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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조성자 공매도 절반으로 줄인다…매달 불법 점검

    시장조성자 공매도 절반으로 줄인다…매달 불법 점검

    금융당국이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및 불법 공매도 적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불법 공매도에 대한 약한 처벌과 실효성 있는 감시 체계 부재, 시장조성자 제도 남용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면서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시장조성자는 매수·매도 양방향에 촘촘한 호가를 제시해 투자자들의 원활한 거래를 돕는 역할을 한다. 현재 증권사 22곳이 시장조성자로 지정돼있다. 이들은 주식 선물 매수 호가를 제출해 체결되면 이를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해 주식 현물을 같은 수량으로 매도해야 하므로 공매도 전략을 활용하게 된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가 자의적인 호가 제출을 통해 주가를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거나 위험 관리(포지션 중립) 목적을 벗어난 공매도를 일으킨다는 의심을 해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공매도 비중이 높은 미니코스피200(코스피200 선물·옵션과 기초자산은 동일하지만 계약당 거래금액이 5분의1로 축소) 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현물 주식시장에서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현물 주식 이외에 코스피200선물·옵션 등 다른 헤지 수단을 활용하라는 취지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시장조성자의 공매도가 현재보다 4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식시장 시장조성자의 업틱룰(공매도에 따른 가격 하락 방지를 위해 직전 가격 이하로 공매도 호가 제출을 금지하는 제도) 예외 조항도 폐지한다. 또 일정 수준 이상의 유동성이 확보되는 경우 시장조성 대상 종목에서 제외하는 ‘시장조성 대상 종목 졸업 제도’를 도입하고, 시장조성자의 유동성 하위 종목 참여를 의무화한다. 아울러 종목별 시장조성 계약 현황 등 상세정보를 공개하고, 시장조성 거래내역을 주기적으로 공시하는 등 제도 투명성도 강화한다. 금융위는 내년 2월까지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3월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 시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우선 실시간으로 종목별 공매도 호가만 구분·표시되는 시스템을 마련하게 된다. 이후 내년 3분기까지 장중 시장 전체의 공매도 규모 및 상위종목 등이 실시간 집계되는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런 시스템을 통해 얻은 정보와 여타 거래정보를 연계·대조해 불법공매도 의심거래 적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런 시스템은 불법 공매도를 사후 적발해내기 위한 목적에 가깝다. 금융위는 본래 무차입 공매도 등 이상 거래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검토했으나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공매도 여부를 확인하는 점검 주기도 대폭 축소된다. 현재는 공매도 거래자가 매도 주문을 내면 2거래일 후 증권사가 주식 입고 여부를 확인해 미입고 시 거래소에 통보하고, 거래소가 6개월마다 불법 공매도 여부를 확인해왔다. 앞으로 점검 주기는 1개월로 줄어든다. 거래소는 2017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규제 준수 여부를 특별 감리한 결과 무차입 공매도 및 업틱룰 위반 의심 사례가 수건 적발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대부분 기술적인 실수·오류에 의한 사례들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시장조성자들이 공매도를 활용해 시세조종에 나서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거래소는 “시장조성 거래는 매수·매도 양방향 거래(가격 중립성)로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로 구성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이는 주식 투자자의 시선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축소 발표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금융위가 거래소의 감리 과정을 점검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식 매수 뒤 “이 주식 뜬다”고 바람잡은 리딩방 운영자

    주식 매수 뒤 “이 주식 뜬다”고 바람잡은 리딩방 운영자

    상승장에 불공정거래 행위 늘어금융당국 집중 신고 기간 운영공매도 규정 위반 사례도 적발#1. 유사투자자문업자인 A씨는 특정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리딩방’을 개설한 뒤 “○○사 주식이 오른다”고 추천했다. 알고 보니 A씨는 이미 이 회사 주식을 잔뜩 매수한 뒤였다. 회원들이 주식을 사도록 유도해 주가를 띄우려는 의도로 의심된다. #2. 유사투자자문업체 대표 B씨는 회원들의 자금을 동원해 추천종목 종목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높였다. 그리고는 다른 회원들에게도 “이 회사 주가가 많이 올랐다”며 추가 매매를 유도했다. 금융당국은 B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올해 3월 이후 주식시장이 ‘황소장’(강세장)을 이어가면서 A씨와 B씨처럼 불공정거래를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진행하는 증권시장에서의 불공정거래 관련 집중 감시에서 지난 11일까지 412건이 신고·접수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18일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의 주재로 ‘증권시장 불법·불건전행위 집중대응단’ 2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불공정거래 집중 신고 기간에 접수된 412건은 테마주·시세조종·미공개정보 이용 등으로 우선 거래소와 금감원은 이 사례들을 검토 및 조치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연말 결산기를 앞두고 ‘윈도드레싱’에 의한 시세조종 행위도 집중 감시 중이다. 윈도드레싱이란 결산기에 보유종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켜 운용펀드의 수익률이나 회사의 재무 실적 등을 개선하는 행위를 말한다. 거래소는 또 개인 투자자들의 불신이 큰 시장조성자(증권사)의 공매도 거래 내역을 점검해 규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최근 22개 전체 시장조성자의 3년 6개월간(2017년 1월~2020년 6월) 공매도 거래 내역을 점검한 결과 무차입 공매도 및 업틱룰 위반 의심 사례 수건을 적발했다. 다만 기술적인 실수·오류에 의한 것들이라 고의적인 주가 하락 및 그에 따른 수익 편취를 위한 규정 위반으로는 보기 힘든 사례들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무자본 인수·합병(M&A), 전환사채, 유사투자자문 등 취약 분야도 집중 점검 중이다. 특히 금감원은 유사투자자문업자 263곳 점검을 통해 무인가·미등록 영업 영업 48건을 적발, 경찰청에 통보했다. 유사투자자문업체 대표가 회원들의 자금을 동원해 추천종목 주가를 상승시킨 뒤 회원들의 매매를 추가로 유도한 사건도 파악해 검찰에 고발했다. 이밖에 유사투자자문업자가 리딩방을 개설한 후 자신이 매수한 주식을 추천한 경우 등 불건전 행위 의심 사례 33건에 대해서도 거래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전공의 “노예 아니다”에 복지부, “코로나 차출 생각없다”

    전공의 “노예 아니다”에 복지부, “코로나 차출 생각없다”

    정부는 내년 초 전문의 자격시험을 앞둔 레지던트 3∼4년차를 코로나19 대응 인력으로 활용할 계획이 없으며, 그런 입장을 의료계에 제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정부가 전문의 자격시험을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레지던트를 코로나19 진료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반발했는데, 이에 대해 정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5일 코로나19 상황에 관한 정례 백브리핑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전공의를 긴급 투입할 생각이 없고, 그런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손 반장은 “의료 인력 확보에 있어서 강제 동원까지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만약의 경우 의료인을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전공의보다는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의 등을 우선순위에 두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전공의 투입 방안’이 거론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의료계와의 간담회 과정에서 전공의의 겸직 금지 의무를 풀어 코로나19 대응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12∼1월에 있는 전공의 시험을 연기하거나 면제하자는 의견이 나와 이를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먼저 전공의 투입 방안을 제안하고, 이를 위해 강제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힌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손 반장은 다만 “겸직(금지 예외 인정) 부분은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역시 의료계와 함께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라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복지부는 이날 배포한 추가 설명자료에서도 “레지던트 3, 4년차에 대한 전문의 자격시험 면제는 대한의학회와 전공의 수련병원, 레지던트 3, 4년차 등의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야 할 사항으로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복지부는 현재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지원되는 의료 인력은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사협회 등을 통해 모집해 파견하고 있다며 민간 의사인력 확보는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참여에 기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공의는 대학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등의 지위로 수련받는 의사다. 레지던트 과정이 끝나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시험에 응시한다.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전공의 차출에 대한 성명서를 전날 발표하고 ‘토사구팽’이라고 비난했다. 전공의협의회는 “올해 6월 1일 기준의료인력지원 3819명 중 1790명은 의사로 1563명의 간호사·간호조무사보다 많았다”면서 “이처럼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앞장선 의사에게 돌아온 것은 수모와 멸시였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4대악정책과 여론몰이로 그동안 쌓아왔던 의사집단과의 신뢰를 깨뜨렸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란 발언까지 전공의협의회는 다시금 소환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전공의들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서, 이미 마른 수건 짜듯 일하며 자신들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면서 정부가 아무 때나 부른다고 달려갈 수 있는 노예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또 전공의들의 코로나19 방역 투입을 원한다면 정부는 의사와의 신뢰와 공조, 연대를 깨뜨렸던 이전 발언과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의대생 국시면제 및 코로나19 방역에 투입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송파 ‘옥상텃밭 농부학교’ 복지부 돌봄사업 최우수상

    송파 ‘옥상텃밭 농부학교’ 복지부 돌봄사업 최우수상

    서울 송파구 가락1동 송파키움센터에서 진행한 ‘옥상텃밭 농부학교’ 프로그램이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한 ‘전국 다함께돌봄사업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13일 송파구에 따르면 옥상텃밭 농부학교는 서울시 도시농업과, 사회적기업 ‘에코11’과 협력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모두 16회 진행한 심리 방역 프로그램이다. 회당 30여명의 아이가 참여해 벼농사, 깨모종 심기, 토피어리(식물을 자르고 다듬어 동물 등의 모양으로 만드는 조경법) 만들기, 손수건 천연 염색, 지렁이 만져 보기 등의 체험활동을 했다. 코로나19로 외부 신체활동이 줄어든 아이들이 도심 속 옥상텃밭에서 마음껏 흙을 만지고 자연과 함께하는 경험을 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송파키움센터는 민선 7기 ‘아이를 함께 키우는 교육도시’를 핵심 목표로 세운 송파구가 중점적으로 구축하는 돌봄 시설이다.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6~12세 초등학생 누구나 월 5만원 이내의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시간에 배움과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지난해 11월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14호점까지 늘렸으며, 내년 1월에 15호점 개관을 준비 중이다. 구는 자체 개발한 교육지원체계인 ‘송파쌤’(SSEM)과 연계해 초등학교 내 돌봄교실에도 마을강사 등이 교실을 방문하거나 온라인 강의 영상 등을 활용해 공예, 미술여행, 독서, 전래놀이 등을 지도하는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송파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최대 규모인 67만명의 인구 중 약 6%가 초등학생으로 초등돌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임기 내 송파키움센터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사각지대 없는 완전한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女 SNS 연대·신뢰 잃은 가톨릭… 남미 ‘낙태죄 폐지’ 다시 불붙어

    국내에서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며 여성들이 국회 앞 1인 시위를 이어 가는 가운데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도 낙태 합법화 주장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들 국가는 인구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인 탓에 인공 임신중절이 엄격히 금지됐는데, 국경을 초월한 온라인 여성연대가 활발해지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텔람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하원은 낙태 합법화 법안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지난달 임신 14주 이내에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데 따른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2018년에도 낙태 허용 법안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당시 법안은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서 부결됐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정부가 낙태 허용 법안을 발의하며 낙태죄 폐지가 힘을 얻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전 세계적으로 낙태죄 폐지가 대두되면서 이들 국가에서도 여성만 죄로 처벌하는 ‘악법’을 없애자는 논의가 활발해졌다. 아르헨티나에선 2018년 100만명이 넘는 여성들이 낙태죄 합법화를 주장하며 ‘녹색 물결’ 시위를 벌였다.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모인 이들은 초록색 스카프와 손수건을 흔들며 낙태죄에 저항했고, “한 명도 더 잃을 수 없다”는 뜻의 ‘니 우나 메노스’(Ni una menos) 구호는 멕시코, 콜롬비아 등 남미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그간 이들 국가를 떠받치는 근간이었던 가톨릭 신앙에 대한 믿음이 무너진 것도 한몫했다. 로이터 통신은 “성직자들의 성적 학대가 알려지면서 태아의 생명이 수정 때부터 시작된다고 믿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신뢰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짚었다. 인구의 70%가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남미에서는 우루과이와 쿠바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아직도 낙태를 전면 금지한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여수 냉장고 신생아 출생신고 안한 이유 물었더니

    여수 냉장고 신생아 출생신고 안한 이유 물었더니

    여수의 가정집 냉장고에서 사체로 발견된 생후 2개월 아이를 출생 신고 하지 않은 이유는 외톨이 엄마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아이 엄마인 A(43)씨는 지난 2018년 8월 홀로 집에서 남녀 쌍둥이를 출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8년 10월 일을 마치고 오전 4시쯤 들어와 보니 바닥에 깔아 놨던 수건이 얼굴에 덮은 상태로 숨져 있었다”며 “그후로 시체를 집 냉장고 냉동실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밤에 식당일을 나갔던 A씨는 평상시 이웃 주민 등 주변 사람들과 교류가 없었다. 여수가 고향이지만 친척들과도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왔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후 친오빠라고 신분을 밝힌 남성이 면회를 한번 다녀간 게 전부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출생 신고를 하는데 필요한 보증인이 없어서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혼모로 아이를 낳은 A씨는 출생 신고서에 부모 이름을 기재하는 내용을 적어야 해 더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의 1차 부검 결과 외상 흔적이 없었듯이 A씨가 물리적 학대를 한 일이 없었는데도 신고 하지 않은 이유는 “혼자 있어서 두려웠기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큰아들(7)은 냉장고 근처를 가지 않아 사망한 아이를 보지 못한것으로 알려졌다. 냉장고는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용량의 크기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냉장고 아기 엄마 “수건에 얼굴 덮인 채 숨져 있었다”

    냉장고 아기 엄마 “수건에 얼굴 덮인 채 숨져 있었다”

    전남 여수의 가정집 냉장고에서 시체로 발견된 생후 2개월 남자아이는 홀로 방치돼 있다 질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숨진 아이의 엄마인 A(43)씨는 자신의 집에서 혼자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A씨의 지인 등에 따르면 그는 2018년 8월 혼자 집에서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다. 그래서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혼모인 A씨는 생계 유지를 위해 야간 일을 하면서 큰아들(7)은 지인에게 맡겼고, 갓난 쌍둥이는 집에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2018년) 10월 일을 마치고 오전 4시쯤 들어와 보니 바닥에 깔아 놨던 수건이 얼굴에 덮은 상태로 숨져 있었다”면서 “그래서 시체를 집 냉장고 냉동실에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아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결과 구타 등 외력에 의한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밀 부검을 위한 조직검사 등이 2달 정도 걸려 고의나 과실 부분에 대해 수사한 뒤 이번 주에 사체 유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씨는 쌍둥이의 출생신고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 평상시 이웃 주민과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이웃들도 쌍둥이의 출산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시체 유기는 주민 신고로 드러났다. 이 주민은 지난달 6일과 10일 두 차례 동주민센터에 “아래층에서 악취가 나고 어린아이가 밥을 먹지 않은 것 같아 밥을 줬다”고 신고했다. 지난달 20일 집 내부를 확인한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 학대로 판단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또 25일 여천동주민센터와 여천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직원 등 11명은 2시간에 걸쳐 79㎡(약 24평) 규모의 집 안에 발디딜 틈 없이 쌓여 있던 쓰레기 더미 5t을 수거했지만 냉장고에 있는 아이의 시체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 주민은 26일 다시 동주민센터에 “쌍둥이 남동생이 있는 것 같다”고 신고해 결국 시체가 발견됐다. 처음부터 쌍둥이의 존재를 의심한 이웃 주민의 신고가 아니었으면 시체 유기가 아닌 아동 방임 사건으로 끝날 뻔했다. 여수시는 둘째 자녀의 출생등록과 기초수급자 보호·양육수당, 아동수당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후원기관과 함께 도배·장판 등 집 전체에 대한 지원을 하든지 아동장기보호 시설로 옮기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나쁜 노동에 사회적 공감 늘리고 기업익 감소 이끌어야”

    “나쁜 노동에 사회적 공감 늘리고 기업익 감소 이끌어야”

    ‘아무도 쓰지 않은 부고’의 비극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매일 3명의 노동자들이 일하다 숨지는 참담한 현실은 반세기 전 청년 전태일의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외침을 이 시대의 울림으로 환기시킨다. 코로나19라는 재난적 상황에 가려진 야간노동자의 노동은 고단하고 불안하다. 올 들어 알려진 택배노동자 죽음만 16명. 서울신문이 지난 12일부터 연재해 온 ‘당신이 잠든 사이, 달빛노동 리포트’를 통해 들춰 본 우리의 야간노동 양상은 노동자를 갈아 넣는 ‘나쁜 노동’이다. 마지막 회에서는 야간노동의 법적·제도적 사각지대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한다.지난 12일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좌담에는 김영선 노동시간연구센터 연구위원, 박병일 한국외대 경영학부 교수, 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집행위원장, 최은희 을지대 간호학과 교수(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안동환 서울신문 탐사기획부장이 좌담 진행을 맡았다.-야간노동의 법적 정의와 법규가 미비하다. 박 교수 “국내법에서 야간노동과 관련한 규정은 제한적이다. 근로기준법의 조항 3개가 전부다. 제56조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57조 보상 휴가제, 70조 야간근로와 휴일근로 제한인데, 각각 야간 추가수당으로 주간 임금의 50%를 지급하도록 하고 이를 휴가 제공으로 대체하는 내용, 그리고 18세 미만 미성년자와 임산부의 야간노동을 제한하는 내용이 끝이다. 우리 사회가 야간노동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김 위원 “현재 많은 나라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만 좇아도 야간노동에 대한 유의미한 기준이 확립될 수 있다. ILO의 171호 ‘야간근로 협약´에는 야간노동자들이 무료 정기 건강검진을 받을 권리, 건강 악화 시 주간근무로의 대체 및 임금수준 유지 보장, 임산부의 특별 보호 조치까지 포괄적으로 담겨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결사의 자유, 강제 노동 금지, 아동 노동 금지, 차별 금지 등 4개 분야에 걸친 8개 ‘ILO 핵심협약’조차도 현 정부 들어 비준이 난망하다. ILO의 야간노동 협약부터 비준하고 이에 근거해 우리의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 특히 임금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한 근로기준법을 탈피해 특수고용노동자 등 모든 취업자들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야간노동에 대한 법적 정비를 개선해야 한다.” 최 교수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야간노동의 기준은 6개월간 월평균 4회 이상 밤 12시~오전 5시에 일하거나 6개월간 오후 10시~오전 6시에 월평균 60시간 이상의 노동을 말한다. 그런데 이 60시간을 하루 8시간 기준으로 나누면 7.5일이다. 이게 맞는 기준인지 잘 모르겠다. 미국은 일상적 사회 생활이 가능한 시간 외에는 모두 야간노동으로 판정한다. 우리의 일상 시간과 대비해 야간노동을 언제로 판정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야간노동이 일상화된 노동 형태의 경향이 짙어진다. 박 교수 “젊은 사람들은 야간노동을 하다 건강이 나빠지면 조용히 그만둔다. 야간노동은 어찌 보면 미래의 노동력을 아주 빠른 속도로 갉아먹는 형태다. 기업에서는 노동자가 그만두면 새로운 노동자로 대체한다. 야간노동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노동자 개인과 사회가 부담할 뿐, 기업은 부담하지 않는다. 위험한 화학물질을 다루는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위험성을 고지한다. 하지만 야간노동은 위험성 고지가 없다. 소비자 자신도 생각해보면 노동자인데, 새벽 배송이 생기면서 노동자가 자신의 편익을 위해 다른 노동자의 건강과 시간의 결핍을 강요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진 위원장 “지난달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숨진 장덕준(27)씨는 태권도 유단자에 키 190㎝의 건장한 청년이었다. 작년부터 1년 4개월을 주당 40시간씩 야간 고정으로 일했다. 이런 청년도 야간노동으로 죽음에 이르렀는데, 산재 심사 때 야간 근무시간을 주간에 비해 30% 할증해서 계산해도 주 52시간밖에 되지 않아 산재 인증이 어렵다고 한다. 이건 문제가 많다. 누가 봐도 야간노동에 의한 과로사가 명백한데 기계적 근무시간 대입으로 보면 산재 심사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거다.” 김 위원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수면 부족이 심각한 나라다. 야간노동의 심화는 수면 부족을 증대하고 사회 전체의 우울증과 정신질환 유병률을 높인다.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흐르고 있지만 사회적 경각심이 크지 않다. 단기적인 편익과 이윤의 측면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하는 야간노동 보수 규정은 문제가 없나. 김 위원 “24시간 굴러가는 사회경제 시스템 자체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현상이다. 야간 가산임금 1.5배 기준도 야간의 높은 노동 강도에 대한 노동계 반발을 무마시키는 역사 속에서 형성됐다. 현행 노동환경에서 안전 보장이나 휴식 조치, 보상 휴가제 등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1.5배 가산임금은 크지 않다. 야간 서비스에 대한 수익이 폭증하고 있는 기업으로선 싼값의 비용이다.” 진 위원장 “택배업계가 굴러가려면 물류센터에서 누군가는 야간에 화물 대분류를 먼저 해야 한다. 통상의 1.5배 야간수당이 노동자들을 야간 노동시장으로 유인한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최소한의 노동조건을 유지하는 비용이다. 코로나 재난으로 인해 배송 물량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2배 이상 인상해야 한다. 사업주들이 야간노동을 시킬수록 이윤이 안 되는 구조가 되어야 하고, 야간노동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나쁜 노동’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도 커져야 한다.” 박 교수 “1.5배라는 수치의 양면성을 보자. 야간노동에 대한 보상적 성격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야간노동에 대한 규제적 성격도 있다. 애초의 규제 의도와 달리 지금은 야간노동 자체가 저임금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으로선 1.5배 수당이라는 추가 임금을 주기만 하면 된다. 야간노동을 하도록 유인하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기업의 투입 비용 부담은 수익에 비해 크지 않은 반면 위험 비용은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구조다. 김 위원 “이 현상은 우리나라만 그렇다. 노동권이 강한 프랑스 등 유럽은 이미 야간노동을 법적으로 엄격히 규제한다. 반생태적 노동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사고와 질환 등 산재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데도 야간노동을 문제시하지 않으려고 한다.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목소리를 내고 의제화하지 않으면 야간노동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진 위원장 “택배노동자는 낮 12시에 까대기(택 배 분류)를 시작해 오후 5~6시에 첫 배송을 나선다. 이 시스템에서는 화물을 제시간에 다 소화하려면 새벽 3,4시까지 배송할 수밖에 없다. 택배노동자는 갑자기 아파도 용차(용달화물차)를 구해 업무를 메워야 한다. 내가 화물 1건당 700원을 받는데 용차비는 건당 2000원이다. 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아프면 쉴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정부 통계로는 야간노동자의 규모나 재해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최 교수 “관련 연구를 위해 찾아봐도 국가통계에서 야간노동과 관련된 조사 자료는 매우 부족하거나 없다. 데이터를 새로 만들고 축적하지 않는 이상 야간노동과 업무상 질병 간의 상관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 그나마 국민건강영양조사나 근로환경조사에서 야간노동에 대한 질문 항목이 있지만 이마저도 야간노동의 유무만 확인하는 정도다. 개별 노동시간의 데이터가 부족하다. 2012년 야간노동을 하는 간호사들의 건강 문제를 조사했지만 상당수의 유산과 불임에 대한 업무상 증명이 어려웠다.” -야간노동에 대한 정책·제도적 보완점은. 최 교수 “서울신문 탐사기획부와 공동으로 야간노동의 사회적 손실비용을 분석<서울신문 11월 12일자 4면>하면서 의문도 있었다. 야간 시간에만 일하는 고정근무뿐 아니라 주야간을 교대로 일하는 노동자의 실태도 같이 살펴봐야 할 이유다. 개별 노동자들의 노동 형태에 따른 조사로 바뀌어 다. 현재는 야간노동 후 직접적으로 연관된 질환은 특수건강진단으로 확인하지만 야간노동이 매개가 된 주간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아예 조사조차 하지 않는다.” 진 위원장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산재보험과 관련해 이중 차별을 받는다. 일반노동자들은 회사에서 산재보험료를 100% 내주지만 특고직은 하청업체와 노동자 본인이 각각 50%씩 분담한다. 원청 업체는 한 푼도 부담하지 않는다.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가 1만 8000명인데 대리점주만 2000명이다. 기사 9명씩 데리고 있는 점주들은 1인당 2만 2000원씩 하는 20만원의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를 쓰라고 한다. 산재 심사에서 야간 근무시간을 주간보다 30% 할증하고 있지만, 임금은 50% 더 주는데 시간은 왜 30%만 가산하는지도 의문이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스마트폰 카메라로 QR 코드를 스캔하면 동영상 기사가 포함된 ‘달빛노동 리포트’ 인터랙티브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야간노동자 절반 “코로나 후 급여 안 늘고 노동량만 늘었다”

    야간노동자 절반 “코로나 후 급여 안 늘고 노동량만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야간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야간노동자들은 건강 악화뿐 아니라 가족관계 등 사회적 단절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야간노동자 2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7.8%(119명)가 ‘수입(급여)에 변화 없이 노동량만 증가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탐사기획부가 ‘달빛노동 리포트’ 취재 과정에서 만난 새벽배송 기사 A씨는 “코로나19 이후 심야 배송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거의 고정 급여 상태에서 노동시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26.5%(66명)는 ‘노동량도 줄고 급여도 줄었다’고 답했다. 콜(대리운전 요청) 건수에 따라 수입이 들쑥날쑥인 대리운전 기사 직종 등이 이 응답에 포함된다. 대리운전 기사 B씨는 “코로나 이전 월 300만원 수입도 기록했지만 올 들어 반 토막 이하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야간노동 직군들의 경우 이미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노동환경도 축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라는 재난의 충격파가 노동권이 취약하고 고용 안정이 불안한 야간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간노동자 10명 중 7명(73.5%·183명)은 가정에서의 고립감 등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설문조사에서 ‘매우 그렇다’라고 답한 야간노동자 33.7%(84명)는 육체적 어려움 외에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야간노동자들은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대해 ‘건강상의 문제’(57.4%·105명) 외에 ‘가족관계의 불화 및 단절’(12.6%·23명), ‘친구 등 사회적 관계 단절’(7.6%·14명) 순으로 꼽았다.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밤에 일하게 되면 낮에 일하고 밤에 잠을 자는 주간노동자들에 비해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가 달라 체계적인 현황 파악을 통해 제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택배기사나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직에 종사하는 노동자 및 야간 자영업자 등은 야간노동자들이 법적으로 보장받게 돼 있는 특수건강진단도 받지 못해 야간노동자들의 건강상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식약처, 식품 해썹 의무적용 시행 1년 유예

    코로나19 장기화를 감안해 정부가 소규모 식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HACCP·해썹) 의무 적용을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12월 1일부터 소규모 영세 식품업체까지 확대 시행하려던 해썹 의무적용 시기를 1년 유예한다고 24일 밝혔다. 유예 기간은 내년 12월 1일까지이다. 인증 유예 대상은 올해 12월 1일 이전에 영업 등록을 하고 과자·캔디류,빵류·떡류, 초콜릿류와 같은 어린이 기호식품 등 총 8개 식품을 생산하는 식품 제조·가공업체이다. 어린이 기호식품 등에 대한 해썹 의무 적용은 2014년부터 연 매출 규모, 종업원 수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올해는 연매출이 1억원 미만의 소규모 업체 등이 적용 대상이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식품업체가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상황에서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새달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우수건강기능 식품 제조기준(GMP) 의무 적용 시기 역시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대상은 2017년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인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이다. 식약처는 “시설 개보수, 기준서 마련 등 기준 적용을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한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유예를 희망하는 업체는 26일까지 시설 개보수 계획서 등을 첨부한 신청서를 식약처에 내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등산 인증샷 올리면 기부금도 올라간다

    등산 인증샷 올리면 기부금도 올라간다

    온라인 신청후 SNS에 사진 올리면1장당 1만원 후원 ‘착한 취미’ 인기시간·장소 제약 없이 참여 가능해5일 만에 1000명… 5000만원 모여병원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통역과 상담을 하던 이예린(28)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 손님이 줄어들면서 일을 관뒀다. 새로운 일을 찾는 대신 이씨는 쉬는 기간을 기회 삼아 건강을 챙기고 기부까지 하는 ‘버추얼 하이킹’(온라인 등산)에 도전했다. 온라인으로 2만~3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하이킹 신청을 한 다음 등산하고,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는 활동이다. 이씨는 “아동 단체에 정기후원을 하고 있는데 온라인으로 쉽고 재미있게 기부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어 신청했다”며 “5월부터 관악산, 수락산 등 산을 매주 오른다. 등산을 하면 기분 전환이 되는데 기부까지 할 수 있어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코로나 확산으로 단체 활동이 어려워지자 이씨처럼 온라인으로 구호 단체 등에 후원하는 ‘착한 취미’가 늘고 있다. 23일 국제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인 월드비전에 따르면 이런 ‘버추얼 기부’에 5일 만에 100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이 홈페이지에서 일정 금액을 내고 프로그램을 신청한 뒤 각자 하이킹을 하고, 하이킹 참여 이유를 적은 손수건과 함께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면 기부가 되는 방식이다. 참가자가 사진을 올리면 후원사인 노스페이스가 한 장당 1만원을 매칭으로 후원한다. 버추얼 기부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운동을 좋아해 참여했다는 직장인 윤상휘(29)씨는 “평소 수영장이나 헬스장을 자주 가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실내 체육시설에 가지 못하면서 등산에 관심이 생겼다”며 “오랜만에 바깥 활동을 할 수 있고, 보람도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원래 마라톤에 참여하고 인증하는 ‘기부 런(run)’ 행사가 있었는데, 올해는 수백명이 한 장소에서 함께 집결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각자 등산을 하고 인증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버추얼 하이킹에 참가한 이창연(30)씨는 “지난해만 해도 지인들과 여의도나 동네를 뛰고 달린 거리를 비교했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그런 모임이 아예 없어졌다”면서 “대신 매주 이틀씩 산에 오르고, 여러 등산 코스를 직접 블로그에 소개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으로 벌써 500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며 “기부금은 아프리카 지역에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식수위생사업과 코로나19 확산 예방 사업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긴긴 겨울을 견뎌내다…더 간절히, 더 가고프다

    긴긴 겨울을 견뎌내다…더 간절히, 더 가고프다

    다시 록다운 된 지 15일째. 11월 한 달을 잘 넘겨야 크리스마스 때 고향에도 가고 작은 연말 모임이라도 할 텐데…. 영 그른 것 같다. 독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매일 늘어만 가는 중이고, 매일 2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12월 크리스마스 마켓은 일찌감치 취소됐고, 이대로라면 레스토랑과 카페도 계속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 지금도 배달과 픽업만 가능한 상태다. 어디 들어가서 따뜻하게 커피 한 잔 마시고, 밥 먹는 건 다시 불가능한 일이 됐다. 이 평범한 일상이 목 빠지게 기다려야 하는 일이 될 줄이야. 12월엔 가능할까? 지금으로선 으슬으슬하고 뿌연 베를린 날씨만큼이나 잿빛이다.이런 날 유독 생각나는 건 뜨끈한 사우나다. 뜨거운 증기가 가득한 사우나에서 땀을 쫙쫙 흘리고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고, 또다시 사우나에서 몸을 데우고. 베를린의 긴긴 겨울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인데, 이걸 못 하게 되니 더 간절하고 더 가고 싶다. 베를린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우나 바발리 얘기다. 그래도 록다운되기 전 한 번 다녀온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밀폐된 사우나 안에서 몇십 분씩 여러 사람이 앉아 있으니 코로나19가 터진 뒤에 바발리는 다시 못 갈 줄 알았다. 하지만 이곳도 코로나19 규정 수칙에 맞춰 입구에서 체온 체크부터 실내의 자리 간격 배치까지 새로운 방역 수칙을 가지고 다시 문을 열었다. 바발리의 드넓은 야외 정원과 자쿠지, 수영장만 여는 게 아니라 실내 사우나까지 다시 열었을 땐 행복한 비명이 절로 나왔다. 얏호, 바로 수건과 가운, 슬리퍼를 싸 들고 바발리로 갔다. 거대한 스파 단지에 13개나 있는 사우나는 지도를 들고 찾아다녀야 할 정도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시간대별로 있는 필링 프로그램도 헤매기 십상이다. 코코스 필링, 인퓨전 사우나, 온도가 가장 뜨거운 베닉 사우나 등 이름만 봐서는 정확하게 어떤 건지 감이 잘 안 오는 것도 많다. 그럴 때 이곳을 잘 아는 현지 친구가 동행을 하면 두세 배는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다. 단 그 친구가 서로의 알몸을 보아도 별로 어색하지 않은 사이여야 좋다. 사우나 안에서는 모두가 알몸인 상태로 앉아 있기 때문이다.유럽의 다른 도시에서도 사우나를 해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놓고 앉아 편안하게 즐기는 건 바발리에서 처음 해 봤다. 그래서 바발리에는 유독 커플이 많이 온다. 서로의 알몸을 보는 게 어색하지 않은 부부와 커플들에겐 그냥 자연스러운 곳이다(갖고 들어가는 긴 타월은 몸에 두르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와 발이 타올 안에 들어가게 앉는 바닥 깔개용으로 쓴다). 물론 안을 지나다니다 보면 휴식을 취하는 스파베드에서, 벽난로 앞에서, 자쿠지 안에서 키스를 하거나 목에 팔을 두르고 있는 커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보는 사람이나 뒹구는 사람이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 자유로움 앞에서 나는 종종 베를린에 있다는 걸 실감한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바발리 사우나에는 앉을 수 있는 자리 표시가 생겼다. 원래 인원의 반만 들어갈 수 있고, 1.5m 간격으로 모든 자리와 의자, 스파 침대가 떨어져 있다. 그렇다 보니 내부는 훨씬 덜 붐빈다. 특히 부채를 든 마스터가 들어오는 필링 프로그램은 한번 시작하면 언제나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는데, 그 프로그램이 모두 중단되면서 훨씬 느긋하고 여유롭게 소수의 사람들이 사우나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사우나를 오는 전체 사람 수가 적어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즐긴 사우나는 아이러니하게도 편한 점이 있었다.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과 우려 속에서 사람들은 더 거리를 두고 더 조심스럽게 서로의 영역을 지켰다. 한 달에 한 번은 가고 싶었던 바발리는 서울 목욕탕에서 하듯 때는 못 밀지만 사우나도 하고, 온천 하듯 야외 자쿠지에서 몸을 녹일 수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간 것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와 휴식이 따뜻하고 달콤하다. 이번 록다운이 풀리면 내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이곳으로 할 참이다. 상황이 좋아지면 베를린 근교의 온천 지역으로 유명한 바트자로프에도 가볼 계획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진흙과 온천수, 테르말 스파가 있어 베를린 사람들이 종종 간다. 베를린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로 주말 여행지로 적당하다. 그곳에서 한나절 사우나를 하는 상상을 하면서 일단 남은 날들을 견뎌 본다. 유럽에서 사우나에 재미를 붙인 건 언제부터였을까. 스위스의 작은 도시들을 여행할 때 그 매력을 조금 알았던 것 같다. 계절은 항상 겨울로 가는 늦가을이었고, 알프스의 웅장한 산맥이 보이던 따뜻한 야외 온천풀에서 몸이 노곤노곤해졌다. 그 기억은 리기산 칼트바트 마을 근처에, 벵겐의 작은 호텔 사우나 안에, 그리고 발레주의 크랑몬타나에 멈춰 있다.유럽의 스파에서는 수질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이 물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란 생각이 든다. 산세가 깊고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는 어김없이 스파가 발달해 있다. 로마시대부터 귀하게 여겨 온 광천수가 유명한 온천 마을부터 스위스의 깊고 작은 마을에까지 근사한 스파 시설이 있다. 사람들은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고, 대자연을 바라보며 정신적인 휴식, 힐링까지 하고 싶은 바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명품 도시 크랑몬타나에서 경험한 스파도 기억에 남는다. 이곳은 돈 많은 스위스 사람들이 겨울 휴가를 오는 현지 휴양지다. 시내만 나가도 도시의 부유함이 금방 느껴진다. 시내는 엄청 작은데 오메가, 프라다, 샤넬 같은 브랜드 숍이 줄지어 있다. 가게 간판으로 걸어 놓은 커다란 시계도 진짜 오메가다. 하지만 크랑몬타나에서 가장 명품인 건 이런 브랜드들이 아니라 마테호른에서 몽블랑까지 이어지는 산봉우리와 대자연의 절경이다. 그걸 사우나를 하며 알았다. 해발 1100m 크랑몬타나의 작은 호텔 자쿠지에서 장작 타는 냄새를 맡으며 어둠이 내려앉은 론 골짜기와 스위스의 명품 절경을 즐겼다.사우나 안에서는 수영복을 입긴 했지만, 남녀가 함께 들어가는 사우나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수증기로 꽉 찬 습식 사우나 안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성큼성큼 들어갔다가 구석구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형체가 드러나서 혼자 당황했던 기억. 그때부터 유럽의 사우나를 조금씩 맛보기 시작했다. 만년설이 남아 있는 알프스와 몽블랑을 바라보면서 머리까지 쨍하게 뚫고 들어오던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즐겼던 스파,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것이 행운이었구나 싶다. 아무 걱정 없이 여행할 수 있었던 시절을 위해 건배.깜놀… 혼욕에 알몸 사우나더 깜놀… 자연 온천수 힐링 지금은 남녀가 다 벗고 같이 들어가는 사우나를 독일인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지만, 내게도 처음은 충격과 당혹스러움의 연속이었다. 꽤 적응 기간이 필요한 문화 충격이었다. 3년 전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사우나는 그래서 평생 잊을 수 없다. 블레드는 슬로베니아의 대표 휴양 도시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알프스산맥이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을 거쳐 이곳 블레드까지 닿아 있다. ‘율리안 알프스’라 불리는 산 꼭대기의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생긴 호수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블레드는 오래전부터 힐링을 위한 휴양지였다. 1852년 스위스 출신의 의사 아르놀트 리클리가 요양차 이곳에 왔다가 병이 나아 돌아갔다. 당시 그의 치료를 도운 것은 매일 한 일광욕, 수영, 오래 걷기였다. 2년 뒤 다시 블레드로 돌아온 그는 공기, 물, 햇살을 중심으로 하는 자연치유 요양소를 차리고, 유럽의 부유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요양을 원하는 사람은 물론 당시 아편이나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도 대상이었다. 블레드는 곧 유럽 전역으로 알려지고, 좋은 수질로 스파산업도 발전했다. 11월의 단풍이 짙었던 블레드 호숫가 주변에는 스파와 시설을 잘 갖춘 호텔이 많았다. 블레드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그랜드호텔 토플리체의 테르말 스파가 꼽힌다. 17세기에 발견된 22도의 자연 온천수를 이용하는 스파다.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이 물은 목욕 중 직접 마시기도 한다. 그리스 신전의 기둥처럼 돼 있는 스파 내부는 100년 넘은 원형을 보존한 상태로 개조돼 더욱 근사했다. 블레드에서 가장 럭셔리한 호텔 스파답게 분위기와 시설 모두 고급스럽다.자연 온천수는 아니지만, 내가 머물렀던 블레드 골프호텔에는 보다 대중적이고 큰 규모의 스파 시설이 있다.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대형 아쿠아존과 알몸으로 들어가는 사우나로 구분돼 있다. 수영복을 안 가져간 나는 사우나만 하려고 방에서 샴푸와 린스를 챙겨 갔다. 사우나는 옷을 갈아입는 곳부터 남녀 구분이 없었다. 정해진 사물함 번호 앞에서 여자건 남자건 옷을 훌렁 벗었다. 샤워를 하려고 들어간 샤워장엔 아예 문이 없었다. 이는 열심히 머리를 감는 동안 누구든 지나가며 볼 수 있는 ‘개방된 구조’라는 뜻이다. 나는 그 뻥 뚫린 샤워장에서 머리를 감을 용기가 없었다. 조용히 다시 방으로 올라온 나는 머리를 깨끗이 감고 사우나로 내려갔다. 슬로베니아만의 스파법이 있나 싶어 사우나 안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보기까지 했다. 멋 모르는 동양인이 실수를 하면 안 되니까. 그들이 하는 것처럼 사우나를 하고 싶었다. 별다른 건 없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사우나 안에서 땀을 흠뻑 낸 다음 나와서 샤워로 씻어 내고 다시 사우나로 들어가는 걸 반복하면 된다고 했다. 물도 충분히 마시고. 사우나 안에서 타월을 몸에 둘러도 되는지도 물어봤다.“꼭 벗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벗고 있는 게 훨씬 편할 텐데요. 너무 더워서 힘들 거예요. 맨 몸으로 있는 게 더 좋아요.” 오로지 다른 점이라면 여자뿐만 아니라 알몸의 슬로베니안 남자들도 있고, 나이 많은 노인들이 아니라 젊은 커플, 남자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함께 출장 중이던 잡지 기자 동료 둘과 함께 셋이서 열심히 블레드의 사우나를 탐방했다. 일행 중엔 20대의 젊은 기자들도 있었지만, 사우나를 아침저녁으로 들락거린 건 중년의 여자 기자들뿐이었다. 매일 빠듯한 일정 때문에 블레드에서 몇 시간씩 스파를 할 여유는 없었지만 그 짧은 사우나 후에도 보들보들한 피부와 ‘물광’이 흐르는 얼굴에 서로 감탄했다.블레드와 함께 유명한 또 하나의 스파 휴양지로는 돌렌스케토플리체가 있다. 슬로베니아 동남쪽에 있는 도시. 해발 179m에 자리한 이곳에는 포도원과 과수원이 많고 무엇보다 13세기 초에 발견된 온천수가 유명하다. 블레드는 율리안 알프스에서 스키를 탄 뒤 스파를 즐기려는 젊은층이 많이 찾는 반면, 이곳 돌렌스케토플리체는 전문적인 치료와 요양을 하는 노년층이 많이 찾는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치료가 결합된 만큼 이곳의 웰빙센터는 시설도 보다 전문적인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발네아웰니스센터 안에는 세 개의 큰 야외 온천풀과 실내 풀이 갖춰져 있는데, 발네아호텔에서 긴 실내 통로를 통해 목욕 가운만 입고도 스파센터로 갈 수 있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더욱 유용한 통로다. 슬로베니아를 떠나는 날 아침에도 이곳에서 사우나를 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밖을 내다보며 조용히 몸을 담그고 있던 시간. 사우나를 하느라 마을은 둘러보지도 못했지만 조금도 아쉽지 않은 여행이었다.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단독] 15시간 수건 묶이고, 맞고… 부모 손에 스러진 아기들

    [단독] 15시간 수건 묶이고, 맞고… 부모 손에 스러진 아기들

    2008년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A씨는 아내와 컴퓨터 6대를 돌려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을 팔아 돈을 벌었다. A씨는 아기를 돌보느라 게임에 집중할 수 없게 되자 아기를 하루 10~15시간 수건으로 꽉 묶어 뒀다. 3500만원 빚 독촉이 들어오고 휴대전화요금, 가스요금도 밀리게 되자 원인을 아기 탓으로 돌리며 머리와 가슴팍을 때리는 등 심하게 학대했다. 지난해 1월 아기는 생후 70일 만에 머리뼈 골절, 경막밑출혈, 뇌멍 및 뇌부종으로 사망했다. 1심 법원은 인면수심의 아빠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만 3세 미만 사망 80%… 신체 학대 73.3% 서울신문은 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대법원 판결문 열람 시스템에서 최근 2년간 부모 학대에 따른 아동 사망 사건 15건에 대한 판결문 19개(항소심 포함)를 검색해 분석했다. 최근 공분을 산 서울 양천구 16개월 아동 학대 사망 사건처럼 말도 못 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만 3세 미만의 영유아가 학대 사망의 80.0%를 차지했다. 학대 유형은 신체적 학대가 73.3%로 방임(26.7%)보다 많았다. 가해자는 친부 53.3%, 친모 20.0%, 친부모 모두 20.0%, 계모 6.7% 순으로 많았다. 영아의 경우 집 밖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학대 징후를 발견하기 어렵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대표는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서 영아 사망률이 굉장히 높고, 학대 징후 없이 사망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씨의 아이도 숨지기 직전 119에 신고됐으나 당시 출동한 구급대원은 “학대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취약계층 등 지역사회 복지 더 강화해야” 사망 아동의 가정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명시된 경우는 15건 중 4건이었다. 일례로 B씨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주거가 불안한 상황에서 생후 5개월 아들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았다. 2개월에 걸쳐 아들을 수차례 폭행하면서 겉으로 폭행 흔적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이를 은폐하고자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생후 2~4개월 사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예방접종도 하지 않았다. 아기는 두개골 골절, 뇌출혈로 숨졌고, 친부 B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아동권리보장원이 발표한 아동학대 주요 통계를 봐도 2018년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28명으로 만 3세 이하 아동이 64.3%를 차지했다. 피해 아동 가정의 월평균 소득이 150만원 미만인 경우도 53.6%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선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취약계층, 차상위계층 등 지역에서 기준을 두고 아동을 지켜보면서 꾸준히 사례를 발굴하는 등 지역사회 복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동작 서달산 숲속도서관, 쉼터 더해 주민 곁으로

    서울 동작구가 흑석동 현충근린공원에 있는 서달산 숲속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재개관했다고 16일 밝혔다. 2013년에 조성된 서달산 숲속도서관 ‘글 헤는 숲’은 공간이 좁아 주민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 올해 주민참여예산 사업에 선정됐고, 지난 6월 확장 공사를 마쳤다. 서달산 숲속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에 쉼터 기능을 더해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새로 태어났다. 회의공간, 빔프로젝터, 스크린 시설을 갖췄다. 평일과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주민협의체 ‘꿈꾸는 도토리’ 소속 마을 사서와 자원 봉사자가 이용을 돕는다. 도서관에서 즐기는 책과 문화예술축제, 가족 소통을 위한 책과 노니는 마을학교, 이웃의 마음을 돌보는 꿈꾸는 마을상담가, 산책독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최대 입장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다. 또한 구는 지난 3월 이후 코로나19로 중단된 서달산, 고구동산길, 노량진 근린공원 등 지역 공원 숲해설 프로그램을 재개한다. 평일 오전 9시부터 하루 세 번씩 숲해설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나무에 부착된 QR코드를 이용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상도동에 있는 서달산 유아숲체험원과 상도근린공원 유아숲체험원에서는 손수건 자연물로 염색하기, 거미줄 놀이, 열매로 과녁 맞히기 등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김원식 공원녹지과장은 “서달산 숲속도서관을 주민 커뮤니티로 업그레이드해 주민들이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기고 이웃과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밤운전보다 무서운 건 손님 갑질… “우린 을 중의 을”

    밤운전보다 무서운 건 손님 갑질… “우린 을 중의 을”

    대리운전 기사 김재철(46·가명)씨는 손님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던 지난 8월 2일을 잊지 못한다. 김씨는 그날 저녁 7시 서울 미아사거리역에서 첫 콜(대리요청)을 받고 월계동으로 이동했다. 만취 상태로 보였던 60대 남성은 5000원이 인상된 요금(3만원)을 안내받자마자 김씨에게 험악한 욕설을 쏟아냈다. “나이도 드신 분이 왜 그렇게 사세요”라고 억울함에 풀어낸 김씨의 항변은 무자비한 폭력으로 되돌아왔다. 남성은 차 트렁크에서 목검을 꺼내 마구 휘둘렀다. 김씨의 얼굴도 주먹으로 맞아 부어올랐다. 가해 남성은 출동한 경찰 앞에서도 “대리기사 주제에 가르치려 한다”며 당당했다. 가해자는 전치 3주를 진단받고 일도 하지 못한 김씨에게 30만원으로 합의하자고 종용하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 사건 이후 김씨는 고객들의 언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신경이 곤두서고 손을 부들부들 떤다. 야간노동의 대표 직종 중 하나인 대리운전 기사들은 밤의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기사들에 대한 승객의 폭언과 위협, 폭행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제5조의 10항)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대리운전 기사는 법외의 존재다.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위하여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운전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시행한 대리운전기사 700명에 대한 설문 결과 68.4%가 대리운전 중 정신적·신체적(성폭력 포함) 피해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물리적 폭행 사례도 전체의 20.9%인 100건에 달했다. 열에 아홉(97.1%)은 욕설·괴롭힘을 경험했다. 대리운전 기사는 야간노동자를 받는 특수건강검진 대상자격도 없다. 고용 주체가 없는 특수고용직의 플랫폼 노동자들이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노동자건강증진센터는 지난 9월 17일 대리운전 기사 15명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서울신문이 확인한 진단 결과 11명이 뇌심혈관계 질환(최고위험군 2명, 고위험군 5명, 중증도 4명)이 중증도 이상 위험군으로 판정됐다. 업무 중 고객의 육체적·정신적 폭력으로 인한 위험도 역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우 노동자건강증진센터장은 ”업무 중 정신적 폭력에 대한 위험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대리운전 기사들의 건강 문제는 사고 등의 위험과 연결돼 특수건강진단 대상을 확대하는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리운전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동대문에서 의류 도매업을 하던 박한수(48·가명)씨는 코로나로 사업이 기울자 대리운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 패션 매장까지 연 박씨는 지난 1월 그야말로 바이러스의 최전선에서 직격탄을 맞고 귀국했다. 박씨는 “매달 수입이 150만원 수준이지만 그나마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목검 폭행을 당한 김씨도 올 들어 코로나 사태로 사업이 기울자 대리운전에 뛰어들었다. 코로나로 인한 생계 위기는 많은 이들을 밤의 운전기사로 내몰았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코로나 재난으로 저녁 술자리가 줄면서 ‘대리운전 콜’은 쪼그라든 반면 진입장벽이 낮은 대리운전의 시장 경쟁이 가속화됐다”며 “코로나의 역설”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대리운전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리운전 기사 규모는 16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올해 시장 규모는 약 2조 7672억원. 전국 3058개(2월 기준, 국토부 조사)에 달하는 대리운전 업체에 등록하면 누구나 일할 수 있어 정확한 통계는 없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야간노동 인한 사회적 손실 커… 해법 논의할 때 됐다”

    “야간노동 인한 사회적 손실 커… 해법 논의할 때 됐다”

    “우리가 야간노동으로 누리는 서비스 편익이 앞으로 더 큰 사회적 손실로 돌아올 것입니다.”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16일 “야간노동자의 건강 악화는 건강보험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관계 단절 등 사회적 문제로도 파급된다”며 “지금이야말로 야간노동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협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야간노동자 절반은 특수건강진단 안 받아 정 교수는 서울신문과 공동으로 진행한 야간노동의 사회적 비용 산출 연구에서 “산재와 의료비, 생산성 손실, 여가비 등을 계산할 때 그 비용이 최소 2조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현재 통계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야간노동자 규모부터 정부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주간보다 추가 수당이 1.5배 더 높아 당장 돈이 필요한 저소득층 노동자들이 유인되는 구조가 확대·재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기업들이 야간 소비를 부추기면서 야간노동이 소비자들은 물론 노동자들에게도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보건의료, 치안·통신·보안 등 필수적 공공분야가 아닌 영리 분야의 야간노동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야간노동자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 검진 인원은 추정 대상자인 260만명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며 “근본 원인인 야간 근무시간 단축과 조정 등 사후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경북 칠곡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 작업을 하다 숨진 고 장덕준(27)씨는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이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산 1.9배 높아… 임산부 야간노동 규제 필요 정 교수는 여성의 야간노동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도 역설했다. 그는 “교대근무를 하는 여성노동자의 자연유산 비율은 주간 근무자보다 1.9배나 높다”며 “당사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만 받으면 임산부도 야간노동을 할 수 있게 한 근로기준법을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노모가 수건만으로 102㎏ 아들을 죽일 수 있나

    노모가 수건만으로 102㎏ 아들을 죽일 수 있나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합니다.” 지난 3일 오후 2시 30분 인천지방법원 324호 법정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100㎏이 넘는 50대 아들의 목을 수건으로 졸라 살해한 혐의로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한 70대 노모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피고인(범인)과 변호인마저 범행을 한결같이 인정했지만 재판부(부장 표극창)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모(76)씨에 대한 이날 선고공판에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 진술했을 수 있고 범행 동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당초 지난달 27일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으나 “살인의 증거는 피고인과 그의 딸 진술만 있는데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수건으로 몸무게가 102㎏에 달하는 50대 성인 남성을 70대 중반 노모가 목 졸라 살해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며 그동안 2차례 선고를 미루고 추가 심리했다. 통상적으로 피고인이 자백까지 한 사건에서 무죄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재판부는 “제3자가 살인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구속됐던 윤씨는 선고 직후 풀려났다. 검찰은 지난 9일 항소했고, 항소심은 내년 1월 이후 서울고법에서 진행된다. 윤씨는 지난 4월 21일 0시 57분쯤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술에 취한 아들 A(51)씨를 술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수건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직후 112에 전화를 걸어 차분한 목소리로 “내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것 같다”고 자진 신고했다. 당시 집 안에는 윤씨의 딸 B(40대)씨도 있었으나 A씨의 행패를 피해 범행이 일어나기 직전 아이 둘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갔다는 게 모녀의 주장이다. 윤씨는 경찰이 출동하는 5분 사이 딸과 여러 차례 통화하고 현장을 깨끗이 청소했다.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술만 마시면 제정신일 때가 거의 없었다. 그날도 아침부터 술에 취해 행패를 부렸고 그런 아들이 불쌍해서 범행했다”며 울먹였다. 경찰은 “제3자나 딸 등의 개입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윤씨를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했고,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의문스러운 어머니 윤씨의 자백과 딸의 진술 검찰은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깨진 소주병 3조각을 촬영한 사진, 범행 도구로 사용한 수건에 대한 압수조서, 피해자의 사망 원인이 경부압박질식사로 판단된다는 부검 감정서, ‘집을 떠날 때 피해자가 살아 있었다’는 B씨의 진술이 피고 윤씨의 자백과 부합한다고 봤다. 윤씨는 평소 아들이 일정한 직업 없이 딸 B씨 집에 얹혀살면서도 술에 의존하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사건 당일 0시 8분에서 30분 사이 아들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여동생 B씨와 술주정 문제로 다투고도 계속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 화가 난 B씨가 남편이 있는 수원으로 간다며 두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자 격분한 윤씨는 다른 가족들을 위해 아들을 살해할 것을 마음먹고 냉장고 안에 있던 소주병을 꺼내 피해자의 머리를 내려쳤다. 이어 거실 베란다에 있는 빨래 바구니에서 수건을 꺼내 술에 젖은 아들의 얼굴을 닦아 주다가 뒤에서 수건으로 아들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윤씨는 같은 날 0시 53분쯤 112로 전화를 걸어 침착한 목소리로 “아들이 술 마시고 속을 썩여 목을 졸랐더니 죽은 것 같다. 숨을 안 쉰다”고 신고했다. 6분 만에 도착한 경찰은 호흡과 심장이 정지된 A씨를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같은 날 오전 9시 6분 사망 판정됐다. 윤씨는 “목을 조를 때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하는 등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희망도 없고, 늘 술에 취해 사는 꼴이 너무 불쌍해 그렇게 했다”며 “술만 마시면 제정신일 때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아들이 사업에 실패해 폐인처럼 지내며 술만 마시는 게 안타까워 살해했다는 얘기다. 윤씨의 딸은 재판 과정에서 “노상 술을 마시는 오빠가 엄마를 평소에도 때렸다”며 “(윤씨가 A씨를 살해한 사실이) 믿어지지는 않지만 오빠가 양심이 있다면 엄마가 그날 그렇게 했을 때 죽고 싶어서 가만히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수건으로 76세 할머니가 키 173.5㎝, 몸무게 102㎏ 정도의 51세 남성을 목 졸라 살해할 수 있다고 믿고 범행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인지, 또한 그러한 시도가 성공해 살해에 이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생명이 위태롭게 됐음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죽음을 맞이했다는 진술은 더욱 믿기 어렵다고 봤다. 피해자가 만취해 저항할 수 없었다는 피고인 진술에 대해서도 범행 약 3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던 것으로 인정되며, 피해자가 여동생과 사망 전 나눈 대화를 보면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나름의 주장을 할 수 있던 것으로 미뤄 반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 “경찰관 지시 따라 목 조르는 동작 했다” 재판부는 법정 검증 당시 피고인의 진술과 재연 동작이 어설펐던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봤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범행을 재연하는 과정에서 소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가격하는 동작이나 수건으로 목을 조르는 동작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면서 얼버무리는 태도를 취했고, 목을 조르는 동작을 취하라는 요구를 받고는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한 다음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수건으로 목을 조르는 동작을 했다”며 자연스럽지 않다고 판단했다. 실제 피고인은 지난 9월 열린 공판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하면서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거나 오락가락하는 진술을 했다. 특히 수건으로 목을 조른 과정에 대해 매듭을 지었다고 말했다가 재연 과정에서 수건이 짧아 매듭이 만들어지지 않자 “매듭을 안 하고 그냥 졸랐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피해자가 무위도식하며 술을 마시고 지낸 기간이 10개월에서 1년 정도에 불과하고 술에 취해 행패를 부렸다고 하더라도 그게 일반적으로 어머니에게 살해 욕구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백과 딸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를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살인 범행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피고인이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자백했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그 자백 내용이 진실한 것인지를 따져 합리적 의심이 없을 경우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아야 하는 것이고(대법원 2005도645 판결 등 참조), 더군다나 이 사건은 가족들이 거주하는 집안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가족을 보호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명목으로 허위 진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범행 당시 집 안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을까?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할 당시 이 사건 현장에는 피해자(아들)와 피고인(어머니)만 있었다는 주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B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간 이후 사건 현장에 출입한 제3자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할 만한 별다른 정황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 자백의 신빙성을 문제 삼게 된 이유 중 하나가 가족을 보호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명목으로 허위의 진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피고인의 자백을 믿기 어렵다는 점인데 이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핵심은] 입양 어려워 베이비박스 찾는 미혼모들

    [핵심은] 입양 어려워 베이비박스 찾는 미혼모들

    그날 밤공기는 싸늘했습니다. 매섭게 부는 바람이 제법 겨울에 들어섰다는 걸 알려준 날이었죠. 11월 3일 새벽 5시 30분 아직 어스름한 시간, 공사 자재를 쌓아둔 골목길 안에서 갓난아기가 발견됐습니다. 탯줄과 태반이 붙어있는 채로 드럼통 앞에 놓여있었습니다. 이를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했지만 늦었습니다. 아기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맞은편에 영아를 보호하는 베이비박스가 있었는데도 밤새 거리에 방치돼 있었던 겁니다. 이번 주는 태어나자마자 홀로 남겨지는 아기들과 베이비박스 논란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 핵심 ① 키울 수 없는 부모의 마지막 선택 아기가 발견된 곳은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 교회가 운영하는 베이비박스 앞입니다.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양육할 형편이 안 되는 미혼모를 위한 시설입니다. 이곳에 아기를 두고 벨을 누르면 교회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자원봉사자들이 나옵니다. 무작정 아기를 데려가는 건 아닙니다. 떠나려는 부모를 붙잡고 한참을 설득합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을 다잡고 아기를 키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도저히 키울 여건이 안 될 땐 출생신고라도 거치게끔 합니다. 입양이라도 수월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죠. 그날 베이비박스 앞에 선 엄마는 이러한 절차를 몰랐던 것 같습니다. CCTV에 찍힌 엄마는 아기를 출산한 직후인지 움직임이 불편했습니다. 어두운 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랐지만, 베이비박스를 열지 못하고 맞은편 드럼통 위에 수건으로 감싼 아기를 두고 갔습니다. 경찰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아기의 친모인 20대 여성을 체포했습니다. 검거 당시 그는 아기가 사망한 사실을 몰랐습니다.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구속될 위기에 처했지만, 법원은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추운 겨울에 아기를 바깥에 두고 가버린 엄마를 향해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베이비박스 앞에는 아기를 추모하는 꽃과 편지가 놓였습니다. 교회는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베이비박스를 열지 않아도 알람이 울리는 장치를 만들 계획입니다.■ 핵심 ② 까다로운 입양 절차가 유기로 이어져 베이비박스는 2009년 만들어진 후로 찬반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아기들이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해마다 갈 곳 없어 베이비박스에 놓이는 아기들은 200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온 아기들도 아주 잠시 머무를 뿐입니다. 며칠 후엔 대부분(약 80%) 보육원으로 향합니다. 시설이 아닌 가정에 위탁되거나 입양되려면 출생신고가 돼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놓고 간 부모들은 대개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원래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도 입양 동의서나 양육권 포기 각서가 있으면 입양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다 2012년 입양특례법이 개정되면서 절차가 까다로워졌습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허위 입양되는 사례도 차단하고자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꾼 겁니다. 갓 태어난 생명을 보호하려고 만든 장치가 오히려 높은 벽이 된 셈입니다. 실제로 출생신고를 의무화한 이후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기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2010년 4명, 2011년 35명, 2012년 79명 수준이었다가 법이 개정되고 2013년(252건)부터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출생신고를 하면 호적에 미혼모란 꼬리표가 남고, 출생신고 없이는 입양도 어려우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이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베이비박스를 찾는 겁니다. 출생신고를 익명으로 할 수 있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입니다.■ 핵심 ③ 혼자서도 아이 키울 수 있는 사회 돼야 세상은 무책임한 부모라고 손가락질하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게 의지만으로 되진 않습니다. 우선 경제적인 뒷받침이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를 찾는 미혼모는 대개 20대 초반입니다. 미성년자도 상당수(30%) 있어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가로부터 제도적 지원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현행 한부모가정 지원 제도는 그 기준이 까다롭습니다. 통상 한 달에 20만원 정도 되는 육아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중위소득 52%(2인 가구 기준 월 155만원) 이하에 해당해야 합니다. 현실성이 없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돌봄 혜택이 절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고려해 나라에서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교실은 ‘법정 한부모가정’에 우선권을 줍니다. 그런데 이 ‘법정 한부모가정’의 조건 역시 문턱이 높습니다. 중위소득 60% 이하로 규정합니다. 중위소득 60%는 2인 가구 기준으로 한 달 소득 약 179만원입니다.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혼자서 아기를 낳고 키우겠다고 선뜻 결심할 수 있을까요. 지난달에는 어느 20대 미혼모가 중고거래 플랫폼에 자신이 낳은 신생아를 입양 보내겠다는 글을 올려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이 여성 또한 입양 기관과 상담하던 중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리자 극단적인 방편을 찾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는 행위도 결국 유기입니다. 윤리에 어긋난 선택입니다. 다만 비판에 앞서 베이비박스가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해봐야 합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단독] 병원비 1억원 떠안고 이혼 소송 당하고… “그들이 짊어진 비용, 우리사회에 청구될 것”

    [단독] 병원비 1억원 떠안고 이혼 소송 당하고… “그들이 짊어진 비용, 우리사회에 청구될 것”

    서울신문은 산재 야간노동자 148명(사고, 과로, 질병 등)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 부고 기사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위험성 등을 전한다.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부고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다.#1. 하청업체 소속 택배노동자 박인석(40·가명)씨는 매일 오전 7시부터 자정 넘게 배달하는 삶을 10년째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오후 4시 대구 북현동에서 배달하다 의식을 잃었다. 영남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뇌출혈과 대동맥 파열 진단을 받고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다. 1억원 가까이 나온 병원비는 자신의 생명보험으로 해결했다. 올 1월 다시 일을 시작한 박씨의 택배 물량은 확 줄었다. 수입은 월 400만원에서 반토막 이상 줄었다. 매달 통원치료비로 30만원을 써 온 그는 지난 5월 200만원을 들여 추가 수술을 받았다. 박씨는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야간에도 일했던 게 후회된다”고 했다. 그는 노무사와 상담해 산재 신청을 준비 중이다. 국내 야간노동자들이 죽거나 다치고, 병들어 쓰는 연간(2018년 기준) 비용은 1인당 241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정부와 기업 등의 부담 비용을 빼면 야간노동자 1인당 128만원가량을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급여가 상대적으로 많은 밤 노동을 선택한 야간노동자들의 실상은 산재발생률도 높고 추가 비용 부담도 가중되는 이율배반적인 현실인 셈이다. 서울신문과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최은희 을지대 간호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분석한 국내 야간노동의 전체 사회적 손실액 2조 6359억원(2018년 분석치) 가운데 가장 많은 항목이 심혈관·위장관·내분비계 질환 치료 비용이다. 전체의 36.8%인 9622억원으로 추산됐다. 심혈관계 질환은 대표적인 업무와 연관된 질병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2018년 특수건강진단 대상 108만 5856명의 야간노동자 1인당 부담액으로 산정한 금액이 연간 88만 6000원이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야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에 일하는 상용(정규직) 노동자는 특수건강진단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이 금액은 건강검진 결과 해당 질환 판정을 받은 야간노동자들이 치러야 할 의료비용과 동일한 셈이다. 건강검진에서 확인된 질환이라도 산재 판정을 받지 못하면 치료 비용은 오롯이 개인 몫이다.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에 접수된 총 14만 7678건의 산재신청 인정률은 64.6%(질병 산재 기준)에 그쳤다. 최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에도 주야간 교대 근무자의 산업재해 발생률은 주간 고정근무자보다 1.33배 높다”면서 “야간노동으로 인한 산재 증가율로 인해 노동자들이 짊어지는 부담이 미래에 우리 사회 비용으로 청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2. 화훼경매사 이모(40)씨는 매일 밤샘 노동을 한다. 그는 화훼시장 운영 시간에 맞춰 오후 9시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 퇴근하는 일과를 10년 넘게 이어 가고 있다. 7살짜리 딸과 3살짜리 아들을 둔 이씨는 이혼 피소자다. 지난해 3월 아내는 그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낮밤이 바뀐 삶은 이씨와 육아에 지친 아내 모두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는 최근 1심에서 위자료 1000만원 등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씨의 변호를 맡은 엄경천 변호사는 “생계를 위해 야간에 일할 수밖에 없는 이씨와 같은 야간노동자들의 가정불화 사례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정 교수팀과 처음으로 사회적 비용 분석 중 총 3338억원 규모로 추계한 게 야간노동자들의 사회적 단절로 인한 손실액이다. 이씨와 같은 야간노동자 1인당 연간 평균 비용이 30만 8000원으로 집계됐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야간노동자들은 주간노동자들보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나 여가 활동이 적은 반면 일반인보다 우울증 빈도는 훨씬 높다”면서 “하지만 노동자들의 사회적 단절 관련 연구는 간과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야간노동자들이 앓는 각종 질환으로 발생한 생산성 손실액은 1조 2289억원이다. 이는 야간노동에 따른 사망·질환에 따른 업무와 설비 가동 차질, 기업 이미지 손실 등을 반영한 액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단독] 年 2조 6000억… 108만 야간노동자의 눈물값입니다

    [단독] 年 2조 6000억… 108만 야간노동자의 눈물값입니다

    서울신문은 산재 야간노동자 148명(사고, 과로, 질병 등)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 부고 기사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위험성 등을 전한다.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부고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다.야간노동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지정한 ‘2급 발암물질’임에도 아직까지 야간노동자들의 질병이나 사고에 따른 손실비용은 제대로 분석된 사례가 없었다. 이번 분석을 실시한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젊은 노동자들의 경우 건강하기 때문에 야간에 혹사당하는 노동도 아무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지만 이런 노동 후유증이 축적돼 사회적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진다”고 말했다. ●2018년 사회적 손실비용 3470억 증가 서울신문이 11일 정 교수·최은희 을지대 간호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용노동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8년 산업재해·진료비 지표 등 19개 항목에 대한 통계 분석 결과 야간노동의 사회적 손실 비용은 2조 6359억원으로 추산됐다. 정 교수팀은 2018년 사회적 손실 비용이 2017년(2조 2889억원)보다 3470억원 증가한 것으로 계산했다. 이는 야간노동, 특히 저임금 서비스 수요가 급증한 추세가 반영됐다. 야간노동의 사회적 비용은 2018년 등록 기준 108만 5856명의 야간노동자 유족연금, 의료비,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의 비용을 반영한 것이다. ●작년 산재 11만명 중 사망자 2020명 정 교수팀은 정부의 야간노동자 규모에 대한 정확한 조사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노동자 규모를 산정해 실제 사회적 손실 비용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봤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에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0만명으로 추산되는 대리운전 기사 중 산재보험 가입자 수는 3명뿐이다. 대부분의 택배기사 등 야간노동자 상당수는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최소 2조 6000억원 규모로 추계된 사회적 손실액 중 노동자 개인들이 감당하는 비용이 전체의 51.3%로, ‘야간노동 위험’이 사유화되고 있었다. 지난해 전체 산업재해자 수는 10만 9242명으로 사고 재해 9만 4047명, 업무상 질병 1만 5195명이다. 이 중 산재 사망자 수는 2020명으로 사고 855명, 업무상 질병 사망자가 1165명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 국내 전체 노동자 산재에 따른 경제적 손실 추정액을 25조 1695억원으로 집계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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