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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군의 날 알몸 반전 시위’ 강의석, 서울대 재입학 신청

    ‘국군의 날 알몸 반전 시위’ 강의석, 서울대 재입학 신청

    철학과 내부 논의로 입학 여부 결정 지난 2008년 국군의 날 기념 퍼레이드 앞에 알몸으로 뛰쳐나와 ‘군대 폐지’ 시위를 벌였던 독립영화 감독 강의석(33)씨가 9년 전 중퇴했던 서울대에 재입학 신청서를 제출했다. 25일 대학 측에 따르면 강의석씨는 이달 중순쯤 서울대 철학과에 재입학 신청을 했다. 강의석씨는 2005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가 2010년 등록을 하지 않아 제적됐다. 서울대 학칙상 미등록 제적의 경우 1회에 한해 재입학 신청을 할 수 있다. 다만 본래 전공 학과였던 법학과가 로스쿨 설립으로 폐지돼 철학과에 입학을 신청했다. 입학 여부는 철학과 내부 논의에 따라 결정된다. 강의석씨는 2004년 개신교계 미션 스쿨이었던 대광고등학교 3학년 재학 당시 학생들이 교내에서 종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하고 1인 시위와 함께 46일간 단식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2008년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와 군대 폐지를 주장하며 건군 60주년 국군의 날 기념 퍼레이드에 알몸 차림으로 뛰어드는 ‘누드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후 2011년 “신념에 따르겠다”면서 병역을 거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정 구속된 강의석씨는 구치소 수감 중 수용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단식을 벌이기도 했다. 2013년 국군의 날에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알몸 시위를 벌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탄 이틀 전 은행 턴 흰수염 강도 돈 뿌리며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 이틀 전 은행 턴 흰수염 강도 돈 뿌리며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 이틀 전 은행을 턴 강도가 돈을 허공에 흩뿌리며 외쳤다. “메리 크리스마스!” 흰 수염을 기른 나이 지긋한 백인 남성이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점심 무렵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아카데미 은행 앞 길거리에서 지나가던 행인들을 향해 돈 세례를 했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목격자 디온 파스칼레는 콜로라도 11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은행을 털고 나오더니 그가 온 사방에 돈을 던지기 시작했다. 가방에서 돈을 꺼내 던지기 시작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더라”고 말했다. 덥수룩한 이 용의자는 근처 스타벅스 커피점을 기웃거리더니 들어가 앉아 체포되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축제처럼 즐거운 반응을 보였던 행인들은 돈을 주워 모아 은행에 돌려줬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은 용의자의 이름이 데이비드 웨인 올리버(65)라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은행 창구 직원에게 옷 안에 총을 숨기고 있다고 위협해 돈을 챙겨 은행을 걸어나와 이같은 짓을 벌였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돈이 강탈됐고 회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리버는 1만 달러 보석과 함께 엘파소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성탄 다음날 첫 재판에 출두하게 된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크리스마스 전쟁/이지운 논설위원

    크리스마스, 우리는 성탄절(聖誕節)이라 한다. 거룩한 존재 또는 거룩한 성인 중 한 분이 태어난 날쯤으로들 받아들일 것이다. 미국에서는 ‘해피 할러데이’로 부르는 이들이 많아졌다. 종교적 색채가 짙다는 생각에서다. 이것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과 맞물려서는 ‘크리스마스 전쟁’(War on Christmas)으로 확대됐다. 비기독교인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논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다만 그 ‘나무’만큼은 아직 ‘할러데이 트리´로 부르자는 주장은 없는 것 같다. ‘추수감사절’(Thanks giving)은 어떻게 이 논란을 비켜갔을까. 혹 추수에 대한 감사를 스스로에게 또는 비구름이나 땅에게 돌리고 있는 이들이 많아서일까? 이런 일에는 우리가 더 유연한 것 같다.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을 기리기 때문 아닐까도 싶다. 불탄일(佛誕日), ‘부처님오신날’이다. 미국식 정치적 올바름으로 하자면, 우리는 숫자를 붙여 해피 할러데이 1이나 2로 기려야 할 일이다. 아직 이런 주장이 없어 다행이다. 특정한 날을 기리는 것은 연원이 있기 마련인데, 이름이 그 연원을 담지 못하면 세월이 지나서는 누구를, 무엇을 기념한 날인지 헷갈릴 수도 있지 않겠나. jj@seoul.co.kr
  • 한 손 없이… 90년 역사 무용단 입성 그녀가 뉴욕의 크리스마스를 바꿨다

    한 손 없이… 90년 역사 무용단 입성 그녀가 뉴욕의 크리스마스를 바꿨다

    한 손이 없는 무용수가 9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미국의 유서 깊은 무용단 단원으로 선발됐다. AP통신은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의 전속 무용단인 ‘로케츠’에 무용수 시드니 메셔(22)가 합류한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케츠는 1925년 창단된 여성 무용단으로, “눈에 보이는 장애를 가진 무용수를 선발한 것은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 희귀 질환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왼쪽 손이 없는 메셔는 어릴 때부터 춤에 재능을 보였다.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다양한 장르의 춤을 배운 그는 공연예술고등학교에 다니며 자연스럽게 무용수의 꿈을 키웠다. 그는 어릴 적 추수감사절 시즌에 TV에서 로케츠의 춤을 보고 이 단체에 매료됐다. 그는 “(로케츠에) 완전히 사로잡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그는 네 번의 오디션 끝에 꿈에 그리던 이 단체의 무대에 함께 설 수 있게 됐다. 로케츠는 매해 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에 선보이는 화려한 군무로 유명하다. 내년 1월 5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크리스마스 공연에서는 메셔를 배려해 안무를 약간 수정할 계획이다. 예컨대 모든 단원이 양손에 종을 잡고 흔드는 안무에서 메셔는 한 손만을 이용해 춤을 춘다. 메셔는 현지 매체 뉴스데이에 “나는 그저 손이 하나인 댄서로 알려지고 싶지 않다”며 “그게 나쁜 일이라서가 아니라 이 자리에 오기까지 엄청나게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로케츠의 캐런 킬러 감독은 메셔에 대해 “대단한 직업 의식을 가졌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무용수”라며 “똑똑하고 의지가 강하며 세부적인 안목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서울대, 조국 직위해제 착수

    서울대, 조국 직위해제 착수

    서울대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직위해제 및 징계절차에 착수한다. 유재수(55·구속 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청와대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직권남용)를 받는 조 전 장관에게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기소를 준비하는 데 따른 조치다. 형사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지면 강의나 연구활동 등 교수로서 일할 수 없다.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조 전 장관은 24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면회했다. 서울대는 검찰로부터 조 전 장관에 대한 기소 사실을 통보받으면 징계 및 직위해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서울대 정관상 총장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교원에 대해 교원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한다. 또 교원 인사 규정에 따라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은 직위해제할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앞서 지난 9일 내년도 1학기에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형사판례 특수연구’를 가르치겠다고 신청했지만 직위해제가 되면 강의를 할 수 없다. 다만 징계 시점은 재판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학교 측은 최종심 결과를 본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조 전 장관은 26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면서 포토라인에 처음 선다. 그는 지난달부터 가족 비리 관련 수사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번, 감찰 무마 수사로 서울동부지검에서 두 차례 각각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단 한 차례도 출석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10월 대검찰청이 도입한 ‘공개소환 전면 폐지’ 조치를 적용받은 첫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도 부인 정 교수처럼 법원에 나갈 때는 카메라 셔터 세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지법은 “비공개 조치를 별도로 하지 않는다”며 “주변 혼란이 우려돼 법정동 출입구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그쪽으로 (조 전 장관을) 들어오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측 역시 “포토라인에 설 것”이라고 짧게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첫 포토라인 서는 조국, 서울대 직위해제도 임박

    첫 포토라인 서는 조국, 서울대 직위해제도 임박

    서울대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조 전 장관에 대한 직위해제와 징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청와대 감찰을 중단시킨 조 전 장관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기소를 준비하는 데 따른 조치다. 형사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지면 강의, 연구활동 등 교수로서 일할 수 없다. 오는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조 전 장관은 24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면회했다. 서울대는 검찰로부터 조 전 장관에 대한 기소 사실을 통보받으면 징계 및 직위해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서울대 정관상 총장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교원을 교원징계위원회에 부쳐 징계의결을 요구해야 한다. 또 교원 인사 규정에 따라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은 직위 해제할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앞서 9일 내년도 1학기에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형사판례 특수연구’를 가르치겠다고 신청했지만 교원징계위에서 정직, 해임, 파면 등 중징계를 받으면 강의를 할 수 없다. 다만 학교 측은 재판 결과를 본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조 전 장관은 26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면서 포토라인에 처음 선다. 지난달부터 가족 비리 관련 수사로 서울중앙지검에 3번, 감찰 무마 수사로 서울동부지검에 2차례 각각 출석한 조 전 장관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대검찰청이 처음 시행한 ‘공개소환 전면폐지’ 조치 적용을 받은 첫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도 부인 정 교수처럼 법원에 나갈 때는 카메라 셔터 세례를 피할 수 없다. 서울동부지법 측은 “비공개 조치를 별도로 하지 않는다”며 “주변 혼란이 우려돼 법정동 출입구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그쪽으로 (조 전 장관을) 들어오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측 역시 “(조 전 장관이) 포토라인에 설 것”이라고 짧게 밝혔다. 조 전 장관은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부인 정 교수를 면회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마크롱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이경주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마크롱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이경주 국제부 차장

    국제사회 반트럼프 진영의 선봉장 격으로 주가를 올리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요즘은 ‘뚝심 정책’으로 빛을 보고 있다. 그는 취임 후 근로자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노동 개혁, 부유세 폐지, 유류세 인상, 법인세 인하 등 소위 인기 없는 정책을 이어 갔다. 요즘은 연금 개시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고 42종류의 연금을 단일화하는 연금 개혁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시위는 일상이 됐다. 지난해 10월 유류세 인상 때 노란조끼가 등장했고, 지금은 연금 개혁 저지 파업이 한창이다. 지지율도 20~30%대에서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인기와 별개로 2016년 10% 수준이던 프랑스 실업률은 8.6%로 떨어졌고,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0.3%)은 독일(-0.2%)을 앞섰다. 본인 연금 3억원까지 포기하며 ‘포퓰리즘’에 맞서는 뚝심으로 ‘유럽의 병자’를 서서히 변모시키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39세로 당선됐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뚝심 개혁은 요원했을지 모른다. 한국 헌법에는 ‘40세’라는 소위 대통령 나이제한이 있으니 말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38세로 당선된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꼽았다. 화석연료를 모두 없애겠다고 공언한 뒤 그간 보여 준 추진력은 인상적이다. 30대인 나이브 부켈레(38)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부패와 전쟁 중이다. 전 대통령들이 줄줄이 횡령 등의 혐의로 수감됐거나 망명 중인 가운데 국민들은 그의 젊은 패기에 기대를 걸었다. 30대 유력 정치인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늘고 있다. 최연소인 산나 마린(34) 핀란드 총리, 저신다 아던(39) 뉴질랜드 총리, 2017년 38세에 임기를 시작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 등이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는 31세에 총리직을 수행했고, 지난 9월 총선에서 승리해 두 번째 총리를 맡는다. 핀란드는 총리와 연정한 정당 대표 4명 중 3명이 30대다. 한국의 20대 국회의원은 당선 평균 나이가 55.5세였고 30대 의원은 단 3명이었다. 청년 양성에 인색한 정치풍토 탓인지, 대통령 40세·국회의원 25세 등 나이제한 탓인지 ‘60대 대통령·총리, 50대 국회의원’은 일종의 공식이다. 물론 연륜은 분명 정치에서 가장 강한 무기 중 하나다. 하지만 청년이 단지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내년 총선의 화두는 청년이라지만, 표심 장악력이 없고 경험이 적어 정치를 모른다는 뒷말이 더 많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청년리더를 찾겠다더니, 요즘 청년들이 특권 없는 국회의원에 매력을 못 느낀단다. 진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삼고초려는커녕 이고초려도 없이 기존 정치문법에 충실한, 정당정치에 순치된 정치꾼들을 밑으로 끌어들이려는 핑계로 쓰려는 것 같다. 청년후보 수 늘리기에만 집중하는 분위기가 그렇다. 청년 정치인이 약한 건 소위 정무적인 싸움이다. 하나 ‘정무 전문가’들의 수싸움에 민생은 실종됐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개정안은 정치거래의 상징이 됐고, 제1야당 당수는 국민이 권리를 부여한 국회를 마비시킬 수 있었던 시위대에 승리라고 외친다. 민생은 숫제 볼모다. 40세인 대통령 나이 제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 등 젊은 정치를 막으려던 것이었다. 경제는 발전했지만 정치 발전은 늦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한 초선 의원은 사석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시대 정치는 미래에 대처하지 못한다.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청년리더와 첨단과학 전문가 등이 절실하다. 적어도 국회 고사를 막으려면.’ kdlrudwn@seoul.co.kr
  • 성탄 카드 펼치니 손글씨로 “상하이 교도소 죄수들인데 도와달라”

    성탄 카드 펼치니 손글씨로 “상하이 교도소 죄수들인데 도와달라”

    “우리는 중국 상하이 칭푸 교도소에 수감된 외국인 죄수들입니다. 우리의 의사와 관계 없이 강제 노역을 하고 있어요. 제발 우리를 도와주세요, 인권 기관에 신고해주세요.”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의 런던 남부 지점에서 1.5파운드를 주고 귀여운 고양이들이 산타 모자를 쓰고 있는 그림이 새겨진 자선 성탄 카드 상자를 구입한 여섯 살 소녀 플로렌스 위디콤이 상자를 열어 카드를 꺼냈는데 그 중 하나에 이런 내용이 적힌 손글씨 편지가 들어 있었다고 일간 선데이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아울러 이 편지를 본 사람은 칭푸 교도소에 수감된 적이 있는 기자 피터 험프리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2014년에 칭푸 교도소에 수감됐던 험프리 기자는 이듬해 석방됐다. 위디콤 가족이 링크드인(Linkedin)을 검색해 험프리 기자에게 연락했고, 험프리는 다른 수감 전력자들과 접촉해 문의하니 지금도 죄수들이 하잘것 없는 것들을 모으거나 포장하는 노역에 동원된다는 말을 들려줬다. 당연히 험프리 기자가 이 기사를 작성했는데 교도소의 검열 강화로 석방 전에 만났던 죄수들과 접촉하던 방법도 모두 끊겼다며 “죄수들은 이제 병속에 메시지를 넣어 보내는 방식처럼 테스코 성탄 카드에 숨기게 됐다”고 말했다.플로렌스는 학교 친구들에게 보낼 성탄 카드에 문구를 적어넣었는데 여섯 번째 카드를 열자 이미 카드에 뭔가가 적혀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아빠 벤은 처음에는 장난인가 싶었는데 찬찬히 생각할수록 이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진지하게 외부에 알리고 싶어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험프리 기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책임이 자신들에게 부여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테스코 대변인은 “우리는 이런 문제가 제기된 데 충격을 받아 즉각 문제의 카드들을 제작한 공장의 카드 제작을 당분간 중단시키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성탄 카드를 인쇄한 곳은 중국 저장성에 있는 윤광 인쇄소이며 실제로 죄수들을 작업에 동원했는지 알아보고 확인되면 공급업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면적인 회계 시스템을 돌려 강제 노역을 통해 이윤을 착취했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달 점검했을 때만 해도 문제의 공장이 죄수들을 노역에 동원하지 말라는 원칙을 어기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다. 또 자선용 성탄 카드를 판매해 해마다 30만 파운드 정도를 영국 심장재단과 UK 암연구, 당뇨병 UK 등에 기탁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른 고객들로부터 성탄 카드 안에 들어 있는 메시지와 관련된 불만이 제기되지도 않았다고 했다. 중국 죄수들이 서구 시장에 내놓는 제품에다 메시지를 몰래 숨겨 내보내는 일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줄리 키스는 핼러윈 장식을 구입했는데 한 죄수가 고문과 박해를 받아 노역에 동원됐다고 털어놓는 편지를 발견한 일이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옛 광주교도소 유골 40구는 왜 유골함 위에 묻혀 있었나…의문 커져

    옛 광주교도소 유골 40구는 왜 유골함 위에 묻혀 있었나…의문 커져

    합동감식반 “5·18 연관성 속단하기 일러”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유골 40여구가 5·18 희생자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유골들이 기존 무연고자 유골함 구조물 위에 비정상적으로 매장돼 있어 의문이 커지고 있다. 22일 합동감식반과 5·18 단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 합장묘 1기에서 80여구의 유골이 발견됐다. 40여구는 땅 속에 매장된 박스형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서, 나머지 40여구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를 덮고 있던 봉분 흙더미 속에서 발견됐다. 41구의 유골이 안치된 것으로 광주교도소에 기록된 합장묘에서 신원 미상의 유골 40여구가 추가로 발견된 셈이다. 일부 5·18단체 관계자들은 5·18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유골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머리에 구멍이 있거나, 크기가 유달리 작은 두개골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흙더미 속 유골 40여구의 정체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 동안 옛 광주교도소는 5·18 희생자를 암매장한 장소로 지목돼 왔다. 이 때문에 유골함 위에 또 다른 유골이 흙더미 속에 매장된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 매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해당 유골들은 봉분에서 깊지 않은 곳에 흩어진 형태로 매장돼 있었다는 점, 묘지가 교도소 안쪽에 있어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장소라는 점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그러나 검경, 군, 의문사조사위 등으로 이뤄진 합동감식반 관계자는 유골의 상태와 매장 형태 등을 고려했을 때 5·18과의 연관성을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이다.우선 봉분의 크기와 유골이 매장된 형태를 보면 시신 상태에서 묻어 유골이 됐다기보다 유골 자체를 묻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합동감식반의 판단이다. 또 흙더미에 묻혀 있던 유골의 상태가 1975년 조성돼 같은 조건으로 묻혀 있던 다른 유골보다 부식이 심한 상태로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1975년 이전에 사망한 사람들의 유골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구멍이 뚫렸거나 크기가 작은 두개골이 발견된 것 역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1971년 북구 문흥동으로 이전하기 전인 동구 ‘동명동 옛 광주교도소’ 당시 수감 중 숨진 4.3사건 희생자의 유골일 가능성이 나온다. 합동감식반 관계자는 “두개골에서 발견된 구멍은 총상 등 외상의 흔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형태”라며 “오랜 세월로 인해 부서진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크기의 두개골에 대해서도 “두개골 크기만으로 성인과 아동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합동감식반은 유전자 검사 등 정밀 감식을 위해 발견된 유골 80여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국과수는 오는 23일 합동조사반, 5·18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감식 기법과 참관 대상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과거 기록이 전산화되기 전 서류상 누락된 무연고 사망자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과거 사망자 현황 등을 재조사할 것을 광주교도소 측에 요청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60대 의사가 30년간 수백명 아동 性학대…프랑스 충격

    60대 의사가 30년간 수백명 아동 性학대…프랑스 충격

    프랑스의 한 60대 외과의사가 30년 동안 어린이 수백명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공영 프랑스TV 등에 따르면 조엘 르 스콰르넥(68·남성)이라는 외과의사는 4명의 어린이를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최근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로리앙의 로렐린 페르피트 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콰르넥의 성범죄 피해자로 파악된 사람이 총 349명으로 대부분 사건 당시 미성년자였다고 밝혔다. 스콰르넥은 30년간 프랑스 서부 지방 병원들에서 외과 의사로 일하면서 환자로 온 어린이 또는 이웃의 아동을 성폭행·추행하는 등 주로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스콰르넥은 이미 2005년 아동 음란물 소지 혐의로 기소돼 징역 4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스콰르넥이 자신의 성범죄 행각을 자세히 묘사한 비밀 일기장을 발견했고, 여기에는 피해자들의 실명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총 229명의 피해자 증언을 확보했고, 이 중 197명이 고발장을 제출했다. 페르피트의 미성년자 성범죄 행각은 프랑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아동 성범죄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재판은 내년 3월 프랑스 샤랑트마리팀 지방의 생트 법원에서 열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은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달 29일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Q. 탈북 시도하다 북송된 사람들 어떻게 되나 “100% 죽었을 것… 한국행 단어 나오면 끝”탈출 못하게 탈북민 손바닥 쇠줄로 뚫어 북송중국인들 잔인함에 질색…이후 철족쇄로 변경탈북민들은 북한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혀 북송될 경우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거나 사형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행으로 추정되거나 한국에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들이 강제 북송될 경우에는 “100%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지성(2016년 탈북)씨는 “한국에 왔다가 돌아가는 건 북한 헌법상 조국반역죄로 사형된다. 본인뿐 아니라 연좌제가 적용돼 다른 가족들이 다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도 “북송됐다가 탈출한 사람들 말로는 구치소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데 엄청 많이 맞았다고 한다”면서 “가부좌를 틀게 한 뒤 움직이지 못하게 해 복사뼈가 다 썩었더라”고 전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는 “중국에 돈 벌러 나왔다가 탈북민들이 북송되는 것을 봤다”면서 “북송되는 중간에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5명의 손바닥 중간을 쇠줄로 뚫어서 꽂은 채 묶여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것을 본 중국인들이 너무 끔찍해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자국에 데려가서 하라’고 할 정도였다”면서 “2010년 이후로는 발목에 무거운 철족쇄를 채우는 걸로 바뀌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귀순 확인되면 가족 트럭에 실려갈 것”베트남 등 동남아, 내몽골 한국 기도 분류“한국서 북송은 재판 없이 즉결 처형될 듯”이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왔다. 2년 전 탈북한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한국에서 귀순의사를 밝혔던 탈북민들은 다 죽게 될 것이라고 탈북민 사회는 보고 있다. 가족들도 트럭에 다 실려갈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한국’, ‘남조선’이라는 단어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씨는 “북한에서는 한국행(남조선)이라고 하면 적과 내통했다는 ‘적선’이라고 해 무조건 정치범이라고 보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 가면 살아서 못 나온다고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탈북 당시 절대 ‘한국행’이란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자료는 다 불태우고 혹시라도 잡히면 고문 받기 전에 죽을 생각으로 면도칼을 입에 물고 내려왔다”고 비장했던 탈북 당시를 회상했다. 탈북 경로에 따라 북한 당국은 한국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될 경우 극단적 처벌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내몽골이나 동남아(베트남, 태국 등)에서 잡히면 한국 기도로 분류돼 엄하게 처벌받는다”면서 “북한은 즉결 처형제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북송됐기 때문에 재판조차 받기 어렵고 재판 없이 사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김정은 정권 들어 더욱 살벌해진 감시강 철조망에 감전용 전기선 설치 특히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 들어서면서 탈북민 감시가 더욱 삼엄해졌다고 탈북민들은 전했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탈북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국 등 국경에 접한 강 주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철조망에 전기 감전을 일으키는 장비가 설치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군에게 탈북민들이 돈을 주면 돈은 챙기고 신병을 넘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함흥에서 아이를 유괴했다가 풀어줬다는 이유로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공개 처형(총살)되는 것을 목격한 강씨는 “이번에 강제북송된 두명은 스스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밝힌데다 한국으로 귀순의사까지 밝혔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반역죄에 해당돼 재판 자격도 없다”면서 “내가 북한에 있을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북한에도 변호사가 있지만 검사의 형량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할 뿐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사형되기까지가 ‘지옥’ “인권유린 참혹”“北사형수, 죽기 직전까지 고문 자행…밥 안줘”“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없다…변호사? 검사편”탈북민들은 사형 과정 자체가 ‘인권유린’이라는 전했다. 북한 수용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탈북민은 “한국은 사형수에게도 인권이 있지만 북한은 어차피 죽일 자라 밥은커녕 두들겨 패서 말도 못할 정도로 초죽음을 만들어 놓은 뒤 확인 사살시키는 정도의 사형을 진행한다”고 잔혹함을 설명했다. 통일연구원의 ‘2019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단순히 한국 녹화물을 시청·유포하거나 한국행을 알선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최고형인 총살에 처해지고 있다. 한 탈북민은 2014년 모녀가 한국행을 기도하다 붙잡히자 모녀를 포함한 일가족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국제연합총회가 1976년 발효한 개인의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국제조약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에 가입돼 있다. 자유권규약(12조 2항)에는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에 어떠한 나라로부터 자유로이 퇴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게 탈북민들의 일관된 증언이다.북한 형법은 탈북 행위를 비법국경출입죄와 조국반역죄로 구분해 처벌하고 있다. 한국행으로 발각돼 북송된 탈북민들에게 적용되는 조국반역죄는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되는 비법국경출입죄와 달리 ‘조국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로 도망쳤거나 투항, 변절, 비밀을 한 조국반역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최소 5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서 최대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들이 탈북을 위해 국경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민보안단속법, 행정처벌법을 통해서도 무보수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처벌하고 있다. 北도 가입한 ‘자유권 규약’에는고문 금지·이동의 자유 명시…현실은 반대김정은, 탈북민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 백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민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돼 2014년 이후부터는 탈북 횟수에 관계 없이 노동교화형이 부과되고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두 차례 탈북했다 처벌을 받은 탈북민 증언을 인용해 설명했다.백서에 따르면 갈수록 탈북민 수가 늘면서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북한 내 수용소가 부족해지자 김정은 정권은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다각도로 강화했다. 2016년 탈북민은 하루에 두세 번씩 전화를 걸어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추궁한다고 증언했고 이러한 박해를 견디다 못해 탈북을 결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백서는 전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인권백서에서 “탈북민 강제송환은 송환 이후 집결소, 구류장, 노동단련대, 교화소에서 조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 규약 7조)와 피구금자의 권리(자유권규약 10조)를 심각하게 침해받는다”면서 “특히 중국 등에서의 한국행 기도나 기독교 접촉은 공개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는데 이는 생명권(자유권규약 6조)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자유권 규약 14조)를 침해한다”고 명시했다. 강제송환 여성에 알몸수색·자궁검사임신한 여성 배 구타 강제낙태·영아살해유엔인권위, 국제형사재판소 北회부 권고 특히 중국에서 임신한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낙태와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 행위 역시 비인도적 취급을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규약 7조)와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자유권규약 9조)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강제송환된 사람들은 다른 수감자들 앞에서 옷을 벗고 알몸 운동과 내부 수색을 받는다. 이는 송환된 사람들이 숨기고 있을지 모를 돈을 몰수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북한은 함경북도 온성군, 평안북도 신의주시, 양강도 혜강시의 국가보위성 구류장에서 알몸수색, 소지품 검사, 에이즈 검사(위생 검사)를 거친 후 수용된다. 북한의 여성권리보장법 제37조는 여성에 대한 신체 수색을 금지하고 있지만 강제송환된 탈북 여성의 경우 알몸수색과 동일 장갑을 이용한 비위생적인 자궁 검사, 발가벗긴 채 앉았다 일어섰다(‘뽐뿌질’)를 100회 이상 반복하는 등 고의적으로 모멸감을 주고 수치스러운 조사를 반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제송환된 임신한 여성은 배를 구타하거나 약물을 주입해 강제낙태시키고 출생 직후 영아를 산모가 보는 앞에서 죽이는 영아 살해 증언들도 수두룩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보고서에서는 이런 수많은 증언들이 기록돼 있다. COI는 “정치범수용소에서 탈북민 등에 대해 고문, 구금, 강제낙태, 성폭력 등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유엔이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했다.유엔총회 올해 北인권결의안 채택한국, 60여 공동제안국서 빠져 유엔총회는 지난 18일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에서 “북한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현재까지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북송된 탈북민 등에 대한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가 나열됐다. 2005년 결의안 채택 이후 15년째로 표결 없이 전원 합의한 것은 2012~2013년, 2016~2018년에 이어 올해로 6번째다. 미국, 일본, 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빠졌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유엔의 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며 인권침해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반(反)북한 적대세력에 의한 정치적 조작물”이라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옛 광주교도소서 신원미상 유골 40여구 발굴... 5·18 연관성 주목(종합)

    옛 광주교도소서 신원미상 유골 40여구 발굴... 5·18 연관성 주목(종합)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법무부가 관리하지 않는 수십여구의 시신이 발굴되면서 5·18 행불자 암매장 여부와 관련성이 있는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오수 법무부 장관 대행은 20일 옛 광주교도소를 찾은 자리에서 부지 내 무연고 묘지 개장 작업 중 “저희가 관리하지 않는 신원미상의 유골 40여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유골이 발굴된 곳은 법무부가 솔로몬로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대상 부지로 무연고 묘지가 일부 포함된 장소다.이 공동묘지 개장 작업은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이뤄졌다. 김오수 장관대행과 문찬석 광주지검장 등 관계자는 이날 현장을 둘러보고 개장 작업과정에서 발굴된 유골 등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무연고자 공동묘지는 교도소 안에서 사망했으나 가족 등 연고가 없어 매장하는 곳으로 2년 이내 시신을 인도할 사람이 없으면 화장 또는 합장하는 방식으로 관리됐다. 김 대행은 당초 이곳 공동묘지에는 개인 묘 50기와 합장묘 2기 등 모두 111구의 유골을 법무부가 관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개장 과정에서 법무부(광주교도소)가 관리하지 않는 40여구의 유골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리 묘지는 개인묘가 52기,각 41명과 20명이 묻힌 합장묘 2기다. 이 113구의 유골 이외에 40여구가 추가로 발굴됐다는 점에서 5·18당시 암매장된 행불자일 가능성이 주목된다. 현장에서 발굴된 유골은 함평 국군통합병원에 안치된 것으로 전해졌다.김 대행은 “우리가 관리하지 않은 유골이 발견됐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확인·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어떤 연유로 관리되지 않은 유골이 교정부지 내에 묻히게 됐는지 연유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현재로서는 5·18과 관련이 있는지 속단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가능성은 확인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후식 5·18부상자회장은 “유류품이 전혀 나오지 않아 5·18행방불명자일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유골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국방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협조를 받아 1차 육안검사와 2차 DNA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신원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계엄군에 붙잡힌 시민들이 대거 수감된 곳으로 시위 과정에서 숨진 사람이 암매장 됐을 거라는 말이 나돌던 곳이다. 이곳에는 1980년 5월21일부터 24일까지 3공수여단이 주둔했다. 교도소 담장 안과 인근 야산에서는 5·18 직후 모두 11구의 시신이 암매장됐다가 수습되기도 했다. 5·18기념재단은 “당시 계엄당국은 광주교도소에서 28명의 시민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교도소 주변에서는 현재까지 11구의 시신만 발견됐다”며 “나머지 17명의 시신의 행방을 찾아왔으나 지금껏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그동안 5·18과 관련해 행방불명자로 인정된 시민은 82명으로 이 중 6명만이 유전자분석을 통해 시신을 찾았다고 밝혔다. 76명의 행방은 지금껏 오리무중이다. 광주교도소는 2015년 북구 삼각동으로 이전했으며, 광주시와 법무부는 이곳 일대를 민주·인권 테마 파크로 조성하기 위해 건물과 지장물 철거 작업을 펴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5·18 암매장 관련있나...옛 광주교도소 부지서 수십구 유골 수습

    5·18 암매장 관련있나...옛 광주교도소 부지서 수십구 유골 수습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수십여구의 시신이 발굴됐다. 법무부는 20일 “옛 광주교도소 부지 내 무연고 묘지 개장 작업 중 신원 미상의 유골 40여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김오수 장관대행과 문찬석 광주지검장 등 관계자는 이날 현장을 찾아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유골이 발굴된 곳은 광주교도소 서북측 끝자락 50여평 남짓한 무연고자 묘지이다. 5·18기념재단이 2017년 11월 5·18 행불자 암매장 추정지로 선정해 발굴조했던 교도소 동북측 장소와는 직선 거리로 100여m 떨어져 있다. 법무부는 솔로몬로파크 조성사업을 위해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교도소 부지내 개인묘지와 합장묘지 등에 대한 발굴작업을 벌였다. 이번에 40여구가 발견된 묘지는 사형수나 무연고자 등 교도소 수감 중 사망한 사람들을 합장한 곳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1972~1995년까지 교도소에서 사망해 무연고 묘지에 묻힌 사람은 111명으로 파악했다.이번에 발견된 40여명도 이중의 일부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5·18 단체 등은 옛 광주교도소가 5·18격전지인데다 당시 사망해 암매장됐던 일부 시신이 발견된 곳이라서 이번에 수습된 유골 중 일부가 행불자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교도소에서 숨진 무연고 사망자는 신원 표식이 있는 만큼 만약 이런 표식이 없는 유골이 확인된다면 5·18 당시 암매장된 행방불명자일 가능성이 있다”며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번에 불굴된 신원 미상 유골에 대해 DNA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신원 확인 작업을 펴기로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호송 과정서 절도범 달아나...경찰 검거 나서

    병원 치료를 마친 절도범이 호송 과정에 달아나 경찰이 검거에 나섰다. 19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부산 수영구 한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절도범 A 씨가 호송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에 형사들을 밀치고 달아났다. 경찰은 형사들을 비상 소집해 연고지 등 에 형사를 파견 하는 등 검거에 나섰다. A 씨는 절도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돼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로 조사를 받아왔다. 도주 전날인 18일에도 복통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이틀에 걸쳐 병원 치료를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호송 과정에서 감시 소홀을 틈타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치료 후 어지럽다고 해 휠체어에 태워 호송차로 향하던 중 갑자기 도로를 가로질러 달아났다”며 “다른 차들이 오는 바람에 제때 붙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위구르 지식인의 딸 사하로프상 대리 수상 “아버지 생사도 모르는데”

    위구르 지식인의 딸 사하로프상 대리 수상 “아버지 생사도 모르는데”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딸은 아버지의 생사도 모른다고 되뇌었다. 위구르족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지난 2014년 분리주의 행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중국에서 복역하고 있는 일함 토흐티 얘기다. 그는 위구르족과 한족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경제학자다. 중국 검찰은 그의 개인 홈페이지 ‘위구르 온라인’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분리 독립을 표방했다며 기소했고, 그는 중국어와 위구르어를 쓰는 이들 모두에게 사회 현안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목적이었을 따름이라며 자신은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중립적인 입장을 지녔다는 평가를 듣는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의 딸 주허르 일함은 아버지를 대신해 유럽의회가 위구르인들과 다른 중국인들을 대화하게 만들고 상호이해를 증진했다는 이유로 시상한 사하로프 생각의 자유상을 18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수상한 뒤 슬픈 표정으로 소감을 들려줬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아버지의 부재를 상징하기 위해 시상식장에는 빈 의자가 놓여 있었다. 그녀는 빈 의자를 바라보며 2013년에 아버지를 본 것이 마지막이었으며 지난 2년 동안 전화나 편지 연락조차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아버지는 “치료받아야 하는 질병에 걸리고 세뇌할 필요가 있는 마음을 지닌 과격한 극단주의자”로 낙인 찍혔다며 “아버지가 말할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기에 그의 얘기를 내가 대신 전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난 아버지가 어디 계신지도 모른다. 가족이 그에 관한 얘기를 마지막으로 들은 것이 2017년이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오늘은 표현의 자유를 축하하는 자리여야 하지만 슬픈 날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의자를 비워둔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생각의 자유를 경험하는 일이 항상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함은 또 지난해 이 상을 수상한 우크라이나 영화감독인 올렉 센초프가 테러 혐의로 수감돼 있다가 지난해 11월 자유의 몸으로 풀려난 일에 희망을 얻었다며 “바라건대 아버지에게 같은 일이 있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대부분 무슬림인 위구르족 100만명 정도를 자신들이 “직업교육센터”라고 부르는 곳에 재판도 없이 불법 감금해 중국어를 교육하는 등 위구르족을 한족 사회에 동화시키려 하고 있어 세계 각국의 비판을 듣고 있다.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공식 트위터에 “중국 공산당(CCP)의 선전 매체들은 외질과 아스널의 경기를 시즌 내내 검열할 수 있겠지만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며 “CCP는 위구르족과 그 밖의 종교적 믿음에 대해 자행한 총체적인 인권 침해를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오월의 어머니 “12·12 오찬 전두환, 이 시대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오월의 어머니 “12·12 오찬 전두환, 이 시대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너무 충격적이네요.” 1979년 12·12 사태를 일으킨 지 40년이 된 지난 12일 전두환씨가 당시 가담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인 정현애(67)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은 “우리가 아직도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광주 남구에 위치한 오월어머니집에서 정 이사장을 만난 날, ‘치매를 앓고 있다’는 전씨는 서울의 고급 식당에서 오찬을 즐기고 있었다. 전씨 측은 “12·12 사태와 무관한 친목 모임으로 우연히 날짜를 정했다”고 해명했다. 정 이사장은 이에 대해 “쿠데타 주인공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도 하지 않는다면 그 후손들도 불행할 것”이라면서 “전씨는 자신들 가족이나 미래를 위해서도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전씨는 40년 전과 똑같은 것 같다. “지난 3월 전씨가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를 찾았을 때 내심 기대를 했다. 하지만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 전씨를 향해 어머니들이 ‘내 아들 살려내라’고 외치는 데도 그냥 가더라. 그 순간이라도 조금만 태도를 달리 했다면 ‘희망적인 세상에 살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을 텐데 정말 실망스러웠다.” -얼마 전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가 다녀갔다. 전씨와는 다른 행보다. “노씨 방문이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진정으로 사과하는 것인지는 아직까지 모르겠다. 그날(지난 5일)은 오월어머니집 손님으로 온 거니까 얘기를 들은 거다. 광주에 오는 게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여러 번 말하더라. 어떻게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 오월어머니집은 5·18 등 민주화 운동 관련 항쟁에서 가족이 희생됐거나 스스로 투쟁 대열에 앞장섰다가 피해를 입은 어머니들의 쉼터로 2006년 문을 열었다. 누구에게나 개방이 된 공간이다 보니 평소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노씨도 사전 연락 없이 지난 5일 이곳을 방문했다. 방명록에는 ‘아픔과 희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주시는 터전을 느낀다’는 노씨의 글이 적혀 있었다. -노씨와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 “‘진정성이 있으려면 분명히 뭘 잘못했는지 밝혀야 하고 진실 규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씨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면 재헌씨처럼 자식들이라도 부모를 설득해야 하는데 전씨 아들들은 그런 모습조차 없다. 비교된다’고 했다.” -내년이면 5·18 항쟁도 40주년을 맞는다. 더 늦어지기 전에 사과를 해야 할 텐데, 사과의 방법도 중요할 것 같다. “우선 5·18민주묘지에 와서 사과하고, 5·18 관련 단체 등 광주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직접 사과하면서 그 모습을 언론으로 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국민들도 ‘저런 모습이 역사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구나’라는 것을 깨달을 것 같다.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믿으려 하는 사람들에게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대통령 의지만 있다면 헌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전문에 5·18 정신이 담긴다면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이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당사자 명예회복도 본인들 원하는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5·18 정신을 설명해달라. “생명 존중이다. 하늘로부터 내려온 신성한 기본권인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 민주정부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방해한 불의의 세력에 대해서는 저항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마음으로 열흘을 보냈다.” 정 이사장이 말한 ‘열흘’은 1980년 5월 17일 광주 ‘녹두서점’ 주인이자 남편인 김상윤(현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씨가 끌려간 뒤 27일 자신이 계엄군에 의해 체포될 때까지의 기간을 가리킨다. 녹두서점은 1970년대 유신독재 시절 ‘금서’를 보급한 헌책방으로 민주인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던 곳이다. 상황이 긴박해지면서 서점에 찾아오는 학생, 시민, 민주인사들이 부쩍 늘었고 광주 소식을 묻는 전화도 빗발쳤다. 전남 장성 삼계중학교 교사였던 정 이사장은 시간대별로 이 상황들을 정리하고, 물이나 약품을 사서 현장에 보내거나 허기져서 오는 학생들에게는 주먹밥을 만들어 줬다. 훗날 녹두서점이 5·18 항쟁의 ‘상황실’로 불린 이유다. 지난 5월 ‘녹두서점의 오월’이란 책도 나왔다. 조만간 웹툰으로도 나온다. -남편이 끌려가서 정신이 없었을 법도 한데 오히려 남편의 공백을 메웠다. “5월 19일 학교에 출근했다가 남편이 살아 있지 못할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들어 조퇴를 하고 광주로 돌아왔는데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상황이 너무 살벌하다는 것을 느꼈다. 군인들이 시민들을 두들겨 패고 있었다. 죽은 사람은 화장실로 옮겨졌다는데, 화장실로 가보니 핏자국이 선명했다. 그때는 눈물을 흘릴 수도 없었다. 불의의 폭력에 의해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황일지를 쓰기로 마음먹었나.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이 느닷없이 죄 없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민주회보’로 이름 붙였다가 ‘투사회보’로 바꿔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그런데 5월 21일 계엄군이 집단발포를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조치에 일단 흩어지기로 했는데 ‘시민들 옆에서 물이라도 떠줘야겠다’는 심정으로 다시 남았다. 죽어도 어쩔 수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애도를 표시하자는 차원에서 조기를 게양하고 검은 리본을 달라고 했다. 우리 마음이 한마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지금의 ‘촛불’도 5·18항쟁에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결국 5월 27일 붙잡혔다. “상무대로 끌려갔는데 ‘당신 죄목이 이거요’라면서 A4용지 3~4장을 들이밀더라. 자금·식사·용품 지원, 전화 연락 등 그동안 녹두서점에서 한 모든 행동이 적혀 있었다. 계속해서 저를 감시한 것이다. 그날 저한테 최고 사형, 적게 나와도 징역 10년형을 받을 거라고 했다.” -다행히 유치장에서 풀려났다. “100일 정도 갇혀 있다가 석방됐다. 중학교 교사가 인도적 차원에서 밥해준 걸 내란 음모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웃음). 역사 교사답게 교과서에 나온 내용대로 답변하면서 꼬투리 안 잡히려고 했다.” -남편도 1년 넘게 수감 생활을 했다. “그때는 남편을 사형시킬 것 같아 노심초사했다. 1980년 10월 다시 교단에 선 다음, 낮에는 수업하고 밤에는 탄원서 쓰면서 석방운동했다. 다행히 남편도 이듬해 12월 풀려났는데 지금도 고문 후유증이 심하다.”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성고문 증언도 나오고 있다. “17건 정도 밝혀졌는데 충분치 않다. 차마 말씀을 못하시는 분들까지도 치유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다. 최근 진상규명위 준비단에도 성폭력 조사단원은 이 분야 전문성을 갖춘 연배 있는 여성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5·18항쟁에서 여성의 역할을 재조명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당시 여성들이 총만 안 들었지, 정보 수집부터 물품 공급, 시체 염하는 일까지 많은 역할을 했다. 항쟁 이후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구속자 석방운동에 나섰다. ‘내 자식 살려내라’, ‘내 남편 살려내라’고 울부짖는 여성들에게 무서운 게 있었을까.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동력이 어머니들의 피맺힌 절규에서 비롯됐다.” 글 사진 광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43세 아들, 여장하고 60세 어머니 운전면허 시험 대신 치르다 검거

    43세 아들, 여장하고 60세 어머니 운전면허 시험 대신 치르다 검거

    브라질의 한 남성이 여장을 하고 어머니의 운전면허 시험을 대신 치르다 걸렸다고 영국 BBC가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자동차 정비공 헤이토르 시아베(43)는 어머니 마리아(60)가 세 번째로 운전면허 실기시험에 떨어지자 북부 노바 무텀 파라냐의 운전면허 시험장까지 차를 몰고 갔다.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고 손톱에 밝은색 매니큐어까지 칠하고 화장을 하고 가발까지 썼다. 그러나 그가 운전석에 앉자마자 시험관은 금세 여성이 아님을 눈치챘다. 경찰관인 앨라인 멘도나는 “그는 가능한 자연스럽게 굴려고 했다. 화장도 엄청 많이 했고 손톱까지 깔끔하게 다듬었으며 여인네 보석류까지 챙겼더라”면서 “이미 자백했다. 그는 시험을 봐야 하는 여성이 아니라 아들이라고 자백했다. 아들은 어떡하든 어머니가 실기 시험을 통과하도록 애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신고했고 곧바로 시험장에서 사기와 신원 도용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자신이 이런 일을 벌이는지 어머니는 모른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에서는 이따금 여장 사건이 벌어진다. 지난 8월에는 면회를 온 딸처럼 여장을 해 교도소를 탈옥하려다 발각된 갱단 두목 클라우비누 다 시우바가 감옥 안에서 극단을 선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리우데자네이루 마약 유통의 대부분을 담당하던 범죄조직을 이끌다 징역 7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그는 면회하러 온 19세 딸을 교도소에 대신 남기고, 자신은 딸처럼 꾸며 탈옥하려 했지만 불안해 보이는 태도를 보인 탓에 정문을 통과하기 전 들통이 났다. 삼엄한 보안 시설을 갖춘 독방에 보내진 그는 사흘 뒤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지난해에도 페루의 수감자가 쌍둥이 형제를 면회오게 해 그를 대신 감옥에 남기고 자신은 탈옥한 것으로 파악돼 한바탕 법석을 떤 일이 있었다. 사실 당국이 이를 파악한 것은 일년 이상 지난 시점이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미국, ‘마약 전쟁‘ 지휘한 멕시코 전직 장관 카르텔 뇌물 챙겼다며 기소

    미국, ‘마약 전쟁‘ 지휘한 멕시코 전직 장관 카르텔 뇌물 챙겼다며 기소

    미국이 멕시코 옛 정권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전직 장관을 기소했다. 마약 카르텔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미국 법무부는 10일(현지시간) 헤나로 가르시아 루나(51) 전 멕시코 공공치안부 장관을 코카인 밀매 공모와 허위 진술 등 세 가지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체포됐으며, 뉴욕으로 옮겨져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가르시아 루나는 지난 2001∼2005년 멕시코 연방수사국(AFI) 국장을 지냈고, 2006∼2012년 펠리페 칼데론 정권에서 공공치안 장관을 지냈다. 특히 칼데론 전 대통령이 선포한 대대적인 마약조직 소탕 작전인 ‘마약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다. 한 멕시코 언론은 그를 ‘마약과의 전쟁 설계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그는 AFI 국장과 장관으로 일할 때 두 차례에 걸쳐 현재 미국에 수감 중인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이 이끌던 마약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로부터 500만 달러를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구스만의 파트너였던 이스마엘 삼바다 가르시아는 구스만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가르시아 루나를 식당에서 두 차례 만나 현금으로 가득 찬 서류가방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뇌물의 대가로 카르텔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가르시아 루나에게 미국행 마약 수송 과정에서의 편의는 물론 멕시코 수사당국의 민감한 수사 정보나 경쟁 조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고 실행된 것으로 미국 법무부는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2012년 미국 이민 온 뒤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신청하는 과정에 과거 범죄 행위를 허위로 진술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마약 밀매 공모 등이 유죄로 확정되면 그는 적어도 10년형부터 길게는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리처드 도너휴 미국 연방 검사는 “이번 체포는 어떤 지위에 있던지 따지지 않고 미국과 멕시코에 해를 끼치는 카르텔을 도운 이들을 법으로 심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심재철 “靑·여당과 관계 잘 풀렸으면” 강기정 “대화복원 기대”

    심재철 “靑·여당과 관계 잘 풀렸으면” 강기정 “대화복원 기대”

    DJ 내란음모로 옥고… 문희상 “감방 동지”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는 9일 취임 일성으로 ‘투쟁’과 ‘협상’을 동시에 외쳤다. 기존처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불가 입장만을 고집할 경우 ‘제1야당 패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타협 가능성도 열어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심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우리 당이 잘 싸우고 이 난국을 잘 헤쳐 나가야 한다는 여러분들의 고심과 결단이 이렇게 모였다”며 “당을 위해 헌신하고 내년 총선 승리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당초 심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강경파’로 분류됐지만 여당이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를 통한 본회의 강행 처리 의지를 나타내자 한발 물러섰다. 만약 한국당이 빠진 채 예산안이 처리되고, 패스트트랙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가동해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심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 만나 10일 예산안 처리와 필리버스터 신청 철회에 잠정 합의했다. 다만 의원총회에서 반발이 나오자 예산안 합의 처리 전제를 조건으로 붙였다. 심 원내대표는 “우리는 소수다. 민주당이 다수 힘으로 밀어붙이는 현실 앞에서 협상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나 “청와대, 여당과의 관계가 잘 풀렸으면 한다”고 했다. 강 수석도 “대통령은 늘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에 대해 국회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광주 출신인 심 원내대표는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5월 15일 서울역에 집결한 10만여명의 신군부 반대 시위대의 ‘회군’을 결정했고, 이틀 뒤 신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다. 서울역 회군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2011년 자서전 ‘운명’에서 “대학생들의 배신이 광주시민들로 하여금 큰 희생을 치르도록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같은 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징역 5년을 선고받고 5개월간 수감됐다. 당시 내란음모 가담 혐의로 옥고를 치른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심 원내대표에게 “합동수사부(합수부) 감방 동지”라고 했다. 1983년 특별 복권된 뒤 교편을 잡았다가 MBC 기자 생활을 했다. 1992년 방송 민주화를 요구하는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복귀 후 첫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후유증으로 지금도 지팡이를 짚는다. 1995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 부대변인으로 정계 입문한 뒤 16대 총선을 통해 원내에 입성했다. 이후 당 정책위의장·최고위원, 국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아웅산 수치가 군부를 변호하는 까닭

    아웅산 수치가 군부를 변호하는 까닭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부 장관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집단학살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기소된 자국 군부를 변호하기 위해 10일(현지시간) 직접 네덜란드 헤이그 법정에 선다. 군부의 손에 15년 구금생활을 했던 세계 대표 인권옹호자이자 평화주의 상징이었던 수치는 국제사회가 ‘인종청소’라 규정한 미얀마군의 인종·종교 폭력을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그런 그가 이젠 변호인단을 이끌고 유엔의 최고 재판소에 직접 출두하기까지 이른 것이다. 수치는 2015년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어 의석을 석권하고 2016년엔 측근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며 사실상 국가 정상 역할을 하고 있다. 군부는 독재 시절부터 최근까지 로힝야족을 상대로 인종청소에 가까운 살인, 방화, 강간 등을 일삼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룬 뒤 수치는 이 같은 군부의 만행을 되레 옹호해 실망을 안겼다. 유엔인권이사회 조사 결의안을 손수 거부했으며, 국제사회에 대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국 5·18 기념재단의 광주인권상,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의 엘리 비젤상 등 그가 앞서 받은 수많은 인권상과 명예시민권은 박탈됐다.헌법 개정 위해 총선 압승 필수적군부의석 무조건 25% 독소조항도 소속 정당 지지율 갈수록 떨어져정치적 텃밭 소수민족 지지 필요로힝야족, 과거 소수민족·불교 탄압미얀마 국내 여론은 수치 지지 여전 게다가 수치는 스스로 경멸했던 군부의 통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치권 부패와 대기업 결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집권 뒤 물가는 2배 이상 뛰었고, 소득 불균형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집권 여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언론사가 조사를 받거나 언론인이 수감되기도 했다. 특히 로힝야족 거주지인 라킨 주엔 언론 접근도 철저히 차단했다. 그는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군부를 좋아한다. 나의 아버지가 세운 군대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러맷’은 최근 ICJ에 직접 출두하기로 한 수치의 결정을 현재 미얀마 국내 정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미얀마는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수치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군부가 독재정권 당시 만들어 놓은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헌법엔 여러 가지 독소 조항이 있다. 외국 국적 가족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도록 해 수치가 집권하지 못하게 만든 조항이 있으며, 총선 득표율과 상관없이 군부 몫으로 직능 비례대표 의석을 25% 주는 조항, 헌법 개정에 군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조항도 있다. 헌법 개정을 통해 60년 군림해 온 군부 권한을 축소하려면 총선 압승이 필수라는 계산이다.하지만 NLD는 미얀마에서 가장 강력한 정당임에도 국내 사정으로 지지율을 점차 잃고 있다. 수치가 총선에서 압승을 하기 위해선 소수민족들의 지지가 필수다. ‘국부’로 추앙받는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미얀마를 영국에서 독립시키기 위해 소수민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규합했고 이는 딸인 수치의 정치적 자산으로 이어졌다. 소수민족이 그의 정치적 텃밭인 셈이다. 그런데 식민지 시절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에 영국이 이주시킨 로힝야족(벵골족)은 미얀마인들뿐 아니라 특히 소수민족과도 매우 적대적인 관계다. 과거 로힝야족은 버마인들과 언어조차 공유하지 않았으며, 영국의 사주를 받아 불교 사찰을 불태우고 승려를 학살하기도 했다. 영국을 등에 업고 점령군처럼 전국에 있는 농장을 자신들의 소유로 만들어 미얀마인들에게 로힝야족은 국토를 빼앗은 원수로 인식됐다. 특히 로힝야족은 1942년 아라칸족 2만명을 학살하는 등 다른 소수민족 차별에 앞장섰다. 수치가 로힝야족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로힝야족은 과거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와 손을 잡은 전력도 있다. 2017년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학살은 2016년 로힝야족이 저지른 테러에 대한 대응이기도 했다. 집단학살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지만, 이런 사실들이 미얀마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하다. 국제사회 비난에도 로힝야족에 관한 수치의 대응에 국내 지지가 높은 이유다. 수치의 ICJ 출두를 앞둔 9일 그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ICJ 소송은 이슬람협력기구(OIC) 소속인 잠비아가 제기했다. 1948년 유엔이 채택(한국은 1950년 가입)한 집단학살 범죄의 예방과 처벌에 관한 협약을 위반한 혐의다. 또 다른 국제 재판소인 국제형사재판소(ICC) 역시 미얀마 지도자들이 로힝야족 수십만명을 방글라데시로 강제추방한 혐의로 별도 수사에 착수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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