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건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 시드니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 우리로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 로널드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 총영사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69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내 귓가에/문태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내 귓가에/문태준

    내 귓가에/문태준 귓가에 조릿대 잎새 서걱대는 소리 들린다 이 소리를 언제 들었던가 찬 건넛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자매가 가끔 소곤대고 있다 부엌에는 한알 전구가 켜져 있다 머리에 수건을 두른 어머니는 조리로 아침쌀을 일고 있다 겨울바람은 가난한 가족을 맴돌며 핥고 있다 눈밭에 젖어 밤새 언 운동화를 부뚜막에 올려놓고 군불을 때던 어머니가 있었다. 밥이 익을 즈음이면 그도 뽀송하게 다 말라서, 신으면 꼭 고두밥을 한 숟갈 떠 넣은 것 같았다. 세밑 찬바람에 자주 볼이 트고 입술이 갈라졌지만 누이의 얼굴만 보면 이상하게 배가 고파도 서럽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밥이었고 옷이었던 때, 부엌에 켜 놓은 알전구 같았던 때, 조릿대에게도 함께 서걱이는 가족이 있었다. 문태준의 시는 옛일을 그리는 듯하지만 언제나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실패와 좌절과 고통이 속절없이 우리 삶을 방문할 때, 말없이 시린 손을 이끌어 군불 도는 아랫목에 누이고 풀 먹인 마음처럼 이불을 덮어 준다. 한숨 푹 자렴. 귓가에 소곤댄다. 혼자 한 해를 보내는 이들이 많다지만 어디에서든 마음만은 우글거리고 있을 줄 안다. 그들을 하나하나 다 부르느라 그리움이 더 바빠졌겠다. 신용목 시인
  • [길섶에서] 손수건/강동형 논설위원

    여행에는 나름대로 목적이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목적 없이 떠나는 여행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흘러가는 것이 목적이 있어서는 아닐 것이다. 그들처럼, 자연과 하나 되는 삶을 살아 보는 건 우리의 로망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헛헛한 웃음을 짓곤 한다. 돌이켜 보면 흠도 잘못도 많고, 후회할 일도 많은 게 우리네 인생이다. 옆자리에 앉아 오늘도 머리를 쥐어짜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동료와 잠시 짬을 내 얘기를 하다 보면 우리의 공통분모는 역시 자연이다. 종종 이런 상상을 해 본다. 가벼운 짐을 챙겨 하염없이 길을 걷고 싶다. 동행하는 사람, 길벗이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그 벗과 종착역이 없는 열차를 타고 떠나고 싶다. 목적 없는 여행,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 그러나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는 한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더불어 함께하는 만남도 하고 싶다.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지만, 손수건 같은 만남을 하고 싶다. 힘들 땐 이마의 땀을, 슬플 땐 눈물을 닦아 주는 그런 만남을 하고 싶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新전원일기] 칡 봤다 心 봤다 돈 봤다

    [新전원일기] 칡 봤다 心 봤다 돈 봤다

    강원 홍천의 산과 산 사이를 굽이굽이 돌아 한참 동안 숲길을 달렸다. 창밖으로 펼쳐진 풍광은 당장이라도 자리잡고 앉아 신선놀음이라도 하라고 말하는 듯 자태를 뽐냈다. 함박눈이라도 흠뻑 내려 모든 나무에 옷이라도 입혔다면 경치에 홀려 아마도 그 자리에 멈춰 섰으리라. 유독 흐린 날씨 덕에 산등성이를 따라 둘러진 안개가 운치를 더하는 데 한몫 톡톡히 했다. 홍천군 북방면 산자락에 위치한 ‘파머대디’ 농장은 밖에서 바라본 풍경보다 그 속살이 훨씬 더 고즈넉하며 낭만적이었다. 이정호(36) 대표가 이곳에 둥지를 튼 이유도 그런 자연이 좋아서였을 것이다. 30만평 규모의 농장은 해발 350m부터 800m를 아우른다. 그 둘레길만 해도 8㎞가 넘어 걸어서 둘러보려면 족히 다섯 시간이 걸린다. 무엇보다 5㎞나 되는 ‘메타세쿼이아 길’은 로맨스 영화라도 한편 찍고 싶을 만큼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나를 가장 매료시킨 것은 20년 묵은 야생 칡이었다. 못해도 10㎏은 족히 나가 보이는 굵직한 칡을 캐낸 이 대표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외쳤다. “칡 봤다!” 한창 채취철인 요즘, 굵고 큼직하고 싱싱한 칡을 캐내는 일만큼 그를 신명 나게 하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칡즙부터 한잔 시원하게 드셔보세요. 정신이 맑아질 겁니다. 100% 칡즙이거든요.” 나는 꽁꽁 언 손을 녹일 새도 없이 이 대표가 건네준 칡즙을 단숨에 들이켰다. 오롯이 칡만 짜낸 즙이라 향과 맛이 코와 입으로 고스란히 전해져 꽤 오래도록 머물렀다. 정말 자연 그대로의 맛이었다. 농장의 맑은 공기 덕에 폐부까지 정화된 듯했는데 칡즙까지 마시니 한층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말의 마침표를 찍을 때마다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서른넷의 나이에 도시를 떠나 귀농한 지 3년차에 접어든 젊은 농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꽤 잘나가는 한정식 음식점을 하던 그가 모든 것을 접고 이 첩첩산중으로 들어온 이유가 무엇일까. “귀농에 대한 생각을 꾸준히 하고 있었어요. 복잡한 도시를 떠나서 자연 속에서 살고 싶었거든요. 자연에서 땀을 흘리면 그 노력한 만큼 결과를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때마침 오래전부터 귀농을 준비했던 가족이 땅을 매입하자, 그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산골짜기에 자리를 잡았다. 흙이라고는 만져본 적도 없던 그가 처음 시작한 농사는 ‘맷돌호박’(늙은호박·한식에서 사용하는 늙어서 겉이 굳고 씨가 잘 여문 호박)이었다. 부푼 꿈을 안고 1만평 넘게 심었지만 첫해 매출이 총 700만원에 불과했다. 그중에서 수익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고작 150만원이었다. 게다가 농약을 치지 않아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호박이 대다수여서 결국 맷돌호박 1t을 50만원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 1㎏에 겨우 500원을 받았던 셈이다. 어디 그뿐인가. 가지, 고추, 옥수수, 표고 농사 등 해보지 않은 게 없을 만큼 여러 작물에 도전해 봤지만 지형적 난관 때문에 모두 포기해야 했다. 농장 자체가 비탈진 산이다 보니 포클레인과 트랙터가 뒤집어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기계를 못 쓰면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하는데 그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그는 모든 농사를 접고 산 곳곳에 묻혀 있는 칡을 직접 캐기 시작했다. 30만평이 모두 산이니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칡을 캐서 즙으로 내려봤더니 주변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사서 먹고 싶다는 거죠. 그때 건강즙을 해야겠다고 본격적으로 마음먹은 계기가 됐어요.” # “하루 1t 채취… 첫 2년간은 산에 텐트 치고 살아” 그는 홍천기술센터와 강원도의 청년 지원 자금을 받아서 가공공장을 지었다. 그가 ‘파파건강즙’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건 올 1월이었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매출이 2억원을 웃돈다. 잣 생산까지 포함하면 올해 전체 4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칡을 채취하는 철에는 주문량이 많아 소비자가 일주일씩 기다려야 될 정도다. “젊은 농부가 산속에서 직접 캐서 즙으로 만드는 걸 내가 직접 봤다, 이건 진짜다, 이런 식으로 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좋아졌어요. 심지어 약도 안 치고 야생 상태로 키운 칡이라고 해서 하나의 스토리텔링이 만들어진 거예요. 그게 큰 힘이 됐죠.” 그는 하루에 1t 정도의 칡을 캔다. 만만치 않은 양이다. 지금이야 주문량이 많아서 여러 명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처음에는 인건비 때문에 직접 캐러 산을 누비고 다녔다. 게다가 2년 동안은 산 중턱에 텐트를 치고 살았다. 일이 많아 남양주에 있는 집까지 오고 가기가 벅찼기 때문이다. “저는 지문이 없어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다 지워졌죠. 그래서 인감을 떼야 할 때도 지문이 없어서 못 해요. 일을 계속 하니까 다시 지문이 생길 겨를이 없는 거예요. 한번 보세요.” 농사꾼의 손이 그러하듯 그의 손에는 고생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그의 그러한 성실함과 진심을 아는 사람들은 파파건강즙의 단골이 된 지 오래다. 좋은 재료로 만든 먹을거리를 소비자들은 분명 알아보기 마련이니까. 그의 건강즙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는 것도 보존료를 전혀 쓰지 않고 수확하자마자 바로 100% 착즙하거나 다려내는 신선도 때문이다. “사실 보존 재료가 들어가야 유통 과정에서 좀더 안전하긴 하지만 저는 절대로 넣지 않습니다. 바로 캐서 첨가제 없이 바로 가공하는 것, 이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제 원칙이에요.” 그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소비자와 오래도록 연결될 수 있는 최고의 힘이라고 했다.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겠다는 신념이 그가 가공뿐만 아니라 유통 전문기관을 쫓아다니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다. # “판로 99%인 온라인 판매는 키워드가 가장 중요” 파머대디 농장의 대표 건강즙은 단연 칡즙이다. 양배추사과즙도 인기가 많다. 양배추브로콜리사과즙과 도라지배즙도 매출에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칡 이외에 이 대표가 직접 재배하는 작물은 돼지감자와 호박이다. 나머지 양배추, 브로콜리, 사과, 배는 가까운 농가와 계약을 맺어 재배하고 있다. 사실 이 대표가 처음 귀농할 때만 해도 건강즙을 만들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시험 삼아 해본 일이 직업이 되고 매출을 올리는 효자 사업이 된 셈이다. 처음에는 부푼 꿈을 안고 가공공장을 지었지만 정작 판로가 문제였다. 홍보와 마케팅 부재가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는 곧바로 쇼핑몰 아카데미에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인터넷 마케팅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농업하는 사람은 인터넷을 몰라도 된다는 건 구시대적 사고 방식입니다. 가장 잘 알아야 하고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해요.” 그는 온라인에서는 ‘키워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키워드’를 파악하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앞에서 칡즙을 팔면 소용없어요. 떡볶이를 팔아야죠. 또 목욕탕 앞에서 양말과 수건을 팔면 장사가 된단 말이에요. 그 길목을 지키고 있으면 되는 거예요. 온라인도 마찬가지거든요. 내 상품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것만 잘 매칭시키면 돼요.” 가령 칡즙이 갱년기에 좋다고 하니 ‘갱년기에 좋은 음식’을 치면 연관어로 뜰 수 있게 끊임없는 스토리텔링 작업을 해 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 결과 이 대표는 제품 판로의 99%를 인터넷 쇼핑몰로 해결하고 있다. 이제는 바야흐로 농민들도 마케팅을 알아야 하는 시대다. 그저 농사만 잘 지어서는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자신의 제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일이리라. “만약 귀농을 준비하는 분이 계시다면 무조건 온라인 마케팅을 배워야 해요. 무언가 만들어 팔 생각이라면 더욱 농사만 공부할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의 진심어린 조언이다. # “돈보단 사람들이 쉬어 갈 수목원 만들고 싶어요” 한참 이야기를 쏟아내던 이 대표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우리를 잡아끌었다. 차를 타고도 한참 올라가서야 그는 차를 세웠다. 더이상 차로 갈 수 없는 길이기 때문이었다. 그곳에는 수백년 된 밤나무, 벌나무, 헛개나무, 엄나무, 자두나무, 벚나무, 잣나무 등 셀 수 없이 많은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15만평에 자리잡은 잣나무는 연 매출 2억원을 만들어 주는 효자 중의 효자다. 뿐만 아니라 능선을 따라서 5만평 정도의 산양삼도 심어 놓았다. 하지만 시간이 좀더 지나 이 대표가 정성껏 어루만진 후에는 5㎞나 되는 메타세쿼이아 길과 3㎞ 정도의 벚꽃나무길이 일등공신이 되어 주지 않을까. 그렇다. 그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농장의 모습은 경관이 아름다우면서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다. 그가 농장의 나무를 정성스레 가꾸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꽃이 피면 경관이 되는 체험의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함이다. “누구든 편안하게 와서 즐기다 갈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 싶어요. 돈을 벌기 위한 것보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수목원, 휴식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드는 게 제가 제 자신에게 주는 비전입니다.” 이 대표는 ‘홍천 네이처파크’라고 이름도 지어 놓았다. 한국말로 풀면 그야말로 ‘자연농원’이다. 풍성한 나무와 꽃이 만발하고 곳곳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사람들이 줄지어 찾아와 돼지감자도 캐고 칡도 캐보며 “심봤다”를 외치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 글쓴이 방송작가 한정원 ‘6시 내고향’, ‘생방송 투데이’, ‘주주클럽’, ‘TV내무반 신고합니다’, ‘기분 좋은 날’, ‘여유만만’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참여. ‘지식인의 서재’, ‘CEO의 서재’, ‘명사들의 문장강화’, ‘명인명촌’ 등 출간.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단절을 넘어 소통의 유배섬으로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단절을 넘어 소통의 유배섬으로

    유럽의 유형은 유배형(流配刑)의 준말이기는 하지만 우리 조선시대의 유배와는 좀 다르다.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어떤 특정 지역으로 죄인을 쫓아낸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유럽의 유형이 집단적이라면 동양이나 조선의 유배는 개인적이다. 유형은 강제 노동의 수단으로 18세기 식민지를 가진 유럽 국가들이 대부분 ‘사회의 쓰레기’들을 청소한다는 명분으로 활용했다. 영국의 존 힐이라는 사람은 6펜스짜리 리넨 손수건 한 장을 훔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오스트레일리아로 7년 유배형에 처해졌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제임스 바틀릿이라는 사람은 밧줄용 실 1000파운드를 훔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7년 유배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영국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유배된 사람의 수가 무려 16만명 정도였다. 18세기 유럽은 많은 사회적 변화를 겪었고, 그로 인해 범죄가 증가했다. 당국에서는 이를 억제하려고 엄격한 법과 형벌을 도입했다. 특히 죄수를 식민지로 보내는 법령이 통과되면서 해마다 약 1000명이 미국으로 유배를 갔다. 그러다 1776년 미국이 독립하자 영국은 런던의 템스강에 감옥선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의 도움으로 1786년부터 오스트레일리아를 영국의 유형 식민지로 활용하기 시작하게 됐다. 이 때문에 오래지 않아 유형수 정착지가 오스트레일리아에 여러 곳에 생겨났는데 그중에는 시드니에서 북동쪽으로 1500킬로미터 떨어진 노퍽섬도 마찬가지였다. 노퍽섬은 면적이 34㎢, 인구가 약 2000명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화산섬으로 1774년 제임스 쿡이 발견한 이후 유형지로 이용됐다. 1914년 이래 오스트레일리아령이 됐으며 1960년대 중반 이후 관광이 중요한 산업이 됐다.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노퍽섬의 유배문화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노퍽섬과 태즈메이니아를 포함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요 유배지들 또한 오스트레일리아 중앙정부와 노퍽섬 지방정부에 노력에 의해 세계유산 등재 신청 리스트에 올라가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지낸 넬슨 만델라의 유배지로 유명한 로벤섬이 1999년 12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예가 있다. 이를 위해 노퍽섬 지방정부에서는 매년 ‘유배의 섬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이 콘퍼런스에서는 노퍽섬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와 태평양에 있는 많은 섬과 유배지로서의 유산을 공유할 것을 제안했다. 대표적인 섬으로 태즈메이니아, 뉴칼레도니아, 괌, 파나마의 코이바섬, 칠레의 도슨섬, 페루의 이슬라고르고나, 하와이의 몰로카이, 러시아의 사할린섬 등이 있다. ‘유배의 섬 콘퍼런스’는 오늘날 유배지로서의 이 섬들이 갖는 중요한 역사와 유산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각 유배지들의 유산을 보호보존하고 이해하여 다음 세대들이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한 관련 이슈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런 연장선에서 제주도에서도 제주학회를 중심으로 2017년 1월 12일 ‘단절을 넘어 소통으로: 유배 섬의 역사와 문화교류’라는 주제로 이색적인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데 11일에는 제주도 유배지를 견학할 예정인, 매우 뜻깊은 행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만주 그리고 일본과 유배문화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고 나아가 유배문화를 어떻게 교류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퍽섬처럼 이런 자리가 계속 마련되기를 바라며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 본다. 제주대 교수
  • 종일 튼 온풍기, 온몸 가렵기 십상

    종일 튼 온풍기, 온몸 가렵기 십상

    자주 틀면 실내 건조해져 면역력 저하 체온 밸런스 조절 안 돼 감기 쉽게 걸리고 피부·안구도 점차 말라 ‘건조증’ 유발 눈 자주 깜빡이고 가급적 때 밀지 말아야 연방 후끈한 바람을 내뿜는 온풍기 때문에 주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겨울철 이중고에 시달린다. 행여 찬바람에 감기라도 들까 쉴 새 없이 온풍기를 틀지만 사실 온풍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은 바깥의 찬 공기보다 몸에 해롭다. 온풍기를 자주 틀면 실내가 건조해지면서 호흡기 점막이 마르고 바이러스나 세균, 먼지 등에 대한 방어 능력이 떨어진다. 코 점막에는 ‘리노바이러스’가 기생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다가 면역력이 떨어지고 코나 기관지의 점막이 건조해지면 쉽게 침투해 감기를 일으킨다. 사실 추위 자체는 감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난방을 과하게 해 실내외 온도 차이가 많이 나도 체온의 균형이 깨지면서 감기에 쉽게 걸린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실내 온도는 20~22도, 습도는 50~60%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습도가 떨어지면 피부의 각질층도 영향을 받는다. 가뜩이나 메마른 날씨에 건조해진 피부가 온풍기로 인해 더 건조해지면 피부 표면에 미세한 껍질이 일어나고 비늘 같은 각질이 떨어져 나오면서 가려움증이 생긴다. 노인의 20% 정도가 피부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젊은 사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우리 피부는 수십 개 층으로 이뤄져 있고, 자체 무게의 5~6배에 이르는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건조한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각질층의 정상 수분 함량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 심하면 피부가 한여름 논바닥처럼 갈라질 때도 있다. 가려움증은 팔과 다리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점차 마찰이 심한 골반이나 옆구리, 허리 주위 등 온몸으로 퍼진다. 피부가 가려워 심하게 긁다 보면 상처가 생기고, 상처 부위가 세균에 감염돼 습진성 피부 질환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피부의 신진대사가 저하되면 기름막이 손상돼 더 건조해지고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피부 노화도 더 빠르게 진행된다. 건조해지는 건 피부만이 아니다. 공기에 항상 노출된 안구도 손상된다. 눈이 쉽게 마르고 시리거나 뻑뻑한 안구건조증은 눈물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건조한 환경, 콘택트렌즈, 라식수술 등이 원인이다.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 이물감이 생기며 눈곱이 자주 끼고 충혈된다. 심하면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렵고 안구·전신 피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각결막염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인공눈물을 눈에 넣어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면 증상이 덜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다. 게다가 눈에 만성 염증이 생겼는데 인공눈물만 보충하면 오히려 증상이 나빠져 시력 저하를 부를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르는 증상도 안구건조증으로 볼 수 있다. 자극에 예민해진 각막 신경이 눈을 보호하려고 눈물을 만드는 일종의 방어 현상이다. 안구건조증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주 환기를 시키고 습도를 맞추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연구에 따르면 습도가 5% 증가하면 안구건조증 위험이 0.88배 감소한다. 컴퓨터 작업에 열중하다 보면 눈 깜빡임이 줄어 더 건조해지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눈을 자주 깜빡여야 한다. 눈이 심하게 피로하고 아플 때 따뜻한 물수건으로 온찜질을 하면 혈액순환이 잘돼 덜 피로하다. 피부건조증 예방법도 다르지 않다. 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건조한 공기가 피부에서 수분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가습기나 화초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높여야 한다. 하얗게 일어난 각질을 벗겨 내겠다며 목욕탕에서 때를 밀면 피부의 지방성분이 씻겨 나가면서 보호막이 소실돼 피부건조증이 더 악화한다. 원종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목욕물 온도는 체온과 비슷한 정도로 맞추고 비누는 되도록 사용하지 말거나 세정력이 약한 것을 써야 하며 때수건 사용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욕은 간단히 마치고 피부가 물기를 머금은 상태에서 3분 이내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보호막을 만들어 줘야 한다. 목욕하기 전에 물을 한 컵 마셔 목욕 중에 빠져나가는 수분을 미리 보충하는 것도 좋다. 커피나 탄산음료 등은 오히려 체내 수분을 감소시켜 수분 보충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경은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만약 보습제 사용이나 생활환경 개선으로도 가려움증이 가라앉지 않고 피부염이 생길 정도라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청력 잃어도 아들 등록금이 먼저라니… 어머니 보청기 바꿔드리는 게 제 소원”

    “청력 잃어도 아들 등록금이 먼저라니… 어머니 보청기 바꿔드리는 게 제 소원”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KB국민은행의 ‘2016 장병 소원성취 프로젝트 시상식’.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3456건의 ‘소원 편지’ 중 대상으로 뽑힌 김윤성 일병의 편지를 읽고 “휴” 하고 긴 한숨을 뱉은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들리지도 않는 귀로, 가장 역할까지 짊어진 한 어머니의 사연에 가슴이 먹먹해져서다. ●“ 어머니 잡음 들리고 깨진 보청기 쓰면서도 아들 뒷바라지에 가장 역할” 아들 김 일병이 소원이라며 적어 낸 것은 소박했다. 그저 ‘좋은 보청기’ 하나였다. ‘지지직’ 잡음이 나고 귀 밖으로 툭 삐져나오는 몇십만원 싸구려 보청기를, 부러지고 깨져 너덜너덜한 것을 어머니가 테이프로 둘둘 말아 쓴 지 8년이나 됐다면서…. 김 일병은 “어머니에겐 자신보다 급한 일이 너무나 많다. 잇몸이 안 좋은 남편의 새 치아를 해 주는 일, 궂은일 안 시키겠다고 서울로 대학 보낸 아들의 등록금이 먼저다”라고 편지에 꾹꾹 눌러썼다. 앞에서 마주 보고 또박또박 말하면 입 모양을 읽고 알아들었기에 어머니가 그럭저럭 괜찮은 줄 알았단다. 수건 공장에서 일하며 도시락도 싸가 길래 일하는 데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단다. 그런 어머니가 어느 날 설거지를 하다 무심코 말을 툭 던졌다. “사람들이 참 나쁘다. 열심히 하는데도 귀가 안 들린다고 무시하고…. 그래도 엄마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건 우리 아들은 이런 대접 안 받고 살게 하려는 거야. 알지?” 철없는 아들은 뒤늦게 가슴을 쳤다. 그제야 물건을 살 때 몇 번을 머뭇거리며 사람들에게 묻던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에게 짜증을 내던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다. ●“이젠 자막없이도 한국영화 보고 동네분들과 이야기꽃 피우셨으면” 김 일병은 “허리 디스크로 일을 못 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엄마는 당신 자신을 저 밑으로 미뤄 놓으셨습니다. 쓸 때마다 부끄럽고 불편한 보청기이지만 가족을 위해 매일 쓰고 계십니다. 저는 군 적금이라는 좋은 제도를 통해 조금씩 보청기를 사 드릴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청력이 더 나빠지실까 걱정이 됩니다. 우리 엄마는 외국 영화만 보십니다. 자막이 나오니까요. 이제 엄마랑 손 꼭 잡고 한국 영화가 나오는 극장에도 한번 가 보고 싶습니다. 동네 아주머니들과 수다 떨며 즐거워하는 엄마 모습도 한번 보고 싶습니다. 그게 제 소원입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날 새 보청기 교환권을 선물받은 김 일병도, 선물한 윤 회장도 눈가가 벌게져 있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피부의 적’ 환절기-겨울철... 대나무 섬유 타올 ‘밤부팬더’ 출시

    ‘피부의 적’ 환절기-겨울철... 대나무 섬유 타올 ‘밤부팬더’ 출시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건조한 기후로 피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민감한 피부를 가진 경우나 어린 아이들에겐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이불이나 옷감은 물론 수건의 사용에도 각별히 신경이 쓰이게 된다. 최근에 내의 등에 많이 사용되는 소위 ‘대나무 섬유’는 일반 섬유에 비해 향균성, 소취성, 부드러움, 청량감이 월등히 뛰어난 친환경 천연 소재로 알려져 있다. 또한 흡수력이 월등히 뛰어나며, 형광 성분 등 유해물질이 없어 피부가 약하거나 민감한 사람에게는 제격이다. 밤부팬더는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에서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하는 유럽 에코텍스 인증과 KC 인증을 획득했다. 그리고 대나무 섬유를 이용한 테리구조를 가지는 다층 타올 제조 관련 특허를 지닌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질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온라인 종합마케팅사 ‘라이트미디어그룹’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대나무 섬유 재질의 타올인 ‘밤부팬더’를 런칭하고 리빙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대나무 섬유로 만든 타올인 ‘밤부팬더’는 햇빛과 수분이 만든 100% 천연 대나무 섬유로 만들어졌다. 밤부팬더 관계자는 1일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마무리하는 타올은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피부에 자극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며 “밤부팬더와 함께 대나무 섬유 타올의 뛰어난 품질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밤부팬더 대나무 타올은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온천과 놀이기구를 동시에 즐긴다?

    온천과 놀이기구를 동시에 즐긴다?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근 채 놀이기구를 탄다면? 이같은 일이 머지않아 현실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일본의 유명 온천 도시 벳푸(別府)시는 온천과 놀이공원을 합친 ‘스파뮤즈먼트 파크’(spamusement park) 프로젝트의 홍보 영상을 지난 20일 공개했다. 2분 30초 분량의 영상에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온천을 접목한 다양한 놀이기구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몸에 수건만 두른 사람들은 욕조 안에서 회전목마와 관람차를 즐기는가 하면 온천물에 몸을 담근 채 롤러코스터까지 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물론 영상 속 놀이공원은 가상으로 꾸며진 것으로, 벳푸 시장은 영상 마지막 부분에 등장해 “이 영상 조회 수가 100만 건을 넘으면 실제 온천 놀이공원을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홍보 영상 제작에는 12톤 트럭 분량의 온천물이 사용됐으며 제작비에만 500만엔(약 5227만 원)이 들었다. 이 홍보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지 닷새 만에 조회 수 100만 건을 넘었고, 28일 현재 188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 목표달성에 성공하자 벳푸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대로 온천 놀이공원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벳푸 시는 온천 놀이공원 현실화를 위한 전담반을 구성하고 뜨거운 온천물을 안전하게 담을 수 있는 놀이기구부터 연구할 계획이다. 사진·영상=温泉ハイスタンダード! 極楽地獄別府/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우리집에 사는 남자’ 수애, 목에 수건 두른 ‘아재 패션’에도 “분위기 여신”

    ‘우리집에 사는 남자’ 수애, 목에 수건 두른 ‘아재 패션’에도 “분위기 여신”

    ‘우리집에 사는 남자’ 수애의 도화지 매력이 폭발하고 있다. KBS2 월화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극본 김은정, 연출 김정민, 제작 콘텐츠 케이) 측은 수애(홍나리 역)의 처연한 미소가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공개된 스틸 속 수애는 후줄근한 회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수건을 목에 두른 아재 패션에도 불구하고 화보컷 뺨치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수애가 지닌 독보적 고혹미와 표정 연기가 시너지를 발휘한 것. 특히 수애의 투명한 도자기 피부와 조각 같은 이목구비가 조화를 이룬데 이어 그의 처연한 눈빛이 화룡점정을 찍어 분위기 여신임을 인증한다. 또한 블랙홀 같은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어 감정이입을 부른다. 뿐만 아니라 그의 눈빛과 입가에 살짝 걸린 미소, 살짝 찌푸린 미간까지 나노 표정 연기가 그가 느끼는 먹먹함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처럼 수애는 분위기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천의 얼굴’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극을 종횡무진하며 코믹-멜로-로맨스 등 장르불문 연기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것. 최근 진행된 촬영에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표정연기로 주변을 압도해 스태프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는 후문. 이에 ‘우리집에 사는 남자’ 측은 “수애의 도화지 같은 매력이 극에 활력을 주고 있다. 늘 한계라고 생각한 지점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 현장에서도 깜짝 놀라곤 한다. 남은 6회동안 예측 불가한 수애의 매력이 폭발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집에 사는 남자’는 이중생활 스튜어디스 홍나리와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갑자기 생긴 연하 새 아빠 고난길의 족보 꼬인 로맨스를 그린다. 오늘(28일) 밤 10시 11회가 방송된다. 사진=콘텐츠 케이 제공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700만 뷰…‘태어나 처음’ 머리 감는 아기 화제(영상)

    2700만 뷰…‘태어나 처음’ 머리 감는 아기 화제(영상)

    태어나 처음 머리를 감게 된 한 신생아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보통 이맘때 아기가 물만 닿아도 우는 것과 달리 미소까지 짓고 있어 눈길을 끄는 것. 화제가 된 아기는 미국 오하이오주(州) 데이턴에 사는 타비욘 글렌(20)과 시에라 스틸(21) 부부의 첫 아이 아미라 이본느 글렌. 생후 5일 된 이 여자아이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씻는 시간을 좋아하는 아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타비욘 글렌이 19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2분 40초 분량의 이 영상은 태어난지 하루밖에 안 된 아미라가 처음으로 머리 감기를 경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포대기에 둘러싸인 채 잠이 들어 있는 아미라를 담당 간호사가 팔에 안고 샴푸질을 해주며 머리를 감기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샴푸질 중 잠에서 깬 아미라가 울지 않고 하품을 한 뒤 미소를 짓는 것. 담당 간호사의 부드러운 손길이 마음에 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후 간호사는 베테랑답게 아미라의 얼굴에 물이 닿지 않도록 부드럽게 샴푸 거품을 씻어낸다. 그리고 머리빗으로 조금 마사지를 해주자 아미라는 기분이 좋은지 혀를 살짝 내미는 것이다. 이어 수건으로 머리까지 말리는 것으로 아미라의 첫 머리 감기는 완료된다. 아미라의 아빠 타비욘은 당시 아이가 처음 머리 감기를 경험하는 모습을 보고 울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언론 테이턴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면서 “내 첫 아이의 모든 것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미라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감동을 준 것 같다. 영상 조회 수는 현재 2700만 회를 넘어섰으며, 좋아요(추천)도 13만 개 이상을 받았다. 또한 게시물에는 6만 7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공유된 횟수도 38만 회가 넘었다. 이 중 댓글을 살펴보면 영상을 보고 행복을 느끼고 힐링을 받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아미라의 엄마 시에라는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아미라의 영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타비욘 글렌 / 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역도요정 김복주’ 이성경, 남주혁 품에 안겨 ‘벌써 로맨스 시작?’

    ‘역도요정 김복주’ 이성경, 남주혁 품에 안겨 ‘벌써 로맨스 시작?’

    ‘역도요정 김복주’ 이성경 남주혁이 핑크빛 분위기를 연출해 화제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는 이성경과 남주혁이 과거 인연이 있던 사이임을 기억해내는 모습이 담겼다. 한열체대 2학년 역도부 김복주(이성경 분)는 같은 학교 수영부 정준형(남주혁 분)을 변태로 오해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가 들고 다니던 손수건을 건네주기 위해 수영장을 찾았다. 김복주는 “오해한 건 미안하고, 내가 사죄의 의미로 세탁까지 했어”라며 레이스 달린 손수건을 건넸다. 하지만 정준형은 도리어 “이걸 왜 빨아? 누가 네 맘대로 세탁하래?”라며 화를 냈다. 그의 반응에 화가 난 김복주는 “별 것도 아닌 걸로 트집이야. 어이가 없네. 내놔, 도로 더럽혀줄테니까”라며 손수건을 두고 정준형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던 중 김복주가 수영장에 빠졌고, 남주혁은 김복주를 구하기 위해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김복주를 안은 정준형은 과거 학교다닐 때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 김복주였음을 기억해냈고, 김복주 또한 이 사실을 기억해냈다. 이에 두 사람이 어떤 케미를 선보일지 궁금증을 더했다. 한편, MBC 새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는 17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미래의 희망’ 청소년 지원하는 자치구] 여학생 배려하는 성북

    [‘미래의 희망’ 청소년 지원하는 자치구] 여학생 배려하는 성북

    서울 성북구와 길음2동이 저소득층 여학생들을 위한 십시일반 지원으로 미담이 되고 있다. 성북구는 길음2동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최근 저소득층 여학생 30명에게 200만원 상당의 생리대 약 6개월분을 지원했다고 16일 밝혔다. 무료지원 사업은 돈이 없어 휴지 또는 신발 깔창을 사용하거나, 학교를 결석하고 집에서 수건을 깔고 누워 있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이뤄졌다. 대상은 길음2동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한부모 가정, 차상위계층 만 10~18세 여학생과 기타 복지사각지대 학생 30명이다. 학생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박스 포장에 내용물을 밝히지 않고 직접 학생 주소지로 택배 배송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 예산사업과는 별개로, 길음2동의 지난해 마을축제 수익 200만원 전액으로 이뤄진 후원이다. 마을 공동체에서 나온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한 선순환 기부인 셈이다. 구 관계자는 “길음2동사회복지협의체가 지역 재개발로 인구가 대량 빠져나가면서, 기금이 거의 없고 다른 지역과 비교해 형편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그럼에도 기금의 거의 전부랄 수 있는 돈을 저소득층 여학생들을 위해 쓰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미래를 밝혀 줄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이 상대적 박탈감이나 수치심으로 얼룩지는 일들이 없어야 한다”며 “모든 청소년들의 행복한 성장을 보장해 주고자 앞으로도 다양한 복지사업을 발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연말연시 모임 답례품 뭐 깜찍한 거 없을까

    연말연시 모임 답례품 뭐 깜찍한 거 없을까

    연말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송년회 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연말에 각종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장소부터 음식까지 고민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참석자들을 위한 답례품 역시 큰 고민거리 중 하나. 수건이나 컵 같은 생활용품을 하자니 너무 식상하고, 조금만 눈을 돌려도 예산을 초과해 만족할만한 답례품을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즐거운 기분을 더욱 배가 시켜줄 송년회 선물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만족시킬 필요가 있다. 우선 답례품은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 지나치게 개성이 강하거나 독특한 아이템은 피해야 한다. 누구든 좋아할 수 있는 무난한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 집에 가져갔을 때 가족들까지 반길 아이템이라면 더욱 좋다. 모두 만족시키는 답례품을 찾는다면 국민간식인 호두과자를 추천할 만 하다. 호두과자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익숙한 간식으로, 받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귀가 후 가족들에게도 환영 받을 만한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특히 호도과자 속에 들어 있는 견과류는 면역력 증강에 좋아 겨울철 영양간식, 가족간식으로 제격이다. 이러한 가운데 학화호도과자 명동 직영점 관계자는 15일 “연말이면 누구나 좋아하면서, 정성이 가득해 보이는 송년회 답례품을 찾는 고객들의 문의가 크게 증가한다”며 “다양한 사이즈의 패키지로 주문이 가능해 예산에 따라 선택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서울에서도 천안명물 ‘학화호도과자’를 직접 구매할 수 있어 답례품 준비 과정도 더욱 편리해졌다. 명동 직영점에서는 홈페이지 또는 전화 주문을 통해 3만원 이상 주문 시 명동 2km 이내는 무료배송을 실시하고 있어, 답례품 주문뿐 아니라 간식 주문 시에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낭만닥터 김사부’ 서현진, 소품까지 연기하는 ‘디테일 장인’

    ‘낭만닥터 김사부’ 서현진, 소품까지 연기하는 ‘디테일 장인’

    배우 서현진의 남다른 소품 활용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현진 소속사 점프엔터테인먼트는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에서 ‘열혈 노력파 의사’ 윤서정 역을 맡은 서현진의 촬영 비하인드 사진을 공개했다. 서현진은 연기적인 면은 물론, 의학 용어와 수술 장면에 필요한 손기술 등 전문적인 부분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촬영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디테일 장인’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 서현진은 어딘가 밋밋해 보이는 의사 가운을 확인한 후, 주머니에 여러 종류의 펜과 청진기를 손수 챙겨 넣으며 완벽한 의사 가운을 완성한 모습이다. 또한 연결 장면에서는 수건의 위치까지 정확히 맞춰야 한다고 외쳐 폭소를 자아내는가 하면, 촉촉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입 주변에 짜장 소스를 묻혀야 한다는 자신만의 ‘먹방’ 비결을 전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후문이다. 드라마 관계자는 “서현진은 굉장히 세심한 배우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강한 만큼,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드라마 안팎에서 서현진의 활약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 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와 열정이 넘치는 젊은 의사 강동주(유연석 분), 윤서정이 펼치는 ‘진짜 닥터’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박2일’ 김유정 함께 한 수학여행에 시청률 1위 ‘교복에 노란리본’ 눈길

    ‘1박2일’ 김유정 함께 한 수학여행에 시청률 1위 ‘교복에 노란리본’ 눈길

    ‘1박2일’이 상큼발랄한 18세 김유정과 함께한 수학여행 특집으로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 가운데 빛난 김유정의 반전매력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엄마 미소를 자아내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13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2일)는 낭랑 18세 김유정과 떠나는 폭소만발 좌충우돌 수학여행 ‘있잖아요~ 유정이에요’ 특집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13일 방송된 ‘1박2일’의 시청률은 전국 기준 17.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 일요일 전체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부동의 파워를 과시했다. 특히 김유정이 수건 돌리기를 하다 넘어지는 장면과 그를 본 육상부원이 갑자기 신발끈을 고쳐 매며 설렘을 폭발시킨 장면에서는 순간 시청률이 21.0%(수도권 기준)로 치솟으며 저력을 입증했다. 이날 멤버들은 김유정의 존재를 모른 채 나이를 추측하다 그가 등장하자 “다 속았어!”라며 입가에 미소를 띤 데 이어, “낭랑고에서 전학 온 18살 김유정이야”라며 인사를 전하는 김유정과 함께 18살 학생으로 돌아가 웃음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김유정은 교복에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후 멤버들은 김유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범상치 않은 예능케미를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평소 묵찌빠를 져본 적이 없다던 김유정은 김종민-데프콘-차태현에게 연속 3연패를 당해 “으아아아아악”이라며 악을 지르는 등 당황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더불어 김준호-김종민과의 코믹한 고음대결을 펼치며 폭소를 자아내기도. 이때 김유정은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사과를 반으로 잘 쪼갠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그는 생각지도 못한 손의 악력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어 “왜 이렇게 못 쪼개지?”라며 데프콘-김종민도 실패한 단단한 사과까지 두 동강 내버리며 눈을 떼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이어 멤버들과 김유정은 학창시절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던 추억을 회상하며 시내버스를 타고 복불복을 이어가 꿀잼을 선사했다. 각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나 이번에 내려”라고 말하는 멤버들을 위해 김유정이 복불복 음식을 직접 선택해주는 시간을 가진 것. 이때 수줍게 달걀을 내민 윤시윤을 향해 강 스매싱으로 달걀을 내리찍는 김유정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이와 함께 꿀잼 보장 메인 매치까지 이어져 보는 이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유정이가 골라줘서 서로 둘이 까”라는 차태현의 말에 복불복 대결을 펼치게 된 김준호-김종민은 서로를 향해 달걀을 내리쳐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특히 “나는 껍데기가 형 이마에 박히게 할거에요”라던 김종민은 이내 날달걀에 당첨된 김준호에게 손수 달걀팩을 해줘 웃음을 선사했다. 이에 날달걀에 범벅이 된 채 버스를 쫓아오는 김준호의 모습은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3단 도시락을 걸고 펼친 수건 돌리기 게임은 시청자들을 배꼽 쥐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한국체육대학교와 용인대학교에 다니는 육상부 학생들을 상대로 수건 돌리기에 나서게 된 멤버들이 공포에 질려 죽을 힘을 다해 달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 것. 무엇보다 김유정이 달리다 넘어지자 순간적으로 신발끈을 고쳐 매기 시작한 센스 넘치는 추격자의 자태는 보는 이들을 빵 터지게 만들었다. 더불어 이어진 다음주 예고에서는 사자와 야생 동침을 걸고 놀이공원에서 펼친 복불복의 모습이 담겨있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벌칙을 들은 멤버들과 김유정의 극과 극 반응과 함께 공포에 질린 놀이기구 탑승기가 그려져 다음주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KBS 2TV ‘1박2일’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생명의 窓] 누가 촌로의 가슴을 얼어붙게 했나/고진하 시인

    [생명의 窓] 누가 촌로의 가슴을 얼어붙게 했나/고진하 시인

    올해 들어 찾아온 첫 추위, 코끝이 맵고 아리다. 대문 앞 텃밭에도 된서리가 내려 풀들을 푹 삶아 놓았다. 된서리 맞은 풀들을 보고 있자니, 요 며칠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며 분노와 절망과 참담함으로 주저앉은 이웃들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어제 오후엔 날씨가 영하로 내려간다는 보도를 접하고 해 질 녘 텃밭의 김장 무를 뽑았다. 얼어붙기라도 하면 말짱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뽑아서 대문간에 모아 덮어 두었던 무를 아침부터 식구들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다듬었다. 때깔 좋은 무청을 칼로 자르고 있는데, 내가 잘라 놓은 무를 비닐봉지에 차곡차곡 담고 있던 아내가 무청처럼 풋풋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이제 무청을 엮어서 처마 끝에 달아 주세요.” 잘 말린 무청은 영양가가 높고 몸을 해독하는 데도 좋다고 한다. 그래서 해마다 무청 한 이파리도 내버리지 않고 볏짚으로 엮어 처마 끝에 매달곤 했다. 그렇게 말린 시래기로 된장국을 끓여 먹는데 우리 가족은 시래기 된장국을 일품 요리로 친다.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대형마트에 가면 먹을 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시절, 시래기는 사람들에게 쓰레기 취급을 받지만, 그래도 시골에선 여전히 소중한 먹거리다. 시래기를 엮는 건 해마다 해 온 연례행사라 나는 두 시간 만에 여덟 타래나 엮었다. 시래기 타래를 바깥채 처마 끝에 다 매달고 나니, 아내가 엄지를 들어 올리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히히, 아내 칭찬을 받으면 이 나이에도 하늘을 날 듯 기분이 좋으니, 난 천생 푼수일까. 무청을 다 엮고 나니, 또 겨우살이 준비가 기다리고 있다. 낡은 한옥의 겨울은 몹시 춥고 길다. 통나무 학교를 운영하는 후배가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라고 올해도 땔감을 트럭 가득 실어 보내 주었다. 안채의 주방 겸 거실에 있는 화목난로와 온돌인 내 서재에 사용할 땔감이다. 오늘부터는 통나무를 톱으로 자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물론 혼자 해야 한다. 혼자 하는 일은 몹시 힘들고 더디다. 하지만 급할 거 뭐 있나.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기계톱을 이용해 설렁설렁 자를 작정이다. 시골에는 젊은이들이 없고 노동력이 턱없이 부족하니, 노인들이 대부분 혼자 일을 한다. 혼자 일을 해도 불평하는 이를 보지 못했다. 젊은 날 먹물로 살아온 내가 나이 들어 시골로 솔가한 후 홀로 육체노동을 즐기게 된 것이 스스로 생각해도 참 신통방통하다. 허허, 참. 이러구러 난 늦깎이로구나. 몸을 사용하는 노동의 기쁨을 이제야 발견했으니. 살갗을 에일 듯한 쌀쌀한 날씨지만 무거운 기계톱을 들고 나무를 자르다 보면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나는 지치도록 일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규칙을 세우고 사는 터라, 기계톱을 땅에 내려놓고 목에 둘렀던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통나무 위에 앉아 쉬고 있었다. 그때 누가 등 뒤로 와서 말을 건넨다. 돌아보니 마을 노인회장님이시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얼굴이 편치 않아 보이신다. “고 선상, 겨우살이 준비하시는구먼!” “네, 회장님.” “지금 경로당에서 TV 뉴스를 흘끔거리다가 나오는 참인데,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은 저 인간들은 겨우살이 준비 같은 것 모를 거라. 그렇게 엄청나게들 해 처먹었으니 말이우.” 분노를 억누르며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는 경로당 회장의 얼굴에서는 을씨년스런 냉기가 묻어났다. 누가 저 촌로의 가슴을 저토록 얼어붙게 했단 말인가. 항상 여유가 넘치고 농담도 잘하던 분이었는데, 해맑은 얼굴엔 늘 봄기운이 파릇파릇했는데….
  • ‘더케이투’ 지창욱, 납치된 윤아 구할까 ‘송윤아vs이정진’ 최후 대격돌

    ‘더케이투’ 지창욱, 납치된 윤아 구할까 ‘송윤아vs이정진’ 최후 대격돌

    tvN ‘THE K2(더 케이투)’ 지창욱(김제하 역)은 마지막까지 임윤아(고안나 역)를 지킬 수 있을까? 종영까지 2회밖에 남지 않은 ‘THE K2’가 등장 인물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후의 대격돌을 펼칠 것이라고 전해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주 방송된 ‘더케이투’에서는 지창욱이 대통령 아들로부터 거대 게이트의 핵심 자료가 담긴 메모리 카드를 쟁취하는 스토리가 펼쳐졌다. 지창욱은 김갑수(박관수 역)의 수하가 쏜 총에 맞아 정신을 잃었고 송윤아(최유진 역)는 그런 그를 클라우드 나인으로 데려와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정진(최성원 역)이 폭탄을 들고 클라우드 나인을 급습하며 송윤아를 코너로 몰았다. 오늘 공개된 ‘더케이투’ 스틸컷에는 폭탄을 사이에 둔 채 대치하고 있는 송윤아, 이정진의 살벌한 대립 관계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두 사람은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냉랭한 웃음을 띠고 있어 더욱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과연 김갑수와 손을 잡고 송윤아를 코너로 몰아넣는데 성공한 이정진은 그녀를 제압하고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지, 송윤아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 임윤아의 모습이 담겨 있어 그녀 역시 최대 위기에 처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손수건으로 입이 막힌 임윤아는 어딘가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과연 지난 주 큰 부상을 입고 몸을 추스르지 못한 지창욱은 마지막까지 그녀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제작진은 “오늘 방송에서는 최종회까지 단 2회만을 남겨놓고 스토리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예정”이라며 “송윤아, 이정진, 김갑수, 조성하(장세준 역)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격렬하게 부딪히게 된다. 이에 깊숙하게 얽힌 지창욱, 임윤아 역시 대위기를 맞게 되는데 이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tvN ‘THE K2(더 케이투)’는 전쟁 용병 출신의 보디가드 ‘K2’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보디가드 액션 드라마다. 지난 9월 23일(금) 첫 방송을 시작, 액션 영화를 방불케 하는 강렬한 액션 신과 배우들의 열연이 선사하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호평 받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 2020년까지 소방안전 9340억 투자”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 2020년까지 소방안전 9340억 투자”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주찬식 위원장·사진)는 2015년부터 서울시와 줄다리기 협의를 통해 노후‧부족 소방장비 실태 개선, 소방관서 신설 등 소방분야 현안 해결을 위해 ‘소방안전 5개년 투자계획’을 이끌어 냈으며, 이에 서울 소방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번에 수립된 ‘소방안전 5개년 투자계획’은 2020년까지 기존의 예산과는 별도로 1,875억원을 추가적으로 투자해 전체 총 9,34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으로, 도시안전건설위원회는 항상 예산투자 규모가 부족해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못하는 소방 환경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한 소방안전 예산투자의 필요성에 공감하여, 2015년 「서울시 소방안전특별회계 조례」 제정 시부터 서울시와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지난 11월 7일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김동율 부위원장(중랑4), 오봉수위원(금천1) 등이 참석한 소방안전 5개년 투자계획 협의기구의 심의에서 최종확정을 이끌어냈다. 앞으로 서울시는 ‘소방안전 5개년 투자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총9,340억원의 예산 중 소방장비 분야에 1,816억원을 투자해 소방장비의 보유율을 100%로, 노후율은 1.6%로 대폭 개선할 계획이며, 소방장비 중 소방관 개인보호장비는 우선적으로 금년에 보유율 100%에 맞추어 보강하고 내년에는 노후장비 전량을 교체할 계획이다. 또한 소방청사 분야에 총 3,029억원(토지매입비 포함)의 예산을 투자해 소방서가 없었던 금천구에 금천소방서의 신설과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는 지역에 119안전센터를 신설하는 등 재난 발생 시 소방대의 신속한 현장도착을 위해 출동거점을 확보하고, 노후하거나 좁은 119안전센터 청사를 재건축 또는 증축하여 소방공무원의 근무여건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도 소방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특수건강검진, 정밀체력지원 등의 지원을 확대하고, 교대 근무하는 소방공무원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억원을 지원해 직장어린이집 2개소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주찬식 위원장(송파1)은 “평소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해 재난현장에서 생사를 무릅쓰고 근무하는 소방공무원을 위한 소방환경 개선이 절실하다고 느끼고, 이는 바로 서울시민의 안전과 직결될 것이라 확신하였다면서 서울시와 소방안전 예산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힘겨운 줄다리기 협의를 통해 추가투자예산이 반영된 것에 크게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통진당 출신’ 30대男 “박근혜 퇴진 5000 청년결사대 모집”

    ‘통진당 출신’ 30대男 “박근혜 퇴진 5000 청년결사대 모집”

    옛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가 SNS에 ‘청년결사대를 모집해 12일 청와대로 진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통진당 출신 김모(33)씨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퇴진 5000 청년결사대 모집합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씨는 “1000명씩 5개 중대, 1개 중대는 100명씩 10개 소대(로 구성하겠다)”면서 ‘치고 빠지기’,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쏴라’ 등 다양한 전술도 제시했다. 그는 각종 도구도 준비하겠다며 ‘보기만 해도 퇴진하고 싶어지는 시뻘건 박근혜 퇴진 깃발 50개’, ‘손수건을 두르는 순간 혼자가 아니게 되는 결사대 노란 손수건 5천장’, ‘공포의 호루라기’ 등을 언급하기도 헀다. 게시글 아래에는 ‘후원 계좌’라고 밝히며 자신의 은행 계좌번호를 적었다. 김씨는 “12일 안 되면 13일, 14일 등 될 때까지 청와대로 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기한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시의원 선거·총선 등에 출마 경력이 있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4년 ‘박근혜 퇴진’을 공약으로 내걸고 서울 중구 시의원 선거에 통진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올해 4월 총선에는 서울 서초을에 무소속으로 입후보하기도 했다. 김씨의 글에 일부 누리꾼들은 “당신 행동이 이번 (최순실) 사건으로 정치에 다시 관심을 가진 수많은 국민을 상실하게 만들 수도 있다”, “정중하게 하지 마시라고 부탁드린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가을볕 속 항일·친일 굴곡진 역사의 발자취 더듬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가을볕 속 항일·친일 굴곡진 역사의 발자취 더듬다

    서울신문은 서울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오는 12일 답사는 ‘연극과 문화의 산실 대학로’를 주제로 한선영·박광규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진행한다. 서울시는 미래유산 중 윤극영 가옥처럼 역사·문화적 보존가치가 있는 공간을 활용해 살아 있는 교육·관광자원을 만들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윤극영 가옥은 1970년에 지어져 윤 선생이 1977년부터 1988년 11월 작고할 때까지 거주했고 이후 유족들이 살았다. 서울시는 건축물 원형 보존 상태와 내외부 안전도가 양호하다고 판단하고, 약 6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3년 유족들로부터 집을 사들인 뒤 역사 교육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윤 선생은 일제강점기 창작동요 선구자다. 서울시는 강북구근현대사기념관과 연계해 어린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는 또 윤극영 가옥 이외에 구의 취수장을 이용한 거리예술창작센터, 함석헌 기념관, 강북구근현대사기념관 등을 활용하는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열네 번째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이 있었던 지난달 22일, 청와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폭발력을 예견했던 것 같다. 청와대 인근 김상헌 시비가 있는 ‘무궁화동산’으로 가려니, 효자동주민센터 앞부터 엄청난 경찰 병력이 진을 치고 청와대 쪽으로 들어오는 시민들을 검문검색했다. 답사 때면 늘 카메라, 플래카드, 손수건 30장씩을 챙기고 다니다 보니 가방이 무게가 제법 나가고 불룩하다. 경호요원의 상징인 검은 선글라스에 검정 양복을 입은 남자가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가방을 열어보란다. 불법 불심검문이다. 새빨간 손수건 뭉치가 나오자 선글라스 안경알 넘어 동공이 확대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게다가 플래카드까지 나오니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아무튼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이러려고 서울미래유산 답사를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이번 답사는 배건욱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준비한 웃대 마실이다. 웃대는 현재 서촌으로 더 잘 알려진 인왕산 동쪽 아랫마을을 일컫는다. 주제를 편하게 웃대 마실로 잡았지만, 사실 이번 답사는 항일과 친일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배 해설사는 웃대 일대에 자리한 서울미래유산들까지 함께 들춰봄으로써 근현대사와 미래유산을 씨줄과 날줄처럼 잘 엮어냈다. 웃대에서는 항일운동가 동농 김가진(1846~1922)의 집터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1867~1932)을 기리는 우당기념관 등 항일 인사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또 윤덕영(1873~1940), 이완용(1858~1926)과 같은 친일파의 집터와 별장 흔적을 통해 그들이 국정을 농단하면서 부를 축적한 그리 오래지 않은 부끄러운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가노라 삼각산아’ …무궁화동산에 시비병자호란 척화파 청음 김상헌 집터 웃대는 항일 이전에 항몽(抗蒙) 역사가 먼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경복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병자호란 당시 대표적 척화파였던 청음 김상헌(1570~1652)의 집터가 있었다는 표지석이 있다. 그가 청나라로 압송돼 가면서 남긴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로 시작되는 시조는 아직도 널리 회자된다. 배 해설사는 “김상헌은 1639년 청나라가 명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조선에 출병을 요구했을 때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청나라에 미운털이 박힌 채 소현세자와 함께 끌려가는 신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경복고에서 조금 더 내려오니 무궁화동산에 후손들이 세운 김상헌의 ‘가노라 삼각산아’ 시비가 서 있다. 이곳은 김상헌 생가터가 있던 곳으로 이후 안동 김씨의 세거지(일종의 집성촌)가 됐다. 무궁화동산은 옛 중앙정보부 궁정동 안전가옥 터에 지어진 공원이다. 과거에는 청와대 경내로, 출입이 금지됐던 곳이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 앞길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서 공원으로 조성됐다. 공원 중앙에는 궁정동을 상징하는 우물 정(井)자 분수대가 놓여 있다. 이회영 선생 형제들 우국충정 기려민족 지사 우당 기념관 국립서울농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270년 된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수화 모양 석조물이 서 있다. 학교 안에는 영조의 후궁이며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이씨를 위한 사당인 선희궁(서울시유형문화재 제32호)이 잘 보존돼 있다. 학교를 빠져나와서 인왕산 방향으로 조금만 오르면 우당기념관이 나온다. 종로구 신교동 6-22 빌라촌 하단부에 둥지를 튼 우당기념관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회영과 그 형제들의 우국충정을 소박하게 기리고 있었다. 입구 정면에는 이회영의 흉상과 사진, 연보를 비롯해 여섯 형제가 독립운동을 위해 망명 직전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소장돼 있다. 이회영은 여섯 형제 중 넷째이고 대한민국 초대 부총리를 지낸 이시영이 막내다. 배 해설사는 “이회영 선생의 업적은 독립군 양성소인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것이고, 거액의 자금은 모두 그의 집안에서 조달했다”며 “이곳에 오면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서글픈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회영은 1924년 베이징에서 재중국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을 결성하는 등 아나키스트로 변신하면서 독립운동 노선에 변화를 준다. 1932년 일본에 의해 체포돼 고문 후유증으로 옥사했다. 1962년 건국공로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윤동주가 머물렀던 하숙집도 서울미래유산이 돼 항일의 길에 당당하게 서 있다. 매국으로 부 축적… ‘돌문 안 뾰족한 집’으로 불려친일파 윤덕영 별장 벽수산장 기둥 흔적 웃대 항일의 길이 끝나는 곳에서 친일의 길이 시작됐다. 웃대에서는 아직도 항일과 친일의 정신이 소리 없이 싸우고 있는 듯했다. 윤덕영의 별장인 벽수산장 터에는 호화롭던 건물은 자취가 없고 기둥 몇 개가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다. 최근에 지어진 집 앞에 오래되고 거대한 기둥이 뻘쭘하게 서 있는가 하면, 근처에는 비슷한 기둥 상단부가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사전 지식 없이 지나가면 도무지 뭔지 모를 돌덩어리들이다. 초호화판 벽수산장의 흔적치고는 초라했다. 배 해설사가 옛 벽수산장의 사진을 보여주자 답사객들이 규모와 화려함에 놀랐다. 59년째 이 동네에 거주하고 있다는 주민 이병문(78)씨는 “벽수산장이 1966년 큰불이 나서 방치돼 있다가 1973년 철거한 후 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며 “주민 대부분이 3~4대 정도 살아왔기 때문에 옛일을 소상히 잘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벽수산장 일대는 조선시대에는 송석원으로 불렸다. 당시에는 인왕산 계곡 깊은 곳이었기 때문에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져 절경이었다. 조선 중기에는 중인들의 여항문학이 싹튼 곳이기도 하다. 윤덕영은 순종 황제의 황후인 순정효황후 윤씨의 큰아버지다. 친일과 매국으로 부를 축적해 ‘돌문 안 뾰족집’으로 불렸던 벽수산장을 3년에 걸쳐 지었다. 공사 대금은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받은 은사금으로 충당했다. 설계도는 프랑스 공사로 갔던 민영찬이 사뒀던 것을 이용했다. 윤덕영은 벽수산장 가까이 그의 딸을 위한 집도 지었다. 지금은 박노수 미술관(서울시문화재자료 제1호)으로 단장해 종로구청이 관리하고 있다. 옥인파출소와 종로구 보건소 일대는 이완용의 집터로 알려졌다. 웃대에는 아직 친일의 흔적이 도처에 남아 있다. 웃대 일대는 서울미래유산도 상당히 많이 분포돼 있다. 경복궁역 3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만날 수 있는 김봉수작명소는 1958년에 즈음하여 길 건너 금천교시장에서 문을 열었다. 1977년 현재 위치로 이사해 2대 김성윤씨가 운영하고 있다. 정·재계 인사들이 단골로 많이 온다고 한다. 1950년대 조성된 통인시장은 도시락 카페 등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다른 재래시장과의 차별화를 통해 하루 평균 1500명이 넘는 이용객이 방문한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시장 안에는 원조 할머니 기름떡볶이집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1956년 맹씨 성을 가진 할머니가 처음 장사를 시작했고, 1986년 김임옥 할머니에게 전수했다. 지금은 김 할머니의 두 아들과 며느리가 모두 나와서 일을 할 정도로 주말 북새통을 이룬다. 근처에 원조 떡볶이집이 또 있는 데 대해 큰아들 오정환씨는 “잘 아시겠지만 원조는 우리다”며 원조 논란을 한마디로 잠재웠다. 배 해설사가 공사장 가림막 앞에서 멈춰 서더니 망연자실해했다. 노천명 가옥이 전면 보수공사에 들어가면서 한 뼘도 볼 수 없도록 가려져 있었던 것이다. 배 해설사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멀쩡했는데 이렇게 사라지다니 허탈하다”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본부 문화정책과의 이지나 미래유산팀 주무관은 “노천명 가옥은 철거된 게 아니고 전면 수리에 들어간다고 한옥조성과에 접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 20년간 살았던 집…시인의 자취 찾을 수 없어시인 이상의 집 웃대 초입에 있는 이상의 집은 시인 이상이 큰아버지집 양자로 들어가 1912년부터 20년간 살았던 곳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부지를 매입해 재단법인 아름지기가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부인과 딸 등 가족과 함께 나온 오승건씨는 “밖에선 이상의 흔적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관리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며 “서울미래유산 현판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촌 한옥 지역 일대도 서울미래유산이다. 이곳 외에 한옥 밀집 지역인 돈화문로 주변, 북촌, 동소문 2가동, 제기동, 인사동, 명륜동, 보문동 일대가 모두 서울미래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아빠와 함께 나온 김경민(7)양은 “언덕이 있어서 힘들었지만 선생님 설명을 들으면서 가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앞으로 계속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