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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양민 학살 더 있다”

    “이라크양민 학살 더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들이 지난해 11월 하디타 양민 24명을 무차별 학살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라크 북부 마을에서의 또 다른 양민 학살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BBC는 2일 미군이 북부 이샤키 마을 주민 11명을 고의적으로 살해한 것을 뒷받침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미군 대변인은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비디오에는 지난 3월15일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이샤키 마을의 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당시 미군은 알 카에다 용의자가 마을에 잠입, 교전이 발생했으며 용의자를 포함해 여성 2명, 어린이 1명 등 모두 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총격으로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라크 경찰은 그러나 미군이 주민 11명을 한 건물에 몰아 넣은 채 무차별 난사했으며 아예 건물도 폭파시켰다고 반박했다. 이샤키 마을의 사망자 11명 가운데 대부분이 여성(4명)과 어린이(5명)로 드러났다. 화면을 분석한 BBC 국제뉴스 편집자 존 심슨은 총상으로 인한 사망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뒤엉켜있는 성인과 어린이의 시신도 드러났다. BBC는 연합군 주둔에 반대하는 수니파 강경 그룹으로부터 테이프를 입수했으며 조작되지 않은 진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라크 주권정부 ‘불안한 출범’

    이라크 주권정부 ‘불안한 출범’

    국방·외교·재정 등 모든 정책 분야에 걸쳐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는 통합정부가 이라크에 들어섰다. 후세인 정권 축출을 목표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 3년 2개월만이다. 그러나 준(準)내전 상태에 이른 종파 갈등과 악화된 치안 역량이 정부 출범을 계기로 쉽게 안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누리 알 말리키 총리는 전날에 이어 21일에도 테러와 맞서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천명했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자유 이라크 출범이 알카에다에 통렬한 패배가 될 것”이라고 치하했지만 테러 공격은 이틀째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17개 장관직 시아파 연합에 돌아가 이라크 의회는 20일 알 말리키 총리가 제출한 내각 구성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그가 지명한 36명의 장관은 이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절반에 가까운 17개의 장관직이 의회 다수파인 시아파 연합에 돌아갔다. 쿠르드와 수니파 연합이 각각 7개 자리를 배정받았고 나머지 5개 자리는 이야드 알라위 전 임시정부 총리가 이끄는 세속주의 연합에 돌아가 일종의 거국내각이 성립됐다. 그러나 국방·내무·국가안보장관 등 핵심 장관직 3개는 공석으로 남았다.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장관직을 요구했던 시아파와 군을 관할하는 국방장관직을 고집했던 수니파 모두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헌법의 각료 구성 시한에 쫓긴 말리키 총리는 결국 대행 체제로 운영하는 편법을 택했다. ●석유 배분·외국군 철수 일정 갈등 잠복 말리키 총리는 새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로 저항세력 소탕과 치안 회복, 외국군의 철수를 제시했다. 하지만 정파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지금 상황에선 어느 것도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이미 실질적인 내전 상황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말리키 총리의 공약을 비웃기라도 하듯 20일 수차례 테러 공격으로 33명이 희생된 데 이어 21일에도 바그다드 카페에서 폭탄 테러로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헌법 개정 문제는 종파간 갈등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임시정부 구성을 위한 지난해 12월 선거 등을 보이콧했던 수니파는 정부 참여를 조건으로 헌법 개정을 약속받았다. 지난해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주축이 돼 마련한 새 헌법은 연방제 도입과 함께 입법·행정·사법권을 행사하는 지역정부 구성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수니파는 이라크를 분열시키고 시아파와 쿠르드족에 석유 자원과 권력을 집중시키게 될 것이라며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석유 대부분이 시아파와 쿠르드족의 관할지역인 북부와 남부에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외국군의 철수 일정도 핵심 이슈다. 미국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13만 2000여명 규모의 주둔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킨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라크의 치안 조직이 저항세력에 맞설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각 출범에 즈음해 외국군 철수 일정을 구체화시키겠다는 말리키 총리의 약속은 공수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외국군의 전면 철수를 바라는 이라크 여론은 말리키 내각을 괴롭히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씨줄날줄] 이라크 3분론/이목희 논설위원

    미국 북쪽의 직선 국경은 19세기 당시 강대국 영국과 어렵게 타협한 산물이다. 조약에 의해 북위 49도선을 국경으로 정하고 국경기념탑을 세웠다. 최근 위성으로 관측하니 오차가 있다고 한다. 최대 수백m 차가 남으로써 미국이 캐나다 영토를 37.6㎢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가 한 나라 같아서 다행이지, 영토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제국주의 국가의 땅 따먹기 결과가 극명하게 나타난 곳은 아프리카. 종족·문화를 무시한 직선 국경은 지금까지 아프리카를 내전과 궁핍으로 내몰고 있다. 인위적 경계의 아픔은 우리 민족도 겪었다.8·15광복 직전 미국 전쟁부 소속 딘 러스크 대령과 찰스 본스틸 대령이 지도를 펴놓고 정한 경계가 38선이다. 영관급 미군 장교가 30분만에 자로 그은 경계선이 한국전쟁 이후 휴전선으로 이어지며 7000만 민족을 둘로 가르고 있다. 중동 역시 서구열강이 마음대로 떼고 붙인 곳이다.1차대전에서 오스만튀르크가 패배하자 영국과 프랑스는 분할협약을 맺었다. 영국은 아랍족, 유대족과도 거래하는 등 3중 플레이로 중동을 세계의 화약고로 만드는 빌미를 제공했다. 중동의 중심에는 시아파와 수니파 등 이질적인 아랍족 세력과 인도·유럽족인 쿠르드족을 엮어 이라크를 출범시켰다. 시아파는 영국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가 진압당했다. 영국은 압도적 다수인 시아파를 무시하고 수니파를 앞세워 이라크를 요리했다. 힘을 얻은 수니파는 80여년간 시아파를 탄압했다. 미국에서 ‘이라크 3분론’이 나오고 있다.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은 이라크를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지역 등 셋으로 분리하자고 제안했다. 미 정부는 부인하지만 워싱턴 외교가에서 이라크분할론이 공공연히 떠돈다. 분할의 계획자는 미국이고,3개 정파를 다시 가르며, 이라크 지역 주도권을 수니파에서 시아파로 넘기는 것이다. 이번에는 시아파가 미국에 적극 협력해 실리를 챙기려 하고 있다. 역사의 반전이다. 이라크의 석유는 시아파가 사는 남부에 밀집되어 있다. 속 썩이는 수니파를 떼어내고 석유자원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엿보인다. 중동분쟁을 격화시킬 또 다른 불씨다.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 못하는 서러움이 아직 지구촌 곳곳에 남아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이라크 분할론’ 다시 고개

    이라크의 종파분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를 3개 이상의 자치주로 분할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정치권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한때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서기도 했던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은 1일 뉴욕 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이라크를 쿠르드와 시아파, 수니파 3개 지역으로 분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바이든 위원장은 “통합된 이라크는 분권화를 통해 지탱될 수 있다.”면서 “각각의 종파 및 종족 집단에게 자치권을 주면서 공통의 이해가 걸린 사안은 바그다드의 중앙정부가 담당케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엔 미국의 싱크탱크인 외교관계협의회(CFR)의 중동문제 전문가인 데이비드 필립스가 ‘이라크 권력 분할’이란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라크를 독자적 행정기능을 갖는 5∼6개 자치주로 분할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필립스는 “남부와 중부 시아파 지역이 2∼3개 주를 구성하고, 수니파 지역인 서부 및 중부 일부가 또다른 주를, 북부의 쿠르드 지역과 바그다드가 각각 한 주로 편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만들어진 이라크 헌법도 종파 및 종족별 자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하지만 석유자원이 거의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수니파가 자치안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이라크 석유 대부분이 시아파 지역인 남부와 쿠르드족이 많은 북부 유전지대에 매장돼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자치안이 시행될 경우 석유 생산으로 생기는 막대한 부를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가져가게 될 것이 분명한 까닭이다. 바이든 위원장도 이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하면서 수니파 지역에 모든 세입의 20%를 보장하도록 헌법 일부를 수정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필립스도 석유 수입을 인구비율에 따라 연방주들에 배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라크 분할론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후인 2003년부터 미국 내 일부 정치인과 학자들에 의해 제기됐지만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저항세력의 공격이 거세지고 종파간 유혈충돌이 심화되는 등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분할론을 바라보는 아랍권의 시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이들은 이라크 분할이 주변국가에 분리주의 움직임을 확산시켜 아랍세계의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라크 종파분쟁으로 10만가구 피난민 신세

    이라크의 유혈 분쟁이 격화되면서 종교파벌 간 거주지 분할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다른 종파에 대한 위협과 박해를 피해 10만가구가 대이동을 했다고 AP통신이 지난 30일 보도했다. 아딜 아브둘-마디 부통령은 “대략 10만가구가 자신들만의 종파 거주지를 찾아 터전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는 이라크 관리들이 밝힌 규모 가운데 최대라고 AP는 전했다. 이중 90%는 다수파인 시아파가 소수파인 수니파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피난가는 경우다. 시아파 종교기관 관계자는 고향을 등진 시아파가 1만 3750가구,9만명이라고 추정했었다. 지난 2월 사마라의 시아파 사원 폭파로 시아-수니 간 보복전이 격화되면서 피난길에 오른 2만 5000여명을 포함해서다. 피난민들이 가지고 온 편지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인 ‘무자헤딘’의 서명이 새겨져 있었다.‘당장 도시를 떠나라. 수니파가 당한 것처럼 죽이고 싶지 않다.’란 내용과 함께. 그러나 미군 당국은 “과장된 수치”라고 반박했다. 종파가 섞인 지역에서 ‘대이동’은 없으며 종파간 유혈 분쟁도 진정 추세라고 주장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쌍둥이 동생 호소가 언니 살렸다 ?

    쌍둥이 동생의 간절한 호소가 통했을까. 지난 1월7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무장 괴한에 의해 피랍돼 생존 여부가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의 프리랜서 여기자 질 캐럴(28)이 30일 극적으로 풀려났다. 쌍둥이 동생 케이티가 알아라비야 방송에 출연, 석방해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 지 하루 만에 무사히 풀려난 것이다. 그녀는 미군의 경계가 펼쳐지는 바그다드 그린존에서 미국 관리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니파 정당인 이라크 이슬람당 소속 나시르 알 아니는 “정체 불명의 한 조직에 의해 바그다드 서부의 당 사무실에 그녀가 넘겨졌으며 이후 우리가 미국인에게 인도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석방 직후 캐럴은 건강한 모습으로 녹색 히자브를 둘러쓴 채 인터뷰하는 장면이 바그다드 TV를 통해 방영됐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으며 방과 화장실만 오가도록 통제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보도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웠던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하루 빨리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고 밝힌 그녀는 이날 갑자기 풀려난 이유에 대해서도 알 길이 없다고 답했다.CSM측은 인질 억류 단체와 어떠한 협상도 없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미 CNN이 전했다. 케이티는 전날 방송에서 “그녀를 혹시 본 분은 그녀가 얼마나 멋진 여인이며, 무고한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얼마나 은총에 가득 찬 행위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밤마다 언니에 대한 악몽을 꾼다는 말도 전했다. 캐럴을 납치했다고 주장해온 ‘복수 여단’은 여러 차례 시한을 연장하면서 이라크에 수감돼 있는 모든 여성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그녀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납치 당일 그녀는 수니파 고위 정치인 아드난 알 둘라이미와의 인터뷰를 위해 바그다드 서쪽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돌아가려다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캐럴은 지난 8일간 석방된 서구 인질 가운데 네번째 사람이 됐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0일 이라크전 3주년] 美국민 여론조사…美, 이란과 안정화 방안 직접논의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이래 최대 규모의 저항세력 색출 작전과 26년만에 갖게 되는 이란과 정부간 공식 대좌 발표. 오는 20일 이라크 침공 3주년을 맞는 미국의 초조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두 장면이다. 미군은 17일에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20㎞ 떨어진 사마라 근처의 저항세력 근거지에서 ‘벌떼 작전’을 계속했다. 전날 개원한 이라크 의회는 열자마자 정부 구성에 관한 이견으로 30분만에 산회했다. 3년이 다 되도록 이라크인 스스로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라크전 승리를 확신하는 미국인 비율도 침공 당시 94%에서 40%로 떨어져 이라크주둔 미군의 마음은 다급해지고 있다. 헬리콥터 50여대와 전술차량 200여대, 미군과 이라크군 1500여명으로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저항세력 색출 작전을 벌였지만 첫날 미군은 용의자 40명 이상을 검거하고 다섯 군데 무기 은닉처를 적발했다고 CNN이 전했다. 그러나 로켓이나 미사일, 기총 발사 등 공중 공격은 가하지 않아 민간인 희생 시비를 애써 피하려 했다. 사마라는 지난달 22일 시아파 성지에 대한 폭탄 공격으로 종파간 보복을 불러일으켜 내전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곳. 미군은 알카에다 요원들이 이곳에 본거지를 마련, 폭탄테러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라크 보안군의 첩보를 바탕으로 소탕 작전에 나섰다고 밝혔다.16㎞씩 구역을 나눠 차례로 토끼몰이 하듯 색출에 나서고 있다. 이번 작전은 때마침 이라크전 승리를 믿는 미국인 비율이 40%까지 떨어졌다는 CNN과 일간 USA투데이의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 시작됐다. 스콧 매클렐런 대변인은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이번 작전을 기획한 것은 아니며 현지 지휘관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사전 브리핑을 받긴 했지만 직접 명령을 내리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백악관은 이란 정부의 대화 제의 수용에 따라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대사로 하여금 이란측과 이라크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시아파 종교국가인 이란의 이라크 집권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서다. 사담 후세인을 밀어낸 공백을 이라크의 시아파가 장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란측은 “미국이 이라크 안정화를 위한 여러 차례의 대화를 제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15일 25구,16일 6구에 이어 17일에도 바그다드 일원에서 종파간 보복에 처형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이 31구가 넘었다. 일주일새 160여명이 내전으로 집단 처형된 셈이다. 의회의 개원은 권력의 공백이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임을 증명한 셈이 됐다. 개원일부터 60일안에 대통령과 2명의 부통령, 총리를 선출해야 하지만 이브라임 자파리 총리 서리는 수니파, 쿠르드족은 물론, 세속적인 시아파로부터도 따돌림을 받고 있다. 세 규합에 실패한 자파리는 “국민이 원하면 물러날 것”이라면서 사의를 밝혔고 정국은 내전을 향해 치닫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암살 위험성’ 각국 지도자 7인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대니얼 바이만 교수가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 폴리시’ 인터넷판에 암살 위험성이 높은 각국 지도자 7인을 선정해 게재했다. 누가, 어떻게, 어떤 이유로 암살할지까지 상세히 분석해 암살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체첸에 대한 강경 정책으로 체첸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암살 표적이 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오지를 여행할 때 자살폭탄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이만 교수는 지적했다. 미국의 알 카에다 토벌에 적극 협조해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벌써 7차례 이슬람 지하드(성전) 요원의 암살 시도를 겪었다. 차량폭탄이나 자살폭탄, 또는 무샤라프 자신의 경호 측근에 암살될 위험이 지적됐다. 미국과 동맹을 맺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도 탈레반 잔당과 숙적 군벌들의 암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카르자이가 탄 차량이 저격당했다.2004년에는 헬리콥터가 탈레반이 쏜 로켓에 추락할 뻔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군부내 반대파나 구(舊)체제 인사에 암살될 가능성이 있다. 군중 속에서 갑자기 탄환이 날아오거나 등 뒤에서 누군가 방아쇠를 당길지 모른다. 어떤 경우든 반미 선봉장인 그가 암살되면 부시 행정부의 배후설이 제기될 게 뻔하다. 차베스가 암살되면 그는 영웅이 되고 더 급진적 성향의 좌파가 집권할 공산이 크다. 이라크의 시아파 성직자 아야툴라 알리 시스타니도 알 카에다나 수니파의 암살 명단 맨 앞자리에 있다. 실용주의 노선에 반대하고 내전을 획책하는 저항세력들은 그의 동조자 여러 명을 이미 살해했다. 다른 시아파 분파의 손에 암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하드 소탕에 앞장서고 왕정을 현대화한 친미주의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 역시 알 카에다와 수니 극단주의자의 타깃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사마 빈 라덴.9·11 테러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그는 서구사회 ‘공공의 적’이다. 미국의 대전차 미사일 ‘헬파이어(지옥불)’를 맞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의 죽음은 전세계 추종자들을 더 거칠게 만들 것이라고 바이만 교수는 경고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시아파사원 또 폭발

    이라크의 시아파 사원에서 또 폭발물이 터졌다. 지난 22일 북부 사마라에서 시아파 사원의 황금돔이 폭파돼 시아-수니파 간 분쟁이 격화된 지 나흘 만이다. 26일 남부의 시아파 거점도시 바스라의 에미르 사원에서 소형 폭발물이 터져 2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이날 바그다드에서도 버스 정류장에 폭발물이 터져 최소 2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종파 분쟁으로 160여명이 숨졌다고 BBC는 전했다. 통금 해제 후 수니-시아파 지도자들이 단결에 합의한 첫 날이 무색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중계석] 더이상 지지할 수 없는 네오콘/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

    이라크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시아파와 수니파의 유혈충돌로 내전위기를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의 종언’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이라크 전쟁과 이를 주도한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을 비판한 책을 다음달 낸다. 그는 “미국 대외정책의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면서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네오콘의 신념은 유지하면서도 무력 만능주의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지가 22일자에서 ‘신보수주의는 더 이상 내가 지지할 수 없는 어떤 것이 돼 버렸다’는 제목으로 그의 책(네오콘 이후:갈림길에 선 미국)을 간추린 것을 정리한다. 역사는 이라크 전쟁을 우호적으로 판단할 것 같지 않다. 부시 정부를 둘러싼 네오콘들은 이라크의 정권교체와 중동의 민주화를 주장했지만, 이라크 전쟁 3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이들의 ‘이상적 의제’는 위협받고 있다. 그들의 문제는 목적을 이루려고 과도하게 군사적 수단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자유롭고 개방된 세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의 힘과 영향력은 필요하다. 미국이 고립주의로 돌아가는 것은 더 큰 불행이 될 것이다. 네오콘들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면 곧바로 민주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럽과 다른 나라 사람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충분한 명분을 갖지 못했으며, 이라크의 민주화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미국을 비판했다. 이들의 우려는 불행하게도 맞았다.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대처하려면 전투가 아닌 평범한 이슬람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정치적 경쟁이 필요하다. 최근 프랑스와 덴마크의 사건들이 시사하듯이 유럽이 중심 전쟁터가 될 것이다. 극단적 이슬람주의는 현대화, 다원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체성 상실에 뿌리를 둔다. 아마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대외정책의 합법성을 얻기 위해 유엔 같은 국제기구들과 때로는 중복되고, 경쟁하는 ‘초다자적인 세계’를 증진해야 한다. 이란과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신중한 다자간 접근방식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부시 정부는 1기 시절의 신보수주의 정책으로부터 점점 거리를 두고 있다. 수단과 목적이 합치되는 ‘현실적 윌슨주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롭게 세계와 접촉해 나가야 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
  • 이라크 종파간 충돌 격화 ‘내전 위기’

    이라크 시아파 사원 폭탄 테러로 촉발된 종파간 유혈 보복이 격화되면서 그동안 우려되어 온 내전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22일 북부 사마라의 시아파 최고 성지인 아스카리야 사원의 황금 지붕이 폭탄 공격으로 파괴되자 분노한 시아파들이 수니파 모스크와 정당 등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나서 23일까지 13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각 정파 지도자의 자제 호소가 이어졌지만 수니파 지도자인 살만 알 주마일리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이 긴급 소집한 대책 회의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도 이날 무장단체 헤즈볼라 주도로 수니파를 응징하자는 시위가 벌어졌다.●하루새 바그다드에서만 시신 50여구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바스라 등 이라크 전역에서의 수니파 모스크를 겨냥한 시아파의 공격으로 54명이 희생됐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22일에는 바그다드에서만 50여곳의 수니파 모스크가 공격을 받아 성직자 3명도 사망했다.또 바그다드에선 하루 만에 총상을 입은 시신 50여구가 발견돼 종파간 보복이 극에 달했음을 방증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앞서 남부 바스라에선 경찰로 위장한 괴한들이 수니파 죄수 11명을 사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또 사마라 지역을 취재하다 전날 저녁 괴한들에 납치된 알 아라비야 방송의 특파원을 포함,3명의 언론인이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고 BBC는 덧붙였다. 바그다드 북쪽의 바쿠바에선 이라크군 순찰대를 겨냥한 폭탄이 터져 12명이 희생됐고 수니파 모스크를 겨냥한 괴한들의 총기 난사로 1명이 숨졌다. 성소 파괴를 저질렀다고 스스로 밝힌 세력은 아직 없다. 바그다드 북쪽 125㎞에 자리한 사마라는 인구 25만명 대부분이 수니파다. 미군에 대한 저항이 극렬했던 곳이다. 수니파는 “이라크의 분열을 노리는 음모”라며 배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각 정파의 자제 호소도 안 먹혀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그랜드 아야툴라 알리 알 시스타니는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자동소총과 로켓추진 수류탄 등을 쏘며 수니파 공격을 주도한 시아파 무장조직 알 마흐디 민병대는 전면적인 보복을 다짐했다. 미군은 병력 증강과 야간통금 연장 등 비상 태세에 들어갔다. 쿠르드족 출신인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은 “내전 위험 앞에서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며 진정을 호소했다. 시아파가 주도하는 대연정 구상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해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파괴된 성소의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강경 시아파의 민병대 재건 움직임에 적잖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편 전날 경찰로 위장한 무장세력에 의해 황금 돔이 파괴된 사마라의 아스카리야 사원은 10∼11세기에 축조된 시아파의 대표적인 성지다.10·11대 이맘(종교지도자)의 묘소가 있다. 시아파들은 11대 이맘의 아들인 12대 이맘 알 마흐디가 1100년이 흐른 지금도 죽지 않고 구원자로 재림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라크에서 시아파는 전체 인구 2600만명 중 60%를 차지하지만 지금까지 정권은 사담 후세인 등 수니파 차지였다. 수니파는 이란·이라크를 제외한 이슬람 지역에서 주류 대접을 받고 있다. 서기 680년 카르발라 전투 이후 마호메트의 후손 중에서 통치자를 뽑아야 한다는 시아파와 혈통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수니파로 갈라졌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되살아난 ‘아부그라이브 악몽’

    되살아난 ‘아부그라이브 악몽’

    지난 2003년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포로 수용소에서 촬영된 미군의 포로학대 영상이 호주 TV에 의해 추가로 공개되면서 2년 전 이라크 전역을 뒤흔들었던 극렬한 유혈사태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새 영상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행동방식을 주요한 이슈로 부각시킬 것이 분명하다. 최근엔 영국군의 이라크 소년 집단 구타 비디오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이라크인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아부 그라이브의 악몽을 다시 불러일으킨 것은 호주 공영TV인 SBS다. 이 방송은 ‘데이트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행위를 담은 미공개 사진과 영상을 방영했다. 이 방송의 마이크 커레이 기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에 공개된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들이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에서는 분뇨로 몸이 더럽혀지고 성적 학대를 당하는 모습, 발가벗긴 채 피를 흘리는 포로와 시체의 모습이 공개됐다. 공개된 이미지의 진위(眞僞) 여부와 관련, 익명의 미 국방부 관계자는 “진품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2004년 조사과정에서 이미 드러났던 것들”이라며 “당시 조사한 100장이 넘는 사진과 4개의 비디오 클립 가운데 일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호주 TV의 영상공개는 미국이 이라크내 무장반군의 중심세력인 수니파 아랍 공동체들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국은 수니파 반군들에 무장해제를 설득하는 중이었다. 공교롭게도 아부 그라이브에서 학대를 당한 수감자 대부분은 수니파 아랍인들이다. 미국은 파문의 확산을 우려해 조기 진화에 나섰다. 미 국방부 대변인 브라이언 휘트먼은 “이같은 사진이 공개될수록 세계 곳곳에서 불필요한 폭력을 불러일으켜 미군을 더욱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아부 그라이브 사건은 이미 조사가 끝난 것”이라며 재조사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라크 임시정부의 네르미네 오트만 인권장관은 “우리는 이미 충분한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사진공개를)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슬림세계의 반발은 학대장면들이 어느 정도까지 보여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이미 미국 뉴스채널 CNN과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와 알 아라비야가 호주 TV의 보도화면을 일부 편집해 내보내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몇몇 장면이 급속히 번져나가면서 미군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라크인 교사 하난 아디브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영상들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함께 시작된 오랜 고통을 다시 불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공개된 사진들은 ‘아주 당혹스러운’ 것이었다.”며 “즉각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대변인이 전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후세인 단식 투쟁

    인권유린 및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재판부의 강제출석 요구에 항의해 단식투쟁에 들어갔다고 A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후세인은 이날 자신이 3일째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통치시절 각료를 역임했던 세명의 피고인들도 함께 단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조관들도 이들이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라우프 라시드 압델 라흐만 주심판사가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교체를 요구하며 피고인들이 출정을 거부하자 13일 속개된 재판부터 강제 출석시키고 있다. 단식투쟁은 후세인을 지지하는 수니파 저항세력들 사이에서 이들에 대한 동정론을 확산시켜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이라크의 혼란을 부채질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슬람 聖日 ‘종파혈전’

    이슬람 시아파의 성일(聖日)인 9일 종파간 충돌로 3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북부 한구에서는 이날 아슈라 성일을 기념하는 시아파 교도들을 향해 자살테러로 추정되는 폭탄공격이 가해져 최소 31명이 숨졌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이날 폭발은 시아파 교도 수백명이 거리행진을 시작하기 직전 종교지도자의 연설을 위해 설치된 연단 주변에서 발생했다. 폭탄공격에 성난 시아파 교도들이 주변의 상점과 자동차에 불을 지르면서 행사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현지 관리들은 수니파와 연계된 무장조직이 폭탄테러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접국 아프가니스탄 서부의 헤라트에서도 시아파와 수니파간 충돌로 최소 3명이 숨지고 52명이 다쳤다. 충돌 직후 500여명의 군병력이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사태의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고 AFP는 전했다. 아슈라 성일은 서기 680년 지금의 이라크 카발라 지역에서 타계한 이맘(이슬람 종교지도자) 후세인을 기리는 날로 무슬림력 1월10일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라크 석유 판매 수익 절반이 저항세력 ‘돈줄’

    이라크의 대표적인 유전으로 알려진 키르쿠크의 석유 저장시설 책임자는 저항세력의 공격을 도운 혐의로 4일 당국에 기소됐다. 지난 2일 저항세력의 수류탄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 이 지역 석유 공급이 모두 막히자 이 책임자와 직원들은 석유를 암시장에 내다팔아 이득을 챙겼다. 뒷돈을 얻어쓰고 이를 눈감아준 경찰관들도 검거됐다. 이라크 곳곳에 만연된 부패 때문에 전후 재건에 쓰여야 할 석유 수입과 원조 기금 등이 저항세력에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5일 폭로했다. 신문은 이라크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저항세력에 흘러들어간 이들 자금이 인명 희생과 사회 기반시설 파괴를 부추기는 것은 물론, 국가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수니파 출신의 제헌의회 의원인 메산 알 주브리 사건을 특히 주목한다. 그는 저항세력의 공격에서 송유관을 지켜낸다는 구실을 내세워 경호원 숫자와 장비 구입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백만달러를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송유관을 공격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저항세력에 자금을 건네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알리 알라위 재무장관은 이라크에서 석유 밀거래로 벌어들이는 돈의 40∼50%를 저항세력이 챙겨가는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바이지에서 60대의 석유 수송 트럭들이 저항세력의 수류탄과 자동화기 공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정제시설 운영 책임자 중 상당수가 저항세력이 심어놓은 인물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트럭 기사들이 석유 수송을 기피하는 틈을 타 저항세력이 석유 등을 암시장에서 판매한 것은 물론이다. 시리아와의 국경 경비대원들은 석유 밀거래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기고 있다고 국가청렴위원회의 라디 함자 알 라디 의장은 주장했다. 이라크 석유부의 한 간부는 ‘석유 마피아’등이 업계의 이윤을 갈취하는 수준을 넘어 관리직 임명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신들의 밀거래를 추적하는 관료들을 살해할 정도로 무소불위(無所不爲)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마피아의 행각을 폭로하려던 2명의 관료와 국가청렴위 간부 6명이 살해됐다. 국가청렴위는 공직 개혁을 위해 모든 공무원에게 재산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40%가량이 내역을 공개할 경우 납치범들에게 몸값을 알려주게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거부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월드이슈] 중동 이슬람정당 돌풍

    [월드이슈] 중동 이슬람정당 돌풍

    중동지역에 반미와 근본주의 회귀를 표방하는 이슬람 정당들의 돌풍이 거세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레바논과 이집트를 거쳐 지난달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무장조직 하마스가 집권에 성공함으로써 이슬람 율법에서 미래를 발견하려는 염원은 더욱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테러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선거를 통해 제도권에 진입하는 이들 정당이 실용 노선을 좇아 해묵은 갈등을 해결할지, 아니면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를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돌풍의 배경과 전망, 미국의 중동정책 변화 기류 등을 짚어본다. 역사적으로도 이슬람 근본주의는 이 지역의 특정 종족이나 분파가 심한 박해를 받을 때 희망과 대안으로 떠오르곤 했다. 시아파 부족 국가였던 이라크가 1638년 수니파들의 오스만 제국에 병합되면서, 또 1970년대 말 이란의 세속 정권인 샤 왕조가 무너진 뒤 시아파들이 모스크 주변에 모여들어 정치 세력으로 결집했던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한참 세월을 건너 뛰어 미군 점령으로 수니파 바트당이 축출된 이라크에서 시아파 네트워크가 가장 효율적이고 응집력 있는 조직으로 떠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해와 시련에 대한 반작용 태풍은 지난해 2∼3월 사상 최초로 지방선거가 치러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됐다. 지방의회 의석의 절반을 뽑은 이 선거에서 이슬람 성직자들이 추천한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4개월 뒤 레바논에 근거지를 두고 수십년간 이스라엘 항쟁을 주도했던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시아파 정당 아말과 연합해 128석을 뽑은 총선에서 30석을 차지하면서 헤즈볼라 인사들이 정부와 의회에 진출했다. 이집트의 11∼12월 총선에서는 근본주의의 뿌리를 제공한 무슬림 형제단 후보 150명이 출마해 88명이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법외 단체로 활동에 제약이 따랐던 형제단이 무바라크 정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출마자를 제한했음에도 이같은 이변이 생기자 많은 이들이 놀랐다. 형제단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 돼 지난 1989년 결성된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장악한 것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일방주의가 낳은 결과물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궤를 달리하지만, 이라크 총선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통합이라크연맹(UIA)이 275석 중 128석을 차지한 것은 물론, 종교 지도자가 통솔하는 수니파 ‘이슬람 이라크당’이 전체 수니파 의석 55석 중 80%를 얻은 것도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후세인 정권이 부른 서방의 경제제재로 피폐해진 실상에 대한 분노는 수니파라고 피해갈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는 풀이다. ●하마스, 파타 전철 밟을 수도 이슬람 정치 세력의 상승세라는 공통된 현상 뒤에는 물론, 각국의 역사와 현재 상황에 따라 다양한 편차가 나타나고 있다. 미군 점령에 시달려온 이라크에서는 시아파와 수니파 모두 이슬람 원리에서 희망을 찾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친미 노선을 걸어온 이집트마저 무바라크 정권에 맞서는 무슬림 형제단의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됐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기층 민중과 해외에 근거지를 뒀던 집권 파타당 지도부가 38년에 걸친 이스라엘 점령이라는 외적 환경 때문에 오랫동안 격리된 것이 하마스에의 민심 결집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1993년 오슬로 협정에 의해 귀환하기 이전부터 국내파와 해외파의 대립은 있었다. 또 완전한 국가의 외형을 갖추지 못한 팔레스타인에서 정파 추종자들은 지도부와 아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압력을 가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하마스도 언제든 파타당의 전철을 밟을 여지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조급한 대응은 금물 캐나다 일간 ‘토론토 스타’는 지난달 30일 ‘하마스, 민주주의의 실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1991년 알제리 총선 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둔 무장조직 ‘이슬람 해방전선(FIS)’의 교훈을 들고 있다. FIS의 선전(善戰)에 충격을 받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알제리 군부와 협력해 결선 투표를 유보한 채 FIS 탄압에 몰두했다. 수십년 내전이 이어져 수만명이 죽음을 면치 못했다. 새로운 이슬람 전사들의 출현이라는, 서방이 원했던 정반대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의 중동 전문가 딜립 히로는 진보 매체 ‘커먼드림스’에 기고한 ‘이슬람 정치세력의 발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부시 정부는 이라크에서 수많은 이슬람 정당과 상대하면서 동시에 하마스나 무슬림 형제단 같은 조직과도 대결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백악관이나 미 국무부 관리들은 허를 찔린 듯 보이지만, 사실 이같은 결과는 예견돼 있었다. 미 공화당 산하 기관인 ‘국제공화연구소’가 이라크인들을 설문 조사한 결과,10명 중 7명은 샤리아(이슬람 종교법)가 법률의 ‘유일한 원천’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같은 비율의 응답자가 종교 국가에서 살고 싶다고 밝혔으며 세속 국가를 희망한 이는 23%에 그쳤다. 토론토 스타는 앞서 알제리 FIS의 교훈을 들며 ‘깊이 숨을 들이 마시고 조급하게 행동하려는 유혹에 맞서야 하며 팔레스타인 민중의 의지를 꺾음으로써 새 위기의 씨앗을 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방의 원조 중단 위협에 맞닥뜨린 하마스의 딜레마도 문제이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도 중동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을 강요받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역풍’ 맞는 美의 중동정책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잇따라 제도 정치권에 화려하게 진출하면서 미국의 중동정책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민주적 선거로 중동의 평화를 구축하고 테러리즘을 해결하려 했던 의도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자 백악관과 국무부는 벙어리 냉가슴이다.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이슬람 무장조직들이 선거를 통해 의회에 들어온 만큼 민의를 무시할 수도, 그렇다고 웃으며 협력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당장 국제기구를 통한 원조를 중단해야 할지, 지원을 계속하면 어떤 통로를 통해야 할지 미국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중동에 민주주의와 자유를 확산시키겠다는 조지 W 부시 정부의 외교 전략이 이상론에 치우쳐 미국의 적들을 되레 키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이 밀어준 정권들이 부패와 나약함으로 기층 민중의 신뢰를 잃고 쓰러지고 있었던 점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가 최대 정당으로 부상한 직후 “폭력노선을 바꾸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하지만 총선결과가 하마스의 압승으로 나온 뒤에는 “왜 하마스의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는지 자신도 물어보고 다녔다.”고 답답한 심정을 솔직히 드러냈다. 무엇보다 미국의 정책이 애초에 이중성과 모순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지적이 많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 등 친미와 친이스라엘 정권에 대해서는 독재도 눈감아주는 행태가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정당성을 훼손하고 아랍권에서 반미 감정만 고조시켰다는 점이다. 또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이른바 ‘반테러’ 전쟁을 시작했을 때 이슬람 세계의 반미 정서는 예전보다 훨씬 깊어졌다.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최신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만 잘 해결되면 반미 감정이 날아갈 것이란 생각도 다 틀렸다.”고 지적했다. 반미 감정이 미국의 일방적 이스라엘 지원으로 촉발된 만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창설되고 이 지역 평화가 정착되면 그 문제도 함께 해결될 것이란 가설이 점차 안이한 생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제도권에 들어온 무장단체가 과거와 같은 방식의 투쟁일변도로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들이 변방에서 계속 소요를 일으키기보다는 책임있는 정치조직으로 거듭나 민생고를 해결하다 보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기대다. 부시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테러리스트를 물리치는 유일한 길은 정치적 자유와 평화적 변화를 제시함으로써 증오와 공포에 찬 그들의 어두운 비전을 패배시키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에선 부시 정부가 레바논에서 했던 것처럼 팔레스타인에도 ‘분리 대응’ 전략을 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즉 강경파인 하마스는 계속 무시하되 온건파인 마무드 아바스 수반을 돕는 것이다. 이럴 경우 팔레스타인이 내전에 빠질 가능성이 가장 문제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이라크 총선 ‘시아파연합’ 과반 실패

    지난달 치러진 이라크 총선에서 최대정파인 시아파연합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수니파는 의외로 선전, 쿠르드연맹을 제치고 제2정파로 떠올랐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회견을 갖고 지난달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시아파인 통합이라크연맹(UIA)이 과반의석(138석)에 10석 모자라는 128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5년 1월 제헌의회 총선에서 확보했던 246석에서 18석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수니파 연합은 55석을 확보, 의회내 발언권이 한층 강화됐다. 수니파 최대 블록인 이라크합의전선(IAF)이 44석, 또다른 수니파 조직인 이라크국민대화전선은 11석을 차지했다.제헌의회 총선 당시 수니파의 참여 거부로 어부지리를 얻었던 쿠르드연맹은 이번에는 23석이 줄어든 53석을 얻는 데 그쳤다.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국민리스트는 25석을 얻었다. 과도정부를 움직여온 UIA와 쿠르드연맹이 대통령 선출 및 개헌에 필요한 3분의2 안정의석(183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거국 연립정부 출범이 불가피해졌다.UIA와 쿠르드연맹이 뭉치더라도 수니파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안정적으로 정국을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수니파가 참여하는 거대 동거정부의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006 지구촌 이슈] (2) 이라크 철군

    하루 평균 90차례 무장세력의 공격이 발생하는 이라크가 2006년에는 안정을 되찾아 파병국가들의 철군 도미노가 현실화될까. 지난 15일 치른 총선 개표 결과가 1월 초 발표되면 4년 임기의 의회가 구성되고 대통령과 2명의 부통령이 협의해 총리를 지명, 내각과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의회는 헌법 개정안을 4월 제출해 6월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치안 책임을 떠맡게될 이라크 보안군이 28만명 규모로 재건되는 속도에 따라 파병 국가들의 철군 일정도 속속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쟁 뒤쪽에선 연정 구성 협상 새 주권 정부의 핵심 요체는 통합이다. 후세인 시절의 기득권을 찬탈당했다고 주장하는 수니파를 달래며 쿠르드족과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은 “수니파 정당이 없다면 통합정부도 없으며 이라크에 단결과 평화도 없게 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발행되는 주간 알 아흐람은 지난 22일 자체 입수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개표 결과를 토대로 통합이라크연맹(UIA)이 전체 275석의 과반에 1석이 못 미치는 137석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했다. 쿠르드연맹리스트와 수니파 2개 블록은 각각 57석과 5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이 선호하는 이야드 알라위 전 임시정부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국민리스트(INL)는 22석에 그칠 것으로 점쳤다. 수니파와 세속 시아파가 선거를 다시 실시할 것을 요구하지만 수니파가 이미 연정 협상에 뛰어들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대통령 위원회 구성과 개헌안 의결 정족수는 3분의 2(183석)이기 때문에 UIA 단독으로는 정국 운영이 힘들어 제헌의회 파트너였던 쿠르드족과 다시 손 잡거나 수니파를 새롭게 끌어들여야만 한다. ●미국 역내 안정군 역할로 물러설 듯 정치 일정과 별도로 치안 확보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바얀 자브르 내무장관은 알자지라 방송과 회견에서 보안군 재건이 여름이나 가을쯤 75%가 끝나고, 내년 말 완수될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새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곧 철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 등은 연일 속도 조절을 강조하고 있다. 페이스 의장은 25일 “내년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는 치안 상황과 이라크군의 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전 여론을 ‘모르쇠’할 수도 없는 일이어서 미국이 여름쯤 대규모 철군을 단행하고 역내 안정을 책임지는 쪽으로 물러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주말 럼즈펠드 장관이 이라크 주둔 여단 수를 내년에 17개에서 2개 줄이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강력한 버팀목이 되어온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역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6개월 후 철군이 시작될 것임을 시사한 것도 시기를 조율한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을 낳고 있다. 철군 도미노가 현실화되면 이라크 국민이 온전한 주권을 회복하는 날도 앞당겨질 것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내년초 이라크 미군 7000명 철수”

    미국은 내년 초 이라크 주둔 미군 가운데 최대 7000명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또 내년 이라크 새 정부가 자리를 잡는 대로 추가 철수도 계획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이라크를 전격 방문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추가 철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 캔자스 포트릴리에 주둔 중인 제1보병사단의 1개 여단과 현재 쿠웨이트에 주둔중인 제1기갑여단 등 2개 여단을 이라크에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5000∼7000명의 미군이 줄어 이라크 주둔 미군은 올 평균수준인 13만 8000명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럼즈펠드 장관이 이라크 주둔 미군을 13만 8000명 이하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 주둔 일부 미군의 철수 결정은 이라크 주둔군에 대한 재조정 작업이 시작됐음을 의미하며, 이는 추가적인 미군 철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조되는 이라크전에 대한 국내외 반대 여론과 철군 압력에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결국 굴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이라크에서의 전면적인 철군으로 보기보다는 일부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은 이라크 주둔군의 조정과 함께 역할도 저항세력 소탕 등 치안 유지에서 이라크 군과 경찰 훈련 등 지원업무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라크 총선을 앞두고 치안 확보를 위해 추가로 파병했던 미군 2만명을 내년 1월 모두 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니파 아랍족과 세속 시아파 등으로 구성된 이라크내 35개 정치단체는 지난 15일 실시된 총선 결과를 거부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선거부정 주장이 적절히 검토되지 않으면 새로 구성되는 의회 참여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이라크총선 개표부정 시비

    지난 15일 실시된 이라크 총선 중간 개표 결과 예상대로 종파·종족별로 투표성향이 확연히 갈린 가운데 시아파 정당의 우세 속에 수니파 정당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표결과가 부분적으로 공개된 이날 개표 과정에서의 부정 의혹이 제기돼 향후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이라크 독립선관위는 선거와 관련해 제기된 모든 이의사항들을 철저히 검증한 후 개표결과를 확정하기로 해 총선 결과 발표는 내년 초로 넘어가게 됐다. 2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체 18개 주 가운데 11개 주에서 개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시아파 정당 연합체인 유나이티드이라크연맹(UIA)은 바그다드를 비롯한 중남부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59석의 의석이 걸린 바그다드에서는 전체의 89%가 개표된 가운데 UIA가 59%를 득표했으며, 수니파 정치연합인 이라크합의전선(IAF)이 19%로 뒤를 이었다.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국민리스트(INL)는 14%를 얻는 데 그쳤다.UIA에서 탈퇴, 독자적으로 참여한 아마드 찰라비 부통령의 이라크국민회의(INC)의 득표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니파 이라크합의전선(IAF)은 이처럼 수도 바그다드 지역에서 시아파 정치블록에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나자 공개된 개표결과를 거부한다고 밝혔다.IAF 대표인 아드난 알 둘라이미 등 수니파 지도자들은 “민의가 왜곡됐으며 부정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면서 “오류가 바로잡히지 않으면 안보 및 정치적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도 “692건이나 접수된 선거부정 신고로 최종 의석 수가 어떻게 될지는 유동적”이라고 분석했다. 제헌의회 선거를 보이콧했다가 이번 총선에서 IAF를 중심으로 선거에 참가한 수니파는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고향인 살라후딘 주 등 수니파가 다수인 4개 주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살라후딘에서는 UIA와 INL의 득표율이 각각 8%와 10%선에 그쳤고, 나머지 표는 수니파 정당들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쿠르드연맹리스트(KAL)는 쿠르드족이 밀집 거주하고 있는 북부 3개 주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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