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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명 낙마 2명 사퇴’…이완구 사의표명, 박근혜 정부 ‘총리 잔혹사’ 어땠나 보니

    ‘3명 낙마 2명 사퇴’…이완구 사의표명, 박근혜 정부 ‘총리 잔혹사’ 어땠나 보니

    이완구 사의표명, 3명 낙마 2명 사퇴 ‘3명 낙마 2명 사퇴’…이완구 사의표명, 박근혜 정부 ‘총리 잔혹사’ 어땠나 보니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가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모두 2명의 총리가 사퇴하고 3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는 수난사가 쓰였다. 앞서 이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언론 외압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강하게 반발, 청문회 ‘문턱’도 힘겹게 넘어선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총리직에 신임됐지만 이번에는 성완종 파문에 연루되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사퇴 압력을 받았고, 결국 버티지 못하고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경제부총리에게 권한을 넘기고 총리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게 됐다. 이 총리는 20일 중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7일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의 표명 시점으로 따지면 이 총리의 재임 기간은 63일에 불과해, 헌정 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 제대’라는 오명도 남기게 됐다. 경우는 각기 다르지만 총리직을 둘러싼 잡음과 수난은 현 정부 들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2013년 1월 말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도덕성 논란 속에 불과 닷새 만에 낙마했다. 김 후보자는 헌재소장 퇴임 닷새 만에 법무법인으로 옮기는 전관예우 특혜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족이 소유했거나 소유한 부동산 10여 곳 대부분이 투기성이 짙다는 의혹을 받은 끝에 물러났다. 이후 정홍원 총리가 취임했으나 세월호 참사의 대응 미숙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고, 이후 안대희 전 대법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안 후보자 역시 ‘국민검사’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2013년 변호사 생활 5개월간 16억원의 수입을 얻은 사실이 밝혀지며 법조계 전관예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청문회 자리에 앉아보기도 전에 낙마했다. 이후 문창극 후보자가 첫 기자 출신 총리 후보로 발탁됐지만 자신의 역사인식 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결국 부정적 여론에 밀려 청문회장 문턱을 넘기도 전에 안 후보자에 이어 ‘연쇄 낙마’했다. 이 때문에 사의를 표명한 정 전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지 못하는 묘한 상황이 장기간 계속돼 ‘뫼비우스 총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후 이 총리가 바통을 넘겨받았지만 또다시 단명 총리의 기록을 남기면서 박 대통령은 후임 총리 물색을 고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명 낙마 2명 사퇴’…박근혜 정부 ‘총리 잔혹사’ 살펴보니

    ‘3명 낙마 2명 사퇴’…박근혜 정부 ‘총리 잔혹사’ 살펴보니

    이완구 사의표명, 3명 낙마 2명 사퇴 ’3명 낙마 2명 사퇴’…박근혜 정부 ‘총리 잔혹사’ 살펴보니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가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모두 2명의 총리가 사퇴하고 3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는 수난사가 쓰였다. 앞서 이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언론 외압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강하게 반발, 청문회 ‘문턱’도 힘겹게 넘어선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총리직에 신임됐지만 이번에는 성완종 파문에 연루되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사퇴 압력을 받았고, 결국 버티지 못하고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경제부총리에게 권한을 넘기고 총리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게 됐다. 이 총리는 20일 중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7일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의 표명 시점으로 따지면 이 총리의 재임 기간은 63일에 불과해, 헌정 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 제대’라는 오명도 남기게 됐다. 경우는 각기 다르지만 총리직을 둘러싼 잡음과 수난은 현 정부 들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2013년 1월 말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도덕성 논란 속에 불과 닷새 만에 낙마했다. 김 후보자는 헌재소장 퇴임 닷새 만에 법무법인으로 옮기는 전관예우 특혜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족이 소유했거나 소유한 부동산 10여 곳 대부분이 투기성이 짙다는 의혹을 받은 끝에 물러났다. 이후 정홍원 총리가 취임했으나 세월호 참사의 대응 미숙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고, 이후 안대희 전 대법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안 후보자 역시 ‘국민검사’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2013년 변호사 생활 5개월간 16억원의 수입을 얻은 사실이 밝혀지며 법조계 전관예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청문회 자리에 앉아보기도 전에 낙마했다. 이후 문창극 후보자가 첫 기자 출신 총리 후보로 발탁됐지만 자신의 역사인식 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결국 부정적 여론에 밀려 청문회장 문턱을 넘기도 전에 안 후보자에 이어 ‘연쇄 낙마’했다. 이 때문에 사의를 표명한 정 전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지 못하는 묘한 상황이 장기간 계속돼 ‘뫼비우스 총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후 이 총리가 바통을 넘겨받았지만 또다시 단명 총리의 기록을 남기면서 박 대통령은 후임 총리 물색을 고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또 검찰에 불려 나간 대통령 가족… 또 깨지지 않은 징크스

    또 검찰에 불려 나간 대통령 가족… 또 깨지지 않은 징크스

    박지만 EG 회장이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대통령의 가족은 반드시 검찰 수사를 받는다”는 징크스는 이번 정권에서도 깨지지 않았다. 다만, 연루된 사안의 형태와 발생 지점 등은 역대 정부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박 회장이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를 중심으로 번진 문건 유출,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면, 역대 정부 대통령 가족들은 청와대 외부에서 이권 개입, 횡령 등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면서 상당수가 죗값을 치렀다.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경환씨는 새마을운동협회 중앙본부 회장 재직 시 73억 6000만원 횡령 등 7가지 혐의로 징역 7년, 벌금 22억원, 추징금 9억원 형을 받았다.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으로 ‘소통령’으로 불린 현철씨는 한보사태에 연루돼 알선수재,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인 홍일·홍업·홍걸씨도 3년 연속으로 나란히 법의 심판을 받았다. 2001년 셋째인 홍걸씨가 체육복권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이권에 개입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고, 2002년에는 차남인 홍업씨가 이용호 G&C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와 관련해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옥고를 치렀다. 2003년에는 장남인 홍일씨가 나라종금 로비 의혹에 연루돼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 세 사람은 ‘홍삼트리오’로 불렸다.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둘째 형인 ‘봉하대군’ 건평씨도 검찰의 수사망을 피하지 못했다. 건평씨는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29억원의 뒷돈을 받아 챙겨 구속됐다. 2009년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씨와 장남인 건호씨, 조카사위인 연철호씨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2012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둘째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만사형통’(萬事兄通·모든 일은 형으로 통한다)이라 는 당시 신조어는 이 전 부의장이 정권의 실세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CJ그룹] 유산 소송·구속·투병… 삼성 장손家 비운 딛고 재기 몸부림

    CJ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소월로2길 1층 로비에는 창업자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좌상이 벽면 부조로 조각돼 있다. 또 CJ그룹 식품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건물의 1층 로비에도 그의 흉상 홀로그램이 있다. CJ그룹이 삼성그룹과 계열 분리됐더라도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이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라는 그룹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장손가의 비운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가(家) 장자의 재산 상속 소송으로 껄끄러워진 집안 관계를 비롯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유전병까지 앓고 있는 이재현 회장의 비운이 그렇다. 삼성가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과거부터 이어져 온 삼성가와의 크고 작은 갈등은 세간의 관심을 끌곤 했다.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83) 전 제일비료 회장이 냈던 재산상속 소송이 대표적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장자이지만 후계 구도에서 탈락한 뒤 야인이 됐다. 잊혀졌던 이맹희 전 회장이 2012년 2월 다시 목소리를 냈다. 그의 누나이자 이병철 회장의 차녀인 이숙희(79·구자학 아워홈 회장 부인)씨 등과 함께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차명재산인 4조 849억원 상당의 주식과 배당금을 돌려 달라”며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주식 인도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당시 법원에서 이맹희 전 회장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이 넘어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관심이 집중됐었다. 한쪽에서는 재벌가 유산 소송이라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 소송에서 이맹희 전 회장은 1·2심에서 패소한 뒤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사건은 비교적 싱겁게 끝났다. 이맹희 전 회장 측은 “재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간 관계”라고 상고 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맹희 전 회장은 현재 폐암으로 일본에서 투병 중이다. 아들 이재현 회장은 건강 문제와 재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1600억원대의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총수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도 공백이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다. 그의 건강 상태는 구속되면서부터 공개된 바 있다.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부인인 김희재(54)씨의 신장을 이식 받았지만 수술 후 면역거부반응과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또 말초신경과 근육이 점차 소실되는 삼성가의 유전병으로 알려진 CMT(샤르코-마리-투스)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이 회장은 서울대병원 암병동에 입원 중이며 오는 21일 구속집행정지 기간 만료를 앞두고 상고심 재판부에 연장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룹의 미래는 이 회장과 부인 김희재씨 사이에서 낳은 1남 1녀에 달려 있다. 자녀들의 나이도 어리고 이 회장도 경영자로서 젊기에 후계구도를 말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예사롭지 않아 자녀들은 향후 승계를 위해 현업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사원-대리-과장-부장’ 등 대부분의 직급을 거쳤던 것처럼 자녀들도 사원부터 시작해 현장 중심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다. 딸 이경후(29)씨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학위를 딴 뒤 2011년 7월 CJ주식회사 사업팀으로 입사했다. 사업팀은 각 계열사의 사업전략 수립 및 관리, 신사업 기획 등을 추진하는 부서다. 이씨는 사업 전반에 대해 익힌 뒤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과장으로 승진했다. 남편인 정종환(34)씨는 이씨가 미국 유학 중에 만났고 같은 컬럼비아대학원을 졸업해 뉴욕에 있는 씨티은행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CJ그룹의 해외법인인 CJ아메리카에서 근무 중이다. 아들 이선호(24)씨는 누나와 같은 컬럼비아대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한 뒤 지난해 7월 CJ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방학 때마다 CJ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인턴을 하며 오래전부터 그룹 일을 배워 왔다. 현재 CJ제일제당 BIO사업관리팀 소속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고택 경주 수오재에 옮겨 짓기 20년 이재호 기행작가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고택 경주 수오재에 옮겨 짓기 20년 이재호 기행작가

    인생을 살면서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해 벌어지는 일은 얼마나 많을까. 나를 오롯이 지켜 내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기나 할까.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에 ‘수오재’(守吾齋)에 대한 얘기가 등장한다. ‘수오재는 나의 큰형님 정약현께서 당신이 사시는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는 그런 이름을 붙인 데 대해 의심을 했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이후 홀로 지내면서 조용히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어렴풋이 그 이름의 의문점에 대해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스스로 말하였다. 대체적으로 천하의 물건은 모두 지킬 만한 것이 없고, 오직 마음만은 지켜야 한다. 나의 밭을 지고 도망갈 자가 있겠는가? 밭은 지킬 만한 것이 못 된다. 내 집을 이고 달아날 자가 있겠는가? 집은 지킬 만한 것이 못 된다. 나의 원림(園林)에 있는 꽃나무, 과일나무 등 여러 나무들을 뽑아 갈 수 있겠는가? 그 뿌리는 땅에 깊이 박혀 있다. (중략) 그런데 마음은 어떤가. 이익과 작록이 유혹하면 그리로 가고 위엄과 재화가 위협하면 그리로 간다. 유독 나의 큰형님만은 당신의 마음을 잃지 않고 수오재에 편안히 앉아 계시니 어찌 본디부터 지킴이 있어 마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이것이 큰형님께서 당신의 집 이름을 그렇게 붙인 까닭인 것이다.’ 그러면서 ‘나(吾)를 지키지 못해’ 자신이 귀양살이를 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다. 경북 경주시 배반동 효공왕릉 앞 한적한 동산 자락에 ‘수오재’라는 한옥 고택 4채가 있다. 수오재의 주인장은 이재호(57)씨다. 그는 기행작가이면서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 동국대 인문대 객원교수, 울산문화재연구원 이사, 반구대사랑시민연대, ‘경주길’ 대표 등의 직함도 가지고 있다. ‘천년고도를 걷는 즐거움’, ‘삼국유사를 걷는 즐거움’ 등의 책도 펴냈다. 그는 원래 서울에서 살았다. 1987년부터 유홍준 교수와 전국의 문화유산을 함께 오랫동안 답사했다. 그러던 중 1994년 사라져 가는 문화유산을 세상을 전하기 위해 경주에 터전을 마련했다. 경주를 택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저녁 노을을 볼 수 있는 곳, 둘째 주변에 문화유산이 있어야 할 것, 셋째 영원히 개발되지 않을 곳 등이다. 그래서 신라 52대 임금인 효공왕릉이 있는 곳으로 정했다. 그는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면서 전국을 돌아다녔다. 공단과 도로개발 등으로 방치된 한옥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살려 보자는 마음으로 그동안 경북(칠곡·영천·경주·마산·거창), 전남북(김제·영광·함평) 등지에서 13채의 한옥을 옮겨 왔다. 이 중에 4채를 원래대로 되살려 짓고 나머지 9채는 새로 짓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옥을 옮기는 방법은 방치된 한옥을 분리해 트럭에 싣고 수오재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 중에는 지은 지 200년이 된 김제의 만경고택, 마산의 황부자집은 거의 문화재급에 해당하는 소중한 것들이다. 옮겨 온 것들 중에 지을 돈이 없어 시간이 지나다 보니 썩어 버리는 것도 더러 있다. 고택 재현은 그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러저런 사연들로 수오재는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됐다. 국내 유명 인사들은 물론 터키 대사, 슬로바키아 대사 등 외국인들도 많이 다녀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을 한 채 짓고 나면 다시는 안 지으려고 합니다. 여윳돈이 많든 적든 대개가 인부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살아가면서 행하는 것들은 지나고 나면 실체가 없고 잔영과 추억만 남지만 집은 공간과 실체가 남는 최고의 공간예술이고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친 듯이 20년 동안 전국의 사라져 가는 고택을 옮겨 짓는 것은 그에게 어떤 필연적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남 의령에서 태어날 때부터 그는 고택 기와집에서 살았다. 자연스럽게 한옥의 따뜻한 구들방과 청마루 다용도 목적의 공간을 체험했던 것이다. 집 뒤에는 아주 큰 대밭이 있었고 밤나무밭은 그림처럼 산으로 연결돼 있었다. 청마루는 지금의 아파트 거실 역할을 했는데 밀폐된 아파트와 달리 자연과 얼마든지 교감이 가능했다. 앵두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마음이 울렁거렸고 연노란 감잎이 돋아나면 새로운 만물을 잉태하는 대자연의 순리를 체득할 수 있었다. “저의 집 마당은 온 하늘을 안고 온 눈비를 맞으며 온 바람과 색깔을 담은 거대한 우주의 그릇이었습니다. 아무리 춥고 지치고 고단해도 군불 지펴 등을 방바닥에 대고 드러누우면 참으로 따뜻한 행복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글을 쓰거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결국 어릴 때의 정서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 역시 어릴 때 한옥에서 자란 자양분이 제 인생의 나침판이 돼 30대부터 한옥을 옮겨 짓는 인연으로 연결된 것이지요.” 결국 한옥은 자신에게 따뜻한 정과 아늑한 휴식을 제공했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가는 지혜를 알게 했다고 추억한다. 다시 말해 몸과 마음이 한없이 편안하다는 것이 이씨를 한옥에 미치게 했다는 것이다. 하여 어른이 되면서 인생의 가치관, 즉 ‘세상에 감동을 주는 것’을 구체화하게 된다. 자연과 인간, 문화유산에서 감동을 받아 세상에 전해 주는 것이다. 사라져 가는 고택, 방치된 한옥을 다시 짓는 일도 그러하다. 이어 화제를 한옥의 수난사로 돌린다. “우리나라가 조국 근대화의 물결로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힐 때 흙과 나무의 천연재료로 지은 우리의 한옥들은 모진 수난을 겪게 됩니다. 특히 1971~1977년 사이에 초가집에서 슬레이트로 바뀐 집이 자그마치 240만채였습니다. 기와집도 예외는 아니지요. 시멘트에 포위돼 국적 불명의 어설픈 수리가 계속되면서 한옥도 아니고 양옥도 아닌 이상한 집들로 변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2000년대를 시점으로 서울의 북촌 등지에서 한옥 살리기 붐이 조성되면서 이제는 한옥에 사는 것이 하나의 로망으로 되는 현상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은 않는다. “거의 모두가 새 나무로 지어진 새 한옥이라 느낌이 없다. 새로 지어진 한옥촌, 한옥호텔 등을 보노라면 아무런 감흥이 오지 않는다”면서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업적인 머리를 쓰는 사람은 고택을 옮겨 짓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만약 자신이 고택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고택을 옮겨 짓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들어 자신이 하고 싶었던 꿈과 가치관을 실현하면서 현실에서 무릉도원을 만들고 싶은 열정이 갈수록 더 많이 생겨난다고 했다. “지금도 좋은 고택이 있다면 마음이 흥분되고 벌써 머리로 집을 다 지어 버립니다. 사라져 가는 한옥을 살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제가 살아 있는 당대에 고택의 맛을 즐기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욕심입니다. 고택은 최하 50년이 지나야 그 엷은 맛이 나려 하고, 100년은 지나야 고색의 맛이 풍기고, 150년은 지나야 고색창연한 깊은 향기가 풍겨 오는 것입니다.” 그의 철학은 수오재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옮겨 지은 전체 고택 한옥은 시멘트를 안 쓰고 천연재료로만 지었다. 그러다 보니 천장이 낮거나 반듯하지 못해 찾아오는 이들에게 미안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고택의 맛과 건강을 선사하기 위해 한결같이 흙을 고집해 왔다. “사람은 자기 식의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정말 원해서 그렇게 살기보다는 살기 위해서 그렇게 사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해도 근원적인 회귀본능은 자연입니다. 오히려 첨단화될수록 세상은 더 각박해져 자연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단원 김홍도의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를 예로 든다. 이 그림은 김홍도가 왼숙기에 들어선 57세에 그린 것으로 3정승과도 안 바꾼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이씨는 삼공불환도를 연상하면서 나름대로 수오재에 대한 정경을 읊조린다. ‘수목이 우거진 정원 속에 대나무가 청아한 바람을 일으키고, 별당아씨는 바람을 안고 그네를 타고, 선비는 담소하다 책을 읽고 누워 휴식을 취하네. 안채 마당에서는 베틀 위에서 베를 짜고 마당에서는 닭들이 한가롭개 노닐며 개들도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다. 여러 채의 기와집들은 저마다 아름다움을 주고받으며 주인과 손님의 품격을 살려 준다. 하늘은 고요한데 바람은 일렁이고 정경운 삶이 그저 한가롭다.’ 이씨는 언제부터인가 수오재 역시 3정승과도 절대 바꾸지 않겠다는 생각에 ‘삼공불환 수오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재호 기행작가는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민예총 창립 발기인이며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초대 총무로 1987년부터 유홍준 교수와 함께 전국의 문화유산을 답사하며 역사기행 문화를 선도했다. 또한 대곡댐 반대, 울산 병영성 살리기, 울산 옥현 유적지 보존, 가지산(석남사) 살리기, 석굴암 모형 반대 운동에도 앞장섰다. 1994년 서울에서 경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이후 각종 개발 등으로 전국에 방치된 고택 한옥을 경주 수오재에 옮겨다 짓고 있다. 현재 기행작가이면서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동국대 인문대 객원교수, 울산문화재연구원 이사, 반구대사랑시민연대, ‘경주길’ 대표 등의 직함도 가지고 있다. ‘천년고도를 걷는 즐거움’, ‘삼국유사를 걷는 즐거움’ 등의 책을 펴냈다. ■‘김문이 만난 사람’은 이 인터뷰로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까지…러버덕 수난사에 네티즌 “힘내라 러버덕” 응원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까지…러버덕 수난사에 네티즌 “힘내라 러버덕” 응원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까지…러버덕 수난사에 네티즌 “힘내라 러버덕” 응원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1t짜리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이 등장해 네티즌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버덕은 1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한 달 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전시된다. 러버덕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추억의 노랑 오리를 대형 고무 오리로 제작해 물위에 띄우는 프로젝트로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이다. 고무오리 ‘러버덕’의 크기는 최대 가로 26m, 세로 20m, 높이 32m에 달하며 고무 재질로 만들어졌다. 2007년부터 전 세계 16개국에서 20회 이상 순회하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러버덕은 그동안 프랑스 생나제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로, 홍콩 등 14개 도시를 여행했으며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종착지는 서울이다. 실제로 5일간 머물렀던 대만 가오슝에서는 50만명, 홍콩에서는 30일간 무려 800만명이 이 거대 오리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러버덕은 이날 석촌호수에 처음 등장한 뒤 바람이 빠지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조치를 취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러버덕은 2010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다리에 머리 부분을 부딪혀 터졌고, 지난해 대만에서는 내부 압력 증가로 새해맞이 행사 중 폭발한 적도 있다. 또 지난해 5월 홍콩에서는 공기를 주입하는 호스가 바람에 끊어져 침몰한 적도 있다. 호프만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러버덕은 국경도 경계도 없고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며 “이것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치유가 되며 전 세계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석촌호수 러버덕, 이렇게 수난이 많았다니 대단하네”, “석촌호수 러버덕, 정말 귀여운 오리인데 앞으로는 편안하게 물 위를 잘 떠다니렴”, “석촌호수 러버덕, 귀여운 뱃살 멀리서 봐도 너무 귀여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2seoul.co.kr
  •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 ‘수난사’…네티즌 “덕무룩 말고 귀여운 뱃살을 보여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 ‘수난사’…네티즌 “덕무룩 말고 귀여운 뱃살을 보여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 ‘수난사’…네티즌 “덕무룩 말고 귀여운 뱃살을 보여줘”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1t짜리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이 등장해 네티즌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버덕은 1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한 달 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전시된다. 러버덕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추억의 노랑 오리를 대형 고무 오리로 제작해 물위에 띄우는 프로젝트로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이다. 고무오리 ‘러버덕’의 크기는 최대 가로 26m, 세로 20m, 높이 32m에 달하며 고무 재질로 만들어졌다. 2007년부터 전 세계 16개국에서 20회 이상 순회하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러버덕은 그동안 프랑스 생나제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로, 홍콩 등 14개 도시를 여행했으며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종착지는 서울이다. 실제로 5일간 머물렀던 대만 가오슝에서는 50만명, 홍콩에서는 30일간 무려 800만명이 이 거대 오리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러버덕은 이날 석촌호수에 처음 등장한 뒤 바람이 빠지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조치를 취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러버덕은 2010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다리에 머리 부분을 부딪혀 터졌고, 지난해 대만에서는 내부 압력 증가로 새해맞이 행사 중 폭발한 적도 있다. 또 지난해 5월 홍콩에서는 공기를 주입하는 호스가 바람에 끊어져 침몰한 적도 있다. 호프만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러버덕은 국경도 경계도 없고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며 “이것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치유가 되며 전 세계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러버덕, 이렇게 수난이 많았다니 대단하네”, “러버덕, 정말 귀여운 오리인데 앞으로는 편안하게 물 위를 잘 떠다니렴”, “러버덕, 귀여운 뱃살 멀리서 봐도 너무 귀여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2seoul.co.kr
  • 러버덕, 석촌호수 ‘귀염둥이’ 등극…과거 “머리 터지고 폭발” 수난사 자세히 보니 ‘깜짝’

    러버덕, 석촌호수 ‘귀염둥이’ 등극…과거 “머리 터지고 폭발” 수난사 자세히 보니 ‘깜짝’

    러버덕, 석촌호수 ‘귀염둥이’ 등극…과거 “머리 터지고 폭발” 수난사 자세히 보니 ‘깜짝’ 전 세계에 사랑과 평화를 전해온 초대형 고무 오리 ‘러버덕’이 14일 서울 석촌호수에 모습을 드러냈다. 러버덕은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만든 가로 16.5m, 세로 19.2m, 높이 16.5m, 무게 1t의 거대 고무 오리다. 2007년부터 ‘러버덕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달고 세계를 돌며 사랑, 평화,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러버덕은 프랑스 생나제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루, 홍콩 등 세계 14개 도시를 여행했다. 호프만은 홈페이지에서 “물 위에 다정하게 떠있는 오리를 보면 저절로 치유되는 것을 느낀다”며 “러버덕 프로젝트로 전 세계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러버덕이 ‘치유의 아이콘’임을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다음 달 14일까지 송파구청과 롯데월드몰 공동 주최로 ‘러버덕 프로젝트’를 한다. 한국에 온 러버덕은 석촌호수에 둥지를 틀었다. 이날 아침 주최 측이 50분간 공기를 주입해 통통한 러버덕을 호수에 띄웠다. 오리를 보려고 오전부터 시민들이 몰리기 시작해 점심시간을 기점으로 석촌호수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너무 귀엽다’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시민들은 저마다 ‘셀카봉’을 들고 러버덕과 함께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석촌호수 앞 제2롯데월드에 있는 롯데월드몰이 개장했지만 온종일 이 일대에서 가장 인파가 몰리고 주목받은 곳은 석촌호수였다. 호수에 띄워진 러버덕은 오전부터 시민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으나 오후 2시쯤 러버덕에서 바람이 빠지기 시작했다. 통통했던 러버덕이 조금씩 쭈글쭈글해지면서 탄력을 잃자 안타까워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러버덕은 점점 고개를 숙이더니 결국 물속에 머리가 반쯤 잠긴 채 서 버렸다. 석촌호수 러버덕 상황실에 따르면 오리 안에 바람을 불어넣는 송풍기 2대 중 1대가 고장 나서 발생한 것으로, 기술자가 긴급 투입돼 송풍기 교체에 들어갔다. ’러버덕 사고’가 처음은 아니다. 2010년 일본에선 다리에 머리를 부딪쳐 터졌고, 지난해 홍콩에서는 공기 주입호스가 끊어져 침몰하는 등 산전수전을 겪었다고 한다. 네티즌들은 “러버덕 석촌호수 와서 너무 기쁘다”, “러버덕 석촌호수 왔는데 송풍기가 안도와줬네”, “러버덕 석촌호수 즐거운 생활하렴”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고무오리 수난사 어떤 일이 있었는 지 되짚어 보니 ‘경악’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고무오리 수난사 어떤 일이 있었는 지 되짚어 보니 ‘경악’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고무오리 수난사 어떤 일이 있었는 지 되짚어 보니 ‘경악’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1t짜리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이 등장해 네티즌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러버덕 프로젝트’ 공식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1t짜리 ‘러버덕’이 1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한 달 간 서울 석촌호수에 전시될 예정이다. 러버덕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추억의 노랑 오리를 대형 고무 오리로 제작해 물위에 띄우는 프로젝트로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이다. 고무오리 ‘러버덕’의 크기는 최대 가로 26m, 세로 20m, 높이 32m에 달하며 고무 재질로 만들어졌다. 2007년부터 전 세계 16개국에서 20회 이상 순회하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러버덕은 그동안 프랑스 생나제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로, 홍콩 등 14개 도시를 여행했으며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종착지는 서울이다. 실제로 5일간 머물렀던 대만 가오슝에서는 50만명, 홍콩에서는 30일간 무려 800만명이 이 거대 오리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러버덕은 2010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다리에 머리 부분을 부딪혀 터졌고, 지난해 대만에서는 내부 압력 증가로 새해맞이 행사 중 폭발한 적도 있다. 또 지난해 5월 홍콩에서는 공기를 주입하는 호스가 바람에 끊어져 침몰한 적도 있다. 호프만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러버덕은 국경도 경계도 없고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며 “이것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치유가 되며 전 세계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석촌호수 러버덕, 오리 바람이 빠져서 비실비실 하네요”, “석촌호수 러버덕, 빨리 일어서길 바랍니다”, “석촌호수 러버덕, 아까 처음에는 좋았는데 왜 이렇게 가라앉게 되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2seoul.co.kr
  •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고무오리 수난사 무슨 일 있었나 되짚어 보니 ‘경악’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고무오리 수난사 무슨 일 있었나 되짚어 보니 ‘경악’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고무오리 수난사 어떤 일이 있었는 지 되짚어 보니 ‘경악’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1t짜리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이 등장해 네티즌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러버덕 프로젝트’ 공식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1t짜리 ‘러버덕’이 1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한 달 간 서울 석촌호수에 전시될 예정이다. 러버덕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추억의 노랑 오리를 대형 고무 오리로 제작해 물위에 띄우는 프로젝트로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이다. 고무오리 ‘러버덕’의 크기는 최대 가로 26m, 세로 20m, 높이 32m에 달하며 고무 재질로 만들어졌다. 2007년부터 전 세계 16개국에서 20회 이상 순회하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러버덕은 그동안 프랑스 생나제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로, 홍콩 등 14개 도시를 여행했으며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종착지는 서울이다. 실제로 5일간 머물렀던 대만 가오슝에서는 50만명, 홍콩에서는 30일간 무려 800만명이 이 거대 오리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러버덕은 2010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다리에 머리 부분을 부딪혀 터졌고, 지난해 대만에서는 내부 압력 증가로 새해맞이 행사 중 폭발한 적도 있다. 또 지난해 5월 홍콩에서는 공기를 주입하는 호스가 바람에 끊어져 침몰한 적도 있다. 호프만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러버덕은 국경도 경계도 없고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며 “이것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치유가 되며 전 세계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석촌호수 러버덕, 오리 바람이 빠져서 비실비실 하네요”, “석촌호수 러버덕, 빨리 일어서길 바랍니다”, “석촌호수 러버덕, 아까 처음에는 좋았는데 왜 이렇게 가라앉게 되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2seoul.co.kr
  •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까지…과거 일본 대만 수난사 자세히 살펴보니 ‘충격’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까지…과거 일본 대만 수난사 자세히 살펴보니 ‘충격’

    석촌호수 러버덕, 머리 터지고 폭발까지…과거 일본 대만 수난사 자세히 살펴보니 ‘충격’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1t짜리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이 등장해 네티즌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러버덕 프로젝트’ 공식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1t짜리 ‘러버덕’이 1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한 달 간 서울 석촌호수에 전시될 예정이다. 러버덕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추억의 노랑 오리를 대형 고무 오리로 제작해 물위에 띄우는 프로젝트로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이다. 고무오리 ‘러버덕’의 크기는 최대 가로 26m, 세로 20m, 높이 32m에 달하며 고무 재질로 만들어졌다. 2007년부터 전 세계 16개국에서 20회 이상 순회하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러버덕은 그동안 프랑스 생나제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로, 홍콩 등 14개 도시를 여행했으며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종착지는 서울이다. 실제로 5일간 머물렀던 대만 가오슝에서는 50만명, 홍콩에서는 30일간 무려 800만명이 이 거대 오리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러버덕은 2010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다리에 머리 부분을 부딪혀 터졌고, 지난해 대만에서는 내부 압력 증가로 새해맞이 행사 중 폭발한 적도 있다. 또 지난해 5월 홍콩에서는 공기를 주입하는 호스가 바람에 끊어져 침몰한 적도 있다. 호프만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러버덕은 국경도 경계도 없고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며 “이것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치유가 되며 전 세계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석촌호수 러버덕, 수난이 많았네. 정말 어려운 길을 걸어간 듯”, “석촌호수 러버덕, 러버덕이 우리나라에 오면 좀 평화로워질까요”, “석촌호수 러버덕, 너무 귀여워. 특히 뱃살 멋지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2seoul.co.kr
  • [체험! 중앙119구조본부 재난현장 서바이벌] 처참한 붕괴 현장… 빛 찾아 구사일생

    [체험! 중앙119구조본부 재난현장 서바이벌] 처참한 붕괴 현장… 빛 찾아 구사일생

    세월호 참사 이후 선박사고를 비롯해 화재, 지하철사고 등 각종 재난사고 방지 대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는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정부조직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고,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이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 등 ‘안전’이라는 단어가 연일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재난상황과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는 드물다. 초·중·고등학교나 공공기관 등 그 어느 곳에서도 필수적으로 실습형 안전교육을 하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중앙119구조본부(이하 구조본부)가 진행하고 있는 ‘재난현장 서바이벌’은 제대로 된 안전교육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건물 붕괴, 수난 사고, 지하철 사고, 응급환자 발생 등 각종 재난 상황에서 대응방법과 행동요령을 실체 체험을 통해 몸으로 익힐 수 있다. 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시민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 남양주시에서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 취재진이 직접 뛰어들었다. “붕괴된 건물 안에 고립된다고 상상해 보신 적 있나요. 이번 훈련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등 대형 재난에 대비한 실전 훈련입니다.” 외벽이 절반 이상 무너져 뼈대만 남은 3층 건물 앞에서 훈련 교관은 건물에 고립됐을 때 행동요령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불필요한 행동이나 고함 등을 질러 체력을 소모하지 말 것. 규칙적으로 벽이나 파이프, 벽을 두드려 사람이 있음을 알릴 것. 휴대전화는 한 시간 간격 등 규칙적으로 켜서 배터리를 절약할 것. 2차 붕괴를 대비해 테이블 밑 등에 대피해 있을 것. 식수 확보를 위해 화장실이나 세면대 등을 미리 찾아 놓을 것. 설명은 이어가던 교관은 “지금까지는 위험이 없어질 때까지 대기하는 수동적인 행동요령에 대한 설명”이라며 “이제 실제 붕괴상황을 체험하며 능동적으로 탈출공간을 확보하는 훈련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훈련에 참석한 시민들은 뼈대만 남은 3층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붕괴된 건물을 그대로 재현한 훈련장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교관의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 전원을 모두 끄고 나니 그제야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허리 굽히면서 자세 최대한 낮추고, 오로지 붕괴된 이 건물에서 나가는 것만 생각하세요. 두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해서 주변을 탐지하고, 소리가 크게 들리는 방향, 조금이라도 빛이 나오는 방향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어둠 속에서는 오로지 사람들의 침 넘기는 소리만 들렸다. 훈련 시작 전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폭이 1m도 채 되지 않는 건물 복도 곳곳에는 무너진 콘크리트와 매트리스, 소파, 책상 등 각종 집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귀를 쑤시는 드릴 소리와 떨어지는 빗물, 한 줄기 빛조차 허락하지 않은 암흑 속의 붕괴 현장은 처참했다. ●암흑 속 50m 이동에 30여분 걸려 진땀 훈련에 참가한 시민들은 암흑 속에서 손끝과 발끝의 감각만으로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이동하는 내내 각종 집기와 잔해들에 치이는가 하면 ‘보이지 않는다’는 공포감과 긴장감에 식은땀이 흘러 어느새 온몸이 젖어 있었다. 50m라는 짧은 구간이 수십㎞처럼 느껴졌다. 콘크리트 잔해들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을 따라 이동한 지 30여분이 지나서야 탈출구를 찾았다. 탈출구는 한 사람이 기어서야 겨우 통과할 수 있는 크기였다. 사람들이 붕괴된 건물에서 나오고 이내 훈련에 참석한 시민들이 무너진 건물 안에서 구조하기로 돼 있었던 25㎏짜리 사람 모형도 함께 탈출했다. 훈련장에 들어가기 전 “전체 길이가 50m 정도면 탈출하는 데 10분 정도면 충분하지”라며 자신만만해 했던 박동빈(50)씨의 얼굴은 땀으로 뒤덮여 있었다. 박씨는 “실제로 붕괴된 건물은 이곳보다 더 처참할 것 아니냐”며 “그나마 이번 체험을 통해 탈출 요령이나 생존방법을 터득해서 비슷한 재난 상황이 닥쳐도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생겼다”고 말했다. ●매일 타는 지하철인데… 수동 개폐장치 어딨더라 붕괴된 건물에서 빠져나오고 난 뒤에는 지하철 화재 발생 때 탈출 요령에 대한 훈련이 진행됐다. 훈련장에는 서울지하철 차량을 그대로 가져와 체험용으로 개조한 실물 전동차가 있었다. 소화기나 수동 개폐장치의 위치도 그대로였다. 실제 훈련을 하기 전 화재발생 때 행동요령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노약자·장애인석 옆에 있는 비상 버튼을 눌러 승무원과 연락할 것. 객차마다 배치된 소화기를 사용할 것. 출입문을 수동으로 열거나 비상용 망치나 소화기로 유리창을 깰 것.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으면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빨간색 바를 밀고 나갈 것. 실제 훈련이 시작되자 메케한 연기가 지하철을 가득 메웠고 빨간 조명이 깜박이는 등 화재 상황이 그대로 연출됐다. 참석자들은 교육받은 대로 침착하게 문을 열고 탈출했다. 훈련에 참석한 하영란(59·여)씨는 “교육을 받기 전 모의 탈출훈련에서는 지하철 문이 열리지 않아 당황했다”며 “매일 타고 다니는 지하철이지만 수동 개폐장치가 어디 있는지는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선박사고 비상벨 울리고 구명조끼 착용 필수 선박·수난사고 훈련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인지 교육에 참석한 시민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훈련교관은 “실제 선박사고는 변수가 많아 훈련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도 “휴대전화나 비상벨로 사고발생 사실을 알리고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날은 훈련장 사정상 수난 구조훈련만 이뤄졌지만 평소에는 배가 침몰하는 상황을 가정해 최대 수심이 10m인 수영장 속으로 구명조끼를 입고 뛰어드는 ‘비상 퇴선 훈련’도 이뤄진다. 훈련에 참석한 시민들과 훈련 교관들은 재난 및 사고에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안전 교육의 의무화라고 입을 모았다. 어릴 때부터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재난에 대응하는 행동과 요령이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훈련에 참석한 강성우(55)씨는 “국가안전처를 만들고, 장관을 교체하는 것으로 제대로 된 재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부가 답답하다”며 “오늘 체험한 훈련처럼 내실 있는 안전교육을 제대로 알리고 보급하고, 점차적으로 교육 대상을 넓혀가는 것부터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대응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강씨는 이어 “기성세대뿐 아니라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 등 아이들을 상대로 이러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무·상시 안전교육 실시해야 함성균(42)씨는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던 사고대비 행동요령들이 너무 많았다”며 “아무것도 모른 채로 사고상황을 맞이하면 당황하다가 목숨을 잃는 위험까지 처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함씨는 “이러한 안전교육이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 단체, 회사, 관공서 등에서 의무적·상시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난교육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박종복 소방위도 “안전사고 대비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며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안전 의식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안전교육이 일반 국민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전사고 예방과 대처 방법 등을 개발해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브라질월드컵 D-1] 삼바군단, 펠레의 저주를 날려라

    월드컵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노리는 ‘삼바 군단’ 브라질의 여정이 13일 오전 5시 크로아티아와의 개막전으로 시작된다. 이번 대회 도박사들이 꼽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홈의 이점을 업은 브라질.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브라질의 우승 확률을 무려 48.5%로 잡았다. 그러나 브라질이 피파컵을 품기 위해서는 ‘펠레의 저주’와 ‘개최국 징크스’ 등 두 고개를 넘어야 한다. 브라질의 첫 상대 크로아티아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 FIFA 랭킹은 18위로 그리 높지 않으나 스트라이커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와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공격 라인은 화려하다. 4강에 진출했던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가장 좋은 전력이라는 평가다. 충분히 파란을 일으킬 수 있는 팀이다. 예언이 빗나가는 것으로 유명해 ‘펠레의 저주’라는 단어를 만든 ‘축구 황제’ 펠레는 브라질의 2-0 승리를 예상했다. 브라질의 견고한 수비가 크로아티아의 창을 막아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펠레가 브라질의 손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벌써부터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사실 월드컵 개막전은 강호들의 수난사로 점철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는 전 대회 우승팀이 개막전에 나섰는데, 이변의 희생양이 된 팀이 많았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펠레-자일징요-토스탕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공격진을 갖췄던 브라질은 졸전 끝에 유고슬라비아와 0-0으로 비겨 고개를 숙였다. 19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는 마라도나가 이끈 아르헨티나가 카메룬에 0-1로 패했고 2002년에는 프랑스가 세네갈에 0-1로 졌다. 우승 후보들은 보통 선수들의 컨디션을 16강 이후 최고가 되도록 조절하기 때문에 조별 예선에서는 부진한 경우가 많다. 개최국이 우승컵을 품는 경우가 생각보다 드물다는 것도 브라질로서는 찜찜하다. 2010년 남아공대회까지 19번의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우승한 적은 여섯 차례에 불과하다. 1930년 우루과이, 1934년 이탈리아, 1966년 잉글랜드, 1974년 서독, 1978년 아르헨티나, 1998년 프랑스뿐이다. 특히 1980년대 이후에는 프랑스만이 개최국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1982년 스페인, 1990년 이탈리아, 2006년 독일 등은 우승 후보였지만 자국에서 열린 대회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브라질 역시 1950년 대회 결승에서 우루과이에 1-2로 패해 개최국 우승에 실패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씨줄날줄] 도굴(盜掘), 과거 복원 가로막기/서동철 논설위원

    ‘세키노 박사 일행이 대동강변을 발굴하여 수백 점의 귀중한 부장품이 출토되자, 개성 부근에서 고려자기를 도굴하던 무리들이 낙랑고분에 눈을 돌리면서 1924~1925년 최악의 난굴시대(掘時代)가 전개됐다. 심한 경우 관립학교 선생이 백주에 당당하게 인부를 데리고 고분의 봉분 한복판을 위로부터 파 들어가 눈부신 부장품을 끄집어 내기도 했다.’ 이구열 선생의 ‘한국 문화재 수난사’에서 인용된 증언의 일부다. 도쿄제국대 교수를 지낸 세키노 다다시는 일본정부의 지시에 따라 1902년 당시 조선의 문화재를 조사해 1904년 ‘한국건축조사보고’를 내놓는다. 그는 1915년부터 1935년까지 조선총독부의 요청으로 전국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조선고적도보’(朝鮮古蹟圖譜)를 내놓는 작업도 주도했다. 일제의 침략을 위한 정지작업이었던 그의 조사 결과는 당시 한창 날뛰고 있던 도굴꾼들에게 매우 친절한 ‘가이드 북’ 역할을 했다. 도굴(盜掘)이란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문화재를 약탈하는 모든 행위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는 옛 무덤을 몰래 파 들어가 유물을 가로채는 좁은 의미로 해석한다. 우리나라에서 무덤을 파헤치는 도굴은 일제강점기에 본격화됐다. 이전에는 조상의 무덤을 파헤치면 천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돈에 맛들인 도굴은 광복 이후에도 성행했지만, 최근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도굴 감소의 원인을 알고 나면 허탈해진다. 파헤쳐지지 않은 큰 무덤이 이제는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고학적 발굴의 본질은 귀중한 유물이 아니라 역사의 재구성을 위한 자료 제공이다. 그렇기에 학술 발굴을 빙자한 일제강점기의 보물찾기식 발굴은 도굴이나 다름없다. 세상을 떠난 한국고고학의 태두 김원룡 선생이 공주 무령왕릉의 유물을 하룻밤 사이에 모두 수습하고는 ‘흥분 속에서 내 머리가 돌아 버린 것’이라며 평생 자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립공주박물관을 새로 세워야 했을 만큼 엄청난 유물이 나왔지만, 역사의 재구성을 위한 실마리가 훼손됐다는 것은 큰 손실이었다. 경북 구미와 칠곡 일대에서 233점의 도자기를 도굴해 유통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탐침봉으로 땅속의 문화재를 확인하는 수법을 썼다고 한다. 이제는 산속의 작은 무덤까지 마구잡이로 파헤치는 것이다. 작은 무덤의 소박한 유물이 역사를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한 사례는 적지 않다. 후손들에게는 집안 내력을 재구성하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도굴꾼이 문화재 보호단체 대표라니 어이가 없다. 옛 무덤이 과거의 복원을 위한 정보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을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국민행정 1년을 돌아본다] (상) 안전한 사회

    [국민행정 1년을 돌아본다] (상) 안전한 사회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출범한 안전행정부가 지난 1년여간 펼친 국민을 위한 행정을 되돌아본다. 이에 따라 ‘국민 행정’의 핵심 방향인 ‘안전한 사회’ ‘정보화 정부3.0’ ‘지방자치 자주화(自主化)’의 성과와 남은 과제를 3회 연재물로 마련했다. 많은 분야에서 가시적인 정책 개선을 이뤘고, 혁신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박근혜 정부 2년 차를 맞아 그동안 도입된 정책의 지속적인 실효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쓴소리도 담았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안전행정부의 지난 1년 노력이 각종 ‘안전사고의 사망자 감소’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안행부는 재난·재해 및 범죄 예방을 위해 29개 중앙행정기관의 안전 정책을 총괄·조정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안행부는 재난 및 안전사고에 선제적 대응체계를 갖추기 위해 지난해 5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국민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각 부처별 안전 관련 법·제도를 총괄적으로 조정·정비하는 차관·차장급 ‘안전정책조정회의’가 신설돼 매월 한 차례씩 열리고 있다. 또 중앙 부처·지자체·공공기관에 각각 ‘재난안전책임관’을 지정, 각종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조치했다. 이어 안행부는 각 지자체에 안전행정국·안전총괄과 등 안전관리 총괄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모든 광역단체에서 특별사법경찰관을 운용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더불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등 법령을 개정해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지휘 아래 각 중앙행정기관 및 지자체가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안행부는 또 강도, 절도, 방화 같은 범죄와 더불어 침수, 산사태 등의 재난, 감염병, 화재를 비롯한 안전사고 등 국민 생활 전반에 걸친 위험 요인을 종합·분석해 지도 형태로 보여 주는 ‘생활안전지도’를 제작해 올해 하반기까지 시·군·구 100곳에 우선 시범 운영한 뒤 2015년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4대 사회악 감축목표제를 도입해 주기적으로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등 각 분야의 실적을 점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교통사고, 산업재해, 수난사고 등으로 발생한 사망자 수는 총 6757명으로 2012년 7233명보다 476명(6.5%) 감소했다. 분야별로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2012년 5392명에서 지난해 5080명으로 312명 줄었고, 산업재해·수난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도 각각 66명, 47명 감소했다. 4대 사회악의 경우 성폭력·가정폭력 분야에서의 재범률은 각각 1.5% 포인트, 20.4% 포인트가 낮아졌다. 특히 학교폭력 피해 경험 비율은 2012년 9.6%에서 2.1%로 급감했다. 식품안전 체감도는 66.6%에서 72.2%로 상승했다. 이재율 안행부 안전관리본부장은 “우리나라 안전사고 사망률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4.2%보다 높은 편”이라면서 “매년 안전사고 사망자 수를 6.5%씩 줄인다면 2017년에는 선진국 평균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 체감도에 대해 지난해 12월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낀 국민은 29.8%인 반면 41%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만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높은 상태다. 이는 일선 현장에서 안전수칙 등을 지키지 않아 인명 피해를 가져오는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노량진 상수도관 공사 과정에서 사상자 7명이 발생한 사고는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참사였지만 제도적인 결함이 본질적인 원인”이라며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기점으로 도입된 책임감리제가 2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여러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 달 3일 대형사고 재발을 막고자 발주부터 시공까지 건설공사 전 과정의 안전관리를 강화한 ‘건설현장 재해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이제 감리회사가 대형 시공사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큰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사회 안전도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런 점을 감안해 범부처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지자체 차원의 재난 및 안전사고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 지자체에 특별교부세 등 인센티브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식민 시대의 동아시아 여성들 수난사

    식민 시대의 동아시아 여성들 수난사

    경계에 선 여인들/야마자키 도모코 지음/김경원 옮김/다사헌/384쪽/1만 8000원 이방자(李方子)와 아이신줴뤄 히로. 일본 왕족과 후작의 딸인 이들은 각각 조선 왕족 이은, 만주국 황제 푸이의 동생 푸제와 결혼했다. 일본 정부가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한 정략결혼이었다. 일본의 저술가이자 여성연구가인 저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일방적으로 성사된 이들의 결혼을 ‘인신공양 결혼’이라고 표현했다. ‘경계에 선 여인들’은 이처럼 식민지 수탈, 제국주의 전쟁, 경제적 약탈, 첨예한 이념 대립이 휘몰아친 1930~1940년대 남성 중심의 역사 속에서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넘나들며 위태로운 삶의 균형을 잡아야 했던 동아시아 여성 20인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도 이러한 역사의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20대 초반 도쿄대 대학원생인 조선 청년과 사실혼을 맺었으나 그가 조선총련학생부위원장이었던 까닭에 강한 내셔널리즘 풍조에 떠밀려 결국 남편과 이별했다. 민족과 국가의 경계 사이에서 존재의 균열을 겪은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국경을 넘어 모이고 흩어지는 동아시아 여성들의 삶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연구에 천착했다. 정략결혼보다 더 비극적인 국제결혼도 있었다. 내선결혼과 ‘대륙의 신부’가 그것이다. 돈벌이를 위해 조선과 만주로 간 일본 여성들의 말로는 대부분 비참했다. 저자는 가장 불행한 아시아 여성 교류인 일본군 위안부의 비극도 상세히 서술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처참한 성 지옥을 감내해야 했던 여성 하나하나의 육성을 통해 저자는 식민 시대 여성들의 수난이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심지어 일본 여성을 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일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의 제국주의와 식민지 영토 분쟁의 역사 속에서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삶을 진심을 담아 속죄하는 심정으로 써내려 간다. 일본의 국가 권력이 행한 폭력과 인권침해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일본이 다시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엄중히 경고하는 저자의 결연한 목소리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겨울철 수난사고 대비 훈련

    겨울철 수난사고 대비 훈련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속 119 특수구조단 대원들이 22일 오전 여의도 한강에서 열린 겨울철 수난사고 대비 유관기관 합동구조 훈련에서 마포대교 상판 붕괴 상황을 가정, 헬기를 이용한 인명구조를 실시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포토] 한강에서 펼쳐진 인명구조 훈련

    [포토] 한강에서 펼쳐진 인명구조 훈련

    22일 오전 여의도 한강에서 열린 겨울철 수난사고 대비 유관기관 합동 구조훈련에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속 119특수구조단 대원들이 마포대교 상판이 붕괴되는 상황을 가정한 인명구조를 실시한 후 헬기와 선박을 이용해 안전사고 예방 퍼레이드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박대통령 “과학적 재난관리시스템 구축”

    박대통령 “과학적 재난관리시스템 구축”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앞으로 정부는 자율 중심의 과학적 재난 예방과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해 국민 안전을 더욱 튼튼히 지키는 재난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행복시대의 출발은 국민 안전에 있고 국민 안전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소방공무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여러분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안전을 지킬 때 여러분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면서 “앞으로 부족한 현장 소방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하고 소방기본법 시행의 내실화로 노후장비 교체와 첨단장비 보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재난 현장 등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공이 큰 소방공무원들에게 훈·포장과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이강일 충북소방본부장은 올해 충주 세계조정대회와 오송박람회 등의 안전 대책을 완벽하게 수행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이구백 경북 구미소방서장은 지난해 9월 구미 불산누출사고 당시 피해 확산을 방지한 공로로 녹조근정훈장을, 서울 동작소방서는 지난 7월 노량진 배수지 수난사고 당시 인명 구조활동 등의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각각 수상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순직 소방관 유가족 등과 환담했으며 기념식 후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심장이 뛴다’ 출연진 등과 심폐소생술을 시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옛 국군기무사령부 자리에 세워진 서울관은 2009년 1월 조성 계획이 발표된 이후 4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행복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문화융성”이라면서 “문화재정과 문화 예술인들의 창작 지원을 확대하고, 창작 안전망 구축도 꼼꼼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광장] 녹색성장과 창조경제, 그리고 새마을운동/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녹색성장과 창조경제, 그리고 새마을운동/정기홍 논설위원

    사망선고를 받았겠거니 했던 녹색성장위원회가 살아났다. 지난달 말 총리실 산하기구로 새로 출범했다. MB정부 때의 대통령 소속보다 격(格)이 한 단계 낮아졌지만 녹색성장기획단도 함께 만들었다. 정부의 고민이 적지않았던 것 같다. 반면에 녹색위 재출범 이틀 전엔 서울 광화문의 KT사옥에 있는 녹색성장체험관에 문을 닫는다는 글이 고지됐다. 그 자리에는 청년 창업가들이 정보를 나누게 될 ‘창조경제 청년마당’이 들어오게 된다. 지구 살리기의 ‘녹색’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의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녹색성장의 엇갈린 명암이 권력의 힘과 무상함을 다시금 곱씹게 한다. 이 공간은 정권이 바뀌면 그 용도가 달라졌다. 정책 홍보공간으로 바뀐 것은 참여정부 때였다. 당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곳을 ‘IT839’(미래 먹거리정책)의 상징 공간으로 정하고, 2004년 3월 ‘유비쿼터스 드림관’(U드림관)을 개관했다. 한국을 방문한 세계의 정보기술(IT) 인사들은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도 활용됐다. 다소 외져 일반인 발길이 뜸했지만 그해 중반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으로 입소문이 빨라졌다. 노 대통령은 “잘한다 잘한다 했는데 이 정도인지 몰랐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대통령의 지극한 찬사에 정통부 직원들은 그날 저녁 술을 꽤 마셨다는 지난 얘기도 있다. 이 공간은 ‘U드림관’을 포함해 세 번의 변신을 한다. ‘U드림관’은 MB정부 시절인 2009년에 녹색성장체험관으로 그 명칭이 바뀐다. 전직 대통령의 예찬은 온데간데없고 급기야 정통부도 해체되면서 IT분야는 MB정부 내내 홀대를 받게 된다. 로봇이 떠난 자리에는 그린 카가 차고앉았다. 새로운 권력의 공격은 그 이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녹색성장’도 똑같은 방식에 의해 ‘창조경제’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이곳은 ‘산 정권’이 ‘죽은 정권’의 영혼까지 빼앗는 매정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노 대통령 때의 IT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으로, 뒤이어 현 정부의 창조경제로 순차적으로 얼굴을 바꾸어 왔다. 각 정부의 핵심정책 수난사를 보듯 해 마음이 영 개운찮다. 이처럼 부산스럽던 지난달 말, 전남 순천에서 새마을운동을 재점화 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의 축사를 통해 “새마을운동은 우리의 현대사를 바꿔놓은 정신 혁명이었고 국민 의식을 변화시켜 나라를 새롭게 일으켰다”며 사실상 제2새마을운동의 시작을 언급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말은 논란의 불쏘시개로 작용했다. 진보단체 등은 “지금이 1970년대의 농촌부흥시대도 아니요, ‘잘 살아보세’를 외치던 질곡의 시대도 아니다”라며 계획을 거둘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내년 4월 한국에서 세계새마을지도자대회가 계획돼 있어 새마을운동의 부활을 예고한 것과 진배없어 보인다. 새마을운동의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국가가 20개에 이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원조(援助)모델로 연구하자는 제안도 받아 놓은 상태다. 정부로서는 ‘빈곤퇴치 모델’을 만들어 ‘새마을운동의 한류화’를 만들고픈 욕심을 낼 만도 한 사례들이다. 이를 막무가내로 폄훼할 일은 아니다. 새마을운동은 일부의 논란 속에서도 1970~1980년대 농촌 삶의 질을 보다 높인 공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제2새마을운동은 ‘못살던 시대’에서나 먹힐 정신개조 논리나 정부 주도의 관료적 발상으로 접근해선 그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요령부득의 밀어붙이기식은 더더욱 아닐 것으로 믿는다. 무엇보다 그 내용물이 지금의 시대정신을 관통하지 못하고 그냥 덧씌워져선 영속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때만 되면 ‘지우기와 만들기’로 점철된 KT 사옥 전시공간의 영혼 없는 변신을 보면서 혹여 제2새마을운동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게 될까 걱정스럽다. ‘박근혜표’ 새마을운동의 성공은 무엇을 담고서 국민에게 접근하고 동질감을 갖게 하는가에 달렸다.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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