈키호테’는 스페인의 대문호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창조했다. 삐에르 메나르는 세르반테스의 텍스트를 그대로 베낀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가 ‘돈키호테’의 저자라니. 잘 쳐봐야 ‘필사’에 불과한 행위를 창조라고 해도 되는 것일까. 세르반테스가 이를 알았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영감을 받아 재창조한 것도, 이야기의 구조를 비튼 것도 아니다. 삐에르 메나르의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한 자도 다른 게 없이” 똑같다. 삐에르 메나르의 손에서 태어난 것을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삐에르 메나르의 것은 전자보다 거의 무한정할 정도로 풍요롭다”고 말하며 독자를 기만하는, 보르헤스의 말을 믿어도 되는 걸까. “아이폰은 나의 붓이자 나의 스튜디오다.”(리처드 프린스 측이 법원에 제출한 약식 판결 신청서에서) 동시대 개념미술 작가 리처드 프린스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은 ‘차용’이다. 프린스는 기존의 사진을 ‘다시’ 찍는다. 그리고 ‘새로운’ 맥락 속에 배치한다. 그렇게 작품이 새로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프린스는 2014년 ‘새로운 초상화’ 시리즈로 예술계에 뜨거운 화두를 던졌다. 37명의 얼굴 사진을 2m 높이 캔버스에 인쇄해 미국의 한 미술관에 전시했다. 그중에는 1억원 넘는 가격에 팔린 작품도 있었다. 사진들은 프린스가 직접 찍은 게 아니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임의로 캡처하고 잘라낸 것이었다. 초상의 모델은 일반인부터 유명인까지 다채로웠다. 사진의 주인이나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 원본에서 무언가 더해진 게 있다면 그것은 프린스가 게시물에 단 댓글 정도였다. 프린스는 거액의 소송에 휘말렸고 결국 2024년 법원으로부터 65만 달러(약 9억 2000만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법적으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미학적으로는 여전히 질문이 남는다. ‘새로운 초상화’는 과연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사진과 완전히 같은 것일까. 프린스의 댓글이 달리기 전과 후, 사진을 둘러싼 맥락이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일까. 프린스가 캡처하기 전과 후, 사진은 과연 감상자에게 똑같은 느낌을 주는가. 사진을 커다란 캔버스에 인쇄해 근사한 미술관에 전시했을 때는 또 어떤가. 사진이 갖는 아우라는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존재할 때보다 프린스의 손을 거친 다음에 더 커졌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이폰이 나의 붓”이라는 프린스의 주장을 마냥 궤변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이념은 ‘생산’이다.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온갖 상품을 무수히 ‘찍어내지’ 않으면 세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생산이란, 필연적으로 ‘재생산’일 수밖에 없다. 인간은 대개 비슷한 것을 욕망하니까. 자크 라캉의 말마따나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이니까. 달라지는 것은 오직 ‘맥락’이다. 인간이라는 종(種) 안에서 우리는 서로 비슷하지만, 서로 달리 처한 역사와 위치 때문에 ‘나’와 ‘너’는 비로소 구별되기 시작한다. 다시 보르헤스로 돌아가 보자. 세르반테스가 처음 ‘돈키호테’를 썼을 때. 그리고 그것을 삐에르 메나르가 다시 썼을 때. 둘 사이에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차이가 존재한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두 돈키호테’가 서로 다른 작품이 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서 있는 세르반테스와 삐에르 메나르 두 사람의 ‘돈키호테’는 영원히 같아질 수 없다. 삐에르 메나르의 ‘돈키호테’는 무수한 차이 속에서 무수히 많은 맥락과 관계하며, 세르반테스의 그것과는 다른 무한성을 획득한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창세기 1장 27절) ‘최초의 창조’ 역시 그랬듯 모든 창조는 ‘베끼기’에서 시작된다. 그리하여 세계의 역사는 원본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역사가 된다. 이쯤에서 슬슬 의심되기 시작한다. 애초에 원본이란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창조는 허상이고, 미래와 진보라고 부르는 것도 어쩌면 과거가 영원히 반복되는 것에 불과한 게 아닐까. 그렇다면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현존은 무수한 과거의 연속 가운데서만 찾을 수 있을 뿐이다.
  • [길섶에서] 거꾸로, 거꾸로

    [길섶에서] 거꾸로, 거꾸로

    ‘고교 평교사 3명 중 2명이 여성인데 교장은 남성이 78%’라는 기사를 봤다. 아휴, 지긋지긋한 유리천장 현상에 혀를 차며 댓글을 보다 멍해졌다. “평교사 3명 중 2명이 여성인 게 문제 아닌가.” 그렇다. 한쪽 성별이 압도적으로 많은 교실이 바람직하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유럽연합(EU)은 3월부터 남성의 교육·보건 분야 진출을 장려하는 ‘보이스 인 힐’(Boys in HEAL) 정책을 가동 중이다. 여성의 이공계 진출을 지원하는 ‘걸스 고 스템’(Girls Go STEM)과 거꾸로 균형을 맞춘 정책이다. 오래된 문제에 화석처럼 매여 있으면 문제의 새로운 양상을 놓친다. 매사 거꾸로 읽기로 하고 며칠 안 돼 눈에 밟히는 일이 또 나왔다. ‘10억 번 근로자는 세금 절반, 100억 번 부동산은 몇 억.’ 글쎄, 고소득의 절반이 세금인 게 공정한가. 한국의 소득세 누진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위, 근로의욕을 걱정할 만큼 높은 한계세율이다. 사방에 해묵은 문제들이 많다 보니 덮어 두고 해법을 말해야 똑똑해 보이는 시대다. 하지만 해묵는 동안 문제가 바뀌었다면, 처방보다 진단이 더 중할 수도 있겠다.
  • ‘폭염 꺾여도 가뭄 계속’, 경남도 생활·농업용수 확보 ‘안간힘’

    ‘폭염 꺾여도 가뭄 계속’, 경남도 생활·농업용수 확보 ‘안간힘’

    전국적인 폭염의 기세가 최근 다소 누그러졌지만 물 부족이 이어지면서 경남의 가뭄 상황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당분간 뚜렷한 비 소식이 없어 경남도가 생활·농업용수 확보와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도는 최근 6개월 새 도내 누적 강수량이 586.5㎜로 평년의 60.3% 수준에 그쳤다고 11일 밝혔다. 6월과 7월 강수량은 각각 평년의 50%, 23%에 불과했다.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4.1%로 평년(71.3%) 대비 47.8%에 그쳤다. 생활·공업용수는 대체로 정상 공급되고 있지만 상수도 미보급 도서 지역과 소규모 수도시설 마을 등 26개 지역에서는 새벽 시간대 제한 급수가 시행 중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단감·사과·배 등 과수와 벼·콩 등 농작물 1955.6㏊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도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댐과 상수원별 저수율과 취수량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 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저수율이 낮은 170개 저수지를 대상으로 비상급수 대책을 세웠다. 이 중 85곳에서는 하천수를 끌어 저수지를 채우는 양수저류, 용수로 직접 급수 등을 시행 중이다. 급수차와 농어촌공사 장비, 산불 진화 차량, 소방차도 비상 급수에 활용한다. 하천 수위가 낮아 취수가 어려운 지역은 하상 굴착으로 집수 공간을 확보한 뒤 양수 펌프를 설치해 농업용수를 공급할 방침이다. 광역·지방상수도 간 비상 연계를 통한 대체 공급도 추진한다. 병물과 급수차·급수선을 활용한 운반 급수를 확대하고, 수원 고갈 우려 지역에는 추가 관정 개발 등 대체 수원도 확보할 계획이다. 도는 무엇보다 생활용수는 지킨다는 방침이다. 가령 밀양댐 저수율은 가뭄 경계 수준인 31.8%까지 떨어졌지만, 밀양·양산·창녕에 공급하는 생활용수는 평시 수준인 하루 11만 7000t을 유지 중이다. 이와 함께 도는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등 3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에 가뭄 대비 용수개발 등을 위한 국비 98억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박일웅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가뭄이 안정될 때까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현장 대응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돈 있어야 사법 구제?… “국선변호 확대·증거개시절차 도입 필요”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고소·고발 단계부터 피해자가 변호사 도움을 필요로 할 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선변호인 제도 확대, 대한법률구조공단 지원 등 피해자 보호 정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형사 사건에서 디스커버리 제도(증거개시절차)를 도입하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법상 국선변호인은 피고인이 구속되거나 미성년자일 때, 70세 이상 고령일 때 등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재판 과정에서 판사가 직권으로 선정한다. 이 외 특례법에 따라 성폭력, 아동학대, 스토킹 등 일부 범죄 피해자들의 경우 검사가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할 수 있다. 현재는 일부 범죄, 검찰 단계부터 피해자 국선변호인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국가 변호사’인 검사의 역할을 국선변호인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근우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원래 검찰이 했어야 할 업무를 피해자에게 넘겨 놨으니 국가가 일정 부분 이상 보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고발인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게 됐지만 현실적으로 법률가 조력 없이는 어렵다”며 “고소·고발인까지 국선변호인 등 법률 조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법률 혜택의 범위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피해자 지원 거점으로 삼는 방안도 제시됐다. 한국피해자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국에 법원별로 있는 지역 공단의 국선 전담 변호사들이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 권리 보호를 위해 조력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미법계에서 시행 중인 디스커버리(증거개시절차)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수사기관이 획득한 모든 증거 등 자료를 검사에게 보내면, 검사는 기소하면서 해당 목록을 피고인에게 제공하는 절차다. 양측의 대등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형사 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리자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형소법에도 디스커버리 제도와 유사한 열람·등사 권한이 명시돼 있지만, 검사가 관련 자료의 교부를 거부하는 경우 이를 확보할 방안이 없다. 대부분의 수사기관에서 밀행성이나 수사정보 유출 시 처벌 우려 등으로 인해 변호인의 열람·등사권을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사기관이 자료 목록을 부실하게 작성하거나 누락하는 경우 별도 제재할 방법이 없어 피고인들은 정보 불균형이 발생한 상황에서 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규현 LKB평산 변호사는 “관련 자료 일체를 제시해야 하는 외국과 달리 한국의 경우 사건의 목록만 공개하는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부실하게 작성돼 재판에서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 폭염이 빚은 선발 빅매치, 곽빈-올러-카라스코 웃고 왕옌청-페덱-안우진은 울고

    폭염이 빚은 선발 빅매치, 곽빈-올러-카라스코 웃고 왕옌청-페덱-안우진은 울고

    2026시즌 프로야구가 길었던 폭염브레이크를 끝내고 11일 재개됐다. 사상 초유의 살인적 무더위로 폭염 브레이크가 선언되면서 10개 구단은 짧게는 6일부터 길게는 열흘까지 강제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덕분에 리그가 재개된 이날은 각 팀의 에이스들이 총출동해 시즌 개막전이나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 개막전을 방불케할 정도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졌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카드는 잠실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전이었다. 두산 곽빈과 한화 왕옌청이 선발 등판해 ‘미리 보는 아시안게임 결승전’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왕옌청은 두산전에서 평균자책점 1.47로 매우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곽빈은 한화전에서 통산 4승 8패 평균자책점 5.33으로 약했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모두 왕엔청이 승리를 거뒀다. 어금니 꽉 깨물고 마운드에 오른 곽빈의 구위는 무시무시했다. 최고 구속 157km의 묵직한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꽂아넣으며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안타와 볼넷 1개만을 내줬을 뿐 이렇다할 위기조차 없었다. 2회까지 6개의 아웃카운트 중 5개를 삼진으로 채우는 등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손 안에 들어온 승리를 불펜 난조로 날린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왕옌청은 5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8안타를 맞았으나 어쨌든 3실점으로 버텨냈고 7회 홈런 2방으로 동점을 만든 타선의 지원을 받아 패전은 면했다. 두산은 7회 1사 1, 3루서 박준순이 통렬한 좌월 3점포를 쏘아올리며 6-3 승리를 거뒀다. 삼성 라이온즈 크리스 페덱과 KIA 타이거즈 애덤 올러의 자존심 싸움도 치열했다. 둘은 직전 등판에서 상대 타선에 무자비하게 난타당해 체면을 잔뜩 구긴터였다. 후반기 3경기에서 3패에 평균자책점 13.06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올러는 전반기 최고 투수로 평가받던 그 모습으로 돌아왔다. 직구와 슬러브 외에도 커브, 체인지업, 커터 등을 적절히 섞어어 6이닝 동안 4사구 없이 4개의 안타만 내주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긋지긋한 아홉수도 떨쳐버리며 시즌 10승으로 다승 공동선두에 이름을 올리는데도 성공했다. 페덱은 7이닝 동안 4안타와 4사구 3개를 내주며 선발의 임무를 다했지만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KBO리그 데뷔 무대에서 7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던 LG 트윈스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두 번째 선발 경기도 관심사였다. 카라스코는 키움 히어로즈 타선을 상대로 3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4회말 서건창에게 3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해 퍼펙트 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5회에는 김건희, 임병욱, 박찬혁, 권혁빈에게 연속 4안타를 두들겨 맞아 2점을 내줬다. 그러나 LG 타선이 6회초 곧바로 2점을 뽑아준 덕분에 카라스코는 KBO리그에서 첫 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 ‘기름왕’ 러시아가 울산서 ‘한국산 정제유’ 3만t 빼갔다? 제재는? [배틀라인]

    ‘기름왕’ 러시아가 울산서 ‘한국산 정제유’ 3만t 빼갔다? 제재는? [배틀라인]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잇따라 멈춰선 지난달, 울산에서 정제유 약 3만t이 러시아 극동으로 향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유가 최소 2척의 유조선에 실렸으며 항공유도 포함됐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이번 거래를 두고 ‘한국산 정제유의 대러 수출’과 ‘제재 위반’ 논란이 일었으나 현재까지 나온 자료로는 두 주장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 해양수산부 항만운영정보시스템(PORT-MIS)을 통해 울산에서 러시아 극동항으로 출항한 유조선과 7월 말 울산에 머문 러시아 기국 유조선을 대조했으나 보도의 모든 조건에 맞는 선박은 찾지 못했다. 대러 수출통제 위반도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가 공개한 1159개 대러 상황허가 대상품목에는 일반 상업용 경유와 항공유가 명시돼 있지 않다. 통상 규격의 연료라면 한국산이어도 이 목록만으로 수출금지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핵심은 화물의 정확한 사양과 러시아 인수자, 실제 사용처다. 군용 연료나 통제품목을 허가 없이 보냈거나 목적지와 최종사용자를 숨겼다면 대외무역법 위반 문제가 생긴다. 일반 연료를 민간업체에 공급한 정상 거래라면 한국의 품목별 수출통제와 충돌하지 않는다. 로이터 “울산서 3만t 선적”…생산국·선박명 비공개로이터는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와 에너지시장 분석업체 보르텍사(Vortexa), 복수의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울산 저장탱크의 정제유 약 3만t이 최소 2척의 단거리 운항 유조선에 실렸다고 전했다. 화물에는 경유가 포함됐다. 시장 관계자 한 명은 항공유도 실렸다고 말했다. 선박들은 러시아 극동으로 향했으며 한 척은 러시아에 도착한 뒤에도 화물을 내리지 않았다. 로이터는 선박명과 화주·수출자, 정제유 생산국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수출을 허가했는지도 보도하지 않았다. 산업통상부는 로이터의 질의에 논평하지 않았고 러시아 에너지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원문에는 정제유가 한국에서 러시아로 운송됐다는 뜻의 ‘from South Korea’가 쓰였다. 같은 기사에 나온 일본산 항공유 거래에는 ‘originating from Japan’이라고 원산지를 명시했다. 이번 정제유에는 원산지 표현이 없다. 로이터가 파악한 범위는 울산 선적과 러시아 극동행이다. 정제유가 한국산인지, 러시아에서 실제로 하역됐는지는 보도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행 신고 4회…3만t 운반선은 찾지 못해PORT-MIS를 대조한 결과 7월 울산항에서 러시아 극동항을 다음 목적지로 신고한 석유제품운반선 기항은 3회였다. SAMSON(삼손)이 7월 4일 나홋카, 21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다음 목적지로 신고했다. LAYLA(라일라)는 19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했다. PORT-MIS에서 ‘케미컬 운반선’으로 분류된 ZALIV ANIVA(잘리프 아니바)까지 포함하면 러시아행 신고는 4회다. 이 선박은 17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했다. 네 기항 모두 로이터가 전한 ‘7월 말’ 선적 시점보다 이르다. 7월 말 울산항에는 PEGAS(페가스), ARAM KHACHATURIAN(아람 하차투리안), ASTORIA(아스토리아) 등 러시아 기국 유조선 3척이 머물렀다. 모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들어온 석유·화학제품운반선으로 울산신항 컨테이너부두 04번 선석을 이용했다. 출항신고상 다음 목적지는 PEGAS가 ‘OCEAN DISTRICT’, 나머지 두 척은 ‘JAPAN /OTHER-PORT/’였다. 러시아 항구를 신고한 선박은 없었다. SAMSON과 LAYLA 등은 운항 방향이 로이터 보도와 맞지만 출항 시점이 앞선다. PEGAS 등 세 척은 시기와 선종이 겹치지만 신고된 목적지가 러시아가 아니다. PORT-MIS에는 적재 화물과 물량이 없어 이들 가운데 어느 선박도 정제유 3만t 운반선으로 지목할 수 없다. 실제 운반선을 가리려면 출항 전후 흘수와 자동선박식별장치(AIS) 항적, 터미널 적재자료, 러시아항 입항·하역 기록을 대조해야 한다. 러 7월 석유제품 수출 33% 감소…벨라루스산 공급은 최고울산발 정제유 거래는 러시아의 연료 생산과 공급이 흔들리는 시기에 이뤄졌다. 정유시설 피격과 설비 고장, 수출 제한이 겹치면서 러시아의 7월 해상 석유제품 수출은 전월보다 33% 감소했다. 같은 달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공급한 휘발유와 경유는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업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휘발유 생산량은 7월 초 계절 평균 소비량의 약 65%까지 떨어졌다. 경유 생산도 내수 수요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들어서도 러시아 에너지시설 공격을 이어갔다. 지난 10일 타타르스탄의 타네코 정유공장, 11일에는 오렌부르크주의 오르스크 정유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두 공격은 울산 선적 이후 발생했지만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통상 경유 순수출국이다. 그러나 극동 지역은 서부의 주요 정유시설과 멀다. 울산·여수와 중국·일본의 저장기지는 러시아 극동과 짧은 해상 항로로 연결된다. 동북아에서 연료를 사들이면 러시아 서부에서 철도나 선박으로 옮기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러 연료난 심해진 7월, 극동 연계 기항 1회→9회러시아의 연료 생산이 흔들린 7월, 울산과 러시아 극동을 오간 석유제품운반선도 예년보다 늘었다. 서울신문이 PORT-MIS에서 직전 출항지나 다음 목적지가 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보스토치니·바니노인 기항을 집계한 결과 지난 7월 9회로 나타났다. 2024년과 2025년 같은 달에는 각각 1회였다. 같은 달 울산항 전체 석유제품운반선 기항은 2024년 263회, 2025년 282회, 올해 260회로 비슷했다. 전체 운항은 예년 수준이었지만 러시아 극동항과 연결된 기항은 증가했다. 운항 방향은 러시아발 울산행 7회, 울산발 러시아행 3회였다. 한 차례는 러시아에서 들어왔다가 다시 러시아로 출항해 양쪽에 포함됐다. 러시아의 연료난이 심해진 시기에 울산과 러시아 극동 사이의 유류 해운 활동도 활발해진 셈이다. 일반 경유·항공유는 대러 통제목록에 없어울산에서 선적된 정제유는 외국산일 수도, 한국산일 수도 있다. 외국산 정제유를 울산 보세구역에 저장했다가 수입신고 없이 다시 내보냈다면 관세법상 반송이다. 국내에 수입한 뒤 다시 수출했다면 재수출이다. 두 경우 모두 울산은 선적지이고 원산지는 제3국이다.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제품을 무역업체가 사들였다면 한국산 수출이다. 제품의 생산국과 화주·수출자의 국적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 러시아와의 모든 교역을 금지하지 않는다. 무역안보관리원에 따르면 러시아·벨라루스에 적용되는 상황허가 대상품목은 1159개다. 목록에 오른 품목은 대러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제한된 경우에만 예외 허가를 받을 수 있다. 11일 현재 공개된 품목표를 대조한 결과, 일반 상업용 경유와 항공유는 1159개 품목에 명시돼 있지 않았다. 통상 규격의 연료라면 이 목록만을 근거로 수출을 금지할 수 없다. 특수 군용 연료와 통제 대상 첨가제·전략물자는 규정이 다르다. 통제품목을 허가 없이 보냈거나 목적지·최종사용자를 거짓으로 신고했다면 대외무역법 위반 소지가 있다. 러시아의 실제 인수자와 사용처를 숨긴 거래도 조사 대상이다. 제품이 외국산이라고 한국의 수출통제를 자동으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통제품목을 한국에서 선적해 제3국을 거쳐 러시아로 보내거나 국내 기업이 거래를 주도했다면 정부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 한국산인지 여부는 제품의 출처를 가리는 문제다. 제재 위반 여부는 품목과 러시아 인수자, 사용처, 정부 허가로 결정된다. 울산이 러시아의 반복 조달로가 될 가능성지난달에는 일본산 항공유 최소 20만배럴을 한국을 거쳐 러시아로 보내는 거래도 추진됐다. 다만 거래는 선적 전에 무산됐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대러 항공유 수출금지가 제3국 경유와 해상 환적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울산발 정제유 3만t이 한 차례의 긴급 조달로 끝나면 일회성 거래다. 같은 선박과 무역업체가 울산에서 연료를 반복 선적하고 러시아항에서 하역하면 울산은 러시아 극동의 보조 연료 공급망으로 자리 잡게 된다. 산업통상부와 관세당국은 이번 화물의 사양과 화주, 러시아 최종수하인과 사용처, 허가 여부, 실제 하역지를 관세·수출신고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거래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더라도 국내 수출통제 위반 여부는 설명해야 한다. 적법한 일반 연료 거래까지 막으면 기업 활동과 한러관계에 부담을 준다. 반대로 러시아 인수자와 사용처를 확인하지 않은 채 같은 거래가 이어지면 미국·유럽연합(EU)·우크라이나가 한국의 제재 이행 의지를 문제 삼을 수 있다. 이번 거래에서 제재 위반은 확인되지 않았다. 더 중요한 문제는 통제목록 밖의 일반 연료가 러시아의 전시 공급 부족을 메우는 거래가 반복될 가능성이다. 정부는 이번 화물의 러시아 인수자와 사용처부터 확인하고, 러시아행 연료의 선적 이후 항적과 하역지를 점검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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