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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불꽃 반응’의 정체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불꽃 반응’의 정체

    영화 ‘해리 포터’가 돌아왔다.1편 ‘마법사의 돌’,2편 ‘비밀의 방’,3편 ‘아즈카반의 죄수’에 이어 이번에는 ‘불의 잔’이다. 해리(다니엘 레드클리프)와 론(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엠마 왓슨)는 어느덧 사춘기 소년, 소녀로 성장했다. 영화는 마법 경연대회인 ‘트리위저드 대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 곳의 마법학교에서 선발된 대표 선수가 세 번의 마법 게임을 치른다. 경기 참가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불의 잔이다. 물론 해리를 지목한다. ●에너지 차이가 색깔 갈라 불의 잔은 형형색색의 불을 뿜어낸다. 불의 잔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색상의 불꽃은 어떤 비밀을 갖고 있을까. 불꽃에 특정 원소가 들어있으면 특별한 색깔의 불꽃을 만들 수 있는데, 이는 주로 금속 원소이다. 예컨대 구리 원소가 들어있다면 불꽃의 색은 초록색으로 변한다. 황산구리가 들어있건 염화구리가 들어 있건 심지어는 구리선을 불꽃에 넣어도 불꽃의 색은 초록색을 유지한다. 이렇듯 특정 원소가 불꽃에서 특별한 색을 만들어 내는 과학 현상을 ‘불꽃 반응’이라고 한다. 구리만 특별한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흔히 전지에 사용되는 리튬은 불꽃을 붉은색으로 바꾼다. 또 가로등에도 널리 쓰이는 나트륨은 노란색 불꽃을 만든다. 불의 잔이 뿜어내는 보라색 같기도 하고 분홍색 같기도 한 불꽃을 위해서는 칼륨 원소를 이용하면 된다. 불꽃 축제에서 사용하는 폭죽들도 이러한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꽃의 색깔이 원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까.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들로 이뤄져 있다. 이중 전자들은 일정한 에너지의 궤도를 선회하게 된다. 불꽃에서 에너지를 얻은 전자는 조금 더 높은 에너지 준위의 궤도로 올라가지만, 결국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원래의 안정한 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이 에너지의 차이만큼 밖으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고, 방출되는 에너지의 양에 따라 불꽃의 색깔이 바뀌게 된다. 원소마다 에너지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불꽃의 색깔도 각각 다르게 되고, 때에 따라서는 그저 불꽃 자체의 색으로만 보이기도 한다.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온도 촛불의 색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붉은색이나 파란색 등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하나의 불꽃에서 색을 결정하는 것은 온도이다. 촛불이 탈 때 산소와 많이 접할 수 있는 겉불꽃은 충분히 타올라서 높은 온도를 낼 수 있어 붉은색을 띠게 된다. 반면 불꽃의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산소의 양이 적어져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이 때문에 파란색 불꽃이 생기게 된다. 불꽃색의 차이는 마술에 응용되기도 한다. 마술사가 라이터 불을 켠 뒤 손수건에 갖다 대면 불이 붙기는커녕 손수건을 통과해 마술사의 손놀림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이 마술의 비밀도 불꽃색에 있다. 연소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탈 물질, 높은 온도, 풍부한 산소 등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런데 라이터 불을 살펴보면 윗부분은 빨간색, 아랫부분은 파란색임을 확인할 수 있다. 빨간색 부분에서는 완전 연소가 이뤄지지만, 파란색 부분에서는 산소가 부족해 가스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에 손수건을 태우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밤 하늘의 별에도 이어진다. 별이 모두 같은 색인 것 같지만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크게 보이는 태양은 노란색이나 주황색에 가까운 별이다. 또 겨울철에 자주 볼 수 있는 오리온 자리는 흰색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별의 색을 결정하는 것도 별의 온도와 관계가 깊다. 온도가 낮으면 붉은색, 서서히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노란색, 파란색, 흰색 등의 별로 변해간다.
  • 황학동 아파트 503가구 일반분양

    황학동 아파트 503가구 일반분양

    12월 서울지역에서 1700여가구가 분양된다. 1일 부동산정보업체 알젠에 따르면 12월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 포함)는 12곳 총 1723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강북권에서 4곳 866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되고 강서권은 5곳 775가구, 강남권은 3곳 82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한솔건설은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한솔 솔파크’ 32∼35평형 117가구의 모델하우스를 2일 개관한 뒤 7일부터 청약 접수한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이 가깝고 인근에 이마트 구로점도 있다. 한화건설은 15∼16일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32평형,38평형,45평형 288가구를 공급한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을 낀 역세권으로 신길뉴타운과 가까워 개발 가능성이 크다. 롯데건설은 이달 말 중구 황학구역을 재개발해 1852가구 중 24·46평형 503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청계천 조망이 가능하고 지하철 2호선 신당역과 6호선 동묘앞역이 가깝다. 강남권에서는 이달 중순 건영이 강동구 성내동에 주상복합아파트 ‘건영캐스빌’ 33평형·45평형 46가구를 분양하고, 서해토건이 강남구 삼성동 삼성연립을 재건축해 ‘영무예다음’ 45가구 중 31∼42평형 21가구를 공급한다. 우방도 서초구 서초동 남성연립을 재건축해 ‘유쉘’ 49가구 중 24∼31평형 15가구를 선보인다. 마포구에서는 이수건설이 신공덕 5구역을 재개발해 290가구중 24·43평형 99가구를 분양하고, 쌍용건설은 창전동 조합아파트 635가구 중 25∼45평형 217가구를 공급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장미 한송이… 여친은 감동 안한다

    장미 한송이… 여친은 감동 안한다

    남녀끼리 주고받는 선물에도 사랑의 마법이 작용한다. 감동을 줄 수도 있지만 자칫 당신의 애정이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 전문가가 말하는 선물 뒤에 숨은 마음의 비밀을 엿본다. ●선물은 또다른 사랑의 언어 남자친구(29)와 사귄 지 1년째인 직장인 박윤정(25·여·가명)씨. 요즘 그녀는 남자친구의 선물에 남모를 불만이 쌓인다. 자신의 취향을 몰라주는 건 둘째치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알뜰한 탓이다. 남자친구가 애용하는 곳은 인터넷 쇼핑몰. 그의 선물은 독특하다 못해 황당하다. 택배로 보내준 만보기부터 5500원짜리 향수와 6000원짜리 시계, 선물은 모두 ‘메이드 인 차이나’.1000원숍에서 그녀를 위해 선물을 사는 그를 볼 때면 박씨는 감동은커녕 의기소침해진다. 자존심도 상한다. 포털사이트 젝시인러브의 정영 러브코치는 ‘선물도 사랑의 언어’라고 말한다. 정씨는 “남성은 실용성에 가치를 두지만 여성은 숨은 정성에 이끌리게 된다.”고 지적한다. 저렴한 돈으로 감동을 주겠다는 건 오히려 부작용이 될 수 있다. 감동을 주려고 한다면 장미 한 송이보다는 차라리 장미꽃 한 다발이 여성에게 더 어필하는 것이다. 정씨는 “여성에게 슬쩍 선물을 준비한다고 예고편을 흘리며 기대감에 행복한 감정을 오랫동안 느끼도록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연애 단계별로 선물을 가려라 사랑이 싹튼 남녀. 그들은 ‘시작하는 연인’ ‘오래된 연인’ ‘대망의 프러포즈’라는 연애의 세 단계를 거치기 마련이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김지나 데이트코치는 “연인의 출발 단계에서는 상대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작은 선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고가의 선물은 여성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타이밍도 중요하다. 서로 생일 등 기념일을 챙기고 일상의 감동을 선사하며 신뢰를 쌓는 게 좋다.‘프러포즈’ 단계에서 싸구려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선물은 곤란하다. 김씨는 “감동을 주고 싶다면 상대방의 기호도 눈여겨 보라.”고 말한다. 선물마다 독특한 의미가 있다. 액자에 사진을 끼워 선물하는 것은 ‘나를 생각해달라.”는 뜻. 목걸이는 ‘넌 내 거야.’, 반지는 ‘영원히 내 곁에 있어달라.’, 목도리는 ‘따뜻하게 감싸주고 싶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별’을 상징하는 구두와 손수건은 피하는 게 좋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女골프 드림팀 “일본은 없다”

    女골프 드림팀 “일본은 없다”

    “올해도 일본은 없다.” 한국과 일본의 여자골프가 새달 3∼4일 이틀간 제주도 핀크스골프장(파72·6355야드)에서 격돌한다. 올해로 여섯번째 맞는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총상금 6150만엔). 두 나라를 대표하는 각 13명의 정상급 선수들이 조국과 자신의 명예를 걸고 벌이는 ’별들의 전쟁’이다. 첫날 양팀 2명의 선수가 12개조로 나뉘어 싱글매치플레이(투섬)로 맞대결하고, 이틀째에는 6개조 양팀 각 2명씩의 선수가 더블매치플레이(포섬·홀당 같은 팀의 낮은 타수를 스코어로 적용)로 매홀마다 승부를 낸다. 홀당 투섬과 포섬의 점수는 각각 승자 2점과 4점이고 무승부일 경우 1점과 2점, 패자는 0점이다. 각 라운드 양팀의 점수를 합산, 최종일 집계로 우승팀을 가린다. 동점일 경우엔 양팀 1명이 18번홀 연장전을 벌인다. 1,2회 대회에서 거푸 우승컵을 빼앗긴 한국은 그러나 3∼5회 대회까지 3연승,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에도 “여자 그린에 일본은 없다.”는 명제를 확인할 참이다. 주장은 올시즌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늦깎이 첫 승’을 올린 ‘맏언니’ 강수연(29·삼성전자)이 맡았다. 총사령탑은 일본을 꿰뚫고 있는 구옥희(49·L&G). 2004년을 빼곤 첫 대회(1999년)부터 올해까지 전 경기에 참가하게 된 강수연은 “한국팀의 4연승을 위해 주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전 어느 해보다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전략을 구상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승부는 한국의 ‘패기’와 일본의 ‘관록’에서 갈릴 전망. 한국은 30대 이상의 선수가 없는 데다 배경은(20·CJ) 송보배(19·슈페리어) 박희영(18·이수건설) 등 ‘젊은 피’를 수혈해 평균 연령 24.08세에 불과하다. 이에 견줘 ‘일본의 소렌스탐’ 후도 유리(29)가 이끄는 일본팀은 29.23세. 한국팀은 지난 21일 강수연을 선두로 26일까지 모두 입국을 완료한 뒤 29일 제주에 모여 연습라운드를 통한 팀워크 다지기에 들어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어느 가정부의 인생 이력서

    어느 가정부의 인생 이력서

    한국 여성의 새로운 직업 시간제 가정부는 그 형태화된 역사가 1년 6개월. 그들은 오늘 어디까지, 어떤 모습에 이른 것일까. 그들이 그려나간 분포도를 가름해본다. 자기 말 가진 마부의 아내, 한때는 집도 장만했으나 마포「아파트」에서 5년 동안 시간제 가정부를 지낸 황완순(41·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씨가 살아온 발자취는 이러하다. 17세 때 황해도에서 농사꾼에게 시집을 간 황여인은 월남한 뒤 건장한 남편이 몇 필의 말을 끌어 집 한 간을 장만했던 기억도 가지고 있다. 말이 늙고 나면 개값도 못되는 것이어서 차차 밑바닥 생활까지 처져갔다. 남의 밑에 들어가기 싫어하던 남편도 마음을 고쳐먹고 5년 전에는 마포「아파트」청소부로 일하기 시작했다. 허리 다친 남편 앓아 눕자, 살아갈 길 찾아 나선 것이 일 나간 지 이틀 만에 허리를 다친 남편이 앓아 눕자 애 다섯을 앞에 놓고 앞이 캄캄했다. 무엇이든 할 용기가 났다. 남편을 마포「아파트」에 소개했던 사람에게 사정을 했다.『막일이라도 좋으니 일당을 받는 일을 해내겠다』고. 마포「아파트」어느 집에 처음 소개된 그 날을 황여인은 못잊는다고 했다. 내 집일 하듯이 해주고 1백원을 받아 든 뒤 보리쌀 한 되, 새끼줄 낀 연탄 1개를 사들고 집을 향하던 5년 전 6월 어느날 저녁을…. 서투른 일 솜씨가 빠르지는 못해도 알뜰하게 밝은 마음가짐으로 일해나갔다. 차차「아파트」안에서 인정을 받아 2백원의 일당을 받게 됐다. 다시 발전해서 하루 걸러 시간제로 일을 하기 시작한 게 2년 전. 한 달에 1천원을 받았다. 지금은 1천 5백원 정도. 남는 시간에는 또 다른 집을 돌고 해서 최고의 수입이 한 달에 9천 2백원을 모은 적도 있다. 세수 한번 하고 쓴 수건도 빨랫감이 되는 미국인 가정은 일이 많은 대신 하루 걸러 시간제로 한 달에 3천원씩 월급이 후해서 외국인 집을 좋아한다. 『「키」를 맡기고 연탄「바이」하는 것도 시키죠』- 이제는 웬만한 외마디 영어도 할 줄 알게 됐다. 미국인들은 한번 믿으면 이사할 때 꼭 다른 집에 소개해주곤 한다는 것. 아침 9시에 직장 마포「아파트」로 출근. 이 집 저 집 연탄 갈 시간, 필요로 하는 시간을「스케줄」짜놓고 한 바퀴 돌고 나면 하루 일이 욕스럽게 여겨지지 않고 저녁 6시쯤이면 끝난다. 그동안 복직이 된 남편도 같은「아파트」에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이 집 저 집 일 도와주고 저녁 6시 퇴근 끝나면 함께 퇴근을 해도 좋은 철저한 맞벌이 부부. 남편의 고정수입 7천 9백원은 고스란히 살림에 쓰고 황여인이 버는 돈은 주로 아이들 기르는데 쓰고 있다. 23세 된 딸은 시집을 보낼 마련도, 국민학교만 졸업한 19세 아들에게는 편물 기술도, 15세 딸은 중학교 3학년, 13세 딸이 국민학교 6학년, 7세 막내아들, 다섯 아이를 부모가 해줘야 될 만큼 뒷바라지도 해주는 생활이 됐다. 황여인과 같은 생활의, 다른 여인은 마포「아파트」만도 5명이 넘는다. 주부가 제일 바쁜 시간이 아침 9시 전과 저녁 6시 후라면 이들 가정주부들은 주부가 해야 될 일만을 남겨놓고 힘든 일만 처리해주는 살림 보조원. 훈련된 믿을만한 시간제 가정부가 각 가정에 골고루 침투될 때 식모가 들고 들어오던 밥상, 식모가 깔던 잠자리는 이래서 서서히 우리 생활에서 멀어지게 될까 싶다. 믿을 수도 없고 훈련도 안된 시간제 가정부라면 사설 소개소에서 잠깐 하루만 빌어 밀렸던 산더미 같은 일을 내맡겨도 되는 사람 정도로 알아온 것이 67년 12월 14일 이전이다. 서울 YWCA에서는 여성들만의 모임에 가장 많은 화제가 되어오고 출석에 지장을 가져오는 큰 문제가 식모 때문에 생기는 것. 우선은 회원들을 위해서 식모를 훈련하기 시작했다. 67년 12월 14일 국민학교를 졸업한 신원이 확실한 11명을 모아 10일간 교육을 시켰다. 이들 11명에게 그릇 집약된 식모의 통념을 깨뜨려 주고 새로운 직업의식을 불어 넣는데 고심했다. 믿을 수 있고 훈련된 시간제 가정부는 그 후 지금까지 7회 동안에 139명이 각 가정에 주선됐다. 이들 말고도 각「아파트」단위로 그 나름대로 훈련된 가정부가 괘 많은 수가 됐다. 가정부는 어엿한 직업인, 오히려 고용주 계몽해야 20~50세까지의 이들 가정부는 거의 가정부인이라는 것. 그래서 철저하게 부업처럼 여기면서 일하게 됐다. 이들은 아침 9시에 출근, 저녁 6시에 퇴근을 하면서 일당 250원을 받는 직업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에티케트」에서 위생·요리·아이보기까지 교육받은 이들을 부리는 쪽은 전혀 훈련이 안돼 있다는 것. 앉아서 쉬던 주부는 밥을 먹고, 일을 한 가정부는 라면 한 그릇으로 점심을 지나게 하는 등. 이제는 직업인을 고용하는 고용주도 계몽 받을 때가 온 것 같은 느낌. 또 가정부들이 원하는 집은 일하기 편한 집이다. 동선(動線)이 최단거리로 개선된 부엌의 주인은 일하는 주부의 것. 물론「싱크」대, 조리대 등이「딜럭스」한 비싼 부엌을 지적하는 게 아니다. 선반 하나 발판 하나라도 편한 곳에 받쳐 있다는 것. 서울 YWCA에서는 아기보기 전문, 빨래하기 전문, 요리하기 전문 등 분업화해서 여대생을 집단 훈련시킬 계획 중이란다. 남의 가정생활도 몸에 익힐 겸 여대생의「아르바이트」로 권장해도 욕되지 않을 하나의 직업이 됐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 선데이서울 69년 4/13 특대호 제2권 15호 통권 제29호 ]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이명종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이명종 박사

    “안타까운 얘깁니다만 적어도 파킨슨병에 대해서만은 진단하는 의사들이 더 진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진료환경에 문제가 있다지만 환자와 고작 2∼3분 얘기하고 나서 확진하고, 마구잡이로 약을 먹이는데, 이래서 되는 일이 아니지요.”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이명종(65·신경과) 박사. 그는 인터뷰 서두에서 진료의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파킨슨병과 환자, 그리고 의사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관심을 에둘러 한 말로 들렸다.“사실 파킨슨병만큼 유사 질환이 많은 병도 흔치 않고, 그만큼 오진도 많지요. 예컨대 소화불량 약을 먹어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 이걸 파킨슨병으로 진단하고 아무리 약을 써봐야 낫질 않습니다.” 20년이 넘는 미국 미네소타의대 교수 생활을 접고 지난 1991년 귀국한 그는 이 무렵부터 근육 질환을 앓아 이제는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진료 일선을 지키며 후학들의 길잡이를 자처해 존경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와 파킨슨병을 두고 얘기를 나눴다. ▶파킨슨병이란 어떤 질병인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무하마드 알리, 영화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 등이 앓아 잘 알려진 이 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합성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발생 경로와 증상을 설명해 달라. -도파민성 신경세포와 함께 감정, 수면, 기억 등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 근육이 뻣뻣해지는 경직, 몸의 일부가 떨리는 진전,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자세 불안정이 나타나고 덩달아 우울, 불안, 치매, 불면증과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체 환자의 10% 정도가 유전 소인을 갖고 있으며, 농사일로 살충제 같은 유해물질에 노출된 경우에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미뤄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킨슨병으로 정확히 진단된 경우와 포괄적으로 파킨슨증후군에 포함되는 경우는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나. -정확하게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경우 외에도 신경안정제 같은 정신과 약제, 소화장애에 먹는 소화기계통의 약제, 뇌경색, 자동차 배기가스에 많은 일산화탄소 중독 등에 의한 증상이 있으며, 고령자에게 많은 퇴행성 파킨슨병에도 유사 증상이 있다. 이를 폭넓게 증후군에 포함시키는데, 이 경우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의 유병률과 발병 추세는 어떤가. -전국에 현재 10만∼12만명의 환자가 있으며,65세 이상된 노인의 1∼1.5%가 이 병을 갖고 있으나 고령화로 유병률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병원을 찾는 환자가 10년 전의 2배에 이른다고 전한 이 박사는 이 병의 최근 발병 경향을 이렇게 설명했다.“파킨슨병은 다른 병과 달리 인종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비슷한 유병률을 보이며, 전체 환자의 15%는 40세 이전에 발생합니다. 더러는 20세 이전에도 생기는데 이는 유전성이 강한 반면 고령에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퇴행성인 게 특징이지요.” ▶진단은 어떻게 하나. -진단이 매우 중요하나 피검사나 뇌영상검사 분야가 개척되지 않아 쉽지는 않다. 이 병을 가졌어도 피검사나 MRI에서는 정상 소견을 보인다. 그러나 다른 질환 여부를 판별해야 하므로 이런 검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확진에는 진찰과 면담, 핵의학검사가 주로 활용된다. ▶자가진단은 어렵다는 뜻인가. -그렇다. 이상하다고 여기면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면 치료가 가능한가. -사실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렵다는 게 한계다. 퇴행성 질환이라서 병변은 계속 진행된다. 그러나 정확하게 진단해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면 병증의 진행을 상당 부분 통제할 수 있다. ▶치료법을 상세히 소개해 달라. -치료는 레보도파 제제, 도파민 제제, 항콜린제 등을 투여하는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식이요법, 수술치료 등이 있다. 대표적 치료제인 레보도파의 경우 5년 이상 사용하면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이상운동증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는데, 이게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대목이다. 정확하고 꾸준한 운동은 사실, 약제 한두가지 복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약제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치료법을 적용하는데, 효과는 확실하나 역시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행스러운 것은 약제와 수술에 보험이 적용돼 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약제와 수술 부작용은 어떤가. -수술은 드물게 보이는 뇌출혈과 감염 문제만 배제하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약제는 뇌에 작용하므로 특히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 진단을 소홀히 해 엉뚱한 약을 투여하는 사례도 없지 않은데, 이 경우 의사 입장에서는 ‘약주고 병 준 꼴’이 되기 쉽다. ▶일부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기대가 크지만 난제도 많다. 줄기세포가 도파민성 신경세포로 온전하게 자라 뇌 안에서 정상적으로 기능할 것인지, 또 이 줄기세포가 혹 뇌종양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인지 등을 동물실험을 통해 면밀히 검증해야 하므로 아직은 지난한 과정이다. 이 박사는 끝으로 “파킨슨병은 현실적으로 완치가 어렵지만 치료법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 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환자와 가족, 의사가 일체가 되어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수립해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파킨슨병 운동과 식이요법 이 박사는 파킨슨병이 완치에 이르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훨씬 나은 삶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운동이 굳은 근육을 효과적으로 이완시켜 주고, 체력을 향상시키며, 치료 적응력과 의욕을 돋워주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운동은 스트레칭입니다. 또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따뜻한 수건으로 근육을 마사지해 주면 더 좋습니다. 운동은 심호흡을 크게 하면서 한 동작을 15초 이상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유산소운동인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중 적당한 것을 골라 일주일에 3∼5회 꾸준히 하면 심박수를 늘리고, 지구력과 심폐기능을 강화해주므로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파킨슨병은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육식과 채식의 균형을 맞추되 단백질이 많은 육류는 레보도파 제제의 약효를 저해하므로 저녁 식사 때만 제한적으로 먹거나 약을 식사 1시간 전후에 먹어야 효능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환자들에게 많은 변비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항산화작용을 하는 비타민-E·C도 건강에 도움을 준다. 또 동물성 기름이 많은 삼겹살, 닭껍질, 오리고기와 흡연, 음주도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파킨슨병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다른 질환과 함께 오면 그만큼 치료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이명종 박사 프로필 ▲연세대의대▲미국 피츠버그 세인트 프란시스병원 인턴▲미국 하트퍼드병원 레지던트▲미국 미네소타 대학병원 수련의 및 교수▲미국신경과학회 및 심장학회 회원▲한국신경과학회 회원▲국제운동장애학회 회원▲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주임교수 및 뇌신경센터 소장▲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 수능 D-6, 수험생을 위한 아로마테라피

    수능 D-6, 수험생을 위한 아로마테라피

    수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이 상당히 불안해질 때. 집중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시험일이 다가오면서 불안한 마음이 가중되면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수면장애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게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토종아로마 전문업체인 ‘미(美)바이오메드´의 양미란 대표의 도움말로 아로마 테라피를 이용한 수험생의 건강 관리법을 알아보자. ●스트레스를 날려줘 스트레스는 평상시에도 관리해주어야 한다. 라벤더, 레몬 등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아로마와 크레이프루트, 레몬, 네롤리 등으로 만든 안티스트레스 제품은 긴장해소, 신경안정에 도움을 주고, 자신감과 침착함을 준다. 안티스트레스 제품은 발향목걸이나 옷깃에 2∼3방울 뿌려 수시로 향을 맡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샤워젤에 5∼10방울 섞거나, 입욕제로 사용해도 좋다. ●집중력을 높여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이 시기에는 페퍼민트나 로즈마리 등으로 두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공부방, 서재, 연구실 등의 공간에 발향기나 발향목걸이를 이용한다. 로즈, 멜리제 등은 잠을 자도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여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는 경우에 숙면을 유도한다. 우울증을 해소하기도 하고, 신경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자기 전에 베개에 2∼3방울을 떨어뜨리거나, 거품비누나 샤워젤에 5∼10방울을 섞어 사용해도 된다. ●천연아로마 제품을 선물로 토종아로마 전문업체 ‘미(美)바이오메드’가 천연 아로마 제품을 쏩니다. 감기에 약한 분들을 위한 ‘독감고(5㎖)’, 여성에게 좋은 ‘로즈애프터(5㎖)’,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안티스트레스(10㎖)’,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콘센트레이션(10㎖)’,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스위트드림(10㎖)’을 한 세트(20만원 상당)로 묶어 선물로 드립니다. ☞이곳을 참고하세요. ●토종약초를 이용해 감기 예방 수험생에게 감기는 절대 피해야 할 질환이다. 특히 요즘처럼 지독한 감기라면 한번 걸리면 오랜시간 공부에 지장을 받는다. 유자 티트리 유칼립투스 등의 아로마가 감기에 특히 효과가 좋다. 토종박하와 라벤더, 유자 등을 섞은 ‘독감고’아로마를 이용해 간편하게 감기를 예방할 수도 있다. 생수 200㎖에 독감고 아로마를 10∼20방울 떨어뜨려 잘 흔들어 섞은 뒤 공기중에 수시로 분사한다. 마스크, 손수건 등에 5∼10방울 묻혀 흡입해도 좋다. 하루 3∼5회, 아로마를 1∼2방울 떨어뜨려 양손을 비빈다. ●꾸준한 건강관리 토종약초인 인진쑥과 구절초를 이용해 여성 수험생이 겪을 수 있는 생리증후군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여성 질환을 예방하고, 아로마의 천연향이 컨디션을 맑고 환하게 해준다. 속옷·생리대에 한방울씩 묻혀 사용하거나, 뒷물할 때 3∼4방울 섞어도 좋다. 건강한 여성은 시원한 느낌이 있지만 생식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화끈거리거나 가려울 수 있다. 레몬, 페퍼민트, 라벤더 등을 이용한 아로마를 꾸준히 사용하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인다. 거실, 사무실, 공부방, 침실에 발향기를 두고 5∼6방울 떨어뜨려 향을 피운다. 뜨거운 물 1컵에 2∼3방울 떨어뜨려 코로 흡입하거나 물에 5∼10방울을 섞어 분사해도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檢 대반격? 노대통령 DJ결별 수순?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씨의 구속과 관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검증이 어려운 갖가지 ‘설’만 오가고 있다. 이중 원칙대로 수사하다 보니 사건이 확대됐다는 일반론 이외에 ‘검찰의 불만표출’과 ‘노 대통령의 DJ결별 수순’이라는 두 가지 관측이 그럴 듯하게 유포되고 있디. ‘검찰 불만설’은 천정배 법무장관이 타깃이다. 강정구 교수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데 대한 ‘반격’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주요 국가원수들이 총집합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관심의 초점이 APEC이 아닌 두 전직 원장의 구속으로 돌려졌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장 구속건으로 APEC 분위기를 완전히 망쳤다.”면서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 인사는 검찰의 불만표출 해석에 “그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16일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도 구속과 관련, 검찰에 대한 강한 불만이 쏟아졌다. 최재천 의원은 “검찰이 1993년 이후 도청 전반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함에도 국민의 정부 책임자만 구속한 것은 불공평한 사법처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종석 의원은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APEC 회의를 앞두고 구속방침을 정한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검찰 수뇌부는 불구속 의견을 제시했지만 끝내 구속됐다.”는 주장도 검찰 불만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와 관련, 천 장관은 “나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노무현 대통령의 장기플랜에 의한 김대중(DJ) 전대통령과의 결별 수순이라는 것. 내년 초 정치적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되는 노 대통령이 ‘새 정치’를 내걸면서 전 정부와의 차별화를 선언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최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에서 “창당 초심으로 가야 한다.”며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쐐기를 박는 발언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 시나리오에는 김영삼(YS) 정부시절 도청전담팀인 미림팀을 건드리면서 YS와의 결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DJ와 YS의 정치행보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DJ가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향해 최근 “정치적 계승자”라고 말한 것은 현 정부와 깊은 연관성을 대외적으로 알려 결별의지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YS가 최근 DJ에게 전화를 하는 등 화해제스처를 보인 것도 현 정부의 결별의도에 ‘공동대응’하자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는 시나리오라는 소문도 있다.박준석 황장석기자 pjs@seoul.co.kr
  • 막걸리통 싣고 찌리링 15만리

    막걸리통 싣고 찌리링 15만리

    1969년 3월 30일. 서울·중부 지방은『최저 영상 3도, 최고 영상 12도, 북서풍, 차차 맑음』의 화사한 봄날을 맞아 상춘객들은 창경원으로 우이동으로 떼를 지어 몰려나갔다. 이 춘3월 좋은 날씨에 서울 비원(秘苑) 돈화문(敦化門) 앞에선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진기한 경기가 벌어졌으니 서울 탁주(濁酒) 도매업자 연합회가 주최한 제1회 실용자전거 경기대회가 바로 그것. 알기 쉽게 말하자면 막걸리통 배달꾼들의『누가누가 잘 달리나』대회다. 이 진기한 대회에서 우승의 영예를 차지한 사람이 바로 올해 25세의 김창옥(金昌玉)씨. 앓다가 참가한 경기인데 출발할 때부터 선두 달려 정각 하오 1시 5분 전 돈화문 앞을 출발, 반환점인 의정부까지 갔다가 되돌아와「골인」한 것이 정각 2시 16분. 그러니까 꼭 1시간 21분 만에 달린 셈이다. 출발 때부터 선두를 달리기 시작한 선수가 바로「백·넘버」2번의 김창옥씨. 김씨는 시종 물에 축인 수건을 입에 물고 허리를 잔뜩 굽힌 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페이스」로「페달」을 밟았다. 『대회가 있다는 말을 듣고 제일 먼저 출전신청을 한다고 달려갔죠. 그런데 가보니까 먼저 와있는 사람이 있더군요. 그래 2번이 되었죠』하는 김씨는 경남 함양군 지북면 개평리 태생. 찢어지게 가난한 농군의 세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난 김씨는 3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자라났다. 가난한 속에서도 가까스로 국민학교를 졸업. 『공부를 특별히 잘 하진 못했어도 운동회 날만 되면 내 세상이었죠. 달리기, 씨름 등에서 꼭 1, 2등이었으니까요』 서울에 올라온 건 8년 전인 17살 때. 위로 두 형님이 있지만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형편. 김씨가 서울로 올라올 생각을 하게 된 건 당시 서울에서 술도가를 차리고 있던 사촌형의 권유에 따른 것. 『말은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고 안했습니꺼?』 8년 다린 거리 치면 부산~백두산 73번 서울 올라와서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막걸리 한 말들이 통을 뒤에 싣고 동서남북으로 온 장안을 누비며 술을 배달했다. 배달 시작은 아침 7시부터 낮 12시께까지. 배달을 끝내고 나면 좀 한가해진다. 저녁을 먹고 나서 밤 9시 반쯤이면 다시 자전거를 타고 거래처를 한 바퀴 돌며 수금, 밤 11시가 지나야 하루 일과가 완전히 끝난다. 이런 일과를 꼬박 8년 동안 계속해왔다. 그러니까 하루 평균 20km를 달렸다 치고 8년 동안 김씨가 자전거를 타고 다닌 거리는 총연장 58,400km(14만 6천리). 부산서 백두산까지의 거리를 73번 달린 셈이다. 그러니까 한 해에 부산서 백두산까지 9번 자전거를 타고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건각(健脚)의 소유자. 김씨는 막걸리통을 나르는 틈틈이 성동체육관에 나가며 유도를 익혔다. 2년 만에 초단을 땄다니 어지간히 운동신경이 발달된 모양. 이번 대회에 출전신청을 해놓은 뒤 김씨는 시간이 나면 대회「코스」인 돈화문 앞~의정부 간을 현지답사했다. 술통 나르던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니 별로 힘은 안드는데 제일 난관은 미아리고개인 것을 알았다고. 『그래 힘을 아껴두었다가 미아리고개에서「라스트·피치」를 뽑아야겠다고 계산해 뒀죠』 그러나 김씨는 대회 나흘 앞두고 독감에 걸렸다. 목이 부어 오르고 열이 올랐다.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을 정도. 대회가 열리는 30일 아침에야 겨우 열이 내리고 움직일만 했으나 이미 우승할 자신은 없었다. 『그래도 대회에 나간다고 새 자전거 사준 주인아저씨 성의를 생각하니 해볼 때까지는 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밥 한끼 굶은 채 나갔죠. 한창 달리다 보니 옆에서「코로나」차가 한 대 따라오는데 우리 집사람과 사촌형, 주인아저씨들이 목이 터져라고 응원을 하고 있지 않아요? 그래 힘을 내서 달렸죠. 응원 덕택에 1등 한 거죠, 뭐』 반환점을 돌아 수유리 검문소 앞을 지날 때 선두로 달리던 김씨의 뒤를 쫓던 선수는 약 4백m 가량 처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회 진행차량이 김씨의 바로 앞에서 기계고장으로 급정거. 미처「핸들」을 돌리지 못한 김씨는 그대로「지프」를 들이받았다. 앞바퀴가 박살이 났다. 아내를 재산 1호라 하면 상탄 텔레비는 재산 2호 다행히도 김씨는 다친 데가 없이 그 자리에서 딴 자전거로 갈아타고 다시 경기에 나섰으나 그 동안 뒤를 쫓던 선수가 선두로 나서 김씨는 약 2백m 가량 처져 있었다. 『미아리고개만 믿었죠. 그래서 거리를 약 1백m 가량으로 좁혀놓고는 미아리고개서 떨구어버릴 생각이었죠』 그러나 상대도 만만치 않아 미아리고개를 넘을 때 여전히 50m 정도 김씨는 뒤떨어져 있었다. 김씨가 선두로 다시 나선 건 창경원 앞을 지날 때. 결승점을 선두로 들어서자 지친 김씨에게 제일 먼저 달려든 것은 김씨의 아내인 이영옥(李英玉)씨. 이씨는 수많은 구경꾼들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김씨의 품 안에 뛰어들었다. 곧이어 준비해 두었던 물통을 갖다 세수를 시켜주기도. 『우리 마누라, 그래 봬도 아주 착실한 살림꾼입니다』 하는 김씨가 이영옥씨를 만난 건 약 5개월 전 일. 김씨가 일하고 있는 묘동상회 앞 골목에서 밥장사를 하고 있던 이씨와「눈이 맞은」건 매일 점심을 이씨에게서 사먹었기 때문. 그러다 한 달 만에「냉수와 막걸리 떠놓고」결혼식을 올렸다. 일수로 갚기로 하고 가게 하나를 얻어 밤에는 거기서 자고 낮에는 아내 이씨가 계속 밥장사. 김씨는 자전거를 끌고 막걸리통을 나르고 있다. 이 맞벌이 부부의 한 달 수입은 1만 5천원 안팎. 살림 살고 일수 갚고 나면 겨우 계 하나 들 돈이 남는단다. 이런 빠듯한 생활 속에서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싯가 6만원의 9「인치」짜리「텔레비」가 한 대 생겼다. 돈이 아쉬울텐데 팔아버리지 않겠느냐니까『이거 내 힘으로 얻은 건데 마누라한테 못해 준 결혼선물 대신 주어야죠. 어떻게 팝니까』란다. 마누라를 재산목록 1호로 친다면 재산목록 제2호로 단간방에 두고두고 보겠다는 것. 165cm의 키에 체중 68kg. 술은 많이 먹어야 막걸리 한 되. [ 선데이서울 69년 4/6 제2권 14호 통권 제28호 ]
  • “이 작품 출연이 나의 장밋빛 인생”

    “내 인생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안방극장을 눈물로 물들이며 시청률 40%대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KBS 2TV 미니시리즈 ‘장밋빛 인생’(연출 김종창, 극본 문영남)의 제작·출연진이 마지막회가 방영된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종방기념 잔치를 열었다. 이날 자리는 화기애애함 속에 눈물이 곁들여졌다. 그러나 드라마처럼 슬픔이 아니라, 기쁨과 아쉬움 때문이었다. 주인공 ‘맹순이’역을 맡아 열연한 최진실은 “아직도 쫑파티라는 기분이 들지 않고, 대본을 들고 다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혼이라는 역경을 딛고 제2의 연기인생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제 맹순이로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며 눈물을 글썽였다.8월 첫 방송 이후 발랄한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억척스러운 아줌마 연기에 몰입해 갈채를 받았다. 평생 가족을 위해 몸바쳤으나 남편이 바람나고, 암까지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맹순이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손수건은 마를 날이 없었다. 주제음악이 흐를 때마다 눈시울을 적신 최진실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비록 모자람이 있어도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마음을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또 “어렵게 드라마를 시작했고, 촬영을 하면서도 힘든 시간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감독님이나 작가님, 동료들이 많이 다독여줘 4개월 동안의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그는 대사량이 너무 많아 고시 공부하듯 대본을 익혔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더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았는데 놓친 부분이 많은 것 같다.”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특히 암투병 생활에 대한 경험이 없어 상상으로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장밋빛 인생’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성별을 떠나 여러 세대에 걸쳐 100%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했다.또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어머니와 옆집 아주머니 모습 등에서 맹순이의 얼굴을 찾아 연기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최진실이 꼽은 드라마 명장면은 자신이 나오는 장면이 아니었다. 남편 ‘반성문’(손현주)이 아내를 보내고 오열하는 장면을 최고로 꼽았다. 여자가 흘리는 눈물보다 남자가 진실되게 흘리는 눈물에 더 매력이 느껴졌다는 것. 앞으로 계획을 묻자 “오늘까지는 맹순이로 살고 싶어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촬영기간 동안 아이들을 돌보지 못해 미안한 듯 “내일부터는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는 등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신건강 전령사’ 나선 임웅균 예술종합학교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신건강 전령사’ 나선 임웅균 예술종합학교 교수

    흔히 고음(高音)을 잘 내는 사람을 ‘신이 내린 목소리’에 비유한다. 테너에게 고음은 생명 그 자체다. 또 고음을 위해 생명을 걸기도 한다. 세계적 태너도 고음 앞에 무릎을 꿇는 경우도 많고, 고음에 도전하다 죽는 경우도 더러 있다. 테너 임웅균(51)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성악가로 정상에 오를 때까지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겼다. 대학시절 찬송가의 높은 ‘라’음을 내다가 숨이 콱 막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심청전’ 연습 도중 ‘농부가’에서 또한번 아찔한 경험을 했다. 임 교수는 요즘에도 여전히 고음을 낸다. 공연장에서는 물론 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에도 그렇다. 특히 학생들에게 야단칠 때면 음악원 전체가 쩌렁쩌렁 울린다. 주위에서 “성악가는 목소리를 아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목소리를 강철처럼 단련시키고 싶어 그런다며 오히려 목소리를 더 높인다. 지난 주 음악원 연구실에서 임 교수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그의 목소리는 소문대로 쩌렁쩌렁했다. 때로는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펄쩍펄쩍 신나서 뛰기도 했다. 임 교수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정신건강 지킴이’로 위촉돼 정신건강 전령사로 또다른 역할에 나섰다.“나의 건강은 가족의 건강이며 나아가 한민족의 건강이 아니냐.”면서 노래로 정신건강을 지키고 알리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라며 크게 웃는다. 이어 대뜸 “내가 (국회)출마하면 어떻겠소, 할 일이 꼭 있거든요.”라는 생뚱맞은 질문을 던진다. 대답할 겨를도 없이 “전국 60개도시에 사랑의 집을 짓는 것입니다. 청소년과 미혼모를 위한 재활프로그램, 즉 세계 최고의 휴먼센터를 설립하는 거지요.”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퇴학당하기 일보 직전에 휴먼센터에서 보름 동안 재활프로그램을 거쳐 퇴학여부를 결정하자는 것. 이를 위해 매년 18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끝냈다고 했다. 자기 적성과 자아를 파악한 사람은 결코 죄를 짓지 않기 때문에 휴먼센터가 이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우리나라는 교과목이 너무 많아요. 학생들 가방이 그렇게 무거운데도 어디 노벨상 하나 제대로 나오나요.6,7개 과목으로 팍 줄여야 해요. 그리고 책가방을 왜 들고 다닙니까. 책은 학교에 보관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CD로 공부하면 돼요. 왜 그 흔한 CD 제작을 안하는 것인지 답답해요.” 임 교수는 정계나 재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장소를 불문하고 ‘입바른 소리’를 잘 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피가 끓는 다혈질의 사나이기에 정 안되면 국회진출이라도 해서 그런 일을 꼭 이루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공연장 밖에서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돕는 일.3년전부터 학교폭력대책 국민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아 ‘사랑의 공책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명 인사들과 연예인들의 캐리커처와 메시지를 담은 공책 5만부를 소년 소녀 가장이나 결식아동들에게 보내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 또 2년 전에는 어린이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는 얘기가 나오자 68개 어린이단체 공동대표의 자격으로 국무총리실에 찾아가 다짜고짜 담판을 지어 원점으로 되돌리게 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오른손 문화에서 양손문화로 바뀌어집니다.30대 이상은 대부분 오른손을 쓰지만 지금의 청소년과 20대는 양손을 쓰거든요. 컴퓨터 자판도 그렇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도 다 양손으로 휙휙 날리잖아요. 그래서 지금의 청소년은 어느 때보다 정말 중요합니다.” 임 교수는 또 유학시절 유상근 전 명지대 이사장의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다는 사실을 회고한 뒤, 한 사람의 투자로 이렇게 성악가와 교수로 성장해 수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있지 않으냐고 자신했다. 따라서 재벌들은 우리 사회의 불우이웃과 청소년들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벌들은 따지고 보면 농민과 서민들이 물건을 사 주니까 재벌이 된 거 아니냐면서 우리 농산물이 무너지면 암 발생 등 만병의 근원이 생기기 때문에 농촌 지원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차원에서 농민들에게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한참만에야 음악얘기가 나왔다. 인간은 음악과 스포츠 두가지만 있으면 살 수 있다면서 “발가벗은 목욕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아세요? 작곡 시 노래 무용 등 네가지뿐입니다.”고 했다. 시나 무용도 음악이 있어야 하고 무용 역시 결국은 체육이 아니냐는 것. 예로부터 음악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기에 사람은 음악을 들어야 과격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밀양아리랑을 멋들어지게 부를 때 하얀손수건을 꺼내는 이유를 물었다.“다윗창법을 쓰지요. 다윗은 노래로 신과 대화를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목소리가 어린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어린이들은 고음에서도 또박또박 소리를 내면서 목이 잘 쉬지 않지요. 그래서 아 이게 바로 벨칸토구나 하는 것을 알았지요.”라고 했다. 임 교수의 성악적 자질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 숙대 성악과에 입학 등록을 한 어머니는 임신을 하는 바람에 수학을 포기했고, 이때 낳은 아이가 바로 임 교수. 아버지는 일본 규슈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해 고교 교사로 있었으나 여섯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곧 실패했다. 임 교수는 가난한 살림에 피아노를 배울 수도 없었고 음악성적도 별로였다. 초등학교 5학년 음악시간때 너무 크게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선생님한테 뺨을 맞았다. 음악점수는 ‘양’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도 그랬다. 중2때 음악선생님한테 “성악을 하지 않으면 안될, 기가 막히게 좋은 목소리를 지녔다.”고 칭찬을 받았다. 이후 ‘고성방가’하는 버릇이 생겼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울 뚝섬 동네 밖에서 노래를 부르면 마을 사람들이 ‘웅균이가 온다.’고 했다. 학창시절 공부실력은 별로였다. 경기중학 입학시험에 떨어지고 고교 역시 1,2차에 거푸 떨어져 대구로 내려갔다가 우여곡절끝에 명지고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비로소 성적이 상위권으로 올랐다. 고3때 육사를 지원, 군인이 되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만류와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성악을 하게 됐다. 7개월 동안 집중적인 레슨끝에 연세대 성악과에 수석 합격했다. 대학때에는 문화촌 달동네에 살면서 클래식을 연주하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머니의 치료비를 충당했다. 물로 배를 채우고 무대에 오르기 일쑤였다. 결국 달동네 생활 3개월 만에 장티푸스에 걸린 것. 병원비가 없어 작은형의 대영백과사전을 가져다 팔아 겨우 해결했다.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3년 동안 화곡고 음악선생으로 있다가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고음의 벽을 뚫고 음악적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돈이 없어 궁리 끝에 유관순 기념관에서 독창회를 열었다.370만원을 벌었다. 그 돈으로 급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부인과 함께 유학길에 올랐다. 세계적인 성악가를 배출한 오시모 아카데미에서 2년간 공부했다. 기라성 같은 테너와 소프라노의 음반을 구해다 틀어놓고 달달 외우다시피 했다. 최대한 흉내를 내면서 발성을 연구했다. 또 마리아 칼라스의 뮤직코치로 유명했던 안토니오 토니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루치아노 콩쿠르에 참가했을 때 심사위원인 파바로티로부터 “목소리가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말을 전해 듣기도 했다. 85년 11월 귀국,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5만원으로 시작했다. 이듬해 3월 연세대 강사로 채용됐고,1년 뒤 ‘KBS콘서트홀’이라는 프로에 단골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임 교수를 스타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열린 음악회’.93년 10월 첫 출연하면서 ‘두만강’‘타향살이’‘밀양아리랑’ 등 클래식과 대중가요, 민요를 오가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지식인이 침묵을 지키는 경우는 두가지, 즉 완전한 낙원이거나 아니면 아무 희망이 없는 사회일 때 그렇지요. 하지만 둘 다 아니라면 웅변이 곧 금입니다.” 요즘에는 실학과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를 공부한다. 이유에 대해 역사는 말 잘하는 사람을 예의 주시해 왔으며 실사구시 차원에서 하고 있다고 껄껄 웃는다.“임진왜란때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 6만,7만명을 끌고 갔는데 돌아온 것은 6000여명밖에 안돼요. 나머지는 외국의 노예로 다 팔아 넘겼어요.” ■ 그가 걸어온 길 ▲1955년 서울 출생 ▲75년 명지고 졸업 ▲75년 연세대 성악과 수석 입학 ▲79년 연세대 성악과 학사졸업 ▲79∼81년 군입대 ▲81년 화곡고 음악교사 ▲83년 이탈리아 유학,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과 오시모 아카데미에서 수학(석사) ▲85년 귀국 ▲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 부교수, 성악과 과장 역임 ▲2002년 5월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공동대표 ▲2005년 10월 서울시 정신건강 지킴이 위촉 ▲그외 로마 밀라노 등 이탈리아 17개 도시, 뉴욕 워싱턴 애틀랜타 등 미국 19개 도시 순회연주. 오페라 ‘사랑의 묘악’ 등 국내 30여회 공연 ■ 주요 상훈 만토바 국제콩쿠르 2위, 비오티 국제콩쿠르 메리토상, 제22회 한국방송대상 성악가상(95년), 저축의 날 대통령 표창(2000년) ■ 음반 선경 한국가곡 4,5집(CD), 독집음반 사랑하는 마음(99년), 태너 임웅균의 클래식 가요(2001년) km@seoul.co.kr
  • “어머니” “일남아” 눈물의 포옹

    정일남(49)씨는 8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1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어머니 김종심(72)씨를 만나 “어머니”라는 말과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정씨는 1987년 1월15일 백령도 근해에서 조업하다 북한에 납치된 동진27호의 선원으로, 이날 납북 18년 만에 어머니를 만났다.●나머지 8명 생사는 확인안돼 모자는 서로 부둥켜 안은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정씨는 3남1녀 중 장남으로 이날 북한에서 결혼한 이금옥(44)씨와 딸 은혜(17)양, 아들 은혁(15)군과 함께 상봉장을 찾았다. 정씨는 “다 잘 살고 있다.”며 어머니를 다독였으나 어머니 김씨는 “네 아버지가 5년 전 폐암으로 돌아가실 때 대문을 바라보며 ‘일남아, 일남아’ 부르다 돌아가셨다.”고 말해 또 한 번 눈물바다가 됐다. 손재주가 좋았던 정씨는 고향인 전라남도 고흥에서 20년 가까이 이발사를 했다.그러나 시골에서 수입이 적었던 정씨는 1986년 여름 집에는 알리지 않고 처음 고기잡이배를 탔다. 납북된 동진호 선원 12명 가운데 상봉한 사람은 정씨가 네번째이고, 나머지 8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동진호 어로장 최종석(60)씨의 딸 우영(35·여·납북자가족협의회장)씨는 “상봉 소식에 부럽기도 하지만 답답하기도 하다.”며 “왜 납북자 가족들이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서 만나야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그는 최근 일간지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앞으로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아버지 최씨의 송환을 촉구했고, 노란손수건 400장을 임진각 입구 소나무에 달기도 했다.●김일성대 총장 사돈가족도 상봉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국군포로 수용소에 수용됐다가 북쪽에서 가정을 꾸린 작은 아버지 차삼조씨의 아들 형건(48)·영건(45)씨 형제를 만난 남측의 차종진(54)씨는 두 사촌동생의 얼굴을 보고 서먹함에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종진씨는 아버지 양호씨와 작은 아버지 삼조씨가 국군에 입대한 뒤 전사하고 경상남도 김해에서 할머니와 외롭게 살아왔다. 종진씨는 조심스럽게 작은 아버지와 아버지의 고향을 확인했으며 사촌동생 영건씨가 “경남 김해라고 들었습니다.”라고 이어가자 “맞아, 맞아”를 연발하며 지나간 시간의 퍼즐을 맞춰갔다. 남측 민우순(90) 할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난 딸 성명숙씨 대신 외손주 이광천(41)씨와 시누이 성창수(71)씨를 만났다.민씨의 쌍둥이 자매는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 사회부 부부장을 지내다 1950년 남측에서 검거, 사형된 성시백의 사촌 성시우의 며느리다. 민씨 일가는 성시백의 아들인 성자립 김일성종합대학 총장과 사돈 간인 셈이다. 인민군 포로 출신인 이창식(74)씨는 넷째 동생 이세식씨의 부인 오란옥씨와 조카 이광씨와 상봉했지만 이미 북에 있는 5형제가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2차 이산가족 상봉에는 이씨를 포함해 인민군 포로 출신 세 명이 포함됐다. 거제수용소에 수용됐던 인민군 포로 김민주(81)씨가 부인 이만조(70)씨와 큰아들 김선호(55)씨를, 역시 거제수용소에 수용됐던 인민군 출신 현윤택(80)씨가 북의 아들과 딸을 만났다.금강산 공동취재단·전광삼기자hisam@seoul.co.kr
  • “불효자를 용서해주세요”

    “채곤이가 이렇게 와서 부모님을 불러봅니다. 그러나 대답이 없으시니 너무나 슬픕니다. 저의 불효를 용서하시고 편안히 쉬십시오.” 미국에서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수감됐다가 지난달 풀려난 로버트 김(64ㆍ한국명 김채곤)씨는 부모의 영정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검정색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의 로버트 김은 7일 오전 10시45분 부인 장명희(61) 여사, 동생 열린우리당 김성곤(53) 의원, 후원회원 등 10여명과 함께 승합차 편으로 전북 익산시 왕궁면 원불교 영모묘원에 도착했다.100여m를 걷는 동안 김씨는 “부모님의 임종도 하지 못하고…”라며 한숨과 함께 말끝을 흐렸다. 묘원 사무실에 들른 김씨는 눈을 감은 채 동생 성곤씨로부터 지난해 2월(아버지)과 6월(어머니) 잇따라 돌아가신 부모의 유해를 납골당에 모신 경위를 차분하게 경청했다. 김씨는 관리소측이 선친의 납골묘 번호(320번)가 적힌 납골대장을 보여주자 눈시울을 적시며 기록을 꼼꼼히 살폈다. 김씨는 유해가 안치된 대원전을 찾아 하얀 국화꽃을 헌화한 뒤 절을 올렸다. 분향소에서 김씨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으며 부모의 영정을 번갈아 어루만졌다. 그는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교도소에 있어 아내만 참석했었다.”면서 “당시 교도소에서 일을 나가지 않고 종일 감방에 있었는데, 시간이 너무나 길어 고통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아버지가 격려의 영상테이프를 보내주셨으나 돌아가신 뒤에서야 그 테이프를 봤다.”면서 “아버지는 항상 건강하시고 피부가 팽팽하며 목소리가 좋았는데 병석에서 나를 격려해준 테이프 속의 아버지는 무척 안타까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독경식에서 “아버님의 가르침이자 가훈인 ‘선공후사(先公後私)’를 가슴에 묻고 평생을 살아갈 것”이라며 “다시 태어나도 국익을 위해 한 목숨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참배를 마친 김씨는 익산시 원광대 옆에 있는 원불교중앙총부를 방문, 이광정(李廣淨) 종법사 등을 만나 수감 시절 후원해준 원불교 측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오후 2시 원광대에서 열린 사은회에 참석한 후 3시30분 고향인 여수로 향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ADT캡스챔피언십]김혜정 연장 우승 “나도 신데렐라”

    사흘 내내 짓궂게 몰아치던 제주의 비와 바람은 또 다른 신데렐라의 탄생을 위한 서곡이었을까. ‘루키´ 김혜정(19)이 7일 제주 스카이힐컨트리클럽 스카이앤드오션코스(파72·6303야드)에서 속개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ADT캡스챔피언십(총상금 3억원) 잔여라운드 경기에서 ‘노장’ 홍희선(34)과 3개홀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비와 안개로 2라운드가 취소된 데 이어 마지막 3라운드마저 강풍으로 마치지 못한 채 날을 넘겨 속개된 잔여 경기. 전날 2라운드 합계 2오버파 146타로 공동선두에 오른 김혜정은 홍희선과 연장전에 돌입한 뒤 3번째 홀인 18번홀(파5)에서 1.2m짜리 파퍼트를 성공시켜 보기에 그친 홍희선을 따돌리고 ‘슈퍼 루키’ 대열에 합류했다. 김혜정을 포함, 올시즌 5명의 새내기 챔피언 가운데 대회 공동 11위에 머문 박희영(19·이수건설)이 루키 포인트 48점을 보탠 합계 719점으로 신인왕에 올랐고, 배경은(20·CJ)은 송보배(19·슈페리어)를 따돌리고 상금왕(1억 9523만원)을 차지했다. 지난해 3관왕에 올랐던 송보배는 투어포인트 120점으로 2년 연속 ‘KLPGA 대상’만을 확정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생활의 지혜] 조명기구에 낀 때를 없애려면

    열 때문에 잘 닦이지 않는 때는 갓 위에 휴지를 덮고 그 위에 세제액을 스프레이로 뿌려준다.10분 후 휴지를 떼어내고 물수건으로 닦아주면 된다.
  • “프로골프 대미는 내가”

    “대미는 내가 장식한다.” 한국남녀프로골프 투어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4일 경기도 이천 비에이비스타골프장 북동코스(파72·7171야드)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종전인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3억원). 상금왕을 놓고 벌이는 ‘3파전’이다. 현재 1위 최광수(45·포포씨·2억5789만원)와 2위 박노석(38·대화제약·2억4075만원), 그리고 2억2086만원을 번 4위 최상호(50·빠제로) 등 3명 가운데 우승컵을 쥔 선수가 올해 상금왕이다.3위 장익제(32·하이트)는 일본투어 때문에 2연패를 포기했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우승컵은 이들만의 몫은 아니다.1승씩을 나눈 신용진(41·LG패션) 남영우(32·지산리조트) 정준(34·캘러웨이) 이인우(33·이동수패션) 등도 마지막 우승컵이자 최광수에 이은 시즌 두번째 ‘멀티타이틀’에 도전한다. 제주 스카이힐골프장(파72·6303야드)에서 3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ADT캡스챔피언십(총상금 3억원)은 신인왕 탄생 무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퉈온 박희영(18·이수건설)과 최나연(18·SK텔레콤)의 마지막 대결이 관전포인트. 상금왕 2연패를 노리는 송보배(19·슈페리어)와 3위 이내에만 입상하면 상금왕은 물론,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까지 돌파할 배경은(20·CJ)도 결전 채비를 마쳤다.‘나인브릿지의 신데렐라’ 이지영(20·하이마트)은 부상임에도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출전을 강행한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CJ나인브릿지클래식] 바람의 제주…이지영 ‘바람’

    여걸들이 비바람 속에서 악전고투를 펼치는 동안 리더보드 꼭대기를 선점한 건 ‘여제’도 ‘버디퀸’도 아닌 스무살짜리 ‘루키’였다. 한국여자오픈 챔프 이지영(20·하이마트)이 28일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6306야드)에서 벌어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35만달러) 1라운드에서 ‘커리어 베스트’인 7언더파 65타의 불꽃샷을 터뜨리며 단독선두에 올랐다.4개홀 연속버디를 포함, 무려 9개의 버디를 뽑아내고 보기는 단 2개로 막아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이지영은 초반 2개홀을 파세이브하며 차분히 돌풍을 준비했다.12번홀(파5)에서 서드샷을 핀 2m까지 바짝 붙인 이지영은 가볍게 첫 버디를 뽑아낸 뒤 15번홀(파4)까지 ‘버디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후 버디 2개를 더 보태 전반홀에서만 보기없이 6개타를 줄여 단숨에 선두로 나선 이지영은 후반 2∼3번홀에 연속보기로 주춤했지만 곧바로 만회한 뒤 마지막 9번홀(파5)마저 버디로 장식했다. 우승상금 20여만달러와 향후 2년간 LPGA 풀시드(전경기 출전권)의 꿈을 부풀린 ‘루키’는 이지영뿐만이 아니었다. 파브인비테이셔널 챔피언 박희영(18·이수건설)은 3언더파를 쳐 단독4위에 올랐고, 홍란(19·김영주골프)도 2언더파로 버텨 지난주 하이트컵에서 첫승을 일군 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이선화(19·CJ)와 함께 공동5위에 올라 2라운드를 기약했다. 장정(25·5언더파)과 김미현(28·KTF·2언더파)이 각각 2위와 공동5위에 올랐을 뿐 해외파는 부진했다. 디펜딩 챔피언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가며 이븐파에도 못 미쳤고,‘동창생 챔프’ 이미나(4오버파)와 김주연(2오버파·이상 24)도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시즌 첫승을 올린 강수연(29·강수연)은 버디는 한 개도 뽑아내지 못한 채 9오버파로 망가져 최하위에 머물렀다. 대회 첫승을 장담하던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보기 4개를 저지르고 버디는 1개에 그쳐 3오버파 75타로 한희원(27·휠라코리아)과 함께 공동39위에 그쳤다. 제주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정치플러스] 김진재前의원 영결식서 눈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8일 고(故) 김진재 전 의원의 영결식에서 눈물을 흘렸다. 전날 밤 문상을 한 박 대표는 이날 영결식에서 “나라를 위해 하실 일이 많은데 빨리 떠나 안타깝다.”는 내용의 조사를 읽은 뒤 김기춘 여의도연구소 소장의 조사를 듣다가 감정이 북받친 듯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전 대변인은 “고인이 지난해 4·15총선에서 박 대표의 선거운동을 열심히 지원하는 등 평소에 박 대표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며 “이런 기억이 떠오른 듯 감정을 잘 절제하는 박 대표도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흐르자 손수건으로 닦았다.”고 말했다.
  • “의사인 나도 한센인 편견 마찬가지”

    “의사인 나도 한센인 편견 마찬가지”

    박경철(42)씨는 경북 안동 신세계연합의원의 의사이다. 자신이 운영하는 ‘시골의사 블로그’에 틈틈이 올린 글을 묶어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한때는 주식거래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범상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인 박씨에게 한센인과의 만남은 부끄러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박씨의 병원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한센인들의 정착촌 89곳 가운데 한 곳인 경북 안동 성자원 근처이다. 박씨가 한센인들을 대면한 것은 성자원에서 내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는 전화가 오면서부터이다. 그는 “아픈 환자는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며 망설임 없이 내원을 허락했다. 이후 그가 관찰한 한센인들의 사람기피증은 유난하다 싶을 정도였다. 한센인들을 데리고 오는 봉사자들은 환자가 편리한 시간이 아니라 병원이 편리한 시간, 즉 다른 환자가 적은 시간을 택했다. 문제는 이들에 대해 일반인 환자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병원의 수입이 예년에 비해 감소하면서 불거졌다. 한센인 환자가 얼굴쪽으로 기침을 했을 때 전염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알코올솜으로 얼굴을 닦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 한센인들의 치료는 해야겠고 병원에 오는 것은 싫어서 그는 성자원측에 왕진을 가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센인들은 “이미 성자원에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있다.”면서 “검사나 사진촬영을 위해 병원을 찾았던 것”이라며 제안을 거부했다. 박씨는 “빛을 보면 안되는 사람들처럼 숨어다닌 한센인들의 여린 가슴은 왕진을 가겠다는 뜻의 이면을 바로 알아챘다.”고 고백했다. 한센인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곡절을 겪은 지난 8월을 ‘위선’이라는 제목의 글로 기록한 박씨는 “얼마전부터 한센인들이 다시 하나둘씩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며 웃었다. 그는 “아파도 참는 게 버릇이 된 한센인들이 병원에 올 때는 이미 병세가 악화된 경우가 많다.”면서 “국·공립 병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이들의 건강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안동 신세계연합의원 박경철(42)씨의 ‘시골의사 블로그’ 제목=위선… 성자원은 안동에 있는 소위 나환자촌의 이름이다. 이곳에는 과거 한센병을 앓았던 분들이 예전부터 촌락을 이루고 사시는 곳인데,서안동에서 안동시 초입에 이르는 작은 야산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안동도 아무리 해마다 인구가 줄어드는 전형적인 시골도시지만,이곳 역시 세대가 분화하면서 외곽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도시반경이 조금씩 넓어져 이젠 이곳 성자원의 턱밑에까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우리 아파트가 바로 그렇다. 우리 아파트는 성자원과 큰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언덕에 들어서 있어서,아파트 건너편 언덕이(겉으로는 숲으로 둘러쌓인 야산으로 보인다.)성자원인 셈인데,그 덕분에 여름날 저녁이면 닭똥이 분해되면서 나는 묘한 악취가 아파트 전체에 퍼질 때가 종종 있다. 사실 닭똥 냄새는 자꾸 맡다보면 약간 구수한데가 있다. 내가 어릴때는 집집마다 마당에는 소똥을 쌓은 두엄이 커다란 노적가리처럼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두엄에서 나는 소똥 냄새에는 꽤 익숙해져 있었다.사실 소똥이나 말똥,코끼리똥 같은 초식동물의 배설물은 생각 여해에 따라 별게 아닐 수 있다. 원래 우리가 어릴 때 많이 쓰던 마분지란 말똥을 씻어 말린 다음 가공을 해서 만든 종이고,인도나 동남아에서는 코끼리똥으로 종이를 만들어 쓰기도 하는 것이고,네팔이나 중국·인도쪽에서는 소똥을 말려서 그대로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초식동물의 배설물은 어쩌면 섬유질 덩어리 그 자체일 뿐이기도 하다. 하여간 내가 어릴 때 여름날 짚가리에 마른쑥을 얹어서 모기불을 태운 다음,두엄냄새가 묘하게 풍기는 마당에 평상을 치고,할머니께서 홍두깨로 밀어서 호박을 쑹쑹 썰어넣어 끓여주시던 칼국수를 먹던 그 가물가물한 추억들이 요즘도 내 삶을 버티는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여간 닭똥도 원래는 이와 별단 다르지 않은데,다만 요새는 닭에게 사료를 먹이면서부터 닭똥의 냄새가 약간 변질되어 육식동물의 그것처럼 유쾌하지 않은 냄새를 풍기곤 해서 약간 아쉬움이 있다. 하여간 우리 아파트는 그 닭똥 냄새로부터 그리 자유롭지 않다. 만약 이런 상황이 서울이나 수도권의 어느 도시에서 벌어진다면 그야말로 목불인견의 사태가 벌어질 지 모른다.분명히 그곳에 먼저 들어와서 산 주인이 있는데,뒤늦게 지어진 아파트 주민들이 이전을 요구하면서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지던지,그쪽으로 진입하는 길에 철조망을 치던지 무슨 사단이 나도 났을테지만 아직 이곳 인심은 그렇지 않다. 이곳 사람들은 그저 원래 거기는 그런 냄새가 나거니 하고 살지,누가 거기를 향해 싫은 소리를 하거나,대책을 세우자고 부녀회를 소집하는 분들은 아무도 없다. 하여간 그 성자원에서 어른들이 우리병원에 오신다. 이분들이 처음 병원에 오실 때,성자원에서 전화가 왔었다.그쪽에서 일을 보시는 분이 우리원무과장에게 아주 어렵고 난감한 목소리로 “저희 어른들이 편찮으셔서 치료를 받으러 가끔 병원에 가셔야 하는데,혹시 그 병원에서 받아주실 수 있겠습니까?”하고 어렵사리 운을 뗐더라는 것이다. 원무과장이 내게 보고를 하면서 아주 난감한 표정으로 “원장님 다른 환자분들에 미치는 영향도 있고…”우물쭈물하면서 보고하는 품새가 거절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환자는 아프면 치료받을 권리가 있고,의사는 그 환자가 누구던 치료할 의무가 있다. 세상 어느나라던 국가로부터 의사면허를 교부받을 때는 의사는 그가 누구던 가리지 않고 병자를 돌보는 조건으로 부여받는 것이며,의사는 사회로부터 지위고하·빈부귀천을 막론하고 같은 의술을 베풀라는 약속을 요구받은 것이다. 물론 현행 제도는 그렇지 않고,그 제도는 앞으로 영리법인이 허용되면서 더더욱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차별하겠지만,의술이란 그것이 성립할 때부터 자본과 힘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대우를 받도록 약속되어진 것이다. 때문에 의료에서 자본주의 원리를 운운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부자는 좋은 집에 살고,비싼 옷을 입고,좋은 차를 탈 권리가 존중되어야 건강한 사회지만,그래도 한가지 사람이 죽고 살고,아프면 치료받고 하는 과정만은 평등해야 그것이 바로 사람이 사는 사회이다.역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사람의 목숨에 존귀가 생기고 빈천에 따라 구분이 되는 순간 그 사회는 명운을 다하고 말았다.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지만,다음날부터 성자원 환자분들이 우리병원에 오시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분들을 모시고 오시는 봉사자분들이 워낙 조심스러웠다. 그동안 병원을 다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지 짐작이 갈 정도로,병원에 오시는 것을 마치 무슨 시혜라도 받는 것처럼 감사를 표했으며,병원에 오시는 시간도 환자분들이 편리한 시간이 아니라 병원이 편리한 시간(?)을 택했다.즉 병원에 환자가 가장 적은 시간을 물어서 가급적이면 그 시간에 다녀가시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손가락 발가락이 없거나,한쪽 눈이 뭉개진 분,코가 없는 분들이 평생을 음지에서 살다가 그나마 몸이 아파 병원에 가시는 순간마저도 누가 그렇기 시킨 적이 없는데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표야했던 것인데,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그동안 운이 좋아서 우리 부모나 내가 한센병에 걸리지 않아서 내 눈과 코,귀가 멀쩡한 소위 정상인들이 그렇게 만들어 준 것일 것이다. 그러나 진료가 반복되면서 약간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기실에 이분들이 오셔서 짝을 지어 앉으시면,이분들을 중심으로 대기실 의자가 좌와 우로 나뉘고,마치 뜨거운 불판에 익혀놓은 계란 프라이처럼 이분들을 중심으로 대기 환자들이 앉으시는 자리에 원형의 할로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끔…아주 드물게… 이 문제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시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역시 어느 순간부터 나도 이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혹시 이 문제로 좁은 지역에 원치않는 소문이 난다면 환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이 며칠동안 내 머리를 괴롭혔고,그런 고민은 ‘아주 가끔씩’ 이 문제를 거론하는 환자가 생길때마다 깊어져 갔다.그리고 어느날부터는 나도 모르게 작년도 같은 달 대비 총 내원환자수를 비교해보고,그 분들이 오셨을 때 같은 시간대에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재진으로 재방문을 하지 않으면 조금씩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원무과장이 작년도 대비 진료실적이 10% 정도 감소한 상황을(올해 전국 병·의원의 의료보험 진료실적이 전년도 대비 9% 감소했다.)이 문제에 빗대어 보고하다가 내게 싫은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사실 내 마음속에도 혹시 진짜 그런 것은 아닐까라는 일말의 야비한 생각이 들었음도 사실이다. 그렇게 몇달이 흘렀다. 어느날 지역에 지인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중에 그 분으로부터 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의 집착이란 무서운 것이다. 처음에는 “절대 아니다.”에서 “그럴 리가 없다.”로 그러다가 결국은 “혹시 그럴지도 몰라.”에서 결국에는 “분명히 그래.”로 바뀌게 되고,마침 그때 주변상황이 좋지 않으면 그 좋지않은 상황을 전부 그 쪽으로 몰아가 버리게 된다.부끄럽지만 어느새 내 마음속에는 시커먼 악마가 능구렁이처럼 또아리를 틀고 들어앉았고,그 악마는 총 내원환자 감소의 90%는 이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내게 속삭였다. 한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악마가 내게 다시 속삭였다. “이봐,자네 솔직히 그 사람들 오는게 반갑지 않지?…거봐…자신을 속이지 말라구…한번 생각해봐…그 사람들이 전염성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자네도 손을 잡거나,몸을 만질때마다 몸에 뭐가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것 같지?…그리고 지난번에는 자네가 청진할 때 그 노인네가 자네 얼굴쪽에 기침을 했다고 알콜솜으로 얼굴을 한 백번쯤 닦았지?…그런데 일반 사람들은 코앞에서 기침을 해도 눈도 깜짝 안하쟎아?…왜?나병균이 자네 얼굴에 붙었을까봐?…그런데 일반인들이야 오죽하겠어?…심한 사람들은 같은 대기실에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시는 이 병원에 안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구…그리고 자네가 객관적으로 한번 생각해봐…비싼돈 들여서 인테리어 하고 그림걸고 온갖 치장 다해두었는데…그 대기실에 손발과 코와 귀가 허물어진 사람들이 앉아 있다고 상상을 해봐…기분이 좋겠어?…내말이 어때?…잘 생각해봐.” 악마는 그래도 망설이는 나에게 다시 속삭였다. “이봐…좋은 방법이 있어…어차피 자네도 착한사람 컴플렉스 같은게 있쟎아…그걸 이용하라구…거 왜 자네가 가끔 써먹는 수법 있쟎아…왕진가면서 느끼는 자기 만족 같은거 말이야…사실 자네가 왕진을 가는 것도 그냥 119 보내면 되는데 솔직히 말하면 자기만족이쟎아…왠지 좋은 일을 한 것 같은 그런 기분 말이야…이 경우도 그렇게 써먹으면 돼…거기에 전화를 해서 이렇게 말하라구…우아하게 말이야…‘어른들이 일일이 병원에 나오시려면 얼마나 힘들고 불편하시겠습니까…차라리 제가 집도 그쪽이고 하니,며칠에 한번씩 퇴근길에 왕진을 가겠습니다’그렇게 말하면 자네는 그쪽에서는 그야말로 훌륭한 인격자로 비칠거고…자연스레 병원에 나병환자들이 일반환자와 뒤섞이는 일도 없을거구 말이야…그야말로 일석이조쟎아…그렇지?’” 나는 그렇게 내안의 악마에 손을 들고 말았다. 그리고는 원무과장을 시켜 그쪽에 내 의사를 전하라고 하면서 거기다 아예 주사나,링거 등을 들고 갈테니 걱정 하지 마시라는 친절한 전언까지 덧붙였다.그러면서도 나는 그 순간까지도 내가 좋은 일을 했다는,혹은 현명한 방법을 찾았다는 자가당착에 사로잡혀 악마가 내 눈과 귀를 가리고 있음을 깨닿지 못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쪽에서 전화가 왔다. “원장님 원무과장님을 통해 원장님의 고마운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그런데 정말 죄송하지만 사실 이곳에는 저희 식구들을 돌봐주시는 의사 선생님이 계십니다.그래서 여기는 매일 그 선생님이 들러서 병환을 살펴주시고,치료도 해주시는 덕분에 항상 건강하게들 사시지만,문제는 사진을 찍거나 검사를 하거나 좀 병세가 심각하신 경우에는 의사선생님이 아무리 훌륭하셔도 도리없이 큰 병원으로 나가서 진료를 해야하는데,그 때문에 원장님 병원에 부탁을 드린 겁니다.그래서 원장님의 고마운 마음에는 너무나 감사하지만,원장님이 굳이 저희에게 왕진을 오시면 지금 돌봐주시는 선생님께 예의도 아닌데다…원장님이 오셔도 결국 검사나 사진촬영은 병원으로 가야 되잖겠습니까.아까 원무과장님의 전화를 받고 저희들이 눈치 없이 너무 자주 병원에 가서 원장님께 큰 부담을 드렸다는 생각이 들어 이래저래 전화를 드립니다.원장님…그 마음도 감사하고…그동안 돌봐주신 것도 감사합니다…너무 고맙습니다.” 그 순간 내 귀를 가리고 눈을 멀게했던 악마가 나를 조롱하는 웃음소리가 내 방에 가득함을 깨달았다. 하늘이 무너지고,땅이 꺼진다는 말이 이런 것일지 모른다. 이미 상황은 주워담을 수 없었고 나는 그날이후 그분들을 다시 뵙지 못했다. 이분들은 우리 정상인들이 무차별적으로 가했던 폭력에 상처를 입은 분들이다.이분들은 누가 자신을 슬쩍 쳐다만봐도 어깨를 움츠린다.외출을 하려면 머리에는 챙이 큰 모자를 쓰고,손에는 겨우 한두개남은 손가락을 가릴 면장갑을 끼고,커다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마치 빛을 보면 안되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숨어다니는 분들이다. 이분들의 여린 가슴은 “내가 굳이 왕진을 가겠다는 뜻”의 이면을 바로 알아챘고,그 이후로는 내게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병원에 오시지 않았다. 아마 그분들 중의 누군가는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날,시내 어느 병원의 대기실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몸을 보살펴줄 의사를 찾고 계실 것이고,하찮은 이해관계로 이분들의 가슴에 시퍼런 칼을 꽂았던 나는 오늘도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친구들과 이런저런 농지꺼리를 던지며 의미없는 하루를 또 그렇게 보내고 있다. 내게 인생은 늘 이렇게 부끄러운 것이다. 2005/8/22 시골의사
  • 박지은 “안방불패”

    제주 한라산 자락에 미여자프로골프(LPGA)의 별들이 쏟아진다. 오는 28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6262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35만달러). 미국을 벗어나 열리는 7개 ‘해외 대회’ 가운데 하나이고, 한국땅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다.●제주판 ‘빅혼 결투’ 올해로 네번째. 미국무대에서 뛰는 50명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위 랭커 12명, 그리고 국내 초청선수 7명 등 모두 69명의 여걸들이 출전해 컷오프없이 사흘간의 54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린다. 영락없이 열흘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에서 끝난 삼성월드챔피언십의 연장전이다. 코스 생김새도 비슷하다. 눈물속에 프로 데뷔전을 치른 미셸 위(16·나이키)가 빠졌을 뿐 시즌 8승째를 올린 ‘여제 ’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2위에 오른 폴라 크리머는 물론, 나탈리 걸비스와 헤더 보위(이상 미국) 캐트리오나 매튜(스코틀랜드)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 등 상위권에 입상한 거물들이 그대로 나섰다. 특히 소렌스탐으로선 ‘제주 무승’의 징크스를 털겠다는 각오. 소렌스탐은 25일 인천공항에 도착,“두 차례 겪어본 코스라 이번엔 우승을 자신한다.”면서 “이번 대회를 포함, 남은 대회 가운데 2승을 올려 10승을 채우겠다.”고 여전히 승부욕을 드러냈다. 빅혼에서 첫날 단독 2위로 출발, 크리머에 이어 3위를 따낸 박희정(25·CJ)과 막판 뒷심으로 4위를 꿰찬 이미나(24)는 재대결을 위해 ‘복기’를 마친 상태. 하위권에 그친 메이저 챔피언 장정(25)과 김주연(24·KTF)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특히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이튿날 ‘쿼드러플 보기’의 불운에 무너진 디펜딩 챔피언 박지은(26·나이키골프)의 타이틀 방어와 시즌 첫 승에 대한 투지는 각별하다.●3명 챔프 모두 한국인-제2의 신데렐라는 원년 박세리(28·CJ)를 비롯, 지난해까지 3명의 챔피언은 모두 한국 선수들이었다. 이번 대회에도 무려 35명의 선수들이 ‘안방불패’를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2년전 ‘깜짝 우승’으로 LPGA에 무혈입성한 안시현(21·코오롱엘로드)에 이어 ‘제2의 신데렐라’가 탄생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승자에겐 상금 20만달러와 함께 향후 2년간의 LPGA 풀시드(전 경기 출전권)가 주어진다. 일단 올시즌 국내무대에서 1승씩을 나눠가진 송보배(19·슈페리어)와 최나연(18·SK텔레콤) 박희영(18·이수건설) 등 ‘10대 트리오’가 ‘유리구두’의 주인공으로 점쳐진다.LPGA 2부투어 상금 1·3위로 이미 내년 LPGA 투어 합류를 확정한 이선화(19) 배경은(20·이상 CJ) 등 ‘예비 루키’들도 화려한 등장을 제주에서 알리겠다는 태세. 그러나 넘어야 할 봉우리는 높다. 소렌스탐은 물론, 올해 2승으로 신인왕을 확정한 ‘슈퍼 루키’ 크리머는 사흘 전 일본여자골프(JLPGA) 투어 NEC가루이자와에서 우승한 뒤 ‘아시아 정벌’을 외치며 25일 제주땅을 밟았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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