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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생계형범죄 급증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에서 경기침체로 편의점을 터는 ‘아마추어’ 생계형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발생한 편의점 강도사건은 4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5%나 늘었다. 도쿄의 경우 지난달 현재 67건이 일어나 이미 지난 한해의 65건을 넘어섰다. 오사카와 아이치현도 도쿄와 같은 현상이다. 지난달 19일 도쿄 도시마구의 편의점에 흉기를 들고 들어와 주먹밥과 캔맥주 등 10개가량, 2600엔(약 3만 3000원)어치를 털어 달아나던 무직의 남성(42)이 체포됐다. 범인은 경찰에서 “지난해 말 정리해고 된 뒤 돈도 없고 배가 고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난 1일 신주쿠의 한 편의점 점원을 흉기로 위협, 담배와 라이터 등을 빼앗은 남성(26)은 “경찰에 잡히면 식사도 목욕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도쿄 경시청 측은 “현재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편의점 강도사건은 훨씬 늘어갈 것 같다.”면서 “지난해 10월 금융위기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 도시마구의 편의점 강도사건 가운데 현금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식료품과 음료만을 노린 사례가 4건이나 됐다. ‘돈보다 먹을거리’를 찾은 셈이다. 경시청에 붙잡힌 범인 30명 중 53% 정도인 16명이 무직인 데다 ‘빈곤한 생활’을 범행 동기로 댔다. 시즈오카현의 편의점에서 강도짓을 하다 체포된 일본계 브라질인 남자(37)는 최근 재판에서 “파견직에서 잘린 뒤 돈이 떨어져 범행에 나섰다. 돈은 집세, 수도세 등의 세금에 사용했다.”고 털어놓았다. 편의점들은 이에 따라 점포 안팎에 방범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현금을 가급적 적게 두는 등 자체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도 순찰을 한층 강화했다. hkpark@seoul.co.kr
  • [환경] 제품 탄소량 한눈에… 녹색소비 촉진

    [환경] 제품 탄소량 한눈에… 녹색소비 촉진

    정부는 최근 중·장기 국가 녹색성장을 위한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2012년까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 상품을 집중 육성해 녹색 기술제품의 세계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친환경 상품보급과 생산업체들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줄이기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탄소성적표지(일명 탄소라벨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홍보부족으로 제도의 취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탄소성적표지란 어떤 의미이고, 조기정착을 위해 보완돼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을 취재했다. ●제도시행 5개월… 아는 소비자는 극소수 주부 최민경(42·서울 구로구 고척동)씨는 요즘 들어 말썽을 부리는 세탁기를 바꿀 생각으로 가까운 전자상가를 찾았다. 제품마다 생산회사는 다르지만 모양이나 성능도 비슷해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한 제품에 붙은 이상한 표지를 발견하고 의문이 생겼다. 상표에는 이산화탄소량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매장직원에게 설명을 듣고서야 그것이 탄소성적표지라는 것을 알았다. 탄소성적표지는 상품 생산과정이나 유통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고, 저감을 위해 노력하는 제품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최씨는 평소 이산화탄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를 들어왔던 터라 매장직원의 설명을 듣고 탄소성적표지가 붙은 제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성국(40·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씨. 며칠 전 피자를 배달시켜 초등학생 딸과 함께 먹던 중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았다. 피자와 함께 배달된 500㎖짜리 콜라병엔 이산화탄소 168g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를 본 딸이 “콜라를 마시면 병에 적힌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마시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던 것. 순간 이씨도 처음 보는 것이라 즉답을 못하고 인터넷을 통해 탄소성적표지라는 것을 알아낸 뒤에야 설명을 해줬다. 하지만 딸의 실망스러운 눈빛에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 국내에서 탄소성적표지 제도를 도입한 것은 올해 2월, 상품에 인증표지를 부여한 것은 4월15일부터다. 제도가 시행된 지 5개월째이지만 이를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제품 전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총량을 ‘탄소발자국’이라고 한다. ●취지는 제품의 ‘탄소발자국’ 줄이기 차원 탄소성적표지는 탄소발자국을 공인한다는 인증마크인 셈이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려 바닷물 수위가 올라가고, 집중호우와 폭설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하지만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국가나 기업에서 하는 일쯤으로 치부해 버린다. 따라서 탄소성적표지 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제품의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량으로 계산해서 공개, 생산자나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저감노력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생산자에게는 제품 제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소비자는 저탄소 녹색소비를 촉진시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현재 17개 업체 36개 제품이 탄소성적 인증을 받아 시중에 출시돼 있다. 탄소성적표지를 받기 위해서는 제품의 이산화탄소 환산량과 향후 저감 실천계획을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한 뒤 전문위원 심의와 현장심사 등을 거쳐 공인된 인증라벨을 부여받게 된다. 이에 따른 비용은 접수비와 인증심사비 등을 합쳐 총 5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아직 제도가 성숙되지 않은 단계지만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비용부담과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가구업체 사장은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취지는 좋은데 라벨을 받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아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미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체 관계자는 “인증제품에 따른 인센티브나 기대효과가 미흡하다.”면서 “제도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생산라인 개선비용 지원이나 소비촉진 등 직접적인 혜택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산업기술원은 내년까지 총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홍보교육을 실시하고, 이들 업체가 신청할 경우 비용을 반으로 줄여줄 방침이다. ●생산·소비자 포인트제로 인센티브 부여 생산자는 물론 탄소라벨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도 혜택을 주는 방안 마련을 위해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안에 인센티브제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 수도세를 절감한 사람에게 탄소 포인트제를 부여하는 것처럼 탄소성적표지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도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포인트를 적립해 점수가 쌓이면 다른 제품을 구입하거나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산업체에도 장기 저리의 금융상품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기초수급자 부업 허용·기술교육 등 필요

    노숙자들과 이들을 돕는 지원센터 관계자들은 노숙화된 일용직 노동자들이 전형적 거리노숙자로 추락하지 않도록 이들을 위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노숙자를 양산하는 거대한 ‘저수지’가 흘러 넘치지 않도록 대비하는 댐을 세워야 거리·시설 노숙자 정책도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업이 금지돼 있는 기초수급자들은 정부가 자활을 위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기를 바랐다. 수급자를 돕는 전기·수도세 감면이나 ‘푸드뱅크’ 등 30여개 민·관 지원책이 있었지만 대다수 수급자들은 이를 모르고 있었다.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다. 서서히 노숙화되는 일용직 노동자에 대한 정책은 아예 없다.이들은 거리·시설 노숙자가 된 뒤에야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노숙자 중에 그나마 혜택을 받는 시설이용 노숙인은 ‘특별자활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서울시에 따르면 2400명으로 추산되는 시설입소 노숙인 중에 일자리를 얻는 인원은 월평균 615명으로 25.6%에 불과하다. ●특별취재팀 이경주 장형우 허백윤 이영준기자 kdlrudwn@seoul.co.kr 박철수 햇살보금자리 노숙자 상담보호센터 팀장외 노숙자 15명
  • “새벽부터 5시간 발품 팔아야 2000원 벌어”

    “새벽부터 5시간 발품 팔아야 2000원 벌어”

    23일 새벽 5시50분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김관송(76)씨는 전철 첫 번째 차량에 몸을 싣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신문 수거에 들어갔다.“일자리가 없는 데다 폐 신문지 가격이 올라 경쟁자가 많아. 다들 몇 백원이라도 벌어서 가계에 보태겠다고 나선 빈곤층 노인들이야. 노인들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직종이지.” ●경쟁자 많아 수입 예전보다 못해 그의 움직임은 쏜살같았다. 여섯 차량을 지날 때쯤 그의 두 팔에는 신문이 가득했다. 주머니에서 포대를 꺼내 담았다. 포대를 끌고 다음 차량으로 넘어갔다. 차츰 전철 안이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지만, 사람들 사이를 요령껏 피하가며 마지막 차량까지 일사천리로 이동했다. 그는 36.3㎡(11평) 규모의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부인(74)은 무릎 관절과 허리가 좋지 않아 거동을 못한다. 하루 종일 누워 있거나 앉아서 지낸 지 5년째다. 돈이 없어 수술은 엄두도 못낸다. 김씨도 폐가 좋지 않아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병원 근처도 가지 못한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매월 40만원 정도 정부보조금을 받지만 월세, 전기세, 수도세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출가한 딸의 형편도 좋지 않아 기댈 처지가 아니다. 치료비를 벌려고 수년간 건설 현장이나 직업소개소를 찾아다녔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1년 전부터 새벽 5시3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2·3호선을 돌면서 신문수거에 나섰다. ●“꼬박꼬박 모아 아내 수술비 할 것” 김씨는 7시30분쯤 교대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탔다. 이후 다시 2호선에서 신문을 모은 뒤 오전 10시10분쯤 구로역에서 내려 동네 고물상으로 향했다. 김씨는 2000원을 손에 쥐었다.“1㎏에 200원을 줘. 하루에 2000원 정도 벌지. 꼬박꼬박 모아서 아내 수술도 시켜주고, 우리 부부 장례비도 마련해 놔야지. 그나마 아직 다리가 튼튼해서 다행이야.” 글·사진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밤새운 ‘성난 촛불’ 대낮 靑 진출 시도

    밤새운 ‘성난 촛불’ 대낮 靑 진출 시도

    지난 31일에 시작된 대규모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은 2일 새벽까지 2박3일 동안 이어졌다. 물대포를 맞은 채 밤을 꼬박 새운 시위대는 2일 아침부터 서울광장에서 ‘자유발언’을 하며 집회를 계속했다. 오후 2시부터는 명동, 보신각, 서울역 등지에서 열린 집회에 합류했다. 오후 4시쯤 기습적으로 거리행진을 감행, 청와대 근처인 청운동 경복궁역까지 진출했다. 이들은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다시 합류했고 새벽까지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집회에는 2만여명(경찰 추산·집회측 추산 4만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세종로를 통과해 광화문, 서대문 등지로 행진했다. 일요일 저녁인데도 시민들이 거리로 집결한 큰 원인은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이었다. 군복을 입고 집회에 참석한 예비역 중령 손대희(58)씨는 “최근까지 5사단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했다.”면서 “오늘 새벽 예비군들이 물대포 세례를 받는 장면을 보고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직장인 장준혁(37)씨는 “밤새 인터넷을 통해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을 지켜봤다.”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31일 오후 8시40분 서울광장에서 문화제를 마치고 거리로 나선 시민들은 세 갈래로 갈라져 행진했다. 하지만 이들의 목적지는 하나, 즉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였다.2만여명의 시민들이 을지로1가∼광교∼종로1가를 거쳐 동십자각과 안국로터리까지 행진하다 경찰과 오후 9시30분쯤 대치했다. 다른 2만여명은 의주로로터리∼서대문로터리∼독립문사거리를 거쳐 사직터널 앞에서 오후 10시쯤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했던 사직터널과 안국동로터리에서는 지난 1주일 간 볼 수 없었던 장면이 펼쳐졌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던 두 갈래의 시위대가 압도적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경찰저지선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사직터널에서 경찰에 막혔던 시위대는 대치 40분 만에 경찰저지선을 뚫고 터널을 통과, 청와대로 행진을 계속했다. 이들은 이후 30분 만에 청와대 근처 효자동 내자로터리와 옥인동길의 양갈래로 흩어져 다시 경찰과 대치했다. 또 안국동로터리 시위대는 오후 11시30분 사다리 3개를 동원해 경찰차량을 뛰어넘고, 차량으로 만든 저지선 사이를 빠져나가 삼청동 입구로 진입했다. 청와대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는 시위대에 경찰이 물대포를 쏘기 시작한 것은 오후 11시50분. 먼저 발포한 곳은 효자동 쪽이었다. 시위대 일부가 사다리를 이용해 경찰차량 위에 올라서자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종용했다. 이어 약 1시간 뒤인 1일 0시45분에도 삼청동 쪽에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가 발사됐다. 당황한 시민들은 잠시 흥분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진정하고 “비폭력”과 “수도세”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전 3시를 넘어서도 시위대가 줄어들지 않자 경찰은 다시 물대포를 쐈고, 오전 6시부터는 경찰특공대 등을 투입해 시위대를 연행했다. 김승훈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용의자는 평범한 보석세공사

    총기를 탈취한 뒤 7일 동안 군·경의 수사망을 뚫고 전국을 누비면서 떠들썩하게 했던 조씨는 성격이 과묵하고 주민과의 관계도 돈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가 세들어 있던 서울 용산구 한강로 집 주인은 “항상 친절한 청년이었다.”면서 범행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동세금을 내야 하는 수도세와 전기세 고지서를 보고 가구별 금액을 나눴고 비가 와서 전기 퓨즈가 나갔을 때도 직접 옥상에 올라가 친철하게 고장난 부분을 손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인근 슈퍼마켓 주인 박모(68·여)씨는 “조씨가 2∼3일에 한번씩 담배를 사기 위해 슈퍼를 찾았다.”며 “술 취한 모습을 본 적도 없고 항상 착실하고 단정한 청년이었다.”고 말했다.3∼4일 전에도 담배를 사러 왔다는 것이다. 조씨는 파주의 육군 1사단에서 포병으로 만기 제대했으며 전과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2남 1녀 가운데 한명으로 결혼을 하지 않았고, 부모와는 따로 떨어져 살고 있었다. 조씨는 W대학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친구와 동업으로 귀금속 세공업을 했지만, 사업에 실패한 뒤 액세서리 보따리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사업에 실패한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10월 말에는 월세를 낼 수 없다며 이사를 가겠다고 말했다가 11월에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그러는데 한 두달만 더 있으면 안 되겠냐.”고 간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를 검거했던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조씨가 사기를 수차례 당해 (사람에 대한) 불신과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더라.”고 말했다. 조씨의 방에는 침대와 텔레비전, 컴퓨터 등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고 부엌을 사이에 두고 있는 건너편 방에는 운동기구 등이 놓여 있었다. 조씨는 검거 당시에 귀고리(피어싱)를 착용하고 있었다. 임일영 신혜원기자 argus@seoul.co.kr
  • [생생 고시촌] “신림동 이사철…아직까진 방 넉넉”

    [생생 고시촌] “신림동 이사철…아직까진 방 넉넉”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1차 시험을 마친 2월은 신림동에서 가장 분주한 한달이다. 시험을 마치고 떠나는 학생과 시험을 준비하려 신림동으로 입성하는 학생들이 바통터치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3월 중순까지 이사시즌이 계속되는데 아직까지는 빈 방이 넉넉하게 남아 있는 편이다. ●‘다운타운’일수록 비싸 일반적으로 신림동 고시촌이라고 하면 신림 9동,2동,10동 넓게는 6동까지 아우른다. 하지만 같은 고시촌이라고 하더라도 지역과 시설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주요 학원과 독서실 등이 몰려 있는 신림 9동의 방값이 가장 비싼 편이다. 최근엔 베리타스 법학학원이 있는 신림2동도 주택가라 조용하기 때문에 비슷한 가격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원룸의 경우 보증금 100만원에 월 30만∼45만원, 고시원은 이보다 조금 싼 20만∼30만원 선이다. 고시원은 화장실, 샤워시설을 공동 사용해야 하는 점이 원룸과 다를 뿐 내부 시설은 비슷하다. 여기에 원룸은 가스·전기·수도세가 월 2만∼3만원 정도(봄·가을 기준) 나오고, 집주인이 쓰레기 분리수거비용으로 월 5000원을 더 받기도 한다. 신림 9동에서도 ‘다운타운’에서 멀어질수록 더 저렴한 값에 조용한 방을 구할 수 있다. 관악산 기슭 아래 부근은 월 15만원에 하루 3끼 식사를 제공하는 데도 찾는 사람이 없어서 방이 남아돈다. 학원에서 10분 정도 걷는 걸 운동이라 생각하면 싸고 좋은 방을 구할 수 있다. 신림 10동은 재개발 예정지역으로 허름하지만 월 10만∼15만원 정도로 방값이 매우 저렴하다. 주로 형편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이 자취하는 경우가 많다. 신림 6동은 아파트가 많은데 고시생 부부, 결혼 후 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살고 있다. 걸어서 15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통학해야 한다. ●에어컨은 필수, 높은 층이 좋아 살 동네를 정했다면 수험생활을 위해 몇가지 더 눈여겨봐야 할 것들이 있다. 에어컨은 필수, 세탁기는 선택이다. 요즘엔 에어컨 없는 방은 없지만 실외기가 시끄럽지 않아야 한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세탁기도 각 층에 한 대가 있는 게 편하다. 3층 이상의 높은 층이 좋다. 낮은 층은 길거리 소음으로 방해받거나 하루만 창문을 열어놓으면 먼지가 쉽게 앉는다. 복도 끝방은 춥다. 겨울까지 신림동에서 날 생각이라면 끝방은 피하는 게 좋다. 계단쪽 방이라도 겨울엔 몸을 댈 수조차 없을 만큼 찬 기운이 올라온다. 외부인 차단시스템은 기본이고 거주자만 드나들 수 있게 카드인식기를 설치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차단시스템이 있는 편이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신림동 이삿짐센터 사장 김현주씨 “한밤중에 이사… 별난 고시생 많아요” 신림동으로 학생들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최고 대목을 맞는 것이 바로 이삿짐센터. 요즘엔 하루에 20∼30건씩 이사짐을 처리하기도 할 정도. 신림동에서만 6년째 이삿짐을 나르고 있는 김현주(31)사장은 “학기 초와 맞물리는 1월 중순∼3월 중순이 1년 중 가장 대목이다. 이때 한몫 잡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얼마나 바쁜가? -3일째 점심도 거르고 일했다. 밤 9시가 넘어서 겨우 숨 고르고 점심 겸 저녁을 먹을 정도다. 너무 바빠서 아르바이트생도 한 명 고용했다. 이때는 용달차가 남아나질 않는다. ▶학생이사 비용은 얼마정도? -차만 이용하면 1만 5000원, 헬프비용이 짐의 양에 따라 5000원∼1만원이 든다.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높은 층에서 높은 층으로 이동하면 추가 비용이 더 붙는다. 포장이사의 경우 장롱, 냉장고, 세탁기, 책, 옷가지, 침대, 컴퓨터를 기준으로 20만원 정도. ▶신림동에서 이삿짐을 오랫동안 나르다보면 별난 학생들도 많이 봤을 텐데? -밤 10∼12시에 이사를 해달라는 학생이 많다. 이사하는 것조차 다른 사람한테 알리기 꺼려하기 때문인 것 같다. 방에 들어가보면 별의별 학생이 많다. 책으로 침대를 만들어 그 위에서 잠을 자질 않나, 방안에 쓰레기까지 그대로 옮겨달라는 학생도 있다. 남들이 쓰던 책상이나 침대는 싫다고 꼭 자기 걸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방이 맘에 안든다고 2∼3일 만에 몇번씩 방을 옮기는 사람도 봤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전남 남악신도시 ‘반은 목포·반은 무안’

    전남 신도청이 옮겨온 남악 신도시 입주민들이 둘로 나뉜 행정구역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전남도와 남악 신도시 입주자들에 따르면 2005년 11월 전남도청사가 이전하면서 조성중인 남악 신도시는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와 목포시 옥암동으로 행정구역이 분리됐다. 행정구역이 도로 하나를 사이로 목포와 무안으로 갈리면서 자녀들 학군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다 요금체계가 다른 자동차세와 주민세, 상·하수도세, 택시요금 등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오는 3월 개교하는 목포시 옥암지구내 옥암중학교는 목포시내와 동일학군을 적용, 무안 남악지역 거주 중학생들은 후순위로 밀렸다. 따라서 남악지역 중학생들은 거주지에 학교가 문을 열기 전까지 추첨으로 목포시내 학교를 배정받아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한다. 남악지역에는 오는 3월 초등학교, 내년 9월에 중학교 1개가 개교한다. 여기다 각종 세금도 목포시와 무안군의 조례가 달라 들쭉날쭉이다. 자동차세(배기량 2000㏄기준)에 붙는 환경개선부담금도 무안군이 목포시보다 8000원가량 비싸다. 또 주민세와 상수도세, 쓰레기봉투값은 목포가 500원,160원,80원이 비싼 반면 하수도세는 무안이 120원가량 더 많다. 택시요금도 시·군 경계를 넘을 경우 미터기 요금 대신 은근히 웃돈을 바라는 경우도 있어 실랑이가 적잖다. 남악 신도시에는 아파트 1만 7560가구가 지어진다. 현재 394가구가 입주했고 연말까지 4847가구(1만 5000여명)가 더 들어온다. 앞서 1994년,1995년,1998년 모두 3차례에 걸쳐 목포와 무안, 신안 등 이른바 무안반도 통합을 위한 주민의견조사가 있었으나 물거품이 됐다. 흡수통합을 우려한 무안군 주민들의 반대 때문이다. 무안군 주민들은 남악 신도시가 제 모습을 갖추면서 무안시로의 승격을 예상하고 무안반도 통합에 소극적이다. 이 때문에 목포시와 무안군의 행정구역 통합은 절차상 주민의견조사와 시·군의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남악 신도시는 신도청을 중심으로 14.5㎢(440만평)에 2019년까지 15만명 유입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오피스텔 세입자는 봉?

    오피스텔 세입자는 봉?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에 전세로 들어간 회사원 정모(29)씨는 이달 초 관리비 청구서를 받고서 짜증이 확 났다.7평 남짓한 방의 2주치 관리비가 8만원이 넘었다. 너무한다고 생각한 정씨는 임대인에게 “가스비·전기료·수도세 등의 상세 내역을 알려 달라.”고 했지만 그는 “재산세가 많이 나와서 그랬다.”“일단 이렇게 해놓고 나중에 깎아주려고 했다.”는 등 엉뚱한 얘기만 늘어 놓았다. 전기료에 대해서는 완전히 거짓말을 했다. 임대인은 “오피스텔 전체 전기세가 300만원이 나왔다.”고 했지만 한국전력에 확인해 본 결과 실제 요금은 108만원밖에 안 됐다. 정씨가 다른 입주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주인은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선동하려거든 방을 빼라.”고 엄포를 놨다. 관련 공무원들에게 물어봤지만 도리어 실망만 했다. 서울시 임대차상담소에서는 “오피스텔은 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냥 좋게 얘기를 끝내라.”고 했고 서대문구청에서도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지만 사적인 공간이라 적발이 어렵다.”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나친 관리비 부과 등 오피스텔 입주자들에 대한 임대인들의 횡포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를 규율할 제도적 장치가 없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당국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수수방관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의 주상복합 오피스텔에 사는 김모씨도 비슷한 경우를 당했다. 관리비 내역서에는 누락된 것이 많고 공동 냉난방비의 사용처도 정확하지 않았다. 실제보다 엄청나게 많은 액수를 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입주민 30명 정도를 모아 관리업체에 정확한 내역서 공개 등을 요구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소비자보호원에 상담을 했지만 여기에서도 “직접 법률적 검토를 해 보라.”는 답변만 받았다. 아파트 등 주택은 주택법 시행령 56조에 따라 관리비 등 부과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할 수 있지만 오피스텔은 현행법상 주택으로 인정되지 않아 이게 불가능하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리 운영이 전적으로 소유자에 일임돼 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오피스텔 관리비는 시장 원리에 맡길 수밖에 없다. 과다하다고 생각되면 안 들어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찬진 변호사는 “일부 힘 있는 주인들이 관리비를 비싸게 요구해 분쟁이 자주 생기는 게 현실이다. 현재로서는 계약 단계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는 게 가장 합리적이지만 건교부 등 정부에서도 오피스텔 임차인 보호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주자 입장에서는 당장 급한 대로 전기료 등을 부당하게 많이 요구하는 임대인을 사기죄로 고소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생활비 줄이려… ‘생계형 기러기 아빠’도 참변

    19일 잠실 나우 고시텔 화재로 숨진 손모(42)씨의 처남(41)은 20일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 마련된 자형의 빈소를 지키며 자형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에 말을 잇지 못했다.손씨는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아내와 자녀를 두고 혼자 고시원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생계형 기러기아빠’였다. 회사원이었던 손씨는 학원 영어강사였던 아내(42)와 결혼한 뒤 아내가 쌍둥이 딸(9)을 낳고 육아를 위해 학원을 그만 두면서 잡화점을 차렸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장사가 잘 되지 않았고 2년 전 살고 있던 잠실 주공 아파트를 팔아 아내에게 피부마사지실을 차려주고 자신은 운전연수 교사일을 시작했다.●“공인중개사 시험 준비했었는데… ” 아내는 피부마사지실에 딸려 있는 방에서 지냈으나 여성 전용 피부마사지실에 남편과 함께 기거하기 마땅찮자 손씨는 1년여전부터 사고가 난 고시원에서 홀로 지내왔다. 쌍둥이 딸들은 전남 구례에 있는 외가에서 맡았다. 처남은 “자형이 기껏해야 한달에 150만원을 버는 운전연수 일을 하면서도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라 언젠가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다는 희망만은 잃지 않았는데 이런 일을 당했다.”며 애통해 했다.그는 “시신을 보니 자다가 꼼짝 못하고 질식사한 것 같더라.”며 “구청이나 소방서에서 돈 없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오는 곳인 고시원의 안전문제에 좀더 신경을 썼으면 이런 비극은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손씨 빈소 옆에 영정이 놓인 또다른 사망자 배모(44)씨는 독신으로 이삿짐센터에 다니다 좀더 안정적인 일을 해보고자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려고 1년전 고시원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일감 찾아 상경한 50대는 다행히 화 면해 나우고시텔에서 살다가 다행히 화를 면한 윤모(53·건설인부)씨도 생계 때문에 가족과 헤어진 경우. 전북 순창 출신인 그는 아내와 두 아들을 고향에 두고 일감을 찾아 서울에 올라왔다. 그는 “보증금 없이 22만∼25만원의 월세만 주면 되니 우리같은 사람들이 이곳에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고시원이 ‘변형된 숙박시설’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한국고시원협회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고시원은 3000여곳에 이르고 이 중 3분의1 정도가 지방출신 자취생, 취업준비생, 일용노동자, 외국인노동자 등 값싸게 주거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노량진, 역삼동, 논현동, 대치동 등지에 이런 ‘비(非)고시생’용 고시원이 밀집해 있다. 고시원은 방이나 창문의 위치와 크기, 식사제공 여부, 냉장고 설치 여부 등에 따라 가격이 나뉜다.기본적인 방 크기는 1.6∼6평, 한달 요금은 통상 12만∼45만원 수준이다. 보증금이나 전기세·수도세 등 부담은 없다.고시원들의 대부분이 식사를 기본으로 제공하지만 사람들은 식권을 구입해 근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서영은(26)씨는 “월세를 줄이기 위해 창문도 없는 방에서 하루를 지내다 보면 낮인지 밤인지 구별이 안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의회] 이용섭 성북구 의원

    [의회] 이용섭 성북구 의원

    이용섭(68)성북구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깐깐맨’이다.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한결 같다. 장위 신용협동조합 이사장과 장위2동 구의원으로 활동한 12년 동안 그는 아내에게 생활비로 20만원을 건넸다. 쌀이나 김치, 공과금은 이 의원이 따로 관리한다지만,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생활에 쪼들리다 못해 최근 60평짜리 아파트를 팔고 1억 400만원짜리 빌라로 이사를 해야했다. 밖으로는 접대를 받지 않는다는 원칙에 충실하다. 성북구 예결위원장인 그는 구청 직원들과 밥을 같이 먹지 않는다. 공식·비공식 회식을 거부한다. 주민 세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게 이유다. 공고롭게 직원을 식사시간에 만나면 그가 3000원짜리 된장찌개를 사준다. “‘청렴하다’‘대쪽같다’는 말이 듣기 좋습니다. 지역에 봉사하는 구의원에게 더 좋은 칭찬이 어디 있겠습니까.” ●교육환경 개선엔 아낌없이 투자 깐깐한 이 의원이 물쓰듯 투자하는 곳이 따로 있다. 교육환경 개선사업이다. 그는 장곡초등학교에 현대식 체육관을 건립한는데 앞장섰다. “운동장이 좋아서 두 학급도 함께 체육을 못했습니다. 마음껏 뛰어다녀야 할 어린이들이 좁은 틀에 갇혀있는 게 안타까웠죠.” 여러 사람이 힘을 모은 덕에 1000명을 수용하는 현대식 체육관이 문을 열었다. 영상실·독서실을 고쳤고 20년 묵은 책·걸상도 바꿨다. 윤방자 교장선생님은 학교를 떠나며 이 의원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장위중학교도 시비 2억 2000만원으로 교문 진입로 공사를 실시했다. 운동장과 화단도 보수했다. 이 의원은 “우리 나라를 짊어질 2세를 교육시키기 위해선 아낌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교실·우편취급소 적자운영 감수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신협 2층에선 방과후 어린이교실이 운영된다. 어린이 29명이 교사 3명의 지도를 받으며 공부한다. 구청에서 교사들의 월급은 지급하지만, 전기·수도세는 늘 적자다. 적자인데도 운영하는 또 다른 곳은 우편취급소. 매월 20∼30만원을 채워넣어야 하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뚝심으로 밀고 나간다. 젊은 시절 체신공무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그가 취급소장을 맡고 있다.“할머니들이 버스 타고 우체국 갈 필요가 없어서 편해졌다고 칭찬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평생 밥값으로 2만∼3만원을 써 본적이 없을 만큼 가난하고, 알뜰하게 살아왔습니다. 세금을 집행할 때도 같은 마음으로 살펴봅니다. 혹자는 너무 까다롭다고 불평하지만, 원칙과 소신을 꺾을 수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청계천 주변건물 희비

    ‘웃어야 돼, 울어야 돼?’ 하루 평균 20만명에 이르는 인파가 청계천으로 몰리면서 인근 건물들이 일희일비하고 있다. 손님이 늘고 부동산 가격도 오른 반면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건물보안과 관리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몸살이 심한 곳은 주말 청계천 방문객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는 건물들. 청계천 산책로에 공중 화장실이 없고, 화장실을 개방하는 건물이 적어 일시에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이다.●화장실만 빼곤 ‘해피’한 빌딩들 청계천 복원구간 5.8㎞주변 건물에 있는 화장실은 260여개. 이 가운데 방문객들에게 공식 개방된 곳은 85개에 불과하다.사람이 많이 오는 주말에는 개방 화장실 가운데 30%인 23개소가 문을 닫고 62개소만 문을 열어 극심한 혼잡이 빚어진다. 관리비용 부담도 커졌다. 청계광장 앞 C빌딩은 청계천 복원 전 1000여t이었던 수돗물 사용량이 이 달에는 2700여t으로 늘었다. 수도요금도 220만원에서 600만원대로 뛰었다. 보안도 문제다. 예금보험공사 빌딩에서 일하는 경비원 정모(40)씨는 “화장실을 찾는 사람들이 건물에 함부로 들어오면서 건물 출입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인파가 ‘해’만 되는 것은 아니다. 영풍문고의 경우 청계천 쪽 출구에 각종 서적을 20∼30% 할인해주는 가판을 설치해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의 발길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방산시장의 한 상인은 “화장실을 가느라 시장에 들어온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건물의 가치도 크게 올랐다. 임대료는 평균 10∼20%, 자산가치는 평균 15% 이상씩 상승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평가다. 청계2가에 있는 뉴서울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지난 7·8월 비해 매매가가 10∼20%정도 올랐다.”면서 “실제 호가는 이보다 높게 불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얌체 상혼’ 비난도 청계천 주변 건물들의 ‘볼멘 소리’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청계천을 찾은 이성재(35)씨는 “주변 건물의 화장실을 이용할 때면 경비원들이 괜히 눈치를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청계천 때문에 혜택을 보는 만큼 화장실 개방 정도의 부담은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개방 화장실에 대해 수도세를 감면해주고 보조금을 높이려 하지만 건물주들이 개방을 여전히 꺼린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구간을 파악해 8곳정도 무인 화장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금석 서재희기자 kskoh@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 (10) 한국 인권의 갈길-좌담회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 (10) 한국 인권의 갈길-좌담회

    우리 인권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모색해 본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시리즈를 마친다. 마지막회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곽노현(사진 왼쪽) 사무총장 및 아름다운재단 박원순(오른쪽) 상임이사와의 좌담을 마련했다. 서울신문 황성기 사회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서 두 인권전문가는 “인권 상황은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초보적 단계이며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제도·의식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사회적 합의와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자 먼저 우리 사회의 인권 상황을 총체적으로 진단해 본다면. ●곽노현 사무총장 인권위 출범 이전에는 피해자와 인권단체의 피나는 노력을 통해 인권이 발전해 왔다면, 이후에는 인권단체들이 문제제기자로 활동하는 가운데 인권위를 중심으로 법제·관행의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얼마 전 국제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우리나라의 인권수준을 세계 58위로 발표했다. 좀 박한 순위가 아닌가 싶지만 인권위 진정내용과 각종 실태조사를 통해 보는 우리의 인권현실은 아직 그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다만 민주화의 진전과 활발한 시민사회, 인권위의 활동 등으로 빨리 개선될 수 있는 조건은 갖추고 있다. ●박원순 상임이사 과거의 고문 등 심각한 인권 침해, 정치적 억압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국제 순위로 58위 정도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 국가보안법과 사회보호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고, 검찰 조사 때 변호사 입회 권리도 보장되지 않는 등 인권 침해가 온전히 일어날 가능성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경제적 권리로서의 인권이라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도세 못냈다고 갑자기 물이 끊어지고, 임대료 안낸다고 단전시키는 상황이다.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 문제도 심각하다. 과거에 비하면 좋아졌지만 미래지향적 글로벌 스탠더드로 본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자 현재 우리 사회의 인권 현안으로 굵직하게 거론될 수 있는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곽 총장 극빈층의 생존권 문제, 비정규직 차별, 장애인의 이동·교육·노동권, 시설생활자의 인권, 사병 및 전·의경 인권, 학생인권, 양심적 병역거부 그리고 사상적으로는 국보법 문제가 있다. 이런 전통적인 문제들뿐만 아니라 생명윤리와 관련된 문제, 프라이버시 문제, 특히 정보수집기관의 도·감청 문제 등도 새롭게 대두되는 현안이다. ●박 이사 인권의 ‘목록’이 아직도 많다고 얘기할 수 있다. 정치적 권리나 시민적 자유 같은 것은 이미 보장됐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방심하면 언제든 날아가 버릴 수 있다.9·11 테러를 겪으면서 기본적 권리가 매우 퇴보하고 있는 미국이 좋은 예다. 충분히 확보되지도 않았지만,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다면 80년대 많은 이들이 피흘려 이룩한 자유마저 잃을 수 있다. 경제적 권리에 대해서는 국민과 정부 모두 박약한 것이 문제다.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을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고 헌법에 나와 있는데도, 법원이나 정부는 ‘예산이 있으면 주고 없으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헌법이 규정하는 것을 하위법이나 정부가 안 지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우리가 귀기울이지 않았던 소수자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 예컨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총을 안들겠다는 것이지 병역을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대체복무를 시켜줘야 하는 것이 맞고, 이는 안보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다. 과거 우리의 ‘둔탁한’ 눈으로 보지 못했던, 매우 중요한 새로운 인권의 목록들이 우리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예술적·문화적 요소들이나 환경권 역시 인권의 범주다. 인권 현안이란 몇가지로 말할 수 없고, 총체적인 문제이므로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 ●곽 총장 사실 정보화·노령화·세계화·생명공학·대테러리즘 시대는 만만치 않은 구조적인 인권문제를 안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도·감청 기술도 발달하고 생명윤리 문제도 대두하는 식이다. 말하자면 기존의 과제는 그대로 남아 있고, 오히려 새로운 위협 요인들이 등장하는 시점이다. 인권의 기본개념인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여러 자유와 권리의 보장이 필요한데, 이들은 서로 연결돼 있어 하나가 약해지면 다른 것도 위협을 받는다. 우리가 새로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인 상황에 대해 끊임없는 감시와 경계가 없으면 인권은 발전하기 어렵다. -사회자 효율성을 위해 최소한의 인권침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도청이나 CCTV(폐쇄회로) 문제가 그렇다. 이런 상충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곽 총장 인권을 ‘공공복리’와 같이 추상적인 것들과 계량할 때 매우 신중하고 보수적이어야 한다. 인권은 한번 뒤집히면 회복이 매우 어려운 속성을 갖고 있다. 도청 문제를 보면, 국정원은 국가정보를 위해 기본권 침해를 업으로 하는 기관이지만, 또한 이를 위해 매우 엄격한 법적 통제가 있어야 한다.CCTV도 마찬가지다. 허용한다 해도 법적 통제가 있어야 한다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도시가 CCTV로 연결돼 있다면, 이것은 전자팔찌 차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 이사 정보·수사기관이 도청이나 CCTV에 의존하는 것은 정보나 자료를 편리하게 얻고자 하는 의도다. 얼마든지 과학적이고 정당한 방법들이 있는데도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단지 ‘쉽기’ 때문이다. 마치 과거 고문으로 진술을 편하게 받으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예전에 사르트르가 ‘도시에 시한폭탄을 설치한 혁명가들을 고문해 그 위치를 밝혀 여러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으냐.’ 하는 철학적 문제를 던진 적이 있는데, 결론은 ‘그래도 고문은 안된다.’는 것이다. 쉽게 허용한다면 끊임없는 인권침해의 명분을 만들어 준다. 그것이 과거 역사에서 나타난다. 범죄를 예방하려면 모두에게 전자팔찌를 채우면 된다. 편의주의적 발상의 연속이다. -사회자 사형제·국가보안법 등을 둘러싼 보수·진보 진영간 시각차를 좀처럼 좁힐 수 없다. 해법이 없을까. ●박 이사 인권에 관한 한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없다고 본다. 보수라고 인권을 생각하지 않고 진보라고 국가안보를 생각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마주앉아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대립하는 듯 보이는 것이다. 우리가 사형이나 국보법 문제를 제대로 토론해 본 적이 있었나. 또한 국보법이 어떻게 이념의 문제인가. 진리의 문제이며 팩트의 문제다. ●곽 총장 인권은 최소한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고, 진보와 보수가 공유하는 공통의 가치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권이 인간관·사회관과 별도로 존재할 수는 없으므로,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치충돌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그 정도의 복잡 미묘한 주제들이 담겨져 있는지 의문이다. 비정규직이나 국보법 문제는 더 큰 공통의 언어로 볼 수 있다. 생명윤리 등 보다 복잡 미묘한 문제가 있겠지만 지금 거론되는 정도는 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박 이사 북한인권을 보는 차이는 이념의 문제보다는 불신의 문제다.‘왜 북한 인권에 침묵하느냐.’‘그동안 인권탄압에 침묵하더니, 북한 정권의 붕괴를 위한 정치적 목적 아니냐.’는 식으로 서로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다. 사실 과거에 인권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북한 인권에 관심 없을 리 없는데, 의심과 적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사회자 아직 초보적인 인권 상황을 한 단계 끌어올려 인권선진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 이사 우선 제도의 측면이 중요하다. 아직도 군사정권에서 만든 악법들이 여전히 존재하거나 개정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재심제도는 혁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사업이 실패한 사람은 재기할 수 있어도 사법의 심판을 잘못받은 사람들은 재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 하나만 봐도 여전히 끔찍한 문제가 남아 있다. 의식의 문제에서는 인권단체의 역할과 인권교육이 중요하다. 외국 대학의 법대에는 인권 관련 과목이 여럿 개설돼 있는데, 한국은 어떤가. 인권 전문가들이 많아져야 하고 지자체마다 인권담당관도 있어야 한다. ●곽 총장 인권교육의 제도화는 매우 시급하다. 법집행기관 종사자들, 검경, 군교관, 교사 등의 인권교육은 아직 매우 형식적이다. 기업 역시 고용차별이나 인권감수성과 같은 교육이 거의 안 돼 있다. 이런 것을 기획·조직·개선하는 것이 인권위의 중요한 책무다. 그러나 인권위는 4800만명의 인권을 위해 200명이 종사하고 있을 뿐이다. 인권이 중요하면 투자해야 한다. 연목구어(緣木求魚)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는 인권단체의 열정과 헌신성에 기대했지만, 인권은 본래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며, 우선순위를 놓고 인력과 재원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인권보장을 위한 투자 없이 법제개선이나 인권교육을 통한 의식변화 노력은 적지 않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정리 이효용 나길회기자 utility@seoul.co.kr
  • 공동이용 모범 성사중학교

    공동이용 모범 성사중학교

    “지역주민과 함께 학교시설을 이용합니다.” 서울 성사중학교에선 인근 주민들이 방과 후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학교 테니스장과 골프장, 운동장 등은 주민들의 여가활동 공간이다. 4년 전 이문수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교시설은 주민들에게 개방되기 시작했다. 그는 “주 5일제로 휴가시간은 늘었지만 이를 흡수할 지역사회 시설은 부족하다.”면서 “인프라 구축에 학교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그 배경을 말했다. 주민들이 학교시설을 쓰면 우리 지역 학교라는 인식을 가질 것이라는 공동체의식 전파도 한몫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학교는 적지 않다. 하지만 실천에는 의지가 필요하다. 학교시설이 파손될 위험이 있기 때문. 실제 이 학교도 지난해 농구장 바닥에 우레탄 수지를 깔았는데 날카로운 물건에 의해 훼손됐고 유리창이 깨진 일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고 설명한다. 이 학교는 4년 전에 운동장을 개방했고 이듬해 테니스장을 열었다. 재작년엔 예산 3800만원으로 골프장을 만들고 도서관과 함께 개방했다. 그 해 1000만원을 들여 운동장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예산 5000만원으로 야간조명이 설치되고 우레탄 수지가 깔린 농구장도 만들어 개방했다. 올 10월엔 시설을 더 잘 갖춰 기존 컴퓨터실도 개방할 예정이다.8000만원의 예산이 잡혀 있다. 예산은 대부분 마포구청에서 지원받았다. 마포구청은 4년 전부터 교육시설을 개선하려는 학교를 심사,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 학교가 구청에서 지원받은 금액은 3억 1000만원 수준이다. 학교수업이 끝나면 시설은 지역 체육동호회에서 자발적으로 운영한다. 골프장은 동호회에서 관리비를 걷어 전기세와 수도세 등을 낸다. 테니스장과 운동장은 각각 테니스동호회와 축구동호회에서 담당한다. 시설이 파손될 경우에도 동호회에서 책임지고 수리한다. 모든 문제를 학교에서 떠맡기엔 예산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런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교직원들이 늘면서 학교이름을 빛내기도 했다. 올해 서울시 교직원체육대회에서 이 학교가 테니스 1위, 배구 2위를 했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학교 이미지가 좋아져 최근 이 학교에 배정되기를 바라는 학생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법적지원 장애인 최저생계비 “턱없이 적다”

    법적지원 장애인 최저생계비 “턱없이 적다”

    지난 주말인 30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두 평 남짓한 지하 단칸방에서 만난 이승연(31·여)씨는 전날 헌법재판소 앞 집회에 참가한 탓인지 근육 경직과 통증으로 기진맥진해 누워 있었다. 딸과 같은 1급 지체장애인인 어머니 박정자(58)씨와 아버지 공열(68)씨도 낙담한 빛이 역력하다. 이씨는 2002년 5월 ‘일반인과 동일한 최저생계비를 장애인에게 적용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냈다.2년여가 흐른 지난 28일 헌재는 재판관 9명 전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튿날 전동휠체어를 탄 이씨는 헌재의 결정이 “시대착오”라며 장애인단체 회원들과 함께 거리에 나와 항의구호를 외쳤다. ●“장애인 동일 최저생계비 위헌” 기각 전기기술자인 이공열씨는 조그마한 폐전선 재생사업을 했으나 사업이 신통치 않아 문을 닫았다. 서울 구로구 시흥동 25평짜리 연립주택마저 IMF 직격탄에 처분하고는 셋방으로 옮겼다.99년에는 식당일을 하던 박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1년3개월간 3차례의 수술에 8000만원을 병원비로 썼다. 국가는 이들을 2001년 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권자로 인정했다. ●“장애인 한달 15만원 이상 더 들어” 뇌성마비로 왼팔을 빼고는 온몸을 쓰지 못하는 승연씨는 장애인 가족에게 법이 보장하는 최저생계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헌법소원을 냈다. 이씨는 “장애인에게는 한달 15만 790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데도 최저생계비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추가비용은 2002년 보건복지부의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른 것이다. 지난 10월 이씨 가족의 소득·지출 내역(표 참조)을 보자. 이씨 가족이 국가로부터 받는 지원은 생계·주거·장애수당과 노인경로연금 등 71만 4480원. 이 중 최저생계비 항목은 46만 9480원에 불과하다.3인 가족(83만 8796원)이라면 의료비·교육비 등 간접지원을 빼고 현금으로 73만 8476원까지 받을 수 있으나, 이씨 가족은 출가한 아들(37)과 딸(35)이 일정한 부양비를 부담하고 있다고 보는 ‘간주부양비’, 이씨가 근로활동을 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추정소득’분을 차감당하고 있다. 지출을 보면,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만 88만 7600원이다. 방세와 전기·수도세 등 ‘생계 비용’을 더하면 159만 6800원에 이른다. 매달 50만원 이상의 적자가 난다. 쌓인 빚만 3000만원이 넘는다. 보건복지부의 2001년 자료에 따르면 최저생계비 지원대상 70만 7331가구 중 장애인 가구는 14.2%인 10만 721가구다.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류정순 박사는 “외국의 경우 의료·교육비 같은 비용은 최저생계비 외에 ‘부가 급여’로 지급한다.”면서 “현행 최저생계비는 예산 절감만을 의식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시급한 정부의 보완책 마련 헌재는 기각 결정에서, 인간다운 삶을 위해 국가가 객관적인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에게 다른 법률에 의한 지원이 있음도 기각 결정의 이유로 꼽았다. 헌재의 이런 판단에 대해 항의하고 조속한 정부의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는 뜻으로 참여연대·빈곤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인이동권연대 등은 이번 주부터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간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장애인가구의 최저생계비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해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2006년 대책을 내놓다는 방침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Seoulites] ‘생보자’ 가족처럼 돌보는 도봉구 지적과 김오숙씨

    “봉사,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답니다.” 도봉구청 지적과에 근무하는 김오숙(41·여)씨는 이번 달 월급에서도 3만원을 떼놓는다.이 돈은 도봉구 창5동에 사는 ‘또 한분의 아버지’ 강현욱(67·가명)씨의 몫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강씨를 만난 것은 지난 1998년 IMF로 모두가 어려울 때였다.처음으로 사회복지 업무를 맡아 지역내 생활보호대상자를 담당하게 된 김씨는 우연히 강씨를 만나 돕게 됐다. 당시 강씨는 교도소에서 세번째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온 직후였다. 가족 하나없이 전과 3범이라는 이유로 외면받던 강씨는 술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었다. 게다가 뚜렷한 직업도 없어 간신히 마련한 월세방에서조차 내몰리게 됐다. 상담 과정 중에 강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김씨는 자신의 돈 100만원을 내어 강씨가 새로 구한 집의 전세금에 보탰다. 그 후 매달 3만원씩을 전기·수도세 등을 낼 수 있게 강씨에게 송금한다.매주 안부전화도 잊지 않는다. 김씨의 지원에 힘입어 강씨도 요즘은 세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사회복지 업무를 맡기 전에는 어떤 봉사를 해야할지 잘 몰랐다.”는 김씨는 “소년소녀가장 등 청소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소외받는 노인을 보살피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한달에 한번 지인들과 서울의 한 재활원에서 지체장애아들을 보살피는 일에도 앞장선다는 김씨는 “봉사활동은 ‘시작이 반’이 아니라 전부”라며 미소지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Seoulites] ‘생보자’ 가족처럼 돌보는 도봉구 지적과 김오숙씨

    [Seoulites] ‘생보자’ 가족처럼 돌보는 도봉구 지적과 김오숙씨

    “봉사,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답니다.” 도봉구청 지적과에 근무하는 김오숙(41·여)씨는 이번 달 월급에서도 3만원을 떼놓는다.이 돈은 도봉구 창5동에 사는 ‘또 한분의 아버지’ 강현욱(67·가명)씨의 몫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강씨를 만난 것은 지난 1998년 IMF로 모두가 어려울 때였다.처음으로 사회복지 업무를 맡아 지역내 생활보호대상자를 담당하게 된 김씨는 우연히 강씨를 만나 돕게 됐다. 당시 강씨는 교도소에서 세번째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온 직후였다. 가족 하나없이 전과 3범이라는 이유로 외면받던 강씨는 술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었다. 게다가 뚜렷한 직업도 없어 간신히 마련한 월세방에서조차 내몰리게 됐다. 상담 과정 중에 강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김씨는 자신의 돈 100만원을 내어 강씨가 새로 구한 집의 전세금에 보탰다. 그 후 매달 3만원씩을 전기·수도세 등을 낼 수 있게 강씨에게 송금한다.매주 안부전화도 잊지 않는다. 김씨의 지원에 힘입어 강씨도 요즘은 세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사회복지 업무를 맡기 전에는 어떤 봉사를 해야할지 잘 몰랐다.”는 김씨는 “소년소녀가장 등 청소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소외받는 노인을 보살피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한달에 한번 지인들과 서울의 한 재활원에서 지체장애아들을 보살피는 일에도 앞장선다는 김씨는 “봉사활동은 ‘시작이 반’이 아니라 전부”라며 미소지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최저임금 현실화 논란] “먹고살기 빠듯한데… 저축이요?”

    76만 6140원,노동계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안이다.현행 최저임금 56만 7260원보다 20만원 많다.정부의 올 최저생계비 기준이 105만 5090원(4인가족)임을 감안할 때 가장의 최저임금에 의존하는 가구라면 생존이 불가능한 수준이다.그나마 재계에서는 최저임금의 동결을 바라고 있어 이달 말 끝나는 심의에서 격돌이 예상된다.서울신문은 월 70만원 정도의 월급으로 어렵게 생활해 가는 세 가족을 중심으로 ‘최저임금으로 살아가기’ 실태를 짚어봤다. ●한달 적자 5만4220원 서울도시철도공사의 S차량기지 청소용역업체에서 일하는 서모(63)씨의 월 기본급은 56만 7260원이다.격일제로 근무날이면 오전 8시30분부터 15시간을 꼬박 일한다.연장수당과 야간수당 등을 합하면 77만원,건강보험 등을 공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73만 3280원이 전부다. 방 둘에 부엌이 딸린 10평 남짓한 집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원이다.20년 전부터 당뇨를 앓던 아내는 3년 전부터 합병증으로 증세가 악화돼 1주일에 3차례 혈액 투석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다.한번에 3만원 하는 투석 비용을 포함해 병원비가 한달에 50여만원.지난해 12월부터 구청 보건복지과로부터 투석 비용을 보조받고 있지만,약값이나 이런저런 검사비는 고스란히 서씨의 부담이다. 수중에 남는 돈은 40만원 남짓.쌀값 5만원에 김치만 먹다시피 해도 부식비는 10만원 정도 든다.수도세·전기세·전화비로 5만원,아내와 병원에 다니는 교통비로 월 2만∼3만원을 쓰고 나면 서씨의 유일한 낙인 담배 사 태울 돈도 손에 남지 않는다. 장성한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도 받을 수 없다.아들 서모(29)씨는 상고를 졸업했으나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 못해 아직 고정 수입이 없다.혼기가 된 아들의 장가 보내기에 생각이 미치면 막막함에 한숨이 앞선다.“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사람이 죽어가게 놔둘 수는 없지 않느냐.”는 서씨의 눈이 젖어든다. ●“아르바이트도 아니고…” 경기도 H시청 민원실에서 서류발급 보조 업무를 하는 박모(49·여)씨가 하루 8시간 일을 하고 받는 월급은 수당까지 합해 74만 5400원.공제액을 빼면 68만 840원이다.9년째 일했지만 비정규직이라 임금은 제자리다.40∼50대가 대부분인 동료들 가운데 젊은 사람들은 아르바이트 삼아 일하다가 이내 월급이 너무 작다며 그만두곤 한다. 대학생인 아들 임모(26)씨가 몇 군데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학비 대기도 빠듯하다.생활비는 전적으로 박씨의 몫이다.종종 친정에서 반찬을 얻어와도 한달 식비로만 20만원이 깨진다.방 2개짜리 연립주택은 관리비만 15만원이다.휴대전화에 가입하고 대신 집 전화는 끊었다.그나마 거는 전화는 가급적 줄이고 있지만 한달 요금만 아들과 합해 5만원 정도 나온다. 한달 4만 4000원씩 나오는 간식비로 점심을 때우고,교통비는 청주로 통학하는 아들 것을 합해 15만원가량 들어간다.아들에게 들어가는 용돈도 한달에 10만원 정도 된다.이쯤 되면 박씨 손에 남는 돈은 한푼도 없다.조금 여유가 생기면 시장에서 옷을 장만도 해보지만,멋부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박씨는 “한창 나이의 아들에게 먹을 것이며 입을 것을 맘껏 챙겨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직장 휴게실에서 밥도 해먹어 지하철 청소용역일을 하는 김모(62·여)씨가 매달 받아드는 돈은 70만 4760원이다. 회사에서 절반을 보조해 주는 1500원짜리 밥값도 아까워 김씨는 휴게실 한 쪽에서 밥을 직접 해 먹는다.반찬은 집에서 가져온 볶은김치 한 가지.연장근무까지 하고 새벽 1시30분쯤 대중교통이 끊기면 1시간20분 정도 걸리는 석관동 집까지 걸어서 갈 때가 많다.무섭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4800원 정도 나오는 택시비가 아까워서다. 동료 김모(59·여)씨가 “빨래도 직장에서 다 해 입으니 수도세는 얼마 안 나올 것”이라며 놀리듯 말하자 김씨는 화난 표정을 짓는다.꼭 물값이 아까워서라기보다는 비누값이며 소소하게 들어가는 생활비가 워낙 많고 시간도 절약하려 그런다고 애써 둘러댄다.딸기 같은 제철 과일은 사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 속에 까마득하다. ●월평균 생계비의 26.8% 올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제출한 29세 이하 단신근로자의 실태생계비는 월 109만 1111원이다.여기에 올 경제성장률과 물가인상률 전망치를 반영해 양대 노총이 내놓은 실태생계비는 117만 9491원이다.노동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 76만 6140원은 이의 65% 수준이다.통계청이 조사한 지난해 3인가구 월평균 가계지출액 211만 3500원에 견주면 현행 최저임금은 26.8%로 뚝 떨어진다.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이들은 “하루하루 버텨나갈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하나같이 “자녀들 결혼은 시킬 수 있을지” 부담스러워했다.‘김치만 먹다시피’ 하는 식생활로는 건강도 지켜낼 수 없다.“당장 큰 병이라도 걸리면 어떻게 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는 그들.노후도 속수무책이다.이 땅에서 최저임금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고달프기 짝이 없다. ●최저생계비 건강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최소한의 비용. 보건복지부장관이 매년 공표한다. ●실태생계비 통계청이 분기별로 전국 7500가구의 평균 지출을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정확한 용어는 ‘월평균 가계지출액’. ●29세 이하 단신근로자의 실태생계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해 심의위원회가 근로자 1인의 월평균 지출을 조사해 매년 제출하는 금액이다. 유영규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일본인 달라진 씀씀이

    일본에는 ‘10억원 모으기’ 같은 유행은 없다.일본 돈으로 치면 1억엔(100엔=1054원)쯤이지만 평생 1억엔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일본인은 별로 없다.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의 3.5배쯤 되는 터라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그 “마음 먹으면”이 그리 쉽지 않고,악바리처럼 모으지도 않는다.만일에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정신은 여전해도 ‘저축벌레’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견실한 중견기업에서 19년째 일하고 있는 화이트 칼라인 오베(44·도쿄 거주)는 연봉 950만엔가량을 번다.일본 국세청의 2002년 조사에 따른 일본 샐러리맨의 평균 연수입이 447만 8000엔(평균 43.3세)인 것과 비교해 평균을 훌쩍 넘어선 고소득자다. 일견 풍족해 보이는 그이지만 집 한칸 없다.‘무소유의 철학’같은 것도 없다.“독신인 탓에 집이 필요하지 않고,지금와서 25년짜리 장기대출로 주택을 구입해 늙어 죽을 때까지 갚는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혀 그냥 월세집에 사는 게 편하다.”는 설명. 도쿄 도심의 회사까지 50분쯤 걸리는 부도심권에 사는 그의 집은 공영주택의 방 두칸짜리 월세 10만엔의 30년 넘은 아파트다.이것저것 떼고 손에 쥐는 월급이 42만엔쯤되는 그는 월세 외에도 전기,가스,수도세를 뺀 가처분 소득이 27만엔 안팎인데도 남는 것은 제로다. 월급의 사용내역을 보면 월세 10만엔,광열비 5만엔,오사카(大阪)에 사는 부모님 용돈 6만엔과 자신의 용돈 5만엔 정도이다.16만엔 정도가 남지만 “잔업하고 피곤하면 택시를 타거나,낡은 아파트와 가전제품을 수리하거나 바꾸는 데 생각하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는 게 의외의 씀씀이에 대한 오베의 변이다. “일하는 게 재밌다.”는 그는 자동차도 없다.주말이면 집안 청소를 하거나 음악을 듣는 게 고작이다.용돈으로 정한 5만엔의 대부분도 CD나,책 구입에 쓴다.“독신이라 세탁이나 다리미질,요리 같은 귀찮은 일들은 돈으로 해결하고 만다.”는 그가 19년간 모은 저축이라곤 1000만엔을 조금 넘는다.특별히 몇살 때까지 얼마를 모은다거나 하는 계획은 없다.연금이 있어 딱히 노후가 불안하지도 않다고 덧붙인다. ●부부가 따로 벌어 각자 생활 즐겨 여유가 있기로는 맞벌이 부부도 마찬가지이지만 억척스럽게 돈을 모으겠다는 생각은 없다. 경찰 공무원인 다바타(37)는 조그만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는 부인(29)과 작년 어떤 모임에서 만나 결혼했다.그가 3년 전 장만한 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다바타는 부인 아야의 월급이 얼마인지 모른다.자가(自家)라 월세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월 생활비 15만엔 중 10만엔은 자신이,5만엔은 부인이 충당한다.그밖의 수입은 각자 알아서 관리한다. 월 5만엔 정도를 용돈으로 쓰는 다바타의 연수입은 700만엔 정도.다달이 하는 일이 달라 수당이 붙고 안붙고에 따라 손에 쥐는 월급은 40만엔이 되기도 하고 30만엔으로 줄어들기도 한다. 구입 당시 3500만엔하던 방 세칸짜리 집(72㎡)은 800만엔을 자신의 돈으로,나머지는 25년 장기대출로 장만했다.저금은 불과 500만엔밖에 갖고 있지 않은 그는 “아내가 곧 회사를 그만두고 캐나다로 단기유학을 떠나고 그 뒤 아이라도 갖게 되면 돈을 모으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예상했다. 재작년 취재현장에서 알게 돼 결혼에까지 이른 신문기자 부부인 미치코(30)도 부부가 생활비와 월세를 공동부담한다.“남편과 함께 공동의 지갑을 만들어 생활비를 절반씩 분담한다.”는 그녀는 “아파트를 구입할까 하고 저금도 슬슬 생각한다.”고 했다. 남편(33)은 연수입 650만엔,자신은 560만엔 정도인 이들 부부는 눈코뜰 새 없는 기자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30대 초반의 신혼부부인 만큼 여행하랴,취미생활에 필요한 물건 사랴 돈쓰기에 바쁘다. 이처럼 일본인들이 저축에 눈을 돌리지 않다 보니 작년 연말 내각부 발표의 ‘가계 저축률(가처분 소득 중 저축비율)’은 조사를 시작한 1955년 이후 최저인 6.2%를 기록했다. ●“악착같이 모으다간 따돌림 당하지” 8년 전 회사를 퇴직하고 지금은 연금생활을 하고 있는 스즈키(68)의 개인자산은 집(2500만엔 추산)과 저축(900만엔가량)이 전부다.연금은 월 27만엔.얼마전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조사한 “디지털 생활을 즐기는 일본인 60대”의 전형적인 경우이기도 하다.이 신문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인 대도시 60대의 세대당 평균자산은 현금과 부동산을 합쳐 3600만엔이었다. 스즈키는 수입이 전혀 없는 부인과 두 식구 생활에 27만엔이면 충분할 것 같지만 그것으로는 용돈(평균 5만엔),차량 유지비(2만엔) 외에 술친구와 어울리고,해외여행·독서 등 자신을 위해 들어가는 돈을 생각하면 턱없이 모자란다.그래서 지금은 저축을 매달 조금씩 헐어쓰고 있다. “일본인에게 1억엔을 모으라고 한다면 모을 수 있는 사람이 100명에 1명꼴쯤 될까.”라고 되묻는 스즈키는 “악착같이 돈만 벌고,쓸 때 제대로 쓰지 않고,책도 사읽지 않으면 필시 따돌림 당하기 십상이며 그런 점이 한국과 다른 문화가 아닐까.”라고 나름대로 분석을 한다. 7년 전 편집·교정 전문회사를 설립해 연 매출 7000만엔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이노우에(40)는 연수입이 1000만엔에 육박하지만 지금까지 저축은 1000만엔이 채 되지 않는다. “일본인들에게 저축이란 1년치 수입의 개념으로 혹시 실직하더라도 다른 일을 찾아볼 기간 동안의 월급 대신이란 의미”라는 그는 “돈을 많이 번다는 꿈은 중요하지만 1억엔이라면 너무 피곤할 것”이라고 손을 내젓는다. ●교육비에 등줄기 휘기는 한국과 마찬가지 돈벌고,쓰는 가치관에 다소 차이는 있어도 고물가와 교육비로 등골이 휘기는 우리와 사정이 비슷하다. 1000만엔에 조금 못미치는 연봉을 받는 가와무라(48)는 세 자녀를 두고 있다.4월이면 쌍둥이 두 아들이 중학교에 진학한다.사립학교를 보낼 생각이지만 1인당 연 100만엔이 넘게 들어가는 사립중학교의 교육비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말이 1000만엔이지 세금,보험,연금을 떼고 수중에 남는 수입은 700만엔쯤.교육비와 생활비,장기주택대출금 상환 등을 빼고 나면 자신의 용돈은 봉급쟁이 평균(4만 8000엔)을 밑도는 3만엔 정도이다.이도 모자라 “아내가 아르바이트에라도 나서야 할 형편이지만 아이들의 교육을 생각하면 집에서 뒷바라지해야 하기 때문에 저축을 헐어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arry04@˝
  • “버림받은 아이들 쉼터만은 지켰으면…”경매위기 몰린 ‘흥부네 집’ 어머니목사 심순애씨

    40대 여성 목회자가 부모에게 버림받아 오갈 데 없는 아이들에게 11년째 쉴 곳을 제공하며 어머니 역할을 해오고 있다.그러나 생활고와 은행 대출 등으로 세밑 추위에 아이들과의 보금자리를 비워야 할 처지에 놓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 도봉구 도봉1동 도봉산 자락에 20평 남짓한 심순애(사진·44·여) 목사의 집은 언제나 아이들 목소리로 넘쳐난다.예배당으로도 쓰이는 산비탈 단칸방 두개의 심씨 집은 주민들 사이에 ‘흥부네 집’으로 불린다.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남다른 사연을 가진 18명의 아이들이 ‘동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심씨의 친자식은 연년생인 지혜(14·중학 1년)·은혜(13·초등학교 6년)양 등 2명뿐이다.나머지 16명은 모두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심씨는 “첫째부터 열여덟째까지 똑같이 먹이고 입히고 매를 든다.”면서 “처음엔 서먹해하는 아이들도 서로 뒤엉켜 지내다 보면 금세 ‘엄마’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지난 92년 쪽방촌이던 이곳에 우연히 정착한 심씨는 당시 버림받은 동네 아이들이 먹을 것을 훔치고,본드를 마시고,서로 주먹질을 하는 모습을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갈곳 없는 아이는 자식 삼아 키웠고,부모가 일하러 나간 아이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11년 동안 심씨의 품을 거쳐간 아이만 300명이 넘는다.심씨는 “어릴 적 양어머니에게 버려져 혼자 큰 기억이 있기 때문에 ‘버려진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최근 심씨에게는 고민거리가 생겼다.이삿짐 배달로 번 돈을 심씨에게 건네주던 남편 한봉조(50)씨가 지난해 간경화로 쓰러지면서 생활비는커녕 전기세와 수도세조차 낼 수 없는 처지가 됐다.설상가상으로 허물어 가는 집을 고치려고 받은 은행대출과 생활비로 쓴 카드 빚이 1억여원으로 불어났다.은행측은 연체 금액을 물지 않으면 이달 말까지 집을 경매에 넘기겠다고 통보했다.심씨는 “거리에 나앉더라도 아이들에게 다시 이별의 슬픔을 주지는 않겠다.”면서도 “적어도 이번 겨울을 보낼 곳은 있어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영규기자 who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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