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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래도 ‘쓰봉’ 사재기 하실건가요?”…봉투 없으면 일반쓰레기에 버리도록 허용

    “이래도 ‘쓰봉’ 사재기 하실건가요?”…봉투 없으면 일반쓰레기에 버리도록 허용

    이란 사태로 인한 나프타 부족 우려가 난데없이 ‘쓰봉(종량제 봉투) 대란’으로 이어진 가운데, 정부가 “종량제 봉투가 없을 경우 일반 봉투 사용을 허용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종량제 봉투 충분합니다. 가격 인상도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종량제 봉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여전히 불안한 마음에 사재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전국 지방정부와 생산 공장을 꼼꼼히 확인한 결과, 지방정부의 절반 이상이 이미 6개월 치 이상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원료 역시 재생원료 사용 여력이 충분하여 1년 이상 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봉투 가격은 지방정부의 조례로 정해져 있어 공장에서 임의로 올릴 수 없다”며 가격 인상 계획도 없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만약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일반 봉투 사용 허용 등 만반의 대책을 세워두었으니, 집에 쓰레기를 쌓아두실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사태 발발 후 비닐봉투와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 우려가 커지면서, 소셜미디어(SNS)에는 “전쟁이 길어지면 종량제 봉투가 바닥날 수 있다”면서 봉투를 사재기했다는 글이 쏟아졌다. 이에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마트와 편의점 등에는 종량제 봉투를 사재기하려는 행렬이 이어졌고, 이에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구매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러나 기후부는 전국 지자체를 조사한 결과 평균 3개월 치 쓰레기 종량제 봉투 재고가 있으며, 전체 228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123곳(54%)이 6개월 치 이상 종량제 봉투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재활용 업체들이 종량제 봉투 18억 3000매를 만들 수 있는 재생원료(PE)를 보유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2024년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17억 8000매로, 재생원료로만 1년 치 이상 봉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들은 “재고가 충분하며 가격 인상도 없다”면서 사재기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일부 지자체는 불필요한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하기도 했다.
  • 메모리 수급부족에 中 중고폰 회수 시장도 들썩…작년보다 몸값 6배↑ [여기는 중국]

    메모리 수급부족에 中 중고폰 회수 시장도 들썩…작년보다 몸값 6배↑ [여기는 중국]

    잠자고 있던 폐휴대폰이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귀하신 몸이 됐다. 지난 24일 중국 언론 콰이커지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폐휴대폰 회수 시장이 이례적인 호황을 맞았다. 중국 재활용 업체들은 최근 회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으며, 한때 방치되던 ‘전자 쓰레기’가 다시 ‘귀한 물건’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현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한 중고폰 회수업자는 “집에 있던 오래된 휴대폰을 여러 대 한꺼번에 가져와 판매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5~6대를 한 번에 팔아 약 1000위안(약 21만원)을 받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가격 변동도 빠르다. 업계에서는 “금값처럼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일부 모델은 반나절 사이에도 가격이 조정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회수 가격이 2~3배 상승했다. 특히 저장 용량이 클수록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특징을 보인다. 출시 10년 된 OPPO R9의 경우 지난해 회수 가격이 20~30위안이었지만 현재는 150~180위안까지 6배 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회수된 휴대폰은 주로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안드로이드 기종 위주다. 이후 선전 등지로 보내져 메모리, 메인보드 등 핵심 부품을 분해·재활용하는 공정을 거친다. 실제 체감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전원이 켜지지 않는 중고폰 2대를 308위안에 판매했다는 후기가 올라왔고, 지난해 50위안에 처분했던 기기가 현재 130위안까지 오른 사례도 공유됐다. 7대의 구형 스마트폰을 모아 중고 아이폰11로 교환했다는 경험담도 등장했다. 가격 상승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공지능(AI) 서비스에서 기인했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훨씬 많은 저장 용량을 필요로 하는데, 대규모 장기 수요가 발생하면서 메모리 시장 전반의 수급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으로 전환하고, DDR4 등 기존 제품 생산을 줄이면서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업계는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폐휴대폰과 컴퓨터에는 사진, 연락처, 결제 기록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남아 있을 수 있어, 비공식 업체를 통한 회수 과정에서 데이터가 복구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판매 전 공장 초기화 등을 통해 정보를 완전히 삭제하고, 공식 회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 기초연금 ‘하후상박’ 시동… 형평성·재정·연금 충돌 ‘삼중 과제’

    기초연금 ‘하후상박’ 시동… 형평성·재정·연금 충돌 ‘삼중 과제’

    지급 기준 ‘소득 하위 70%’ 놔두고 급여만 올리면 재정 부담 수직 상승“중위 48%, 월 123만원으로 낮추고65세 진입 세대부터 적용” 목소리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되면국민연금 가입 유인 약화될 우려부부 감액 20% →10%로 바꿀 경우극빈곤층보다 더 받는 ‘역전 현상’“기초연금 받으면 생계급여가 줄어‘줬다 뺏는’ 구조부터 손질” 지적도 이재명 대통령이 기초연금의 ‘하후상박’ 개편을 언급하면서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노인 빈곤 완화라는 방향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설계 단계로 들어가면 형평성과 재정 지속성, 국민연금과의 정합성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기초연금 개편은 단순한 급여 조정이 아니라 사회 노후보장 체계 전반의 구조를 다시 짜는 문제라는 점에서 논의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쟁점의 출발점은 하후상박의 구현 방식이다. 현재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 이하’에 해당하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일 금액을 지급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기존 수급 기준은 유지하되 빈곤 노인에게 급여를 더 얹어주는 방식을 제안했다. 말 그대로 ‘아래를 더 두텁게’ 하는 방식이다.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빈곤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매력은 크지만, 수급 범위를 유지한 채 급여만 올리면 재정 부담이 수직 상승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개편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하위 70%’라는 기준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29일 “현시점에서 수급 대상을 줄이자는 논의를 공개적으로 꺼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범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웨덴과 핀란드 역시 과거 보편적 기초연금을 운용했지만, 현재는 재정 통제와 빈곤 완화 효율성을 고려해 저소득층 중심의 최저 보장 체계로 전환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지급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의 약 48% 수준(최저생계비의 150%), 즉 월 소득인정액 약 123만 원으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현재 선정기준액(월 247만 원)은 중위소득의 96%에 해당해 사실상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구조다. 이를 조정하면 수급 범위는 하위 70%에서 실질적 빈곤층인 30~40%대로 압축된다. 대상은 좁히되 지원은 두텁게 해 정책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문제는 제도 전환 방식이다. 이미 기초연금을 받는 수급자를 소급해 제외할 경우 제도 신뢰를 흔들고 정치적 저항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윤 위원은 기존 수급자의 권리는 보호하되, 일정 시점 이후 65세에 진입하는 세대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세대 간 이행 전략’을 제시했다. 제도 변화의 충격을 줄이면서 연착륙을 유도하자는 구상이다. 국민연금과의 관계도 핵심 변수다. 기초연금이 빈곤층 중심으로 강화될수록 국민연금과의 격차는 줄어든다. 예컨대 기초연금이 40만 원 수준으로 인상될 경우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약 70만 원)과의 차이가 지금보다 더 좁혀지는데, 이는 국민연금 가입 유인을 약화할 수 있다. 보험료를 성실히 낸 가입자와 그렇지 않은 이들 간의 수령액 차이가 줄어들면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서도 이런 경향이 확인된다. 기초연금이 40만 원일 때 국민연금 가입 중단 의향은 33.4%였고, 50만 원으로 높아지면 46.3%까지 치솟았다. 윤 위원은 “증액분을 전액 현금으로 주기보다 주거·식품 바우처 등 현물성 지원과 결합해 국민연금과의 충돌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오 대표는 이러한 우려가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반박한다. 그는 “국민연금은 의무가입 제도인 데다, 기초연금을 받기 위해 젊은 시절부터 국민연금 가입을 포기하고 스스로 빈곤 노인이 되겠다는 전제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가입 회피 논란의 핵심을 ‘실제 이탈’이 아니라 ‘심리적 박탈감’으로 본다. “내가 낸 보험료보다 다른 사람이 받는 세금 혜택이 더 크게 느껴질 때 생기는 억울함을 해소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의 노후를 사회가 함께 책임진다는 공존과 연대의 인식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부 감액 축소 문제 역시 복지 체계 전반의 정합성 측면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기초연금은 부부가 함께 살면 생활비가 절감된다는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라 각각의 연금액을 20% 감액한다. 정부는 이를 2030년까지 10%로 단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기존 복지 제도의 설계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인 가구의 필수 지출은 1인 가구의 약 1.6배 수준이며, 이에 맞춰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도 1인 가구 대비 1.64배로 설계돼 있다. 감액률이 10%까지 낮아질 경우 부부 수급액은 1인 가구의 약 1.8배 수준까지 올라간다. 극빈곤층 부부 가구가 1.64배를 받는 상황에서 기초연금 수급 부부가 더 많은 급여를 받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다른 복지 제도와 비교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의 복지국가에서도 부부 감액 제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는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드는 구조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초생활수급 노인 중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67만 5596명의 99.9%가 생계급여 감액을 겪었다. 오 대표는 “기초연금이 올라도 생계급여가 그만큼 줄어든다면 정책 효과는 사라진다”며 “하후상박의 취지를 살리려면 이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5부제 확대·운항 축소… 산업계 ‘에너지 비상경영’

    5부제 확대·운항 축소… 산업계 ‘에너지 비상경영’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달을 넘긴 가운데 산업계가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15년 만에 ‘에너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중동산 원유와 가스 공급이 끊기면서 제조업, 통신·정보기술(IT), 유통, 제약 등 대부분 기업이 에너지 절약 방안을 도입했고, 항공업계는 손실 줄이기에 나섰다. 2011년 유가 급등 당시의 단순 절약을 넘어 인공지능(AI) 기술과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고유가 장기화 국면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 계열사 차원의 에너지 절약 대책을 강화한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차·기아 본사를 중심으로 시행하던 차량 5부제를 전 그룹사로 확대하고 사업장 에너지 관리도 고도화한다. 평일, 휴무일, 점심시간, 야간 등 전기 사용 유형을 구분해 전력 소모를 줄이고, 국내 출장도 최대한 화상회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복도, 주차장 등의 폐쇄회로(CC)TV에 AI 기능을 접목해 일정 시간 사람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으면 조명을 자동 소등하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데이터센터 등 AI에 따른 고전력 시설이 늘고 있는 정보통신(IT)업계도 에너지난에 대응하고 있다. 통신 3사는 AI와 가상화 기술을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SK텔레콤은 차세대 가상화 기지국과 고효율 AI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데이터 처리 효율을 극대화했고, KT는 전국 통신실 냉방 온도를 실시간 제어하는 AI 최적화 솔루션을 전면 가동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저전력 장비 도입 확대와 더불어 연구개발(R&D) 센터에 1000㎾급 자가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 역시 운영비 최소화를 위해 중장기적인 에너지 효율화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유가 파동이 기술 기반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위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는 의약품 포장재와 일부 원료를 확보하느라 비상이다. 동아제약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선발주 등을 통해 원료 확보에 나섰고 기초수액제 공급사인 JW중외제약, HK이노엔, 대한약품공업은 나프타 수급 불안에 따른 수액백 부족 가능성에 대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은 포장재 소재가 변경되는 경우 안정성 영향성이 달라질 수 있어 식약처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고유가·고환율 이중고에 비행기 운항을 축소하고 있다.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 5곳이 일부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전쟁 이전보다 항공유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한 여파다. 한국해운협회는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선박 억류와 운항 중단, 전쟁 보험료 상승 등 손실이 크다며 정부에 선박 피해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청했다. 앞서 삼성·SK·LG·롯데·한화·CJ·GS 등 재계 주요 그룹도 차량 운행 제한과 사업장 에너지 사용 모니터링 등 절전 경영에 들어갔다.
  • [사설] 韓 성장률 전망 급락, 더 커진 중동發 불확실성

    [사설] 韓 성장률 전망 급락, 더 커진 중동發 불확실성

    한 달을 넘긴 이란 전쟁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위협까지 고조되면서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유·에너지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큰 영향을 받으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마저 흔들리고 있다. 중동 전쟁발 불확실성에 비상계엄 후 간신히 불씨를 살려 온 우리 경제가 다시 심각한 위기에 빠질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 포인트나 끌어내렸다. 이란 전쟁 발발 전 발표된 정부·한국은행(각 2.0%), 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각 1.9%)보다 낮은 수준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데다 원유·에너지 수급에서도 중동산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더 취약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OECD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유지하고 미국은 인공지능(AI) 효과 등으로 오히려 1.7%에서 2.0%로 올렸다. 일본(0.9%), 중국(4.4%)도 종전 전망치를 유지한 것에 비하면 유독 한국이 중동 사태로 직격타를 맞은 셈이다. OECD를 시작으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씨티는 최근 우리나라 전망치를 2.4%에서 2.2%로 0.2% 포인트 낮췄고 바클리는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는데 2.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계속 웃돌면 한국의 성장률이 연간 0.5% 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심각하다. OECD는 올해 한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0.9% 포인트나 올렸다. 인플레이션은 금리를 밀어올려 경기를 위축시킨다. 이 와중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년 5개월 만에 7%를 넘었다. 영끌·빚투족 등 대출자들의 허리가 휘는 상황인데, 물가를 잡기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는 나프타에 이어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출 제한도 검토 중이지만 단기 처방일 뿐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수출 통제 역효과를 우려하며 “나프타를 지키려다 리튬과 에너지라는 더 큰 흐름을 잃는다면 소탐대실”이라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제 제1차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생활필수품 수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쇼크는 실물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교한 공급망 대책이 절실하다. 25조원 규모의 추경 등 재정·통화 정책을 실기하지 않고 총동원해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 칸트 앞, 이란 전쟁과 평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칸트 앞, 이란 전쟁과 평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진보 표방 국내 660개 시민단체“美의 이란 침공은 국가 테러” 규정이란의 까다로운 현실 평가 있었나전제 군주의 통제되지 않는 권력자국민 수만명 학살과 타국 침략다른 한편의 문제에 눈감은 비판선뜻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영원한 평화, 그 너머 실현 위해보다 정직한 양눈의 현실을 봐야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미국의 정밀타격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한 주권 국가의 지도자가 자국에서 외국 군대에 의해 살해당한 겁니다. 유엔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한 미국의 침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명백한 국가 테러리즘입니다.” 지난 3월 1일 조국혁신당에서 발표한 논평의 한 문장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통해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폭격하자 그것을 유엔헌장에 위배되는 ‘국가 테러리즘’으로 규정하며 비판한 것이다. 미국·이스라엘의 폭격은 선전 포고 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전쟁 행위다. 그것만으로도 도덕적 비난의 여지는 충분하다.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한 초정밀 스마트 폭격으로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는 하나 무고한 인명 피해도 이미 발생한 상태. 이란이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국가들을 향해 보복 공격을 감행하고,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전쟁의 피해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전쟁의 여파가 국민의 생활에 와닿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우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시민들에게도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요청한 상태다. 비닐봉지의 원료인 나프타 부족으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생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때아닌 품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세상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 24일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660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진보 세력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이며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것도 옳지 않다. 전쟁은 나쁘다. 시작하지 말아야 하며 이미 벌어졌다면 빨리 끝내야 한다. 이 원론적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국제정치는 냉혹한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엔헌장을 근거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대목은 더욱 의아하다. 이란 역시 유엔에 의해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보다 깊고 진지한,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전쟁은 모든 이의 고민거리다. 철학자도 예외는 아니다. 이마누엘 칸트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살던 18세기 후반의 유럽은 격동의 시대였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혁명이 국경을 넘고 있었다. ‘왕의 목을 자른 나라’ 프랑스에 맞서 주변의 왕국들이 연합 전선을 형성했다. 이른바 ‘프랑스 혁명 전쟁’의 시작이었다. 프랑스 혁명을 전후한 시기, 수많은 철학자가 전쟁과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울리엄 펜, 아베 드 생피에르, 장 자크 루소 등이 평화에 대한 구상을 내놓았다. 칸트 역시 그 흐름 속에서 바젤 평화 조약 직후 ‘영구평화론’(Zum ewigen Frieden)을 집필·발표했다. 1795년의 일이었다. 칸트의 목표는 원대했다. 다른 철학자들은 그저 지역적인 평화, 일시적인 평화를 얻는 방법을 고민했을 뿐이라고 봤다. 반면 칸트는 단지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에 지나지 않는 평화라면 그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영원히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평화 조약만이 진정한 평화 조약으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봤다. 평화에 대한 칸트의 짧은 논문이 ‘영구’ 평화론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유다. ‘영구평화론’은 6개의 예비 조항과 3개의 확정 조항 그리고 두 개의 추가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추가 조항은 영구 평화를 보증하는 방법, 두 번째 추가 조항은 영구 평화를 위한 비밀 조항이다. 이러한 구성은 마치 실제 평화 조약을 연상케 한다. 현실의 불완전한 평화 조약을 패러디한 것이다. 흔히 딱딱하고 근엄한 철학자로만 여겨지는 칸트의 재기발랄한 글쓰기 전략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자. 예비 조항 6개 항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전쟁의 여지를 남기는 조약은 평화 조약으로 여기지 말 것. (2) 어떤 국가도 타국의 소유로 전락시키지 말 것. (3) 상비군을 조만간 완전히 폐기할 것. (4) 대외 분쟁을 위한 국채 발행을 금지할 것. (5) 타국의 체제와 통치에 폭력으로 간섭하지 말 것. (6) 설령 전쟁을 하더라도 암살, 독살, 항복 조약 파기, 적국의 반역 선동 등 상호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를 하지 말 것. 일단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이 예비 조항에 가입하고 실천한다면, 이제 그 위에 세 가지의 확정 조항이 도입되고 영원한 평화가 현실화된다. 첫째, 모든 국가의 시민적 정치 체제는 공화정이어야 한다. 둘째, 국제법은 자유로운 국가들의 연방 체제에 기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셋째, 세계 시민법은 보편적 우호의 조건들에 국한되어야 한다. 실로 완전한 평화 기획이다. 일단 문명 국가들이 모두 시민적 공화정으로 탈바꿈한 후 국제 연방 체제를 형성해 상호 간의 전쟁을 막고, 18세기 현재 미개척 상태이거나 식민지인 나라들도 우호적인 세계 시민법으로 포용해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뜻이니 말이다. 칸트의 시야는 단지 유럽 국가들 사이의 전쟁 종식을 넘어서고 있었다. 식민지 수탈과 원주민 학대를 종식하고 주권 국가를 수립해 전 세계가 시민 공화정의 연맹을 이루는 꿈을 제시한 것이다. 이상주의적인 기획인가? 물론 그렇다. 비현실적인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상적이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다. 칸트는 자신 있게 말한다. “영원한 평화를 보증해 주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예술가인 자연이다.” 전쟁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속의 갈등을 겪는 인류는 언젠가 국가 간에도 공법적이고 합법적인 질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고, 보다 나은 체제를 스스로 건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인류는 그 방향으로 조금씩 전진해 왔다. 예비 조항 중 특히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이는 6번 항목의 경우마저 그렇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국가들은 서로를 향해 독가스를 뿌렸다. 2차 세계대전은 적국의 도시를 융단폭격해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심지어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참상까지 이어졌다. 인류는 스스로의 모습에 넌더리를 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1949년 제네바 협약을 통해 설령 전쟁을 치르는 중이어도 부상자와 병자를 보호하며 전쟁 포로마저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보호하는 협약을 마련하고 총 197개국이 가입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비록 느리지만 천천히 칸트의 이상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칸트의 꿈이 완전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꼭 실현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시민 공화국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제 군주나 그 외 통제되지 않는 권력이 군대를 손에 쥐고 있는 한 그들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생명을 희생하고 타국을 침략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까다로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란은 ‘이슬람 공화국’이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지만 실제로는 율법학자들에 의해 나라가 운영된다. 정규군도 아닌 혁명수비대가 무력을 독점하며 걸프 국가를 향해 미사일을 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군사 작전을 수행한다. 지난 1월 중순 자국민 수만 명을 학살한 것 역시 혁명수비대의 소행이다. 칸트가 비판하고 있는, 시민 공화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18세기적 ‘상비군’인 셈이다. 외국이 어떤 나라의 체제를 무력으로 전복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 하지만 어떤 나라가 시민 공화국이 아닌 채로 남아서 시민의 주권적 통제를 받지 않는 상비군을 유지하며 주변국과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 역시 영원한 평화로 향한 여정의 걸림돌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과 시민단체가 한쪽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다른 한편의 문제에 애써 눈을 감는 모습을 보며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영원한 평화,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더 정직한 현실주의적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소외 없는 양천, 평생학습 기회 확대

    저소득·노인·장애인 등 대상으로선정 시 1인당 35만원 포인트 지급등록기관서 수강료·교재비로 사용서울 양천구는 구민의 역량 개발과 평생학습 기회 확대를 위해 ‘2026년 평생교육이용권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지원 규모는 총 847명이다. ▲일반 저소득(19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디지털(30세 이상·디지털 교육 수요자) ▲노인(65세 이상) ▲장애인(19세 이상 등록 장애인) 등 4개 분야로 나눠 모집한다. 다음 달 9일까지 신청자를 모집한다. 최종 선정되면 1인당 35만원의 포인트가 지급된다. 양천구 평생학습관을 비롯해 평생교육이용권 등록기관(전국 3651개·양천구 22개 기관)에서 수강료와 교재비로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이용권은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 교육 등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정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지급된 포인트는 올해 말까지 써야 한다. 기간 내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소멸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신청 대상은 19세 이상 구민이다. 일반·디지털·노인 분야는 서울시 평생교육이용권 홈페이지에서, 장애인 분야는 정부24에서 신청하면 된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65세 이상 고령자나 장애인은 양천구 평생학습관을 직접 방문해 접수할 수 있다. 디지털·노인·장애인 유형은 소득과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으나, 모집 인원을 초과하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우선 선정한다. 잔여 인원은 전산 추첨 방식으로 결정하며, 결과는 4월 말 개별 안내할 예정이다. 구는 지난해부터 이용권 지원 대상을 기존 장애인 중심에서 일반·디지털·노인 분야까지 전격 확대해 총 845명에게 약 2억 95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특히 양천구는 지난 2005년 교육부 주관 ‘평생학습도시’로 최초 지정된 이래 20년째 굳건히 지켜오고 있으며, 올해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다. 이기재 구청장은 “앞으로도 교육에서 소외되는 구민이 없도록 폭넓은 학습 기회를 제공해 공정하고 포용적인 평생학습도시 양천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단독] 검사 엑소더스… ‘미제사건 폭탄’에 경력검사 임관 앞당긴다

    [단독] 검사 엑소더스… ‘미제사건 폭탄’에 경력검사 임관 앞당긴다

    3개월간 58명 사직, 67명은 특검행법무부, 경력검사 5월에 조기 투입지방검찰청 10곳, 정원 55%로 버텨“1인당 미제사건 2배 불어나” 토로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일선 검찰청의 인력 유출이 심화하는 가운데 법무부가 하반기로 예정됐던 경력검사 임관을 5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2026년도 경력검사 임용’ 절차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임관 목표를 기존 7~8월에서 5월로 두 달가량 앞당겼다. 평소에는 매년 8월에 경력 검사가 임관했다. 이번 채용에는 200여명이 지원해 80여명이 서류를 통과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극심한 인력 수급난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인력 공백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올해 1~3월 석 달 만에 사직한 검사는 58명으로, 5개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67명까지 더하면 일선 지검은 사실상 진공 상태다. 차장검사를 둔 전국 10개 지방검찰청의 실제 근무 인원은 정원의 55% 수준이다. 이에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인력난이 심각한 일선 지검 및 지청에 저연차 검사 12명을 직무대리 형태로 투입하기도 했다. 인력난은 미제 사건 폭증으로 직결됐다. 전국 미제 사건은 2024년 6만 4546건에서 올해 2월 기준 12만 1563건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현장에서는 ‘재배당 폭탄’이 조직 붕괴를 가속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 일선지검 수사부서는 검사 정원이 3명이고 2명이 근무 중이었는데, 최근 특검 차출 요구를 받았다. 한 일선 지청 부장검사는 “특검 등으로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1인당 200건이던 미제 사건이 순식간에 400~500건으로 불어났다”며 “버티다 못한 검사가 사표를 내고, 남은 인력은 자포자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1인당 미제가 200건을 넘으면 통제 불능”이라며 “고연차는 과로로 쓰러지고, 저연차는 번아웃에 휴직을 택하는 총체적 난국”이라고 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지난 27일 전국 18개 지검 반부패 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에 대비한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같은 날 열린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토론회에서 홍진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면 형사 절차가 지연을 넘어 마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 “나프타 지키려다 리튬 잃을라”… 수출 통제에 깊어지는 ‘고심’

    “나프타 지키려다 리튬 잃을라”… 수출 통제에 깊어지는 ‘고심’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의 수출을 전격 통제한 것을 놓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정유사 생산분을 내수용으로 돌려 석화업체와 플라스틱·고무 등 제조업체의 수급에 숨통을 틔우려는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한국산 나프타를 수입하지 못하게 된 교역국의 무역 보복에 노출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산업통상부는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 27일 0시부로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모든 나프타 제품의 수출을 금지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프타를 지키려다 리튬과 에너지라는 더 큰 흐름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탐대실”이라며 정부의 수출 통제 결정을 겨냥했다. 그는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깊어질수록 다른 석유화학 품목으로 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이며,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을) 닫아거는 순간 충격은 밖으로 퍼지지 않고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며 수출 통제의 역효과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해법은 ‘절제’다. 필요한 건 더 강한 통제가 아닌 정교한 운영”이라며 에너지 절약을 강조했다. 산업부 측도 29일 “김 실장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다만, 나프타의 수출 물량이 국내 전체 생산분의 11%에 불과하고 정유사와도 잘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프타 수출 제한에 문제가 생기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다시 수출을 승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산 나프타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다. 이어 일본, 싱가포르에도 다량 수출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의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며, 칠레에서도 상당 물량을 수입하고 있다. 나프타와 리튬의 교집합은 ‘중국’ 이다. 김 실장도 중국과의 나프타 거래 중단에 따른 ‘무역 보복’을 염두에 두고 수출 통제의 부작용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기존 해외 거래처와 계약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3단계(경계)로 올려야 한다”면서 상향 조건에 대해 “국제유가가 120~130달러까지 간다든지 여러 가지 종합적인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에도 협조를 부탁드리기 위해 차량 부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유가가 120~130달러까지 오르면 차량 5부제를 민간에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전쟁 추경’ 당정 “K패스 환급률 상향·석유 비축 확대”

    ‘전쟁 추경’ 당정 “K패스 환급률 상향·석유 비축 확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중동 사태로 인한 경제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전쟁 추가경정예산안’에 석유비축 확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대중교통 이용 촉진 예산 확대 방안이 담긴다. 민주당은 오는 31일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다음달 9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심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 직후 “공급망 안정, 지방재정 보강을 위해 2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 방향과 필요한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석유제품의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사업을 추경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석유 비축 물량 확대를 비롯해 나프타의 안정적 수급, 희토류와 요소 등 전략 품목의 안정적 공급도 추경을 통해 지원한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태양광 등 가정용 재생에너지 보급 사업도 재추진된다. 또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일정 횟수 이상 이용하면 사용 금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K-패스’의 환급률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농축수산물 할인, 에너지 바우처(에너지 소외계층 대상), 무기질 비료 가격 인상분 지원 폭도 넓혀 물가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생지원금 기준과 관련해선 추가 논의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주말을 반납하더라도, 밤을 새워서라도 추경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회의 직후 추경안은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직후 국회에 제출되며, 다음달 2일 시정연설 뒤 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정유업계의 사후정산제를 사전고지 방식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내 정유사의 세전 판매 가격은 아시아 최대 석유 제품 시장인 싱가포르로부터 석유 제품을 수입한다고 전제하고 그 수입 가격에 관세 수입 부과금 등을 가산해 책정되고 있다”며 “원가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 [사설] ‘S공포’ 속 비상대응, 구호 아닌 실질적 위기 타개책이어야

    [사설] ‘S공포’ 속 비상대응, 구호 아닌 실질적 위기 타개책이어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고물가 속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어제도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제2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비상한 의지를 보였다. 위기 대응에 실기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자세는 바람직하나 인위적 시장 개입만으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도 하다. 정부는 석유화학 제품의 기본 원료인 나프타 수급난을 해소하고자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의 수출을 막아 내수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나 그에 따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판단에서 업계는 각자도생으로 대체 수입처를 알아 보고 있는 실정이다. 효율적 위기 극복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탁상행정이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을 정책 과정에 직접 참여시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2차 석유 최고가격제와 전기요금 유지 정책도 본의 아니게 시장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기름값과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묶어 에너지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에너지 가격을 억지로 잡아 둔다는 의심이 사실이어서는 안 된다. 필수 산업 부문과 취약계층으로 에너지 가격 유지 대상을 최소화하는 ‘핀셋 정책’이 필요하다. 당정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사업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하기로 했다. 가격 담합을 의심해 정유사들을 압수수색하는 강수를 두면서 한편으로는 혈세를 지원하는 것은 맥락이 닿지 않는 조치로 비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도 불가피하게 편성한 ‘전쟁 추경’이라면 단 한푼이라도 효율 있게 써야 할 것이다. 민간의 에너지 소비 제한에 있어서는 눈치 보지 말고 좀더 공격적일 필요가 있다. 현재 공공 부문과 일부 대기업이 시행하는 차량 5부제를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한시적 재택근무도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 볼 만하다.
  • 자녀가 홀로 감당하던 간병 끝… 돌봄, 오늘부터 집으로 온다

    자녀가 홀로 감당하던 간병 끝… 돌봄, 오늘부터 집으로 온다

    시군구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행병원 아닌 ‘살던 집’에서 요양 복지방문진료 비용 1회당 3~4만원 수준현장 인력 확충 과제… 9월 추가 배치 93세 노모를 홀로 돌보던 60대 딸 박모씨는 매일 아침 출근길이 가시방석이었다. 뇌경색으로 거동이 힘든 어머니의 식사와 병원 진료를 챙기다 보니 직장 생활은 늘 위태로웠다. “나마저 아프면 어머니는 요양병원으로 가야 하나”라는 공포가 박씨를 짓눌렀다. 이제 그가 홀로 감당하던 돌봄의 무게를 국가와 지역사회가 나눠 짊어진다. 보건복지부는 27일부터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통합돌봄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집’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요양·복지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병원과 시설에 기대온 돌봄의 축이 ‘집과 일상’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퇴원 후 돌볼 사람이 마땅치 않은 어르신은 결국 요양병원이나 시설을 찾아야 했고, 이는 곧 ‘사회적 입원’과 가족의 경제적·심리적 붕괴로 이어졌다. 하지만 통합돌봄 체제에선 노후에 병원 대신 ‘집’에서의 삶이 가능해진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신청하면 담당자가 상담을 거쳐 대상 여부를 판정한다. 이후 전문가가 가정을 방문해 건강 상태와 주거환경 등 58개 항목을 조사하고 개인별 지원계획을 확정한다. 방문 진료, 가사 지원, 긴급돌봄, 식사 배달, 주거환경 개선 등 필요한 서비스가 맞춤형으로 설계돼 집으로 연결된다. 대상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과 지체·뇌병변 등 의료 필요도가 높은 중증 장애인이다.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으며, 기존에 장기요양이나 노인맞춤돌봄 서비스를 받던 사람도 생활에 부족함이 있다면 추가 신청이 가능하다. 특히 병원에서 퇴원할 때의 ‘돌봄 절벽’을 막기 위해 1200여개 협약병원이 퇴원 환자를 지자체에 직접 의뢰하는 ‘신속 연계 체계’도 가동된다. 비용은 서비스별로 다르다. 방문 진료는 1회 3만~4만원 수준이며, 차상위계층과 기초생활수급자는 1만원 이내로 낮아진다. 지자체에 따라 추가 지원도 가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요양병원 입원비가 월 300만~400만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돌봄의 효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2023년부터 실시한 시범사업 결과 참여자는 비참여군보다 요양병원 입원율이 4.6% 포인트, 요양시설 입소율은 9.4% 포인트 낮았다. 돌봄 가족의 75.3%는 ‘부양 부담이 줄었다’고 답했다. 다만 현장의 인력 부족은 과제로 남는다. 시군구 본청 전담 인력은 확보됐으나 실제 접점인 읍면동은 상당수 인력이 타 업무를 겸임하고 있어 시행 초기 업무 과부하가 우려된다. 복지부는 오는 9월 이후 신규 인력을 추가 배치해 전임 인력을 늘려갈 방침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2030년까지 대상과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가족의 부담을 덜고 노후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2차 석유 최고가, 유류세 인하 확대… 한꺼번에 꺼냈다

    2차 석유 최고가, 유류세 인하 확대… 한꺼번에 꺼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지속되자 정부가 26일 ‘석유 최고가격제’에 이어 ‘유류세 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휘발유 가격 상한선은 국제유가 상승률을 고려해 ℓ당 1934원으로 210원 높이고,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 7%에서 15%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는 수출을 전면 통제해 전량을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27일 0시부터 석유류에 대한 2차 최고가격을 적용한다. 휘발유의 ℓ당 공급가격 상한은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이다. 지난 13일 1차 지정 때보다 각각 210원씩 인상됐다. 최고가격이 오른 건 국제유가 증가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브렌트유는 지난달 27일 배럴당 72.5달러에서 지난 25일 99.2달러로 41% 급등했다. 정부는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고자 ‘유류세 인하’ 카드를 추가로 내놨다. 휘발유 인하율은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ℓ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65원,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87원 줄어든다. 1차 때보다 커진 석유 최고가격 부담을 유류세 인하로 최대한 상쇄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다. 유류세는 정유사가 석유 제품을 공장에서 출고할 때 국가에 먼저 내는 세금이다. 이를 깎아 주면 소비자 가격 인상도 억제된다. 하지만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인 최고가격이 휘발유와 경유 모두 1900원대로 껑충 뛰면서 주유소의 평균 소비자 판매 가격은 ℓ당 2000원대에 진입이 유력해졌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를 추가로 인하할 뜻을 내비쳤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류세는 더 인하할 법정 한도(37%)가 남아 있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국제 유가와 전쟁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공급 차질이 빚어진 나프타에 대해 27일 0시부터 수출 통제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생산된 수출 물량도 국내로 돌려 공급을 확대한다는 조치다. 이와 동시에 자동차 촉매제(요소수)와 그 원료인 요소에 대해서는 사재기를 금지하고 기업이 보유한 재고 물량을 판매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돼지고기, 달걀, 쌀 등 23가지였던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에 전기·가스비, 택배비, 대중교통 요금 등 20가지를 추가해 총 43가지 품목을 집중 관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 요금은 웬만하면 지금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려고 한다”면서 “국민 여러분은 에너지 절감에, 특히 전기 사용 줄이기에 많이 참여해 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서산의 한국석유공사 서산비축기지를 찾아 석유 비축 현황을 점검하고 “지금 과제는 최대한 원유를 확보하고 소비를 줄여서 잘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포착] 호르무즈 피한 ‘귀한 원유’, 전남 여수 도착…주유소에 풀리는 시점은?

    [포착] 호르무즈 피한 ‘귀한 원유’, 전남 여수 도착…주유소에 풀리는 시점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 수급 불안정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유 200만 배럴이 국내에 도착했다. 한국석유공사는 25일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와의 국제공동비축 사업으로 확보한 원유 200만 배럴이 석유공사의 여수석유비축기지에 입고됐다”고 밝혔다. 해당 원유는 ADNOC의 유조선에 실려 전남 여수로 입고됐다. 앞서 우리 정부는 이란 전쟁 발발로 원유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자 UAE로부터 원유 2400만 배럴 긴급 수급을 약속받았다. 이날 입고된 200만 배럴은 국제공동비축유 형식으로 국내에 들어왔다. 국제공동비축유는 석유공사가 보유한 비축시설 중 남는 공간을 산유국 국영 석유사 등에 임차해 저장하는 원유다. 한국이 가진 석유 저장시설의 남는 공간을 산유국이 빌려서 자국 원유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산유국에 공간을 빌려주는 대신 그 석유를 먼저 살 수 있는 권리, 즉 우선구매권을 가질 수 있다. 이에 석유공사는 해당 원유에 대해 조속히 우선구매권을 행사했다. 이달 초 우선구매권 행사에 늦어 국제공동비축유 90만 배럴이 동남아 국가로 팔려나간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다. UAE로부터 입고된 원유 200만 배럴은 국내 공급을 위한 절차를 마친 뒤 다음 달 전량 국내 정유사로 풀릴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정부 비축유 방출 없이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통해 국내에 원유를 공급, 석유 수급 안정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란 “한국은 비적대국, 협의되면 호르무즈 통과 가능”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미국과 이란의 기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한 이란 대사는 한국을 비적대국가라고 언급하며 호르무즈 ‘무사통과’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는 26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한국이 미국 제안에 포함되지 않은 점에 감사하고 이를 높이 평가한다”며 “이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선박에 있는 선원들에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조속한 협의를 통해 한국 선박들이 차례대로 통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스라엘과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 확인돼야 통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쿠제치 대사는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거래하는 선박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진행자가 ‘한국이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어도, 페르시아만에서 가지고 오는 석유나 가스는 미국 회사가 투자한 유전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현재는 항해가 불가능하다는 말씀이냐’고 질문하자 쿠제치 대사는 “네”라고 확인하면서 “현재 미국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은 전시 상황에서 제재 대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최근 조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한국 선박 명단과 각 선박에 대한 상세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외교적 노력과 협의가 이어지면 통항이 가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신뢰가 중요하며 점차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게 전쟁에 휘말리지 말고 세계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는 이란 측 요청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 [사설] 노인 무임승차 제한, 이참에 노인 연령 상향 사회적 합의도

    [사설] 노인 무임승차 제한, 이참에 노인 연령 상향 사회적 합의도

    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국무회의에서 어르신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출퇴근 시간대에는 제한하는 방안의 검토를 지시했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며 출퇴근 시간대 혼잡 완화를 언급하면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1~8호선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6~8시) 무임승차 어르신은 전체의 8.3%다. 하루 중 어르신 승객 비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는 오전 6시 이전(31.1%)이다. 전체 이용객 중에서 14.6%다. 만 65세 이상 무임승차는 1984년 도입됐다. 당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은 4%였다. 올해에는 21.6%로 국민 5명 중 1명꼴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무임승차로 입은 손실은 3832억원이다. 5년 전인 2020년 2161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현재 기준이 유지되면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지하철이 있는 5개 광역자치단체 교통공사도 같은 처지다. 교통공사들은 공사채 발행이나 광역자치단체 지원으로 버티고 있다. 교통공사의 손실 누적은 시설 보수·개선 등에 영향을 미쳐 전체 이용객에게 부정적일 수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무임 손실에 대해 “노인 연령 기준 조정, 중앙정부 지원, 지자체 자구 노력, 이용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정부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제32조)에 따라 코레일에는 무임 수송 손실의 70%를 보전해 주고 있다. 65세 이상이어도 건강한 데다 일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65~79세의 고용률은 지난해 47.2%(5월 기준)다. 2019년 40%를 넘어선 뒤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기준 연령은 기초연금, 병원비 감면, 무료 예방접종 등 각종 복지의 기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 기준이 유지되면 우리나라의 노인 부양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노인 연령 기준은 노인복지법이 제정(1981년)된 이후 45년이 지나도록 그대로다. 지하철 무임승차 개편을 포함해 기준 연령 상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만 한다.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 겸 부영그룹 회장은 10년에 걸쳐 75세 상향안까지 내놨다. 기준 연령을 올리면 복지 사각지대가 넓어져 취약계층의 빈곤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복지 제도의 대상과 수요·영향에 대한 선제적이고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 실제 은퇴 연령 등과도 연계해야 한다. 지하철 소외 지역의 교통 복지 등도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언제까지 미루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 靑 ‘비상경제상황실’ 가동… “전시 추경, 31일 의결한다”

    靑 ‘비상경제상황실’ 가동… “전시 추경, 31일 의결한다”

    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5일 청와대에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고 국무총리 주재 ‘비상경제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비상경제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물가·에너지·금융·외교 등 정부 대응 역량을 총결집해 위기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점검회의 산하에 강훈식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부실장을 맡는다. 상황실 아래에는 거시경제·물가대응반, 에너지수급반, 금융안정반, 민생복지반, 해외상황 관리반 등 5개의 실무대응반을 운영한다. 물가대응·에너지수급·금융안정반은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이 총괄하고 민생복지반은 문진영 사회수석이 맡는다. 해외상황 관리반은 오현주 안보실 3차장이 담당한다. 국정상황실은 실무대응반의 업무 추진 상황을 점검해 매일 오전 청와대 현안 점검회의에 보고한다. 김민석 총리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총리 주재로 격상한 비상경제본부의 출범을 발표했다. 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외교부·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 등 해당 부처 수장들이 반장을 맡아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과 호흡을 맞춘다. 다음주부터 주 2회 회의를 개최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비상대응체계 가동’을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 산업 전반에 발생할지 모를 중대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중동 상황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25조원 규모의 ‘전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도 속도를 낸다. 홍 수석은 “일단 다음주 화요일(31일) 국무회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이 한국 등 4개국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공급 계약에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카타르 측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원유 기반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종량제 봉투 대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MBN 인터뷰에서 “지금 현재 쓰레기 봉투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이 대통령은 ‘장기화됐을 때를 대비해야 되니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쓰레기 봉투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 트럼프 위해 애쓰는 日 다카이치?…‘전쟁’ 단어 썼다가 급 사과, 왜? [핫이슈]

    트럼프 위해 애쓰는 日 다카이치?…‘전쟁’ 단어 썼다가 급 사과, 왜? [핫이슈]

    미국과 이란의 협상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란 사태를 두고 ‘전쟁’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급히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 현지 언론은 25일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란 사태를 두고 ‘전쟁’으로 지칭했다가 이를 ‘전투’로 급히 정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예산위원회에서는 지난 19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 관련 집중심의가 이뤄졌다. 야마다 히로시 자민당 의원은 “인터넷상에서 미국의 전쟁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는데, 총리의 방미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강조하며 “현재는 전쟁 상태인데,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미국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다카이치 총리가 답변 과정에서 ‘전쟁 상태’라고 언급하면서 발생했다. 이를 들은 다지마 마이코 입헌민주당 의원은 곧장 “‘전쟁’으로 인정하면 국제인도법 등의 적용이 달라진다”며 날카롭게 따졌고 국회 속기가 일시 중단되는 등 장내가 술렁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무엇을 전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국제적 정의를 적어도 나는 알지 못한다”며 “현재 이란을 둘러싼 공격의 응수에 대해 강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이 전쟁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는 해명이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다카이치 총리는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질의 과정에서 나온 표현을 무심코 그대로 사용했다. ‘전투’로 정정하겠다”고 말했다. 전쟁을 전쟁이라 말하지 못하는 이유다카이치 총리가 ‘전쟁’ 단어 하나에 고개를 숙인 배경에는 일본 평화헌법 제9조가 있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이후 헌법을 통해 국가 간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란 상황을 ‘전쟁’이라고 규정하면 자위대의 활동 범위 확대나 무기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요청해 온,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위한 군함 파견 및 기뢰 제거함 지원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앞서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22일 정전 상태가 되고 기뢰가 장애물이 되는 경우, 기뢰 제거를 위한 자위대 파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정전’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종전이 아닌 정전 상황에 자위대를 파견한다 해도 법적 해석에 따라 논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원유 수급의 안정성을 위해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란 입장에서는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쟁’이라는 표현보다는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내포하는 ‘충돌’, ‘전투’ 등의 축소 표현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전쟁 상태를 선언하면 금융시장과 국민 결집에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사과를 하면서까지 전쟁을 전투로 정정한 배경이다. 미국에서 ‘전쟁’ 단어는 볼드모트?미국에서도 이번 전쟁을 전쟁이라 부르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재 미 행정부는 의회의 전쟁 선포 권한과 대통령의 군사 행동 재량권 사이의 마찰을 피하려 전쟁이 아닌 ‘충돌·분쟁(conflict)’이나 ‘적대행위(hostilities)’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지난달 28일 개전 직후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번 전쟁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적 의미의 전쟁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이란 사태를 두고 “대규모 전투 작전” “임무” “적대 행위” 등으로 표현하자 일각에서는 공화당에게 ‘전쟁’이라는 단어는 소설 ‘해리 포터’에서 이름을 말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악당 ‘볼드모트’와 같다고 비꼬기도 한다. 미 국방부 마저도 현재 상황을 ‘에픽 퓨리(Epic Fury)’라는 작전명으로 부르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자유롭게 ‘전쟁’을 언급하고 있다. 그는 개전 직후인 지난 5일에도 기자들에게 이란 공격 상황을 전하며 “전쟁 전선에서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2분기 수출 전망도 ‘맑음’… 가전·플라스틱 제품 ‘흐림’

    반도체 산업의 강세에도 글로벌 수요 침체와 최근 중동 사태 여파로 수출 기업들의 경기 전망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4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분기 EBSI 지수는 106.6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가 전체 지수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개선될 것이란 인식이 더 크다는 뜻이다. 반도체의 EBSI는 191.4로, 피지컬·에이전틱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1분기 중 신제품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들의 공격적인 출하가 예정된 점 역시 호재가 됐다. 석유제품은 102.9를 기록했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오히려 제품의 수출단가를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세계적으로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전 분야의 EBSI는 51.3에 불과해 15개 품목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저가 공세로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관세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국내 가전 업계의 출혈 경쟁과 생존 싸움이 예상된다.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58.4)은 중동산 나프타 수급 여건 악화로 1분기 전망치(93.2)보다 대폭 악화됐다. 주원료인 나프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체 품목 15개 중 개선될 것이라 전망하는 업종은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부품(104.1), 석유제품 등 3개 품목뿐으로, 직전 분기 7개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수출 기업들은 2분기 수출 애로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21.8%)과 ‘물류비용 상승’(20.1%)을 가장 많이 꼽았다. 두 항목 모두 전 품목에서 상위 2개 요인으로 지목돼 전 업종의 최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관재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피해기업에 대한 물류비 및 경영자금 지원과 취약 공급망 점검, 조달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 [사설] 중동發 비상대응체제… 위기 돌파 총력전에 한뜻 동참을

    [사설] 중동發 비상대응체제… 위기 돌파 총력전에 한뜻 동참을

    정부가 범부처 비상대응체제 가동에 들어간 것은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민 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 석유사업법 제정 이후 처음 빼든 석유 최고가격제마저 2차 고시에서는 대폭적인 상향이 불가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제 에너지 기구들도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면서 세계경제에 미칠 충격을 경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송과 난방이 아니더라도 석유화학 제품을 쓰지 않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전쟁의 추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재정경제부는 비상대책으로 최고가격제 조정과 유류세 인하, 공급망 대응 등 최대한의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석유 최고가격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유류세를 내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대응 계획에는 강도 높은 석유류 절감 및 에너지 절약 조치가 들어 있다. 공공기관에 자동차 5부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민간에도 의무 시행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민간 확대에 앞서 5부제를 공공주차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국민에게도 비상대응체제가 남의 일일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주도해야 마땅한 정유업계가 기름값 담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 대통령도 “국민 고통을 악용한 부당한 돈벌이는 법과 원칙에 따라 발본색원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경제주체가 하나가 되어도 국가적 위기를 떨치기란 쉽지 않다. 정부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부당이득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일탈이 있었다면 뼈를 깎는 반성을 거쳐 위기 극복의 리더로 역할을 하기 바란다. 중동전쟁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말 바꾸기는 불확실성을 심화시켜 세계경제를 깊은 골짜기로 몰아넣고 있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번 위기는 과거 오일쇼크와 러우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친 수준”이라고 했다. 중동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상정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오일쇼크도, 외환위기도, 금융위기도 모두 국민의 단합으로 이겨낸 대한민국이다.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동참한다면 지금의 위기도 돌파하지 못할 것이 없다.
  • “1인 2개만” “매장들 돌며 100개”…비닐 대란 우려에 ‘쓰봉’ 사재기

    “1인 2개만” “매장들 돌며 100개”…비닐 대란 우려에 ‘쓰봉’ 사재기

    이란 전쟁으로 비닐과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비닐 대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구매 수량에 제한을 두는 판매점도 등장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만난 김모(34)씨는 “신생아를 키우다 보니 쓰레기 배출이 많아서 미리 종량제 봉투 한 묶음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매장 직원도 “고객들이 갑자기 지난주부터 (종량제 봉투를) 많이 찾기 시작했다”면서 “어제 재고 물량이 입고됐는데 이미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비닐 수급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소비자 수요는 단기간에 급증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6~23일 종량제 봉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 22~23일 종량제 봉투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105% 상승했다. 일부 판매점은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마트 몇 군데 돌아다녀도 종량제 봉투가 없어 못 샀다”, “봉투 사러 갔다가 ‘1인당 2개’라고 해서 놀랐다”, “여러 매장을 돌며 100장을 확보했다”는 등의 구매 인증 댓글이 이어졌다.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는 ‘종량제닷컴’은 홈페이지에 “최근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종량제 봉투 제작부터 수급 및 입고 일정이 원활하지 못하다”며 출고 지연을 안내했다. 홈플러스는 향후 중동 상황이 악화한다면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할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장 공급이 불안정한 상태는 아니지만, 일부 소비자가 사재기에 나서면서 지점 자체에서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2개월 후에는 비닐 등 플라스틱 제품 원료가 소진될 것으로 본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비닐 사재기에 대해 “가격이 매우 높고 경쟁도 있지만 끊임없이 (원료)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수출 제한 조치도 시행할 것이며 대체 경로로 도입 시 차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경(추가경정예산)에 신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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