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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중국] 아들이 설날 데려온 여친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사기범

    [여기는 중국] 아들이 설날 데려온 여친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사기범

    중국 광둥성 서남부에 위치한 마오밍시(茂名市)에 거주하는 60대 소 씨 부부는 최근 아들과 함께 고향을 찾은 20대 여성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깜짝놀랐다. 춘제(春节) 기간 동안 고향을 찾은 부부의 아들은 결혼할 사이라며 한 여성을 소개했다. 아들이 소개한 여성은 올해 24세의 대학교 3년생 류 양으로 노부부는 큰 눈의 앳된 얼굴을 가진 류 양이 마음에 들었다고 털어놨다. 부부는 곧장 아들과 류 양이 춘제 기간 동안 편안하게 거처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정돈된 방과 음식 등을 장만해 대접했다. 문제는 아들과 류 양이 고향을 찾은 이튿날 발생했다. 저녁 식사 후 소 씨 부부와 아들, 류 양 등 4명은 TV에서 방영되는 명절 프로그램 ‘판쟈제무(反诈节目)’를 시청하던 중 류 양의 사진이 게재된 방송을 시청하게 된 것. 해당 방송은 앞서 중국 각 지역에서 발생, 해결하지 못한 미제 사건을 춘제 기간 동안 특집으로 방영한 프로그램이었다. 방송 내용에 따르면 아들과 함께 찾아온 류 양은 지난 2017년 9월 허난성(河南省) 신야현(新野) 농촌에 거주하는 농민을 대상으로 약 1만 위안(약 165만 원)의 사기 행각을 벌인 보이스피싱 사기범이었다. 특히 방송에 출연한 사건 담당 공안 관계자는 류 양을 가리켜 ‘주도 면밀한 보이스 피싱 사기범’으로 지칭, 가난한 농가를 중심으로 가족을 사칭하는 방식을 통해 사기 행각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보이스피싱으로 돈을 갈취한 류 양의 사기 행각은 점차 대범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 씨 부부가 시청한 방송에서는 류 양이 과거 공안국 관계자로 사칭, 평소 안면이 있던 지인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8000위안(약 132만 원)을 편취한 사건도 공개됐다. 이 같은 류 양의 사기 행각에 의해 피해를 입은 보이스 피싱 피해자의 수는 집계된 수만 약 1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방송을 시청한 노부부는 곧장 인근에 거주하는 공안국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실토했다. 지역 공안국 관계자는 이후 노부부의 집을 방문, 류 양에게 ‘자수’할 것을 권고했다. 또, 공안국 측은 류 양에게 자수할 경우 형 집행 시 참작 사유가 될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양은 소 씨 부부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자수를 결심, 최근 노부부가 거주하는 지역 공안국을 직접 찾아 자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수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류 양은 “지난 1년 동안 도주를 반복하면서 매일 밤 불편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면서 “정부가 예전과 다르게 정보 통신을 남용한 보이스 피싱 사기범 단속을 매우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매일 조마조마하게 사는 것보다 차라리 자수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자수 후 광둥성 공안국에 인계 수감된 류 양에 대해 소 씨 부부는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데스크 시각] 유시민과 노무현/김상연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유시민과 노무현/김상연 정치부장

    얼마 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에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했다는 비화를 밝혀 화제가 됐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의 발언 중 유 이사장이 빠트린 내용이 있다. 2009년 4월 당시 동석자들에 따르면 봉하마을로 찾아온 유 이사장에게 노 전 대통령은 이런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자네가 쓴 항소이유서를 읽고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감동을 받았네. 내가 보기에 자네는 말로써 논란을 일으키는 정치를 하기보다는 좋은 글을 써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을 하는 게 어떨까 하네.” 1985년 유 이사장이 구치소에서 수감 중 쓴 항소이유서에 대해 유 이사장의 누나인 유시춘 EBS 이사장은 “26세의 청년이 참고 문헌 하나 없이 쓴 글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미문”이라고 했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문장으로 끝나는 이 글은 당시 운동권 학생들의 ‘필독서’로 경찰이 가방을 뒤져 항소이유서 사본이 나오면 바로 연행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유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의 충고를 들었을 때는 정치인으로서 한창 나이인 50세였다. 정치하지 말라는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유 이사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그때 대통령님 말씀을 들을걸”이라며 후회를 내비쳤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정치 입문을 권했다. 모든 것을 쏟는 ‘열정’을 높이 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 시절 치아가 다 빠질 정도로 과로하자 노 전 대통령이 강제로 휴가를 보낸 일도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 역시 당시엔 노 전 대통령의 권유를 접수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이 운명을 바꾼다. 문 대통령은 정치에 뛰어들었고 대통령이 됐다. 유 이사장은 2013년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업작가로 전직(轉職)한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과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인생을 바꾼 셈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충고는 이미 정해진 운명을 알려 준 예언일까, 아니면 노 전 대통령의 권유를 뒤늦게 따르다 보니 운명이 된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도 전에 운명은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설이다. 유 이사장은 부인한다.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선관위에 요청할 정도다. 하지만 정치를 안 하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번복했던 정치인들을 숱하게 학습한 국민들은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 것 같다. 만약 유 이사장이 다시 정치를 한다면 운명을 거스르는 것일까, 제 운명을 찾아가는 것일까. 나처럼 예지력이 없는 범부는 잘 모르겠다. 대신 여러 베스트셀러를 쓴 김영하 작가의 개인적 스토리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김 작가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가 고민돼 한 젊은 역술인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 역술인은 김 작가의 사주와 관상을 보더니 “글과 말을 써서 먹고살 운명”이라고 했다. 김 작가가 “혁명가가 되고 싶다”고 하자 역술인은 만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운명은 앞에서 날아오는 돌이고 숙명은 뒤에서 날아오는 돌입니다. 앞에서 날아오는 돌을 피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힘이 듭니다.” 운명론 따위를 믿으라고 이 일화를 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김 작가는 운명을 자기실현적 암시로 소화했다고 한다. 그 역술인의 말을 ‘앞에서 날아오는 돌’이라고 여기고 피하지 않고 맞았다는 것이다. carlos@seoul.co.kr
  • 움켜 쥔 시신의 손엔 독립선언서… 아우내 만세운동 ‘진짜 주역’

    움켜 쥔 시신의 손엔 독립선언서… 아우내 만세운동 ‘진짜 주역’

    옥중 투쟁을 하다 잔혹한 고문을 받고 순국한 유관순 열사가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 열사가 1919년 4월 1일 충남 천안 아우내장터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의 주역이었음도 분명하다. 유관순은 3·1운동과 동일시되고 있고 항일의 표상이다. 그러나 유독 유 열사만 부각된 데는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연구 논문이 여러 편 있다. 친일·우익 인사들이 광복 직후 자신들의 과거를 정화하여 정치적·도덕적 권위를 찾으려고 열사를 ‘한국의 잔다르크’로 형상화했다는 것이다. 유관순의 항거는 이화여중 동문 박인덕과 교장 신봉조 등이 기념사업회를 발기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일제에 저항했다가 친일로 돌아선 인물로 광복이 되자 자신들의 행적을 덮으려고 유관순을 이용했다고 한다. 또 하나는 우익 인사들의 유관순 기념사업이다. 미 군정하인 1947년 9월 결성된 유관순기념사업회는유관순 기념비, 영화를 만들고 ‘조선의 잔다르크’라는 제목의 전기를 간행했다(정상우, ‘3·1운동의 표상 유관순의 발굴’).그중에는 유관순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을 맡은 조병옥이 있다. 조병옥은 광주학생운동 배후 조종 혐의로 3년 동안 복역해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이기도 하지만 친일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조병옥은 유관순과 두 집 건너 살던 이웃으로 그의 아버지 조인원도 아우내 만세 시위를 주도했다. 대한민국 정부 경무부장이던 조병옥은 정부의 정통성을 찾는 방편으로 유관순을 한국의 잔다르크, 해방의 여전사로 부각시켰다(전해주, ‘성공회 병천교회의 3·1 아우네 만세운동에 대한 기여’). 이런 연유로 아우내장터 시위를 주도한 다른 인물들의 공적은 거의 파묻혔다. 실제 주동자로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김구응 의사(義士)도 그런 사람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된 신한민보는 아우내 만세운동을 유관순이 아닌 김구응, 박종만이 주도했음을 밝히고 특히 모친까지 학살당한 김 의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천안군 병천시(川市·아우내장터)에서 의사 김구응이 남녀 6천4백인을 소집하야 독립을 선언할 새 일경이 아민(我民)의 기수(旗手)를 자(刺)코져 하거늘 기수는 적수(赤手)로 검도(劍刀)를 집(執)하니 유혈이 임리(淋·뚝뚝 흘러 흥건하게 떨어짐)할 시에…” 김병조 선생이 쓴 ‘한국독립운동사략’에 이렇게 씌어 있다. 박은식 선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도 거의 똑같이 서술하면서 주모자를 김구응이라고 했다.김 의사는 임진왜란 진주대첩의 명장 김시민 장군의 12대손으로 1887년 7월 27일 천안 병천면 가전리 99번지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한학을 깨우친 의사는 청신의숙, 장명학교를 거쳐 병천 진명학교 훈도(교사)로 일하며 제자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시켰다. 유관순의 오빠 유관옥과 조인원의 아들 조만형은 그의 제자였다.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충청 지역에서도 만세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김 의사는 서울 이화학당에 다니다 3월 13일 고향 병천에 내려온 유관순과 유관순의 아버지 유중권, 조인원 등과 만세운동을 벌일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유관순과 지역의 학생, 교인들은 진명학교와 교회 등에서 밤낮으로 태극기를 만들었다. 일본 관헌의 눈을 피하기 위해 나이 어린 유관순에게 최일선 연락 책임을 맡긴 것도 김 의사였다. 그는 천안 동부 6개 면과 오창, 청주, 진천, 연기 등 각지와 비밀 연락망을 짜고 봉화 신호에 맞추어 일제히 총궐기하도록 밀령을 전달했다. 유관순이 연락과 봉화 책임자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의사는 전체 계획을 짠 리더였다. 조인원은 현장에서 군중을 이끈 행동대장 격이었다. 김 의사의 어머니 최정철 여사도 장년층과 노년층을 설득하고 부녀자를 동원하는 역할을 했다. 1919년 3월 그믐날 밤 유관순은 매봉산에 올라 봉화를 올렸다. 이를 필두로 천안 주변의 총 24개 봉우리에서 봉화가 타올랐다. 거사 일로 정한 4월 1일 아침 아우내장터에는 전날 밤 타오른 횃불을 보고 장꾼을 가장한 군중 3000여명이 모여들었다. 군중은 점점 불어나 오후 1시가 넘어가면서 6000명을 넘어섰다. 김 의사는 두루마리로 된 독립선언문을 펴 낭독했고 유관순은 대한독립만세를 선창했다. 불과 50보 거리의 지척에 헌병주재소가 있었다. 만세운동은 극히 평화적이었다. 군중이 점점 늘어나고 만세 소리는 천지를 진동할 정도로 커졌다. 오후 2시쯤 천안헌병분대에서 헌병들이 트럭을 타고 도착했다. 헌병들은 군중을 향해 총을 쏘고 칼을 휘둘렀다. 유중권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사망했다. 발포에 놀라 군중은 일단 흩어졌지만, 오후 4시쯤 발포와 살인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져 1500여명이 주재소로 몰려갔다. 김 의사는 독립선언문을 말아 들고 대열의 선두에 섰다. 헌병들은 깃발을 들고 있던 기수를 칼로 찌르려 했고 기수가 맨손으로 칼을 잡자 그대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의사는 그들의 잔인무도함을 비난하며 꾸짖었다. 황망한 중에도 정연한 논리로 대응했다. 일본 헌병은 논리에서 밀리자 김 의사를 총으로 쏴 쓰러뜨리고는 총검으로 머리를 짓이겼다. 의사는 시신이 되어서도 독립선언서를 손에 말아 쥐고 있었다. 오후 6시쯤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아들이 참살당한 말을 들은 의사의 어머니 최 여사가 달려왔다. 여사는 헌병의 멱살을 잡아채며 “이놈들아, 내 자식이 무슨 죄가 있느냐. 내 나라 독립을 찾겠다고 만세를 부르는 것도 죄가 되느냐”고 울부짖었다. 그러자 헌병은 사정없이 총을 쏘아 즉사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총검으로 마구 찔렀다. 김 의사의 나이 32세, 최 여사의 나이 66세였다. 아우내장터 시위로 김 의사 등 19명이 죽고 적어도 30명 이상이 크게 다쳤다. 가족들은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병천면 가전리 뒷산에 의사의 시신을 묻었다. 김 의사의 사후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선생의 손자 김운식(70)씨에게 들은 가족사는 비극적이다. 김 의사는 아들 셋을 뒀는데 맏아들이 열 살이었다. 살길이 막막해지자 김 의사의 부인, 즉 김씨의 할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 안성 친정으로 갔다고 한다. 의사의 맏아들은 그 후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돌아와 인천에서 조선기계제작소라는 작은 공장에 취업했다. 광복 후에는 좌익 활동을 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친일파들은 위세를 떨치고 김원봉 같은 독립운동가는 도리어 빨갱이로 내몰리는 현실에 대한 저항감에 좌익 사상에 빠졌다”고 말했다. 맏아들은 6·25가 터진 후 공장 인민위원장이 됐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공산주의와는 다르다고 판단해 9·28 수복 후 국군에 자수했다. 자수했지만 방면되지 않고 인천감옥에 수감됐다. 몇 달 뒤 1·4후퇴 때 국군이 후퇴하면서 인천감옥의 좌익사범들을 총살했는데 그때 희생되고 말았다. 시신도 찾지 못했다. 다른 후손들도 천안을 떠나 곳곳을 전전하며 가난에 시달렸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날 아우내장터를 찾았다. 두 개의 내(川)를 아우른다(竝)는 뜻인 아우내를 일본인들이 병천(竝川)이라는 한자어로 지명을 바꿨다. 근처엔 유관순기념관도 있고 해마다 만세운동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만세운동 현장임을 알려주는 표지도 없고 순댓집 간판만 즐비했다. 단지 시장 입구 헌병주재소가 있던 곳엔 ‘아우내독립만세운동기념공원’이 있다. “아우내에는 순대만 있고 역사는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쿠르드 여전사 ‘YPJ’, IS 뿐 아니라 가부장제와도 싸운다

    쿠르드 여전사 ‘YPJ’, IS 뿐 아니라 가부장제와도 싸운다

    쿠르드 여성들이 히잡을 벗고 총을 들었다. 이것은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국가 건립의 염원을 이루려는 몸부림이다. 쿠르드는 이슬람 시아파가 지배하는, 여성을 억압하는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다. 쿠르드족은 또 지난 한 세기 나라를 가져보지 못한 비운의 민족이기도 하다. 쿠르드 여성들은 쿠르드 자치지구를 침범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의 최전선에 서면서 스스로를 증명해냈다. CNN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쿠르드 민병대 전체 병력의 30~40%가 여성”이라고 전했다. 쿠르드족 전체 인구는 약 3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나라가 없다. 쿠르드족은 터키에 1500만명, 시리아에 200만명, 이라크에 500만명, 이란에 800만명이 각각 흩어져 산다. 이라크 쿠르드족은 자치정부를 인정받았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시리아 내전을 틈타 북부 지역에서 사실상 자치를 하고 있다.쿠르드 여전사 가운데 가장 명성이 높은 집단은 시리아 민병대 여성수비대(YPJ)다. 전원이 여성인 YPJ는 2013년 창설 이래 미국이 주도한 국제연합군과 손잡고 IS와 싸웠다. 쿠르드 매체 루다우는 2017년 기준으로 YPJ의 병력이 약 2만 5000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쿠르드 홍보 매체 더쿠르디시 프로젝트는 “쿠르드 여전사들은 IS에게 생포되면 성폭행당하고 죽을 것을 알았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목숨을 끊을 각오를 하고 전장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 보스턴지국 WBUR는 최근 YPJ 전투원 여럿을 인터뷰한 전문가를 인용해 “YPJ는 남녀평등을 열망했다. 이들의 평등 개념은 단순한 이상이나 이념이 아니라 생활이었다”면서 “여성 지휘관이 여성 부대를 지휘했다. 남성 지휘관은 남성 부대를 지휘했다. 그러나 일단 교전이 시작되면 여성 지휘관이 혼성부대를 지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WBUR는 또 “쿠르드 여성들은 전장에서 남성들과 같이 싸웠다”면서 “2015년 쿠르드족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군을 시리아 북부에서 몰아냈을 때 일선 지휘관 7명 중 5명이 여성이었다”고 덧붙였다. 인디펜던트 등은 “YPJ는 IS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IS의 두려움은 그들의 믿음에 기반을 둔 것이기도 하다. IS는 여성에게 살해당하면 지옥에 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YPJ에 대한 IS의 공포는 단순히 ‘미신’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도 입증됐다. 2017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퍼진 한 영상 속에서 YPJ는 용맹함을 증명했다. 당시 IS 대원이 쏜 총탄이 YPJ 저격수 머리 약 10㎝ 지점의 벽에 꽂혔다. 그는 놀라기는커녕 동료들을 향해 웃으며 혀를 내밀었다. 이 영상을 촬영한 쿠르드족 기자는 “시리아 락까에서 저격수들이 교전을 벌이는 중이다. IS가 그녀를 놓친 것을 신께 감사드린다”며 “쿠르드 여성들은 두려움을 모른다”고 논평했다. YPJ는 2014년 이라크 신자르산의 IS 주둔지를 타격해 IS가 성노예 등으로 약탈한 소수민족 야지디족 수천명을 구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IS와의 가장 치열한 전투로 꼽히는 시리아 북부 코바니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YPJ는 2016년 IS가 점령한 시리아 북부 만비즈를 해방시켰으며, 2017년 IS의 시리아 거점 락까 탈환전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YPJ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경시하는 쿠르드족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남성 친족이 여성을 살해하는 ‘명예살인’이 2017년 한 해에만 쿠르드 사회에서 50여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리아 쿠르드 자치정부는 2008년 명예살인을 다른 살인처럼 처벌한다는 법을 제정했지만, 관행은 여전히 공고하다. 대다수의 명예살인이 은폐되거나 자살로 꾸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딜진(21)은 이 체제에 저항하려고 몸소 전쟁터에 나섰다. 그녀는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인 여성해방대(YJA Star) 대원으로 이라크 북부 산악지대에서 게릴라전을 벌여 왔다. 딜진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고향에서는 산책을 하고 싶으면 남자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면서 “여권(女權)을 수호하려고 전투한다. 적(IS)뿐 아니라 가부장제와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역할(전쟁)을 수행해 편견을 깼다. 이것은 평등을 이루려는 투쟁”이라면서 “여성해방부대에 합류한 것은 처음 맛본 자유”라고 털어놓았다. 2015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쿠르드 여전사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진작가 소냐 하마드는 “놀라운 사진들을 찍었다”면서 “쿠르드 여전사들은 남성과 똑같이 보였다. 그들은 항상 총을 들고 있었다. 사진으로 개별적인 여성을 표현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쿠르드 여전사들의 진보적 성향은 터키가 감옥에 수감한 PKK의 이념적 지도자 압둘라 오칼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성이 자유롭지 못한 것은 인류가 자유롭지 못한 것”이라면서 여성 혁명을 주창했다. 이슬람 색채가 강한 쿠르드인들은 여권 신장에는 거부감을 갖고 있다. 쿠르드 여성들의 싸움은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WBUR는 “일부 여성들은 최전방에 서고 싶어 조바심을 낼 정도다. 그들은 전투에 나서려는 의욕이 매우 강하다. 이것이 낭만적으로 묘사되거나 미화돼서는 안 된다. 결국 전쟁이다. 사람들은 죽어간다”면서 “여성들이 민병대에 입대하거나 무기를 들기로 한 것은 그들의 정부가 그들을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르며 스스로 무기를 소지할 필요를 느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최근 쿠르드 여성 정치인 아샤 압둘라 민중동맹당(PYD) 공동의장은 “자유민주주의적 삶의 표식은 바로 자유로운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첫 번째 책임은 모든 자매, 모든 여성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랍 여성들이 우리를 지지하는 이유”라면서 “여성을 중심에 두지 않으면 진정한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성을 포함한 쿠르드족의 미래는 밝지 않다. 지난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군 완료 시점을 4월로 잡았다. 미군이 떠나고 나면 터키가 YPJ 등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 세력 토벌 작전을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 터키는 YPJ 및 쿠르드족 남성이 주축인 인민수비대(YPG)를 쿠르드계 분리독립 테러세력의 분파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터키와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한 이후 YPJ 등 쿠르드 민병대를 보호하는 문제를 놓고 터키와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다할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미군 철수 이후 IS가 다시 준동하거나 시리아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확대될 우려도 제기된다. 시리아 북부에 지배권을 행사하는 것과 관련해 터키는 일단 러시아의 승인은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터키와 러시아는 시리아 북부에 대한 터키의 지배력을 인정하는 ‘만비즈 로드맵’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 위기에 몰린 쿠르드는 한때 총을 겨눴던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에 손을 내밀었다. WSJ는 지난 8일 YPJ를 포함한 쿠르드족 및 아랍국 연합군인 ‘시리아민주군’(SDF)이 알아사드 정권의 원유 중개업체 ‘콰티르지그룹’에 원유를 넘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SDF는 지난 9일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주의 IS의 최후 점령지 바구즈에서 IS 잔당을 몰아내는 전투를 시작했다. 바구즈에는 IS 전투원 최대 600명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기소…전직 대법원장 최초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기소…전직 대법원장 최초

    지난해 6월부터 사법농단 수사를 진행해온 검찰이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했다. 수사를 시작한 후 8개월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부 71년 역사에서 첫 대법원장 피의자에 이어 첫 대법원장 피고인으로 남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공무상 비밀누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기소했다. 대부분 양 전 대법원장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혀 있던 혐의다. 세부 범죄사실은 47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4일 구속 수감된 양 전 대법원장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 소명되고, 사안 중대하다”면서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 주요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밖에도 서기호 국회의원의 재임용 소송, 헌법재판소의 비정규직노조 업무방해 사건,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등도 있다.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 대해 문책성 인사조치를 단행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날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판사 블랙리스트 혐의에 대해서는 앞서 두차례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추가로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선고가 나올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 상임위원,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를 마무리짓고 재판거래를 청탁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가능 여부한 지 법리검토할 방침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자치광장]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자치광장]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1919년 3월 1일 함성이 울려 퍼지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탄생한 지 한 세기가 흘렀다. 100년 전 그날 서대문형무소에는 3000여명의 3·1운동 참여자들이 수감돼 옥고를 치르면서도 독립의 열망을 멈추지 않았다. 3·1운동은 유례없는 대규모 평화시위였다. 당시 인구 1750만명 중 200여만명이 전국 각지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는데, 세계 혁명사에서도 전체인구의 10% 이상이 시위에 참여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당시 검거된 사람들은 조사에서 “내가 만세를 부르면 독립할 수 있다고 해서 불렀다”고 답했다고 한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 100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역사를 제대로 평가해야 할 때다. 독립운동가 개개인에 대한 평가도 다시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서대문구는 매년 광복절마다 잊혀진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직접 모셔 풋프린팅을 하며 업적을 기록해왔다. 특히 올해는 100주년을 맞이해 3·1운동으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사람 가운데 수형기록카드가 남아 있는 1000여명의 기록을 모아 ‘서대문형무소 3·1운동 수감자 자료집’을 발간한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는데, 이를 지역별로 분류함으로써 지역단위 3·1운동의 학술적 고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 아직 국가로부터 공훈을 받지 못한 342명을 추가 발굴해 서훈의 기본자료로 활용한다. 자료집은 그동안 조명되지 않은 북한 3·1운동 수감자 230여명도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3·1운동 100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추진하기로 한 만큼, 이들을 새롭게 발굴하고 기념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이후 한 세기가 지난 2019년 한반도는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자유와 평화의 시기를 맞았다. 한마음으로 투쟁한 100년 전 그들처럼 이제 소통과 화합으로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 100년은 바로 100년 전 그날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 한국당 전대 ‘반쪽짜리’ 위기에 朴心 논란까지 불거져 요동

    한국당 전대 ‘반쪽짜리’ 위기에 朴心 논란까지 불거져 요동

    오는 27일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일정 연기를 주장하는 당권주자의 요구를 한국당 선관위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반쪽짜리가 될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박심’(朴心)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요동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롯해 홍준표 전 대표, 정우택, 주호영, 심재철, 안상수 의원 등 6인의 당권주자들은 10일 공동 입장문에서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대는 2주 이상 연기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12일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장소 확보가 문제라면 여의도공원 등 야외라도 무방하다”며 “연기가 결정된 후에는 단 한 번도 거치지 않은 룰 미팅을 열어서 세부적인 내용이 협의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회동에 불참한 홍 전 대표는 공동 입장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반면 김진태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당이 결정한 대로 따를 생각이다. 일부 당권주자의 압박에도 한국당 선관위는 일정대로 진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 선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1야당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 일정이 흥행을 이유로 연기된다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전대 연기 불가를 재확인했다. 선관위는 14일부터 27일까지 14일간의 선거 기간 중 모바일 투표일인 23일 이전까지 총 4차례의 합동연설회를 하고 모두 총 6차례의 TV·유튜브 등 토론회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당권 주자 6명이 한꺼번에 불참하면 당대표 선거는 황 전 총리와 김 의원만 참여하는 반쪽짜리 선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구속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예우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향후 전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황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진박(眞朴)논란에 시련이 닥쳤다고도 하지만 모두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저는 새로운 정치를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전당대회를 겨냥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해도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다”며 “해당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9일 한국당 제주도당 청년위원회 발대식에서 드루킹 사건으로 김경수 경남지사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임기도 못 채울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36년전 강간 미제사건 해결 위해 사망한 용의자 시신 발굴

    36년전 강간 미제사건 해결 위해 사망한 용의자 시신 발굴

    30여 년 전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의 무덤이 파헤쳐 질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에릭 매케너(58)라는 이름의 남성은 22세 때인 1983년과 27세 때인 1988년 여성 2명을 성폭행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에릭의 소변 샘플에서 채취한 DNA가 피해 여성들이 제출한 증거에 담긴 DNA와 일치한다며 그를 기소했고, 결국 에릭은 재판에서 징역 23년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최근 범인으로 지목된 에릭의 여동생인 엘리 휴튼이 이에 반박하고 나섰다. 엘리 휴튼은 당시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자신의 오빠가 아닌,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라고 주장했다. 엘리 휴튼과 용의자 에릭 매케너의 아버지인 토마스 에드워드 매케너는 1993년 4월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람이었다. 경찰과 법원 측은 용의자 여동생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무엇보다도 가족이라면 DNA 검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가족의 동의를 얻어 26년 전 사망한 토마스 에드워드 매케너의 시신을 무덤에서 발굴하기로 결정했다. 감옥에 수감된 에릭 매케너의 아내는 “시아버지의 시신을 발굴해 DNA를 채취하고 이를 피해여성이 제출한 증거와 비교하는 것은 남편의 무죄와 시아버지의 죄를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용의자의 시신을 발굴하고 DNA를 채취하는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리갈하이’ 독설로도 웃기는 진구의 괴태쇼 “웃다 보니 벌써 끝났다”

    ‘리갈하이’ 독설로도 웃기는 진구의 괴태쇼 “웃다 보니 벌써 끝났다”

    JTBC가 포문을 연 코믹 법조 활극 ‘리갈하이’가 “웃다 보니 벌써 끝났다”는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얻었다. 시청률은 전국 3.3%, 수도권 3.7%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지난 8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GnG프로덕션, 이매진 아시아)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의문의 백발노인(동방우)이 오프닝을 장식했다. 그는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는 엄청난 변호사의 존재를 알렸는데, 그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그 선생님이 맡기만 하면 무조건 무죄! 변론을 시작하면 비난은 이해와 용서로 증오는 동정과 자비로 변하지. 의뢰는 이거면 돼, 쩐!” 증거가 너무 확실해 집행유예 정도만 받아도 황송하다는 의뢰인도 새로운 진실을 찾아 무죄로 만들어준다는 것. 뒤이어 각종 요상한 포즈를 취하며 화보 촬영중인 변호사 고태림(진구)이 등장했다. 한 잡지사 악질 사장의 고소건을 해결해주는 대신 화보와 인터뷰를 실어주기로 한 것. 괴물변태, 일명 ‘괴태’라 불리는 그는 확실히 다른 변호사들과 달랐다. 온갖 독설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돈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순한 양이 됐다. 광대한 대륙의 돈을 끌어 모으겠다며 중국 거대 기업인 왕민그룹의 딸 왕려령(차오루)에게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이는가 하면, 거액의 수임료를 지불하는 국회의원 앞에서는 “의정 활동만 열심히 하시라”며 머리를 숙였다. 더군다나 과거가 미스터리한 사무장이자 집사인 구세중(이순재)으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을 관리 받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실력만큼은 확실했다. 증거, 판례, 판사의 성향까지 모든 게 유죄가 확실해 1심에서 엄청난 배상금이 떨어진 ‘쓰레기 국밥’ 재판의 판결을 뒤엎은 것이 그 실례였다. 그에게 패소한 B&G로펌의 시니어 변호사 윤상구(정상훈)가 분노한 것처럼, “쓰레기를 주워다 팔은, 먹을 거로 장난친 놈, 그거 먹은 사람들 식중독으로 죽을 뻔한”, 누가 봐도 파렴치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고태림은 형편이 어려웠던 판사의 과거를 조사해 쓰레기 국밥을 어머니의 사랑으로 포장했고, 결국 재판을 승리로 이끌었다. 초보 변호사 서재인(서은수)이 그를 찾아간 이유도 승소율 100%의 실력 때문이었다. 인턴으로 일하던 법률 사무소의 상사인 변호사에게 성추행을 당해도 함구하는 조건으로 합의해야 했고, ‘알바생 살인사건’의 살인범으로 지목된 초등학교 동창 김병태(유수빈)의 부탁으로 변론을 맡았지만, 결국 징역 10년의 판결을 받았다. 스승인 송교수(김호정)의 말대로, “요즘 친구들 같지 않게 요령도 없고 고지식한” 서재인이 불타는 정의감만으로는 자신도, 친구도 구해내지 못한 것. 항소심을 맡아줄 변호사를 구하던 그때, “괴태 같은 미친놈이 미친 척 달려들면 모를까”라는 윤상구의 말이 서재인을 사로잡았다. 수임료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고태림을 찾아갔고, “성실한 젊은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고 읍소하며, 수임료 할부까지 제안했다. 이에 “외상 사절, 에누리 사절, 카드 사절”이라며 수임료 5억을 외친 고태림. 이어 “꼴같잖은 정의감 남한테 떠넘기던 그대가 변호사라니, 세상 참 말세네”, “다 지가 정의라고 믿는 놈들이 서로 지께 맞다고 우겨대는 아사리판이 바로 법정이라고”, “그대 같은 삐약삐약 병아리 얼치기 변호사가 하나라도 더 늘어나면 그때야말로 이 법조계는 끝이지”라는 온갖 독설이 이어졌다. “정의는 돈으로 사는 거야, 그러니까, 돈을 가져오라구, 돈”이라는 고태림에게 결국 폭발한 서재인. “누가 당신 같은 인간한테 의뢰할까봐, 돈벌레, 인간말종, 괴물, 변태, 사회악”이라고 소리치며 돌아섰다. 하지만 서재인이 김병태를 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유죄를 무죄로 바꿀 수 있는 괴태 뿐. 서재인은 고태림의 마음을 바꾸고 항소심을 맡길 수 있을까. 오만방자한 독설로도 웃기는 독특한 변호사 고태림의 활약으로 유쾌하고 통쾌한 법정극의 포문을 연 ‘리갈하이’ 제2회, 오늘(9일) 토요일 밤 11시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동자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동자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

    지난달 20일 밤 10시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인 우구이쥔(吳貴軍), 노동조직 전문가 장즈루(張治儒), 인권운동가 허위안청(何遠程), 노동자대표 쑹자후이(宋佳慧) 등 4명이 현지 공안(경찰) 당국에 체포됐다. 허난(河南)성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 젠후이(簡輝)도 이들과 함께 체포됐다. 이들은 선전시 바오안((寶安)구의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군중을 모아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노동운동가 린둥(林東)은 광시(廣西)장족자치구에서 검거됐다가 석방된 뒤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이번에 검거된 우구이쥔은 2013년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일어난 노동자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 등으로 13개월 동안 구금됐다. 당시 검찰은 끝내 그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기소를 취하했다. 장즈루와 린둥은 노동운동 지원단체 춘펑(春風)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2014년 광둥성에서 발생한 노동자 파업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구금되기도 했다. 장즈루의 가족은 “공안에서 통보를 받은 이상 변호사를 선임해 그와의 면담을 추진할 것”이라며 “공안 측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그의 구금 기간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이들이 일제히 검거된 것은 지난해 중반 전국적인 크 반향을 일으켰던 선전시의 용접설비 제조업체 자스(佳士)과기공사(JASIC) 노조 사태에 관여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라고 홍콩 명보(明報),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자스과기공사의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부터 노조 결성을 추진했으나 공안 당국의 탄압으로 수십 명이 체포됐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 노동자와 학생 100명 이상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몰려들었다. 더군다나 베이징대 외국어학원 졸업생 웨신(嶽昕) 등을 비롯해 베이징대 의학부 졸업생 구자웨(顧佳悅), 중산(中山)대 석사 천멍위(沈夢雨), 난징(南京)농업대 졸업생 정융밍(鄭永明) 등의 학생 4명은 지난해 8월 당국에 끌려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들 4명의 학생들은 당국에 의해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는 동영상을 찍을 것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노동운동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이 급속한 둔화세를 타면서 노조결성을 비롯해 임금체불 등 근로조건 악화에서 비롯되는 노동관련 시위가 늘면서 이런 움직임이 노사갈등 차원을 넘어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정국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에서 공장 노동자를 비롯해 택시운전사, 건설 인부 등의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홍콩에서 중국 노동인권을 옹호하는 중국노동회보(CLB)는 지난해에 집계된 노동관련 분규 건수가 전년(1200여건)보다 500건 이상이 늘어난 1700여건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분쟁 상당수가 신고되지 않는 데다 중국 당국이 검열까지 강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러난 신고 건수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된다고 CLB는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은 1978년 12월 덩샤오핑(鄧小平) 최고 지도자가 개혁·개방을 천명한 뒤 고도성장에 따른 경제 업적을 앞세워 일당독재의 정당성을 확보해 왔다. 2012년 말 권좌에 오른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경제의 토대를 굴뚝 산업에서 첨단기술 산업으로 탈바꿈하려고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연착륙 기대와 달리 현재 중국 경제는 소비자, 기업의 경제 심리가 급속히 악화하고 주택시장도 불안한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장기화하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쳐 급격한 하향곡선을 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를 기록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이듬해인 1990년(3.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래 감소와 제조업 활동 둔화 등을 지적하며 실제 수치가 훨씬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시 주석은 전통적으로 총리가 관장해온 경제정책도 총괄하고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선 책임론에 휩싸일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결국 노동자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일터에 쏟아부은 ‘피땀’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시각이다. 선전에 있는 전자제품 공장에서 지난해에 시위에 참여한 임금체불 노동자 저우량(40)은 “회사에 건강을 바쳤는데 지금 나는 쌀 한 자루 살 돈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당황한 시진핑 지도부는 새해 들어 반부패 사정작업의 핵심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대해 시 주석에 대한 충성맹세를 하게 했고, 매일 수억 건이 업로드되는 인터넷·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사전 검열도 사실상 의무화했다. 중국 정부가 정치·사회적 불안 요인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체제 안정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권력기관을 직접 동원하고 사이버 공간에 대해서까지 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지난달 22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중앙당교 세미나에 참석해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중앙정부 부장(장관) 인사들에게 ‘중대한 위험’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이 장기집권과 개혁·개방,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장기적이고 복잡한 시련을 맞았고 외부환경도 험난하다”며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서 현재의 주요 위험을 해결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당교 세미나가 예정에 없이 급하게 잡힌 비상회의 성격이었음을 감안하면 경기 둔화가 중국 사회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중국 지도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노동자 3억명 이상이 가입된 친기업 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에 대한 공산당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에게 조언하거나 노조의 단체교섭을 도와주는 노동인권 단체들을 해체했다. 제프리 크로설 CLB 홍보이사는 “중국 지도부가 대규모 시위의 재발을 확실히 막는 데 훨씬 더 엄격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노동관련 시위 때문에 구속된 이들은 150여명에 이른다. 구속된 이들 중에는 교사를 비롯해 택시운전사, 건설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학생들이 포함돼 있다. NYT는 중국 지도부가 노동시위를 잠재적인 정치적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시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젊은 공산주의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노동운동을 훨씬 더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활동가는 중국이 자본주의를 포용해 노동자들을 착취한다며 중국 공산주의 사상의 아버지인 마오쩌둥(毛澤東)이나 칼 마르크스의 이론을 거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계속 이런 상황에 내몰리면 시 주석의 국가 비전인 중국몽(中國夢)과 공산당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디애나 푸 국제정치학 교수는 “교사가 일하길 거부하고 트럭 운전사가 물품 운송을 중단하며 건설 노동자가 인프라 건설을 그만두면 꿈을 좇을 수 없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부패한 관리들이 경영자들과 결탁해 노동자들을 학대한다며 중국 남부 지역에서 독립노조의 조직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바로 진압에 나섰고 관련자 50명 이상이 실종되거나 구속됐다. 푸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마르크시즘을 따르지 않는다고 외쳐대는 것은 중국 정부가 보기에는 자식이 친부모를 공개 비난하는 것과 같다”며 “이는 국가 주도 사회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항이자 거부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순녀의 시시콜콜]옥중 정치와 신(新)북풍

    [이순녀의 시시콜콜]옥중 정치와 신(新)북풍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한 유영하 변호사의 공개 비판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 변호사는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는 최측근이다. 당내 친박 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출마한 황 전 총리나, 초반엔 황 전 총리의 ‘친박 프레임’을 비판했다가 전당 판세가 불리해지자 ‘친박 구애’로 선회한 홍 전 대표로선 그의 발언이 표심에 미칠 여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 변호사는 지난 7일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황 전 총리가 친박이냐 아니냐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수 있다고 본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수인번호가 인터넷에 뜨는 데 그걸 몰랐다고 하는 것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가 지난 달 29일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모른다고 했던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유 변호사는 홍 전 대표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서 ‘말로만 석방을 외치는 친박 세력보다 법률적·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지만 어떤 도움을 줬느냐”며 “여의도로 돌아가면 석방을 위해서 국민저항운동을 하겠다는데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유 변호사의 이같은 발언이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유 변호사 스스로가 “박 전 대통령이 한국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언급한 적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일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할 때 방송 출연 허락을 받았다고 한 걸로 봐선 모종의 교감이 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일종의 ‘옥중 정치’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이후 지금까지 어떤 정치적 메시지도 내놓은 바가 없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여전히 친박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 간 일부 극렬 지지 세력의 최후의 저항쯤으로 취급받던 친박 프레임은, 이번 전당 대회를 발판 삼아 화려하게 부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 전 대통령이 의도했든 아니든, 특유의 ‘무언의 정치’가 아직도 힘을 발휘하는 한국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경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한국당의 퇴행은 이 뿐만이 아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지난해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진 북·미정상회담은 쓰나미처럼 지방선거를 덮었고, 그렇게 해서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면서 “지방선거 때 신(新)북풍으로 재미를 본 정부·여당이 혹여라도 내년 총선에서도 신 북풍을 계획한다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27∼28일)이 한국당 전당대회(27일)와 겹친 것을 두고, ‘신북풍’이란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을 전적으로 외부 요인 탓으로 덤터기 씌우는 것도 어불성설이지만, ‘북풍’이라는 케케묵은 이념적 용어를 꺼내 든 시대착오적인 판단력도 기가 막힐 따름이다. 리얼미터가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 격차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37.8%, 한국당 지지율은 29.7%로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불과 8.1%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20~30대의 한국당 지지율 상승이다. 지난 주에 비해 20대는 13.1% 포인트, 30대는 5.9%포인트가 올랐다. 한국당이 잘해서라기 보다 민주당이 잘못한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당이 친박 논쟁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신북풍 같은 낡은 이념론을 고수한다면 애써 얻은 청년 세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무덤까지 쫓는다…36년전 강간범 잡으려 ‘용의자 시신’ 발굴

    무덤까지 쫓는다…36년전 강간범 잡으려 ‘용의자 시신’ 발굴

    30여 년 전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의 무덤이 파헤쳐 질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에릭 매케너(58)라는 이름의 남성은 22세 때인 1983년과 27세 때인 1988년 여성 2명을 성폭행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에릭의 소변 샘플에서 채취한 DNA가 피해 여성들이 제출한 증거에 담긴 DNA와 일치한다며 그를 기소했고, 결국 에릭은 재판에서 징역 23년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최근 범인으로 지목된 에릭의 여동생인 엘리 휴튼이 이에 반박하고 나섰다. 엘리 휴튼은 당시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자신의 오빠가 아닌,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라고 주장했다. 엘리 휴튼과 용의자 에릭 매케너의 아버지인 토마스 에드워드 매케너는 1993년 4월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람이었다. 경찰과 법원 측은 용의자 여동생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무엇보다도 가족이라면 DNA 검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가족의 동의를 얻어 26년 전 사망한 토마스 에드워드 매케너의 시신을 무덤에서 발굴하기로 결정했다. 감옥에 수감된 에릭 매케너의 아내는 “시아버지의 시신을 발굴해 DNA를 채취하고 이를 피해여성이 제출한 증거와 비교하는 것은 남편의 무죄와 시아버지의 죄를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용의자의 시신을 발굴하고 DNA를 채취하는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軍 댓글공작 지시 혐의’ 김관진 전 장관에 징역 7년 구형

    ‘軍 댓글공작 지시 혐의’ 김관진 전 장관에 징역 7년 구형

    검찰 “정치적 중립 위반 범행 부하에 지시” 사상 검증한 김 전 장관, 직권남용 혐의도 실형 선고되면 김 전 장관 재차 구속 가능성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여 활동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검찰이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 등 3명의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장관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게는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임 전 실장에 대해서는 벌금 6000만원과 함께 280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장관과 임 전 실장은 2011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사이버사령부 부대원들이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당과 야권 정치인을 비난하는 정치 댓글을 온라인 상에 약 9000회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기획관은 2012년 2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김 전 장관 등의 범행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헌정사에 군이 정치에 관여했던 것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1987년 민주항쟁 후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명문화됐다”면서 “김 전 장관 등은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범행을 부하에게 지시하고, 특정 응시자의 사상 검증을 실시해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장관 측이 종북 세력에 대응한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온라인상에서 대통령 등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북한 사주를 받았거나 추종 세력이 맞는지 엄격하게 규명했어야 함에도 규명이 어렵다는 이유로 자의적 기준으로 종북 세력 행위라 단정했다”면서 “오만하고 고압적인 발상에서 기인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김 전 장관 등의 주장대로 규명이 어렵다면 일반 사회에서 대통령, 정부에 대한 비판 시위도 같은 논리로 얼마든지 군의 개입이 허용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면서 “다시는 국군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확립하는 역사적 선언이 본 사건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6월 사이버사령부 군무원을 새로 채용할 당시 정치 성향을 검증하고, 호남 지역 출신을 배제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받고 있다. 임 전 실장은 2011년 7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사이버사령부 측으로부터 28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재판부가 검찰의 구형을 받아들여 실형을 선고하면 불구속 재판을 받아온 김 전 장관은 다시 구속될 전망이다. 김 전 장관은 2017년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됐지만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났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오세훈 “박근혜 극복해야 보수 부활”… 朴, 황교안 면회 거절

    오세훈 “박근혜 극복해야 보수 부활”… 朴, 황교안 면회 거절

    吳, 한국당 2·27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 黃·洪과 차별성 강조…비박 지지 노려 “국민적 심판 탄핵을 더는 부정 말아야” 보수진영 잠룡 ‘빅3’ 포함 대선 전초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한국당 전대는 야권 대선주자인 오 전 시장,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빅3’를 포함해 모두 8명이 나서는 대선 전초전이 됐다. 오 전 시장은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고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로 분류되는 황 전 총리,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한 홍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비박계의 지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 전 시장은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당에 덧씌워진 ‘친박 정당’이라는 굴레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 일가가 뇌물수수 의혹을 받자 스스로 ‘나를 버리라’고 했는데 그런 결기가 없었다면 폐족으로 불렸던 그들이 지금 집권할 수 있었겠나”면서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할 수 있어야 보수정치는 부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에 (박 전 대통령 사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홍 전 대표가 자신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홍 전 대표의 정치적 감각에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 그건 무책임한 발언으로 생각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황 전 총리에 대해서는 “한 번도 검증된 적이 없는 만큼 불안요소가 있지 않나 추측할 수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언젠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만나고 싶다는 뜻을 교도소 측에 전해왔지만 대통령께서 거절했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당시 거절하신 이유에 대해 말했지만, 이 자리에서 밝히지는 않겠다”고 했다. 현재 유일하게 박 전 대통령을 면회하는 인사인 유 변호사가 방송에 출연한 건 처음이어서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행보인지 주목된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2017년 3월 31일부터 수차례 교도소 측에 대통령의 허리가 안 좋으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7월 21일 책상과 의자가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황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예우해주지 않았다는 얘기다. 유 변호사는 “황 전 총리가 친박이냐는 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거듭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악마’는 태어난다, 사회가 소년을 외면할 때

    ‘악마’는 태어난다, 사회가 소년을 외면할 때

    사악한 소년/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김희주 옮김/클/464쪽/1만 8000원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 ‘악마를 보았다’ 류의 청소년 잔혹 범죄들이 심심찮게 신문 지면을 장식한다. 2012년 여름, 영국의 논픽션 작가 케이트 서머스케일도 우연히 100여년 전 신문에서 한 소년이 저지른 흉악 범죄를 발견한다. 그는 당시 재판 기록과 사건을 다룬 기사들을 탐색하고 소년이 살았던 집을 방문하며 하나하나 행적을 더듬어 나간다.1895년 7월 8일, 이스트런던의 한 주택. 에밀리 쿰스라는 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됐다. 그 집에 살던 13세 로버트와 12세 너새니얼 형제. 경찰이 도착하자 형 로버트는 자신이 어머니를 칼로 찔러 죽였다고 자백한다. 형제는 일주일 넘게 시체를 방에 방치해둔 채 크리켓 경기를 보러 가고, 엄마의 시계를 전당포에 맡겨 받은 돈으로 전에 없이 풍족한 생활을 누렸다. 악마가 나타났을 때 사회가 내비치는 반응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세상은 어머니를 칼로 찔러 죽인 아이의 잔혹성에, 일주일 넘게 시체를 방치한 태연자약함에 아연실색했다. 로버트가 당시 영국 노동자 계급 청소년들의 오락거리였던 싸구려 모험소설 ‘페니 드레드풀’을 즐겨 읽었다는 사실은 곧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주범인 김양이 인육을 먹는 이야기가 나오는 미국 드라마에 심취했었다는 것과도 일견 비슷하다.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 하층 계급의 아이들이 사회 전복을 꿈꾸는 반란군으로 자라날 가능성에, 사회는 두려움을 느낀다.책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 가졌던 노동자 계급 소년의 가족 내 위치에도 주목한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소년에게 제공되는 교육은 극히 제한적인데 반해 일찌감치 노동시장에 투입되는 등 책임은 크다. 가장 많은 돈을 벌어오는 가장이 가장 많은 밥을 먹는 가정 내 현실에 따라 제철소를 고작 2주 다니다 그만 둔 소년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었다.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어머니 에밀리와의 관계다. 두 형제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에밀리가 ‘도끼로 찍어버리겠다’며 너새니얼을 위협하자 로버트가 동생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범죄 원인 규명 못지않게 영국 사회가 소년범에게 제공한 교화도 주목할 만하다. 로버트는 범죄를 저지를 당시 정신이상이 인정돼 정신이상 범죄자 수용소인 브로드부어 병원에 무기한 수감된다. 로버트는 신경쇠약에 시달렸으나, 곧 그곳의 생소함과 친절함으로 마음의 빗장을 풀게 됐다. 로버트는 별 다른 제약 없이 재단 일을 배우고 유능한 크리켓 대표로 뛰었다. 의료진 판단으로 17년 만에 퇴원한 로버트는 이후 호주로 이민 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오랜 세월 금욕하며 규율에 따른 삶을 살았던 로버트는 그래서 군대라는 조직에 최적화된 인간이었다. 그리고 폭행 피해를 입은 소년의 손을 잡아주는 이가 된다. 책은 살인 동기나 정신병원에서의 교화 등에 대해 섣부른 판단 대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그를 위해 많은 문헌들, 로버트와 비슷한 듯 다른 사례들도 친절하게 풀어놓았다. 당대에 쓴 글이 아니라서 더욱 객관적인 자세가 유지되는 듯하다. ‘악마’라는 말로 치부하면 범죄자는 그 시대의 돌연변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된다. 악마를 잉태한 사회와 시대상을 분석하기 위해 작가는 그날의 기온, 해가 뜨고 진 시각까지 확인해 당대의 분위기를 묘사했다. 미국 추리작가 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상 범죄 실화 부문을 수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경수 면회 온 의원들에게 “대통령 잘 지켜달라” 당부

    김경수 면회 온 의원들에게 “대통령 잘 지켜달라” 당부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7일 면회를 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대통령을 잘 지켜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자신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명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이 아직도 의아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김 지사는 7일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 박광온 최고위원,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 기동민 의원 등을 면회한 자리에서 “이런 판결이 날 줄 상상도 못 했다”며 “드루킹 일당의 진술 신빙성에 큰 하자가 있어서 이런 결론이 날 것이라고 나는 물론 변호인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판결 자체가 무리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체로 공감하면서 “변호인과 잘 협의해서 앞으로 있을 2심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차분하게 준비를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기동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김 지사는 윤동주 시집과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두 권의 책을 다시 차분히 펼쳐 들었다”며 “면회를 마치면서 ‘대통령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경남도의 도정공백을 걱정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는 “경남지사에 당선되고 나서 역점을 두어 추진해온 사업들이 있는데, 지금 부지사의 직무대행 체제로는 그 사업들의 책임 있는 추진에 한계가 있다”며 “서부 경남 KTX, 신항만과 신공항 문제가 다 부산과 연결돼 있어 누가 책임 있게 결정하고 추진해야 하는데, 잠시 때를 놓치면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따로 발견된 두 시신, 21년 만에 한인 모자로 밝혀져…백인 남편이 살해

    따로 발견된 두 시신, 21년 만에 한인 모자로 밝혀져…백인 남편이 살해

    1998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각각 발견된 두 시신의 신원이 한인 여성과 그의 아들로 밝혀지면서 21년 만에 진범이 드러났다. 백인 남편이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다른 친척들은 이들 모자가 한국으로 돌아간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지역 신문들은 6일(현지시간) 경찰이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해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1998년 5월 1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북쪽의 스파튼버그 카운티에서 아시아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넉달 뒤인 9월 25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미베인의 고속도로변에서 남자아이의 시신을 발견했다. 여성의 시신에서는 묶인 흔적이 나왔고, 사인은 호흡 부족이었다. 남자아이의 시신은 백골화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됐고,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들이 모자 관계라는 것도 당연히 알지 못했다. 20년이 흐른 지난해 말 경찰관 팀 혼은 최신 유전자 분석 기법을 활용해 남자아이의 신원을 밝혀냈다. 이 아이는 1988년 백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 조모씨 사이에서 태어난 로버트 바비 아담 휘트였다. 1998년 남자아이 사건을 맡았던 혼은 “장기미제 사건 서류가 든 박스를 항상 책상 아래에 두었다”면서 “내가 움직일 때마다 발이 상자에 걸렸고, 그래서 신원 미상의 남자아이를 잊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혼은 바비의 친척들로부터 “엄마와 함께 한국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진술을 듣고는 엄마 조씨도 살해당했을 수 있다고 봤다. 다른 미제 사건들의 유전자와 대조 작업을 벌인 결과 같은 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발견됐던 여성의 시신이 조씨임을 알아냈다. 경찰은 1999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무장강도 사건으로 수감돼 교도소 복역 중이던 바비의 아버지를 찾아가 아내와 아들을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그는 이미 수감된 사건으로 2037년까지 가석방 자격이 없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일하게 ‘박근혜’ 지운 오세훈 당대표 출마

    유일하게 ‘박근혜’ 지운 오세훈 당대표 출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와 달리 유력 당권주자 중 유일하게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박근혜 석방 여론의 대척점에 섰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한국당 당사에서 가진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서 “이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며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며 “우리 당에 덧씌워진 ‘친박(친박근혜) 정당’이라는 굴레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 일가가 뇌물 수수 의혹을 받자 스스로 ‘나를 버리라’고 했다. 그런 결기가 없었다면 폐족으로 불렸던 그들이 지금 집권할 수 있었겠나”라며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할 수 있어야 보수정치는 부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냐, 아니냐’의 논쟁으로 다음 총선을 치르기를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그런 프레임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총선은 참패”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 전대 국면에 먼저 (사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감옥에 두는 시간이 길어져서는 안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사면·복권은 국민적 화두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국민 의견이 적지 않다”고 밝힌 황 전 총리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그분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슴팍에는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가 새겨져 있다”며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쉬지 않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된 상황에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조직 전체가 개혁보수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민들 앞에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보수임을 말할 수 있도록 당 체질부터 강화하겠다”고 전제한 뒤 “이는 정치 초년생이 할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해서는 “이미 기회를 잡았지만 처참한 패배를 자초한 분에게 다시 맡길 수도 없다”고 했다.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보수우파 중심으로 보면 오른쪽 끝에 황교안 후보가 있다면 왼쪽 끝 중도층에 가장 가까운 곳에 제가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바른미래당에 몇 분 남아있지 않다. 그분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극기 집회 참여자를 배제하는 정당이 될 게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을 존중하면서 (태극기 집회 참여자를) 꾸준히 설득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문재인정부에 실망한 분들을 당연히 품에 안고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현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모든 형태의 현금살포형 복지, 소득계층과 무관하게 똑같은 액수를 현금으로 나눠주는 복지는 최소화해야 한다”며 “상위 10%까지 같은 액수의 아동수당을 나눠주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망국적인 인기 영합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찰, 심석희 성폭행 혐의 조재범 검찰 송치

    경찰, 심석희 성폭행 혐의 조재범 검찰 송치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한 경찰이 7일 조 전 코치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이날 오전 수원지검에 사건을 넘겼다고 밝혔다. 조 전 코치는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심석희 선수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심 선수로부터 조 전 코치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해 50여일간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심 선수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피해 진술과 조 전 코치와 심 선수가 성폭행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심 선수의 동료·지인 등 참고인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조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결론내렸다. 심 선수가 피해를 봤을 당시 심정을 자신만이 알 수 있도록 에둘러 표현해놓은 메모도 주요 증거로 채택했다. 경찰은 이 메모를 토대로 조 전 코치의 범행 일시와 장소 등을 특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인 만큼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피해자 진술, 복원된 대화 내용 등 여러 증거가 조 전 코치가 성폭행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어 혐의 입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전 코치는 그러나 여전히 혐의를 모두 부인해 향후 법정에서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심 선수는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에 제출했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에서는 1년 6개월의 더 무거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8년만에 만난 부녀, 연인사이로 발전해 결혼까지

    18년만에 만난 부녀, 연인사이로 발전해 결혼까지

    미국 네브래스카 주에서 아버지와 딸이 결혼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 피플지는 지난 1일(현지시간) 사만다 커스너(21)와 그녀의 아버지 트래비스 필드그로브(39)가 근친상간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부녀의 첫 만남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은 줄곧 어머니 밑에서 자란 사만다가 18세가 되던 해 아버지의 존재를 물었고 트래비스를 처음 만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만다는 이후 이복언니와 누가 먼저 아버지와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9월 사만다는 결국 아버지 트래비스와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어버렸고, 사만다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만다와 트래비스는 한 달 만에 콜로라도주 애덤스 카운티 법원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기행을 이어갔다. 결혼에는 양측 부모의 이름이 필요했으나 사만다의 출생증명서에 트래비스의 이름이 올라있지 않아 관련 절차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스너의 아버지 필드그로브는 “커스너의 출생증명서에 내가 아버지로 기재돼 있지 않으므로 커스너는 내 딸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1월 두 사람의 친자확인 테스트를 시행했고 그 결과 99.9999% 친자관계임이 입증됐다. 사만다와 트래비는 서로 친자관계임을 알면서도 성관계를 가졌음을 시인했고 결국 체포돼 수감 중이다. 경찰은 이들의 유죄가 확정되면 각각 8년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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