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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퓨터 시대에 살아남자”/필기구업체 「아이디어 전쟁」

    ◎항균볼펜·팬시제품 출시­모나미/암실 사용 라이트펜 인기­익산실업 필기구업체들이 「디자인(아이디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수입품에 대응하고 컴퓨터의 보급으로 줄어드는 필기구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눈길을 끄는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사운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이같은 흐름은 점점 다양화·개성화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대처하고 수입품과 경쟁을 하려면 제품 모델의 변경이 불가피한 데다 필기구의 기능이 비슷해지면서 학생 등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남이 갖지 않는 제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한계점에 도달한 기술개발보다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수 밖에 없는 데 따른 것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필기구 업체인 모나미가 어린이들을 겨냥한 밝고 세련된 디자인의 팬시 브랜드 「에버그린」을 개발하는 등 연령 별 브랜드 전략을 펼치는 한편 볼펜에 붙어있는 세균을 없애주는 항균볼펜·샤프연필·메모리펜에 작고 깔끔한 형태의 콤팩트형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디자인의신제품을 생산,시판하고 있다. 또 국내 처음으로 오자를 고치는 수정액을 기존의 붓 형태에서 볼펜 형태로 바꾼 새로운 신제품도 개발,시판할 계획인 데다 작년에 내놓은 중성펜인 젤로펜 501,502 등 젤로펜 시리즈도 호평을 받고 있다.중성펜은 물이 번지기 쉬운 수성펜과 찌꺼기가 많이 생기는 유성펜의 단점을 개선한 필기구이다. 모닝글로리는 후발주자여서 우선 값싼 대중용을 개발,기술수준을 끌어올린 다음,본격적인 디자인 개발에 들어간다는 계획 아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이에따라 지난 93년 50명 수준이던 디자인 개발실을 2년새 1백명 선으로 대폭 늘려 지난 7월 한쪽은 형광펜,다른 쪽은 수성펜으로 된 「듀프렉스」펜을 개발,시판한 데 이어 이달 초 흑·청·적색의 단순한 「그랜드볼」볼펜을 보라·녹색·갈색 등으로 확대한 신제품을 시판할 예정이다. 방탄조끼와 수갑 등을 만드는 경찰장비 업체인 익산실업은 최근 볼펜 심에다 액정 다이오드(LED)램프를 장착,빛을 내도록 해 어두운 곳에서도 글을 쓸 수 있게한 「라이트 펜」을 개발,시판하고 있다.라이트 펜은 특히 일본·미국 등 외국에서 인기를 끌어 지난 달 수출액이 38만달러로 급증,올해 수출액을 2백만달러에서 2백5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 현대 서산간척지 준공인가/4,600만평 매립 착공 18년만에/정부

    ◎어민보상 “판결 수용” 각서 받아 정부는 그동안 시공사와 어민들간의 보상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었던 현대건설의 충남 서산 간척사업지구 공유수면 매립공사에 대해 준공인가 처분을 내렸다. 농림수산부는 14일 간척지 사업이 적법하게 진행된 데다 현대건설이 어업보상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성을 띠고 있는 점을 감안,서산 A·B지구 공유수면 매립공사의 준공을 인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79년 8월 면허를 얻어 80년 5월 착공,총 공사비 6천4백70억원이 투입된 서산 간척지구는 15년여만에 완공을 보게 됐다. 매립면적이 1만5천4백9㏊(4천6백만여평)인 서산 A·B지구는 총 연장 7.7㎞의 방조제 2개와 배수갑문 2개를 갖추고 있다.이중 1만3백24㏊(3천1백만여평)의 농경지가 현대건설의 소유로 된다.나머지 매립지 중 수로·도로·담수호 등 5천85㏊(1천5백만여평)는 국가가 소유하는 대신,시설물의 유지관리는 현대건설이 맡도록 돼 있다. 농림수산부는 어민과 현대건설이 벌이고 있는 보상문제와 관련,현대건설이 법원의 판결에 따른다는공증 각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준공 인가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해설/“밭용지 논 복귀”로 정부와 마찰 해소/어업권 보상 마무리 안돼 불씨 남아 현대그룹의 숙원사업인 서산간척지 문제가 마침내 해결됐다. 정부가 농지전환과 어업권보상 등 현대의 노력을 평가,「그 정도면 됐다」는 정책적 판단을 해 준 것이다.현대도 『정부가 제시한 인가조건을 거의 만족시켰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수 없으며,당초 계획대로 최첨단 영농기술연구소를 갖춘 영농·축산단지로 개발하겠다』며 애써 담담해하는 모습이다. 서산간척지는 당초 면허기간이 7년 6개월로 87년이 1차 준공시한이었다.그러나 어업보상 문제로 87년,91년,93년 세차례나 준공기간이 연장됐다. 서산간척지는 연초까지만 해도 정부와 현대가 계속 줄다리기해 온 사안이었다.농림수산부는 지난 2월 『5월 22일까지 어민(4천4백52가구)과의 보상문제를 마무리하고 당초 논으로 허가를 받았다가 밭으로 만든 B지구(4천1백15㏊)를 논으로 환원하지 않으면 준공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최후통첩했다.현대가 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약속시한을 넘길 경우 면허취소로 여의도의 60배인 「금싸라기땅」(수조원 추정) 중 투자액만큼의 땅을 빼고는 고스란히 국고로 귀속될 위기상황을 맞았던 것이다. 현대는 최후통첩이 있자 바윗돌 등으로 농지전환이 어려운 곳에는 헬기장이나 격납고를 짓고 나머지는 논으로 전환하겠다는 「실시계획변경 수정인가신청」을 4월 7일 제출,정부의 재가를 받았다.이후 약속대로 농지환원을 마치고 어업보상권 문제는 『법원판결에 따르겠다』는 각서를 냄으로써 준공인가를 따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준공인가는 1천1백60가구의 어업권 보상문제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때문에 이를 현대그룹에 대한 연이은 규제완화,나아가 정부의 대재벌 유화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 이회장 과실부인… 책임회피 일관/「삼풍」붕괴수사·압수수색 이모저모

    ◎3곳 수색 실시… 뇌물준 증거 확보실패/잠긴 이사장집 열쇠전문가도 못열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신광옥 서울지검 2차장)는 6일 하오 1시 이 백화점 이준(73)회장의 서울 중구 신당동 399의 46 자택,이한상(42)사장의 서초동 삼풍아파트 21동 503호 자택,서울 동대문구 청평화상가 4층 삼풍건설산업 사무실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구청 공무원 등에 대한 뇌물수수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을 확보하는데는 실패. 수사본부는 이회장 집에 서초경찰서 강폭반 형사 3명을 투입,장롱·서랍 등 집안 곳곳을 샅샅이 뒤졌으나 비밀장부나 예금통장 등을 찾지 못했으며 3중으로 잠겨있는 이사장의 집 현관문은 열쇠전문가조차도 열지 못해 하오 4시쯤 철수.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측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이미 중요한 서류 등을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이번 수색에서 큰 소득을 기대하지는 않았다』고 설명. 한편 이회장의 집은 대지 2백여평에 건평 80여평의 2층 슬라브 주택으로 주변 땅값을 1평에 7백만원씩 쳐서 14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설명.70년대 중반 1백20여평의 단독주택을 구입한 이회장은 옆집 3채를 더 사들여 정원으로 꾸몄다는 것. ○…서초경찰서에 구속수감돼 있는 이회장은 여전히 백화점 붕괴에 대한 과실부인과 책임회피로 일관,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하오 2시30분쯤 수갑을 차고 서울시청 관계자들과 피해보상단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잠시 유치장에서 나온 이회장은 『사고 직전 왜 대피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백화점은 내 전재산이었다』고 동문서답. 이회장은 또 재산기증 등 구체적인 보상책에 대해서도 『아직 생각해본 바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미안하다』,『할말이 없다』는 등 상투적인 사과발언으로 일관. ○…수사본부는 설계변경을 승인해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수배된 양주환(44·현 중구청 건축계장)씨 등 전·현직 서초구청 공무원 9명을 검거하기 위해 전담반을 편성,이들의 자택과 연고지 등에 급파했으며 법원으로부터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전화도청에 나서는 등 총력. ○…삼풍백화점에 대한 불법 증축허가 등으로 검찰수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청에서는 직원의 대부분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앉아 수사방향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 특히 조남호 초대민선 구청장이 검찰에 곧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지방자치시대에 구민의 대변기관으로 탈바꿈하려는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기도. ○…이날 하오 4시10분쯤 발굴돼 노원 을지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이해경씨(26)의 유족들은 시신이 심하게 부패된 상태여서 사고 당시 차고 있던 예물시계와 반지,제왕절개 수술 자국으로 가까스로 신원을 확인. 남편 임성욱씨(26)는 이제 겨우 84일 된 아기를 남겨두고 세상을 뜬 아내의 시신을 확인하는 순간 망연자실하며 눈물. 숨진 이씨는 이 백화점 직원으로 일하다 출산을 앞두고 그만둔 뒤 사고 3일 전인 지난달 27일부터 지하 1층 행사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을 해왔는데 사고 당일이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이었다는 것. ○…지난달 30일 B동 1층 엘리베이터안에 갇혀 8시간여의 사투를 벌이다 끝내 숨진 변동희(50·건축업)씨의 장남인 변성재(20·연세대 전기공학과 1년)군이 이날 상오 아버지가 비명에 숨져간 장소를 찾아 오열. 변군은 『장례를 치르고 나서야 집안을 책임져야 할 가장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버지가 지난 89년 작성한 유서를 공개하기도. ○…6일 상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영희국민학교 교정에서 열린 이 학교 4학년 4반 담임 김영옥(48)교사의 노제는 2백여명의 어린 제자들과 동료,학부모들의 통곡으로 울음바다. 친구들과의 모임 때문에 백화점에 들렀다가 운명을 달리한 김교사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는 20여분 동안의 노제를 마친 뒤 학생들의 비명과 통곡 속에 비가 올듯 잔뜩 흐린 하늘을 뒤로 하고 장지로 향했다. ○…서울시 사고대책본부는 B동 지하 2·3층 주차장에 있는 차량 1백16대의 소유주들이 차량을 빨리 돌려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차량번호 및 소유주 확인작업을 거쳐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결정. ○…이번 사고는 동원된 소방인원과 장비의 투입 규모면에서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사건·사고 부문 신기록을 수립할 것으로 소방관계자들은 전망. 서울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현장에 투입된 인원과 장비는 각각 6천2백32명과 1천4백38대로 이제까지 최대의 인원과 장비가 투입된 것으로 기록된 지난해 12월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때의 10배를 훨씬 넘어섰다는 것.구조작업을 위해 부산·대구·광주·인천·수원 등 전국 각지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원정을 온 것 또한 전에 없던 일.
  • 신을 빙자하는 사람들(송정숙 칼럼)

    유태교·개신교·천주교 성직자가 한자리서 헌금중 하나님 몫과 사람 몫을 구별하는 일에 관해 이야기했다.첫번째 성직자는 돈을 공중에 던져 겉면이면 하나님 몫으로,엎어지면 사람 몫으로 친다고 말했다.다음 목회자는 둥글게 원을 그려놓고 원의 중심선에서 돈을 던져 왼쪽으로 떨어지면 하나님 것이고,오른쪽으로 떨어지는 건 사람 것으로 한다고 했다.그러자 두사람 말을 듣고만 있던 세번째 성직자는 웃으며 말했다.『나는 돈을 하늘에 던져 보고 하늘에 남는건 하나님 몫으로 땅에 떨어지는 건 사람 몫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런 「실화」도 있다.토지 투기로 돈을 번 ㅂ씨는 절세를 위해 재산을 분산시켰다.물론 실명제 실시 이전의 일이다.그는 빌딩중의 하나를 그가 경영하던 학원 여직원 명의로 해두었다.착실하고 선량한 미혼 여성이어서 믿을 수 있었다.그런데 그 여직원이 오래잖아 젊은 목사와 결혼을 했다.ㅂ씨는 여직원에게 남편도 생겼고 자신들은 외국으로 이민을 갈 계획이어서 재산을 정리하기로 했다.당연히 명의만 빈 여직원의 빌딩도 팔겠다고 통고했다. 그런데 예기치못한 일이 벌어졌다.여직원 부부가 빌딩 내놓기를 거부한 것이다.그 착하던 여직원의 변심도 문제지만 양심의 상징인 목사가 이처럼 남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것에 ㅂ씨는 어이가 없었다.따지고 얼르며 실랑이가 계속되었다.그런 어느 날 목사는 「최후의 제안」을 해왔다.『오늘 밤 기도를 통해 빌딩을 돌려줄지 말지 하나님께 물어보겠다.그리고 하나님 뜻에 따르겠다』는 것이었다.이미 진이 빠진 ㅂ씨네는 다른 방법도 없었고 무엇보다 떠날 날이 임박했으므로 그들의 「하나님」께 맡길 수 밖에 없었다.그후 잠적해버렸던 젊은 부부는 ㅂ씨네가 떠나는 공항으로 전화를 해왔다. 『하나님이 응답하시기를 빌딩은 우리가 가지라고 하셨다』는 것이었다. 요즘의 어지러운 선거정국에는 「신의 계시를 들먹이는 사람들도 있고 『하늘의 뜻』을 들먹이는 사람도 있어 이런 우스개와 「실화」가 생각났다. 15세기말 로마교황 알렉산더 6세와 피렌체의 수도승 사보나로라사이에 있었던 신앙갈등도 「신의 뜻」을 빙자한 수사와 「신의 대이인」교황 사이의 치열한 반목이었다. 도미니코파 수도승 사보나로라는 스스로『타락한 로마교황』을 멸하기 위해 신의 선택을 받았음을 확신한 성직자였다.금욕적이고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수도자임을 누구도 의심할 수 없었던 그는 교황을 탄핵하기 위해 준엄한 설교로 그 「신의 뜻」을 역설했고 또 신의 이름으로 「예언」도 했다. 「로마」는 사보나로라가 그렇게 「신」을 칭하며 「예언자」를 자처하고 피렌체 시민들을 선동하는 것에 분노했고 「로마」가 그럴수록 사보나로라는 피렌체의 산마르코 광장을 열로 절절 끓이며 시민들을 사로잡았다. 마침내 그는 외세인 샤르르왕의 프랑스군을 끌어들여 피렌체를 다스리던 메디치가를 내쫓고 피렌체정청을 장악한뒤에 그곳에 신의 나라를 세운다는 오랜 목적을 실천해갔다.이 성스런 수도자를 피렌체시민은 열렬히 사랑했고 『로마로부터의 핍박』에서 그와 더불어 죽을 각오를 하였다. 『신이시여 만약에 제가 옳지 않거든 지금 당장 불의 심판을 내리소서!』열광하는 군중 앞에서 그렇게 소리치는 사보나로라에게 군중들은 그 「불의 심판」에 자기들도 함께할 것을 맹세하며 생업도 팽개쳤다.그러나 신은 「불의 심판」을 안내렸고 군중들은 그「뜻」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자 일은 다른 방향에서 일어났다.사보나로라가 누리는 시민으로부터의 신앙의 영광에 질시를 느낀 프란체스코파 수도승들이 사보나로라에게 도전장을 낸 것이다.『신께서 기적으로 증명해주시기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불의 시험」을 통해 실증하자.사보나로라가 활활타는 불속을 「옷자락도 그슬리지않고」무사히 통과한다면 우리도 그를 예언자로 인정하고 따르겠다』 이 프란체스카노의 당돌한 도전을 사보나로라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력을 가한 것은 그토록 열광하며 그를 따르는 피렌체시민들이다.그 성화에 밀려 「불의 시험장」은 만들어지지만 사보나로라가 속한 도미니카노들의 이런저런 핑계로 그가 「불속을 걷는 일」은 끝내 실행되지 않는다. 그러자 시민들의 열광은 그대로 분노가 되어 『사기꾼! 거짓말쟁이! 가짜!』를 외치며 사보나로라에게로 향한다.그를 광장 복판에끌어내기 위해 폭도로 변한 군중을 피해 사보나로라는 수도원에 피신했다가 마침내는 피렌체정청이 그를 수갑채워 끌어가게 된다.그래도 성에 안찬 군중과 더불어 종교재판으로 그를 화형에 처하는 「로마의 뜻」은 쉽게 이뤄진다. 인류사상 가장 노련한 정치가였을 교황 알렉산더 6세는 「불의 심판」도 「불의 시험」도 『신을 시험하는 일』이므로 해서는 안된다는 말만을 하는 것으로 그의 권위를 반석위에 굳건히 할 뿐이다. 정치판에 부쩍 빈번해진 「신의 이름 들먹이기」가 신의 노여움을 부르는 것이나 아닐지 생각해 보게된다.
  • 나토기,세계 2차공습/거점 팔레에 미사일 12발

    ◎세계 “계속 공격땐 유엔군 옵서버 살해”/유엔 통접시한 넘겨 전운고조 【사라예보·팔레 로이터 AP 연합 특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공군기들은 26일 유엔이 설정한 「안전지대」에 대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포격에 맞서 세르비아계 거점 부근의 탄약저장소를 다시 공습했다. 보스니아 세르비아계는 나토의 공습과 관련,사라예보 이웃 9곳의 유엔 중화기 보관시설을 봉쇄,2백70여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의 외부출입을 금지한데 이어 나토가 공습을 계속할 경우,보스니아에서 활동중인 유엔 군사 옵서버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보스니아 긴장수위가 급상승하고 있다. 자그레브의 유엔 관리들은 이날 상오 10시45분쯤(한국시간 하오 5시 45분)나토 공군기들이 세르비아계 거점인 팔레에서 1㎞떨어진 탄약고를 재공습했다고 밝히고 『공습 목표물은 25일과 동일한 탄약고였으며 여러곳의 벙커가 목표물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나토 공군기들은 30여분동안의 공습중 12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이며 3번째 미사일 발사후 흙이 뒤섞인 연기 기둥이 1㎞나 하늘로 치솟았다.공습에 따른 파괴 정도나 희생자 발생여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세르비아계는 나토가 계속 공습을 가할 경우,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역에서 활동중인 유엔 군사 옵서버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유엔 관리들이 전했다. 크리스 거니스 유엔 대변인은 또 세르비아계가 25일 나토의 공습에 맞서 유엔이 설정한 안전지대 5곳에 포격을 가해 투즐라에서 적어도 71명이 숨지고 1백50여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사라예보 로이터 연합】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26일 정오(한국시간 하오7시)까지 사라예보 일원 중화기배치 금지구역안에서 중화기를 철수하거나 유엔측에 넘기라는 유엔의 2차 통첩내용을 지키지 않음에 따라 나토의 추가 공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유엔 관리가 밝혔다. ◎나토군­세계접전 이모저모/투즐라시 곳곳 시체 “아수라장”/세계,“인간방패로 유엔군 억류”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포격을 받은 투즐라시의 민간인 거주지역은 거리 곳곳이 피범벅으로 얼룩져 있는 등 아수라장을 방불. 특히 평소 전쟁의 공포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들었던 한 카페주변에 두 발의 포탄이 떨어져 이 일대의 거리는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시체와 함께 짙은 선혈 자국이 낭자해 마치 도살장을 연상케 할 정도. ○…투즐라시에서 연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바리자 베르베로비치(54)는 세르비아계의 이번 포격에 대해 『투즐라는 오늘밤까지 전쟁이 무엇인지를 몰랐다.이제서야 알게 됐다』면서 세르비아계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포격에 대해 분노.이는 보스니아 정부군이 이 지역을 강력하게 장악한 덕택에 지금까지 세르비아계의 포격이 거의 없었고 설령 있었다 하더라도 매우 가벼운 것이어서 사상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 ○…이날 세르비아계의 포격이 시작되자 투즐라시의 라디오 방송은 정규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고 대신 『부상자들을 위한 헌혈이 급박하다』는 방송을 수차례 반복.또 포격에 크게 놀란 시민들은 라디오와 텔레비전앞으로 모여들었으며 일부 시민들은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무런 피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나토가 25일에 이어 26일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탄약고 등에 공습을 재개한데 맞서 세르비아계는 최소 9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을 나토의 공습목표물에 인간방패로 붙잡아 놓고 나토의 공습에 결사적으로 대항하려는 자세. 보스니아 세르비아계통신(SRNA)은보스니아 세르비아계 TV 방송이 쇠사슬에 묶여 있거나 수갑을 찬 3명의 유엔군의 모습을 방영한 뒤 세르비아계 공보부의 발표를 인용,이번 조치는 나토의 공습재개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
  • 자동차 밀수(두만강 7백리:12)

    ◎일제 중고차 1대3천∼4천불에 거래/ 두만강은 외줄기로 흘러가는 국경의 강이다.그 강의 유역에는 외진 마을들도 있다.십여년 전만 해도 기차구경을 못했다는 촌로들이 있을 정도였다.해방이 되던 해에 소련군 지프가 길도 아닌 길을 따라 천신만고 끝에 마을로 들어오자 차 앞머리에 여물을 수북하게 갔다놓았다는 이야기가 아직도 남아있다.마치 소에게 여물을 먹이로 주기라도 하듯이…. ○차 앞머리에 여물까지 놔 그런 삼수갑산 같은 마을이 용정시 대소과수농장과 백금향 사이에 있다.세찬 물결과 깊은 산,그리고 나무숲에 갇힌 마을이다.이 마을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승용차들이 들어왔다.하이야라고 부르는 승용차들인데,이 산골마을에 몰려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이를테면 산골마을이 승용차 밀수기지로 이용되었던 것이다.마을 사람들은 밀수꾼들이 떨어뜨린 떡고물 얻어먹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신바람이 난다. 『하루에도 이 길로 매미차(승용차가 매미가 나무에 붙어있는 것 처럼 땅에 납작 엎드린다고 해서 생긴 말)들이 수십대씩 지나갔디.그래서 조용하던 동네가 벅적댔지 않았갔시요.그때 마을 사람들은 뗏목을 묶어 매미차를 실어오는 일을 했수다.하룻 저녁 나가 어슬렁대면 사오백원은 벌었다 이겁네다』 자동차 밀수는 1992년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그러나 그해 가을에 꼬리를 사렸는데,세계 각국의 중고차는 다 흘러들어온 것 처럼 보였다.한대에 3천∼4천달러씩 하는 일본 도요타계열의 승용차로부터 몇만달러나 하는 미국제 차까지 다양하기 이를데 없었다.이들 승용차는 연변에 들어와 패쪽을 달고 곱배기 값으로 팔려 중국 각지에 흩어져 나갔다.외국 땅에서 실컷 굴러다니다 목숨만 간당간당 붙어 들어온 중고차가 중국에서 과분한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이 무렵에 모든 정력을 자동차 밀수에 바친 사람들이 많다.해관과 같은 유관기관원 주머니에 찔러주고 중개인 호주머니 역시 곯지않게 해주고도 두배 장사가 되었다.훈춘시 한 무역회사원 이강돈(35)씨 말을 들어보면 자동차 밀수가 화수분이라는 사실이 실감난다. 『6만달러를 감춰가지고 로시야(러시아)로 건너갔디요.거기주먹들과 미리 선이 닿아 있어서 도착한 날로 흥정에 들어가 차 다섯대를 샀더랬습네다.길이가 7.5m나 되는 미제 링컨표와 도요타 넉대였디요.주먹들이 전신무장을 하고 우리가 산 차를 끌고 나오는 데 로시야 경찰이 추격해옵데다.우리 차가 속력을 내니까 추격을 포기했는지 로시야 경찰차가 안 보여서 겨우 안심했디요.국경선까지 배웅한 주먹패거리들과 작별하고 장령자 해관을 쏜살 같이 빠져나와 차를 그날 다 처분했수다.경비를 빼고 칠십만원이 남습데다』 ○노인들 달라진 세상 한탄 자동차밀수가 성행하면서 달러 씀씀이가 커져서 중국 여러곳에서 달러가 연변으로 몰려들었다.달러값도 물론 천정부지로 뛰었다.그래서 국정가격이 1달러에 8.27원인데 암시장가격은 12원까지 오른 적도 있다.전국에서 달러값이 제일 높은 지역이 연변이라고 한다.달러 장사꾼도 생겨나 비행기를 타고 남방 연해지구까지 펄펄 뛰어 다닌다.달러수집에도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자동차밀수가 주로 두만강연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음식업자와 여관업자들이 이사가는데강아지 따라가듯 강믿으로 옮겨갔다.해괴한 바람이 산 좋고 물 맑은 강가 사람들의 마음을 휘저어놓은 꼴이 되었다.그래서 노인들은 달라진 세상을 한탄하기 일쑤다.용정시 백금향 백금촌에서 만난 박길남(68)노인도 그런 노인의 한분이었다. 『광복 전에도 백금향에 요리(요릿집)들이 있긴 했디.강 건너 회령과 무산에는 제법 고운 기생들이 욱실거리고….우리 동네 박아무개는 생강장사로 돈을 버네까 기생놀이에 빠져버렸디.한번은 생강을 사서 배 한척에 골똑 싣고 가서 받은 돈을 몽땅 이화자라는 기생 밑에 바쳤다 이거야.그런데 기생년이 돈 떨어지니끼리 박아무개를 내쫓아버렸디.박아무개가 쫓겨나오는 마당에 기생더러 옷을 한번 벗어달라고 간청하고는 시한수를 지었다고 기래요』 그 시는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멀리서 보면 죽은 말의 눈이요,가끼이서 보면 상처가 깊구나.더구나 이도 없는 짧은 입인데,생강 한배를 다 삼켰구나」라고 해석할 수 있는 한시였다고 한다.비록 돈은 다 날렸을지라도 위트가 있는 한량이었던 모양이다.기생 사타구니에 빠지면 패가망신이 자명하다는 말을 누누이 한 노인은 백금 산골에 들어온 음식점이나 여관·가라오케가 못마땅하다는 눈치를 보였다. 차밀수로 떼돈을 쥐게 된 사람들은 고기반찬에 얼큰히들 술을 먹고는 가라오케에 들어가 한때의 피로를 풀고는 여급의 젖가슴에 팁을 끼워주었다.화룡시 숭선진 가라오케에서 반년간 육체봉사를 한 어느 여인은 사내들의 손가락새에 끼워 묻어나온 돈으로 차 한대를 밀수해서 연길에 들어가 택시업을 벌였다고 한다. ○93년10월 된서리 맞아 뒤늦게 밀수소식에 접한 한국 장사꾼들이 부랴부랴 연변으로 달려왔다.그들은 연줄이 닿는대로 계약을 하고는 허둥지둥 돌아가 중고차를 모아 배에 실어 바다에 띄웠다.많이는 산동쪽으로 흘렀지만 더러는 연변 가까이 로시야부두와 북조선 청진에도 배를 정박시켰단다.조금만 흥분거리가 있으면 자랑하지 않고 못배기는 민족이라 한국 신문에는 중국으로 들어간 차가 얼마인데 그중 정상무역과 밀수의 비례며,새 차와 중고차 숫자는 얼마라고 똑똑히 밝혔다.한국보다 엄청 많은 수량의 중고품을 쏘고도 입을 싹 다시고 아닌 보살 능청을 떤 일본은 너무나 대조적이라 하겠다. 1993년10월부터 연변에서는 차밀수를 타격하기 시작했다.주에서는 밀수타격사무실을 전문 내오고 해관과 군대를 동원하였다.망둥이가 뛴다고 전라도 빗자루가 뛰는 식으로 늑장을 친 사람들의 골통이 깨지기 시작했다.한국 차 수십대를 실은 연변 장사꾼의 배가 산동 앞바다에서 해군들에게 나포된 일은 전국을 들썩하게 들었다 놓았다.선불로 차까지 사놓았지만 길이 막혀버렸으니 가슴을 치고 통곡한들 용빼는 수가 없었다.
  • 약담배/“손쉬운 돈벌이”마약밀매 성행(두만강 7백리:11)

    ◎개방물결 타고 폭력배·유흥가 급속 확산/3년간 8개 조직 검거… 생아편 48㎏ 압수/한땐 아편 피워야 돈 있는 지주·호족 행세 연변의 조선족 신문 「연변일보」는 최근 연길시 공안국이 「명령 50호」라는 마약추방작전을 폈다는 기사를 크게 실었다.이 작전에서 장사꾼으로 가장한 공안원들이 헤로인 밀매자 박창호(31)등 남녀일당 4명을 체포했다는 것이다.그리고 공안당국에서는 3년동안 마약밀매 8개조직을 까부수고 생아편 48㎏과 헤로인 7백30g을 몰수 했다는 마약단속 통계숫자를 덧붙였다. 이 기사를 읽고 한동안 들어보지 못한 마약이라니,하는 의심을 품었다.그런데 화룡시 숭선진 고성리촌에 머무르는 동안 주민들로부터 실감나는 마약이야기를 들었다. ○연변일보,대서특필 그 내용인즉 숭선진 양점직원인 한명학이란 사람이 길림성 성도가 있는 장춘에서 헤로인을 팔다가 붙잡혔는데 용케 탈출에 성공했다는 것이다.그는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나 나머지 일당은 중형이 떨어졌다는 풍문도 곁들여 여럿이서 한마디씩을 거들었다. 『열길 물속은알아도 한길 사람속 모른다더니….명학이 그 사람 얼마나 마음이 고왔니.다가 개도 안 먹는 돈이 죄지비.구차하게 살다보면 돈에 흑심 아니 생길 사람 있겠슴둥.어찌 됐거나 사람하나 버린거제』 화제는 꼬리를 물었다.고래적 옛날 일들까지도 묻어나와 화제에 올랐다.중화민국시대에 두만강 연안지구에는 흔히 약담배로 말하는 아편재배가 성행했다는 것이다.당시 아편시장은 무한정 넓었고 호족이나 지주 등 돈냥이나 있는 사람들은 아편을 태워야 행세를 할 정도였다.화룡시 남평진 용연촌의 현송원(67)노인이 전하는 말을 들어보면 아편농사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옛날부터 양귀비 재배 『용연에서 밭뙈기를 부치는 사람치고 약담배 안심는 사람은 병신이었디요.정보당 30냥이나 50냥씩 현물세를 내고 약담배를 재배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해도 너무 했디.어느 핸가에는 삼도구(지금의 화룡)에서 중국사람이 현물세 받으러 온걸 최승권 툰장 충동질로 마을 사람들이 때려죽였디 않았갔시요.그래서리 순관들이 나와 조사를 합데다.툰장하고 사람이 좀 모자란 오삼학이 붙잡혀 갔는데 나중에 오삼학이 죄를 몽땅 뒤집어 썼디요.툰장 말이 내가 나가서 빼줄테니 네가 했다고 거짓으로 불게 한겁네다.툰장 최승권은 불쌍하게 죽은 오삼학이 명까지 합쳐 지지리도 오래 살다 갔디요』 만주국이 들어서면서 약담배는 금물이 되었다.간혹 깊은 산속에 양귀비가 피었지만 일단 발각되면 수갑 차고 감옥 밥깨나 축내야 했다.하지만 일제통치가 미치지 못하는 항일유격근거지에서는 대량으로 양귀비를 심었다.약담배를 팔아 무기와 양식을 마련하기도 했고 막부득이한 경우 자살용으로 호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녔다.그리고 만주사변후 흩어져 산속에 들어가 구국군으로 행세하거나 토비로 된 원동북군 잔여부대의 장교들은 태반이 약담배쟁이들이었다.그들과 손잡고 싸우는데도 약담배가 기운을 냈다.19 36년 초 연변의 항일 근거지가 일제의 토벌로 해체되고 부대가 장백현 쪽으로 전이하면서 아편생산기지가 결딴나다시피 되었다.그때부터 연변의 약담배 수요는 밀수에 의탁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만큼 약담배 값도 천장 높은 줄 모르고 껑충 뛰어 올랐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후에도 약담배 재배는 오래 계속되었다.1952년에 일어난 실화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 숭선진 고성리촌 마준영(70)노인의 회고담은 몸서리가 쳐질 만큼 끔찍했다.마약이 곧 돈이라는 집념은 사람들을 돌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사람이 돈에 환장을 하면 못하는 짓이 없소.그게 52년도 봄이었나 기래요.기차를 타고 연길로 가는데 경찰들이 짐수색을 합데.내 맞은 쪽에 한 삼십대 아낙네가 아이를 업고 앉았는데 경찰이 오더니 다짜고짜 아이를 보자고 합데다.아마 누가 미리 고자질을 했는디….단통 아낙의 얼굴 색이 까맣게 죽더구만.아이 머리에 씌운 모자를 벗기고 멜빵 통바지를 벗기니까 뱃가죽을 실로 기워 맨 것이 보였다.경찰이 칼로 실을 끊고 아이의 뱃속에서 아편 덩어리를 꺼냈지 뭡네까.아이를 죽여서 아편을 나르는 주머니로 쓴 셈이디요.기차가 조양천역에 멎자 경찰들이 계집을 수갑 채워 끌고 갑데다.그 계집 요절 났을 겁네다』 ○아이시신에도 숨겨 이국록(63)씨는 지난 19 52년 아편장사 심부름을 했는데 성공은 커녕 아편을 뭉터기로 날렸다.가방에 큰 덩어리로 3개나 되는 아편을 넣고 용정에서 기차를 탔다.기차가 한창 속력을 낼 즈음 공안원들이 찻간 양쪽에서 검색을 하면서 조여왔다.겁이 덜컹나서 아편을 얼른 꺼내 보자기에 둘둘말아 의자 밑에 밀어 넣었다.그러고도 마음이 안놓여 몸만 빠져나와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버렸다. 마약 밀매는 일종의 목숨을 건 도박이다.그런만큼 모험을 않고는 이 길에 들어서지 못한다.화룡시 숭선진 옥석촌의 김석권은 아편장사에 문리가 튼 사람이었다.사람이 체대도 크고 담량도 있어 언제나 단신으로 장사를 했다.곁다리가 없으니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 액수도 컸다.주머니를 해 단 헝겊에 손바닥만한 아편 네 덩어리를 넣고 탄띠처럼 배허벅에 두르고 간편한 몸으로 길을 떠났다.조양천에서 하룻밤 자고 장춘행 기차를 타려고 어슬녘에 기차역으로 가던 그는 등뒤로 칼을 맞고 모험으로 충만된 인생을 종말 지었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살인자는 칼손 한번 휘두르는 것으로 위험천만한 밀수의 노고를덜었던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질서를 회복한 이후 마약에 대해 강력한 근절책을 쓰자 마약은 한동안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요근래 몇년 사이에 연변의 주먹들과 가라오케 여급들 사이에 마약이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고 보면 약담배를 피우기나 한 것처럼 머리가 멍멍해진다.
  • 태연한 살부재연/김성수 사회부 기자(현장)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후회도 하는듯 했다.그러나 그의 표정은 담담했고 말 한마디 한마디는 당당하게까지 들렸다.도저히 아버지를 잔인하게 살해한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 금용학원 김형진 이사장 피살사건의 현장검증이 실시된 22일 하오 2시 서울 중구 신당동 덕암빌딩에서는 범인 김성복씨가 아버지를 살해하는 장면이 재연되고 있었다. 형사기동대 차량에서 내린 김씨는 사흘간의 경찰조사와 면도를 못해 초췌한 모습이었다.검은색 양복바지에 갈색잠바의 깃을 목까지 올린채 김씨의 양손은 수갑이 채워져 있고 몸은 포승에 묶여 있었다.그는 이미 강단에서 진리와 정의를 논하는 대학교수가 아닌 무도한 40대의 살인범일 뿐이었다. 자신의 방 창문틀을 넘어서는 장면에서 부터 시작된 이날 현장검증에서 김씨는 검사에게 꼬박꼬박 존댓말로 범행순간을 거의 완벽하게 되풀이 했다. 김씨는 현관입구에서 10여분간 흐느끼는 모습이었으나 그다지 후회하는 빛을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자신의 당당함을 강변하려는 듯 한 태도마저 느끼게했다. 그는 자신의 방 창틀을 넘어와 안방욕실로 침입한 뒤 아버지 얼굴에 2장의 수건을 던지고 칼로 찌르는 살해순간에도 손끝하나 떨리지 않아 수사관들을 아연실색케 하기도 했다.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한 경찰관은 『살인범이 범행장면을 재연할때는 보통 정신이 없어 진술이 엇갈리기 마련인데 김은 또박또박 너무 답변을 잘해 얄미울 정도』라면서 『아버지를 찌르는 부분에서도 조금도 멈칫하는 동작없이 오히려 수사관들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범행당시 공군작업복을 입은 이유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외화 콜롬보에서 보니 범행당시 옷갈아입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군용작업복을 입더라』라고 말해 교수이기전에 살인범의 능수능란한 연기력을 보는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1시간여동안의 현장검증을 끝내고 돌아서는 수사진들의 맥풀린 모습은 돈이면 다 된다는 살벌한 세태에 대한 실망감 때문으로 보였다.
  • 6시간만에 풀려나/출근길 시민납치·물고문

    ◎자칭기관원 2명 간첩자백 강요 【부산=이기철 기자】 출근길 시민이 기관원으로 자칭하는 30대 남자 2명에게 납치돼 물고문 등을 당한 뒤 6시간여만에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부산남부경찰서는 8일 『지난 6일 상오 6시15분쯤 출근길에 집부근에서 괴청년 2명으로부터 납치돼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에 끌려가 물고문과 구타를 당하고 이날 낮 12시쯤 풀려났다』는 박모씨(44·목수·부산 남구 문현3동)의 신고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박씨는 『출근도중 낯선 청년 2명이 「당신이 박창남 아니냐,당신 간첩이지」라며 머리에 보자기를 덮어 씌우고 수갑을 채운 채 알 수 없는 곳에 끌고 가 「태종대에서 김모씨와 얘기를 나누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며 물고문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고문도중 청년 하나가 「뭔가 잘못됐다.생일이 틀린다」고 했고,이에 다른 청년이 「사람을 잘 보고 데려 와야지,뒷처리를 똑바로 해라」고 지시하자 약을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 다음 차에 태워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공사장에 내려주고 달아났다』고말했다.
  • 한남동 모녀 감금사건 관련/미군측서 사과서한/법무부에

    법무부는 24일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빌리지 정문에서 발생한 미군헌병의 김금순(67)·설은주(29)씨 모녀에 대한 체포사건과 관련,주한미군측으로부터 사과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미군측이 사과서한을 통해 미군 헌병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인정하고 정중한 사과와 함께 앞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미군측은 재발방지책으로 ▲미군헌병은 미군영내에서도 한국인을 체포하지 못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범죄혐의자에 한해 검문은 허용하되 검문후에는 신속히 한국경찰에 인계하거나 석방하도록 했으며 ▲수갑은 미군인에 대해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예외적으로 헌병이나 피해자·피의자 등에 대한 가해행위 방지를 위해 사용하도록 하되 단순한 상황제압을 위해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전해왔다. 이들 모녀는 지난해 10월 25일 하오 9시3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빌리지 정문에서 쌀과 쇠고기 등을 들고 나오다 PX물품 불법판매상으로 오인한 미군 헌병대 리어릭중사 등 2명에 의해 강제 연행돼 5시간동안 수갑을 찬채 폭행당했다며 서울지검에 고소했었다. 한편 리어릭중사는 보직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 순찰차 탈취범/격투끝에 검거

    【부산=이기철 기자】 파출소 순찰차량 탈취사건을 수사중인 부산 중부경찰서는 18일 범인 김성철씨(27·무직·부산시 서구 동대신동 1가 99)를 붙잡아 절도혐의로 긴급구속했다. 김씨는 이날 상오2시50분쯤 부산시 중구 보수동 2가23 뉴보수장여관 앞길에서 중부경찰서 보수1파출소 소속 김치훈 순경(27)과 김기환 순경(31) 등 2명에게 차량절취혐의로 붙잡혀 수갑이 채워진 채 파출소로 연행되려는 순간 감시가 허술한 틈을 이용,순찰차량인 부산4가 3506호 엑셀승용차를 몰고 달아났다. 김씨는 탈취한 순찰차를 부산시 서구 동대신동 1가 중앙공원밑 이면도로에 버리고 도주,북구 감전동 소재 이화장여관에 숨어 있다가 친구 장모씨(27)와 부산시 사하구 구평동 한보철강 부근에서 만나기 위해 하오4시50분쯤 택시를 타고 이곳에 도착해 내리려는 순간 잠복근무중이던 경찰에게 격투끝에 검거됐다.
  • 경찰관이 폭력배 동원/용의자 납치·가혹행위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8일 폭력배들과 함께 범죄용의자를 납치,자백을 강요하며 구타한 형사기동대소속 강한철(26),유삼희(30)순경 등 경찰관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과 합세해 용의자를 폭행하고 5천6백여만원을 빼앗은 김형석(23·전북 정주시 시기동)씨 등 4명을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긴급구속했다. 강순경 등은 지난해 12월 고향후배인 김씨 등으로부터 이모(24·강남구 논현동)씨가 마약을 거래한다는 제보를 받고 김씨 등과 함께 같은달 24일 상오 2시쯤 논현동 K레스토랑 앞에서 이씨를 납치,도봉구 미아동 P여관으로 끌고가 옷을 벗기고 수갑을 채운뒤 『마약거래 사실을 자백하라』며 구타하는 등 2시간동안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 등은 강순경 등이 혐의점을 찾지 못한채 돌아가자 경찰관을 사칭,이씨를 다시 논현동 H호텔로 끌고가 8시간동안 감금한뒤 현금과 수표 등 6백70만원을 빼앗고 이씨의 통장에서 5천만원을 인출하는 등 모두 5천6백70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한편 경찰은 김씨 일당으로부터 강순경 등에게 1백50만원을 건네주기로 했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이들이 처음부터 범죄를 공모했는지 여부를 캐고 있다.
  • 「외국인 근로자 학대」 본격수사/임금갈취·감금 폭행 확인

    ◎관리비 명목 착복­수갑 채워 뭇매/국내 알선업체 소장 등 3명 구속 외국인연수생 알선업체의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은 이들을 관리하는 일부 국내업체들이 조직적으로 임금을 착취하고 이를 항의하는 사람을 감금,폭행해온 사실을 확인,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1부(정홍원 부장검사)는 13일 계약규정에 불만을 품었다는 이유로 네팔인 근로자들을 폭행한 네팔인력송출관리업체 룸비니 오비시스 컨선사의 서울사무소소장 전영수(38·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씨를 폭행및 불법감금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필리핀 근로자들의 임금 2천8백여만원을 가로챈 필리핀 퍼스널센터사 서울사무소지사장 김도현(34)씨와 불법으로 월남인들을 취업시키고 소개비로 2천여만원을 뜯은 오혜택(47·서울 중구 신당동 304)씨등 2명에 대해 직업안정법 위반등 혐의로 구속했다. 구속된 전씨는 지난해 8월20일 자기 회사가 관리하는 묵다지엠씨와 프렘나나씨등 네팔인 4명이 경기도 고양시 향동에 있는 비죤가구공장과 동신탁자공장에서 『임금을 직접 달라』는 등의항의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운전사 주천복(36)씨를 시켜 서울 양천구 신월4동 영옥빌딩 회사사무실로 수갑을 채워 끌고와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로 차는등 마구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전씨는 주씨에게 『네팔인들이 반항하면 수갑을 채워 데려오라』면서 남대문시장에서 구입한 수갑을 건네주었으며 회사로 끌고온 뒤 『계약을 어기고 직장을 이탈한다든지 임금을 직접 수령하면 혼내주겠다』고 협박하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는 회사에서 관리하는 네팔 근로자들이 임금등에 불만을 품고 직장을 이탈할 경우 범칙금등을 내야 하는등의 손해를 막기 위해 불만을 나타내는 근로자들을 폭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전씨는 지난해 5월 네팔 카트만두시에 본사를 둔 네팔인력송출회사와 계약을 하고 서울사무소를 차린 뒤 지금까지 7백93명의 네팔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과 송금등의 관리를 맡아왔다. 전씨는 특히 네팔 근로자들을 관리하며 이들이 받는 월급 16만5천원(2백10달러) 가운데 9천원을 관리비명목으로 챙기고 20%인 3만여원을신탁예치금으로 적립하고 나머지는 네팔에 송금했다. 김도현씨는 지난해 9월10일 필리핀 피피시시사의 위임을 받아 국내업체에 취업한 필리핀 근로자 9백74명의 월급을 수령,이 가운데 20%를 직장이탈방지기금으로 특별구좌에 적립한 뒤 본사로 송금하는 업무를 맡아오다 필리핀 근로자 임금 3백10만원을 멋대로 빼내 사용하는등 임금 2천8백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김씨는 또 93년3월 중국교포 15명을 충남 천안 입장면 기로리 삼보유리공장에 취업시켜주고 소개비로 1인당 20만원씩 3백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92년8월부터 93년까지 중국인과 필리핀인 2백70명의 취업을 불법으로 알선하고 5천4백만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 윤화가해자 수갑찬채 도주/서초서/수배 안해… 피해자엔 합의 종용

    음주운전 사고를 낸 피의자가 경찰조사과정에서 수갑을 찬 채 달아났음에도 경찰이 수배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해 12월23일 하오 7시20분쯤 서울 서초구 양재동 346 구룡사 삼거리에서 염곡동로터리 방면으로 가는 4차선 도로에서 서울8스 6404호 2.5t카고트럭(운전사 김주덕·37)이 경기2후 2849호 쏘나타승용차(운전자 김강호·37)를 뒤에서 들이받아 쏘나타 운전자 김씨가 전치3주의 상처와 5백4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날 하오8시쯤 신고를 받은 서초경찰서는 트럭운전사 김씨가 음주측정을 거부해 하오11시쯤 음주측정을 한 뒤 수갑을 채워 사고조사반에서 있도록 했으나 김씨는 다음날 상오2시쯤 경찰의 감시소홀을 틈타 수갑을 차고 달아났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에 대한 수배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가 피해자 김씨로부터 항의를 받고 일주일이 지난 같은달 31일에서야 가해자에 대한 기소중지조치를 했다. 피해자 김씨는 6일 자정쯤 담당경찰관이 전화를 걸어 『민사로 해결하라고 종용까지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검거가능성이 있는데다 가해자 회사의 부사장이 가해자를 설득해 데려오겠다고 해서 수배조치를 즉시 하지 않았으며 합의를 종용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 중경찰 청부해결사 노릇/부도내고 해외도피 한인사업가

    ◎채권자 청탁받고 불법 감금폭행 【북경 연합】 중국 경찰들이 국내에서 부도를 내고 도피중인 한국인 사업가 전상만씨(43·전 우성산업 대표)를 연행하면서 전씨를 무수히 폭행·감금하는가 하면 전씨와 함께 중국에 온 형 상룡씨(48·주식회사 장수 대표)와 이 회사 이사 정경연씨(43)도 함께 강제연행해 심하게 구타한 뒤 3일이나 불법감금했다가 풀어줘 말썽이 되고 있다. 정씨 등에 따르면 이들 3명은 구랍 26일 중국 청도공항에 내린 직후 채무변제 관계로 전상만씨와 분쟁관계에 있는 나승훈씨(38·전 안도정밀 대표)의 청탁을 받은 연길시 경찰 등 10여명으로부터 권총 등으로 위협을 받으며 손에 수갑이 채워지고 혁대·포승·넥타이 등으로 팔을 뒤로 묶인 채 강제연행돼 자동차편으로 44시간을 달려 연길시 공안국으로 끌려갔다. 정씨는 특히 『전상만씨는 국내에서 낸 부도 등으로 인터폴(국제경찰)의 지명수배를 받았다 하더라도 중국경찰이 연행,감금하는 과정에서 심한 구타를 당하고 법적으로 무관한 그의 형과 나까지 감금,구타한 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라면서 『중국경찰이 나씨와 결탁,전상만씨와 나씨간에 이미 법적으로 종결된 채무 문제에 개입,청부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음주운전은 범죄행위다(사설)

    세밑의 들뜬 분위기속에서 음주운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성탄절인 25일에도 여러건의 음주운전사고가 발생,인명피해를 냈다.이날 새벽 서울에서 한 여대생이 술에 취한채 차를 몰다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행인 2명을 치어 숨지게 했는가하면 전남 나주시에서는 만취한 20대 청년이 몰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새벽찬송을 부르던 성가대원들을 덮쳐 한명이 뇌사상태에 빠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는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다. 이같은 사고는 우리나라의 음주운전이 매우 위험한 수준에 놓여있으며 여성의 음주운전도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혈중알콜농도가 0.05%만 넘어도 속도감이나 거리감이 둔해지고 갑작스런 사태에 대한 적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그런데도 「한두잔쯤이야」하는 안일한 방심속에 엄청난 사고는 일어나게 된다.음주운전은 일종의 살인예비행위이다.흉기를 휘둘러 사람을 해치는 잔혹한 범죄행위와 조금도 다름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이에 더해 자기 자신도 망치게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음주운전에 대한 죄의식이 거의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당국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음주운전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경찰통계에 따르면 올 한해동안의 음주운전사고는 1만5천여건으로 6백여명이 사망하고 2만2천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이것은 93년에 비해 23.1%가 늘어난 것이며 90년에 비해서는 거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또 한 여론조사에서는 음주운전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운전자가 70%나 됐다.이런 무절제한 음주운전이 횡행하고 있는 사회가 어떻게 세계화를 지향할 수 있겠는가. 단속을 보다 강화하고 관련법규를 보강해서라도 올바른 운전문화가 정착되도록 힘써야 한다.미국의 경우 사고를 내지 않았다고 해도 음주정도가 심하거나 누범일 경우 그자리에서 수갑이 채워지고 재판을 받아야 한다.그리고 유죄판결이 나면 구속보다는 1년정도 매일 몇시간씩 병원등 공공건물에서 봉사활동을 하든지 공원에 있는 공중변소를 청소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이런 제재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단속이나 처벌만으로 음주운전의 관행이 고쳐지는 것은 아니다.스스로 깨달아 나쁜습관을 고쳐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술을 마시고 운전석에 앉는것 자체가 사고여부에 관계없이 범죄행위이며 처벌받아야 할 일이라는 자각과 양식을 지녀야 한다. 가뜩이나 술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판에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가 지속되면 음주운전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 뻔하다.경찰의 지속적이고 철저한 단속도 필요하지만 「음주운전추방」을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이라도 펼쳐졌으면 한다.음주운전은 정말 뿌리를 뽑아야 한다.
  • 「한솥밥 식구」눈길피하기…침울한 하루/「감축대상 통보」경제부처표정

    ◎나이·승진서열 고려… 폐지과장 우선 전출/소속 바뀌는 과정에서 행운의 승진자도 과장급이상의 변동대상자명단이 통보된 20일 과천청사는 온종일 침울했다.한지붕 아래서 생활하다가 변동대상이 된 사람이나 살아남은 사람이 모두 할 말을 잊고 서로 눈이 마주치기를 피할 정도였다.그러나 일부관리는 소속이 바뀌는 과정에서 승진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경제기획원의 감축 또는 전출대상 국장급은 김승규감사관·김홍규비상계획관·정재용예산실총괄심의관·김병균심사평가국장·지용기한국국제협력단(KOICA) 파견관 등 5명.정심의관은 혼자서만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1급)으로 승진하는 행운을 낚아 칸초나 제목인 「리멘시타(눈물 속에 피는 꽃)」의 주인공이 됐다.김국장은 기능이관에 따라 총리실로,지파견관은 드물게 농림수산부로 가게 됐다.김감사관과 김비상계획관은 공무원신분을 떠나 투신사나 화재보험협회 등의 임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한편 기획원은 이날 전윤철기획관리실장 주재로 국장회의를 열고 사무관이하 1백58명의 변동인력선정기준을 논의한 끝에 전직원으로부터 희망을 받아 확정키로 결론. 기획원의 하위직 변동인력은 5급 40,6급 61,7급 7,8급 2,기능직 47명 등 모두 1백58명에 이른다. ○…재무부의 정리대상인원은 국장급 2명과 과장급 12명 등 과장급이상에서만 14명이다.국장급 2명은 해외유학을 떠나며,과장급에서는 4명이 국세청,2명이 관세청으로 전출되고,4∼5명이 유학을 가거나 또는 국제기구 등에 파견될 예정이다.나머지 1∼2명이 명예퇴직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대상자들은 국세심판소·세무대학 등과 조세·금융연구원 등 재무부 외곽기관에 파견된 신참 국·과장이 대부분이며 본부의 보직 국·과장은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따라서 새 장관 취임이후 내주초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후속인사에서는 보직 국·과장급의 상당수가 국방대학원·연구원·세무대학·국세심판소 등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부는 정리대상인원의 선별기준과 관련,능력·나이·고시횟수·승진서열 사이에서 고심했으나 뒷말을 없게 하기 위해 나이와 승진서열을 기준으로 삼았다.재무부 직원은 정리대상자 가운데 적어도 본인의 의사에 반해 옷을 벗는 경우는 없었다며 대체로 다행스럽다는 분위기.국·과장급에 이어 1급은 금명간 일괄사표를 낼 전망.사무관과 직원에 대해서도 정리대상자의 명단이 작성되는대로 21일중으로 본인에게 통보와 동시에 총무처에 제출할 방침이다. ○…상공자원부는 국장급 감축대상 3명중 2명은 노동부와 정보통신부로,1명은 산하단체로 보내고 과장급 17명은 ▲타부처전출 8 ▲산하 유관기관 6 ▲해외연수 2 ▲명예퇴직 1명 등으로 결정. 대상국장 3명은 차관보별로 1명씩 선정.정덕영무역국장과 김세종전자정보공업국장·강상훈전력석탄국장이 정보통신부·노동부·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감사자리로 전직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 과장급의 타부처 전출은 정보통신부 3,농림수산부·환경부·보건복지부·노동부·공정거래위원회에 각 1명씩이며,유관기관은 포항제철과 한국전력 등의 자회사에 전무나 상무이사로 확정. 박운서차관은 『대상자인선은 없어지는 과의 과장을 우선했고 본인희망과 타부처에서의승진가능성을 고려했다』며 『과장급중 타부처 전출희망자는 상당수였다』고 언급.그는 『이런 일은 두번 다시 못할 일』이라며 『엊저녁엔 직원 3명이 교통사고로 죽는 꿈을 꾸는 등 꿈자리도 뒤숭숭했다』고 고충을 토로. ○…농림수산부는 다른 경제부처와는 달리 과장이상의 간부급에 대한 최종감축인원 및 대상자를 확정짓느라 막판까지 혼선을 거듭. 자체의 감축대상인원은 국장급의 경우 1명뿐이나 다른 경제부처 변동인력의 일부를 고통분담차원에서 흡수해야 하기 때문. ○…건설부는 감축인원을 국장 2(이석수원주·서광석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과장급 16,사무관 20명을 포함하는 95명으로 최종확정하고 19일부터 당사자에게 통보. 그러나 과장 5,사무관 4자리가 공석이고 과장 3,사무관 4명은 해외유학을 희망하는데다 일반직 57명은 업무량이 많은 과에 파견형식으로 흡수할 계획이어서 실질적으로 감축되는 인원은 21명. 건설부는 감축인력을 산하기관에 파견한다는 방침이나 동아건설이 20∼30명,두산건설이 5명의 인력을 요청해와 뒤처리에는 부담이 없는 입장. ○…교통부는 관광국 37명을 포함,감축인원을 총70명으로 확정. 국장급으로는 서정섭감사관(3급)을 관광국장으로 내정,문화체육부로 보내고 송태봉비상계획관(2급)은 해외연수를 보내기로 잠정결정.당초 감축대상으로 꼽히던 장계성공보관(2급)은 막판에 잔류로 선회. 과장급 6명중 3명은 유학,2명은 노동부와 환경처로 전보하고,1명은 산하단체로 보낼 계획. ◎기획원·재무부 변동대상자 명단 ▷경제기획원(24명)◁ ◆국장(5명)△김병균(심사평가국)→총리실△김홍규(비상계획관)→금융기관△김승승(감사관)→금융기관△정재용(예산실 총괄심의관)→공정거래위원회(상임위원 1급승진내정)△최종수(한국국제협력단·2급)→농림수산부◆과장(17명)△김경섭(심사평가 총괄과)→총리실△박원(심사평가2과)→총리실△김윤광(심사평가3과)→총리실△서병훈(지역과)→해외연수(재정경제원소속)△정부균(인력과)→해외연수(재정경제원소속)△이가복(경제홍보과)→해외연수(재정경제원소속)△오동환(복지생활과)→해외연수(재정경제원소속)△김해수(심사평가1과)→해외연수(재정경제원소속)△왕정중(감사담당관)→노동부△김의제(비상계획담당관)→과기처△송제빈(기획예산담당관)→농림수산부△신영수(조정3과)→정보통신부△송하성(공보담당관)→공정거래위원회△이병주(조정4과)→공정거래위원회△송순식(지역경제1과)→공정거래위원회△장항석(지역경제2과)→공정거래위원회△장건상(예산제도과)→공정거래위원회◆복수직 서기관(2명)△최영호(지역경제2과)→호주1차산업성(농업및 자원경제국)파견△김용준(본부)→강원도지사 경제특보 ▷재무부(14명)◁ ◆국장(2명)△이호군(본부대기)→해외연수△강성구(금융연구원파견)→〃◆과장(12명)△육용근(세무대 서무과장)→국세청△이두삼(〃 학생과장)→〃△박수갑(국세심판소 조사관)→〃△이형호(〃)→〃△강명구(〃)→관세청△강석준(조세연구원파견)→유학△김진규(외국부 국제협력단파견)→〃△주영섭(세무대 교관)→〃△허용석(국무총리실 파견)→국제기구파견△임영록(금융실명제실시단)→〃△김종규(국세심판소 조사관)→명예퇴직△양종태(〃)→미정
  • 일 입국관리국 외국인 폭행 충격/일지보도 계기로 본 학대실상

    ◎한·중·베트남 출신 불법체류자 구타/변기·쇠창살에 결박… 일부 자살 기도 불법체류자를 수용하는 일본의 입국자수용소등에서 한국인을 비롯 이란인 베트남인등 수용외국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사실이 잇따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불법체류자를 융숭하게 대접할 나라는 없겠지만 세계 유수의 선진국에다가 「친절한 일본인」이라는 국제적인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 행동이다.일본 사회에 「학대의 문화」라는 음습한 구석이 있다고 말하면 지나친 것일까.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13일 요코하마입국자수용소(지난해 12월 이바라키현으로 옮겨 히가시니혼입국자수용소로 개칭)에 수용돼 학대를 받아온 한 베트남인의 이야기를 소개했다.이 베트남인은 90년 7월부터 1년4개월동안 수용소 직원들의 학대로 3번이나 자살을 기도했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또그가 태국인의 자살을 목격했던 사실과 중국인 4명이 옥상에 끌려 올라가 구타당한 사실등도 폭로.여성 수용자들로부터는 여성 자살자가 많다고 들었다고 밝혔다.직원을 「센세(선생님)」라고 부르지않으면 화내고 어깨에 손을 댄 한 사람은 징벌방에 끌려가 변기에 묶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에 앞서 지난 9일에도 도쿄입국관리국의 불법체류자 수용시설인 제2청사 직원들이 외국인을 폭행해왔다는 사실을 전직 직원의 증언을 통해 보도한 바 있다. 그는 반항하는 수용자들을 집단 구타하거나 수갑을 채운 채 격리실에 감금해 왔다고 주장했다.무릎을 꿇리고 가슴을 찬 뒤 쓰러지면 『누가 누워도 좋다고 그랬나? 앉아!』라면서 또 때리고,『뼈가 돼서 돌아갈래?』등 폭언을 해대는 광경을 한달에 2∼3차례는 봤다는 것이다.지난해 5월에는 도시락을 내던진 이란인을 구타하자 이란인 20여명이 집단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이렇게되자 80여명의 직원을 동원해 소동을 진압한 뒤 주모자 5∼6명을 색출해 폭행을 가하고 「특실」로 끌고갔다.이 가운데 오른 발이 없는 한 이란인은 쇠창살에 손이 묶여 보름동안 서서 지새고 다른 이란인은 뒤로 수갑이 채워진 채 「개처럼 식사」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전국에 수용소 2곳과 입국관리소 8곳의 수용시설에 불법체류자를 수용하고 있다.일본 법률에는 송환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아 장기수용자도 많지만 일본 정부는 장기수용자·자살자등 현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보도가 잇따르자 법무성 당국은 『조사중』이라고만 대답하고 있다. 이와관련,쓰쿠바대학의 고마이 히로시교수는 『외국인을 치안관리 대상으로 여기는 50년대 발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수용소 정보의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 취업연수제 도입년… 실태 점검(심층취재)

    ◎형편없는 임금/작업사고 빈발/부당처우 일쑤/외국인 산업연수생 “3중고”/네팔 등 10개국서 1만8천명 유입/대부분 3D업종… 산재혜택 못받아/고임유혹에 사업장 이탈 속출… 범죄도 늘어 국내 취업연수 명목으로 입국해 산업현장에 투입된 아시아 개발도상국 연수생들과 관련된 부작용이 갈수록 불거져 이제 근본 치유책을 모색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이른바 「코리안 드림」이 여지없이 깨어지면서 이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거나 범죄에 연루되기 일쑤이며 심지어는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국내의 「3D현상」을 극복하고 후발개도국에 산업기술협력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도입된지 만 1년이 되는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는 결국 인력 브로커의 농간과 업주의 횡포,연수생의 무지,당국의 방관 등으로 큰 생채기를 남겼다.그 실상을 짚어 본다. 네팔인 무크타 바하두르씨(27·대학원졸)는 지난 6월부터 경기도 고양시의 B가구공장에서 한달에 2백10달러(한화 17만2천여원)씩 받고 일하는 산업연수생이다. 말이 좋아 연수생이지 하루 8시간동안 하는 일은 가구부품을 접착하는 일 등 단순작업 뿐이다. 『한국에 가면 월 3백74달러씩 벌 수 있다』는 현지 인력송출회사의 광고를 보고 네팔 한달 임금의 10배에 해당하는 1천5백달러(한화 1백20만원상당)를 이웃에게 빌려 수수료등으로 지불했다. 그러나 노부모까지 8명의 생계를 떠맡고 있는 무크타씨의 「코리안드림」은 여지없이 깨졌다. 임금이 광고내용의 60%도 안되는 2백10달러에 불과한데다 인력회사가 지정 업체에서의 이탈을 막는다며 매달 임금의 20%를 보증금으로 떼내 관리했고 11달러씩의 인력관리비까지 별도로 공제했다. 결국 고향에 송금되는 돈은 월 1백57달러뿐이다.이대로라면 빚 갚는데만 10개월이 걸린다. 그나마 이 돈을 인력회사가 고국에 대신 송금하기로 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4개월동안 한푼도 전달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형의 편지를 통해 알고 심한 좌절감에 휩싸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현장에서 3년동안 일하다 이 곳에 온 네팔인 자이쇼르 포델씨(28)는 『사우디에서의 임금 4백달러보다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해 왔는데 오히려 훨씬 적다』고 불평했다. 농사꾼 출신으로 영어를 전혀 모르는 네팔인 프렘 바하두르씨(27)는 기초적인 의사소통마저 안돼 힘들기 짝이 없는 연수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경기도 한 가구공장에서 월 30만원씩에 일하던 조선족 연수생 이모씨(32)는 지난달 「임금이 적어」 공장을 빠져나간 뒤 철제공작소에 불법취업했다가 프레스기계에 오른쪽 손가락 3개가 잘려나갔다. 흑룡강성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수수료에 웃돈·급행료까지 얹어 월급의 40여배인 3백여만원을 인력회사에 털어넣은 이씨는 산업재해 보상은 커녕 강제출국당할 것을 우려해 지방 여관을 전전하고 있다. 하얼빈시 출신의 조선족 김모씨(27)도 『잘하면 1백만원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지난달 연수업체를 뛰쳐나가 막노동판을 전전하다 4m높이 공사장에서 추락,뇌출혈을 일으켰으나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잠적한 상태다.병원에 머물다가 관계당국에 신분이 적발되면 강제 출국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지난 8월부터 목포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네팔인 산트 바하두르씨(31)는 『일요근무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한국인 작업반장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두들겨 맞았으며 이를 지켜보던 동료 18명은 무서워서 울기만 했다』고 말했다. 업주와 인력회사측이 이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고향에 편지나 전화도 못하게 막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브로커에게 속아 산업연수와 관련한 공식절차를 밟지 않은채 관광비자 등으로 입국한 불법취업자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입국한 네팔인 묵다지엠씨(26)는 최근 연수생 인권실태 토론회에서 『밤에도 도망 못하게 감시당한다』면서 『8월28일에는 당초 계약조건과 다른 것을 항의하다 인력회사 사무실로 끌려가 수갑이 채인채 발과 주먹으로 온몸을 얻어맞고 마구 짓밟혔다』고 호소했다. 방글라데시인 루울 아민씨(25)는 지난 8월 경기도 부천의 한 고무공장에서 보름남짓 취업연수생으로 일하다 기계에 왼쪽 손가락 2개가 잘려 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마땅히 병원에서 열흘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그는 업주의 채근과 협박으로 이틀만에 강제 퇴원 당했다.보다 못한 동료가 시민단체에 딱한 사정을 알려왔으나 확인전화를 받은 업주는 사실자체를 계속 부인했고 지금은 루울씨의 행방도 묘연한 실정이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 연수생 미티환씨(30)가 대전 D백화점에서 의류 40만원어치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고 6월에는 중국인 연수생 왕명훈씨(32)가 술에 취해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되는등 이들의 범죄도 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내 3D업종의 인력난을 완화하고 후발개도국에 산업협력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외국인 취업연수생제도를 도입,민간단체인 중소기업협동중앙회에 업무를 이관했다. 올해 3만명을 목표로 지금까지 네팔·몽골·중국·베트남 등 10개국에서 1만8천여명이 들어와 4천2백여개 제조업체에 투입됐다. 중앙회측은 이 가운데 8백여명이 1∼2개월만에 연수업체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업체관계자들은 그러나 일부 업체의 이탈률이 70%이상에 이르는등 실제 이탈자 수는 수천명에 이르렀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공식 연수생의 경우 한달 임금이 기본연수수당 2백∼2백60달러에 각종 수당을 포함해도 35만∼40만원선이지만 몰래 취업한 불법체류자는 65만∼70만원이상으로 2배가량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 업체를 빠져나가 불법체류 신세를 택하는 연수생도 있지만 이들을 부추기고 불법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도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인력기관등에서 연수생과 업체 명단을 입수,「돈벌이 좋은」 불법취업을 알선해 주고 한사람당 10만원이상의 수수료를 챙긴다. 물론 처음부터 불법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와 계획적으로 이탈하는 「얌체」 연수생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내년쯤 연수생 임금을 현실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이지만 국내업체의 반발이 만만찮다. 연수생들은 또 법적으로 근로자 신분이 아니므로 국내 노동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다. 국가가 운영하는 산재보험 대상이 되지 못하므로 혜택 폭이 적고 연수업체가 보험료를 부담하는 상해보험에만 가입돼 있다.「법적 임금」이 아닌 「연수수당」을 받을 뿐이며 이를 못받아도 「임금체불」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같은 신분상 불이익때문에 이들은 인력회사와 업체등에 일방적인 횡포를 당하기도 한다. 중앙회가 선정한 연수업체와 연수생을 연결해주는 브로커역할을 하는 해외인력회사의 한국지사는 모두 23개로 이들은 연수생이 지정 사업장에서 달아날 경우 인력송출권 박탈등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연수생들에 대한 감시를 심하게 하고 폭행까지 일삼고 있다. 국내업체의 인권유린 실태도 심각하다. 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심지어 연수생에게 자신의 발을 씻게 하는등 노예 취급하는 업주들도 있다』면서 『업체선정 과정에서 복지시설·업주자질등을 점검해야 하지만 업체들을 일일이 방문,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연수생 인권보호를 위해 내년부터 각 도에 연수생 민원상담실을 운영할 방침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또 중앙회가 지금까지 연수생들에게 수수료명목으로 50억여원을 거둬들였다며 이 역시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측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채부처간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연수생의 실태를 파악,이를 토대로 중장기정책방향을 마련한다는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부처간 눈치보기로 이들의 인권은 오늘도 사각지대에 내팽개쳐져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 「현대판 노예」라고까지 비판하는 연수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지 선발과정에서부터 연수업체 선정,연수생의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민관이 합동으로 체계적인 관리와 통제를 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전문가의견/「노동력 이동」 국제규범 따라야/그들의 문화·인권 인정… 정당한 대우 필요 지난해 문민정부 출범 이후 국정의 최우선 과제를 국가경쟁력 강화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근로자·사업주·공무원등 모든 국민이 국제화·세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화·세계화는 WTO체제 출범후 세계 모두 국가가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추세이기도 하다.이에 따라 세계는 지금 상품과 자본의 이동 뿐만 아니라 국제 노동력의 이동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보통 국제 노동력은 저개발국가에서 선진국으로,저임금국에서 고임금국으로 이동하는데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의 경제가 크게 신장하고 임금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 근로자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분야에 외국근로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8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7만여명의 외국인이 산업현장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분류해 보면 교수등 전문인력으로 취업허가를 받은 외국인이 4천5백명,불법취업자가 5만여명,산업기술연수생이 1만7천여명으로 법무부는 집계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취업자수는 법무부가 출입국 관리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최근 몇년간 불법취업자가 급증하고 올해에도 2만명의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 도입 등이 이루어지면서 외국인 근로자 정책을 근본적으로 정립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정부의 기본입장은 국내인력으로 대체가 불가능한,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갖춘 외국인은 국제화·세계화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충분히 받아들이되 단순저기능인력은 국내인력으로는 충당이 어려운 부분에 한해 한시적·제한적으로 활용하되 다소간 기능전수도 가능한 연수생 형태로 도입한다는 것이다. 외국인력의 합리적인 활용방안 등을 강구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7월 관계부처·연구기관및 관계전문가들로 구성된 「외국인력정책연구반」을 구성,외국인 취업실태와 문제점및 개선방안,외국인력의 적정수요 추정,연수생의 계속활용 여부,외국인 연수생기능실습제 도입과 이를 관리할 전담기구 설치및 노동허가제 도입 여부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 등을 통한 여론수렴과정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외국인력에 대한 종합대책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외국인력정책은 부처·기관및 학자들에 따라 외국인력 도입을 적극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긍정적 효과보다는 장기적으로 경제·사회적 부작용이 훨씬 크다는 주장이 날카롭게 대립돼 있어서 국민적 공감대를 갖는 정책방향수립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결국 외국인력정책은 우리의 경제·사회적 사정에 따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해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하면서도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국제간 노동력 이동에 따른 규범과 그들의 문화·인권 등을 중시해 한국에 대해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시각을 갖도록 정당하게 대우해 주어야 하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될 것이다.
  • 저수지 등 농업시설/특별안전점검 지시/최 농림수산

    최인기 농림수산부 장관은 2일 각종 농업시설에 대한 특별 안전 점검을 실시하라고 농어촌진흥공사와 농지개량조합연합회·수산청 및 산림청에 지시했다. 점검 대상은 저수지와 배수갑문·양수장 등의 수리시설과 어업 지도선 등의 각종 선박 및 산림청의 헬리콥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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