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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처럼 보여주마… 중견작가의 힘

    ‘중견작가 수난시대’란 우스갯소리가 국내 미술계에서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화랑과 경매사 등 미술시장이 극소수 인기 원로 작가와 급부상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만 관심을 가지면서 중견작가들이 좀처럼 전시 기회를 얻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다음주부터 서울 강북과 강남에서 나란히 열리는 중견작가 황영성과 함섭의 개인전은 매우 귀중하고 의미 있게 읽혀진다. 두 사람은 우리 전통과 서구 형식미학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작업으로 각기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이다. 23일부터 9월10일까지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황영성-Family story’전은 오랜 기간 ‘가족’이란 주제에 몰입해온 황영성의 근작전이다. 그가 작품에서 던지는 ‘가족’은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날갯죽지 깊숙이 병아리를 품은 어미닭 혹은 성능좋은 기계에서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톱니바퀴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초가집, 소, 가족 등 과거 주변의 생활에서 접하였던 향토적인 소재들을 작품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화폭에 등장시켜 왔다. 특히 형태를 단순화시켜 잘 짜여진 하나의 가족도를 만들어낸다. 그 속엔 우리가 쳐다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에피소드나, 체험, 환경 등 평범하기 그지없는 것들이 기본 단위가 되어 가족과 그 주변 일상 이야기를 끊임없이 펼쳐나간다. 작품 하나하나는 분명 전통에 뿌리박고 있지만 유리나 알루미늄, 실리콘 등 재료의 다양성을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의 실험성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현대의 일상생활과 소비문화의 미학에도 아주 가까이 있어 보인다.(02)734-6111. 24일부터 9월2일까지 청담동 박영덕갤러리에서 열리는 함섭의 ‘Day Dream’전은 ‘한지’라는 토속 재료와 전통 색채에 서구적 추상미학을 조화시킨 작품들을 보여준다. 작가는 1980년대 초 유채나 아크릴 물감이 지니는 표현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지 미술을 시작해 25년간 몰두해왔다. 그는 “유화, 아크릴을 고집하면 그 본고장인 서구작가들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한지미술에 몰입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의 작업은 90년대 중반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아트페어에서 출품작이 모두 팔려나가는 등 해외 미술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은 염색된 한지나 고서, 한지 원료인 닥나무 껍질 등을 삶거나 짓이겨 틀 위에 붙여 완성된다. 이 때 사용되는 색지는 모두 천연재료로 염색된 것으로 전통색채인 오방색(청, 적, 황, 흑, 백)을 바탕으로 한다. 대부분 형태를 가늠하기 어려운 추상화이지만 오랜 기간 시간의 흐름이 배어있는 듯한 편안한 느낌을 준다.(02)544-8481.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수해 평창 ‘이장 수난시대’

    ‘수해지역 이장들은 괴롭습니다.’ 강원도 수해지역 이장들이 격무에 시달리다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구호품 전달에서부터 수해조사, 복구공사까지 최일선에서 행정당국과 주민을 위해 일하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2일 평창군에 따르면 진부면의 경우 하진부2리 이장을 시작으로 송정1리, 송정2리, 하진부9리 이장 등 4명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화면 신3리와 용평면 도사리 이장도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주민들에게 밝혔다. 주민들이 서로 응급복구를 먼저 해달라고 요구하거나 피해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항의가 집중되면서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은 탓이다. 구호물품을 나눠주는 과정에서도 일부 수재민들이 불만을 터트려 이장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가옥이 침수된 수재민을 중심으로 물품이 지급되다 보니, 농경지 침수 주민들이 이장에게 항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한 이장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이웃들이 폭우 피해를 입어 화풀이를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서도 마음에 입은 상처와 과로로 더이상 이장직 수행을 못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송정2리를 제외하고는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다시 복직했지만 정식 수해복구 공사가 시작되면 또다시 각종 민원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여 ‘이장들의 수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과로로 병원 신세를 지는 이장들도 늘고 있다. 진부면 하진부5리 전중광 이장이 지난달 27일 과로로 쓰러져 강릉의료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데 이어 상월오개1리 신재운 이장도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수해 당시 목숨을 건 노력으로 주민들을 대피시켰던 방림면 방림4리 유종균 이장은 수해 이후 한번도 외부에 나가지 못한 채 온종일 복구업무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부분의 이장들은 행정의 최일선 봉사자라는 긍지를 갖고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최돈열 하진부9리 이장은 “많은 주민들이 수해를 입은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한다면 수월하게 복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승 평창군수는 “대부분의 이장들이 정작 자신들의 피해복구는 못한 채 주민들의 복구에 우선적으로 나서는 등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황금박쥐’ 수난시대

    ‘황금박쥐 수난시대?’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대학교수 시절 제자논문을 표절했다는 시비에 휘말리면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를 지원하는 정치권의 비공식적인 친목모임인 이른바 ‘황금박쥐’의 부침이 시선을 끈다. 이 모임은 지난해 초 당시 김병준 대통령 정책실장, 박기영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 참여정부 실력자들의 황 교수 후원모임이다.‘황-김(金)-박-진’인 이들의 성을 하나씩 따 ‘황금박쥐’ 모임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재미있는 점은 이들이 모두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황 전교수는 줄기세포 연구과정과 결과 자체를 조작해 엉터리 결과를 사이언스에 게재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 현재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재판을 받고 있다. 황 교수의 열렬한 지지자이던 박기영 당시 청와대 보좌관은 2004년 사이언스 논문 작성에 기여한 바 없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서울대가 발표하면서 결국 올 초 물러났다.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로 복귀한 그는 현재 한 달 일정으로 방문연구 교수자격으로 미국에 체류중이다. 진대제 전정보통신부 장관도 황 교수 연구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입장이었다. 그는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나섰다가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에게 패함으로써 좌절을 맛봤다. 한국정보통신대와 광운대 석좌교수로 이름을 올려놓았으나 강의는 하지 않고 있다. 측근은 “황 전교수 위로방문 등 일체의 두드러진 행보는 없다.”고 밝혔다.김병준 당시 정책실장은 여전히 굳건하나 위기에 놓이긴 마찬가지다. 그는 당시 박 보좌관과 함께 황 교수의 줄기세포 오염 사실을 알고도 은밀히 수습하려다 은폐 의혹까지 촉발시키며 사퇴압력을 받았었다. 하지만 교육부총리로 입각함으로써 “황금박쥐가 불사조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입각 후 제자 논문을 표절했다는 시비에 휘말려 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흔히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말한다. 문화의 가치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고 경제발전의 바탕이 될 것임을 강조한 말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는 문화정책의 수장으로 문화의 현장을 누볐던 연극인을 선택했다. 문화강국 한국을 만들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는 김명곤 문화부장관과 함께 한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주부이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는 직업을 가진 살림의 여왕, 미스터리 쇼퍼 신정이 주부와 사이처 송진이 주부가 출연한다. 이름도 생소하지만 알고 보면 주부의 특성을 100% 살릴 수 있는 직업들인 미스터리 쇼퍼와 사이처가 될 수 있는 방법부터, 앞으로의 전망까지 세밀한 정보들을 낱낱이 공개한다.   ●웰빙! 맛 사냥(SBS 오전 9시) 서울에서 느끼는 이북의 맛. 당시의 손맛을 그대로 재현해서 사랑을 듬뿍 받는 전통집을 찾았다.40년 동안 한결같은 맛과 명성을 그대로 유지해온 떡갈비와 김치말이국수를 맛본다. 만두와 함께 70년의 세월을 보낸 장인이 만들어 내는 명품 개성만두. 수 십년 세월이 묻어있는 장인 손맛을 찾아가 본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일본에서 기범이가 알던 동생인 아유미가 한국에 놀러온다. 기범이 앞에서는 한없이 귀엽고 어리숙한 척을 하고, 은비 앞에서는 얄밉게 돌변하는 아유미 때문에 은비는 약이 바짝바짝 오른다. 한편 신영에게 쌍꺼풀 테이프를 팔려고 하는 보라는 쌍꺼풀이 생긴 신영이가 예쁘다고 띄워주는데….   ●추적60분(KBS2 오후 11시5분) ‘죽음의 삼각형’동영상은 2008년 대입제도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내신, 수능, 논술이 균형있게 반영되어 삼각형 구도를 이루고, 그 부담감으로 2008년 대입을 준비하는 고교 1,2학년 학생들은 혼란 속에 빠져 있다는 것. 누가 왜 이런 동영상을 만든 것인지, 죽음의 삼각형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환경스페셜(KBS1 오후 10시) 동면으로 활동 에너지를 최소화하며 겨울을 버텼던 구렁이와 살무사는 봄이 오자 본격적으로 생존 전선에 뛰어든다. 사냥꾼의 본능을 갖고 태어난 구렁이와 살무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는 치열함을 넘어 애처롭기까지 하다. 수난시대를 보내고 있는 구렁이와 살무사의 처절한 사투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 [시네드라이브] 충무로 ‘정자’ 전성시대

    황정민, 정재영이 각각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 흥행작 ‘너는 내 운명’과 ‘나의 결혼원정기’. 스크린을 텍스트로 뜯어보는 기자의 머릿속엔 이들 영화 속의 다음 장면들이 유독 지워지지 않고 남았다. #‘너는 내 운명’의 장면1-짝사랑하는 여자를 맘에 품고 자위를 하다 노모에게 들켜버린 시골 노총각. 마흔이 다 되도록 장가 못간 그 아들의 팬티를 빨며 늘어놓는 노모의 잔소리,“세상에∼암만 빨아도 앞이 누렇네∼.” #‘나의 결혼원정기’의 장면1-번번이 몽정을 해서 난감한 서른여덟살의 시골 노총각. 세수간에서 몰래 팬티를 빨아야 하는 그의 신세타령,“차라리 여자들처럼 폐경기라도 왔으면….” 순박한 캐릭터들이라 둘 모두 폭소를 이끌어낸 단순 코믹 시퀀스였다. 하지만 이면을 곱씹었을 때 문득 고개드는 생각. 충무로가 ‘수컷의 욕망’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다기하게 드러낸 적이 또 있었나? 그러고 보니 또 있다. 아랫방에 세든 누나를 상대로 몽정하는 14세 주인공이 ‘사랑해 말순씨’에도 나왔다. 중학생 주인공의 그 몽정의 기억은, 성장통 드라마의 더없이 상징적인 언표가 되어 스크린을 활개쳤다. 장면장면들을 시시콜콜 헤집을 것까지도 없다. 최근 선보였거나 개봉할 영화들 가운데는 ‘남성성’ 자체를 무기로 앞세운 것들이 태반이다. 남 주인공의 ‘쎈’ 캐릭터가 매력포인트로 찍힌 ‘태풍’‘야수’같은 영화에, 심지어 연애방정식을 풀어가는 주인공이 남자들뿐인 ‘광식이 동생 광태’ 같은 작품도 흥행 중이다.노골적 남성지향형의 한국영화 트렌드는 제목만 일별해도 감잡힌다.‘흡혈형사 나도열’‘맨발의 기봉씨’ 등 남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뽑아올리고,‘음란서생’‘싸움의 기술’‘투사부일체’ 등 남성 대명사 같은 단어를 조합하는가 하면, 아예 ‘열혈남아’라 못박는 선언적 제목까지 등장했다. 조폭액션물에 제한되지 않고 전방위 장르에서 남성미가 키워드로 부각되는 현상은 틀림없이 전에 없었다. “영화의 주요 소비자층이 20대 여성이니 남성 캐릭터 우위의 영화는 필연적인 것”이라는 게 영화 기획자들의 얘기다. 해석인즉 ‘수요가 있어 공급이 있다.’는 얘기다. 맞는 말이겠지만, 황우석 난자 논란 현실 쪽을 반사적으로 곁눈질하게 되는 건 왜일까.‘난자 수난시대’에 충무로는 ‘정자의 전성시대’라…. 영화는 현실의 신랄한 반영이라 했다. 그 정의가 과연 이런 경우에도 성립되는 걸까?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You Soot I Shoot(EBS 오후 11시) 자국의 국제이주 노동인구가 가장 많은 아시아 국가 중 하나인 네팔의 잠재적 이주노동자인 노동아동들의 생활과 이들의 이주를 강제하는 요인들을 살펴본다. 이들과 함께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한 한국의 독립영화제작자 ‘미영’은 이런 아이들의 시선을 담기 위해 사진교육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한다. ●웰빙!맛 사냥(SBS 오전 9시) 구울수록 김치 맛이 나는 돼지고기가 있다. 돼지고기가 분명한데 과연 이 돼지고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 비밀이 밝혀지는 건 바로 불판에 고기를 굽기 시작하면서부터. 돼지갈비 속에 김치가 돌돌 말려 있었던 것이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한층 업그레이드된 김치맛 나는 고기를 만든 과정이 한꺼번에 공개된다. ●박주현의 시사 업 클로스(YTN 오후 3시5분) 지난 월요일 친일인사 1차 명단이 발표됐다. 광복 6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친일인사 선정 작업이어서 사회적인 파장과 반발이 적지 않았다. 친일의 과거는 괴롭지만, 우리 민족이 정면으로 돌파해야 할 사안이다. 친일인사 명단 발표가 갖는 의미와 파장, 앞으로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MBC 오후 9시55분) 정준하, 고등학교 졸업 후 친구들과 함께 나선 무전여행에서 돈 없이 음식점에 들어가 그가 했던 대처 방법은 무엇일까. 박희진, 어릴 적 이렇게 하면 키가 크는 줄 알았다는 엉뚱한 발상은 무엇이었는지 들어본다. 노홍철의 별난 어머니 수난시대. 대학교, 군 시절까지 어머니가 불려다닌 사연은. ●HD역사스페셜-이차돈 순교는 정치쇼였나?(KBS1 오후 10시) 스물두살의 젊은 나이에 흰 피를 흩뿌리며 순교한 것으로 알려진 이차돈. 과연 그는 불교 공인을 위해 몸을 내던진 것일까. 또 그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버렸는가. 당대 신라사회의 정치구조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온 이차돈 순교사건. 이차돈 순교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남편은 파출부 대하듯 하고, 아들은 부끄럽다며 학교에도 못 오게 해 영희는 설자리가 없다. 그런 가운데 오랜만에 만난 동창을 따라 성인나이트클럽을 가게 된 영희. 이 후 영희는 시간 날 때마다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을 찾고 부킹도 서슴지 않다가 급기야 현장에서 남편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 美 금융계 CEO ‘수난시대’

    美 금융계 CEO ‘수난시대’

    월가(街) 최고경영자(CEO) 수난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회계부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지난 3월 회장직에서 물러난 모리스 그린버그 AIG 전 회장이 최근 이사직에서도 사임한 가운데 13일(현지시간)에는 세계적 금융그룹 모건 스탠리의 필립 퍼셀(61) 회장 겸 CEO가 전·현직 임원들과의 갈등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퍼셀은 ‘측근 인사’에 따른 사내 반발을 또 다른 ‘측근 인사’로 맞서다 주가 하락과 인재 유출을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신공격” vs “경영악화” 퍼셀은 이날 “후임자가 임명되면 바로 사퇴할 것”이라면서 “늦어도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전에는 그만두겠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퍼셀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나에 대한 인신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것(사임 발표)이 여러분과 고객, 주주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라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퍼셀을 비판한 전·현직 모건 스탠리 임원들은 지도력 부재와 경영실적 악화를 거론했다. 다음달 22일 발표 예정인 2·4분기 주당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20%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등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인재 유출에 주가하락이 결정타 하지만 지난해 주가 하락에도 불구, 그룹 자체의 경영성적이 좋았고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었다는 점에서 실질적 반발의 원인은 인사 문제였던 것으로 분석된다.1997년 당시 금융기업 딘 위터의 회장이었던 퍼셀은 딘 위터가 모건 스탠리와 합병하면서 모건 스탠리 회장 겸 CEO가 됐다. 이후 딘 위터에서 근무하던 심복들을 하나 둘 불러 요직에 앉히면서 퍼셀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3월 전직 임원들이 언론 광고 등을 통해 퍼셀을 비판하자 같은 달 말 인사를 단행,5명의 이사들로 구성된 경영위원회 위에 심복 두 명을 공동 사장으로 앉혀 이사들의 집단 사임을 불러왔는데 이것이 결정적 반발의 계기가 됐다. ●퍼셀 사임 발표후 주가 반등세로 3월 60달러를 웃돌던 모건 스탠리 주가는 5월 한때 40달러대로 곤두박질쳤고 지난 10일에만 9명의 주식 전문가들이 경쟁사로 옮기는 등 인재 유출도 잇따르면서 퍼셀을 압박했다. 주가는 퍼셀의 사임 발표가 나온 뒤 반등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퍼셀이 후임 CEO를 선출할 때까지 자리를 공석으로 두기로 하면서 경영진이 그룹을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한편 퍼셀은 CEO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대가’로 주식과 연금자격권 등 6230만달러(623억원)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로 해고될 경우엔 2760만달러(276억원)에 그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SK ‘프리맨 수난시대’

    “전부 제 복인데 어찌하겠어요.” 29일 아침 이상윤 SK감독은 전날 ‘서울라이벌’ 삼성을 꺾고도 기분이 씁쓸했다.‘무늬만 NBA’ 세드릭 헨더슨을 퇴출시키고 긴급수혈한 케빈 프리맨(26)이 ‘일시적 기억상실(?)’이라는 황당한 부상을 당한 탓. 미국대학선발 출신인 프리맨은 데뷔무대인 25일 KTF전에서 단 2시간 손발을 맞추고도 12득점 11리바운드 3스틸을 올려 기대를 모았다.194㎝의 크지 않은 키지만 빠른 몸놀림에 탄력이 좋아 공격과 수비 모두 합격점을 받아 파워포워드를 책임질 구세주로 떠오른 것. 하지만 26일 KCC전에서 왼손 4번째 손가락 인대가 파열되면서 프리맨의 ‘수난시대’는 시작됐다.2연패에 빠진 팀 사정상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출전한 28일 삼성전.1쿼터 종료 직전 바카리 헨드릭스(삼성)와 부딪힌 프리맨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삼성 벤치로 걸어갔다. 이상하게 여긴 SK관계자들이 라커룸으로 데려가 안정을 시켰지만 프리맨은 “당신은 누구냐. 내가 왜 여기 있느냐.”며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SK는 심각성을 깨닫고 곧장 영동 세브란스병원으로 후송했다.MRI 촬영을 제외한 모든 검사를 거친 뒤 의학적으론 전혀 문제가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 결국 낯선 환경에 적응을 못해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쇼크상태에 빠졌던 것. 한때 TV 녹화중계를 보면서도 팀 동료들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던 그는 29일 오후쯤 완전히 기억을 되찾아 SK 관계자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이웅열 코오롱회장 “속탄다 속타”

    [재계 인사이드] 이웅열 코오롱회장 “속탄다 속타”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수난시대’. 노조로부터 올해 두 차례나 사퇴가 거론된 오너 총수는 이 회장이 재계에서 유일하다. 특히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노조의 주장은 재벌 3세인 이 회장에게는 그야말로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회장은 최근 사내에서 지금의 고비만 넘기면 내년부터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회사가 살려면 노조도 협조를 해달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그러나 현장 직원들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던 이 회장의 모습은 어디로 간 것이냐는 주장이다. 역으로 이 회장에게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또 인적 구조조정은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직원에게만 묻겠다는 의도로 해석한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 회장 자신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조한다. 총수의 사재 출연은 이를 위한 선행 조건이라는 것이다. ㈜코오롱 노조측은 “구미공장은 10년전 3500명에 달하던 조합원수가 현재는 1400명으로 줄었고, 지난 8월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 때도 생산라인 철거와 근무형태 변경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해왔다.”면서 “더 이상의 인원 감축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그룹의 위기가 전반적인 경영 악화에 있는 만큼 ‘전사적 특별기구’를 구성해 경영 정상화 방안을 찾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반면 사측은 “일방통행식의 구조조정은 없으며, 국내 화섬업계의 경쟁력 저하를 경영진에 떠넘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노조의 요구대로 인적 구조조정을 철회할 경우 ‘순간의 고통’은 피할 수 있지만 회사의 성장 동력을 따진다면 ‘길이 없는 곳’으로 직원들을 끌고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평행선에서 절충점을 찾기 위한 이 회장의 새로운 ‘카드’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자문위원 칼럼] ‘쌀개방’공론의 장 필요하다/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쌀의 해’이다.그런데 아이로니컬하게도 쌀의 수난시대는 계속되고 있다.우리나라는 10년 전인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2004년까지 국내 쌀 소비량의 1∼4%만 수입하도록 하는 ‘관세화 유예’를 받았다.올해의 경우 의무도입 물량이 20만 5000t이라는 적지 않은 양이지만 가공용으로 쓰이는 탓에 소비자들은 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당시 규정에 따라 유예기간이 끝나는 올해 회원국 간에 재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각국은 이 협상에서 가능한 한 적게 내 놓고 많이 거머쥐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쌀 개방 반대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협상 상대국들은 다른 품목의 추가 개방과 쌀 개방 문제를 연계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분명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이제 개방이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점이다.개방 폭이 얼마나 되느냐의 협상만 있을 뿐이다. 언론도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지만 막상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에는 별 도움을 못 주고 있는 실정이다.국민들에게 개방 문제의 본질을 이해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중재역할이 너무 부족하다.2년 전 한·칠레 무역협상,1년 전 칸쿤회의,FTA 국회통과 등에 이르기까지 문제의 근본을 지적하는 심층보도보다는 자살·시위 등의 표피적 사건을 다룬 기사가 주류를 이뤘다. 개방 문제가 시위나 교통문제로 둔갑하다 보니 “한·칠레FTA 비준 반대 고속도 농민시위 몸살”,“농민 격렬시위 고속도 한때 마비”,“쌀개방 반대 대규모 농민집회” 등의 기사가 다반사였다. 올해가 쌀 개방 협상시한임을 모르는 언론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올 5월부터 국가별 협상이 진행될 때까지 언론은 방관자나 다름없었다.올 1월1일부터 9월 둘째주까지 카인즈에서 종합일간지 기사를 검색한 결과 정치관련 기사가 3만 6377건,사회관련이 4만 5528건이었던 반면 농업·농촌관련 기사는 1234건에 불과했다. 신문사별로는 최근 농업 기획물을 연재중인 한 석간신문이 203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서울신문 126건 등이었다.70여건에 불과한 신문도 있었는데 그나마 단발성 기사가 대부분이었다.이런 가운데 서울신문은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1월),‘중국 쌀산업 대해부’(6월),길섶에서(6월26일),데스크 시각(9월10일) 등을 통해 시의적절하게 문제를 조망했다.또 농업·농촌의 대안으로 떠오른 영농체험과 관광마을 관련 보도도 주목할 만했다.하지만 한 방송사가 개방의 파고를 넘어선 유럽과 일본 탐사보도를 통해,국내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한 기획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재해나 사건이 발생한 뒤의 논란보다는 위험(risk)을 미리 예고하고 방지하자는 게 언론의 예방보도 기능이다.또,이해관계가 얽히거나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여론형성 기능을 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게 공공저널리즘이다.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것이 언론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동강댐,새만금,수도 이전문제,서울 교통대란 등은 이러한 역할을 절실히 요구했던 사안이다. 쌀 개방 문제 또한 그렇다.세상천지에 만병통치약 같은 정책이나 협상은 없다.그래서 공론의 마당이 필요하다.지금은 쌀개방 문제의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올바른 정보를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언론의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다.그래서 저 가을들녘의 벼들처럼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더 튼튼해진 백성’의 모습으로 거듭나 함께 가야 할 때이다. 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 [軍 수난시대] 17대국회 軍출신 의원 조성태·황진하 단 2명

    17대 국회의원 299명을 통틀어 군 출신은 고작 2명이다. 김대중 정부때 국방부장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조성태 의원과 육군 중장 출신의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을 말한다.여야 각 1명씩으로 전체 국회의원 정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이러한 군 출신 국회의원의 감소 추세는 이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92년 ‘문민정부’를 표방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지난 14대 때는 야당이 임복진·나병선 의원 등 군 전문가 5명을 영입하면서 13명에 이르기도 했다.또 16대 때는 전체 의원 273명 중 천용택·강창희·장태완·유삼남·강창성·박세환 의원 등 8명으로 줄었지만 이들 모두 17대에서는 공천을 얻지 못하거나 선거에서 져 등원에 실패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軍 수난시대] 어수선한 일선 부대

    최근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후,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에 대해 군(軍)은 말을 주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원체 ‘말 없는’ 군(軍)이긴 하지만,말은 더욱 조심스럽고 표현은 한층 우회적이다.어떤 이는 공격적인 반응까지 보인다.그만큼 전반적으로 위축된 듯 받아들여졌다. 한 해군 관계자는 26일 “정해진 지침에 따라 총 쏘고 상황에 대처해 작전에 성공한 것 아니냐.”며 다소 공세적 반응을 보였다.“문제가 있는 부분에는 책임자 처벌이 뒤따른 만큼 별 문제가 없지 않으냐.”는 식이었다.그는 “(해군)지휘부에 자존심 상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해야)할 것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러던 그도 ‘어쨌거나 (해군내) 분위기가 다소 침잠해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는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지휘부가 자존심이 상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을 되뇌이면서도 ‘분위기 회복에는 초급 장교들이 더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계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향후 작전에 심리적 위축은 없겠느냐.’고 묻자 “이번 일을 교훈삼아 보완할 일은 보완됐으므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대통령이 군의 사기 저하를 우려해 중징계감을 경징계로 낮추고,여권이 군을 달래러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 자체가 ‘일상적’ 상황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군이 아무래도 어수선할 수밖에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그는 “해군 쪽에는 아직도 (서해상에서) ‘북에 밀릴 수 없다.’는 강경한 인식이 많다.”면서 “다만 ‘수구적’으로 비쳐지는 게 부담스러워 드러내놓고 얘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군에는 아직도 ‘라인’을 보위하려는 개념이 있다고 보는 게 옳다.”면서 경징계라 하더라도 일단의 ‘불만’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식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해군과는 접촉이 없어 잘 모르겠다.”며 대화를 거절한 육군 관계자는 “정치적 속셈들을 알 수가 있어야지.워낙 민감하니까….”라며 이 사건에 대한 일단의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정훈(政訓)’ 측면에서 이번 일을 걱정했다.그는 “사건이 한때 청와대와 군(軍)간의 갈등 양상을 빚은 게 실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특히 장병들 입장에서 볼 때 자신들이 ‘반(反) 정권’적 위치에 서 있는 것 아니냐는 혼동과 함께 ‘우리’라는 개념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한 이러한 일은 장병 각각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악(善惡) 간에 판단을 유도하게 마련이어서 군 전체적으로 볼 때 보이지 않는 ‘전력손실’이 유발되게 마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 영관급 장교는 “심리적으로 하자면 장교쪽에 타격이 더 크지.사병이 뭐….”라는 반응을 보였다.얼버무린 말이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군 전체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했다.그는 “일상적 상황으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이런 와중에 터진 ‘조영길 국방부 장관 교체설’은 군이 이번 상처를 치유하는 데 시간을 더 걸리게 할지,아니면 단축시킬지 주목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軍 수난시대] ‘서해 핫라인’ 또 먹통

    미식별 어선이 26일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으나 지난달 15일 개시된 해군 함정간 핫라인은 또다시 가동되지 않았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쯤 백령도 동방 5마일 해상에서 1∼2t급 소형어선 2척이 조업중인 어선군에서 이탈해 NLL을 0.4마일가량 침범했다가 17분 만에 북상했다. 해군은 이날 오전 8시20분쯤 어선이 NLL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발견해 해군함정간 핫라인인 국제상선공용통신망을 이용해 NLL 침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퇴각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경고통신을 보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어선들은 이후 8시25분과 28분에 이뤄진 두 차례의 추가 경고통신에도 불구하고 계속 남하해 NLL을 넘었다가 해군 고속정 편대가 1000여m까지 접근해 기동시위를 벌이자 8시47분쯤 북상했다.이어 오전 10시29분에도 어선들 출몰지역 쪽으로 미식별 물체가 넘어왔으나 해군의 조사 결과 가로·세로 각각 2m 크기의 어로작업용 뗏목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한 군당국이 서해상에서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 남북 함정간 핫라인을 지난달 15일 가동한 이후 북한 선박이 NLL을 침범한 것은 5번째다.해군은 북한 경비정 또는 미식별 선박들이 NLL을 침범할 때마다 핫라인을 통해 교신을 시도했으나,엄밀한 의미에서의 ‘교신’은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두 차례는 아예 응신이 없었으며,나머지는 뒤늦게 형식적인 대답이 나왔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軍 수난시대] 與 ‘軍달래기’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건을 계기로 군과 마찰을 빚는 듯했던 여당이 군심(軍心) 달래기에 나섰다.대통령이 책임자 문책 수준을 대폭 낮춘 마당에 더이상 보고누락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가 강하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26일 안영근 제1정조위원장,국방위 김성곤 의원 등과 함께 경기 평택의 해군 2함대를 방문했다.2함대는 최근 서해 NLL을 침범한 북 경비정을 경고사격으로 퇴함시킨 작전을 수행했고,이 사건이 ‘교신 보고누락’ 파문으로 번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신 의장은 이곳을 방문해 30년 전 해군장교로 복무한 경험까지 회고해 가며 군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애썼다.장병들과 오찬을 하면서 경고사격과 관련해 “(군의)현장 대응은 적절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일주일 전만 해도 논평을 통해 “승리한 어떤 전투보다 평화가 중요하다.”고 성토하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셈이다. 신 의장은 또 대통령의 경징계 조치를 강조하면서 “보고누락에 대해서는 군 통수권자가 군 사기 등 여러가지 문제를 고려해 결단을 내렸고,우리당도 그 결단을 따르기로 했다.”고 한발 물러섰다.이어 “잘못을 묻더라도 정도에 맞게 해야 하며,문책 못지않게 격려 지원을 통한 사기앙양도 중요하다.”며 ‘책임자 문책’을 들고 나온 야당의 주장에 못을 박았다. 그는 또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자신감도 마음껏 내비쳤다.신 의장은 “과거에는 능력도 없으면서 ‘점심은 평양,저녁은 신의주에서 먹자.’고 했지만,이제는 우리의 능력으로 마음 놓고 관계 개선을 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또 “북한에 대한 대응이 ‘이에는 이,눈에는 눈’ 식으로는 안 된다.”며 북한 경비정의 NLL침범 자체를 문제삼은 야당과도 대립각을 뚜렷하게 세웠다. 평택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軍 수난시대] 17대국회 軍출신 의원 조성태·황진하 단 2명

    17대 국회의원 299명을 통틀어 군 출신은 고작 2명이다. 김대중 정부때 국방부장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조성태 의원과 육군 중장 출신의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을 말한다.여야 각 1명씩으로 전체 국회의원 정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이러한 군 출신 국회의원의 감소 추세는 이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92년 ‘문민정부’를 표방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지난 14대 때는 야당이 임복진·나병선 의원 등 군 전문가 5명을 영입하면서 13명에 이르기도 했다.또 16대 때는 전체 의원 273명 중 천용택·강창희·장태완·유삼남·강창성·박세환 의원 등 8명으로 줄었지만 이들 모두 17대에서는 공천을 얻지 못하거나 선거에서 져 등원에 실패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軍 수난시대] ‘서해 핫라인’ 또 먹통

    미식별 어선이 26일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으나 지난달 15일 개시된 해군 함정간 핫라인은 또다시 가동되지 않았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쯤 백령도 동방 5마일 해상에서 1∼2t급 소형어선 2척이 조업중인 어선군에서 이탈해 NLL을 0.4마일가량 침범했다가 17분 만에 북상했다. 해군은 이날 오전 8시20분쯤 어선이 NLL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발견해 해군함정간 핫라인인 국제상선공용통신망을 이용해 NLL 침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퇴각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경고통신을 보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어선들은 이후 8시25분과 28분에 이뤄진 두 차례의 추가 경고통신에도 불구하고 계속 남하해 NLL을 넘었다가 해군 고속정 편대가 1000여m까지 접근해 기동시위를 벌이자 8시47분쯤 북상했다.이어 오전 10시29분에도 어선들 출몰지역 쪽으로 미식별 물체가 넘어왔으나 해군의 조사 결과 가로·세로 각각 2m 크기의 어로작업용 뗏목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한 군당국이 서해상에서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 남북 함정간 핫라인을 지난달 15일 가동한 이후 북한 선박이 NLL을 침범한 것은 5번째다.해군은 북한 경비정 또는 미식별 선박들이 NLL을 침범할 때마다 핫라인을 통해 교신을 시도했으나,엄밀한 의미에서의 ‘교신’은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두 차례는 아예 응신이 없었으며,나머지는 뒤늦게 형식적인 대답이 나왔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軍 수난시대] 與 ‘軍달래기’

    [軍 수난시대] 與 ‘軍달래기’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건을 계기로 군과 마찰을 빚는 듯했던 여당이 군심(軍心) 달래기에 나섰다.대통령이 책임자 문책 수준을 대폭 낮춘 마당에 더이상 보고누락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가 강하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26일 안영근 제1정조위원장,국방위 김성곤 의원 등과 함께 경기 평택의 해군 2함대를 방문했다.2함대는 최근 서해 NLL을 침범한 북 경비정을 경고사격으로 퇴함시킨 작전을 수행했고,이 사건이 ‘교신 보고누락’ 파문으로 번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신 의장은 이곳을 방문해 30년 전 해군장교로 복무한 경험까지 회고해 가며 군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애썼다.장병들과 오찬을 하면서 경고사격과 관련해 “(군의)현장 대응은 적절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일주일 전만 해도 논평을 통해 “승리한 어떤 전투보다 평화가 중요하다.”고 성토하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셈이다. 신 의장은 또 대통령의 경징계 조치를 강조하면서 “보고누락에 대해서는 군 통수권자가 군 사기 등 여러가지 문제를 고려해 결단을 내렸고,우리당도 그 결단을 따르기로 했다.”고 한발 물러섰다.이어 “잘못을 묻더라도 정도에 맞게 해야 하며,문책 못지않게 격려 지원을 통한 사기앙양도 중요하다.”며 ‘책임자 문책’을 들고 나온 야당의 주장에 못을 박았다. 그는 또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자신감도 마음껏 내비쳤다.신 의장은 “과거에는 능력도 없으면서 ‘점심은 평양,저녁은 신의주에서 먹자.’고 했지만,이제는 우리의 능력으로 마음 놓고 관계 개선을 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또 “북한에 대한 대응이 ‘이에는 이,눈에는 눈’ 식으로는 안 된다.”며 북한 경비정의 NLL침범 자체를 문제삼은 야당과도 대립각을 뚜렷하게 세웠다. 평택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軍 수난시대] 어수선한 일선 부대

    최근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후,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에 대해 군(軍)은 말을 주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원체 ‘말 없는’ 군(軍)이긴 하지만,말은 더욱 조심스럽고 표현은 한층 우회적이다.어떤 이는 공격적인 반응까지 보인다.그만큼 전반적으로 위축된 듯 받아들여졌다. 한 해군 관계자는 26일 “정해진 지침에 따라 총 쏘고 상황에 대처해 작전에 성공한 것 아니냐.”며 다소 공세적 반응을 보였다.“문제가 있는 부분에는 책임자 처벌이 뒤따른 만큼 별 문제가 없지 않으냐.”는 식이었다.그는 “(해군)지휘부에 자존심 상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해야)할 것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러던 그도 ‘어쨌거나 (해군내) 분위기가 다소 침잠해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는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지휘부가 자존심이 상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을 되뇌이면서도 ‘분위기 회복에는 초급 장교들이 더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계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향후 작전에 심리적 위축은 없겠느냐.’고 묻자 “이번 일을 교훈삼아 보완할 일은 보완됐으므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대통령이 군의 사기 저하를 우려해 중징계감을 경징계로 낮추고,여권이 군을 달래러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 자체가 ‘일상적’ 상황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군이 아무래도 어수선할 수밖에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그는 “해군 쪽에는 아직도 (서해상에서) ‘북에 밀릴 수 없다.’는 강경한 인식이 많다.”면서 “다만 ‘수구적’으로 비쳐지는 게 부담스러워 드러내놓고 얘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군에는 아직도 ‘라인’을 보위하려는 개념이 있다고 보는 게 옳다.”면서 경징계라 하더라도 일단의 ‘불만’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식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해군과는 접촉이 없어 잘 모르겠다.”며 대화를 거절한 육군 관계자는 “정치적 속셈들을 알 수가 있어야지.워낙 민감하니까….”라며 이 사건에 대한 일단의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정훈(政訓)’ 측면에서 이번 일을 걱정했다.그는 “사건이 한때 청와대와 군(軍)간의 갈등 양상을 빚은 게 실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특히 장병들 입장에서 볼 때 자신들이 ‘반(反) 정권’적 위치에 서 있는 것 아니냐는 혼동과 함께 ‘우리’라는 개념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한 이러한 일은 장병 각각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악(善惡) 간에 판단을 유도하게 마련이어서 군 전체적으로 볼 때 보이지 않는 ‘전력손실’이 유발되게 마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 영관급 장교는 “심리적으로 하자면 장교쪽에 타격이 더 크지.사병이 뭐….”라는 반응을 보였다.얼버무린 말이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군 전체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했다.그는 “일상적 상황으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이런 와중에 터진 ‘조영길 국방부 장관 교체설’은 군이 이번 상처를 치유하는 데 시간을 더 걸리게 할지,아니면 단축시킬지 주목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발은 피곤하다

    지난 98년부터 미국의 케이블TV HBO를 통해 방영된 시트콤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구두광인 새라 제시카 파커가 신은 하이힐 ‘블라닉 구두’가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그러나 의사들은 이런 하이힐 바람을 ‘매우 위험한 유행’이라고 경고한다.‘멋’ 때문에 발의 건강을 치명적으로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의 수난시대다.웰빙 붐을 타고 운동 인구가 크게 늘면서 발 관련 질환자도 급증 추세를 보이는가 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발 건강을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지낸다.직장인의 경우 양말과 구두에 싸인 발이 연중 쉴 틈이 없으며 지나치게 높은 여성의 하이힐도 발 건강의 적이다. 이처럼 지나치기 쉬운 발 건강이지만,발이 건강하지 않고서는 결코 웰빙을 말 할 수 없다.이를 염두에 두고 전문가들이 제시한 ‘발 건강 5대 수칙’이 바로 ‘발의 5무(無)’,즉 무통(無痛),무변형(無變形),무부종(無浮腫),무냉(無冷),무육자(無肉刺·티눈)이다.이 ‘5무’를 중심으로 발 건강법을 살펴보자. ●통증과 변형 부르는 무지외반증 발의 변형과 통증을 대표하는 질환이 바로 ‘무지외반증(拇指外班症)’이다.말 그대로 엄지발가락이 기형적으로 굽는 증상을 말한다.이 질환의 주범은 여성의 하이힐.맨발이나 굽 없는 운동화를 신을 때는 체중이 발뒤꿈치에서 발가락으로 자연스럽게 분산,전달되지만 굽 높은 하이힐을 신으면 체중이 발끝에 집중돼 이상 변형을 부른다.이런 경우 처음에는 발가락이나 발바닥 앞부분에 굳은살이나 티눈이 생기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이 진행돼 기형으로 발전한다. 외형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일단 엄지발가락이 휘어 뼈가 불거지는 기형이 진행되면 발가락에 압박이 심해져 나중에는 걷지도 못할 정도의 통증이 온다.또 기형이 심해지면서 엉거주춤하게 걷는 등 걸음걸이에 이상이 오거나 무릎 및 엉덩이관절,허리 등에도 디스크 등의 질환과 함께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증세가 가볍다면 편한 신발을 신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완화되지만,35도 이상 엄지발가락이 휘어있고,통증과 염증으로 인한 고통이 심하다면 엄지발가락을 지탱하는 뼈와 인대를 바로 잡아주는 절골술로 치료를 해야 한다.지금까지는 불거진 뼈만 깎아내 재발률이 높았으나,최근에는 튀어나온 발가락뼈를 잘라 정상 위치로 옮긴 뒤 이를 핀으로 연결하는 절골술이 선보여 수술 효과가 높다.변형이 심하지 않으면 비뚤어진 곳만 교정하지만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발가락 끝부분까지 교정해야 한다. ●통증과 부종 부르는 족저근막염 발바닥을 감싸고 있는 질긴 막이 심한 운동으로 손상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족저근막염이다.봄철에 갑자기 등산,달리기나 걷기 등을 무리하게 할 경우에 나타나며,심한 통증과 부종을 동반하는 대표적인 운동 손상이다.아침에 일어나거나 오래 앉았다 걸을 때 발꿈치가 당겨 걸음을 옮기기 힘들며,계속 걸으면 통증이 사라졌다가 저녁 무렵 다시 통증이 시작된다.발뒤꿈치 안쪽 통증이 95% 정도이고,나머지는 발바닥의 아치에서 나타난다. 주로 물리치료,소염제 투여,운동요법,특수 신발깔창 사용,스테로이드주사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하는데,90%가량은 완치된다. 이런 치료와 함께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병행해 주면 좋다.발을 쭉 편 상태에서 엄지발가락을 손으로 20초 정도 당기기를 한번에 10회 정도 1일 3∼4차례 해주면 된다.이렇게 해도 6개월 이상 반응이 없거나 생활에 장애가 초래되면 족저근막유리술이나 골극제거술로 치료한다. 양손으로 벽을 짚고 서서 아픈 발을 어깨 넓이만큼 뒤로 뺀 뒤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 채 벽을 미는 동작을 한 번에 25회씩 하루 3∼4회 반복하면 아킬레스건을 늘여 족저근막염을 예방할 수 있다. ●발이 붓는 냉증과 육자 야외활동을 한 경우 누구나 약간씩 발이 붓지만,발이 늘 심하게 부어 신발을 신기 어려울 정도라면 혈액순환 장애에 의한 발 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임신 중이거나 류머티즘관절염이 있는 경우 혈행장애가 초래돼 쉽게 발이 붓는다.이런 경우에는 발을 자주 문지르거나 따뜻한 물에 담가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것이 좋다.발의 티눈과 굳은살을 뜻하는 육자는 꽉 조이는 신발을 신거나 걷는 습관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긴다.티눈은 걸을 때마다 마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한다.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크기가 넉넉한 신발을 신고,통증 부위에 패드를 붙여 체중이 발에 고루 퍼지도록 한다.약국에서 파는 티눈연고를 꾸준히 발라주면 제거된다.심한 경우는 간단한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족부클리닉 윤재영 과장 제일정형외과병원 족부클리닉 이상준 과장˝
  • [씨줄날줄]철새와 텃새/양승현 논설위원

    또 철새정치인 논쟁이다.‘총선시민연대’가 양지를 좇아 당을 옮겼다는 이유로 낙천자 명단에 포함시키자,이들은 소신에 따른 결단이라고 강변한다.결코 풍부한 먹이를 찾아 이동한 ‘철새’ 정치인이 아니라는 반격이다.선거철이 되면 매양 반복되는 일이니 4년마다 철새 수난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겨울을 나고 서서히 떠날 채비를 서두르는 이 땅의 철새들은 한강 밤섬 옆 여의도에서 되풀이되는 이 악순환을 알기나 하는 것일까. 박관용 국회의장은 6선 의원이다.그러나 그는 한번도 같은 당적으로 출마한 적이 없다.1981년 부산 동래구에서 민한당으로 처음 당선된 뒤 12대 신민당,13대 통일민주당,14대 민자당,15대 신한국당,16대 한나라당 의원이었다.그렇다면 박 의장은 철새정치인인가.굴절과 파란으로 점철된 한국 현대 정당사의 산증인으로 여길 뿐 그를 철새정치인으로 치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 같다. 사실 1인 보스체제로 지탱해온 우리 정당정치에서 같은 당적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했다.오죽하면 3김을 ‘정당제조기’라 했겠는가.여야로 기본 골격은 유지했을지 몰라도,숱한 정당의 명멸(明滅)로 ‘우리 당’이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시대다.당적이 바뀌어도 정책노선과 그 뿌리를 유지하면 철새정치인으로 분류하지 않은 까닭이다.16대 들어 무려 194명 의원의 당적이 바뀌었으나 총선연대가 26명만을 철새정치인으로 꼽은 것도 이런 한국정치의 특수성을 감안한 탓이리라. 그러나 비즈니스 세계에서 철새와 텃새 논쟁은 부질없다.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 하버드 경영대학원 포터 교수는 10년 뒤인 2014년에는 ‘철새 직장인’들이 전성시대를 구가할 것임을 예고했다.“고용형태가 크게 달라져 고급인력은 프로야구의 자유계약제처럼 회사를 골라 다닐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텃새 직장인들의 힘이었던 텃세가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래예측이 아닐 수 없다. 자연계와 달리 인간세상의 철새와 텃새의 효용은 변하기 마련이다.우리 사회도 벤처기업에서 이직(離職)은 이미 보편화 추세다.하나 철새정치인들에게 고운 시선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한 수의학자의 ‘철새가 조류독감을 옮겼다.’는 조사결과와 겹쳐 더욱 추운 겨울을 나야 할지도 모르겠다.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도 철새인데,안타까운 생각마저 든다.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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