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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작계 쓰레기통에 버린 공군을 어찌 믿나

    대한민국 공군에서 황당한 보안사고가 발생했다. 간추리면 갓 부임한 공군 작전사령관이 업무파악을 하기 위해 대출한 군사기밀문서 2건을 당번병이 폐기처분했고, 군은 6개월 뒤 이 사실을 알게 됐으며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 9월 기무사령부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보안이 생명인 군의 일 처리로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동네 구멍가게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번 사고는 보안 무감각의 군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영만 공군 작전사령관은 지난해 12월 24일 공군 작전계획처에서 ‘작전계획 3600-06’ ‘작전명령 2500’ 등 비밀문건 2건을 빌려 집무실에 보관해 왔다. 당번병이 보안점검의 날인 같은 달 29일 선반 위에 있던 문건을 폐기처분했고, 같이 있던 영관급 간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밀서류를 철한 바인더 표지에는 ‘군사기밀2급’ ‘군사기밀3급’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하니 군 간부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작전계획처가 올 4월과 6월 문서정리를 하다 분실 사실을 알게 됐으며 군은 3개월 이상 쉬쉬하다 지난 9월에야 기무사에 알렸다. 사건발생 9개월 만이다. 다행히 비밀문건은 CC(폐쇄회로)TV를 통해 폐지수거트럭으로 들어간 것이 확인됐다. 작전명령 2500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작전계획 3600은 전쟁이 발발하면 적의 목표지점을 어떻게 타격할 것인지를 담은 2급기밀이다. 만약 적에게 넘어갔으면 우리의 전시 작전계획이 그대로 노출될 뻔했다. 해이해진 보안의식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위 및 진상을 규명한 뒤 계선상 지휘관, 참모 등은 지위고하를 가리지 말고 문책해야 한다. 강등 등 군에서 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보안사고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 위기는 조그만 틈을 뚫고 들어와 큰 구멍이 되는 법이다. 군 기밀취급자들에 대한 보안교육을 더욱 철저히 하고 재발방지책도 마련해야 한다. 군 당국도 쓸데없는 것까지 군사기밀로 묶어 둘 것이 아니라 분류기준을 엄격히 해 기밀에 대한 경각심을 한층 높여야 할 것이다.
  • 가습기 살균제 고체형태로 폐기관지 침착

    가습기 살균제 고체형태로 폐기관지 침착

    가습기 살균제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초음파 가습기에 넣고 가동한 결과, 공중에 분무한 입자의 7~12%가 나노미터(㎚·10억분의1m) 단위의 미세한 고체 형태로 폐의 말단인 세(細)기관지에 침착해 염증을 유발하거나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과 ‘염화 에톡시에틸 구아니딘’(PGH) 등 폐손상 원인 성분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이용한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분무형 곰팡이 제거제 등 같은 살균제 성분을 사용하는 생활용품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문제의 ‘옥시싹싹’ ‘세퓨 가습기살균제’ 등 3종을 20~200배 희석해 초음파 가습기에 넣고 밀폐된 장소에서 분사한 뒤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필터에 묻은 입자 에어로졸(공기 중에 뿜어진 미세한 화학물질)의 크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필터에 묻은 입자의 크기는 30~80㎚로 조사됐다. 입자의 수분이 증발한 뒤 살균제의 화학물질만 남아 달라붙은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분사된 입자의 30~60%가 호흡기로 흡입되고 이 중 20~40%가 폐세포에 달라붙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폐조직의 말단부인 세기관지에는 7~12%의 입자가 들러붙는 것으로 추정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호흡기 내 침착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아산병원에서 폐손상으로 치료를 받은 28명의 환자 중 18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들은 표준 용량(하루 10㎖)의 1.5∼2배, 많게는 1주일에 1병(820㎖)이나 되는 살균제를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살균제를 넣어 가습기를 사용한 평균 기간은 3.4년이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팀이 구성되면 생활용품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지방시대] 광역시 자치구의 지위·기능 재검토할 때/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광역시 자치구의 지위·기능 재검토할 때/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서울특별시와 6개 광역시에는 69개의 자치구가 있다. 그런데 1988년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주민편의와 복리증진을 위한 서비스 제공 능력의 강화, 도시경쟁력 제고 등의 관점에서 이들 자치구 개편의 필요성은 계속 제기돼 왔다.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에서도 자치구의 개편 근거를 마련해 두고 있다. 현행 자치구 제도의 문제점은 첫째, 특별·광역시는 생활권임에도 행정편의에 의해 인위적으로 자치구를 획정해 주민 불편이 심하다는 것이다. 가령, A 광역시의 B구와 C구는 아파트 중간에 구간경계가 생기는 바람에 같은 아파트 같은 층 거주자이지만 쓰레기 수거 요일, 학교 배정 등이 다르다. 행정구역 경계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자치구가 독자적인 세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광역시도 어쩌지 못한다. 둘째, 자치구 단위의 지역개발로 재정 지출의 효율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청사, 문화·복지·공공체육 시설 등 공공건물의 공동이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과다한 재정 지출이 남발된다. 지난 3년간 A광역시의 자치구 문화시설 34곳 건립과 리모델링 투입비용이 1541억원인데 가동률은 59.4%에 불과했다. 셋째, 대도시의 경쟁력을 저하시킨다. 광역적 도시개발이나 풍수해 등 자연재난 관리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자치구 단위의 지나친 소지역주의 때문이다. 넷째, 생활권역이 자치구 경계를 벗어난다는 점이다. 현재 타 자치단체 간 통근·통학률의 전국 시·군 평균은 14.9%다. 이 가운데 광역시 자치구 평균은 49.2%로 생활권이 타 자치구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기 지역 주민이 아닌 사람에게 지역주민 세금으로 서비스 공급을 해야 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외국의 경우, 수도인 런던과 도쿄는 자치구를 가지고 있지만 파리나 베를린은 그렇지 않다. 더욱이 수도를 제외한 대도시의 경우에도 자치구를 가지고 있는 사례가 없다. 가령, 일본의 오사카는 우리의 광역시가 가지고 있는 자치구가 없으며, 다른 나라의 대도시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선방안은 무엇일까. 서울은 상징성과 인구가 1000만명대의 대도시이기 때문에 별도로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6개 광역시의 자치구는 개편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자치구 통합이다. 인구가 적은 자치구를 기준으로 지역주민들의 생활 근접성을 고려해 현재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이다. 두 번째는 구의회만 설치하는 방안이다. 구의회는 주민 직선으로 선출해 구성하되, 구청장은 광역시장이 임명한다. 셋째는 ‘준자치구’의 설치다. 구청장은 직선으로 뽑되 구 의회는 두지 않는다. 구의회 기능은 구정협의회를 구성해 주민참여의 통로로 활용하고, 광역시 의원들이 구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행한다. 넷째는 자치구를 일반행정구로 전환시키는 방안이다. 이상의 대안들 중에서 뉴욕, 베를린, 파리 등과 같이 단체장을 주민 직선으로 선출하고 지방의회도 구성하되 법인격을 부여하지 않는 준자치구 형태의 개편이 바람직스럽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서울은 수도와 초광역시로서의 특성을 감안해 자치구는 유지하더라도 나머지 6개의 광역시는 주민생활 편의성 확보, 대도시의 경쟁력 강화, 도시행정의 일체성 등의 관점에서 볼 때 준자치구 수준으로 개편하는 것이 타당하다.
  • 정부 안전인증에 당했다

    인체 유해성이 입증돼 수거 명령이 내려진 6종의 가습기 살균제 가운데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안전인증 마크를 받은 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체 흡입의 유해성 검사를 하지 않고 세정제 성분 표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서울신문 9월 2일 자 9면>는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외면한 탓에 정부의 부실한 관리 감독 책임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동물 흡입 실험 결과를 근거로 수거 명령이 내려진 가습기 살균제 중 코스트코 판매 상품인 ‘가습기 클린업’(제조사 글로엔엠)이 ‘KC안전인증’ 마크를 받은 제품으로 드러났다. KC안전인증은 지정 기관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뒤 기술표준원에 신고하면 받을 수 있다. 가습기 클린업은 ‘생활화학가정용품 세정제’ 품목으로 심사를 받아 인증을 땄다. 가습기 클린업이 안전성 인증을 받은 것은 체내 흡입으로 인한 유해성 검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들은 피부 접촉에 문제만 없으면 안전한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세정제는 주로 가구나 유리 등을 닦는 데 사용하는 액체 상태의 화학제품을 뜻한다.”면서 “피부 접촉 등에 대한 위해성 검사는 진행하지만 체내 흡입에 대한 안전성 검사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물론 유해성에 대한 별도의 안전심사가 이뤄지는 품목도 있다. 화장용품 등 세안용 비누, 주방세제, 합성세제 등은 인체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는 해당 항목에서 빠져 있다. 일반 세척제로 취급해 자동차 세척제 정도의 허술한 심사만 거친 것이다. 가습기 자체를 살균하는 용도에는 문제가 없지만 살균액이 가습기에서 분출되는 수증기에 포함돼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사항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것이다.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이와 관련, “가습기 살균제는 관리·감독이 쉽지 않은 사각지대 제품”이라며 책임 회피성 해명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정부가 제품을 인증하고도 “피해자와 제조사 간에 해결할 문제”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폐 손상 가습기 살균제 6종 수거명령…‘문제 성분’ 든 샴푸·물티슈는?

    폐 손상 가습기 살균제 6종 수거명령…‘문제 성분’ 든 샴푸·물티슈는?

    정부는 임신부를 비롯, 산모와 유아 등의 목숨을 잇따라 앗아갔던 원인 불명의 폐 손상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폐 손상을 유발한 것으로 확인된 가습기 살균제 6종에 대해 강제 수거명령을 내리고 나머지 제품도 사용 금지토록 조치했다. 또 모든 종류의 가습기 살균제를 공산품이 아닌 의약외품으로 지정,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문제의 살균제 성분이 샴푸·세제·물티슈·곰팡이제거제 등 다른 생활화학가정용품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부처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유해성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질병관리본부의 동물 흡입 독성 실험과 전문가의 검토 결과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또 실험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된 2종, 문제의 제품과 같은 성분이 함유된 3종, 유사 성분이 든 1종 등 6종의 가습기 살균제를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1개월 안에 수거하도록 해당 업체에 명령했다. 수거 대상은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한빛화학) ▲세퓨 가습기 살균제(버터플라이이펙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용마산업사)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용마산업사) ▲아토오가닉 가습기 살균제(아토오가닉) ▲가습기 클린업(글로엔엠) 등이다. ‘와이즐렉’은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자사브랜드(PB) 상품이다.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가 질병관리본부의 의뢰에 따라 실험용 쥐에 해당 살균제를 한달간 흡입하도록 한 결과 ‘옥시싹싹’과 ‘세퓨’ 가습기 살균제를 흡입한 쥐에서 폐 손상으로 숨진 피해자의 증상과 ‘뚜렷하게’ 부합하는 소견이 나왔다. 염증 반응도 나타났다. 또 두 제품은 각각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과 염화 에톡시에틸 구아니딘(PGH)이 주성분이다. 나머지 4개 제품은 두 제품과 같은 성분이거나 유사한 성분으로 제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나머지 14개 가습기 살균제의 실험결과도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생활화학가정용품의 안전성 검증과 관련, “다양한 제품과 각각의 성분에 대해 어떤 위해성이 있는지 계속 파악하겠다.”며 유해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또 “전국 시·군·구 보건소에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의심 사례 신고센터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은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를 공산품으로 분류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이들은 이날 복지부를 찾아 “정부가 피해자 가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가습기 살균제 수거명령 이후가 중요하다

    올봄 산모들을 잇따라 숨지게 한 폐질환의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로 잠정 결론이 났다. 보건복지부는 어제 질병관리본부의 동물 흡입 독성실험과 전문가 검토 결과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이상 등이 확인된 6종의 가습기 살균제를 한달 안에 강제수거하는 한편 모든 종류의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관리하고 다른 생활화학가정용품도 안전성을 검증해 나가기로 했다. 보건당국이 폐질환과 가습기 살균제와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는 6개월이 걸렸다. 복지부는 폐질환 사망 산모들이 공통적으로 가습기를 사용해온 것과 관련, 지난 8월 말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동물실험을 통해 가습기 살균성분 PHMG, PGH를 한달간 흡입한 쥐가 폐 손상 사망자의 증상과 뚜렷하게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해당 업체의 제품을 수거하게 했다. 과학적 인과관계를 규명해야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당국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는 주무부처로서 1차 역학조사에서 좀 더 강한 조치를 내릴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반해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유사사례 신고를 받아 폐질환 사망자가 더 있다는 것을 밝히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대조를 이뤘다. 앞으로 가습기 살균제처럼 인체 유·무해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생활화학용품은 더욱 쏟아져 나올 것이다. 복지부 등 당국은 신종화학물질을 사용한 제품에 대한 사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이번처럼 가습기 살균제가 공산품으로 분류돼 규제를 받지 않는 ‘제도의 공백’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 보건·환경 등 시민단체와 정보를 공유하고, 나아가 사전 예방체제도 갖춰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는 제품 수거는 물론 사망자에 대한 보상도 신속하게 처리해 주어야 할 것이다.
  • [생활속 살균제 공포] “유해물질 든 물티슈 안전허가도 없이 유통”

    [생활속 살균제 공포] “유해물질 든 물티슈 안전허가도 없이 유통”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국내에서는 연간 60만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면서 “이번에 발표한 6종의 제품 외에 실험을 통해 추가로 문제가 발견되는 제품 역시 모두 수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본부장은 또 “가습기 살균제는 공산품으로 판매돼 관리·허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앞으로는 이를 의약외품(모기약 등 약국 외에서도 판매하지만 의약품처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관리하는 제품)으로 전환해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제의 성분은 아이들이 쓰는 물티슈나 진드기 살균제로도 사용된다. 이런 물질은 의약외품으로 전환하지 않나. -가습기 살균제처럼 호흡기 흡입이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고, 피부 접촉이나 입에 넣는 경우에도 유해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부처 합동으로 다양한 제품과 각각의 성분에 대해 어떤 위해성이 있는지 계속 파악하겠다. →해당 물질은 어떤 제품에 사용되는가. -가습기 첨가제 외에 물티슈, 샴푸 등에서 일반 살균 용도로 쓰인다. 그러나 동일한 물질이라도 접촉 경로에 따라 위해성 여부는 다르다. 이들 물질은 현재까지 흡입을 통해서 폐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외 접촉이나 섭취 등으로 인한 손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 제조사는 먹어도 안전한 성분이라고 홍보도 하는데. -(이규홍 흡입독성시험센터장) 염화 에톡시에틸 구아니딘(PGH)이나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을 먹어도 안전하다는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며, 이에 대한 안전성 연구도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흡입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연구는 아직 전무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물질이 가습기 살균제를 통해 인체에 흡입되면서 폐조직 섬유증을 유발한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고 어떻게 가습기를 관리하나. -수돗물을 사용하더라도 가습기를 충분히 세척할 수 있다. 또 진동자(수증기를 만들어 내는 부분)도 깨끗한 거즈로 닦으면 안전하다. 가습기를 사용할 때 확인되지 않은 물질을 첨가하지 말 것을 당부드린다. →연구에서 3개 중 나머지 1개 제품은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나. -성분이 일단 다르기 때문에 1개월간 변화가 없더라도 3개월 뒤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나머지 제품도 똑같은 실험을 하면 유해성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몇 종류나 되나. -질병관리본부가 파악한 것은 13개였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제품까지 총망라해 정보를 제공했고, 최근 새로 제품이 출시된 것도 있어서 모두 20개로 파악하고 있다. 모든 제품의 실험 모델을 만들겠다. →가습기 살균제는 국내에서 얼마나 팔렸나. -가습기 살균제 시장 규모는 각 제조업체로부터 자료를 받아 추정한 결과, 연간 20억원 내외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제품은 연간 60만개 정도가 생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9) 강릉 40대 여인 살인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9) 강릉 40대 여인 살인사건

    2003년 3월 22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의 한 연립주택. 4층에 불이 났다는 신고에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문안에서 잠긴 집안은 연기와 화기로 가득했지만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간 소방관들은 20여 분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불이 시작된 곳을 찾으려고 방을 하나씩 뒤지던 신입 소방관의 얼굴이 하얘졌다. 그는 급히 선배를 불렀다. “여, 여기···. 칼 맞은 시체가 있어요.” 사건은 경찰로 이관됐다. 희생자는 집주인 A(여·당시 49세)씨. 시신은 침대방 한쪽 이불더미 밑에 숨겨져 있었다. 범인은 이불을 태워 시신 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 모를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듯했다. 불에 탄 시신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마지막 저항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법의학에서 말하는 투사형 자세(Pugilistic Attitude)였다.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된 시신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일어나는 일종의 열강직 현상이다. 보통 사람의 몸은 펴는 근육(신근)보다는 당기는 근육(굴근)이 더 발달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열강직 현상도 당기는 근육에 많이 나타난다. 불에 탄 시신은 손목과 팔꿈치를 오므리는 권투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사인은 다발성 자창(刺創·찔린 상처). 범인은 A씨의 등과 왼쪽 팔 등을 무려 35군데나 찔렀다. 매우 당황했거나 복수심에 불탄 자의 소행으로 보였다. 칼의 방향을 봐서 범인은 오른손잡이였다. 범인은 안방과 작은방, 거실과 드레스 룸 등 4군데에 동시에 불을 놨다. 이상한 점은 화재 현장 여기저기서 화장품 향이 진동한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곧 밝혀졌다. 거실 바닥에 뚜껑이 열린 채 어지럽게 널려 있는 스킨로션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발화 지점에서 발견된 에틸알코올과 같은 성분임이 드러났다. 영악하게도 범인은 에틸알코올이 들어간 화장품을 집안 곳곳에 뿌린 뒤 불을 붙인 것이다. 범행 현장에 불을 지르는 범인들은 화재와 함께 증거가 될 만한 모든 것이 날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지문이나 족적은 물론이고, 범행 시각이나 도주로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산이다. 방화든 실화든 화재 현장에 완전 연소가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알코올이나 휘발유 등 인화성 물질도 바닥이나 벽틈에 모두 연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화재 잔류물 역시 남기 마련이고 그 속에선 증거물이 고스란히 나온다. 오히려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 불은 범인에게 방화범이라는 꼬리표를 남기는 경우가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면식범에 의한 계획된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강제로 문을 연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범인은 집주인을 알거나 집 열쇠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집안에 불을 놓은 뒤 열쇠로 문을 잠그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 나갔다고 봤다. 이런 추리 뒤에는 현관 외에는 나갈 다른 길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범행 장소가 연립주택의 맨 꼭대기 층이어서 창문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옥상 지붕이 너무 가파르고 미끄러워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길이었다. 귀금속을 챙기지 않은 것도 원한에 의한 범행을 의심케 했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인들을 용의선상에 올렸다. 하지만 수사는 겉돌았다. 의심할 만한 용의자들은 알리바이가 명확했다. 무언가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 방화 현장을 다시 뒤지던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 “현관 안전핀이 눌러져 있다.”는 보고였다. 일반적으로 보조 잠금장치인 안전핀은 집 안에서만 누룰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밖에서 열쇠로 잠궈도 안전핀은 눌러지지 않는다. 아파트 현관의 안전핀이 눌린 상태라는 것은 즉, 범인이 현관이 아닌 제3의 통로로 도주했다는 이야기다. 뒤늦게 확인한 옥상에는 뜯겨진 방충망과 범인이 버린 장갑이 보였다. 면식범만을 쫒던 경찰은 수사 방향을 재설정해야 했다. 막막하기만 했던 수사는 A씨의 휴대전화를 찾으면서 활기를 띠었다. A씨의 휴대전화를 훔쳐간 범인은 대담하게도 범행 후 사흘 동안 이 휴대전화를 이용하다가 인근 시외버스터미널에 버렸다. 휴대전화 사용명세서를 뽑아본 경찰은 황당했다. 전체 20여 통의 전화 중 대부분이 속칭 폰팅으로 불리는 음란성 유료전화를 거는 데 이용됐다. 마치 규칙이라도 정한 듯 폰팅은 짝수날에만 이어졌다. 범인은 그렇게 죽은 여인을 끝까지 이용했다. “사람을 죽인 날, 그것도 죽은 사람 전화로 폰팅하는 걸 보면 이거 완전 중독인데요.” “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 하루 10통씩 폰팅하던 놈이 홀수날엔 왜 한 건도 전화를 안 했을까…. 황 형사. 격일제로 근무하는 경비원이나 공익근무요원 중에서 동종 전과자부터 뽑아봐.” 폰팅업계 특성상 경찰이 협조를 받아내기 쉽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이 건 한 통의 114 안내전화에 주목했다. 범인이 안내받은 곳은 강릉시 주문진에 있는 한 세탁소였다. 경찰은 한 20대 남자가 여관에서 “세탁물을 가져가라.”는 전화를 한 것을 확인했다. 남자가 맡긴 무스탕 점퍼 소매에는 혈흔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죽은 A씨의 피였다. 경찰은 잠복 끝에 K(21)씨를 검거했다. 예상대로 K씨는 격일로 근무하는 시청 공익근무요원이었다. 그는 순순히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카드 빚에 시달리던 K씨는 혼자 귀가하는 A씨를 보고 집을 털 생각을 했다. 처음엔 배달원을 가장해 집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속아 넘어가지 않자 옥상을 통해 집으로 침입했고, 범행이 발각되자 엉겁결에 칼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형사들을 기막히게 한 것은 범행 후 그의 행적. 피 묻은 20만원을 들고 그가 간 곳은 PC방이었다. K씨는 말을 이었다. “형사 아저씨. 그날 저 죽는 줄 알았어요. 불은 놨지. 연기는 나지. 근데 현관문이 안 열리더라고요.” 소년의 티를 갓 벗은 20대 초반의 살인자는 그래도 제 목숨 귀한지는 알고 있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삼국유사 고향에 폐석면 매립장이라고?”

    경북 군위군의 관문 인근에 지정폐기물 최종 처분업(매립시설) 설치 움직임이 일자 지역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8일 군위군에 따르면 최근 대구지방환경청이 군위읍 수서리 산20 일원에 지정폐기물(폐석면, 분진, 소각재, 오니 등) 매립장 설치와 관련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의 저촉 여부 등을 검토 의뢰해왔다. 이는 수도권의 지정폐기물 처리업체인 ㈜S산업이 이 일대 부지 4만 1450㎡에 11년 동안 지정폐기물 26만 2600t을 매립할 수 있는 시설 설치 계획서를 허가 관청인 대구지방환경청에 접수한데 따른 것. 이에 따라 군위군은 오는 17일까지 관련 법 저촉 및 폐기물 매립시설 계획 등을 종합 검토한 뒤 그 결과를 대구환경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군위읍이장협의회를 비롯해 34개리 3500여 가구 주민들이 ‘지정 폐기물 매립시설 설치 결사반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추진위는 “주민들은 삼국유사의 고장인 군위를 청정지역으로 애써 가꿔 가고 있다.”면서 “이곳에 지정 폐기물 매립시설이 설치되면 주민들의 그간 노력은 일순간 수포로 돌아가고 환경오염 및 생태계 파괴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추진위는 또 “폐기물 매립시설 설치 계획서에 따르면 하루평균 매립량이 77t으로 군위 지역의 연간 지정폐기물 매립량 160t의 절반에 가깝다.”면서 “이는 전국에서 발생되는 지정폐기물을 수거해 군위지역에 매립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고시 위원장은 “지정폐기물은 일반 및 건축 폐기물과 달리 발암물질을 함유하는 등 주민 건강은 물론 생태계 파괴에 치명적”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위군도 지정폐기물 매립시설 설치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과 지역 주민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지방정부와 주민의 의사가 가장 우선시되는 지방화시대에 아직도 중앙정부(환경부)가 쥐고 있는 지정폐기물 처리시설 설치 허가권을 하루빨리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면서 “이를 중앙정부 등에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군위군이 관련 법을 검토한 뒤 하자 여부를 통보해 올 경우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면서 “사업계획서가 관련 법에 저촉되면 자동 반려된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8) 살인자가 남긴 화장품 향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8) 살인자가 남긴 화장품 향기

     2003년 3월 22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의 한 연립주택. 4층에 불이 났다는 신고에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문안에서 잠긴 집안은 연기와 화기로 가득했지만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간 소방관들은 20여 분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불이 시작된 곳을 찾으려고 방을 하나씩 뒤지던 신입 소방관의 얼굴이 하얘졌다. 그는 급히 선배를 불렀다. “여, 여기···. 칼 맞은 시체가 있어요.”  사건은 경찰로 이관됐다. 희생자는 집주인 A(여·당시 49세)씨. 시신은 침대방 한쪽 이불더미 밑에 숨겨져 있었다. 범인은 이불을 태워 시신 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 모를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듯했다. 불에 탄 시신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마지막 저항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법의학에서 말하는 투사형 자세(Pugilistic Attitude)였다.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된 시신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일어나는 일종의 열강직 현상이다. 보통 사람의 몸은 펴는 근육(신근·伸筋)보다는 당기는 근육(굴근·屈筋)이 더 발달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열강직 현상도 당기는 근육에 많이 나타난다. 불에 탄 시신은 손목과 팔목을 오므리는 권투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에 수사는 산으로  사인은 다발성 자창(刺創·찔린 상처). 범인은 A씨의 등과 왼쪽 팔 등을 무려 35군데나 찔렀다. 매우 당황했거나 복수심에 불탄 자의 소행으로 보였다. 칼의 방향을 봐서 범인은 오른손잡이였다. 범인은 안방과 작은방, 거실과 드레스 룸 등 4군데에 동시에 불을 놨다. 이상한 점은 화재 현장 여기저기서 화장품 향이 진동한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곧 밝혀졌다. 거실 바닥에 뚜껑이 열린 채 어지럽게 널려 있는 스킨로션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발화 지점에서 발견된 에틸알코올(ethyl alcohol)과 같은 성분임이 드러났다. 영악하게도 범인은 에틸알코올이 들어간 화장품을 집안 곳곳에 뿌린 뒤 불을 붙인 것이다.  범행 현장에 불을 지르는 범인들은 화재와 함께 증거가 될만한 모든 것이 날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지문이나 족적은 물론이고, 범행 시각이나 도주로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산이다. 방화든 실화든 화재 현장에 완전 연소가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알코올이나 휘발류 등 인화성 물질도 바닥이나 벽틈에 모두 연소되지 않은채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화재 잔류물 역시 남기 마련이고 그 속엔 증거물이 고스란히 나온다. 오히려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 불은 범인에게 방화범이라는 꼬리표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면식범에 의한 계획된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강제로 문을 연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범인은 집주인을 알거나 집 열쇠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집안에 불을 놓은 뒤 열쇠로 문을 잠그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 나갔다고 봤다. 이런 추리 뒤에는 현관 외에는 나갈 다른 길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범행 장소가 연립주택의 맨 꼭대기 층이어서 창문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옥상 지붕이 너무 가파르고 미끄러워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길이었다. 귀금속을 챙기지 않은 것도 원한에 의한 범행을 의심케 했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인들을 용의선상에 올렸다.  하지만 수사는 겉돌았다. 의심할만한 용의자들은 알리바이가 명확했다. 무언가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 방화 현장을 다시 뒤지던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 “현관 안전핀이 눌려져 있다.”는 보고였다. 일반적으로 보조 시건장치인 안전핀은 집 안에서만 누룰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밖에서 열쇠로 잠궈도 안전핀은 눌러지지 않는다. 아파트 현관의 안전핀이 눌린 상태라는 것은 즉, 범인이 현관이 아닌 제3의 통로로 도주했다는 이야기다. 뒤늦게 확인한 옥상에는 뜯겨진 방충망과 범인이 버린 장갑이 보였다. 면식범만을 쫒던 경찰은 수사 방향을 재설정해야 했다.  ●폰팅에 중독된 20대 살인자  막막하기만 했던 수사는 A씨의 휴대전화를 찾으면서 활기를 띠었다. A씨의 휴대전화를 훔쳐간 범인은 대담하게도 범행 후 사흘 동안 이 휴대전화를 이용하다가 인근 시외버스터미널에 버렸다. 휴대전화 사용명세서를 뽑아본 경찰은 황당했다. 전체 20여 통의 전화 중 대부분이 속칭 폰팅으로 불리는 음란성 유료전화를 거는 데 이용됐다. 마치 규칙이라도 정한 듯 폰팅은 짝수날에만 이어졌다. 범인은 그렇게 죽은 여인을 끝까지 이용했다.  “사람을 죽인 날, 그것도 죽은 사람 전화로 폰팅하는 걸 보면 이거 완전 중독인데요.”  “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 하루 10통씩 폰팅하던 놈이 홀수날엔 왜 한 건도 전화를 안했을까. 황 형사. 격일제로 근무하는 경비원이나 공익근무요원 중에서 동종 전과자부터 뽑아봐.”  폰팅업계 특성상 경찰이 협조를 받아내기 쉽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이 건 한 통의 114 안내전화에 주목했다. 범인이 안내받은 곳은 강릉시 주문진에 있는 한 세탁소였다. 경찰은 한 20대 남자가 여관에서 “세탁물을 가져가라.”는 전화를 한 것을 확인했다. 남자가 맡긴 무스탕 점퍼 소매에는 혈흔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죽은 A씨의 피였다. 경찰은 잠복 끝에 K(21)씨를 검거했다. 예상대로 K씨는 격일로 근무하는 시청 공익근무요원이었다. 그는 순순히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카드 빚에 시달리던 K씨는 혼자 귀가하는 A씨를 보고 집을 털 생각을 했다. 처음엔 배달원을 가장해 집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속아 넘어가지 않자 옥상을 통해 집으로 침입했고, 범행이 발각되자 엉겁결에 칼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형사들을 기막히게 한 것은 범행 후의 행적. 피묻은 20만원을 들고 그가 간 곳은 PC방이었다.  K씨는 말을 이었다. “형사 아저씨. 그날 저 죽는 줄 알았어요. 불은 놨지. 연기는 나지. 근데 현관문이 안 열리더라고요.”  소년의 티를 갓 벗은 20대 초반의 살인자는 그래도 제 목숨 귀한 지는 알고 있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욱 잔인한 교통사고 위장 살인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살인현장 속 왠 대변(?)검사…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진실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엽기살인마는 피가 다르다(?) 혈흔 속 性염색체가 ‘악마의 姓’ 을 지목하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물 마시던 A씨의 갑작스런 사망 왜?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엄마…알고보니 생활반응은 죽음의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성형수술 자국이 일러준 주검의 주민번호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20대 여성이 남긴 마지막 글씨…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 살인…‘전류반’은 못 숨겼네 몸에 남은 전기충격 자국이 완전범죄 밝혀내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여성 시신 2구의 잔인한 진실게임…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그 남자 노리는 ‘한밤 통증’… 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 22) 70% 부패한 시신… 말없이 증언하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의 240㎜ 운동화…60대 노인의 트릭이었다 별무늬 자국의 비밀 24) 사회 첫발 20대女 살해한 택시기사, 흙탕물이… 돈 버리고 납치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DNA는 남자라고 말하는데 살인 현장에 남은 ‘그 남자’의 립스틱 26) 목졸려 숨진 60대 시신 크게 훼손됐는데…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흉기에 17번 찔려 죽은 여자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 “도쿄 방사능 후쿠시마發 아닌 민가 약병 속 ‘라듐’이 원인”

    서울 노원구의 주택가 아스팔트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검출된 가운데 일본 도쿄 고급 주택가 곳곳에서도 높은 방사선량 수치가 측정되고 있다. 도쿄 세타가야구에서는 지난달 28일 하치만야마의 한 슈퍼마켓 주차장 옆 지표면에서 시간당 170마이크로시버트(μ㏜)가 측정됐다. 지표면 40㎝ 아래에서는 무려 시간당 4만 μ㏜까지 치솟았다. 일본인 연간 피폭 한도의 40배에 해당한다. 같은 달 12일에도 시간당 2.707∼3.35μ㏜의 높은 방사선량이 계측됐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도쿄 도심의 방사선량이 지난 3월 일어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그러면서 방사성 라듐이 담긴 병을 ‘주범’으로 지목했다. 하치만야마 땅속 40㎝ 지점에서 방사성물질인 라듐 226이 담긴 약병이 발견됐고, 지난달 13일 고(高)방사선량이 측정된 도로 부근의 민가 마루 밑에서도 라듐이 담긴 병이 수거됐다. ●지역주민들 직접 방사능 수치 측정 라듐은 우라늄이 붕괴할 때 생기는 방사성물질이지만 원전 사고로 새어 나오는 플루토늄이나 세슘과 달리 현무암·화강암에도 포함돼 있는 천연 물질이다. 예전에는 암 치료에도 이용됐고 야광 도료의 원료로도 쓰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경각심이 높아졌을 뿐 원래 라듐병이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각 지역 주민들이 직접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면서 잇따라 ‘고방사능 지대’를 발견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전부터 라듐을 야광 도료용으로 사용하거나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체내에 넣는 침 등에 활용해 왔다. 그러나 유해성이 밝혀지면서 1958년부터 방사선 장애 방지법 등이 시행됐고, 문부과학성에 보유 신고나 인허가 신청을 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이때 인허가 신청을 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던 소유자가 사망해 방사성물질이 방치되는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일본 정부는 보고 있다. ●원전주변 아동 7% 소변서 세슘 검출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 일부 아동의 소변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9∼10월에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 시내 만 7세 미만 아동 1532명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이 중 104명(6.8%)에게서 세슘이 나왔다. 최고 농도는 소변 1ℓ당 187베크렐(㏃)이었다. 104명 중 93명에게서는 소변 1ℓ당 20∼30베크렐(㏃)이 검출됐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가습기 살균제 폐손상 확인… 쓰지 마세요”

    “가습기 살균제 폐손상 확인… 쓰지 마세요”

    쥐를 이용한 가습기 살균제 흡입 독성 실험에서 호흡 곤란, 체중 감소 등의 폐 손상 징후가 포착<서울신문 11월 3일 자 9면>된 데 이어 실험 쥐의 폐조직을 부검한 결과 ‘원인 미상 폐질환’으로 사망한 산모와 같은 폐 손상이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가습기 살균제의 판매 및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다음 주까지 1차 부검을 마치고 가습기 살균제와 원인 미상 폐질환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되면 곧바로 관련 제품을 모두 수거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 실험에서 가습기 살균제 3종 가운데 2종을 사용한 쥐에서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화증’이 나타났다. 지난 5~6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중증 폐질환으로 잇따라 사망한 산모 4명과 폐이식 수술을 받은 다른 산모 3명의 폐조직 변화와 같은 모습이었다. 당시 산모들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의 급성 호흡 곤란을 경험했고, 가습기 살균제를 흡입한 실험 쥐들도 똑같이 움직임이 줄어들고 심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쥐들은 약 한달간 살균제 성분을 흡입했는데 폐가 굳는 증상과 체중 감소, 맥박 감소 등의 신체 변화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가습기를 주로 사용하는 시기인 만큼 국민은 물론 가습기 살균제 판매자와 취급자들이 제품의 사용·판매를 전면 중단할 수 있도록 거듭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오는 8일 실험 쥐의 1차 최종 부검 결과를 확인하고 10일 전문가 검토를 거친 뒤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면 곧바로 위험성이 드러난 실험 제품 수거에 돌입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일부 제품의 판매 중단 및 강제 수거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공산품인 가습기 살균제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관리할 수 있도록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 지정 고시 개정안’을 이달 중 입안 예고할 계획이다. 전 본부장은 “아직 실험을 하지 않은 나머지 살균제 11종도 실험에 사용한 살균제와 동일한 성분으로 판명되면 강제 수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80마리의 실험 쥐 가운데 20마리씩 3개조는 실험군으로, 나머지 20마리는 흡입 실험을 하지 않는 대조군으로 분류했다. 실험군 쥐 30마리와 대조군 쥐 10마리는 지난 9월 27일부터 한달 동안 흡입 실험을 진행해 이번에 부검을 마쳤다. 나머지 40마리는 13주 동안 실험한다. 사람이 실내에서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조건으로 일주일에 5일, 하루 6시간씩 살균제를 흡입시키는 방식이다. 질병관리본부에는 흡입 독성 실험 시설이 없어 안정성평가연구소(KIT)에 실험을 의뢰했지만 시설이 협소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13종의 가습기 살균제 가운데 3종만 1차로 실험에 사용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12~16세 소녀 갱단 충격…어른들도 무서워 ‘벌벌’

    최근 시민들을 상대로 무자비한 언어 및 신체 폭행을 저질러온 10대 소녀 조직이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스스로를 ‘더티 디바스’(Dirty Divas)라고 부르는 이 소녀 6명은 12~16세 구성돼 있으며, 최근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심한 욕설을 하거나 시비를 거는 등의 불편을 초래해왔다. 그간 많은 시민들은 ‘더티 디바스’ 소녀 갱단이 하교하는 시간을 피해 버스를 이용했을 만큼 피해가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녀들은 잉글랜드 중부 그레이터맨체스터의 도시인 올덤에 사는데, 각기 다른 학교에 재학중이며, 시내 중심에 있는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거나 공놀이 또는 음주를 즐겨왔다. 또 고의로 공중전화박스를 부수거나 엉뚱한 사람의 집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누르는 등 장난을 서슴지 않았고 폭력적인 언행으로 행인들에게 겁을 주기도 했다. 한 시민은 “저녁 7시가 되면 소녀들이 무리를 지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먹이를 먹기 위해 몰려든 동물들 같았다.”고 했고, 또 다른 시민은 “성인들도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려했으며, 소녀들은 특히 나이 든 사람을 자주 위협했다. 악몽 같았다.”고 떠올렸다. 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일부 양로원 버스들은 야간 운행 중 이 버스정류장에서 정차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으며,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모두들 고개를 숙이고 소녀들을 지나쳐야 했다. 결국 익명의 신고를 접한 경찰이 나서 소녀들을 체포했고, 16세 2명, 15세 1명, 14세 1명 등 총 4명은 청소년 법정에, 12세를 포함한 나머지 2명은 12개월 간 문제의 장소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금지명령을 받았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원순, 구내식당밥 먹는다더니 다른 곳에서…

    박원순, 구내식당밥 먹는다더니 다른 곳에서…

     “시장이나 간부에게 인사청탁하면 불이익 주겠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서울 서소문청사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뒤 첫 간부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6대 인사원칙을 밝혔다. 박 시장이 밝힌 여섯가지 인사원칙은 ‘인사청탁 전면금지’와 ▲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예측 가능한 인사 ▲ 권위의식 없이 낮은 직급과 소통하는 공무원 우대 ▲ 동등한 기회의 제공 및 철저한 사후평가 ▲ 현장중심의 역동적 공무원에 대한 감동 인사 ▲ 잠재력을 키우는 성장 인사 등이다.  박 시장은 또 “아주 불가피한 최소한의 인사 이외에 인사는 억제할 예정”이라면서 “나머지 인사는 1~2월 정기인사에 반영할 것이니 전혀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발언은 오세훈 전 시장의 임기 중 시장이 바뀌자 서울시 공무원 내부에서 인사와 관련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열심히 일하면 그 부분까지 참조하겠다.”고 말해 정책의 성과 뿐 아니라 업무의 진행과정도 평가에 포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6시께 서울 서원동을 찾아 연두색 환경미화원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미화원들과 1시간 가량 함께 쓰레기를 치운 박 시장은 취재진에게 “쓰레기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온다”며 “분리수거 시스템과 시민 습관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방문은 시장 선거 때부터 계속해 온 ‘경청 투어’의 일환이라며 현장은 문제를 푸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7시께 청소를 끝내고 환경미화원 휴게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박 시장은 미화원들과의 간담회에서 40여분간 이들을 격려하고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박 시장은 “환경미화원은 서울시의 아침을 열고 음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하고 계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쓰레기가 많이 나오고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는 문제에 관해 “시민을 비판하는 것보다 서울시가 차츰 바꿔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시민 의식은 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직원들과 함께 시청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던 박 시장은 취재진이 몰리자 직원들에게 불편을 끼칠 것을 염려한 듯 구내식당 오찬 일정을 취소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박원순 시장, 직원들과 구내식당 식사 취소한 이유 알고보니

    박원순 시장, 직원들과 구내식당 식사 취소한 이유 알고보니

     “시장이나 간부에게 인사청탁하면 불이익 주겠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서울 서소문청사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뒤 첫 간부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6대 인사원칙을 밝혔다. 박 시장이 밝힌 여섯가지 인사원칙은 ‘인사청탁 전면금지’와 ▲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예측 가능한 인사 ▲ 권위의식 없이 낮은 직급과 소통하는 공무원 우대 ▲ 동등한 기회의 제공 및 철저한 사후평가 ▲ 현장중심의 역동적 공무원에 대한 감동 인사 ▲ 잠재력을 키우는 성장 인사 등이다.  박 시장은 또 “아주 불가피한 최소한의 인사 이외에 인사는 억제할 예정”이라면서 “나머지 인사는 1~2월 정기인사에 반영할 것이니 전혀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발언은 오세훈 전 시장의 임기 중 시장이 바뀌자 서울시 공무원 내부에서 인사와 관련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열심히 일하면 그 부분까지 참조하겠다.”고 말해 정책의 성과 뿐 아니라 업무의 진행과정도 평가에 포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6시께 서울 서원동을 찾아 연두색 환경미화원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미화원들과 1시간 가량 함께 쓰레기를 치운 박 시장은 취재진에게 “쓰레기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온다”며 “분리수거 시스템과 시민 습관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방문은 시장 선거 때부터 계속해 온 ‘경청 투어’의 일환이라며 현장은 문제를 푸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7시께 청소를 끝내고 환경미화원 휴게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박 시장은 미화원들과의 간담회에서 40여분간 이들을 격려하고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박 시장은 “환경미화원은 서울시의 아침을 열고 음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하고 계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쓰레기가 많이 나오고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는 문제에 관해 “시민을 비판하는 것보다 서울시가 차츰 바꿔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시민 의식은 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직원들과 함께 시청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던 박 시장은 취재진이 몰리자 직원들에게 불편을 끼칠 것을 염려한 듯 구내식당 오찬 일정을 취소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가습기 살균제 ‘폐손상 위험’ 일부 입증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산모들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특발성 폐질환의 원인으로 지목했던 가습기 살균제를 쥐 흡입실험에 사용한 결과, 폐 손상 위험이 일부 입증됐다고 2일 밝혔다. 이달 중순 쥐의 폐 조직검사가 끝나면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질환과 연관성이 뚜렷한 것으로 확인되면 관련 제품을 모두 강제 수거하거나 퇴출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안전성평가연구소(KIT)에 의뢰해 9월 20일부터 일주일간 쥐에게 가습기 세척에 사용하는 살균제를 흡입시키는 예비노출시험을 진행했다. 같은 달 28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는 사람이 흡입하는 환경과 동일한 조건을 갖춘 뒤 흡입실험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흡입실험용 쥐 80마리와 흡입실험을 거치지 않는 대조군 쥐 80마리가 사용됐다. 실험 결과 쥐들은 눈에 띄게 수척해졌고 활동이 둔해졌다. 일부가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미뤄 폐 손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심지어 일부 쥐는 체중이 급격하게 줄었고 식사도 잘하지 못했다. 맥박 수도 건강한 쥐는 분당 평균 500회 내외였지만 일부 실험쥐는 300회 이하로 떨어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의사 표현을 못 하는 동물인 탓에 육안 관찰이 중요하다.”면서 “숨을 잘 쉬지 못하는 모습이 뚜렷했고, 몸무게가 주는 등 상태가 좋지 않은 쥐들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부터는 쥐를 부검해 폐 조직 손상을 확인하는 검사가 시작됐다. 이 검사에 2~3주가 걸려 최종 결과는 이달 중순쯤 나올 예정이지만 부분적인 위해성이 입증된 만큼 일부 가습기 살균제의 퇴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8월에 역학조사와 사망자 폐 조직검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물질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폐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면 제품을 강제 리콜할 방침”이라며 “최종 결과 발표 전까지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동작, 식품주문검사 제도…불량식품 근절 효과 톡톡

    동작구가 식품주문검사에 대한 인터넷 공개제도를 시행한 뒤 불량식품을 근절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실시된 인터넷 공개제도에 따라 주민이 가공식품 검사를 요청할 경우 구가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식품위생법에 의한 품목별 식품규격 기준을 검사하고, 그 결과를 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구는 매월 5일까지 검사실적을 공개하며, 항목은 제품명을 비롯해 제조사, 유통기한, 검사항목, 검사기관, 검사결과 등을 기재한다. 슈퍼마켓 또는 소규모 점포에서 판매 중인 특정식품과 개인이 보유한 가공식품, 부정불량식품 신고시에도 수거해 검사하고 결과를 통보한다. 검사를 원하는 구민들은 구 홈페이지(www.dongjak.go.kr)의 알림마당 코너나 구 보건소(820-9413)에 신청하면 된다. 지난 9월 말까지 식품수거검사 588건 가운데 36건이 구민들에 의한 식품주문검사다. 인터넷 공개제가 도입되면서 식품안전에 대한 구민들의 관심과 신뢰가 높아졌다는 평이다. 구 관계자는 “식품위생에 대한 구민 알권리 충족 및 식품안전 투명행정으로 ‘부패제로, 청렴동작’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폐휴대전화로 이웃돕기

    폐휴대전화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자원’ 역할을 한다. 부산시는 폐휴대전화 수거 캠페인을 통해 모은 1억 2600여만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맡긴다고 1일 밝혔다. 지난 4월부터 6월30일까지 폐휴대전화 10만 1000여대를 수거했다. 시는 폐휴대전화를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에 의뢰해 공개입찰을 통해 매각, 1억 2600여만원을 마련했다. 수거 캠페인은 휴대전화를 포함 전기·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이동통신사 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폐휴대전화 등을 무상으로 회수하도록 하는 ‘판매업자 회수 강화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시행됐다. 이 제도는 전기·전자제품의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2012년 1월부터 시행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고의 추락’ 징후는 없었다

    ‘고의 추락’ 징후는 없었다

    지난 7월 28일 제주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아시아나 화물기 조종사들의 시신이 3개월여 만에 안전벨트가 채워진 상태로 발견됐다. 조종사가 추락 직전 남긴 “화물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교신처럼 화재에 의한 급박한 사고의 가능성이 커졌다. 31일 수색 작업 종료를 하루 앞두고 시신이 극적으로 발견돼 장례와 보상 등 사고 수습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러나 미스터리 해결의 열쇠인 블랙박스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해 사고 원인 규명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제주해양경찰서와 국토해양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제주항에서 조종석 부분 동체를 인양해 해체 작업을 하던 중 동체 안에서 기장과 부기장의 시신이 발견됐다. 전날 오전 11시쯤 제주 차귀도 서쪽 약 104㎞ 해상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고용한 민간 구난업체 KT서브마린에 의해 인양돼 제주항으로 옮겨진 직후였다. 화물기에는 최상기(52) 기장과 이정웅(43) 부기장 등 두 명이 타고 있었다. 수색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시신은 가로 7m, 세로 5m의 조종석 부분 동체에 눌려 있었다.”며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조종복의 명패를 보고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들이 운항 중 안전벨트를 매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추락 직전 다급한 상황이 벌어졌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추락 직전 조종사 간 몸싸움 등은 없었다는 얘기다. 최 기장이 사고 한 달 전부터 모두 7개의 보험에 가입해 유족들이 30억원가량의 보상금을 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사고에 대해 다양한 억측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시신 발견으로 보험금을 노린 고의 추락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문길주 사고조사위 사무국장은 이날 제주 외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시신은 조종석에서 눌린 상태로 발견됐지만 옷도 그대로였고 안전벨트도 채워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조종석 발견과 사고원인 조사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면서 “(겨울철 수온 하락으로) 수색은 내일(31일) 잠정중단하지만 사고원인 조사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블랙박스 수거가 급선무이지만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음파신호가 사고발생 30일 뒤 끊기면서 음파탐지기를 이용한 블랙박스 수거작업은 이미 중단됐다. 사고조사위는 쌍끌이 어선 등을 투입해 그물로 바닥을 긁어내는 방법도 병행 중이나 수심이 깊어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소속 B747 화물기는 지난 7월 28일 오전 4시 28분쯤 제주시 서쪽 약 107㎞ 해상에서 화재로 추정되는 사고로 추락했다. 제주 황경근기자·서울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아시아나機 조종석 3개월 만에 인양] “조종석 수심 80~90m 펄서 발견”

    [아시아나機 조종석 3개월 만에 인양] “조종석 수심 80~90m 펄서 발견”

    지난 7월 28일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시신은 안전벨트가 채워진 상태에서 발견돼 사고 당시의 급박함을 보여줬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문길주 사무국장은 30일 오후 제주 외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시신은 조종석에서 눌린 상태로 발견됐지만 옷도 그대로였고 안전벨트도 채워진 상태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조종석 발견과 사고 원인 조사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며 “수색은 내일 잠정 중단하지만 사고 원인 조사는 계속한다.”고 말했다. 사고기의 조종석은 지난 29일 오전 11시께 제주 차귀도 서쪽 약 104km 해상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고용한 민간 구난업체에 의해 인양돼 이날 오전 제주항으로 들어왔다. 다음은 문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사고기 조종석은 어떻게 발견했나. -추락한 아시아나 화물기의 잔해는 폭 1.5㎞, 길이 3.3㎞에 이를 만큼 굉장히 널리 분포돼 있다. 사고 직후부터 사이드 스캔 소나를 이용해 사고기 잔해의 위치와 크기를 좌표로 표시한 후 특수 제작한 80m짜리 저인망 그물을 배 후미에 달고 바닥을 훑은 뒤 걷어 올리는 방식을 이용했다. 동체 잔해와 블랙박스 수색 작업을 하던 민간 업체 KT서브마린으로부터 어제 오후 4시쯤 인양한 잔해가 조종석이 붙어 있는 동체 부분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KT서브마린은 작업에 투입된 지 한 달 정도 됐다. →발견 당시 조종석 상태는. -조종석이 발견된 지점은 수심이 80∼90m 정도 되고 바닥은 펄, 모래, 단단한 면이 섞여 있다. 크레인을 통해 바지선 위에 얹혀진 잔해는 한눈에 봐도 조종석이었다. 해상에 추락할 경우 바위에 떨어지는 것 이상의 큰 충격을 받기 때문에 많이 파손됐지만 어느 정도 모양은 갖춰져 있었다. 그 상태에서는 유해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가 없어 제주항으로 왔고, 오전 11시 30분쯤 검찰 지휘하에 제주해경이 시신을 확인, 수습했다. →당시 시신의 상태에 대해 말해 달라. -조종석에서 눌린 상태로 발견됐지만 옷도 그대로였고 안전벨트도 채워진 상태였다. 기장과 부기장의 소지품도 나왔다. →당초 내일까지만 수색할 예정이었나. -동절기에는 파도가 높고 바람도 세기 때문에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 수색은 내일 잠깐 중단했다가 내년 3월이나 4월경 전문가 의견을 듣고 기술진과 협의를 거쳐 다시 재개할 예정이었다. →블랙박스의 행방은. -블랙박스는 다른 부속품에 비해 화재에 약하기 때문에 위치 추적 음파 신호는 처음부터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훼손되지 않았더라도 신호는 30일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크기가 작은 만큼 인양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조종석 발견이 사고 원인 조사에 주는 의미는. -조종석 발견과 사고 원인 조사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 지금까지 수거한 잔해는 전체의 20% 정도다. 이를 서울이나 인천으로 옮겨 부위를 일일이 확인한 뒤 조사에 필요한 부분을 가려낸다. 발화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고 퍼졌는지 등 조사는 미국은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 감식·폭발 전문가와 함께 지금도 하고 있다. 사고 조사는 비행 기록 장치 등을 모두 종합해 결론을 낸다. 현재는 불이 났고 조종을 못 하는 상태에서 추락했다는 정도밖에 말할 수 없다. 지난 1999년 영국에서 일어난 비행기 사고의 경우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데 3년 7개월이 걸렸다. 이번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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