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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언론학자들의 용기

    언론사에 대한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의 조사결과 발표로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전국의언론학자 107명이 ‘조사결과의 투명한 공개’‘국회 언론발전위 설치’‘정기간행물법 개정’을 주장하며 언론개혁을촉구하고 나왔다. 이들은 22일 발표한 ‘전국 언론학자 100인 선언’에서 “언론사의 불법과 비리가 사실로 확인되고 언론의 양면성이드러난 데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개탄하고,“독자 시민과 언론학자들이 힘을 모아 언론개혁운동을 전개해나가자”고 제안했다.이들은 또 “세무조사를 통한 언론의투명성 확보와 신문시장 정상화 등 신문개혁의 기초적 쟁점조차 여야간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고 정치권을규탄했다.족벌언론과 야당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탈세나 부당내부거래는 ‘비리 기업주’차원의 문제이지 ‘언론자유’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몇가지 이유에서 이들의 선언에 주목한다.첫째,이들의 용기다.언론학자들이 거대언론의 막강한 위력을 모를 턱이 없다.그럼에도 이들은 학자적 양심에 따라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다’고 나선 것이다.둘째,이들 언론학자들은 오늘날 우리 언론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보수 족벌신문에서 사주 1인 중심의 소유지배구조가 편집 간섭을 낳고,사주의 편집권 장악이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현실이 우리 언론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핵심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언론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사회적 큰 흐름이 됐다.다른 분야의 불법과 비리에 대해서는 질타해 마지않는 언론이뒷구멍으로는 불법과 비리를 서슴지 않은 부도덕성은 굳이말할 필요도 없다.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수구 족벌언론이 개혁에 저항하고 있는 한 개혁은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는사실이다.언론개혁 없이는 어떤 사회적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우리 사회의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이 언론개혁에 다함께 발벗고 나서야 한다.
  • [대한광장] 대국민담화 왜 미루나

    대부분의 교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성당도 연중 치러야 할 몇가지 큰 행사 중 하나가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한 여름캠프가 아닌가 싶다.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지금까지 사제생활 25년 동안 무려 열군데의 교회를 돌았는데 단 한번도교리교사와 학부모,또는 교회의 간부들과 의견충돌 없이 의기투합해서 여름캠프를 계획하고 진행해 본 적이 없다.그 까닭은 이렇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는 여름캠프에 소요되는 모든 경비의반,또는 그 이상을 참가자들에게 일률적으로 보조해 주는 관례가 생겼다.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다.그러나좋다.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의미에서 반이 아니라 그 이상까지도 지원할 수 있는 일이니까.내 생각에 전체 학생수에 비해서 반도 안되는 참가 학생들에게만 똑같이 경비의 반씩을보조하는 것은 캠프에 참가하지 못하는 과반수의 학생들을조금도 배려하지 않고 철저히 소외시키는 처사였다.나의 이런 생각이 오랜 관행을 그대로 답습해 온 여러 사람들과 갈등을 빚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궁리 끝에 다음과 같은 대안을 냈다.교회가 전액을 다 댄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으나 그건 교회 여건상 어려운 일이다.보조할 수 있는 금액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가정 형편이 좀 나은 학생은 소요경비 전액을 내고그렇지 못한 학생은 70,50,30%를 내도록 하면 그나마 돈이없어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더 많이 참여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진정 가난한 사람을 위하고 그들과 가진 것을 나누라는 예수의 복음정신이 이것 아니겠느냐는 거다.나는 보좌신부와담당 수녀,주일학교 교사들에게 차등 납부방법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설명하고 적극 협조하도록 설득할 것을 당부하곤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20여년 동안 단 한번도 이것을 실행에 옮겨보지 못하고 임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학생과 학부모의 반대는 물론 담당 신부와 수녀,교사들까지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교회 일을 함께 의논하는 원로들이나 간부들도 그때마다 내 발목을 잡았다. 그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이랬다.첫째,공평하지가 않다.왜누구는 더 많이 주고 누구는 한푼도 안 주는가.그러면 누가전액을 다 내고 가려 하겠는가.둘째,도움을 받는 학생이 자존심 상해서 가겠다고 나서겠는가.셋째,다른 교회들도 오랫동안 다 이렇게 잘 해왔는데 왜 우리만 힘든 방법을 택하나. 심지어는 신부가 뭘 모르기 때문에 저런다느니,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라느니,별의별 소리를 다 했다.요즘에 와서 돌이켜보니 어쩌면 그렇게 수구 언론들과 많이 닮았을까. 예수의 공동체인 교회는 일반사회의 이익추구 집단과 같아서는 안된다.예수를 머리로 한 교회에서 예수의 정신이 실종되었을 때 그것은 더 이상 예수를 닮아보려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다.그런데 이 실종의 원인이 교회 공동체의 오랜 관행이나 눈곱만큼의 손해도 참지 못하는 구성원들의 배타적인 욕심에 있으니 이를 어쩌리요. 교회의 바른 모습을 구현하려면 제일 먼저 잘못된 관행이나 나밖에 모르는 욕심 따위를 과감하게 뿌리뽑아야 하는데 말이 쉽지 실제로는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그래서 나도 한때,이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나 혼자 발버둥친들 무슨 소용이 있나.더 이상 어쩔 수 없다.그러니서로간에 원수지는 일이나 없도록 조심하고 내 임기나 채우자.어차피 떠나면 그만 아닌가” 논에 물대기 바빠서 미룬다던 김대중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지난 13일 예정)가 가뭄 걱정이 말끔히 해소된 오늘까지 서랍 속에서 뒹구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기를 바란다. 국가보안법 등 부수고 고쳐야 할 산더미 같은 일감들을 그냥 두고 떠난다면 그나마 지금까지 애써 들였던 공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될 게 뻔하다.세무조사 결과 5,000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내게 되었다는 언론사들은 지금 김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이 임기 만료되기만을 기다린다지 않는가.‘떠나면 그만’이 아니다.발자국은 깨끗하나 더러우나 반드시 역사에 기록으로 남는 법이다. 호인수 인천 간석2동성당 주임신부
  • [사설] 가뭄끝 장마 대비를

    주말을 전후해 전국이 본격적으로 장마권에 접어든다는 소식이다.벌써 전국에 적지않은 비가 내린데다가 호우주의보까지 발령돼 장마철을 실감케 하고 있다.최악의 가뭄이 100일 넘게 계속되던 끝이다 보니 비소식이 반갑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물난리를 겪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앞선다.가뭄극복에 진력한 나머지 당국이 혹시 수방대책에는 미처 만전을 기하지 못하지 않았느냐는 우려 때문이다.가뭄에강바닥 물을 퍼올리는 양수작업을 하느라 제방을 마구 깎아 내리기도 하고 저수지나 하천 바닥을 마구 파헤치며 뜻하지 않게 물줄기를 막기도 했다.관정을 개발하면서 마무리를 마치지 못한 경사면도 적지 않을 것이다.이번 비에 이어장마가 온다면 물의 흐름을 막아 곧바로 물난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장마는 매년 평균 32∼33일간 계속돼 지역에 따라 199㎜에서 많게는 449㎜까지 퍼붓는다.올해엔 여름철인데도 우박이 내리는 등 대기층 불안정 현상이 빈발해 국지성 집중호우도 예상된다고 한다.더욱이 이번 가뭄이 극심했던 곳은 대부분 다목적 댐이나광역 수리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지역으로,많은 비가 내리면 물이 범람해 엄청난 피해를 내게 될수도 있다. 물난리 대비는 농어촌만의 과제가 아니다.오랫동안 비가내리지 않다보니 경각심이 무디어졌던 게 사실이다.당장 서울에서는 막힌 하수구를 손보지 않아 이번 비에도 도로 일부가 물바다를 이루기도 했다.특히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많았던 부산 등지에서도 소동이 잇따랐다.서둘러 대규모 하수펌프장 등 배수시설이나 대규모 아파트 건설현장 등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전국에는 여름철이면 장마비로 침수돼 어려움을 겪는 상습재해지구가 6,600여곳에 이르고 있다.해당 자치단체를 비롯한 당국에서는 일주일밖에 남아있지 않은 시간적 여유를 십분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가뭄성금’이 ‘수해성금’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 NLL수역 축소 검토

    정부가 해상 북방한계선(NLL) 수역에서의 우리 군 작전예규를 현실에 맞게 고치고,작전 범위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북한상선의 NLL 침범과 월선이 잇따르면서 동해 218마일(백령도 기점),서해 40마일(저진 기점)에 걸쳐동서로 그어져 있는 NLL을 사수하는데 따른 현실적인 문제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5일 “지난 53년 유엔군에 의해 일방 선언된 NLL에서의 군 작전예규와 수호범위 등이 그동안한 차례도 수정되지 않고 원용돼 북한상선 침범 등의 상황발생시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됐다”면서 “해군이 현재의 NLL 수역을 전면 사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도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토록 군 당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들은 이 경우 NLL을 ▲절대 사수구역 ▲경비구역 ▲공해권 개념 등으로 세분화해 공포하는 방안 등이 고려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군 등 일각에서는 NLL을 세분화할 경우 NLL 수역이 사실상 축소될 우려가있으며,이는 향후 북한 군함은물론 일본,중국 등 주변국의 군사작전 반경을 넓혀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한편 합참은 이날 일본에서 동해 원산항으로 향하던 북한의 소형 화물선 남포호(392t급)가 지난 14일 밤 11시10분쯤 동해 저진항 동쪽 82마일 해상 NLL을 넘어 북상했다고밝혔다.합참은 그러나 “남포호가 통과한 NLL 지점은 우리해군의 작전구역 외곽지역으로 NLL을 침범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노주석기자 joo@
  • [Drive & Dining] 인천 동막 횟집마을

    인천 연수구 동춘동 동막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횟집들은일반 횟집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타지의 횟집들이 큰 건물에 화려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시골 가정집의 안방과 건넌방에 상만 달랑 갖다놓고 손님을 맞는다. 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이곳은 동네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는갯마을이었다.그래서 주민들은 갯벌에 나가 조개류를 잡아서 파는 것을 생업으로 했다. 지금은 송도앞바다가 매립되는 바람에 바다와 상당히 떨어지게 됐지만 지금도 갯마을 정취만큼은 그대로 남아 있다. 마을 주민들은 더이상 바다에 의지해 생업을 꾸릴 수 없게되자 살던 집에 음식점을 냈다.말이 음식점이지 새로운 가구 하나 들여놓지 않아 허름하기 그지없지만 시골마을의 운치와 함께 음식맛도 좋아 단골로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다. ◇특징=생선회는 다른 데와 큰 차이가 없지만 밑반찬이 특이하고 고향 밥상을 연상케하는 음식점 분위기가 정감을 느끼게 한다.회가 나올 때는 조개 일종인 동죽으로 만든 탕과 함께 마늘쫑·콩조림·오이무침 등 간단한 반찬이 나온다.이어 식사를 주문하면 매운탕과 함께 본격적으로 반찬이 나오는데 밴댕이젓·조개젓·게장·미나리·호박쌈·참나물·깻잎볶음·도라지볶음 등 무려 20여가지에 이른다.쌈으로나오는 채소류는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것이고 조개류는 마을사람들이 먼바다에 나가 잡은 것을 사들인 것이기 때문에 변질 우려가 없다.식후에 나오는 누른밥도 고향의 정취를느끼게 해준다. ◇가격=우럭 6만원,광어 6만원,농어 7만원을 받는다.자연산은 이보다 2만∼3만원을 더 받는다.자연산을 주문하면 직접 소래포구에 가서 사오기 때문에 싱싱하기 그지없다. 탕류인 꽃게탕·조개탕·매운탕은 대 5만원,중 4만원이다. 생선회를 시키면 조개탕과 매운탕이 딸려 나온다.꽃게찜은비싼 편으로 마리당 2만5,000원이다.이밖에 조개구이 3만원,조개죽 1만원이며 식사는 1인분에 3,000원이다. ◇가는 길=경인고속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좌회전한 뒤 해안도로를 타고 계속 가면 송도유원지가 나온다.유원지 로터리에서 직진 방향으로 1㎞가량 가다보면 조그만 마을길이정면으로 나타나는데 이곳으로 들어가면 동막마을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사설] ‘6·15 감격’ 실천으로 잇자

    6·15 남북정상회담이 오늘로 한 돌을 맞았다.지난해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은 갈등과 반목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로 이끌었다.특히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한반도 냉전구조가 해체되기 시작했고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은 민족사의 전개에 있어서도 대전환을 가져왔다. 지난 1년간 남북간에는 각급 대화와 인적·물적 교류가 봇물을 이뤘다.장관급회담·적십자회담 등을 포함해 모두 16차례의 회담이 열렸다.또 1만4,000여명의 이산가족이 세 차례의 방문단 교환을 통해 혈육을 상봉하거나 생사 여부를 확인했다.21만여명에 이르는 금강산 관광객과는 별도로 남·북인사 8,000여명이 서로 오갔다.지난해 남북 교역규모는 4억달러로 남한은 중국과 일본에 이어 북한의 세번째 교역국으로 떠올랐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각급 후속대화로 경의선 연결사업,개성공단 개발사업,임진강 공동수해 방지사업 등이 합의됐다.또투자보장합의서·상사분쟁해결절차합의서 등도 체결돼 남북경협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틀도 부분적으로나마 갖췄다. 그러나 경의선 공사는 북측이 투입했던 인력을 철수함으로써 중단된 것을 비롯,현재로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척되는 사업이 없다.지난 3월 북한의 5차 장관급회담 불참 이후남북간에는 모든 대화가 사실상 중단되고 있다.물론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빠진 것은 남북만의 문제는 아니다.조지 W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이제 막 끝나 겨우 북·미 대화의 물꼬를 찾는 중이다.그런 가운데서도 북한은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잇따라 수교를 하면서 ‘인권대화’를시작하고 외교관의 북한내 자유왕래를 수용하는 등 변화의조짐을 보이고 있다.반면 북한 상선의 막무가내식 영해 침범으로 우리 정부 당국을 곤혼스럽게 하고 있다. 우리는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무엇보다 실천을 강조하고자 한다.이산가족문제 해결,남북협력 활성화 등 공동선언내용중 먼저 쉬운 것부터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남북공동선언 실천의 핵심은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통한 2차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실현에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한 구체적인 복안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김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남북간에 사전 분위기조성에 대한 조율도 필요할 것이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이 과연 ‘통 큰 정치’의 결단을 내리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둘째,남북문제는 남북한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한다.물론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는 상호 연계 속에 진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렇다고 남북관계가 북·미 관계의 종속변수가 돼서는 안될 것이다.북한은 경제적 실리는 남한에서 얻고 군사적 긴장완화는 미국과 해결한다는 입장을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다.분명히 말하지만 한반도 평화정착은 남북한이 주체가 돼야 할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북·미 대화의 협상의제의 하나로 재래식 무기문제가 포함돼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셋째,남북한 긴장완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더욱이 현 정부만의 과제도 아니다.차기 정권의 과제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그런의미에서 남북문제는 정파를 뛰어 넘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동시에 대북 포용정책을 두고 우리 내부의 수구보수세력이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행동도 자제돼야 할 것이다.
  • [김삼웅 칼럼] 6·15선언 1주년, 냉전도 열전도 안돼

    독일이 통일되기 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국회에서 “감정이 안 담긴 이성은 이성이 안 담긴 감정과 똑같이 경계해야 한다”고 자신을 ‘감상적 통일론자’로 매도하는 야당 의원에게 일갈했다. 6·15 남북 정상회담 1주년에 즈음하여 한반도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잘 나가던 남북간의 화해 협력이 미국 부시대통령 취임과 함께 얼어 붙더니 4개월 만에 다시 해빙을맞았다.소강 상태이던 남북간에는 북한 상선들의 영해 침범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수구 신문이 사설에서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을 “건국 이래 최악의 판단과 실책”이라며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고 호들갑을 떨고 여기서 힘을 받은 수구 세력이 때를 만난 듯이일전 불사의 강경론을 제기하여 한반도가 여전히 ‘화약고’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그들 주장대로 북한 상선에 대포를 쏘고 나포했을 때 어떤결과가 나타날까.2년 전 이맘때 서해교전에서 수모를 당한북한군이 총력전으로 나오고 국군이 맞서게 되면 한반도가전면전의 불길에 휩싸이지 않는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기분대로 포격하고 나포하면 화풀이는 될지언정 진정한 국가 안보와는 거리가 멀다. 영해상이나 북방한계선(NLL)지역에 북한 상선이 지나 갔다고 하여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따위의 극언은 국군을 우습게 알고 모독하는 언사다.이번 사태에 우리 해군과 국방당국은 지혜롭게 처리했다.최상의 전략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분명히 북한 상선의 NLL의 월경과 영해 침범은 주권 침해이고 휴전협정 위반이다.반면 제주해협은 다른 나라 선박들도 무해통항권이 인정돼 왔다.안보나 평화에 위협이 되지않는 한 영해 통과를 허용해온 것이다.다만 북한 선박의 경우 정전협정 관계로 통행이 불허돼 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방한계선의 경우는 동·서해의 NLL 가운데서도 우리 군의 ‘경비구역’에 해당하는 NLL을넘어가면 ‘침범’이고 그 외곽의 ‘감시 구역’을 지나면그동안에도 양측 민간 선박들이 수시로 넘나들어 단순 ‘통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후 사정이 이런데도 야당총재까지 나서 검색, 나포하지않았다고 성토한 것은 지나친 과민이다.수구 언론이야 ‘생리적’이라 치더라도 정치 지도자의 경우 국가 운명과 민족의 장래를 내다보면서 신중하게 발언해야 한다. 부시 행정부가 그동안 신중한 검토 끝에 대북 포용정책으로 선회하고 북한과 대화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어떤 이유로도 한반도에서 냉전이나 열전이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결정이다. 6·15선언 한 돌을 앞두고 육로 금강산관광의 길도 열렸다.우리의 경우 경기가 모처럼 저점을 통과하여 기지개를 펴는가 하면 남북한이 혹독한 가뭄으로 민족적 재앙이 닥치고있다. 이런 시점에서 남북의 화해 협력 이외의 길이 없다. 설혹 철이 덜든 아우집 조카들이 담을 넘더라도 타일러 보내고 이후 허락을 받고 대문으로 출입하도록 가르치는 것이성숙한 형의 자리이고 우애다. 서독은 통일 전 20년 동안 520억달러(연간 26억달러)를 지원하면서 동독을 달래고 교류협력을 통해 마침내 통일을 이루었다. 브란트 정부는 ‘낭만적 통일론자’란 언론과 야당의 비판을 견디면서 통일의 초석을 깔았다.양심적 지식인들과 언론의 뒷받침이 컸다. 북한 지도층에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걸핏하면 약속을 어기고 느닷없이 상선이 침범하거나 우리 어선에 총질하는 등 용납하기 어려운 짓을 한다.화해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재를 뿌리고 수구 세력에 명분을 안겨준다. 북한 지도층이 변해야 한다.지난 4월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자주(自主),자주 하면서 왜 미국때문에 남한과 대화하지 않느냐”고 충고한 것은 시사점이많다.남북을 막론하고 민족문제를 외세의 수중에 맡겨서는안된다.김 위원장의 답방도 약속대로 지켜야 한다.북한은미국의 대화 제의에 화답하면서 관계 개선에 나서라.그래야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도움을 받고 외국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독일도 통일 1년 전까지 양독간의 분규가 그치지 않았다. 작은 분규를 극복하면서 화해 협력의 큰길을 걸어 성공했다.타산지석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지자체 구인·구직행사 ‘형식적’

    경제난 이후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개최하는 ‘구인·구직만남의 날’ 행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장의 실적올리기에만 급급,참가업체들의 의사와 실정을무시한 채 채용인원을 부풀려 책정하는 등 구인·구직의 가교역할에 충실하기보다는 생색내기에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지역 각 구청은 실직자들의 취업 알선과 중소기업체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매년 상·하반기 두차례에 걸쳐이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참가업체와 구직자들의 호응이 떨어지자 일부 구는 업체와 면담 수준에 그친 구직자를 ‘채용확정’으로 통계를 잡고 있다. 연수구의 경우 지난달 22일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를열고 현장에서 8개 업체가 21명을 뽑았고 75명은 채용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채용이 확정됐다고 밝힌 21명 가운데 상당수가 업체측이 채용을 보류하거나 향후 채용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W업체는 4명을 추후 면접을 거쳐 채용할 방침이나 구는이를 채용확정이라고 보고했고 S업체 2명,L업체 4명,D업체4명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채용으로 통계를 잡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행사 취지는 환영하나 구에서 전화나공문 발송만으로 참가를 독려할뿐 구인·구직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등 행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구청 관계자는 “실직자가 추후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내부 보고서에 ‘채용확정’이라고기재해 왔다”면서 “이같은 일은 어느 구에서나 관례적으로 행해진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사설] 무력대응으로 맞서라니

    북한 상선들의 우리 영해 무단통과로 빚어진 남북 갈등이일단락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다.북한 선박들이 우리쪽 경고에 따라 제주해협을 우회하거나 영해 밖으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사태가 벌어졌을 때 우리는 당국간 협의도 없이 ‘무해(無害)통항권’을 우격다짐으로 주장하는 북한의 태도를 엄정 비판하고,북한에 대해 이성적자세로 남북 당국간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한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이 군사적 목적과 관계없는 선박의 우리 영해나 북방한계선(NLL)통과를 사전에 요청해 오면 이를 허용하되,상호주의에 따라 우리 선박도 사전에 북한의 허가를 받아 북쪽 영해와 북방한계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북한은 서둘러 우리 당국과 대화를 갖고 ‘해운합의’를 통해 무해통항 문제를 둘러싼 남북 긴장을 해소해야한다. 많은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 일각에뿌리깊이 박혀 있는 냉전 세력에 새삼 놀랐을 것이다.그들은 남북 현 상황은 준전시상태라며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주장하고 나왔다.북한 선박을 무력으로 정선시켜 나포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군사적 대응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날마다 수백척의 외국선박들이 오고가는 국제통항로인 제주해협에서 뚜렷한 적대 행위를 하지 않은 북한 상선에 대해 포격을 가할 경우 국제사회의에서 쏟아질 비난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북한도 무력 대응으로 나와 전면전으로 번지기라도 하면어떻게 되겠는가.국지전이 벌어져도 그렇다.국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이 송두리째 흔들릴 뿐 아니라 가까스로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경제도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만다.전쟁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남북 강경 대치는 그동안 어렵사리 이뤄낸남북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만다.남북간에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결코 이로울 게 없다.산업자원부가 5일 발표한 ‘5월중 외국인 투자동향’을 보면 지난달 외국인 직접투자액(신고 기준)은 5억9,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비해 26.6%가 감소했다.이런 마당에 남북간에 긴장을 격화시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기를 바라는가.이번 사태에 무력으로 맞서라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남북 관계는 마치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다.전쟁의 불씨는 가능한 한 줄이고 평화의 싹을 키워가야 한다.“평화를 원한다면,전쟁을 두려워 하지 말라”는 말은 백번 옳다. 그러나 전쟁의 목표도 궁극적으로는 평화가 아닌가.평화를확보·유지하는 비용은 전비(戰費)보다 높고,평화는 엄청난 인내를 요구한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태를 인내로써 풀어간 우리 해군의 지혜로운 대응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수구 언론과 야당은 우리 군의 사기를 저상(沮喪)시키지말아야 할 것이다.
  • 지하수오염 폐공 곳곳 ‘뇌관’

    지하수 개발이나 지질 조사용으로 이용하다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폐공’으로 인한 수질오염이 확산되고 있다.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원상복구도 되지 않아 수질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올해도 봄가뭄이 극심해지면서 곳곳에서 관정 작업이 벌어지고 있어 사후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황=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수 관정을 조사한 결과,관정수는 모두 101만207개인 것으로 집계됐다.이 가운데 2만4,119개는 폐공돼 콘크리트 등으로 구멍을 막았으나 4,480개는 소유자가 불분명해 아직까지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98만4,608개는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환경지질연구부 성익환(成翼煥·50) 책임연구원은 “전국에 모두 300만여개의 폐공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일부 관계자는 지하수 오염에 치명적인영향을 미치는 깊이 100∼150m 내외의 암반 관정 폐공이 전국에 15만여개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예산과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폐공에 대해 실태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하수개발 시공업체 인·허가가 97년부터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되는 등 각종 규제가 완화돼 영세업체 등이마구잡이로 관정을 뚫기 때문이다.보통 관정 3개를 파야 경제성 있는 관정 1개를 찾는데다 폐공 1개를 처리하는데 70만∼1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시추업체들이 폐공을숨겨놓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남도의 경우 22개 시·군의 폐공이 4,226개이며 되메우기 작업을 마치지 못한 곳은 82개로 파악하고 있다.그러나 신고나 허가없이 개발한 관정이 적지 않아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경북도가 파악하고 있는 폐공은 1,000여개다.하지만 이것들 은 공공기관에서 개발한 것으로 개인이 개발 한 것은 파악이 안되고 있다.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폐공은 지표 오염원의 유입창구 역할을 하게 되며,유입된 오염원을 지하 깊숙히까지 이동시켜,지하수 오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공장폐유와 축산 오·폐물,쓰레기 침전물을 지하로 유입시키는 하수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표면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하수는 보통 50년 이상 암반층을 투과하면서 여과된 순수한 물로 한번 오염되면 정화하는데 최소한 30년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문제점과 대책=시장 군수 허가사항인 지하수 파기는 사업비에 폐공 처리비용(사업비의 100분의 1)이 포함돼 있으나사후 폐공처리 확인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지하수법 위반 행위로 과태료 등 행정처벌을 받은 경우는 지난해 단 6건에 그쳤다. 또 방치된 폐공의 원상 복구자가 불확실할 경우 시장 군수가 의무적으로 이를 복구토록 개정된 관련법을 사업자들이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게다가 폐공 관리부서가 개발 용도별로 서로 달라 관리가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생활용수로 개발하는 지하수는 도시과,농업용은 건설과,공업용은 지역경제과에서 각각 관리하고 있다.농업기반공사 관계자는 “국내 지하수 관리체제는 건교부 환경부 행정자치부로 3원화 돼 있어 총체적이고 정확한 실태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폐공으로 인해 수질오염이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폐공 주민신고제를 실시,건당 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의 경우 지난해 133개,올해 17개에 그치는 등 실적이저조하다. 이는 불법적으로 폐공을 개발한 개발업자나 주민들도 폐공을 자체 처리해야 하는 비용부담 등을 우려해 신고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농업기반공사 경북지부 관계자는 “농업기반공사와 시·군의 부족한 예산 및 인력으로는 폐공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없다”며 “주민 홍보와 의식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전문가 4∼5명으로 폐공조사반을 구성,폐공을 찾고 있다.이들 조사반은 지난해부터 가동,지금까지 모두 80여개의 폐공을 찾아냈다.전남도는 올 초부터 오는 30일까지 지하수 특별단속을 펴 폐공 결과 조치를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월 지하수법을 개정,그동안 신고가 면제되던 사용량 30㎥/일 이하 가정용 관정을 신고대상에편입시켰다.오는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폐공을 메우는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성익환 연구원은 “시멘트로 모두 메꾸는 폐공 방법은 지하수를 오염시킨다”며 “자갈과 모래를 넣고 지표에만 시멘트로 덮는복구방법이 이를 방지할 수 있으나 시간과 인건비가 많이 든다며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 연구원은 폐공의 오염된 물도 정화,재활용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한 시스템 설치시 대당 2,500만원밖에 들지 않지만 지하수를 새로 개발하면 5,000만원 이상이 들어 비용도절반 정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 종합
  • [대한광장] 개혁체제 재정비 시급

    우리 속담에 죽쒀서 개준다는 말이 있다.지금 상황이 그렇다.정부가 출범한 후 3년동안 단 하루도 개혁을 거론하지않은 적이 없다.개혁을 추진하는 대통령과 여당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시민단체와 학계,언론까지도 쉼없이 개혁을말해왔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곳곳에서 개혁전선의 붕괴를 예시하는 이상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개혁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며, 대통령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말뿐인 개혁의 양상인데다 그나마도 대통령의 말만 들리는 ‘고독한 개혁’으로 위축된 형국이 되었다.정권이 중반기에 접어들도록 마무리된 개혁이 별로 없는상황에서 개혁의 위축은 오히려 큰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개혁의 목표나 결과는 개혁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구조조정이 구조혁신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인원감축으로 축소되고,경영혁신이 우량기업의 해외매각으로 변질되며,노사개혁과 교육개혁이 ‘신자유주의’일변도로 흐르는 현상들은 개혁의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개혁추진 시스템은 더욱 혼란스럽다.개혁정치를 표방한 여당이 앞장서서 DJP연합이니 3당연합이니 하는 수구적 범보수연합을 결성하여 유신과 5공의 정치세력을 품는 이유를모르겠다.개혁추진세력이 개혁대상세력과 손을 맞잡고 개혁을 거론하는 정치적 코디미의 상황은 역사에서 ‘후퇴와 야합’으로 기술될 뿐이다. 불경스럽게도 여당 안에서는 ‘개혁피로 증후군’ 담론이제기되는 지경이다.야당이 해도 욕먹을 말을 여당이 앞장서서 하고 있으니 개혁이 될 리가 없다.여당은 그럴듯하게 개혁을 주장하지만 사실 그동안 개혁은 뒷걸음질과 게걸음질을 반복했다.지금의 권력 상부구조나 여당의 실상을 보면‘개혁포기’를 선언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고마울 지경이다. 이런 상황인데다 야당과 언론이 협조를 거부하고 관료주의가 극심하니 개혁이 순조로울 리 만무하다.기득권 세력들의 저항은 날로 노골화되는데다 최근에는 재계와 언론계,사학법인 등이 반정부 대오를 모색하는 듯한 양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그러나 국민들도 정부의 이러한 고충을 웬만큼은 알고 있다.오히려 국민들이 진실로 서운해 하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가 진솔하지 않다는 데 있다. 입으로는 개혁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권력을 탐닉하고,개혁을 추진한다면서도 권력 안정화에 집착하고,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반개혁적인 인사들을 중용하고,잘못을시인하기보다는 야당의 발목잡기라는 변명을 능사로 하고,제 허물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눈을 가린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고 한두번 거론된 것도 아니다.시민단체와 학계에서 줄곧 지적되었던 문제지만 별로 개선된 것이 없다가 급기야는 여당 내부에서 ‘개혁적진용’을 요구하는 강력한 자성의 목소리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무책임성과 정부·여당의 둔감한 현실인식에 대해서는 아무도 반성하는 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의 소중한 내부적 자성도 수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위기상황을 맞았는데 문제는 단순히 여당 수준의 위기가 아니라 권력 자체의 위기이며,나아가서는 국가의 위기로 연결될수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여러 차례의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14년간 지속되어온 개혁기조가 여기서 단절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정권 담당자들은 문민정부 초기에 나타났던 파죽지세의 개혁이 IMF로 급전환되었던 역사적 사실에서 교훈을 얻어,작게는 정권을 위해서라도,궁극적으로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라도 생각을 바꾸어 체제를 개혁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은 수업시간에 듣고 잊어버려도 되는 듣기 좋은 말이 아니다.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진 국민 지지도가 그 명백한 증거일 텐데도 대책은 늘 곤궁하기만 하니 답답한 일이다.정부는 시간을 아껴써야 할 것이며 또한이제부터는 시간이 갈수록 시간이 정권의 편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 대 화 상지대 교수
  • [대한광장] 과거 반성없는 수구언론

    좋은 기회가 생겨 현업 언론인을 모시고 학교에서 ‘일류언론’이란 주제로 강연 자리를 가졌다.강연이 끝날 무렵에강의실에 들어간 나는 당혹스럽기 그지없는 한마디를 우연히 듣게 됐다. ‘얼마전에 한 신문이 언론개혁 시리즈를 게재하면서 유력지들의 과거 친일문제를 다뤄 일전불사를 벌였다.사실 상대방 신문들의 친일행각들은 그런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것이었다.지금 언론개혁을 외치는 진보적인 그 신문도 그맘때 존재했더라면 친일언론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런 불가항력의 상황에서 자유로운 자가 과연 누가 있었겠는가’라는 요지의 말이었다. 여기서 그 언론인 개인의 언론관을 따지고 탓할 생각은 전혀 없다.귀중한 시간을 쪼개어 불원천리 방문하여 강연까지해준 것만 해도 고마울 따름이다. 다만 그 말의 연장선 위에서 우려되는 것은 불가항력을 내세운 상황론이 자칫하면한국언론의 역사와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을 크게 왜곡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제하에서 반민족 친일언론 행각을 자행했고 또한불과 20년전 군사독재정권하에서 침묵과 굴종으로 일관한일부 언론들에게 무책임하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문제의 상황론이 적용될 경우 역사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이란 한마디로 쓸데없는 일이다.항일독립투쟁이나반독재투쟁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깡그리 없어져버린다.굳이 지금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나 광주민중항쟁의 의미를 따질 이유가 없다.독일이 유대인 살인행각을 반성하고프랑스가 친(親)나치 인사를 처벌하는 등의 외국 교훈들도배울 필요가 없을 것이다.역사에 대한 평가와 되새김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이다. 최근 언론개혁운동에서 일부 언론들과 언론인들이 비난받아 마땅한 이유는,단순히 일제와 군사독재 시절에 저항의목소리를 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할 줄 모를 뿐 아니라 도리어 오만과 뻔뻔함마저 보이고 있는 태도 때문이다.단적인 예를 들자면 ‘할말을 하는 신문’은 도대체 언제부터 할말을 하기시작했던가? 또 지금 언론사 세무조사, 신문고시 등을 가리켜 언론탄압,언론길들이기라고 비판하고 있는 유력지들은과거 동아 광고사태나 보도지침,언론인 강제해직의 문제를갖고 군사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던가? 언론사가 대국민 사과성명을 한 것도 우리 언론사상 딱 두번으로 기억한다.일제하 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가 해방직후 자신의 친일언론 행각에 대해 사과성명을 한 것과그리고 4·19혁명 직후 KBS 아나운서들이 이승만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한 것을 반성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 등이다. 반면에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이른바 ‘민족지’라고 자처하고 있는 신문들이나 20여년 동안 군사독재정권에서 유착과 굴종으로 일관했던 언론사들이 솔직한 반성을 한 적은한번도 없다. 일본에서 패전 직후에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이 언론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대국민 사과성명을 1면에 게재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언론은 그것의 발뒤꿈치에도 따라가지 못한다. 오히려 일부 언론들은 6·10 시민항쟁이 쟁취한 언론자유에 편승하여 돌연 반독재투쟁에 앞장서는 투사로 돌변했다. 그들은 자신을 과거 권력의 언론탄압에 의한 피해자요 희생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들은 권력에 대한 협력자요 동반자이자 가해자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각종 자료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된 언론들과 언론인들은 지금 부당한 기득권을 장악하여 언론자유를 외치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무한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그 이유는 그들이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게다가 지금 일부 신문들이언론개혁에 저항하면서 몰역사적이고 반개혁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을 보면 한국언론의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주동황 광운대 교수
  • [김삼웅 칼럼] 금강산관광사업의 민족경제학

    전기와 성냥·라이터가 없던 시절, 가정에서는 화로나 아궁이에 불씨를 묻어 대대손손 이어갔다. 불씨가 꺼지면 이웃에서 얻게되지만 그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불씨는 곧 그집안의 정성을 상징하고 복의 근원이라 믿었기에 함부로 꿔달라기도 꿔주기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미국 부시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잘 풀려나가던 남북관계가꼬이고 한반도가 다시 냉전시대로 회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미·일 대북 정책조정감독그룹회의는 한국의 대북포용정책과 한국의 주도적 역할의 지지를 재확인 하는 한편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는 조처를취할것을 희망했다. 미국은 내달에 북한과 대화재개도 밝혔다. 그러나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때 미국의 대북자세는 여전히 차갑다. 악화된 북·미관계에 따라 금강산관광 사업도 주춤거린다. 너무 비싼 입산료와 경기침체에 따른 관광객이 줄어든 탓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방북했던 현대아산 김윤규사장이 육로관광에 합의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것은 안타깝다. ‘금강산 사업’은 반세기동안 얼어붙은 겨레의 심장을 다시 뛰게하는 불씨가 되고 냉전잔재의 만년설을 녹이는 햇볕역할을 해왔다. 이 불씨로 인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이산가족상봉, 경의선 복원공사,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 장관급회담 등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화해협력의 동력이 되었다. 2차대전후 자유진영은 공산세계를 상대로 ①무력전쟁 ②냉전과 봉쇄정책 ③개혁과 개방의 세가지 전략을 썼다. ①의경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등에서 보듯이 패전 아니면휴전상태에 머물고 ②는 피아간에 엄청난 군비경쟁과 무력대치의 결과만 남겼으며 ③의 방법으로 총한방 쏘지않고 거대한 소련제국의 붕괴와 중화인민공화국에 드리운 죽의 장막을 거둬냈다. 그렇다면 선택의 여지는 남아있지 않다. 이미 역사적 실험이 끝난 것이다. 유일한 냉전의 섬인 한반도문제 역시 북한체제를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방법 이외의 길은 없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1년동안 남북간에는 단 한차례의 분쟁도 일어나지 않았다. 제3의 방법이 성공하고있음을 말해준다. 부시정부의 일부 강경파와 한국의 수구세력은 북한지도부를 믿기 어려운 상대라고 ‘검증’문제를 제기한다. 그렇다면 미국은 구소련과 중국지도자들을 신뢰하여 개혁개방정책을 폈던가. 동맹국 관계는 믿음이 먼저이지만 적대관계는거래와 협력이 유지되면 믿음이 따른다. 미국은 중국·러시아와 무역과 교류를 통해 믿음이 생기고 상호 거래가 확대되면서 공산체제의 해체를 가져왔다. 북한이라고 예외일 수가 없다. 남북간에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신뢰가 싹트고 각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로지 수구세력이 외세에 편승하여 ‘퍼주기’론을 제기하면서 국민감정을 악화시키려 든다. ‘퍼주기’만 해도 그렇다. DJ정부는 지난 3년반동안 식량·비료 등 3억1,000만달러 상당, 여기에 대한적십자사가 400만달러 규모의 비료지원 그리고 현대가 금강산입산료 3억3,000만달러를 송금했다. 정부차원의 지원금은 오히려 냉온탕을 오가며 한반도 위기상황을 빚은 YS정권에도 못미친다. 이 정도의 ‘투자’(퍼주기)가 남북화해협력의 분위기를만들고경의선복원공사와 개성공단 개발 등을 이끌어 냈다.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노태우정부는 러시아에 30억달러를 퍼주고,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 정부는 북한 경수로건설에 우리가 40억달러를 떠맡는 퍼주기에 도장을 찍었다. 금강산관광사업은 시장논리에 앞서 남북화해협력을 위한민족경제 사업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실제로 ‘금강산사업’을 통해 남북긴장이 완화되면서 남한은 외국기업의 투자와 관광객 감소를 막고 서해교전의 확대도 예방했다. 북한도 EU(유럽연합) 등 많은 나라와 수교에 성공했다. 정부는 금강산관광사업에 정경분리란 교과서적 원칙을 바꿔서 정부와 건전한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전환하고 남북협력기금의 보조를 통해 이 사업을 살려나가야 한다. 북한도 입산료조정과 육로관광허용 등 금강산 불씨 살리기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대한광장] 차기는 JP?

    김종필.벌써 언제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힌 이름인가.그에 버금가는 이름이야 김대중도 있고,김영삼도 있지만 40년이 꽉차고 넘치도록 초지일관 어쩐지 양지보다는 음지에 더 어울리는 모습으로 그려져온 김종필만큼은 아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 시절엔 명실공히 권력의 핵이었다.전,노로 이어진 신군부의 난리통에서도 그는 옥살이 한번 안했고,지금은 일생을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김 대통령의 ‘없어서는 안될 협력자’가 되었다.언론의 지레 짐작인지는알 수 없으나 요즘엔 3당 공조를 넘어 3당 합당설이 나돌더니 이제는 아예 “차기는 JP의 몫”이라는 말까지 슬그머니목을 내민다. 대단한 사람이다.권력의 흥망성쇠가 빈번하고 그때마다 정적은 거의 무조건 제거하고야마는 우리네 정치 풍토에서 쓰러지지 않고 꾸준히,그것도 겨우 목숨 부지 수준이 아닌 당당한 제2인자의 자리를 고수하는 그 끈질긴 생명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간 수차례 정권이 바뀌면서 살아남지 못하고 숙정당한 정치가나 재벌이 한둘이 아니었거늘 그가 살아온 인생 역정은차라리 신비에 가깝다. 전례없던 낙선운동 바람이 전국을 휩쓸던 지난 총선때,나는참 우연히도 그의 고향 부여의 한 작은 음식점에서 저녁을먹다가 TV에서 낙선자 명단에 들어 있는 ‘김종필’을 보았다.처음엔 나도 ‘설마’ 했다.제아무리 인식이 안 좋아도그렇지,명색이 한 정당의 총재이며 대통령 후보에까지 오른사람인데 국회의원 자격도 안된다니. 그러나 분명했다.출마조차 해서는 안될 사람으로 ‘찍힌’것이었다.지역이 지역인지라 나는 음식을 나르던 주인에게조심스럽게 물었다.저 사람 이름이 거론되는데 당신은 이번선거에 어떻게 하시겠느냐고.나는 지금도 쉰쯤 돼 보이던 그음식점 주인의 말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그래도 저 양반을찍어야지요.” 자민련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수장인 그는 ‘공동 여당’을만들어 국민의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했다.도대체 그의‘빽’은 누구인가.부여의 음식점 주인 같은 충청도 사람들인가? 그게 그리 무서운 힘인가? 집권 민주당은 생전 보도듣도 못하던 ‘사람 꿔주기’쇼를 하면서도 그를 놓치지 않으려하니 하는 말이다. 집권당에 묻고 싶다.4김(종필,중권,종호,윤환)이 한 상에앉아 머리를 맞대는 저 끔찍했던 5공의 모습을 연출해야 할만큼 국회의석의 과반수가 절실했나? 그렇게 과반수를 채우니 김대통령이 취임식장에서 눈물을 보이며 약속했던 개혁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던가? 국가보안법,부패방지법이 개폐또는 입법되던가? 민주당과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높아지던가? 천만의 말씀이다.그건 그것대로 발목이 잡혀 있고 민심은민심대로 점점 멀어져만 간다.거기 반개혁과 수구의 한가운데에 ‘김종필’은 골프채를 메고 버티고 서 있다.그런데 왜,무엇 때문에 김 대통령은 굳이 그들을 끌어안고 비지땀을흘리는가.우리네 서민들은 도무지 그런 걸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화해와 전진 포럼’이 결성됐다고 한다.“조직 폭력배 같은 우리의 정치구조 속에서 희망을 싹틔우기 위해” 나섰다고 말하는 함세웅 신부는 이 포럼에 지난날 민주화운동에 반대했던 이들은 단호히 배격한다고 밝혔다. 전적으로 동감한다.과연 정치판의 느끼한 얼굴들이이들의순수와 참신을 그대로 놔둘까 하는 불안감도 없지 않지만 어쨌거나 함께 하는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 크다.김종필씨는 이것을 어떻게 생각할는지 궁금하다.하룻강아지들의 소꿉놀이정도로 볼까? 낡은 것을 과감하게 끊지 못하고 주춤거리면 결코 새것을이룰 수 없다는 만고의 진리를 새삼 들먹일 필요도 없겠다. 김 대통령이 말할 수 없는 권위 실추에도 불구하고 안동수법무장관을 불과 이틀 만에 내친 까닭은 그가 도움은커녕 해가 될 인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터다.JP를 비롯한 모든 수구세력이 권좌에 앉아서는 안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호 인 수 인천간석 2동성당 주임신부
  • 강준만교수, 한수산씨 칼럼 정면비판

    5공 시절 필화를 겪은 소설가 한수산씨가 한 일간지에 신문고시 반대 등 반언론개혁 성향의 글을 기고한 것을 두고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월간 ‘인물과 사상’ 6월호에 기고한 ‘문학이 말장난으로 전락한 세상’이라는 글을 통해 한씨의 ‘기억상실증’을 질타하고 나섰다. 강 교수가 문제삼은 글은 조선일보 4월 11일자 오피니언면에 실린 ‘신문도 만대로 못보는 세상’이라는 한씨의 칼럼.한씨는 이 글에서 정부의 언론개혁을 ‘교각살우(矯角殺牛)’에 비유하면서 “신문고시는 언론장악 음모가 아닌가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또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몇몇 수구언론을 정면으로 비판해온 노무현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언론과의 전쟁’이라는 망언도 서슴지 않는 여권 정치가가 있다”며 반언론개혁 성향을 드러냈다.한씨는 특히 “시장점유율을 정부가 규제한다니,제 마음대로 신문도 보지 못하게 됐다”면서 “빅3 신문들이 점유한 70%의 시장은 독자의 선택으로,이것을 정부가 나서서 다른 신문에나눠주려 하는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발상이 가능한가”고 따졌다.한씨는 결론으로 99년에 폐지했던 신문고시 제도를 “이제라도 서둘러정부는 신문고시를 거둬들이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 교수는 “이 칼럼을 읽으면서 개탄했다”고 지적하고 “문학이,아니 적어도 한수산의 문학이 말장난으로전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이어 정부의 언론개혁을 반대하는 한씨의 글을두고 “5공 시절 필화사건으로 고문을 받았던 분의 입에서 나온 말로 믿기 어렵다”면서 “(5공)잔재와 전쟁을 선포한 걸 두고 ‘망언’으로 단정하다니 세상이 미쳐도 이상하게 미쳐 돌아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극언’조차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한씨가 이른바 동아 조선 중앙(가나다순) 등 빅3의신문시장 독과점을 ‘독자의 선택’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강 교수는 “5공정권도 ‘국민의 선택이었다고 보느냐,그 시절 권언유착으로 과물처럼 비대해진 신문들을 ‘독자의 선택’이 낳은 결과라고 볼 수 있느냐”며 한씨의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이철기 동국대교수 ‘한반도 평화체제’ 주제 발표

    평화문제연구소(이사장 현경대)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 변화’를 주제로 제9회 재외동포 초청 통일문제 세미나를 열었다.이철기 동국대 교수가 세미나에서 발표한 ‘한반도 평화체제-정치·군사적 분야의 과제와 방안’을 간추린다. 평화협정 체결,북한 미사일문제 해결,주한미군 문제 해결,군사적 긴장완화와 군축 추진은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이루기 위한 선결과제다.평화협정은 남북이 서명당사자가 되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보장하는 ‘2+2협정’과 북·미협정을 동시에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북한 미사일 문제를해결하려면 북한의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약속과대북 경제제재조치 해제 등 경제적 보상이 따라야 한다. 주한미군을 중립적 성격의 평화유지군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축소는공격능력 제거와 대폭적인 병력감축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을 위한 정치·군사적 조치들은평화체제,국가연합,통일국가 등의 단계로 나눠 설정하고 이행하는 게 바람직하다.평화체제 단계에서는 남북한 병력과무기의 실질적 감축과 각종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들이 시행된다.유엔사의 해체와 주한미군 감축,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다국적 평화유지군 주둔 등이 이뤄진다.이 단계의 남북한 병력은 각각 통일국가의 적정군사력인 24만∼28만명이바람직하다. 국가연합 단계에서는 군사력의 추가 감축이 이뤄진다.남북한 군대는 연합군 형태를 취하며 공동방위를 위해 공동안보목표 설정과 군대의 구조조정 및 개편이 단행된다.군 통수권은 남북이 각각 별도로 유지한다.미 해·공군은 완전 철수되며,평화유지군 형태로 일부가 유지된다. 통일국가 단계에서 군대는 단일통합군 형태를 취하며 군통수권은 국가원수에 의해 단일로 유지된다.적정 병력수는 예상인구 8,000만명의 0.3∼0.35%인 24만∼28만명 수준이다. 이 단계에서는 평화유지군도 모두 철수한다. 한반도의 냉전해체는 한국과 미국의 국내 상황이 변수로작용할 수 있다.국내의 냉전수구세력들은 남북화해와 냉전해체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미국의 강경보수적인 부시 정권의 등장도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이어갈 단기적이고 실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우선 ‘남북당사자 중심 원칙’에 입각,당국회담의 상설화를 통한 사실상의 남북연합제를 실현하는 것이다.둘째,실용주의 원칙에 입각해 선평화선언, 후 평화협정을 추진한다.셋째,외교안보정책을 다변화,미국 의존적인 외교안보정책에서 벗어나 중국 및 러시아와의 우호협력관계를 증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 故 채희수 소방관등 12명 의사상자 결정

    보건복지부는 24일 의사상자 심사위원회를 열어 고(故) 채희수 소방관 등 남을 구하려다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12명을 의사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채씨는 지난 3월 24일 출근 도중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어깨를 부딪혔다는 이유로 한 여성의 뺨과 머리 등을 주먹으로 폭행하는 피의자를 말리려다 갑자기 피의자가 휘두른칼에 우측 복부를 찔려 사망했다. 또 의상자로 결정된 신문배달원 박성봉씨는 지난 3월 14일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의 핸드백을 빼앗아 달아나는 피의자를 붙잡으려다 피의자가 휘두른 칼에 복부를찔려 상해를 입었다. 의사자의 유족과 의상자에게는 행위당시 법령의 규정에 따른 보상금(2001년 발생자 기준 1억2,800만∼5,100만원) 외에 의료·교육·취업 및 장제보호 등이 제공되며,훈·포장수여 등도 추진된다. 의사상자는 다음과 같다. ●의사자 이금우(24·대학생·경북 경산시 사정동)한인성(25·대학생·부산시 사하구 하단2동)배성준(24·대학생·부산시 수영구 광안2동)홍영준(26·대학생·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이병은(84·전직 공무원·광주시 서석2동) 채희수(37·소방공무원·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마을)박성경(14·중학생·경북 의성군 안계면)유준철(13·초등학생·대구 달성군 화원읍)●의상자 김선경(22·공익요원·인천시 연수구 청학동)이윤지(14·중학생·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박성봉 (34·신문배달원·서울 동대문구 장안4동)이지형(18·서울공고 조교·서울 은평규 역촌동)김용수기자 dragon@
  • [씨줄날줄] 노무현의 용기

    정치인이 언론을 비판하는 것은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격이다.민주당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이 바로 그 바보 같은짓을 하고 있다.그동안 언론개혁 공방 과정에서 성역인 언론권력을 종종 비판해온 그는 23일 수구언론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다.‘수구언론의 무차별적인 전방위 공격’을 현정부의 개혁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적한 것이다.그리고 YS정부 때 특정 신문이 남북화해에 딴죽을 걸었던 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모태인 노동계를 향해서도 쓴소리를했다.22일 대우자동차 노조원들 앞에서 “구조조정의 큰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다.노조원들의 기(氣)만 살리는 일에는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가 달걀세례를 받은 것이다. 그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소영웅주의로 폄하하기도 한다. 면암(勉庵) 최익현(崔益鉉)이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대원군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렸을 때 시중 여론은 찬·반으로엇갈렸고 운현궁에서는 그를 민노(閔奴)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그가 1905년 일제 강압에 의한 망국적인 을사조약 체결후 전북순창에서 의병을 조직했다가 일본 쓰시마(對馬島)로 끌려가 단식사(斷食死)하자 그에 대한 폄하는 일소됐다.노무현 고문이 과거 변호사 시절 노동자들과 함께 돌을 던지며 시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거나 3당 합당을 마다하고 연속 낙선의 길을 선택한 전력이 없으면 어쩌면 최근 그의 행보가 돌출로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은 1974년 9월 워터 게이트 사건으로물러난 닉슨 전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사면했다.당시 이 조치는 국민 여론에 반하는 것이었으나 그는 “상처를 덮고앞으로 나가자”며 결단을 내렸다.그리고 그는 다음 선거에서 카터에게 졌다.그 27년 뒤 그의 사면조치는 용기있는 행동으로 평가받았다.그를 케네디 재단이 주는 ‘용기있는 인물’(Profile of Courage)로 선정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나는 포드 대통령의 결정을 강력히 반대했었다”며 “역사에 비춰볼 때 그 결정 덕택에 미국은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의 길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언젠가 노무현 고문의 선거 팸플릿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살아 있는고기는 물살을 거스르기도 하고,큰 새는 풍향을 개의치않는다(活魚逆水 大鵬反風).”[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여권, “수구언론서 정책 왜곡”

    ‘수구언론’에 대한 민주당 내 비판의 범위와 강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2월초 당시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 장관이 특정언론을 비난하면서 시작된 ‘수구언론’에 대한 외로운 싸움에 최근 정범구(鄭範九) 홍보위원장이 가세했다. ■노무현 고문 지금까지 당내에서 언론에 대해 유일하게 쓴소리를 해온 노무현 고문은 24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나도 언론에 맞서는 것이 손해인지이익인지 판단이 안 선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두려움때문에 맞서지 못하면 어떻게 지도자가 되겠느냐”며 ‘수구언론’에 대한 비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는 또 “수구언론이 과거와 현재에는 강하나 앞으로 계속 강하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언론사 사이에서도 제 위치를 찾아야 한다는 자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언론 공격에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노 고문은 이날 당 기자실을 찾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최근 행보를 집중 공격하며 일부 언론에 대한 비판도 계속했다. 그는 “이 총재가 국가혁신위 회의에서 주장한 굳건한 보수는 맞는 말일 수 있지만 공정하고 따뜻한,그리고 개혁적보수라는 표현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오히려 ‘기만적 보수’라는 생각이 든다”며 포문을 열었다.이어 “수구기득권 세력, 재벌 언론에 대한 따뜻한 보수일 뿐 정작 국민과 중산층에게는 따뜻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언론 공격을 혼자서만 하고 있다는 지적엔 “그간의 발언으로 나는 앞으로도 일부 언론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그래서 미리 전선을 형성해 놓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범구 의원 지난 21일 특정 언론을 비난하는 당보를 발행,파문을 일으켰던 정 의원은 지난 22일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이 정부의 옳은 정책에 대해서도 왜곡·날조하는 등 악의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면서 “일부 언론은 그 자체가 기득권세력이기 때문에 개혁 정부를 흔드는 것”이라며 ‘수구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우리 사회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 언론”이라면서 “정치인들도 언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사설] 국정시스템 정비 서둘러야

    법무장관이 전격 경질되던 날 여권 안팎에서는 짙은 당혹감이 표출됐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안 전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괴로운 심경을 나타내지 않으려는 듯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청와대 관계자들도 “잘 하려고하는데 왜 일이 잘 안 풀리는지 모르겠다”며 자책을 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가뜩이나 바닥을 기고 있는 당 지지도가더 추락하게 됐다며 한숨을 쉬는가 하면,일부에서는 안 장관을 추천한 인사를 찾아내 문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한숨만 쉬거나 추천인사에 대한 문책론으로당이 요동칠 때가 아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정운영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점검을 서둘러야 할 때다.그런 의미에서 “이대로 가면 김 대통령과 당이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는 만큼,지도부 교체와 시스템 개편 등 광범한 내부 개혁을단행해야 한다”는 일부 초·재선의원들의 주장은 설득력있게 들린다.당 지도부 개편까지는 몰라도 국정운영시스템을정비·강화하는 것은 필수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정운영시스템 정비와 관련해서 우선짚고 넘어갈 몇가지전제가 있다. 먼저 시대의 변화다.과거 군사정권에서는 정해진 국정운영 일정표에 따라 가부간에 국정이 속도감 있게집행됐다. 야당이나 국민들의 반발을 진압할 수 있는 물리력 동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은 정부가 물리적인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그만큼 정부가국정운영에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돼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1990년대 이후 민주화의 일정한 진전에 따라 국민개개인이나 각종 이익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게다가 개혁적인 정책들에 대한 수구언론의 저항이 완강하다.사회가이처럼 변화한 가운데 국정을 수행해 나가려면 대화와 설득밖에 없다.또하나 명심할 것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내야 한다는 강박감이나 초조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높이는 데는 특별한 묘책이 없다.국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다.그러자면 청와대를 정점으로 당정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당의 역할이 중요한데 당이 민심을 정확히 읽고민심을 바탕으로 현실성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이 과정에서 정부 실무자들과 긴밀한 협의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것이다. 정책 수립이나 집행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미리 검토하고 그에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일단 일이 벌어진 다음 허둥지둥 미봉책을 세워봐야 때는 이미 늦다.지금까지의 경험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당정은 평상심을 회복하고 차분한 자세로 국정운영시스템을 정비·강화하는 데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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