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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한국사 교육] “우리 역사 우리부터 알아야 왜곡 막을 수 있어”

    [위기의 한국사 교육] “우리 역사 우리부터 알아야 왜곡 막을 수 있어”

    “요즘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너무 모른다고 걱정들 많이 하지요.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요.” 해외에서 독도를 알리는 광고와 퍼포먼스를 통해 ‘독도 지킴이’로 알려진 서경덕(39) 성신여대 교수가 이번엔 ‘한국사 지킴이’로 나섰다. 서 교수는 지난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한국사 지킴이 100만 대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명을 받기 시작한 지 열흘 만에 3만 8000여명이 동참했다. 서 교수는 13일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누구나 외치지만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우리부터 제대로 알아야 외국인에게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프로젝트를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2011년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아리랑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했을 때도 우리는 뒤늦게 대처하는 등 준비가 부족했다”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청소년들을 진정한 ‘글로벌리스트’로 키우려면 역사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수업의 20%가 역사 교육이다. 이런 교육이 있었기에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과 보상도 있었던 것”이라면서 “우리가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위안부·독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그다음에 주변국의 역사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동시에 기성세대에게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사는 서울대에 가는 학생들만 공부하는 과목이라는 청소년들의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최근 역사 인식 문제가 대두된 배경에는 결국 역사의 중요성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사를 암기 과목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100만명 서명 운동이 끝나면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도록 교육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사가 수능에서 선택 과목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라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면서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만큼 올해 이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사 지킴이 서명 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인터넷 사이트(www.millionarmy.co.kr)를 이용하면 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론] 역사지식 아닌 역사를 생각하는 교육이 돼야/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시론] 역사지식 아닌 역사를 생각하는 교육이 돼야/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역사교육이 또다시 논란이다. 5·18 민주화운동 때 북한 특수부대가 광주에 침투했다는 일부 누리꾼의 발언은 청소년의 역사인식 문제뿐 아니라 학교 역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음을 한탄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한편에선 뉴라이트 활동을 했거나 보수우익 학자들이 쓴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심사를 통과한 것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 교과서 내용을 추측하며 우려하지만, 이들은 반대로 기존의 역사교과서가 좌편향되었다는 그간의 주장을 되풀이한다. 이런 논란 가운데 학교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도 으레 포함된다. 집중이수제 폐지와 한국사 수업시간 확대, 수능에서 한국사 필수화 등과 같은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새삼스럽지 않다. 이명박 정부 때도 한국사 교육의 약화 우려가 나오자 일련의 역사교육 강화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고등학교에서 한국사가 필수과목이 됐고, 각종 공무원 시험에 한국사가 포함됐다. 올해부터 교원 임용시험에 응시하려면 국사편찬위원회가 주최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에 합격해야 한다. 역사수업이나 역사교사뿐 아니라 모든 교사들을 통해 한국사를 가르치겠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왜 학교 역사교육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일까. 문제는 역사교육 강화 정책이 역사지식의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는 데 있다. 학교 역사교육은 온갖 사실들을 외워야 하는 암기 위주의 교육이라는 비판을 받은 지 오래다. 학생들은 역사적 사실을 망라한 역사교과서를 보고 질리곤 한다. 역사지식 확대라는 역사교육 강화 정책은 이런 문제점을 학교 밖의 역사교육으로 연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시험을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사람들 외에는 역사 공부에서 멀어졌다. 아동이나 청소년을 위한 대중용 역사책, TV 사극,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이 이런 역사교육을 대체하는 현상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역사교육에서 다루는 지식의 양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에 비해 역사를 생각하는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비판하며 이를 나누고 토론할 수 있는 경험은 제공되지 않는다. 온갖 사실들을 망라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의 역사교육은 수준이 결코 높지 않다. 수많은 역사적 사실을 망라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뿐이다. 역사지식을 간소화하는 대신 역사를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런 역사교육이 이뤄진다면 뉴라이트 교과서의 출현은 그리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다. 역사가 누구나 똑같은 눈으로 보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다양한 관점을 가진 교과서가 나오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12년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 때부터 사실상 모든 교과서를 심사에서 통과시키고 있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한 방향이다. 검정 의견을 통해 교과서 내용에 간섭하는 일도 가급적 줄여야 한다. 관점이나 해석을 달리하는 역사교과서들에 대해 서로 비판하고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면 된다. 학생들이 교과서 내용을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하는 것은 그 핵심이다. 아울러 역사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실 수업뿐 아니라 특별 활동이나 방과 후 활동을 활용하거나 중·고교에서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동아리를 활성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왜 우리의 특기 적성은 꼭 예능이나 체육 같은 종류에만 한정하는가. 인문학도 훌륭한 특기 적성교육이 될 수 있으며 학생들의 클럽 활동이 될 수 있다. 그것이 학생들의 역사 경험을 풍부하게 해 역사적 사고의 기회를 넓히고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나아가 역사교육을 되살릴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는 실용적 지식만을 강조하는 사회 정책과 교육 정책의 전환이 전제가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 여야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해야”

    여야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해야”

    국회 대정부 질문 마지막 날인 13일 교육·사회·문화 분야에서는 ‘역사 교육’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는 한국사 교과서 이념 논란에 대해 공방을 벌였지만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있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보수 성향의 학자들이 집필한 검정 교과서에 김구 선생이 테러리스트로 표현됐다는 뜬소문을 민주당이 사실인 양 퍼뜨렸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최근 검정 심의를 통과한 교과서를 놓고 ‘극우 교과서’라는 루머가 유포되고 전교조는 불매운동을 벌일 태세”라면서 “여기에 야당까지 나서서 해당 교과서를 ‘왜곡 교과서’로 낙인찍으려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10일 대정부 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백범 김구 선생이 테러리스트냐”고 질의한 뒤 “뉴라이트 교과서에 이렇게 적혀 있고 이것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과서는 올해 8월 말 최종 채택되기까지 검정 결과를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해당 내용도 허위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검정 과정 중인 일부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12·12 군사쿠데타’를 ‘12·12 사태’로 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붙은 ‘역사 왜곡 논쟁’도 국회로 옮아왔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대부분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는 5·18 당시 계엄군이 시민군을 향해 발포한 사실을 게재하지 않고, 고교 교과서들은 12·12 군사쿠데타를 12·12 사태로만 표기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이런 역사 왜곡을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로 반(反)민주 세력의 역사 왜곡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역사 논쟁이 불거지면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극심한 분열과 갈등만 생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이용섭 의원은 “아이들이 이완용의 매국 행위에 분노하고 성삼문, 안중근의 충절을 배우면서 정의감과 애국심을 키워 가야 함에도 대학입시에 매몰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대입에서 외면받고 있는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면서 “말로만 역사가 중요하다고 할 게 아니라 정부가 청소년들의 역사관 확립을 위해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 문제도 잇따라 제기됐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전 전 대통령 자녀의 재산을 모두 합치면 1000억원이 넘는다”면서 “국회에 제출된 추징금 시효를 연장하는 ‘전두환 추징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추징금은 징역 등 본형에 대한 부가형인데, 본형을 집행하고 부가형인 추징을 집행하면서 그게 안 됐다고 해서 징역(형)을 내리면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가족에게 책임을 물리는 문제도 연좌제나 자기책임주의에 반하지 않느냐는 이론적 논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부실한 역사교육이 왜곡된 역사인식 초래 현실문제 역사와 연결해 수업흥미 높여야”

    전문가들은 한국사 교육의 부실과 약화가 청소년들을 왜곡된 역사인식에 무방비로 노출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청소년들의 우경화 현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12일 “일본에서 활동하는 인터넷 우익들도 왜곡된 역사 교과서로 배워서 태어난 기형아”라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왜곡된 역사인식도 결국 학교의 역사 교육이 약해진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일베’ 등을 통한 청소년의 일탈 현상에 대해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물질적 가치만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걸맞은 사회·문화적 교육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단장은 역사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과 관련, 한국사 과목을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밝혔다.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웠던 사람 중에도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갖고 극우 성향의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박 단장은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배워왔던 것을 20세 이후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1년에 3만명 이상의 학생이 해외에 나가는 상황에서 전 세계의 친구들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우리 역사를 이용할 수도 있다”면서 “자금성을 알고 있는 중국인 친구에게 창경궁을 설명하기 위해, 혹은 왜곡된 역사교과서로 배운 일본인 친구를 설득하기 위해, 학교에서 배운 역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험대비 위주로 역사수업을 하기보다 현실 문제를 역사적 소재와 연결짓는 것도 학생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서울 신현고의 박수성 교사는 “학생들이 재미없는 학교 교육 대신 보수성향 사이트 등에서 전달되는 자극적인 정보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왜곡된 역사인식을 갖게 된다”면서 “학생 인권 등 일상에서 부딪히는 사안을 역사적 사건과 접목해 인권과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고 확인하는 과정이 수업에서 이뤄진다면 학생들이 더욱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교육과정 급조… 학습도구 역할 못해”

    [위기의 한국사 교육] “교육과정 급조… 학습도구 역할 못해”

    ‘2009년 국사, 2010년 국사와 한국 근현대사, 2011년 한국사.’ 2009년부터 내리 3년 동안 고등학교 교실에서 배우는 역사 과목명이 변했다. 2009년 고등학교 1학년생이 2학년이 됐을 때 한 해 후배인 1학년은 새로운 과목명의 교재를 썼다. 2014학년도부터는 과목명은 유지되지만 중학교에서 정치사와 사회사를 배우고 고등학교에서 문화사와 경제사를 배우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역사 교과서의 변화를 담은 역사책이 필요할 정도의 변화다. 역사 교과서 논쟁에 맞춰 과목을 바꾸다 보니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고 교사들은 우려했다. 한 고교 역사 교사는 “진보 집권 시기에 근현대사가 중요하다고 해서 근현대사 교과서를 따로 떼냈다가 지난 정부에서 국사 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지정한 데 대해 비판이 일자 다시 이를 합쳐 한국사로 만드는 식으로 역사 교육과정 개발이 급조되고 있다”면서 “요즘 한국사 교과서를 보면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 철종 이전까지 수십만년의 역사가 교과서 비중의 30~40%를 차지하고 고종 이후 150여년 동안의 역사 비중이 60~70%에 이른다”고 말했다. 결국 교실에서의 학습 도구인 교과서의 ‘질’에 만족하지 못하는 교사가 늘어났다. 김민정 서강대 교수가 156명의 중학교 역사 교사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교사의 70%가 교과서 내용과 참고 자료를 섞은 별도의 학습지를 만들어 교재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교사 10명 중 7명은 현재 사용 중인 역사 교과서의 학습 분량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인식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역사 수업에서 교과서는 대체 가능한 교수·학습 보조자료 중 국가에서 인정한 교재 정도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교과서뿐 아니라 역사 교육 자체도 파행 현상을 겪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역사를 선택하는 학생이 드물어지자 사실상 수능 문제 풀이식 수업에 집중하며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에 역사 과목을 집중 이수시키는 학교도 생겼다. 역사 교육을 강조하는 교육부도 진보·보수 간 역사 교과서 논쟁에서 터져 나온 이슈를 정리하기에 바쁠 뿐 근본적인 역사 교육 강화책 마련은 뒷전이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11일 “교과서에 쓸 기준 용어인 편수자료에 전두환의 군사 반란인 12·12에 대한 규정이 아예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법원이 확정 판결한 군사 반란과 내란을 교과서에서 여전히 ‘12·12사태’로 표현하게 방치하는 것은 역사 교육 축소를 방관한 교육부의 또 다른 잘못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한국사 대입수능 필수 과목화 왜 못하나

    우리 사회의 새로운 걱정거리는 한국사 인식에 대한 젊은 세대의 취약성이다. 특히 역사적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마저 갖추지 못한 모습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할 지경이다. 실제로 고교생들의 인식 수준은 충격적이다. 한국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를 묻는 질문에 69%가 ‘북침’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서울신문과 진학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2013 청소년 역사인식’ 조사 결과라니 놀랍다. 당연히 현행 6종의 한국사 교과서는 모두 한국전쟁을 ‘남침’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 만큼 조사 결과가 차라리 좌편향 역사교육의 탓만이라면 우려가 크긴 해도 허탈하지는 않을 게다. 하지만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의 설명은 이렇다. 학생들이 한국전쟁에 대한 관심 자체가 적은 데다, 북침(北侵)이라는 용어조차 정반대인 ‘북한의 침략’의 준말쯤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부실한 한국사 교육이 역사인식의 오류를 넘어 인문학 기반의 황폐화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사에 관한 한 우리 사회는 젊은 세대에 이중적 가치관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관과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삼일절이나 광복절이 아니더라도 넘쳐난다. 하지만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질 기회는 학교 교육에서부터 사실상 박탈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는 2004학년도까지 국사라는 이름으로 사회탐구 영역의 필수과목이었지만, 이후 선택과목으로 바뀌었다. 수능에서 한국사를 선택하는 비율은 2005학년도 27.7%에서 지난해는 6.9%까지 떨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사는 골치 아픈 암기과목으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한국사는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서울대 지원자가 아니라면 굳이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되는 과목으로 굳어진 것이다. 대부분의 청소년에게 한국사는 진학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계륵(鷄肋)보다도 못한 존재가 됐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국사는 집중이수제 과목이어서 많은 고교에서 한 학기에 모든 과정을 끝내고 만다. 문제의 본질은 물론 젊은 세대의 한국사 인식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한 원인이 대학입시에 있다면 해결방안의 상당 부분 또한 그곳에서 찾으면 된다. 마침 박근혜 정부는 어느 정부보다도 ‘미래’를 강조하고 있다. 역사학자가 아닌 현실 정치가인 윈스턴 처칠조차 “과거를 더 멀리 볼수록, 미래도 더 멀리 볼 수 있다”고 설파하지 않았나. 지금처럼 박약한 역사인식을 양산하는 한국사 교육으로는 미래를 열어 나가기란 갈수록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하루빨리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다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청소년들조차 다수가 그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본다.
  • ‘전산오류’ 고교 NEAT 내년도 대입 반영 논란

    최근 시행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고교생용인 2·3급 시험에서 무더기 전산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2일 전국 인터넷기반검사(IBT) 시험장에서 올해 1차 NEAT 2·3급 시험을 치른 1116명 중 58명이 자신이 기입한 답안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해 답안지를 확인해 줬다고 11일 밝혔다. 이 응시자들은 컴퓨터로 시험을 보다가 자신이 기재한 답안 내용을 확인하려는 순간 엉뚱한 화면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평가원은 일단 전산 오류에 따른 것으로 파악했다. 이 오류가 시험 신뢰도에 크게 영향을 미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시험 결과를 인정할 방침이라 시비의 소지가 크다. 교육부는 2014학년도 대입 수험생 중 NEAT 2·3급 시험 점수를 활용하는 36개 대학(4년제 27개, 전문대 9개) 지원자가 이번 시험과 7월 시험 중 좋은 점수를 골라 활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NEAT 시험의 불안정성이 확인된 상황이라 올해 8월 교육부가 새 정부의 대입정책 방향을 일괄 발표할 때 포함될 예정이던 NEAT 시험의 수능 대체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1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교육정책 설명회에서 “수능시험 영어를 NEAT로 대체하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커지고 학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 입시와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토익, 토플 등 외국산 영어능력시험 의존도를 낮추겠다면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NEAT 시험 개발에 착수해 5년간 약 300억원의 개발비용을 들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8개 사이버대 하반기 입학 전형] 고려사이버대학교

    고려사이버대는 다음 달 17일까지 2013학년도 후기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신입생의 경우 고등학교 성적과 학업계획서를 50%씩 반영하며 수능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편입생은 전적 대학 성적과 학업계획서를 역시 50%씩 반영한다. 학업계획서는 고려사이버대 입학지원센터(http://go.cyberkorea.ac.kr)에서 입학지원서 제출 시 함께 작성하면 된다. 지난 전기에 이어 이번 학기에도 선취업 후진학 특별전형을 운영한다. 선취업 후진학을 적극 장려하고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선취업 후진학 특별전형의 지원 자격은 2010년 이후 고교 졸업자로 한정하며 고등학교 성적 50%, 학업계획 및 면접 50%를 반영해 성적순으로 총 30명을 선발한다. 상위 5명에게는 입학금을 비롯해 4년 전액 장학금을, 차순위 10명에게는 2년 전액 장학금을 수여한다. 문의 (02)6361-2000, 홈페이지(go.cyberkorea.ac.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역사 인식 없는 청소년들

    [위기의 한국사 교육] 역사 인식 없는 청소년들

    ‘1020세대’의 빈약한 역사 인식이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최근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의 본 심사를 통과하면서 이념 논란이 격화하는 등 한국사 교육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서울신문은 총 4회에 걸쳐 원인과 쟁점, 대안과 해법 등을 짚어 본다. 청소년들의 왜곡된 역사인식과 무관심은 정규 교육과정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한국사의 처지와 맥을 같이한다.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 한국사는 국·영·수 등 주요 과목에 치여 달달 외워야 하는 암기 과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10일 서울신문과 입시전문업체 진학사의 설문조사 결과 고교생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지만, 정작 자신은 수능에서 한국사를 택하지 않겠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외울 것이 많다’거나 ‘등급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69%(349명)를 기록한 반면 수능에서 한국사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33%(169명)였다. 이 같은 이중적 태도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역사 과목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 수능 사탐영역이 선택과목으로 돌아선 2005학년도부터 수능에서 한국사를 선택하는 수험생 비율은 해마다 줄었다. 같은 시기 서울대가 지원 자격으로 한국사 필수 선택을 제시하면서 중·하위권 학생들의 한국사 기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됐다. 유명 학원의 입시 설명회에서는 “서울대 안 갈 거면 한국사를 택하지 마라”와 같은 얘기가 중요한 입시 전략처럼 소개되고, 일선 교사들도 이를 그대로 따라가는 실정이다. 서울의 인문계고 3학년 담임교사 최모(32·여)씨는 “한국사를 택하는 6~7% 남짓한 인원 가운데 대부분이 상위권에 속해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확 내려간다”면서 “이런 사정을 아는데 학생들에게 선택을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4학년도 수능부터 사탐 최대 선택과목 수가 2과목으로 줄어드는 것도 한국사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수능까지 한국사와 근현대사를 포함해 최대 3과목이었던 선택과목이 2개로 바뀌고 한국사와 근현대사가 한국사 하나로 통합되면서 학생들의 선택 폭이 더욱 줄었다. 선택과목 수가 2과목인 상황에서 범위가 넓고 외울 것이 많은 한국사나 동아시아사를 택하는 학생들이 극히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학기에 배우는 과목 수를 줄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2011년 도입된 집중이수제도 역사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린 요인이다. 선사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의 역사를 한 학기에 모두 끝내려니 배경을 이해하기도 전에 사건을 외우는 데 바쁘고, 기본 상식조차 쌓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태조 왕건이 세운 나라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85%(430명)의 학생들이 ‘고려’라고 답했지만, 고조선(6%·31명), 고구려(5%·25명), 조선(4%·20명)이라는 오답을 내놓는 학생들도 많았다.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인물을 고르는 질문에는 95%(481명)의 응답자가 을사오적 중 한 명인 이완용이라고 답했지만 5%(25명)는 단재 신채호 선생을 꼽았다.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올해 수능부터 사탐 선택과목이 2개로 줄어 한국사 기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사탐의 선택 과목화와 집중이수제 등이 학업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인문·사회학적 지식을 떨어뜨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록페’ 뺨치는 입시설명회

    대학 입시설명회가 진화하고 있다.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조명쇼가 설명회에 등장하는가 하면 현직 교사가 멘토로 나서는 토크콘서트 식 설명회가 학부모와 수험생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를 배려해 저녁에 설명회를 여는 입시업체도 생겼다. 난이도에 따른 A·B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치러지는 올해 수험생과 학부모가 혼란을 호소하는 가운데 입시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반영된 현상들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6월 모의평가 직후인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이투스청솔 입시설명회에는 6000명이 몰렸다. 주최 측은 관객에게 더 가깝게 갈 수 있도록 한 ‘T자형 무대’를 설치했고, 화려한 조명쇼 뒤 강사를 소개했다.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는 강연자료와 현장중계 영상을 동시에 비추었다. 과목별 강의 사이에는 지난해 성적을 많이 올려 대입에 성공한 대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비법’을 털어놨다. 이처럼 무대장치와 구성에 공을 들인 이유에 대해 최은지 이투스 홍보팀장은 9일 “3시간이 넘는 설명회 동안 딱딱한 내용에 집중시키기 위한 방법”이라면서 “10일부터 이투스청솔 홈페이지에서 설명회를 다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EBS가 주관해 지난 8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서는 EBS 강사인 현직 교사들이 멘토로 참여했다. 국어 남궁민(호평고)·김철회(성신여고), 수학 심주석(인천하늘고)·이하영(덕수고), 영어 이희종(성보고)·이아영(문영여고) 교사 등이 과목별 학습법을 설명한 이날 설명회에 대해 한 트위터 사용자는 “록페(록페스티벌) 뺨치는 라인업”이라고 총평했다. 진학사는 직장 때문에 낮 시간에 강의를 못 듣는 직장인을 겨냥해 12일부터 4주간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광화문 진학사 1층 교육장에서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워킹패런츠’ 입시설명회를 연다. 진학닷컴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매년 바뀌는 대입 관련 용어부터 수시·정시 전략까지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시론] ‘탈북동포의 날’이 필요하다/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탈북동포의 날’이 필요하다/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탈북자 처리하는 꼴을 보니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는 묘비명이 생각난다. 우왕좌왕, 엉거주춤, 어정쩡…. 뭐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사후 대책은커녕 라오스에서 북송된 9명을 놓고 책임 전가하기에 바쁘다. 늘 일어나던 일인데 마치 처음 보는 양, 엄청난 인권 문제가 터진 것처럼 대서특필하고 있지만, 지난 수년간 수천명이 이보다 더 험한 꼴을 당하면서 질질 끌려 북송됐다는 사실은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이 사건으로 라오스 통로로 목숨 걸고 탈출을 시도하던 또 다른 이들은 지금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를 걱정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런 식이라면 가슴을 에는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 터질 수밖에 없다. 2만 5400명. 갖은 고생 끝에 대한민국에 온 탈북자 숫자다. 한 해 3000명씩 들어오던 규모에 맞춰 화천에 제2하나원을 만들어 놨는데, 요샌 반의 반으로 줄어들어 안 하던 걱정이 하나 더 늘어났다. 탈출을 못하게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재입북 기자회견으로 북한주민들의 한국행 기대심리를 꺾어놓은 결과다. 남한 가면 멸시받는다는 소문이 북한 당국의 심리전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퍼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탈북하면 거의 모두 한국행을 원할 거라고 믿고 있다. 들어오면 집도 받고 돈도 받아 본인만 열심히 일하면 그럭저럭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열 명 중 둘셋 정도가 한국행을 맘에 두고 있을 정도며, 들어와서 만족하는 숫자도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이 싫어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을 떠난 ‘탈남’ 숫자도 벌써 1100명이 넘는다. 상황에 맞춰 탈북자 정책을 수정해 오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한국 정부의 탈북자 정책이 맘에 안 든다고 불만이다. 숫자가 급증하고 정착 후유증이 발생할 때마다 정착금을 줄이고 정착을 제도화하는 방안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이젠 안정된 프로그램도 작동하고 지역마다 탈북자를 위한 기구도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탈북자들은 캐나다, 영국, 미국행을 꿈꾸고 있다. 뭐가 문제인가. 한마디로 탈북자 정책이 너무 차갑다. 탈북자를 위한다고 만들어 놓은 정책에 사랑이 담겨 있지 않고 통제와 경쟁이 지배하고 있다. 능력 없는 사람은 가산금도 못 받는 정착금 제도가 작동하고 있고, 영어 잘하는 사람만 어학연수 갈 수 있는 이상한 제도를 외국대사관들이 부추기고 있다. 영어 잘하는 탈북자가 진짜 평범한 탈북자일까? 수능성적이 안 되면 안 뽑는 대학도 부쩍 늘고 있다. 모자라는 학생을 뽑아 잘 가르쳐 ‘든 사람’으로 만드는 게 교육기관인데 학교수준 떨어질까 봐 외국인 전형에 포함시켜 탈북자를 뽑는단다. 처벌이 싫어 도망 나온 사람들에게 정착교육 시작부터 벌점을 부과하는 정착제도를 습관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만점에서 점수를 까 나가지 말고 기본점수에서 시작해 잘하면 점수를 얹어줘 칭찬하는 제도를 병행했더라면 수많은 초기 탈북자들이 새 삶에 더 많은 기대를 했을 것이다. 탈북 미녀만 짧은 치마 입혀 출연시키는 방송만 없었더라도 정착금 받자마자 성형수술 비용으로 날려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없었을 게다. ‘자연도태 적자생존’, 이것이 탈북자 정책의 현주소다. 북의 눈치를 보느라 ‘새터민’이란 용어도 조작해 냈다. 당사자들이 그토록 싫어하는데도 말이다. 그럼 우린 ‘헌터민’인가. 이참에 ‘탈북동포의 날’을 만들자. 두 다리로 대한민국 땅에 온 사람들을 기려, 두 다리 모양새 닮은 ‘11월 11일’을 탈북동포들과 함께 살아가는 날로 하자. 기념일을 만들면 특집방송도 하고 기념식을 통해 두루 칭찬도 할 수 있다. 방송작가와 연출자들은 알려지지 않은 탈북동포의 애환을 생생하게 그려줘 우리 사회에 이들이 정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통일 예행 연습을 위해 먼저 온 우리 반쪽을 이제부터라도 동포애로 맞자. 땅의 통일도, 화폐의 통일도 필요하지만 사람의 통일, 마음의 통일이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북한 주민의 꿈이 ‘아랫동네’에서 살아보는 것이란 얘길 듣고 싶다.
  • 입추 여지 없는 입시설명회

    입추 여지 없는 입시설명회

    6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이투스 청솔의 입시전략 설명회에 모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전문가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올해 처음 수능 모의평가가 치러진 다음 날 열린 설명회에는 6000석의 자리도 모자라 계단과 바닥까지 사람이 꽉 차는 등 많은 인파가 몰렸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국어·수학 B형, 작년 수능보다 어려워

    국어·수학 B형, 작년 수능보다 어려워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전국에서 치러진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수학 B형이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다만 영어 B형은 까다로웠던 지난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교육 등 학원가가 추정한 등급 컷 기준 점수는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5일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난이도 조절을 했지만 올해 처음 수준별 수능을 시행하는 만큼 A·B형 난이도 구분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시험 결과에 따라 자신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빠른 시일 내에 A형과 B형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어 영역에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의 난이도 격차는 문학 부분에서 결정된 것으로 분석됐다. 15개의 문항(31~45번)에서 A형은 문학에 대한 기본 지식을 중점적으로 물은 반면 B형은 한국문학사, 한국문학 작품 등 전반적인 이해 정도를 평가했다. 고전 영역 지문의 길이도 유형별로 차이를 보였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자연계 학생들이 A형에 몰린 것이 반영돼 A형에 과학·기술 지문이 많이 인용됐다”며 “자신이 선택한 유형의 특성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부터 듣기평가를 대체해 출제된 화법과 쓰기에서는 라디오, 수업, 영화처럼 다양한 유형의 담화를 활용한 문제 등 10문항이 출제됐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A형은 쉽거나 비슷했고 B형은 어려웠다는 평이 많았다. A형에서 3~4점짜리 고득점 문항 유형이 B형에서는 비교적 쉬운 문제인 앞 번호 문제로 출제됐다. A형은 전반적으로 쉽다는 응시생의 반응을 얻었지만, 지수 응용문제 등 변별력을 키울 정도로 어려운 문제도 3개가량 출제됐다. 공통 문항에서는 올해부터 새롭게 출제가 예상되는 세트형 문항이 눈에 띄었다. A형은 수열의 극한을 계산하는 문제 등이 13~14번 문항에 배치됐고, B형은 8~9번에 미적분 문제가 나왔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학이 A형과 B형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B형의 난이도에 많은 영향을 준 것처럼 보인다”면서 “B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EBS 교재를 포함해 내용을 조금 더 자세하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어는 A·B형 모두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다. B형은 평소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빈칸 추론 문항이 EBS 교재와 연계돼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데 수월했을 것으로 학원가는 풀이했다. 빈칸 추론 유형은 A형에 4문항, B형에 7문항이 나와 난이도 차이가 드러났다. 영어 듣기에서는 실용 영어의 비중이 높게 나왔다. 올해부터 듣기는 이전 수능보다 5문항이 늘어나 22문항이 됐다. 전 영역에서 EBS 교재 70% 연계 원칙이 실현됐다. 오는 27일 발표될 평가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은 유형 선택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이번 모의 수능을 통해 각 영역의 유형에 대한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A형인지 B형인지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지원 대학별로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유형 선택도 가능한 만큼 수시·정시 지원과 수능 영역별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2014 수능이 보인다, 첫 모의고사 긴장속 치러져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한 첫 모의평가가 5일 오전 전국 2300여개 고등학교와 학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2118개 고등학교와 258개 학원에서 동시에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재학생 57만2577명, 졸업생 7만3383명 등 모두 64만5960명이다. 이번 6월 모의평가는 오는 11월 7일에 실시되는 2014학년도 수능에 대비한 시험이다. 시험의 성격, 출제 영역, 문항 수 등을 본 수능과 같게 출제됐다. 특히 처음 도입되는 ‘선택형 수능’을 앞두고 실시하는 첫 모의평가다. 평가원은 이번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분석해 수능 난이도를 조정한다. 영역별 지원현황을 보면 영어영역에서 B형으로의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쉽게 출제되는 A형 지원자는 11만3568명인 반면 어려운 수준인 B형은 52만9280명에 달해 전체의 82.3%를 차지했다. 국어 영역은 A형 32만3695명, B형 31만8205명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수리영역은 A형이 41만4910명, B형 22만342명이었고 사회탐구영역 35만2125명, 과학탐구영역 24만8735명, 직업탐구영역 3만8962명으로 집계됐다. 제2외국어 한문영역은 5만4886명이다. 평가원은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도 사교육비 경감 등을 위해 EBS 수능교재 및 강의에서 70% 수준으로 연계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KY 출신 강사 고집… 거꾸로 가는 지역인재육성사업

    SKY 출신 강사 고집… 거꾸로 가는 지역인재육성사업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인재 육성사업’이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 주도로 보충 교육을 실시하는 지역인재육성 위탁운영사업이 이른바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강사와 서울 유명학원에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자격 요건을 주고 있어 지자체가 학벌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교육의 경쟁력을 높여 유입인구를 늘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오히려 지역대학 출신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당초 사업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사업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낳고 있다. 서울신문이 2일 입수한 ‘2013년 정읍시 지역 으뜸인재육성교육을 위한 주관업체 공개모집 공고’에 따르면 전북 정읍시는 지난 2월 사업을 수행할 업체 자격요건을 ‘서울에 소재한 입시학원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유명대학 출신 강사를 파견할 수 있는 업체’로 제한했다. 강원 양양군도 입찰 참가자격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유명대학 출신으로 강의 경험이 풍부한 강사 등을 상시 파견할 수 있는 업체’라고 명시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는 ‘서울 소재 종합 입시학원으로 SKY대를 비롯한 명문대 진학반을 5년 이상 운영하는 학원’을 입찰 자격 요건으로 포함했다. 정읍시 관계자는 “지역 학생들이 수능과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가운데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라면서 “서울과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명문대 출신 위주로 유치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를 중심으로 지역 살리기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은 지방대 출신 채용률을 30%까지 할당하는 등 지방대 출신을 우대하며 지역 살리기에 나선 데 반해 지자체가 오히려 SKY대 출신 강사 채용을 부추기며 지역 인재를 홀대하고 있어서다. 전주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박종덕 전주대성학원장은 “지역인재 육성사업을 지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면서 서울 소재 학원과 서울 명문대 출신 강사에게 우선권을 준 것은 기회의 균등에 대한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지역의 우수인재 육성사업이 정작 지역의 보편적 교육복지와 지방대학 살리기보다 학벌 사회에 편승해 명문대 보내기에 몰두하고 이를 지차체의 홍보 수단으로 삼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인재 육성사업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을 명문대에 보내 우수 인재로 육성한다고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대학 졸업후 지역이 아니라 서울로 유입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결국 지역균형 발전에 대한 구조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SKY 출신 강사 고집… 학벌주의 부추기는 지역인재육성사업

    SKY 출신 강사 고집… 학벌주의 부추기는 지역인재육성사업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인재 육성사업’이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 주도로 보충 교육을 실시하는 지역인재육성 위탁운영사업이 이른바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강사와 서울 유명학원에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자격 요건을 주고 있어 지자체가 학벌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非)SKY대 출신 강사와 지역 학원에는 사실상 입찰 참여 자격을 박탈하는 셈이다. 지역 교육의 경쟁력을 높여 유입 인구를 늘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오히려 지역대학 출신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당초 사업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사업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낳고 있다. 서울신문이 2일 입수한 ‘2013년 정읍시 지역 으뜸인재육성교육을 위한 주관업체 공개모집 공고’에 따르면 전북 정읍시는 자격 요건을 ‘서울에 소재한 입시학원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유명 대학 출신 강사를 파견할 수 있는 업체’로 제한했다. 강원 양양군도 입찰 참가 자격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유명 대학 출신으로 강의 경험이 풍부한 강사 등을 상시 파견할 수 있는 업체’라고 명시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는 ‘서울 소재 종합 입시학원으로 SKY대를 비롯한 명문대 진학반을 5년 이상 운영하는 학원’을 입찰 요건으로 포함했다. 정읍시 관계자는 “지역 학생들이 수능과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가운데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라면서 “서울과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명문대 출신 위주로 유치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를 중심으로 지역 살리기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은 지방대 출신 채용률을 30%까지 할당하는 등 지방대 출신을 우대하며 지역 살리기에 나선 데 반해 지자체가 되레 SKY대 출신 강사 채용을 부추기며 지역 인재를 홀대하고 있어서다. 박종덕 전주 대성학원장은 “지역인재 육성사업을 지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면서 서울 소재 학원과 서울 명문대 출신 강사에게 우선권을 준 것은 기회의 균등에 대한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지역의 우수 인재 육성사업이 정작 지역의 보편적 교육복지와 지방대학 살리기보다 학벌 사회에 편승해 명문대 보내기에 몰두하고 이를 지차체의 홍보 수단으로 삼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인재 육성사업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을 명문대에 보내 우수 인재로 육성한다고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대학 졸업 후 지역이 아니라 서울로 유입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결국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구조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낙동강 유역 ‘10㎏ 괴물쥐’의 습격… 농작물 피해 급증

    낙동강 유역 ‘10㎏ 괴물쥐’의 습격… 농작물 피해 급증

    낙동강 유역 일대에 생태교란종인 뉴트리아(괴물쥐)가 급증하면서 농민들이 울상이다. 농작물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원래 남미가 원산지인 뉴트리아는 1985년 모피 사용을 위해 농가 사육용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생김새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모피 값이 내리자, 농가에서 사육에 대한 매력을 잃고 심지어 자연에 풀어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늪지나 하천변을 중심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몸무게가 10㎏을 넘어 사냥개에게까지 덤비는 등 하천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된 지 오래다. 환경부는 1999년 뉴트리아를 생태교란 외래종으로 지정했다. 뉴트리아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실태와 포획 대책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주말 낙동강유역환경청을 찾았다. “괴물쥐는 농작물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해서 연근(蓮根)을 심었는데 농사를 다 망쳐놨어요.” 경남 김해시 낙동강 지류인 평강천변에서 만난 농민 박용국씨는 뉴트리아 때문에 피해가 많다며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주민은 “하천변에 괴물쥐가 부쩍 늘었다”면서 “덩치가 큰 놈과 맞닥뜨리면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국립환경과학원과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와 함께 뉴트리아가 많이 서식한다는 하천부터 찾았다. 낙동강 지류인 평강천은 이름모를 물풀들과 어우러져 자연하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환경과학원 이도훈 연구관은 “총연장 80㎞로 이어진 평강천은 물고기 등 먹거리가 풍부하고 숨을 곳도 많아 뉴트리아가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1년에 4번 새끼를 낳고 천적이 없다 보니 개체수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특히 낙동강 유역은 경남 함안·밀양 등의 농가에서 기르던 뉴트리아가 우리를 탈출하면서 강 지류를 따라 정착해 서식 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현재 창녕·김해·진주까지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에서도 사육되던 뉴트리아가 탈출해 자주 발견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트리아는 하루 700~1500g의 먹이를 먹어치운다. 잠수능력이 뛰어나 물고기와 철새까지도 잡아먹는다. 축산법상 가축으로 등재돼 있지만 폐해가 심각해지자, 환경부는 2009년 6월 생태계 교란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뉴트리아 퇴치를 위해 포획자에 대해 포상금(마리당 2만5000원~3만원) 제도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개체수를 줄이는데 별 효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예산이 부족(올해 4500만원)한데다 지역별로 제거 시기와 방법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포상금을 노린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경남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뉴트리아를 은밀한 곳에서 사육한 뒤 포상금 지급에 맞춰 포획물로 둔갑시키는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창녕 우포늪도 뉴트리아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하지만 환경부 주도로 꾸준히 퇴치작업을 해서 지금은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 소속기관인 낙동강유역청이 환경감시원 4명을 배치해 퇴치작업을 벌인 결과다. 낙동강유역청 추경진 자연환경과장은 “한때 우포늪에도 급증한 뉴트리아들이 점령해 희귀식물인 가시연꽃을 비롯해 습지식물의 잎이나 뿌리까지 갉아먹었다”면서 “감시원 제도를 운용하면서 많은 개체수를 잡아들여 지금은 피해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들어 현재까지 포획된 개체 수는 10여마리에 불과하다. 우포늪에서 만난 환경감시원 주영학씨는 “마지막 한 마리까지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뉴트리아가 출몰하는 곳에 포획 틀이나 덫을 설치하고 있지만 요즘은 이를 교묘히 피해다닐 만큼 영악해졌다”고 설명했다. 주씨와 함께 쪽배를 타고 설치한 덫 점검에 나섰다. 비웃기라도 하듯 먹이만 채가고 뒤집혀진 덫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낙동강청은 관내 지천과 하천 등에 서식하는 뉴트리아와 블루길·배스 등 생태계교란종 퇴치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계를 따라 이동하며 서식하는 뉴트리아의 특성상 퇴치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심무경 낙동강청장은 “효과적인 퇴치를 위해 지자체와 환경단체 등을 상대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총기나 발목트랩 등 기존의 포획 방법과 함께 새로운 포획틀(인공 섬)을 제작해 효과를 검증한 후 지자체에 확대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글 창녕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낙동강 유역,10kg 괴물쥐의 습격…농작물 피해 급증

    낙동강 유역,10kg 괴물쥐의 습격…농작물 피해 급증

    낙동강 유역 일대에 생태교란종인 뉴트리아(괴물쥐)가 급증하면서 농민들이 울상이다. 농작물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원래 남미가 원산지인 뉴트리아는 1985년 모피 사용을 위해 농가 사육용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생김새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모피 값이 내리자, 농가에서 사육에 대한 매력을 잃고 심지어 자연에 풀어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늪지나 하천변을 중심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몸무게가 10㎏을 넘어 사냥개에게까지 덤비는 등 하천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된 지 오래다. 환경부는 1999년 뉴트리아를 생태교란 외래종으로 지정했다. 뉴트리아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실태와 포획 대책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주말 낙동강유역환경청을 찾았다.  “괴물쥐는 농작물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해서 연근(蓮根)을 심었는데 농사를 다 망쳐놨어요.” 경남 김해시 낙동강 지류인 평강천변에서 만난 농민 박용국씨는 뉴트리아 때문에 피해가 많다며 울상을 지었다. 또다른 주민은 “하천변에 괴물쥐가 부쩍 늘었다”면서 “덩치가 큰놈과 맞닥뜨리면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국립환경과학원과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와 함께 뉴트리아가 많이 서식한다는 하천부터 찾았다. 낙동강 지류인 평강천은 이름모를 물풀들과 어울어져 자연하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환경과학원 이도훈 연구관은 “총 연장 80㎞로 이어진 평강천은 물고기 등 먹거리가 풍부하고 숨을 곳도 많아 뉴트리아가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1년에 4번 새끼를 낳고 천적이 없다 보니 개체수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특히 낙동강 유역은 경남 함안·밀양 등의 농가에서 기르던 뉴트리아가 우리를 탈출하면서 강 지류를 따라 정착해 서식 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현재 창녕·김해·진주까지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에서도 사육되던 뉴트리아가 탈출해 자주 발견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트리아는 하루 700~1500g의 먹이를 먹어치운다. 잠수능력이 뛰어나 물고기와 철새까지도 잡아 먹는다.  축산법상 가축으로 등재돼 있지만 폐해가 심각해지자, 환경부는 2009년 6월 생태계 교란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뉴트리아 퇴치를 위해 포획자에 대해 포상금(마리당 2만5000원~3만원) 제도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개체수를 줄이는데 별 효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예산이 부족(올해 4500만원)한데다 지역별로 제거 시기와 방법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포상금을 노린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경남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뉴트리아를 은밀한 곳에서 사육한 뒤 포상금 지급에 맞춰 포획물로 둔갑시키는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창녕 우포늪도 뉴트리아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하지만 환경부 주도로 꾸준히 퇴치작업을 지금은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 소속기관이 낙동강유역청이 환경감시원 4명을 배치해 퇴치작업을 벌인 결과다.  낙동강유역청 추경진 자연환경과장은 “한때 우포늪에도 급증한 뉴트리아들이 점령해 희귀식물인 가시연꽃을 비롯 습지식물의 잎이나 뿌리까지 갉아먹었다”면서 “감시원 제도를 운용하면서 많은 개체수를 잡아들여 지금은 피해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들어 현재까지 포획된 개체 수는 10여마리에 불과하다.  우포늪에서 만난 환경감시원 주영학씨는 “마지막 한 마리까지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뉴트리아가 출몰하는 곳에 포획 틀이나 덫을 설치하고 있지만 요즘은 이를 교묘히 피해다닐 만큼 영악해졌다”고 설명했다. 주씨와 함께 쪽배를 타고 설치한 덫 점검에 나섰다. 비웃기라도 하듯 먹이만 채가고 뒤집혀진 덫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낙동강청은 관내 지천과 하천 등에 서식하는 뉴트리아와 블루길·배스 등 생태계교란종을 퇴치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계를 따라 이동하며 서식하는 뉴트리아의 특성 상 퇴치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심무경 낙동강청장은 “효과적인 퇴치를 위해 지자체와 환경단체 등을 상대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총기나 발목트랩 등 기존의 포획 방법과 함께 새로운 포획틀(인공 섬)을 제작해 효과를 검증한 후 지자체에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창녕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도봉구 엄마들은 좋겠네! 고3 전략 구에서 짜주니…

    “도봉구 고3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은 자치구에 맡겨.” 구는 다음 달 8일 오전 10시 구청 대강당에서 2014학년도 대입 지원을 위한 ‘6월 모의평가 분석 및 입시 지원 전략설명회’를 연다. 앞서 5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 맞춰 발 빠른 입시설명회를 개최해 아직 제대로 입시전략을 세우지 못한 학부모와 수험생에게 도움을 주려는 취지다. 이번 모의평가는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하는 시험으로, 수시전형 모집 직전에 치러지기 때문에 실제 응시자 중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공부 전략을 짤 수 있는 비중 있는 시험이라고 구는 덧붙였다. 이번 설명회는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 강북청솔학원 입시전략연구소 박종수 소장을 비롯해 이투스 e러닝 탐구영역 대표 강사들을 초빙해 모의평가 분석을 통한 2014학년도 수능 출제 경향 분석 및 입시 지원 전략과 수능 고득점 방법 등의 내용으로 진행한다. 무료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선착순으로 입시 전략 자료집, 문제집 등도 제공한다. 또 구는 다음 달 14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4주 과정으로 올바른 진로·진학 지도 방법 및 체계적인 입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우리 아이의 전략을 잡다, 학부모 입시교실’을 운영한다. 11월에는 ‘수능 가채점 결과 분석 및 정시 지원 전략 설명회’를 개최해 막바지까지 빈틈없는 입시 전략 수립을 돕기로 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이번 설명회가 효율적인 수능 대비와 대입 지원 전략에 골머리를 앓는 수험생 및 학부모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십이령은 행상인들의 행로만 번다한 곳이 아닙니다. 내륙에서 동해에 흩어진 여러 포구를 드나드는 행차와 길손 들이 비좁도록 내왕하는 유일한 행로입니다. 소금은 물론이거니와 해산물과 염장품이 아무리 풍부하다 해도 십이령이나 고초령을 넘지 못하면 그들 물산도 한낱 허섭스레기에 불과합니다. 포구 어름에는 60여 호나 되는 염호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만 그들이 손수 거둔 소금 짐을 내륙까지 나르지는 않습니다. 적경이 있더라도 그들이 몸소 겪는 우환이 아니니까, 행상인들의 고초를 강 건너 불 보듯 합니다. 그러나 한수가 모두 녹두죽이라도 국자 없이는 쓸모없다는 말이 있듯이 울진 포구의 물산이 아무리 풍부하다 한들 내왕 길목에 화적떼가 지키고 앉아 봇짐을 털고 살육을 저지른다면 머지않아 울진 포구와 십이령은 승냥이 울음소리만 낭자한 적막강산이 될 터이지요. 십이령길을 적당들의 폐해로부터 지켜내고 가꾸는 일은 부평전봉(浮萍轉蓬)하는 행상인들뿐만 아니라 관아에서도 발 벗고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령이 고개를 숙이고 앉아 진력나도록 침묵만 지키다가, 우물쭈물 발명을 하였다. “질청을 지키는 이서배들을 자칫 잘못 다루었다간 십중팔구 얼굴을 쳐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수령의 체모를 구겨놓기 일쑤입니다. 간교함과 거짓이 횡행하는 근원인 그들의 권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수령이 도임하자마자 교활한 향리들의 폐해를 줄이려고 심지를 다잡아먹고, 정사를 엄중히 닦달하고 평소에도 사리에 그름이 없는데도 저들의 구미에 맞지 않고 성가시다 해서 삽시간에 수탈을 일삼는 탐학한 수령으로 낙인 찍어 버립니다. 더욱이나 안동을 비롯하여 상주, 예천, 의성의 이서배들이 매우 투박하고 교활합니다. 세습이기 때문에 콧등에 흙이 쓸리도록 허리가 굽어도 이서배의 복장을 벗지 않습니다. 그들은 고을의 소상한 사정을 거울 속 들여다보듯이 환하게 꿰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요. 잡기와 투전에 능수능란할 뿐 아니라 온갖 계략과 농간, 술책 따위로 수령과 백성들 사이를 간교한 몸짓으로 넘나들며 개처럼 꼬리를 칩니다. 착취에 이골이 나서 돛단배 일곱 척을 날탕으로 삼킨다 해도 돛대도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염막이나 어물 도가를 찾아가 수령을 빙자해 억지로 돈을 맡기고 이듬해 가을에 거액의 이자를 붙여 받아 챙깁니다. 살림이 결딴나서 기황(饑荒)이 뼛속까지 스민 세궁민들을 보살펴 긍휼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수령을 큰소매 속에 넣고 주무르는 솜씨는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수령이 그들의 토색질을 저지시키겠다고 작정하고 모조리 잡아들여 저지른 범증을 낱낱이 증거한 다음 치도곤을 내려도 그 모든 고통과 수모를 아무렇지도 않게 참아냅니다. 참으로 바퀴벌레 같은 존재들이지요. 파직이 되더라도 전혀 겁먹은 기색을 보이지 않고 끈질기게 관변을 배회하며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수령의 동정을 살핍니다. 호장이란 놈은 농염한 미술을 가르친 관기를 동헌 골방에 집어넣고 수령이 미색에 빠져들게 주선하고는, 저희들끼리 담벼락 밑에 숨어서 눈짓을 주고받으며 킥킥거립니다. 조롱거리가 된 수령이 여색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는 동안 저들은 고을을 휘젓고 다니면서 마귀처럼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냅니다. 어리숙한 수령이 도임하자마자 거짓 분부를 만들어 선정비나 공덕비를 세운답시고 고을의 세궁민들에게 초장료다 무명잡세다 하며 징구하여 저들의 복장을 채우고 나머지를 수령에게 바쳐 눈을 어둡게 합니다. 은혜와 의리와는 거리가 먼 늙은 아전들이 물들기 쉬운 병이 탐욕밖에 더 있겠습니까. 낙정하석(穽下石)이란 옛말처럼 남의 밥에 바늘 넣기를 예사로 저지르지요. 걸핏하면 어깃장을 놓고 나아가서는 죄안을 날조하여 수령으로 하여금 견책을 받게 하거나 수렁으로 빠뜨려 골탕을 먹입니다. 보복이 미진하면 야차처럼 뒤따라다니면서 개인과 가문을 결딴내려 듭니다. 수령의 면전에서 주둥이로는 사또, 사또 하면서 감히 턱을 쳐들고 변설이 도저한 것은 대저 그러한 연유 때문입니다. 그러고도 작청에 나와서는 청빈을 가장하고 수령이 보랍시고, 키 얕은 솔소반에 밥사발 하나와 장찌개 한 그릇으로 중화를 때우곤 합니다. 수령이란 사람들은 산 설고 물 선 고을에 어느 날 느닷없이 단신으로 뚝 떨어졌으니 고을의 풍속과 물정에 어두워 숙맥일 수밖에 없지요. 바람 따라 돛 달더라고 그래서 작청의 이서배들이 하자는 대로 이리저리 끌려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그 패역(悖逆)의 무리야말로 수령을 잡아먹는 저승판서라 할 수 있습니다. 수령 역시 언제 과만이 닥쳐 신연 행차가 들이닥칠지 모를 판에 정사에 정신을 기울일 겨를이 없지요. 대중없는 여항간 풍설이나 주워들으며 거짓으로 고개만 끄덕이다가 거둬들인 초장료나 챙겨들고 다음 도임지로 발행하는 것이지요. 조정에서는 목사, 유수, 군수, 현령, 현감을 막론하고 지방관아 수령들을 내키는 대로 갈아치우기 때문에 이서배들이 수령 행세한 지는 오래전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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