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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소 앞둔 조두순, 피해자 동네로 돌아와도 막을 길 없다

    출소 앞둔 조두순, 피해자 동네로 돌아와도 막을 길 없다

    2008년 8살 여아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저질러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흉악범 조두순(64)이 2020년 12월 출소한다. 그런데 조두순이 출소한 이후 피해자가 사는 동네로 돌아오는 걸 막을 길이 없다고 중앙선데이가 30일 보도했다.보도 내용에 따르면 조두순은 현재 흉악 범죄자들이 수감되는 경북 북부 제2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법원은 2009년 조씨의 강간상해 혐의에 대해 징역 12년형을 확정하면서 7년간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함께 부과했다. 조두순의 이름과 얼굴, 나이, 거주지 등 신상정보는 10년간 등록되고 5년 동안 공개된다. 문제는 현행법상 출소한 조씨가 피해자가 사는 동네로 돌아오는 걸 막을 길이 없다는 점이라고 중앙선데이는 설명했다. 성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엔 이런 규정이 없다. 2009년 조두순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법무부는 형기를 마친 범죄자를 시설에 추가 수용하는 ‘보호수용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중처벌 논란으로 법제화되지 못했다. 조두순은 온 국민들을 분노케 한 장본인이다. 그는 2008년 12월 11일 경기 안산의 한 교회 화장실에서 등교 중이던 8살 여아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저지른 흉악범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출소 앞둔 조두순…나영이 아버지 “정부가 조두순 영구 격리 약속했는데…”

    출소 앞둔 조두순…나영이 아버지 “정부가 조두순 영구 격리 약속했는데…”

    2008년 8살 여아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저질러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흉악범 조두순(64)이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 조두순이 출소하게 되면 현행법에 따라 그의 얼굴과 실명, 나이, 거주지 등 신상정보가 5년 동안 공개된다.하지만 이렇게 조두순의 죗값은 사라져 가지만, 피해자와 그의 가족의 고통은 여전하다. 피해자 나영이(17·가명)는 그날 이후로 총 다섯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또 사건 발생 이후 3년 동안 해바라기센터에서 집중 심리치료를 받았다. 피해자 나영이(17·가명)의 아버지 A(64)씨는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그 이후가 시작이었다”고 털어놨다. 30일 보도된 인터뷰 내용을 보면 A씨는 ’나영이 몸이 불편한데 공부하느라 힘들어 하지 않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했다. “아이가 주변에 ‘꼭 의사가 돼서 사회에 받은 만큼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의대에 가고 싶어 한다. 학교도 빠진 적이 거의 없다. 몸이 아프면 어지간히 ‘쉴래’ 할 만도 한데 지난해부턴 밤샘 공부도 한다. 의지는 큰데 아무래도 아이가 영구 장애가 있으니 힘들다. 3년을 치료하고 뒤늦게 공부하다 보니 다른 아이들보다 처질 수밖에 없다. 자식을 지키지 못한 부모로서 가난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다. 성폭력 피해자라고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고 싶은데…. 좌절될까 봐 그게 걱정이다.” A씨에 따르면 나영이가 중학교 3학년 무렵 집안은 매일이 살얼음판이었다고 한다. 가족들과의 대화를 피하고 방에 불을 꺼놓거나 커튼을 치고 살았다. 작은 지적에도 예민해 하고 온 집안의 전기 코드를 뽑아 놓기도 했다. A씨는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걸 꺼리는 딸을 위해 무전기를 생각해 냈다. 주파수를 알면 얼굴도, 이름도 알릴 필요 없이 익명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취미활동이었다. A씨가 먼저 배워서 나영이에게 사용법을 가르쳐줬다. 어느 날 무전을 하던 나영이 방에서 킥킥,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나영이 가족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긴 조두순이 약 3년 뒤에 출소한다. A씨는 “워낙 인간이 아니다 보니 ‘법은 내 손 안에 있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나. 언론에 난리가 나니 법무부 장관이 교도소에 가서 조두순을 직접 만났다(2009년 이귀남 법무장관이 조두순이 수감된 청송교도소를 방문). 영구 격리시키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그 약속 지킬 수 있나”라면서 “이제 그분 장관이 아니지 않나. 정부에서 약속한 게 립서비스에 불과한 건지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사할 경제적인 여유도 없을뿐더러 정부를 믿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조두순 사건 이후로) 성범죄자 형량도 늘고 좋아졌다. 해바라기센터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지만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는 전체의 10%도 안 될 거다”라면서 “우리 아이도 심리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데 갈 수가 없다. 센터들이 평일 아침 9시에 오픈해 오후 5시면 끝난다. 너무 멀리 있다. 거기에 누가 가나. 아이들인데 학교 빠지고 가나. 공급자 마인드다. 피해자는 모든 게 조심스럽다. 상처가 있는 아이들은 최대한 남의 눈에 안 띄고 빨리 끝내길 바란다. 선생님들이 방문 진료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바라는 점’을 묻는 중앙선데이 질문에 답한 A씨의 말은 아래와 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가르쳐 놓고 우리 책임은 다 해주고 가야되지 않겠나. 부모 입장에선 험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고 싶다. 우리 아이가 앞으로 성인이 됐을 때 ‘과거에 내가 성폭력 피해자다’라고 할지라도 사회에서 손가락질받지 않도록 말이다. 성폭력 피해자든 아니든 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놓는 것이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마지막 일이 아니겠느냐. 그걸 항상 생각할 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달리 건배사 없다”…짧고 무거웠던 기업인과의 ‘칵테일 타임’(종합)

    문 대통령 “달리 건배사 없다”…짧고 무거웠던 기업인과의 ‘칵테일 타임’(종합)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 사이의 이틀째 간담회가 28일 저녁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전날에 비해 간담회 시간이 짧았고, 분위기도 다소 무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이날은 그룹별 자산 순위에 따라 홀수 그룹을 부르는 날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초청된 참석자들의 소속사 상당수가 국정농단에 연루된 기업인들이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SK 최태원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SK 그룹에 대한 뇌물요구 사건에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바 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송금했고, KT 황창규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는가 하면 최순실 씨의 기업을 밀어주고자 스키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GS는 국정농단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허창수 회장이 어버이연합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 이 때문인지 청와대 관계자는 “확실히 어제보다 차분하고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비가 온 탓에 야외에서 하려던 ‘호프미팅’은 대신 본관 실내에서 ‘칵테일 타임’으로 대신했다. 전날 상춘재와는 달리 본관은 공간의 특성상 다소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아쉽긴 합니다만 (청와대) 본관에서 맥주 칵테일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만찬 주종이 바뀌면서 청와대는 부랴부랴 전문가를 섭외해 칵테일을 준비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일일 바텐더’를 자청하며 맥주에 토마토와 청포도 주스를 각각 섞어 만든 ‘레드아이’와 ‘맥주 샹그리아’의 제조법을 설명하는 등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했다. 전날 “건강하십시오”라고 건배사를 한 문 대통령은 이날은 “달리 건배사는 없다”면서 “다들 건강하시고 사업들 잘되시길 바란다”는 말로 칵테일 한 잔을 권했다. 임지호 셰프는 이날도 “추운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하는 것처럼 서로 화합하면 좋겠다는 뜻으로 황태를 준비했다”고 말하는 등 준비한 안주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임 셰프는 비공개 회동 때 제공된 만찬에도 콩나물밥, 오이냉채, 부추김치, 장조림과 함께 황태포 묵은지 찜과 황태조림을 내놨다.어느 정도 칵테일을 들이켰지만 참석자들은 긴장된 표정을 쉽게 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주관사인 KT의 황창규 회장에게 “올림픽 기간에 ‘오지(5G)’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준비가 잘 되는가”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통신비 공약 발표 현장에서 ‘5G’를 ‘오지’로 읽은 바 있다. 이에 황 회장은 “‘파이브지를 상용화하는 올림픽으로 기대하는데 (우리가) 파이브지 표준을 주도하고 있고…”라며 꿋꿋하게 영어 표현을 고수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간담회 직전까지 국정농단 관련 재판을 받은 뒤 식사도 거르고 참석한 탓에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시종 긴장한 표정을 보였다.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도 다소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날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태도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 측은 재판에서 “문 대통령도 총수들을 만나 현안을 청취 중인데 이것도 다 부정 청탁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가 부랴부랴 “실언”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문 대통령은 전날처럼 ’맞춤형 질문‘을 준비했지만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나마 경남고 선배인 GS 허창수 회장에게 “걷기가 취미라고 들었다”고 인사를 건넨 뒤 이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국정농단에 연루되지 않은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회장은 조선업 경기와 관련해 비교적 길게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 한 듯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건배사를 자처해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화합과 소통을 위해, 새 정부와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을 위해 3통(通)을 위하여”라는 말과 함께 건배를 제안했다. ‘칵테일 타임’은 전날 26분간 이어졌던 ‘호프미팅’보다 5분 짧은 21분간 진행됐다. 비공개 회동 부분에서는 기업 현안을 놓고 진지하면서도 허심탄회하게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기업 상생 방안같은 본질에만 충실한 알찬 대화가 이어졌다”며 “‘적폐’나 ‘국정농단’과 관련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SK 최태원 회장의 발언에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사회경제기본법을 발의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등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묻고 듣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비공개 회동 시간도 사전 회동과 마찬가지로 전날보다 20여 분 가량이 짧은 1시간 50분간 이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대통령이 이틀 연속 야근하신다’고 농담했다”면서 “할 얘기는 충분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도 “(어제보다) 오늘이 더 좋았다고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해 회동의 분위기를 어느정도 짐작하게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기업인들 ‘칵테일 타임’‥평창·스포츠·사회적기업 등 대화

    문 대통령·기업인들 ‘칵테일 타임’‥평창·스포츠·사회적기업 등 대화

    문 대통령, 기업인들과 전날처럼 ‘일대일 밀착 스킨십’‘경남고 선배’ 허창수에게 “걷기가 취미”, 신동빈·황창규에게 “평창올림픽”최태원에겐 “사회적기업”, 권오현에 “사상 최대실적, 경제 이끌어 감사”최길선에게 “조선산업 힘내라”, 조원태에겐 “프로배구 강자”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대표 기업인들 사이의 이틀째 간담회는 ‘칵테일 타임’으로 시작됐다.전날 열린 첫번째 기업인 간담회는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호프 타임’으로 시작했지만, 이날은 비가 내려 실내인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 참석한 7명의 대기업 대표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맞춤형 주제로 가벼운 대화를 시작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200일이 채 남지 않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문 대통령은 역시 동계올림픽을 소재로 대화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경남고 4년 선배인 허창수 GS 회장에게 가장 먼저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어디를 주로 걷느냐”고 관심을 표명했고, 허 회장은 “한 두 정거장 정도면 지하철로 걸어서 가곤 하는데 운동도 되고 괜찮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걷기가 회장님의 건강 비결이냐”고 묻자 허 회장은 “그렇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회장님은 스키협회 회장도 맡고 계시죠”라고 운을 떼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대표단 전망이 괜찮으냐”고 물었다. 이에 신 회장은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2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노르딕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우리한테 까마득한 종목 같았던 크로스컨트리도 이제는 아시아권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하고 상당히 강자가 됐다. 기대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황창규 KT 회장과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소재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문 대통령은 “KT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주관사인데, 이번에 세계 최초로 올림픽 기간에 ‘오지’(5G)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준비가 잘 되느냐”고 물었다. 황 회장은 “이번 올림픽은 ‘파이브지’를 상용화하는 IT 올림픽으로 기대한다. 전 세계 70억명이 보는 올림픽이라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파이브지’가 전 세계 표준을 주도하는데 이것이 4차산업의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5G 상용화 시점을 묻자 황 회장은 “2019년”이라면서 “삼성전자가 평창올림픽용으로 단말기를 만들고 있는데 2019년에도 단말기를 만들어 우리나라 IT가 ‘퀀텀 점프’하는데 결정적인 이벤트로 성공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최태원 SK 회장의 저서를 언급하며 SK그룹의 사회적 기업 지원 활동에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최 회장님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도 직접 쓰시고 투자도 많이 하셨는데 성과가 어떠냐”고 묻자 최 회장은 “10년 가까이 투자해 나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며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최 회장이 “저희가 최소한 연 500억원 이상씩은 사회적 기업에 투자를 계속 해왔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오”라며 감탄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 회장은 어르신들이 ‘전주비빔빵’을 만들어 파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 월 매출 2000만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대화에서는 지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한 실적이 화제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고, 반도체 라인이나 디스플레이에 대규모 투자도 하고 있다”며 “삼성이 우리 경제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하다. 기쁘시겠다”라고 덕담을 건넸다.권 부회장은 “기쁨이라기보다 더 잘돼야 하니까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답했고, 문 대통령은 “삼성은 워낙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까 잘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에게는 위로의 말부터 건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조선 경기가 워낙 오랫동안 안 좋아서 고생 많이 하셨을 것”이라며 최 회장을 위로했다. 그러자 최 회장은 “한때 경기가 좋을 때는 저희가 고용을 굉장히 많이 했다. 어찌 보면 조선소 근처에 있는 사람은 모두 조선소에서 일했는데 그 사람들이 다 일자리를 잃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이 “요즘 경기가 살아나서 수주가 늘었다고 하더라”고 말하자, 최 회장은 “작년의 얼마 안 되던 것과 비교해서 몇%가 늘었다는데 통계의 착시현상이 있다. 내년까지는 어려운 사정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 한 번 칠까요”라고 제안하자, 참석자들이 미소와 함께 최 회장에게 박수를 보냈다. 최근 한국배구연맹 총재에 취임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는 ‘배구’를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조 사장님은 배구연맹 총재로 취임했는데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강자 아닌가”라고 묻자 조 사장은 “한 번도 우승을 못 해봤다”며 “올해 투자를 많이 해서 선수 사기가 많이 올라가 있어 한 번 해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 중 누군가가 “조 사장이 워낙 키가 크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조 사장에게 “배구를 직접 하셨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 사장은 “키 크다고 운동 다 잘합니까”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한편 이날의 ‘칵테일 타임’은 전날 ‘호프 미팅’과 비교해 다소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날은 그룹별 자산 순위에 따라 홀수 그룹의 총수 등이 참석했는데 공교롭게도 참석자들의 소속사 상당수가 국정농단에 연루된 기업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SK 최태원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SK 그룹에 대한 뇌물요구 사건에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바 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송금했고, KT 황창규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는가 하면 최순실 씨의 기업을 밀어주고자 스키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GS는 국정농단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허창수 회장이 어버이연합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실히 어제보다 차분하고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특히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다소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태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 측은 재판에서 “문 대통령도 총수들을 만나 현안을 청취 중인데 이것도 다 부정 청탁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가 부랴부랴 “실언이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칵테일 타임’은 21분 간 진행됐고,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대화를 나눈 뒤 인왕실로 자리를 옮겨 1시간 50분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다. 이는 전날 기업인 8명과의 회동에 비해 28분 줄어든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달리 건배사 없다”…삼성·SK·롯데·KT 등 ‘긴장’

    문 대통령 “달리 건배사 없다”…삼성·SK·롯데·KT 등 ‘긴장’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사이의 이틀째 간담회가 28일 청와대에서 열렸지만, 전날 ‘호프 미팅’과 비교해 이날의 ‘칵테일 타임’은 다소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다.이날은 그룹별 자산 순위에 따라 홀수 그룹의 총수 등이 참석했는데 공교롭게도 참석자들의 소속사 상당수가 국정농단에 연루된 기업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7명이 참석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SK 최태원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SK 그룹에 대한 뇌물요구 사건에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바 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송금했고, KT 황창규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는가 하면 최순실 씨의 기업을 밀어주고자 스키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GS는 국정농단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허창수 회장이 어버이연합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실히 어제보다 차분하고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특히 전날과 달리 날씨가 궂어서 비가 온 탓에 야외에서 하려던 ‘호프미팅’ 대신 본관 실내에서 ‘칵테일 타임’을 진행했다. 전날 상춘재와는 달리 본관은 공간의 특성상 다소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아쉽긴 합니다만 (청와대) 본관에서 맥주 칵테일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만찬 주종이 바뀌면서 청와대는 부랴부랴 전문가를 섭외해 칵테일을 준비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일일 바텐더’를 자청하며 맥주에 토마토와 청포도 주스를 각각 섞어 만든 ‘레드아이’와 ‘맥주 샹그리아’의 제조법을 설명하는 등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했다. 전날 “건강하십시오”라고 건배사를 한 문 대통령은 이날은 “달리 건배사는 없다”면서 “다들 건강하시고 사업들 잘되시길 바란다”는 말로 칵테일 한 잔을 권했다. 임지호 셰프는 이날도 “추운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하는 것처럼 서로 화합하면 좋겠다는 뜻으로 황태를 준비했다”고 말하는 등 준비한 디저트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참석자들이 어느 정도 칵테일을 들이켰지만 참석자들은 긴장된 표정을 쉽게 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주관사인 KT의 황창규 회장에게 “올림픽 기간에 ‘오지(5G)’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준비가 잘 되는가”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통신비 공약 발표 현장에서 ‘5G’를 ‘오지’로 읽은 바 있다. 이에 황 회장은 “‘파이브지를 상용화하는 올림픽으로 기대하는데 (우리가) 파이브지 표준을 주도하고 있고…”라며 꿋꿋하게 영어 표현을 고수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간담회 직전까지 국정농단 관련 재판을 받은뒤 식사까지 거르고 참석한 탓에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시종 긴장한 표정을 보였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도 다소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날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태도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 측은 재판에서 “문 대통령도 총수들을 만나 현안을 청취 중인데 이것도 다 부정 청탁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가 부랴부랴 “실언이다”라고 해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문 대통령은 전날처럼 ‘맞춤형 질문’을 준비했지만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나마 고등학교 선배인 GS 허창수 회장에게 “걷기가 취미라고 들었다”고 인사를 건넨 뒤 이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국정농단에 연루되지 않은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회장은 조선업 경기와 관련해 비교적 길게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 한 듯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건배사를 자처해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화합과 소통을 위해, 새 정부와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을 위해 3통(通)을 위하여”라는 말과 함께 건배를 제안했다. 이날 ‘칵테일 타임’은 전날 26분간 이어졌던 ‘호프미팅’보다 5분 짧은 21분간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열 의사, 못다한 사랑 고향서 이뤘으면”

    “박열 의사, 못다한 사랑 고향서 이뤘으면”

    “독립운동가 박열(1902~1974) 의사의 가묘를 만들어 주세요.” 영화 ‘박열’의 흥행으로 관심이 쏟아지는 박 의사의 고향에 그의 가묘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7일 문경시와 박열의사기념관에 따르면 문경 마성면 오천리 박열의사기념공원 안에는 박 의사 부부의 묘역이 조성돼 있지만, 박 의사의 동지이자 부인인 가네코 후미코(1903~1926)의 유해만 묻혀 있다. 현재 박 의사의 유해는 북한 평양 애국열사릉에 안장돼 있다. 박 의사 부부는 일본 우쓰노미야 형무소 수감생활 중 옥중 결혼했다. 가네코는 투옥 형무소에서 의문의 옥사를 당해 박 의사의 고향에 묻혔다. 박 의사는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다 22년 2개월 동안 옥고를 치른 뒤 해방 후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한국전쟁 발발 3일 만에 납북돼 평양에서 생을 마감했다. 최근 영화를 보고 박 의사 기념공원을 다녀왔다는 김미경(48·대구 남구)씨는 “박 의사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알고 가네코 묘소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면서 “박 의사의 가묘라도 조성해 부부가 생전에 못다 한 사랑을 나누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장성욱 박열의사기념관 학예사는 “최근 박 의사 가묘 조성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면서 “박 의사의 유해를 모셔 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북한의 흙이라도 가져와서 가묘를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례도 있다. 서울 효장공원에는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안중근 의사의 가묘가 있다.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남편 차로 귀가한 조윤선 피해자들에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

    남편 차로 귀가한 조윤선 피해자들에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

    ‘블랙리스트’ 사건의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27일 오후 귀가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오해를 풀어줘 감사하다”고 심정을 밝혔다.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를 받고 구치소로 돌아갔다가 오후 4시 27분쯤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구치소를 나섰다. 그는 이날 6개월 가까운 수감생활을 마치고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자신을 변호한 남편 박성엽 변호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조 전 장관은 남편 박성엽 변호사가 준비한 차량을 타고 귀가하면서 손을 목 언저리에 대고 머리를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게 지시한 혐의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재판에서 성실하게 대답했다”며 “저에 대한 오해를 풀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특검이 항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2심 재판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묻자 “성실히 끝까지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본 문화·예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피해자들에게 한마디만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블랙리스트 무죄’ 조윤선, 남편과 함께 귀가 “오해 풀어줘서 감사”

    ‘블랙리스트 무죄’ 조윤선, 남편과 함께 귀가 “오해 풀어줘서 감사”

    박근혜 정부 집권기에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를 만들어 특정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혐의로 기소된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그동안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던 조 전 장관은 이날 선고로 석방돼 귀가했다.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약 6개월 동안 수감됐던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의 선고로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에게 조 전 장관은 “오해를 풀어줘서 (재판부에) 감사하다”면서 “성실히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구치소로 돌아갔다가 오후 4시 27분쯤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구치소를 나섰다. 이어 곧바로 남편 박성엽 변호사가 타고 있던 승합차에 올라 구치소를 떠났다. 김앤장의 박 변호사는 “법원에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1심 판결을 환영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오해라는 말을 했는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지만, 법원이 귀를 열고 들어줬다. 누군가는 우리 말을 이해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이 위증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점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국회 발언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아쉽다”면서 “항소해서 잘 풀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혐의는 무죄,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 전 장관과 달리 김기춘(78·구속)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본 문화·예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피해자들에게 한마디만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전혀 답변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명박 아들 이시형’ 논란에 BBK 김경준 “검찰 MB 향한 사랑 감동스럽다”

    ‘이명박 아들 이시형’ 논란에 BBK 김경준 “검찰 MB 향한 사랑 감동스럽다”

    ‘BBK 주가 조작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8년 간의 수감 생활 끝에 지난 3월 만기 출소 후 미국으로 추방된 김경준(51)씨가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그는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B 아들 이시형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었지만, 수사하지도 않고 면죄부 주었다! 검찰의 MB에 대한 사랑 감동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KBS 프로그램 ‘추적 60분’ 제작진은 2015년 9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지금은 바른정당 의원)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 공소장을 입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시형씨가 이 사건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당시 마약 사건에는 김 의원 사위를 포함해 대형병원 원장 아들과 시에프(CF) 감독 등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공소장과 판결문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취재 중 이시형씨가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씨는 또 “검찰 MB 아들 이시형에게까지 범죄에 대한 면죄부 제공! MB 충성해 승진한 검사들은 MB를 수사할 수 없다. 왜? 그렇게 하려면 자신이 한 범죄부터 밝혀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최교일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시형씨를 기소하지 않는 등 사실상 면죄부 수사를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형식적으로는 배임으로 볼 수도 있었다. 그러면 매입 실무자를 기소해야 하는데 실무자를 기소하면 이 대통령 일가에게 배임의 이익이 돌아가는 결과가 된다. 이걸 그렇게 하기가...” 위 말은 2012년 10월 8일 서울중앙지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나온 당시 최 지검장의 발언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관련 배임 의혹과 관련해 모두 무혐의 종결한 바 있다. 그런데 중앙지검장 스스로 해당 수사에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다. 최 의원과 마찬가지로 내곡동 사저 의혹 사건의 담당검사 역시 ‘T·K·K’(대구·경북·고려대) 출신으로, 이 전 대통령과 같은 지역, 같은 대학교 출신이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5인 가족 年최대 1000만원… 배당 다음달 쇼핑몰 ‘북적’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5인 가족 年최대 1000만원… 배당 다음달 쇼핑몰 ‘북적’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스시바(일식집)를 운영하는 한인 교포 한지혜(50)씨는 오는 10월 첫째 주가 기다려진다. 알래스카 주민이면 누구나 1인당 1000~2000달러(약 111만~222만원)의 배당금을 일시불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씨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5인 가족의 경우 5000~1만 달러를 받는다는 점에서 불경기를 대비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보너스”라며 “배당금 액수가 발표되는 9월에는 축제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펼쳐지며 매년 10월이면 앵커리지의 쇼핑몰이 붐비는 광경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미국의 대표적 석유 생산지 알래스카가 석유 수익금을 통해 1982년부터 매년 1차례 ‘영구기금 배당’(Permanent Fund Dividend)이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에게 사실상 기본 소득을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편적 복지’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한 미국에선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공유자원에 대한 권리가 그 땅에 사는 주민에게 있다’는 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1974년 알래스카 주지사에 당선된 제이 해먼드(2005년 사망)는 알래스카의 풍족한 석유 자원이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지만 주민들에게는 그 수익금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지닌 인물이었다. 이에 따라 주 정부가 소유한 북부 지역의 유전 채굴권을 석유 회사에 임대해 주고 얻은 수입(로열티)으로 기금을 적립하고 이를 투자해 얻은 수익을 미성년자를 포함한 주민들에게 현금으로 주기로 했다. 이 계획은 주 의회를 통과했고 1976년 주민 투표로 승인을 받게 됐다.주 정부는 유전 채굴권 수입의 25%를 매년 영구기금으로 적립하고 이 기금을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 1982년 1인당 1000달러로 첫 지급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매년 1000~2000달러 수준을 지급해 왔다. 매년 배당금 계산은 영구기금 운영실적의 5년치 평균을 근거로 주식시장 등을 반영한다. 2015년에는 1인당 2072달러가 은행 계좌 이체와 수표를 통해 지급됐다. 1980년 9억 달러였던 영구기금의 규모도 올해 7월 기준 604억 달러에 이르렀다. 두 아기의 엄마로 장차 아이들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배당금을 저축한다는 새라 레이스(32) 알래스카주 영구기금과장은 “영구기금은 알래스카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며 주민의 자격으로 받는 주주의 권리와 같은 것일 뿐 복지 차원의 시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보편적 복지’의 성격을 띤 영구기금은 일부 ‘선별적 복지’의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배당금 지급이 주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무조건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1월부터 3월까지 지원자의 신청을 받아 접수한 뒤 심사를 통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알래스카 주민 73만 9828명 가운데 67만 5599명이 배당금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63만 5997명이 심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아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실제 수급자는 지원자의 94.1%이며 알래스카 주민의 85.96%인 셈이다. 레이스 과장은 “배당금은 일종의 운전면허증 같아 개인이 원하지 않으면 받지 않아도 되며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에 맡긴다”며 “배당금 자체가 복지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돈이 필요 없을 정도로 부유한 사람은 자신의 배당금을 알래스카주에 환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10월에 배당금을 받으려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1년간 알래스카에서 거주했어야 한다. 2015년 12월 태어난 아기도 어른과 마찬가지의 금액을 받게 된다. 다만 알래스카 주민이라도 지난해 180일 이상 알래스카 밖에서 거주했을 경우는 군 복무 중이거나 미국 국가 대표 선수 등의 예외 사유가 아니고서는 배당금을 받을 수 없다. 이 밖에 중범죄로 유죄 선고를 받거나 수감된 적이 있어서는 안 되며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면 그만큼 금액이 차감된다. 레이스 과장은 “배당금 신청자의 81%는 인터넷으로 접수하고 19% 정도가 직접 증빙 서류를 제출한다”면서 “무자격자가 허위로 서류를 작성했을 경우는 사기죄로 고소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구기금의 지급 효과는 알래스카의 가구당 평균 소득이 50개주 가운데 10위(6만 287달러)이며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유타주 다음으로 낮은 2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알래스카 원주민 건강 컨소시엄에서 근무하는 헤더 하낙 동고스키(47·여)는 “젊은 시절에는 워싱턴주 등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 살기도 했지만 알래스카에서 경쟁이 덜 치열하고 삶이 좀더 여유로운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인과 아이 3명 등 가족 5명을 합쳐 한때 1년에 1만 달러 가까운 배당금을 받았다는 거널 냅(63) 알래스카주립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알래스카 영구기금 취지가 유럽에서 말하는 기본 소득과는 다소 다르지만 실제로는 기본 소득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알래스카가 미국 내에서도 경제적 평등이 가장 크게 구현되고 있는 지역임에는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영구기금 배당금 제도는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 됐다. 1969년 9억 달러 수준의 유전 채굴권 수익이 생기면서 이를 기금으로 적립하기보다 상하수도, 도로, 학교, 공항 등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이 알래스카를 위해 더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시 주 정부는 넓은 영토에 작은 규모의 마을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알래스카의 환경상 9억 달러의 예산이 인프라 구축에는 모자란다는 점에서 이를 토대로 주민에게 배분해 줄 기금 설립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 큰 문제는 영구기금의 근원인 알래스카의 석유 산업이 언제까지 번창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전 세계적인 유가 하락과 셰일 에너지 붐에 따른 알래스카 석유의 가격 경쟁력 약화, 생산량 감소 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1988년 일일 201만 7000배럴에 달하던 석유 생산량이 2016년에는 4분의1 수준인 49만 배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영구기금의 미래가 불안정하고 불투명한 석유 및 투자 수익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재원으로 배당금 지급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빌 워커 알래스카 주지사(무소속)는 낮은 석유 가격으로 인한 주 정부 재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1인당 2052달러로 산출됐던 배당금을 절반 수준인 1022달러로 낮추도록 했다. 알래스카주 상원은 지난 3월 영구기금의 일부를 주 정부의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사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의 승인을 얻게 되면 영구기금 배당금은 2019년까지 1인당 1000달러 수준에 머물게 되는 대신 27억 달러 규모의 재정 적자를 8억 1900만 달러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주민들은 주 정부의 조치에 반발했다. 세탁업을 하던 한인 교포 조달규(66)씨는 “영구기금 배당금이 정보 보조금이나 복지 혜택이 아니고 주민의 당연한 권리임에도 주지사가 독단으로 손대는 것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재정 적자를 메꾸기 위해 영구기금에 손을 대지 않으면 세금 인상 등 다른 방식으로 주민들의 경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현재 알래스카는 주민들에게 주 소득세(연방 소득세 제외)를 걷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대체로 영구기금 배당금의 존재에 대해 긍정적이나 건실한 재정을 위해 배당 액수를 줄이는 데 찬성했다. 냅 명예교수는 “현재로서는 영구기금의 투자 수익이 석유 수입 감소를 메꿀 수 있는 수준이지만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다. 미래의 석유 투자 수익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해 신뢰할 수 있는 재정 계획을 세우고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튜 베르만(66) 알래스카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부 주민이 영구기금 배당금을 지급하기 이전 덜 부유하던 시절은 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래스카 사람들은 영구기금의 취지가 잘못 알려져 외부에 알래스카가 자칫 복지 천국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앤 웨스크 알래스카주 영구기금과 업무팀장은 “평소에도 미국 전역에서 알래스카에서 살고 싶다는 문의를 많이 받지만 몇 달 전 브라질에서 알래스카에 가기만 하면 생활비를 주고 주택을 주지 않느냐는 문의가 쇄도해서 놀란 적이 있다”면서 “알고 보니 영구기금의 취지를 잘못 이해한 이민 업체가 과장 광고를 해서 발생한 문제”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앵커리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제3국으로 이민, 일 찾아 서울로 탈북자 900명 소재불명 된 까닭

    임지현(북한명 전혜성)씨의 재입북을 계기로 경찰이 탈북민 실태 조사에 나선 가운데 ‘소재 불명’(주민등록상 주소지와 거주지가 다른) 탈북민이 발생하는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서울신문 7월 24일자 8면> 통일부는 거주지가 불명확한 탈북민이 전국에 900명 정도이고, 이 중 300~400명이 서울에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4일 통일부와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국내로 들어온 탈북민들은 경기 안성시에 있는 통일부 산하 ‘하나원’에서 3개월간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다. 과정을 이수하고 나면 정부로부터 임대주택 주소지가 배정된다. 농촌보다 대도시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탈북민이 많아 서울·부산·인천 등 수도권 도시를 놓고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주소지를 한적한 지방으로 배정받는 탈북민 가운데 ‘소재 불명’이 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학업과 취업을 위해 도시로 넘어와 지인의 집이나 고시원에 거주하면서 정착을 시도하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또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임대주택 보증금을 타낸 뒤 월세로 사는 탈북민과, 사망하거나 교도소에 수감된 탈북민도 ‘소재 불명’으로 집계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해외로 출국하는 탈북민도 적지 않다. 탈북민 A씨는 ”2006년 유럽연합이 난민의 이민을 받아들였을 때 영국과 네덜란드로 넘어간 탈북민이 많았다”고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탈북민 664명이 우리나라를 거쳐 제3국으로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소재 불명’ 탈북민에 대한 1차적인 관리 책임은 경찰에 있다. 경찰은 관할 구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전담 경찰관’ 제도를 운영 중이다. 탈북민들에게 수시로 전화해 근황을 확인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그러나 탈북민들은 이런 경찰의 ‘관리’ 활동을 ‘감시’ 활동으로 받아들이며 껄끄럽다는 의견이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탈북민은 “경찰이 항상 나를 감시하는 것 같아서 전화가 와도 받기가 싫다”고 전했다. 탈북민을 관리하는 일이 경찰에게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보안과 형사는 “아무리 인간적으로 다가가려고 해도 너무 불쾌해하고 과민 반응을 보여 무섭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탈북민들이 국내 정착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지역 사회에 안정적으로 융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장은 “정부가 탈북민들이 자립, 자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정착 지원금과 취업 장려금의 증액 등 인센티브 제도의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우리 오뚜기와 같은 날이냐?”…청와대 간담회 참석 기업들 ‘눈치’

    “우리 오뚜기와 같은 날이냐?”…청와대 간담회 참석 기업들 ‘눈치’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7~28일 이틀 동안 청와대에서 기업인들과 첫 간담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이 참석 날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이번 간담회에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오뚜기가 참석하는데, 오뚜기와 같은 날 참석하는지 여부를 대한상공회의소에 문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으로 평가돼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는 오뚜기와 같은 날 참석 명단에 포함될 경우 ‘모범그룹’으로 분류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24일 한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27일과 28일 각각 간담회에 참석할 대기업의 명단 분류 작업을 마무리하고, 청와대와 최종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특히 청와대가 전날 간담회 일정을 발표하면서 오뚜기를 ‘모범기업 사례’로 거론하자 일부 기업에서 ‘오뚜기는 며칠에 참석하느냐’, ‘우리는 오뚜기와 같은 날이냐’는 등의 문의를 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오뚜기와 같은 명단에 포함될 경우 ‘모범그룹’으로 분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지만 대한상의는 이와 무관하게 분류 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27일에는 그룹별 자산 순위 2, 4, 6위 등 짝수 그룹(현대차, LG, 포스코 등), 28일에는 1, 3, 5위 등 홀수 그룹(삼성, SK, 롯데 등)이 각각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후문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틀 모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여전히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참석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에 이재용 부회장마저 ‘최순실 사태’로 구속 수감되면서 ‘총수 부재’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최고위급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것이 유력시된다. 현대차, SK, LG 등은 문 대통령의 첫 기업인 단체 회동인 데다 그룹 대표격으로 나가는 자리인 만큼 정몽구, 최태원, 구본무 회장 등 총수가 참석할 가능성이 크지만 청와대 분위기를 보면서 전문경영인이 대신 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관계자는 “대한상의와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그룹별 참가자 명단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무일 BBK 편지 ‘가짜’ 알고도 발표 누락 의혹

    문무일 BBK 편지 ‘가짜’ 알고도 발표 누락 의혹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2007년 대선 당시 ‘BBK 김경준씨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이른바 ‘BBK 편지’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듬해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이를 누락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당시 문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서 ‘김경준 기획입국 의혹 등 BBK 관련 사건 수사’의 실무를 맡았다. 문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 24일 한겨레는 검찰의 BBK 사건 관련 수사기록 일부 내용을 인용해 2011년 자신이 가짜 편지를 썼다고 폭로한 신명씨가 2012년 검찰 조사에서 “(이미) 2008년 5월 28일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가짜 편지를) 혼자 작성했다’고 자백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BBK 편지’는 2007년 말 김경준씨가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BBK 주가 조작 공범이라는 증거를 대겠다며 미국에서 국내로 입국하자,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이 김씨의 입국에 노무현 정부와 여당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그 근거로 제시한 물증이었다. 김경준씨와 같이 미국 감옥에서 수감 생활을 했던 신경화씨가 김씨에게 보냈다는 이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홍 전 위원장은 편지에 등장한 ‘큰집’이 정치권 배후를 일컫는 것이라며 거래 의혹을 제기했고, 이명박 후보는 이 편지로 국면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명박 후보는 또 ‘BBK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당시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그를 기소하지 않고 김경준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신명씨에 이어 신경화씨도 ‘BBK 편지가 가짜’라고 털어놓은 사실 또한 검찰 수사기록에 등장한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2012년 7월 검찰이 명예훼손과 위증,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고소당한 신명씨를 불기소처분 하면서 든 이유에도 “(2008년 3월 “편지가 진짜”라고 말했던) 위증 후 2개여월 만인 2008년 5월경 피의자 신명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던 부분을 스스로 바로잡았다”라는 대목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자는 2007년 대선 뒤인 2008년 초 수사 실무 책임을 맡아 그해 6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수사 결과 발표에서 검찰은 “김경준이 대선을 이용해 형사책임과 재산 박탈을 모면하려는 의도로 정치권과 일부 언론을 이용했다”는 결론을 냈지만, 당시 한나라당이 제기했던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편지가 ‘가짜’였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선판을 흔든 편지 조작 사실을 파악하고서도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2008년 수사는 김경준씨 기획입국설 폭로에 대한 불법성을 따지는 수사였던 만큼, ‘가짜 편지’가 수사의 본류가 아니었다. 수사 결과 발표 당시 ‘가짜 편지’에 대한 보충질의와 이에 대한 응답까지 모두 준비했지만 기자들이 묻지 않아 설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퍼블릭 뷰] ‘확인된 우리 국민 피해 없음’…단 한줄의 팩트를 위한 비상근무

    # 3월 22일 오후 11시 4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 인근에서 차량 돌진 테러 발생. # 23일 오전 0시 16분 주영 한국 대사관에 사건 내용 전달하고 한국인 피해 확인 지시. 주영 대사관은 사건 현장에 영사 급파. # 같은 날 오전 3시 30분 차량 공격을 피하던 인파에 밀려 한국인 5명이 다친 사실 인지, 주영 대사관은 현지 2개 병원으로 직원 파견. # 오전 4시 재외동포영사국장 및 재외국민보호과 직원 출근,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즉시 가동. # 오전 4시 20분 영국 방문 중인 국민 전원에 신변안전 유의 로밍 문자 발송. # 오전 5시 30분 사건 개요 및 정부 대응, 한국인 피해 내용 등 언론 공개. # 테러 현장 속으로… 24시간 상시 대기 지난 3월 22일 영국 런던 의사당 부근에서 발생한 차량·흉기 테러 사건 당시 정부의 시간대별 대응 내역이다. 범인은 승용차를 몰아 의사당 인근 웨스터민스터 다리의 인도로 돌진했고 차량에 내린 뒤에는 의사당 출입구에 있던 경찰 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사건 직후 범인을 포함해 5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쳤다. 한국인 부상자는 5명으로, 비슷한 시기에 연쇄적으로 발생한 테러 사건 중 우리 국민 피해가 가장 컸던 사건이다.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과 주영 대사관은 사건이 종료되고 한국인 부상자 전원이 귀국할 때까지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했다. # 영사콜센터 상담 건수 한해 24만건 최근 해외 각지에서 ‘이슬람국가’(IS) 등에 의한 테러가 빈발하면서 가장 바빠진 정부 부처가 외교부다. 한·미 동맹,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 외교 이슈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진 못하지만 담당 직원은 해외에 나가 있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묵묵히 고강도의 격무를 견뎌내고 있다. 외교부 본부의 재외동포영사국 직원과 각국 재외공관에 소속된 영사가 바로 그들이다. 근래 세계적으로 테러 등이 빈발하면서 재외국민 안전 담당 직원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 테러 사건은 한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올해 영국만 해도 웨스트민스터 다리 테러를 시작으로 5월 맨체스터 아레나 폭탄 테러, 6월 런던브리지 테러와 런던 핀즈버리 파크 앞 차량 돌진 사건 등이 줄줄이 일어났다. 그때마다 담당 직원들은 교민 한 명 한 명의 안전을 확인하고 혹시 모를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대다수 테러 사건에는 다행히 한국인 피해가 미미했지만 이들은 ‘확인된 우리 국민 피해 없음’이라는 한 줄 팩트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테러 현장을 누비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담당 직원의 피로도가 상당 수준으로 누적됐다. 사건사고는 언제 어디서에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어서 관련 부서 직원은 24시간 상시 대기 체제로 근무한다. 실제로 지난해 7월 15일 프랑스 니스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하자 당시 직원들은 모두 비상 체제로 밤샘 근무를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이자 주말인 16일에는 터키에서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비상근무 후 귀가했던 직원들이 곧바로 재소집되는 일도 벌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해외 교민은 700만명이 넘고 한 해 1000만명이 넘게 해외여행을 가는 시대에 한국인이 타깃이 아니더라도 테러나 각종 범죄에 우리 국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한다”면서 “재외국민 안전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영사콜센터의 상담 건수는 2005년 출범 당시 5만 9000여 건이었다가 출범 2년 만에 20만 건을 돌파한 뒤 최근에는 24만~26만여 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담 건수는 24만 4057건이었다. 그럼에도 외교부 본부는 물론 재외공관에서 사건사고 발생 시 국민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태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 재외공관은 공히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영사 인력을 한 명씩 지정해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외에 여권, 총무행정, 공공외교, 외신 동향 파악 등 각종 업무를 겸하고 있다. 열악한 공관 인력 사정 탓이다. # 공관당 경찰 직원 1.2명꼴… 서비스 열악 다만 사건사고가 빈발하거나 미국, 일본처럼 교민 수가 많은 지역의 55개 공관에는 경찰 직원 65명이 영사 업무를 전담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공관당 1.2명꼴로 질 높은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외국민 보호에 적지 않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방미 기간 중 재미 교포 간담회를 열어 적극적인 교민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과 교포들의 안전으로 재외국민보호법을 만들고 지원 조직을 확대하겠다”면서 “테러·범죄·재난으로부터 여러분을 안전하게 지키고 통역이나 수감자 지원 법률 서비스를 위해 영사 인력을 확충하며 전자행정으로 영사 서비스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조직이나 인력 확대를 포함해 재외국민보호법 제정은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라 빠른 시일 내 실현될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북송 탈북자 5명 자살… 中 사드보복 차원 단속 강화했나

    한국행 결심 가족 5명도 선양서 잡혀 北 압송 도중 장래 비관 음독 자살 최근 한국행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북한 노동당 지방 간부의 일가족 5명이 ‘강제 북송’ 위기에 처하자 집단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한 북송 조치가 강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23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탈북자 일가족이 며칠 전 한국행을 결심하고 제3국으로 가기 위해 중국 선양에 머물던 중 공안당국의 급습으로 붙잡혔다”면서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고 강제 북송 위기에 처하자 이를 비관해 음독 자살했다”고 밝혔다. 안 소장에 따르면 자살한 일가족은 북한에서 노동당 산하 지방기관의 간부로 일하던 50대 남성과 그의 부인, 3남매 등 모두 5명으로 이달초 강을 건너 탈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탈북자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 압송되면 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는 등 가혹한 처벌을 받는데 이런 압박감이 극단적 선택의 배경일 것이라고 안 소장은 설명했다. 이 같은 사건은 이들을 안내하다 함께 체포된 한족 브로커에 의해 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북한을 떠날 때부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청산가리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제3국으로 향하던 탈북민 17명이 지난 15일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면서 이들 중 일가족 5명이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이 매체에 “며칠 전 한국행을 위해 중국 지린성 옌지시를 거쳐 제3국으로 향하던 탈북자 일가족이 공안에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들은 공안에 의해 북한으로 압송되던 도중 모두 자살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들은 다른 일행과 함께 제3국을 거쳐 한국행을 시도하다 그 통로인 윈난성 쿤밍시에서 공안에 체포됐다”면서 “함께 체포된 나머지 탈북자 가족들은 현재까지 해당 지역의 공안 구류장에 갇혀 있으며 살아남은 탈북자들 역시 곧 북한으로 압송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른 조선족 소식통도 “탈북자들이 주로 숨어 사는 동북 3성, 동남아와 연결된 윈난성 등의 열차역 또는 주요 길목을 공안 검열대가 지키고 있다가 탈북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체포하고 있다”면서 조선족들 역시 탈북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중국 당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지난 3월부터 북한 보위성과 중국 공안부가 협동작전을 해서 중국 내에서 탈북자 검거 소탕전을 벌였다”면서 “그게 지금 막바지 결산 단계에 오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노출돼 다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게 아마 정치적으로는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진행된 걸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 공개가 안 돼서 그렇지 더 잡히거나 자살하거나 한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특별히 지금 정세와 관련해서 더 강화된 조치라고 볼 만한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 “(대북) 제재 강화 차원에서 국경 통제를 강화할 수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탈북자 북송은 중국이 전통적으로 해 왔던 방식”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탈북민 관련 사항은 탈북민 신변 안전 및 관련국과의 외교문제 등을 감안해 밝히지 않고 있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북송위기 탈북민 일가족 5명, 중국 선양서 집단자살”

    “북송위기 탈북민 일가족 5명, 중국 선양서 집단자살”

    한국으로 탈북을 시도하다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노동당 지방 간부의 일가족 5명이 최근 집단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강제로 북송될 위기에 몰리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22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탈북자 일가족이 며칠 전 한국행을 결심하고 제3국으로 가기 위해 중국 선양에 머물던 중 공안당국의 급습으로 붙잡혔다”면서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고 강제북송 위기에 처하자 이를 비관해 음독자살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이들의 구체적인 자살 장소와 경위 등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안 소장에 따르면 자살한 일가족은 북한에서 노동당 산하 지방기관의 간부로 일하던 50대 남성과 그의 부인, 3남매 등 모두 5명으로 이들은 북한에서 출발할 때 이미 독약을 소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이 중국에서 북송될 경우 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는 등 가혹한 처벌이 예상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주장했다. 국내의 탈북민 지원단체 관계자도 “중국에서 최근 일가족을 포함해 탈북민 10여명이 선양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탈북민 일가족만 청산가리를 음독해 자살했다는 말을 복수의 중국 지인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이날 제3국으로 향하던 탈북민 17명이 지난 15일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면서 이들 중 일가족 5명이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中과 세계를 향한 외침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中과 세계를 향한 외침

    중국의 인권운동가로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지난 13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반체제 인사로 지목되면서 류샤오보는 여러 차례 수감을 거듭했고, 노벨평화상 수상식장에서도 초상화로만 참여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류샤오보의 사망은 간암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중국은 아내와의 면회도 불허하면서 “사실상 타살”이라는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류샤오보의 위대함은, 대개의 반체제 지식인들이 톈안먼 사태를 기화로 중국을 떠난 데 반해 오히려 중국으로 돌아와 각종 문필활동을 통해 민주화 운동에 전념했다는 사실이다. 그 치열한 기록을 담아낸 책이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인 2011년 1월 출간된 ‘류샤오보 중국을 말하다’이다.책에는 1990년 후반부터 2008년 중국 공산당의 독재 종식과 민주화 요구를 내건 ‘08헌장’(零八憲章) 작성을 주도하기까지 인터넷과 잡지에 기고한 글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비판의 수위가 꽤 높다. 1장 ‘중국의 정치를 말하다’에서 류샤오보는 마오쩌둥부터 후진타오 시대까지, 공산당 독재가 얼마나 큰 모순과 심각성을 내포하는지 가감 없이 지적한다. “기득권 유지에만 집착하는 독재 권력에 어찌 인민을 위한 정치를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중국 공산당은 정권을 잡은 후 지금까지 중국 인민의 삶과 생명을 담보로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일갈은 중국 당국으로 하여금 류샤오보를 인민과 떼어 놓은 빌미가 되기에 충분했다.류샤오보는 책 서두에 “공산당의 이데올로기 주입으로 역사가 단절”되었다면서 “풍족한 물질생활에 도취된 중국 젊은이들은 정부가 떠들어대는 선전에 눈이 멀고 귀가 먹어가는 것도 모른 채 중국 공산당이 역사상 전례 없는 발전을 이뤄냈다고 믿는다”고 강조한다. 벼락부자와 인기스타들이 우상이 되어버린 현실은 결국에는 “중국인들의 패배주의적 사고방식과 냉소주의식 사회 분위기”를 강화한다고 류샤오보는 지적한다. 중국 사회를 향한 절절한 일갈이지만, 이는 신자유주의적 삶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굳어진 전 세계를 향한 외침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사회와 문화를 말하다’라는 제목의 2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양한 문화적 전통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듯 보이지만 오늘의 중국 문화는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게 류샤오보의 생각이다. 그는 중국 학문과 문화의 근간인 공자와 그의 사상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면서도 “태평할 때 세상에 나오고 난세에는 숨는 ‘처세의 대가’이고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라는 말로 공자와 그것을 이용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를 극복해야만 새로운 중국의 미래가 열린다고 강조한다. “국가주의를 위장한 극단적인 민족주의에 편승하려고만 하는 얄팍한 술수”를 걷어내고 “자유사상과 미학적 저항”을 통해 전환기 중국을 이끌어야 한다는 통찰인 셈이다. 책에는 날카로운 비평만 담긴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이여, 나는 당신의 영원한 죄수입니다”라는 아내를 향한 절절한 사랑 고백은 물론 섬세한 감성을 드러낸 시도 여럿 선보인다. 중요한 것은 권력을 향한 강력한 비판과 인민의 삶의 양식 변화에 항상 귀를 기울여 온 류샤오보의 통찰을 만날 수 있어 유용하다는 점이다. 류샤오보 없는 중국 권력은 여전히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거듭할 것이다. 경제적 측면만 부각된 숱한 중국 관련 서적들도 유용할 테지만, 이념으로 점철된 중국의 이면이 궁금하다면 ‘류샤오보 중국을 말하다’도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류샤오보 역시 비판을 받을 대목이 없진 않지만, 한 사람이 때론 태산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미국 전역 뒤흔든 OJ 심슨 가석방 확정…올 10월 1일 풀려난다

    미국 전역 뒤흔든 OJ 심슨 가석방 확정…올 10월 1일 풀려난다

    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 평결을 받았다가 다시 강도·납치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고 9년 간 복역한 O.J.심슨(70)이 오는 10월 풀려난다. 미국 네바다주 가석방심의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심의위원 4명 전원 만장일치 결정으로 심슨의 가석방을 확정했다. 이 결정으로 심슨은 수감 중인 네바다주 러브록 교정센터에서 오는 10월 1일 풀려나게 된다. 가석방심의위원회와 러브록 교정센터를 화상 중계 장치로 연결해 진행된 이날 심리에서 약 30분 간의 숙고 후에 가석방 결정이 내려지자 심슨은 고개를 떨어트렸다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ABC와 NBC, CNN, 폭스뉴스, MSNBC, HLN, ESPN 등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이날 가석방 결정 여부를 위한 심리를 생중계로 보도했다. 심슨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심리에 출석한 동생 셜리 베이커와 딸 아넬 심슨은 울부짖으며 껴안았다. 심슨은 가석방 이후 플로리다에서 생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슨은 최후진술에서 “지난 9년 간 아무 것도 변명하지 않고 지냈다. 난 이제 범죄를 저지를 의도도 없고 그저 가족과 친구들의 곁에 돌아가고 싶을 뿐”라고 말했다.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던 ‘O.J. 심슨 사건’의 장본인인 심슨은 1994년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연인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판결을 받았다. 미국 내 형사재판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로 꼽히는 이 사건은 엄격한 증거주의 판단에 관한 광범위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미국 범죄사에서 대표적인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후 심슨은 2007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이듬해 최고 33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9년간 가석방 금지 처분과 2017년까지 연속적인 의무 복역 판결을 함께 받았다. 이후 심슨의 형은 감형됐으며, 형기는 2022년 9월 29일까지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류샤오보와 류샤/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류샤오보와 류샤/이순녀 논설위원

    “그대 멀고 먼 길을 걸어가야/겨울의 철문 앞에 도달할 수 있다/그렇게 작은 발이 그렇게 먼 길을 걸어가서/그렇게 차가운 발이 그렇게 차가운 철문에 닿는 건/오직 한 번이라도 이 죄수를 만나기 위함이다”(류샤오보 ‘그렇게 작고 그렇게 차가운 발’ 중)지난 13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는 노동교화소에 갇혀 있던 1996년 시인이자 화가,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류샤(劉霞)와 옥중 결혼했다. 사회질서 교란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이었다. 류샤오보는 재혼이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이후 감옥을 수시로 드나들자 첫 번째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떠났다. 민주화 동지에서 부부가 된 류샤오보와 류샤는 창살을 사이에 둔 채 서로를 향한 절절한 사랑을 시에 담아 전했다. 류샤오보가 석방된 이듬해인 2000년 홍콩에서 이들의 시집이 출간됐다. 국내에선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직후인 2011년 류샤오보의 시만 번역해 ‘내 사랑 샤에게’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2008년 류샤오보가 공산당 일당 체제 종식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을 주도하다가 중국 당국에 체포돼 11년형을 선고받으면서 부부의 삶은 소용돌이쳤다. 류샤는 투사가 됐다. 트위터로 외부에 남편의 수감 생활을 알리고, 중국의 인권 실태를 폭로했다. 당국에 대한 항의로 삭발도 했다. 하지만 오랜 가택연금 탓에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안타까운 얘기도 전해졌다. 지난 5월 말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가석방되면서 부부는 재회했다. 뼈만 남은 앙상한 체구의 남편, 짧은 머리의 가녀린 아내. 남매처럼 닮은 둘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예감하며 서로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을 생각했다. 다른 반체제 인사들과 달리 줄곧 망명을 거부하던 류샤오보는 류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죽기 직전까지 해외 치료를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남편의 유해라도 집으로 가져가길 바랐던 류샤의 간절한 희망도 물거품이 됐다. 국제사회는 이제 “류샤마저 잃을 수 없다”며 해외로 이주할 수 있는 자유를 줄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이마저도 외면하고 있다. 류샤에게 남긴 “잘 사시오”라는 류샤오보의 유언이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아마도, 그대의 죄수가 되어/영원히 태양을 못 볼 수도 있지만/나는 암흑이/나의 숙명임을 믿는다/오직 그대의 몸 속에서만/모든 것이 편안하다”(류샤오보 ‘나는 그대의 종신죄수’ 중)
  • ‘그것이 알고싶다’가 전하는 웜비어 사망의 진실…호텔에서는 무슨 일이

    ‘그것이 알고싶다’가 전하는 웜비어 사망의 진실…호텔에서는 무슨 일이

    15일 밤에 방송되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난 오토 웜비어(22)의 사망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들을 파헤친다. 미국 대학생인 웜비어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혼수상태로 고향에 돌아왔지만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에 사망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을 통해 웜비어가 약 1년 5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북한에 억류된 이유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의문들, 그리고 북한에 억류된 사람들이 겪는 일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웜비어의 경우 2015년 12월 말 중국에 있는 한 북한전문여행사를 통해 4박 5일 일정으로 새해맞이 관광을 떠났다. 지난해 1월 2일 귀국 예정이었던 웜비어는 귀국일 하루 전에 묵었던 평양의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떼어내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웜비어에게는 국가전복음모죄가 적용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이 같은 해 3월 선고됐다. 하지만 일본 교도통신은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의 말을 인용해 “웜비어가 출국 예정일 호텔 방에서 짐을 정리하면서 구두를 노동신문에 쌌는데, 여기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고 지난달 보도한 적이 있다. 웜비어는 지난해 2월 말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계획적으로 범죄를 준비했습니다. 감리교회로부터 임무를 받았고, Z소사이어티가 배후에서 조종했습니다”라면서 “미국 정부는 CIA(중앙정보국)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묵인했습니다”라고 시인한 적이 있다. 그런데 웜비어의 가까운 지인들은 물론 그를 잘 몰랐던 사람들조차 그의 기자회견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작진이 만난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부소장은 “웜비어가 기자회견 당시 매우 특이한 말을 했다. ‘제 목숨을 구해주세요’라는 말인데 영어로는 아주 어색한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즉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웜비어가 자백을 강요받았을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웜비어가 붙잡혔던 장소인 양각도 호텔에 대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만난 한 미국인 북한 여행객은 “양각도 호텔은 엘리베이터에 5층이 없다. 직원전용구역이라고 하는데, 매우 음침하고 어두운 곳이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북한에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10명의 억류자들이 있다. 한국인 6명, 그리고 한국계 외국인 4명. 간첩죄, 국가전복음모죄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 혹은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생사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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