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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개 사이버대 하반기 입학 전형] 한양사이버대학교

    국내 최대 사이버대학교인 한양사이버대는 다음 달 2일까지 2013학년도 2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영어학과, 부동산학과, 사회복지학부, 경영학부, 디자인학부를 비롯해 올해 초 개설된 청소년학과와 경제금융학과 등 18개 학과(학부)로 신입생 497명과 편입생 1119명 등 총 1616명을 선발한다. 일반전형 외에 다양한 전형이 있어 각자에게 맞는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면 4년제 대학 졸업자는 3학년 일반편입보다 학사편입 전형이 적절하다. 그 밖에 장애인 특수교육전형과 산업체 및 군인을 위한 위탁전형 등이 있다. 전형 기준은 자기소개·이력 경력 30%, 지원 동기·향후 학업 계획 30%, 적성검사 40%로 구성된다. 자기소개서를 충실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 적성검사는 학업 능력의 기본 사항을 점검하는 과정이라 지원자 간의 편차가 크지 않다. 장학금 지급액은 연간 약 71억원으로 국내 사이버대학 중 최대 규모다. 문의 (02)2290-0082, 홈페이지(go.hanyangcyber.ac.kr).
  • 장애아동 “우리도 유치원 가고 싶어”

    장애아동 “우리도 유치원 가고 싶어”

    “집 근처 유치원을 찾았는데 아예 대놓고 특수 유치원을 알아보라고 하더라고요. 일반 유치원은 아이도 힘들고 비(非)장애 아동 엄마들도 싫어한다면서….” 서울 관악구에서 지적장애 3급 아들(5)을 키우는 한모(39·여)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뒀다. 아들이 입학한 유치원에서 더 이상 아이를 돌볼 수 없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원장은 “다른 아동 학부모들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서는 장애 아동과 자신의 아이를 함께 교육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 와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근처 다른 유치원을 찾았지만 아이의 장애를 밝히자 교사들은 한결같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한씨는 직접 아이를 돌보기로 했다. 지난해 장애 아동을 위한 무상 교육이 유치원 과정으로 확대됐지만 대다수 장애 아동에게 유치원 입학은 여전히 먼 나라 얘기다. 특수 학급이 설치된 유치원이나 특수 학교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예 유치원 입학을 포기하는 장애 아동과 학부모가 적지 않다. 인천 연수구에서 4세 지적장애 2급 딸을 키우는 신모(32·여)씨는 아침마다 남동구를 찾는다. 집 근처에는 특수 학급이 있는 유치원이 없어서다. 오전 7시 40분쯤 출발하는 유치원 버스를 타려면 새벽 6시에 일어나 준비해야 한다. 잠에서 덜 깬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기라도 하면 신씨는 속상한 마음에 가슴을 친다고 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3조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에 대하여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및 고등학교 과정의 교육을 의무 교육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장애 아동의 97.5%는 유치원을 다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장애 아동의 유치원 이용률은 2008년 9.3%에서 2011년 2.5%로 6.8% 포인트 감소했다. 이 가운데 1~2급 중증 장애 아동은 7.3%에서 1.8%로, 3~6급 경증 장애 아동은 13.3%에서 4.1%로 줄었다. 유치원 관계자는 6일 “특수 아동을 돌볼 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비장애 아동 부모들이 특수 학급 설치를 꺼린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한 유치원 원장은 “장애 아동이 유치원에 오면 교사들도 힘들어하고 비장애 학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아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기분이 상하지 않게 특수 학교를 찾아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장애 아동 부모들은 아이를 ‘보낼 곳이 없다’고 호소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장애아 대상 특수학급을 마련한 유치원은 3.6%에 불과했다. 김치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실장은 “장애, 비장애 통합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는 인식 부족으로 거부하는 일이 많고, 이는 단순히 특수교육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차별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특수교사를 적극 배치하고 필요하다면 특수보조원 등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수학급 설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데도 학부모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가 정책 홍보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박대통령, 모잠비크 대통령과 정상회담 “새마을 정신이 발전에 도움될 것”

    박대통령, 모잠비크 대통령과 정상회담 “새마을 정신이 발전에 도움될 것”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아르만두 게부자 모잠비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의 농촌 발전 경험과 새마을운동 정신이 모잠비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모잠비크와의 수교 20주년을 맞아 열린 회담에서 통상·투자, 에너지·자원, 개발협력, 공적개발원조(ODA)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오찬을 함께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모잠비크가 천연가스와 원유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매년 7%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유망국가라는 점에서 경제 부문의 교류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모잠비크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력 양성과 산업기반 구축에도 기여의 폭을 넓혀나가고 인프라 건설과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도 호혜적인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새마을운동과 농촌개발, 인력자원 개발 등 맞춤형 패키지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경제협력 제도적 기반 마련 차원에서 이중과세방지협정과 투자보장협정이 조속히 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양자 협력관계 중요성을 감안해 올해 상반기 안에 모잠비크 수도인 미푸토에 상주 대사관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모잠비크에는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이미 진출해 있으며 양국 간 교역도 확대되고 있다. 2007년 2500만 달러였던 양국 간 교역량은 지난해 1억 1000만 달러로 5년 동안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다문화 엄마, 이젠 한국-베트남 문학 전도사

    다문화 엄마, 이젠 한국-베트남 문학 전도사

    네 아이를 둔 베트남 출신 다문화가정의 엄마가 한국·베트남을 오가는 문학 전도사가 됐다. 베트남 대표 아동문학가인 또 호아이의 ‘귀뚜라미 표류기’(여유당 펴냄)를 우리말로 옮겨 한국 어린이들에게 소개한 류티씽(38)을 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하대 한국학과에서 아동문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가 남편의 나라인 한국과 고국 문학의 가교 역할에 나선 것은 한·베트남 수교 2년 뒤인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베트남 하노이국립대 3학년생이던 그는 재학생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베트남 비교문학을 전공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선배들은 다들 중국, 일본, 서양 문학과의 비교 연구를 선택했지만 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었어요. 두 나라는 식민 역사, 내전 등 닮은꼴 역사를 가져서인지 문학 작품에도 비슷한 정서를 지니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매력이 있었죠.” 한국문학 사랑에 빠진 여대생은 수석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모교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한국의 전설’, ‘한국의 민담’을 베트남어로 펴냈다. 베트남 유학생이던 한국인 남편과 1998년 결혼해 한국에 정착한 그는 2000~2007년 프랑스 파리에 잠시 거주할 때는 한국문화원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 채만식의 작품에 푹 빠져서였다. “채만식 특유의 풍자와 해학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의 작품을 다 읽었어요.” 아동문학에 주목한 건 네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부터였다. 어린 시절 자신이 매료됐던 ‘귀뚜라미 표류기’를 한국어로 풀어 낸 건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서였다. “작고 힘없는 존재인 귀뚜라미와 개미가 온갖 고난을 겪으며 강인해지는 걸 보면서 아이들도 꿈과 희망, 모험심을 키웠으면 했어요.” ‘귀뚜라미 표류기’에서 주인공은 모두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제2의 고향’인 한국은 그에게 어떤 세상일까. “남녀평등은 아직 먼 것 같아요. 남녀가 함께 일해도 엄마들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죠. 왕따, 학교폭력 같은 현실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친구와 잘 어울려도 늘 걱정을 달고 살아요.” 베트남엔 한국문학을, 한국엔 베트남문학을 퍼져 나가게 하고 싶다는 그에겐 더 큰 꿈이 있다. “문학은 힘이 세요. 엄마, 아빠 나라의 좋은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와 정서를 공유하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정체성과 자부심을 찾지 않을까요. 한국이 건강한 다문화 사회로 나가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어요.” 글 사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전력·광물·관광 등 한국과 윈윈 기대”

    “전력·광물·관광 등 한국과 윈윈 기대”

    “과거엔 북한의 도움을 받았고 지금은 남한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남북이 현재는 갈라져 있지만 수천년간 한 나라였던 만큼 일시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독일, 베트남처럼 언젠가는 하나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요웨리 무세베니(69) 우간다 대통령이 한국과 우간다 수교 50주년을 맞아 우간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30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무세베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 서울에서 만난 첫 번째 정상이 됐다. 정상회담 이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남한과 먼저 외교 관계를 맺었지만 남한이나 북한이나 우리에게는 모두 같은 한국인”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바쁜 방한 일정을 소화했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우간다 대통령의 첫 방한이자 박 대통령의 첫 서울 정상회담이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성과는. -북한에 3번 갔었는데 한국엔 처음 왔다. 박 대통령과 실질적인 내용으로 토론을 했다. 한국은 선진국이고 우리도 발전하고 있어 공통 관심사가 많다. 특히 전력과 석유, 농업, 정보통신기술(ICT) 등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들었다. 그의 딸인 박 대통령에 대한 인상은. -박 대통령은 정치 가문 출신이다. 박 전 대통령은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딸인 박 대통령도 아버지의 발자취를 잘 따라갈 것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한국인들의 기대도 그래서 큰 것 아니겠나. →우간다와 한국이 올해로 수교한 지 50주년이 됐다. 지난 50년간의 양국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과도 외교 관계가 있지만 한국과 먼저 수교를 맺었다. 한국대사관이 2년 전 우간다에 재개설됐다. 우리에게 한국 사람들은 모두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국이 지난 수천년간 한 나라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수천년 넘게 함께했기 때문에 여전히 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분단은 일시적인 것이다. 독일도 한때 서독, 동독으로 분리돼 있었고 베트남도 한때 남북으로 나뉘었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하나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남한과 북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당신도 혹시 북한에 친척이 있는지 모르겠다. 언젠가는 함께하지 않겠나. →박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경제개발계획, 특히 새마을 운동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적용 방안은. -한국의 새마을 운동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우간다도 새마을 운동과 비슷한 개념의 운동을 시작했다. 우간다는 천연자원 등이 많아 굶주림은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음식을 먹고 사는 것은 가능하지만 돈은 벌 수 없다. 음식뿐 아니라 돈도 갖기 위해 국민의 의식을 깨우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화폐경제나 상업활동은 우간다에는 아직 낯설다. 그래서 단순한 식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현대화를 이루고자 한다. →한국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를 통해 우간다와의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 어떤 분야가 유망한가. -우리는 낮은 이자율에 장기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소프트론’에 가장 관심이 많다. 소프트론 차관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투자하는 파트너십을 원한다. 무상원조도 더 받으면 좋겠다. 또 민간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다. 전력과 농업, 광물자원, 철강, 관광 등에 한국 기업들이 투자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대규모 ODA를 제공하는 등 영향력이 커지는데 우려는 없나. -중국은 우리와 오랫동안 우호 관계를 맺어 온 나라다. 아프리카가 유럽의 식민지였을 때 우리가 유럽에 맞서 싸우는 동안 중국과 구소련, 북한이 많이 도왔다. 중국은 당시에는 무기, 지금은 경제 원조를 한다. 중국과 우리는 이데올로기가 같아 걱정할 것이 없다. 중국은 원자재가 필요하고 우리는 발전이 필요하니 상호 시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는 독재 등 정치적, 역사적 갈등 때문에 경제 발전이 더디다는 지적이 많다. 우간다는 어떤가. -사람을 죽이는 폭압정치 등은 모두 다 옛날 얘기다. 이런 문제는 더 이상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지 않는다. 오히려 독립과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흔들려는 세력과 파벌주의 등이 더 큰 문제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간다는 아프리카에서 기후가 가장 좋고, 남한 면적의 3분의 2 이상인 빅토리아 호수와 만년설산, 나일강 상류 등 볼거리가 가득한 나라”라며 한국 관광객을 향한 ‘깨알 같은’ 자랑도 잊지 않았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박근혜정부 공약가계부 확정] 사병월급 2배↑… 반값등록금 5조 지원

    공약 가계부에는 실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정부 지출도 상당수 들어 있다. 우선 군대의 사병 월급이 박근혜 정부 임기 말까지 현재의 2배로 인상된다. 이를 위해 1조 4000억원이 단계적으로 투입된다. 사병 월급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월 9만 7500원이었던 상병 월급은 올해 11만 7000원으로 오르고 2017년에는 19만 5000원으로 2배가 된다. 교육비 부담 경감도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봐 둘 대목이다. 향후 5년간 8조 7000억원이 등록금 인하 등에 투입된다. 우선 고교 무상교육의 단계적 확대를 위해 3조 1000억원이 쓰인다. 소득과 연계한 맞춤형 반값등록금 지원에도 5조 2000억원이 들어간다. 일반상환 학자금의 대출이자를 실질적으로 0%로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초생활수급가구에는 2015년부터 ‘에너지 바우처’를 제공해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한다. 소요 예산은 2017년까지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75세 이상 노인에겐 치아 임플란트에 보험급여를 적용한다. 지원대상 연령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낮출 계획이다. 관련 예산은 3000억원으로 잡혔다. 국공립·공공형 어린이집 확충과 일시보육 서비스 지원 및 육아 종합지원센터 신축도 확대된다. 초등학생 돌봄교실 확대를 통한 학교 내 돌봄 서비스도 강화된다. 장애인 특수학교·학급을 확충하고 특수교사를 증원하는 데에도 9000억원이 쓰인다. 2017년까지 장애 유형을 고려한 특수학교 20개교를 새로 세우고, 특수학급은 모두 2500개 증설한다. 특수교사도 7000명 증원한다. 초·중·고교에 문화 예술강사 파견도 확대한다. 국악, 연극, 영화, 무용, 디자인, 공예, 사진, 만화 등 8개 분야 강사를 2013년 4500명에서 2017년 5500명까지 늘린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시론] 낯설게 보기를 통한 희망 찾기/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낯설게 보기를 통한 희망 찾기/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반도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남북화해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에도 차가운 빗장이 걸렸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해법을 찾지만 실타래처럼 얽힌 난국을 풀어줄 묘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화시키라고 ‘오컴의 면도날’은 말한다. 한반도 위기에 이를 적용해 보자. 전래동화 ‘해님과 달님’이 제격이다. 산골을 다니면서 행상을 하는 어머니가 있다. 호랑이는 “떡 하나만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엄마를 협박한다. 빨리 집에 갈 생각에 엄마는 광주리의 떡을 달라는 호랑이의 요구를 계속 들어준다. 결국 떡은 다 떨어지고 호랑이는 엄마를 잡아먹는다. 집에 있는 오누이까지 탐을 낸 호랑이는 손에 밀가루를 묻혀 엄마인 척하지만 들키고 하늘까지 쫓아가려다가 동아줄이 끊어지면서 죽는다. 반복되는 각종 지원과 화해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갈과 협박에 이어 결국은 핵무기와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에 잘 들어맞는다. 북한이라는 호랑이에 더 이상 끌려 다니지 말고, 적당한 때를 봐서 없애버리거나 미국이라는 경호원과 동행해야 한다는 해법은 그래서 틀리지 않다. 그러나 이 동화를 낯설게 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한반도 위기에 대한 해법도 보인다. 호랑이는 육식동물이다. 떡을 먹는다는 얘기는 호랑이가 먹고 살 생태계가 무너졌다는 의미다. 1990년대 북한이 대규모 기근에 시달린 상황 역시 이와 비슷했다. KAL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은 테러지원국으로 지목되어 대외원조법과 국제금융기관법, 국제안보 및 개발협력법 등에 따라 각종 제재를 받았다. 냉전 이후 중국과 소련은 재빨리 한국과 수교를 맺었지만 북한은 오히려 고립되었다. 미국의 달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동유럽을 상대로 한 물물교환(구상무역)은 모두 중단되고 말았다. ‘불쌍한 어머니’와 호랑이의 협상도 다른 면이 있다. 떡으로 배를 채웠다면 호랑이가 굳이 먹잇감을 더 탐할 이유는 없다. 임시방편으로 허기만 면할 만큼 떡을 주면서 다음에 오면 더 많은 떡을 준다고 약속했을 개연성도 있다. 1994년 제네바 협상을 한 이후 경수로 지원을 미루고 애초에는 협상 대상이 아니었던 미사일 문제까지 거론했던 미국의 태도가 그랬다. 공짜로 떡을 계속 얻어먹을 수 있음에도 잡아먹었다는 것 또한 달리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안정적으로 먹이를 주는 대신 떡을 미끼로 사냥꾼을 기다린다는 의심을 했을 법하다. 날카로운 발톱을 먼저 제거해야(비핵화)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했지만 ‘악의 축’이라고 욕하고, 금창리 핵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과 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대규모 사냥 훈련을 하는 상황에서 불안감은 당연했다. 게다가 대량살상무기는커녕 제 한 몸 지킬 힘조차 없던 이라크나 리비아 같은 다른 호랑이들은 그 사이 황천길로 갔다. 제 잇속을 위해 현상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한 중국과 러시아 같은 친구들 역시 별로 미덥지 못했다. 핵무기를 통해 재래식 무기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자립경제의 기반을 만들고자 하는 북한의 선택에는 이런 사정이 있다. 호랑이도 죽고 오누이는 하늘로 갔지만 평화가 찾아왔을 것 같지도 않다. 산골에 사람이 사는 한 누군가는 다시 행상에 나서야 한다. 죽은 호랑이를 대신할 다른 맹수가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죽음을 목격한 동네 사람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도 경호원을 대동한다. 목숨이 걸린 문제라 경호 비용은 거론할 처지가 못 된다. 한반도 위기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과연 희망은 없는 것일까. 비록 짧았지만 호랑이와 엄마가 신뢰를 갖고 상생(相生)의 시간을 가졌던 적이 있다. 경호 비용에 비하면 당시 호랑이에게 줬던 떡값은 얼마 되지도 않았다. 한반도를 떠날 수 없다면, 호랑이와 공존할 수밖에 없다면, 애초 호랑이가 떡을 탐내도록 만든 원인을 치유하면 된다.
  • ‘새마을운동’으로 손 내민 아프리카 외교

    ‘새마을운동’으로 손 내민 아프리카 외교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 상생 발전의 성과를 이뤄나가자”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박 대통령이 국내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는 처음이다. 국내 첫 정상회담을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과 진행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對)아프리카 외교의 엔진을 점화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는 우간다와의 통상·투자, 에너지·자원, 개발협력 등 양국 간 관심사를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무상원조 기본약정에도 서명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6년 집권한 이후 2011년 대선까지 네 번 연속 대통령에 당선됐다. 1990년대 초반까지 북한을 3차례 방문하는 등 상대적으로 친북 외교에 치중했지만 최근에는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갖는 등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오찬에서 “우간다 속담에 ‘카무카무 우에 우간다’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하나하나가 모여 다발을 이룬다는 뜻인데 새마을운동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면서 “한국과 우간다도 하나하나 협력을 쌓아 나가면서 상생 발전의 거대한 성과를 이뤄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우간다어로 ‘카무카무 우에 우간다’를 발음할 때는 좌중에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무세베니 대통령도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를 또박또박 발음한 뒤 “(북한) 김일성 장군으로부터 배웠다”고 소개했다. 이어 “세상은 많이 변했고, 한국을 방문하게 돼 기쁘다”면서 “제 집무실에는 박정희 대통령께서 집필하신 서적들도 있다”며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4일 또 다른 아프리카 국가인 모잠비크의 아르만두 게부자 대통령과 국내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연이은 정상회담 상대를 아프리카 국가로 정한 것은 아프리카의 잠재력 때문으로 해석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지난 27일 첫 내외신 브리핑에서 아프리카를 ‘지구촌 마지막 성장엔진’이라고 규정하고, 아프리카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우간다 등 동·남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을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지원하는 ‘K플라자센터’를 설립하는 방안 등도 추진하고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박근혜 정부 외교라인 핵심 2인의 튀는 발언] 권영세 “한·중, 동맹관계로”

    [박근혜 정부 외교라인 핵심 2인의 튀는 발언] 권영세 “한·중, 동맹관계로”

    다음 달 초 부임하는 권영세 주중대사가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향후 전략적으로 내실화하는 ‘동맹관계’로 표현해 주목된다. 또 탈북자를 ‘탈북 동포’라고 호칭하며, 주중대사로서 탈북자 문제에 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권 대사는 2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과 중국의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새로운 양국 관계의 톤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다음 달 하순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문화뿐 아니라 한반도 등 외교·안보 관계가 한 차원 격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사는 “1992년 한·중 수교 후 정치외교적인 측면에서 세 차례의 관계 격상이 있었지만 아직 양국 관계가 정치 부문은 냉랭하고, 경제 관계는 뜨거운 ‘정냉경열’(政冷經熱)인 면이 있다”며 “양국의 동맹관계를 심화하려면 전략적 소통이 중요하고, 동맹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맹’ 표현에 대한 확인 질문이 제기되자 나중에 “단순 말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권 대사는 회견 내내 “한·중관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그가 주중대사로서 한·중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역할을 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권 대사는 라오스가 중국으로 추방한 탈북자들의 북송과 관련해 “탈북자 이슈는 중국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안”이라면서 “앞으로 중국 측에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강력히 요청해서 양국 간 원만히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우리 측 국회의원 방중단에 북·중관계를 ‘일반적인 국가관계’라고 설명한 것과 관련, “매우 의미 있는 발언”이라면서 “북한에 대해 우리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정책 노선이 되도록 중국을 더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문 번역가 부족… 한국문학 中 진출 저해

    중국에서 한국문학의 입지는 초라하다. 특히나 순수문학이 본격 소개되기는 기껏 5년 남짓이다. 중국에 한국문학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2년 수교 이후. 2000년대 초반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드라마 ‘가을동화’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소설판 등이 인기를 끌었다. 2004년에는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가 중국 10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김하인의 ‘국화꽃 향기’도 200만부쯤 팔리며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젊은 남녀의 연애를 소재로 한 중국의 ‘청춘문학’ 시장이 사그라지면서 한국 대중문학의 인기도 한풀 꺾였다. 순수문학은 한국문학번역원이 번역지원 사업을 늘린 2008년부터 집중 소개됐다. 박경리 ‘토지’, 박완서 ‘나목’, 신경숙 ‘리진’ 등 현대 문학과 김시습의 ‘금오신화’ 등이 번역됐다. 그러나 현재 번역원에 등록된 출간도서 836건 가운데 중국어로 번역된 책은 72건. 영어(199건), 불어(140권), 독어(113권), 스페인어(78권) 등에 비해 뒤처지는 편이다. 전문 번역가가 부족한 것도 한국문학의 중국 진출을 저해하는 요소다. 실력 있는 번역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오역(誤譯)이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한 통역가는 “중국에서는 조선족들이 한국문학 번역에 많이 참여하지만, 질을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번역투가 아닌, 깔끔한 중국 문장으로 옮길 수 있는 양질의 번역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샤먼(중국 푸젠성)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北, 日에 실종자 2명 귀환 제안

    북한이 최근 방북했던 이지마 이사오 일본 내각관방 참여에게 특정 실종자 2명이 귀환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아베 신조 정권과 납북자 문제 등을 포함한 수교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돼 주목된다. 23일 일본 정부와 정보당국자에 따르면 이지마 참여는 지난 14~17일 평양 방문 기간 동안 북한 당국자들에게 납치 피해자 12명의 조속한 귀환을 요구했으나 북한은 이들 대부분을 납치하지 않았거나 이들이 사망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은 다만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특정 실종자 2명을 일본에 보낼 수도 있다는 새로운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北·日 협상재개 참의원 선거 이후 될 듯

    북한과 일본의 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국 간 현안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일본에 특정 실종자 2명을 일본으로 귀환시킬 수도 있다는 제의를 한 사실이 알려질 정도다. 이 같은 변화는 이지마 이사오 일본 내각관방 참여가 지난 14~17일 평양을 방문한 뒤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이지마 참여는 23일 기자들에게 자신의 이번 평양 방문과 관련, “사무적 협의는 전부 끝났으며 남은 것은 아베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지마 참여의 이 같은 발언은 평양에서 북한 요인들과 회담을 가졌을 때 북·일 양측의 주장과 입장, 제안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충분히 이루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는 일본 정부가 공식 인정한 납북자뿐 아니라 납북된 것으로 의심되는 일본인 특정 실종자까지도 송환 요구 대상이라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실종자란 일본 시민 단체 ‘특정 실종자문제 조사회’가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행방불명자 470명을 일컫는 말로, 단체 측은 이들 중 73명은 실제 납치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북한에 납치된 자국민이 공식적으로 17명이라고 밝혀왔고 이중 5명은 지난 2002년 귀국했다. 앞서 스가 관방장관도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작년 11월 이후 중단돼 온 북·일 정부 간 교섭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일 간 수교 교섭이 생각보다 빨리 재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루야 게이지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이 23일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통해 양국 간 수교를 도모하자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것도 일본이 독자적으로 북한과 수교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최근 이지마 참여의 방북에 대해 한국, 미국 등에 사전 통지를 하지 않았고 이지마 참여가 귀환한 뒤에도 ‘납치 문제는 일본이 주도해야 한다’며 독자 행보를 계속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때문에 납북자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가진 아베 총리가 생존 납북자 송환, 양국 관계 정상화, 대북 식민지 배상 등을 아우르는 북한과의 ‘빅딜’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과 북한의 당국 간 협상 재개 시기는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해 일본 당국자는 “한국도 일본 정부에 독자적인 대북 루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EU 7월 방북, 한반도 관계개선 도움될 것”

    “EU 7월 방북, 한반도 관계개선 도움될 것”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은 한반도 문제를 미·중 관계 등 큰 틀 속에서 접근하면서 ‘비판적 개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EU 의회 대표단이 오는 7월 방북을 추진하는 것도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과 EU가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 차 일시 귀국한 김창범(54) 주벨기에·EU 대사는 공관장회의에 이어 다음 주 열리는 한·EU 수교 50주년 기념행사 및 관련 특강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대사는 23일 외교부 청사 인근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교 50돌이 된 EU와는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대북 관계 등 외교적 사안뿐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EU 전직 의원, 각료 등이 최근 민간 차원에서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EU 의회에서 한반도 관계를 다루는 대표단이 7월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은 방북한 뒤 한국에 와 국회 관계자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EU에 대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다”며 “북한이 인권 문제 등에 대한 개선의 여지를 보일 경우 EU는 단순한 인도적 지원을 넘어 전문화된 개발협력 모델을 북한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최근 처음 방한한 것에 대해 김 대사는 “미국이 국방예산을 감축하고 독자적 군사행동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NATO에 더 의존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NATO와의 파트너십은 한·미 동맹을 강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NATO는 에스토니아에 사이버안보센터를 두는 등 세계 최고의 사이버안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EU가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일자리 창출, 연구·개발(R&D) 혁신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밝힌 ‘창조경제’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양측이 실질적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EU와 미국, 일본 등의 FTA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며, 전 세계 경제에 ‘원자폭탄급’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한·EU FTA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고 활용률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파독근로자기념관장 권이종

    [김문이 만난 사람] 파독근로자기념관장 권이종

    인간의 삶은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태어난 그 자체도 경이롭고, 소리 내어 울고 웃는 것도 그렇다. 때로는 슬프고, 처절하게 고생하고,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는 희로애락이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온몸으로 역경을 이기며 살아 왔다. 이 강산에서 태어나 저 강산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이제 와서 인생의 숙제를 비로소 풀어 내며 살아간다. 막장 광부에서 교수가 되기까지 참으로 굴곡진 삶이다. 눈을 감으면 그 시절이 절로 떠올라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파독근로자기념관’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 권광수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연합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해 기념관 개관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방 장관은 “(파독 근로자의) 피와 땀과 외화가 우리나라 산업·경제 발전에 씨앗이 돼 이렇게 잘살고 행복한 오늘날의 우리가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파독 근로자 기념관 건립은 파독 근로자들의 눈물겨운 역사와 의미를 다음 세대에까지 생생히 전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가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이 독일에 파견된 지 꼭 50년이 돼 이래저래 의미가 깊은 자리였다. 1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맨 처음 눈길을 끄는 글귀가 보인다. ‘당시 파독 광부의 선발 조건은 20~35세 남성이며 1년 이상 탄광 경력이 있는 자였으나 실제 경력은 거의 없다. 대학 재학생, 국회의원 비서관 등 고학력자와 그 외 여러 분야의 젊은이들이 다양한 꿈을 이루기 위해 독일행을 지원했다.’ 파독근로자기념관 권이종(73) 관장도 그런 젊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막장 광부로 독일에 갔다가 현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고 귀국 후 한국교원대 교수와 한국청소년개발원장 등을 지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막장 광부에서 교수가 돼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기념관 개관식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전 권 관장과 파독근로자기념관에서 만났다. 전시실에 진열된 자료들을 설명해 주면서 당시를 회상하는 눈빛이 자못 진지하다. 아울러 기념관 개관이 얼마나 뜻깊은지를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사단법인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연합회 상근 부회장을 맡아 2008년 연합회 창립 당시부터 준비했던 숙원 사업 중 가장 큰 일인 기념관을 이번에야 건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여 기념관 개관까지의 과정부터 먼저 물었다. “따지고 보면 독일 광부 시절 때부터 숙제였습니다.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면 꼭 기념관을 만들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후배들에게 보여 줘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독일 정부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독록 규정했으나 몰래 사진을 찍고 고생했던 하루하루를 깨알같이 기록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모았고, 또 유물을 가진 많은 분들의 협조로 이번에 개관을 하게 됐지요. 특히 주한 독일대사관의 적극적인 도움도 있었습니다. 독일 정부에서 관련 자료를 보내 주기도 했습니다. 파독 50주년, 한·독 수교 130년에 맞춰 기념관이 들어서게 된 셈이지요.” 전시실에는 20대 초반의 권 관장이 50년 전 독일에서 남긴 기록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막장에서 써 내려간 일기, 가족이 보낸 편지, 동료와 찍은 사진과 함께 향수에 젖을 때면 반복해서 들었다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음반도 있다. 그는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이러한 자료들을 훑어보며 회상에 잠긴다. 특히 얼마 전 세상을 뜬 김태우 전 연합회장의 사진과 이야기는 살뜰히 더 챙긴다. 파독 광부는 모두 2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약 2000명, 독일에 거주하는 사람이 4000여명, 나머지는 한국에 살고 있다고 권 관장은 설명한다. 앞으로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파독 광부 출신이거나 2세, 그리고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념관을 찾아 우의를 다지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치원 아이들이나 초·중등 학생들의 견학 장소로 활용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이들을 위한 숙소와 쉼터까지 만들 계획이다. 권 관장과 연합회에서는 기념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600페이지가 넘는 파독 광부 45년사를 만들어 기증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잠시 눈을 감더니 파독 광부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 “1964년 12월이었습니다. 박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 저희 광부들을 초청했지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독일 정부 관계자에게 한국에서 온 광부들을 외교관 신분으로 해줄 것을 요청했고 육 여사는 이역만리에서 고생한다며 한없이 울었습니다. 광부들도 애국가를 부르며 모두 울었지요. 저는 그날 이후 애국가 대신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부르며 향수를 달랬습니다.” 권 관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 민간인 대표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다. 이때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떠올라 감개무량해져 역시 애국가를 부르지 못했다. 광부에서 교수가 된 자신의 인생역정도 그 순간 봇물처럼 한꺼번에 머릿속에 밀어닥쳤다. 파독 광부의 역사를 잠시 되짚어 보면 이렇다. 한국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던 1960년대 초. 마땅한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인력을 수출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정부는 독일 측과 광부 파견을 타진한 결과 1963년 첫 파독을 성사시켰다. 제1차 광부협정으로 1963년 12월 21일부터 1966년 7월 30일까지 2419명이 건너갔고 1967년부터 1969년 사이에는 이른바 ‘동백림 사건’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제2차 협정으로 1970년 2월부터 재개됐다. 이들이 흘린 땀은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루는 초석이 됐다. 권 관장은 1940년 전라북도 장수 오지인 초장 마을에서 태어났다. 현재 이 마을 입구에는 ‘권이종 박사가 태어난 곳’이라는 기념석이 세워져 있다. 어릴 적 꿈은 학교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지독한 가난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가 장작을 만들어 파는 일, 그리고 신문 배달하는 것이 더 우선이었다. 때로는 닭 서리, 수박 서리, 버스 무임승차 등도 하며 가난을 이겨 내려 발버둥을 쳤다. 1961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 군에 입대했다. 3년 복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왔지만 기다리는 것은 가난한 농사일밖에 없었다. 그래서 친척의 권유로 서울로 와 을지로 입구 건축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시작했다. 어느 날 함께 일하던 한양대 공대생이 “권형, 나하고 독일에 갈 생각 없소”라면서 당시 5급 공무원 월급(3600원)의 10배나 되는 고액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이렇게 해서 1964년 10월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지에 도착한 권 관장 일행은 4주간의 독일어 교육과 3개월간의 현장 실습을 받은 뒤 메르크슈타인 지역 아돌프 탄광에 배속받았다. 이때부터 ‘파독 광부’라는 낯선 호칭으로 지하 1000여m까지 파고들어가 석탄을 캐는 막장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그는 이곳에서 동료의 죽음을 목격했고 또한 자신도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일단 갱도에 한 번 들어가면 작업이 끝날 때까지 나올 수 없었고 식사는 과일 한두 개와 딱딱한 독일 빵이 전부였지요. 이런 곳에서 ‘코드넘버 1622’의 이름으로 석탄 가루 묻은 빵을 씹으며 3년을 지냈어요. 지하 갱도에서 일해 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맑은 공기와 밝은 햇빛의 진정한 고마움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독일의 아침 인사는 ‘구텐 모르겐’(Guten Morgen)이다. 하지만 광산촌 지하 갱도에서의 아침 인사는 따로 있다. 각종 사고로 언제 어떻게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행운을 가지고 올라오라는 뜻으로 낮이건 밤이건 항상 ‘글뤼크 아우프’(Gluck Auf)라는 인사를 한다고 권 관장은 말했다. 그만큼 하루하루가 불안한 날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권 관장은 파독 한국 광부들은 ‘동백 아가씨’, ‘비 내리는 고모령’, ‘꿈에 본 내 고향’ 등을 부르며 시름을 달래다가 스스로 ‘광부의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고 회상했다. ‘이역 땅 머나먼 길 떠나오던 그날에, 희망도 부풀었고 눈물짓던 그날에, 지친 몸 부여안고 베갯머리 적시며, 눈물도 말랐더냐 한숨 서러워~.’ 그렇게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귀국을 며칠 앞두고 양어머니나 다름없이 친하게 지내던 로즈 마리 부인의 적극적인 권유로 독일에 남아 공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헨공대 교원대학에 진학한 그가 어릴 적 꿈인 교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도 이때였다. 이 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6년 만에 귀국길에 올라 오늘에 이르렀다. 유학 시절 만난 한국인 여학생과 결혼해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는 “광부에서 교수까지 됐으니 내가 가장 출세한 놈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권이종 관장은 1940년 전북 장수에서 태어나 전주 신흥고를 졸업했다. 군 복무를 마친 후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다 1964년 독일로 건너가 메르크슈타인 아돌프 광산에서 3년간 일했다. 그 후 독일 아헨공대 교원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최초로 한국 학교를 설립하는 등 청소년 운동에 힘을 쏟기도 했다. 독일 생활을 마감하고 귀국한 후에도 청소년 운동과 교육 발전에 많은 활동을 했다. 문화관광부 청소년정책자문위원, 한국청소년연구소 연구위원, 한국간행물윤리위원, 대통령자문기구 청소년보호위원, 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소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와 한국파독근로자기념관 관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국가발전과 사회교육’, ‘청소년지도의 실제’, ‘유럽 주요국 교육제도’, ‘맴도는 아이, 방황하는 부모’, ‘청소년의 두 얼굴’, ‘청소년학개론’, ‘파독광부 백서’, ‘독일에서 흘린 눈물’, ‘막장 광부 교수가 되다’ 등이 있다.
  •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④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 커피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④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 커피

    Addis Ababa 아디스아바바 활기찬 공중도시, 꽃으로 피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여행 목적지로 찾는 이들이 있을까? 지금의 수도는 20세기에 이르러 정치, 외교적인 목적 아래 기획적으로 수도로 지정된 만큼 문화유적이나 볼거리는 많지 않다. 국제공항이 있으니, 여행객들은 지방으로 오가는 길에 하루이틀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꽃’이라는 뜻의 이름과 달리 먼지 많고 어수선한 도시이긴 하지만 ‘수도이기에’ 둘러볼 만한 장소들이 몇 군데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의 남다른 민족적 자부심은 독립을 지킨 정통성, 기독교 문화, 찬란했던 고대 문명 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기원에까지 맞닿아 있다. 이유인즉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루시Lucy’의 뼛조각이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까닭이다. 그 흔적을 아디스아바바 국립대학교 내에 있는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에서 찾을 수 있다. 최초의 직립보행 유인원인 루시(학명: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발견 당시 고고학자들이 비틀즈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를 듣고 있었다 하여 이름지어졌다. 이후 ‘슬기로운 사람’을 뜻하는 호모사피엔스 ‘이달투Idaltu’의 화석이 발견된 것도 에티오피아에서였다. 이 두 개의 화석은 에티오피아인들이 인류의 기원지로서 자신들의 영토에 더욱 강한 자부심을 갖게 했음은 물론이다. 전통시장 ‘마르케토Marketo’와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엔토토산Mt.Entoto’도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마르케토는 다른 아프리카 도시의 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은 장식품이나 수공예품을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다. 가장 활기찬 시장 풍경을 보려면 토요일에 들르는 게 좋지만 소매치기에 유의해야 한다. 에티오피아는 우리나라와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기도 하다. 6·25 한국전쟁 당시, 약 6,000명의 병력을 파병한 까닭이다. 물론 미국이 아디스아바바에 공항을 건설해 주는 거래가 있었다지만 100여 명이 목숨을 잃어가며 함께 싸워 준 은공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아디스아바바에 한국전쟁 기념탑을 세웠고 에티오피아의 질병 퇴치와 가난 극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협조하고 있다. Ethiopian Coffee 에티오피아 커피 소중한 사람과 나누는 ‘성스러운 한모금’ 에티오피아에 기원하고 있는 것은 인류만이 아니라 그들이 매일 못 마시면 손이 떨리도록 중독이 되어 버린 음료, 커피도 있다. 커피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금의 짐마Jimma 지역, 옛 지명 ‘카파Kaffa’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하다. 어쨌든 커피라는 용어 자체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기원후 6~7세기, 어린 목동 칼디Kaldi는 자신이 기르는 염소들이 흥분하며 날뛰는 모습을 보았고, 이후 며칠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따먹는 것을 목격했다. 호기심에 칼디도 그 열매를 따먹어 보고는 신경이 곤두서는 경험을 했고, 이를 수도원에 알린 뒤 각성제로서 커피가 보급됐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커피의 원산지를 따져가며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예가체프, 시다모, 하라르 등 에티오피아 커피는 고급종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수백만 개의 커피농장이 운영 중인데, 그 독특한 향과 풍미는 절대적으로 에티오피아의 토질에 기인한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음료,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귀중한 손님이나 친구들을 위해 진행하는 ‘커피 세레모니’는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다. 세레모니는 약 30분간 진행되는데 느긋하게 커피를 대접받는 매너도 중요하다. 생두를 프라이팬에 올려 숯불에 볶은 뒤에는 프라이팬을 손님들에게 가져가 커피의 향을 맡게 해준다. 이후 볶은 커피를 절구에 넣어 빻고, 주전자에 커피가루를 넣고 끓여낸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한잔의 양만큼 유리잔에 담아 건넨 뒤, 팝콘을 간식으로 함께 먹는 게 세레모니의 완성이다. 아디스아바바 외곽,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베델Bethel’이라는 미망인촌에서 처음으로 맛본 커피는 한번도 경험 못한 맛과 향으로 오감을 적셨다. 여정 중 맛본 수십 잔의 커피들은 당연히 그에 못 미쳤는데, 이는 커피 세레모니와 함께 전해진 정성과 호의가 그만큼 따뜻했고 진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 02-790-9766,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travie info 토모카Tomoka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명성 높은 1920년대 이탈리아 카페 분위기의 커피숍으로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해 있다. 하라르, 예가체프, 시다모 등의 종을 섞어서 판매하는데 하라르의 배율이 높은 편이다. 에스프레소 한잔 가격은 약 400원, 원두는 한 봉지(250g)에 약 3,000원 수준이다. 토모카 커피의 대부분은 최대 수입국인 스웨덴을 포함해 유럽으로 수출된다. www.tomocacoffee.com ”에티오피아인들의 남다른 민족적 자부심은 독립을 지킨 정통성, 기독교 문화, 찬란했던 고대 문명 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기원에까지 맞닿아 있다.” travel info ethiopia [Ethiopian Food] 인제라Injera 말려 있을 때는 롤케이크, 펼치면 팬케이크와 흡사한 빵으로 그 무난한 겉모습과 달리 지독한 신 맛을 품고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의 주식으로, 테프라는 에티오피아 토착 작물과 옥수수가루, 밀가루 등을 섞어서 만든 반죽을 사나흘간 발효시킨 뒤, 구워서 먹는다. 보통 접시에 넓게 펼쳐서 와트Wat라 불리는 매콤하게 볶은 양고기, 쇠고기와 야채 스튜를 곁들여 먹는다. 여행객들은 처음 인제라에 거북함을 느끼다가도 며칠 먹다 보면 나중에는 그 맛에 중독된다. 인제라와 함께 에티오피아인들이 즐겨 먹는 덜 익힌 쇠고기에 고추가루, 버터를 버무린 키트포Kitefo는 좀처럼 이방인들이 시도하기 어려운 음식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많은 식당에서는 대부분 고기를 바짝 익혀 준다. 한편,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는 돼지고기 먹는 것을 금하고 있다. [Restaurant] 요드 아비시냐Yod Abyssinia 아디스아바바의 대표적인 관광식당으로 전통공연과 함께 인제라를 비롯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을 기반으로 한 에티오피아 전통 음악과 공연을 보면서 전통 술인 테쯔Tej를 맛볼 수도 있다. 테쯔는 꿀이 곁들여진 에티오피아식 와인이다. www.yodethiopia.com 탑뷰Top View 19세기 말부터 수십년간 에티오피아를 넘본 이탈리아의 영향으로 파스타가 널리 전파되어 있다. 도시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탑뷰 레스토랑은 아디스아바바에서도 최고급 이탈리아 식당이다. 파스타 가격은 약 5,000원 수준으로 에티오피아에서는 비싼 편이며, 맛은 다소 밋밋하다. [Hotel] 아디스아바바┃데브레 다모Debre Damo 4성급 호텔 ‘데브레 다모’는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공항이나 시내가 모두 가깝고, 최신 시설을 도입해 아디스아바바의 다른 4성급 호텔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체 객실은 102실로, 부엌이 달린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8실이며, 옥상에는 라운지 개념의 스카이바도 운영된다. 체크인 시 5분 이상을 기다리면 투숙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www.debredamohotel.com 쉐라톤 아디스Sheraton Addis 에티오피아에 있는 호텔 중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힐튼, 래디슨블루 등의 체인호텔들도 있지만 규모나 시설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널찍한 수영장과 키즈클럽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 여행객이 머물기에 좋다. 실내에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아쿠아클럽도 있다. 가격은 1박에 약 30만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www.sheratonaddis.com 바하르다르┃쿠리프투리조트앤스파Kuriftu resort & spa 휴양지인 타나호수변에 위치한 스파 리조트로, 느긋하게 여유를 만끽하기 위한 모든 요건이 갖춰져 있다. 에티오피아 전통 미술품이 걸려 있는 널찍한 객실, 태닝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과 산책 코스, 마사지와 네일 캐어 서비스까지 동남아와 지중해의 럭셔리 리조트가 부럽지 않다. www.kurifturesortspa.com 곤다르┃고하호텔Goha Hotel 일부 편의시설이 곤다르 ‘최고급’ 호텔이라는 명성에 못 미치지만 전망과 이색적인 객실 디자인이 모든 걸 상쇄한다. 도시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산턱에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일몰 풍경이 장관이다. 객실 내부는 화강암 벽에 아프리카 특유의 색감을 살린 장식이 인상적이다. www.gohahotel.com 랄리벨라┃탑트웰브호텔Top Twelve Hotel 유럽 여행객이 많은 랄리벨라에는 수준급 호텔이 많다. 최근 개장한 탑트웰브호텔은 얼핏 사막처럼 보이는 랄리벨라 산의 호쾌한 전경이 내려다보이며, 가죽으로 만든 가구들과 천사 얼굴이 새겨진 침구류가 독특하다. 음식도 훌륭하다. 호텔 주인은 첫 손님이 한국인이었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www.toptwelvehotel.com [에티오피아항공Ethiopian airlines] 한국 상륙 앞둔 아프리카의 날개 한국에서 에티오피아까지, 선택할 수 있는 항공사는 많지만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에티오피아 여행을 시작하고 싶다면 에티오피아항공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일부 배낭여행자들은 버스를 이용해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에티오피아의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약 5배로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에티오피아가 경제적으로 후진국이다 보니, 항공사에 대한 편견도 많지만 에티오피아항공은 1946년에 설립됐으며,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62개의 국제선, 16개 국내선을 운항 중이며, 최신기종인 ‘드림라이너(B787)’ 6기를 포함해 총 59기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에티오피아항공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파일럿, 승무원 및 항공 정비 교육 시스템도 운영 중에 있으며, 2011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가입된 항공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의 정식 회원사가 됐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에티오피아항공이 오는 6월부터 한국에 취항한다는 소식이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해 홍콩을 경유한 뒤, 서울로 들어오는 새로운 항공 노선을 개설한다. 에티오피아뿐 아니라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아프리카 목적지로 가는 여행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올해 수교 50주년으로 에티오피아항공이 양국간 교류 활성화에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언어 공용어는 암하라어이며,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는 편이다. 전기 전압은 한국과 같은 220V이지만 소켓 모양이 다른 곳도 있어 멀티어댑터를 챙기는 게 좋다. 화폐 비르Birr를 사용하며, 18비르가 약 1US달러에 해당한다. 비자 도착 비자도 있지만, 출발 전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을 통해 사전 발급을 받는 게 좋다. 비용은 20달러이며, 발급에는 3~4일이 소요된다. 날씨 아디스아바바를 기준으로, 연중 기온이 15~25도 사이로 온화한 편이다. 북회귀선에 속해 있지만 고도가 높은 탓이다. 4~5월이 소우기, 6~9월은 대우기로 비가 집중된다. 예방주사 에티오피아에 입국하려면 반드시 입국 전,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고 확인증을 여권과 함께 지참해야만 한다. 말라리아, 장티푸스 예방은 필수는 아니지만 권장사항이다. 기부 혹은 적선 에티오피아에서는 여행객이 가는 곳마다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스스럼 없이 다가온다. 돈이나 볼펜, 초콜릿 따위를 달라고 하는데 그 자리에서 현금 몇 푼 건네는 것은 그들을 돕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차라리 아디스아바바에 소재한 자선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방법이 낫다. 옷가지나 볼펜, 초콜릿, 사탕 등을 넉넉히 챙겨가 어린이들에게 건네는 것은 괜찮다.
  • 20년동안 어둠 속에서 웅크려 살던 아이 미술관에 갑니다, 김은정 선생님 손잡고

    20년동안 어둠 속에서 웅크려 살던 아이 미술관에 갑니다, 김은정 선생님 손잡고

    10년 전 처음 만난 스물두 살 청년의 등은 굽어 있었다. 눈이 안 보이고, 외마디 비명을 제외하곤 말을 못했다. 일어나 걷지도 못했다. 두 눈이 완전히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 청년은 무려 스무해 동안 방 안에서 화석처럼 웅크려 지냈다. 뼈와 장기는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위로 쏠린 채 퇴화했다. 강원도 유일 시각장애인 학교인 춘천시 우두동 명진학교에서 청년을 발견, 2년 동안 보살폈지만 그는 일어서지 못했다. 희생정신이 남다른 특수교사들마저 더딘 성장에 낙담할 무렵 청년은 김은정(작은 44) 교사를 만났다. 손과 발을 뻗쳐 닿는 곳이 세상의 전부였던 청년에게 새 세상이 열렸다. 청년은 김 교사와 함께 일어서고, 걸음을 떼며 굳어버린 근육이 찢어질 듯한 고통을 견뎌냈다. 100m를 걷는 데 40분이 넘게 걸렸지만, 김 교사는 청년의 손을 놓지 않았다. 올해 서른 두살인 청년은 이제 내년 졸업을 준비 중이다. 배울 시기를 놓친 탓에 여전히 말은 못하지만, 지금은 김 교사의 말을 알아듣는다. 기쁠 때 환한 표정을 지으며 환호할 줄 알고, 싫은 일에 괴성을 내며 거부할 수 있게 됐다. 김 교사는 20일 “가끔씩 ‘엄마’라는 말을 하거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을 때가 있다”고 했다. 청년이 정말 옹알이하듯 말을 배우고 있는 것인지, 헬렌켈러의 스승인 ‘설리번 선생님’ 역할을 해 온 김 교사가 착각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오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홍조근정훈장)을 받는 김 교사는 20년 간 명진학교에서 중도·중복 시각장애 학생을 가르쳤다. 중도 시각장애인은 장애정도가 중증인 상태를 말하고, 중복 시각장애인은 눈이 안 보이는 동시에 다운증후군·뇌병변 등 다른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을 이른다. 신체적인 부분뿐 아니라 심리적 보살핌이 절실한 학생들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을 미술관으로, 도서관으로 이끌어내며 적극적으로 이들이 사회와 소통할 수 있게 유도했다. 겨울방학이 되면 이 학교 학생 10여명은 김 교사와 함께 기차나 전철을 타고 서울까지 이동해 용산구 이태원 삼성리움미술관이나 여의도 국회도서관을 찾았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고 점자책·오디오북으로 도서관을 만들고, 강당에서 학생들과 영화관을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문화 욕구가 커졌고 내친김에 미술관을 찾게 됐다고 귀띔했다. 김 교사는 “미국에 가지 않아도 미국에 대해 배우고 미국 여행을 좋아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도 그림을 감상하고 좋아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2회째인 대한민국 스승상 수상자로는 김 교사와 함께 ▲유아부 배미양 충남 성남초병설유치원 교사 ▲초등부 한상준 인천 연평초 교사, 이선녀 강원 반곡초 교사, 이완국 제주 애월초더럭분교장 교사 ▲중등부 김효상 부산 대광발명과학고 교사, 김상기 전북 삼례공고 교사, 이한복 충남 당진중대호지분교장 교감, 이영욱 경남 웅상고 교사 ▲대학부 이성범 서울 가톨릭대 교수 등 10명이 선정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달빛동맹’ 민간 협력 프로젝트 새달 첫 선

    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 첫 민간 협력 프로젝트가 다음 달 선을 보인다. 대구시는 다음 달 13~1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제13회 대구국제식품산업전에 ‘달빛동맹관’이 들어선다고 15일 밝혔다. 달빛동맹은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의 첫 글자를 따 2009년 결성한 것으로, 그동안 정치·경제·문화 각 분야 전반에 걸쳐 공동 관심사를 선정하고 교류를 활성화해 왔다. 이번 달빛동맹관 개관은 민간 차원에서 첫 번째 협력 프로젝트 사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달빛동맹관에는 광주 지역의 대표 식품인 김치와 발효젓갈을 비롯해 식품 관련 업체 10여개사가 참가하는 한편 광주 지역의 식품 및 관련 산업제품을 전시한다. 이에 따라 양 도시 간 식품 및 관련 산업의 활발한 교류를 위한 초석을 쌓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구국제식품산업전은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케냐 등지의 식품관련 업체 250곳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중국 칭다오시는 대구시와의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식품·주류·식기 특별관을 20개 부스 규모로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 자매도시인 일본 히로시마시는 친선교류 확대 및 식품산업 발전 등을 위해 직접 전시회에 참가한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전년보다 4배 이상 확대된 1대1 구매상담회가 예정돼 있어 참가 업체들에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구·경북 지역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이 초청한 국내 대형 유통사, 식품 대기업, 국내 항공사 구매담당자 등이 참가 업체들과 구매상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수출을 준비하는 국내 식품기업들을 위한 해외 유통업체 바이어와의 수출 상담회도 마련된다. 부대 행사로는 대구·경북 영양사 보수교육, 식품영업자 위생교육, 향토 음식세미나 등이 선보인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해상훈련·제재 돌입’ 타이완, 필리핀 강공

    타이완 당국이 자국 어민 피격 사건에 대한 가해자인 필리핀의 ‘성의 없는’ 사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추가 제재 조치에 들어가 양국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홍콩 봉황TV에 따르면 타이완은 이날 필리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사과의 뜻을 전하기 위해 보낸 특사가 ‘자격 미달’이란 이유로 접견을 거부했다. 필리핀은 이날 오후 비정부기구인 마닐라경제문화사무소의 아마데오 페레스 대표를 특사로 파견했다. 타이완과 정식 수교 관계가 없는 필리핀은 비정부기구를 표방한 마닐라경제문화사무소를 통해 타이완과의 업무를 처리한다. 필리핀 정부 당국자가 아닌 ‘급’이 떨어지는 비정부기구 인사를 특사로 보냄으로써 타이완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타이완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필리핀 측이 전달한 사과문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고 성의가 없으며 사과 이외에 우리가 요구했던 사항들도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지난 9일 자국 어민이 필리핀 해경에 피격된 뒤 필리핀 측에 당국의 사과, 피해 보상,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15일 0시까지 필리핀 측이 이를 실행하지 않을 경우 양국 내 상호 대표부 철수, 필리핀인의 타이완 내 노동 활동 동결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타이완 당국은 요구 사항이 관철되지 않음에 따라 추가 제재 조치에 착수했다. 타이완인의 필리핀 관광을 자제토록 하는 한편 양국 간 각종 교류도 단절하기로 했다. 16일에는 사고가 발생한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통해 무력시위도 한다. 전문가들은 필리핀이 ‘급’이 떨어지는 특사를 보낸 것은 어민 피격 사건을 계기로 ‘자국을 손보기 위해’ 타이완과 밀착을 시도하는 중국을 겨냥한 의도로 보고 있다. 타이완을 자극함으로써 중국과 연합 전선을 펴지 못하도록 이간질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스터디·연구발표… 용산 ‘공교육 특구’로

    용산구는 11일부터 내년 2월까지 지역 내 일반계 7개 고등학교 (배문고·보성여고·성심여고·신광여고·오산고·용산고·중경고)와 손잡고 공교육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공교육 특화 프로그램은 전공연구 심화반, 인문·자연특강 및 체험학습, 세분화된 맞춤형 논술 프로그램, 예체능 전공반 등 총 4개 과정으로 구성됐다. 전공 영역별로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스터디 학습과 연구 발표 방식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다. 강사는 고등학교 우수교사, 대학 강사,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한다. PD, 기업 경영인, 대학강사, 시인, 대학생 등 관련분야 전문가들도 강의를 맡아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고 학생들의 연구 활동을 돕는다. 특강 및 체험 학습 프로그램도 이루어진다. 인문학은 보성여자고등학교가, 자연과학은 용산고등학교가 각각 운영 주체를 맡았다. 인문학 및 자연과학 특강을 학기 중에 4회, 방학에는 인문학 캠프와 천문캠프, 과학캠프로 구분해 진행한다. 논술 프로그램도 맞춤식으로 세분화했다. 여대(이화여대, 숙명여대) 논술 특강반은 신광여고에서, 논술기초반은 오산고에서 각각 진행한다. 체육·미술 등 ‘예체능 프로그램’은 성심여고와 배문고가 공동 운영한다. 수강료는 모집 인원에 따라 결정된다. 2013년 1학기 프로그램의 경우 5만 3000원(전공심화반)~5만 4000원(논술특강반)의 수강료를 내고 토요일에 3시간씩 수업을 듣는다. 성장현 구청장은 “사교육비 절감은 물론 변화하는 대학입시제도에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학교 기반을 마련해 공교육 특구 지역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교도소 같다는 보육원, 어린이날이 부끄럽다

    충북 제천의 J아동양육시설이 수년간 학대와 감금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해온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결과 밝혀졌다. 4~18세의 원생 52명은 폭행은 다반사고 말을 듣지 않으면 생마늘과 청양고추를 먹는 등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아왔다. 얼마 전 경기 양평에서 도둑질한 보육원생을 땅에 파묻은 사건에서 보듯 아동양육시설이 오랜 시간 인권사각지대에 방치돼 왔음이 확인된 것이다. 차제에 전국 지자체는 아동시설은 물론 장애인·노인 보호시설까지 관리실태를 총점검해 인권유린행위가 없었는지를 살펴봐 주기 바란다. 1963년 설립된 J시설은 겉보기에는 보육원이었지만 실제로는 재소자들을 수용한 교도소나 마찬가지였다. 부모가 없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이곳에 온 원생들에게 훈육을 빌미로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떠드는 아이는 몽둥이·각목으로 매질하고, 말 안 듣는 아이는 독방에 몇 시간 또는 수개월간 지내게 했다. 늦게 들어오면 밥을 굶기고, 또 수영장에 아이를 거꾸로 집어 넣었다 뺐다 하는 고문을 가하기까지 했다. 이런 몹쓸 짓이 저질러졌지만 제천시는 2010년 인권침해 실태를 일부 확인하고도 재발방지대책을 세우지 못했고 그 이후에는 그나마 적발하지도 못했다. 현재 전국 243개 아동양육시설에는 부모가 이혼하거나 미혼모 자녀 등 18세 미만의 소외계층 자녀 1만 4700여명이 수용돼 있다. 그러나 시설에서의 아동학대는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원생들은 보호받는 약자이다 보니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숨기거나 신고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관련 예산도 충분치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복지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8%로 OECD 평균(2.3%)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이러니 보육원생들이 1500여원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인권위는 가혹행위를 한 시설 원장과 교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해당 지자체장에겐 시설장 교체 등을 권고했다. 권고사항이지만 반드시 이행하고 나아가 재발방지대책도 꼼꼼히 세워 원생들이 보복당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시설종사자들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사회복지사 보수교육도 제대로 해야 한다. 소외계층 자녀도 공공시설보다 가능한 한 가정에서 돌보는 게 성장에 훨씬 도움이 된다. 가정위탁 예산을 충분히 배정해 이들이 가정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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