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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라이, 아내 요가복 차림에 경악 ‘얼마나 섹시했길래?’

    일라이, 아내 요가복 차림에 경악 ‘얼마나 섹시했길래?’

    ‘살림하는 남자들2’ 일라이가 안절부절 했다. 10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2’에서는 일라이와 지연수가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이날 일라이와 지연수는 운동센터를 찾은 후 두 사람이 함께할 운동으로 ‘플라잉요가’를 추천 받았다. 일라이는 트레이닝 차림으로 탈의실에서 나왔고, 아내 지연수가 나오길 기다렸다. 이후 아내 지연수의 의상을 본 일라이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지연수는 요가복은 타이트하게 몸매가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일라이는 황급히 수건을 덮어준 후 “누가 보면 어떡하냐”라며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이어 일라이는 아내 지연수의 어깨를 수건으로 두른 후 그녀를 계속 졸졸 따라다녀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최루탄 맞은 文 챙기다 인연…“가치관 맞는 짝”

    최루탄 맞은 文 챙기다 인연…“가치관 맞는 짝”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정숙(63) 여사는 이번 대선 기간 문 당선인의 최대 조력자를 자임했다.김 여사는 ‘문재인의 호남 특보(특별보좌관)’라고 불릴 정도로 지난 8개월간 문 당선인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호남의 마음을 돌리는 데 애썼다. 김 여사는 문 당선인이 직접 찾지 못하는 호남의 곳곳을 누볐고,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문 당선인의 진지한 이미지를 보완했다. 늘 진지한 성격의 문 당선인이 답답하다는 의미의 ‘고구마’라는 별명을 얻었다면, 활달하고 밝은 성품의 김 여사는 시원한 ‘동치미’ 같은 역할로 문 당선인 곁을 지켰다.문 당선인과 김 여사는 경희대 선후배 관계다. 서울 출신인 김 여사는 1974년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해 축제에서 두 학번 위인 72학번 법대생 문 당선인을 처음 만났다. 본격적인 인연은 이듬해 유신반대시위 현장에서 시작됐다. 선두에 서서 태극기를 들고 행진했던 문 당선인의 앞에 최루탄이 발사돼 기절하자 문 당선인의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아 줬던 사람이 바로 김 여사였다. 두 사람은 그 일을 계기로 가까워졌고 이후 구치소, 군대, 고시공부, 또다시 구치소, 사법연수원 등으로 이어진 7년 동안의 연애 끝에 1981년 결혼했다. 김 여사가 문 당선인을 평생의 반려자로 선택한 이유는 삶에 대한 가치관이 서로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 당선인이 관습에 따른 여성상을 요구하지 않을 것 같았다는 점도 문 당선인과의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였다. 김 여사의 친정과 성장 과정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사실이 그다지 많지 않다. 친가와 외가 모두 독실한 가톨릭 집안이다. 친정 부모는 서울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한복집을 운영했고 김 여사는 2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두 살 위인 친언니는 미국 뉴욕 패션기술대(FIT) 출신으로 디자이너로 활동했지만, 몇 년 전 세상을 떠났다. 김 여사는 숙명여중·고(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과 동창)를 졸업한 뒤 경희대 성악과에 진학했고 졸업 뒤 서울시립합창단에서 활동했다. 문 당선인이 학생운동 전력 탓에 판사 임용이 되지 않아 부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면서 음악가의 길을 포기했다. 김 여사는 2011년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탄생 65주년 기념음악회 무대에서 ‘청산에 살리라’를 부르는 등 녹슬지 않은 성악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금쪽같은 자식 다쳐 피 난다면…

    나들이 도중 아이가 갑자기 다치면 침착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다. 특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바깥 나들이가 늘어나는 요즘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에 처할 때가 많다. 따라서 각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상처 부위 심장보다 높게 해야 아이가 다쳐 피가 나면 거즈나 솜, 깨끗한 수건, 화장지 등을 이용해 손가락 또는 손으로 압박을 시도한다. 출혈 양이 많고 5~10분 지혈 뒤에도 출혈이 멈추지 않으면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상처 부위는 심장보다 높게 하고 거즈나 깨끗한 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강하게 눌러준다. 다만 출혈이 멈췄는지 너무 자주 확인하면 피딱지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있다면 집에 약국에서 파는 소독 거즈와 소독용 생리식염수를 갖춰 놓는 것이 좋다. 찰과상이 생기면 생리식염수로 상처 부위를 씻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생리식염수가 없다면 흐르는 수돗물을 이용해도 된다. 이때 직접 손으로 만지거나 문지르지 말고 물로 이물질을 씻어내야 한다. 최영웅 인제대 상계백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7일 “‘베타딘’이나 ‘클로르헥시딘’ 같은 소독약이 있으면 소독을 해주고 항생제 연고나 습윤드레싱 제품을 붙여서 마무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화상 땐 30분가량 찬물로 식혀야 진피층 이상의 깊이로 열상이 있고 상처가 벌어지면 봉합이 필요하다. 따라서 열상 부위를 침착하게 생리식염수 등으로 씻어 주고 거즈 등으로 덮어 봉합이 가능한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 이때 지혈제를 무리하게 뿌리거나 손가락 등을 고무줄이나 붕대로 세게 압박해서 감으면 괴사가 생길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손가락, 발가락이 절단되거나 살점이 떨어져 나가면 생리식염수로 적신 거즈에 싸서 병원으로 갖고 가면 된다. 아이가 화상을 입으면 20~30분 정도 흐르는 찬물에 화상 부위를 대 식혀 준다. 얼음을 직접 대는 것은 피한다.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나면 성형외과 진료가 가능한 의원이나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터지거나 베인 상처가 아닌 쓸리거나 벗겨진 상처, 맑은 진물이 나오는 깨끗하고 작은 상처는 ‘상처 치유 밴드’를 사용하면 된다. 이 밴드는 진물을 흡수하고 딱지의 역할을 해 아래에 새살이 나는 것을 돕는다. 삼출물이 많아 밖으로 넘치면 보다 두꺼운 제품을 사용하거나 일반 거즈 드레싱을 활용해야 한다.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 교수는 “상처 부위가 외부와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세균감염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선거 풍경

    [그때의 사회면] 선거 풍경

    교통과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도 불철주야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후보자들의 체력은 극한의 상황에 이르기 마련이다. 과거에는 대중 앞에 후보자들이 직접 설 수밖에 없어 피로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했다. 1956년 5월 5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세를 위해 호남선 야간 열차를 타고 가다 급서한 해공 신익희 선생의 사인도 과로였다.유세 차량이나 확성기 등 장비가 충분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한꺼번에 수십만명을 동원하는 대규모 유세는 선거운동의 하이라이트였다. 지금은 찾아가는 유세를 한다면 그때는 모으는 유세를 했다. 서울에서는 성동 원두라 불리던 옛 동대문운동장, 여의도광장, 한강 고수부지, 남산 야외음악당 등이 유세장으로 애용됐다. 부산은 조방광장이나 옛 수영공항 부지, 대구는 수성천 백사장 등이, 다른 도시들은 주로 공설운동장이나 역전광장, 학교 운동장이 유세장이 됐다. 후보들은 공항이 있는 대도시는 비행기로 이동하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주로 기차로 다닐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보통 대여섯 시간 이상 걸렸기에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금품을 살포하고 폭력을 동원하는 불법 선거운동도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선거철이 되고 유세가 끝나면 막걸리판이 열리는 것은 보통이었고 비누, 수건, 설탕, 고무신 등 선물 제조 업체들이 선거 특수를 누렸다. 유세장에 사람을 동원하려면 금품이 필요했다. 유신 이후 15년 만에 체육관 선거에서 직선제로 바뀐 1987년 대선에서는 정당 가입자와 유세에 참석한 청중들에게는 라이터, 핸드백, 손목시계, 스카프 등의 고급 선물뿐만 아니라 돈도 살포할 만큼 분위기가 혼탁했다. 혼탁의 정도는 국회의원 총선이 더 심했다. 선거철만 되면 친목회와 동창회를 빙자해 관광을 시켜 주고 표심을 얻으려 했다. 1963년 제5대 대선에서는 대통령 후보의 신문광고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당시 기호 3번 박정희 후보의 신문 1면 광고에는 “새 일꾼에 한표 주어 황소같이 부려 보자”라는 표어가 실려 있다. 장년층 이상이면 기억하는 후보가 진복기(1917~2000)씨다. ‘카이저 콧수염’으로 유명한 그는 1971년 대선에 출마해 박정희, 김대중 후보에 이어 3위를 했다. 그는 돌풍이 일자 박정희 정부가 겁을 먹고 유신헌법을 만들었다고 큰소리쳤다. 또 “신안 앞바다의 보물을 캐내서 온 국민을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선언했는데 훗날 실제로 보물이 발견됐다. 진씨는 1980년대 들어 상습 대선 출마자로 규제를 받았지만 그가 대선에 출마한 것은 1971년 한 번뿐이었다. 사진은 1967년 4월 25일 전북 정읍농고 교정에서 제6대 대선에 출마한 당시 신민당 윤보선 후보가 중절모를 쓴 촌로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손성진 논설실장
  • ‘초인종 의인’ 어머니 문재인 찬조연설 “아들이 바란 세상 만들 사람”

    ‘초인종 의인’ 어머니 문재인 찬조연설 “아들이 바란 세상 만들 사람”

    지난해 서울 마포구의 한 원룸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웃들을 구하고 숨진 의인 고(故) 안치범(당시 28)씨의 어머니 정혜경씨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아들이 바라던 세상을 만들어 줄 사람”이라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정씨는 30일 SBS에서 방송된 문 후보 찬조 연설을 통해 “한 나라의 대통령은 나라를 굳건하게 하고 잘 살게 하는 큰일도 해야 하지만,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리고 보듬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문 후보가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 자기의 권위가 아닌 국민의 권위를 세우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안씨는 지난해 9월 9일 마포구 서교동의 한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나자 초인종을 눌러 이웃을 대피시키고 정작 자신은 연기에 질식해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다 10여일 만인 지난해 9월 20일 새벽 끝내 숨을 거뒀다. 정부는 안씨를 의사자로 인정했다. 정씨는 안씨가 생전에 ‘정권을 교체해야 하고, 문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치범이가 사놓고 신지 못한 새 운동화를 보고 ‘살아있다면 어디에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남편과 의논한 끝에 문 후보에게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지난 2월 9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주최로 열린 ‘안전한 대한민국’ 포럼에서 치범씨의 아버지인 안광명씨로부터 고인의 운동화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정씨는 “꼭 당선되어 우리 아들처럼 국민을 위해 발로 뛰는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정씨는 남편과 함께 문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국민도 다른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데 국가와 정치권은 그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국민이 안전하고, 상식과 정의가 존중받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아들처럼 뛰어 달라”고 말했다고 연설에서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26일 문 후보가 대전 국립현충원 천안함 용사 묘역을 참배했을 때 의사자로 지정된 치범씨의 가묘를 찾은 일도 언급하면서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이구나. 그러니 국민의 아픈 마음도 헤아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또 “치범이가 저세상으로 가고 나서야 이렇게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지도자가 얼마나 절실한지 깨닫게 됐다”면서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주실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정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연설문을 읽어 내려갔고, 연설 중에 간혹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연설 막바지에 치범씨에게 쓴 편지를 낭독한 정씨는 “아직도 엄마는 네가 그냥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해서 네 방에 불을 켜놓고 있다”면서 “5월 9일 투표하고 좋은 소식 갖고 네게 찾아갈게”라고 말했다. (출처 : 유튜브 ‘Harper Kim’)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주민 손으로 일군 ‘예마을’ 고령 명소 됐어요

    주민 손으로 일군 ‘예마을’ 고령 명소 됐어요

    주민 출자 조합서 개발 주도…휴양시설·체험 프로그램 갖춰‘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인적이 드문 가야산 자락의 농촌 체험·휴양마을에 연간 수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경북 고령군은 덕곡면민들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 덕곡발전위원회’가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를 5만 5000명으로 정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는 4만 2000명을 유치했다. 그 중심에 덕곡발전위가 운영하는 농촌 체험·휴양 시설인 ‘고령 예(禮)마을’이 있다. 고령 도심에서 10㎞ 떨어진 덕곡 지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적이 드문 외딴곳이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지역 개발에서 뒤처졌고 주민 1500여명의 40%가 65세 이상 노인으로 갈수록 쇠락했다. 도저히 희망이라고는 없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주민들이 ‘고령 예마을’ 운영에 나선 게 계기가 됐다. 고령군은 국비 등 총 77억원을 유치해 애물단지였던 폐교(옛 덕곡초교)를 매입, 리모델링하고 각종 휴양·체험 시설을 마련했다.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1억원이 넘는 돈을 출자해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그 결과 하루 많게는 수천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청정자연을 자랑하는 예마을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물놀이장(9900㎡), 펜션(8~60명)·캐러밴(최대 5명) 등 숙박시설, 잔디광장, 조랑말 체험, 대강당, 회의실 등을 갖췄다.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지역 특산물인 딸기를 이용한 소시지·주먹밥· 피자 만들기, 나만의 사진엽서, 생태손수건, 미나리 비누 만들기, 딸기 수확 등이 있다.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어촌 인성학교’로도 지정됐다. 농식품부는 예마을을 전국 권역별 개발사업 우수사례로 선정, 17개 시·도 공무원 연수에 소개했다. 전국에서 벤치마킹이 잇따른다. 지금까지 50여곳에서 다녀갔다. 방문 문의도 쇄도한다. 김병환 덕곡발전위원장은 “예마을 재방문율이 80% 이상으로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지역의 관광 자원과 연계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는 관광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길섶에서] 보수화/황성기 논설위원

    요 몇 년간 옷을, 하물며 양말조차 제대로 사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챈 것은 봄철에 접어들면서다. 유행 좇기를 즐기지 않았지만 옷가게에 들러 새 옷도 보고 사곤 했다. 몇 해째 입은 봄옷을 꺼내 보니, 10년 가까이 된 어떤 옷은 상의건 하의건 폭이 넓어 촌스런 티가 물씬 풍긴다. 옷수선 가게에 물어보니 줄이는 데 새것만큼의 돈이 들었다. 옷뿐만 아니라 구두나 가방, 손수건, 혁대도 벌써 몇 년째 신던 것, 쓰던 것 그대로다. 나이 들면 쓸모없는 기억들은 뇌에서 저절로 사라져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습득했던 지식, 그리고 세상을 살면서 만들어진 생각은 특히 그렇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은 툭하면 업데이트를 요구한다.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쓸모가 줄어든다. 옛 옷을 입으며 유행을 무시하던가, 새 옷을 사 입으며 옛 옷은 과감히 버리던가. 옷처럼 묵은 지식과 생각도 갱신하지 않을 바에는 삭제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오래된 가치를 고집하며 세상을 좇지 못하는 옹고집으로 늙지 않아야 할 텐데 괜스레 걱정이다. 낡은 봄옷을 입으며 드는 생각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대학시절 소개팅… 기절한 文 간호하다 가까워져

    대학시절 소개팅… 기절한 文 간호하다 가까워져

    가치관 서로 잘 맞아 7년간 열애수감·징집·고시공부 때 뒷바라지 “그 사람은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자유롭게 해 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는 ‘문재인의 호남 특보(특별보좌관)’라고 불릴 정도로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의 최대 조력자로 꼽힌다.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유쾌한 정숙씨’라고 별명을 붙여줬을 만큼 김씨는 특유의 활달하고 밝은 성품으로 문 후보의 진지한 이미지에 ‘보완재’ 역할을 한다는 게 문 후보 측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문 후보와 김씨는 경희대 선후배 관계다. 서울 출신인 김씨는 1974년 경희대 음악대학 성악과에 입학해 축제에서 두 학번 위인 72학번 법대생 문 후보를 처음 만났다. 첫인상은 ‘별로’였다는 게 김씨의 회고다. 법대 과대표를 하던 친구 오빠가 ‘축제에 한번도 안 오는 친구가 있는데 여자 소개해 주면 오겠다고 했다’며 만나 보라고 했단다. 김씨는 거절했지만 그 친구 오빠는 ‘그 친구가 프랑스 미남 배우인 알랭 들롱을 닮았다’며 만나 보라고 설득했다. 김씨는 처음 만나는 자리니 문 후보가 당연히 양복 차림일 줄 알았지만 ‘이상한’ 초록색 점퍼에 회색 바지를 입고 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축제 이후 마주칠 때마다 간단히 인사만 했던 두 사람의 본격적인 인연은 이듬해 유신반대시위 현장에서 시작됐다. 선두에 서서 태극기를 들고 교문을 향해 행진했던 문 후보의 앞에 최루탄이 발사됐고 그는 그대로 기절했다. 누군가 물수건으로 문 후보의 얼굴을 닦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김씨였다. 두 사람은 그 일을 계기로 가까워졌다. 김씨가 문 후보를 평생의 반려자로 선택한 이유는 삶에 대한 가치관이 서로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악가의 꿈을 품었던 김씨에게 문 후보가 관습에 따른 여성상을 요구하지 않을 것 같았다는 점도 문 후보와의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였다. 김씨는 문 후보가 유신 독재에 항거하다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나 강제 징집돼 특전사에 배치됐을 때, 고시 공부를 할 때도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문 후보는 입대 후 첫 면회 때 김씨가 안개꽃 한 다발을 가져온 장면을 잊지 못하고 있다. 문 후보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에 다니던 시절 청혼했고, 두 사람은 7년 연애 끝에 1981년 결혼했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 때마다 문 후보가 신념을 끝까지 지키면서도 다정하고 가정적인 남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슬하에 아들 준용씨, 딸 다혜씨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중국, 미세먼지, 황사 지나가니 꽃가루 창궐

    중국, 미세먼지, 황사 지나가니 꽃가루 창궐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전역에서 꽃가루 날림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의 목소리가 거세지는 분위기다. 매년 이 시기 창궐하는 꽃가루 날림 문제 탓에 거리마다 야구공 크기의 솜뭉치를 연상케하는 꽃가루가 덩어리지어 날리는 탓이다. 꽃가루 문제의 주범은 류쉬(柳絮)라고 불리는 버드나무, 백양나무 암수에서 방출하는 꽃가루이지만 최근에는 버드나무 암수에서 떨어지는 버들개지도 시민들의 불편을 한층 강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년 4~5월 고조되는 꽃가루 문제는 지난 1970년 베이징 시정부가 도시 미관사업의 일환으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버드나무, 백양나무를 가로수 사업 묘목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성장속도가 빠르고 병충해 등 재해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현재 베이징 시내 가로수 가운데 4000만 그루 가운데 약 6%가 버드나무, 백양나무 암수인 것으로 현지 언론은 집계했다. 더욱이 대부분의 가로수 미관 사업이 공동주택 밀집 지역, 학교, 병원 등 인구 밀도가 높은 곳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꽃가루 날림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시기 거리에는 마스크와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가리고 이동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꽃가루 알레르기, 피부질환, 가려움증,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최근 베이징시 원림녹화국 관계자는 “시 중심부로부터 4환 이내의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버드나무, 백양나무 암수 벌목 및 화학약품 처리를 통한 꽃가루 방지 사업에 우선 돌입했다”면서 “오는 2020년까지 봄철 꽃가루 날림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이징 시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버드나무와 백양나무 등 꽃가루 날림 문제를 유발하는 수목 일부에 대해 민간의 식목을 일체 금지해오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차 밑에서 울던 아기 길고양이, 애교 넘치는 반려묘 되다

    휴가를 맞아 여행을 다녀온 여성 ‘디’는 이웃집에 맡겼던 반려묘를 데리러 갔을 때 그 집 근처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게 됐다. 그녀는 곧 그 애절한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찾기 시작했고 낡은 자동차 밑에 조그만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자신을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발견했다. 고양이 전문 매체 러브미우는 10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소셜사이트 레딧닷컴에 한 사용자가 공개한 길고양이를 입양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이 여성이 차 밑에 있던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이 녀석은 잘 먹지 못했는지 심하게 야위어 있었고 온몸이 더러워져 있었다. 그녀는 “고양이가 도망가리라 생각했지만 내게 먹을 것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때 그녀는 아쉽게도 어떤 음식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이웃집에 “근처에 새끼 고양이가 있다”면서 약간의 먹이를 얻어 고양이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고양이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낙심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이웃집에 맡겼던 반려묘만을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두 시간쯤 뒤 이웃으로부터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그녀는 바구니에 고양이용 먹이를 잔뜩 담아 들고 이웃집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다시 새끼 고양이가 있었다. 그녀가 준비한 먹이를 조심스럽게 건네자 고양이는 배가 심하게 고팠는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다가와 받아먹었다. 이때 그녀는 고양이를 수건으로 감싸 바구니에 넣어 보호하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새끼 고양이는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털도 얽혀 있고 흙이나 벼룩 등이 몸에 붙어 있었다”면서 “물에 적신 천으로 고양이의 온몸을 닦아주고 인근 수의사에게 데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서 고양이의 탈수 증상을 치료하고 기생충을 없애는 등의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새끼 고양이에게 루퍼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2~3일 동안 극진히 보살폈다. 그러자 고양이는 먹이도 잘 먹고 잠도 잘 자며 순조롭게 기력을 되찾았다. 그녀는 루퍼스가 건강을 회복하고 주변 환경에도 적응했을 무렵 SNS를 통해 고양이를 입양할 가족 찾기에 나섰다. 그런데 3주가 지나도 입양을 자청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루퍼스는 나날이 밝고 건강한 고양이로 변해갔다”고 말했다. 한 달이 지나자 루퍼스의 털은 점차 풍성해지고 윤기가 흘러 길고양이 시절의 모습은 사라졌다. 또한 이 고양이는 특유의 친근함 덕분에 이 집의 터줏대감인 반려묘와도 친해졌다. 사실 이 집의 반려묘도 루퍼스와 같은 길고양이 출신이라고 한다. 그런 모습에 디는 물론 그녀의 아버지 역시 루퍼스를 가족으로 들이기로 했던 것이다. 그녀는 “루퍼스는 호기심이 많아 매일 나비나 장난감 등을 잘 쫓는다. 거실 한가운데서 낮잠을 자는 것도 좋아한다”면서 “우리가 소파에 앉으면 무릎 위로 올라와 애교를 부린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디의 가족은 루퍼스와 반년을 함께 살았다. 그녀는 “그때 루퍼스를 도울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만일 이렇게 집으로 데려오지 못했더라면 당시 루퍼스의 눈이 평생 마음에 남아 후회했을 것”이라면서 “루퍼스에게 도움을 주고 가족으로 들일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루퍼스는 앞으로도 길고양이가 아닌 반려묘로 애교 넘치는 행복한 고양이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SNS의 위력…만년설 화산에서 조난 당한 청년 구조돼

    SNS의 위력…만년설 화산에서 조난 당한 청년 구조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위력을 발휘하며 소중한 목숨을 살렸다. 만년설로 뒤덮인 화산에 올랐다가 조난을 당한 청년이 SNS 덕분에 무사히 구조됐다. 정신을 잃지 않고 스마트폰 SNS을 활용한 덕분이다. 페루 남부 아레키파에 있는 화산 미스티에는 매년 부활절을 앞두고 등산객이 몰려든다. 고난주간에 화산에 오르면서 고난을 체험하는 관습이 있어서다. 안토니오 타이페(25)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전 친구들과 함께 미스티 정상에 올랐다. 사고는 내려올 때 벌어졌다. 만년설이 덮인 산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던 타이페는 뒤쳐지면서 혼자가 됐다. 설상가상 눈에서 미끄러지면서 머리와 다리를 다쳤다. 꼼짝할 수 없게 된 청년은 손수건으로 피가 흐르는 머리를 지혈했지만 거동은 불가능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영락없이 목숨을 잃게 될 위기상황. 절망한 그는 순간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폰을 떠올렸다. 서둘러 꺼내 보니 기적처럼 신호가 잡히고 있었다. 타이페는 채팅앱 왓스앱에 "제발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적었다. 그러면서 피를 흘리는 자신의 셀카를 찍어 올렸다. SNS의 위력은 엄청났다. 순식간에 메시지를 공유하는 사람이 불어나더니 페루 긴급상황작전센터로 사고가 접수됐다. 긴급상황작전센터는 실시간으로 SNS에 상황을 알리며 구조작전에 나섰다. 같은 날 저녁 긴급상황작전센터는 SNS에 "타이페의 위치를 파악했다"는 긴급 소식을 전했다. 이어 청년을 발견해 심리적 안정을 돕고 있다면서 아레날에 있는 작전센터 베이스로 그를 옮길 것이라는 실시간 상황소식을 올렸다. 구조당국의 실시간 상황보고는 계속됐다. 긴급상황센터는 "베이스에선 다시 경찰이 청년을 산밑 지휘본부로 후송할 것"이라며 "지휘본부엔 이미 소방대가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은 14일 밤 무사히 구조됐다. 현지 네티즌들은 "침착하게 청년을 구한 구조대, 정말 고생했다" "실시간 상황보고, 진짜 감동적이었다"며 작전센터에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살아난 대우조선… 새달 초 2조 9000억 신규 수혈

    살아난 대우조선… 새달 초 2조 9000억 신규 수혈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 항로 초입에 들어섰다.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불과 10시간 앞두고 마음을 돌린 국민연금 덕에 17일 연이어 열린 3차례 사채권자 집회는 98.1% 안팎의 찬성률로 무사통과했다. 18일 4·5차 집회 역시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사채권자 등이 채무 재조정에 합의하면 당장 5월 초 대우조선에 2조 9000억원이 신규 지원돼 극적인 회생길이 열린다. 이로써 대우조선이 2015년 10월 이후 지원받는 국민 혈세는 총 7조 10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당장 법정관리의 위기를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지만 남은 항로 역시 만만치 않다. 자율적 구조조정 과정 역시 수주 부진, 글로벌 업황 불안이라는 ‘미지의 항로’를 개척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는 탓이다.이날 3차례(오전 10시, 오후 2시, 5시)에 걸친 대우조선에 대한 정부의 채무 재조정안은 순조롭게 통과됐다. 채무 재조정안은 회사채 50%를 주식으로 바꾸고(출자전환),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해 주는 내용이다. 1차 집회는 시간이 지체되며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전격 합의로 30분 만에 끝날 것으로 관측됐지만, 앞으로 회생 계획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면서 1시간 10분이나 걸렸다. 하지만 2차 집회는 20여분 만에 끝났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찬성 이후 대부분 기관투자가가 찬성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18일 열리는 집회 모두 현재로서는 무난한 가결이 예상된다. 당장 위기는 넘기는 셈이지만 험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우조선은 내년까지 총 5조 3000억원 중 나머지 3조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실행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우선 대우조선은 1만명인 직원을 9000명으로 줄이고, 임금 반납 등을 통해 인건비 총액도 25%를 삭감해야 한다. 경남 거제와 서울 마곡 등에 가진 부동산 등 자산 매각도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자산 매각이 차질을 빚는 등 여건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수주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날 사채권자 집회에서 “1분기 (실적이) 흑자가 될 것 같다”고 장담했다.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다음주부터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3사 모두 흑자가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조선업계의 흑자는 구조조정 속에 이뤄낸 ‘불황형 흑자’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즉 경기가 좋지 않아 매출은 팍 줄어들었지만 마른 수건 짜듯 비용을 줄여 이익을 냈다는 얘기다. 흑자가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는 이유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업황’도 고민이다. 최근 영국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조선 수주 전망을 낮춰 잡으면서 추가 자구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클락슨리서치는 “2018년부터 조선업이 살아날 것”이라던 과거 전망을 뒤집고 “조선업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새 관측을 내놓았다. 대우조선은 올해 안에 총 48척의 선박을 인도해 약 10조원의 현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해운업·해양플랜트가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라 변수가 많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삼촌 살인범’에게 전화했다…화해의 손길을 건넸다

    ‘삼촌 살인범’에게 전화했다…화해의 손길을 건넸다

    2001년 9·11 테러를 술집에서 지켜보던 로크라는 백인 남성은 웨이터에게 "머리에 수건 두른 인간들은 아이건, 어른이건 모두 쏴죽여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흘 뒤인 9월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주유소 앞에서 꽃상자를 심고 있던 발비르 싱 소디를 발견했다. 그리고 증오범죄의 일환으로 다섯 발의 총을 쏴서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소디는 시크교도 출신이었다. 시크교도는 터번과 수염 때문에 무슬림으로 오해받아 미국 내 증오범죄의 흔한 표적이 되곤 했다. 미국사회 이슬람계 미국인, 시크교도들 중 첫 번째 희생양이었다. 로크는 이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나중에 감형받았다. 미국사회에 잔잔한 감동의 울림을 준 것은 시간이 한참 지난 뒤였다. 지난해 9월 어느날, 끔찍한 증오범죄가 벌어진지 꼬박 15년이 흐른 뒤였다. 소디의 친척이자 영화제작자, 시민운동가, 그리고 2살짜리 아기를 키우는 엄마인 발라리 카우르(35)와 소디의 여동생 라나가 감옥에 있는 로크에게 전화를 걸면서부터였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계열 매체인 투데이닷컴은 ‘혁명적 사랑’을 실천한 카우르의 사연과 함께 반복되는 폭력과 증오의 악순화의 구조적 문제점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소디의 동생인 라나와 함께 얘기를 나눈 뒤 끝없이 반복되는 폭력의 사이클을 깨기 위해 로크에게 전화를 하자고 결정했다"면서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를 해치는 사람들까지 사랑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연스럽거나 편안한 일이 아니었음은 물론이다. 실제 가해자와 피해자의 통화 내용 또한 그리 아름답거나 매끄럽지 않았다. 로크는 실제 전화통화에서 "소디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9·11에 사망한 사람들에게도 유감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진심어린 사과를 사실상 거부하는 듯했다. 카우르는 "처음 로크에게 전화를 건다는 것은 역시 재앙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는 여전히 자신의 살인 행위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있지 않은 채 9·11 때문에 일어난 행동으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디의 동생 라나가 받아들인 느낌은 조금 달랐다. 라나는 "로크가 미안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감사했다"면서 "로크에게 몇 년 전 로크의 아내와 딸을 자신의 집에 초대해 저녁식사를 함께 했던 점을 상기시켰더니 그는 '어느날 하늘의 심판을 받기 위해 천국에 갈 때 소디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할 것이며, 거기에서 그를 안아주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말했다"고 통화내용을 소개했다. 로크 역시 완곡하지만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담은 것. 라나는 이에 대해 "우리는 이미 당신을 용서했다"고 화답했다. 카우르는 투데이닷컴과 인터뷰에서 "그 만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화해의 문을 열고 우리가 함께 나눌 이야기의 새로운 장을 시작한 것"이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50대 교사-10대 아들 주먹다짐…“수건 제대로 정리 안 해”

    50대 교사-10대 아들 주먹다짐…“수건 제대로 정리 안 해”

    고교 교사인 50대 아버지와 10대 아들이 말싸움 끝 서로 주먹다짐을 한 끝에 경찰에 입건됐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서로 몸싸움을 한 혐의(폭행 등)로 아버지 A(54)씨와 아들(18)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청주의 한 고교 교사인 A씨와 그의 아들은 이날 오전 0시 40분쯤 청주시 상당구 집에서 서로 몸싸움을 하며 싸웠다. 술에 취한 A씨는 수건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다며 나무랐으나 아들이 대들자 “아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신고를 제지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는 아들의 뺨을 2대 때렸다. 아들은 이에 맞서 A씨 옆구리를 바로 3차례 걷어차는 등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A씨가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가족을 괴롭혔다는 취지로 지구대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두 사람이 서로 폭행한 사실을 확인, A씨와 아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지구대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하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몸싸움 정도가 심하지 않고, 진정이 된 이후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꼼수 사퇴 논란 洪 “국민만 볼 것”

    꼼수 사퇴 논란 洪 “국민만 볼 것”

    시한 3분 전 지사직 사퇴로 경남지사 보궐선거 무산돼‘꼼수 사퇴’ 비난을 받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10일 경남지사직에서 4년 4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는 퇴임사에서 “지금은 위기에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한 달 남은 대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퇴임식을 하면서 “4년 4개월의 귀중한 경험과 성과를 가지고 천하대란의 현장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퇴임사 도중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모든 것을 희생한 제 어머니 같은 분이 좌절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울먹였다. 홍 후보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시한을 단 3분 남긴 전날 밤 11시 57분에 사퇴했다. 경남도선관위에는 당일 사퇴가 통지되지 않아 도지사 보궐선거는 결국 무산됐다. 홍 후보는 보궐선거를 하면 300억원이 넘는 비용을 경남도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퇴임식 후 홍 후보가 탄 차량은 시민단체 회원으로부터 항의성 소금 세례를 받고 도청 청사를 빠져나갔다. 퇴임식을 마친 홍 후보는 경북 상주와 충북 괴산을 잇달아 방문해 4·12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하며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섰다.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김재원 후보 지원을 위해 방문한 상주 서문사거리에서는 “단순한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구·경북(TK)에서 한국당이 부활하느냐가 달렸다”며 “상주시민 여러분이 용서해 주고 다시 한번 한국당과 홍준표가 일어설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홍 후보는 상주 중앙시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보도를 보니 바른정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라고 하는데 내 선거에 유리하기 위해 다시 박 전 대통령 등 뒤에 칼을 꽂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파면과 구속으로 이중 처벌을 받았고 정치적으로는 이미 사체가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경선이 끝나면 지지율이 올라야 하는데 거꾸로 내려온 건 문 후보의 안보관 때문”이라며 “북·미 관계가 아주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선제타격설이 계속 나오는데 우리는 조용하다. 선거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원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할아버지에 발칙한 장난하는 할머니, 과연…

    할아버지에 발칙한 장난하는 할머니, 과연…

    할머니의 금실 유지 비법은?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 소개된 영상에는 최근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할머니의 발칙한 장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부엌에 미리 설치한 카메라 앞, 할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수병을 가지고 마술을 선보이려는 할머니가 서 있다. 할머니는 동전 한 개를 생수병 밑에 놓은 뒤, 수건으로 생수병을 가린다. 할머니는 장난끼 많은 마술사처럼 병에 마술을 불어넣는다. 곧이어 할머니는 수건을 생수병으로부터 걷어 내고 병 속 동전 살피는 시늉을 하면서 남편에게 “생수병 안을 한 번 보라”고 말한다. 할아버지가 얼굴을 생수병 가까이에 들이대고 살피려는 순간, 할머니는 생수병을 짜낸다. 할아버지의 물벼락 맞은 모습에 할머니가 카메라를 응시하며 활짝 웃는다. 아마도 할머니의 사랑받는 비법은 어린애 같은 끝없는 장난인 듯하네요. 사진·영상= DailyPicksandFlick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상장사 매출 찔끔·이익 껑충 ‘마른수건 짜기 흑자’

    상장사 매출 찔끔·이익 껑충 ‘마른수건 짜기 흑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이어서 마른 수건을 쥐어짠 ‘구조조정형 흑자’라는 아쉬움이 나온다.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3일 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533개사(금융업·분할합병사 등 73개사 제외)의 2016사업연도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121조 3000억원으로 전년(105조 5000억원)보다 15.02%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8.46% 증가한 80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하지만 매출액은 1646조원으로 전년보다 0.80%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보다 월등히 높은 건 기업들이 그만큼 비용절감을 했다는 뜻”이라면서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장사는 수익성도 개선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5년 6.46%에서 지난해 7.37%, 매출액 순이익률은 4.15%에서 4.88%로 각각 상승했다. 1만원짜리 물건을 팔면 737원은 영업이익, 488원은 순이익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자산총계는 2249조원으로 1년 전보다 4.82% 불어났고, 부채는 2.55% 늘어난 1199조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총계 대비 부채비율은 5.56% 포인트 낮아진 114.26%로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흑자 기업은 흑자로 전환한 66개사를 포함해 434개사(81.4%)였으며, 적자 기업은 99개사(18.6%)였다. 금융업 44개사의 영업이익은 19조원, 순이익은 18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0%와 19.4%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 727개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고르게 증가했다. 매출액은 138조 6000억원으로 6.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조 4000억원, 순이익은 4조원으로 각각 6.40%와 8.37% 불어났다. 거래소는 사업보고서 검토 결과 코스피 상장사인 넥솔론의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며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또 진흥기업과 STX, STX중공업 등 7개사를 상장폐지 우려 법인으로 분류했고, 보르네오가구와 대우조선해양 등 5개사는 관리종목으로 새로 지정했다. 코스닥에선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우전이 상장 폐지됐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살맛 나네, 너의 이름은

    살맛 나네, 너의 이름은

    ‘래미안, 자이, 푸르지오, e편한세상, 힐스테이트….’ 요즘엔 서울의 아파트촌만 한 바퀴 휙 둘러봐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친숙한 이름이다. 어떤 아파트는 브랜드 아파트가 생기기 훨씬 이전에 지어졌지만, 떡하니 ‘○○○’라고 브랜드를 달고 있다. 옛날 아파트지만 주민들이 건설사에 자기 아파트에도 새로운 브랜드를 붙일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한 결과다. 아파트 브랜드의 인기가 이처럼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각각의 브랜드가 가진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아파트 브랜드에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집’이라는 뜻을 가진 ‘채’와 ‘움’(Um·라틴어-순우리말로도 공간이라는 뜻), ‘빌’(vill·마을), ‘하임’(heim·독일어) 등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앞에 붙는 단어만 바꾸면 뜻이 달라지고 가장 단순한 형태의 이름 짓기라 많은 건설사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라면서 “롯데건설이 사용하는 ‘캐슬’(castle)도 집이라는 의미를 살짝 변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견사들이 의미를 단순하게 가져가는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수십억원 넘게 돈을 들여 독창적으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고심한다. 삼성물산은 2000년 ‘미래(來)의 아름답고(美) 안전한(安) 주거공간’을 뜻하는 래미안(來美安)을 시작했다. 대림산업도 같은 해 “이 편한 세상을 경험하라”는 뜻을 담아 ‘e편한세상’을 내놨다. 건설사 관계자는 “래미안이 상표 등록을 2000년 1월에 하고 e편한세상은 분양을 그해 3월에 하면서 브랜드 아파트의 시초를 두고 두 건설사가 입씨름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미국 등에서 ‘힐’(Hill’이라는 지명이 붙은 지역에 고급주택단지가 들어서는 점에서 착안해 ‘힐스테이트’(hillstate·2006년)를 내놨다.●대우 푸르지오 아니었으면… 대우 ‘자이’? 고급 브랜드의 대명사가 된 자이(Xi)는 하마터면 세상에 못 나올 뻔했다. GS건설(당시 LG건설)이 당초 계획한 브랜드명은 ‘예술로 지은 집’이라는 뜻의 ‘예(藝)지움’이었다. 하지만 발표 직전에 신성건설이 ‘미소지움’이라는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브랜드 전략이 전면 재검토됐고 결국 ‘특별한 지성’을 뜻하는 ‘자이’(Xi·eXtra intelligent)로 결정됐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이’는 처음에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후보였다”면서 “예지움을 못 쓰게 되면서 브랜드 전략이 대폭 수정됐고 단순히 고급 이미지를 넘어 지성을 갖춘 상류층의 느낌을 주기 위해 ‘자이’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대우건설도 ‘자이’를 한때 브랜드로 검토했다는 사실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전문회사가 제시한 후보군 중에 ‘자이’가 있었는데, 우리가 잡은 친환경이라는 방향과 맞지 않아 ‘푸르지오’(푸른 지구)로 최종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마다 하나씩… 10글자 읽다 숨 넘어갈라 이렇게 공을 들여 만든 브랜드다 보니 건설사들끼리 자존심 싸움도 치열하다. 그 결과 복수의 건설사가 같이 진행하는 사업의 경우 단지 이름이 열여섯 글자나 되는 ‘안산메트로타운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나 ‘상암DMC파크뷰자이’(현대산업개발+SK건설+GS건설) 등 숨이 넘어갈 정도로 긴 이름이 나오기도 한다. 이름이 너무 길어지는 것이 부담이 되면서 최근에는 ‘안산 라프리모’(La Primo·최고), ‘송파 헬리오시티’(heliocity·빛의 도시), ‘고덕 그라시움’(gracium·우아한 집) 등 줄여 쓰거나 붙여서 만든 이름을 쓰는 경우도 많다. 그라시움은 우아한(gracious)과 라틴어 움(um)의 합성어다. 가끔은 건설사보다 아파트 브랜드가 더 유명한 경우도 적지 않다. 동양건설산업이 2001년 내놓은 ‘파라곤’(Paragon·100캐럿 이상의 완전한 금강석)은 그해 10월 ‘논현 파라곤’을 시작으로 분당과 목동, 청담, 동탄 등 소위 ‘핫’한 지역에만 주택을 공급하며 고급 이미지를 굳혔다. 이수건설이 2002년 출시한 브랜드인 ‘브라운스톤’도 회사보다 더 유명하다. 브라운스톤은 19세기 미국 뉴욕과 보스턴 상류층의 고급 주거 양식을 의미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회사 이름 자체가 가지는 파워가 크지만, 중견 건설사들은 회사 이름만 갖고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건설사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브랜드가 눌리는 곳도 있다. 1970~1980년대 수도권 아파트 시장을 이끌었던 한양건설의 ‘수자인’(秀自人)이 그렇다. 브랜드 영문 이미지에 사람과 집, 자연을 형상화하는 등 브랜드 전략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아직 사람들에게는 한양아파트가 더 입에 감긴다. 한양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앞에 ‘한양’을 꼭 붙이고 있다”면서 “아직은 ‘수자인’보다 ‘한양’이 더 알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글·가족·이웃 사랑… 철학 담은 이름도 브랜드에는 집에 대한 철학도 담겨 있다. 2006년 한글날 ‘우리말 살리기 겨레모임’으로부터 ‘우리말 지킴이’ 브랜드로 선정된 부영그룹의 ‘사랑으로’에는 이중근 회장의 경영 철학이 녹아 있다. 부영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사랑으로 지은 집, 사랑이 가득한 집’을 짓겠다는 뜻으로 직접 만든 브랜드”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의 ‘예가’(藝家)도 ‘물질적 풍요를 넘어 지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 숨어 있다. 우미건설의 ‘린’(Lynn)은 한자 ‘이웃 린(隣)’에서 가져온 브랜드다. 아파트가 단절된 공간이 아닌 이웃과 함께 사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았다. 반도건설이 사용하는 ‘유보라’에는 권홍사 반도회장의 큰딸 ‘보라’가 숨어 있다. 성공한 브랜드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랜드마크 건설로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는 점이다. ‘현대아파트’를 지었던 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라는 브랜드 출시와 서울 강남 삼성동 아이파크 건설을 동시에 추진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고급 주거 단지인 삼성동 아이파크가 주변의 부러움을 사면서 ‘아이파크’라는 브랜드 자체가 저절로 고급 이미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래미안과 자이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것도 ‘반포 래미안’과 ‘반포 자이’다. 이 때문에 어디에 랜드마크가 있느냐에 따라 브랜드에 대한 지역 선호도가 갈린다. 포스코건설의 더 샵(#)은 해운대 센텀 일대 사업을 통해 부산 지역에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경기 안산은 푸르지오의 텃밭 같은 곳이다. 대림산업은 ‘수성대림e편한세상’ 건설 이후 대구 지역 맹주가 됐고, 최근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등이 인기를 끌면서 강남의 새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반포의 한 주민은 “아크로 리버파크가 지역의 새 랜드마크가 되고,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대림이라는 회사보다 ‘아크로’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푸르지요·라미안… 짝퉁 뺨치는 유사 브랜드 명품 가방처럼 성공한 브랜드 아파트는 ‘유사 브랜드’에 시달리기도 한다. 경북 포항에는 롯데캐슬의 독수리 문양을 로고로 사용하는 ‘푸르지요’ 아파트가 있다. ‘래미안’은 ‘라미안’, ‘미래안’, ‘한미래’ 등 형제처럼 보이는 브랜드로 골치가 아플 때도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상표권 규정이 강화되면서 최근에는 유사 브랜드 분양이 거의 없다”면서 “표절을 하고 싶다는 것은 성공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존 브랜드에 애칭을 더하거나 상위 브랜드를 출시해 ‘고급진’ 이미지를 강화하기도 한다. 서울 동부이촌동(이촌1동)의 고층아파트인 ‘래미안 첼리투스’(하늘에서부터·라틴어)나 ‘래미안 플레스티지’(축복받은 특권 단지), ‘래미안 루체하임’(빛나는 집) 등이 대표적이다. 또 두산건설은 ‘두산 위브’의 상위 브랜드로 ‘더 제니스’(zenith·정점)를 쓰고 있고, 현대건설도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치’를 지난해 내놨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바닥 드러낸 보령댐, 누레진 육쪽마늘…봄 가뭄에 타들어 간다

    바닥 드러낸 보령댐, 누레진 육쪽마늘…봄 가뭄에 타들어 간다

    충남 예산군 대술면 송석저수지에는 요즘 24시간 물이 공급되고 있다. 7.7㎞ 떨어진 화산천 중류에서 퍼 나른다. 중간중간 양수기 6대를 설치해 저수지 쪽으로 물을 계속 보낸다. 대당 1㎞쯤 밀어 주는 셈이다. 하천에서 퍼 올린 물은 직경 10㎝의 호스를 타고 여러 마을을 거쳐 저수지로 달려간다. 하루 공급량은 1100t. 닥쳐오는 영농철에 논물을 대려는 비상수단이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가동됐다. 송석저수지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덕에 20%에 그쳤던 저수율이 42%까지 올라왔다. 한국농어촌공사 예산지사 이기상 과장은 “예전에는 이 정도까지 가문 적이 없었다. 이처럼 송석저수지에 물을 댄 적도 없다”면서 “지난해에는 장마철에 비가 별로 안 왔고, 태풍도 없어 가을부터 가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이 봄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특히 충남 서해안과 경기 일부 지역은 이미 심각하다. 일부 농작물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충남도는 물 절약을 당부하는 반상회보를 배포하고, 마을 곳곳에 “논 ‘물 가두기’로 가뭄을 극복합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본격적 영농철을 앞둔 4·5월 비 예보도 비관적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남·북 등 내륙 및 남부 지역은 아직 가뭄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점이다.●올 전국 강수량 ‘30년 평균치’의 절반 충남 서산·태안 지역 특산물로 유명한 ‘육쪽마늘’은 피해 조짐이 뚜렷하다. 서산시 인지면 산동리에 5500㎡의 마늘밭이 있는 김현수(70)씨는 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뿌리응애가 번성해 잎이 누렇게 변한 마늘이 자주 눈에 띈다”며 “환경에 민감한 육쪽마늘은 마늘대가 튼실하지 않고 키도 작아 작황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마늘은 6월 수확을 앞두고 3월 말부터 한창 성장할 때여서 적당히 비가 내려야 좋다. 김씨는 “올 들어 밭을 적실 만큼 비가 온 적이 없다”고 혀를 찼다. 가뭄으로 병해충이 극성을 부리면 마늘 씨알이 작은 것은 물론 물렁물렁하거나 아예 없는 일도 있다. 서산시에서만 4666농가가 1140㏊에서 마늘을 기른다. 김씨는 “지난해에도 봄 가뭄이 심했지만 올해가 더하다. 관정에서 지하수를 퍼 올리지만 힘에 부친다”며 “마을 주민이 모이기만 하면 마늘 농사와 모내기 걱정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전했다. 정규재 충남도 농촌마을지원과장은 “그나마 옛날보다 모내기 철이 늦어져 다행이다.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몇 년 전부터 마을 공동으로 모판을 만들어 키우거나 농협에서 어린 모를 사다가 심고 있다”며 “안 그랬으면 농촌에서는 벌써 벼농사 걱정으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극심한 이 지역 가뭄은 저수율이 잘 보여 준다. 서산·태안 34개 저수지의 저수율은 현재 57.6%다. 지난해 이맘때도 가뭄이 심했지만 79.3%였다. 이 중 9개 저수지는 50% 밑으로 떨어져 5~7㎞ 거리의 하천에서 물을 퍼 와 채우고 있다. 서산의 풍전 및 신송저수지는 각각 28%와 23%로 바닥이 드러날 지경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최악이다. 정 과장은 “같은 충남이라도 지난해 서산·태안 등 서해안 지역 강수량이 논산 등의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며 국지적으로 가뭄이 극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충남 예산·당진 예당저수지도 70.7%에 불과하다. 지난해 이맘때 92.5%에 비해 턱없이 낮다. 경기에서 가장 심각한 안성시 마둔저수지는 저수율이 33.8%로, 모내기를 앞두고 물이 부족하자 인근 쌍취보에서 하루 4300t의 물을 끌어다 대고 있다. 그러나 해갈에는 역부족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용수 확보 노력에도 어림이 없어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올해 강수량도 바닥이다. 올 들어 3월 21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55㎜로 30년 평균치 103.8㎜의 53%에 머물렀다. 메마른 산과 들을 더더욱 바짝 말라붙게 하는 형국이다.●경기 안성 마둔저수지 ‘물대기’ 총력 충남 서부 지역 젖줄인 보령댐 저수율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현재 13.5%로 1998년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낮다. 2015년 가을 식수 파동 때 최저치였던 18.9%보다 더 추락했다. ‘경계 단계’가 발동됐고, 지난달 25일 21.9㎞ 떨어진 충남 부여군 금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긴급 처방이 동원됐다. 하지만 직경 1100㎜의 금강~보령댐 도수로로 끌어오는 물은 하루 5만~8만t으로, 1일 사용량 22만t에 턱없이 모자란다. 가뭄을 충분히 해결할 것처럼 법석을 떨었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령댐은 보령, 홍성, 서산 등 충남 서해안 8개 시·군 주민 43만명에게 식수를 공급한다. 2015년 가을부터 이듬해 초까지 닥친 보령댐 수원 고갈로 주민들은 갖가지 불편을 겪었다. 제한급수에다 물이 자주 끊겨 양동이에 물을 담아 놓았다가 썼고, 화장실에 조절기를 달아 마른 수건 짜듯이 물을 사용했다. 시·군은 20% 절수운동을 벌였다. 화력발전소도 제한급수에 나섰다. ●“해갈되려면 비 300㎜는 쏟아져야 금강~보령댐 도수로를 설치한 것도 이때다. 비상한 가을·겨울 가뭄이 낳은 이 시설은 정치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보수 정당과 언론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의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서도 “4대강 사업에 부정적이었던 안 지사의 입장이 변화했다”고 꼬집어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다. 안 지사는 “백제보 물이 아니라 금강하구 물을 퍼 오는 것으로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고 반박하는 등 물을 놓고 옥신각신했다. 이번에는 일부 주민이 “금강에서 끌어오는 물은 ×물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보령댐 물은 1급수인 데 반해 금강 물이 2급수인 것을 빗댄 것이다. 송치영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 관리부장은 “보령댐 일대의 최근 3년치 강우량이 예년 평균의 75%밖에 안된다”며 “지난 주말에도 다른 지역엔 비가 왔지만 이곳에는 안 내렸고, 오는 6~7일 10~20㎜쯤 온다는데 그걸로는 해갈이 안 된다. 비가 300㎜는 쏟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질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정수해 공급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다만 보령화력에 대는 물도 줄이는 등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거듭 우려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태풍이 대부분 일본 쪽으로 가고 서해안에는 오지 않아 저수지에 물을 채울 수가 없다”며 “여름철 저기압도 주로 남해와 북한 쪽에 형성되고 중부 지역을 비켜 가 충남 서해안 등지의 가뭄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산과 들에서 불이 자주 난다. 충남은 3월 한 달간 239건의 임야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1건에 비해 두 배 정도 급증했다. 논·밭두렁 태우기가 36%를 차지한다. 지난달 23일 충남 천안시 입장면에서는 밭두렁을 태우던 할머니가 갑자기 확산된 불에 타 숨졌다. 이연삼 충남도 주무관은 “올봄 산과 들이 바짝 말라 임야 화재가 유난히 많다”고 말했다. 산불만 따지면 3월 한 달 전국적으로 183건이 발생해 예년 같은 기간 평균 93건과 지난해 98건의 두 배 가까이 되고 있다. 산림청은 이 중 봄 가뭄으로 바짝 말라 있는 경기 지역이 61건, 충남이 11건으로 상당수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평균 4월에 78.5㎜, 5월에 101.7㎜의 비가 내렸는데 충남과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올해도 이와 비슷한 강우량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충남과 경기는 이보다 적게 내릴 것으로 보여 가뭄이 해갈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연천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박근혜 영장심사 출석…박대출, 손수건으로 눈물 닦기도

    박근혜 영장심사 출석…박대출, 손수건으로 눈물 닦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기 위해 자택을 나서는 길에는 태극기를 손에 든 지지자들과 자유한국당 ‘친박계’ 정치인들로 가득 찼다. 앞서 지지자들이 삼성동 자택 앞에 드러누워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10시 9분 살짝 미소를 띤 채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서 바로 옆에 있던 최경환·조원진 의원 등에게 목례한 뒤 에쿠스 리무진 승용차를 타고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했다. 평상시와 같이 올림머리를 하고 남색 자켓과 같은 색깔의 바지를 입은 채였다. 집을 나서면서는 살짝 미소를 띤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짙게 선팅된 차 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전날부터 밤을 새우거나 이른 아침부터 자택 앞에 나온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비통한 듯 울며 비명을 질렀다. 일부는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막겠다며 ‘영장기각’, ‘고영태를 잡아라’ 등 구호를 외치면서 차량을 막았으나 곧바로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여성 지지자 4명은 박 전 대통령 자택을 찾은 동생 지만씨의 팔을 붙잡고 흐느고, 다른 중년 여성 지지자는 가까이 있던 이완영 의원에게 “제발 대통령님 좀 살려주세요”라며 오열했다. 일부는 박지만씨에게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우리 대통령님 가족 건드리지 말라”고 소리치며 옷과 가방을 잡아뜯는 등 공격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자택 앞에서 떠나지 않고 ‘영장기각’, ‘법원가자’ 등 구호를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이 자택을 떠나자 친박계 의원들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걸어서 자택 앞을 떠났다. 박대출 의원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가장 늦게 자택에서 나온 조원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차량이 지나간 방향을 뒤따르며 우는 지지자들을 한명씩 안아주거나 악수하는 등 위로했다. 조 의원은 기자들에게 “마음이 아프다. 마음 아프지만 곧 풀려나시겠죠”라며 영장이 기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 리무진은 선정릉역과 교보타워사거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지나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했다. 앞서 이날 새벽부터 지지자 30여명은 아예 길바닥에 드러누워 “우리가 죽더라도 대통령을 살려야한다”고 외쳤고, 경찰이 이들을 일으켜 세우려 하면 “경찰이 때린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격리하지 못하도록 주변에 설치된 펜스에 목도리로 자신의 팔을 묶어놓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아이고 우리 대통령님”이라는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지자들끼리 ‘태극기가 맞느냐’고 물으며 싸우기도 했다. 경찰은 지지자들이 도로 위에 앉거나 눕지 못하도록 빼곡하게 서서 길을 막았다. 한 남성 지지자는 취재진을 향해 화를 내다가 한 사진기자에게 먹다 먹은 커피를 뿌리다 경찰에 연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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